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소수자인권위-성명] 검증 없는 밀실인선이 보여준 인권위원장 후보자의 황당한 전력

지역

[소수자인권위-성명] 검증 없는 밀실인선이 보여준 인권위원장 후보자의 황당한 전력

익명 (미확인) | 화, 2015/08/04- 11:55

성 명

수신 : 언론사 사회부 및 인권 담당

제목 : [성명] 검증 없는 밀실인선이 보여준 인권위원장 후보자의 황당한 전력

발신 : 국가인권위 인권위원장 인선절차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약칭 인권위원장 대응 연석회의/공익인권법 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국제민주연대, 불교인권위, (사)인권정책연구소, 새사회연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유엔인권정책센터,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중심 사람,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차별금지추진연대,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문의 : 명 숙(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010-3168-1864)

김동현(민변 소수자인권위원회, 02-364-1210)

날짜 : 2015.8.3. (총 4쪽)

——————————————————————————————————————–

< 성 명 >

 

검증 없는 밀실인선이 보여준 인권위원장 후보자의 황당한 전력

성별정정을 신청한 성전환자에 대한 성기사진 제출 요구는 성소수자의 인권 침해

이성호 후보자의 해명은 실무에 부합하지 않는 주장. 성소수자의 인권 보장에 대한 국가인권기구의 역할을 강조하는 APF의 권고를 인권위가 이행할 수 있는가

-이성호 후보자는 사실관계에 대한 정확한 해명을 해야

- 청와대는 이제라도 내정을 철회하고 참여적이고 투명한 인선절차 진행해야

 

2015. 7. 30. 복수의 언론은 이성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하 인권위원장) 후보자가 2013년 서울남부지방법원 법원장으로 재임하던 중 성전환자에게 성기사진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있음을 보도하였다. 이들 보도에 따르면 이성호 후보자는 자신이 담당한 등록부 정정 허가신청 사건에서 MTF(Male To Female) 성전환자인 신청자에게 “여성으로서의 외부 성기를 갖추었음을 식별할 수 있는 사진을 2장 이상 제출하라”는 보정명령을 하였다고 한다. 대법원이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는「성전환자의 성별정정허가신청사건 등 사무처리지침」(이하 대법원 지침) 3조에는 ▲정신과 전문의사의 진단서나 감정서 ▲성전환시술 의사의 소견서 등이 있을 뿐 사진은 필수 첨부자료가 아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위 자신의 명의로 위와 같은 내용의 보정명령이 내려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통상적으로 법원 사무관이 맡아왔기 때문에 자신은 알지 못하였다고 언론에 해명하였다. 나아가 이 후보자는 성기 사진 요구는 당연히 잘못된 것이고, 당시 담당 사무관한테도 잘못됐다고 얘기해 그 뒤의 성별정정사건들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다고 밝혔다.

 

언론에 드러난 이성호 후보자의 해명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성전환자에게 성기 사진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점을 후보자 자신은 알고 있다. 2) 자신의 명의로 보정명령이 발하여졌기 때문에 형식적으로는 자신에게 책임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법원 사무관이 독자적으로 한 것에 불과하다. 3) 따라서 자신이 관여한 것이 아니므로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다.

 

하지만 이성호 후보자의 해명은 통상적인 법원 실무에 부합하지 않는 주장이다. 보정명령은 ‘재판장’이 결정하는 것으로, ‘사무관 등’이 자신의 권한으로 명할 수 있는 보정권고와는 형식적으로 구별된다. 재판장이 결정한다는 것은 반드시 재판장의 결재가 있어야만 발하여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성호 후보자가 이 사건의 재판장으로서 보정명령에 결재를 하였음이 분명함에도 보정명령의 내용을 몰랐다고 해명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성전환자의 성별정정신청 사건에서 형식적인 사항의 흠결이나 첨부서류의 미비는 법원사무관의 보정권고의 대상이다(대법원 지침제3조). 위 지침의 취지는 보정권고사항은 법관의 실체적인 판단이 필요하지 아니한 기술적 사항이므로 법원 사무관 등의 판단만으로 결정하여도 충분하며, 반대로 그 이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법관의 판단을 요한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신청인의 성기사진의 제출은 보정권고의 대상이 아님도 명백하다. 따라서 이 사건 보정명령과 같은 결정은 당연히 재판장의 판단 하에서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다시 말하여 대법원 지침에필수 첨부서류로 정해져있지 않고 관행도 없는 성기사진의 제출을 법원 사무관이 재판장의 결정 없이 자신의 독자적인 판단으로 신청인에게 요구하였다는 것은 법원과 재판의 실무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이성호 후보자는 거짓해명인지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 이 문제는 인권위원장 후보로 적합한지를 보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백번 양보하여 법원 사무관이 보정명령을 발한 이후에야 이를 알았다는 이 후보자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사진요구를 인지한 시점이 언제이고,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하여 밝혀야 할 것이다. 이 후보자가 성기사진의 제출 요구가 인권침해라는 점을 인정하였으므로 자신의 명의로 보정명령이 발하여 졌다면 사후 조치를 취하였어야 했다. 그렇다면 이성호 후보자는 어떠한 조치를 취하였는가. 이성호 후보자의 해명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전혀 드러난 바 없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하여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 인권침해적 보정명령을 언제 인지하였는지, 이를 인지한 이후 해당 재판 절차에서 어떠한 조치를 취하였는지, 심문기일에서 당사자에게 이러한 점에 대하여 양해를 구하거나 사과를 하였는지를 모두 밝혀야 한다.

 

「국가인권위 위원장 인선절차 마련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준)(이하 ‘연석회의’)」는 이 사건이 단순히 후보자의 직업법관 시절의 하나의 일화가 아니라 후보자의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이해의 정도와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으로 보고 있다. 만약 이 후보자가 우리의 해명 요구에 대하여 해명하지 않거나 충분한 설명을 하지 못한다면 연석회의는 이 후보자에게 이 사건 보정명령에 대한 ‘직접적’ 책임이 있다고 평가할 것이다.

 

연석회의는 성소수자 인권 보장과 인권위의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환기한다. 한국사회에서 최근 혐오세력이 발호하고 성소수자 차별이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현 시점에서 성소수자 인권문제는 가장 원칙적으로 적극적으로 임해야 하는 인권 현안 중 하나다. 따라서 인권위의 노력과 개입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이다. 그래서 아시아태평양국가인권기구포럼(Asia Pacific Forum Advancing Human Rights in Our Region)에서도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가 성소수자의 인권보장을 위하여 다양한 역할을 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수장으로서 위원장은 성소수자 인권보장에 있어 인권위의 역할을 이해하고 이의 실현을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을 통해 제기되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 후보자의 성소수자인권에 대한 인식과 인권감수성의 정도는 상식 이하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그 의혹이 사실이라면, 과연 그가 인권위의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겠는가!

 

누구보다 인권의식과 반차별 감수성이 있어야 하는 자리가 인권위원장의 자리이다. 그런데 대법원 사무처리지침보다 낮은 인권의식과 감수성으로 성소수자 당사자에게 모욕을 주었다면 인권위원장으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다. 2007년 인권위는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별을 정정한 사람의 병역신체검사 중 군의관이 육안으로 외부 성기를 확인한 것은 인격권 침해라고 결정한 바 있으며, 2008년 인권위는 대법원 지침이 인권침해적이고 차별적인 규정들을 포함하고 있고 성전환자에 대한 비밀누설 금지 조항이 누락되어 있다며 특별법 제정을 권고한 바 있다. 적어도 인권위원장 후보자를 인선하는 과정에서 인권 관련 경험이 있는 사람을 시민사회의 참여 속에서 이루어졌다면 이런 황당한 의혹이 제기되는 일조차 없었을 것이다.

 

그러하기에 연석회의는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의 권고에 주목하는 것이다. 인선절차가 있었다면 인권의식이 없는 사람이 후보자로 나서는 일은 최소한 걸러졌을 것이다. ICC가 참여적이고 투명한 인권위원 인선절차를 여러 차례 권고한 것은 제대로 된 인권위원장을 뽑기 위한 것이다. 시민사회와 국제인권기구가 인선절차를 강조하는 이유는 단지 형식적 절차적 문제가 아님을 이번 사건에서 드러났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러한 권고를 무시해왔고 밀실에서 이성호 후보자를 내정했다. 청와대는 어떤 과정으로 이 후보자를 내정하고 검증했는지 전혀 밝히지 않았다.

 

우리는 인권의 신장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해왔던 인권위, 자본으로부터 소외받는 자와 국가폭력의 피해자 편에 섰던 인권위를 기억한다. 그러나 현병철 위원장 체제에서 이러한 기억과 기본적인 성취들이 무너지는 것을 우리는 목격하였다. 새로운 인권위원장의 임무는 시민사회로부터의 신뢰가 무너져 내리는 인권위, 인권으로부터 멀어져 가고 정권과 가까워져 가고 있는 인권위를 다시 돌려 세우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과 지금까지의 해명내용으로 볼 때 이성호 후보자가 과연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지에 대하여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문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이 이성호 후보자 개인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는 점이다. ICC 권고를 무시하고 참여적이고 투명한 인선절차 없이 이성호 후보자를 내정한 청와대의 책임이기도 하다. 다시 한 번 청와대에게 촉구한다. 인선절차 없이 내정된 위원장 후보자의 문제적 과거 전력이 드러난 현실에서 계속 위원장 청문회 절차를 진행할 것인가! 이제라도 내정을 철회하고 참여적이고 투명한 인권위원장 인선절차를 진행하라!

 

201584

국가인권위 인권위원장 인선절차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준) (약칭 인권위원장 대응 연석회의: 공익인권법 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국제민주연대, 불교인권위, (사)인권정책연구소, 새사회연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유엔인권정책센터,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중심 사람,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차별금지추진연대,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 대표적 박근혜최순실법으로 알려진 두 법에 대한 합의 추진은 적폐의 일부가 되겠다는 것과 다름없어.

정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박근혜 정부 시기 추진 중단을 약속했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하 서비스법)과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규제프리존법) 추진하겠다고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체 규제프리존법을 마련하고 있다고 언급했으며, 기획재정부는 국회 상정돼 있는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게 목표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러한 정부여당의 입장에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적폐청산의 핵심인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은 당장 폐지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첫째 더불어민주당은 말 바꾸기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규제프리존 특별법을 찬성하는 안철수 후보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수석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 대해 “이명박-박근혜’ 정권 계승자임을 드러냈다” 고 비판했으며, “안 후보가 기업인들과 만나 ‘저와 국민의당은 규제프리존 특별법을 통과시키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며 “이 법은 박근혜 정부가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통해 대기업에 입법을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는 ‘대기업 청부 입법’”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 촛불의 염원으로 집권 여당이 된지 100일도 안된 더불어민주당이 스스로 적폐의 일부가 되고, 대기업 청부 입법의 공모자가 되겠다고 나서고 있다. 우리는 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도 모자랄 판에 박근혜 정부가 못다 이룬 핵심 적폐를 나서서 추진하겠다고 밝힌 정부 여당의 원내대표 발언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과 해명을 요구한다.

둘째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은 폐지되어야 한다.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은 국정농단세력인 박근혜-최순실-전경련의 최종 결정체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든 촛불의 시작은 최순실의 미르-K스포츠재단의 실체가 드러나면서부터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두 재단에 전경련 소속 기업들이 거액을 입금했고, 전경련이 그 대가로 국회 통과를 요구했던 핵심 법안이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이었다는 사실 말이다. 국정농단세력이 그토록 두 법안에 매달린 이유는 두 법 모두 공공부문 규제완화를 통한 기업의 돈벌이를 무제한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법은 부패한 권력과 기업에게는 ‘미래먹거리’를 만들어낼 수는 있어도 안전과 환경 그리고 생명에 위험을 가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비스법이 기재부를 통해 의료, 교육, 철도, 가스 등 모든 사회공공서비스의 공공 규제를 허물수 있는 법이라면, 규제프리존법은 기재부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위임하고 전 국토를 전략산업 특구로 만든다는 명목하에, 모든 사회 공공 정책과 관련된 규제를 제로(zero)로 만드는 법이기 때문이다. 적폐 중에 적폐인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은 새 정부가 나서서 폐지해야 할 핵심법안이다.

셋째,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집권한 지난 10년 동안 기업들의 돈벌이를 위해 수많은 안전 장치와 사회의 공공 규제들이 해제되는 것을 목도한 바 있다. 그 결과 세월호와 가습기살균제 사건 등 이루 다 언급할 수 없을 만큼의 재앙들이 펼쳐졌고, 국민들은 그 앞에서 가슴을 치며 통곡해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직후 세월호를 어루만지고 최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초청해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하며 “정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했다. 옳은 말이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와 달라야 한다. 그 다름의 시작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리고 온갖 환경 규제를 무력화시키는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의 폐지다. 이윤보다 생명, 돈보다 안전이 우선하는 사회가 촛불의 뜻이고 모두를 위한 미래다. 문재인정부와 정부여당은 약속을 지키고,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 폐지에 나서라.

 

2017. 8. 10
광주인권지기 활짝, 건강과대안,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구속노동자후원회, 노동자연대, 녹색당, 다산인권센터,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무상의료운동본부, 문화연대, 민주노총, 사회진보연대, 언론개혁시민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전국불안정노동철폐,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민예총,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환경운동연합

금, 2017/08/11- 14:39
275
0

과학 적폐에 대한 청와대의 상황 인식을 이해할 수 없으며,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한 기자회견은 촛불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1. 각계각층의 요구에도 청와대는 박기영 전 보좌관의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임명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시민들의 요구와는 반대로 청와대는 보좌관 재직 당시의 공을 거론하며 공평한 평가를 요구했다. 청와대가 말하는 ‘공’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지만 우선 황우석 사건이 한 과학자의 단순한 일탈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황우석 사건은 정부가 과학계 및 시민사회와의 소통을 제쳐두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인 잘못된 과학기술정책이 빚어낸 참사이다. 당시 박기영 보좌관이 주도한 이러한 잘못된 과학기술정책이야말로 개발독재의 유산이며 과학 적폐다. 우리는 박기영 본부장의 임명을 즉각 철회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한다.

 

2. 시민사회는 박기영 전 보좌관의 진정성 없는 사과를 수용할 수 없다. 지난 11년간 수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박 전 보좌관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검찰, 감사원, 생명윤리심의위원회, 서울대조사위원회 등의 조사와 관련 공무원의 증언을 통해 정부와 황우석 박사와의 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음에도 오랜 기간 침묵했다.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 이후에도 황 박사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여론에 떠밀려 마지못해 한 어제의 사과는 수용할 수 없다. 기자회견 형식도 문제다. 일부 원로들에 둘러싸여 입장을 밝힌 후 위로를 받으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11년전 황우석 박사의 병풍 기자회견을 연상하게 했다. 구국을 운운하는 모습은 황 박사의 애국심 마케팅과 너무나도 닮았다. 이러한 태도는 시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뿐이다.

 

3. 박 전 보과관은 정책 능력과 비전도 보여주지 못했다. 사퇴를 거부하며 밝힌 정책방향도 새롭지 않다. 박 전 보좌관은 노무현 정권에서 청년 과학자에게 배정된 예산을 스타과학자에게 몰아주는 엉터리 선택과 집중을 주도했으며, 윤리적 논란에도 규제를 완화해 문제를 더욱 꼬이게 만든 장본인이다. 개발독재에 뿌리를 둔 무리한 국가개입과 결과중심주의는 촛불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 박 전 보좌관은 보건의료 상업화를 주창한 의료산업화를 공식 정치에 포함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학계에서 조차 논란이 많은 개념이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창조경제의 다른 버전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을 제대로 기획하고 집행하기 위해서는 각계의 이해, 협력, 조정, 신뢰가 필수적이다. 이미 사회적 신뢰를 잃은 박 전 보좌관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적임자가 아니다.

 

4. 시민사회는 청와대가 박기영 본부장의 임명을 철회 할 때 까지 강력히 대응할 것이다.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자리는 불명예 퇴진한 특정인의 명예회복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 박기영 전 보좌관은 연구부정행위에 가담했고, 특정 과학자와 결탁해 노무현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을 파탄 냈던 장본인 이다.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20조원의 연구 개발비를 관장하고, 국가의 과학기술정책 전반을 다루는 막중한 역할을 박 전 보좌관에게 맡길 수 없다. (끝)

 

 

2017년 8월 11일

건강과대안,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녹색연합, 보건의료단체연합, 시민과학센터, 서울생명윤리포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여연대,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금, 2017/08/11- 14:38
226
0

[성명] 제72주년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해 담대하게 나아가자!

1. 일제의 강점으로부터 해방되어 온 겨레가 환희와 감격 속에 자주적 독립국가의 새 세상을 꿈꾸었던 72년 전 오늘, 그러나 또 다른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남·북으로 분단되고, 남·북에 각자의 정부가 수립되었으며, 미·중이 참가하는 참혹한 전쟁을 겪고, 분단체제 속에 소모적인 대립과 갈등을 계속해 오고 있다. 일제로부터 해방은 되었지만, 온 겨레의 의지를 담아 낸 하나의 조국을 이루지 못함으로써 진정한 해방은 아직도 오지 아니한 것이다.

 
2. 현재 한반도에는 북·미간 극한 대립으로 군사적 대결, 불안과 공포의 분위기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그 원인을 북한의 핵 실험, 미사일 발사시험이라고 하는 것은 가리키는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쳐다보는 격이다. 현재의 상황은 북한이 스스로 붕괴할 것으로 믿고 남북간 교류와 협력 등을 전면 차단해 버렸던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정책적 무능과 오판, 같은 시기에 ‘전략적 인내’라는 미명 아래 실제로는 북한에 대한 적대적 압박과 정권 붕괴를 추구하였던 미국 오바마 정부의 실책, 지속적인 국제적 제재와 한·미 합동군사훈련, 미국 전략무기의 빈번한 한반도 출동 등에서 잉태되었다. 그리고, ‘전쟁이 나도 한반도에서 나는 것이고 인명 피해도 미국이 아닌 한반도에서 나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천박한 인격을 갖고 있으면서, 국무장관, 국방부장관과도 엇박자를 내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공격 가능성을 암시하는 현재의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발언과 태도가 여기에 기름을 붓고 있는 격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문재인 정부는 잠정적으로라도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미국 전략무기의 한반도 출동을 억제하도록 하며, 북한에 대한 국제적 제재의 동참을 재고하는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와는 전혀 다른 담대한 조치로 나아가라!

북한 정권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중단되는 경우 핵 실험, 미사일 발사시험 중단과 같은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라!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남북 대화와 교류, 협력을 위한 제안에 적극 응하라! 그래야 북한 정권이 주장하는 ‘우리민족끼리’의 자주적 행보와도 맞는 태도인 것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하면서 북한 정권만 자극하는 제재들을 과감히 해제하고, 한반도 전쟁 위기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대북 적대시 정책의 공식적인 폐기 및 북한과의 평화협정 체결에 적극 나서라!

 
3. 우리는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이 있었던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남·북간에 펼쳐 진 다방면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화해와 공동번영을 모색할 수 있었고, 군사회담 등을 통해 신뢰와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아니함을 경험하였다. 남·북간 군비경쟁, 군비증강은 결코 답이 아니다. 북·미간 극한 대결로 한반도를 전장으로 만드는 어리석음도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 제72주년 광복절을 계기로 남·북의 주권자와 각 당국이 대화와 협력, 화해와 공동번영, 이로 인한 한반도의 평화 실현을 위해 다시 한번 힘을 모으자!

 

2017년 8월 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통일위원회
위원장 채 희 준(직인생략)

월, 2017/08/14- 13:09
160
0

 

시민사회와 과학계 목소리 반영한 사퇴 결정 환영.

과학기술·환경·보건의료정책 수립과 집행에 황우석 사태의 교훈을 반영해야.

 

 

1. 청와대의 박기영 본부장 임명 철회 결정을 환영한다. 지난 금요일 저녁 박기영 전 보좌관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서 사퇴했다. 목요일 사과 기자회견, 청와대의 배경 설명, 박 전 보좌관의 사퇴의 글을 종합하면 ‘자진’ 사퇴가 아닌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청와대가 늦게나마 시민사회와 과학계의 요구를 수용한 것은 환영하지만, 부적절한 인사의 임명을 강행해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번 박기영 본부장의 사퇴를 계기로 과학기술과 환경, 보건의료정책의 수립과 집행에서는 무엇보다 사회적 합의가 중요함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2. 박기영 전 보좌관의 사퇴의 글은 시민사회의 임명 철회 요구가 정당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박 전 보좌관의 마지못한 사퇴의 내용이 담겨 있는 사퇴의 변은 바로 전에 한 사과가 진심이 아니었으며, 황우석 사태로부터 제대로 된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여전히 박 전 보좌과은 과거의 사실을 왜곡하고, 이번 사태의 원인을 남 탓으로 돌리고 있다. 박 전 보좌관은 사회 각계각층의 반대가 분출한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이 ‘마녀사냥’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인식은 황우석 사태 연루와는 별개로 고위 공직자로서의 자질을 없음을 드러낸 것이다.

 

3. 청와대는 이번 임명 논란으로 다시 제기된 황우석 사태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황우석 사태를 한 개인의 일탈 행위로만 치부한다면 당시 겪었던 사회적 혼란에 비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많지 않다. 황우석 박사가 전 세계를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학계-정치권-언론 동맹이 있었고, 그 근간에는 개발독재 시대의 낡은 과학기술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개발독재 당시 과학기술 활동은 국가목표인 경제성장의 도구였으며,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책임이나 연구 절차에 대한 고려는 부차적인 것이었다. 여기서 파생된 강력한 생명공학 육성정책은 생명윤리와 위험, 연구 절차에 대한 다양한 쟁점들을 경제성장의 장애물로 인식하게 했으며, 논란이 되는 쟁점을 점검하고 사회적으로 토론해 대책을 마련할 기회를 봉쇄했다. 당시 황우석 박사는 정부에게는 정책의 정당성을 더욱 강화시킬 근사한 선물이었지만, 한국 사회 전체에 큰 혼란을 안겨주었다. 우리는 이러한 정책기조가 문재인 정부에서 <4차 산업혁명 육성>이라는 이름아래 반복될까 우려스럽다.

 

4. 시민사회는 앞으로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환경·보건의료 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더 철저히 지켜볼 것이다.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연구개발비를 기획하고 집행하는 과학기술정책은 일반 시민들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지난 정부에서처럼 일부 연구자들과 기업의 상업적 이용만을 강조하는 연구개발 기획과 집행은 이제 중단되어야 한다. 또한 시민들의 삶과 연관된 과학기술·환경·보건의료 정책은 일부 관료와 이해관계자들의 일방적 추진이 아닌 광범위한 사회적 토론과 합의를 통해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정부에서는 일반 시민들이 과학기술의 쟁점에 대해 고민하고 학습하며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길 기대한다. (끝)

 

 

2017년 8월 14일

건강과대안, 보건의료단체연합, 시민과학센터,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월, 2017/08/14- 13:09
206
0

[성명] 간첩 증거조작한 이시원, 이문성 검사와 보복성 기소를 한 안동완 검사의 법무부 인사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법무부는 지난 10일 검찰 인사를 통해 소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에서 증거 조작에 관여하였던 이시원 검사를 수원지검 형사2부장으로, 이문성 검사를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장으로 각 발령하였다.

위 증거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국정원 직원들의 재판 과정에서 두 검사가 국정원 직원이 갖고 온 문서가 위조된 것이라는 정을 알면서도 법원에는 ‘공식 입수’한 것이라는 허위 주장과 함께 증거로 제출하였던 사실이 비공개 증언을 통해 확인되었다. 당시 법무부가 두 검사에게 내린 정직 1개월의 징계 처분은 너무나 터무니없는 것이었다. 사실 두 검사는 유우성이라는 한 인간에게 ‘간첩’이라는 누명을 씌여 그의 모든 것을 파괴하였던 죄 값에 상응하는 무거운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야만 하는 자들인 것이다. 더군다나 법무부의 위 인사 발표 이전에 국정원에서는 적폐청산TF를 꾸려 위 증거조작 사건을 재조사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무부는 이번 인사에서 두 검사를 수도권 소재 검찰청으로 불러들여 일선 수사를 맡긴 것이다.

한편, 위 증거조작 사건이 밝혀지면서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 여론이 크게 일자, 안동완 검사는 4년 전 유우성씨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하였던 외국환거래법 위반혐의를 다시 꺼내어 기소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이에 대해 검사가 공소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한 위법한 기소라며 ‘공소권 남용’으로 기각 판결하였다. 검찰의 비겁한 보복성 기소이었음이 인정된 것이다. 그런데도 법무부는 이번 인사를 통해 안동완 검사를 법무부 감찰담당관실로 발령 내어 영전을 시켰다.

간첩 증거조작으로 교도소에 가야 할 이시원, 이문성 검사, 보복성 기소에 대해 무릎 꿇고 사과하고 반성해도 부족할 안동완 검사에 대한 이번 법무부의 검찰 인사를 보면서 신임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에게 검찰의 적폐 청산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인지 심각한 의문을 갖는다. 현재의 문재인 정부를 만들어 낸 전국의 촛불 시위에서 박근혜와 그 측근들의 국정농단 뿐만 아니라 검찰의 적폐 청산도 함께 외쳐졌다는 사실을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은 분명하게 기억해야 할 것이다.

 

2017년 8월 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통일위원회
위원장 채 희 준(직인생략)

월, 2017/08/14- 18:39
229
0

1. 노동자연대는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3시스탑 공동행동’(이하 ‘3시스탑 공동행동’) 소속 단체다. ‘3시스탑 공동행동’은 성별임금격차를 사회적 의제로 올려 놓고자 올해 3·8 세계여성의날 오후 3시에 여성 노동자들이 잠시 일손을 멈추고 집회에 참가하자고 호소하는 활동을 하기 위해 결성됐다. 그런데 올해는 조기 대선이 있는 특수한 상황이었기에 대선에서 성별임금격차 문제를 쟁점으로 만들기 위해 ‘19대 대선 10대 여성노동 요구안’을 작성하고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3·8 이후에도 활동을 연장했다. 이후로도 문재인 정부의 여성노동 정책 추진 동향을 공유하고 그 문제점에 대해서 필요시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노동자연대는 이 연대체의 능동적이고 좌파적인 일부였다. 노동자연대는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비롯한 ‘10대 여성노동 요구안’을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 기간 동안 널리 알리고 실천하는 데 동참해 왔고, 특히 좌파 노동단체로서 문재인 정부가 여성 노동자들의 처지 개선에 매우 소극적인 것에 분명하게 비판했다. 표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최저임금 인상과 구멍이 숭숭 뚫린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에 맞서 투쟁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알리고 그 투쟁에 함께해 온 것은 그 최근 사례다.

또한, 지난 4월에는 (여성노동 쟁점만은 아니지만) ‘강간모의 공범 홍준표 대선 후보 사퇴 촉구’ 공동 입장 발표를 발의해, ‘3시스탑 공동행동’ 소속 단체들과 함께 성폭력에 대한 지배자들의 보수적이고 편협한 태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2. 그런데 지난 7월 5일 이 연대체에서 적극 활동해 온 노동자연대를 “배제”하라는 안건이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측 파견자(민주노총 김수* 여성국장, 이하 김 국장)에 의해 제기됐다.(이때 “배제”는 이미 가입해 있는 노동자연대를 추방하자는 뜻이다.)

김 국장이 처음에 추방 사유로 거론한 것은 노동자연대가 발행한 소책자 《피해자 중심주의와 성폭력 2차가해 논쟁, 어떻게 볼 것인가?》의 일부 견해(2015년 민주노총 전 울산본부장 사건의 민주노총 내부 처리 과정에 관한 견해)였다. (이 소책자를 개정·증보한 책이 《성폭력 2차가해와 피해자 중심주의 논쟁》(책갈피)이다. ▶책 전문 보기)

논란이 된 소책자 부분은 “피해자 중심주의”가 진상 규명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다루는 맥락에서 그 한 사례로 민주노총 내부의 전 울산본부장 사건 처리 과정에서의 진술 강요 의혹을 제기했다.(당시 그 사건 처리 담당자가 김 국장이었다.) 사건 당시 민주노총 울산본부 여성위원장의 법정 진술을 포함해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재판에서 다수 제출됐다. 노동자연대는 노동운동에서 양심에 반하는 진술 강요 의혹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고 봤다.(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의 마녀사냥과 책임회피’를 참고하시오.)

김 국장은 이를 두고 “피해자에 대한 2차가해”라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노총이 피해자의 말만 듣고 판단했다는 노동자연대의 주장 자체가 2차가해”라고 주장했다. 이런 이유로 노동자연대를 연대체에서 추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3. 그러나 이 안건 발의 자체가 노동자·진보 운동의 연대 활동 원리를 완전히 무시한 것이다. 대부분의 연대체들이 흔히 그렇듯이, ‘3시스탑 공동행동’은 상이한 경향의 단체들이 특정 쟁점(들)을 중심으로 모인 느슨한 연대체다. 즉, 소속 단체들의 일반적 견해(강령) 통일이 가입의 전제조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노동자연대는 이 안건 발의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사실 분별력 있는 판단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민주노총 전 울산본부장 사건 처리에 대한 소속 단체의 견해가 무엇이든 그것은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모인 이 연대체의 멤버십 문제와 별개의 사안임을 안다. 이 연대체는 성별임금격차 해소에 동의하는 노동자·진보 단체(와 개인)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특정 개념(“피해자 중심주의”와 “성폭력 2차가해”)과 그에 기초한 특정 사건 처리에 대한 견해를 공동 활동의 전제조건으로 강요해서는 안 된다.

이런 태도는 노동자운동과 진보운동 내 토론과 비판의 자유를 위축시켜 운동의 건강한 발전에 방해가 될 뿐이다. 특히 특정 견해를 이유로 노동자연대와 같은 좌파를 배척하는 일이 결정되면, 운동 내 좌파적 목소리가 축소돼 온건화 경향이 발전하기 쉽다. 이것은 지배자들에 맞서 여성 차별에 반대하는 운동을 건설할 동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4. 회의에 참석한 대부분의 단체들도 ‘3시스탑 공동행동’이 성별임금격차 문제가 아닌 다른 특정 사건(민주노총 전 울산본부장 사건)에 대한 소속 단체의 견해에 대해 시시비비를 판단하는 기구가 아니므로 이를 이유로 제명을 논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취했다.

회의 참석 단체들은 대부분 애초에 김 국장이 추방의 근거로 제시한 특정 개념과 그에 따른 특정 사건 처리에 대한 이견 문제를 이 연대체에서 논의하거나 판단하기를 원치 않았고, 실제로 그렇게 되지도 않았다. 즉, 김 국장이 처음에 제기한 추방 사유는 이 연대체에서 수용되지 못했다.

5. 그러자 8월 10일 회의에서 김 국장과 또 다른 단체 파견자가 새로운 사유를 들어 노동자연대 추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소책자 발간 이후의 상황”, 노동자연대의 “태도”, 사건을 다루는 “방식” 등이 새로운 추방 논의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애초 김 국장이 제시한 노동자연대 추방 사유가 연대체 내에서 다수 동의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그와는 별도의 새로운 사유가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언급된 “상황”, “태도”, “방식” 등은 합당한 연대체 추방 사유가 될 수 없다. 해당 단체의 객관적인 연대체 활동이 아니라 특정 단체의 매우 주관적인 판단을 근거로 연대체 추방 여부를 논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회의석상에서도 한 단체 파견자는 (노동자연대가 사건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나름의 이견을 표하면서도) ‘연대의 태도나 예의의 문제라면 … 연대에서의 제외를 논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실 이것은 노동자연대에 대한 막무가내 솎아내기 시도에 다름아니다.

이런 난점들 때문에 이 회의에서 막판까지 이러저러한 쟁점들에서 각자 의견 피력은 있었지만 합의점이 모아지지 않았다.

6. 그런데도 8월 10일 회의 막바지에 사회자가 갑자기 이런 논의 과정과 의견 분포도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현재 ‘노동자연대의 추방 여부를 소속 단체 다수결로 정한다’는 안이 추진되고 있다. 4개의 선택지(노동자연대와 1. 연대 지속 2. 연대 유보 3. 연대 파기 4. 기권) 중 하나를 선택해 8월 16일까지 연대체 카톡방에 단체의 의사를 밝혀 결정하자고 한다. 그러나 사회자가 회의를 이렇게 갑자기 정리한 것은 정말 큰 무리수였다.

이렇게 무리수를 두다 보니 그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첫째, 8월 10일 회의에는 과반이 참가하지 않았는데, 이 회의에서 소속 단체 추방과 같은 중요한 안건의 의사결정방식을 정하는 것이 과연 유효한가? 게다가 마지막에 ‘과반 찬성 규정은 없어도 되는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제기도 나왔으나, 이에 대해서도 별다른 검토나 토론이 된 바 없다. 또한 그간 연대체 회의나 활동에 자주 나오지 못하던 단체들은 연대체에서 노동자연대의 실천을 잘 알지도 못하는 채 투표를 요구 받는 상황이다.

둘째, 노동자 운동 내 전례가 없는 이런 안건을 온라인 카톡방에서 투표해 결정한다는 것도 난센스다.

셋째, “연대 파기”에 더해 “연대 유보”라는 선택지가 막판에 등장했지만, 사실상 둘은 같은 내용일 뿐이다. (회의에서 한 단체 파견자도 [연대 유보의 조건이] 명확하지 않을 시에는 실은 연대 파기나 유보나 결과적으로 같은 결정이 될 수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한 바 있다.) “연대 파기”의 명분이 없는 상황에서 “연대 유보”로 말만 바꿔 정치적 부담을 피해가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런 흠결 투성이 절차를 밀어붙인다면 그 결정의 정당성도 보장받기 어렵다. 이토록 내용적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노동자연대 추방 시도는 중단돼야 한다.

7. 노동자연대에 대한 전례 없는 연대체 추방 시도에 대해 ‘3시 스탑 공동행동’ 소속 단체들은 책임성 있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 즉, 이 연대체 회의 내부만이 아니라 각 단체의 소속 회원들(노조의 경우 조합원들)을 포함한 여성(과 남성) 노동자 대중과 차별 반대 운동 진영 속에서 과연 납득될 수 있는 결정인지, 그리고 명분 없는 소속 단체 추방이 통과됐을 때 차별반대 운동에 어떤 후과가 있을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8. 노동자연대는 앞으로도 운동 내 토론과 연대를 가로막는 반민주적·독단적 시도가 왜 문제인지에 대해 공론화해 나갈 것이다. 앞으로 11월 노동자대회와 이후 민주노총 선거 속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 사이에서 운동 내 토론과 연대를 가로막는 반민주적·독단적 시도에 항의하는 운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이런 독단적이고 비민주적 관행이 좌시된다면 한국 노동자 운동의 역사에 큰 오점이 남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것이 여성운동과 노동자 운동에 낳을 정치적 폐해를 노동자연대는 간과할 수 없다. 연대체의 목적과 무관한 정치적 견해 차이를 이유로 소속 단체를 솎아내는 것은 여성운동의 대의와 무관하고 오히려 건강한 토론과 논쟁을 가로막아 여성운동의 힘을 약화시킬 뿐이다. 노동자연대는 서로의 정치적 이견에 대해서는 치열하게 토론하고 논쟁하면서도 여성 차별에 맞서서는 함께 협력하는 것만이 여성운동을 진정 강화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또한 노동자연대는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비롯한 여성 노동자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투쟁에 언제나 함께할 것이다. 그리고 여성 사회주의자인 클라라 체트킨이 1백여 년 전 제안한 세계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 기념일인 3·8 세계 여성의 날을 조직하는 일에 앞으로도 적극 동참할 것이다.

2017년 8월 16일
노동자연대

수, 2017/08/16- 16:32
333
0

[성명]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라.

 

노동기본권은 모든 국민에게 보장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구현하기 위하여 헌법에서 보장한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이다. 공무원은 국민의 일원이자 노동자이기에 헌법상 노동기본권을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

 

2002년 설립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공무원들이 민주적으로 조직‧결성한 단결체로서 노동조합으로서의 자주성‧목적성‧단체성을 보유한 실질적인 노동조합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고용노동부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 대하여 해직자가 가입되어 있다는 이유로 “노동조합”이 아니라면서 수차례 설립신고서를 반려하였다. 설립 신고증 교부 권한을 사실상 노동조합에 대한 허가제로 운용하고 있으며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무원인 노동자는 노동조합 선택의 자유가 없고 자신이 선택한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 노동권 향유와 행사를 위해서는 사전에 고용노동부의 심사를 받아야하는 것이다.

 

특히 공무원 노동조합에 대하여 사용자 지위에 있는 국가기관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 대하여 “노동조합이 아니다”라고 판단하는 것은 노동권의 전제가 되는 노사 대등 원칙에 반하고 단결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고용노동부의 설립신고 반려 조치로 14만 공무원들이 헌법상 노동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사용자인 국가가 자신이 상대할 노동조합을 선별하고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 대하여는 협상 창구에도 들어서지 못하게 막고 있는 형국이다.

 

노동기본권 보장 없는 적폐청산이란 있을 수 없다. ILO 핵심 협약 비준 이전에 설립신고 제도를 노동권 보장 취지에 부합하도록 해석하고 적용하여야 마땅하다.

 

조속히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 대하여 설립신고증을 교부하고 법적 지위를 인정할 것을 촉구한다.

 

2017년 8월 18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김 진

금, 2017/08/18- 11:20
201
0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연대체인 ‘3시 스탑 공동행동’은 8월 10일 회의에서 소속 단체들이 8월 16일 18:00시까지 카톡방에 의견을 밝히는 방식으로 노동자연대 추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었다. 이 안건은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측 파견자(민주노총 여성국장)가 발의했다.

그러나 8월 16일 마감 시간까지 4개의 선택지(노동자연대와 1. 연대 지속 2. 연대 유보 3. 연대 파기 4. 기권) 중 하나를 선택하는 투표에 소속 단체들이 한 군데도 참가하지 않았다. 투표가 무산된 것이다.

투표 결과를 확인하기로 한 8월 17일 회의에도 (13개 단체 중) 네 단체만 참석했다. 지난 회의(8월 10일) 때보다 참석이 더 줄어든 것이다.

이는 ‘연대체 활동과 연관 없는 이슈로 노동자연대를 추방해야 할 만큼 이것이 심각하고 중차대한 쟁점인가’라는 점에서 소속 단체들의 고심과 의문이 반영된 결과인 듯하다.

이미 8월 10일 회의에 참가한 몇몇 단체 파견자들은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측 파견자(민주노총 여성국장)가 제시한 노동자연대 추방 사유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거나 그에 따라 노동자연대 추방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피력한 바 있었다.

그 이유는 민주노총 여성국장이 제시한 사유가 ‘3시 스탑 공동행동’ 활동과 전혀 관련 없는 특정 사건(2015년 민주노총 전 울산본부장 사건의 민주노총 내부 처리 과정)에 대한 견해차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민주노총 여성국장과 또 다른 일부 단체 파견자는 회의석상에서 내용상∙절차상 이의가 제기됐음에도 무리하게 결정을 촉구했고, 사회자도 여러 의문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투표 실시를 결정했다.

한 단체 파견자는 투표일 다음 날 “절차상의 이의가 제출된 상황에서 일단 결정되었다고 투표를 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 되어서 하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저희 단체는] 연대체에서의 제명은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노동자연대 추방 안건에 대한 합리적 물음과 의견을 연대체 카톡방에 밝혔다. 이와 같은 입장을 밝혀 준 단체에게 감사한다.

이 전례 없는 사태의 책임은 부당하고 무리한 안건을 제기한 민주노총 여성국장에게 있다. 그럼에도 민주노총 여성국장은 전혀 관련 없는 쟁점을 본인의 이해관계에 집착해 연대체 내로 끌고 들어와 연대체 분열을 조장하고 노동운동과 여성운동의 연대 정신을 훼손한 것에 대해 한 마디 해명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8월 17일에 개최된 ‘3시 스탑 공동행동’ 회의에서 민주노총 여성국장은 투표 무산을 인정하기는커녕 노동자연대 추방 시도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다. 또 다른 회의 참석자들은 참석이 과반을 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미 그 전날 노동자연대 추방 투표가 무산됐다는 객관적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으려 하며 노동자연대 추방 안건을 어물쩍 차기 회의로 넘기려 했다. 이 때문에 회의는 10여 분 만에 끝났다.

그러나 민주노총 여성국장은 연대체 활동과 무관한 정치적 논쟁에서 자신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연대체 내에서 소속단체를 쫓아내려는 반민주적인 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이 추방 시도가 완전히 철회될 때까지 서명 운동을 계속할 것이다. (▶온라인 연서명 바로가기) 

2017년 8월 18일
노동자연대

금, 2017/08/18- 12:13
194
0

[성명] 한미FTA 발효 5년 각분야 평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경제민주주의를 실현하도록 한미 FTA 독소조항을 개정하라

미국이 요청한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가 오늘부터 서울에서 시작되었다. 한미 FTA 제 22.2조 ‘공동위원회’ 조항에서는 ‘공동위원회가 협정의 개정을 검토하거나 협정 상의 약속을 수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정권은 그동안 한미 FTA이후 2배의 무역적자 문제를 제기하며 한미 간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개정협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미 국제무역위원회 (ITC)는 ‘기체결 FTA의 경제적 영향에 대한 분석보고서’에서 한미FTA가 없었다면 대(對)한국 교역수지가 283억에서 440억 규모로 늘어났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이 무역적자를 이유로 FTA개정을 요구하는 것은 전혀 자유무역이 아니다.

민변 국제통상위원회는 산업통상자원부에 한미 FTA 협상단계별 문서 목록을 공개청구하였으나 정부는 문서 목록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공동위원회에서 미국이 FTA 개정을 요구하는 지금, 한미 FTA 각 분야의 영향과 변화에 관한 객관적 평가를 위한 투명한 정보공개와 논의가 시급하다.

이번 공동위원회에서 한미 FTA 유지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며, 개정협상에 앞서 정부는 5년 각 분야 평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충분한 논의와 내부협상을 통해 한미 FTA의 구체적 목표에 공감대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특히 새 정부는 경제민주주의, 임금주도형 성장, 노동권의 획기적인 보장을 경제정책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를 한미 FTA에 반영하고 투자자의 국제 중재회부권을 폐지해야 한다.

한미FTA 개정협상에서 새정부의 경제민주주의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한미 FTA평가를 공론화하고, 그 첫걸음으로 한미 FTA 평가 결과를 공개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2017년 8월 2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회 위원장 송 기 호(직인생략)

화, 2017/08/22- 15:23
81
0

1. 8월 23일 전교조 중앙집행위원회(중집)가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입장을 결정했다. 긴 논의 끝에 나온 중집 입장은 한마디로 비정규직 교사·강사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것이다.

경쟁과 차별에 반대하고 평등과 협력의 참교육을 지향하며 지난 수십 년 동안 싸웠고, 바로 그 때문에 정권의 모진 박해를 받았던 전교조! 그래서 사회 변화를 위한 운동과 광범한 사람들로부터 존경받았던 전교조의 주장과 실천! 결정문을 읽는 순간 그 전교조가 내린 결정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중집의 입장은 참교육 이상과 거리가 멀고, 노동자 운동의 대의도 무시한 것이었다.

2. 영어회화전문강사(영전강)와 초등 스포츠강사의 경우, 제도 폐지를 선명하게 요구하면서도 “고용과 처우”는 “정부와 당사자가 협의하여 결정한다”고 했다. 이것은 법원 판결, 국가인권위원장의 권고안에도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결정이다.

이 강사들이 지난 몇 년 동안 사력을 당해 투쟁해 온 것을 감안하면, 중집의 시간은 수년 전 제도 도입 때에 멈춰 있다. 지나치게 둔감한 결정 속에서 인정 없는 쌀쌀함마저 느껴진다. 나쁜 제도일지라도 그 제도 안에 사람이, 그것도 동료 노동자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매정함 말이다.

이 결정대로라면, 전교조는 비정규직 강사들의 고용 안정 요구에 대해 ‘정부와 당사자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그들의 투쟁을 수수방관하게 될 것이다.

또, 비정규직 강사들이 느끼는 가장 큰 차별은 고용 차별인데, 정작 그 문제는 침묵하고서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한다”는 “원칙”을 표방하는 것도 자가당착이다.

3. 중집은 기간제교사들의 “일괄적이고 즉각적인 정규직 전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그러면서 “상시적이고 지속적으로 근무하는 기간제 교원에 대해서는 정부가 책임지고 고용 안정 방안을 마련한다”고 했다.

전원 정규직화는 안 되고, 정원 외 기간제교사들에 대해서만 고용 안정을 요구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같은 기간제교사가 이 학기에는 정원 내로, 저 학기에는 정원 외로 채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것은 결코 고용 안정 요구 대상의 기준이 될 수 없다.

또, 누군가 개탄했듯이, 전교조가 ‘정책을 결정하는 행정기관’도 아닌데 이런 ‘정책적 해결책’에 열중하면서 정작 투쟁 속의 연대를 방기하는 것도 문제다.

무엇보다, 이런 안은 기간제교사들을 심각하게 분열시킬 수 있다. 휴직·대체(정원 내)와 상시·지속(정원 외)을 나누고 둘에 대해 차별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싸우기도 전에 기간제교사 운동이 갈갈이 찢어지게 될 것이다. 운동이 분열하면 운동 참가자들 사이에서 환멸과 낙담이 커질 것이고, 정규직화 요구 성취는 요원해질 것이다. 전교조 중집의 ‘현실론’이 위험한 까닭이다.

오랫동안 진보적 교육 변화를 위해 투쟁해 온 전교조라면, 마땅히 이제 막 새롭게 비정규직 운동 대열에 동참한 기간제교사들의 운동을 고무·찬양·지지·연대하는 것이어야 하지, ‘뭘 몰라서 전원 정규직화 요구하는 모양인데’ 하는 식으로 타박하고 단속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연대하여 투쟁”하는 자세가 아니다.

4. 전교조 중집은 형평성을 이유로 비정규직과 예비교사를 이간질시키는 조합 안팎의 보수적인 여론을 크게 의식하며, 노동계급의 단결 원칙보다 노동조합 조직 보존(조합원 탈퇴 차단)을 선택했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노동계급 단결 원칙을 해당 부문에서 구현하는 조직이 되려고 노력해야지, 노동조합 기구 보존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그리고 계급의 단결을 옹호하지 못하면 노동조합의 결속력도 약화될 것이다.

비록 중집이 실망스러운 결정을 했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을 지지하고 실천하려는 조합원들이 전국에 있다. 우리는 이 조합원들과 함께 기층에서 비정규직 교사·강사들의 정규직화 요구 지지 운동을 구축하기 위해 더한층 노력할 것이다.

지금 기간제교사들은 정규직화 지지 서명을 받는 중이고(http://bit.ly/기간제교사정규직화), 토요일(26일) 오후 5시 30분에 서울 정부청사 앞에서 집회를 할 계획이다(‘기간제 교사 정규직 전환 촉구 전국기간제교사연합 2차 집중집회’)

이런 활동들에 더 많은 전교조 조합원들이 함께해 주기를 바란다.

2017년 8월 24일
노동자연대 교사모임


정규직 전환하라!

기간제교사 정규직 전환 촉구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 2차 집중집회

일시: 8월 26일(토) 오후 5시 30분

장소: 서울 정부청사 정문 앞

목, 2017/08/24- 21:26
272
0

1.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이하 차제연)는 2007년 노무현 정부가 차별금지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성적 지향’ 등 7가지 차별 금지 항목을 삭제하겠다는 후퇴에 맞서 ‘차별금지법의 올바른 제정을 위한 반차별공동행동’으로 출발한 연대체다. 2011년 ‘반차별공동행동’은 ‘차별금지법제정연대’로 전환했고, 올해 조기 대선 국면에서 1백7개 단체로 확대개편해 재출범했다.

노동자연대는 2007년부터 (‘성적지향’ 등이 포함된) 후퇴 없는 온전한 차별금지법 제정을 일관되게 지지해 왔고, 올해 3월 차제연이 확대·개편될 때 가입해 능동적인 일부로 참가해 왔다. 노동자연대는 차제연 소속 1백7개 단체 가운데 가장 열의 있게 활동하는(또는 하려는) 17개 집행위 단체 가운데 하나다. 또한 일부 기독교 우익들이 성소수자 차별 금지 항목을 주요 고리로 차별금지법을 공격하고 민주당이 여기에 타협해 온 지난 10년 동안, 이를 비판하고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에도 일관되게 반대해 왔다.

 

2. 그런데 지난 8월 16일, 그동안 차제연의 목적에 부합하는 활동을 적극 해 온 노동자연대에게 차제연 소속 9개 단체가 터무니없는 오명을 씌우며 부당한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노동자연대는 차별금지법 제정운동에 함께 할 준비가 돼 있습니까? 성폭력 2차 피해를 양산하는 가해 행위를 즉각 중단하십시오!”라는 제목의 연서명을 발의했다.

이 단체들은 자칭 “노동자연대·대학문화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라는 H의 일방적 주장에 따라 노동자연대가 성폭력 가해 행위를 한 것으로 전제하고 “모든 가해 행위 중단”과 “사과”, “반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활동을 더 이상 함께하기 어렵다”며 노동자연대 추방 협박까지 하고 있다.

 

3. 그러나 이 요구 자체가 연대체 운영 원리에 심각하게 위배된다. 차제연은 차별금지법 제정이라는 제한적 목적을 위해 만들어졌고, 그 목적에 동의하는 단체와 개인이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차제연은 소속단체 가입을 받을 때 차별금지법 제정 동의 여부와 무관한 어떠한 정치적 견해 통일을 요구한 바 없다.(그래서도 안 된다.) 그리고 노동자연대는 지금까지 차제연 가입과 활동에 어떠한 결격사유도 없었고, 그 활동에 함께해 왔다.

따라서 차제연 활동 목적과 관련 없는 사안으로 그간 차제연 활동에 헌신해 온 단체(그것도 집행위 단체)를 추방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그 출발점부터 부당하다.

 

4. 이들의 제기는 지난 5월 9일 H가 차제연에 메일을 보내 노동자연대를 쫓아내라고 요구한 것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H의 제기는 기각됐다. 차제연 내에서 무려 두 달 반의 논의를 거쳐 H의 요구를 다루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차제연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모인 연대체이기에 그와 관련 없는 사안에 대해 차제연 소속단체들이 시시비비를 가려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합당한 이유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연서명 발의 단체들은 (그들 자신이 차제연 소속단체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차제연이 오랜 고심과 민주적 토론 끝에 내린 결론을 완전히 무시한 채 기각된 안건을 사실상 재차 제기하며 노동자연대 추방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연서명 발의 단체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반차별 운동에 어떤 역효과를 낳을지도 돌아봐야 한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냉담한 문재인 정부 하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비롯한 반차별 운동의 힘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지혜를 모아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그와 무관한 사안으로 연대체 내에서 좌파 단체 추방을 시도하며 쓰디쓴 반목을 조장해서야 되겠는가.

 

5. 노동자연대가 “성폭력 가해”를 해 왔다는 주장도 터무니없는 일방적 주장일 뿐이다. 우선, 노동자연대는 여성에 대한 모든 종류의 폭력에 반대하며, 성폭력에 맞서 피해자의 편에 선다는 원칙을 확고하게 견지해 왔다. 또한 성폭력 피해자들의 피해 호소가 진중하게 다뤄지지 않고 오히려 부당한 의심과 비난에 노출되는 현실을 비판해 왔다. 그래서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 여성의 피해 호소가 무시되거나 부당한 비난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개혁 조처들을 요구해 왔다.

동시에 노동자연대는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 중에는 매우 극소수이지만 허위를 말하는 경우가 있다는 복잡한 현실을 간과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래서 이런 종류의 문제를 다룰 때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 왔다. 그리고 이런 맥락에서 ‘피해자 중심주의’와 ‘2차가해’ 개념이 그 이해할 만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반성폭력 운동의 효과적인 수단이 되기 어렵다고 주장해 왔다.

연서명 발의 단체들의 연서명 제안 설명에는 H가 노동자연대의 “피해자”라고 전제돼 있다. 그러나 이들이 언급하는 “최초 사건”은 노동자연대 회원이 아닌 남학생이 H에게 1분 미만의 이른바 “야한 동영상”을 보여 준 사건으로서, “성폭력 사건”도 아니고 “노동자연대” 사건은 더더욱 아니다. 그런데 H는 이 일을 “노동자연대 성폭력 사건”이라고 오랫동안 부르면서 노동자연대를 일방적으로 비방해 왔다. H의 주장이 근거 없는 비방일 뿐이라는 점은 논란이 된 “최초 사건”의 당사자들이 제기한 소송과 노동자연대의 입증, 그리고 H를 지지하려고 모였던 지지모임 성원들조차 H를 믿지 못해 떠나간 사실 등을 통해 드러났다.(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노동자연대에 대한 터무니없는 오해를 바로잡습니다를 참고하시오.)

이처럼 지난 5년간 H 주장의 신빙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돼 왔기에 이 사건을 이유로 노동자연대가 연대체에서 추방되는 일은 벌어진 적이 없다. 노동자연대가 차제연에 가입할 당시에도 H는 같은 주장을 하고 있었지만, 아무도 H 주장을 이유로 노동자연대의 가입을 반대한 적이 없다. 그런데 이제 와 새삼스럽게 이 사건을 들고 나와 노동자연대를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느모로 보나 느닷없고 정당성이 없다. 가입 때는 문제 되지 않던 일이 왜 이제 와서 연대체에서 추방까지 해야 할 문제로 격상됐는지 연서명 발의단체들은 자신들의 입장 돌변에 대해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시한 바 없다.

 

6. 연서명 발의 단체들은 “최초 사건”의 진실은 “다루지 않겠다”고 한다. 그런데도 H는 무조건 “피해자”이고, H 주장을 반박한 노동자연대는 (그 내용의 진실성 여부와 무관하게) “가해 행위”를 하고 있다고 이미 전제하고 있다. 그러나 “최초 사건”의 진위 여부를 따져보지도 않고 가/피해 여부를 단정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결국 이 말은 H 주장에 대해서는 어떠한 의문도 제기해선 안 된다는 독단적인 주장일 뿐이다. 그리고 이런 식의 독단적인 ‘피해자 중심주의’는 반성폭력 운동 내에서 합의된 원칙조차 아니다.

또한 연서명 발의 단체들은 “노동자연대가 혐의를 부인할 권리는 있”다고 하면서도,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노동자연대의 주장과 노력은 “가해 행위”라는 앞뒤 안 맞는 주장을 하고 있다. 결국 이 말 역시 사실상 노동자연대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성폭력 가해 혐의를 인정하라는 것 아닌가.

사실 노동자연대는 H의 메일이 차제연에서 논의될 때부터 이 메일을 차제연이 다루려면 사건의 진실이 철저히 조사돼야 하고 당사자 단체인 노동자연대도 증거자료를 제출하고 설명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리고 그 설명을 들어야만 H 주장의 진위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이 사건 자체를 논의하지 않기로 하면서 설명할 기회를 갖지는 못했다.) 만약 연서명 제안자들이 노동자연대가 성폭력 “가해 단체”라는 이유로 추방하려 한다면 적어도 “최초 사건”과 그 이후 노동자연대의 대응에 대한 H 주장의 진위 여부를 분명한 근거를 들어 밝혀야만 할 것이다. 이때 노동자연대가 제출한 증거들에 대해서도 답해야 할 것이다.

 

7. 한편, 연서명 발의 단체들은 노동자연대가 5월 31일 차제연 공집장회의에 대해 공개 입장표명을 통해 항의한 것도 추방 사유로 들고 있다.(이 성명은 그 회의의 특정 안건 처리 방식에 국한한 문제제기였으므로, 쟁점이 소멸된 뒤에는 노동자연대 웹사이트에서 내렸다.)

하지만 차제연에서 H의 메일 관련 안건을 처음으로 논의하는 자리에 당사자 단체이자 소속단체가 직접 참여해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요청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이런 자연스러운 요청을 공집장단이 일방적으로 거절하고 회의를 강행했으므로 이에 공개적으로 항변한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 일로, 그것도 차제연에서 노동자연대의 객관적 활동이 아닌 “태도”와 같은 주관적인 판단을 근거로 연대체에서 추방하겠다는 전혀 합당하지 않다.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막무가내 찍어내기와 다름없을 것이다.

 

8. 연대체의 목적과 무관한 특정 사건에 대한 정치적 견해 차이를 이유로 소속 단체를 솎아내는 것은 반차별운동의 대의와 무관하고 오히려 건강한 토론과 논쟁을 가로막아 운동의 힘을 약화시킬 뿐이다. 특히,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으로 동료 단체를 비방해선 안 될 것이다. 노동자연대는 서로의 정치적 이견에 대해서는 치열하게 토론하고 논쟁하면서도 차별에 맞서서는 함께 협력하는 것만이 운동을 진정 강화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노동자연대는 앞으로도 차제연 활동에 능동적 일부로 참가하며 차별반대 운동의 전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운동 내 토론과 연대를 가로막는 종파적 행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공론화해 운동 내 민주주의가 강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2017년 8월 25일
노동자연대

 

금, 2017/08/25- 20:02
118
0

8월 23일 전교조 중앙집행위원회(중집)가 비정규직 교사·강사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실망스러운 결정을 내렸다.

영어회화전문강사(영전강)와 초등 스포츠강사의 경우, 제도 폐지는 선명하게 요구하면서도 “고용과 처우”는 “정부와 당사자가 협의하여 결정한다”고 했다. 이것은 최근 국가기관들(법원 판결과 국가인권위원장의 권고안)조차 영전강의 고용 안정을 인정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 것에도 못 미치는 결정이다.

전교조 중집은 수년 전 처음 이 제도가 도입되던 때처럼 비정규직 강사들의 고용 안정은 ‘내 알 바가 아니다’는 태도를 유지하겠다고 결정한 셈이다. 같은 입장문에서 밝힌 “학교 안의 모든 고용 형태는 정규직을 원칙으로 하며,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한다”는 “원칙”과도 충돌한다.

전교조 중집은 기간제교사들의 정규직화 요구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결정했다. “현재 근무 중인 기간제 교원의 일괄적이고 즉각적인 정규직 전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상시적이고 지속적으로 근무하는 기간제 교원에 대해서는 정부가 책임지고 고용 안정 방안을 마련한다”고 했다.

이 말은 전원 정규직화는 안 되고, 일부 기간제교사들(정원 외 기간제교사)만 고용 안정이 보장돼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제교사가 이번 학기에는 정원 내로, 다른 학기에는 정원 외로 채용될 수 있으므로, 억지스러운 구분이다.

무엇보다, 이 방안은 기간제교사들 내 갈등과 분열을 부추길 수 있다. 휴직·대체(정원 내)와 상시·지속(정원 외)을 나눠 둘을 차등 대응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대차 비정규직 운동의 쓰라린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현대차 비정규직 운동은 정규직화 대상이 1차 협력업체만이냐, 2차 협력업체까지냐, 3차 협력업체도 포함할 거냐는 식으로 공방을 벌이다 극심한 내홍을 겪었고 운동이 약화됐다.

노동자들의 단결된 운동이 비정규직 철폐의 핵심 동력이라는 점에 비춰 보면, 전교조는 ‘정책적 해결책’에 열중하기보다 투쟁 속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전교조 중집은 이번 결정을 근본적으로 재고해야 한다.

그리고 9월 2일로 예정돼 있는 전교조 대의원대회가 경쟁과 차별 교육에 반대하고 평등과 협력의 교육을 지향하는 전교조의 참교육 이상과 노동자 운동의 대의에 부합하는 결정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끝으로, 이제 막 새롭게 비정규직 운동 대열에 합류한 기간제교사들이 정규직화 지지 서명(http://bit.ly/기간제교사정규직화), 집회 등을 하며 정규직 전환 투쟁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진보·좌파와 노동운동 투사들은 (지지 입장 발표, 서명 동참 등) 이 운동에 대한 지지가 확대되도록 노력하자.

2017년 8월 26일
노동자연대


정규직 전환하라!

기간제교사 정규직 전환 촉구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 2차 집중집회

일시: 8월 26일(토) 오후 5시 30분

장소: 서울 정부청사 정문 앞

토, 2017/08/26- 11:20
322
0

노동자연대는 오랜 세월 여성차별을 반대해 왔을 뿐 아니라 민주노총 투쟁을 지지해 온 좌파 노동단체로, 현 민주노총 집행부를 배출한 선본의 일원이었다. 또한 지난해 10월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의 초동발의 단체이자, 그 운동을 위한 연합체의 공동상황실장 · 집회기획팀장을 맡아 헌신한 단체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렇게 오랜 활동 속에서 검증된 단체와의 연대를 파기(비록 한 부문위원회 차원이라 해도)할 정도라면 강령과 사회적 기반이 민주노총과 화해 불가능하게 다른 것으로 드러나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화해 불가능성에 대해 노동운동 내에서 충분히 공론화되는 과정이 있었어야 했을 것이다.

그래서 노동자연대는 김수* 여성국장(이하 김 국장)과 여성위가 하고 있는 ‘노동자연대와의 연대 중단’ 캠페인의 근거와 동기가 왜 부당한지 밝히고, 상황을 바로잡고자 한다.

그 전에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5월 24일 민주노총 중집 회의에 제출된 여성위회의 보고와 6월 5일 가맹 산하조직들에 공지된 여성위회의 보고는 분명 5월 16일에 열린 같은 회의에 대한 보고인데도 내용이 다르다. 중집 회의 보고에는 “연대사업 중단 결정”이라는 말이 없고, 그 대신 이렇게 돼 있다. “노동자연대와의 연대사업을 고려해야 한다고 여겨짐. 이에 절차를 거쳐 본 책자에 대한 진의를 파악하는 과정을 거쳐 대응하고자 함.”

이 과정의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 그것은 마치 중집이 여성위의 ‘연대 사업 중단’ 결정을 승인한 듯한 착각을 가맹 산하조직들이 하도록 만든 것이므로 그 경위와 의도가 반드시 규명돼야 할 것이다.(김 국장이 해명하지 않음으로써 이 점은 여전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8월 10일 중집에서야 여성위 연대 중단 결정 보고가 접수됐다. 즉, 여성위의 최초 연대 중단 결정이 있은 지 3개월이 지나 중집 보고를 거쳐 여성위 입장이 민주노총 웹사이트에 공개된 것이다.)

여성위의 연대 중단 결정은 무슨 근거로?

여성위가 내세운 연대 파기의 근거는 과연 합당한가? 여성위가 심지어 ‘연대 중단’까지 결정한 근거는 기껏해야 노동자연대가 펴낸 소책자 《‘피해자 중심주의’와 ‘성폭력 2차가해’ 논쟁, 어떻게 볼 것인가?》의 일부분에 대한 정치적 이견이었다. 심지어 김 국장은 단지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소책자 전량 회수 · 폐기’와 ‘공개 사과문 게시’를 노동자연대에 요구하겠다는 계획까지 상임집행위원회에 제출했었다고 한다.(그러나 책 전량 폐기 요구가 너무 터무니없는 요구라는 제기를 받아서인지 8월 16일 공개된 입장문에서는 빠졌다.)

만약 허위사실이 있다면 마땅히 수정돼야 한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이 소책자에 허위사실은 없었다.(이에 대해선 뒤에서 다시 다룰 것이다.) 백번 양보해 설사 허위사실이 있다손 쳐도 같은 노동단체인 노동자연대와 논쟁을 하면 되는 일이다. 노동조합 민주주의를 존중하는 노조 간부라면 이렇게 권위주의적으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

여성위는 소책자의 두 부분을 연대 파기의 근거로 삼았다. 그중 핵심은 강아무 전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의 강간혐의 사건(2015년)에 대한 서술이었다.[1] 이 소책자의 필자(최미진 〈노동자 연대〉 신문 기자)는 피해호소인의 주장과 요구만 가지고 면밀한 진상조사를 대체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논지를 전개하는 맥락에서 강아무 전 울산지역본부장 사건을 사례로 들었다. 특히 김 국장의 관여로 사과문이 작성되는 과정에서, 강아무가 강간만큼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음에도 일방적으로 피해호소인의 요구에 따라 강간 인정이 포함된 사과문이 게시된 사례를 들었다. 그리고 결국 이 사과문의 강간 ‘인정’ 부분이 강아무의 양심에 반한 것이라는 많은 증거가 재판에 제출됐음을 지적했다.(논의의 왜곡을 미리 막기 위해 덧붙이자면, 노동자연대는 강아무와 아무런 친분이 없으므로 우리의 주장은 그를 감싸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럴 만한 이해관계가 노동자연대에겐 없다.)

이에 대해 여성위는 이렇게 주장한다. “성폭력 사건이 재판정에서 피해자에게 유리하게 진행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임에도 [노동자연대는] 이러한 상황을 간과하고 사법부의 무죄 판결만으로 가피해를 가르는 오류를 드러[냈다.]” 그리고 “민주노총 진상조사위원회가 가피해 당사자의 동의와 구체적인 진술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연대가] 자신들의 논리를 정당화하기 위해 조사과정 전체를 무력화 시키는 태도[를 드러냈다.]” 이는 “민주노총 진상조사위의 활동과 중집의 결정을 무력화시키는 태도[로],” “명백한 ‘2차가해’[다.]” 따라서 노동자연대와의 연대를 중단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민주노총의 조사과정을 무력화시킬” 어떤 의도도 없다. 그저 “피해자 중심주의”나 “2차가해” 같은 도그마적이고 분열주의적인 노선 때문에 노동자 계급이 불필요하게 분열되는 일이 중단돼야 한다는 미래 지향적 관점에서 시시비비를 따진 것뿐이다.

그리고 우리는 아무 합당한 근거도 없는, 또한 불필요한 주장을 한 것이 아니다. 강아무 전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 사건의 의미와 파장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 사건은 ‘민주노총의 오른팔’이라 불리는 금속벨트의 핵심 도시 울산의 지역본부장이 연루된 강간혐의 사건이라는 점에서 결코 사소하게 취급될 수 없는 문제다. 그 일로 민주노총 공식 사과문이 발표됐고 당시 울산지역본부장 · 수석부본부장 · 사무처장이 총사퇴 했다. 위선적이게도 〈조선일보〉 등 우파 언론들은 “도마에 오른 노동계 도덕성” 운운하며 민주노총을 흠집내는 데 그 사건을 이용했다. 이처럼 그 사건의 의미와 파장이 매우 컸으므로, 노동자연대는 그 사건의 처리와 관련해 어떤 의문점이 남는다면 자유롭게 토론해야 한다고 봤다.

이 사건의 피해 호소 여성(이하 H로 지칭)은 강아무 본부장과 사귀는 동안 “성폭력”과 “언어폭력”을 당했다고 SNS에 호소했다. 이 사실을 인지한 김 국장 등 민주노총 중앙기구의 개입으로 H의 요구에 따른 사과문이 작성되고 징계도 결정됐다. 앞서 언급됐듯이, 사과문의 내용과 징계의 근거에는 단지 “언어폭력”뿐 아니라, “[H의] 의사에 반하여 성관계를 한 것”(즉, 강간)도 포함돼 있었다.

그런데 이런 민주노총 내부 진상조사 결과와 판단이 법원의 무죄 판결로 뒤집히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1심 재판부: 울산지방법원 제11형사부 판사 신민수 · 정우철 · 목명균). 최근 2심에서도 1심과 다른 판결이 나오지 않아 원심이 확정됐다(2심 재판부: 부산고등법원 제2형사부 판사 호제훈 · 추경준 · 이성).

이 사건이 “공동체” 내부 해결에서 그치지 않고 법정으로 가게 된 과정이 해당 사건에 대한 법원 ‘증거목록’을 통해 일부 드러났다.

법원 ‘증거목록’을 보면 “수사 착수 경위 – 피해자의 제보로 수사 착수 함”이라고 적혀 있다. 수사기관이 “피해자”의 제보를 바탕으로 이를 인지해 사건 수사를 진행하였다는 것이다.(수사기관이 이 사건을 인지하고 기소하게 된 구체적 과정에 대해서는 풀리지 않는 의문점들이 있다.) 한편, 이때 강아무가 고용된 현대차 사측도 강간 혐의를 빌미로 그를 해고하려 했다. 사측은 여성차별에 눈곱만큼도 관심 없으면서 이 사건을 노동운동을 흠집내 약화시킬 기회로 이용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성위는 노동자연대가 민주노총 내부 규정에 따른 판단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이를 근거로 연대 중단을 결정했다. 그런데 “공동체가 함께 극복해야 할 사안”을 수사기관으로 가져간 것은 H 자신이라는 얘기다. 그러자 강간혐의로 해고 위협까지 받게 된 강아무가 법정에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려 했던 것이다.

즉, 노동자연대는 H 자신이 사건을 수사기관으로 가져간 뒤에 진행된 일을 사후적으로 살펴보며 반성폭력운동에 주는 교훈을 이끌어내고자 했을 뿐이다. 따라서 여성위가 이 사실을 누락한 채, 노동자연대에게 ‘내부 규정에 따라 일단락된 사안을 사법부 판결을 들어 부정하려 하느냐’고 비난하는 것은 사안의 본질을 비트는 부당한 비판이다.

재판에서 강아무는 자신의 애초 주장, 즉 성관계는 합의에 따른 것이었고 연인관계였던 H가 결별 후 배신감에 말을 바꾼 것이라는 점을 수많은 증거를 들어 입증했다.

특히, 민주노총이 게시한 강아무의 사과문에 포함된 강간 인정이 압박에 의한 것이었다는 점이 무죄 판결의 중요한 근거가 됐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김 국장과 강아무 사이에 오간 문자메시지들이 법정에 제출됐고, 김 국장과 무엇보다 정영* 전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여성위원장이 직접 법정에서 증언을 해야 했다.

물론 민주노총의 판단 기준은 사법부의 판단 기준과 다르다는 주장이 있음을 우리는 안다. 또한 성폭력 재판이 피해호소 여성에게 불리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익히 잘 알고 있다.

여성국장이 진술을 강요했다는 의혹

그러나 진술 강요 의혹은 다른 문제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강아무의 ‘자술’이 심리적 강압에 의한 것이었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수사기관에 의한 협박과 강요로 양심의 자유가 난도질 당하는 비민주적 행태에 반감을 가진 한국 노동자 계급에게 양심에 반하는 진술 강요 문제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진술 강요를 의심케 하는 증거들이 재판에서 나왔다(인용문 가운데 굵은 글씨 부분은 우리의 강조).

재판부는 강아무가 “사과문 작성 과정에서 줄곧 이 사건 범행[강간]을 인정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판단”했다. 판단의 근거는 김 국장 자신의 진술이었다. “[여성국장] 김수*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은 사과문 작성 과정에서 저에게 피해자를 강간한 것이 아니라고 계속 주장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판결문)

강아무가 강간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음은 민주노총의 사건 처리 보고서(《공동체내 성폭력 바로 보기 – 민주노총내 데이트 폭력 사건 처리 과정과 결과에 관한 보고서》)에도 나와 있다. 그는 김경* 당시 민주노총 여성담당부위원장 및 김 국장과의 면담에서 “강제로 성관계를 한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물론 강아무는 “불평등한 관계에 의한 성폭력이었음을 인지”하게 됐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이때 강아무가 말하는 “성폭력”은 강간이나 성추행을 뜻하는 게 아니라, 여성을 상처주거나 불쾌하게 하는 언행 일체를 가리키는 확장된 개념이었다.)

강제성을 결코 인정하지 않았는데도 왜 강아무는 “[H의] 의사에 반하게 성관계를 한 것”이라는 사과문 게시에 동의했을까?

이 사건은 원래 H가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에 제소한 건이 아니다(민주노총 사건 처리 보고서). 김 국장이 SNS에서 H의 주장을 인지 조사하면서 시작된 사건이다.

처음에 H는 제소를 통한 정식 절차와 진상조사위 구성을 원치 않았다.(그래서 민주노총 사건 처리 보고서에는 “진상조사위”가 아니라 “민주노총 대책회의”가 등장한다.) H는 강아무가 진실된 사과를 하면 그의 행동을 너그럽게 보아넘기고, 그러지 않으면 엄격한 진상 조사를 받게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강아무가 강간을 인정하지 않자, 나중에야 자신이 원하는 내용의 사과문을 작성하지 않으면 정식 절차를 밟겠다고 압박한다. 이 과정은 민주노총 사건 처리 보고서와 판결문에 고스란히 나와 있다.

“[H는] 자신이 원하는 내용의 사과가 진행되지 않을 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통한 사건 조사를 요구”하겠다고 했다(민주노총 사건 처리 보고서).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게시된 위 사과문 작성과정에 직접 관여한 민주노총 여성국장 김수*은 이 법정에서 ‘피해자[H]는 피고인이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여서 진심으로 사과하면 더 이상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덮어버리겠다고 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판결문)

여기에 결정적으로 민주노총 김 국장이 압박에 가세한다. 김 국장이 강아무와 사과문 내용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진술 압박의 증거로 제출됐다. 강아무의 변호인이 법정에서 김 국장을 신문했다. “피고인[강아무]이 피해자[H]의 요구 중 일부[강간 혐의]를 거부하자 증인[김 국장]이 피해자[H]의 요구를 받아들이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내[지 않았느냐].” 그러자 김 국장은 강아무가 H의 강간 인정 요구를 “거부”했지만, 자신이 “피해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과를 해라” 하고 요구했음을 인정했다.

이 사실을 정영* 당시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여성위원장도 법정에서 증언했다. 정영* 당시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여성위원장은 민주노총 산하 조직의 여성위원장으로서, 이런 종류의 사건을 다루는 기구의 책임자였다. 그는 또한 1998~2000년 현대자동차 식당 여성 노동자 투쟁(이른바 ‘밥꽃양’ 투쟁)의 주역이었고, 2016년 민주노총 3 · 8 세계여성의날 집회에서 “성평등 모범 조합원상”을 받았다. “[현대차]지부 여성실장을 역임하며 피해자 입장에서 성희롱, 성폭력 사건에 적극 대응하고 조합원 성평등 교육사업을 실시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금속노동자〉 기사). 정영*의 증언 내용을 재판부는 이렇게 요약하고 있다.

“정영*은 이 법정에서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에서 피해자가 원하는 대로 빨리 사과문이 나가야 이 사건이 빨리 정리가 된다고 하였기 때문에 당시 피해자가 원하는 대로 사과문이 게시되었다’, ‘피고인은 사과문 중 인정하지 않는 부분이 있었지만, 본부장이라는 공인의 직책에 있는 자로서 빨리 사건을 마무리해야 하였기 때문에 민주노총의 요구에 따라서 인정하지 않는 부분이 사과문에 그대로 적시되었다’라는 취지로 피고인[강아무]의 위 주장[자신이 인정하지 않는 부분이 있었지만 H의 요구대로 사과문을 작성함]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다.”(판결문)

이에 더해 강아무 전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은 법정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의 직위에 있던 자신이 20대 여성인 피해자와 불륜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그 직위에서 물러나는 상황에서 조속히 피해자와의 문제를 수습하기 위하여 위 사과문 내용 중 자신이 인정하지 않는 부분이 있었지만, 피해자가 요구하는 대로 위와 같은 사과문을 작성한 것이다.”(판결문)

재판부는 위와 같은 증거들을 종합해, 이 사실들이 양심에 반한 진술 강요의 근거가 된다고 판단했다. 강아무가 불이익을 우려해 동의하지 않는 사과문을 게시하게 됐고, 따라서 그가 작성한 사과문의 내용이 곧 강간의 증거가 될 수는 없다고 판결한 것이다.

결국 강아무는 민주노총 조사 과정에서 강간 혐의를 계속 부인했는데도 결국 H와 김 국장의 요구에 따라 사과문을 쓰게 된 것이고, 이 점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다.

토론과 논쟁으로 처리할 일에 행정 권한을 개입시키지 말라

민주노총 대책회의의 강아무 사건 조사 과정은 “피해자 중심주의”에 따라 피해호소인의 주장과 요구대로 진행됐다. 이는 가해지목인 측의 충분한 소명이나 증거 제출 자체를 어렵게 (그리고 불필요하게) 만드는 조건이었다.

따라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피해자 중심주의”와 그 방호벽 구실을 해 온 성폭력 “2차가해” 개념에 대해서도 돌아본다면 앞으로의 교훈을 도출하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는 이런 건설적 · 생산적 · 미래 지향적 토론을 원했을 뿐인데, 여성국장이 방어적으로, 불필요한 행정 공세를 하려 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

노동단체들끼리라면 얼마든지 열어 놓고 토론해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건강한 양식을 가진 민주노총 조합원이라면 마땅히 동의할 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견해의 일반적인 일치를 연대의 조건으로 내세운다면 연대를 약화시키고 분열주의를 강화한다는 커다란 문제점을 낳을 수밖에 없다. 여성 노동권, 성폭력 · 성추행 · 성희롱 등에 맞서 함께 싸우면서도 정치적 이견에 대해서는 토론하고 논쟁할 수 있어야 한다. 공동의 적에 맞서 다른 노동단체들과 함께 싸우면서, 이견에 대해 얼마든지 우호적으로 토론할 수 있어야 운동이 성장 · 발전할 것이다.

하지만 마땅히 기대되는 바와 정반대로, 김 국장과 여성위는 민주노총 중집의 권위를 등에 업고 이견을 입막음하고 토론을 억누르는 잘못된 길을 선택하고 있다. 노동자연대의 주장이 “[강아무 사건에 대한] 민주노총 진상조사위의 활동과 중집의 결정을 무력화시키는 태도”라는 권위주의적 성격 규정이 이 점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또한 진술 강요에 대한 합리적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이런 제기 자체를 ‘성폭력 2차가해’라고 매도하고 있다.

김 국장은 중집 뒤에 숨으려 해선 안 된다. 중집에 사건 처리 결과를 보고한 담당자는 김 국장 자신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김 국장은 중집의 권위를 빌어 이견을 찍어누르려 하지 말고 강아무 사건에서 과연 진술 강요가 있었는지 밝히고, 만약 없었다면 재판에서 제출된 증거보다 더 확실한 증거를 제출하면 될 일이다.

설사 중집의 결정사항이라 해도 절대 도전받아선 안 되는 성역은 아닐 것이다. 물론 노동운동의 대의와 조합원들의 이해관계에 충실한 결정이라면 마땅히 지켜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부당한 조사 과정에 의한 오판 가능성에 대해 합리적 의문이 제기된 경우에는 오히려 재평가 토론이 보장돼야 한다. 이는 노동조합 민주주의의 매우 작은 한 부분이다.

위 논의를 종합해 보면, 결국 노동자연대에 대한 여성위의 연대 파기의 본질은 강아무 사건 처리에 대한 김 국장 등 책임자들의 오류가 드러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자, 진실을 요구하는 노동자연대를 마녀사냥해 엉뚱하게 책임전가 하려는 것이라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본질을 흐리려고 여러 지엽적 쟁점을 끌어들이거나, 명백한 증거와 사실조차 외면하거나, 조합원들이 정확한 내막을 잘 모른다는 점을 이용해 기만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노동자연대를 연대체에서 추방하려다 실패한 김 국장의 황당한 시도

김 국장은 이 문제와 아무런 관련성이 없는 연대체인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3시 스탑 공동행동’에서 노동자연대를 추방하려고 했다.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모인 연대체에서, 그간 이 목적에 헌신해 온 노동자연대를 자신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추방하려 했던 것이다. 이 억지스러운 시도는 양식 있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많은 노동자들이 이 황당한 시도에 반대하는 서명에 동참했다.(관련 기사: ‘폭우 속에 민주노총 조합원 5백여 명이 서명하다’) 노동자연대 추방 여부 결정 투표는 소속 단체들이 전혀 참여하지 않아 최종 무산됐다.(관련 기사: ‘3시 스탑 공동행동 ― 투표가 무산됐으므로 노동자연대 추방 안건은 폐기돼야 한다’) 그런데 추방 시도가 좌절되자, 김 국장은 아예 연대체를 해소하자고 한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에서 성별임금격차 해소는 거론조차 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연대체의 본 목적과 취지에 맞게 제대로 운영해 나가는 게 필요한 시점에 자신의 이해관계를 우선하며 연대체를 해소하려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태도이다.(관련 기사: ‘‘3시 스탑 공동행동’ 해소 제안에 대한 노동자연대의 입장’)

민주노총 여성위의 8.16 입장문에 새롭게 추가된 왜곡

8월 16일에 공개된 여성위 입장문에는 명분 없는 결정을 정당화하려고 새로운 왜곡이 추가됐다. 가령, 여성위가 지난 2년간 3.8여성노동자대회와 관련해 연대 조직 구성을 못한 것이 노동자연대 때문인 양 서술했다. 민주노총(여성위)이 노동자연대 때문에 연대 조직을 만들지 못했다는 게 말이나 될 법한가. 어처구니없는 책임 전가다. 그리고 노동자연대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한 대학 동아리 엠티에서 벌어진 6년 전 사건을 갑자기 끄집어 내, 노동자연대에 대한 편견을 부추기고자 했다. 지난 6년 동안 민주노총 여성위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던 일이 왜 전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 사건 처리에 이견을 제시하자 연대 파기 결정의 한 이유가 된단 말인가?

노동자연대가 “가[해자]피해자 모두에게 2차 가해를 했다”는 궤변도 서슴지 않는다. “가해자”에 대한 “2차가해”라니, 억지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욱이 민주노총 규정에 따르더라도, “2차가해”는 “피해자에게 부당한 피해를 주는 모든 행위”다. “가해자”를 느닷없이 “피해자”로 둔갑시키는 것은 강아무 전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에 진술 강요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처지에서 할 말은 아닌 듯하다. 김 국장은 이 의혹에 대해 침묵하지 말고 진실을 말해야 할 것이다.

민주노총 간부는 조합원 의식을 공개적으로 폄하해선 안 된다

김 국장이 민주노총 노동자들의 성 의식을 업신여기는 편견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는 점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5월 15일 김 국장은 한국여성민우회가 주최한 ‘2017 공동체 내 성폭력을 직면하고 다시 사는 법 — ‘2차가해’와 ‘피해자중심주의’’에 토론자로 참가해 발제했는데, 무려 3백 명이 넘는 젊은 청중이 모인 이 자리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성 의식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는 주장을 했다. 여성국장은 반(反)성폭력 운동진영과 민주노총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고 주장했다.(“반성폭력 운동진영” 대신 “연구자들” 또는 “여성주의자들”이라고 표현한 구절도 있다.)[2] 민주노총에선 아직 “2차가해”의 문제점을 논할 수준이 안 되고 오히려 그런 개념이라도 있어야 성폭력에 대한 감수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노동자들을 반성폭력 운동의 외부에 있다거나, 여성운동의 논의를 이해하고 토론할 능력이 없는 존재처럼 여기는 것은 잘못이다. 사실 민주노총 노동자들은 비교적 진보적인(불균등하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의식을 갖고 있는 집단이다. 민주노총 노동자들은 이미 1990년대 말에 부르주아 야당에 의존해선 안 된다는 자각(노동운동의 정치세력화)을 하고 진보정당을 만든 주역이다. 무엇보다 투쟁 경험과 투쟁 능력 면에서 다른 어느 사회집단보다 두드러진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민주적 권리는 1987년 6~9월 노동자 대투쟁 이후 성장한 노동자 조직들에 결정적으로 빚진 것이다. 민주노총 노동자들은 또한 박근혜 정부에 맞서 완강한 저항을 한 사회세력이었고, 박근혜 퇴진 운동의 초기 국면에서 견인차 구실을 했다. 퇴진 운동 직전부터 시작된 철도노조를 비롯한 공공운수 노동자들의 파업이 한 구실, 그리고 퇴진운동의 규모가 급성장하는 결정적 발판이 된 것이 전국노동자대회와 11 · 30 하루파업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성차별 문제에서는 어떤가? 여성 노동자들의 저임금, 비정규직 차별, 직장 내 성희롱 문제, 취약한 ‘모성보호’ 등 차별적 조건에 맞서 조직하고 가장 완강하게 저항해 온 사회집단이 바로 민주노총 노동자들이다. 이런 투쟁들은 대부분 한 성별만의 투쟁이기보다는 여성과 남성 노동자들 간의 연대로 나타난다. 특히, 여성 노동자들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여성 노동자들의 쟁점을 다루는 것이 노동조합 활동에서도 점점 더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 이렇게 함께 조직하고 투쟁하는 과정에서 여성에 대한 보수적 편견이 도전받을 기회도 많아진다. 실제로 민주노총 노동자들의 성 인식은 사회의 평균적 인식에 비해 높은 편이다. 적어도 민주노총의 전통 있는 주요 노조 내에서는 여성 차별이 자연스럽고 정당하다는 식의 노골적인 성차별 관념이나 성폭력 · 성추행 · 성희롱 등을 정당화하는 정치문화는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조합원들의 의식이 불균등하고 가사노동 분담 등의 문제에서는 미흡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특별히 민주노총의 “시간”만이 지체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조직노동자들에게 반감을 가진 일부 사람들은 2008년 민주노총 김** 성폭력 사건 등을 예로 들며 이것이 민주노총 노동자 일반의 성 인지도 결여를 보여 주는 것처럼 과잉 일반화를 한다. 그러나 민주노총 조합원 대부분은 성폭력을 저지르지 않을 뿐 아니라, 김** 사건 당시에도 성폭력을 저지른 가해자를 옹호하거나 사건을 축소하려고 한 일부 간부들의 태도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다. 따라서 김** 사건을 두고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이라고 완전히 부정확하게 부르면서 그 일이 민주노총의 집단적 특성을 보여 주는 양 주장하는 것은 괜한 편견 부추기기일 뿐이다. 사실, 김 국장이 자신의 이중 잣대를 정당화하며 든 유일한 사례는 ‘코리아연대’의 사례였다. 그러나 재판에서까지 성폭력 유죄 판결을 받은 이 사건의 가해자들과 가해자를 옹호하는 코리아연대 지도부를 민주노총 조직들은 옹호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왜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후진적인 집단으로 매도되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오히려 노동조건 개선이나 사회 변화를 위한 집단적인 투쟁에서 노동자들의 불필요한 분열을 초래할 수 있는 말과 개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민주노총의 상근자로서 소속 조합원들에 대한 부당한 편견을 바로잡아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민주노총 조합원 의식에 대한 편견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발제를 한 김 국장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맺으며 ― 노동자 계급 투쟁의 전진을 위해

노동자연대는 우리 단체만을 위해 이런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노동자연대가 진정 우려하는 것은 김 국장과 여성위의 마녀사냥이 노동자 운동에 끼칠 해악이다. 정치적 견해 차이를 이유로 특정 단체를 속죄양 삼고 배척하는 일이 저지되지 않고 무사통과된다면 노동운동 내에서 민주적이고 건강한 토론 문화는 사라지고 쓰디쓴 반목과 분열만 낳을 것이다. 게다가 김 국장과 여성위의 마녀사냥 시도는 김 국장의 진술 강요 의혹이 진실인 것으로 드러날까 봐 자신의 과오를 덮기 위한 책임 전가의 성격이 있으므로 더더욱 묵과돼선 안 될 것이다.

만에 하나, 명백한 반박 증거들이 제기됐음에도 진술 강요 의혹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그냥 넘어간다면, 앞으로도 그런 비인권적 관행이 되풀이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애먼 활동가들이 억울한 누명을 쓸 수도 있다. 누명은 한 사람(과 그 가족)의 인생을 파괴하는 일일 수 있다. 진술 강요 의혹 조사는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해 온 민주노총의 공신력과 명예를 위해서 필요한 일이다.

진정한 성 해방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진술 강요 의혹은 조사돼야 한다. 혼외연애에 대한 일부 조합원들과 일부 대중의 보수적 편견이 강아무가 부당한 강요를 받아들이게 된 데 영향을 미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과 남성들이 혼외연애를 했다는 이유로 ‘비윤리적’(‘불륜’)이라고 매도돼선 안 된다. 이것은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고, 보수 우파의 가정가치관을 강화해 오히려 성차별적 인식을 부추길 뿐이다. 심지어 극도로 보수적인 헌재도 ‘간통법’을 폐지했다.

토론 사항:

  • 여성위원회의 ‘노동자연대와의 연대 중단’ 결정
  • 6차 여성위 회의 결정사항의 보고 과정 진상
  • 강아무 전 울산지역본부장에 대한 자술 강요 의혹
  • 여성국장의 민주노총 조합원 성의식 폄하 발언

[1] 나머지 하나는 올해 3월 민주노총 여성위 주최의 토론회 발제를 사실과 다르게 인용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지엽말단적 쟁점이긴 하나 그럼에도 오해를 막기 위해 사실을 밝히고자 한다. 소책자에 서술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최근 민주노총 내에서도 “성폭력이라는 언어가 주는 위협[으로] … 낙인 효과가 크다는 점” 때문에 “성폭력” 행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따옴표 친 부분은 《민주노총 성평등 조직문화 확대를 위한 대토론회 자료집》(2017년 3월 3일)에 수록된 김 국장의 발제문 중 ‘우리에게 더 많은 언어가 필요하다’는 항목에 나온 내용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인용한 것이다. 글의 맥락도 왜곡하지 않았다. 이 사실은 민주노총 웹사이트 자료실에 공개돼 있는 위 자료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날 토론회에 최종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해 70여 명이 참가했으므로 필자의 인용이 왜곡인지 아닌지는 참가자들에게도 확인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2] ‘2017 공동체 내 성폭력을 직면하고 다시 사는 법 — ‘2차가해’와 ‘피해자중심주의’’ 토론회 자료집 79쪽.

  • 이 논란의 계기가 된 노동자연대 소책자 《‘피해자 중심주의’와 ‘성폭력 2차가해’ 논쟁, 어떻게 볼 것인가?》(노동자연대)는 개정·증보해 단행본 《성폭력 2차가해와 피해자 중심주의 논쟁》(최미진 지음, 책갈피, 120쪽, 5,500원)으로 새롭게 나왔습니다.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 《성폭력 2차가해와 피해자 중심주의 논쟁》(최미진 지음, 책갈피, 120쪽, 5,500원)의 전문은 온라인으로도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화, 2017/08/29- 14:37
117
0

[성명]

양대 공영방송 정상화 총파업 지지

적폐 경영진 퇴진 촉구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mbc)본부(mbc제1노조)가 내달 4일 김장겸 사장과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고영주 이사장의 퇴진을 통한 방송 정상화를 촉구하는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30일 발표했다. 앞서 한국방송(kbs)의 양대 노조인 기자 중심의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kbs)본부(새노조)와 기술 직군 중심의 kbs노동조합(1노조)도 각각 내달 4일과 7일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의 퇴진 등을 요구하는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들은 ‘(위 4인 등의) 적폐 경영진은 탄핵된 이전 정권에 의해 임명돼 국민의 방송이어야 할 양대 공영방송을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시키는데 앞장섰으며 지금도 공정방송 실현을 가로막고 있기에, 이들을 퇴출시키지 않고서는 방송 정상화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위 경영진 측은 ‘이번 파업은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현 정권이 입맛에 맞는 새 경영진을 앉히고자 노조를 부추겨 비롯된 것’이라며 ‘정권에 맞서 방송의 독립과 자유를 지켜내겠다’는 입장을 보였으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의 보수 야당들도 kbs 이사·사장 및 방문진 이사에 대해 법률에 임기 규정이 존재하는 점을 들어 ‘공영방송 경영진의 임기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성, 공정성 보장을 위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일반적으로 볼 때, 공영방송의 정권으로부터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서는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공영방송 경영진의 임기를 보장함이 바람직한 것이 사실이다. 이는 지난 2008년 당시 이명박 정권이 공영방송 장악을 위해 kbs 정연주 사장을 정당한 사유와 절차 없이 부당하게 축출한 과정에서 우리가 거듭 강조한 바이기도 하다.

그러나 공영방송 경영진의 임기 보장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건 무조건 지켜져야만 하는 고정불변의 절대적 가치라고 볼 수는 없다. 법률을 넘어 헌법에 임기가 규정된 국민 직선의 대통령도 법 위배로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경우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탄핵될 수밖에 없음이 바로 얼마 전 확인된 바 있다.

만약 공영방송 경영진이 방송을 사유화하고 불법행위를 자행하는 등 심각한 비위를 저질러 공영방송을 사회적 공기(公器)로서 제대로 기능할 수 없는 비정상적 상태로 전락시킨다면, 불가피하게 그들을 물러나게 함으로써 공영방송을 정상화하는 길로 나아감이 단체법상 법리에 부합하게 소중한 사회적 자산인 공영방송을 지켜내는 길이 될 것이다.

kbs 사장에 대해 방송법상 해임 제한 등 신분보장 규정이 없는 점 등을 근거로 그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해임권도 있다고 본 판례(대법원 2011두5001 판결) 및 현행 법 해석상으로도, kbs 이사와 사장은 대통령(방송법 제46조 제3항, 제50조 제2항), 방문진 이사는 방송통신위원회(방문진법 제6조 제4항)가 각 임명권자로서 해임권한도 지니며, 주식회사인 mbc 사장은 선임권(mbc 정관 제27조 제1호)을 지닌 mbc 주주총회(방문진이 70% 지분의 최대주주이다)가 해임권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공영방송 경영진의 해임 사유로는 △ kbs 이사 또는 사장이 kbs의 공적 책임인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보도가 공정하고 객관적일 것, 국민의 기본권 옹호, 각 정치적 이해 당사자에 관한 프로그램 편성에 있어 균형성 유지 등. 방송법 제6조) 등을 실현함(방송법 제44조)에 있어 재정운영 등 각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경우 △ 방문진 이사가 mbc의 공적 책임(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민주적 기본질서의 존중, 민주적 여론형성에 이바지 등. 방송법 제5조)을 실현하고 민주적이며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문화의 진흥과 공공복지 향상에 이바지함(방문진법 제1조)에 있어 재정운영 등 각 직무 수행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경우 △ 감사원이 감사 실시(kbs-방송법 제63조 제3항, 방문진-감사원법 제23조 제7호) 결과 kbs 이사 또는 사장, 방문진 이사에게 문책사유(부실 경영, 인사 전횡, 사업 위법·부당 추진 등)에 해당하는 비위(非違)가 뚜렷하다고 인정해 임명권자 등에게 해임을 요구한 경우(감사원법 제32조 제9항) 등이 존재하며, 특히 주식회사인 mbc 사장은 상법 법리에 따라 mbc 주주총회가 경영판단 등에 따라 언제든지 해임을 결의할 수 있다(대법원 2004다25123 판결)고 할 것이다.

노조들에 따르면 위 경영진은 정권으로부터의 외압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방패막이 역할에 대한 기대조차 저버린 채 오히려 앞장서 이전 정권의 이해와 이념을 대변·관철하기 위해 법원이 위법 무효로 사후 판단한 부당인사를 잇따라 저지르면서 제작 종사자들의 자율성을 짓밟았으며 지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를 부각시키는 등 불공정 보도를 주도해 방송의 공정성·공익성 등을 파괴함으로써 양대 공영방송이 최악의 어용방송으로 전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mbc의 경우 노조원 업무 배제를 담은 블랙리스트 작성 등의 부당노동행위, kbs의 경우 2011년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고대영 사장)과 관용차 사적 유용 사건(이인호 이사장)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위 경영진은 형사 고소 또는 고발된 상태이다. 노조들의 지적과 혐의 내용의 적어도 상당 부분이 사실로 보이는 이상, 위 경영진에게는 이미 충분한 해임 사유가 존재한다고 판단된다.

특히 공영방송의 정권으로부터의 독립을 수호하기는커녕 이를 유린하고 공영방송을 정권에 갖다 바쳤다는 비판을 받는 당사자들이 이제 와서 공영방송의 독립을 지키기 위한 수단인 공영방송 경영진 임기 보장이란 명제를 내세워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려 함은 설득력 없는 자기모순적 이중 행태에 불과하다.

이에 우리는 양대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노조들의 총파업을 적극 지지하며 적폐 경영진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한다. 나아가 만약 이들이 끝내 자진 사퇴하지 않는다면, 각 임명권자가 이들에게 해임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 사유의 존재가 확인될 경우 법에 따라 해임권을 행사할 것을 주장한다.

아울러 우리는 적폐 경영진 퇴진은 양대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출발점에 불과하며 그 완성을 위해서는 공영방송의 정권으로부터의 독립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지배구조개선 등의 입법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임을 다시 강조한다.

2017. 8. 30.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정 연 순(직인생략)

수, 2017/08/30- 14:00
261
0

[성 명]

국무총리는 해외입양기관에게 감사편지 보내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한 

지시를 즉각 철회하고, 해외입양인들의 처우 개선과 아동이익 최선의 관점에 

따른 입양제도 개선을 위해 나서라!!!

2017. 8. 29.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홀트아동재단 등을 포함해 우리 아이들을 입양해주는 해외기관에 대해 정기적으로 감사편지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나아가 고마움을 알고 고마움을 잊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감사할 줄 아는 국가 이미지’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1) 해외입양기관에게 감사편지를 보내라는 국무총리 발언에 담긴 아동인권과 해외 입양에 대한 총리의 그릇된 인식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총리의 발언을 전쟁고아에 대해 입양을 알선해준 해외입양기관에게 고마움을 전해야 한다는 말로 선해한다 하더라도, 해외 입양을 아동 인권의 문제가 아닌, 보훈의 문제와 연결지은 점 등에서는 해외 입양에 대한 총리의 인식 수준이 매우 심각하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1958년 이후 2008년까지 한국에서 해외로 입양 보낸 아이는 모두 16만1558명이다. 미 인구통계국의 2000년 자료를 보면, 미국에 입양돼 온 아이들 가운데 한국 출신이 24%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이 2위, 러시아가 3위였다.  2000년대 중반까지 미국에 입양된 아동 가운데 한국 출신의 아동 수는 꾸준히 4-5위권을 유지하다가 2013년에 잠시 15위로 떨어졌으나 2014년에는 다시 5위로, 2015년에는 318명으로 중국(2354명), 에티오피아(335명)에 이어 3위가 되었다.2)  주목할 점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달리 전쟁고아가 줄어든 시점부터 한국의 해외입양 숫자가 오히려 급증했다는 점이다. 해외입양인의 수는 1970년대 4만8247명, 1980년대 6만5321명을 넘어섰다. 이는 해외 입양이 전쟁 고아의 입양을 위한 일시적인 방책으로 활성화 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준다. 전쟁고아가 사실상 사라진 1970년대 이후 해외입양 보내는 아동의 90퍼센트 이상이 미혼모 출신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가 입양의 날이라고 정한 5월 11일이 되면, 미혼모단체와 입양인단체가 모여 ‘싱글맘의 날’ 행사를 열고 아동이 태어난 가정에서 양육될 수 있도록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개선하고 미혼모 양육 가정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 정책을 수립해달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총리는 선한 행위로 칭송받는 입양의 그늘에서 생이별의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는 입양인과 엄마의 고통에 귀 기울여 본적이 있는가.  

정부로부터 해외입양 사업을 허가받은 4대 해외입양기관이 자리 잡으면서 결과적으로 입양 ‘시장’이 개척되었고, 민간입양기관의 활약으로 해외입양 아동이 증가했다는 지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낙연 총리는 알고 있는가. 2008년 보건복지부가 홀트아동복지회와 대한사회복지회를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실시한 결과 “입양기관이 해외에서 받는 입양수수료가 지나치게 높아 조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3)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해외 입양 알선 때 대한사회복지회는 미국 1만6천달러(약 2016만원), 캐나다 2만2천 캐나다달러(약 2332만원), 스웨덴 1만2천유로(약 1920만원)를, 홀트아동복지회는 미국 1만1천달러(약 1386만원), 유럽 1만700달러(약 1348만원)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4) 등록비, 서류작업 비용, 에스코트 비용 등은 별도였다. 2017. 8월 현재 홀트 인터네셔널은 한국 아동의 입양을 위해 입양부모가 내야하는 입양 수수료를 3만2천 달러(약 3600만원) 내외로 공지하고 있다.5) 이처럼 해외 입양 아동 한명 당 주어지는 높은 달러 수수료는, 해외 입양이 과거 우리나라의 외화벌이 수단이 되었다는 비판과 해외입양기관의 입양 알선이 ‘입양 비즈니스’라는 비판의 정당한 근거이다. 우리 아이들을 입양이라는 명목 하에 외화벌이에 이용하였다는 비판을 국무총리는 알고 있는가.

해외입양인들은 친생부모와 이별의 상처를 극복하는 것이, 자신의 뿌리를 찾고 정체성을 확인하는 일이 필생의 과제이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 한국으로 돌아온 입양인들이 가족찾기에 성공하는 확률은 2% 내외에 불과하다. 과거 무분별하게 진행된 해외 입양 절차에서 입양을 손쉽게 하기 위해 소위 호적을 세탁하여  불법적으로 ‘고아호적’을 만든 관행의 결과 이다. 6) 이와 같이 잘못된 입양 기록, 탈법‧불법적인 입양 절차, 제한된 입양 기록에의 접근권으로 해외입양인들은 한국에 돌아와 절망을 거듭하게 된다. 최근에는 미국으로 입양되었던 해외입양인이 한국으로 강제추방 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그 중 한 입양인은 지난 5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보건복지부는 2017년 기준으로 미국 해외입양인 중 약 1만9429여명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것 역시 그저 신속하고 간이하게 미국으로 입양 보내는 데에만 급급했던 정부와 입양기관의 잘못된 입양 관행 결과이다. 얼마 전 해외입양인 단체들이 모여 문재인 정부에게 해외입양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해외입양인의 상처와 절망에 대해 이낙연 국무총리는 무엇이라고 답할 것인가. 실정이 이런데도 해외 입양기관에 정기적으로 감사의 편지를 보내라고 답할 것인가.   

우리나라가 1991년에 가입‧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과 「국제입양에 관한 헤이그협약」은 모든 아동에게 출신가정과 출신국가에서 양육될 수 있는 기회를 최우선적으로 보장해야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은 정부가 아동 이익 최우선의 관점에서 입양 제도를 운영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해외 입양을 나라의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2005년 노무현 정부 당시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은 “앞으로 4~5년 뒤 해외 입양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심지어 이명박 정부조차도 세계 최대 아동매매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부끄러워하며 해외입양을 ‘국격’에 반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이처럼 이전 정부보다 훨씬 후퇴한 해외입양 인식을 여과 없이 드러낸 이낙연 총리는 이번 지시를 즉각 철회하라. 그리고 과거 잘못된 해외입양 절차로 인하여 고통받고 있는 해외 입양인들의 뿌리 찾기 지원 등 그 피해를 치유할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모든 입양이 아동 이익 최우선의 관점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입양 제도 개선에 나서라. 지금 우리 정부가 해야할 일은 해외입양기관에게 감사편지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과거 탈법․불법적인 관행에 의탁해 만연히 해외입양을 추진해온 해외입양기관과 이를 묵인한 과거 정부의 관행을 상대로 철저히 진상 규명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입양인들에게 진정한 사죄를 하는 것이다. 나아가 문재인 정부는 아동 인권에 반하는 입양 관행에 대하여 아동인권과 미혼모의 인권 관점에서 깊이 숙고하고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모든 아동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친생부모와 함께 살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2017년 8월 3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

위원장 김 수 정 (직인생략)

——————————————————————————————————————–

1) 2017. 8. 29. 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이총리 “블라인드 채용 역차별 하소연 있어…다양한 방안 고민”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8/29/0200000000AKR20170829156500001.HTML?sns=fb
2) 2016. 5. 6. 조선일보 김동섭 기자, “경제 성장해도… 美 입양아 셋째로 많은 한국”
3) 2009. 5. 14. 한겨레 21. 임지선 기자. “똑똑한 한국 아이 2169만원이오”
4) 환율은 감사 당시 기준으로 표기한 것임.
6) 2017. 7. 17. 프레시안. 전홍기혜 기자. “외교부의 거짓말, “美 일부 한국입양아 자동시민권 못받아””
목, 2017/08/31- 17:43
21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