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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해킹팀’ 프로그램으로 휴대폰 감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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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해킹팀’ 프로그램으로 휴대폰 감청했다

익명 (미확인) | 금, 2015/07/10- 20:19

-국정원 2차장 산하 국내파트 사용 의혹
-목표물(target) 20개 모니터링 화면 포착

국정원이 이탈리아의 ‘해킹팀’으로부터 구입한 인터넷 감시프로그램을 주로 통신 도·감청에 활용했음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확인됐다. 또 국정원은 이미 2012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실제 사용했으며 동시에 모니터할 수 있는 목표물을 최초 10개에서 20개로 늘려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뉴스타파가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해킹팀’ 유출자료를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국정원이 만약 이 스파이웨어를 통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통화 도·감청을 했다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의 협력업체 역할을 한 국내 보안업체 ‘나나테크’가 해킹팀과 주고받은 메일을 보면 국정원은 지난 2010년부터 감시프로그램 구입을 추진했다.

국정원, 음성 통화 감시 기능 요구

해킹팀에게 자신들의 고객이 한국의 정부기관임을 이미 밝혔던 나나테크는 2010년 9월 보낸 이메일에서 “고객이 해당 제품이 휴대전화 상에서의 음성 대화를 모니터링하는 기능이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면서 고객이 그런 기능을 원한다고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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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012년 5월 해킹팀이 나나테크에 보낸 메일에는 원격감시프로그램인 RCS를 업데이트하면서 목표물이 아무리 많더라도 모니터링 기능을 한국 전체로 확장할 수 있는 기능과 알려지지 않은 통화자의 목소리를 서로 구분할 수 있는 기능을 옵션으로 제공한다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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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메일을 받은 국정원은 한 달 뒤인 2012년 6월, 10개의 목표물을 추가로 관리할 수 있는 계약을 요청해서 이후 모두 20개의 목표물을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의 RCS 작동 화면에 그대로 드러난 운영 현황

아래 사진은 2013년 7월 27일 운용하던 감시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기자 국정원 측 관리자가 해킹팀에 보낸 국정원 RCS 콘솔의 실제 캡쳐화면이다. 국정원 관리자는 문제가 생겼다며 어떻게 해야 고칠 수 있는지 질문하며 이 사진을 첨부해 보냈다.

▲ 국정원 RCS 관리자가 해킹팀에 보낸 모니터링 화면 캡처 사진

▲ 국정원 RCS 관리자가 해킹팀에 보낸 모니터링 화면 캡처 사진

화면 중앙에 표시된 Agent 17/20 은 현재 20개 가운데 17개가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Agent는 해킹을 위해 목표물에 심어놓는 스파이웨어를 말한다.

▲ 국정원 RCS 관리자가 보낸 캡처 사진 확대.

▲ 국정원 RCS 관리자가 보낸 캡처 사진 확대.

아랫부분에는 데스크톱과 모바일로 나뉘어 작동하는 플랫폼이 표시돼 있다. 윈도우와 안드로이드, IOS 등 어떤 운영체제에도 침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해킹팀으로부터 유출된 이 같은 자료들은 국정원의 감시프로그램이 한국 내에서 목표물의 데스크톱과 모바일을 실시간으로 감시, 분석하고 통화 등을 도·감청하는데 사용되고 있음을 입증한다.

현재 우리나라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에 따르면 통신제한조치(감청)는 “계획 또는 실행하고 있거나 실행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고 다른 방법으로는 그 범죄의 실행을 저지하거나 범인의 체포 또는 증거의 수집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허가되며 기간도 최대한 2개월로 제한하고 있다.

이렇게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이든 형법 위반 사건이든 통신 감청에는 엄격한 제한이 있기 때문에 국정원이 법원의 허가 없이 감시프로그램을 이용해 감청했다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

감시프로그램 운용 부서는 2차장 산하 국내정치파트?

불법 감청의 의혹이 생기는 근거는 또 있다. 2014년 1월 14일 협력사인 나나테크는 “고객(국정원)의 내부 상황 때문에 의회가 예산을 삭감해 매우 제한된 예산만 사용할 수 있다. 이번에는 유지관리 계약만 하길 원한다”는 이메일을 해킹팀에 보냈다.

▲ 2014년 1월 14일 협력사가 해킹팀에 보낸 메일.

▲ 2014년 1월 14일 협력사가 해킹팀에 보낸 메일.

내부 상황이라는 것은 2013년 내내 뜨거운 이슈였던 국정원의 대선개입 댓글사건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당시 2014년 국정원 전체 예산은 삭감된 것이 아니라 동결됐다. 삭감된 곳은 2차장 산하 국내파트 뿐이었고, 3차장 소관인 대북정보파트와 1차장 소관인 산업스파이 파트 예산은 오히려 늘어났다. 국내 정치 개입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감시프로그램을 구입하고 활용한 국정원 부서가 국내파트인 2차장 산하가 아닌지 의심 가는 대목이다.

이 밖에도 국정원이 휴대전화 감시에 해킹팀의 프로그램을 활용한 증거는 곳곳에 포착된다. 지난 2014년 1월 29일 이메일에는 국정원의 또 다른 부서에서 아이폰의 운영체제만 지원하는 RCS(원격조정시스템)을 원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가격에 대해 문의하는 내용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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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해킹팀의 기술지원팀 직원들끼리 ‘SKA(South Korean Army-해킹팀 내부에서 국정원을 지칭한 용어)’가 까다로운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취약점 발굴이 필요한 삼성 스마트폰의 모델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내용도 포착됐다.

▲ ‘해킹팀’ 기술지원팀 직원들 사이에서 오간 ‘국정원의 요구사항’ 관련 7월2일 이메일 대화 내용.

▲ ‘해킹팀’ 기술지원팀 직원들 사이에서 오간 ‘국정원의 요구사항’ 관련 7월 2일 이메일 대화 내용.

아직 국정원이 누구의 PC와 스마트폰을 도·감청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국정원이 해킹팀의 감시프로그램을 이용해 2012년부터 통화 도·감청 등을 활발하게 실시하고 있으며, 기종과 운영체제를 가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 다른 나라의 한 고객이 해킹팀에 보낸 RCS 운영 화면. 해킹한 스마트폰의 데이터가 RCS 콘솔에 똑같이 동기화돼 나타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국정원도 같은 감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다른 나라의 한 고객이 해킹팀에 보낸 RCS 운영 화면. 해킹한 스마트폰의 데이터가 RCS 콘솔에 똑같이 동기화돼 나타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국정원도 같은 감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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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통제와 인권침해방지책 없는 테러방지법 시행령(안)

시행령(안)은 물론이거나와 테러방지법 폐지 요구할 것 


국무조정실과 국가정보원은 오늘(4/15) 테러방지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우려했던 바와 같이 테러대응을 명분으로 국정원의 권한은 엄청나게 강화된 반면, 이를 견제할 장치는 없으며, 법 제정 과정에서 논란이 되었던 인권침해 가능성을 제거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장치도 규정하지 않고 있다.

 

입법예고된 시행령(안)에 따르면, 국정원이 각종 테러관련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또 관계기관들을 주도하도록 허용하고 있는 문제가 있다. 이는 국정원에 의한 비밀주의가 더 심각해지고 신설될 전담조직들의 활동에 대한 공개나 외부감독은 극히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테러관련 전담조직을 둘 수 있다고 한 테러방지법 제8조에 따라, 시행령(안) 제21조와 22조는 관계기관들이 참여하는 ‘테러정보통합센터’와 ‘대테러합동조사팀’을 국정원이 구성하고 이 조직을 주도하도록 하고 있다. 또 시행령(안) 제12조, 13조는 시·도 관계기관까지 조정할 수 있는 ‘지역 테러대책협의회’ 의장과 ‘공항·항만 테러대책협의회’ 의장을 국정원에게 맡기고 있다.

 

테러방지법 제정시에 국정원이 장악할 것이 가장 우려되었던 ‘대테러센터’의 구체적인 조직구성과 운영 규정이 시행령(안)에 전혀 없는 것도 문제다. 이는“대테러센터의 조직·정원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한 테러방지법 제6조2항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기도 하다.
시행령(안) 제3조, 제5조에는 테러방지법에서 규정한 최상위 기관인 국가테러대책위원회의 사무를 대테러센터장이 처리하고, 테러대책위원회가 위임한 사항을 처리하는 ‘테러대책실무위원회’의 의장도 대테러센터장이 맡도록 한다. 그리고 대테러센터는 테러방지법 6조와 시행령(안) 제6조, 제22조, 제26조, 제27조에 따라 국가 대테러활동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 처리, 테러경보발령, 다중이용시설 및 국가중요행사 지정·협의 등 매우 많은 권한을 행사한다.
이만큼 중요한 권한을 행사하는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조직 구성과 운영 규정이 법률은 물론이고 시행령에도 전혀 규정하지 않는 것은 국정원이 사실상 장악하겠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행령(안) 제3장 전담조직 및 테러대응센터 절차의 규정은 자체로 헌법상 포괄위임 금지 원칙에 어긋난다. 헌법 제75조의 입법취지는 행정권에 의한 자의적인 법률의 해석과 집행을 방지하고 의회입법과 법치주의의 원칙을 달성하는 것이다. 즉 헌법 제75조의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라 함은 법률에 대통령령 등 하위법규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가능한 한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 그 자체로부터 대통령령 등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고 헌법재판소는 명확히 한바 있다(1997. 2. 20. 선고 95헌바27 결정, 1997. 10. 30. 선고 96헌바92 결정, 1998. 7. 16. 선고 96헌바52 결정 등).
그런데 시행령(안) 제3장 전담조직 및 테러대응센터 절차의 규정은 법률에서 단지 “전담조직”이라는 문언 하나만을 정해 두고는 시행령에서 무려 10개의 세부적인 전문조직을 두고, 여기에 세부적인 전문조직의 조직과 직무범위를 창설하고 있다. 이는 결국 국정원이 스스로 자신의 기구에 수권규정을 두고 입법을 하는 것으로 헌법상의 포괄위임금지원칙과 권력분립원칙을 짓밟는 것이다.

 

시행령(안) 제18조 제2항에 따라 사실상 군사 작전부대라 할 수 있는 ‘대테러특공대’를 국가테러대책위원회 심의의결만으로 설치·운영하도록 하고 있으며, 시행령 제18조 제4항에 따라 국방부 소속의 대테러특공대를 ‘국내일반 테러사건대책본부장’을 맡은 경찰청장의 요청만으로 군사시설 밖에서 작전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군부대에 해당하는 국방부 소속 대테러특공대를 군부대 밖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한 작전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국회 등을 통한 사전 승인 혹은 사후 승인 절차가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절차에 대한 통제장치가 전혀 제시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군부대 투입을 법률도 아닌 시행령에 두는 것은 법체계 정당성 차원에서 엄청난 부조화를 야기하는 것이다.

 

시행령(안) 제8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인권보호관을 두고 인권침해와 관련한 민원처리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으나, 국정원 외에 누가 테러위험인물인지 알 수 없어 민원자체가 제기될 여지가 없다. 설령 민원이 제기된다 하더라도 민원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대테러센터나 전담기구들의 활동을 조사하거나 모니터할 수 있는 규정 등이 없어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또한 대표적인 인권침해 독소조항으로 제기된 테러방지법 제9조제3항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개인정보(민감정보 포함)와 위치정보를 사업자에게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것과 관련해 아무런 규제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최근 수사기관의 요청만으로 통신사들이 통신자료를 무단제공해온 사실에서 볼 때 국정원의 정보수집 권한은 개인의 정보인권을 침해할 것이 명약관화하다. 그런데도 최소한의 제공 요건, 절차조차 규정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국정원 마음대로 하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이다. 또한 테러방지법 제9조제4항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추적에 대한 요건과 절차 역시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영장 없는 정탐과 잠입의 가능성을 상존시키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시행령(안) 제25조는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정보수집, 대테러조사와 추적, 테러선동선전물 긴급 삭제 요청에 관한 사무 등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사무 처리를 위해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장이 주민번호 등 고유식별번호를 제공할 수 있게 하여 인권침해 가능성을 더 높이고 있다.
 
이번 시행령(안)은 국정원 권한에 대한 통제나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규제 장치에 대한 규정이 전혀 없다. 정부는 국민들의 비판과 우려를 끝까지 무시한 것이다. 우리는 이처럼 오만한 현 정부의 태도를 규탄하며, 국정원의 국민감시를 허용하고 있는 테러방지법 폐지를 20대 국회에 요구하고, 법안 폐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할 것이다.

금, 2016/04/1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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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확진·사망 ‘0’…확진자 186명 유지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전체 확진자 숫자가 186명으로 유지됐다.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지난 7월 1일 이후 닷새 만이다.

추가 사망자도 엿새째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퇴원자는 1명 늘어 모두 117명이 됐다. 신규 퇴원자는 30번째 환자(남, 60세)이다.

※ 현재까지 감영경로가 불확실한 119번째, 175번째, 178번째 확진자와 구급차에서 감염된 133번째, 145번째 확진자를 제외한 모든 메르스 환자는 병원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타파는 메르스 발병병원과 경유병원 등 메르스 관련 정보를 정부의 공식 발표(6월 7일)보다 앞선 지난 6월 5일부터 공개하기 시작했다.

화, 2015/07/0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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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세월호 화물칸에 실렸던 차량들의 블랙박스 영상을 입수해 분석했다. 그 결과 세월호 침몰 원인은 일각에서 제기한 선체 외부 충격이나 내부 폭발 등이 아닌 배 자체의 문제로 좁혀졌다. 참사 당시의 세월호는 정상적인 방향 전환, 즉 급격히 방향을 꺾지 않은 상태에서도 선체가 크게 기울어져 원위치로 돌아올 수 없을 만큼 복원성이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블랙박스 영상에 나오는 단서들을 토대로 세월호 침몰 원인 조사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 정리했다.

예측 넘어선 급격한 횡경사…AIS 항적 납득 가능해져

복원된 블랙박스 영상들은 세월호 침몰 원인과 관련해 몇 가지 사실들을 확증하게 한다. 외부 충돌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 그리고 횡경사와 화물의 쏠림은 그동안 추정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급격하게 진행됐다는 점이다.

이 같은 사실들은 참사 당시 세월호의 움직임이 기록된 유일한 자료인 AIS 항적 데이터와도 부합한다. 화물이 미끄러지는 소리가 시작된 오전 8시 49분 26초 직후 AIS 데이터를 보면, 우현으로 변침하고 있던 세월호의 선수 방향 변화가 점점 심해져 처음으로 초당 1도까지 변화하기 시작하고 있다.

8시 49분 26초 직후 AIS 데이터

횡경사가 21도에서 47도까지 급격하게 커졌던 오전 8시 49분 36초부터 59초 사이의 구간에 상응하는 AIS 데이터를 보면, 선수각은 14초 동안 178도에서 234도까지 급격히 꺾여 무려 초당 2.3도라는 엄청난 변화를 보인 것이 확인된다.

8시 49분 36초 이후 AIS 데이터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기존 연구와 조사에서는 당시 선체가 이처럼 급격한 선수각 변화를 일으킨 것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세월호에 실렸던 화물과 평형수, 청수, 연료 등 참사 이후 조사된 모든 수치를 대입해 계산해봐도 선체가 이렇게 급격히 기울게 할 정도로 나쁜 복원성 수치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원된 블랙박스 영상에서 확인된 사실들은 AIS 데이터가 보여주는 세월호의 항적이 실제로 가능했음을 말해주고 있다. 영상을 본 임남규 목포해양대 항해학부 교수는 “영상에서 확인되는 사실은, 당시 선체가 20도, 30도 정도까지 단번에 기울었고, 그 사이에 일부 화물의 이동이 있었다는 것인데, 기존의 AIS 항적 데이터의 변화하고도 일치하는 내용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정도라면 그동안 알려졌던 것보다 당시 세월호의 복원성 수치가 훨씬 더 나빴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알려진 것보다 훨씬 나빴던 복원성… 잘못 입력된 데이터는 뭘까

이에 따라 이제부터의 세월호 침몰 원인 분석은 지금까지와는 반대 방향으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예측을 초월한 급격한 초기 횡경사가 실제로 확인된 만큼, 당시 세월호의 복원성도 그 정도로 나빴다는 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까지 세월호 침몰 당시의 복원성을 계산하는 수식에 대입했던 화물과 평형수, 연료유, 청수 등 각종 중량 데이터들이 실제와 거리가 있었다는 뜻이 된다. 결국 이제부터의 조사는 이 데이터들을 다시 정확히 찾아내는 데 집중돼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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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현재까지 세월호 선체에서는 특조위의 화물조사에서도 파악되지 않았던 포크레인 2대와 오토바이 1대, 컨테이너 1개 등이 더 수습됐다. 기존의 복원성 계산에 쓰인 화물량 데이터가 정확하지 못했다는 직접적인 증거인 셈이다.

마찬가지로 복원성 값에 큰 영향을 미치는 평형수와 청수, 연료유 등의 양도 기존 데이터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강원식 1등 항해사와 박기호 기관장이 검경 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수치를 그대로 인정하고 복원성 계산에 활용했지만, 이제는 이들에 대한 재조사도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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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3년 반 만에 비로소 복구된 블랙박스 영상이 세월호 침몰 원인을 실체적으로 규명할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있다. 이는 앞으로 더 많은 블랙박스가 수습돼 복구될수록 더 정밀한 조사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취재 : 김성수
영상취재 : 김기철
영상편집 : 정지성
CG : 정동우

금, 2017/09/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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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철이 다가왔습니다. 매년 이맘 때면  국회의원들은 자기 이름을 박아 정책자료집을 경쟁적으로 내놓습니다. 정책자료집은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뽑는 근거로도 쓰입니다. 그러나 과연 정책자료집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까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적폐청산 프로젝트-국회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정책자료집의 내용과 발간 비용을 분석하던 중 그 동안 감춰져 온 비밀을 발견했습니다. 뉴스타파는 그 결과물을 국회 국정감사 시기에 맞춰 차례로 보도합니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이 2년 전 정부 보도자료와 연구보고서를 출처 표기 없이 통째로 베껴 자신의 이름으로 정책자료집을 발간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안 의원은 정부 보도 자료를 베껴서 만든 정책자료집의 발간 비용으로 국회 예산 890만 원을 청구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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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의원은 2015년 12월 ‘해양수산 정책의 새로운 대응 전략’이라는 제목의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그런데 정책 보고서 곳곳에서 정부 보도자료에서나 나올법한 ‘대통령지시’, ‘VIP 말씀’, ‘VIP 주재’ 등의 문구가 발견됐다.

어떻게 된 것일까? 뉴스타파는 정부 부처가 낸 비슷한 주제의 보도자료를 찾아서 비교했다.

▲ (왼쪽) 안상수 의원의 2015년 정책자료집 (오른쪽) 2013년 7월 정부 합동 보도자료

▲ (왼쪽) 안상수 의원의 2015년 정책자료집 (오른쪽) 2013년 7월 정부 합동 보도자료

확인 결과, 2장의 내용 전체가 2013년 7월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보도자료와 정확히 일치했다. 글의 순서는 물론 도표, 그림까지 100% 같다. 2년 전 발표한 정부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낀 것이다.

또 3장과 4장은 2015년 5월 발표된 당시 해양수산부 보도자료를 통째로 옮겨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1장 내용 역시 2015년 8월 나온 해양수산부 정부 용역보고서의 내용을 모두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수산 정책의 새로운 대응전략’이라는 정책보고서 제목이 무색해진 것이다.

안상수 의원의 정책자료집과 정부 보도자료 및 연구용역보고서 전문 보기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 안상수 의원 정책자료집
2015년 12월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정책보고서 <해양수산정책의 새로운 대응전략>

– 대상자료
2015년 8월 한국수산회 수산정책연구소 <귀어 귀촌 실태조사 및 단기 중장기 발전방안 2015.08>
2013년 7월 10일 정부 관계부처 합동 발표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안)>
2015년 5월 7일 해양수산부 보도 첨부자료 <크루즈산업 활성화 대책>
2015년 5월 7일 해수부 보도참고자료 <해양 신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마리나 산업 전략적 육성 대책>

안상수 의원은 정부 자료를 인용했다는 출처 표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정부 보도자료의 경우 공공저작물로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하지만 인용할 경우 반드시 출처를 표시해야 한다. 법을 만드는 의원이 스스로 정부의 공공저작물 사용 원칙과 규정을 어긴 것이다.

취재진은 9월 21일 안상수 의원을 만났다. 안 의원에게 2년 전 발표된 정부 보도자료를 베낀 행위가 국회의원 정책자료집 발간 취지에 부합하는지, 출처 표기를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베낀 자료집을 내면서 국회예산 890만 원을 청구한 것은 문제가 없는 것인지 등을 물었다.

그러나 안 의원은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쓸데 없는 소리 하지 마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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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표기 없이 정부 자료와 연구보고서를 베낀 이유가 무엇인지 거듭 물어보자 안 의원은 취재진에게 정부와 연구보고서 저자들로부터 허가를 받아 정책자료집을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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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해당 용역연구보고서 저자의 설명은 전혀 달랐다. 보고서의 저자는 안 의원이 낸 정책자료집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저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안 의원 측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상수 의원이 정부 보도자료를 베껴 정책자료집으로 만든 2015년에, 안 의원은 한 지역신문사로부터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안상수 의원은 인천광역시장을 지냈고, 3선 의원으로 자유한국당 전국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취재 : 박중석, 최윤원
촬영 : 김남범, 오준식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자료조사 : 김도희, 정혜원

수, 2017/10/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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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에 대한 검찰 수사기록 속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특수한 관계가 여실히 드러나 있다. 국정과 관련된 중요한 판단을 해야 할 때마다 최 씨의 의견을 구하는 수준을 넘어서 박 대통령 본인의 말처럼 ‘컨펌’을 받아야 할 만큼 대통령은 최 씨에게 절대적인 의존성을 보였다.

정호성 “선생님, VIP께서 빨리 컨펌 받으라고 하십니다.”

정호성 전 비서관이 2013년 사용했던 대포폰을 검찰이 압수해  그 속에서 발견한 문자 내용은 이랬다.

선생님, VIP께서 선생님 컨펌 받았는지 물어보셔서 아직 컨펌을 못받았다고 말씀드렸는데 빨리 컨펌받으라고 확인하십니다.

여기서 선생님은 최순실, VIP는 대통령이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정 전 비서관은 이런 문자를 보낸 상황에 대해 “대통령이  결정을 하시기에 앞서 최순실로부터 의견을 들었는지 여부를 저에게 확인하고 아직 의견을 못들었다고 하자 빨리 의견을 들어보라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통령이 의사 결정을 앞두고 매번 최순실의 컨펌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중요한 결정을 하거나 최순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을 때면 자신을 통해 최순실의 의견을 물었다”고 진술했다.

정호성 “최순실과 상의했다고 보고하면 대통령이 마음 편해 하셔”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신문조서 속에는 검찰이 최순실 씨의 위상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고 판단한 듯한 부분도 들어있다. 검찰은 “최순실이 수석비서관이나 장관 위에서 ‘국정의 한 축’이나 ‘결재라인’을 담당한 게 아니었나?”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은 “‘국정의 축’이나 ‘결재라인’은 과도한 표현”이라면서도 “대통령이 큰 틀에서 최순실의 의견을 구했고 최순실이 의견을 제시하고 대통령께서 반영할 부분이 있으면 반영했다”고 대답했다. 또 “대통령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매번 이것 저것 체크를 하시는데 최순실 씨한테 한 번 더 상의를 했다고 보고를 드리면 ‘한 번 더 체크를 하였구나’라고 생각을 하셔서 마음 편해 하셨다”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최순실 “대통령은 아픈 개인사와 외로움 때문에 제게 의지했던 것”

이 같은 관계에 대한 최순실 씨의 진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 씨는 검찰 조사에서 “정 비서관이 의견을 많이 물어와 힘이 들었던 적도 많았다”고 말했다. 대체 얼마나 많이  박근혜 대통령이 의견을 구했어야 이런 진술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최순실 씨는 또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아픈 개인사와 외로움 때문에 저에게 많은 의지를 했던 것이 사실이고, 중요한 결정에 앞서 정호성 비서관을 통해 제 의견을 들어보고 싶었던 것 뿐”이라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양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최 씨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의존성은 일반인의 상상을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취재 : 현덕수, 최기훈
영상취재 : 정형민
영상편집 : 윤석민

화, 2017/01/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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