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인가제 폐지에 대한 입장
-대통령경호실, 안전 구실로 휴대폰 먹통 만들어
-시민의 통신 자유 침해… 위헌 시비 따져야
대통령경호실이 ‘안전조치’를 구실로 대통령의 외부 일정 시 주변 시민의 휴대폰을 먹통이 되게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음에도 대통령이 머무는 장소마다 일정 시간 동안 이동통신 전파 방해(재밍)를 일삼아 국민들의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재밍(jamming)’은 특정 휴대폰의 전파를 막거나 끊는 게 아니라 방해 전파를 쏘아 주변을 아예 통화할 수 없는 상태에 빠뜨린다. 때문에 대통령이 외부 일정으로 움직일 때마다 불특정 다수 시민의 통신 자유를 침해하는 셈이다. 대통령 행차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먹통이 된 휴대폰 때문에 비상시에도 긴급 통화 등의 대응을 할 수 없게 되는 사태도 걱정된다.
먹통 된 휴대폰
1월 12일 오후 4시 ‘2016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가 열린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 1층 로비. 기자 휴대폰이 갑자기 먹통이 됐다. 송신 버튼을 눌렀지만, 화면이 움직이지 않았다.
신년 인사회 행사장인 지하 1층 국제회의장으로 내려가는 1층 로비 계단 앞을 가로막고 선 대통령 경호원은 기자에게 “(이동통신) 서비스 지역이 아니”라고 말했다. 통화가 되지 않게 해 놓은 거냐고 묻자 그는 “그런 것 같다”고 했고, 누가 그리했느냐고 다시 물었더니 “그건 제가 뭐 누구라고 말하지 못하지 않습니까”라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경호원은 이내 “(신년 인사회) 행사 시간대에는 (전화 통화가) 안 될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고, 그 까닭을 “(전파를) 차단시키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지하 1층 행사장에 있는 사람과도 통화가 안 되느냐는 질문에 “이 건물 자체가 통신 두절된 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자 휴대폰 화면의 전파 감도를 나타내는 막대그래프에 빨간색 ‘×’ 표시가 뚜렷했다. 전화를 걸기 위해 송신 버튼을 누르면 ‘긴급통화만 가능합니다’라는 문자가 잠깐 떴다가 사라졌을 뿐 통화 기능이 아예 멈춘 상태였다. 휴대폰 화면에 ‘긴급통화만 가능하다’는 문자가 잠깐 떴지만, 긴급 통화 대상 번호인 ‘119’나 ‘112’에 전화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창주 박사는 “재밍 신호가 들어온 상황에서 긴급통화를 한다면 그 주파수는 어쨌거나 영향을 받는데 (전파가) 서로 간섭하기 때문”이라며 누군가 전파 방해를 했다면 “(긴급통화도) 어렵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국가사이버안전센터 박윤현 국장도 방해 전파를 쏜 곳에선 “긴급통화도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았다.
그날 오후 4시 14분 기자가 건물 밖으로 나가자 휴대폰이 살아났지만, 과학기술회관 안 지하 1층의 신년 인사회 참석자와 통화할 수 없었다. 송신 신호음이 수십 초 동안 건너갔으나 그가 받지 않았다. 2분 뒤인 4시 16분 기자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휴대폰이 다시 먹통이 됐다.

▲ 12일 오후 4시 7분 먹통 된 휴대폰(왼쪽). 노란 점선 원 안에 빨간색 ‘×’ 표시가 뚜렷하고, 이동통신사업자 표식도 사라졌다. 기자가 건물 밖으로 나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 참석자에게 송신한 4시 15분 통화 기록(가운데). 기자가 건물 안으로 들어갔을 때 다시 먹통 된 휴대폰(오른쪽). ‘긴급통화만 가능하다’는 문자가 떴으나 역시 송신 버튼이 움직이지 않았다.
이튿날인 13일 오전 10시 12분, 전날 통화하지 못한 신년 인사회 참석자에게 기자가 다시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9분 뒤인 10시 21분 그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그가 기자의 ‘부재중 전화’ 표시를 보고 송신한 것. 그에게 12일엔 기자의 ‘부재중 전화’ 표시를 보지 못했느냐고 물으니 “없었다”며 “전파를 막잖아요. 대통령 경호할 때, 4시부터 (행사를) 했거든요”라고 말했다.
그의 휴대폰에 12일 치 ‘부재중 전화’ 표시가 없었던 건 과학기술회관 밖에서 송신된 기자의 호(call)가 가까운 이동통신 기지국을 거쳐 건물 안 행사장의 그에게 닿지 못하고 1층 로비 어딘가에서 사라졌기 때문. 그 참석자도 “(행사가) 끝나고 나서 5시 조금 넘어, 집에 전화하고 사무실에도 전화하려는데 안 되더라”고 전했다. 대통령이 과학기술회관을 빠져나가는 동안 경호팀이 계속 휴대폰 방해 전파를 쏜 것으로 보였다. 1시간 이상 먹통이었던 그의 휴대폰은 대통령경호실의 방해 전파가 시민의 통신 자유 기본권을 어찌 침해할 수 있는지를 내보였다.
박윤현 국가사이버안전센터 국장은 “휴대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은 분산 방식”이라며 “무전기처럼 주파수를 정해서 쓰는 게 아니라 넓은 대역 내에서 코드(code)로 나눠서 하기 때문에 신호가 대역에 흩어져요. 통신하는 신호가 잡음처럼 대역에 흩어져 있는 거지, 그걸 코드로 다시 합쳐서 우리가 듣는 것인데 그 대역 내에 노이즈(잡음)가 끼게 되면 자기 신호를 주워 담을 수가 없게 되는 거”라고 풀어냈다. 그런 곳에 “(재밍) 신호의 에너지 수준을 높여 버리면 잡음처럼 깔려 있던 우리(휴대폰) 신호가 (송수신) 안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경호실은 ‘무소불위 무선국’?
2016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가 열린 과학기술회관 지하 1층 국제회의장의 무대가 있는 대회의실은 가로 20.1m, 세로 22.1m이다. 가로 길이가 같은 중회의실 두 개를 더하면 세로가 37m에 이른다. 먹통이던 기자의 휴대폰이 살아난 과학기술회관 현관 앞(건물 밖)이 1층인 것을 헤아리면 대통령으로부터 반지름 사오십 미터쯤에 전파 방해를 일으킨 것으로 보였다.

▲ 기자가 건물 밖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 참석자에게 휴대폰으로 송신한 건물 밖 위치(왼쪽). 대통령경호실의 시민 접근 차단선이 설치됐던 1층 로비 계단 앞(가운데). 신년 인사회가 열린 과학기술회관 지하 1층 국제회의장 대회의실(오른쪽). 1월 25일과 26일에는 ‘2016 소프트웨어 컨버전스 심포지엄’이 열렸다.
휴대폰 먹통 지역(재밍 반지름 안쪽) 크기는 방해 전파를 쏘는 무선국 출력에 따라 결정된다. 전파를 쏘기 위해 어떤 전기통신 설비와 조작 기구를 갖췄느냐에 따라 휴대폰 먹통 지역의 넓이를 짐작할 수 있을 텐데 대통령경호실 장비는 그 실체를 알 수 없는 상태다. 한국에서 무선국을 열려면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중앙전파관리소의 지역별 관리소에 신청해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대통령경호실에선 그런 적이 없기 때문이다.
강병삼 서울전파관리소장은 “(대통령경호실이 무선국 신청•허가) 없이 (재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선국 운용을 허가 “없이 할 수 있는 건 아닐 텐데 (대통령 경호 관련) 보안 때문에 사전에 (신청)하기가 힘든 사안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서울전파관리소 쪽에서는 대통령경호실의 재밍 장비가 “정식으로 수입됐는지 안 됐는지 저희는 모른다”고 전했다. 신고되거나 허가가 난 적이 없으니 어떤 장비를 몇 대나 쓰고, 재밍 반지름(출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오로지 대통령경호실만 아는 상황이다.
2016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에는 700여 명이 참석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과 김시중•서정욱•채영복 전 과학기술부 장관,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과 최시중•이경재 전 위원장, 양승택•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함께 미래부•방통위 고위 공무원들도 여럿 보였다. 서울과학고 학생과 일반 시민도 있었다. 행사와 상관없이 과학기술회관 건물 안에 있었을 수백 명을 헤아리면 1000여 명의 시민이 자기 뜻과 달리 휴대폰을 1시간 이상 쓰지 못했다. 휴대폰 먹통 사실을 사전에 공지하지도 않았고 행사 위에도 전파 방해를 했다는 것을 알리지 않았다.
‘전파 차단’을 경호법 상 안전활동으로 임의 해석
법률에서 불명확한데 전파 차단까지 가능하다고 봐야 하느냐는 건데요. 대통령 경호법이 상당히 모호하고 광범위해 모든 걸 다할 수 있는 것처럼 보여서 문제죠.
방송통신에 밝은 한 변호사의 말. 그는 전파 방해가 시민의 통신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가 말한 법률은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이하 대통령 경호법) 제5조(경호구역의 지정 등)’이다. 경호실장이 경호에 필요한 구역을 지정하되 ‘최소 범위로 한정’하고, ‘경호 목적상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만’ 위해 방지 안전 활동을 할 수 있게 했다. 경호 구역 안 교통을 관리하고 검문•검색하며 출입을 통제할 때 쓰이는 법적 근거다.

▲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제5조
특히 ‘위험물을 탐지하고 안전 조치를 하는 것’도 안전 활동의 하나로 법률에 포함됐는데, 대통령경호실은 그 안전 활동에 ‘전파 차단’까지 넣은 것이다. 휴대폰 전파 방해를 ‘안전 조치 등 위해 방지에 필요한 안전 활동’이라고 임의로 포괄해 버린 것. 그동안 이런 경호 활동은 미리 안내되거나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 않았고, 대통령 주변에서 휴대폰이 먹통이 되는 일이 잦자 이를 겪은 여러 시민의 의혹 제기 끝에 실태가 드러났다.
2006년 10월 3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옛 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대통령 경호와 관련한 휴대폰 전파 방해가 불법일 수 있다는 지적이 일자 “정통부 실무진이 ‘대통령 경호라는 게 범위를 한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서 우선 법적인 근거는 있다’고 답변하기는 했는데 (실무자 사이에도) 계속 그 얘기(적법성 문제 제기)가 있었다”는 게 위 변호사의 전언. 그는 대통령경호실이 안전 활동 대상을 자의적으로 포괄해서 일정 지역을 방해 전파로 다 덮으니 문제라는 지적에도 “맞다”고 응답했다. 그때 논란은 최규하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을 위해 대통령경호실이 서울 광화문과 신문로 일대에서 10월 26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여 동안 전파방해를 해 일어났다.
이후로도 대통령경호실의 휴대폰 전파 방해는 잊힐 만하면 시민에게 꼬리를 밟혔다. 2008년 3월 25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30분쯤 서울 계동 현대빌딩 일대 휴대폰이 먹통이 됐는데 보건복지가족부 업무보고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을 위한 재밍 때문이었다. 그때 대통령경호실 쪽은 이례적으로 “전파를 이용한 폭발 등을 막기 위해 대통령이 머물거나 지나는 곳에서는 경호용 무전 전파 외에는 모두 차단하거나 교란시킨다”고 밝혔다. “대신 범위를 최소화하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전파 교란을 할 때는 해당 건물 반경 30m 정도까지만 한다”고 덧붙였다. 이동관 당시 청와대 대변인도 3월 26일 브리핑을 통해 “(업무보고) 행사장 인근 4개 동(계동•관훈동•낙원동•인사동)에 걸쳐 휴대폰이 불통되었다는 내용은 장비에 대한 기술적 이해가 부족한 과장”이라며 “업무보고 장소 주변 사무실까지 전파를 차단할 수 있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고 터진 공간의 경우 50m까지 통화가 안 될 수 있지만, 사무실 내에서는 10 ~ 20m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와 대통령경호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때 전파 방해가 지하철 안국역 근처 기지국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바람에 800m 밖에서도 휴대폰이 먹통이었다는 반박이 일었다. 이런 소동과 논란은 ‘시민의 휴대폰 전파를 방해할 법적 근거가 확실하지 않다’는 데서 비롯됐다. 실제로 관계 당국이 근거로 내미는 대통령 경호법 제5조에는 ‘전파 차단’이나 ‘전파 방해’ 따위가 명시되지 않았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같은 해 5월 1일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대통령경호실의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법제처에 유권 해석을 요청한 것. “위해 전파의 차단을 목적으로 경호구역 안에서 전파를 차단하는 게 대통령 경호법 제5조 제3항에 따라 가능한지”가 질의 요지였다.
회답은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된다”는 거였다. 법제처는 “경호 대상이 소재하는 시간과 장소에 대해 상시적으로 전파를 차단하려면 법률에 구체적인 근거를 두라”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피할 수 없을 만한 까닭이 있을 때나 매우 조심히 전파 방해를 하되 일상화하려면 법적 근거부터 마련하라는 뜻.
대통령경호실은 법제처의 회답을 들은 뒤 7년 9개월이 지난 2016년 1월에 이르렀음에도 아직 ‘상시적 전파 방해의 구체적인 근거’를 만들지 않았다.

▲ 대통령 경호를 위한 전파 차단의 법적 근거에 대한 법제처 유권 해석
전파 방해하면 10년 이하 징역… 재밍 실효도 의문
무선 설비 기능에 장애를 줘서 무선 통신을 방해하는 자. 이거는 10년 이하 징역, 1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조문이 있거든요.
전성배 미래창조과학부 전파정책국장의 말. 적법하지 않은 전파 방해 행위는 전파법 제82조(벌칙)에 따라 처벌된다. 전 국장은 “벌칙과 과태료 부과가 다 가능하다”고도 말했다. 그는 같은 법 제29조(혼신 등의 방지)에 따라 “무선국을 운용할 때 다른 무선국의 운용을 저해할 혼신이나 방해를 하면 안 된다고 되어 있고, 이걸 위반하면 과태료 200만 원이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상시적인 휴대폰 전파 방해’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않은 대통령경호실은 ‘위법한 무선국 시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앞으로 “법률에서 불명확한데 (휴대폰) 전파 차단까지 가능하다고 봐야 하느냐”는 민간 법률가의 지적에 제대로 대답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 경호법이 상당히 모호하고 광범위해 모든 걸 다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문제의 답을 내놓을 책임도 대통령경호실에 있다. 이를 외면하는 건 헌법이 보장하는 시민의 통신 비밀의 자유에 해를 끼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 2013년 2월 25일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 취임식 전경 (사진: 청와대 홍보영상 갈무리)
2013년 2월 25일 오전 11시 국회의사당에서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이 시작되자 주변 휴대폰이 먹통이 됐다. 취임식에 참석한 시민은 무려 7만 명. 행사가 끝난 뒤 인파에 뒤섞여 따로따로 떨어진 가족들이 먹통이 된 휴대폰 없이 서로를 찾느라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국회의사당 터 33만㎡(10만여 평)에 1시간 30분 이상 휴대폰 전파 방해가 일어난 탓이었다.
대통령경호실이 재밍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내세우는 게 ‘무선으로 작동하는 폭발물’이다. 휴대폰 전파가 기폭 장치 구실을 할 수 있다는 것. 2008년 3월 25일 서울 계동 현대빌딩 주변 휴대폰 전파를 방해했을 때에도 대통령경호실 쪽 관계자가 청와대 브리핑에 나와 “무선 비행기나 무선 폭탄이 설치될 수 있기 때문에 전파 차단 조치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1978년 국립현충원에서 무선으로 조종하는 폭발물이 발견된 뒤 대통령 행사 때에는 경호를 위해 주변 전파를 차단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대통령경호실의 이런 주장에는 허점이 있다. 대통령 주변에 쏜 휴대폰 방해 전파보다 출력이 센 전기통신설비를 기폭 장치로 쓰면 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논리적, 기술적으로 그럴 수 있다”고 확인했다. 다시 말해 무선 폭탄이 걱정된다면 시민의 휴대폰 전파를 방해할 일이 아니라 폭탄 탐지에 더욱 힘쓰는 게 낫다는 뜻이다. 방송통신에 밝은 민간 법률가도 출입 통제와 위험물 탐지 같은 경호 활동의 근거로 쓰이는 대통령 경호법 제5조 제3항을 내밀어 전파 방해까지 일삼는 것은 무리라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대통령경호실도 인터넷 홈페이지 ‘자주 묻는 질문(FAQ)’ 코너에 “경호실에서는 VIP께서 방문하시는 모든 장소에 대해 사전 안전 활동으로써 인력 및 장비를 활용한 검측 업무를 실시”하며 “검측 활동을 실시함에 있어 여러 장비가 동원되는데 폭발물을 탐지하는 장비, 폭발물 발견 시 해체 및 처리하는 장비, 시설물 안전 점검을 위한 장비 등이 있다”고 밝혔다. 시민 휴대폰 전파 방해와 폭발물 탐지 활동 가운데 어느 것에 더 실효가 있는지를 스스로 잘 아는 셈이다.
기자는 대통령경호실 쪽에 상시적 전파 방해의 구체적인 근거, 재밍 무선국 신청•허가 여부와 운용 현황을 물었지만, 자세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어떤 재밍 설비를 몇 대나 쓰는지에 대해서도 “경호와 관련한 기술적인 사항이어서 공개하거나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우리나라의 유권자는 ‘호갱’인가?
실제로 식당 주인이 이렇게 안하무인격으로 영업을 한다면, 그 식당은 아마 손님들의 외면을 받아서 얼마 못 가 문을 닫아야 할 겁니다. 그런데 이런 수모를 당하면서도 고분 고분 그 식당에 가는 사람이 있다면 요즘 유행하는 말로 ‘호갱’(호구와 고객을 합한 신조어)이라고 불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런 호갱이 누구냐고요? 바로 우리 유권자들입니다.
이 만화는 지난 19대 총선에서의 정당별 득표율과 의석 점유율을 ‘그대로’ 적용해 만든 만화입니다. 실제 투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위 도표에서 ‘정당 득표율’은 지역구 투표와 정당 투표를 합친 유효 투표수를 정당별로 분류한 것입니다. 새누리당(짜장면)은 43%를 득표했지만 52%의 의석을, 민주통합당은 37%를 득표했지만 42%의 의석을 차지했습니다. 통합 진보당과 자유선진당 등 소수 정당들과 무소속 후보들은 20%를 득표했지만 의석은 불과 7%밖에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거대 정당은 마땅히 소수 정당과 무소속에게 돌아가야 할 13%의 의석, 39석을 실제 자신들이 받은 표보다 더 많이 챙긴 겁니다.
다시 만화로 돌아가 설명하자면,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100명 가운데 13명은 냉면을 시켰는데 짜장면이나 짬뽕을 먹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는 헌법 제 1조 2항이 무색하게도, 주권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쳐드셈!”이라고 일갈하는 두 거대 정당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꾸역꾸역 짜장면과 짬뽕을 먹는 우리 유권자들은, 그래서 ‘호갱’입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어떨까요?

아렌트 레이파르트는 평생 여러 나라의 민주주의와 선거 제도를 연구해 온 비교 정치학계의 석학입니다. 그가 연구한 36개 민주주의 나라 가운데 우리나라가 가장 ‘불비례성’이 높습니다. 불비례성이란 실제 의석으로 반영되지 못하는 유권자 표의 비중을 뜻합니다. 우리나라 유권자들의 소중한 한 표는, 이른바 대의제 민주주의 국가 가운데 가장 값어치가 떨어지는 셈입니다.
2. 문제는 ‘사표’.. 그러나 비례 대표 비율은 세계 최저
대체 왜,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민의 왜곡이 벌어지는 걸까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사표’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한 선거구에서 한 명의 당선자만 배출하는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당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사표의 비중이 엄청나게 높습니다. 매 선거마다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천만 표 가량이 사표가 되어버립니다.
일반적으로 소선거구제는 지역의 대표성을 충실히 반영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유권자의 정당 선호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는만큼 소선거구제를 채택한 대부분의 나라는 비례 대표제를 통해 이를 보완합니다. 이런 방식을 ‘혼합형’이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 역시 정당투표와 비례 대표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비례대표의 비율이 너무 적어 효과가 미미합니다. 우리나라의 비례대표 비율은 전체 의석의 18% 정도인데, 혼합형 선거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며보면 턱없이 낮은 비율입니다. 다른 나라의 비례대표 비율을 보면 독일은 50%, 일본은 37-8%, 멕시코도 30% 이상입니다..
3. 선거 제도 개혁 없이 지역주의 타파 없다
소선거구제, 그리고 비례대표 비율이 너무 적어서 생겨나는 이러한 민의 왜곡은, 지역주의가 자라나고 기생하는 숙주가 됩니다. 왜 그럴까요?
새누리당의 아성으로 여겨지고 있는 대구의 경우 의외로 유권자 가운데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사람은 60%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지역구와 정당 투표를 합한 대구 지역의 2백 7만 표 가운데 새누리당이 얻은 표는 62%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1등만 뽑는 소선거구제 덕분에 새누리당은 대구 지역의 의석 12석을 모두 차지했습니다. 62%의 득표율로 100%의 의석을 차지한 것이죠.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은 38%의 대구 유권자들은 원하지 않아도 자신들의 대표로 새누리당 의원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새정치 민주연합의 ‘본진’으로 간주되는 광주도 마찬가지입니다.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은 107만 표 가운데 58%를 득표했지만 의석수는 8석 가운데 6석, 75%를 차지했습니다.
이렇게 특정 지역을 한 정당이 수십 년 동안 독점하다보면, 상당수 유권자들은 “다른 당을 찍어봐야 어차피 안될텐데”라는 생각에 울며 겨자먹기로 그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정당에 표를 주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냉면을 시켰는데 짜장면이나 짬뽕이 나오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아예 처음부터 냉면을 시키기보다는 짜장면과 짬뽕 중 그나마 덜 싫어하는 것을 시키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선택은 다시 특정 정당의 지역 지배를 강화하게 되기 때문에 결국은 ‘민의 왜곡과 지역주의의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선거제도를 바꾸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대구에서도 새정치 민주연합이나 정의당 의원이 나올 수 있고 광주에서도 새누리당이나 정의당 의원이 나옵니다. 이는 실제로 중대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는 광역의원이나 기초의원 선거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이렇게 되면 유권자들은 사는 지역보다는 자신의 사회적 경제적 입장을 대변해주는 정당에 마음 놓고 투표할 수 있게 됩니다.
4. 내 표의 가치.. 다른 사람 표의 3분의 1?
현행 선거 제도의 문제는 또 있습니다. 선거구마다 유권자 수가 너무 차이 난다는 겁니다.
현행 선거구대로라면, 가장 인구가 많은 인천 서구 강화갑의 경우 8월말 기준으로 35만 6백명이 국회 의원 1명을 뽑게 됩니다. 반면 가장 인구가 적은 광주 동구는 유권자가 10만 100여 명에 불과해 똑같은 1표의 가치가 최대 3.5배까지 나게 됩니다.
가장 인구가 적은 광주 동구와 비교하면 내 한 표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아래 걸려있는 링크를 누르신 뒤 사는 곳을 입력하면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상황은 “지나친 투표 가치의 불평등”이라며 현행 선거구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면서 최대 선거구와 최소 선거구의 인구 비율을 2대1 이내로 줄이라고 결정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국회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선거구를 다시 정하고 선거 제도도 개편할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정한 기한은 올해 연말까지입니다. 국회를 지배하고 있는 두 거대 정당은 지금까지 누려왔던 기득권, 부당 이득을 내려놓고 싶어하지 않을 겁니다. 따라서 헌재가 주문한 선거구 개편에만 집중하고, 선거제도 개편은 최소한으로 하고 싶어할 겁니다.
이번에는 수십 년 동안 한국 정치를 양분해 온 두 거대 정당의 이해 관계를 벗어나 “냉면을 시킨 사람에게는 냉면을 주는” 선거 제도, 그리고 영남이든 호남이든 지역보다는 자신의 진정한 이해관계를 대변해주는 정당을 마음 놓고 지지할 수 있는 선거 제도를 만들 수 있을까요? 그것은 우리 유권자들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20대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보 천여 명의 출신 직업 등을 뉴스타파가 분석한 결과 기업인 출신이 노동자 출신보다 5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인과 법조인, 공직자, 학자, 의료인, 언론인 등 우리 사회에서 엘리트나 기득권 층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경력을 가진 예비후보는 55%에 달했다. 우리 정치에서 사회적 약자와 소외 계층은 과소 대표되고, 기득권 계층은 과대 대표되는 이른바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대표의 위기)’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현 19대 국회의원도 기업인 출신이 노동자 출신보다 압도적으로 높고, 재산은 일반 국민의 10배인 것으로 분석됐다.(관련기사 : 생쥐 나라의 고양이 국회.. 당신을 위한 대표는 국회에 없다)
엘리트들의 리그, 대한민국 선거판
뉴스타파는 1월 19일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예비후보 1,022명의 출신과 경력 등의 정보를 전수 분석했다. 예비후보는 선관위에 등록할 때 직업과 경력을 제출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후보자가 임의로 적는 방식이기 때문에 신뢰하기가 힘들다. 뉴스타파는 후보자가 정치에 입문하게 된 핵심 경력이 무엇인지 일일이 찾아서 재분석했다.
1. 기업인이 노동자의 5배…사회적 약자 대변자 극소수

총선 예비후보들 가운데 가장 많은 경력은 ‘전문 정치인’이었다. 비교적 젊은 시절부터 본격적인 정당활동을 시작했거나, 의원 보좌관 등으로 정치를 시작한 사람들이다. 전문 정치인은 225명으로 22%였다. 그 다음으로는 기업인 출신(대기업 임원, 중소기업 대표 등)이 가장 많았다. 180명으로 18%다. 반면 대기업 임원급 이하의 회사원 등을 포함한 노동자 출신은 40명이었다. 4%가 채 되지 않는다. 총선 예비후보 가운데 기업인이 노동자 보다 5배가 많다. 180명의 기업인 가운데 111명은 새누리당이었고, 더불어민주당은 32명이었다.
2. 법조인·공직자 출신, 20대 총선에도 대거 출마

기업인 다음으로는 법조인과 공직자가 많았다. 법조인은 119명(12%), 공직자 출신은 116명(11%)이었다. 19대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법조인은 50명(15%)이고, 공직자 출신(경찰,국정원 등 포함)은 60명(18%)이다. 법조인과 공직자 출신은 후보로 많이 나오기도 하지만 당선될 확률도 높다는 말이 된다.
3. 학자, 언론인, 의료인 등도 많아…’성공한 엘리트’ 55%

기업인과 공직자, 법조인에 이어 학자와 언론인, 의료인의 비중도 높았다. 이들 6개 직종을 합하면 전체 예비후보의 55%에 이른다. 성공한 명망가, 엘리트들이 국회의원 선거판에서도 주류였다. 아래는 예비후보들의 주요 경력을 분석한 결과다.
4. ‘대표의 위기’…정치의 위기
정치가 사회의 다양한 이해 관계자를 균형있게 대변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를 ‘대표의 위기’라고 부른다. 대표의 위기는 필연적으로 정치의 위기로 이어진다. 이관후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은 “실제 유권자에 대한 대표성이 떨어지게 되면, 국회의원은 일상적으로 유권자의 이해 관계를 지속적으로 정치에 반영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지적한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지역주의 정당체제에서는 재선을 하기 위해서 유권자의 이해를 대변하기 보다 당내 계파 경쟁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고 이관후 연구원은 말했다.
실제로 뉴스타파가 선거 운동 현장을 취재한 충북 제천단양 지역구의 경우 유권자의 대다수가 농업, 자영업, 노동자이지만 12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유권자를 대변할 수 있는 경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제천단양 지역구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은 경찰청장, 지방국토관리청장, 청와대비서관, 변호사, 기업인 등 사회적으로 성공한 엘리트들이 대부분이었다. 농민 출신은 없었고, 노동자 경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1명에 불과했다.
노동자의 도시라고 알려진 울산의 경우 역대 지역구 국회의원 중에 노동자 출신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노동운동가 경력이 있는 조승수 전 의원 단 1명이다. 특히 울산 동구의 경우 정몽준 현대중공업 회장이 5선을 했고, 이후 정 회장의 비서 출신 안효대 의원이 재선이다. 울산 동구는 조선업의 불황으로 폐업과 실업, 임금체불 등이 심각한 상황이고, 현대중공업이 운영하고 있는 울산과학대에서는 2년 째 청소노동자의 파업사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치는 무관심하거나 무력하다. 안효대 의원은 19대 총선에 출마하면서 현대중공업 비정규직 해결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아무런 가시적 해결책은 내놓지 못했다. (제천단양과 울산 선거구의 ‘대표의 위기’는 영상 리포트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취재 : 김경래 조현미 김새봄
데이터 : 최윤원
촬영 : 김수영 신승진
편집 : 정지성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처가 기업인 삼남개발이 ‘비선실세’ 최순실 씨 소유 회사와 상당기간 금전 거래를 해 온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결과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최근 최 씨 소유 기업 두 곳에서 발행된 세금계산서와 매출장부를 확인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삼남개발은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기업이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자료로 확인된 두 기업의 거래는 두 건에 160여만 원 정도로 크지 않지만, 소문으로만 존재했던 우병우-최순실의 연결고리가 구체적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단서라 할 수 있다.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인물 ‘우병우’
우 전 수석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민정수석 당시 수사 기밀을 최 씨에게 유출했다는 의혹과 국정농단 사건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 등 사정기관의 정보는 물론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감찰 정보까지 모두 보고 받는 자리에 있던 그가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행위를 몰랐을리 없기 때문.
게다가 우 전 수석은 최순실 씨의 추천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는 의심까지 받아 왔다. 그러나 우 전 수석과 최 씨의 관계를 보여주는 연결고리는 그 동안 확인되지 않았다.
우병우 수석의 민정비서관 발탁, 멀리는 윤전추 행정관의 청와대 입성도 최순실 씨와의 인연이 작용한 것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근거 없는 의혹 제기입니까?조응천 의원 / 2016년 9월 20일 국회 대정부질문
우병우 처가 회사 ‘삼남개발’ 최순실 차명 회사 두 곳과 지속적 거래
뉴스타파는 최순실 씨와 관련된 회사들의 경영상황을 취재하던 중 우 전 수석과 최 씨의 연결고리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를 입수했다. 우 전 수석 처가 회사와 최순실 씨 관련 회사가 지속적으로 금전거래를 해 온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다.
삼남개발은 우병우 전 수석의 장모가 대표로 있는 골프장 ‘기흥컨트리클럽’을 운영하는 회사다. 티알씨는 커피 판매 회사로 최순실 씨 회사 두 곳에서 재무관리를 맡고 있는 장순호 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최 씨의 개인비서로 알려진 엄 모 씨도 이곳 직원이다.

▲ 티알씨 전자세금계산서, 삼남개발 나온 부분
뉴스타파가 입수한 최순실 씨의 차명 소유 회사 ‘티알씨’의 전자세금계산서에 따르면, 티알씨는 2015년 4월 14일 삼남개발에 커피 원두를 100만원 가량 판매했다. 티알씨가 설립된 지 8일만의 일이었다.
삼남개발은 이 거래가 있기 2주 전인 2015년 3월 31일에도 최순실 씨 소유의 또 다른 회사, ‘존앤룩씨앤씨’에서 64만원 어치의 원두를 구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존앤룩씨앤씨는 최순실 씨의 카페 테스타로사를 운영했던 회사로, 김성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과 최 씨의 비서 엄 모 씨가 역시 이사로 이름을 올린 곳이다.
뉴스타파는 이 두 건의 금전 거래를 단서로 우병우 전 수석의 처가 회사와 최순실 씨 회사가 어떤 식으로 사업상 연결돼 있었는지를 확인해 봤다. 그 과정에서 최 씨 소유 회사인 ‘존앤룩씨앤씨’에서 1년 동안 근무한 전직 직원 A씨로부터 중요한 증언을 확보했다.
(최씨 소유 회사인) 테스타로사와 삼남개발은 6개월 정도 거래를 계속했다. 삼남개발이 골프장도 가지고 있어서 많은 양의 커피를 사겠다고 해서 비교적 싼 가격에 원두커피를 공급했다. 전직 존앤룩씨앤씨 직원
우 전 수석 장모, 왜 최 씨 회사에서 거래?…삼남개발 “기자 응대 안 하겠다”

▲ 공사가 중단된 최순실 빌딩 1층 커피 가게(왼쪽)와 우 전 수석의 장모가 운영하는 기흥 컨트리클럽 골프장
그렇다면 삼남개발은 어떻게 설립된 지 8일밖에 안 된 회사와 거래를 했던 걸까. 뉴스타파는 그 이유를 듣기 위해 서울 강남의 삼남개발 사무실, 삼남개발이 운영하고 있는 기흥컨트리클럽 등을 일일이 찾아가 물었다. 그러나 삼남개발 측은 최씨 소유 회사와 거래를 한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10년 이상 거래하는 커피회사가 따로 있다. 기흥컨트리클럽 관계자
(티알씨라는 회사가 삼남개발이랑 어떻게 거래를 했나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삼남개발 총무팀 관계자
뉴스타파는 혹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인 삼남개발 김장자 대표가 최순실 씨와의 개인적인 친분 때문에 커피 원두를 대량 구매를 한 것은 아닌지를 묻기 위해 김 대표 측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김 대표 측은 뉴스타파의 취재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취재 : 홍여진, 김강민, 조현미, 오대양, 강민수
촬영 : 김남범, 최형석
편집 : 윤석민
미래부와 통신사의 청개구리 통신정책
통신원가 공개하고 불필요한 기본요금 폐지해야
글. 심현덕 민생희망본부 간사
최근 통신정책이 급변하고 있다. 작년에는 단말기유통법이 시행되면서 보조금 지급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이어지고, 선택할인폭이 20%로 강화되었다. 데이터 요금제 출시로 요금상품이 크게 변하고 있고, 알뜰폰 도매대가가 낮아지기도 했다.
통신당국은 통신요금 체계에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국민들에게 요금인하는 체감되지 않고 있다. 이유는 통신요금인가심의위를 통한 상시적인 통신원가가 공개되지 않고, 통신요금에 1만 1,000원씩 포함된 기본요금이 아직 폐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래부는 통신요금의 일방적인 인상을 규제하는 제도인 통신요금인가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통신요금인가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신규 상품출시·기존 요금 인상을 할 때 미래부로부터 사전 인가를 받고 시행하도록 강제한 규정이다. SK텔레콤이 요금 인하를 할 때에만 신고 하면 되고, KT와 LGu+는 신규상품 출시·인상·인하 모두 신고해야 한다. 통신요금 인가제는 SK텔레콤의 시장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참여연대가 지난 1월 15일 발표한 이슈리포트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요금인가신청을 받은 353건 중에서 미래부는 단 한건의 통신요금 신고도 거부하거나 수정요구를 한 적이 없다. 통신사는 늘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요금을 물릴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처럼 관료와 통신사 관계자만 참여하고 있는 요금인가심의위를 민간 전문가에게도 개방하여 상시적인 통신원가 분석과 통신요금 인하를 압박할 수 있도록 통신요금인가제와 심의위를 강화해야 한다. 통신요금인가제 폐지는 답이 아니다.
참여연대는 대신 핸드폰 요금제마다 1만 1,000원씩 포함되어 있는 기본료 폐지를 주장해왔다. 기본료는 초기 대규모 장비 설치가 불가피한 통신사업의 특성상 국가가 망 설치를 위해서 징수할 수 있도록 한 요금제도다. 그런데 통신사들은 망 설치가 완료된 지 오래된 지금까지 기본요금을 징수하고 있다. 미래부는 통신망의 유지보수와 투자가 지속되기 때문에 기본요금을 폐지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유지보수는 통신사가 당연히 해야 할 고유 업무이며, 2004~2013년간 통신 3사의 누적 영업이익 35조를 생각하면 계속되는 기본요금 징수는 납득하기 어렵다.
강화하라는 통신요금인가제는 폐지하고, 폐지하라는 기본요금은 유지하겠다는 청개구리 통신정책 때문에 통신요금이 획기적으로 내려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미래부와 통신사들의 청개구리 통신정책, 어떡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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