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월 19일 집단 자위권을 골자로 한 일본의 ‘안보 법안’이 참의원 본회의를 통과했다. 언제 어디서든 집단자위권이라는 이름으로 전쟁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게 된 셈이다. 전쟁을 할 수단을 보유하지 않겠다는 일본 헌법 9조를 무력화하고 있는 아베의 ‘우경화’ 행보는 거침없어 보인다.
이 ‘안보 법안’의 표결이 이뤄진 그 시각, 일본 도쿄 국회 앞에서는 이 법안을 반대하는 일본 청년들의 구호가 울려 퍼졌다.
‘아베는 물러나라’
‘우리는 전쟁을 반대한다’
‘국회는 헌법을 지켜라’
이들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학생긴급행동(Students Emergency Action for Liberal Democracy-s) 즉 ‘실즈(SEALDs)’의 멤버들이다. 지난 6월 5일 이후 매주 금요일마다 실즈 멤버들은 일본 국회 앞에 모인다. 넉 달 째 이어온 것이다. 이들의 목소리에 수만 명이 호응하고 있다. 일본의 젊은이들이 바뀌고 있다.
▲ 아베 퇴진을 외치며 일본 국회 앞에서 시위 중인 ‘실즈(SEALDs)’의 멤버들
1970년대 이후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본의 젊은이들은 일부 운동권 학생들을 제외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의 젊은이들이 바뀌고 있다. 일본 아베 정부가 강하게 밀어부치는 우경화, 군국화 정책들에 평범한 학생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고요한 일본 사회에 파문을 일으킨 청년운동단체 ‘실즈’. 평범한 학생들이던 그들이 ‘아베 퇴진’ 과 ‘민주주의 수호’, ‘전쟁 반대’를 외치며 거리로 나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일본 현지에서 이들을 만났다.
방송 : 10월 10일 토요일 밤 11시 시민방송 RTV
다시 보기 : newstapa.org/witness
지난해 11월, 경북지역 6개 지역신문에 일제히 원전 안전을 강조하는 독자투고가 게재됐다. 11월 한 달 동안 모두 11건이다. 투고자는 모두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 직원들이었다. 투고 내용은 원전의 안전을 강조하고 원전을 계속 유지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 일색이었다.
그런데,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월성원자력본부의 내부 공문을 확인한 결과, 직원들의 독자투고 과정에서 한수원 사측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 “2017년 11월 언론사 독자투고 실적 알림”이라는 제목의 한수원 내부 공문
월성원자력본부가 작성한 ‘2017년 11월 언론사 독자투고 실적 알림’이라는 제목의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월성원자력본부는 2017년 1월, 회사 차원에서 ‘언론사 독자투고 시행 계획안’을 마련해 직원들의 독자투고 실적을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 공문에는 부서별로 언론사 독자투고 건수를 실적으로 표시하고 있다. 한수원이 직원들을 동원해 찬핵 여론을 조성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대해 한수원 월성본부 측은 “회사 차원에서 독자투고를 독려한 것은 아니고, 직원들의 독자투고를 안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수원 노조, 지난해부터 탈핵 인사 무차별 고소
한수원 노조는 또 지난해 8월부터 원전에 비판적인 교수와 탈핵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무더기로 형사 고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금까지 한수원 노조가 형사 고소했거나 고소를 예고한 이들은 모두 5명이다. 동국대 박종운 교수, 김익중 전 원자력안전위원,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대표를 맡고 있는 김영희 변호사,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등이다.
▲ 김익중 동국대 의과대학 교수(왼쪽), 박종운 동국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오른쪽) 각각 지난해 8월과 9월 한수원 노조로부터 허위사실 유포한 혐의로 형사고소를 당했다.
한수원 노조가 이들 탈핵 인사를 무더기로 고발한 이유는?
한수원 노조가 검찰에 제출한 고소장을 보면 이들 인사들이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한수원 노조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박종운, 김익중 두 교수의 경우, 언론 기고문 등에서 한수원 노조를 ‘(핵) 마피아’라고 지칭해 노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이다. 한수원 노조의 검찰에 제출한 고소장에는 박종운, 김익중 두 교수의 다음과 같은 발언을 문제 삼고 있다.
정부·연구원·규제기관·학계가 똘똘 뭉쳐있다. 이런 마피아도 없을 거다.
박종운 교수 / 2017년 8월 4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 중
현재 한국 정부나 한수원은 원전 한 기를 하루만 가동하면 10억의 경제적 이득이 생긴다며 가동을 멈추려고 하지 않는다… 굳이 그들을 핵마피아라고 부르는 이유는 바로 그들이 마피아처럼 조직의 이해관계를 깰 수 없기 때문이다.
김익중 교수 2016년 12월 19일 서울혁신파크 강연 중
그러나, 두 교수는 한수원 노조를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김 교수가 말한 한수원도 문맥상 한수원이라는 사업자 특히 경영진을 가리키는 것이지, 한수원 직원이나 노조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또한 박 교수는 한수원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명예훼손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무리한 고소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수원 노조, “핵 마피아”라는 말 받아들일 수 없다.
이에 대해 한수원 노조는 원자력계를 비난하는 ‘핵마피아’ 표현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다.
한수원의 노동자 뿐 아니라 원자력 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전체를 통틀어서 핵마피아라고 표현합니다. 저희는 그것을 전혀 받아들일 수가 없는 거예요… 원전 종사자는 전부다 문제가 있다고 전반적으로 그렇게 바라보시잖아요.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 김병기 위원장
저희들은 어쩔 수 없이 한수원이에요. 한수원이 그런 거짓을 하고 핵마피아라는 형태로 언급하시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 대응을 한 거죠.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 법무담당 강창호 새울발전소지부장
“고등어, 대구, 명태 먹지 말라”는 발언도 고소 사유
한수원 노조는 “일본산과 북태평양 산 고등어, 명태, 대구에서 세슘이 검출되니 먹어서는 안된다”는 김익중 교수의 발언도 고소 사유로 삼았다. 기준치 이하의 방사능이 안전한데도 불구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해 불안감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또한 국내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30%”라는 발언도 고소사유에 포함시켰다. 원전사고의 가능성과 방사능 위험에 대한 경고까지 한수원 노조는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수원 노조는 왜 무리한 고소를 하는 것일까?
한수원 노조가 박종운, 김익중 교수를 고소한 것은 2017년 8월과 9월. 신고리5,6호기 공론화가 한창 진행되던 시기였다. 당시 한수원 노조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반대를 앞장서서 주장했다. 당시 한수원 노조에게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여론의 형성이 절실했을 것이다.
지난해 10월 20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시민참여단 여론조사 결과 59.5%대 40.5%로 건설 재개 의견이 높게 나왔음을 발표하고, 정부에 신고리 5.6호기의 건설 재개를 권고했다. 다음 달인 11월.월성원자력본부 직원들은 지역신문에 기고한 11건의 독자투고에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결과를 언급하며 탈원전은 시기상조임을 주장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한수원 노조가 주도해 원자력 분야의 공기업 노조 5곳, 원자력 학계와 산업계의 전직 인사들로 구성된 “원자력살리기국민연대”, 원자력학회와 서울대원자력정책센터 등 원자력 학계가 참여하는 “원자력바로알기운동본부” 등과 함께 원자력정책연대를 결성해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폐지를 주장했다. 원자력정책연대는 현재 친원전을 주장하는 핵심체로 한수원 노조는 원자력정책연대의 출범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주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한수원 노조가 무리한 형사고소를 남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한수원 사측이 어떤 방식으로 원전 찬반 여론에 개입하려 했는지 추적했다.
2018년 1월, 경기도의 한 대학을 찾았습니다. 영하의 날씨에도 그는 바깥에서 가지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2004년 교도관에서 정년퇴직한 이후에도 쉬지 않고 일을 해왔다고 합니다. 70대였지만 여전히 건강해 보였습니다.
▲ 한재동 (71) 전 영등포 교도소 교도관
한재동 전 교도관, 영화 <1987>이 개봉하면서 그의 이름은 많이 알려졌습니다. 한 씨는 1987년 영등포 교도소 교도관 시절, 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는 데 기여했습니다. 교도소 밖으로 비밀편지를 전하는 ‘비둘기’ 역할을 했습니다. 이번 주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숨은 주역인 한재동 전 교도관을 만났습니다.
나도 사람이니까 겁이 전혀 안 난건 아니죠. 그러나 그건 약간이고 어떻게 하면 안 들키고 밖으로 잘 전달할까 이런 생각이 지배적이었죠. 나 자신은 국가의 공무원이지만 국가에 충성하는 거지. 정부의 지시에 따르는 공무원이 아니다. 국민을 위한 공무원이지.
(비밀편지 전달이) 규정에는 어긋나지만 (독재정권의) 규정에 따르지 않으려고 애썼죠. 그냥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그냥 주저 없이 했어요.
지난 2014년, 서병수 부산시장은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영되는 것을 정치적인 이유로 반대했다. 이후 부산시와 영화계사이 갈등은 계속돼 최근 절정에 달했다. 영화계는 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결국 5월 9일, 서병수 부산시장과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조직위원장의 당연직 조항을 삭제하고 올해 조직위원장을 김동호 초대 집행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에 합의해 영화제가 파행으로 치닫는 것은 피했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갈등의 씨앗은 여전하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사태로부터 촉발된 예술의 자율성과 독립성에 대해 여러 영화인들과 서병수 부산시장을 만나 들어봤다.
▲ 2015년 당시 부산국제영화제. 올해로 21회를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시와 영화계의 갈등으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다. 그러나 지난 5월 9일 부산시와 영화제 측이 부산국제영화제 개최에 합의해 파행으로 치닫는 상황은 피했지만 갈등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날은 1966년 음력 1월 23일이었어요. 한국군이 집집마다 다 찾아가서 노인이든, 젊은이든, 남자든, 여자든 아픈 사람까지 살아 있는 사람이면 무조건 다 모았어요. 어머니는 수류탄 때문에 하반신이 다 날아갔고 여동생은 머리가 터져서 뇌수가 흘러나왔습니다. 이 이야기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습니다. 제가 직접 들었고 눈으로 봤고 몸으로 겪었던 그런 이야기입니다.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피해자 ‘응우옌 떤 런’ 씨
베트남 전쟁(1960-1975)이 끝나고 41년이 흘렀지만 지금까지 전쟁의 기억이 뚜렷한 이들이 있다. 2016년 2월, 베트남 빈딘(옛 빈안) 지역에서 ‘빈안 학살 50주년 빈안위령제’가 열렸다. 이 지역에서 민간인 1,004명이 한국군에 학살된 것으로 베트남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 베트남 빈안(현 빈딘) 지역에는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 모자이크 벽화가 있다. 군복에는 맹호부대 마크가 그려져있다.
반면 이들과 전혀 다르게 베트남전을 기억하는 이들도 있다. 고엽제전우회와 베트남참전자회 등 베트남 전쟁 관련 단체들은 민간인 학살을 부인한다. 김성욱 고엽제전우회 사무총장은 “왜 그들 얘기만 듣냐”며 “(민간인 학살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취재진이 만난 베트남전 피해자들은 한국군의 학살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베트남전 참전 관련 단체들은 학살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두개의 시선은 팽팽히 맞선다.
두 개의 기억이 공존하는 베트남 전쟁. 50년이 지나도 전쟁의 상처는 아물지 않은 채 남아있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베트남 전쟁의 민간인 피해자들과 당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한국군을 만나기 위해 노력했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이번 주(5월 20일)와 다음 주(5월 27일) 두 차례에 걸쳐 베트남 전쟁 당시 벌어진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사건 논란을 방송한다.
▲ 베트남 꽝아이성 빈호아에 있는 ‘한국인 증오비’. 이 증오비에는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잔혹 행위에 대해 기록되어 있다.
베트남 전쟁이 끝난 지 41년이 지난 지금. 당시 전쟁을 겪은 베트남 주민들과 참전했던 한국군이 기억하는 전쟁은 완전히 엇갈려있다.
한국군에 의해 민간이 학살이 이뤄져 가족까지 잃었다고 베트남 사람들은 증언하고 있고, 베트남 전쟁 한국측 참전단체들은 민간인 학살은 절대 없었다고 말한다. 여기에 베트남 전쟁 참전 단체들은 국가의 명령으로 참전했지만 국가로부터 어떤 보상이나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번 주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전쟁 2부, 책임없는 전쟁’편을 통해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사라져버린 베트남 전쟁을 조명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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