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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국내법에 따른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이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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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국내법에 따른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이행해야

익명 (미확인) | 토, 2015/10/17- 22:34
요약문: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박형준)는 국내 인권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구글본사와 구글 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소송에 대하여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글로벌 기업이라 하더라도 국내법이 보장하는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는 취지로서, 정보인권 측면에서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결정이다.

 구글은 국내법에 따른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이행해야

 

발표일자: 
2015/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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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감호의 망령을 부르는 당정 합의를 규탄한다

1. 11 26일 여당과 정부는 형기를 마친 강력범을 최장 10년간 보호시설에 다시 격리하는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기로 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법무부가 마련한 새 보안처분제도는 특정 범죄로 5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에 대해 전문가가 재범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하면 보안처분을 청구하여 법원이 최장 10년의 시설 입소를 선고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성폭력범죄에 대한 안이한 인식과 관행을 바꾸는 등 범죄에 대한 근본 대책은 외면한 채 이미 15년 전 폐지된 보호감호의 망령을 부르는 당정 합의를 규탄한다.

 

2. 보호감호를 규정했던 사회보호법은 선거에 의해 구성된 국회가 아니라 1980년 전두환 쿠데타 세력이 만든 국가보위입법회의가 제정했다. 삼청교육대에 강제수용한 사람들을 계엄 해제 후에도 계속 사회와 격리시키기 위한 수단이었다. “사회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형기를 마친 사람들을 최대 7년간 추가로 감금했던 이 법은 헌법이 금지하는 거듭처벌이라는 비판을 받아오다가 25년만인 지난 2005년 여야 합의로 폐지됐다.

당시 국회는 보호감호가 피감호자의 입장에서는 이중처벌적인 기능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집행실태도 구금위주의 형벌과 다름없이 시행되고 있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지난 권위주의시대에 사회방위라는 목적으로 제정한 것으로 위험한 전과자를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것을 위주로 하는 보안처분에 치중하고 있어 위헌적인 소지가 있다며 사회보호법을 폐지했다. 이번 당정 합의의 한 축인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도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으로서 사회보호법 폐지안에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3. 당정 합의는 과거의 범죄 행위가 아니라 미래의 범죄 위험을 미리 처벌하자는 것이다. 과거에 발생한 범죄에 대한 대가로 형벌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발생할 수도 있고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는 범죄를 발생했다고 간주하여 처벌하자는 것이다. 당정은 새 제도가 과거의 보호감호에서 위헌 소지와 반인권적 내용을 제거한 새로운 보안처분제도’, ‘친인권적 보안처분제도라고 치장한다. 그러나 미래에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구금과 격리를 감행하는 한, 폐지된 보호감호와 다른 점이 도대체 무엇인가?

재범의 가능성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가? 이는 과거의 자료를 가지고 미래의 범죄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므로 전문가든 법관이든 오류 없는 판단이 가능하다고 누구도 자신할 수 없을 것이다. 그 판단이 단순한 예측이 아니라 최장 10년의 구금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재범의 가능성 판단 범죄의 가능성 판단과 다르지 않으며 이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측정 방법도 개발되어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당정 합의에 따라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지면 검찰과 법원에 의해 남용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범죄의 경우 재범 위험성 판단이 기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4. 범죄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호감호가 아니라 징역형의 재사회화 기능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2010년 형법 개정으로 유기징역형의 상한이 15년에서 30년으로, 가중 시에는 25년에서 50년으로 대폭 상향됐다. 3년 이내 재범시 최대 2배로 가중처벌하는 누범제도도 유지되고 있다. 전자발찌, 신상공개, 화학적 거세 등 감시와 통제를 목적으로 한 형사 제재가 속속 도입되었다.

당정 합의가 되살리려는 보호감호는 형기 만료 후에도 최대 10년의 추가 구금 기간을 두자는 것으로 강성 형벌제도 중에서도 가장 자유 침해적이고 억압적인 제재 수단이다. 그동안 교도소가 범죄 예방에 제대로 기능해 왔는지, 앞으로 교도소의 기능과 역할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아무런 사회적 성찰과 논의도 없이 보호감호를 되살리면 재범 방지라는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채 재정과 인력, 시간만 낭비하게 될 것이다. 2005년 사회보호법이 폐지된 것은 보호감호가 재범 예방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완전히 실패했음을 우리 사회가 인정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5. 형벌의 목적은 수형자의 재사회화이다. 당정은 보호감호를 되살리면서 징역형과는 구별되는 처우를 하겠다고 하지만, 전문적이고 집중적인 교정 프로그램은 징역형 단계에서도 얼마든지 투입할 수 있고 또한 그래야 마땅하다. 재범의 위험성을 교정하기 위한 교정교화 프로그램은 이른 시점에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한 만큼 징역형 집행 이후 개시되는 보호감호 집행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징역형 집행 단계에서 효과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인력과 예산을 대폭 투입해야 할 것이다. 일단 징역형을 모두 집행한 후에 보호감호로 전문적인 교정 처우를 실시하겠다는 발상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교도소에서 실패한 교정 교화 프로그램은 보호감호에서도 실패할 것이며, 교도소에서 효과적으로 집행될 수 있는 교정교화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것의 시행을 보호감호 집행 시점까지 미뤄야 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6. 헌법상 거듭처벌 금지원칙은 국가 형벌권의 남용으로부터 법적 안정성과 국민의 신뢰를 담보하고자 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당정이 되살리려는 보호감호는 공식적인 형벌인 징역형에 연이어 추가적인 격리의 연장이라는 점에서 거듭처벌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보호감호 집행시 사회친화적인 처우를 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구금에 의한 전면적인 자유 박탈이라는 점에서 징역형의 집행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 일각에서 새로운 보호감호는 형벌이 아니라 자유박탈적 보호처분이므로 거듭처벌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7.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범죄가 발생하면 언론이 앞장서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환기시킨다. 이러한 여론에 부응한다는 명목으로 정치권은 쉽게 중형주의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그리고 새로운 범죄 사건이 부각될 때마다 점점 더 엄중한 가중처벌 정책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빠진다. 범죄 예방을 위한 근본적 대책은 늘 뒷전에 두고 가혹한 형벌이 유일한 답인양 손쉽게 내세우며 정치적으로 이슈화할 뿐이다.

그러나 범죄 예방은 가혹한 형벌로 단기간 내에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범죄 예방은 근본적으로는 형벌권을 행사하는 국가 권력의 민주적 정당성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시민들 사이에서 공동체 규범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고 강화할 수 있는 교육·복지제도 등 사회제도가 형벌제도에 앞서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가혹한 형벌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처벌의 가능성을 높이는 정책이 범죄 예방에 훨씬 더 기여할 수 있다. 선고 형량이 지나치게 낮은 범죄의 경우 적정한 선고가 가능하도록 양형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 보호감호의 망령을 부르는 당정 합의는 폐기해야 한다.

2020 11 27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국제민주연대,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울산인권운동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인천인권영화제, 장애여성공감,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천주교인권위원회,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형명재단(16개 인권단체)

토, 2020/11/28-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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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다가오면서 ‘수도권 부동산 공급 확대’가 가장 시급한 국가적 대책인 것처럼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과 기후위기로 인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탄소중립과 그린뉴딜에 관한 논의가 활성화 됐지만, 연초부터 사실상 토건 중심의 ‘그레이뉴딜’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셈이다.

○ 이번 선거에 나선 예비후보자들이 내놓는 부동산정책은 물론이고, 문재인 대통령조차 1월 11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설 전에 예상을 뛰어넘는 주택공급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혀, 공급이 부족해 지금의 부동산 대란이 전개되고 있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 지난 해 정부는 ‘8.4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으로, 서울권역을 중심으로 26만2000호 이상 주택공급을 약속했고, 5.6부동산대책 때 발표한 기존 물량을 합하면 수도권에 공급될 주택물량은 총 127만호에 육박한다며, 대대적 주택공급을 예고한 바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시민들의 여론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비판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문제는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반드시 잡는다는 약속한 것을 지키지 못했고 △공급이 충분하다면서도 지속적으로 대대적 주택공급을 발표하는 등 일관성을 상실했으며 △지속적이고 대대적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실제론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는 엄연한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0일 ‘2050년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 선언을 통해 탄소중립·경제성장·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달성하겠다고 호언했지만, 그칠 줄 모르는 수도권 팽창 정책이 향후 미래세대에 남길 파국적 결말에 대해 조금의 의식조차 못하는 듯하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는 예비후보들은 아파트 지을 땅을 찾아 발표하는 것이 필승 전략인 것처럼 너도나도 남발하고 있다. 천만 서울시민들의 삶의 질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정치인이라면, 이 같은 행동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잘 알 것이다. 오로지 정치적 야심을 채우기 위한 헛짓이란 걸 시민들이 분간하지 못할 리 없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4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발표 직전 “미래 세대를 위해 해제하지 않고 계속 보존해나가겠다”고 하면서도, 정부는 태릉 골프장 그린벨트를 1만 세대 아파트 공급 대상지로 발표해 논란을 촉발시켰다.

○ 태릉골프장은 그 자체로 그린벨트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하고 있을 뿐 아니라, 1966년에 조성되어 화랑로의 플라타너스 가로수, 불암산의 뛰어난 자연경관, 유네스코 세계유산 태강릉 문화재 등이 어우러져 탁월한 생태·역사적 가치를 지닌 곳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단지 국방부가 소유한 땅이니 신속한 주택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만으로, 부동산 정책 비판 여론을 달래기 위해 졸속으로 발표한 대책이란 것을 시민들이 모를 리 없다.

○ 다양한 생물들이 더불어 살아갈 최소한의 공간마저 없앤다면, 생태계는 반드시 되갚아 줄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보복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다. 지금 당장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초유의 코로나 팬데믹이 그러하고, 곧 닥칠 기후위기가 그러하다.

○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시기, 무분별한 도시 난개발을 조장하고, 생태환경을 위협하는 정책을 남발하는 후보를 비판하고, 서울을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로 만들기 위한 정책 대안을 제안하는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적극 펼쳐갈 것이다.

2021120

서울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박윤애 선상규 최영식

사무처장 신우용

※ 문의 :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생태도시팀장 010-2526-8743

수, 2021/01/20-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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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성명]

정부는 아동 인권의 관점에서 “아동학대 대응 체계 강화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라

2021년 1월 19일, 정부는 ‘아동학대 대응 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법무부, 경찰청 등 범부처 관계자들이 참여한 제1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도출된 결과이다. 이번 대책은 지난 10월 13일 생후 16개월 아동이 입양된 지 8개월여 만에 양부모의 학대로 사망한 사건(이하 ‘양천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대책은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진단을 회피한 채 단편적인 해결책들만 열거하고 있다. 우리는 정부에게 아동 최상의 이익이 무엇인지, 아동권리 보장을 위한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성찰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양천사건의 본질적인 문제는 아동학대 예방과 피해아동 구제를 위한 아동보호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에 있다. 총 3번의 학대신고가 있었고 아동을 살릴 수 있는 기회는 충분히 있었다. 이웃주민, 어린이집 교사, 의료기관 종사자 등이 아동보호를 위한 각자의 역할을 했고, 그들의 책무를 뒷받침하는 것은 공공의 역할이다. 그러나 아동보호체계에 따라 일정한 역할을 담당한 어떤 공공기관도 사안의 특수성, 긴급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몇 년 전부터 아동학대사망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시민 사회가 지적했던, 아동인권 문제에 대한 공공기관의 감수성과 이해도의 부족 문제는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아동 인권의 관점에서 아동보호체계의 전과정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정부 대책은 이러한 고민의 흔적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일례로 현장인력의 전문성 강화를 반복하여 강조하고 있지만, 전문성 강화를 위한 방법과 세부내용이 매우 부족하다. 아동보호체계 담당 인력의 ‘전문성’은 아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아동 인권 보호를 핵심 가치로 둔 교육·훈련을 통해서 형성되어야 하며, 이러한 교육·훈련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 예산이 전제되어야 한다. 아동 인권의 관점에서 교육·훈련 과정을 구성하고, 내·외부 모니터링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없이 단순히 전담공무원에 대한 직무교육과 보수교육 시간을 늘리고 순환보직을 금지하는 정도의 대책으로 전문성 강화를 외치는 것은 현장의 부담만을 가중시킬 뿐이다.

정부가 작년 11월부터 강조했던 ‘2회 신고’시 즉각분리 제도 또한 충분한 대책이 아니다. 학대피해로부터 아동의 즉각적인 분리는 강조해마지 않을 정도로 중요하나, 단순하게 신고 횟수만을 기준 삼아서는 안된다. 1차 아동학대 신고라도 신속히 현장에 출동해 조사를 해서 아동의 보호에 필요하다면 긴급하게 분리를 해야 한다. 아동의 학대피해 위험성을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아동의 건강진단 등 응급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사안의 긴급성과 위급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아동학대 담당자의 전문성과 아동인권 감수성이 필수적이다. 분리된 이후에 필요한 아동과 가정에 대한 지원과 개입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준비 없이 무조건적인 분리조치를 실행한다면 아동은 갑작스럽게 낯선 생활환경으로 강제이동당할 것이며, 대규모 양육시설에서의 생활은 아동으로부터 개별적 삶의 자유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아동학대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여건과 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국제인권규범은 아동의 원가정 지원을 원칙으로 하며, 부득이한 경우 아동보호를 위한 대안양육체계를 마련하되, 아동의 가정분리는 필요한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서 일시적으로 시행하고, 아동의 원가정 복귀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 것을 요청한다. 또한 아동에 대한 보호조치를 결정하는 모든 단계에 있어서 아동의 의견을 청취하여야 하고, 아동이 가정에서 분리된 경우에도 아동이 생활하는 환경은 가정과 유사한 형태여야 하며, 시설보호는 최소한으로 하고 궁극적으로 탈시설을 지향할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원가정으로부터의 분리는 아동 최상의 이익 원칙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며, 과정 전반에 아동 당사자의 의견청취권이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 삶에 대한 안정성을 보장받을 아동의 권리는 당사자에 대한 적절한 정보제공과 의견표명, 의사결정을 위한 논의과정과 결과에 대한 안내를 포함하는 국가의 중요한 책무를 요청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여전히 아동의 기계적인 즉각 분리와 시설보호를 대책으로 내놓은 것은 아동 또한 존엄하고 독립적인 삶의 주체라는 점을 망각한 행정 편의적 발상이다.

또한 아동보호체계의 중요한 한 축인 입양제도에서 공공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2014년 미국으로 입양된 한인아동 사망사건(일명 ‘현수사건’)에서도 정부는 입양기관에 대해 ‘분기별’로 점검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제대로 이행한 바 없다. 이미 현행 「입양특례법」상 보건복지부장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입양기관에 대한 지도·감독을 하고, 입양기관이 입양 의뢰된 사람의 권익을 침해했을 때 업무정지나 허가를 취소하는 등 관리·감독의 권한을 갖고 있지만 이러한 권한을 유의미하게 행사한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공적 아동보호체계와 괴리되어 민간기관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입양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없이 제시된 ‘입양절차의 공적 책임 강화’ 방안은 허울 좋은 포장에 불과하다.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아동의 사망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데도 아동보호체계의 기초라 할 수 있는 출생통보제와 보편적 출생등록제의 도입을 검토하지 않은 것 또한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국 사회에서 출생한 모든 아동이 공적 기록에 등록되어 있어야 아동 보호와 복지의 사각지대가 줄어들 것임은 자명하다. UN아동권리위원회가 권고한 것처럼 출생통보제와 보편적 출생등록제도를 도입하여 한국 사회 내의 모든 아동을 평등하게 보호할 수 있는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양천사건에 대한 진지한 원인 진단과 평가 없이, 당장의 여론을 달래기 위해 급히 내놓은 정책의 나열로밖에 볼 수 없다. 이번 대책에서는 일련의 과정에서 아동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 있었음에도 각 단계별로 드러난 아동보호체계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조사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찾아볼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정부가 이번 “아동학대 대응 체계 강화 방안”을 아동 인권의 관점에서 전면 재검토하며, 개선방안 마련에 다음의 사항을 중점적으로 고려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1. 아동보호 공적체계 및 인력 확충을 위한 실질적 방안을 제출하라

2. 지역사회 기반 아동보호체계를 즉각 수립하라

3. 아동학대대응 인력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하라

4. 아동학대대응 부처와 기관 간 소통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라

5. 아동의 원가족보호 지원을 위해 국가의 역량을 최우선적으로 투여하라

6. 위기 임신・출산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원가정에 대한 양육지원 서비스 지원 내용과 접근성을 강화하라

7. 공공이 입양을 책임지고 아동보호체계와 통합적으로 운영하라

8. 국가 차원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아동학대대응시스템의 전반을 점검하라.

2021.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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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1/01/23-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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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 

백신 우선순위 및 배분 결정은 인간의 존엄과 권리에 기반해야 합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 사회에 생명의 존엄함을 일깨워준 사건이며, 인간 존엄이 평등한 만큼 국가의 조치도 비차별적이어야 함을 상기시켜주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1년이 지난 현재,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최근의 상황에서 인권과 사회정의에 기반한 논의와 결정 과정은 보이지 않는다.

1 21, 정부는 빠르면 2월 초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그에 앞서 보도되었던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계획에 따르면, 안전성이 입증된 백신에 대해 신속하게 최대 물량을 확보하여, 전문가위원회가 마련한 우선순위에 따라 무료로 공평하게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고 한다. 우선 접종 권장대상 순위는 현재 논의 중이며 의료기관 종사자와 요양시설 입소 고령자, 집단시설 생활자 및 종사자, 65세 이상 노인 등이 우선순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인구의 70% 이상의 신속한 백신 접종을 통해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우리는 정부의 공평이라는 선언, ‘안전에 대한 약속, ‘신속이라는 목표가 얼마나 공허한지 수없이 경험했다.

온 국민에게 동등하게 나누어준다던 1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정에서 주민등록기준이 불분명한 홈리스는 배제되었다. 모두에게 2주간의 자가 격리를 보장해야 할 정부는 신아원 장애인들의 긴급 탈시설 요구도 무시한 채, 다시 재입소 조치를 취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매년 65세 이상 모두에게 무료로 접종하는 독감백신의 접종율은 단 한번도 85%를 넘어 본 적이 없다.

정부가 현재까지 발표한 우선접종 권장대상()에서도 유사한 우려점은 반복된다. 의료기관 종사자에 병원의 정규직 직원이 아닌 파견업체 돌봄노동자나 시설관리자가 포함되는지, 이동이 어려운 독거노인과 탈시설 장애인을 위한 접종방법은 마련했는지,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홈리스와 이주민/난민에게 차별없이 백신 접종이 이루어질지 아직 알 수 없다. 현재 신속한 백신의 확보와 유통공급 관리체계 구축 보도에 가려져, 어떻게 공평하고 안전하게 접종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는 충분하지 않다.

코로나19를 겪는 지난 한 해 동안 시민사회는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방역의 이정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시민에게 묻고 함께 의논하여 방역정책을 집행하는 시민참여형 방역거버넌스를 요구했다. 하지만, 번번히 정부는 듣는 시늉만 하고 구체적인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 그 결과가 얼마나 참담한지, 이 겨울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집단면역 70%라는 과학적 목표는 30%를 배제해도 좋다는 불평등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를 위협하는 코로나19라는 사회적 재난에 맞서 가장 약한 이들이 배제되지 않는 백신접종의 우선순위와 배분 계획이 필요하다. 가장 약한 자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경청하지 않았던 정부가 기술적 방법으로 잘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착각이다. 감염병에 취약한 사람에게 우선접종하고, 공평하게 접종한다는 정부의 선언'을 시민사회가 가만히 기다리며 두고볼 수 없는 이유다. 이처럼 긴급한 시기,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해법만으로는 사회적 재난을 극복할 수 없다. 따라서 시민사회는 지금 백신 접종의 우선순위 선정과 배분의 원칙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야 할 것을 요구한다.

 

첫째, 인간의 존엄에 기반한 인권의 원칙을 모든 논의와 결정과정에 반영하고, 그 논의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

둘째, 논의 과정에 시민사회의 참여를 보장하여실효적인 정책을 강구하라.

셋째, 백신 접종 여부가 또 다른 차별과 혐오로 흐르지 않도록 현존하는 불평등 위험을 완화시킬 방안을 마련하라.

 

시민사회는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최우선시 하는 정부의 모든 노력과 제안에 적극 참여하고, 백신을 둘러싼 협력적 거버넌스가 실현될 수 있도록 사회적 논의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2021 1 25

코로나19인권대응네트워크, 시민건강연구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광주인권지기 활짝, 국제민주연대, 난민인권센터, 노동건강연대, 노동도시연대, 다사장애인자립생활센터, 다산인권센터, 대구경북진보연대,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인권정책연구소,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SHREA, 우리복지시민연합,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운동연대, 장애여성공감, 장애인지역공동체,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진보당 대구시당,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평등과 연대로! 인권운동더하기, 한국YMCA전국연맹, 함께하는 장애인부모회, 홈리스행동, NCCK인권센터

화, 2021/01/26-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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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5[논평]2월국회언론개혁입법.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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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2월 임시국회, ‘언론개혁 입법보다 언론공약 이행이 우선이다

 

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이른바 언론개혁입법안을 발표했다. 6개 법안으로, “언론과 SNS, 포털, 기사댓글 등에 의해 피해를 입었을 때 구제받을 수 있는 언론민생법 6건을 수정 보완해 입법하기로 정했다(미디어오늘, 2/3)고 밝혔다. 언론을 통제하는 방안 대신 피해구제를 중심으로 입법방향을 수정한 건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 및 국민의 알권리와 상충하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

 

인터넷 징벌적 손해배상 : 권력자 악용 가능성 차단하고, 일반인 피해구제 접근성 높여야

 

인터넷 명예훼손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윤영찬법)은 사이버공간에서 인격권을 침해하는 악성(惡性)행위에 대해 일반적 손해배상을 넘는 제재를 가함으로써 불법행위의 재발을 억제하려는 취지로 제안됐다. 허나 종래에 여러 차례 지적되었듯이 한국은 명예훼손·모욕에 대한 형사처벌, 민사상 손해배상, 정보통신망법에 따른 가중처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불법정보심의, 언론중재위를 통한 반론·정정·추후보도 청구 등 명예훼손 피해구제에 있어 유례없이 강력한 제도들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징벌적 손배와 같이 더욱 강화된 제재를 추가입법하기 위해서는 현행법 내에서 발생하는 법적공백을 명확히 밝히고, 민형사제도와 행정규제를 종합 검토하여 이중처벌이나 과잉규제의 소지를 제거해야 한다. 해당법안은 이러한 검토를 결여하고 있다.

 

특별히 한국에서는 고위공직자나 정치인, 대기업 등 권력자들이 자신을 향한 비판을 봉쇄하는 수단으로 명예훼손제도를 악용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민주당이 밝힌 취지대로 언론민생법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엄격한 요건이 마련돼야 한다. 미국은 징벌적 손해배상에서 상당성을 넘어서는 현실적 악의를 입증하도록 하고, 공직자에게 입증책임을 부여하여 표현의 자유를 보호한다. 이와 달리 민주당 안에는 권력집단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전략적 봉쇄소송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다.

 

일반인의 피해구제나 민생에 얼마나 기여할지도 물음표다. 명예훼손 손해배상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문제점은 우리 법원이 공인을 사인보다 유리하게 대우하여 승소의 확률이 높고, 피해액도 높게 산정한다는 데 있다. 이런 관행을 내버려둔 채 손배액만 증액할 경우 소송비용이 증가하고, 심사기준이 엄격해져 도리어 사회약자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송의 문턱을 높이기보다는 피해구제제도에 대한 일반의 접근성을 높이고, 위자료를 현실화하는 방안부터 모색해야 할 것이다.

 

임시조치 대상 확대 우려, 개선방안부터 마련해야

 

한편, 민주당은 인터넷상의 임시차단 조치를 댓글로 확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임시조치란 인터넷 게시물을 통해 권리침해가 발생하거나 권리다툼이 예상될 경우 포털 등 서비스제공자가 정보 접근을 임시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말한다.

 

이 제도는 일방의 신고만으로 최장 30일간 정보차단이 가능한 반면 이의제기절차가 미비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임시조치로 사라지는 게시물은 연간 45만여 건에 이르는데, 그 중 상당수는 공인에 대한 비판이나 소비자불만, 종교피해호소 등의 합법적 게시물로 알려진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에서 정보게재자의 표현의 자유와 방어권 보장을 위해 임시조치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임시차단 대상을 확대하는 법안부터 처리하는 것은 순서에 맞지 않다.

 

이에 더해 댓글 임시차단 법안(양기대법)은 권리침해정보(사생활, 명예훼손)로 한정된 임시조치 범위를 댓글로 인하여 심리적으로 중대한 침해를 입은 경우로 대폭 확장하고 있다. “심리적으로 중대한 침해라는 기준은 개인의 내심의 의사에 해당하는 것으로,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어 헌법을 위반할 소지가 크다. 임시조치의 대상의 확대는 절차적 문제점을 개선한 후에 논의해야 맞다.

 

기사 열람차단 청구의 도입 및 피해구제 범위는 신중히 논의해야

 

기사 열람차단 청구권을 신설하는 법안(신현영법)은 시급한 처리보다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법은 기존의 정정, 반론, 추후보도 청구에 더해 인터넷신문이나 포털에 기사의 열람차단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언론보도의 주요한 내용이 진실이 아니거나, 사생활의 핵심영역을 침해하는 경우, 그밖에 인격권을 계속적으로 침해하는 경우가 해당한다.

 

허위나 단순사실의 오보는 이미 언론사가 정정보도를 하거나 사실을 바로잡아 포털에 재전송한다. 문제는 허위/사실 여부를 두고 주장이 엇갈리는 경우다. 이때는 법적으로 다투어야 하는데, 사법부의 판단에 앞서 행정기관이 기사 차단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한지 따져봐야 한다. 또한 허위/사실 여부에 대한 잠정적 판단을 기준으로 기사 전체를 차단하게 되면 공적사안에 대한 의혹제기와 검증의 과정이 사실상 모두 삭제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임시조치와 마찬가지로 공직자나 공인이 허위, 사생활 등을 내세워 기사의 차단을 무더기로 청구하게 되면 이에 일일이 대응해야하는 언론의 취재가 현저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입법 권력에 취약한 포털 등 뉴스서비스제공자로 하여금 언론의 의사에 반하여 열람을 차단하도록 유인을 제공하게 되고, 국민의 알권리를 제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칫 공적사안에 대한 의혹제기나 공적인물을 검증하는 보도의 시의성을 박탈하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생활의 경우에도 공인이 누구인지를 판단하는 것부터 어려운 문제다. 사법기관이 아닌 언론중재위에 판단을 맡기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가 많다.

 

따라서 이 법안은 피해자를 신속하게 보호하려는 취지에 기초하되 이에 상충할 수 있는 법익의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논의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2월 국회로 시한을 못 박고 서두를 일이 아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임시조치 개선 등 대선 공약부터 이행해야

 

해당 법안들이 가장 시급히 처리해야 할 언론개혁입법의 우선순위인지 모르겠다. 민주당이 내놓은 법안들은 명예 등 개인의 인격권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앞서 말했듯이 한국은 명예훼손의 지뢰밭이라 부를 만큼 촘촘하게 법망이 짜여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입법취지로 내세우는 이른바 '가짜뉴스'의 폐해는 허위사실을 유통함으로써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는 사회적 법익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허나 한국에서도 미네르바 판결을 통해 확립되었듯이 단지 허위라는 이유만으로 표현을 금지하거나 처벌할 수는 없다. 이에 세계 각국은 혐오표현규제를 통한 소수자 보호와 같이 특별히 보호해야 할 사회적 법익을 도출하는가 하면, 사업자와 이용자가 협업하는 자율·공동규제를 형성하는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방통위가 <허위조작정보에 관한 전문가회의>를 구성해 문제해결을 위한 기본방향에 합의한 바 있다. <전문가회의>표현의 자유와 열린 공간으로서의 인터넷에 대한 기본권 보장에 유념할 것, 모든 이해관계자들 간의 협력, 단순한 해결책을 지양할 것 등을 기본원칙으로 제시하고, 이런 원칙을 따라 양질의 저널리즘 및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한 정부의 지원, 자동화된 팩트체킹 시스템 개발 등 허위조작정보 유통 방지기술 등에 관한 지원 예산 확대 등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여당은 사회적 합의에 기초한 이런 제안들을 존중하여 법제도적인 뒷받침을 하는 역할에 전념하는 게 바람직하다.

 

민주당이 더욱 시급히 해야 할 일은 방치하고 있는 언론공약을 이행하는 것이다. 당장 올 하반기에 KBS, MBC, EBS 등 공영방송 이사진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상반기 내에 개혁입법을 하지 않으면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겠다는 공약은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다. 하루빨리 논의에 나서야 한다. 임시조치, 방송통신심의제도 등 표현규제를 개선하겠다는 약속도 해묵은 과제다. 민주당이 제안한 법안들은 시간을 두고 신중히 논의해도 결코 늦지 않다. 언론공약 이행이 우선이다.

 

202125

언론개혁시민연대

토, 2021/02/0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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