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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대비 주거비가 25% 넘으면 국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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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대비 주거비가 25% 넘으면 국가 책임”

익명 (미확인) | 목, 2015/09/03- 13:18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5분의 1은 월평균 소득이 150만원이 되지 않는다. 정확히 148만 6,181원이다. 이 소득계층의 사람들이 서울 등 대도시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보증금 천만 원에 월세 50만 원짜리 옥탑방이나 반지하를 구해 산다고 해도 남는 돈은 98만여 원밖에 되지 않는다.

▲ 서울 동작구 반지하방,보증금 천만원 월세 50만원

▲ 서울 동작구 반지하방,보증금 천만원 월세 50만원

이들의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은 단순히 계산해도 33%가 넘는다.유럽의 경우 소득 대비 주거비가 25%가 넘으면 이때부터는 국가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한다. 서민의 주거 안정성을 보장해주는 것이 정부의 책무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 소득대비 주거비 부담이 어느 수준이어야 하는지 그 기준을 갖고 있죠.유럽의 경우, 소득대비 주거비가 25%가 넘으면 정책대상이고 국가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봅니다.
–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

우리나라의 월 소득 대비 주택 임대료 비율의 평균은 2014년 현재 20%를 넘어섰다. 특히 저소득층의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은 무려 29%에 이른다. 2년 전에 비해 7.2% 포인트나 올랐다. 반면 중소득층이나 고소득층의 소득대비 임대료 비율은 같은 기간 줄어들었다. 박근혜정부 이후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이 크게 올랐고 그만큼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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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가계빚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은행권의 전세대출은 2014년 말 현재 35조 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2012년 전세대출액 23조 원과 비교하면 2년만에 증가폭이 50%를 웃돈다.

▲ 김기준 의원실

▲ 김기준 의원실

전체 가계대출액도 꾸준히 증가해 올 2분기 기준 1,070조 원을 넘어섰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보증금이 폭등하면서 무리해서 빚을 내 집을 사는 경우가 늘어난데다 주거비, 사교육비 압박 등으로 가계 대출 수요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가계부채 문제가 실제로 얼마나 심각한지 알아보기 위해 구로구의 한 아파트 단지 20평형대 185가구를 전수조사했다. 지난해 5월 입주한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3억원대 중반이었다. 최근 서울 지역에 들어선 아파트 가운데 가장 싼 축에 속한다. 분석 결과 이 아파트 20평대 185가구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구가 139가구나 됐다. 20평대 전체가구의 75.1%가 빚을 내서 집을 샀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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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가구 당 대출액은 평균 2억여 원. 현재 매매가가 4억 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아파트 시세의 절반 이상을 빚으로 떠안고 있는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이들 가운데 28가구 소유주는 80년대 이후 태어난 30대라는 점이다. 전세난에 지친 30대들이 무리해서 가계대출을 받고 있는 이런 현상은 일반적인 통계로도 확인된다.

정부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2012~2014) 주요 연령대 가운데 30대의 가계부채는
평균 8백만 원이나 증가해 5천만 원에 육박했다. 이들 30대의 부채 증가액 8백만 원은 부채 증가액이 가장 적은 40대에 비해 8배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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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는 지난 2년 반 동안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만 골몰했다. 서민의 주거안정은 뒷전이었다.
저소득층과 30대들은 급등하는 주거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빚을 내서 전세보증금을 충당하거나 더 큰 빚을 내 집을 사고 있다. 소득 증가는 미미한 상태에서 주거비 급등의 부담을 개인들이 대출을 내 감당해야 하는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가계부채 자체가 이미 소비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만일 외부 충격이 왔을 때 금융기관들은 좀 더 저신용자의 대출, 자영업자의 대출을 먼저 줄이고 향후에는 주택담보대출까지 줄일 수 있겠죠. 그 충격이 저소득층이나 자영업자에게 먼저 올 것입니다.
–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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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뉴스타파가 보도한 한화 ‘김승연 회장 구속집행정지 관련 의혹’과 관련해 서울대병원이 관련 의사들에 대한 공식조사에 착수했다.

서울대병원, 연루 의사 2명 공식 조사 착수.. 교육부에 보고 예정

서울대병원 우홍균 대외협력실장은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지난 주 뉴스타파의 보도 이후 신경정신과의 A 교수와 호흡기 내과의 B 교수에 대해 곧바로 공식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상급기관인 교육부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상 서울대병원에서는 의사들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부원장실이 주도권을 갖고 조사를 해왔으며, 이번 조사 역시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우 실장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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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정신과 A 교수 및 호흡기내과 B 교수, 복무규정 위반 가능성 높아

앞서 뉴스타파는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의 A 교수가 김승연 회장을 알츠하이머성 치매라고 진단했으며, 김 회장의 퇴원 이후 상태를 봤을 때 이 진단이 과장된 것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A 교수의 이러한 진단은 김승연 회장의 구속집행정지 기간이 연장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뉴스타파는 또 A 교수가 2013년 3월 김 회장과 관련된 진술을 하기 위해 법정에 출석할 당시, 한화 직원으로 추정되는 젊은 남성들이 당시 다리를 다쳐 휠체어를 타던 A 교수를 법정까지 에스코트했다는 증언을 보도한 바 있다. A 교수는 그 남성들이 한화 직원들이었냐는 뉴스타파의 질의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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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서울대 병원의 복무 규정을 확인한 결과, 제 2장 1절 8조에 ‘청렴의 의무’가 규정되어 있다. 이 조항은 “직원은 직무와 관련하여 직, 간접의 사례, 증여 또는 향응을 수수할 수 없다” 고 되어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병원 우홍균 대외협력실장은 “굳이 복무 규정을 들지 않더라도 의사가 그러한 편의를 제공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 서울대병원 복무규정 제2장 1절 8조

▲ 서울대병원 복무규정 제2장 1절 8조

호흡기 내과 B 교수에 대해서는, 소속이 서울대 병원임에도 불구하고 한화 김승연 회장이 보라매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보라매 병원에 출근하다시피하며 김 회장을 진료하고 보라매 병원 담당 의사에게 “구속집행정지보다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진료에 개입했다는 증언을 뉴스타파가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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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복무 규정 2장 3절 20조에 따르면, “직원은 근무시간 시작 전에 출근하여 출근카드에 자신이 직접 서명 또는 날인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같은 절 22조에 따르면 직원이 조퇴 또는 외출을 하고자 할 때에는 소속 관리자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며 업무 이외의 사유로 근무지를 임의 이탈할 수 없다”고 되어 있으며, “조퇴 및 외출로 인한 근무 시간의 면제는1일 4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정해져 있다.

▲ 서울대병원 복무규정 제2장 3절

▲ 서울대병원 복무규정 제2장 3절

우홍균 서울대병원 대외협력실장은 B 교수가 이런 사항을 다 지켰느냐는 뉴스타파의 질의에 대해서 “출근이나 외출 신고 여부를 확인해봐야 하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화, 회장 입원 당시 보라매병원 직원에게 명품 넥타이 선물

한편 김승연 회장이 보라매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한화 측이 보라매병원 간부 직원에게도 고가의 선물을 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보라매 병원의 김승연 회장 담당 의사에게 금품을 전달하려고 시도했던 한화의 방모 상무가 보라매 병원 직원인 박모 팀장에게 수십만 원 상당의 명품 넥타이를 선물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한화 측은 이에 대한 뉴스타파의 질의에 대해 “그런 일이 있었지만, 김승연 회장 입원으로 업무가 늘어나 불편을 겪고 있는 직원에 대한 사과 차원이었을 뿐 다른 뜻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취재 : 심인보

월, 2017/12/1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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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전과 확연히 달라진 러더 방향, 무엇 때문에?

세월호의 러더 방향은, 참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조타수의 조타 미숙에 따른 급변침 여부를 증명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증거물이었다.

참사 당시 러더 방향 / 인양 선체의 러더 방향

▲ 참사 당시 러더 방향 / 인양 선체의 러더 방향

참사 당시인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승객 구조에 나선 진도군 어업지도선에서 촬영된 영상과 해경 헬기에서 촬영된 영상을 보면 침몰 이전 세월호의 러더 방향은 중립에서 약간 좌측으로 향해 있었다. 그런데 최근 물 위로 올려진 세월호 선체에서는 진행 방향을 기준으로 볼 때 우측으로 최소 10도 이상 틀어져 있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여러 가지 추정들이 나오고 있다. 침몰 과정에서의 충격 때문이라거나 침몰 이후 조류의 영향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 등이 그것이다. 러더 방향이 바뀐 시점과 이유를 서둘러 정리하지 않을 경우 자칫 또 하나의 소모적 논란을 부를 지도 모를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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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소나 영상 속 러더 방향

▲ 수중 소나 영상 속 러더 방향

침몰 이후 1년 반 동안 러더 방향 그대로… ‘인양 작업 중 충격’ 확실

그러나 뉴스타파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러더의 방향이 틀어진 것은 세월호 인양을 위한 수중 작업 도중에 가해진 충격 때문이었던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 2015년 1월, 당시 해수부 산하의 세월호 선체처리기술검토TF가 촬영한 수중 음향탐지기를 동원해 촬영한 3D 소나 영상을 보면, 세월호의 러더는 침몰 이전과 동일한 상태로 유지돼 있다. 또 그로부터 7개월 후인 2015년 8월, 인양업체로 선정된 상하이샐비지와 오션씨앤아이 측이 다시 촬영한 3D 수중 소나 영상에서도 세월호의 러더 방향은 변함이 없었다. 이는 침몰 과정의 충격이나 침몰 후 조류의 영향으로 러더 방향이 바뀌었을 것이라는 추정과 배치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러더 방향이 바뀐 시점은 적어도 2015년 8월 이후이고, 이는 상하이샐비지가 세월호 인양을 위한 수중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점에 해당한다. 이 시점 이후의 인양 공정 가운데 러더 주변에서 이뤄진 것은 지난해 말 실시된 선미들기 작업이었다. 선체 밑에 인양용 철제빔을 집어넣기 위해 선미 부분을 와이어로 감아 수면 위의 크레인으로 들어올리는 작업이었는데, 당시 와이어가 연결됐던 부분이 러더의 위치에 인접해 있었다.

이에 대해 이상갑 교수는(한국해양대 조선공학과) “세월호의 러더 작동 방식은 기어방식이 아니라 유압방식이었다. 침몰 이후 상당 기간이 지나면 유압이 빠져서 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지면 러더가 움직일 수는 있게 되지만, 파도나 조류 정도의 힘으로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 선미 부분에서 진행된 인양 작업 도중 건드렸을 가능성이 가장 커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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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더 방향 바뀐 경위 해명 없는 해수부… 다른 곳은 건드리지 않았을까

이처럼 상하이샐비지의 수중 작업 도중 러더 방향이 바뀌었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인양 작업을 총괄 지휘했던 해양수산부는 이에 대해 아직 어떤 설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물론 세월호의 러더 방향은 침몰 이전의 상태가 분명히 영상으로 남겨져 있는 만큼, 인양한 이후 방향이 바뀌어 있는 것 자체가 그렇게 큰 의혹으로까지 번질 일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인양을 위한 수중 작업 과정에서 러더를 건드려 방향까지 바뀌게 해다면 선체의 다른 부위들도 잘못 건드려 본래 상태와는 다르게 했을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바로 이런 문제를 우려해서 지난해 해체된 세월호 특조위는 활동 기간 중 수차례에 걸쳐서 선체 주요 부위에 대한 수중촬영을 하겠다고 해수부에 요청했던 바 있지만 해수부는 제대로 협조했던 적이 없다. 당시 해수부는 모든 수중 작업이 잠수사들의 헬멧에 달린 카메라로 녹화되기 때문에 그같은 우려를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던 바 있다. 해수부는 당장 논란이 되고 있는 러더의 방향이 바뀐 경위부터 명확하게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취재 : 김성수 영상취재 : 김기철, 정형민, 신영철 영상편집 : 윤석민

목, 2017/03/3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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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원회는 최근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가 산재노동자 요양신청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직무를 유기했다며 공단 본부에 감사를 청구했다. 대책위는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가 산재 신청한 노동자의 작업장(현대차 울산공장)을 현장조사하면서 현대차 안전환경팀이 촬영한 작업동영상을 받아 산재 결정과정에 반영하거나 작업장(현대중공업) 출입사실을 안전모에 부착된 센서로도 간단히 파악할 수 있는데도 동료와 업주의 거짓 진술만을 반영해 산재 불승인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해자보다 20cm 큰 동료 촬영해 작업시 목 각도 왜곡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13년 5개월을 사내하청으로 일해온 이승룡 씨는 한 작업에만 고정근무했다. 싼타페와 맥스크루즈의 트렁크 리프트를 장착하면서 늘 고개를 45도 정도 뒤로 젖힌 채 일했다. 지난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 씨는 이번엔 반대로 차 안에 들어가 고개를 숙이고 비트는 작업을 하다가 통증이 심해져 병원에 갔다. 이 씨는 경추부(목) 4-5번과 5-6번 추간판 탈출증 진단을 받고 업무상 재해를 신청했지만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는 지난 5월 28일 불승인했다.

이 씨의 경우 근골격계 질환 현장조사 때 근로복지공단 담당자가 해야 할 작업 동영상 촬영을 현대차 안전환경팀에 의뢰해 그 영상으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 자료로 제출했다. 이 씨와 대책위는 “공단이 스스로 정한 업무지침을 위반한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키가 164cm인데 동영상으로 촬영된 동료는 183cm로 20cm 가량 더 크다. 대책위는 “동영상에 나오는 노동자는 키가 커 이씨처럼 고개를 뒤로 젖히는 각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도 공단은 해당 동영상을 질병판정위원회에 그대로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현미향 사무국장은 “이 씨가 다친 곳이 목이라 작은 키 차이에도 목을 뒤로 젖히는 각도가 상당히 차이 나기 때문에 산재인정에 결정적 요인”이라고 했다. 실제 동영상에 나온 큰 키의 작업자는 자기 눈높이 근처에서 리프트를 장착하지만, 다친 이씨는 “저는 키가 작아 팔을 완전히 뻗은 채 일했기에 목을 늘 45도 가량 뒤로 젖혀야 했다”고 했다.

▲ 출처 :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원

공단 “배터리 떨어져 불가피… 키 차이 알았다”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 재활보상부 배성룡 과장은 “보통 현장조사 때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하는데 그 날 따라 배터리가 다 돼 현대차 안전환경팀에 촬영을 맡겼고, 이 씨와 촬영 대상자의 키 차이가 나는 건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배 과장은 “이 사실을 대책위와 면담 때도 알렸다”고 했다. 현미향 국장은 “배 과장이 현장조사했던 현대차 4건 모두 촬영을 현대차 보건환경팀이 했는데 그 때마다 배터리가 다 됐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키가 163cm인 이창우 씨도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12년 동안 차 문짝 작업을 하면서 최고 180cm 높이에 있는 부품을 손바닥으로 누르며 작업하다가 오른 어깨 충돌증후군 등으로 지난 5월 산재신청을 했다. 이번에도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는 현장조사 때 현대차 안전환경팀에 촬영을 맡겼다. 촬영 대상자는 이 씨보다 13cm나 키가 컸다. 대책위는 “이 씨의 키가 163cm인데 176cm의 작업자를 촬영해 작업자세를 왜곡시켰다”고 말했다.

현대차 안전팀이 4건 모두 ‘작업장면 촬영’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사내하청으로 13년을 일한 이재식 씨도 한쪽 팔을 차 안에 집어넣어 커튼 에어백을 줄곧 달아오다가 최근 정규직으로 전환돼 작업공정이 바뀌자 예전 작업 부위인 어깨에 통증을 느껴 산재를 신청했다. 공단 울산지사는 이재식 씨의 현장조사 때도 작업 동영상을 현대차 안전환경팀에게 맡겼다. 공단 울산지사는 현대차에서 34년째 일해온 권동화 씨의 현장조사 때도 현대차 안전환경팀이 작업 동영상을 촬영했다.

대책위는 “재해노동자 현장조사 참여를 배제하고 공단 직원이 해야 할 작업동영상 촬영을 사업주에게 맡기는 건 사업주의 산재를 은폐를 묵인하는 듯한 조치로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말했다. 공단 울산지사 배성룡 과장은 “공단 담당자는 나가서 현장조사를 하고, 결정은 질병판정위원회가 여러 사안을 검토해 결정한다”고 했다.

사업주 허위진술 검토 않아 산재 불승인

산재 현장조사 때 사업주가 허위진술을 해도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산재 불승인된 사례도 있었다.

1982년부터 35년째 조선소와 건설현장에서 블럭과 파이프 용접을 해온 장기철 씨는 지난해 4월 11일 울산 온산공단에 있는 초대형 조선기자재 생산업체 세진중공업의 사내하청 선진테크에서 무게 40kg 짜리 자재를 뒤집다가 허리를 삐끗해 병원에 갔다. 장씨는 3-4번 요추 추간판 탈출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장 씨는 선진테크에서 4년 간 주로 무게 6~150kg짜리 철재부속물(너그)를 용접했다. 허리를 구부리고 앉아 용접한 뒤 너그를 들어 올려 뒤집은 다음 다시 용접하는데 40kg 이하는 혼자 뒤집고, 더 무거운 건 동료와 같이 뒤집었다. 현장에 뒤집는 장비가 있지만 시간을 줄이기 위해 거의 사용하지 않고, 너그를 뒤집는 데 해당 장비를 이용하기도 어려워 거의 수작업으로 일했다.

▲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원회가 지난달 27일 고용노동부 현장노동청에 근로복지공단의 산재처리 부당사례 24건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했다. ⓒ 이정호

▲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원회가 지난달 27일 고용노동부 현장노동청에 근로복지공단의 산재처리 부당사례 24건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했다. ⓒ 이정호

장 씨는 진단 받은 병원과 부산대 양산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모두 직업 관련성을 인정해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에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근로복지공단 자문의도 MRI상 상병을 확인해줬다.

장 씨는 공단의 산재 현장조사에 참여하려고 했으나 산재신청 때문에 사직을 강요받고 퇴사한 뒤였다. 장 씨는 사업주의 반대로 현장조사에 참여하지 못했다. 현장조사 때 사업주는 ‘장비를 이용해 너그를 뒤집는다’며 장 씨와 달리 말했다. 공단 울산지사는 장 씨와 사업주 말이 다른데도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았고, 사업주의 주장을 장 씨에게 알려주지도 않아 반박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이 조사 등을 근거로 근로복지공단은 업무 관련성이 낮다며 산재 불승인 처리했다.

장 씨의 끈질긴 요구로 지난 7월 28일 진행된 현장 재조사에서야 사업주는 ‘장비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재심결과를 기다리는 장 씨는 6개월째 직장도 잃고 제대로 된 치료도 못받아 고통받고 있다.

센서에 선박블럭 출입기록 다 있는데

우준하(59) 씨는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사내하청업체에서 안전요원으로 일하다가 지난해 6월 16일 다른 하청업체 노동자가 숨졌을 때 현장에 들어가 구호 작업을 함께 했다. 우 씨는 다음날인 6월 17일 노동부의 사고조사 때 현장에 다시 갔다가 어지러움과 두통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우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트라우마)로 산재신청을 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불승인했다.

6월 17일 사고 현장에 우 씨가 들어가는 걸 못 봤다는 직원들의 진술서가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우 씨는 안전모에 부착된 선박블럭 입출입 센서 기록 등을 제출하며 재심사를 요청했다. 공단은 재심사에서도 산재를 불승인했다. 공단은 숨진 노동자와 우 씨가 모르는 사이라서 외상후 스트레스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사내하청노조 정동석 노동안전국장은 “용접 등에 열중한 작업자가 안전요원의 동선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은데도, 기초적인 입출입 센서 기록도 확인 않고 진술서대로 산재 처리에 반영한 부실한 조사였다”고 주장했다.

울산 산재 불승인 44%, 현대차 울산공장은 53%

울산지역 노동자건강권 대책위원회는 “지난 3월 한 달간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의 부당한 산재처리 사례를 24건이나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지난 4월 11일, 7월 7일, 8월 21일 3차례 공단 울산지사를 방문해 전면적 재조사를 요구했다. 공단 울산지사는 대책위가 주장한 24건의 산재 부당처리 사례 가운데 산재불승인 2건 등 모두 7건에 대해선 조치를 취했다.

대책위는 “부산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지난해 울산지역에서 업무상 질병으로 산재신청한 노동자 311명 중 175명만 산재를 승인해 불승인율이 44%인데, 특히 현대차의 경우 산재 불승인율이 53%로 더 높다”며 “대기업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지난달 27일 고용노동부 현장노동청에 근로복지공단의 산재처리 부당사례 24건에 대해 진정 하는 한편 이승룡, 장기철 씨 등 3명은 오는 10월 26일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자신들의 사연을 설명한다.

목, 2017/10/1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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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 최순실에 넘긴 외교문서 가운데는 대외적으로 공개될 경우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문서들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 시진핑 통화자료’ 문건으로 뉴스타파가 검찰 수사기록을 입수해 처음으로 확인한 문건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초기인 2013년 3월 20일 낮 12시 30분에 청와대 집무실에서 참모들이 배석한 가운데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했다. 서로 취임을 축하는 덕담을 나누면서 한반도 비핵화 논의 등 양국 간 관심사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 2013년 3월 20일 박근혜 대통령의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통화 모습. 앞에 놓인 문건이 최순실 씨에게 유출된 참고자료다

▲ 2013년 3월 20일 박근혜 대통령의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통화 모습. 앞에 놓인 문건이 최순실 씨에게 유출된 참고자료다

그런데 박 대통령이 시진핑과 통화할 때 보면서 참고하기 위해 외교안보수석실에서 작성한 문건은 정상 간 통화 5시간 전인 당일 아침 7시쯤 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 최순실 씨에게 미리  건네진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확보한 이 문서를 보면 중국이 민감해하는 대만문제에 대한 예상 답변이 포함돼 있었다.

▲ 최순실 손에 넘어간 시진핑 국가주석 통화자료 문건

▲ 최순실 손에 넘어간 시진핑 국가주석 통화자료 문건

문건에는 시진핑 주석이 대만 관련 문제를 제기할 경우를 대비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할 것”이란 답변을 적어놓았다.

그리고 문서 하단 각주엔 왕진핑 대만 입법원장이 방한해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했다는 대만 언론 보도에 대해 중국 측의 사실확인 요청이 있었으나 우리 측은 정부 초청은 없었으며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대응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만약 중국 측이 이 문서내용을 알게 됐을 경우 한국의 겉과 속이 다른 입장이 중국 측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이어서 외교적인 마찰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았다. 검찰 조사에서 정 전 비서관은 “최순실씨가 당시 상황에 대해 걱정이 많아 의견을 구하기 위해 보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대통령이 국내 문제뿐 아니라 외교 문제까지 비선실세의 의견을 구했다는 것이고, 만약 문건 내용이 중국 측에 알려지면 한국 외교정책의 신뢰성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연세대 정외과의 최종건 교수는 사드 배치 문제를 예로 들면서 “한국은 사드를 배치하지 않는다면서 3 NO 정책을 표방해 왔는데 그것이 갑자기 급선회 했을 때, 중국 측에서는 한국의 외교정책에 비이성적인 요소가 있지 않느냐 하는 의구심을 제기해 왔었다”면서 “그런데 최근에는 그 비이성적 요소가 바로 최순실 같은 비선실세의 개입이 아니었는가라는 얘기를 중국 쪽 학자들이 많이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조사에서 정 전 비서관도 검찰의 추궁에  “이런 내용이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것은 국익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인정했다.

시진핑 통화자료 외에도 최순실 씨에게 넘어간 외교 관련 문건 중 ‘미국의 존케리 국무장관 접견자료’에는 한미 간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와 관련한 우리 측 전략이 담겨 있었고,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 접견자료’에는 아프가니스탄 군경의 훈련에 참여하는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이 담겨 있었다.

외부로 유출될 경우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문건들이 ‘의견을 들어보라’는 대통령의 지시로 인해 일상적으로 민간인에 넘어가는 사고가 지난 4년 동안 반복됐다는 것이 검찰 수사기록을 통해 확인됐다.


취재: 최기훈 이유정
편집: 박서영
CG: 정동우

화, 2017/01/1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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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KBS와 MBC의 언론인을 사찰하고, 프로그램과 인사에까지 관여했다는 증거가 나왔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 같지 않나요? 바로 1980년 전두환의 보안사가 자행했던 언론통제공작과 말 그대로 ‘판박이’입니다.

1980년 전두환 신군부로부터 해직됐던 고승우 당시 합동통신 기자와 이명박의 국정원으로부터 사찰 당하고, 배제됐던 현재 KBS 기자, 피디들의 육성을 직접 비교해보시죠.


취재 : 신동윤
촬영 : 신영철
편집 : 정지성

월, 2017/09/18-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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