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후변화 대책 강화와 지속가능한 동아시아 협력을 위한 한중일 시민사회 공동성명



반면 실질적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 도입과 혁신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걸었던 2035년 내연기관 자동차의 신규 등록 금지 공약이 대표적이다. 2035년부터 자동차 판매 기업에 전기차를 비롯한 무공해차만 판매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로 유럽연합도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결정했다.
하지만 산업계가 반발하면서 이 공약은 새 정부 국정과제에서 ‘2035년 무공해차 전환 목표 설정 추진’으로 ‘금지’보다는 완화되고 모호하게 반영됐다. 이 공약의 이행 여부가 올 하반기 구체화될지 주목됐지만, 이번 탄소중립 추진전략에도 ‘무공해차 보급 가속화’라는 원론적 방향만 제시됐다. 내연기관차 등록 금지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방향 대신 충전소 인프라 확충, 내연기관차 폐차 유도 등을 통해 2030년까지 무공해차를 450만대 보급하겠다는 목표만 제시했다.
재생에너지 목표를 하향 조정하고 재생에너지 보급에 ‘속도 조절’을 가하겠다는 새 정부의 정책 기조도 현실화되고 있다. 즉각적인 반응은 발전 공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업 철수와 투자 계획 축소로 나타났다. 한국전력 산하 6개 발전공기업이 ‘재정 건전화’를 이유로 최소 2조원 규모의 국내외 재생에너지 사업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계획이 국회 보고를 통해 공개됐다. 6개 발전 공기업의 ‘2022~2026년 재정건전화 계획’ 자료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2026년까지 최소 2조 1751억 원 규모의 재생에너지 투자를 감축할 계획이다.
정부 기조 변화로 진행되던 재생에너지 사업은 좌초 위기를 맞았다.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은 감사·수사와 투자 미이행 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1단계 사업은 해수면 13.6㎢ 부지에 2조4천억 원을 투입해 1.2기가와트(GW) 규모의 수상태양광 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당초 지난 4월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협약에 따라 송변전 설비 투자를 하기로 한 한국수력원자력의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첫 삽조차 뜨지 못 했다. 99.2메가와트(MW) 규모의 풍력 발전기 28기를 설치하는 새만금 해상풍력 사업은 사업시행자 지분관계 등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울산 해상풍력 사업도 여당 소속 신임 울산시장이 ‘시기상조’와 ‘재검토’를 주문하며 사실상 지자체 차원의 거부권을 시사했다. 이 사업은 2030년까지 울산 앞바다에 9GW 규모의 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해 약 870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을 생산하고, 최대 32만 개 일자리 창출과 연관 기업 육성을 통해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올해 초까지 6개 업체가 총 6,100㎿ 규모의 발전사업 허가를 취득했다.
이런 한국의 흐름은 유럽연합과 미국 등 주요국이 재생에너지에 대한 막대한 투자 계획을 내놓은 흐름과는 너무나 상반된다.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를 지난해 공약한 30%가 아닌 21% 수준으로 하향하겠다는 방향이 선언을 넘어 법정 정책에 반영될 경우 재생에너지 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을 통해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비율을 25%로 상향했지만, 새 정부는 이를 하향 재조정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11월 3일 산업부가 발표한 ‘재생에너지 정책 개선 방안’을 보면, 주민 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 전망도 더욱 어두워질 전망이다. 현재 농민, 시민 협동조합 등이 참여하는 100킬로와트(kW) 이하 소규모 태양광 사업에 대한 고정가격계약 매입 제도에 대해 ”일몰 또는 전면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주민 참여형 태양광 사업을 활성화하고 문턱을 낮추기 위한 이 제도에 대해 ‘비용효율성’의 잣대만을 들이대며 축소하겠다는 방향을 시사한 것이다.
정부 일각에서도 재생에너지에 대한 지나친 반작용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김상협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21% 수준으로 낮게 설정하려는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더 높여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는 “세계와 교역하고 있는 한국이 재생에너지를 외면하면 안 된다”면서 “‘탈원전’ 하듯이 ‘탈재생에너지’ 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주된 근거는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의 RE100(재생에너지 전력 100% 공급) 선언이다.
국내 기업이 세계적 재생에너지 조달 추세에 뒤처지다간 무역 장벽에 부딪힌다는 우려다. 하지만 실제로 정책 수정이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수정과 보완을 해야 할 것”이라는 원론적 답변만 있었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에 당초 제동을 걸었다가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선언이 늘자 뒤늦게 필요성을 인정하는 상황도 근시안적이란 비판을 면하긴 어렵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도 반기후 예산 기조가 나타난다. 정부는 전반적으로 긴축재정을 표방한 가운데 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을 비롯한 기후 환경 예산에 대해서도 대폭 삭감안을 제출했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설치하는 주택과 사업장에 보조금과 금융지원을 하는 예산의 경우, 3천억 원의 삭감이 예고됐다.
2023년 예산안 중 신재생에너지 보급지원은 2470억 원으로 올해 본예산 대비 744억 원 삭감, 금융지원(융자) 사업은 4,173억 원으로 올해 대비 2,417억 원을 삭감하는 안이다. 노후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그린리모델링 사업 예산도 약 20억 원의 삭감안이 제출됐다. 반면, 혁신형 소형모듈 원자로(i-SMR) 기술개발 사업 예산으로 과기부 31억 원, 산업부 38.7억 원이 신규 편성됐다.
윤석열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과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준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축소하고 석탄 발전량 규제는 유예하는 등 정책 후퇴로 인해 이행 여부는 매우 불확실하다. 석탄발전 상한제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맞춰 매년 석탄 발전 총량을 설정하고 감축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다. 정부는 애초 올해부터 이 정책을 도입하기로 했지만, 정부와 한전은 적자를 이유로 도입 유예를 검토 중이다. 국정감사에서 이 제도 도입이 유예된다면 567만 톤의 온실가스가 추가 배출될 것이라며 정부 방침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부가 원전은 늘리고 재생에너지는 축소하는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올해 말 수립할 예정인 가운데 해당 계획이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감축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뒷받침하는 근거와 내용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연구원(KEI)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0차 전기본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환경적 측면을 평가할 근거가 부족해 적정성을 평가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아울러 원전 확대 방향과 관련해 환경연구원은 “신규 원전 건설과 원자력 폐기물의 증가 등으로 발생하는 환경적·사회적 영향을 함께 검토하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글은 <함께사는길> 2022년 12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사진=AdobeStock, 이지언/환경운동연합)
삼척 석탄발전소 최초 점화 저지 및 탈석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
■ 일시: 2022년 11월 23일(수) 11시
■ 장소: 국회 정문 앞
■ 주최: 탈석탄법 제정을 위한 시민사회연대
■ 프로그램
◎기자회견 발언 및 순서 (사회: 황인철 녹색연합 기후에너지팀장)
- 김나단 어린이(만 9세), 김한나 어린이(만 6세)
- 정치하는엄마들 장하나 활동가
-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 하태성 공동위원장
- 한국YWCA연합회 유에스더 간사
- 기후정의동맹 김건수 집행위원
- 정의당 이현정 부대표
- 녹색당 김예원 공동대표
○ 기자회견문 낭독
○ 퍼포먼스
석탄발전으로 인한 질식을 상징하는 검은 비닐을 머리에 뒤집어쓴 약 30명의 참가자들이 “살고 싶다” “탈석탄”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며 구호를 외친다.
◎집단 피켓 시위(11:30~12:00)
주요 발언
김나단 어린이 활동가(만 9세) = 어제 저는 ‘포스코’ 라는 기업의 광고를 보았습니다. 거기에는 ‘포스코’가 미래를 위해서 환경을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포스코’가 삼척에 엄청나게 큰 석탄발전소를 짓는다고 합니다. 일 년에 천 삼백만 톤 이나 되는 온실가스를 내뿜는다고 합니다. 그 광고는 거짓말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죽일 거면서 웃고 있는 아이는 광고에 왜 나오나요. 석탄발전소 지으면 광고에 나온 그 배우도 그리고 우리도 다 죽습니다. 지구의 주인인 우리가 외칩니다. 석탄발전소 당장 그만두세요. 우리가 살 지구에서 손 떼세요!
김한나 어린이 활동가(만 6세) = 숨을 쉴 수도 없고,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도 나오고 어른들은 우리가 계속 이렇게 살기를 바라나요? 검은 숨을 쉬고 싶지 않아요. 검은 하늘, 검은 바다를 보기 싫어요. 나와 내 친구들이 함께 살 지구를 제발 아껴주세요.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 하태성 공동위원장 = 삼척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소 최초점화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삼척은 지금 폭풍 전야와 같은 분위기입니다. 포스코는 당장 석탄화력발전소 시운전을 멈춰야 합니다. 국회 말로만 하지 않고 탈석탄법 제정을 위해 행동해야 합니다. 탈석탄법 제정까지, 삼척 주민들도 직접 행동하고 계속 싸워나갈 것입니다.
한국YWCA연합회 유에스더 간사 = 삼척에서 자랐고 현재 기후운동을 위해 일하는 20대 활동가로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비롯하여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수많은 사업들을 지속하고 진정성 있는 대책을 세우지 않는 정부의 모습이 개탄스럽습니다. 지역에 모든 에너지 부담을 지우고 심지어는 신규석탄화력발전소 건설로 엉망이 된 기후를 다음 세대에 떠넘겨버리는 무책임한 정부와 국회는 각성해야 합니다.
기후정의동맹 김건수 집행위원 = 기후위기 시대에 여전히 기후위기를 촉발시키는 석탄 산업이 민간 사업자들에게 개방되어 있는 전력시장 개방과 이를 통제하지 못하는 정부의 무책임함이 문제입니다. 탈석탄법을 제정하라고 5만명의 시민이 모였습니다. 국회와 정치권의 책임 있는 사람들이 제대로 응답해야 합니다.
정의당 이현정 부대표 = 정부는 시민의 눈을 가리는 일을 그만두고 삼척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을 막아야 합니다. 정의당은 전기사업법 개정안과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을 통해 국내 석탄화력발전소를 가능한 빨리 가동중단하도록 하는 탈석탄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겠습니다. 전당적인 힘을 모아 탈석탄법 통과에 함께 하겠다고 약속드립니다.
녹색당 김예원 공동대표 = 국회는 뭐하고 있습니까. 공공의 이익과 기후위기의 대응을 위해 탈석탄법, 당장 제정해야 합니다.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나팔수로, 눈 감고 귀 닫을 것이 아니라 기후위기 비상대응 촉구 결의안, 탄소중립기본법, 이어 탈석탄법까지 정책적으로 앞장서십시오. 어느 장관말마따나 ‘폼나게’ 법안 발의 하십시오. 선제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에 동참하십시오


에너지안보·전기요금 이슈에 근본적 해결책인
‘재생에너지 9가지 핵심 정책’은 무엇일까?
□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화석연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전기요금 역시 크게 치솟았다. 잇단 상승에 전기요금과 난방비는 모든 국민으로부터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탈탄소화 예산 중 68%(약 1600억 달러)를 재생에너지 생산 및 투자에 배정했다. 독일 역시 EEG 재생에너지법을 근거로 2030년까지 발전량 8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예정이다. 이처럼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안보에 대한 해답은 재생에너지다. 그런 가운데 한국은 재생에너지 목표와 정책 마련이 대체로 미흡하다.
□ 14일 시민사회단체 4곳(기후솔루션,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플랜1.5, 환경운동연합)이 공동으로 ‘2023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정책 제안서’를 발간하고 같은 날 오전 11시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책 제안서는 정부와 국회 기후변화특위 등 정책결정자들에게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요한 핵심적인 정책 9가지가 무엇인지 알리고 설득하기 위해 발간됐다. 제안서는 2021년부터 매년 발표돼 올해로 3번째다.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이하 탄녹위, 김상협 위원장)는 오는 3월 말 탄소중립 이행과 에너지전환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안을 담은 ‘온실가스 감축 이행 로드맵’과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확정을 앞두고 정책 제안서가 전달돼 내용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 4개 단체는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를 40% 이상으로 상향하고 재생에너지 지원 예상 확대 편성 및 공기업·공공기관의 재생에너지 투자 비중 확대를 제안했다. 이를 포함해 △RPS 의무공급비율 재상향 및 소규모 FIT 확대 △자가용태양광 확대 △유휴부지 활용 태양광 확대 방안 △해상풍력 보급 확대(정부 주도 입지발굴, 사업자 공모, 인허가 단일창구 도입) △전기요금 체계 및 거버넌스 개편(독립규제위원회 신설 및 산업용/일반용 전기요금 현실화) △이익공유 다각화 및 절차적 주민참여 강화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완화 △지역 에너지전환과 재생에너지 확대 과제가 제안서에 담겼다.
□ 환경운동연합 권우현 에너지기후팀장은 “네 단체가 정책제안서를 발간한 지난 3년간 지역 에너지전환의 가장 큰 과제는 항상 지역별 전력자립도의 불균형이었지만 여전히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다”라며 “지자체의 보다 과감한 보급 목표 확대와 예산 확충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입지 발굴과 예산 책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주차장 등 유휴부지에 재생에너지 잠재량을 체계적으로 계산하고 의무화 제도 및 설치 지원 제도수립을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주도로 이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윤성권 부연구위원은 “자가용 태양광은 에너지 요금 상승에 대한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정부와 서울시는 자가용 태양광이 포함된 신재생에너지 보급지원 사업 및 미니 태양광 보조금 사업의 예산을 감액하고 있다”라며 그밖에 “자가용 태양광은 전력피크 완화, 시민참여 등 여러 장점이 존재한다”면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플랜 1.5 활동가는 현재 불투명하고 정치적 의사결정을 통해 결정되는 전기요금 결정 구조를 지적하며 "특별법 제정을 통해 전기요금 독립규제기관을 신설하고, 에너지안보와 탄소중립에 필수적인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 산업용 및 일반용 전기요금부터 현실화하되, 에너지 복지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안전장치를 확보하는 것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네 단체는 정책 제안서 내용을 기반으로 실질적으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과 캠페인을 이어나가 예정이다.
2023년 2월 14일
기후솔루션·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플랜1.5·환경운동연합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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