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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 5.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시정요구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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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 5.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시정요구 사건

익명 (미확인) | 화, 2015/08/25- 11:17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

- 다섯 번째 판례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시정요구 사건1) -*

 

1. 사건의 배경

甲은 포털사이트인 ○○의 블로그에 재활용 폐기물로 생산된 국내산 시멘트의 유독성에 관한 글을 게재하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한국□□협회 등으로부터 이 게시글에 대한 심의신청이 제기되자, 이를 심의한 후 이 게시글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제44조의7 제1항 제2호 소정의 불법정보인 ‘비방 목적의 명예훼손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09. 4. 24.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방송통신위원회법’이라 한다) 제21조 제4호, 같은 법 시행령 제8조 제1항, 제2항에 근거하여 ○○에 대하여 이 게시글의 삭제를 요구하였다(이하 ‘이 사건 시정요구’라 한다). 甲은 이 사건 시정요구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제기하였으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2009. 6. 23. 이의신청을 기각하자, 2009. 8. 31.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이 사건 시정요구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며, 서울행정법원은 2010. 2. 11. 甲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항소하여 항소심 계속 중이던 2010. 6. 8. 甲은 방송통신위원회법 제21조 제4호,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2호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였고, 서울고등법원은 2011. 2. 1. 그 중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시정요구의 법적 근거조항인 방송통신위원회법 제21조 제4호(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2)에 대한 신청을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여 헌법재판소에 이르게 된 것이다.

 

2. 헌법재판소 결정의 주요 내용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에서 내린 핵심적인 판시사항은 다음 두 가지이다.

첫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의 법적 성격이다. 이와 관련하여 공권력 행사의 주체인 국가행정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등에게 조치결과 통지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등이 이에 따르지 않는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의 해당 정보의 취급거부‧정지 또는 제한명령이라는 법적 조치가 예정되어 있으며, 행정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게 되는 결과의 발생을 의도하거나 또는 적어도 예상하였다 할 것이므로, 이는 단순한 행정지도로서의 한계를 넘어 규제적ㆍ구속적 성격을 갖는 것으로서 헌법소원 또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보았다.

둘째,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시정요구의 법적 근거조항인 방송통신위원회법 제21조 제4호의 위헌 여부이다.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건전한 통신윤리’라는 개념은 다소 추상적이기는 하나, 전기통신회선을 이용하여 정보를 전달함에 있어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질서 또는 도덕률을 의미하고,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보(이하 ‘불건전정보’라 한다)’란 이러한 질서 또는 도덕률에 저해되는 정보로서 심의 및 시정요구가 필요한 정보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며, 정보통신영역의 광범위성과 빠른 변화속도, 그리고 다양하고 가변적인 표현형태를 문자화하기에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위와 같은 함축적인 표현은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명확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① 불건전정보에 대한 규제를 통하여 온라인매체의 폐해를 방지하고 전기통신사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는 점, ②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 하여금 불건전정보의 심의 및 시정요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 달성에 적절한 방법이라는 점, ③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른 시정요구는 정보게시자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하고자 시행령에서 단계적 조치를 마련하고 있고, 시정요구의 불이행 자체에 대한 제재조치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며, 달리 불건전정보의 규제수단으로 표현의 자유를 덜 침해할 방법을 발견하기 어려우므로,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점, ④ 인터넷 정보의 복제성, 확장성, 신속성을 고려할 때 시정요구 제도를 통해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이라는 공익을 보호할 필요성은 매우 큰 반면, 정보게시자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해당 정보의 삭제나 해당 통신망의 이용제한에 국한되므로, 법익균형성도 충족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3. 사건의 의의

이 사건은 소위 ‘최△△ 목사 사건’으로서,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의 법적 성격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사건의 배경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2011년 2월 1일 최△△ 목사 사건의 제2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은 사건심리 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시정요구제도의 법적 근거조항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방송통신위원회설치‧운영법’이라고 함) 제21조 제4호에 대한 최△△ 목사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동 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판을 제청하는 결정을 내렸다.3) 담당 재판부는 위헌법률심판제청결정을 내리면서 명확성원칙 위반, 과잉금지원칙 위반 등을 그 이유로 제시하였다.

그런데 법원의 위 위헌법률심판제청결정의 내용 및 취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위헌법률심판제청결정의 계기가 된 당해사건(본안에 해당하는 사건)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당해사건은 바로 최△△ 목사가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한 소위 ‘쓰레기 시멘트’ 관련 게시글이 한국□□협회 등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정보에 해당되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심의 및 삭제의 시정요구를 한 것이 행정소송법상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실제 이 사건에서 다투어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처분이 적법한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이었다.

제1심 법원은 불법정보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하였고, 실제 이 사건에서 다투어진 시정요구처분은 관련 게시글이 ‘비방목적의 명예훼손정보’ 즉, 불법정보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4) 하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측이 항소를 하여 제2심에 계류 중이었는바, 소속계속 중 최△△ 목사측이 이 사건 시정요구의 법적 근거조항인 방송통신위원회법 제21조 제4호에 대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고, 담당 재판부가 이를 인용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결정을 하게 된 것이다. 담당 재판부의 위헌법률심판제청결정으로 인하여 분쟁의 양상은 ‘불법정보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는지 및 개별 명예훼손정보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가 적법한지 여부’ 문제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제도의 법적 근거조항인 ‘방송통신위원회법 제21조 제4호의 위헌 여부’ 문제로 전환되게 된다. 그리고 후자와 관련된 분쟁의 해결은 헌법재판소로 넘어 가게 되었고, 결국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이 나오게 된 것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 사건에서 헌법재판소 결정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불법정보를 비롯한 인터넷 콘텐츠를 대상으로 하는 행정기관의 심의 및 시정요구에 대한 ‘행정소송법적 통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현행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전신인 정보통신윤리위원회 및 동 위원회의 행정작용의 법적 성격과 관련한 논란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과거의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의한 청소년유해매체물의 심의‧결정에 대해서는, 대법원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적이 있다.5) 하지만 불법정보에 대한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심의 및 시정요구는 직접적인 법적 강제력이 없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존의 판례의 입장이었다.6) 그런데 기존의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심의기능과 기존 방송위원회의 기능 중 심의기능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최△△ 목사 사건의 제1심 법원은 불법정보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에 대해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으로 인정하게 된다.

그동안 정보통신윤리위원회뿐만 아니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측은 자신이 행하는 시정요구는 단순히 권고적 효력만을 가지는 비권력적 사실행위인 행정지도에 불과하여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해왔다. 하지만 법원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구성과 조직, 권한, 법적 성격, 시정요구제도의 기본구조 등을 고려하여, 이용자(게시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성을 인정하였다. 비록 대법원의 판결은 아니지만, 최△△ 목사 사건의 제1심 법원이 기존의 판례와는 정반대로 행정처분성을 인정하였다는 것은 결국 불법정보를 비롯한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시정요구에 대해서 ‘사법적 통제’의 필요성을 인정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헌법재판소가 행정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는 단순한 행정지도로서의 한계를 넘어 규제적ㆍ구속적 성격을 갖는 것으로서 헌법소원 또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최△△ 목사 사건의 제1심 법원의 입장을 지지함으로써, 이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에 대해서는 행정소송을 통한 구제가 가능해지게 된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이러한 입장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시정요구 사건’과 같은 날에 선고된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서 2008년도에 일어난 소위 ‘조중동 광고불매운동’과 관련된 사건에서도 동일하게 선언되었다.7) ‘조중동 광고불매운동 사건’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일부 네티즌들이 포털사이트인 ○○ 내의 ‘▽▽’ 게시판과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이라는 인터넷 카페에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에 광고를 게재한 회사들의 이름과 전화번호 목록을 작성하고, 위 회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위 각 신문사에 대한 광고 게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자는 취지의 게시글을 작성하여 등록을 하였다. 포털사이트 ○○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이 사건 각 신문사에 대한 광고게재중단 캠페인과 관련한 게시글들에 대하여 심의를 신청하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포털사이트 ○○이 심의신청한 게시글 중 일부 게시글들이 불법정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포털사이트 ○○에 대해서 ‘해당 정보의 삭제’라는 시정요구(이하 ‘이 사건 시정요구’라고 한다)를 하였다. 이에 포털사이트 ○○은 이 사건 시정요구에 따라 당해 게시글들을 삭제하였다. 그러자 삭제된 게시글들을 작성‧등록한 이용자들이 이 사건 시정요구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한 것이다.

‘조중동 광고불매운동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의 법적 성격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시정요구 사건’에서와 똑같이 헌법소원 또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보면서, 동시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를 공권력의 행사라고 보는 이상 이는 항고소송의 대상에 해당하는 행정처분이라 할 것이고, 이 사건에서 삭제당한 게시글들을 작성‧등록한 이용자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에 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받을 우려가 있으며, 관련 법령에 이용자들의 이의신청권을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들 이용자들의 원고적격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들 이용자들은 이 사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한편 최△△ 목사 사건의 제2심 법원인 서울고등법원도 이 사건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 내려진 판결에서 제1심인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을 유지하면서 피고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항소를 기각하게 된다.8)

둘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의 법적 근거조항인 방송통신위원회법 제21조 제4호에 대해서 명확성원칙,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함으로써,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시정요구제도에 대해서 합헌성을 인정하였다. 이 사건은 그동안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시정요구제도의 합헌성을 인정함으로써, 그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헌법이론적인 측면에서 문제는 남아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즉 “사법부의 판단 이전에 행정기관이 일정한 표현물이나 정보의 불법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함과 동시에 그를 전제로 삭제 등의 시정요구를 통해 당해 표현물이나 정보의 유통을 금지하는 것”으로 정의를 내릴 수 있는 행정심의가 사실상 행정기관에 의한 검열의 위험성을 갖고 있지 않은가라고 하는 문제가 근본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가 2010. 10. 18.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한 심의 및 시정요구가 사후심의에 해당한다고 할지라도 행정기관의 자의적 통제를 허용할 여지가 있어 사실상 검열로서 기능할 위험이 매우 높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정보통신심의에 대해서는 민간자율에 위임할 것을 제안한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 기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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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소개하는 판례와 해설은 커뮤니케이션 이해총서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커뮤니케이션북스, 2015년)에 소개된 내용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 게시글은 오픈넷 홈페이지 하단에 있는 “별도 표시가 없는 한 오픈넷에 게시된 내용은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이용허락표시와 달리 출판사의 출판권에 따라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1) 헌재 2012. 2. 23. 2011헌가13,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4호 위헌제청

2)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1조(심의위원회의 직무) : 심의위원회의 직무는 다음 각 호와 같다.
    4. 전기통신회선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되어 유통되는 정보 중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보의 심의 및 시정요구.

3) 서울고등법원 2011. 2. 1. 2010아189,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4) 서울행정법원 2010. 2. 11. 2009구합35924, 시정요구처분취소. 행정사건인 2009구합35924사건에서 피고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 사건 시정요구의 처분성 여부와 관련하여, “피고는 민간인으로 구성된 독립기구의 성격을 지니고 있을 뿐 행정청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설령 행정청이라고 본다고 하더라도 방송통신위원회설치‧운영법상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등이 피고의 시정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으므로, 이 사건 시정요구는 단순히 권고적 효력만을 가지는 비권력적 사실행위인 행정지도에 불과하여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5) 대법원 2007. 6. 14. 2005두4397, 청소년유해매체결정취소.

6) 서울행정법원 2001. 5. 4. 2001구3555, 이용정지처분취소.

7) 헌재 2012. 2. 23. 2008헌마500,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4호 위헌확인 등.

8) 서울고등법원 2012. 5. 3. 2010누9428, 시정요구처분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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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izen Lab Summer Institute 2015 참가 후기

 

글 | 김가연(오픈넷 변호사)

 

* 일시: 2015. 6. 24(수) – 26(금), 3일간

* 장소: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뭉크스쿨(Munk School of Global Affairs)

* 참석자: 박경신(고려대학교 로스쿨 교수, 오픈넷 이사), 김가연(오픈넷 변호사), 손지원(한국인터넷투명성보고, 연구원)

* Agenda 보기

 

Citizen Lab Summer Institutes(CLSI)는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산하 시티즌랩 주관으로 2013년부터 매년 여름 1차례 개최되고 있는 행사입니다. “인터넷 개방성과 권리 모니터링(Monitoring Internet Openness and Rights)”이라는 주제로 인터넷 및 IT 인권 관련 최신 이슈들에 대해 학계, 산업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2~3일 동안 논의하는 연구의 장입니다.

오픈넷에서는 처음으로 시티즌랩의 초청을 받아 CLSI 2015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오픈넷과 시티즌랩의 인연은 올해 3월에 있었던 RightsCon 2015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시티즌랩에서 진행한 아시아 메신저 앱 세션에서 김가연 변호사가 패널로 초대를 받아 카카오톡 관련 발표를 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오픈넷과 시티즌랩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젝트들에 대해 논의를 했었는데, 시티즌랩에서 예전부터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어서인지 매우 적극적으로 협업을 제안해왔습니다.

CLSI 2015 참가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연구제안서를 제출했어야 하는데요, 오픈넷은 연구 프로젝트로 스마트보안관의 보안 취약점 분석 및 이러한 감시앱의 법제화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를 제안했습니다(첨부 프로포절 참조).

첫 날은 참가자 전원이 참여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캐나다와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영국, 홍콩, 대만, 이란, 브라질, 콜롬비아 등 전 세계에서 모인 학자들, 해커들, 보안전문가들, 활동가들 등 약 90여 명의 참가자들이 모여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네트워킹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시 30분 부터 시작된 세미나에서는 먼저 시티즌랩 소장이신 Ron Deibert 교수님께서 환영사와 CLSI의 추진 배경, 목적,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CLSI가 크게 세 주제로 나뉘어 진행되기 때문에, 이후 3개 세션이 순차대로 진행되었고, 세션별로 각 그룹의 전년도 성과 및 계획의 공유가 이루어졌습니다.

 

<CLSI 첫 날 1세션 패널들의 모습>

 

먼저 ‘검열 및 네트워크 교란 측정(Measuring Censorship and Network Intererence)’ 세션에서는 주로 중국의 인터넷 키워드 검열과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 그리고 Great Cannon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발제가 이루어졌습니다. 기술적인 내용이 많아 이해가 어려웠지만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다음 세션인 ‘목표 위협 분석 및 방어전략(Analyzing and Defending Targeted Threats)’에서는 활동가들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을 어떻게 예방하고 방어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오픈넷에서 일하면서도 막상 사이버 위협에 대한 고민은 해본 적이 없는데 너무 안일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공 및 기업 투명성(Public and Corporate Transparency)’ 세션에서는 한국인터넷투명성보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손지원 변호사가 패널로 참여했습니다. 이 세션의 좌장은 캐나다 프라이버시위원회(Privacy Commissioner of Canada)의 위원장인 Chris Prince씨였는데, 캐나다 정부에서 시티즌랩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시티즌랩이 부러웠습니다.

둘째 날부터 CLSI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세 개의 그룹이 동시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각자 관심있는 그룹으로 흩어졌으며, 각 그룹은 다시 세부 워킹그룹으로 나뉘었습니다. 김가연 변호사는 Targeted Threats & Surveillance 그룹에 참여했습니다. 세션 초반에 그룹 참가자들과 함께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오픈넷에서 참가 신청시 제안했던 스마트보안관 프로젝트의 연구 필요성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하자 다들 높은 관심을 보였고(당시 상영한 BBC 뉴스 영상: http://www.bbc.com/news/technology-33130278 ), 스파이웨어를 법으로 강제한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라면서 놀라워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보안전문가들과 해커들이 너도나도 돕겠다고 자원을 해서 그룹이 결성되었는데, 국적을 초월해 한국의 아이들이 위험에 처한 것을 두고볼 수 없다며 걱정해주는 모습에 매우 감동받았습니다.

그 자리에는 CLSI의 스폰서인 Open Technology Fund (OTF)라는 미국 NGO 소속 Adam Lynn씨도 있었습니다. Adam씨가 이미 OTF에서 Cure53 이란 독일 회사에 스마트보안관의 보안 감사를 의뢰해 진행중이라는 점을 밝히면서 공동작업을 제안했습니다. 결국 Targeted Threats & Surveillance 그룹은 스마트보안관팀과 Targeted Threats팀 둘로 나뉘었습니다.

연구원들에게 스마트보안관의 홈페이지와 구글플레이 URL을 찾아서 알려주자 바로 분석이 시작되었습니다. 반나절의 분석만으로도 스마트보안관의 보안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 밝혀졌고, 팀원들 모두 정부가 이런 소프트웨어를 권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다음 날이자 CLSI 마지막 날, Wrap-up Session에서는 각 그룹별로 성과를 공유했는데, Targeted Threats & Surveillance 그룹은 스마트보안관 분석 결과를 보고하면서 연구를 계속할 것을 요청했고 정식으로 스마트보안관 분석을 위한 시티즌랩 연구팀이 구성되게 되었습니다.

 

<CLSI 마지막 날 Wrap-up Session>

그리고 이때 구성된 팀은 9월 20일 월요일, 보고서 “우리의 아이들은 안전한가? 청소년들을 디지털 위험에 노출시키는 한국의 스마트보안관 앱(Are the Kids Alright? Digital Risks to Minors from South Korea’s Smart Sheriff Application)”을 발표하게 됩니다. 오픈넷의 입장에서는 CLSI 참여 전까지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수확이었습니다. 그동안 오픈넷의 관련 활동은 법정책적인 논의에 한정될 수밖에 없었는데, 동 보고서의 발표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공적인 논의가 가능해진 것입니다.

오픈넷은 지난 7월 30일 개최한 해킹팀 포럼에서도 시티즌랩에 조언을 구하고 시티즌랩 소속 빌 마크작 연구원을 영상으로 연결한 바 있으며(http://opennet.or.kr/9547), 앞으로도 다양한 인터넷 자유와 디지털 권리 이슈들에 대해 시티즌랩과 지속적으로 협업을 할 예정입니다.

월, 2015/10/0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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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의 인터넷게시물 삭제 내역 보고서” 발표

20대 총선 앞두고 각급 선관위, 인터넷게시물 17,101개 단속
여론조사 언급 및 후보자 비판글 과도하게 삭제, 표현의 자유 침해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표현 억압하는 선거법 개정 필요성 확인돼 

 

1. 취지와 목적

 

- 참여연대는 각급 선관위가 공개한 ‘20대 총선 선거관리위원회의 정보 삭제 요청’ 내역을 조사하였음. 선관위가 단속한 인터넷게시물 삭제 사유는 무엇인지, 실제 게시물의 내용이 선거법 위반에 이르는지, 선관위의 조치가 타당한지 등을 분석하였음. 

- 이를 통해 온라인에서의 유권자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기본권이 제대로 보장받고 있는지, 선관위의 온라인 단속이 과도하지는 않은지 확인하고자 하였음. 

 

 

2. 개요

 

- 참여연대는 각급 선관위가 삭제 요청한 자료 17,101건 가운데 중앙선관위·서울시선관위·인천시선관위가 삭제 요청한 4,050건의 내역을 살펴본 결과, 삭제 사유는 △여론조사 결과공표 금지(45.20%), △허위사실 공표(27.04%), △후보자비방(17.63%), △선거운동기간 위반(5.46%) 등이었으며, 게시된 웹사이트 장소는 △포털사이트 다음이 992건으로 가장 많았고, △트위터(699건), △네이버(451건), △일간베스트(392건), △MLBPARK(263건), △페이스북(235건) 순이었음. 

- 단속 대상이 된 인터넷게시물은 주로 △여론조사 결과 단순 인용, △시민 참여형 온라인 설문조사 진행, △후보자에 대한 풍자 및 비판적 내용 게시, △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 △투개표 과정에 대한 의혹 제기 등이었음. 특히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만 해도 삭제하거나 후보자 자질검증, 비판적인 글을 포괄적으로 단속한 것은 유권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후보에 대한 정보 차단이라는 면에서도 문제임. 

- 선관위의 단속 사례를 살펴본 결과, 20대 총선 시기 선관위는 과도하고 광범위하게 선거법을 적용하고 단속했으며 이는 명백한 표현의 자유 제약이자 알 권리 침해임. 또한 특정 지역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게시물이 집중적으로 삭제된 것을 볼 때, 선관위는 후보자가 삭제 요청한 게시물에 대해서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여 단속한 것으로 보임. 후보자 자질 검증과 유권자의 말할 권리를 제한하는 각종 규제를 삭제하고, 유권자 표현의 자유 보장하는 선거법 전면개정 논의가 필요함
 

 

 

>> 이슈리포트 원문 보기

 

 

 

 

 

#1.

선거 시기 유권자가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은? 

① 여론조사 기사를 스크랩한다.

② 후보자 풍자 만화를 올린다.

③ 댓글로 후보자 자질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다.

④ 트위터로 온라인 인기투표를 해본다.

 

#2. 

2012년부터 온라인 선거운동이 허용된 줄 알았는데? 

그러나, 선거기간 나도 모르게 조용히 삭제되는 게시물.

 

 

#3. 

20대 총선, 전국 선관위가 삭제한 인터넷게시물 무려 17,101건.

중앙·서울·인천선관위가 삭제한 4,050건을 살펴보니,  

여론조사 인용해서 삭제(46.20%), △허위사실 게시해 삭제(27.04%) , △후보자비방죄로 삭제(17.63%), △선거당일에 선거운동해 삭제(5.46%)순이었습니다.

 

#4.

선거 시기 유권자가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행동들,
모두 "삭제" 되었습니다.

 

 

#5.

A후보 지지율이 더 높다던데? 언급만으로 삭제

A후보가 좋아, B후보가 좋아? 물어봐도 삭제

풍자 만화와 비판 댓글은 '비방'이라는 애매한 기준으로 삭제 

 

#6. 

온라인 표현의 자유, 이대로 괜찮을까요?

자유롭게 말하고 다양한 비판이 가능해야합니다.

화, 2016/10/0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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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피해 30조 원이라는 가짜뉴스

글 | 허광준(오픈넷 정책실장)

 

사회 현상에 대한 연구는 지적 작업으로서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현실을 진단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초석이 된다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 잘못된 진찰에서 올바른 처방이 나올 수 없듯이, 사회 현상을 부정확하게 판단하면 제대로 된 대책이나 정책이 나올 수 없다.

가짜뉴스 현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이 문제가 실제로 얼마나 심각하고 구체적으로 얼마나 큰 손해를 끼치는지는 알기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손해를 측정해 보려는 노력은 꼭 필요한 일일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3월 17일 발표한 연구 ‘가짜 뉴스의 경제적 비용 추정과 시사점’은 이렇게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작업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뜻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연구의 내용은 사회 현상을 진단하고 예측하는 작업으로서는 허점투성이여서, 여론과 정책을 이끄는 지침으로 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대경제연구원 가짜뉴스

그럼에도 가짜뉴스의 피해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가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 슬로우뉴스가 우려했듯이 이러한 주먹구구 진단이 마치 정설인 것처럼 단정되어 회자하고 심지어 입법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실정이다. 말하자면 사회 현상에 대한 오진이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며 잘못된 처방으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 검토  

여기에서 해당 연구를 다시 한번 검토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흔히 연구자들이 남이 한 연구를 검토할 때 가장 눈여겨 보는 것은 방법론이다. 어떤 과정을 통해 가설을 검증하고 연구 질문에 대답하였는지를 밝히는 부분이다. 일단 여기서 문제가 없어야 해당 연구의 근본적 타당성이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가짜뉴스 비용 추정 작업은 다음과 같은 방법론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1. 가짜뉴스 건수는 실제로 유통되는 기사의 1%라고 가정한다. (가짜 뉴스의 실제 건수를 알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2. 가짜뉴스의 대상은 연예인/운동선수, 기업, 정치인, 일반인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이들이 등장하는 문화, 스포츠, 정치, 산업, 사회 기사만을 대상으로 한다.)
  3. 가짜뉴스의 경제적 비용은 당사자(개인이나 기업)가 입는 피해와 사회적 피해로 구분된다.
  4. 개인에 대한 가짜뉴스 피해는 1달 동안 지속된다고 가정하고, 그 개인의 월 소득을 피해 금액으로 추정한다.
  5. 기업에 대한 가짜뉴스 피해는 하루 동안 지속된다고 가정하고 그 기업의 하루 매출액을 피해 금액으로 추정한다.
  6. 사회적 피해는 정보통신망법상의 벌칙 조항(제70조)에 따라 판결된 실제 건수를 고려하여 가짜뉴스 1건당 사회적 피해액을 추정하고 이를 합산한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나온 결론은 다음과 같다.

현대경제연구원

이러한 과정을 들여다보면, 이 연구의 가정과 추정에 많은 문제가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가짜뉴스는 1%? 

전체 유통 기사의 1% 분량을 가짜뉴스로 정한 것은 아무런 근거도 없다. 왜 2%, 5%, 0.5%, 0.1% 분량이 아니고 1%여야 하는지 설명할 수 없다. 0.5%로 잡았다면 충격적인 피해액은 절반으로, 0.1%로 잡았다면 10분의 1로 줄어들었을 것이다.

1% 분량으로 잡았더니 1년간 유통되는 가짜뉴스는 13만 건이었다. 매일 356건의 가짜뉴스가 생산되어 나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가짜뉴스란 개인이 대충 만들어 서너 명 돌려보고 끝나는 것들이 아니라, 매체 기사 수준으로 만들어져 뉴스와 같은 파급력을 가지며 개인과 기업에 피해를 주고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가짜뉴스를 말한다. 이런 게 매일 수백 건씩 생산된다면 한국의 매체와 여론 시장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상황일 것이다. 이는 실제보다 엄청나게 부풀려진 것으로서, 상식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도 동의하기 어려운 수치다.

2. 개인 피해액

가짜뉴스의 개인 피해액을 한 달 월 소득으로 잡은 타당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연구에서는 가짜뉴스의 대상이 된 운동선수, 연예인, 정치인, 일반인이 한 달 동안 아무 일을 못하며 소득도 올리지 못한다고 가정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설령 뜬소문, 헛소문, 유언비어의 대상이 되어 곤욕을 치른다 하더라도, 그 때문에 식음을 전폐하고 경제활동을 접어 한 달 동안 밥을 굶은 연예인이나 정치인은 그리 많지 않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먹고살아야 하는 일반인은 말할 것도 없다.

돈 계산기

3. 기업 피해액

가짜뉴스로 인한 기업 피해액을 하루 매출액으로 잡은 타당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연구는 기업에 대한 가짜뉴스의 유포 기간을 하루로 가정했다. 가짜뉴스가 하루 유포되고 말다니,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그럼에도 그렇게 잡은 것은, 기업 매출액을 피해액으로 잡을 경우 날짜가 늘어나면 피해액이 터무니없이 커지기 때문일 것이다.

만일 기업의 하루 매출액이 10% 정도 줄어들고 그 기간이 한달 동안 지속된다거나 했으면 좀 더 상식적이었을 것이다. 물론 그랬더라도 억지인 것은 여전하지만 말이다.

한편 기업과 관련한 가짜뉴스가 바로 해당 기업 제품의 매출 중지로 이어진다는 것도 과도한 단정이 아닐 수 없다.

4. 사회적 피해액

사회적 피해액은 정보통신망법상 거짓, 혹은 사실 유포를 통한 명예훼손 판결을 근거로 했다. 예컨대 벌금의 경우 사실 명예훼손은 최고액이 2천만 원, 거짓 명예훼손은 5천만 원인데, 연구는 이를 퉁쳐서 대충 4천만 원으로 잡았다. 그렇게 한 이유는 “피해 금액을 추정하기 어려우므로”다.

실제 피해액을 산정하기 위해 법의 적용을 원용하려면, 당연히 실제 판결 내용을 고려했어야 할 것이다. 법정 최고액으로 판결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실제 판결을 고려하지 않고 최고액으로 따지면 엄청나게 부풀린 금액이 나올 수밖에 없다. 법정 최고액이 실제로 발생한 사회적 비용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돈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해당 연구가 계산해 낸 가짜뉴스 피해액은 비상식적인 가정과 주먹구구 추산에 바탕하여 어이없이 부풀린 억지임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가짜뉴스의 경제적 비용은 30조 원!’ 같은 자극적인 결론은 기정사실화하여 널리 유포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야말로 가짜뉴스라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가짜뉴스와 선거 

슬로우뉴스의 관련 기사에는 해당 연구를 진행한 현대경제연구원 담당자 인터뷰가 실려 있다. 이 내용을 보면 담당자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것은 가짜뉴스 때문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 “가짜뉴스로 인한 피해액 추산이 명확한 근거도 없이 주먹구구로 엄청나게 부풀려져 있”다는 오픈넷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미국 사례를 봐도, 지난 미국 대선에서 가짜 뉴스가 판세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때문에. 그러니까 가짜뉴스로 인해 대통령이 바뀌었다면, 그 비용을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 [팩트체크] 가짜 뉴스 피해액 연간 30조 원? 중에서

비록 “바뀌었다면”이라는 가정법을 쓰긴 했지만, 그 앞의 언급 내용, 또 뒤에서 똑같은 표현을 다시 한번 쓴 점 등을 고려하면 그는 실제로 가짜뉴스 때문에 미국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만이 아니다. 가짜뉴스의 위험을 과장하며 극단적인 처벌법을 제정하려고 시도하는 정치인들도 비슷한 인식이고, 또 가짜뉴스에 대한 수다스러운 보도들을 본 일반인 상당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도시 전설이거나 환상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러한 사실이 입증된 적은 없다. 가짜뉴스가 널리 퍼졌다는 것, 그걸 본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 그런 상황이 매스컴을 통해 자주 보도되었다는 것 등과 실제로 가짜뉴스가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전혀 다른 명제다.

선거 투표

미국 선거를 잠깐 복기해 보자. 어느 모로 보나 민주 국가의 지도자로서 부적격자인 듯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한 것은 놀라운 일이긴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가짜뉴스 현상이 다 설명하지 못하는 분명한 정치·사회적 배경이 있다. 힐러리 클린턴이 대표하는 부유한 진보적 계층에 반감을 가지는 백인 노동자층의 지지가 그것이다. 클린턴의 선거 운동이 전략적으로 실패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평가는 선거 직후에 무수히 쏟아져 나왔다.

트럼프 승리를 가짜뉴스의 탓으로 보려는 시각은 이러한 엄정한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고 패배를 인정할 수 없어서 다른 핑계를 찾으려는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정치적 인지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핑계가 필요한 것이다.

페이스북 CEO인 마크 주커버그는 트럼프가 승리한 뒤, 가짜 뉴스가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미친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내가 만난 미국 소셜 미디어의 고위 관계자는 가짜뉴스를 트럼프 당선의 주요인으로 간주하는 주장이 힐러리 클린턴 캠프의 선거 전략 실패를 감추려는 노력에서 나온 것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짜뉴스를 퇴치하는 활동을 하는 미국 시민단체 ‘퍼스트 드래프트(First Draft)’의 전문가조차 가짜뉴스가 트럼프를 당선시켰는지에 대해 “잘 모르겠다”라고 대답했다.

퍼스트 드래프트 https://firstdraftnews.com/2016-year-fake-news-stepped-looking-glass/ 가짜뉴스를 퇴치하기 위해 활동하는 ‘퍼스트 드래프트’

그런데도 일부 한국인은 가짜뉴스라는 낯설고도 엄청난 사태 때문에 미국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에 뭔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주장한다. 이들은 지난 5월 한국의 대선 국면에서도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선거 국면을 뒤흔들었다고 기억한다.

이들에게 묻고 싶다. 문재인이 가짜뉴스 때문에 당선되었는가? 가짜뉴스가 없었다면 홍준표가 당선되었을 것인가? 오로지 가짜뉴스 때문에 새로 문재인을 새로 지지하게 되었거나, 혹은 반대로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진정한 노출'(true exposure) 

이러한 의문들에 대한 (부정적인) 대답은 이제 현대경제연구원 식의 주먹구구 추산이 아니라 좀 더 실증적이고 과학적인 방식으로 나오고 있다. 통념이나 오해와는 달리 ‘미국 대선에서 가짜뉴스의 영향은 실제보다 훨씬 과장되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적인 것은 뉴욕 대학과 스탠포드 대학 연구진이 함께 수행한 연구다.1 이 연구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전파된 가짜뉴스가 정말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지를 검증해보았다. 이들은 당시 실제로 유통된 가짜뉴스 156개를 선정하고, 이들 뉴스가 유통된 기간을 조사하였으며, 선거가 끝난 뒤 한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유권자 1,208명을 대상으로 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 가짜뉴스가 ‘트럼프에 유리한 것이 많았고 또 폭넓게 전파되었다’라는 점은 분명했으나, 이러한 뉴스들이 ‘진정한 노출(true exposure)에는 이르지 못했음이 드러났다. 즉, 사람들은 이러한 가짜뉴스를 보긴 했으나 이를 진실로 믿거나 기억하지는 않았다. 생산과 전파가 바로 선거에의 영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진실 기억 사실 퍼즐가짜뉴스는 여기에 노출된 대다수 독자(유권자)에게 “진정한 노출”(true exposure), 즉 진실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또 한 가지 증거는 미국인에게 있어 SNS는 여전히 부차적인 뉴스원이라는 점이다. 해당 연구가 설문 대상자 1천여 명에게 작년 대선에서 가장 중요하게 사용한 뉴스원이 무엇이냐고 물은 데 대해 SNS는 14%에 지나지 않았다. 반면 텔레비전은 58%에 이르렀다. 가짜뉴스 하나하나가 실제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되려면 텔레비전으로 방영되는 선거 광고 36개에 맞먹는 영향력을 가져야 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것은 비현실적인 일이다.

연구자들은 사람들이 왈가왈부하는 데에만 주목하면 대선에서 SNS가 엄청난 역할을 한 것처럼 오해하게 되지만, 실제 연구 결과는 그와는 크게 다르다고 말한다. 게다가 가짜뉴스의 실제 영향력이 보잘 것 없다는 결론을 이끌어 낸 자신들의 연구도 여전히 가짜뉴스의 역할을 과장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이를테면 트럼프에게 유리한 가짜뉴스는 어차피 트럼프를 지지하고 그에게 표를 줄 결심을 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회자하였는데, 이런 점을 고려하면 가짜뉴스가 선거에 영향을 미친 정도는 흔히 논의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수치로 밝혀낸 자신들의 연구 결과보다 더 미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명의 연구자들은 연구 말미에서 가짜뉴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그들의 해답은 두 가지다. 첫째, 뉴스 왜곡을 가져오는 정보 시장의 실패에 대처하는 것, 다시 말해 올바른 정보가 더 확산하도록 노력하는 것. 둘째,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소셜 미디어 회사들이 자율적으로 가짜뉴스 억제에 나서야 한다는 것. 정부가 가짜뉴스를 규제해야 한다거나 법을 만들어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 따위는 아마 생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엉터리 자료에 근거한 가짜 뉴스 마케팅 

가짜뉴스와 관련한 해외 컨퍼런스나 회의에서 나는 한국 정치인들이 가짜뉴스를 규제한답시고 각종 법을 만들려는 시도를 소개한다. 이런 말을 꺼내면 회의장은 단박에 흥미로운 눈초리로 가득 찬다. 법으로 국민 입을 막는다는 우악스러운 시도가 나름 선진국에서 벌어진다는 게 외국인들 눈에는 신기하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돌아오면 내 메일함에는 외국 참석자들이 개인적으로 보낸 이메일들이 들어와 있다. 한국의 입법 시도 사례를 좀 더 자세히 알려주는 자료를 달라는 것이다. 불행히도 이들에게 보낼 영문 자료는 별로 없다. 한국에서는 가짜뉴스로 대통령이 바뀐다는 것이 상식인 것처럼 되어 있고, 그래서 관련자를 잡아 족치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별다른 논란이 안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잘못된 인식을 부채질하는 것은 엉터리 연구, 그리고 그런 부정확한 자료나 선입관에 근거해 국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의 가짜뉴스 마케팅이다. 민주 국가의 정치인으로서 뭣이 중한지 모르는 이들은 이제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판이다.

1. Hunt Allcott, Matthew Gentzkow, ‘Social Media and Fake News in the 2016 Election’,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 VOL. 31, NO. 2, SPRING 2017, (pp. 211-36).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게재하고 있습니다. (2017.08.07.)

수, 2017/08/0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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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축구 인권단체 ’페어 네트워크’와 함께

월드컵 경기장 내 차별 표현 모니터링 활동 참여

 

사단법인 오픈넷이 월드컵 축구 예선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차별적 표현을 모니터링하는 국제 활동에 참여한다.

오픈넷은 축구를 통해 반차별 운동을 펼치는 국제 인권단체인 ’페어 네트워크’(http://www.farenet.org/)와 함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예선전 주요 경기에서 차별적 표현을 감시할 모니터링 요원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경기장에 투입되는 모니터링 요원은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운동장과 객석에 등장하는 언어, 게시물, 행동 등 모든 형태의 차별적 표현을 관찰하고 그 결과를 기록한다. 주요 감시 대상은 인종 차별, 성 차별, LGBT 등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 장애인 차별, 극우적 주장과 행동 등이다.

축구에 대한 인기가 높고 인종적으로 유동성이 높은 유럽에서 축구팬들의 혐오 표현 행위와 폭력 사태는 오랫동안 골칫거리가 되어 왔다. 이에 대한 경계와 반성에서 시작된 페어 네트워크의 경기장 모니터링 활동은 유럽을 넘어 세계로 확장되어 왔다. 이번 모니터링 활동 역시 세계 각 지역 예선전을 대상으로 하여 동시에 진행되며,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오픈넷은 한국이 다른 나라와 벌이는 예선 경기들에서 차별 행위가 벌어질 가능성을 평가하고 그 중에서 위험도가 높은 경기를 선별한 뒤 모니터링 요원을 파견하게 된다. 감시 활동은 9월 1일 서울에서 열린 중국과의 경기부터 시작되었으며, 예선전이 마무리될 때까지 계속된다. 이 활동에서 관찰된 차별 사례들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될 예정이다. 오픈넷은 “축구 모니터링이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각종 소수자를 상대로 한 혐오 발언 행위를 줄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금, 2016/10/0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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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끊임없는 가짜뉴스 방지법 입법 시도를 비판한다

 

정치권에서 새로운 법을 도입하여 소위 “가짜뉴스”를 단죄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에 이어 바른정당 주호영 의원이 4월 23일 가짜뉴스 유통을 처벌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5월 30일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와 국가기관에게 가짜뉴스를 감시하는 책임을 지우는 정보통신망법국가정보화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정보가 거짓이거나 부정확하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을 지우거나 그 정보를 매개하는 포털 등에 삭제 의무를 부과하는 모든 법안은 위헌이라고 보며 이와 같은 일련의 입법 시도에 반대한다.

 

가짜뉴스 처벌법은 위헌인 허위사실 유포죄의 부활에 다름 없어

주호영 의원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가짜뉴스를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고의로 거짓의 사실 또는 왜곡된 사실을 포함하는 내용의 정보” 또는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의 정보”라고 규정하고, 이러한 정보를 유통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는 그 정보가 발생시키는 해악이 명확할 때만 규제될 수 있으며 그 정보가 허위란 이유만으로 금지대상이 될 수 없음은 이미 우리 헌법재판소가 명백히 천명한 바 있다. 허위 통신한 자를 처벌하는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의 위헌 결정이 그것이다(2010. 12. 28. 2008헌바157, 2009헌바88(병합)). 이 위헌 결정이 있기 전까지 허위사실 유포죄는 소위 “미네르바” 사건과 같이 정치적 사안에 대해 제기된 이견과 의혹을 단죄하는 칼로 사용되었다.

 

인터넷 사업자에게 일반적 감시의무 지우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안호영 의원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인터넷 사업자에게 가짜뉴스를 즉시 삭제할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 사업자가 “가짜뉴스가 게재되어 있을 경우 지체없이 그 내용을 삭제하여야 한다”라고 하여 사업자에게 가짜뉴스를 찾아내 선제적으로 삭제할 의무를 지우고 있는 점이다.

이러한 의무는 사업자에게 자신의 서비스에 올라오는 모든 정보를 감시하도록 만드는 ‘일반적 감시의무(general monitoring obligation)’에 해당하며, 일반적 감시의무의 부과는 국제적 기준에 반한다. 모든 정보가 사업자의 사후적 허락을 받아 게시되는 결과가 되어버려 힘없는 개인도 자유롭게 다수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인터넷의 존재의의가 훼손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EU FTA의 기반이 된 유럽연합의 전자상거래지침(Directive 2000/31/EC)은 모든 불법정보(저작권 침해 정보, 음란 정보, 아동 포르노물)에 대한 일반적 감시의무를 금지하고 있다. 오픈넷이 함께 참여하여 제정된 정보매개자책임에 관한 마닐라 원칙도 정보매개자에게 적극적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개정안은 오픈넷이 신랄하게 비판한 김관영 의원의 ‘가짜뉴스 청소법’보다도 훨씬 더 악법이다. 김관영 의원안은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임시조치 제도를 활용하여, 최소한 권리자의 삭제 요청이 전제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안호영 의원안은 권리자의 요청이나 사업자의 가짜뉴스 유통에 대한 인식을 요구하지도 않고 무조건적으로 삭제하라고 명령하고 있어 자기책임의 원칙과 비례의 원칙에도 반한다.

게다가 “가짜뉴스”를 “언론보도의 양식을 띤 정보 또는 사실 검증이라는 저널리즘의 기능이 배제된 가운데 검증된 사실로 포장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언론”, “검증”, “저널리즘” 등의 모호한 개념은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 또한 언론 전문 기관이 아닌 포털 등 인터넷 사업자는 내용의 진위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거액의 과태료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의심스러운 글은 무조건 삭제하게 될 수밖에 없다.

 

국가기관에게 가짜뉴스 검열권 부여하는 국가정보화기본법 개정안

안호영 의원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만으로는 부족해, 중장기적으로 가짜뉴스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라며 국가정보화기본법 개정안도 함께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정보화를 추진할 때 “거짓 또는 왜곡된 정보의 유통 방지”와 관련한 시책을 만들 책무를 지우고 있다.

하지만 “거짓 또는 왜곡된 정보의 유통 방지”에 관한 시책 마련 의무는 필연적으로 국가기관이 정보화 추진 때 가짜뉴스 심의나 필터링 같은 검열 장치를 추가하도록 강제하게 될 것이다. 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신심의와 같이 위헌적인 행정검열 제도의 신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듯 국가기관에게 가짜뉴스 검열권을 부여하는 것은 이용자를 보호하기는커녕 이용자를 우매한 대중으로 보고 국가가 걸러준 정보만을 보게 하려는 반민주적 행위이다.

 

근거 없는 가짜뉴스의 사회적 피해

안호영 의원의 개정안들은 ‘제안이유’에서 “거짓 정보와 거짓 뉴스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고 있음”, “가짜뉴스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사회적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짜뉴스” 등으로 표현하며 그 위험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데, 여기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가짜뉴스의 피해는 한 번도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 없고 다만 그럴 것이라는 추정 및 예단만이 존재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개정안을 내며 함께 발표한 안 의원의 블로그 홍보글은 한 경제연구소의 추정을 그 근거로 내세우고 있으나, 그 내용을 보면 가짜뉴스로 인한 피해액 추산이 명확한 근거도 없이 주먹구구로 엄청나게 부풀려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짜뉴스 방지법은 인터넷을 고사시킬 것

온라인 정보 검열 도구가 이미 여럿 존재하는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우후죽순처럼 발의된 가짜뉴스 방지법들이 하나라도 입법된다면, “개방성, 상호작용성, 탈중앙통제성, 접근의 용이성, 다양성 등을 기본으로 하는 사상의 자유시장에 가장 근접한 매체(헌재 2011. 12. 29. 2007헌마1001 등)”인 인터넷은 그 공론장으로서의 기능을 잃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지속적으로 입법을 동원한 가짜뉴스 규제에 한 목소리로 반대해왔다. 정치인들은 가짜뉴스 방지란 미명하에 인터넷을 고사시키려는 시도를 중단하라.

 

2017년 7월 1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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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7/07/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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