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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영국인들이 제레미 코빈을 좋아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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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영국인들이 제레미 코빈을 좋아하는 이유?

익명 (미확인) | 월, 2015/11/23- 14:34

대한민국 밖 세상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의 눈길을 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움직임을 ‘세계는 지금’에서 소개합니다.

세계는 지금(11)
영국인들이 제레미 코빈을 좋아하는 이유?

좌파 공화주의자, 반왕정주의자, 급진주의자, 강성 좌파, 신념에 투철한 자, 구식 좌파, 반전주의자, 공산주의자. 누구를 지칭하는 말일까요? 올해 영국 노동당의 당수가 된 제레미 코빈에 대한 수식어들입니다. 영국 노동당에서도 가장 사회주의 색채가 강한 진보적 인물이 당수 선거에서 승리하는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세계가 주목했고, 한국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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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book © 2015

사실 이런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영국 노동당은 80년대에 국유화 등의 강경 사회주의 노선을 지속하다가 대처에게 선거에서 연거푸 패배했지요. 그러다가 97년 토니 블레어가 중도노선인 ‘제 3의 길’을 제시하며 정권을 되찾게 됩니다. 이후 13년간 노동당 정부가 통치하다가 지난 2010년 선거에서 패배해 보수당이 집권하게 됩니다. 노동당에서는 선거 패배 이후 토니 블레어의 계승자라고 할 수 있는 데이비드 밀리반드의 당수 선출이 유력했지만, 이변이 일어납니다. 당내에서 좌파로 간주되던 동생 에드워드 밀리반드가 노조의 지지를 받아 출마했는데 처음엔 꼴찌였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속도로 형을 추격하더니 결국은 1.3% 차로 승리했습니다. 별명이 ‘레드 에드(Red Ed)’였으니, 노동당으로선 이 때 이미 상당히 진보색체를 강화한 셈입니다. 하지만 노동당이 올해 총선에서도 보수당에 패배하면서 에드워드 밀리반드는 당수직을 사임하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이 선거에서 제레미 코빈이 노동당 당수로 선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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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좌파 의원에서 노동당 당수로
코빈의 승리는 에드 밀리반드의 승리보다 훨씬 큰 충격이었습니다. 에드 밀리반드는 당내에서 좌파로 분류되면서도 대체로 주류에 속한 반면, 코빈은 철저한 비주류였기 때문입니다. 후보 등록을 위해서 35명의 의원들이 서명을 해 주어야 하는데, 등록 직전까지도 15명에 불과해서 출마를 아예 못할 뻔 했습니다. 선거 흥행을 위해서 좌파 후보도 하나쯤 있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에, 코빈을 별로 지지하지도 않는 의원 20명이 서명을 해 주어서 간신히 출마했지요. 이 사람들은 나중에 크게 후회를 했다고도 합니다.

코빈은 노골적으로 사회주의자를 표방하고, 500번 넘게 당의 입장에 반대를 했습니다. 이라크 전쟁도 반대했지요. 제 3의 길 노선에 대해서는 줄곧 비판적이었습니다. 군주국인 영국에서 왕정 페지론자이기도 합니다. 여왕과의 첫 공식 대면에서 무릎을 꿇지 않아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제레미 코빈의 등장으로 노동당은 중도 노선에서 완전히 탈피했습니다. 공약도 적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보수당에서 3배나 오른 대학등록금의 철폐, 완전 민영화된 철도의 공영화, NHS(국가무상의료시스템) 민영화 중단, 에너지 산업 공영화 등을 내세웠습니다. 그가 구성한 그림자내각(쉐도우캐비넷-집권후의 장관등를 사전에 임명하는 제도)도 화제입니다.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수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총 31명 중 16명이 여성인데요, 여전히 내무/외무 장관 등 주요 직책이 남성이라는 비판에, 코빈은 우리 내각에서는 교육과 복지가 주요 직책이라고 응수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최근 우리가 접하고 있는 제레미 코빈 열풍의 대강입니다. 영국 노동당이 진보적 입장을 강화하고 있고, 당내에서 철저하게 비주류였던 한 무명의 좌파 의원이 당원과 일반인 참가자의 지지에 힘입어 당수로 선출되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것이 전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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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한 옆짚 아저씨의 친절한 정치
민주주의 선진국이고 제법 심각하기도 한 영국인들에게 제레미 코빈에 대해 물으면 ‘그의 정책이 진보적이라서 좋아한다’는 대답이 나올 것 같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코빈은 누구의 말도 잘 들어준다’, ‘격의없이 사람들과 이야기 한다’, ‘그는 약속한 것을 지킬 것 같은 사람’이라고 답합니다. 노선에 앞서 그 사람의 됨됨이가 신뢰를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의 연설 스타일도 꽤나 충격적입니다. 논쟁의 전통이 강한 영국에서는 중고등학교에서부터 토론과 연설 교육에 중요하고, 대학에는 전문적인 클럽이 있습니다. 정치인을 꿈꾸는 학생들은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이런 문화를 접하지요.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와 몸짓, 상대를 적절히 비꼬는 풍자, 대중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표현들을 여기에서 습득합니다. 잘 만들어진 한 명의 배우처럼 말이지요. 코빈은 달랐습니다. 그의 연설은 언제나 참 차분합니다. 수사를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옆 집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바로 여기서 ‘그는 기존 정치인과 다르다’며 신뢰를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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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빈은 또 수수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노동당 연례 컨퍼런스에서 입고 나온 그의 자켓은 허름하기 짝이 없었지요. 그가 초선의원이던 시절에, 보수당 소속의 한 의원은 코빈이 누추한 차림으로 방송에 나오는 것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주장했을 정도입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무례한 요구이기도 한데, 코빈은 ‘의회는 패션쇼장이 아니라 민의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대꾸했을 뿐이죠. 지금도 이런 서민적인 옷차림과 온화한 태도는 많은 호감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는 정치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고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노동당 연례 컨퍼런스에서 그는 특이한 연설을 하나 합니다. 노동당이 새로운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당원들에게 당부하는 말입니다. 한 대목을 옮겨볼까 합니다.

인신공격에 지친 시민들을 위하여
“우리가 새로운 정치를 위해 해야 하는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나는 이미 당수 선거에서 이것을 대해 누차 말했습니다. 나는 어떤 종류의 개인적 비난도 믿지 않습니다. 사람들을 존중하십시오. 당신이 대우받고 싶은 대로 다른 사람을 대우하십시오. 동의하든 안하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논쟁하십시오. 나는 어떠한 무례한 행위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사회를 보살필 수 있는 더 친절한 정치(kinder politics)를 의망합니다. 모든 당원들에게 당부합니다. 누구에게든 인신공격을 하지 마십시오. 인터넷 공간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가치를 정치로 다시 가져옵시다.” (제레미 코빈의 동영상 보기 ☞클릭)

영국에서는 제레미 코빈이, 미국에서는 버니 샌더스가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국의 진보진영에서도 이런 변화에 열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단지 그들의 노선 뿐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을 “그 이야기는 그만하자”며 덮어버린 샌더스, “누구에게든 인신공격을 하지 말라”는 코빈을 보면서, 한국의 진보가 배워야 할 것은 정치를 다시 복원하려는 노력 그 자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현존하는 정치를 비꼬고 비난하는 것만큼 정치혐오를 조장하는 것도 없고, 정치 혐오보다 진보에게 더 해로운 것도 없으니 말입니다.

글_이관후 (연구조정위원 /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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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상태에서 대통령기록물 지정 권한이 황교안 권한대행에게 있다는 국가기록원의 자의적인 법률해석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서 중요한 증거가 될 기록물이 폐기되거나 은폐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은 “대통령의 직무수행과 관련한 모든 과정 및 결과가 기록물로 생산.관리되도록 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당연히 대통령 직무와 관련한 결재문서, 전자기록, 통화기록 등 모든 형태의 자료가 포함된다. 또한 대통령이 직접 관여한 기록물 외에도 비서실이나 경호실 등 소속기관에서 작성한 기록도 모두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한다.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업무일지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 중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이나 고 김영한 민정수석의 비망록 역시 직무수행 과정에서 생산된 결과물이므로 대통령기록물에 포함된다.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 56권은 미르와 K스포츠재단 모금과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삼성 지배구조 개편에 관한 대통령의 세세한 지시내용이 담겨 있어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구속되는데 이른바 스모킹 건 역할을 했다. 김영한 전 수석의 업무일지에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내용 등이 담겨 있어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구속에 결정적 단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대통령기록물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혐의를 규명하는데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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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국가기록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상태에서 대통령기록물 지정 권한을 황교안 권한대행이 행사할 수 있다고 해석한데서 시작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직무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황교안 권한대행이 엉뚱한 기록을 지정하거나 불필요하게 과잉지정할 경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차질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청와대 내에서 조직적으로 기록물을 파기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기록물법 2조 1항 문서

국가기록원은 대통령기록물법 제2조 제1항을 근거로 “권한대행에 지정 권한이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기록물 관리 전문가들은 국가기록원의 이같은 해석이 잘못됐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관련법에 명시된 조문은 “생산주체를 정의한 것이지 지정권한을 갖는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기록물 지정은 그 성격상 대통령의 개인적인 차원에서 지정하도록 만들어 놓은 제도”라며 “권한대행의 경우 권한대행 자신의 직무에 관련된 기록물 경우에는 지정권이 있겠지만 권한을 대행하는 그 대통령, 즉 탄핵된 전 대통령의 기록물에 대해서는 지정권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범죄 여부를 규명할 자료가 될 기록이 은폐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황교안 권한대행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전반에 있어 사건들을 은폐하거나 부정하는 방식으로 관여를 해왔다”며 “책임을 져야 할 있는 황 대행이 그런 중요한 결정을 한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국가기록원의 법률해석이 법제처의 공식적인 유권해석을 거치지 않았다는데 있다.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행정자치부 자문 변호인단으로부터 의견을 받은 만큼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록물 전문가들은 “커다란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록원이 법제처의 유권해석조차 받지 않은 것은 매우 경솔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한시바삐 검찰이나 법원이 법죄혐의와 관련된 증거들이 대통령기록물로 봉인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되면 최장 30년까지 봉인되기 때문에 수사나 재판 자료로 활용하는데 제약을 받게 된다. 대통령지정기록물이 되면 국회 재적인원의 ⅔ 이상이 찬성하거나 관할 고등법원의 영장이 있어야만 열람이 가능하다.


취재: 이보람, 연다혜
촬영: 신영철, 정형민, 김기철
편집: 박서영
CG: 정동우

금, 2017/03/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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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석 안에서 지역구 늘리자는 여당과 반대하는 야당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이병석)는 9월 23일 전체회의와 선거법심사소위를 잇따라 열었으나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 비율을 놓고 의견차만 보이다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추석 직후인 30일 의원총회를 열고 당론을 확정해 추후 회의를 열겠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농어촌 지역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현행 의석수 300석 내에서 지역구를 늘리고 비례대표를 축소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비례대표 의석수를 현행보다 줄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은 “새누리당의 의견은 비례대표를 줄이더라도 농어촌 지역구는 가급적 줄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가 균형 발전의 가치, 농촌의 어려움 모두 존중돼야 하고 중요한 가치들”이라며 “그러나 그것이 오로지 국회의원 의석으로만 지켜질 수 있는 가치인지는 자문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후 정의당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는데 국민의 주권이 선거제를 통해서 휴지통에 버려지는 안타까운 현실이 곧 정치 불신을 야기했다”며 “(정개특위를 통해) 그것을 바꾸라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 2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여야는 이날 아무런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 2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여야는 이날 아무런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2.‘의석수’ 프레임에 갇혀 선거제도 개편은 논의조차 안 돼

현재 정개특위 내에서의 논의는 현행 전체 의석수 300석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몇 석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애초 헌법재판소가 현행 국회의원 지역선거구의 인구편차 3대 1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제안한 것은 단순히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얼마로 정하라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선거구의 인구편차를 줄여 유권자 표의 등가성을 보장하고 민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선거 제도를 만들라는 취지가 포함된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8월 18일 정개특위 여야 간사가 의원 정수를 300석으로 고정한다는 데 잠정 합의하면서 선거 제도 개편 논의는 ‘의석수’ 프레임 안에서 맴돌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8월 10일 의원총회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당론으로 정해놓고도 의석수를 300석으로 고정하는 데 합의하면서 결국 선거 제도 개편 논의에서 스스로 발을 묶는 셈이 됐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가 연신 오픈 프라이머리(국민경선제)만 강조해왔을 뿐 선거 제도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당론을 내지 않고 있다가 지난 9월 19일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지역 선거구수를 244개에서 249개 범위 내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히자 그 때서야 “비현실적인 안”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3.선거구 획정위에 권한 부여하고 ‘뒷북’

올해 3월 구성된 정개특위가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아니다. 여야는 정개특위 내에서의 합의에 따라 지난 5월 원래 국회 소속으로 있던 <선거구획정위원회>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소속 독립기구로 두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했다. 선거구획정위가 국회에 제출하는 선거구 획정안에 대해서도 법률에 위반되는 경우에 한 해 한 차례 다시 제출할 것을 요구할 수 있을 뿐 내용은 손댈 수 없도록 했다. 획정위의 위상과 권한을 과거에 비해 대폭 강화시킨 것이다. 하지만 국회가 한 일은 거기까지였다.

지난 7월 출범한 획정위(위원장 김대년 중앙선관위 사무차장)는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하는 시한(10월 13일)보다 2개월 앞선 8월 13일까지는 국회가 선거구 획정 기준을 마련해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국회 정개특위에서는 공방만 주고 받다 선거구 획정기준을 마련하지 못했고 획정위는 자체적으로 기준을 마련해 획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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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소속 독립기구인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대년 위원장(중앙선관위 사무차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동욱 위원(서울대 행정대학원장, 한국행정학회), 이준한 위원(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정당학회), 조성대 위원(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참여연대), 차정인 위원(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한변호사협회), 김금옥 위원(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한국여성단체연합), 강경태 위원(신라대 국제학부 교수, 새누리당), 가상준 위원(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부교수, 새누리당), 한표환 위원(충남대 국가정책대학원 교수, 한국지방자치학회). 괄호 안은 현재 직책과 추천 단체.

그런데 정작 선거구획정위가 지역 선거구수에 대한 잠정안을 발표하자 새누리당이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선거구획정위는 10월 2일 전체회의에서 지역 선거구수를 확정하고, 획정안 제출 시한인 10월 13일까지 어떻게든 최종 획정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지만 국회가 이를 수용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김형철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교수는 “여야 간에 단순히 농어촌 의석수, 선거구 증감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는 이유는 거대 정당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도구로서 정치개혁, 선거개혁에 대해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민주주의 정당으로서의 역할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의 논의와는 별개로 250여 개 시민단체는 지난 8월 정치개혁시민연대를 출범하고 처음으로 선거 제도 개혁 방안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 정치개혁시민연대는 정당 득표율만큼 전체 국회 의석을 정당 별로 우선 배정한 다음, 배정 받은 의석을 지역구 당선자로 채운 후 남은 의석은 비례대표로 채우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의원 수도 현행 300명에서 최소 360명으로 늘리고 비례대표도 100석 이상으로 확대하자는 입장이다.

▲ 지난 15일 정치개혁시민연대 소속 회원이 덕수궁 앞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 지난 15일 정치개혁시민연대 소속 회원이 덕수궁 앞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목, 2015/09/2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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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함된 노원구 합동유세를 선택했다. 선대위 측은 “특별한 의미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안 대표를 겨냥한 것... 한편 서울 은평갑 선거구에 출마한 더민주 박주민 후보와 국민의당 김신호 후보 간 여론조사 단일화 경선에서...
일, 2016/04/10-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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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지방수령들은 행정ㆍ군사ㆍ사법권을 모두 갖고 고을 백성들의 삶을 어루만지는 책무를 갖고 있었다. 그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는 ‘목민관’이라 불리고, 그렇지 못하고 그 권한을 자신의 사익을 위해 행사할 경우에는 ‘탐관오리’라고 불렸다. 조선 명종시대 단양 군수로 부임한 황준량은 고을의 참상을 보고 조정에 상소문을 올렸다.

“아, 영동의 조그마한 고을이 이 지경에 이르러 한 가지 부역도 대비하기 어려운데 까다로운 법령과 번거로운 조항을 들어 남아 있는 백성에게 책임을 나누어 기필코 그 숫자를 채우려 하니 어떻게 배를 채우고 몸을 감쌀 수 있겠습니까. 이는 물고기를 끓는 솥에다 기르고 새를 불타는 숲에 깃들이게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권에서)

황준량의 상소문을 보면,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는 당시 수령들의 한계 역시 너무나 분명해 보인다. 황준량은 ‘곤궁’과 ‘가혹한 세금’의 고통에 빠진 백성들을 위해 상책ㆍ중책ㆍ하책의 세 가지 계책을 갖고 있었지만, 상소문을 통해 중앙 조정의 혜량과 통촉에 호소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렇다면 2016년 지방정부ㆍ지방자치단체의 상황은 어떠할까?

제헌헌법에 지방자치를 명시한 대한민국은, 1952년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한 선거가 1952년에 실시되면서 지방자치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4․19 혁명 이후에 지방선거 대상이 지방자치 단체장까지 확대되었다가, 5․16 쿠테타 이후 ‘지방자치에 관한 임시조치법’에 의해 지방자치제도가 폐지되고 말았다. 1987년 6월 항쟁의 결과물인 개정 헌법에 따라 지방자치법이 부활하면서, 1991년부터 지방의회 선거가, 1995년부터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실시되어 오늘날에 이르렀다. 이후 20~25년간 대한민국 지방자치는 많은 성과를 보여주었으면서도 질곡에 빠져있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 대한민국의 지방자치 현실은 ‘87년 체제’의 성과이자 한계라는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여기서는 현 지방자치의 어려움을 법과 제도의 차원보다는 현장과 지역의 눈으로 몇 가지 살펴보려고 한다.

먼저, 무상급식에서 시작된 복지논쟁은, 기초노령연금과 무상보육 누리과정 정책에 이르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갈등을 화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게 하고 있다. 지방정부 사업에서 복지가 늘어나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국고보조사업으로 진행되는 데도 국고보조금 비율은 오히려 줄어들면서 지방정부의 재정압박이 커지고 있다. 오죽하면 전국 시장ㆍ군수ㆍ구청장협의회의 ‘복지 디폴트’ 불사 선언에 이어 전국 시ㆍ도 교육감들마저 예산 편성을 거부하고 나서겠는가?

그럼에도 중앙정부는 2015년 8월 ‘지방자치단체 유사ㆍ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 추진방안’을 발표하면서, 지방정부의 재량권을 제한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지방정부가 지역의 상황에 맞춰 추진하는 복지정책과 사업을 모두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정책 집행에 따른 사무ㆍ예산 부담은 지방정부에 전가하면서, 지방정부의 맞춤형 정책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주는 방법으로 대처하는 모습이다. 이렇게 될 경우 지역의 현실에 맞는 노인복지 정책이나 저출산 대응 정책들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은 기우일까?

기우가 아니라는 사실은 ‘청년정책’을 둘러싼 최근 논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2015년 9.2% 청년 실업률마저 2016년 들어 갱신되는 현실에서 길을 잃고 있는 청년들, 3포 세대를 넘어서 N포 세대라고 스스로를 자조하는 청년들, 헬조선을 이겨내는 방법은 탈조선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에게 중앙정부는 효과적인 대안과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는 2015년 11월 ‘2020 청년 기본정책’을 발표했다. 정책은 활동(설자리), 노동(일자리), 주거(살자리), 공간(놀자리) 등 4개 분야에 걸쳐 20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 청년수당(청년활동지원사업)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중앙정부의 대립이 심각하게 나타났다. 서울시는 이른바 NEET청년(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등 정기소득이 없는 미취업자 중 활동의지를 가진 청년들이 사회참여활동을 하고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도록, 심사를 거쳐 2개월(최소)~6개월(최대) 월 평균 50만 원을 지원한다는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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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청년정책 기본계획’ 내용이 올라와 있는 서울시 블로그 출처 : 서울시 블로그(http://blog.seoul.go.kr)

보건복지부는 서울시가 자신들과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반대하고 나섰다.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르면 ‘지자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ㆍ변경하는 경우’에 소관 부서와 협의를 거치도록 되어 있는데, 서울시가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관련 법령을 고쳐서 이런 경우 지방교부세를 삭감할 수 있도록 하고, 서울시에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청년수당이 복지사업이 아닌 일자리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앙정부와 끝장토론이라도 할 수 있다는 유연대응과 헌법재판소를 통한 권한쟁의심판 청구라는 강경대응을 함께 내놓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도 2015년 3대 복지사업으로 청년배당, 무상교복, 공공산후조리원 사업을 포함한 2016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확보된 113억 원의 예산으로, 성남시에 3년 이상 거주한 만 24세 시민 약 11,300명에게 분기별로 12만5천 원씩 연 50만 원을 우선 지급한다는 게 청년배당 정책의 핵심이다. 지원금 56억5천만 원은 성남시에서만 사용 가능한 지역화폐로 지급함으로써 지역경제에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봤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서울시와 같은 입장으로 반대하고 나섰고, 경기도는 성남시 의회를 대법원에 제소하고 예산안 집행정지 결정도 신청하고 나섰다. 성남시는 해당 정책 관련해서 보건복지부와 사전 협의를 거쳤으나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하지 못했고, 헌법재판소 청구 등 법적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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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는 2016년 1월 20일 청년배당 지급을 시작했다. 사진출처 : 성남시청(http://www.seongnam.go.kr)

그런데 같은 시기 경기도는 ‘일하는 청년통장’ 정책을 보건복지부와 협의해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참여 청년들이 매월 10만 원을 저축하고 3년간 일자리를 유지하는 경우, 도와 민간모금액 10만 원, 5만 원을 각각 매칭 지원해 1,0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골자이다. 지원액은 주택 구매나 임대, 교육, 창업 자금 등 자립에 필요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지원 대상은 도내 거주하는 중위소득 80% 이하(1인 가구 기준 125만 원)인 만 18세부터 만 34세까지의 저소득 근로청년 500명이 된다. 여기에 서울시와 성남시의 청년수당(배당)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던 정부조차 청년에 대한 직접적인 보조금 지급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3월 9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오는 21일 그동안의 청년취업 지원 정책 등을 재개편하는 방안을 담은 ‘청년고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 정부의 취업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년에게 구직수당을 지급하는 방안도 논의 대상에 오르면서 다시금 청년수당을 둘러싼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서울시와 성남시 그리고 경기도와 정부의 정책들을 둘러싼 논쟁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성남시를 대법원에 제소한 경기도의 정책은 성남시의 정책과 정말 다른 것일까? 정책의 대상인 청년의 처지에서 말이다. 정부가 구상 중인 구직수당 지급 등은 정부가 소송을 제기하면서까지 반대한 서울시, 성남시의 ‘청년수당’과 크게 다를까? 이 논쟁들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고유사무를 어떻게 볼 것인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사무를 둘러싼 ‘협의’라는 법적 규정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정치와 행정을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과 권한ㆍ책임은 어떻게 조정되어야 하는가를 둘러싸고 벌어진다.

행정의 중앙집중성은 정치의 중앙집중성과 맞닿아 있다. 제도정치의 모든 역할과 권한이 여의도 정치에 독점되면서, 지역과 지방의 정치와 행정은 철저하게 그에 종속되어 있는 모습이다. 기초의원부터 광역단체장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상황은 비슷하다. 수만 명에서 수십만 나아가 1천만 명의 시민들의 민생을 책임지는 선출직 의원들과 단체장들의 권한이 여의도 정치권력과 행정권력에 의해 과도하게 규제되고 있다.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은 “지역구는 있되 ‘지역’이 없다. 민생 민주 구호는 있되 ‘현장’이 없다. 여의도 정치는 있되 지역자치는 없으며, 기초지자체가 발굴한 숱한 미래 가치들은 여의도로 흘러들어 가지 못하고 있다”고 탄식한다. (지역)단체 자치와 주민자치 모두가 중앙정치에 의해서 억압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광역 및 기초단체장과 의원들의 역할에 대해 다시 이야기해야 하며, 주민들의 자치역량을 강화하려는 방안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차성수 서울 금천구청장은 “분명한 건 지난 20년간 지방자치는 진정한 자치가 아니었고, 지방은 중앙의 식민지가 되어가고 있다. 지방분권을 제약하는 장애물을 넘어서야 하는 시점이다. 지방분권 그리고 지방자치는 대한민국의 경쟁력이고, 이를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과제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희망제작소가 ‘지속가능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20대 총선제안 지방분권 7대 과제’를 도출하고, 총선 후보자들과 실천약속 운동을 펼치는 이유와도 같다. 지방의 소멸은 인구감소ㆍ인구절벽 때문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87년 헌법체제에서 만들어진 지방자치제도에 대한 수술을 통해 지방분권 2.0을 만들지 못한다면, 풀뿌리 민주주의의 소멸 역시 불가피하다.

글 : 정창기 | 목민관클럽팀 팀장 · [email protected]

월, 2016/03/1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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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리포트 2016-02 : 불안한 청춘, 대학을 말하다>에서 대학생들의 더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대학생들에게 물었습니다. “다양한 대학생활을 가로막는 것은 무엇인가요?” 대학생들은 더는 대학이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불안과 취업준비에 직접 관련되지 않은 활동을 했을 때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다양한 대학생활의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었습니다.
화, 2016/03/2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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