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대한 입장
교육부의 로스쿨 저소득층 학생 경제적 지원 정책 긍정적
경제적 사회적 취약계층의 법조 진출 기회 확대될 것으로 기대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5/19자 머니투데이 http://bit.ly/1HdB0aU), “교육부가 내년도 법학전문대학원 예산을 올해보다 약 10배 늘린 70억 원으로 편성하고, 특별전형 등으로 입학한 저소득층 학생 300여명의 등록금을 전액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한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률가 양성제도의 획기적인 개혁으로 출범한 로스쿨이 고액 학비 논란으로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교육부가 경제적, 사회적 취약계층의 법조 진출 확대에 기여할 정책을 내놓은 것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한다.
로스쿨을 도입하면서 경제적, 사회적 약자의 법률가 진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입학전형 시 특별전형을 통해 취약계층을 입학정원의 5%이상 충족해야 한다는 인가기준이 마련되었다. 서울대 로스쿨만 해도 “올해 신입생 중 가구소득이 2000만원 미만인 학생이 28명으로 전체(152명)의 18%“라고 한다(5/16자 조선닷컴 http://bit.ly/1ecmFVg). 이렇듯, 로스쿨 제도는 경제적 사회적 약자의 법률가 진출가능성에 있어, 개인의 무한 경쟁이나 다름없는 사법시험제보다 훨씬 진입 기회가 열려 있다.
지금까지 이들 취약계층의 대부분은 학교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재원으로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있다. 현재 25개 로스쿨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126명(6.15%)의 학생들을 선발해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사회계층의 법조인 진출 책임을 개별 학교에만 지운다면 학생들의 등록금 인상이나 장학금 지급 대상의 제한 등이 수반되어 오히려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법조인 양성의 책임을 학교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분담한다는 점에서 교육부의 취약계층 경제적 지원 정책은 환영할 일이다.
나아가 로스쿨제도의 안정적인 정착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특별전형의 비중을 늘리고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일정 기간 공익활동을 약속한 이들에 대한 지원 등 다양한 재정적, 제도적 지원책 마련도 적극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애초 도입 취지에 맞게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으로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대학 민주화는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다. 민주주의를 위해서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
– 고 고현철 교수 유서 중

▲ 고 고현철 교수 빈소
8월 17일 부산대 국문과 고현철(54) 교수가 대학본관 3층 국기게양대 테라스에서 투신해 숨졌다. 고 교수는 투신 당시 “총장은 약속을 이행하라”고 외쳤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평소 성실했던 학자이자 시인이였던 고 교수가 목숨을 내놓으면서까지 이행하라고 했던 약속은 ‘총장 직선제’였다.
김기섭 부산대 총장은 지난 2011년 10월 직선제로 치러진 총장선거에서 “총장직선제를 목숨걸고 사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하지만 기존의 입장을 번복하고 지난 6월 차기 총장선거를 ‘간선제’로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고 교수가 투신한 날 부산대 교수회는 집단 단식 농성을 진행하고 있었다.
고 교수는 2쪽 분량의 유서에서 “직선제로 선출된 부산대 총장이 처음의 약속을 여러번 번복하더니 최종적으로 총장직선제 포기를 선언하고 교육부 방침대로 일종의 총장간선제 수순밟기에 들어갔다”며 “부산대는 현대사에서 민주주의 수호의 최후 보루 중 하나였는데 참담한 심정일 뿐”이라고 적었다.

고 교수는 또 “대학의 자율성은 없고 총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부터 오직 교육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이는 민주주의의 심각한 훼손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 대학과 사회 전반적으로 너무 무뎌져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는 말을 유서에 남겼다.
교육부, 재정지원 무기로 일방적으로 ‘직선제 폐지’ 밀어부쳐
총장직선제는 1987년 민주화 항쟁의 결실로 1988년부터 전국 국공립대에 순차적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시절, 교육부는 직선제가 파벌형성, 금권선거 등 폐단이 많다며 ‘총장직선제를 폐지’하라고 대학들에게 요구했다. 그리고 2012년 1월 총장직선제 폐지를 골자로 한 ‘2단계 국립대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2단계 방안의 핵심은 총장직선제 폐지 여부를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재정지원 연계를 통해 총장직선제를 대학이 자율적으로 폐지하도록 유도한 것”이라고 했지만 국고지원으로 운영되는 국립대 입장에선 사실상 따를 수밖에 없는 강제적인 방법이었다.
2012년 실제로 교육부는 재정지원사업 가운데 규모가 큰 ‘교육역량강화사업’ 평가지표에 총장직선제 폐지 여부를 5%반영했다. 그 결과 총장직선제를 폐지하지 않은 대학 중 전북대를 제외한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목포대 등 4개 국립대가 2012년 이 사업에서 탈락됐다. 한 국립대 관계자는 “부산대, 경북대와 같이 매년 사업비를 받아오던 거점 국립대가 이 사업에서 탈락했다는 건 총장직선제를 폐지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모든 국립대에서 총장직선제가 폐지됐다. 총장직선제가 도입 20여년 만에 전국국공립대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총장 선출 자율 공언’ 취임 후 번복

이명박 정부의 정책과는 다르게 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교과부가 총장직선제 폐지 등에 대해 일률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후 오히려 더 강하게 총장직선제 폐지를 밀어붙였다. 2013년 교육부는 전국국공립대에 수차례 공문을 보내 “직선제 요소가 남아있는 학칙, 세부규정 등 관련규정을 모두 삭제하라”고 압박했다. 직선제를 재도입할 여지까지 없애겠다는 뜻이다.
교육부는 또 총장 후보를 선임하는 추천위원회 위원을 이른바 ‘로또(무작위) 추첨’방식으로 하라고 종용했다. 2014년 3월 교육부가 전국국공립대에 보낸 공문을 보면 “무작위 추첨 방식이 아닌 투표나 추천 등을 통해 총장임용추천위원회를 선정하는 방식은 직선제 요소가 있으니 학칙, 시행세칙, 자체규정 등에서 이런 요소를 모두 삭제하라”고 명시돼 있다.
김재호 부산대 교수회 회장은 “교육부가 말하는 간선제는 제대로된 간선제도 아니고, 일종의 ‘로또’식으로 으로 교수들의 대표권한을 전혀 갖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라며 “교육부는 총장선출 제도와 관련해 규정 하나하나를 간섭했고, 대학은 완전히 자유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박홍원 부산대 교수회 비대위 대변인도 “문제의 핵심은 직선제냐, 간선제냐가 아니고 법이 정한 대학의 자율성을 정부가 강압으로 침해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간선제로 선출해도 이유 없이 ‘임용 제청 거부’

박근혜 정부는 또 간선제로 총장 후보자를 선출한 대학에 대해서도 별다른 이유없이 임용제청을 거부하고 있다. 경북대, 공주대, 한국방송통신대는 교육부가 총장 임용제청을 거부해 수개월째 총장 자리가 공석인 상태다.
일각에선 “정부 입맞에 맞는 사람을 앉히기 위해 총장선출제도를 바꾸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는 한국체대에 지난 2년간 4번이나 총장 임용제청을 거부했지만, 친박계 김성조 전 새누리당 의원이 다섯번째 후보자로 올라오자 임용을 제청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임명했다.
박홍원 부산대 교수회 비대위 대변인은 “국립대는 학칙개정 등 모든 권한이 총장 한 사람에게 집중돼 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대학 구조개혁 등 정책에 불만이 있는 교수들이 많은데, 정부로선 총장 1명만 컨트롤 하면 대학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직선제로 당선된 총장을 컨트롤 하기에는 정부로서 부담이 되기 때문에 총장 선출제도를 바꿔 보다 쉽게 대학 규정 등을 개정하려고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투신한 고 교수가 소속된 부산대는 정부 방침을 따르지 않았다. 지난 2012년 직선제 내용을 학칙에서 폐지했던 부산대는 2014년 교수 총투표를 실시해 직선제와 간선제 실시 여부를 다시 정하기로 했다. 교수총투표 결과 84%의 압도전인 비율로 ‘직선제’가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김기섭 부산대 총장은 올해 6월 약속을 어기고 ‘간선제’추진을 선언했다. 김 총장은 고현철 교수의 투신 당일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그리고 부산대는 19일 부산대의 총장선출제도를 ‘직선제’로 재추진하기로 교수들과 합의했다.
황우여, “간선제 추진했지만 강제 아니다”

교육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지난 19일 예결위 회의장에 참석해 “고현철 교수의 죽음에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간선제로 대학의 모든 의사를 종합하는 방법을 직간접적으로 추진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강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등 교수단체들은 “이 사건은 결국 민주주의와 대학의 본질을 파괴해 온 대한민국 정부가 자행한 사회적 타살”이라며 “교육부는 고 교수의 뜻대로 총장직선제 뿐만 아니라 대학을 반교육적 평가체제로 일방적으로 몰아가고 있는 폭력적인 정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수개월째 별다른 이유없이 총장 임용제청을 거부했던 교육부를 상대로 경북대 김사열 총장 후보자가 제기한 행정소송해서 김 후보자가 8월 20일 승소했다. 앞서 공주대 김현규 총장후보자도 교육부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1심, 2심 모두 승소한 바 있다. 한국방송통신대 류수노 후보자는 1심에선 승소했으나 2심에서 패소했다.

* 사학비리 추방과 사학개혁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는 참여연대와 협력하는 연대기구 입니다.
[성명서]
황우여 교육부장관은 박성호 교수 임용의 진실을 밝혀라
황우여 교육부장관은 오랫동안 자신의 보좌관으로 재직해온 박성호씨가 동덕여대 교수로 신규 임용된 것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수많은 논란에 대해 국민들 앞에 한 점 의혹없이 진실을 밝히기 바란다.
박성호씨는 2000년 8월부터 2011년 3월 사이에 세 차례에 걸쳐 6년가량 황우여 국회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정치권 인사이다. 이신행 의원과 김학원 의원의 보좌관 경력도 4년가량 된다. 관악구청 공무원을 지냈고 사분위가 정상화한 오산대에서 법인사무국장도 역임했다. 이렇게 평생을 교육자의 길과는 사뭇 다른 길로만 걸어온 만 56세의 정치권 인사가 대학 교수로 선임된 데에 황우여 교육부장관이나 교육부의 역할이 없었다고 할 수 있을까?
박성호씨는 60점 배점인 2차 전공심사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3차 총장 및 보직자 면접 점수 40점을 합친 결과, 꼴찌에서 1등으로 둔갑했다. 신임교수를 임용 승인하는 7월 27일 이사회 회의에서도 최종 후보자 1인에 대한 정보만 제공하고 다른 경쟁자들의 주요 저서와 논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1순위자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근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임용이 결정되었다. 이사회 회의에서 박성호씨가 다문화에 대한 경력이 많지 않고 전공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없다는 지적이 정당하게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박성호씨의 임용을 강행했다.
박성호씨의 학력을 살펴보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그의 석사학위가 미국의 통신대학인 버나딘대학이라는 점이다. 버나딘대학은 미인가 대학으로 이미 2005년에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시정 권고를 받아서, 서울장신대학원 재학생 28명은 학교 측으로부터 퇴교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들이 대학원에 진학할 때 제출한 버나딘대학 학사학위가 1년이 지난 뒤 인정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크리스찬투데이, 2005. 3. 17).
박성호씨의 성균관대 박사학위 취득과정은 더욱 수상하다. 그는 12과목을 이수해야 하는 박사학위 과정에서 6과목만 취득한 것에 대해 버나딘대 석사 과정에서 이수한 과목 때문에 6과목을 면제 받았다고 해명했으나 사실이 아니었다(한국일보 8월 21일). 성균관대 관계자는 비교문화학 대학원은 박성호씨의 버나딘대 종교교육학 석사과정이 아니라 버나딘대 사회복지학 박사과정을 인정해준 것으로 “버나딘대 사회복지학 박사과정을 밟다가 중간에 편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호씨는 신규임용 서류제출 시에 성대 편입학 사실을 보고하지 않고, 버나딘대 박사과정 성적표조차 제출하지 않아서 의도적으로 기록을 조작하거나 은폐했다는 의심을 사게 되었다.
동덕여대는 박성호씨의 임용을 위해 여러 사전 조치를 취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박성호씨 임용과정이 시작되기 직전에 동덕여대는 박씨를 대학 연구원으로 채용했다. 이어 총장의 요구로 예정에도 없던 다문화정책 교수초빙이 결정되었다. 특히 올해 5월에 신임교수 채용 관련 규정을 변경하면서 총장의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 첫째, 동덕여대 신임교원 초빙은 학과 및 전공의 요청이 있을 때 가능했으나 총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는 언제든지 초빙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었다. 둘째, 1심(기초심사)과 2심(전공심사)에 모두 총장이 임명하는 교무위원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석하도록 바꾸었다. 셋째, 과거에는 1차 서류심사에서 5명을 추려 2차 전공심사에서 발표와 질의응답 기회를 준 후 여기서 3명의 후보자를 걸러 3심인 총장과 보직자 면접에 올렸으나, 규정 변경 후에는 1심에서 뽑힌 5명 전원이 탈락 없이 계속 2차와 3차 심사에 올라갈 수 있도록 했다. 넷째, 3심(총장 등 면접)의 심사 점수를 35점에서 40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런 규정 변경으로 2차 전공심사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박성호씨가 3차 심사에서 1등으로 둔갑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덕여대에서 일어난 이 모든 과정이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 있을까?
동덕여대의 교수채용 과정에 대해서는 그동안 구성원들 사이에서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2014년 가을에도 총장이 무리하게 자격 미달의 피아노과 후보자가 선발되도록 외부심사위원까지 본인이 선정하려고 하자 부당함을 느낀 연구지원실장이 사표를 냈으며, 연구지원실장 자리는 교수들이 가기를 꺼려해서 아직까지도 공석인 채로 남아있다고 한다. 올 봄학기에는 규정이 무리하게 변경된 것에 부담을 느낀 교무처장이 사표를 제출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이런 상태에서 올해 또 다시 무리한 교원임용이 강행된 것이다.
자격이 의심스러운 박성호씨가 신임 교수로 임용된 배경에 동덕여대의 구재단 복귀 문제가 작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올해 1월 28일 동덕여학단이 사학비리 주범인 구재단의 조원영씨를 개방이사로 승인 요청한 사안에 대해 교육부는 당일 전격 승인하는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였다. 단 하루도 안 걸린 교육부의 초고속 승인 절차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파격적인 조치로 조원영씨와 교육부의 특별한 관계를 의심케하는 대목이다. 그 후 조원영씨는 8월 10일 이사회에서 이사장으로 선출되었다. 조원영씨의 이와같은 거침없는 복귀 과정과 박성호씨의 동덕여대 임용이 전혀 무관한 것이고 교육부는 전혀 모르는 일인지 답해야 할 것이다.
박성호씨의 임용 과정은 이것 외에도 박사학위 논문심사 과정,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학평가와의 관련성 등 더 많은 의혹을 내장하고 있다. 더구나 이 사안이 국회 교육위원장, 새누리당 원내대표, 새누리당 대표를 역임한 황우여 사회부총리가 현직의 교육부장관 임기중인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동양적 행위양식인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의 교훈을 위배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리는 사회부총리를 겸하고 있는 황우여 교육부장관이 이 사안에 직접 관여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내내 황우여 국회의원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1급 정치참모가 자신이 모시던 국회의원이 대학을 관할하는 교육부의 수장으로 재직중인 상황에서 특정 사립대학 교수로 임용되었다는 사실과, 그 과정에 무수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은 별개의 문제이다. 그런 만큼 황우여 장관과 교육부는 박성호씨 임용과 관련해서 제기된 이 모든 의혹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진상을 조사하여 국민들 앞에 공개해야 할 것이다. 이것만이 지금 제기된 의혹을 해명하는 유일한 길이며 실추된 교수임용의 부도덕성을 치유하는 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황우여 장관과 교육부가 즉각적인 조치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만약 교육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의혹들이 조기에 말끔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우리 교수단체들은 임박한 정기국회 기간에 국회가 직접 국정감사를 통해서 이 문제를 해명하도록 강력하게 요청할 방침이며, 필요하다면 교수단체들이 참여하는 자체 진상조사단을 구성하여 독자적인 조사활동에 착수하는 방안도 검토할 생각이다.
2015년 8월 25일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사학비리 추방과 사학개혁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정부가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논란이 뜨겁습니다.
여기에 법원도 최근 정부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렸는데요.
지난 9월 15일, 서울고등법원은 한국사 교과서 6종의 집필자 12명이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수정명령 취소소송에서 교육부의 수정명령이 적법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과연 국가권력은 교육내용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 우리 헌법이 교육에 대해 취하고 있는 정신은 무엇인지, 판결의 쟁점을 짚어보며 고민해봤으면 합니다.
[광장에 나온 판결] 교육부의 한국사 교과서 수정명령 항소심 적법 판결
수정명령, 검정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만드는 마법
서울고등법원 제4행정부 2015. 9. 15. 선고. 2015누41441 수정명령취소
판사 지대운(재판장) 강영훈 박창제
김선휴 참여연대 시민감시팀 간사, 변호사
현재 대한민국의 고등학교용 ‘한국사’ 교과서는 국정교과서가 아닌 검정교과서이다. 국정교과서는 교육부가 직접 또는 위탁하여 편찬하고 모든 학교가 이를 반드시 사용하여야 한다. 반면 검정교과서는 민간에서 집필한 도서에 대해 교육부장관이 일정한 절차를 거쳐 검정합격을 결정하면, 각 학교가 합격된 검정도서 중 해당 학교에서 사용할 도서를 선택할 수 있게 되어있다. 이는 다양하고 탄력적인 내용의 교과서를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정답을 찾아가고 다양한 사고방식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며 교사와 학생의 교재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교육부장관이 검정에 합격한 6개 출판사의 한국사 교과서에 대하여 내용을 수정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예를 들면, 국군의 거창양민학살을 서술한 부분에 대해 ‘균형 잡힌 서술을 위해 북한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실례도 제시하라’, 북한의 주체사상을 소개한 부분에 대해 ‘학생들이 잘못 이해할 수 있으므로 북한이 주장하는 자주 노선이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며 대내통합을 위한 체제유지전략이었음을 서술하라’, ‘피로 얼룩진 5.18 민주화 운동’을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나다’로,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다니’를 ‘극단으로 치닫는 강압정치’로 수정하라는 것 등이다.
이에 위 교과서의 집필자들은 교육부장관의 수정명령이 법적 근거가 없고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있으므로 취소해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1심인 서울행정법원은 교육부장관의 수정명령이 적법하다고 인정하였고,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도 1심판결을 거의 그대로 원용하면서 교육부장관의 수정명령을 정당화해주었다.
이미 검정에 합격한 교과서의 내용을 교육부장관이 수정하라고 명령할 수 있을까?
이는 근본적으로 ‘국가권력이 교육내용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또한 국가권력의 교육내용 개입에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면, 부당한 개입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와 요건이 필요한가를 묻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국가와 교육의 관계에 대해 규정한 헌법에서부터 찾아보자.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 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
(헌법 제31조 제4항)
헌법의 위 규정은 교육이 국가 백년대계의 기초인 만큼 외부세력의 부당한 간섭에 영향 받지 않도록 교육자나 교육전문가에 의하여 주도되고 관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를 위해 교육행정권력에 의한 교육내용의 개입이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요구 또한 위 헌법규정에서 도출된다. 그런 점에서 헌법재판소도 “국정교과서제도는 정부의 행정관료에 의하여 교과내용 및 교육내용이 영향을 받을 소지가 있어 교육의 자주성을 보장하는 위 헌법규정과 모순될 수 있다”고 판시한 것이다(헌재 1992. 11. 12. 89헌마88 결정).
우리 사회의 가치체계를 나타내는 헌법이 교육에 대해 취하고 있는 이와 같은 기본 관점을 전제로, 이 사건 판결이 과연 이러한 헌법정신에 충실한 판결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쟁점 ① 법률유보원칙 : 검정 권한이 있다면 수정 명령을 내릴 권한도 있다?
첫 번째로 살펴볼 쟁점은 법률유보원칙 위반 여부, 즉 교육부장관의 이 사건 수정명령이 법률에 근거를 둔 것인지 여부이다.
대통령령인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 제26조 제1항은 교육부장관에게 검정도서의 ‘수정’을 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 이 대통령령의 근거가 되는 초·중등교육법 제29조 제2항은 교과용도서의 ‘범위·저작·검정·인정·발행·공급·선정 및 가격 사정(査定)’에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에 위임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교과용 도서의 ‘수정’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이 때문에 교육부장관의 수정명령이 ‘법률’에 근거한 것인지 문제되었다.
이에 대해 법원은 “‘검정권한’에는 본질적으로 ‘그 내용을 교육목적에 적합하게 수정하도록 명할 수 있는 권한’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석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였다. 쉽게 말해 ‘검정은 수정을 포함’하기 때문에 ‘검정’의 근거규정인 초·중등교육법 제29조 제2항이 ‘수정명령’의 근거조항이기도 하고, 따라서 이 사건 수정명령은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표현상의 잘못이나 기술적 사항 또는 객관적 오류를 바로잡는 정도를 넘어서서, 이미 검정을 거친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수정명령권한까지도 검정권한에 포함된다는 해석은, 검정권한의 내용과 범위를 너무 확대해서 해석한 것은 아닐까. 검정교과서제도를 채택한 취지는 헌법이 천명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구현하고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데 있다(대법원 2011두21485 판결 참조). 그렇다면 국가의 검정권한의 내용과 범위는 국가의 교육내용에 대한 개입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방향(내용의 변경을 가져오는 수정명령도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확대 해석하기보다는,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구현할 수 있도록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쟁점 ② 절차적 적법성: 검정절차의 ‘취지를 구현’할 수 있는 절차였는가?
행정부와 법원의 판단대로 내용의 실질적 변경을 가져오는 수정명령도 교육부장관의 검정권한에 포함된 것이라면, 그와 같은 수정명령이 적법하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인지, 이 사건 수정명령은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친 것인지 여부가 두 번째 쟁점이다.
내용의 실질적 변경을 가져오는 수정명령을 내리기 위해 거쳐야 할 절차에 대해서는 2013년 대법원에서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역시 검정을 마친 교과서에 대해 교육부장관이 내린 수정명령을 다툰 사안이었는데, “(수정명령이) 이미 검정을 거친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에는 새로운 검정절차를 취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으므로 검정절차상의 교과용도서심의회의 심의에 ‘준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판시하였던 것이다(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1두21485 판결 참조).
이 사건 수정명령을 내리기 위해 교육부장관은 새로운 검정절차를 다시 거치지는 않았고, 대신 ‘수정심의위원회’라는 것을 구성하여 심의를 진행한 뒤 수정명령을 내렸다. 법원은 이 ‘수정심의위원회’의 위원 선정방식, 위원구성, 소집절차와 심의방식 등이 교과용도서심의회의 경우와 거의 동일하게 이루어졌으므로 검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라고 인정하였다. 심의기간이 비교적 단기간이라거나 수정심의회의 심의사항 및 수정심의회 위원의 인적사항이 비공개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도 하였다.
그러나 이는 검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지나치게 형식적으로만 판단한 것이다. 국가의 공권력 행사에 있어 특정한 절차를 요구하는 것은 그 절차의 보장을 통해서 달성하고자 하는 실질적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위 2011두21485 판결에서 검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요구하는 이유가 “그렇지 않으면 행정청이 수정명령을 통하여 검정제도의 취지를 훼손하거나 잠탈할 수 있”기 때문임을 분명히 밝혔다.
그렇다면 검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는 단순히 ‘형식적’으로 교과용도서심의회의 절차와 ‘유사한 외관’을 갖춘 절차를 거쳤다는 점만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검정절차를 둔 “취지를 구현할 수 있는 절차”여야 한다. 따라서 법원은 단순히 수정심의회의 의사/의결정족수, 기초심사와 본심사의 분리운영, 위원의 분리구성 등이 교과용도서심의회와 거의 유사하게 이루어졌다는 외관의 판단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수정심의회 절차의 투명성, 수정심의회 구성원의 다양성, 교육행정권력으로부터의 일정한 독립성, 심의회 내에서의 충실한 토론과 의견 개진 및 이를 위한 충분한 기간 등이 확보된 절차였는지, 그래서 검정절차를 둔 취지를 구현할 수 있는 절차였는지를 더욱 면밀하게 판단했어야 한다. 재판이 있기 전까지 수정심의회 및 그 사전절차에 대해 거의 공개되지 않았고, 재판과정에서도 그 절차의 부실함, 불투명성이 드러났음에도 절차적 적법성을 인정한 법원의 판결은 지나치게 형식적인 판단에 그쳤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다.
쟁점 ③ 재량 일탈·남용: 검정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만들 수 있는 재량?
이 사건 판결의 마지막 쟁점은 재량의 일탈·남용 여부, 즉 이 사건 수정명령이 교육부장관에게 주어진 재량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는지에 관한 판단이다.
법원은 검정권한에 포함된 수정권한을 ‘그 내용을 교육목적에 적합하게 수정하도록 명할 수 있는 권한’이라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수정명령은 ‘교육목적에 적합하지 않은 것’을 ‘적합한 것’으로 바꾸도록 하는 범위에서만 정당화되어야 한다.
그런데 법원은 이 사건 수정명령들이 “오해 또는 오인의 소지가 있는 표현을 없애거나 고치도록 한 것”, “중요한 사안에 대한 서술의 비중을 다른 쟁점과 균형이 맞는 수준으로 늘리기 위한 것”, “학생들에게 보다 완전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재량의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르면 법원은 수정 전 교과서의 내용이 “교육적합성”을 갖추지 못해 검정도서로서 도저히 유지될 수 없는 정도라고 본 것은 아니다. 다만 법원이 보기에는 수정명령이 서술의 균형을 맞추고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방향이기 때문에 수정명령대로 고쳐도 무방하다는 취지로 읽힌다. 사실 수정 전 교과서의 내용이 교육적합성을 갖추지 못한 정도라면 불과 3개월 전 더욱 엄격하게 진행된 검정절차에서 합격했을 리도 만무하다.
수정 전 교과서의 내용(A)과 수정명령의 내용(B)에 대한 선호나 가치평가를 떠나서, 만약 A와 B 모두 검정교과서로서 교육적합성을 상실한 것이 아니라면, A를 반드시 B로 바꾸도록 강제하는 수정명령은 ‘교육적합성’이라는 목적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이 아니다. A라는 내용의 교과서도, B라는 내용의 교과서도 검정교과서 제도 하에서 공존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계속 강조하는 바와 같이 헌법정신과 검정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교육적합성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서술의 순서나 분량, 자료의 취사선택, 세부적 표현 등은 역사학자이자 교육전문가인 저자들에게 맡겨진 자율의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 명백하게 교육적합성을 상실한 것도 아닌 검정합격도서에 대해, 교육부가 지엽적인 서술 순서나 세부적인 표현까지 고치도록 명령하는 것을 재량의 이름으로 허용한다면, 이는 결국 검정교과서 제도를 수정명령을 통해 국정교과서와 같이 운영할 수 있는 재량을 허용하는 것과 같다.
바람직한 해결을 기대하며
사실 문제의 발단은 첫 번째 쟁점인 법률유보원칙 위반에 있다. 초·중등교육법 제29조 제2항이 교과서제도에 대해 법률단계에서 전혀 정하지 않은 채 포괄적으로 대통령령에 백지위임하고 있다 보니, 수정권한의 존부와 범위, 필요한 절차가 모두 해석에 맡겨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행정권의 자의적 해석이 불가능하도록 교과서제도의 중요한 내용들을 법률의 단계에 구체화시켜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그와 같은 입법적 개선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면, 법원은 존재하는 법령을 최대한 헌법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해석함으로써 행정권의 위헌적인 공권력 행사에 제동을 걸어야 할 책임이 있다. 대법원 상고심에서는 보다 현명한 판단이 내려지기를 기대해본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판결비평]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이 내건 이 현수막 만큼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의도를 정확히 표현하는 문구가 있을까? ‘역사교과서 국정화’라는 퇴행적이고 기형적인 교육정책이 거센 반대 여론에 부딪히자 박근혜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현행 교과서에 ‘붉은 칠’을 덧씌워서 국민들의 공포를 자아내는 것 뿐이었다.
교수 시절 ‘국정 역사 교과서는 독재국가와 후진국에서만 사용’하는 것이라고 주창했던 교육부 김재춘 차관 옆에 앉혀두고 교육부 장관이 국정화 발표 기자회견을 여는 코미디가 가능했던 것도 전방위적인 매카시즘적 선동 덕분이었다.
현행 8개 역사 교과서…”주체사상은 김일성 개인숭배와 우상화의 도구”
새누리당 고위 당직자들과 주류 언론이 가장 부각시킨 현행 교과서의 문제점은 6.25 전쟁의 책임 부분과 주체사상에 관한 내용이다. 이들은 현재 학생들이 사용하는 ‘좌편향’ 역사 교과서가 전쟁 책임이 남한에 있는 것처럼 기술하고, 주체사상도 비판없이 인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스타파는 이들의 주장이 사실인지 검정을 통과한 8개 역사 교과서(교학사 포함)를 모두 일일이 확인했다. 6.25 전쟁 책임에 관련해 단 1곳도 예외 없이 모두 북한의 남침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사실 이는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현재 교과서에 적용된 교육부의 한국사 교과서 집필 기준에는 ‘6.25 전쟁의 개전에 있어 북한의 불법 남침을 명확히 밝히’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이 집필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교과서 검정을 절대 통과할 수 없다.
주체사상에 대해서도 8개 교과서가 하나같이 김일성의 개인숭배와 우상화, 반대파 숙청에 이용됐다고 명시하고 있었다. 8개 교과서의 주체 사상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 정치인들은 “왜 우리 학생들이 주체사상을 배워야 하냐”고 강변하고 있지만 현재 교과서에 적용된 교육과정에 의하면 분단 이후 북한의 변화 과정과 북한의 세습 체제를 이해하기 위해선 주체사상에 대해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조한경 부천여고 교사(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는 지적한다.
또 박근혜 정부가 2018년부터 적용하기 위해 올해 확정한 2015 교육과정을 보면 ‘북한의 변화와 남북간의 평화통일 노력’이란 소주제에서 배워야하는 학습요소로 ‘주체사상과 세습체제’를 포함시키도록 해놓고 있다. 2015 교육과정은 뉴라이트 사관이 반영돼 있다는 이유로 큰 비판을 받고 있는데, 여기에도 포함된 ‘주체사상과 세습체제’ 를 새누리당이 문제삼는 것은 ‘누워서 침뱉기’가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미래엔 출판사의 역사교과서에 집필진으로 참여한 조왕호 대일고 교사는 “새누리당과 교육부가 좌편향됐다고 하는 교과서들은 모두 박근혜 정부 아래서 엄격한 집필기준에 따라 교육과정을 통과한 교과서”라면서 “이들 교과서가 좌편향 돼 있다면 누구보다 교육부가 먼저 책임을 져야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도면회 대전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미래엔 교과서 대표집필자)는 집필진과 역사학계 90%가 좌편향이라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해 “매카시즘을 동원해 국정화로 가기위한 핑계에 불과하다면서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그들 자신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날조와 왜곡, 선동으로 점철된 국정화 주장…그렇게 탄생할 국정교과서는?
조왕호 교사는 또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교과서에는 집필진으로 참여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이전에는 문제가 없던 교과서 내용들에 대해 지속적인 수정명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원래 미래엔 역사교과서에 실렸던 이화여대의 김활란 동상(왼쪽)과 교육부의 수정명령으로 대체된 최종 수정본(오른쪽)
특히 친일파와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에 관한 부분에서 “너무 부정적으로 묘사돼 있다”며 수정을 요구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승만과 박정희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 자학사관이라고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생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나올 국정 교과서는 박근혜 정부의 획일화된 방침에서 한 치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는 역사학계는 물론 과거 여당측 인사들조차 반대했던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역사교과서를 국정화로 바꾸어야할 명분이 거의 없는데도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데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 박정희 정부시절의 역사를 미화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올바르고 균형잡힌 역사교과서가 국정교과서?
지난 10월 12일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방행 방식을 현행 검정에서 국정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2011년 역사과목 교과서가 완전히 검정체제로 바뀐 지 6년만의 일이다. 교육부는 이념논쟁을 종식하고 올바르고 균형잡힌 역사교과서를 만들기 위해선 국가가 발행하는 국정체제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974년 박정희 정부가 도입한 국정 역사교과서는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1997년 고교 근현대사가 검정체제로 바뀐데 이어 2011년 중고교 역사 과목 전체가 검정체제로 바뀌었다. 당시에는 여야 의원 모두 검정 교과서를 독재시대를 청산한 결과로 받아들였다.


▲ 유신시절 사용된 고교 국사교과서
이런 검정 역사교과서를 국정 체제로 바꾸겠다고 교육부가 검토한 건 불과 2년도 되지 않는다. 2013년 교육부 업무보고에는 교과서의 발행 방식을 바꾸겠다는 단 한줄의 언급도 나와 있지 않다가 2014년 업무보고에 갑자기 등장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1월 친일, 독재를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현장에서 거의 채택되지 않자, 2014년 2월 교육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이번 기회에 사실에 근거한 균형잡힌 역사교과서 개발 등 제도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교육부 공문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 지시를 받아 교과서 개선 작업을 추진했다.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지지하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현장에서 외면받자, 아예 국가가 발행하는 방식인 국정체제로 교과서 발행 방식을 바꿔버린 셈이다.

교육부는 각계 의견수렴을 하겠다며 지난해 토론회와 여론조사를 실시했지만 그 결과도 발표하지 않았고 반대여론이 압도적이었던 토론회 결과도 무시했다.
2014년 8월 교육부가 주관한 교과서 발행 체제 개선 토론회 참석자 중 국정화 찬성자는 13명 중 3명에 불과했다. 당시 토론회에 참석해 국정화 반대 의견을 냈던 강종훈 대구가톨릭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당시 토론회 의견을 반영했다면 지금의 국정화 방침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다수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입맛에 맞는 의견만 들었다. 이는 상식적인 여론수렴을 거쳤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뿐 아니라 현재 국정화 추진 핵심인사인 황우여 교육부장관, 김재춘 교육부 차관,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도 과거에는 모두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반대했었다. 불과 2년 전에는 새누리당 부설 여의도 연구소에서도 국정화를 반대하는 취지의 보고서를 냈다.

그런데 모든 것이 바뀌었다.
도대체 왜?
이처럽 쉽게 납득할 수 없는 국정화 강행의 이유에 대해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버지인 박정희를 관계를 떼어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시정부 국무위원 차리석 선생의 후손인 차영조 씨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부친인 박정희와 김용조의 친일행적을 미화하기 위해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자기 아버지의 군사쿠데타와 유신을 미화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 방송출연을 통해 자신의 역사인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바 있다. 1989년 MBC 박경재 시사토론 ‘박근혜 씨 아버지를 말하다’에서 당시 박 대통령은 “나는 5.16을 구국의 혁명이라고 믿고 있다”며 “그동안 매도당하고 있었던 유신, 5.16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 해야한다. 그게 뭐가 잘못됐느냐고 당장 비난을 받더라도 사람들을 설득시켜야 한다. 그게 정치”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그래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그런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는 일이다. 부모님에 대해서 잘못된 것을 하나라도 바로 잡는 것이 자식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 발언에 담긴 역사 인식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발표에 지지를 표하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올바른 역사관을 가지고 가치관을 확립하도록 하는 것은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우리가 필연적으로 해주어야할 사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는 제대로된 국정 교과서가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연세대를 시작으로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각 대학 사학과 교수들의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홍보하기 위한 별도의 특별 홈페이지(링크)를 만들었습니다.
국정교과서로 전환하겠다고 밝힌지 10일이나 됐는데 갑자기 홍보 웹페이지를 만든 것을 보니 점점 커지고 있는 국정화 반대 여론에 교육부도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국정교과서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주겠다고 만든 Q&A 코너를 보니 사실이라고 믿기엔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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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9. 다른 선진국들은 모두 검정제나 인정제를 채택하고 있다는데 왜 우리나라는 과거의 국정으로 돌아가려고 하나요? 나라마다 역사가 다르고, 역사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문제와 논쟁의 양상도 다릅니다. 각국은 사정에 따라 최적의 교과서 제도를 채택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으며 역사 인식의 차이로 인한 이념대립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국가가 올바른 시각의 교과서를 책임지고 발행해야 합니다. |
우리처럼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기는 통일 전 독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서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통일이 될 때까지 역사교과서에 있어 줄곧 검정과 인정을 함께 사용해왔습니다. 국정교과서를 사용한 쪽은 지금의 북한처럼 동독이었습니다.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 사정에 따라 최적의 교과서 제도를 채택해야한다는 대목에선 ‘한국적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던 유신의 그림자가 어른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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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0. 근현대사의 비중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왜 줄이려고 하는 건가요? 혹시 현대사에서 있었던 지도자들의 잘못들을 은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가요? 현재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서 근현대사는 150년 정도의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약 50%의 비중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시간의 길이를 고려한다면 대단히 확대되어 있고 상대적으로 매우 자세하여 해당 년도의 월별 사건까지 암기하게 되는 등 학습부담이 큽니다. 우리민족의 기원과 발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위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우리 역사를 검증된 사료에 따라 정확하게 기술하고, 8․15 광복 이후 국가 기틀을 마련하여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하고 과학,문화,예술 각 분야의 눈부신 발전을 달성한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공정하고 균형 있게 기술할 것입니다. |
시간의 길이를 기준으로 교과서 내용을 배당한다는 건 태어나서 처음 들어봐요. (웃음) 근현대를 가르치고 싶지 않다는 거 아닌가요?
교육부 홈페이지에 실린 QnA 내용에 대해 질문하자 윤세병 교사(유성생명과학고)로부터 돌아온 반응입니다. 시간 길이로 정확히 따지면 근현대사는 우리나라 반만년 역사에서 3/100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근현대사 비중을 3% 정도로만 해서 가르쳐야 하는 것일까요?
중국의 역사교육을 박사논문으로 썼던 윤 교사는 유구한 전근대사를 자랑하는 중국도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서 근현대사 비중이 약 70%로 압도적으로 많다고 말했습니다. 또 일본의 경우도 고교교과서가 일본사 A와 일본사 B로 나뉘어져 있는데 일본사 A는 거의 근현대사이고 일본사 B도 5대5의 비중으로 근현대사를 다루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육훈 독산고 교사(역사교육연구소장)도 나라마다 국가 성립의 시기와 과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근현대사 비중을 늘리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라면서 역사가 짧은 미국은 당연히 교과서 대부분이 근현대사이고 1870년대에 국가가 형성된 독일도 약 60%가 근현대사라고 설명했습니다.
역사라는 것이 과거를 통해 미래의 나아갈 방향을 배우는 것인데 가장 가까운 역사가 학생들의 관심도 많고 현재의 문제를 정확하게 바라보도록 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근현대사를 많이 다룰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교육부는 5대5의 비율이던 전근대사와 근현대사 비중을 약 6대4의 비율로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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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1. 국정교과서를 사용하면 암기 분량이 늘어나고 학습 부담이 커지지 않나요? 하나의 교과서로 공부하는 것이 학습 부담이 적습니다. 내용 편차가 있는 8~9종의 교과서보다 신뢰할 수 있는 교과서 한 권이 학습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교육부에서는 한국사를 수능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면서 평가 방식을 절대평가제(9등급제)로 개선하고, ‘학교 수업을 충실히 받은 학생이라면 누구나 충분히 만점을 받을 수 있도록 쉽게 출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올바른 역사교과서의 분량과 내용은 현장과의 충분한 소통 속에서 학생의 학습 부담과 불안감을 경감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것입니다. |
얼핏 들으면 여러 개의 검정교과서 보다는 국정교과서 하나로 공부하는 것이 수험생 부담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수차례 수능 출제위원으로 참여했던 윤세병 교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수능 출제의 기본원칙은 교집합을 내는 것입니다. 최소한 6종-7종 이상의 교과서에 (공통적으로) 모두 들어있는 내용만 출제해야 해요. 오지선다의 정답도 8종에 다 들어있어야 합니다.
마치 검정제 하에서는 수험생이 여러 개의 교과서를 모두 공부해야 하는 것처럼 교육부가 호도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수능이 EBS 교재에서 70%이상 나오도록 돼 있기 때문에 현재 수험생들이 검정교과서로 배운다고 해서 학습부담이 큰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오히려 1종으로 국정교과서를 하게 되면 전국 수십만 명의 수험생이 하나의 교과서로 수능을 치르기 때문에 출제자는 난이도를 맞추기 위해 국정교과서의 구석에 박혀있는 보조설명에서 문제 일부를 출제하게 된다고 합니다. 수험생은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선 교과서 구석구석 세세한 내용까지 모두 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국정교과서를 쓰면 출제자가 편하고 검정교과서 제도에서는 수험생이 편하다’는게 수능출제위원의 생각입니다.
정부는 국정을 홍보할 책임이 있고, 이것이 의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에 의거하지 않은 채 이뤄지는 정책 홍보는 정부가 말하는 국론의 통합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3년이라는 교육과정 예고 제도가 이례적으로 2년으로 앞당겨지고 집필진이 구성되기도 전에 난데없이 교육부 차관이 물러나는 상황. 심지어 ‘올바른 역사관 확립’이란 중차대한 국가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회 몰래 정식 예산이 아닌 예비비를 빼내 사용하는 국정교과서 사업은 홍보의 측면에서도 설득력을 찾아 보기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비밀리에 만들어 외부에서 운영해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오늘(10월 25일) 밤 서울 혜화동 한국방송통신대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회관에 교육부의 교과서 국정화 TF팀이 상주해 활동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방문해 실제 이 TF팀이 운영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오늘 방문에는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과 정의당 관계자 등이 동행했습니다.
도종환 의원이 입수해 취재진에게 공개한 ‘T/F 구성운영 계획(안)’에 따르면 교육부 비밀 TF팀은 오석환 전 교육부 학생지원국장(현 충북대 사무구장)을 단장으로 모두 3개팀, 21명 규모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팀별로 보면 기획팀에 10명, 상황관리팀에 5명, 홍보팀에 5명이 배치돼 있습니다. 뉴스타파가 TF팀 소속 장학관, 연구사, 서기관 등의 명단을 파악한 결과 이 중 절반 이상이 교과서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원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문건에는 각 팀의 담당 업무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비밀 TF팀 내 상황관리팀의 담당 업무로 기재돼 있는 ‘BH 일일 점검 회의 지원’이라는 내용입니다. BH, 즉 청와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일일 점검하고 있고, 이 교육부 비밀TF팀이 그 점검 회의를 지원하고 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또 홍보팀은 언론 동향 파악 업무와는 별도로 국정화 추진과 관련된 언론의 기획 기사 작성을 주선하는 한편 언론 기고자와 시사방송 프로그램 패널 섭외 업무까지 담당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이는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위해 공식적인 홍보 활동 이외에도 비공식적인 여론 조작 활동을 벌여온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는 대목입니다.
도종환 의원은 “신뢰할만한 제보자의 말에 따르면,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이 이곳 방통대 내 사무실을 찾아 일일 회의를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오늘은 이 TF팀의 팀장급 4명이 청와대에 업무 보고를 하러 갔다가 다시 방송통신대학교 사무실로 돌아오는 장면이 취재진에 의해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오늘 현장에서는 이 TF팀 소속은 아닌 김관복 교과부 기획조정실장의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실이 입수한 교과부 내부 문건
도종환 의원은 정부가 세종시 교육부 정부 청사 내도 아닌 서울 혜화동 방송통신대학교에 현직 교과부 직원 등으로 구성된 TF팀을 비밀 운영한 것이나 내부 문건에 명시된 것처럼 TF팀 업무가 ‘교과서 개발 추진’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집필진 구성과 지원계획까지 수립하고, 청와대 일일 점검 회의를 지원하는 것이며, 청와대가 매일 보고를 받았다는 점 등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배후였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TF팀은 지난 9월 말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 10월 8일 교과부 국정감사에서 황우여 교과부 장관은 “(내부적으로)국정화 추진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국정교과서 비밀 TF팀’ 운영과 관련 문건 공개로 황 장관의 국회 거짓말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TF팀, 사무실 문 잠그고 3시간째 대치
박근혜 정부가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비밀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가동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TF팀 사무실이 있는 방송통신대에서 야당의원과 경찰, 교육부 직원의 대치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비밀 TF팀 사무실 컴퓨터 화면에 청와대를 뜻하는 ‘BH’라는 글자가 들어간 폴더가 떠 있는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이는 이 비밀 TF팀이 청와대와 관련된 업무를 직전까지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오늘 밤 11시 현재 교육부의 교과서 국정화 TF팀이 있는 서울 혜화동 방통대 건물에는 야당의원과 당직자 30여명이 TF팀 사무실 내부 확인을 요구하며 현장에서 계속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방통대를 찾은 직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100 여명은 TF팀 사무실이 있는 건물을 에워싸고 야당 관계자와 취재진의 출입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대치 상황이 3시간 넘게 지속됐지만 국정화 TF팀 직원들은 건물 내부의 전등을 모두 끄고 여전히 사무실 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10월 25일) 저녁 8시쯤 방통대 내 외국인 장학회관 건물 안에 정부의 국정교과서 추진 비밀 TF팀 사무실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뉴스타파 등 일부 언론사 취재진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 소속 국회의원 4명(도종환, 김태년, 유기홍(이상 새정치민주연합), 정진후 정의당 의원)과 보좌진들이 현장을 긴급 방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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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 취재진 기습방문하자 불 끄고 창문 차단해
건물 입구에 도착한 의원들은 내부에 있던 직원 2명에게 교문위 소속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밝히고 문을 열어 줄 것을 요구하자 TF팀 관계자들은 황급히 사무실 안으로 몸을 숨겼습니다. 이들은 사무실로 들어가 바로 문을 잠근 후 사무실 조명을 껐고, 창문 블라인드도 내렸습니다.
당시 사무실 안에 일하던 직원들은 몸을 숨기기에 바빴습니다. 일부는 취재진이 촬영을 시작하자 황급히 파티션 뒤로 몸을 숨기는가 하면, 어떤 이는 자신의 휴대전화까지 책상에 놓아둔 채 자리를 피하기도 했습니다. 직원들의 책상 위 컴퓨터 모니터는 직전까지 사용된 듯 그대로 켜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 순간 뉴스타파가 단독 촬영한 한 컴퓨터 화면에는 청와대를 뜻하는 ‘BH’라는 이름으로 된 폴더가 별도로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는 앞서 뉴스타파가 보도했던 교육부 내부 문건의 내용처럼 이 태스크포스팀이 지속적으로 청와대에 국정교과서 관련 내용을 보고해 왔음을 보여주는 또다른 정황 증거입니다.
▲ ‘국정교과서 비밀 TF팀’ 직원의 컴퓨터 화면
TF팀 컴퓨터 화면에 ‘BH’ 폴더 존재, 청와대 보고 내용 별도 관리 정황 드러나
또한 이 화면에는 이들 태스크포스팀 직원들이 어떤 작업을 해왔는지 추정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15-교과서 분석’이라는 폴더 안에는 현행 중고등학교 교과서 내용을 비롯한 각종 교육자료에 대한 분석이 이뤄져 왔다는 사실을 추정할 수 있는 하위 폴더 이름들이 나열돼 있습니다.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비밀 TF팀 직원들과 함께 사무실 내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관복 교육부 기획조정실장 등에게 직접 전화를 하는 등 사무실 내 진입 요청을 계속하고 있지만 내부 직원들은 휴대폰을 꺼놓은 채 일체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치 한 시간 뒤인 오후 9시쯤 경찰 100여 명이 현장에 출동해 건물을 에워싸고 외부인의 진입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현재 TF팀 내부에 있는 직원들은 뉴스타파 취재진이 확인한 숫자만 최소 5명 이상입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서는 아직 결론 난 게 없다’던 박근혜 정부의 말은 거짓이었습니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겸 부총리가 국정감사장에서 국민들에게 이같이 공언한 것은 지난 10월 8일입니다. 하지만 이때는 이미 현직 교육부 직원들이 주축이 된 비밀 태스크포스팀이 한창 가동되던 시점이었습니다.

소문만 무성하던 이 비밀 태스크포스(이하 TF)팀의 실체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비밀 TF팀의 사무실을 긴급방문하면서 드러났습니다. 이 비밀 TF사무실이 위치한 곳은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위치한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 회관 1층이었습니다. 사실확인을 위해 국회 교문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이곳을 찾았지만 직원들은 문을 걸어 잠근 채 응대하지 않았습니다. 대치는 현재(26일 아침 8시)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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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말 이곳에 입주한 이 TF팀은 규모를 3개 팀, 21명으로 불려가며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사업을 은밀히 진행해왔습니다.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입수한 이 TF팀의 명단은 이들이 누구이고, 또 어떤 업무를 해왔는지 보여줍니다.

단장을 맡고 있는 오석환 현 충북대 사무국장은 교육부 학생지원국장을 지낸 이른바 ‘TK(경북 상주)’ 출신입니다. 정식 파견 발령도 없이 이 TF팀의 단장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기획팀장을 맡고 있는 김연석 교육부 역사교육지원팀장은 교육부의 내부보고서인 ‘한국사 교과서 분석 보고서’를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 전달한 장본인으로 지목돼 온 인물입니다.
‘기획’, ‘상황관리’, ‘홍보’ 등 3개 팀으로 이뤄진 이 TF팀의 업무 내용도 통상적인 교육부 업무로 보기엔 이상한 대목이 많습니다. 반대 여론에 대한 대응 논리를 개발하는데 투입되는가 하면 언론은 물론 교직원과 학부모, 시민단체들의 동향을 파악하기도 합니다. 또 일부 홍보팀 직원들은 신문에 기고하거나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할 사람을 섭외하는 일까지 맡고 있습니다.
특히 BH, 즉 청와대의 일일 점검 회의를 지원한다는 내용은 이 비밀 TF팀이 청와대에 국정화 관련 업무 내용을 계속 보고해왔다는 사실을 방증합니다. 뉴스타파가 현장 취재 도중 단독 촬영한 비밀 TF팀의 컴퓨터 화면에서도 ‘ BH’라는 이름의 폴더가 있는 것이 발견됐습니다. TF팀이 청와대 보고 내용이나 지사 사항 등을 따로 보관하기 위해 별도로 만들어 놓은 폴더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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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도 청와대가 이 TF팀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는 합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과 교육부 차관 등이 이 장소를 드나들며 보고 받았다고 한다. (세종시의) 청사를 놓아두고 왜 여기서 그랬는지 소상히 밝혀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이 비밀 TF팀을 통해 청와대가 직접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주도해 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어제 밤 9시 쯤 100여 명의 경찰이 TF팀이 입주한 건물을 에워싸 야당 국회의원들을 포함한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하고 있는 상황은 오늘(26일) 오전 8시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제 야당 의원과 당직자가 TF팀 사무실을 방문하자 건물 안에 있는 TF팀 직원들은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불도 끈 상태로 야당 관계자의 내부 확인 요청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건물 안에는 적어도 5명의 TF팀 직원이 있는 것으로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당당하고 적법한 공무 수행이라면 왜 문 걸어 잠그고 교문위 위원들의 면담을 거부하는가”라며 “지금이라도 당장 나와서 당당하게 설명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발행체제 개선 방안과 관련해 국회의 자료 요구와 언론 보도 증가로 업무가 증가함에 따라 현행 역사교육지원팀 인력을 보강해 10월 5일부터 한시적으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자료를 냈지만 여전히 의원들의 사실 확인 요구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 국정화 행정예고에 반대의견서 제출
헌법 정신에 반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근거도 졸속추진도 문제
국정화 추진 중단하고 민생 위기 대책마련에 집중해야
참여연대(공동대표 김균, 법인, 정강자, 정현백)는 오늘(10/28) 교육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행정예고(제 2015 - 216호)에 대한 반대 의견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참여연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가 헌법정신을 훼손하고, 추진 근거가 부적절하며, 졸속적으로 진행되는 등 절차상의 문제가 많으므로 즉각 철회되어야 하며, 이른바‘국정교과서 TF팀’을 통한 정보수집, 광고, 시민단체 사찰 등 일체의 정부활동 또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국가가 단일한 역사관을 강제하는 것으로 헌법상 기본원리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공화국의 헌법정신에 위배되며,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을 보장한 헌법 31조 4항에도 반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교육부가 내세우는 국정화 추진의 근거가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현행 한국근현대사 교과서가 이념적으로 편향적이라는 주장은 교육부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고, 역사 교과서 발행을 국정제에서 검인정제로 나아가 자유발행제로 전환하여 학문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보장하는 세계적 추세와도 거꾸로 가는 것임을 지적했다. 특히 미국의 한국학 학자들의 성명서에서 언급한 대로,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국정화된 역사교과서를 2017년부터 도입하겠다는 졸속추진 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대다수의 역사학자들이 국정교과서 집필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권의 입맛에 맞는 편향적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집필진이 구성될 것을 우려하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역사교과서가 수정될 가능성이 커져 교육 현장에서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 예측했다.
참여연대는 교육부장관의 10월 8일 국정감사 위증, ‘국정화 비밀TF' 등을 지적하며 불법과 편법, 불투명한 국정화 추진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특히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행정예고 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10월 27일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국정교과서 고시를 강행할 것임을 밝힌 것에 대해 국민의 의견수렴을 요식행위로 만드는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기 위한 교육부의 행정예고(공고 제 2015 - 216호) 철회는 물론 여타의 정부활동(정보수집, 광고, 시민단체 사찰 등)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대한 참여연대 의견서
1. 들어가며
참여연대는 정부가 역사교과서를 국정화 하려는 것은 헌법정신을 훼손하고, 추진 근거가 부적절하며, 졸속적으로 진행되는 등 절차상의 문제가 크다고 판단하여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반대합니다. 자세한 반대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2. 반대 이유
1)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헌법정신에 위배됨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국가가 단일한 역사관을 강제하는 것으로 헌법상 기본원리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공화국의 헌법정신에 위배됩니다.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는 것은 국가가 역사교육을 독점하고, 하나의 역사 해석을 강제하는 것입니다.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이 이룬 성과인 검인정 교과서 제도를 폐기하려는 시도는 다양성과 자율을 존중하는 헌법정신을 훼손하며 역사를 독재시대로 퇴행시키는 것입니다.
정부가 만드는 국정교과서는 교육의 자율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헌법 31조 4항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교육이 자율성을 가져야 하며, 정치적 중립성도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특정 정부에 의해 만들어지는 교과서는 왜곡과 미화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이미 헌법재판소 또한 “교과서의 국정제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이념과 모순되거나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1992년 결정문 89헌마88에 의하면 “자유민주주의는 각 개인으로 하여금 위로부터 일방적으로 결정된 내용에 무조건 추종 또는 순응하도록 하는 것보다는 자율과 참여에 의하여 그들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정의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질 줄 알도록 하는 것을 중시하는데, 교과서 문제에 있어서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하여 획일화를 강제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기본이념에 부합하는 조처라 하기 어렵다”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역사 교과서에 대해서는 “어떤 학설이 옳다고 확정할 수 없고 다양한 견해가 나름대로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 경우에는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명시하여 역사 해석의 다양성을 민주주의의 요소로서 전제하고 있습니다.
2)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근거 부적절
황우여 교육부장관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를 발표하면서 “역사적 사실 오류를 바로잡고 이념적 편향성으로 인한 사회적 논쟁을 종식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민통합을 이룩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한국근현대사 교과서를 싸잡아 이념적으로 편향적이라며 역사교육을 정쟁의 장으로 몰아넣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현 정부입니다. 사회적 논쟁의 종식과 국민통합 역시 국가의 획일적인 역사관 강요를 통해서 달성될 수 없습니다.
교육부는 기존의 교과서가 좌편향적으로 서술되어 있어 국정화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과서 좌편향 주장은 교육부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입니다. 지난 10월 19일 보도된 《미디어오늘》의 국정화 관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행 교과서가 좌편향되어 있다는 주장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51%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하였으며, 동의한다는 의견은 3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만일 교육부의 주장대로 현행 교과서가 편향되어 있다면 그 1차적 책임은 그 교과서를 검정한 교육부에 있습니다.
교육부는 현행 역사교과서에 사실관계 오류가 많아 국정화를 통해 이를 바로잡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사실이라면 현행 교과서를 검정한 교육부가 먼저 책임져야 할 일입니다. 이제까지 검정조차 제대로 못하던 교육부가 직접 제작을 할 경우 그 오류는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2013년 교학사 교과서 파동에서 사실관계 오류에 대한 검증능력이 교육부에 없고, 교육계와 학계, 시민사회의 자율적인 검증이 오히려 중요하다는 것이 확인 된 바 있습니다.
3) 역사교과서 자율화라는 세계적 추세에 역행
지난 2013년 제68차 유엔 총회에서 유엔 문화권 특별보고관은 “단일한 역사 교과서를 채택할 경우 정치적으로 이용될 위험이 크다”고 강조하며 다양한 역사 교과서를 도입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습니다. 2015년 제28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발표한 베트남 국가 보고서(A/HRC/28/57/Add.1)에서도 “역사에 있어서 단 한 개의 객관적인 사실만이 존재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라고 지적하며 다양한 시각의 역사 교육이 필요함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2015년 유엔에서 개최한 역사 교육과 기억과정에 대한 패널 토론(A/HRC/28/36)에서 전문가들도 “역사는 종교나 믿어야 할 하나의 진실이 아니라 논의되어야 할 것”이라며 역사 교과서의 다양성이 보장되어야 함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유엔의 권고와 세계적 추세를 반영하여 이미 대다수의 나라에서 역사교과서는 국정제를 찾아보기 어렵고, 민주주의가 안정적으로 뿌리 내린 국가들에서는 검인정제를 넘어 자유발행제로 이행되어 가고 있습니다. 영국, 프랑스, 미국, 스웨덴 등의 국가는 검인정제나 자유발행제를 택하고 있고, 터키, 방글라데시, 북한 등이 국정교과서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눈여겨 봐야합니다. 역사 교과서 발행을 국정제에서 검인정제로 나아가 자유발행제로 전환하는 것은 학문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보장하는 세계적 추세입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이러한 세계적 추세를 외면하고 거스르는 것입니다.
이미 미국의 한국학 학자들의 성명서에서 언급한 대로, 국정교과서가 그간 한국이 달성한 민주화의 성과에 대한 국제사회의 칭송과 신뢰를 깎아 내려,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할 것을 한국 시민사회는 염려하고 있습니다.
4) 국정 교과서 졸속 제작과 도입은 역사 교육 현장에 혼란 가져올 것
교육부는 국정화된 역사교과서 2017년부터 도입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1년 만에 왜곡과 미화 논란이 없는 제대로 된 역사교과서를 만들겠다는 것은 교육부의 바람일 뿐입니다. 2013년 수백 개의 오류투성이로 검정을 통과한 교학사 교과서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부가 기존 교과서들이 좌편향이라는 왜곡된 주장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역사학자의 90%가 좌파라는 매우 위험한 주장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를 이유로 정부는 역사교과서 집필에 역사학자가 아닌 타 전공 학자들의 비중을 높이려는 시도까지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타 전공 학자들이 역사교과서를 집필한 사례는 없을 것입니다. 타 전공 학자들의 비중이 높아지면 교과서 집필의 전문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뿐 만 아니라 또한 대다수의 역사학자들이 국정교과서 집필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권의 입맛에 맞는 편향적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집필진이 구성될 것은 불 보듯 뻔 한 일입니다. 더 나아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역사교과서가 수정될 가능성이 커져 교육 현장에서 혼란이 일어나고, 공교육의 권위를 추락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과거 유신정권과 군사정권에서 만들어진 국정교과서가 당시 정권을 미화하는 편향된 서술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군사쿠데타와 독재를 정당화하는 내용으로 점철되어 있었음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실제 이러한 내용을 정권이 직접 개입하여 서술했다는 점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제 도입은 용납될 수 없습니다.
정부는 국정교과서가 탄생할 경우, 교과서가 단일화되어 학생들의 수업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입시에 볼모로 잡힌 학부모들을 현혹시키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나 교사들은 국정교과서를 채택할 경우, 교과서에 대한 불신이 오히려 다양한 부교재 사용을 부추길 것이고, 학습부담도 높아지게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5) 불법적이고 불투명한 추진과정
교육부장관은 지난 10월 8일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역사교과서의 국정화와 관련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불과 4일 지난 12일 행정예고를 발표하고, 바로 다음날인 13일 국무회의에서는 정부 예비비로 국정 역사교과서 편찬에 필요한 비용을 배정했습니다.
국회의 국정감사를 회피하기 위해 결과적으로 교육부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위증을 한 것입니다. 중대재해나 재난에 대응하는 것도 아니고, 일반적인 국정수행 예산을 국회 몰래 예비비를 배정하는 것 역시 편법이며, 예비비를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외의 지출 또는 예산초과지출 충당’하기 위해 사용하도록 규정한 국가재정법 22조를 위반하는 행위입니다.
교육부가 서울 혜화동 국제교육원 외국인장학생회관에 이른바 ‘국정교과서 TF팀’을 비밀리에 구성하여, 청와대에 보고하며 활동하고 있었던 사실이 10월 24일 확인되었습니다. 야당 국회의원이 확인 차 찾아가자 문을 잠그고 수 천 장의 문서를 무단으로 폐기했습니다. 이 비밀TF는 국정화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국정화 반대 관련 시민단체를 사찰하고, 언론사의 동향을 파악하는 활동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의견이 나뉘어 있고 논란이 있는 국정과제일수록 그 과정을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개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의 일반적인 행정과정입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군사작전 하듯이 국민들 몰래 비밀리에 진행하고,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것은 민주정부의 정상적인 행정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행정예고 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10월 27일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국정교과서 고시를 강행할 것임을 밝힌 것 또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태도는 역사학계와 교사들, 그리고 시민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일방적이고 졸속으로 강행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3. 결론
참여연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며, 교육부의 행정예고(공고 제 2015 - 216호)의 전면 철회를 촉구합니다. 또한 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여타의 정부활동(정보수집, 광고, 시민단체 사찰 등)을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바람직한 역사학과 역사교육은 정부의 주도 하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의 다양한 입장과 시각을 반영해야 합니다. 교육부와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들만이 “올바른 역사관”의 주체라고 선언하면서 역사교과서를 입맛에 맞게 고치려 하고 있지만, 후일 박근혜 대통령의 교과서의 국정화 시도 자체도 그대로 기록하여 시대에 역행하는 비민주적인 행위로 후세에 평가 받게 할 것입니다.
역사학자 E.H.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란 책에서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다"고 썼습니다. 교육부와 정부가 할 일은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여 획일적 역사해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들이 더 다양한 교과서와 역사해석을 내놓고 서로 자유롭게 토론하고 교육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지킬 수 있도록 교육부와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합니다. 끝.
뉴스타파 취재로 베일을 벗은 교육부의 비밀TF가 수십 억을 들여 국정화 찬성 홍보를 주도하고 교사와 시민들 동향 파악에 나서는 등 부적절한 업무를 실제로 진행했음이 확인됐다.

지난 2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교육부의 국정화 비밀TF가 실제로 어떤 일을 했는지를 놓고 야당의 집중적인 추궁이 이뤄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은 거짓 홍보 논란을 빚은 이른바 ‘유관순 동영상’과 전국 일간지 1면에 실렸던 국정화 홍보 광고를 비밀TF가 주도한 것인지를 물었고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이를 시인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15일부터 27일 사이에 든 홍보비만 20억 5천여만 원에 달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 비밀TF ‘역사교과서 국정화 홍보 광고’ 집행 내역 (출처 : 배재정 의원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의원은 이같은 비밀TF의 활동이 위법 소지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12일 고시 발표 후 11월 2일까지는 예고 기간이어서 국정화에 대한 국민들의 찬반 여론을 수집해야 하는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찬성 여론을 조성하는데 몰두했다는 점 때문이다. 유 의원은 지금까지 반대 의견이 얼마나 제출돼 있는지, 그 가운데 얼마나 답변을 했는지를 물었지만 황 장관은 전혀 답변하지 못했다.

비밀TF가 유출된 문건에 기재된 교원과 학부모, 시민단체에 대한 동향 파악 업무도 실제로 진행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배재정 의원은 TF 상황관리팀의 김 모 연구사가 지난 19일 일선 학교에 전화를 걸어 특정 출판사의 역사 교과서를 채택한 이유를 캐물었고, 최 모 연구관은 국정화 반대 집회 현장을 배회하다가 신원이 드러나기도 했다며 “교육부가 국정원이냐”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비밀TF 가동과 동시에 여당·보수단체 ‘색깔론’ 총공세
교육부는 비밀TF가 지난 5일부터 가동됐다고 밝혔다. 황우여 장관이 국정화를 공식 발표한 12일보다 1주일이나 빠른 시점이다. 그런데 바로 이때부터 현행 역사교과서와 역사학계에 대한 새누리당과 보수단체들의 색깔론 공세가 거세지기 시작했다. 정황상 교육부가 사실상 국정화 강행 방침을 사전에 확정해놓고 여당은 물론 보수세력들과도 추진 일정과 대응 논리 등을 공유하며 총력전에 나섰던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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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TF 가동 직후 김무성 대표 발언 10. 5 “이제는 역사 교육 정상화의 첫 걸음을 내디딜 때”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연일 고강도 발언을 내놓으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이슈를 정국의 중심으로 옮겨놓자, 보수단체들은 연일 국정교과서 관련 토론회와 세미나를 개최해 잦은 언론 노출을 통한 여론몰이로 힘을 보탰다.
| 일자 | 주최 | 토론회명 |
|---|---|---|
| 2015. 9. 7 | 애국단체총협의회 | 12차 애국FORUM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답이다’ |
| 2015. 9. 17 | 자유경제원 | 제1회 자유주의를 위한 역사강좌 – 이영훈 교수 |
| 2015. 9. 17 | 전국 초중고 교장연합회 | 역사교과서 검인정제 폐해 심각하다. 국정화가 최선! |
| 2015. 9. 19 | 자유경제원 | 대한민국 교육, 어떻게 살릴 것인가 제2차 |
| 2015. 10. 5 | 자유경제원 | 원로에게 듣는다 : 역사교과서 좌편향, 바른 역사교육의 길은 어디에 있는가 |
| 2015. 10. 12 | 자유경제원 | 국사학자들만 모르는 우리 근현대사의 진실 |
| 2015. 10. 14 | 자유경제원 | 역사교과서, 어떻게 편향되어 있나 |
| 2015. 10. 19 | 자유경제원 | 학자들이 뽑은 최악의 역사왜곡사례 15선 |
| 2015. 10. 21 | 자유경제원 | 역사학자들에게만 역사를 맡길 수 없는 이유 |
| 2015. 10. 21 |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 | 한국사교과서의 문제점, 직접 배워 본 청년,대학생들이 말한다. |
| 2015. 10. 22 | 새누리당 | 올바른 역사교육, 원로에게 듣는다 간담회 |
| 2015. 10. 22 | 자유경제원 | 시험문제를 정치투쟁의 도구로 사용하는 교사들 |
| 2015. 10. 22 | 역사교과서대책위원회 | 역사교과서 대책 기자회견 및 세미나 |
| 2015. 10. 22 | 자유경제원 | 제2회 자유주의를 위한 역사강좌 – 이영훈 교수 |
| 2015. 10. 22 | 자유경제원 | 국사 시험문제에 나타난 왜곡 실태 |
| 2015. 10. 22 | 자유경제원 | 자유주의를 위한 역사강좌 – 이영훈 교수 |
| 2015. 10. 26 | 새누리당 | 한국사 역사학계와 교과서 집필진 편중현상, 어떻게 해결해야하나 |
| 2015. 10. 26 | 새누리당 | 교육현장의 선동·편향수업 사례발표회 |
| 2015. 10. 27 | 새누리당 | 청년들에게 듣는다-편향 교육이 이뤄지는 위험한 교실 |
| 2015. 10. 27 | 자유경제원 | 우리는 반(反)대한민국 교과서의 희생양이었다 |
| 2015. 10. 28 | 새누리당 | 당 중앙위원회 새누리포럼 ‘역사 바로 세우기, 올바른 역사교과서 왜 필요한가? |
| 2015. 10. 29 | 자유경제원 | 학부모에게 듣는 우리 자녀들의 역사 인식 |
“좌파 카르텔? 대응할 가치도 없어…권력은 짧지만 역사는 영원”
천재교육 역사교과서의 대표집필자인 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는 최근 상황에 대한 교육부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자신들이 제시한 검정 기준을 통과한 교과서를 자신들이 직접 나서서 ‘잘못된 책’이라고 떠들고 다는 꼴이기 때문이다. 주 교수는 “현행 교과서의 내용에 대해 최종 책임자는 당연히 교육부이므로 교과서 내용에 정말 문제가 많다면 옷을 벗더라도 교육부의 누군가가 벗어야 하는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교육부는 오히려 집필진들이 편향됐기 때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앞장서서 하고 있는데, 최근에 보니까 이런 억지 논리를 그 비밀TF라는 곳에서 생산하고 유통시킨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은 없었다’는 교육부의 해명이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비밀 TF팀의 존재를 철저히 숨기기 위해 고위공직자에 대한 인사 절차도 무시했고, 내부 문건을 수정하는 등 꼼수와 편법으로 일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우여 교육 부총리는 지난 2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출석, 비밀 TF팀가 없었다는 근거로 한 장짜리 역사교육지원팀의 업무분장표를 제출했다. 이 표는 TF팀을 역사교육지원팀으로 바꾸고 청와대 일일점검회의 지원’과 같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과 관련해 청와대가 깊숙이 개입돼 있거나, ‘동향 파악’, ‘기획기사, 칼럼자 섭외’, ‘패널 발굴 관리’ 등 여론 조작 시비에 휘말릴 수 있는 민감한 단어가 제외된 것을 빼면 비밀 TF팀의 구성 운영 계획과 거의 일치했다.

▲ 황우여 교육부총리가 제출한 역사교육지원팀 업무분장표(위)와 비밀TF팀 구성 운영 계획(아래)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은 “예민한 부분만 단어를 조금 바꿔 놓고 TF가 아니다”고 억지를 부린다며 “이왕에 바꾸려면 날짜까지 일찍 바꿔야지. 고작 어제인 10월 27일로 바꿨느냐”며 비꼬았다.
뉴스타파가 교육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 녹취록을 분석한 결과, 교육부 내부에서는 비밀 TF팀을 역사교육지원팀이 아닌 ‘역사대책팀’으로 부른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 8일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김동원 학교정책실장은 박주선 교문위원장의 질문에 “강은희 의원실에서 우리부의 역사대책팀장에게 자료를 요구했고, 역사대책팀원들이 그 자료를 작성해서 제출했다”고 말했다. 교육부 직제에는 역사대책팀이라는 조직은 없다. 독도 문제와 동북아 역사왜곡 등 역사문제와 관련된 팀은 교과서정책과 내에 있는 역사교육지원팀이 있을뿐이다.
물론 김 실장이 국감장에서 말 실수를 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발언이 나온 시점에 이미 비밀 TF가 한창 운영 중인 상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사대책팀이란 이름은 이 TF의 실제 명칭일 가능성이 크다.
국회의 국정감사 요구자료가 많아 기존 역사교육지원팀에 인원을 보강했다는 교육부의 해명도 사실과 달랐다. 국회의원 보좌진들은 오히려 비밀 TF가 가동된 후부터 국감에 필요한 자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고, 아예 담당 공무원과 연락조차 끊겼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의원실에 근무하는 정진경 비서관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수십차례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세종시의 교육부 사무실로 전화하면 서울로 출장갔다는 답변만 왔다”고 말했다.
게다가 교육부는 비밀 TF 운영을 감추기 위해 공적 서류를 거의 남기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비밀 TF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역사교육지원팀의 문서등록대장을 보면 지난 5일까지 TF 설치와 운영에 필요한 공문이 단 한 건도 없었다. 기록을 파기하거나 은닉했다면 공공기록물 관리법 위반이다.
교육부의 비밀 TF는 일정기간 준비작업을 거쳐 지난 1일부터 본격 추진됐다. 현재 TF 사무실이 입주해있는 국제교육원 관계자는 “지난 1일 교육부로부터 공간을 내 달라는 전화를 받았고, 2일 사전 점검차 교육부 공무원들이 현장을 찾아왔고, 5일부터는 7~8명의 직원들이 일하기 시작해 인원이 점차 늘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TF 설치부터 운영까지 모든 게 마치 군사작전을 벌이듯 철저하게 비밀로 진행했다. 비밀 TF 출입문에 지문인식 보안키를 설치하고, 인가를 받지 않은 직원은 출입할 수 없도록 철저히 통제 했다.
이처럼 보안에 극도로 신경을 쓴 이유는 무엇일까?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실이 입수한 112신고 녹취록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지난 25일 야당의원들이 뉴스타파 취재진 등과 현장을 찾아가자 TF 소속 교육부 직원이 112신고 전화를 통해 경찰 출동을 요구했다.

게다가 TF 소속 공무원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아닌 교육개혁 관련 일을 하고 있다며 업무를 위장했다.
교육개혁 TF라고 했다.
– 국제교육원 관계자
정진후 정의당 국회의원은 “충북대 고위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TF 단장을 맡은 오석환 사무국장은 총장에게 ‘김재춘 차관으로부터 교육개혁 관련 중요한 업무를 맡았다’며 출장 승인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실제 오 국장이 충북대 총장에게 제출한 출장신청서의 출장 목적에 ‘교육개혁추진 점검지원’으로 기재됐다. 고위직 공무원이 거짓 명목으로 출장을 간 것이다.
교육부의 해명은 더 기가 막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오 국장이 교육개혁점검팀으로 갈지, 아니면 역사교육지원팀에서 일할 지 분명치 않아 그런 것”이라며 단순 실수인 듯 말했다. 하지만 뉴스타파 취재진이 ‘교육개혁 점검팀이 실제 운영중인 조직인지’ 묻자 이 관계자는 “역사 교육이 크게 보면 교육개혁 범주에 들어간다’는 궤변을 늘어놨다. 취재 결과 교육부내에 교육개혁 점검팀이라는 조직은 아예 없었다. 또 오 국장이 출장기안서를 제출한 지난 7일 당일 그는 서울에 있는 비밀TF에 합류했다는 점에서 그가 어디에서 일할지 몰랐을 수 있다는 가정도 성립하기 어려웠다.
지난 수 십년간 인사 업무를 담당했던 정남준 전 행정안전부 제1차관은 “고위직 공무원이 다른 목적으로 출장을 간 것도 문제지만 주무장관이 책임을 갖고 국민을 설득하는 절차를 밟았어야 하는데 비밀리에 어떤 조직을 만들어 국정화를 추진한 게 바로 꼼수”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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