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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발 ‘특조위 무력화’…이젠 해체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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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발 ‘특조위 무력화’…이젠 해체 수순?

익명 (미확인) | 목, 2015/12/17- 20:14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1차 청문회에 전원 불참한 여당 추천 위원들 가운데 일부가 청문회 기간 중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활동하는 모습이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목격됐다. 또 이들에 의해 지난 1년 내내 지속된 특조위 방해 활동이 정부와 여당의 개입 아래 진행됐음을 증명하는 문건의 출처가 해수부였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최근 세월호 특조위를 사실상 해체하는 법안을 발의해 세월호 진상 규명을 철저히 가로막겠다는 속내를 노골화하고 있다.

 

청문회 빠지고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러려고 특조위원 했나”

지난 14일 세월호 특조위의 1차 청문회가 열린 서울 명동 중구 YWCA 회관 대강당. 청문위원석은 17자리가 마련돼 있었지만 5자리는 비어 있었다. 이헌, 고영주, 차기환, 황전원, 석동현 위원등 여당 추천 위원 5명 전원이 청문회에 불참한 것이다.

이들 가운데 이헌 부위원장을 뺀 4명은 지난달 23일 특조위 전원위원회에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특조위가 참사 당시 청와대의 대응을 조사하기로 결정하자 ‘대통령의 사생활’을 조사한다는 것이냐고 반발하며 즉각 퇴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특조위원 신분이다. 세월호 특별법에는 위원 결원 시 추천기관은 3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출하게 되어 있어 그 이전까지는 전임 위원의 자격이 유지된다. 실제로 지난 7월 27일 사퇴 의사를 밝힌 조대환 전 부위원장은 8월 24일 이헌 부위원장이 선출되기 전까지 결근 상태에서도 특조위 내부 문건을 결재하며 업무를 진행했다.

그렇다면 여전히 특조위원 신분인 이들 4명은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세월호 청문회 이틀째인 지난 15일 오전. 취재진은 경남 김해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걸어나오는 황전원 세월호 특조위 비상임위원을 만났다. 황 위원은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나온 거냐”고 묻는 취재진을 황급히 피해 승용차를 타고 멀어졌다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이내 차를 돌려 취재진에게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황전원 위원은 “애초부터 선거에 뛰어들 생각이었다면 활동기간이 1년 반이나 되는 특조위원 직을 고사했어야 하는게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선거에 나설 생각이 애초에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새누리당 현역 의원이 재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특조위원 활동을 했다. 그런데 그 의원이 출마하지 않게 되면서 변수가 생겼고 그에 따라 결심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솔직히 말하면 세월호 특조위원이라는 명함이 이곳 김해지역에서는 표를 얻는데 도움이 안 되는 것은 사실이다. 만약 그 생각을 했다면 더 일찍 사퇴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특조위 활동 기간 동안엔 누구보다 열심히 뛴 것이라는 점만은 믿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12월 15일 오전, 김해시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걸어나오는 황전원 위원

▲ 12월 15일 오전, 김해시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걸어나오는 황전원 위원

 

같은 날 오후 부산 사하구청 앞. 구청이 주관한 한 행사장에서는 석동현 위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역시 이날 오전 지역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각종 지역 행사에 얼굴을 내밀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것이었다. 취재진은 석 위원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는 “애초부터 출마할 생각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세월호 특조위가 올해 상반기 정도면 중요한 일들은 다 처리할 것이라고 생각해 활동하기로 했던 것인데 생각보다 진행이 더뎠다. 솔직히 특조위의 다수를 차지하는 주류 인사들은 이 문제를 최대한 길게 끌고 가려는 생각이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나와 여당 위원들은 이 부분에 심정적으로 동의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 12월 15일 오전,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부산 사하구청 행사에 참석한 석동현 위원

▲ 12월 15일 오전,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부산 사하구청 행사에 참석한 석동현 위원

 

고영주 위원은 청문회 기간 내내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실에 출근해 업무를 봤다. 그는 취재진에게 “나 같은 비상임위원은 고정 월급을 받는 것도 아니니 사직서를 제출하고 말고가 중요하지 않다. 그냥 안 나가면 사직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대통령 7시간에 대해 조사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다시 특조위원 활동을 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니 청문회에도 나설 수가 없다”고 말했다.

차기환 위원도 청문회 기간 동안 자신이 수임한 재판에서 변론하고 KBS 이사회에 참석하는 등의 일정을 보냈다. 그 역시 “전체회의 석상에서 사퇴 의사를 밝혔으면 그걸로 끝이 아니냐”는 말로 청문회 불참 이유를 대신했다.

여당 추천 위원들 가운데 유일하게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았던 이헌 부위원장도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부위원장은 청문회 기간 동안 주로 특조위 사무실에서 생중계를 보다가 간혹 청문회장에 나타나 기웃거리는 모습을 반복했다. 그러다 청문회 마지막 날인 16일에는 청문회를 취재 중이던 일부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인근 한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모습이 취재진에게 포착됐다. 참석한 기자는 6명이었다. 이 부위원장은 식당 앞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평소 친분 있는 기자들 몇 명과 친목 도모하는 자리였다. 청문회 취재한다고 고생하니까 밥 한 끼 산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 동석했던 한 특조위 인사는 이 부위원장이 기자들에게 ‘이번 청문회의 증인이 지나치게 고위급으로 선정됐고 특조위원들의 심문 태도가 너무 고압적’이라는 등 청문회 전반을 비판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고 말했다.

 

▲ 12월 16일 오후, 청문회 취재 기자 일부와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이헌 부위원장

▲ 12월 16일 오후, 청문회 취재 기자 일부와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이헌 부위원장

 

여당 추천 위원들, 1년 내내 ‘특조위 방해’ 골몰

여당 측 추천위원들의 ‘전원 불참’은 이번 세월호 청문회를 ‘반쪽 청문회’로 규정하게 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나아가 세월호 특조위의 운영 전반이 편향적이라는 인상을 주어 궁극적으로 특조위 무용론을 확산시키겠다는 뜻도 읽힌다. 이는 이들 여당 추천 위원들의 지난 1년 간의 행적을 종합적으로 볼 때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특조위 준비단 시절이던 올해 1월 중순, 새누리당 추천인 조대환 전 부위원장은 특조위의 인력과 예산을 구상하는 수준인 내부 문건을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에게 몰래 전달했고, 김 의원은 이를 근거로 이른바 ‘세금도둑론’을 확산시켰다. 이후 조 전 부위원장은 특조위 준비단에 파견돼 있던 정부 공무원들을 독단적으로 철수시키기도 했다.

지난 2월 13일 열린 특조위 준비단 전원위원회에서는 특조위 예산안을 최대한 축소하려다 실패하자 여당 추천 위원 5명이 전원 퇴장해 버렸다. 이들은 바로 다음날, 전원위원회에서 공식 의결된 특조위 시행령안을 무시하고 정부 파견 공무원 숫자를 최대화시킨 별도의 시행령안을 만들어 해수부에 제출했고 결국 해수부는 이 안을 토대로 시행령을 확정했다.

‘특조위의 BH 조사 적극 대응’ 문건 파문…’출처는 해수부’ 확인

이같은 여당 추천 위원들의 무수한 특조위 방해 행위의 배후가 명확하게 드러난 것이 지난달 한 언론에 의해 보도된 ‘세월호 특조위 관련 대응 방안’ 문건이다. 이 문건에는 특조위의 청와대 조사를 막기 위해 특조위 내부에서는 여당 추천 위원들이 강력한 문제제기와 함께 사퇴까지 불사한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여당 농해수위 소속 국회의원들은 특조위의 편향성을 지적하는 성명서를 발표한다는 행동 계획이 들어 있다. 실제로 11월 19일 이헌 부위원장을 비롯한 특조위 여당 추천 위원들과 안효대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세월호 특조위 관련 현안 대응' 문건 (자료제공: 머니투데이 the300)

▲ ‘‘세월호 특조위 관련 현안 대응’ 문건 (자료제공: 머니투데이 the300)

 

이 문건의 세월호 예산 관련 대응 내용 중에는 ‘우리 부가 기재부와 협의’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이는 누가 봐도 문건의 작성 주체가 해양수산부였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세월호 특조위와 세월호 가족협의회, 그리고 야당 등이 해수부를 향해 문건의 작성 주체와 전파 경위를 밝힐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그러나 해수부는 문제의 문건이 보도된 지 1달이 다 되어가는 현 시점까지도 “해수부가 작성한 문건이 아니다”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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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뉴스타파 취재 결과, 해당 문건은 연영진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이 새누리당 보고용으로 소지하고 있었던 것임이 확인됐다. 취재진과 만난 국회 농해수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보도된 문건은 연영진 실장이 갖고 있던 것이며 연 실장 직속의 해수부 과장이 우리 의원실에 와서 경위를 보고하도록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건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 청와대가 해수부에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도 말했다. 그는 “청와대가 해수부에, 이 문건의 출처를 절대로 알 수 없다고 말하고, 앞으로는 이와 유사한 문건을 생산하지도, 들고 다니지도, 심지어 여당에 보고조차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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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정부-여당의 특조위 개입 드러났지만 되레 ‘특조위 해체’ 수순

이처럼 ‘문건’을 통해 청와대와 해수부, 새누리당이 여당 추천 위원들을 통해 특조위 무력화를 시도해 왔음이 명백히 드러났음에도, 새누리당은 특조위가 ‘대통령을 공격하려 한다’는 점을 내세우며 사실상 현행 특조위를 해체하려는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지난 11월 23일 특조위가 ‘참사 당일 청와대의 대응’에 대한 조사 개시를 결정하자 안효대 새누리당 농해수위 간사는 즉각 이석태 위원을 포함한 특조위원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특조위 예산을 줄일 것이고 특조위 해체까지도 검토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런 발언은 하나하나 현실이 되고 있다. 이후 특조위의 내년도 예산은 61억 7천만 원으로 확정됐다. 세월호 특조위가 신청한 198억 7천만 원의 3분의 1도 안 되는 규모다. 내년 6월까지의 직원들 인건비를 제외하면 10억 원 정도를 갖고 모든 사업을 해야 해, 결과적으로 제대로 된 조사 업무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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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사퇴 의사를 밝힌 위원 4명에 대한 후속 인선도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어차피 현행 특조위원 구성 체제를 재편할 것이어서 굳이 현행 체제에 근거한 인사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7일 안효대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 10명은 세월호특별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개정안은 현행 17명인 특조위원을 12명으로 줄이고 그 가운데 4명을 대통령이, 2명이 여당의 추천으로 임명하도록 되어 있다. 기존에 3명을 추천할 수 있었던 유가족 몫은 아예 없앴다. 사실상 현행 특조위를 해체하는 내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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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여당의 움직임에 대해 박주민 416가족협의회 변호사는 “새누리당의 세월호특별법 개정안은 한 마디로 600만 명 이상의 국민이 서명하고 여야가 합의한 특별법의 취지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며 “오로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막겠다는 목적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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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에 이은 또다른 세월호 이야기, <다시 봄이 올 거예요>가 출간 기념 수원지역 토크 콘서트가 5월 28일 토요일 오후 2시, 율천고등학교 시청각실에서 열립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맞는 두번째 봄, 생존학생과 형제자매에게 지난 2년은 어떤 시간이었을까요? 
이들의 첫번째 인터뷰집, <다시 봄이 올 거예요> 
'애들, 학생, 누군가의 자식, 어린 피해자'로만 불리워졌던 이들이 써내려간 그리움과 미안함과 다짐의 시간이 우리에겐 세월호를, 그리고 세월호의 10대들을 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다줄 거라 생각합니다.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를 청소년들과 함께 들어보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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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5/1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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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남원시 산내면, 최근 새로운 식당이 문을 열었다. ‘살래 청춘식당 마지’다. 20대 여성 5명이 식당의 주인이다. 식당 홀서빙과 설비를 맡은 김인애씨, 식자재 구매를 담당하는 하경심씨, 주방과 메뉴개발을 맡은 이다기씨, 주방을 책임지는 임고운별씨,그리고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 2년 전 산내에 온 김소연씨  김소연씨다.

소연씨 말고 4명은 부모의 귀농 결정에 따라 산내 마을에 온 귀농 2세들이다.  부모님의 결정에 따라 산내로 들어왔던 귀농 2세들, 이제 그들 스스로 결정으로 농촌에 뿌리내리기 위한 첫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 지난달 지리산 산내마을에 새로운 식당이 문을 열었다. 부모의 결정에 따라 농촌에 온 귀농2세들이 주인이다. 이들은 산내를 벗어나지 않고서도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물음에서 식당을 열게됐다고 말한다.

▲ 지난달 지리산 산내마을에 새로운 식당이 문을 열었다. 부모의 결정에 따라 농촌에 온 귀농2세들이 주인이다. 이들은 산내를 벗어나지 않고서도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물음에서 식당을 열게됐다고 말한다.

부모님의 결정에 따라 산내로 들어왔던 귀농 2세들, 이제 그들 스스로 결정으로 농촌에 뿌리내리기 위한 첫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1. 작은 자유

마지는 올해초 ‘작은 자유’라는 소모임을 하던 젋은이들이 농촌에 뿌리내릴 기반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안고 시작했다. 산내를 벗어나지 않고서도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물음이었다. ‘마지’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커뮤니티 밥집이라고 이름 지은 이유이기도 하다.

가진 것이 없는 청춘이었지만 산내 마을 주민들이 적극 나섰다. 후원금 700만원을 모아 지원했다. 이 돈으로 식당을 만들기 시작했다.

▲ 현재 살래 청춘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청춘들. 왼쪽부터 김인애, 임고운별, 이다기, 김소연, 하경심. 이들의 목표는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이다. 이들의 희망대로 잘 될까?

▲ 현재 살래 청춘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청춘들. 왼쪽부터 김인애, 임고운별, 이다기, 김소연, 하경심. 이들의 목표는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이다. 이들의 희망대로 잘 될까?

2. 왜 산내일까?

지난해 말 현재, 산내면 전체 주민 2,230명 가운데 410명이 귀농 인구이다. 전체 주민의 약 20% 가량이다. 특히 산내에는 현재 40개가 넘는 자발적 커뮤니티 모임이 활성화돼 있다. 산내 산내마을 공동체 문화의 중심에는 실상사가 있다.1998년 IMF 경제위기때 직장을 잃은 이들을 대상으로 귀농학교를 열고 사찰 소유의 토지를 제공해 자립을 도왔다. 이러한 공동체정신의 세례를 받은 귀농 2세들이 이제 산내 마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힘이 된 것이다.

▲ 실상사에서 바라본 산내마을 모습, 실상사는 1998년 IMF 경제위기때 직장을 잃은 이들을 대상으로 귀농학교를 열고 사찰 소유의 토지를 제공해 자립을 도왔다.

▲ 실상사에서 바라본 산내마을 모습, 실상사는 1998년 IMF 경제위기때 직장을 잃은 이들을 대상으로 귀농학교를 열고 사찰 소유의 토지를 제공해 자립을 도왔다.

3. 젊은 레시피

청춘식당 ‘마지’는 그들의 독창적인 맛을 내는 음식을 준비하기로 했다. 파스타와 샐러드가 주종이다. 5명은 식당 경험의 전혀 없는 ‘왕초보’였다. 지난 6개월 동안 수백 번 메뉴 개발을 시도했다. 매번 요리할 때마다 재료의 무게를 재고, 나물을 물에 불리는 시간도 정확하게 맞춘다. 커뮤니티 밥집으로 시작한 만큼 식자재도 산내 마을에서 구입하면서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고 있다. 음식을 매개로 마을 주민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며 함께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 하루 평균 30명 정도의 손님을 받은 게 목표라고 말한다. 그러나 손님이 거의 없는 날도 있다. 지난달 첫 월급을 받았다고 하는데 40만 원에서 60만 원이었다.

▲ 하루 평균 30명 정도의 손님을 받은 게 목표라고 말한다. 그러나 손님이 거의 없는 날도 있다. 지난달 첫 월급을 받았다고 하는데 40만 원에서 60만 원이었다.

청춘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기 위해 시작한 마지 프로젝트. 손님들을 기다리는 시간마저 이들에게는 즐겁다. 이들의 목표는 ‘적당히 벌어 아주 잘살기’.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시골에 뿌리를 내리겠다는 이들의 도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지켜봤다.


취재작가 : 박은현
글 구성 : 정재홍
연출 : 김한구

월, 2015/09/2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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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그러니까 10년 전, 그때부터 시작됐습니다.

누군가 KTX 얘기를 하는 걸, 그 단어가 스치기만 해도 갑자기 가슴이 뚝 끊기는 느낌을 받기 시작한 겁니다. 어릴 적부터 ‘설레임’으로 다가왔던 열차였는데 말이죠.

▲ 김승하(37살)씨에게 열차는 어릴 적 ‘설레임'으로 다가왔지만 지금은 누군가 KTX 얘기만 해도 가슴이 뚝 끊기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 김승하(37살)씨에게 열차는 어릴 적 ‘설레임’으로 다가왔지만 지금은 누군가 KTX 얘기만 해도 가슴이 뚝 끊기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꿈의 열차’라고 불렸던 KTX는 2004년 개통됐습니다. 그해 제 첫 직장 생활도 KTX와 같이 시작했습니다. KTX 승무원입니다. 정말 기뻤습니다.

비정규직 형태로 채용이 이뤄졌지만 1년 뒤에는 철도청에서 코레일(한국철도공사)로 공사화되면 코레일의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약속도 있었습니다. 공무원의 준하는 혜택을 받는다고 홍보도 했죠. 이런 입사 조건 때문인지 당시 승무원에 지원한 인원은 무려 4,000여 명에 이르렀습니다. 1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350여 명이 제 동료가 되었지요.

부모님께서도 딸이 KTX 승무원이 됐다고 많이 기뻐하셨죠. 여기 저기 자랑도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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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KTX 승무원 유니폼을 입고 일을 시작한 지 1년. 철도청은 예정대로 코레일로 공사화됐습니다. 제 유니폼의 견장과 단추에는 코레일 마크가 새겨졌습니다. 그런데 비정규직인 제 고용형태는 그대로였습니다.

이상했어요. ‘왜 처음에 했던 말과 약속이 다르지?’ 1년이 더 지났습니다. 계약 기간이 만료됐고, 평생 직장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첫 직장을 잃었습니다.

이후 거리에 나와 천막에서 농성도 하고 단식도 했습니다. 동료들은 고공에 올라가 비를 맞으며 복직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20대 중반이었던 저에게는 그때만 해도 투쟁이라는 것은 낯설었습니다. 살아오며 ‘투쟁’이란 것을 해볼 거라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어색했습니다. 하지만 억울하단 생각에 해고의 부당성을 알려야 했습니다.

▲ KTX 해고 승무원들은 해고 직후 다양한 방법으로 해고의 부당성을 알렸다. 당시 20대였던 그들은 어느덧 30대 중반이 됐다.

▲ KTX 해고 승무원들은 해고 직후 다양한 방법으로 해고의 부당성을 알렸다. 당시 20대였던 그들은 어느덧 30대 중후반이 됐다.

법원을 찾아 해고 무효 소송도 했습니다. 2008년 저와 동료 34명은 코레일을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냈습니다. 코레일의 해고가 부당하다는 것을 법원에서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2010년, 2011년 각각 1심, 2심 재판부는 코레일이 불법 파견한 것으로 저희들의 해고가 부당하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기뻤습니다. 이제 곧 오랜 복직 투쟁이 곧 끝날 거란 생각에, 다시 유니폼을 입고 열차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2심 판결이 나오던 날, 저를 포함해 우리는 법정을 나서며 복받치는 울음이 터져나왔습니다.

그런데, 4년 뒤, 최종심에서는 달랐습니다. 2015년 2월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뒤집고, 해고의 부당성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절망적이었습니다. 복직할 수 있다는 희망의 끈만 붙잡고 버텼는데 막막했습니다. 9년을 함께한 제 동료 한 명은 목숨을 끊었습니다.

▲ 33명의 KTX 해고 승무원들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서울역에 나와 해고의 부당성을 알리고 있다

▲ 33명의 KTX 해고 승무원들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서울역에 나와 해고의 부당성을 알리고 있다

시속 300km인 KTX처럼 빠른 속도로 10년의 세월은 훌쩍 흘렀지만, 제 시간은 여전히 2006년에 멈춰서 있습니다. KTX 승무원 해고 문제는 이제 잊혀진 것일까요? 그래도 싸움을 중단할 수는 없다고 다짐합니다. 지금도 서울역에 나가 저희 해고의 부당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취재작가 박은현
글 구성 김근라
연출 김한구

금, 2016/01/2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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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졌다. 2016년,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뉴스타파는 이것이 박근혜-최순실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뉴스타파는 박근혜-최순실 체제가 탄생하는데 기여하고, 그 체제 유지가 가능하도록 조력하고 방조한 이른바 ‘부역자’들을 일일이 찾아내 모두 기록하려고 한다. 그 네번째 작업으로, 뉴스타파는 최악의 ‘청와대 방송’가운데 하나로 지목받아온 MBC의 내부 부역자들에 주목했다.

지난 11월 7일 MBC 보도국 게시판에는 사회 1부 데스크인 김주만 기자가 쓴 “뉴스 개선은 보도국장의 퇴진으로 시작해야 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김 기자는 MBC의 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 태도를 비판하면서 보도국장이 “기자들이 기사 가치로 판단하지 않고, 국장이 싫어하지 않을까, 부장에게 찍히지 않을까 눈치를 보는 보도국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일에는 김희웅 MBC 기자협회장이 사내게시판에 “우리는 공범입니다”라는 글을 올려 그동안의 MBC 보도 행태를 자성했다.그는 “사(私)가 MBC 뉴스를 망쳤습니다. MBC 뉴스를 망치면 잘되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랬습니다”라고 꼬집었다.간부들이 보직 유지나 출세를 위해 MBC뉴스를 망쳤다고 비판한 것이다.

최기화 보도국장을 비롯해 주요 보직에 올라있는 MBC의 최고 경영진들이 이끈 MBC 뉴스는 그동안 신뢰도와 영향력 면에서 JTBC등에도 뒤처지게 됐고(관련기사),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에서도 가장 소극적이었다는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MBC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정권에 의해 장악됐다고 평가받는 또다른 공영방송 KBS 9시 뉴스와 다음 두 가지 점에서 거의 유사한 패턴을 보여왔다.

1. 9월 20일 한겨레에서 최순실과 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이 처음 보도된 뒤에도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2.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에 관련 의혹을 보도할 때는 철저히 여야 정치 공방으로만 취급했다. MBC뉴스만 보면 관련 의혹은 모두 야권의 공세처럼 보였다.

다만 KBS와 차이를 보인 대목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와 관련한 연설문 유출 의혹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한 10월 25일에도 MBC 뉴스데스크는 “하루 만에 책임 인정, 시간 끌기보다 사과로 정면 돌파”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청와대의 방어적 입장을 충실히 전달하려 한 점이다.10월 25일 이 보도만 놓고 보자면 MBC가 오히려 KBS보다 더 적극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끝까지 변호하려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어제 한 종편방송사의 PC파일 입수 보도 이후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전격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개헌준비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하에 모든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10월 25일 MBC 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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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방송’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정권 친화적인 뉴스를 통해 이른바 ‘출세와 영달’의 자리를 누려온 MBC의 최고위 간부들은 방송독립과 언론자유를 외쳐온 MBC의 간판 기자와 피디들을 해직시키고,그 자리를 말 잘 듣는 대체 인력으로 채워왔다. 지난 10년 가까이 MBC 내부의 언론 자유를 탄압하고,청와대 눈치 보기에 급급해 온 MBC의 주요 간부들이야말로 박근혜-최순실 체제에 일조한 공범들이다.


취재: 이유정
촬영: 김수영
편집: 정지성

수, 2016/11/0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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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01/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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