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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들]11월 14일, 그날의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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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들]11월 14일, 그날의 광화문

익명 (미확인) | 금, 2015/12/04- 16:25

2015년 11월 14일, 광화문 광장에는 민중총궐기라는 이름으로 전국에서 13만 명이 모였다. 경찰 추산으론 6만 8천 명이었다. 박근혜 정부가 강행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고, 쉬운 해고를 하려는 노동법 개정에 항의하고, 농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한중 FTA를 비판하기 위해서였다.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따지고 민의를 전달하려는 자리였다.

그러나 이날 광화문 광장은 경찰 버스에 의해 막혔다. 차벽 설치를 위해 670대가 넘는 경찰 버스가 동원됐고, 물대포를 쏘기 위한 살수차도 등장했다. 2만 명이 넘는 경찰이 투입됐다.

당초 시위 참가자들은 청와대 앞까지 이동해서 다양한 목소리를 청와대에 전달할 예정이었지만, 경찰은 시위대의 도로 점거가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행진을 원천 봉쇄했다. 2011년 헌법재판소는 경찰의 차벽 설치가 시민들의 이동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위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그날 저녁 7시 쯤, 전남 보성에서 올라와 집회에 참석한 69세의 농민 백남기 씨가 경찰의 물대포에 머리를 맞고 쓰러지며 의식을 잃었다. 백 씨는 3주 째 의식불명 상태다.

조준이 아니라 물대포가 그냥 따라다녔어요 그냥.
극단적으로 말하면요. (시위대를 상대로) 갤러그하는 것 같았어요.
경찰들이 저 위에서
– 전병윤 씨 (백남기 씨 사고 당시 목격자)

▲ 11월 14일 오후 6시 56분 ‘민중총궐기’ 집회 도중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농민 백남기 씨가 중태에 빠졌다.

▲ 11월 14일 오후 6시 56분 ‘민중총궐기’ 집회 도중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농민 백남기 씨가 중태에 빠졌다.

69세의 노인은 왜 그 자리에 있었나?

백남기 씨는 전남 보성에서 밀농사를 짓고 있다. 1968년 중앙대 행정학과에 입학했지만, 독재타도와 유신철폐 등을 외치다 1980년 퇴학당한 후 고향에 내려가 농민들의 권익을 살리기에 앞장섰다. 그날도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쌀 값 인상을 요구하기 위해 광화문 광장에 왔다.

▲ 백남기 씨의 딸 백도라지 씨. 그녀는 전화가 없는 아버지와 자주 통화를 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 백남기 씨의 딸 백도라지 씨. 그녀는 전화가 없는 아버지와 자주 통화를 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백남기 씨의 딸 백도라지 씨는 아버지를 중태에 빠지게 한 경찰의 물대포가 당시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경찰이 물대포를 쏜 것이 집회 해산을 위해서라면 일흔이 다 된 노인의 머리를 향해 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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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벽에 막히고 물대포에 무릎꿇은 시민들

경찰은 백남기 씨를 향해 물대포를 직사할 때도, 백 씨가 쓰러진 후에도, 쓰러진 것을 보지 못 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시 경찰은 백남기 씨가 쓰러진 후에도 20여 초 동안 쓰러진 백남기 씨와 이를 구조하려는 사람들에게 물대포를 직사했다. 심지어 구급차를 향해서도 물대포를 쏘는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의 주장과는 다르게 조준사격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내부 매뉴얼조차 지키지 않은 경찰

물대포 살수는 법이 아닌 경찰 내부 규정인 살수차 운용 지침에 따라 운용되고 있다. 살수차운용지침 5번에는 직사살수 시 안전을 고려해 가슴 이하 부위를 겨냥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있다. 그러나 백남기 씨가 물대포에 피격될 당시 영상에는 물대포가 머리를 향하고 있다. 또한 ‘집회시위현장 살수차 운용방법’에는 살수차 사용 중 부상자가 발생할 경우 즉시 구호조치를 해야 한다고 되어있다. 물대포 살수의 근거를 삼고 있는 경찰 내부의 매뉴얼조차 지키지 않은 것이다.

PAVA, 정말 안전한가?

경찰은 11월 14일 하루 동안 파바(PAVA, 최루액 성분) 441리터, 캡사이신 651리터를 물에 섞어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2014년 경찰이 사용한 캡사이신 양이 193리터였다. 지난해 사용량의 3배가 넘는 양을 단 하루만에 사용한 셈이다.

전 세계에 시판 중인 화학 물질의 특성을 표시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Material Safety Data Sheets)에 따르면 ‘파바’와 ‘캡사이신’은 눈과 피부 접촉시 매우 유해하며 다량의 접촉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등 인체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물질로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경찰은 살수차 사용결과보고서에서 물대포의 캡사이신의 농도가 낮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전문가의 의견은 다르다. 이상윤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는 자극 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농도 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노출되는 양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결정된다고 말한다.

▲ 11월 14일, 파바와 캡사이신, 색소를 혼합한 물대포가 바닥에 뿌려지고 있다.

▲ 11월 14일, 파바와 캡사이신, 색소를 혼합한 물대포가 바닥에 뿌려지고 있다.

12월 5일, 2차 민중총궐기 대회를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은 시위대를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인 IS에 비유하며 ‘테러리스트’로 만들기까지 했다. 11월 14일 전국에 모인 농민, 노동자, 학생, 시민 13만 명은 차벽과 물대포에 막혀 광장에 모이지 못했다. 그들이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목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다.

12월 5일, 다시 광장에 모인다. 이날은 시민들에게 광장의 문이 열릴 수 있을까?


취재작가 : 이우리, 박은현
글 구성 : 김초희
연출 : 김한구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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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불법적인 정치개입, 

경찰 수뇌부와 정권 개입 여부 철저히 수사해야

경찰 스스로 위법행위 밝힐 지 의문, 반드시 검찰 수사 진행되어야

 
경찰청은 어제(3/12) 보안국 자체 진상조사팀의 조사 결과 2010년~2013년에 이르는 기간동안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가 국군 사이버사령부로부터 정부에 비판적인 누리꾼들의 개인정보를 전달받아 내⋅수사에 활용하고, 정부정책에 대한 지지 댓글을 직접 게시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과 군에 이어 경찰까지 불법적인 정치개입과 여론조작에 나선 것이다. 정권에 비판적인 여론에 대응하기 위해 여론조작에 나선 것은 공정하고 엄격한 법의 집행자이자, 민주주의 법 질서의 수호자여야 할 경찰이 결단코 해서는 안될 불법행위이다. 이러한 중대한 범죄행위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경찰이 특별수사단을 만들어 수사에 착수했으나 경찰  스스로 위법행위를 철저히 밝힐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검찰 등 다른 기관의 수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당시 경찰은 정부에 비판적인 인터넷 여론에 대응하기 위해 보안사이버요원 88명, 경찰 내부 보안요원 전체 1860명, 인터넷 보수단체 회원 7만7917명까지 동원하는 3단계 대응 방안을 세우고 이를 조현오 경찰청장에게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뇌부의 지휘가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욱이 이번 사건과 관련 있는 군 사이버사령부의 블랙펜 작전에 청와대도 개입했던 정황이 있는 만큼, 경찰의 이러한 불법행위 역시 일개 부서의 일탈이 아니라 정권 차원에서 기획되거나 동원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의 인터넷 여론 조작의 범위와 규모는 물론 경찰 수뇌부와 청와대 개입 여부도 철저히 수사해야 하는 이유이다.
 
경찰이 민간인을 불법 사찰하고, 여론을 조작하여 정치에 개입하려 한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처벌해야 할 일이다.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기무사에 이어 경찰이 조직적으로 댓글공작에 나섰다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공권력이 온통 국민을 감시와 조작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참담함을 더해주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경찰의 경우 경찰로의 수사권 이양이나 정보경찰 역할 등 비대해질 경찰 조직과 권한에 대한 강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토록 경악스러운 적폐들을 도려내기 위해서는 더 이상 권력기관이 국내정치에 개입하거나 정권유지의 수단이 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나 대책 마련이 강구되어야 한다.  끝. 
 
화, 2018/03/1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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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쏘았지, 왜 찔렀지, 트럭에 싣고 어딜 갔지.

수많은 광주시민들은 계엄군에 의해 포승줄에 묶인 채 트럭에 실려 어디론가 끌려갔다. 상당수 시민들은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광주교도소에) 군인들이 배치되고 우리는 퇴근을 못 하게 돼 있었지. 저녁 무렵에 트럭으로 사람을 싣고 왔는데 사람을 퍼 놨다고 할까 뭐랄까… 쌀가마 자루처럼 던져 놓으니까. 누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처음에는 구별을 못 했어요.

민경덕 / 5.18 당시 광주교도소 의무과 직원

이렇게 끌려온 곳은 광주교도소였다. 5.18 당시 광주교도소는 계엄군의 작전본부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신순용 씨는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된 제3공수여단 11대대 지역대장이었다. 그는 당시 광주 교도소 곳곳에서 시신 20여 구가 암매장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시체를 수거해서 구덩이를 파고몇 군데 묻는 것을 제가 봤죠. 몇 구씩 두,세구 많게는 서,너구씩 구덩이 파기 좋은 곳에 담벼락에서 약간 떨어지거나 언덕길 높은 곳에 묻은 걸 제가 목격을 했죠.

신순용 (5.18 당시 3공수여단 11대대 지역대장)

지난 1995년 전두환 노태우 내란죄 등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검찰진술조서에도 광주교도소 암매장 증언이 나온다. 당시 3공수여단 본부대장 김 모 소령은 “전남대학교에서 광주교도소로 호송한 차량의 문을 열었을 때 2~3명이 밟혀 죽어 있었던 것을 확실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 당시 계엄군의 3공수여단 본부대장이었던 김 모 소령의 진술조서와 약도 (1995년 5월 29일 서울지검이 전두환의 내란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진술조서다.)

▲ 당시 계엄군의 3공수여단 본부대장이었던 김 모 소령의 진술조서와 약도 (1995년 5월 29일 서울지검이 전두환의 내란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진술조서다.)

2017년 11월 4일 옛 광주교도소에 대한 발굴작업이 시작됐다. 암매장에 관한 증언과 기록을 토대로 5.18기념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이번 유해 발굴 작업은 2009년 3차 조사 이후 8년 만이다.

▲5.18 행방불명자 암매장 추정지인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 북쪽 담장 인근 발굴 작업 현장

▲5.18 행방불명자 암매장 추정지인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 북쪽 담장 인근 발굴 작업 현장

5.18 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으로 신고된 건수는 441건이다. 이 가운데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행방불명자는 81명이다. 암매장과 관련된 군 기록이 전면 공개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군의 특성상 지시와 보고 기록이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직접 암매장에 가담했던 군 관련자에 대한 재조사도 필요하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지난 한 달동안 암매장 지역으로 추정된 옛 광주교도소에서진행한 5.18 희생자의 대한 유해발굴 작업을 취재했다.


취재작가 김지음
글 구성 김근라
취재연출 김한구

금, 2017/12/2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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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의원의 평균 나이는 2015년 기준 58살. 30대 의원은 고작 4명에 불과하다. 지난 18대와 비교해 3~40대 의원은 10% 가량 줄었다고 한다. 국회 고령화가 심각하다. 5~60대 중장년층의 의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기득권을 놓지 않는 현실에서 여성과 청년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을까?.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각각 이번 20대 총선 청년비례대표 후보의 선출 나이 기준을 ‘만 45세 이하’로 정했다. 정당이 정한 청년의 기준이 민방위 편성 제한 나이인 만40살 보다도 5살 많은 셈이다. 반면 캐나다에서는 40대 총리가 나오고, 프랑스에서도 30대 장관이 배출되는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정치인의 연령대가 젊어지고 있다

▲ 제19대 국회의원들의 평균 연령은 58세(지난해 기준)이다.

▲ 제19대 국회의원들의 평균 연령은 58세(지난해 기준)이다.

오는 4월 13일,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된다. 앞으로 4년 대한민국을 이끌 금뱃지의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대한민국에서 ‘젊은 정치의 가능성’을 진단했다.

목, 2016/01/1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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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공개되는 김학순 할머니의 마지막 목소리

故 김학순 할머니는 1991년 8월 14일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전 세계에 증언했습니다. 김학순 할머니는 “내 수치는 둘째”라며, “나 죽은 뒤에는 말해 줄 사람이 없을 같아” 증언의 자리에 섰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1997년 7월, 다시 카메라에 선 그날도 그랬습니다. 8mm 카메라 앞에서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학순 할머니는 사과를 받아야겠다는 말씀을 여러 차례 하셨습니다.

내가 끝나기 전에는 안 죽어. 120살 까지도 살란다. 직접 내 눈으로, 내 귀로 (사과를) 들어야겠다고.
– 1997년 7월 인터뷰 중

이 말씀은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이 되었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6개월 후, 할머니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 만주 태생인 故 김학순 할머니(1924-1997)는 1941년 일본군에 납치돼 강제로 일본군 ‘위안부’가 됐고, 1991년 한국에서 최초로 증언해 ‘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하는 계기가 됐다.

▲ 만주 태생인 故 김학순 할머니(1924-1997)는 1941년 일본군에 납치돼 강제로 일본군 ‘위안부’가 됐고, 1991년 한국에서 최초로 증언해 ‘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하는 계기가 됐다.

김학순 할머니가 떠나신 지 이제 20년이 지났습니다. 일본 정부의 태도는 그때 보다 조금 더 나아졌을까요? 우리 정부는 할머니가 ‘사과’를 받으실 수 있도록 충분한 노력을 해 왔을까요? 김학순 할머니께서 살아 계셨다면 어떤 말씀을 하셨을까요.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20년 전 할머니의 소원이 담긴 마지막 육성을 최초 공개합니다.


뉴스타파 홈페이지 공개 : 1월 26일(화요일) 오전 10시 업로드
매주 토요일 밤 11시 시민방송 RTV

목, 2016/01/2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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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보안과 증설 계획, 즉각 중단해야

보안정보 수집기능 축소해야 하는 경찰개혁 방향과 배치
탈북민 정착지원 업무 증대가 보안과 증설 이유 될 수 없어

 

경찰청이 지난 2016년 12월부터 보안과를 두는 일선 경찰서를 21곳에서 41곳으로 늘린 데 이어, 금년 중 다시 50곳의 경찰서에 보안과를 두는 방침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이는 보안범죄 혐의가 분명히 있는 경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특정 개인이나 단체를 잠재적 보안범죄자로 보고 그들에 관한 동향정보를 조사하고 수집해, 인권침해와 정치탄압의 수단이 되었던 경찰의 보안정보 수집기능을 폐지하고 보안부서를 축소해야 하는 경찰개혁 방향에 역행하는 것이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선 경찰서의 보안부서 확대와 그에 따른 인력충원 계획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경찰청이 경찰개혁위원회 등에 보고한 내용 등을 종합해보면, 금년 중 경찰서 50곳에 보안과를 설치할 것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일선 경찰서의 정보보안과 소속 '보안계'를 상급조직인 '보안과'로 승격시키고 그만큼 인력을 충원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인원도 1.5배 정도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식으로 보안과 설치를 확대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12월 5일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개정 때부터이다. 당시 경찰청은 보안과를 두는 경찰서를 20곳 늘린 바 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가 정한 계획에 따라 올해 50곳 증설을 앞두고 있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1999년 5월 이전에 보안과가 있던 일선 경찰서는 전국 110곳이나 되었다. 서울에만 28곳이었고, 부산에도 13개 경찰서에 보안과가 있는 등 전국 대부분의 경찰서에 보안과가 설치되어 있을 정도로 보안경찰의 위세가 높았다. 그러나 민주화와 함께 보안경찰 축소라는 국민적 요구에 따라, 1999년 5월에 앞서 말한 시행규칙이 개정되어 보안과를 두는 경찰서는 절반 이상 줄어 전국 51곳으로 바뀌었고, 2010년 6월부터는 전국 21개 경찰서로 다시 절반 이상 줄었다.


따라서 작년 말에 20개 경찰서에 증설하고, 올해 50곳에 또 증설한다는 것은 민주화 시기에 이룬 성과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다. 실제 이번 달에 경찰이 낸 하반기 경찰채용공고에는 보안부서 경찰을 10명 채용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에 추경이 편성되면서 증원하겠다는 경찰인력 중에도 혹시 보안부서 증원 인력이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경찰청은 보안부서 증설을 추진하는 이유로 탈북민에 대한 정착지원과 신변보호 업무의 증가라고 지목하고 있다. 탈북민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경찰의 직무를 정한 경찰법 등 어디에도 탈북민에 대한 정착지원을 경찰 업무로 정해둔 바 없다. 이는 통일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할 몫이다. 탈북민 정착지원 업무 증대가 경찰의 보안부서 유지 또는 확대 이유가 될 수 없다.


탈북민에 대한 신변보호는 경찰법이 아니라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업무이다. 이 법률에서는 통일부장관이 경찰에 탈북민 신변보호를 요청하면 경찰이 수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그렇지만 탈북민 신변보호를 보안과에서 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생활안전과라든지 경비과 등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업무이다. 민간인 사찰이나 인권침해의 어두운 과거가 있는 보안부서에게 말길 이유는 없다.


과거부터 수행해온 경찰 보안부서의 실제 역할과 업무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게 사실이다. 경찰의 분류법에 따른 ‘국가안보위해사범 검거’ 규모는 2010년 이래로 최근까지 급감하였다. 경찰청이 2016년 11월에 발간한 <2015년 경찰통계연보>에 따르면 경찰 보안부서가 검거한 ‘국가안보위해사범 검거’ 규모는 2010년 151명, 2011년 135명, 2012년 109명, 2013년 121명, 2014년 66명, 2015년 62명이다. 이른바 ‘보안 사이버안보사범 검거’ 규모 역시, 2010년 82명, 2011년 62명, 2012년 44명, 2013년 69명, 2014년 49명, 2015년 29명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경찰 보안부서 모두를 아우르는 통계는 아니지만, 전국 경찰 보안부서를 총괄하고 있는 경찰청의 보안국(보안1,2,3과)에 접수된 문서들의 숫자도 줄어들었다. 2010년 8941건, 2011년 8795건, 2012년 10316건, 2013년 8559건, 2014년 8320건, 2015년 8231건이다. 조금씩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그만큼 보안업무의 수요가 줄었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을 보면 보안부서 규모와 경찰인력은 축소해야 하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보안분야 경찰인력 정원은 2013년에 최저점을 찍은 후 다시 늘어나고 있다. 앞서 말한 <2015년 경찰통계연보>에 따르면 2010년 1918명, 2011년 1891명, 2012년 1871명, 2013년 1812명, 2014년 1839명, 2015년 2059명이다. 2015년에 갑자기 220명이 늘어났던 것이다. 2016년 이후는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참여연대는 경찰의 보안부서 증설 계획을 중단할 것을 경찰청과 청와대에 촉구한다. 그리고 탈북민에 대한 정착지원은 경찰이 아닌 다른 행정기관이 할 업무인만큼 경찰이 관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탈북민에 대한 신변보호 업무가 필요할 수 있는데, 이 또한 얼마나 필요한지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그 업무를 경찰의 보안부서가 아닌 다른 부서가 맡도록 해야 한다. 경찰청의 보안과 증설 계획은 박근혜정부때 마련된 것이라고 한다. 새 정부는 민주화 이후 이어진 경찰개혁의 방향에 역행하는 조치를 경찰이 임의적으로 지속하는 것을 그냥 방치해서는 안 된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수, 2017/07/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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