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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정규직이란 게 뭔지 알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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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정규직이란 게 뭔지 알고 계신가요?

익명 (미확인) | 수, 2015/12/02- 16:14

희망제작소는 2016년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시민 관점의 정책제안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이 시리즈는 ‘좋은 일’의 기준을 찾는 설문조사를 위한 것입니다. 설문결과는 전문가토론을 거쳐 ‘2016 정책제안 보고서’에 반영됩니다.

[기획연재] 좋은 일, 공정한 노동② 정규직이란 게 뭔지 알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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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으로 취업한 친구들하고는 연락이 잘 안 돼요.”

경영학을 전공하고 서울의 한 공공기관 총무팀에서 일하는 20대 중반 남성 A씨는 이렇게 말했다. 반 년 넘는 인턴 기간을 거쳐 어렵사리 정규직 자리에 채용돼 2년째 일하고 있는 그에게 “대학 친구들 중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경우도 많은가?”하고 물었을 때, 그는 “그럼요.”라고 바로 답했다.

“요즘은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기업 자체가 드물어요. 일단은 계약직으로 시작해야 하는 데가 워낙 많다보니까 그 전까지는 ‘비정규직 취업’을 생각도 안 했더라도 일단 받아들일 수밖에 없죠. 문제는 언제 정규직으로 전환될지 기약이 없다는 거예요.”

그렇게 취업한 친구들이 직장에 만족하고 있는지를 묻자 그는 “솔직히 그런 것 묻기도 껄끄럽고 해서 잘 안 만나게 된다.”고 했다. 정규직‧비정규직이 하나의 사회 계층이 된 것 같은 풍경이다.

“기업 규모보다 정규직을 원한다”는 구직자들

취업 포털 ‘커리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구직자들은 기업 규모보다 정규직 여부를 더 중요시한다. 2010년 1,200여명의 구직자에게 “대기업‧공기업 비정규직과 중소기업‧벤처기업 정규직에 모두 합격했다면 어느 쪽으로 취업하겠는가?”를 묻자 77.4%가 중소‧벤처기업 정규직을 택한 것이다. 그 이유(복수응답)는 ‘고용 안정이 중요해서'(64.4%), ’정규직의 대우가 좋아서‘(38.1%), ’발전 가능성이 커서‘(22.5%) 등이었다. 이를 보면 우리 사회에서 정규직이 어떤 의미인지를 유추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정규직’이라는 건 법적인 개념이 아니다. 언론에도, 정부 정책에도, 대통령 후보 공약에도 늘 등장하기 때문에 실체가 분명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정규직’이라고 명실상부하게 알려진 곳조차 일자리의 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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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제대로 해 보기 위해 세 명을 만났다. 드라마 ‘송곳’, 영화 ‘카트’의 실제 배경인 2007년 홈에버 대량 해고 사태 때 노조 사무국장이었던 홍윤경 영등포산업선교회 비정규직선교센터 사무국장,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 청년 일자리 실태를 알기 위해 지난 6~8월 20~30대 여성 20명을 집중 인터뷰 한 한국여성민우회 류형림 활동가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정규직‧비정규직의 구분으로 고용 현실을 바라봐서는 답을 찾기 어렵다”고 했다.

정규직을 달라면 ‘무기계약직’을 받는다

“2007년 파업 당시에 홈에버 정규직 초임 연봉은 1,500만원, 비정규직 연봉은 1,000만원이었어요. 8년 전이긴 하지만, 업무 강도에 비해 분명히 낮은 수준이죠. ‘비정규직 해고하지 말고 정규직 전환하라’고 512일 파업한 끝에 전환이 되긴 됐는데 ‘무기계약직’이었어요. 연봉은 100만원 올라서 1,100만원이 됐죠.”

2007년 7월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2년 이상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법 규정을 피해가기 위해서 기존 비정규직 계산원들을 대거 해고하려던 홈에버는 결국 노동자들의 요구를 들어주긴 했지만 ‘그대로’ 들어준 것은 아니었다. ‘무기계약직’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전환해줬을 뿐이다. 그렇지만 “정규직 전환이 안 됐다”고 말하기도 어려웠다.

‘무기계약직’을 발명한 건 은행권이었다. 우리나라 은행 직제에는 ‘창구직’이라고도 불리는 직군이 있어왔다. 97%가 여성이었고, 종합직 행원과는 승진‧임금 등에서 분명한 차별이 있었다. 이에 대해 2004년 서울지방노동청 고용평등위원회가 남녀평등고용법에 저촉된다고 판정했다. 그러자 우리은행에서 제일 먼저 ‘무기계약직’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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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요구에 ‘무기계약직’을 들이밀 수 있는 이유는, 정규직은 법적으로 ‘기간에 정함이 없는 고용 계약’이라는 것 외에는 아무런 정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기계약직’은 법적으로는 ‘정규직’과 같은 것이다.
그렇지만 무기계약직은 분명 정규직과 다르다. 기업의 상황에 따라서, 말하자면 부서 통폐합과 같은 이유로도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기존 정규직에 비하면 분명 고용안정성이 떨어진다. 은행 창구직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경우 임금‧복지혜택‧승진 등에서도 차별을 받는다.

비정규직에 더 높은 임금을 준다면?

홍 사무국장은 “기업에 필요한 지속적인 업무에는 정규직을 고용하는 게 맞다”는 기본 입장 만큼은 한결같지만, 여러 사업장의 고용 현실을 접한 뒤로 “정규직‧비정규직의 문제가 핵심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노동자를 쉽게 쓰고 쉽게 버리겠다는 기업의 입장이 근본적인 문제죠. ‘고용안정’이 그렇게 부담스럽다면 비정규직‧무기계약직을 채용하면서 임금을 더 주거나, 최소한 정규직과 동등하게 주면 됩니다. 그 정도 비용을 들인 만큼 ‘고용안정’을 줄인 효과를 거두면 되니까요. 그런데 기업은 부담도 줄이면서 임금 비용도 아끼고 싶어 해요. 그게 문제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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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무기계약직이 정규직과 대비되는 이유는 고용불안만이 아니라 임금과 복지혜택 차등, 그리고 마치 낮은 신분 계층인 것과 같은 차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홍 사무국장은 “만일 정규직이 아닌 경우에 임금을 더 준다고 하면 모든 문제는 자연히 해결된다”고 했다. 임금은 ‘노동력의 가치’를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업은 그렇게 하지 않죠. 여러 직군으로 분리하면 통제하기가 더 쉬우니까요.”

홍 사무국장이 ‘정규직’의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된 건, 하청업체와 영세 사업장들의 상황을 알게 되면서다. 하청업체는 납품 물량이 없으면 일을 쉬면서 기다려야 하고, 물량이 몰리면 철야도 해야 한다. 5인 미만 영세사업장은 근로기준법 적용도 안 된다. 회사가 4대 보험을 들여 주려고 해도 노동자가 마다하는 경우도 많다. 임금 자체가 워낙 적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규직‧비정규직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게 사실이다.

“정규직 아니라 좋은 일자리가 중요”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의 이야기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정규직‧비정규직에 과도한 의미가 부여된 것이 맞다”고 했다.

“노동권의 ‘비정규직 차별 철폐’ 운동이 10여 년 이어지다 보니 ‘정규직은 괜찮은 일자리고 비정규직은 그렇지 못한 일자리’라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 임금과 고용안정의 측면에서 보면 정규직 여부보다는 기업의 규모가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청년유니온은 그런 관점에서 우리 사회에서 ‘좋은 일자리’라고 할 만한 대기업‧금융기업‧공기업 등 극히 제한적이라고 했다. 문제는 그런 자리조차도 빠르게 사라져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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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유니온이 지난 10월 기자회견을 통해 ‘2015 청년착취대상’을 수여한 롯데그룹 사례를 보면 무엇이 문제인지 엿볼 수 있다. 롯데그룹 계열사 207개의 온라인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평균 시급이 최저임금(2015년 기준 5,580원)에 근접한 5,907원이었고, 평균 월급은 103만원에 불과했다.

“기업을 쪼개고 사업장을 쪼개서 직원을 각각 채용하기 때문에 안정성과 임금 수준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겁니다. 엄연히 ‘롯데그룹’에 돈을 벌어주는 사업장인데도 직원들은 10개월 단위 고용으로 퇴직금을 못 받거나, 최저임금 수준의 시급을 받거나, 심지어 주 40시간 근무를 하면서도 일용직 노동자처럼 매일 근로계약서를 새로 쓰고 있습니다. 모두 기업이 노동력을 ‘비용’으로만 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죠.”

SC은행은 최근 전 직원의 20%에 해당하는 1,000명 규모의 희망퇴직 계획을 발표했다. 그렇게 마련된 재원으로 신입사원을 뽑겠다지만 정규직이 아니다. 완전연봉제를 적용받고 기존 정규직과는 승급‧권한에 차등이 있는 ‘전문 계약직’으로 채용한다는 것이다. 취업준비생들이 선망하는 몇 안 되는 안정된 직장인 은행마저도 이렇게 ‘정규직’과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기업은 이미 1990년대 말부터 대규모 구조조정을 한 뒤 여간해서는 정규직을 뽑지 않는다. 평균 연령이 40대가 넘어간 곳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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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이미 정규직이라는 예전 기준 그대로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면서 “그러나 좋은 일자리의 기준은 분명히 존재하고, 필요하다”고 했다.

“일정한 수준 이상의 고용안정성과 임금, 존중이 있는 문화, 성장 가능성 등을 갖춰야 좋은 일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 정책이 나온다면 ”몇 개를 만드느냐?“고만 묻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어떤 일자리냐?’고 물어야 합니다.”

“대기업 정규직도 좋은 직장 아니다”

한국여성민우회 류형림 화동가는 “대기업 정규직으로 취업해도 배겨내지 못 하는 문제”를 이야기했다.
청년 일자리 실태 파악을 위해 20명을 집중 인터뷰 한 뒤 류 활동가는 “대기업 정규직도 좋은 일자리는 아니다”라고 생각하게 됐다. 특히 여성에게는 말이다.

“인터뷰 대상자들이 공통적으로 원한 것은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일자리’였어요. 일단 고용이 안정되고, 임금도 생활할 수준이 돼야 하겠지만, 업무가 명확하지 않거나, 보조적인 업무만 맡기거나, 같은 업무를 하는데도 차별을 당해야 한다면 일자리에 만족할 수가 없는 거죠.”

호봉제가 없어지고 완전연봉제가 보편화되면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연봉이 어떤 수준인지 정확히 알기 어려운 점도 문제였다. 인터뷰 대상 중에서 기업 인사팀에 근무했던 여성은 “본인들은 모르고 있지만 같은 경력에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여성들이 연봉 200~300만원, 심하게는 500만원을 적게 받는다”면서 “연봉 테이블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회사에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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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활동가는 “임신‧출산‧육아에 따른 불이익은 물론이고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한 뒤에 도리어 더 불이익을 받은 경우들도 있지만 사내에서는 이런 문제들을 바로잡을 길이 없다”면서 “이런 직장에서 단순히 대기업 정규직이라고 만족할 수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물론, 저임금의 열악한 일자리에 직면한 사람들은 더 많다. “대기업‧정규직이면 됐지, 뭘 더 바라느냐?”는 말이 나오는 것도 어쩔 수 없긴 하다. 이에 대해 류 활동가는 “부모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좋은 학교를 나왔고, 외국어 능력 등이 있는 청년에게 대기업‧정규직으로 가는 좋은 길이 열려 있을 뿐인데, 그마저도 좋은 직장이 아니라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여당이 노동법 개정과 관련해서 추진하는 ‘저성과자 일반해고’ 도입에 대해서 류 활동가는 “저와 상담했던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가 ‘저 같은 사람은 바로 잘리겠네요”라고 하더라“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저성과자‘라는 낙인 하에 잘려 나갈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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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노동법 개정과 ‘좋은 일자리’의 관계

위에 언급한 SC은행 희망퇴직에는 꽤 많은 신청자가 몰려서 경쟁률이 높다고 한다. 최대 60개월분까지 특별퇴직금을 주기 때문인데, 여기에는 또 다른 사정도 작용한다. ‘일반해고’가 도입되면 명예퇴직‧희망퇴직 제도도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기업이 정규직 직원을 해고하고 싶을 때, 명백한 징계 사유가 없다면 목돈을 일시에 주는 명예퇴직‧희망퇴직으로 유도하는 방법을 썼지만,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가 가능해지면 그럴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한 은행원은 “예전에는 명예퇴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면 ‘다른 꿈이 있어서 그만뒀다’고라도 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저성과자로 찍혀서 쫓겨난’ 사람이 될 수밖에 없게 됐다”라고 했다.

이밖에도 지금의 5대 노동법 개정 현안에는 일자리의 질과 관련된 여러 문제가 결부돼 있다. 취업규칙 변경이 쉬워지면 직원들의 충분한 동의 없이 임금피크제가 도입될 수 있고, 통상임금 범위가 좁혀지면 연장근로수당도 줄고, 퇴직금도 줄어든다. 연장수당이 줄어든다는 것은 노동시간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일이 회사를 고발하지 않는 이상 노동시간을 줄이도록 유도할 수 있는 것은 수당으로 나가는 비용의 압박뿐이기 때문이다.

취업규칙 변경 기준 완화로 호봉제는 더 빨리 사라지고 완전연봉제는 더 빨리 정착될 것이다. 노조 조직률이 낮은 우리 환경에서 완전연봉제가 확산되면 개인이 임금인상을 위한 협상력을 가지기 어렵기 때문에 임금근로자의 소득은 좀처럼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임금근로자 중에서 월급 200만원이 안 되는 근로자가 48.3%에 달했는데, 여기서 더 정체된다면 우리 삶은 어떤 모습이 되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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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자리냐?”고 물을 준비 됐을까?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정규직 고용보호지수는 22위로 OECD 34개국 중 하위권이다. 2015년 온라인 취업정보업체인 잡코리아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정규직 직원 중 82.2%가 고용 불안을 느낀다고 했는데 이는 2006년 45.2%에서 대폭 높아진 것이었다.

그런데도 언론에서는 늘 ‘정규직 과보호가 문제’라는 말이 들려온다. SC은행에서는 “당신이 나가야 청년을 (계약직으로나마) 고용한다”는 사내 방송이 나온다고 한다. 나름대로 노력해서 ‘좋은 직장’에 들어갔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사회의 죄인이 된 분위기다. 초등학교 때부터 성적에 매달려 온,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갖은 스펙을 쌓아 온 많은 젊은이들은 그나마도 좋은 직장이 뭔지 경험해 볼 수조차 없을 지경이다.

그럼에도 고용에 대한 정책은 계속 나온다. 선거철이 되면 더 많이 나올 것이다. 김 위원장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어떤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냐?”고 물을 준비가 되어 있을까?

희망제작소는 이 연재 시리즈와 설문조사를 통해서 ‘좋은 일자리’의 기준을 찾아 가려고 한다. 다음 회부터는 노동시간‧임금‧삶과의 균형‧존중 등 세분화해서 ‘좋은 일자리’ 기준을 탐색하려고 한다. 그리고 설문조사 결과와 종합해서 ‘좋은 일자리’의 상(像)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그래야 “이런 일자리를 달라!”고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_황세원(연구조정실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이우기(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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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의 명확한 원칙과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전환대상 규모, 연차별 이행계획은 발표, 이행을 위한 원칙은 모호
자회사 설립의 정당성과 기준, 전환제외자에 대한 후속조치, 총액인건비 개선, 기관의 이행 확보 등을 위한 기준과 관리감독 필요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사업(이후 “전환사업”)의 연차별 실행계획 등 그 세부내용이 발표(10/25)되었다. 전환의 대상과 규모, 전환을 유도하고 뒷받침할 제도개선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전환사업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고 있다. 전환예외자와 그 사유의 합리성, 소위,‘생명안전업무’의 정확한 정의와 범위, 전환방식으로서 자회사의 적절성, 총액인건비 등을 포함한 예산 문제, 개별기관의 실제 이행과정상의 혼선 등 여전히 현안은 산재해있고 해소되지 않은 쟁점이 남아 있다. 더 많은 비정규직노동자를 위한 진전된 내용의 실행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선, ‘특별실태조사’결과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실제 현장에서는 비정규직의 정의, 전환의 기준 등에 대한 혼선, 전환사업에 대한 부족한 이해 등이 확인되고 있으며 국정감사 등을 통해 전환사업을 회피하려는 개별기관의 시도 또한 드러나고 있다. 특별실태조사의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이를 바탕으로 발표된 내용, 향후 이행될 전환사업의 실제 등에 대해 이해관계자 등을 포함하여 사회적으로 논의되고 계속해서 모니터링되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노동계 등 이해관계자와 폭넓은 협의” 등의 표현을 통해 당사자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협의의 시작은 기본적인 정보의 공개일 것이다. 

 

전환사업의 구체적인 내용과 관련해서는, 전환방식으로서 자회사 설립에 대한 정부의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입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회사는 전환사업 이전의 ‘용역회사’와 구분할 만한 의미 있는 변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환사업의 주요한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2017.07.20. 발표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에서 고용노동부는 “자회사 방식을 채택한 경우 용역 형태의 운영 지양, 전문서비스 제공 조직으로 실질적 기능을 하도록 조직 구성 및 운영”한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자회사 방식의 전환이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준과 그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되고 있지 않다. 발표된 자료에서 고용노동부는 “자회사가 전문적인 서비스제공기관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설명자료를 제공”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전환방식으로 설립된 자회사가 전문적인 서비스제공기관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가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서비스제공기관으로서 작동할 수 있는 매우 예외적인 상황에 대해서만 자회사 설립의 전환이 가능하도록 원칙을 세워야 한다. 

 

‘고용승계’와 ‘공정채용’의 조화, 청년선호일자리 등에 대한 보다 명확한 원칙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2017.10.24. 발표된 <출연(연)(정부 출연연구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은 “평가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연구업무의 전문성 등의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경쟁채용 방식 적용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 서술은 전환을 원칙으로 한다기보다 ‘합리적인 사유’에 따라 얼마든지 경쟁채용이 가능하다고 해석되어 전환의 회피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없지 않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고용노동부가 명확하게 원칙을 제시하고 그 이행 여부를 관리·감독해야 한다. 또한, 전환사업이 현재 고용되어 반드시 필요한 업무에 종사 중인 노동자의 고용형태를 바꾸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관련한 사회적인 갈등이나 대립을 해소하기 위해 전환사업의 이행과정에서의 청년 당사자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하고 정부는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해야 할 것이다. 전환사업은 보편적인 노동조건과 좋은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의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어야 할 것이다. 

 

총액인건비 등과 관련한 기획재정부의 전향적인 입장, 상시지속업무의 3분의 1에 달하는 전환제외자에 대한 후속조치 등도 시급히 제시되어야 한다. 특히, 전환제외와 관련하여, 그 사유에 대해 정부가 충분히 설명하고 있지 않은 점은 우려스럽다. 그러나 전환사업은 더 이상 미루거나 회피할 수 없는 우리 사회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 전환사업의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서도 전환사업과 관련한 중요한 원칙과 기준이 불분명한 점, 전환제외자가 너무 많은 점, 총액인건비와 공공기관 경영평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제도개선 등은 반드시 신속하게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범정부차원에서의 전향적인 후속조치를 기대한다. 끝.

목, 2017/10/2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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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고용노동부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특별실태조사 결과 및 연차별 전환계획>의 세부내용 질의

 

전환기준과 조건은 진일보했지만 전환예외·자회사 등 쟁점 남아있어

명확한 기준과 원칙의 수립이 전환사업의 원활한 진행의 선결조건

 

참여연대는 오늘(11/2), 최근 발표된(10/25) <공공부문 비정규직 특별실태조사 결과 및 연차별 전환계획>(이하 전환계획)과 관련하여 고용노동부에 질의서를 발송하였다. 기존의 조건보다 완화된 상시·지속업무판단 기준 등 이전의 관련 대책보다 개선된 내용이 발표되었지만 전환예외의 사유, 소위,‘생명안전업무’의 구체적인 내용, 전환방식으로서 자회사 설립 등 해소되지 않은 쟁점이 남아 있다. 참여연대는 “더 많은 비정규직노동자를 위한 진전된 내용의 실행이 필요한 상황”에서 명확한 기준과 원칙의 수립이 전환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는 선결조건이라며, 실태조사의 세부내용, 전환사업과 연계된 경영평가, 생명안전업무의 기준과 그와 관련한 실태조사 결과, 전환방식으로서 자회사 설립 등에 대한 내용을 질의했다고 밝혔다.

 

질의서에서 참여연대는

 

○ 공공부문 비정규직 특별실태조사의 결과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시스템(http://public.moel.go.kr)’에 공개되어 있지만, 공개된 내용이 기관별 비정규직의 규모, 비정규직 규모의 업무별 분류 등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연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보다 구체적인 모습과 전환 여부 등과 관련한 세부내용이 공개되어야 한다고 설명하며 ▲특별실태조사에 사용된 조사표 ▲일시간헐업무·‘합리적인 사유’ 등 전환예외의 실제 조사결과 등을 질의했다.

 

○ 기관의 경영평가 등에 개별 기관의 “정규직 전환 노력 신설·강화”한다는 전환계획의 내용에 대해 참여연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좀더 공개되고 논의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참여연대는 ▲전환노력을 경영평가에 반영하기 위한 지침, 가이드라인 ▲경영평가 외에 각 기관의 전환노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계획 ▲실제 전환실적을 평가하게 될 ‘2018년 기관 평가’ 계획과 기준, 방법 등을 질의했다.

 

○ 또한, 참여연대는 ▲“생명·안전과 밀접한 상시·지속업무”만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는 현장의 경향을 개선할 방법 ▲“생명·안전과 밀접한 상시·지속업무”의 구체적인 업무 ▲실태조사의 결과로 확인된,“생명·안전과 밀접한 상시·지속업무”의 세부내용 일체에 대한 공개를 요구했다.

 

○ 예외여야 함에도 마치 원칙으로 논의되고 있는 전환방식으로서 자회사 설립과 관련하여 참여연대는 ▲현재 사업추진 과정에서 자회사 설립이 우선적으로 선택될 원칙으로서 고려되고 있는지 여부 ▲자회사 설립이 전환방식으로서 용인 가능한 상황과 조건에 대해 고용노동부의 입장을 질의했다.

 

참여연대는 2017.10.25. 발표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특별실태조사 결과 및 연차별 전환계획>에서 확인되는 ‘추가지침’등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참여연대는 향후 이어질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사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할 계획임을 강조하며, 전환사업의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주요한 원칙과 기준을 확립하고 이를 통해 현장의 혼선을 최소화되어야 하며, 비정규직노동자 당사자와 시민들이 전환사업에 대해 사회적으로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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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7/11/0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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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그동안 공공부문 무기계약직의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사회공공연구원이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입수한 자료와 정보공개청구로 얻은 자료를 토대로 최근 5년간 공공부문 무기계약직 규모의 흐름을 파악했다.

사회공공연구원 김직수 연구원은 ‘무기계약직, 중규직에서 정규직으로’라는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공공부문 무기계약직은 2012년 13만 3,562명에서 2016년 20만 7,317명으로 4년새 55.2%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중앙행정기관의 무기계약직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중앙행정기관엔 2012년 7,287명의 무기계약직이 있었으나, 2016년엔 18,231명으로 2.5배 가량 늘어 공공부문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앙행정기관은 권한이 막강해 비정규직을 남용할 경우 지자체나 공기업, 지방공기업 등 전체 공공부문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수사기밀 다루는 검사실에도 비정규직

검찰과 국정원 등 권력기관이 제도도입 취지와 달리 상시지속적 정규직 업무에 기간제나 무기계약직을 사용하거나 여성만 한 직렬에 몰아넣고 터무니없이 낮은 정년을 정해 여성 비정규직의 불만을 사고 있다.

검찰청 검사실마다 검사 1명과 소위 수사관으로 불리는 검찰직 공무원 2명, 사무운영직(옛 기능직) 공무원 1명이 한팀으로 일한다. 그러나 검찰은 검사실마다 1명씩 일하는 사무운영직 공무원이 부족해 이 자리에 민간인을 기간제로 뽑아 일을 시키면서 2년 뒤 심사평가를 거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들은 사무운영직 공무원과 같은 일을 하는데도 임금과 복지 혜택은 크게 차이난다.

과거 검사실 비정규직은 열심히 하면 기능직 공무원이 되기도 해 차별을 감내하고 일을 했지만, 지금은 공무원 전환이 완전히 막혔는데도 관행적으로 공무원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임금과 복지에서 큰 불이익을 받고 있다.

같은 일하는 옆방 공무원과 임금 격차

검사실 사무운영직 공무원과 무기계약직(기간제 포함)은 업무특성상 수사 관련 주민번호나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를 다루는 상시업무를 한다. 대검찰청부터 각 지청까지 전국 검찰청엔 이런 비정규직 노동자가 지난 4월 현재 404명(정원 기준)이나 일한다. 2015년 324명에서 2년 사이 24.7%나 늘었다. 힘 있는 기관이 수사 관련 자료를 다루는 상시업무에 공무원 자리를 늘리는 대신 손쉽게 비정규직으로 채우고 있다.

[표1] 검찰청 기간제 및 무기계약직 정원 (2017.4 기준)

구분 정원 구분 정원 구분 정원
총계 404 춘천지검 2 영덕지청 2
대검찰청 9 강릉지청 1 대구서부지청 9
서울고검 3 원주지청 2 부산지검 8
대전고검 0 속초지청 1 부산동부지청 5
대구고검 1 영월지청 1 부산서부지청 1
부산고검 1 대전지검 10 울산지검 7
광주고검 1 홍성지청 2 창원지검 8
서울중앙 52 공주지청 2 마산지청 1
서울동부 11 논산지청 2 진주지청 4
서울남부 17 서산지청 2 통영지청 3
서울북부 9 천안지청 7 밀양지청 1
서울서부 13 청주지검 8 거창지청 1
의정부지검 13 충주지청 2 광주지검 11
고양지청 12 제천지청 2 목포지청 2
인천지검 20 영동지청 2 장흥지청 0
부천지청 8 대구지검 14 순천지청 6
수원지검 18 안동지청 3 해남지청 1
성남지청 11 경주지청 3 전주지검 8
여주지청 4 포항지청 3 군산지청 4
평택지청 4 김천지청 3 정읍지청 1
안산지청 16 상주지청 1 남원지청 1
안양지청 17 의성지청 2 제주지검 5

이들 무기계약직(기간제 포함)은 옆 검사실의 사무운영직 공무원과 같은 일을 한다. 자신의 이름으로 공문도 기안하고, 수사 관련 개인정보도 취급한다. 서울중앙지검엔 가장 많은 52명(정원)의 무기계약직(기간제 포함)이 일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A검사실엔 8급 사무운영직 공무원이 일하지만 바로 옆 B검사실엔 무기계약직이 같은 일을 한다.

교육연수 없어 어깨너머로 일 배워

한 지방검찰청에서 6년째 무기계약직으로 일하는 C씨(37)는 “공무원과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임금격차는 심하고 성과급도 없고 차별이 심해 의욕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들은 업무 관련 연수나 보수교육체계도 없어 입사 뒤 곧바로 업무에 투입돼 어깨 너머로 눈치껏 일을 배워야 한다.

검찰은 2014년초 공문을 통해 공무원이 아닌 검사실 무기계약직들에게 보안당직이나 민원실 근무, 비교적 힘든 검사실 겸방을 금지했다. 겸방은 1명의 사무운영직 공무원이 2명의 검사를 보좌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겸방하는 무기계약직은 허다했다. 지난 5월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와 인천지검, 대구지검, 수원지검에서 1명의 무기계약직이 2명의 검사실 사무운영 업무를 겸방하고 있다.

기본급 160만원에 식대 9만원

검찰은 이들을 ‘법무부 기간제 및 무기계약직 근로자 관리지침’에 따라 관리하고 있다. 기간제와 무기계약직을 하나의 지침으로 관리해 특별한 구분도 없다. 20호봉까지 있는 호봉표도 기간제 1, 2년차 다음에 3년차(무기계약직 전환 첫해)로 표기 하고 있다.

기간제 때는 하루 5만 6,250원인 일급제를 적용하고, 3년차 무기계약직 전환되면 월 기본급 160만 6,500원을 받는다. 여기에 식대 9만 1,000원이 붙는다. 수사 업무의 특성상 시간외근무가 많아도 월 20시간까지만 인정해준다. 수십만 원에 불과한 추석과 설 명절휴가비와 공무원보다 훨씬 적은 복지포인트가 이들이 받는 임금의 전부다.

[표2] 검찰청 기간제 및 무기계약직 2017년 호봉표 

근무연차 월봉급액(원) 근무연차 월봉급액(원)
기간제1년 1,462,500
(일급56,250원)
11년차 2,177,600
기간제2년 12년차 2,241,000
3년차 1,606,500 13년차 2,301,900
4년차 1,677,900 14년차 2,361,000
5년차 1,753,000 15년차 2,417,500
6년차 1,828,800 16년차 2,472,200
7년차 1,904,200 17년차 2,525,700
8년차 1,977,000 18년차 2,575,500
9년차 2,046,700 19년차 2,624,400
10년차 2,113,600 20년차 2,671,000

검찰청 비정규직은 무기계약직이라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법(기간제법)에 따른 차별시정 요구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다. 같은 일을 하는 공무원과 분명히 큰 차이의 임금 및 근로조건을 갖고 있는데도, 무기계약직은 차별시정도 요구할 수 없다. 무기계약직 자체가 법적 근거없이 만들어져서다. 2006년 정부는 기간제 비정규직들의 정규직 요구가 거세지자 고용만 정년을 보장하고 임금과 근로조건은 차별을 존속시키는 무기계약 전환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12년 7,287명이었던 중앙행정기관의 무기계약직은 지난해 1만 8,231명으로 2.5배 가량 늘었다.그나마 2014년까지는 호봉표도 없이 직무급제라 장기근속한 비정규직들의 불안이 높았다. 검찰은 이를 반영해 2015년부터 호봉제를 도입해 장기근속자의 임금이 상당히 올랐다. 호봉표를 만들어 올린 임금체계에서 현재 3년차 비정규직(무기계약직 첫해)의 월 실수령액은 170만 원에 불과하다.

전 국정원 여직원 7년째 정년차별 소송

기능직 공무원으로 국가정보원에 입사해 24년 간 출판 일을 했던 여성 D(52)씨와 E씨(52)는 지난 2010년 만 45세에 퇴직해야 했다. 두 여성은 43세인 국정원 정년 규정과 45세까지 근무하라는 국정원장의 지침이 부당한 성차별이라며 소송을 냈지만 1, 2심 모두 패소한 채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두 여성은 1986년 기능직 10급 공무원 공채로 입사해 국정원이 출판하는 책자에 포토샵과 일러스트 등 편집 일(전산사식)을 해왔다. 두 사람은 1995년 기능직 8급 공무원까지 승진했다. 국정원은 1999년 두 사람이 일하던 전산사식, 비서, 전화교환, 영선, 원예 등의 직렬을 폐지했다. 폐지된 직렬에서 일하던 공무원들은 계약직 공무원으로 전환해서 계속 일했다.

여성 정년은 43세, 남성은 57세

국정원은 ‘계약직 직원규정’을 만들어 두 사람이 일하던 전산사식 일을 하던 여성들을 근무 상한연령을 43세로 한 계약으로 만들었다. 국정원장은 43세 연령상한에도 불구하고 원장 지침으로 45세까지 계약 연장이 가능토록 했다. 기능직 공무원에서 계약직 신분이 된 두 사람은 1999년 5월 첫 계약 뒤 1~2년씩 계약을 수차례 갱신해오다가 원장 지침대로 45세가 되는 2010년 퇴직했다.

국정원이 43세로 정년을 묶은 업무는 전산사식과 함께 상담, 입력 작업, 안내 등으로 서로 업무 연관성과 공통점이 없고 단지 이들이 여성으로 구성됐다는 공통점만 있다. 두 사람이 일하던 전산사식 일은 모두 여성들로 구성됐다. 반면 전산사식과 비슷한 출판 업무를 하는 인쇄원은 모두 남성으로 구성됐고 이들의 정년은 만 57세다. 두 사람은 부당하게 낮은 정년이라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성차별이라고 주장하며 퇴직 이후 7년째 소송중이다.

쟁점은 두 가지다. 첫째 전산사식의 근무 상한연령을 43세로 정한 국정원 ‘계약직 직원 규정’의 효력과 성차별 여부다. 둘째 계약직 공무원에게도 기간제법 4조(2년 뒤 정규직 고용의제)가 적용되는지 여부다.

43세 정년 규정이 정당한가

국가공무원법은 “별정직과 계약직 공무원의 채용조건과 임용절차, 근무상한연령, 그밖에 필요한 사항은 국회와 대법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규칙이나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대통령령은 별정직 공무원의 상한연령은 정했지만, 계약직 공무원의 상한연령은 규정하지 않았다. 때문에 계약직 공무원의 상한연령은 각 기관마다 정한 규정에 따라 제각각이다. 두 사람은 43세로 근무 상한연령을 정한 국정원 규정이 상위법의 위임 한계를 넘어서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이 남녀 정년차별을 금지하지만, 소송으로 이어진 사례는 극소수다. 대법원은 1988년 전기통신공사가 일반직에겐 정년 56세를, 대부분 여성들로 이뤄진 전화교환직엔 43세 정년을 규정한 게 근로기준법상 남녀차별 금지 위반으로 무효라고 판결했다. 학계와 여성계, 노동계는 남녀 정년차별 관련해 아직도 30여 년 전 이 판결을 사례로 든다. 따라서 이번 대법원 판결은 매우 중요하다.

두 사람의 소송을 대리해온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윤지영 변호사는 “국정원은 전산사식을 여성전용 직종으로 운용하고 상한연령을 43세로 정해 유사한 기능직 남성(인쇄원 57세)과 다르게 차별했다”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국정원은 계약직원 채용공고부터 ‘22세 이하 미혼 여성’으로 하는 등 채용단계부터 차별을 예정했다”고 했다. 한편 국정원은 두 사람이 국정원 직원 규정의 정년(금무 상한연령)이 아닌 계약기간 만료로 퇴직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계약직 공무원의 기간제법 적용 첫 소송

기간제법은 민간기업은 5인 이상 사업장에, 국가와 지자체는 1인 이상 모든 사업장을 적용대상으로 한다. 기간제법(4조 2항)에 따라 사용자는 2년 이내에 기간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2년을 초과한 기간제 노동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본다. 이 ‘고용의제’ 조항이 계약직 공무원에게도 적용되는지 묻는 소송이 대법원까지 올라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정원은 재판에서 “원고들은 기간제법상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예외규정 적용을 받아 공무원 지위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2심 법원은 국정원의 입장을 받아들여 기간제법의 이 조항은 계약직 공무원에겐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현행 국가공무원법엔 계약직 공무원에 대해 차별금지 규정 등이 빠져 있고, 계약직 공무원과 민간인 신분의 기간제 근로자 사이의 구분도 명확하지 않다. 그 결과 비용절감 명분으로 공무원을 민간인으로 대체하고, 기간제나 무기계약직을 채용해 공무원 업무와 명확한 구분 없이 맡기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앞서 검찰청 비정규직도 위와 같은 사례다.

윤지영 변호사는 “2심 법원 판결대로 계약직 공무원이 기간제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면 두 여성처럼 10년 넘게 계약을 갱신해온 계약직 공무원은 물론 20년, 30년 넘게 일해도 여전히 계약직이라는 결론이 된다. 따라서 계약직 공무원도 기간제법 4조 2항을 유추해 계약기간을 넘겨 계속 근무했으면 경력직 공무원이나 무기계약직 공무원으로 전환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시업무에만 임기제 사용한다던 정부

정부와 국회는 2012년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해 계약직 공무원 제도를 2014년부터 폐지했다. 당시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기존 계약직 공무원 중에서 장관 정책보좌관처럼 정치적 이유로 채용된 공무원은 별정직으로 전환하고, 기능직 공무원은 일반직에 통합하고, 한시적 사업에 따라 임용한 계약직 공무원은 임기제 공무원으로 전환했다.

당시 행안부 2차관은 311회 정기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참석해 “임기제 공무원은 취지에 맞게 한시적 사업에만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계약이 반복되는 직위는 일반직 공무원으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차관의 발언 취지로 보면 상시업무를 해온 두 여성은 2년만 더 근무했으면 일반직 공무원이 돼야 한다. 결국 비정규직의 근로조건 향상과 보호에 힘써야 할 국가기관이 오히려 비정규직을 남용해 왔다는 비난을 면하긴 어렵다.

월, 2017/12/0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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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그동안 공공부문 무기계약직의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사회공공연구원이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입수한 자료와 정보공개청구로 얻은 자료를 토대로 최근 5년간 공공부문 무기계약직 규모의 흐름을 파악했다.

사회공공연구원 김직수 연구원은 ‘무기계약직, 중규직에서 정규직으로’라는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공공부문 무기계약직은 2012년 13만 3,562명에서 2016년 20만 7,317명으로 4년새 55.2%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중앙행정기관의 무기계약직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중앙행정기관엔 2012년 7,287명의 무기계약직이 있었으나, 2016년엔 18,231명으로 2.5배 가량 늘어 공공부문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앙행정기관은 권한이 막강해 비정규직을 남용할 경우 지자체나 공기업, 지방공기업 등 전체 공공부문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수사기밀 다루는 검사실에도 비정규직

검찰과 국정원 등 권력기관이 제도도입 취지와 달리 상시지속적 정규직 업무에 기간제나 무기계약직을 사용하거나 여성만 한 직렬에 몰아넣고 터무니없이 낮은 정년을 정해 여성 비정규직의 불만을 사고 있다.

검찰청 검사실마다 검사 1명과 소위 수사관으로 불리는 검찰직 공무원 2명, 사무운영직(옛 기능직) 공무원 1명이 한팀으로 일한다. 그러나 검찰은 검사실마다 1명씩 일하는 사무운영직 공무원이 부족해 이 자리에 민간인을 기간제로 뽑아 일을 시키면서 2년 뒤 심사평가를 거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들은 사무운영직 공무원과 같은 일을 하는데도 임금과 복지 혜택은 크게 차이난다.

과거 검사실 비정규직은 열심히 하면 기능직 공무원이 되기도 해 차별을 감내하고 일을 했지만, 지금은 공무원 전환이 완전히 막혔는데도 관행적으로 공무원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임금과 복지에서 큰 불이익을 받고 있다.

같은 일하는 옆방 공무원과 임금 격차

검사실 사무운영직 공무원과 무기계약직(기간제 포함)은 업무특성상 수사 관련 주민번호나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를 다루는 상시업무를 한다. 대검찰청부터 각 지청까지 전국 검찰청엔 이런 비정규직 노동자가 지난 4월 현재 404명(정원 기준)이나 일한다. 2015년 324명에서 2년 사이 24.7%나 늘었다. 힘 있는 기관이 수사 관련 자료를 다루는 상시업무에 공무원 자리를 늘리는 대신 손쉽게 비정규직으로 채우고 있다.

[표1] 검찰청 기간제 및 무기계약직 정원 (2017.4 기준)

구분 정원 구분 정원 구분 정원
총계 404 춘천지검 2 영덕지청 2
대검찰청 9 강릉지청 1 대구서부지청 9
서울고검 3 원주지청 2 부산지검 8
대전고검 0 속초지청 1 부산동부지청 5
대구고검 1 영월지청 1 부산서부지청 1
부산고검 1 대전지검 10 울산지검 7
광주고검 1 홍성지청 2 창원지검 8
서울중앙 52 공주지청 2 마산지청 1
서울동부 11 논산지청 2 진주지청 4
서울남부 17 서산지청 2 통영지청 3
서울북부 9 천안지청 7 밀양지청 1
서울서부 13 청주지검 8 거창지청 1
의정부지검 13 충주지청 2 광주지검 11
고양지청 12 제천지청 2 목포지청 2
인천지검 20 영동지청 2 장흥지청 0
부천지청 8 대구지검 14 순천지청 6
수원지검 18 안동지청 3 해남지청 1
성남지청 11 경주지청 3 전주지검 8
여주지청 4 포항지청 3 군산지청 4
평택지청 4 김천지청 3 정읍지청 1
안산지청 16 상주지청 1 남원지청 1
안양지청 17 의성지청 2 제주지검 5

이들 무기계약직(기간제 포함)은 옆 검사실의 사무운영직 공무원과 같은 일을 한다. 자신의 이름으로 공문도 기안하고, 수사 관련 개인정보도 취급한다. 서울중앙지검엔 가장 많은 52명(정원)의 무기계약직(기간제 포함)이 일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A검사실엔 8급 사무운영직 공무원이 일하지만 바로 옆 B검사실엔 무기계약직이 같은 일을 한다.

교육연수 없어 어깨너머로 일 배워

한 지방검찰청에서 6년째 무기계약직으로 일하는 C씨(37)는 “공무원과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임금격차는 심하고 성과급도 없고 차별이 심해 의욕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들은 업무 관련 연수나 보수교육체계도 없어 입사 뒤 곧바로 업무에 투입돼 어깨 너머로 눈치껏 일을 배워야 한다.

검찰은 2014년초 공문을 통해 공무원이 아닌 검사실 무기계약직들에게 보안당직이나 민원실 근무, 비교적 힘든 검사실 겸방을 금지했다. 겸방은 1명의 사무운영직 공무원이 2명의 검사를 보좌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겸방하는 무기계약직은 허다했다. 지난 5월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와 인천지검, 대구지검, 수원지검에서 1명의 무기계약직이 2명의 검사실 사무운영 업무를 겸방하고 있다.

기본급 160만원에 식대 9만원

검찰은 이들을 ‘법무부 기간제 및 무기계약직 근로자 관리지침’에 따라 관리하고 있다. 기간제와 무기계약직을 하나의 지침으로 관리해 특별한 구분도 없다. 20호봉까지 있는 호봉표도 기간제 1, 2년차 다음에 3년차(무기계약직 전환 첫해)로 표기 하고 있다.

기간제 때는 하루 5만 6,250원인 일급제를 적용하고, 3년차 무기계약직 전환되면 월 기본급 160만 6,500원을 받는다. 여기에 식대 9만 1,000원이 붙는다. 수사 업무의 특성상 시간외근무가 많아도 월 20시간까지만 인정해준다. 수십만 원에 불과한 추석과 설 명절휴가비와 공무원보다 훨씬 적은 복지포인트가 이들이 받는 임금의 전부다.

[표2] 검찰청 기간제 및 무기계약직 2017년 호봉표 

근무연차 월봉급액(원) 근무연차 월봉급액(원)
기간제1년 1,462,500
(일급56,250원)
11년차 2,177,600
기간제2년 12년차 2,241,000
3년차 1,606,500 13년차 2,301,900
4년차 1,677,900 14년차 2,361,000
5년차 1,753,000 15년차 2,417,500
6년차 1,828,800 16년차 2,472,200
7년차 1,904,200 17년차 2,525,700
8년차 1,977,000 18년차 2,575,500
9년차 2,046,700 19년차 2,624,400
10년차 2,113,600 20년차 2,671,000

검찰청 비정규직은 무기계약직이라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법(기간제법)에 따른 차별시정 요구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다. 같은 일을 하는 공무원과 분명히 큰 차이의 임금 및 근로조건을 갖고 있는데도, 무기계약직은 차별시정도 요구할 수 없다. 무기계약직 자체가 법적 근거없이 만들어져서다. 2006년 정부는 기간제 비정규직들의 정규직 요구가 거세지자 고용만 정년을 보장하고 임금과 근로조건은 차별을 존속시키는 무기계약 전환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12년 7,287명이었던 중앙행정기관의 무기계약직은 지난해 1만 8,231명으로 2.5배 가량 늘었다.그나마 2014년까지는 호봉표도 없이 직무급제라 장기근속한 비정규직들의 불안이 높았다. 검찰은 이를 반영해 2015년부터 호봉제를 도입해 장기근속자의 임금이 상당히 올랐다. 호봉표를 만들어 올린 임금체계에서 현재 3년차 비정규직(무기계약직 첫해)의 월 실수령액은 170만 원에 불과하다.

전 국정원 여직원 7년째 정년차별 소송

기능직 공무원으로 국가정보원에 입사해 24년 간 출판 일을 했던 여성 D(52)씨와 E씨(52)는 지난 2010년 만 45세에 퇴직해야 했다. 두 여성은 43세인 국정원 정년 규정과 45세까지 근무하라는 국정원장의 지침이 부당한 성차별이라며 소송을 냈지만 1, 2심 모두 패소한 채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두 여성은 1986년 기능직 10급 공무원 공채로 입사해 국정원이 출판하는 책자에 포토샵과 일러스트 등 편집 일(전산사식)을 해왔다. 두 사람은 1995년 기능직 8급 공무원까지 승진했다. 국정원은 1999년 두 사람이 일하던 전산사식, 비서, 전화교환, 영선, 원예 등의 직렬을 폐지했다. 폐지된 직렬에서 일하던 공무원들은 계약직 공무원으로 전환해서 계속 일했다.

여성 정년은 43세, 남성은 57세

국정원은 ‘계약직 직원규정’을 만들어 두 사람이 일하던 전산사식 일을 하던 여성들을 근무 상한연령을 43세로 한 계약으로 만들었다. 국정원장은 43세 연령상한에도 불구하고 원장 지침으로 45세까지 계약 연장이 가능토록 했다. 기능직 공무원에서 계약직 신분이 된 두 사람은 1999년 5월 첫 계약 뒤 1~2년씩 계약을 수차례 갱신해오다가 원장 지침대로 45세가 되는 2010년 퇴직했다.

국정원이 43세로 정년을 묶은 업무는 전산사식과 함께 상담, 입력 작업, 안내 등으로 서로 업무 연관성과 공통점이 없고 단지 이들이 여성으로 구성됐다는 공통점만 있다. 두 사람이 일하던 전산사식 일은 모두 여성들로 구성됐다. 반면 전산사식과 비슷한 출판 업무를 하는 인쇄원은 모두 남성으로 구성됐고 이들의 정년은 만 57세다. 두 사람은 부당하게 낮은 정년이라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성차별이라고 주장하며 퇴직 이후 7년째 소송중이다.

쟁점은 두 가지다. 첫째 전산사식의 근무 상한연령을 43세로 정한 국정원 ‘계약직 직원 규정’의 효력과 성차별 여부다. 둘째 계약직 공무원에게도 기간제법 4조(2년 뒤 정규직 고용의제)가 적용되는지 여부다.

43세 정년 규정이 정당한가

국가공무원법은 “별정직과 계약직 공무원의 채용조건과 임용절차, 근무상한연령, 그밖에 필요한 사항은 국회와 대법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규칙이나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대통령령은 별정직 공무원의 상한연령은 정했지만, 계약직 공무원의 상한연령은 규정하지 않았다. 때문에 계약직 공무원의 상한연령은 각 기관마다 정한 규정에 따라 제각각이다. 두 사람은 43세로 근무 상한연령을 정한 국정원 규정이 상위법의 위임 한계를 넘어서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이 남녀 정년차별을 금지하지만, 소송으로 이어진 사례는 극소수다. 대법원은 1988년 전기통신공사가 일반직에겐 정년 56세를, 대부분 여성들로 이뤄진 전화교환직엔 43세 정년을 규정한 게 근로기준법상 남녀차별 금지 위반으로 무효라고 판결했다. 학계와 여성계, 노동계는 남녀 정년차별 관련해 아직도 30여 년 전 이 판결을 사례로 든다. 따라서 이번 대법원 판결은 매우 중요하다.

두 사람의 소송을 대리해온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윤지영 변호사는 “국정원은 전산사식을 여성전용 직종으로 운용하고 상한연령을 43세로 정해 유사한 기능직 남성(인쇄원 57세)과 다르게 차별했다”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국정원은 계약직원 채용공고부터 ‘22세 이하 미혼 여성’으로 하는 등 채용단계부터 차별을 예정했다”고 했다. 한편 국정원은 두 사람이 국정원 직원 규정의 정년(금무 상한연령)이 아닌 계약기간 만료로 퇴직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계약직 공무원의 기간제법 적용 첫 소송

기간제법은 민간기업은 5인 이상 사업장에, 국가와 지자체는 1인 이상 모든 사업장을 적용대상으로 한다. 기간제법(4조 2항)에 따라 사용자는 2년 이내에 기간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2년을 초과한 기간제 노동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본다. 이 ‘고용의제’ 조항이 계약직 공무원에게도 적용되는지 묻는 소송이 대법원까지 올라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정원은 재판에서 “원고들은 기간제법상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예외규정 적용을 받아 공무원 지위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2심 법원은 국정원의 입장을 받아들여 기간제법의 이 조항은 계약직 공무원에겐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현행 국가공무원법엔 계약직 공무원에 대해 차별금지 규정 등이 빠져 있고, 계약직 공무원과 민간인 신분의 기간제 근로자 사이의 구분도 명확하지 않다. 그 결과 비용절감 명분으로 공무원을 민간인으로 대체하고, 기간제나 무기계약직을 채용해 공무원 업무와 명확한 구분 없이 맡기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앞서 검찰청 비정규직도 위와 같은 사례다.

윤지영 변호사는 “2심 법원 판결대로 계약직 공무원이 기간제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면 두 여성처럼 10년 넘게 계약을 갱신해온 계약직 공무원은 물론 20년, 30년 넘게 일해도 여전히 계약직이라는 결론이 된다. 따라서 계약직 공무원도 기간제법 4조 2항을 유추해 계약기간을 넘겨 계속 근무했으면 경력직 공무원이나 무기계약직 공무원으로 전환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시업무에만 임기제 사용한다던 정부

정부와 국회는 2012년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해 계약직 공무원 제도를 2014년부터 폐지했다. 당시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기존 계약직 공무원 중에서 장관 정책보좌관처럼 정치적 이유로 채용된 공무원은 별정직으로 전환하고, 기능직 공무원은 일반직에 통합하고, 한시적 사업에 따라 임용한 계약직 공무원은 임기제 공무원으로 전환했다.

당시 행안부 2차관은 311회 정기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참석해 “임기제 공무원은 취지에 맞게 한시적 사업에만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계약이 반복되는 직위는 일반직 공무원으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차관의 발언 취지로 보면 상시업무를 해온 두 여성은 2년만 더 근무했으면 일반직 공무원이 돼야 한다. 결국 비정규직의 근로조건 향상과 보호에 힘써야 할 국가기관이 오히려 비정규직을 남용해 왔다는 비난을 면하긴 어렵다.

월, 2017/12/0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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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알려주지 않는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함의

대통령이 왔다가니 인천공항이 바뀌었다?

 

한재영 공공운수노조 전략조직팀 조직국장

 

인천공항은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한 5월 12일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접고용 비정규직 90%라는 충격적인 고용 형태로 문제 사업장에서 새정부 1호 정책인 비정규직 제로의 정규직 전환 모범 모델로 탈바꿈했다. 대통령 방문 후 이제는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국정감사, 토론회, 집회 등 문재인 정부에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이야기하는 모든 곳에서 가장 먼저 나온 말이 '인천공항의 경우'였다.

 

'인천공항'으로 시작해 혼란과 협소한 시야를 조장하는 아쉬운 기사들

 

언론은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이슈에 스포트라이트를 계속 비췄다. 과유불급이었을까. 대통령이 다녀간 이후 인천공항 관련 보도들은 대중의 관심을 붙잡기 위해 점점 자극적인 문구(인천공항 정규직화 난장판, 친인척 못 넣으면 바보 등), 단순한 쟁점으로 점철되는 경우가 많았다.

 

직접고용인가 자회사인가. 공공부문 고용원칙을 바로 세울 핵심 쟁점 중 하나다. 하지만 언론사업 담당자로서 어떨 때는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이 마치 직접고용, 자회사라는 골대에 골을 더 많이 넣어 승패를 가리는 게임처럼 중계된다는 느낌도 들었다. 거기에는 항상 관전평을 하는 자들이 있었다. 익명의 공사 관계자, 익명의 노조 관계자, 익명의 부처 관계자, 익명의 현장노동자 등. 많은 언론에서는 직접고용, 자회사 규모에 대한 예상을 익명이라는 이름의 멘트로 내보내며, 판세 분석의 신빙성을 주장했다.

 

그런 기사들이 나올 때마다 당사자인 현장 노동자들은 혼란스러웠고, 노조의 전화기 벨 소리는 멈출 줄 모르고 울려댔으며 우리는 다른 중요한 부분들을 고민하고 토론할 시간들을 빼앗겨갔다. (물론 정론직필의 관점과 심층 취재로 정책의 어두운 부분을 밝혀주고, 약자를 대변하는 훌륭한 기사들도 많이 있었다.)

 

달리는 기차에서 잠시 멈춰 지나온 길과 나아갈 길을 살펴볼 여유가 필요한 때

 

'직접고용 vs 자회사'에 대한 어마어마한 언론의 관심과 대조적으로 정규직 전환 정책이 갖는 다양한 함의에는 관심이 덜했다. 거의 없었다는 게 정확한 표현 같다. 이 기회를 통해 언론에 잘 나오지 않지만, 놓치고 가지 말아야 할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의 함의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IMF 구조조정 20년, 신자유주의에 제동을 건 정규직 전환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의 첫 번째 함의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제동'이다. 1997년 외환위기 후 노동, 공공, 금융,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IMF의 4대 부문 구조조정이 관철되면서 한국사회에 신자유주의가 완전히 뿌리내렸다. 그 중 노동부문 구조조정의 경우 '노동 유연화'라는 이름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했고, 공공부문은 '민영화, 외주화'라는 이름으로 국가의 역할을 민간으로 넘겼다.

 

우선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정책은 '고용 안정'을 통한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의 중단이라는 함의를 갖는다. '고용 안정'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사측의 책임 회피-비용 절감을 위한 비정상적인 간접고용 관행 청산이다. 정부가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언급한 것처럼 '상시지속업무은 정규직 전환'하는 방식, 즉, '진짜 사용자가 책임지는 고용관행'을 확립하겠다는 것이다.(노사 합의를 통해 자회사로 전환할 수 있다는 예외를 악용하는 사례는 개선해야 할 지점) 전문경영기법이란 미명 하에 고용 불안, 저임금, 산재 은폐 등을 양산하던 아웃소싱 용역업체를 비정상으로 규정한 것이다.

 

'고용 안정'의 또 다른 의미는 '국가 역할 정상화'에 있다. 인천공항은 2001년 10% 공영(공사 정규직), 90% 민영(용역업체 비정규직) 형태로 개항했다. 공공부문 외주화의 상징이었다.(MB정부는 그나마 남은 10% 마저 민영화를 시도했었다.) 이제 어떤 방식으로든 90%를 국가가 책임지고 운영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당하고, 국경을 관리하는 공항을 공공기관이 직접 책임져야 한다는 상식이 이제야 구현되는 것이다. 인천공항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2020년까지 공공성 강화에 복무할 파견·용역 10만3000개의 일자리가 민간에서 돌아온다.

 

촛불 탄핵 후 시험대에 올라 선 노동조합

 

정규직 전환 두 번째 함의는 노동조합의 사회적 역할 강화이다. 역할 강화는 우선 노동조합 규모의 확대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사람을 채용할 때는 제대로 대우하면서 하여야 한다는 '노동 존중 사회'의 정신을 구현"한다고 자기 존재 가치를 설명한다. 노동자를 '제대로 대우'하는 것은 무엇일까. '가이드라인'은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과 '상시지속업무 종사자의 고용 안정'을 기준으로 제시한다. 임금, 복지 등 처우의 차별이 없다면 노동자 내부 경쟁이 완화되면서 단결력이 올라간다. 고용이 안정되면 불합리한 업무 지시나 인권 침해를 거부하고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비정규직의 노조 가입률을 2%대로 묶어뒀던 '차별-경쟁'의 자물쇠가 풀릴 것이다. 실제 인천공항의 경우 정규직 전환 선언 이후 2400명이던 민주노총 조합원이 3700명으로 증가했다. 전환 후 대거 가입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확대되는 노조는 국가의 운영 원리,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부여받게 될 가능성도 높다.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기존 '차별-경쟁'으로 지대이익을 누려온 세력의 방해, 탄압 역시 동시에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최대한 많은 자회사를 만들고, 직접고용 규모를 최소화하려는 인천공항과 정규직 정책을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보수언론들이 바로 그 대표 사례다. 노조로 뭉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공공부문에서부터 한국 사회를 규율해 온 '차별-경쟁'을 '평등-단결'로 대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쟁할 가능성이 높다. 인천공항에서 '직접고용 제로' 정책을 주장하는 공사 규탄 집회에 1300명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인파가 운집했다. 3교대를 감안하면 전체 노동자 2,3명 중 1명이 참석한 놀라운 수치이다. 공공부문 전체적으로 이런 상황은 확대되고 있으며 민간으로의 확대까지 이어져야 한다.

 

노조의 역할 강화 이면에는 책임과 의무가 뒤따른다. 정규직 전환을 노조에 마냥 기회로 볼 수만은 없다. 이미 헬조선의 무한경쟁으로 파편화 된 청년들 사이를 비집고 자리를 차지한 '시험만능주의', 임금과 고용 안정의 격차 해소를 기피하는 '정규직 특권주의' 등을 전환 과정에서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는 이미 피할 수 없는 노조의 과제로 드러나고 있다.

 

노동자 전체를 대표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할 민주노총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해 가장 헌신적으로 투쟁하고, 가입 비율이 가장 높은 조직이만 열악한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전체 노동자를 대표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길 동시에 요구받고 있기도 하다. 전환 대상 21만 명은 현재 노조에 가입해있는 노동자들의 평균 처우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열악한 축에 속한다. 이들의 신규 가입을 이끌어내고 노조의 주체로 만들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라와있다. 노조가 가진 자원을 최대한 투여해 조직 확대를 위한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 인천공항에서 비정규직 노조가 꾸준히 성장하고, 전환 이후 급격한 조직 확대가 가능했던 것도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 차원의 집중과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환 대상자들을 얼마나 노조가 품을 수 있을지 그 결과에 따라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노동자계급 전체를 대변하는 할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날 가능성 또한 높아질 것이다.

 

정규직 전환은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은 연내 합의를 위해 쉴 새 없이 달리고 있다. 하지만 그 합의는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이다. 전환 이후 새로운 교섭체계의 모범 마련, 안전한 공항 만들기, 인천공항 내 민간 비정규직에 대한 조직화와 처우 개선, 정규직과의 화학적 통합 등 본격적인 과제를 풀어가기 위해 이제 겨우 한 발 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금 그 긴 여정을 헤쳐 나가기 위해 신발끈을 질끈 동여매는 중이다.

 

한재영 공공운수노조 전략조직팀 조직국장은 '제대로 된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을 위한 대책회의' 대변인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을 위한 대책회의는 중요한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을 위해 공공운수노조 중앙, 인천본부, 인천공항지역지부와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가 만든 임시 대응 기구입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금, 2017/12/0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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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전환과정에서 노동계 참여 보장돼야”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추진...
화, 2017/12/1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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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3일, 대법원은 한전KPS 하청업체 근로자 40명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한전KPS가 파견법을 위반했고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확정 판결했다. 소송을 제기한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이다.

그러나 지난달 14일, 한전KPS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에게 2년 계약직으로 일한 뒤 2년 후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합의서를 제안했다. 한전KPS는 이들이 정규직과 같은 업무를 하지 않고 보조 업무를 했기 때문에 무기 계약직으로 채용한다는 것이다.

▲ 한전KPS가 하청업체 노동자들에게 제시한 합의서

▲ 한전KPS가 하청업체 노동자들에게 제시한 합의서

그런데 한전KPS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정규직들과 똑같은 송전선로 관리, 유지, 보수 업무를 맡고 있다. 보통 25m, 최대 185m에 달하는 송전탑에 올라 작업을 한다. 하청노동자들은 이 송전탑 위에서 맨몸으로 고압선 사이를 오가며 전선 상태를 점검하는 위험한 업무이기 때문에 보조 업무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 송전선로 유지보수 업무는 보통 25m, 최대 185m 정도의 송전탑 꼭대기에서 이뤄진다.

▲ 송전선로 유지보수 업무는 보통 25m, 최대 185m 정도의 송전탑 꼭대기에서 이뤄진다.

실제로 한전KPS의 주간업무계획을 보더라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혼재로 근무해 왔던 것이 확인된다. 공기업인 한전KPS가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을 이행하지 않은 채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구나 8월 2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한전 KPS측에 직접 고용과 관련해 적극적인 이행을 하도록 권고까지 했다.

▲ <목격자들>에서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정규직과 하청 노동자들이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 <목격자들>에서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정규직과 하청 노동자들이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소송을 담당한 권두섭 변호사는 “한전KPS가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배치되는 내용으로 합의서를 들이밀어 사인을 하면 나중에서 합의서가 법적으로 효력을 갖게 되니까 그걸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도 비슷한 꼼수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26일, 대법원은 울진 핵발전소에서 일하다가 해고된 8명의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한수원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했기 때문에 이들이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인정했다. 6년 간의 소송 끝에 나온 판결이었다.

그러나 한수원은 이들을 정규직이 아닌 무기계약직으로 복직시켰다. 게다가 8명 중 5명은 연고가 없는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나 십여년 간 생활 터전을 잡아온 울진을 떠나야 했다.

이번에 양양에 있는 양수발전소 무기계약직으로 발령난 전병호 씨는 “한수원의 부임명령을 듣지 않고 출근을 하지 않으면 무단 결근으로 해고를 당하기 때문에 일방적인 한수원의 부임 명령에 대해 응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이미 6년의 세월을 해고 당했기 때문에 가족들과 자신이 받을 피해를 잘 알기 때문에 거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취재작가 곽이랑
글구성 고희갑
연출 박정대

금, 2016/08/1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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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4_비정규직 제로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서의 인간

 


글. 박진영 서울시 공기업담당관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한 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논란이 뜨겁다.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서울시에서는 2012년부터 기간제(단기) 근로자 및 외주 용역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정규직 전환을 꾸준히 추진해 왔고, 현재까지 9천여 명의 근로자가 서울시 또는 산하기관 정규직으로 소속과 신분이 전환되었다. 
앞선 시행 경험 때문인지 서울시에 대해 요즘 다른 공공기관들의 문의와 자료 요구가 부쩍 많아졌다. 대부분의 관심은 진행 노하우와 쟁점사항에 대한 해결 사례에 집중되나, 앞서 정책을 추진해본 경험자로서 방법론보다는 정확한 문제인식과 자기성찰에서 논의가 출발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사람에 대한 원가산정이 가능한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이슈에 대해 논쟁이 있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 범주로 요약될 수 있다.
먼저 현실적인 비용의 문제이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고용주 입장에서 가장 크게 우려되는 것이 인건비 상승이다. 임금지급 비용이 늘면 수익이 감소할 것이고, 특히나 공공기관의 경우는 시민의 세금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는 문제제기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1997년 IMF 이후 공공부문에서도 정규직 인원감축과 함께 민간위탁 등 업무의 외주화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당시 이러한 조치의 목적은 비용 절감에 있었고, 이를 통해 공공부문의 효율성이 강화된다는 신념이 실행력의 기반이 되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가 믿었던 비용절감과 효율성이 진정 생산성 향상을 통해 얻어진 것인가 되돌아 봐야 한다. 특히 공공기관에서는 말이다.

 

공공기관의 성과와 효율은 설립의 근거법령에 명시되어 있는 ‘사업범위’와 ‘사업구조’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사용료 수익과 가시적 성과물이 존재하는 영역이 있는 반면에, 애초부터 수익성과 효율성으로 한계가 있는 분야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서울주택도시공사(구 SH공사)는 저가로 수용된 토지를 개발해 차익을 남기고 팔 수 있는 독점적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속적인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서울교통공사(구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는 국가적 복지 및 보훈정책 차원에서 의무화된 ‘법정 무임승차 손실’로 인하여 적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경영혁신이 ‘수익개선’의 협소한 의미로만 강조되는 한국 현실을 고려할 때, 대부분의 공공기관들은 수입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기에 당연히 비용절감에 주목하였고, 이는 결국 가장 빠르고 쉽게 보여줄 수 있는 ‘인건비’라는 항목에 몰입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장부(帳簿)상 비용절감이 외주 용역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가혹한 임금통제에 기반을 두었고, 같은 공간에 근무하고 있는 동료에 대해 마땅히 해야 할 공정한 처우를 회피한 결과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있는 공공기관이 얼마나 될지 묻고 싶다. 절감된 비용의 다른 이름이 비정규직들의 희생이었다면, 그리고 누군가 정당한 대가와 처우를 받지 못함으로써 얻어진 것이 성과와 효율성으로 포장되었다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반성과 성찰 하에 ‘사람에 대한 원가산정’의 방법부터 다시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예산이 한정되어 있어 어렵다고 말하기보다는 현재의 예산이 잘못된 원가산정에 기반한 것이라는 문제인식을 가지고, 예산규모와 비용 산정 방식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노력을 보이는 것이 우선이다. 더 나아가 인간을 비용으로 보는 회계적 시각을 넘어, 조직의 핵심적 자산(資産)으로 보고 투자의 대상으로 여기는 관점의 변화가 이어져야 할 것이다.

 

근로자와 인간에 대한 신뢰 회복이 우선이다 
다음으로 인간의 근로태도에 대한 가정(假定)의 문제다. 계약기간을 최대한 단기로 설정하는 고용 관행이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다. 이러한 관행은 인간은 눈치보고 불안하게 만들어야 최선의 성과를 내고 조직에 충성할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  


고용계약 기간을 1년으로 할 것인지 30년으로 할 것인지는 과업의 성격과 업무량, 과업의 존속기간과 숙련기간 등을 고려하여 설정되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이러한 업무 내용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사람의 충성도와 성과를 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계약기간의 의미를 전락시켰다.  

 

즉, 1년만 사람이 필요해서 기간제 근로자를 고용하는 것이 아니고, 1년으로 계약해야 다루기 쉽고 말을 잘 들을 것이라는 비뚤어진 시각이 계약기간을 결정하는 현실이 되어 버렸다. 특히, 모범 고용주로서 사명이 있는 공공기관조차 비정규직을 남발하는 계약 행태들이 관행화되고 있다는 점은 상황의 심각함을 증명해 주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전체 근로자 중 비정규직의 비율이 85.6%는 사실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효율적 조직운영의 모범사례로 여겨졌을 정도로, 그간 우리사회는 비정규직 확대에 지나치게 관대했다. 회사도 정규직도 함께, 노무 관리 부담 회피로 인한 아웃소싱의 단맛에 취했고, 재계약 시점에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긴장감과 순종적 태도를 애사심으로 착각했다.


근로자의 애사심과 성과증진을 위한 노력은 자발성과 회사에 대한 신뢰를 근간으로 한다. 조직원의 생산성과 충성심을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능력기반 채용관리, 지속적 교육훈련, 공정한 성과관리와 보상체계 등 합리적 ‘인적자원 관리’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것이지 고용 불안정성을 통해 확보하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도 타당하지도 않다. 


좋은 사람을 뽑아서 회사도 근로자도 함께 성장하겠다는 생각보다, 잘못 뽑았다가 일을 열심히 안 하면 해고도 어려우니 비정규직으로 뽑아서 그런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소하겠다는 비정상적인 발상과 행태가 우리 사회에 더 이상 만연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비정규직 사용에 대한 엄격한 법적 제한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논쟁의 목표와 결과가 적정한 인건비의 계산법을 찾아내는 데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성장하는 길은 근로자와 인간을 바라보는 근본적 시각을 바꾸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불신을 넘어 신뢰를 기반으로, 인건비에서 인적자산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데에서 논의가 출발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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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비정규직 제로 2017_7-8월호 월간 참여사회
1. 여기 사람이 있다
2. 비정규직 남용 실태와 대책
3. 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인가
4.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서의 인간
 

수, 2017/07/1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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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에는 15개 종류(직렬)의 무기계약직이 공무원들과 뒤섞여 일한다. 하는 일이 비슷한데도 보수표가 다르거나 가족수당과 성과상여금 등 복리후생도 제각각이다. 정부가 새로운 고용정책을 펼 때마다 여기저기에서 예산을 끌어다 쓰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 그때마다 승인받은 예산이 들쑥날쑥해 호봉표도 천차만별이다. 모범이 돼야 할 고용노동부가 이처럼 비정규직을 뒤죽박죽 남용하는 바람에 전체 공공부문 고용에 악영향도 미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는 현재 ①전문위원 23명 ②기금관리원 31명 ③직업상담원(일반,전문,책임,선임,수석) 1450명 ④단시간 직업상담원 177명 ⑤비서 50명 ⑥전화상담원 93명 ⑦사무원(산재포함) 59명 ⑧자립지원직업상담사 175명 ⑨미전환 구인, 훈련, 패키지 상담원 13명(2017.4기준) ⑩취업지원 명예상담원 100명 ⑪고객지원실 명예상담원 50명 ⑫통계조사원 200명 ⑬민간조정관 ⑭공인노무사·변호사 ⑮청원경찰(무기계약) 등 15개 직렬의 비정규직(무기계약직 포함)이 일한다. 그밖에도 고용노동부엔 휴직자를 대체한 기간제 비정규직과 간접고용 청원경찰도 있다.

같은 ‘고용지원관’인데 고용형태 제각각

고용노동부 산하 전국의 지청과 고용센터에는 5천여 명 넘는 사람이 일하는데 3천여 공무원과 2천여 비정규직(무기계약직 포함)이 있다.

아래 사진은 한 고용센터의 ‘실업인정’ 창구다. 모두 5명이 일하는데 4종류의 직원이 있다. 왼쪽부터 ①번은 휴가간 상담원 대체로 들어온 기간제다. ②번은 한시직 공무원 자리다. ③, ④번은 무기계약직 상담원 자리다. 맨 오른쪽 ⑤번은 일반공무원인 팀장 자리다.

2017112801_01

아래 사진은 또다른 고용센터의 ‘직업능력개발’ 창구다. 10명이 한결같이 ‘고용지원관’이란 이름으로 민원인을 만나지만, 고용형태는 제각각이다. 왼쪽부터 1, 3, 4, 6, 7, 9번 창구에서 일하는 6명은 일반공무원이다. 5번 팀장도 일반공무원이다. 그러나 2번은 단시간 직업상담원이고, 8번은 상담직 공무원, 10번은 무기계약직 상담원이다.

뒤로 물러난 5번 책상의 팀장을 빼고 9명 모두 한결같이 ‘고용지원관’이란 직함과 명함을 사용한다. 고용센터를 찾은 시민들 누구도 이들이 서로 다른 신분인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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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고용센터의 ‘취업지원반’엔 7명이 창구에 앉아 민원인을 맞이한다. 7개 창구에는 ①8급 일반공무원 ②임기제(한시직) 공무원 ③일반상담원 ④단시간 전임상담원 ⑤일반상담원 ⑥일반상담원 ⑦명예상담원 순으로 앉는다. 명예상담원을 뺀 나머지 6명은 ‘구인구직상담, 취업알선, 주요구인 수리’와 ‘채용행사 개최 및 실적 취합, 구직발굴 및 DB관리’ 같은 주요업무가 같다. 유사동종업무를 하는 이들이 서로 다른 임금·복지 체계를 가진 건 오로지 입직 경로가 달라서다. 고용노동부 무기계약직들은 이를 ‘동일노동 차별임금’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각 분야의 전문인력을 활용해 대국민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각자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토록 전문성 제고 및 처우개선을 위해 직무교육과 예산확보에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2011년 무기계약 직원들이 차별시정을 요구하자, 고용노동부는 고용센터에 ‘무기계약직은 애초 ’보조‘업무로 채용했기에 보조업무에만 종사토록’ 하는 취지의 공문을 내려보냈다. 공문 시행에 따라 고용센터는 그동안 무기계약직이 하던 일을 박탈하고 취업희망카드 스티커 부착이나 팩스 정리, 우편물 발송 같은 단순업무만 시켰다. 그러나 몇 달 뒤 슬그머니 업무는 원위치됐다.

규정에도 없는 ‘일반’상담원 신설

노동부는 직렬통합과 함께 필요한 예산을 약 62억 원으로 확인했으나, 2014년 26억 원만 반영됐다.(엄진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평가 연구, 2017, p45) 이 때문에 2015년 직렬통합 때 규정에도 없는 하위직렬인 ‘일반’상담원을 신설해 더 낮은 임금체계를 하나 더 만들었다. 아래 고용노동부 ‘직업상담원 규정’ 5조(직업상담원의 구분)엔 지금도 ‘일반’ 상담원은 없고 전임, 책임, 선임, 수석 상담원만 있다.

▲ 고용노동부 ‘직업상담원 규정’엔 ‘일반’ 직업상담원은 없고 전임, 책임, 선임, 수석 직업상담원만 있다. 그런데도 고용노동부는 바로 위 상담원보다 훨씬 못한 임금을 받는 일반 직업상담원을 2년반 동안 운영해왔다.

▲ 고용노동부 ‘직업상담원 규정’엔 ‘일반’ 직업상담원은 없고 전임, 책임, 선임, 수석 직업상담원만 있다. 그런데도 고용노동부는 바로 위 상담원보다 훨씬 못한 임금을 받는 일반 직업상담원을 2년반 동안 운영해왔다.

기존 전임, 책임, 선임, 수석상담원 사이 임금격차는 약 8%씩이었으나, 규정에도 없이 신설한 ‘일반’ 상담원은 바로 위 전임 상담원보다 22%나 낮은 보수표를 설계했다. 2014년 고용노동부가 설계한 일반상담원 1호봉은 140만 원대였고, 전임상담원 1호봉은 180만원대였다. 올 들어 다소 개선됐지만 두 직렬의 1호봉은 158만 원과 191만 원으로 30만원 넘게 차이난다.

이처럼 규정에도 없는 기형적인 일반상담원 운영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연대노조 고용노동부지부는 지난 8월 파업을 마무리하면서 “2018년 일반상담원과 전임상담원간 임금격차를 최대한 완화한 뒤 2019년까지 일반상담원을 전임상담원으로 전원 통합을 원칙으로 한다”고 별도합의하기도 했다.

규정에 없는 ‘일반’ 직업상담원 신설 운영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상담원 규정엔 없지만) 상담원 보수 지급기준엔 반영돼 있고, (지난 8월 노사합의대로) 2019년까지 일반상담원의 전임상담원 통합을 원칙으로 이를 성실히 이행 중”이라고 했다.

같은 상담원인데 기본급 월 91만원 차

그나마 수년째 노조가 요구해 직렬을 통합한 게 이 정도다. 고용노동부는 2015년 4월 구인상담원, 훈련상담원, 패키지상담원, 사무원을 직업상담원 직렬로 통합했다. 그러나 같은 상담원이라도 아래 <표1>처럼 일반, 전문, 책임, 선임, 수석 등 서로 다른 5개의 보수표를 적용받고 있다. 같은 상담원이라도 일반상담원(1호봉)과 수석상담원(1호봉)은 기본급만 월 91만원 이상 크게 차이난다.

호봉 1호봉 2호봉
일반상담원 기본급 1,589,290 1,633,210
전임상담원 기본급 1,913,430 1,966,320
책임상담원 기본급 2,089,260 2,147,570
선임상담원 기본급 2,276,900 2,341,050
수석상담원 기본급 2,499,510 2,570,520

▲ [표1] 2017년 직업상담원 보수표 (단위:원)

상담원 직렬로 통합되지 못한 상담원도 있다. 구인상담원, 훈련상담원, 패키지 상담원 중에서 직렬 통합때 전환 못한 상담원도 2017년 4월 현재 13명이 있다. 그밖에 93명의 전화상담원과 취업지원 명예상담원, 고객지원실 명예상담원은 상담원 직렬에 끼지도 못했다. 상담원 말고 ‘상담사’ 직렬도 있다. 자립지원직업상담사가 그들인데 175명이나 된다.

심지어 같은 무기계약직인데도 상담원이 아닌 사무원은 별도인 ‘무기계약직 보수표’를 적용받는다. 사무원은 상담원 중 가장 낮은 일반상담원보다 월 20만원 가량 더 적은 호봉표를 적용받는다.

호봉 기본급
1호봉 1,416,900
2호봉 1,454,050
3호봉 1,466,320
4호봉 1,513,870
5호봉 1,536,890

▲ [표2] 2017년 무기계약직근로자 보수표 (단위:원)

같은 무기계약직 안에서도 격차 커

취업성공패키지 상담원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정책이었는데, 기간제 비정규직으로 운영하다가 2014년말 1차 무기계약 전환 뒤 2015년 4월 직렬통합때 대부분 상담원으로 전환했다. 통합할 때 취업성공패키지 상담원은 6호봉을, 구인상담원과 훈련상담원은 2~3호봉부터 적용했다. 취업성공패키지 상담원에겐 여기에 더해 기간제 경력을 50% 인정해 추가호봉을 적용해줬다. 반면 구인상담원과 훈련상담원은 무기계약 전환 때 경력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무기계약 전환에 대한 정부정책이 바뀌어서 일어난 변화지만 결과적으로 같은 상담원의 내부격차가 더 커졌다.

그래도 상담원 직렬은 고용노동부 무기계약직 중에서 사정이 나은 편이다. 상담원은 가족수당을 받지만 그 외 직렬은 없고, 상담원은 연 140여 만 원의 성과상여금을 받지만 그 외 직렬은 80만 원에 그친다.

같이 일하는 공무원에겐 있는 식대, 교통비, 정근수당, 정근수당 가산금, 민원수당은 15개 직렬은 모두 못 받는다. 공무원은 명절상여금을 기본급의 120%를 받지만 무기계약직은 설과 추석 때 30만 원씩 연 60만 원 정액 지급이 고작이다.

그때그때 채용해 통합관리 걸림돌

최근 20년동안 고용문제가 국정운영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정부는 일자리 업무가 늘어날 때마다 민간인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해 운영해왔다. 직업훈련이 필요땐 훈련상담원을, 취업알선이 필요할땐 구인상담원을, 지난 정부처럼 청년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을 강조하면 취업성공패키지상담원을 채용해 업무를 돌렸다. 이 때문에 고용노동부 일선 지청과 고용센터에는 15개 직렬의 비정규직(무기계약직)이 일반공무원과 뒤섞여 일하고 있다. 해당 노조 관계자들은 “연 10조 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고용노동부가 이렇게 체계 없이 운영해서야 어떻게 국정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겠는가”하고 반문한다.

특히 고용노동부의 무기계약직 운영사례는 교육부의 기간제 교원 확대와 우정사업본부의 집배원 등 다른 중앙행정기관의 무기계약직 남용의 모델이 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최동준 고용노동부지부장은 “노동자의 근로환경과 차별을 관리감독하는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이럴 순 없다”고 했다.

누구는 일급제, 누구는 3개월 계약

▲ 고객지원실 명예상담원은 시급 7,200원 곱하기 8시간으로 하루 5만 7,600원인 일급제를 적용받고 있다.

▲ 고객지원실 명예상담원은 시급 7,200원 곱하기 8시간으로 하루 5만 7,600원인 일급제를 적용받고 있다.

고용노동부 지청 고객지원실에서 일하는 명예상담원은 무기계약직인데도 임금은 일급제라 31일달과 30일달, 28일달의 월급이 다르다. 통계조사원은 3개월 계약으로 연 200여 명을 뽑는데 시급 6,485원으로 최저임금보다 고작 15원 더 많다.

고용센터에서 일하는 ‘취업지원 명예상담원’은 계약기간도 보통 10개월 단기계약인데다 예산에 따라 인원 수가 조정돼 고용이 불안정하다. 이들은 해마다 3월~12월까지 계약한다. 해마다 1, 2월엔 명예상담원이 없어 고용센터가 가장 바빠진다. 고용노동부가 상시업무 부족인력에 이처럼 고령의 기간제를 10달 단기고용으로 메우는 셈이다. 고용노동부는 “10개월 기간제로 사용하던 고객지원실 명예상담원은 최근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을 마쳤고 고령자 친화직종으로 분류해 고령자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직종마다 예산 근거도 제각각

고용노동부 지청 산재예방지도과 사무원과 근로개선지도과 기금관리원은 사업부서와 예산근거가 달라 서로 다른 임금을 받고 있다. 특히 기금관리원은 전문위원과 같은 보수표로 묶여 있다. 가~사까지 설정된 보수표에서 전문위원은 가,나,다,라 급이고, 그 아래 마,바,사 급은 기금관리원이었다.

기금관리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자 2014년에 전문위원 맨 아래 등급인 라급까지 기금관리원이 오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5년마다 승급하기 때문에 사급 기금관리원이 라급까지 가려면 최소 15년 걸린다.

급별 연봉월액 상한 시간외 수당
3,057.4 -근로기준법에 따라 예산 범위내에
시간외 근무명령 가능
-가나다 급은 전문위원
마바사 급은 기금관리원
2,729.9
2,440.6
2,127.2
1,856.5
1,523.0
1,352.3

▲ [표3] 2017년 기금관리원 보수표 (단위:천원)

이렇게 고용노동부 한 부처 안에서 일하는 무기계약직들의 임금이 뒤죽박죽이 된 건 예산 부족과 정부의 일자리 즉흥행정 때문이다. 이들의 임금은 서로 다른 예산에서 나온다. 비서직은 일반회계에서, 상담원은 고용보험기금, 기금관리원은 임금채권보장기금에서, 산재사무원은 산재기금에서 나오는 등 서로 다른 예산에서 받아 온다. 때문에 통합적 인력관리가 쉽지 않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사업별로 인력충원이 되고 있어 회계별 차이가 있다”며 “직종간 격차해소를 위해 회계별로 예산확보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년 간 상담원 단 2명 승진

직업상담원 관리규정에 따른 승진연한은 ‘일반 3년 → 전임 4년 → 책임 4년 → 선임 5년 → 수석’ 순으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직업상담원은 2007년 무기계약직 전환 뒤 10년만인 지난해 단 2명만 승진했다. 1,600여 상담원 중 10년에 단 2명이 승진할 정도라서 무기계약직 상담원의 승진연한은 있으나마나 한 제도였다. 반면 공무원은 9급 1년반 → 8급 2년 → 7급 2년 → 6급 3년반 → 5급 등으로 승진연한이 무기계약직보다 훨씬 짧고 연한을 채우면 대체로 승진한다.

고용노동부는 “상담원은 2007년 대거 상담직공무원으로 전환한 뒤 100여 명으로 크게 줄었다가 2015년 직종통합 이후 다시 1,600여 명으로 늘었기에 지난해부터 승진을 추진 중이며, 향후 정기승진으로 조직활성화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단시간 직업상담원 만족도 7%

단시간 직업상담원은 유연근무와 여성고용률 상승을 위한 일가정 양립정책의 산물이다. 고용노동부는 단시간 직업상담원을 2010년 89명, 2011년 207명 채용했다. 이들은 월~금요일까지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4시까지 일한다. 점심시간을 빼면 하루 5시간 일해 주 25시간 근무다. 이들은 시간제 무기계약직이지만 하는 일은 전일제 상담원과 같다. 이들은 ‘전임상담원’ 호봉표를 시급으로 환산한 시급제를 적용받는다. 매일 점심을 근무지에서 해결해야 하지만 식대는 없고, 승진체계도 없다. 고정수당인 가족수당을 합쳐도 월 160만 원(세전) 정도를 받는다.

2014년 10월 실태조사 결과 단시간 직업상담원(당시엔 시간제 상담원) 근무만족도는 7%에 불과했고, 91%가 전일제 전환을 희망했다. 그러나 단시간에서 전일제로 전환은 심사를 거쳐 정하는데 기준 등이 공개되지 않았고 희망자에 비해 매우 적은 수만 전환된다. 반면 전일제 상담원이 단시간으로 전환하려 할 땐 대부분 수용한다. 단시간 고용을 확대해 여성 고용률을 높이려는 정부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전일제로 전환을 희망하는 단시간상담원의 전환 절차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업무기술서를 제출 받아 지방고용노동청별 심사위원회에서 심사 결정하는데 2015년 20명에서 올해 50명으로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복지포인트도 3단계 중층구조

공무원과 전임 이상 상담원(단시간 포함), 일반상담원과 무기계약직 사무원이 받는 복지포인트도 다르다. 기본포인트는 공무원이 400, 비(非)공무원은 300포인트로 차이 난다. 여기에 공무원과 전임 이상 상담원(단시간 포함)은 배우자, 근속, 부양자, 자녀 포인트가 별도로 붙는다. 일반상담원과 무기계약직 사무원은 배우자와 근속포인트만 붙는다. 이처럼 복지포인트마저 공무원과 전임 이상 상담원, 일반상담원 이하 직원이 서로 다른 3단계 중층구조다.

구분 기본포인트 추가포인트
공무원 400 배우자, 근속, 부양자, 자녀
전임 이상 상담원 300 배우자, 근속, 부양자, 자녀
일반 상담원과
무기계약 사무원
300 배우자, 근속

▲ [표4] 복지포인트도 3층 구조

고용노동부는 공무원과 무기계약직, 무기계약직 사이의 임금 및 복지 격차에 대해 “업무에 따라 임금체계가 다르고, 회계와 예산사정에 따라 복리후생이 약간 차이 나는데 향후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고용노동부는 해마다 예산확보에 노력하고 있지만 정부안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11월 10일 고용센터 비공무원 직원과 간담회를 열어 이들의 고충을 들은데 이어 15일엔 고용센터 일반 및 상담직 공무원과도 간담회를 열었다.

김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람의 임금을 사업비로 책정하는 것부터가 문제인데다, 무기계약직을 포함한 고용노동부 비정규직들은 민간인인데 공무를 집행하는 등 고용 지위와 업무상 지위가 불일치하기 때문에 일정 자격요건을 갖춰 공무원으로 전환시켜 신분보장을 해야 한다”고 했다.

화, 2017/11/2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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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에는 15개 종류(직렬)의 무기계약직이 공무원들과 뒤섞여 일한다. 하는 일이 비슷한데도 보수표가 다르거나 가족수당과 성과상여금 등 복리후생도 제각각이다. 정부가 새로운 고용정책을 펼 때마다 여기저기에서 예산을 끌어다 쓰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 그때마다 승인받은 예산이 들쑥날쑥해 호봉표도 천차만별이다. 모범이 돼야 할 고용노동부가 이처럼 비정규직을 뒤죽박죽 남용하는 바람에 전체 공공부문 고용에 악영향도 미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는 현재 ①전문위원 23명 ②기금관리원 31명 ③직업상담원(일반,전문,책임,선임,수석) 1450명 ④단시간 직업상담원 177명 ⑤비서 50명 ⑥전화상담원 93명 ⑦사무원(산재포함) 59명 ⑧자립지원직업상담사 175명 ⑨미전환 구인, 훈련, 패키지 상담원 13명(2017.4기준) ⑩취업지원 명예상담원 100명 ⑪고객지원실 명예상담원 50명 ⑫통계조사원 200명 ⑬민간조정관 ⑭공인노무사·변호사 ⑮청원경찰(무기계약) 등 15개 직렬의 비정규직(무기계약직 포함)이 일한다. 그밖에도 고용노동부엔 휴직자를 대체한 기간제 비정규직과 간접고용 청원경찰도 있다.

같은 ‘고용지원관’인데 고용형태 제각각

고용노동부 산하 전국의 지청과 고용센터에는 5천여 명 넘는 사람이 일하는데 3천여 공무원과 2천여 비정규직(무기계약직 포함)이 있다.

아래 사진은 한 고용센터의 ‘실업인정’ 창구다. 모두 5명이 일하는데 4종류의 직원이 있다. 왼쪽부터 ①번은 휴가간 상담원 대체로 들어온 기간제다. ②번은 한시직 공무원 자리다. ③, ④번은 무기계약직 상담원 자리다. 맨 오른쪽 ⑤번은 일반공무원인 팀장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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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또다른 고용센터의 ‘직업능력개발’ 창구다. 10명이 한결같이 ‘고용지원관’이란 이름으로 민원인을 만나지만, 고용형태는 제각각이다. 왼쪽부터 1, 3, 4, 6, 7, 9번 창구에서 일하는 6명은 일반공무원이다. 5번 팀장도 일반공무원이다. 그러나 2번은 단시간 직업상담원이고, 8번은 상담직 공무원, 10번은 무기계약직 상담원이다.

뒤로 물러난 5번 책상의 팀장을 빼고 9명 모두 한결같이 ‘고용지원관’이란 직함과 명함을 사용한다. 고용센터를 찾은 시민들 누구도 이들이 서로 다른 신분인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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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고용센터의 ‘취업지원반’엔 7명이 창구에 앉아 민원인을 맞이한다. 7개 창구에는 ①8급 일반공무원 ②임기제(한시직) 공무원 ③일반상담원 ④단시간 전임상담원 ⑤일반상담원 ⑥일반상담원 ⑦명예상담원 순으로 앉는다. 명예상담원을 뺀 나머지 6명은 ‘구인구직상담, 취업알선, 주요구인 수리’와 ‘채용행사 개최 및 실적 취합, 구직발굴 및 DB관리’ 같은 주요업무가 같다. 유사동종업무를 하는 이들이 서로 다른 임금·복지 체계를 가진 건 오로지 입직 경로가 달라서다. 고용노동부 무기계약직들은 이를 ‘동일노동 차별임금’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각 분야의 전문인력을 활용해 대국민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각자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토록 전문성 제고 및 처우개선을 위해 직무교육과 예산확보에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2011년 무기계약 직원들이 차별시정을 요구하자, 고용노동부는 고용센터에 ‘무기계약직은 애초 ’보조‘업무로 채용했기에 보조업무에만 종사토록’ 하는 취지의 공문을 내려보냈다. 공문 시행에 따라 고용센터는 그동안 무기계약직이 하던 일을 박탈하고 취업희망카드 스티커 부착이나 팩스 정리, 우편물 발송 같은 단순업무만 시켰다. 그러나 몇 달 뒤 슬그머니 업무는 원위치됐다.

규정에도 없는 ‘일반’상담원 신설

노동부는 직렬통합과 함께 필요한 예산을 약 62억 원으로 확인했으나, 2014년 26억 원만 반영됐다.(엄진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평가 연구, 2017, p45) 이 때문에 2015년 직렬통합 때 규정에도 없는 하위직렬인 ‘일반’상담원을 신설해 더 낮은 임금체계를 하나 더 만들었다. 아래 고용노동부 ‘직업상담원 규정’ 5조(직업상담원의 구분)엔 지금도 ‘일반’ 상담원은 없고 전임, 책임, 선임, 수석 상담원만 있다.

▲ 고용노동부 ‘직업상담원 규정’엔 ‘일반’ 직업상담원은 없고 전임, 책임, 선임, 수석 직업상담원만 있다. 그런데도 고용노동부는 바로 위 상담원보다 훨씬 못한 임금을 받는 일반 직업상담원을 2년반 동안 운영해왔다.

▲ 고용노동부 ‘직업상담원 규정’엔 ‘일반’ 직업상담원은 없고 전임, 책임, 선임, 수석 직업상담원만 있다. 그런데도 고용노동부는 바로 위 상담원보다 훨씬 못한 임금을 받는 일반 직업상담원을 2년반 동안 운영해왔다.

기존 전임, 책임, 선임, 수석상담원 사이 임금격차는 약 8%씩이었으나, 규정에도 없이 신설한 ‘일반’ 상담원은 바로 위 전임 상담원보다 22%나 낮은 보수표를 설계했다. 2014년 고용노동부가 설계한 일반상담원 1호봉은 140만 원대였고, 전임상담원 1호봉은 180만원대였다. 올 들어 다소 개선됐지만 두 직렬의 1호봉은 158만 원과 191만 원으로 30만원 넘게 차이난다.

이처럼 규정에도 없는 기형적인 일반상담원 운영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연대노조 고용노동부지부는 지난 8월 파업을 마무리하면서 “2018년 일반상담원과 전임상담원간 임금격차를 최대한 완화한 뒤 2019년까지 일반상담원을 전임상담원으로 전원 통합을 원칙으로 한다”고 별도합의하기도 했다.

규정에 없는 ‘일반’ 직업상담원 신설 운영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상담원 규정엔 없지만) 상담원 보수 지급기준엔 반영돼 있고, (지난 8월 노사합의대로) 2019년까지 일반상담원의 전임상담원 통합을 원칙으로 이를 성실히 이행 중”이라고 했다.

같은 상담원인데 기본급 월 91만원 차

그나마 수년째 노조가 요구해 직렬을 통합한 게 이 정도다. 고용노동부는 2015년 4월 구인상담원, 훈련상담원, 패키지상담원, 사무원을 직업상담원 직렬로 통합했다. 그러나 같은 상담원이라도 아래 <표1>처럼 일반, 전문, 책임, 선임, 수석 등 서로 다른 5개의 보수표를 적용받고 있다. 같은 상담원이라도 일반상담원(1호봉)과 수석상담원(1호봉)은 기본급만 월 91만원 이상 크게 차이난다.

호봉 1호봉 2호봉
일반상담원 기본급 1,589,290 1,633,210
전임상담원 기본급 1,913,430 1,966,320
책임상담원 기본급 2,089,260 2,147,570
선임상담원 기본급 2,276,900 2,341,050
수석상담원 기본급 2,499,510 2,570,520

▲ [표1] 2017년 직업상담원 보수표 (단위:원)

상담원 직렬로 통합되지 못한 상담원도 있다. 구인상담원, 훈련상담원, 패키지 상담원 중에서 직렬 통합때 전환 못한 상담원도 2017년 4월 현재 13명이 있다. 그밖에 93명의 전화상담원과 취업지원 명예상담원, 고객지원실 명예상담원은 상담원 직렬에 끼지도 못했다. 상담원 말고 ‘상담사’ 직렬도 있다. 자립지원직업상담사가 그들인데 175명이나 된다.

심지어 같은 무기계약직인데도 상담원이 아닌 사무원은 별도인 ‘무기계약직 보수표’를 적용받는다. 사무원은 상담원 중 가장 낮은 일반상담원보다 월 20만원 가량 더 적은 호봉표를 적용받는다.

호봉 기본급
1호봉 1,416,900
2호봉 1,454,050
3호봉 1,466,320
4호봉 1,513,870
5호봉 1,536,890

▲ [표2] 2017년 무기계약직근로자 보수표 (단위:원)

같은 무기계약직 안에서도 격차 커

취업성공패키지 상담원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정책이었는데, 기간제 비정규직으로 운영하다가 2014년말 1차 무기계약 전환 뒤 2015년 4월 직렬통합때 대부분 상담원으로 전환했다. 통합할 때 취업성공패키지 상담원은 6호봉을, 구인상담원과 훈련상담원은 2~3호봉부터 적용했다. 취업성공패키지 상담원에겐 여기에 더해 기간제 경력을 50% 인정해 추가호봉을 적용해줬다. 반면 구인상담원과 훈련상담원은 무기계약 전환 때 경력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무기계약 전환에 대한 정부정책이 바뀌어서 일어난 변화지만 결과적으로 같은 상담원의 내부격차가 더 커졌다.

그래도 상담원 직렬은 고용노동부 무기계약직 중에서 사정이 나은 편이다. 상담원은 가족수당을 받지만 그 외 직렬은 없고, 상담원은 연 140여 만 원의 성과상여금을 받지만 그 외 직렬은 80만 원에 그친다.

같이 일하는 공무원에겐 있는 식대, 교통비, 정근수당, 정근수당 가산금, 민원수당은 15개 직렬은 모두 못 받는다. 공무원은 명절상여금을 기본급의 120%를 받지만 무기계약직은 설과 추석 때 30만 원씩 연 60만 원 정액 지급이 고작이다.

그때그때 채용해 통합관리 걸림돌

최근 20년동안 고용문제가 국정운영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정부는 일자리 업무가 늘어날 때마다 민간인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해 운영해왔다. 직업훈련이 필요땐 훈련상담원을, 취업알선이 필요할땐 구인상담원을, 지난 정부처럼 청년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을 강조하면 취업성공패키지상담원을 채용해 업무를 돌렸다. 이 때문에 고용노동부 일선 지청과 고용센터에는 15개 직렬의 비정규직(무기계약직)이 일반공무원과 뒤섞여 일하고 있다. 해당 노조 관계자들은 “연 10조 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고용노동부가 이렇게 체계 없이 운영해서야 어떻게 국정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겠는가”하고 반문한다.

특히 고용노동부의 무기계약직 운영사례는 교육부의 기간제 교원 확대와 우정사업본부의 집배원 등 다른 중앙행정기관의 무기계약직 남용의 모델이 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최동준 고용노동부지부장은 “노동자의 근로환경과 차별을 관리감독하는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이럴 순 없다”고 했다.

누구는 일급제, 누구는 3개월 계약

▲ 고객지원실 명예상담원은 시급 7,200원 곱하기 8시간으로 하루 5만 7,600원인 일급제를 적용받고 있다.

▲ 고객지원실 명예상담원은 시급 7,200원 곱하기 8시간으로 하루 5만 7,600원인 일급제를 적용받고 있다.

고용노동부 지청 고객지원실에서 일하는 명예상담원은 무기계약직인데도 임금은 일급제라 31일달과 30일달, 28일달의 월급이 다르다. 통계조사원은 3개월 계약으로 연 200여 명을 뽑는데 시급 6,485원으로 최저임금보다 고작 15원 더 많다.

고용센터에서 일하는 ‘취업지원 명예상담원’은 계약기간도 보통 10개월 단기계약인데다 예산에 따라 인원 수가 조정돼 고용이 불안정하다. 이들은 해마다 3월~12월까지 계약한다. 해마다 1, 2월엔 명예상담원이 없어 고용센터가 가장 바빠진다. 고용노동부가 상시업무 부족인력에 이처럼 고령의 기간제를 10달 단기고용으로 메우는 셈이다. 고용노동부는 “10개월 기간제로 사용하던 고객지원실 명예상담원은 최근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을 마쳤고 고령자 친화직종으로 분류해 고령자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직종마다 예산 근거도 제각각

고용노동부 지청 산재예방지도과 사무원과 근로개선지도과 기금관리원은 사업부서와 예산근거가 달라 서로 다른 임금을 받고 있다. 특히 기금관리원은 전문위원과 같은 보수표로 묶여 있다. 가~사까지 설정된 보수표에서 전문위원은 가,나,다,라 급이고, 그 아래 마,바,사 급은 기금관리원이었다.

기금관리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자 2014년에 전문위원 맨 아래 등급인 라급까지 기금관리원이 오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5년마다 승급하기 때문에 사급 기금관리원이 라급까지 가려면 최소 15년 걸린다.

급별 연봉월액 상한 시간외 수당
3,057.4 -근로기준법에 따라 예산 범위내에
시간외 근무명령 가능
-가나다 급은 전문위원
마바사 급은 기금관리원
2,729.9
2,440.6
2,127.2
1,856.5
1,523.0
1,352.3

▲ [표3] 2017년 기금관리원 보수표 (단위:천원)

이렇게 고용노동부 한 부처 안에서 일하는 무기계약직들의 임금이 뒤죽박죽이 된 건 예산 부족과 정부의 일자리 즉흥행정 때문이다. 이들의 임금은 서로 다른 예산에서 나온다. 비서직은 일반회계에서, 상담원은 고용보험기금, 기금관리원은 임금채권보장기금에서, 산재사무원은 산재기금에서 나오는 등 서로 다른 예산에서 받아 온다. 때문에 통합적 인력관리가 쉽지 않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사업별로 인력충원이 되고 있어 회계별 차이가 있다”며 “직종간 격차해소를 위해 회계별로 예산확보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년 간 상담원 단 2명 승진

직업상담원 관리규정에 따른 승진연한은 ‘일반 3년 → 전임 4년 → 책임 4년 → 선임 5년 → 수석’ 순으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직업상담원은 2007년 무기계약직 전환 뒤 10년만인 지난해 단 2명만 승진했다. 1,600여 상담원 중 10년에 단 2명이 승진할 정도라서 무기계약직 상담원의 승진연한은 있으나마나 한 제도였다. 반면 공무원은 9급 1년반 → 8급 2년 → 7급 2년 → 6급 3년반 → 5급 등으로 승진연한이 무기계약직보다 훨씬 짧고 연한을 채우면 대체로 승진한다.

고용노동부는 “상담원은 2007년 대거 상담직공무원으로 전환한 뒤 100여 명으로 크게 줄었다가 2015년 직종통합 이후 다시 1,600여 명으로 늘었기에 지난해부터 승진을 추진 중이며, 향후 정기승진으로 조직활성화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단시간 직업상담원 만족도 7%

단시간 직업상담원은 유연근무와 여성고용률 상승을 위한 일가정 양립정책의 산물이다. 고용노동부는 단시간 직업상담원을 2010년 89명, 2011년 207명 채용했다. 이들은 월~금요일까지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4시까지 일한다. 점심시간을 빼면 하루 5시간 일해 주 25시간 근무다. 이들은 시간제 무기계약직이지만 하는 일은 전일제 상담원과 같다. 이들은 ‘전임상담원’ 호봉표를 시급으로 환산한 시급제를 적용받는다. 매일 점심을 근무지에서 해결해야 하지만 식대는 없고, 승진체계도 없다. 고정수당인 가족수당을 합쳐도 월 160만 원(세전) 정도를 받는다.

2014년 10월 실태조사 결과 단시간 직업상담원(당시엔 시간제 상담원) 근무만족도는 7%에 불과했고, 91%가 전일제 전환을 희망했다. 그러나 단시간에서 전일제로 전환은 심사를 거쳐 정하는데 기준 등이 공개되지 않았고 희망자에 비해 매우 적은 수만 전환된다. 반면 전일제 상담원이 단시간으로 전환하려 할 땐 대부분 수용한다. 단시간 고용을 확대해 여성 고용률을 높이려는 정부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전일제로 전환을 희망하는 단시간상담원의 전환 절차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업무기술서를 제출 받아 지방고용노동청별 심사위원회에서 심사 결정하는데 2015년 20명에서 올해 50명으로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복지포인트도 3단계 중층구조

공무원과 전임 이상 상담원(단시간 포함), 일반상담원과 무기계약직 사무원이 받는 복지포인트도 다르다. 기본포인트는 공무원이 400, 비(非)공무원은 300포인트로 차이 난다. 여기에 공무원과 전임 이상 상담원(단시간 포함)은 배우자, 근속, 부양자, 자녀 포인트가 별도로 붙는다. 일반상담원과 무기계약직 사무원은 배우자와 근속포인트만 붙는다. 이처럼 복지포인트마저 공무원과 전임 이상 상담원, 일반상담원 이하 직원이 서로 다른 3단계 중층구조다.

구분 기본포인트 추가포인트
공무원 400 배우자, 근속, 부양자, 자녀
전임 이상 상담원 300 배우자, 근속, 부양자, 자녀
일반 상담원과
무기계약 사무원
300 배우자, 근속

▲ [표4] 복지포인트도 3층 구조

고용노동부는 공무원과 무기계약직, 무기계약직 사이의 임금 및 복지 격차에 대해 “업무에 따라 임금체계가 다르고, 회계와 예산사정에 따라 복리후생이 약간 차이 나는데 향후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고용노동부는 해마다 예산확보에 노력하고 있지만 정부안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11월 10일 고용센터 비공무원 직원과 간담회를 열어 이들의 고충을 들은데 이어 15일엔 고용센터 일반 및 상담직 공무원과도 간담회를 열었다.

김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람의 임금을 사업비로 책정하는 것부터가 문제인데다, 무기계약직을 포함한 고용노동부 비정규직들은 민간인인데 공무를 집행하는 등 고용 지위와 업무상 지위가 불일치하기 때문에 일정 자격요건을 갖춰 공무원으로 전환시켜 신분보장을 해야 한다”고 했다.

화, 2017/11/2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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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y! 왜 이 주제를 선택했나요?
– 지역 청소년이 생각하는 ‘일’의 의미와 가치를 살펴보고, 다양한 활동을 통한 변화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 Who! 어떤 분이 읽으면 좋을까요?
– 청소년 단체 관계자
– 청소년 교육 실무자
– 학부모
– 청소년 진로에 관심있는 누구나
* When! 언제 읽으면 좋을까요?
– 어떻게 하면 지역에서도 청소년 진로교육을 의미있게 할 수 있을지 고민될 때
– 기존 진로교육과 다른 방향/내용으로 청소년 활동을 기획하고 싶을 때
* What! 읽으면 무엇을 얻을 수 있나요?
– 지역 청소년이 생각하는 일의 의미와 가치
– 지역사회가 청소년 진로탐색활동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
* 요약

○ 올해 희망제작소는 장수, 전주, 진안 지역 청소년들과 <내-일상상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참가자들은 프로젝트를 실행하면서 협업을 배우고, 다양한 직업과 삶의 가능성을 상상해보는 경험을 함.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전에 지역 청소년들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고, 활동을 통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함

○ 청소년들은 ‘일’을 목표나 수단보다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거치는 과정으로서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는 평생직업, 평생직장 등의 개념이 사라지는 사회 현실과 맞닿아 있음. 동시에 자아실현과 생계 두 선택지 사이에서 일의 의미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혼동을 느끼고 있었음. 따라서 청소년 진로탐색은 스스로 ‘일’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학습하고, 무엇이 더 중요한지 자신만의 기준과 가치관을 수립하는 과정이 필요함.

○ 위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일’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고찰해볼 수 있는 기회로서 <내몸드로잉> 워크숍을 진행함. 워크숍에서 ‘일’을 평소 내가 눈여겨보지 않았던 나의 몸과 연결 지어 생각하는 과정에서 ‘일’이 무엇인지, ‘일’에 필요한 가치와 능력은 무엇인지 스스로 학습하는 시간을 가짐.

○ 학습을 통해 도출된 질문과 고민을 가지고, 앞으로 지역 청소년들은 직접 또래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함. 이후 희망제작소는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청소년들의 노동관점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고, 진로탐색활동의 발전을 위한 제언을 도출하고자 함

금, 2017/10/2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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