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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언론-정치의 ‘내부자’,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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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언론-정치의 ‘내부자’,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익명 (미확인) | 수, 2017/04/05- 13:58

“공자도 오십이 되어서야 지천명(知天命), 그 뜻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공자가 그 뜻을 실천한 것은 그로부터도 18년이 지난 나이 68세 때입니다.”

지난해 2월 홍석현 중앙일보·JTBC 전 회장이 포스텍 명예공학박사 수락연설에서 한 말이다.

그는 68살이 되는 올해 3월18일 돌연 회장직을 내놓았다. 1994년 중앙일보 사장으로 취임한 뒤 23년 동안 중앙일보와 계열사를 이끌어온 그의 갑작스러운 사퇴는 대선을 앞둔 정국과 맞물리며 ‘여의도’와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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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최근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대선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껏 자본-언론-정치의 내부자로 살아온 그가 스스로 대통령 권력까지 손에 쥐겠다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많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그가 일찍부터 ‘정치’에 대한 열망을 보여왔기에 ‘대선 출마’와 ‘킹메이커’라는 꼬리표가 자동으로 따라붙는 상황이다. 그는 현재 대선 출마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회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중앙선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내 인생을 이해해야 된다. 내가 나라 걱정을 하게 된 건 오래됐다”고 말했다.

대선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는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의 날개짓이 ‘장미대선’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까.

신문업계의 ‘계몽군주’

홍진기 중앙일보 전 회장의 장남으로 1949년 서울에서 태어난 홍 전 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학(원)에서 산업공학, 경제학을 전공했다. 유학 뒤 1977년부터 1983년까지는 월드뱅크 이코노미스트로 일했다.

눈에 띄는 것은 귀국 뒤 한국에서 첫걸음을 공직으로 시작했다는 것이다. 1983~1985년 사이 전두환 정부에서 강경식 재무장관 비서관, 강경식 대통령 비서실장 (특별) 보좌관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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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의 부친 홍진기 전 내무부장관은 4. 19 혁명 당시, 이승만 대통령을 설득해 계엄령을 선포하도록 했다. 이 일로 그는 구속돼 1961년 12월 혁명재판소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왼쪽 사진 첫번째 인물). 그러나 그는 1963년 8월, 박정희로부터 특별사면을 받는데, 여기에 이병철 전 삼성회장의 역할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그는 이병철과 손잡고 1965년 중앙일보를 창간한다. 창간 당시 윤전기를 살펴보는 이병철 회장(오른쪽 사진, 오른쪽 두번째)과 그것을 지켜보는 홍진기 전 장관(왼쪽 두 번째).

비서관, 특별 보좌관이라는 직책 자체가 아버지 홍진기 당시 중앙일보 회장의 후광 없이는 맡을 수 없는 자리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때부터 홍 전 회장의 정치적 열망이 시작됐다는 시각도 있다.

짧은 청와대 생활 뒤 그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으로 2년간 생활했지만, 결국 아버지를 따라 기업인과 언론사 사주의 길을 걷게 된다. 1986년 아버지 작고 뒤 삼성코닝 상무로 기업에 발을 들인 그는 1994년 중앙일보 사장에 오르며 최근까지 중앙일보 회장 겸 발행인 등을 맡아 왔다.

그는 언론사 최고경영자(CEO)로서 일간지 혁신을 이끌어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사장 취임 뒤 한국 일간지 가운데 처음으로 일반/경제/스포츠 등 섹션을 분리한 신문을 발행하고, 가로쓰기를 도입했다. <중앙선데이> 일요신문을 창간하고, 한국 일간지 최초로 판형을 베를리너판으로 변경하는 등 언론의 혁신을 이끌어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리더십에 ‘계몽군주’라는 비판과 찬사가 엇갈렸다. 이에 그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아시아 지역 출신 최초로 세계신문인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삼성X파일’로 주미대사 중도하차

그는 2005년 2월 노무현 정부에서 주미대사로 임명되며 본격적으로 ‘오래된 꿈’인 정계 진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해 7월 터진 ‘삼성 X 파일 사건’때문에 대사직에서 물러났다. 삼성 X파일은 당시 이학수 삼성구조조정 본부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 사이의 대화를 담은 녹취록이 공개되며 세상에 드러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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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삼성X파일’ 사건에 관련돼 검찰에 출두한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이 일로 그는 주미대사에서 중도 하차해야 했고, 아시아 몫으로 예정됐던 UN사무총장 자리는 반기문에게 돌아갔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삼성이 1997년 이회창 대선 후보와 검찰에 돈을 뿌렸다는 등의 대화 내용이 드러나며 삼성의 비자금이 불법 정치자금에 쓰였다는 의혹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검찰 조사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삼성 X파일은 ‘정치인 홍석현’의 꿈에 제동을 걸었다. 당시 유엔 사무총장직에 거론되던 그는 이 사건으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당선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정치권은 당시 그가 주미대사 자리를 디딤돌 삼아 유엔 사무총장 당선, 대권 도전의 ‘큰 그림’을 그렸다고 보고 있다.

삼성 X파일 사건에서 보듯이 삼성그룹은 그의 ‘자산’인 동시에 ‘그늘’이기도 하다. 홍 전 회장의 누나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이다. 중앙일보는 과거 대주주였던 이 회장에게서 처남인 홍 전 회장에게 넘어갔다.

재벌이 정치권력까지?…곱지 않은 시선

역설적인 사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까지 가는 과정에서 JTBC ‘최순실 태블릿PC’보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홍 전 회장은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 부회장의 구속은) 피가 통한 조카인데 당연히 가슴이 아프다”고 했지만, 탄핵정국에서 손석희 앵커와 JTBC가 보여준 영향력은 그의 인지도를 다시 높인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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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홍석현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정운찬 전 총장의 회동이 알려지면서 구설이 끊이질 않고 있다. 각자 대권꿈을 꾼다는 점이 이들 3인의 공통점이다. 그러나 이들의 연대가 이번 대선에 별다른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

사실 지난해부터 그는 꾸준히 자신의 ‘대망’을 드러내왔다. 홍 전 회장은 지난해 경희대에서 강연한 내용을 묶은 <꿈꾸는 젊은이, 매력국가의 길>과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습니다>는 에세이 두권의 책을 냈다.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은 지난해 자신의 저서를 통해 ‘홍석현 대망론’을 언급하며 부채질을 했다. 또 그가 회장직을 내놓기 전 중앙일보는 국가 개혁 프로젝트 ‘리셋코리아’를 기획하기도 했다.

그는 <중앙선데이>에 “촛불이 내세운 강력한 메시지가 ‘이게 나라냐’였다면 ‘이게 나라다’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지 않나. 내가 책임감을 느낀 거다.(중략) 촛불혁명이 명예혁명이 되려면 탄핵 이후 새로운 나라가 태어나야 한다. 시스템적으로도 그렇고, 관행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그렇다. 평소 나라 걱정을 너무 많이 하다 보니까 대선 출마설까지 나온 게 아닐까”고 말했다. 모두 지금의 행보와 궤를 같이 한다.

홍 전 회장이 이사로 참여하는 민간 싱크탱크 ‘여시재’까지 그의 대망론과 연관돼 주목받고 있다.

여시재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이사장을,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총괄부원장을 맡고 있는데 참여인사들 대부분 홍 전 회장과 친분이 있는 인물들이다. 물론 여시재는 이러한 시선에 선을 긋고 있다.

이러다보니 홍 전 회장을 둘러싼 ‘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회장직 사퇴 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정운찬 전 국무총리, 김종인 민주당 전 비대위 대표를 잇달아 만나자 “’반문재인 연대’를 구축하는 것 아니냐”부터 참여정부 출신 이광재 전 지사를 연결고리로 ‘문재인-홍석현 연대설’까지, 극과 극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 전 회장이 새 정권의 총리나, 차기를 노린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분명한 건 홍 전 회장의 걸음이 빨라질수록, 그를 향해 제기된 오래된 질문은 끈질기게 발목을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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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9월 30일,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이 보광그룹 탈세사건으로 서초동 대검찰청에 출두하던 순간, 기다리고 있던 중앙일보 기자들이 “홍 사장님, 힘내세요”라고 소리쳤다. 한국 언론사에서 가장 부끄러운 순간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사진 출처: 오마이뉴스)

그가 1999년 보광그룹 탈세 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러 나갈 때 중앙일보 기자 수십명이 “사장님 힘내세요”라고 한 일화는 아직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삼성 X파일 사건 역시 그의 오점이다. 자본-언론-정치 권력의 ‘내부자’로서 살아온 그가 과연 국정 운영의 중요한 역할을 맡아 우리 사회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냐는 질문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제대로 빠져나오지 못한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이 질문은 앞으로도 계속 유효할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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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소진인식의 형성배경
- 언론기사 분석을 중심으로1)

남찬섭 |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민기채 | 한국교통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충권 | 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수정 |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

 

서론

국민연금은 지난 1988년에 시행된 이래 주로 재정안정론에 입각한 제도개편을 하였다. 즉, 1998년 법 개정을 통해 연금급여의 소득대체율을 40년 가입기준 70%에서 60%로 하향조정하고 연금수급연령을 2013년부터 매 5년마다 한 살씩 늦추어 2033년부터 65세가 되게 하는 등 재정안정성을 위해 보장성을 약화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또 2007년 법 개정 때는 소득대체율을 2008년에 50%로 낮추고 그 다음해부터는 매년 0.5%p씩 내려 2028년 이후부터 40%로 낮추는 조치를 취했다. 물론 두 차례의 제도개편에서 적용대상 확대와 최저 가입기간을 15년에서 10년으로 단축, 분할연금 도입, 자동물가연동장치 도입(1998년 개정), 크레딧 제도의 도입, 분할연금 수급요건 완화(2007년 개정) 등 보장성강화를 위한 조치도 있었으나 전반적인 기조는 재정안정론이 지배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재정안정론에 입각한 두 번의 개편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 재정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기금소진론은 여전히 지배적이다. 1997년 국민연금제도개선기획단이 구성되어 추계할 당시 국민연금기금은 2031년에 소진될 것으로 추정되었는데, 그 이후 재정안정론에 입각한 제도개편에 따라 소진시점은 계속 연기되어 2003년의 제1차 장기재정계산 때는 2047년, 2008년 2차 계산 때는 2060년, 2013년 3차 계산 때는 2060년으로 추정되었다. 이번 4차 계산 때는 3차보다 3년 앞당겨진 2057년으로 추정되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기금소진시점이 연기되는 추세이지만 국민들은 기금소진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기금소진인식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다소 독특한 점이 있다. 공적 연금을 운영하면서 큰 규모의 기금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미국, 일본 등 5개국 정도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들 나라들의 연금기금도 재정계산에서는 모두 일정기간 내에 소진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예컨대 미국의 사회보장연금(OASDI)은 부과방식이지만 기금이 GDP의 17% 정도로 거대한데 이 기금도 2015년의 재정계산결과 2034년에 소진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흔히 거론되는 바이긴 하나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공적 연금을 기금을 거의 적립해오지 않았는데 이는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기금이 소진된 상태로 공적 연금을 운영해왔다는 것이다. 예컨대 독일의 경우 1개월 반 정도의 지불준비금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한 외국사례가 국민들의 인식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미국의 사회보장연금은 2034년에 기금소진이 추정되어도 아무도 기금소진을 걱정하지 않지만 우리는 올해의 재정계산결과로 봐도 그보다 23년이나 후에 기

금소진이 예측되는 것이다. 게다가 이것은 그야말로 예측일 뿐이며 증명된 것이 아닌데도 얼마 안가 기금이 소진되고 그러면 연금급여를 못 받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물론 이런 기금소진인식과 재정불안감은 급속한 고령화와 심각한 저출산과 같은 객관적인 근거를 가진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떠한 사회문제라도 중요한 것은 그 사회가 그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하는가에 따라 문제해결의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구문제가 심각하다면 이는 공적 연금의 재정방식이 적립방식이든 부과방식이든 혹은 기여와 급여 간의 관계가 완전히 비례이든 그렇지 않든 문제가 된다. 또 인구문제가 심각하다면 이는 공적 연금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 사회 전체에 해당하는 문제이다. 따라서 공적 연금을 인구문제와 연관하여 접근하는 경우에도 이를 연금기금의 소진이나 연금재정문제라는 좁은 틀로 접근할 수도 있지만 공적 연금을 사회전체의 부양능력의 한 수단으로 보는 넓은 시각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 우리사회는 지금까지 인구문제를 연금기금소진과 재정불안이라는 좁은 시각으로 접근해 온 측면이 더 강하였다.

 

이런 좁은 접근이 강하게 나타난 배경의 하나로 여기서는 국민연금에 대한 언론의 보도태도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장기재정추계는 그야말로 추계일 뿐이며 장기적인 방향을 가늠하려는 참고자료인데도 우리 언론은 이런 사실보다는 기금소진을 선정적으로 보도하고 인구문제와 기금소진을 곧바로 연결시켜 불안을 조장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다. 또 위에서 본 것처럼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은 사실상 기금소진 상태에서 공적 연금을 운영하고 있지만 연금급여 지급에 큰 문제가 없으나 언론은 이런 외국 사례를 통해 사회복지 제도로서의 공적 연금의 의미를 강조하기보다는 재정불안을 조장하는 듯한 보도를 많이 해왔다. 게다가 우리의 경우 두 차례의 연금개편이 이루어진 시점이 공교롭게도 모두 민주정부 집권기였다. 재정안정론에 입각하여 국민연금을 비판적으로 다룬 기사는 민주정부 기간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면서 이것이 정권비판의 수단으로 동원된 측면도 없지 않다. 이하 본문에서는 국민연금 관련 기사의 흐름을 분석하면서 신문사별로 그리고 정권별로 국민연금 관련기사들이 어떤 추이를 보였는가를 살펴본다.

 

분석대상 및 분석방법

여기서 분석대상으로 삼은 것은 6대 일간지에 실린 국민연금 관련 기사이다. 6대 일간지는 보수성향 일간지 4개(조선, 중앙, 동아, 한국)와 진보성향 일간지 2개(경향, 한겨레)이다. 분석대상기사는 김대중 정부 출범일(1998.02.25.)부터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국회 가결일(2016.12.09.)까지의 국민연금 관련 기사이다. 이 기간에 6대 일간지에 국민연금 관련 기사는 모두 20,559건이며 일간지별로 보면 조선 4,535건2), 중앙 2,642건, 동아 3,745건, 한국 2,660건, 경향 3,631건, 한겨레 3,346건이다. 이 글에서는 이 중 3%를 비례층화집락계통 방식에 의해 무작위 추출하여 620건(조선 137건, 중앙 80건, 동아 113건, 한국 80건, 경향 109건, 한겨레 101건)을 분석하였는데, 보수성향 일간지의 기사가 410건이었고 진보성향 일간지 기사가 210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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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기사분석에는 엔비보(NVivo) 10.0 패키지를 활용하여, 발췌 및 코딩, 범주화의 순으로 질적 자료분석을 하였으며, 이에 따라 국민연금 관련 기사가 245개의 의미코딩(nodes)되었다. 이렇게 의미코딩된 기사를 다시 크게 보장성강화론 기사와

재정안정화론 기사 및 기타 기사로 분류하는 한편, 국민연금에 대한 긍정적(신뢰), 부정적(불신), 중립적 기사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기사분류를 키워드별로 보면 보장성강화 기사는 노후소득보장, 비정규직 근로자 및 시간제 노동자 관련 사각지대, 공적 연금강화, 보험료 지원 등의 키워드를 주로 가지고 있고, 재정안정화 기사는 연기금고갈, 연금개혁, 고령화, 보험료 인상 등의 키워드를 주로 가지고 있었다. 또한 국민연금의 신뢰성을 제고하는 성격을 가진 긍정적 기사는 노령연금, 노후소득보장, 의결권행사, 공적 연금강화, 사각지대 해소 등의 키워드를 주로 가지고 있었고, 부정적 기사는 연금개혁, 저출산ㆍ고령

화, 연기금고갈, 보험료 인상, 형평성 등의 키워드를 주로 가지고 있었다. 보장성강화 기사는 긍정적 기사와 그리고 재정안정화 기사는 부정적 기사와 강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분석결과

전체적으로 분석대상기간 동안의 기사에는 보장성강화 또는 재정안정화의 어느 한 쪽으로 분류하기가 어려운 기타 기사가 395건(63.7%)으로 가장 많았다. 기타 기사를 제외하면 재정안정화 기사가 146건(23.5%), 보장성강화 기사가 79건(12.7%)으로 재정안정화 기사가 보장성강화 기사의 거의 2배 분량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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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기타 기사를 제외하면 재정안정화 기사가 지배적이지만 보수매체와 진보매체 간 차이도 상당히 뚜렷하다. 즉, 보수매체의 경우 재정안정화 기사(30.5%)가 보장성강화 기사(10.0%)의 3배인 반면, 진보매체는 그 반대로 보장성강화 기사(18.1%)가 재정안정화 기사(10.0%)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표 1-2> 참조). 또한 정권별 기사의 차이도 상당히 뚜렷하여 민주정부 기간에는 재정안정화 기사가 33.9%로 보수정부 기간의 재정안정화 기사 16.5%의 2배 가량에 이른다(<표1-3> 및 <그림 1-1>, <그림 1-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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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기사와 부정적 기사의 추이를 보면, 전체적으로 국민연금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거나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을 부추기는 뉘앙스의 기사가 더 많으며(51.8%) 중립적 기사도 상당한 비중(32.6%)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신문사별 차이가 다소 있는데, 대체로 보수신문들은 부정적 기사(56.8%)가 많은 반면 진보성향 매체들은 중립적 기사(41.%)가 많은 특징을 보인다. 진보성향 매체들의 경우 부정적 기사(41.9%)가 보수매체보다는 적지만 절대적 비중으로는 결코 낮다고 할 수 없다(<표 1-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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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별로 긍정적 기사 및 부정적 기사의 추이를 보면 민주정부 기간에 부정적 기사(64.5%)가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긍정적 기사는 민주정부 기간에 8.8%였으나 보수정부 기간에는 20.3%로 증가하였다(<표 1-5> 및 <그림1-3>, <그림 1-4> 참조). 이러한 추이는 연도별 긍정적 기사 및 부정적 기사의 추이에서도 나타나는데 다만, 2013년 이후 부정적 기사가 증가한 것은 기초연금 실시 및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하여 공적 연금에 대한 부정적 기사가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까지 국민연금관련기사들을 보장성강화 대 재정안정화 기사라는 프레임별 분류 및 긍정 대 부정 기사라는 긍정ㆍ부정별 분류로 살펴보았는데 이제 이 두 분류를 교차해보자. 이들을 교차하면 재정안정화 기사의 81.5%는 국민연금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기사들로 나타났다. 이는 앞에서 키워드로 기사를 분류할 때 두 분류 간에 상관관계가 상당히 높았다는 점에서도 일정정도 예견할 수 있는 것이다. 보장성 강화 기사는 긍정적 기사(55.7%)가 상대적으로 많으며 중립적 기사의 비중(19.0%)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표 1-6>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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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별 분류와 긍정ㆍ부정별 분류를 교차하면 모두 9개의 조합이 나오는데, 이 중 보장성강화 및 재정안정화와 긍정 및 부정의 조합만 뽑아 이를 정권별로 나타내면 <그림 1-5>와 같다. 이에 의하면 민주정부 기간에 재정안정화 프레임에 기초한 부정적 기사(재정/부정)가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보수정부 기간에는 이런 기사의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보장성강화 프레임에 기초한 긍정적 기사의 비중이 민주정부 기간에는 낮아서 특히 노무현 정부 기간에는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나기까지 하지만 보수정부 기간에는 이런 기사가 제법 증가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이런 기사추이에서 우리는 어떤 사실을 알 수 있는가?

 

첫째로, 우리나라에서 두 차례 진행된 연금개편에서 언론은 주로 재정안정화 프레임에 입각한 보도에 치중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둘째로 두 차례 진행된 연금개편에서 언론은 국민연금에 대해 재정안정화 프레임에 기초한 부정적 기사를 더 많이 보도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보수정부 기간에 연금개편 이슈가 잦아들면서 재정안정화에 입각한 부정적 기사가 줄어들고 그와 동시에 보장성강화 프레임에 입각한 긍정적 기사가 늘어난 데서도 알 수 있다. 앞에서 국민

연금에 대한 부정적 기사와 재정안정화 기사는 주로 보수언론들에서 많이 보도하였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이와 같은 언론의 보도행태는 언론들이 연금개편을 재정안정화 프레임으로 접근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런 재정안정화 프레임으로 정권 특히

민주정부를 비판하는 수단으로도 활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한다.

 

이러한 보도태도는 기사들의 키워드(의미코딩)를 살펴보아도 드러난다. 앞서 본 것처럼 보장성강화 기사의 키워드로는 노후소득보장, 사각지대 해소, 공적 연금 강화, 보험료지원 등이 높은 빈도를 보였고, 재정안정화 기사의 키워드로는 연기금고갈,

연금개혁, 고령화, 보험료 인상 등이 높은 빈도를 보였다. 그리고 국민연금에 대한 긍정적 기사의 키워드는 노령연금, 노후소득보장, 의결권행사, 공적 연금 강화, 비정규직 근로자 및 시간제 노동자 관련 연금확대 등이 주를 이루었고, 부정적 기사의

키워드는 연금개혁, 저출산ㆍ고령화, 연기금고갈, 보험료 인상, 형평성 등이 주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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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는 신문사별로도 차이가 있었다(<표1-7> 참조). 즉, 한겨레ㆍ경향의 경우는 노후소득, 노령연금, 비정규직, 의결권 행사, 공적 연금등이 주된 키워드인데 비해, 조선ㆍ중앙ㆍ동아의 경우는 연금개혁, 연기금고갈, 고령화, 기금운용 등의 내용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또한 의미코딩에 의한 키워드는 정권별로도 차이가 있었다(<표1-8> 참조). 즉, 김대중 정부의 경우 형평성, 연기금투자, 보험료 인상 등이 주요한 화두였던데 비해 노무현 정부 시기에는 고령화, 연금개혁, 노후소득보장 등이 주를 이루었다. 한편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의결권행사, 연금고갈 등의 이슈가 기존 논의와 함께 주요하게 등장하였고,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는 연금개혁이 중요한 이슈로 크게 부상하였는데, 이는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시기에 추진된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인한 것이다.

 

결론 및 함의

본문에서 본 것처럼 분석대상 기간의 신문기사들은 전체적으로 재정안정화나 보장성강화의 어느 한 쪽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기타 기사가 가장 많았으나 그 외의 기사에서는 재정안정화 기사가 보장성강화 기사의 거의 2배 분량에 달했다. 또한 국민연금에 대한 긍정ㆍ부정 기사 분류에서는 부정적 기사가 절반을 넘는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신문사별 차이도 있었다. 진보성향 신문사들에 비해 보수성향의 신문사들이 재정안정화 기사와 부정적 기사를 더 많이 보도하는 경향을 보였다. 정권별 보도행태에도 차이가 있어서 연금개혁이 화두가 되었던 민주정부 기간에 재정안정화 프레임에 입각한 부정적 기사가 상당히 집중적으로 나타났으며 보수정부 집권기에는 긍정적 기사가 상대적으로 많이 보도된 것으로 나타났다. 키워드로 보았을 때에도 보수신문들에서는 연금개혁과 연기금고갈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진보신문들에서는 노후소득보장, 비정규직 등 사각지대, 의결권 행사 등이 좀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들을 종합하면 그간 언론들 스스로가 국민연금을 사회복지 제도라는 프레임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재정안정화 프레임에 갇혀 접근해왔다고 볼 수 있으며 이것이 언론기사의 키워드에서 기금고갈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 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경향이 진보신문보다 보수신문에서 훨씬 더 강하게 나타났고 연금개편이 추진된 민주정부 기간에 집중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보수언론들은 연금개편을 재정안정화 프레임에 입각토록 여론을 형성하고 더 나아가 재정안정화 프레임으로 민주정부를 비판하는 데에도 노력하지 않았던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최근 제4차 장기재정계산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와 함께 이 글에서 분석한 바 재정안정화 프레임에 입각하여 국민연금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보도 행태들이 또 다시 재현되는 것 같다. 특히 이런 보도행태가 보수언론에서 과거보다 훨씬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 같다. 물론 저출산ㆍ고령화로 인한 인구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개혁은 필요하고 또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서론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인구문제는 국민연금만의 문제가 아니며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이다. 이를 국민연금의 재정안정화라는 프레임으로만 접근하려는 태도 자체가 지속가능하지 않은 접근이다. 인구문제를 앞두고 중요한 개혁을 해야 하는 국민연금을 두고서 재정안정화 프레임으로만 이를 몰고 간다든지, 나아가 국민연금을 부정적으로 묘사하여 국민을 겁박한다든지, 그리고 이러한 국민의 불안을 정권비판의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면 이는 결코 국민연금의 개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진보신문들도 재정안정화 프레임에서 벗어난 보도를 하려는 노력을 과거보다 더 많이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많이 성장한 대안매체들도 새로운 시각으로 국민연금을 바라보는 시도를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노력들이 함께 어우러져 우리의 공적 자산으로서의 국민연금을 건전하게 지켜나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고령화에 슬기롭게 대비하게끔, 우리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개혁하고 그와 함께 국민연금도 개혁해나가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희망해

본다.


1) 이 글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의 ‘국민연금 기금소진론 형성배경과 극복방안 연구’ 연구용역(연구책임: 남찬섭)에서 행한 신문기사의 중간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이후 최종적인 분석이 추가로 진행될 예정이다. 추가분석으로 결과 경향성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지만 세부수치에는 약간의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밝혀둔다.

2) 조선일보의 경우 ‘국민연금’의 한 단어로 검색하더라도 한 기사 내 ‘국민’과 ‘연금’의 단어가 포함되어 있으면 국민연금 기사로 간주하여 검색결과를 도출함으로써 모수 추정에 어려움이 있어 본문의 수치가 정확한 모수라 보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

토, 2018/09/0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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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자 미행정부와 일부 언론들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을 비난하는 글과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CIA와 국방성 산하 민간 업체가 제공한 엉터리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아래 소개하는 칼럼처럼 미국의 패권주의와 호전성을 비판해온 글로벌 리서치는 대안 언론인 The Umz Review 기사를 소개하면서 미국내 조작과 허위선전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폼페이오와 볼턴이 중심이 되어 온갖 조작과 협박과 허위 언론을 통하여 베네주엘라 마두로 정권을 전복하려는 시도가 점차 밝혀지고 있듯이, 하노이 이후 북한에 대한 미국 네오콘들의 음모가 밝혀지길 기대한다.


여기 미국 언론이 북한에 대해 한 거짓말 중 가장 주요한 6가지가 있다:

1. 트럼프가 제재 완화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북한이 하노이에서의 협상을 끝냈다?

이는 하노이에서 있었던 일이 전혀 아니다. 김정은은 모든 장거리 로켓실험과 핵실험을 멈추고 영변의 “핵시설들을 모두 해체하겠다”는 조건으로 북한인민을 대상으로 한 제재를 일부 완화하자는 내용의 진지한 제안을 했다.

김정은의 제안에 타협이나 협상의 여지가 없었던 것도 아니며, 이는 협상에 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예측 가능한 논의의 시작점이었다. 하지만 트럼프의 협상팀은 김정은의 제안을 전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신에 강성 네오콘인 존 볼턴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트럼프의 협상팀은 북한의 생화학무기 제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폐기에 추가적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포함하여, “싫으면 그만 두라”는 식의 최후통첩을 내놓았다. 볼턴은 이러한 포괄적 타결안이 적용되고 미국측의 검증단이 사실을 확인하기 전까지 제재 완화는 일체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뜬금없는 요구사항들은 이전 논의 단계에서 언급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합의문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바 없다. 이러한 요구들은 정상회담을 망치고 어떠한 합의도 이루어 질 수 없도록 하려는 분명한 의도를 지니고 급조된 것이다.

 

2. 트럼프 행정부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합의사항을 존중하였는가?

아니다. 2018년 6월 12일,트럼프 대통령은 다음과 같은 사항에 동의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 미국과 북한은 평화와 번영을 희망하는 두 나라 국민들의 의지에 따라 새로운 미-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한다.
  • 미국과 북한은 유지 가능하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한반도에 안착시키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해 나간다.
  • 2018년 4월 27일에 있었던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며,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
  • 북한과 미국은 포로/실종자 유해를 회수하기 위해 노력하며, 이미 신원이 식별된 유해들은 즉각 본국으로 송환한다.

김정은은 미-북 관계의 정상화를 위해 선의적 이행 단계들을 밟았지만 (여기엔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실험 중지, 핵 실험장 파괴, 55명의 한국전 미군 전사자 송환, DMZ 내 지뢰 제거, 남측과의 적극적인 문화와 경제 교류 참여가 포함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을 침공하고 북한 정부를 붕괴 시키는 과정을 연습하던 대규모 도발적 군사훈련을 중지시키는 것 말고는 한 일이 전혀 없었다. 트럼프는 한반도의 “안정적 평화 체제 정착”과 관계 정상화를 위해 한 일이 전혀 없는 것이다.

또한 미국은 수 주전에 싱가포르 협정을 위반하고 “동맹연습”이라는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서방 언론들이 해당 훈련을 애써 묵인하는 사이, 북한의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해당 훈련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행위” 라며 맹비난하였다.

 

3. 김정은은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 완화가 있기 전에 탄도미사일과 핵무기를 폐기하는 데에 동의했나?

일말의 여지도 없이 아니다. 2018년 9월 18일 김정은은 평양에서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두 지도자는 “군사적 적대행위 중지,” 경제적, 인도적, 그리고 문화적 협력 확대, 한반도 비핵화 추구에 협의하였다.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파기를 약속했고 (이는 실제로 이루어졌다), 그에 더해 영변 핵시설 폐기 같은 추가적인 절차를 밟아 나가기로 하였다. 하지만 이는 미국이 “싱가포르 공동선언에 의거하여 반드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때”만 가능한 이야기였다.

 “All Take, No Give”로는 북한을 상대할 수 없다.

비핵화 협의는 미국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포기한다는 말이 절대 아니다. 북한은 양측이 상응한 행동조치를 취하며 신뢰를 쌓길 바랐던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제재를 강화시키며 평양의 불신만 키웠다..”

비핵화와 관련된 평양의 모든 합의들은 관계 계선과 “항구적 평화 체제”의 구축 이후로 이어지는 점진적인 핵무장 해체를 암시했다.

 

4. 트럼프 행정부는 싱가포르에서 결론 낸 것과 비슷하게 “단계적” 혹은 점진적인 핵무장 해체에 동의했는가?

그렇다. 2019년 1월 31일, 대북 특사 스티븐 비건은 미행정부가 단계적으로 움직여 비핵화를 끝마칠 용의가 있으며, 동시에 한국의 평화를 위해 노력할 뜻도 있음을 밝혔다. 또한 그는 미 행정부가 북한의 핵물질 신고를 연기하게 해 줄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비건이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했던 말들을 발췌한 부분이다.

“우리는 북한의 담당자들과 소통해왔고, 지난 여름 싱가포르에서 대통령과 위원장이 만들어낸 공동성명서에 명시된 노력들과 더불어 비핵화를 진행할 준비가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비건의 이 같은 말은 2019년 1월에 나온 것이다. 하지만 불과 두 달 뒤, 2019년 3월 7일, 미 국무부는 비건의 발언에 정면으로 반대되는 성명을 내놓았다. 성명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행정부 내의 누구도 단계적 접근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예상하고 있는 모든 경우를 통틀어서, 우리의 기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다른 단계들의 선행 조건으로써 우선되는 것입니다 (미 국무부)”.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트럼프가 고의적으로 본인의 행정부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김정은이 오해하도록 만들었는가? 혹은 그저 시간이 흐르면서 트럼프의 입장이 강경해졌을 뿐인가? 대부분의 협상이란 일방통행으로 이루어 지지 않는다. 협상이란 “내가 원하는 걸 다 주면 제재를 완화시켜 줄 수도 있다”는 식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럼프와 강경파 보좌관들이 원하는 것은 굴복이다. 평양이 미국의 지배자들에게 완벽하고 무조건적으로 항복하길 원하는 것이다. 이런 전략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5. 트럼프 행정부는 남한에서의 합동훈련 취소에 대해 거짓말을 했는가?

그렇다. 하지만 미국의 대변인은 이러한 위반사항을 최대한 감추기 위해 해당 훈련들이 본래 계획보다 크게 “축소”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애초에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당연하게, 북한의 국영 방송은 분노에 차 이렇게 이야기했다:

“적대관계 해소와 군사적 긴장완화를 확약한 조미공동성명과 북남선언들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온 겨레와 국제사회의 지향과 염원에 대한 정면도전이다.”

 

6. 김정은은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노력들을 모두 져버릴 계획으로 탄도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려 하며, 미사일 실험 시설 재건은 이를 위한 포석인가?

아니다. 김정은이 이전 합의들을 어기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최근의 이 이야기들은 정교하게 준비되고 많은 자금지원을 투입한 심리전 작전의 일환이다. 미국인들에게 김정은은 믿을 수 없는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의도이다. 몇몇 기사들은 행정부가 미래의 협상을 고려조차 할 수 없도록 핵 학살의 망령을 들먹이고 있다. 이러한 선전은 미국인들 대부분이 김정은이 미디어에서 다뤄지는 것처럼 “잔혹한 독재자”라는 사실을 믿고 싶어한다는 점 덕에 크게 성공하고 있다 (이들은 김정은이 워싱턴의 만족할 줄 모르는 호전성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아 한다). 하지만 주류언론을 비판하는 대안미디어(The Unz Review)는 최근의 가짜 뉴스에 대한 수준급의 연구와 분석을 실행했다. (김정은의 “미사일 실험시설”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래의 내용은 해당 언론사가 “언론들이 소해(Sohae)발사장의 건설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제목을 붙인 기사의 일부이다.

2019년 3월 8일 NPR과 NBC 뉴스는 북한이 산음동의 발사기지에서 위성 발사 혹은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는 주장과 함께, 국방부와 연줄이 닿아있는 민간 기업에서 촬영한 위성 사진을 근거로 내놓았다. 해당 기사는 놀라운 내용임과 동시에, 여론을 호도하는 주장들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해당 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기사에서 언급했던 활동은 전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복)북한의 시설을 찍은 저해상도 사진 몇 장에 얼마간 움직인 사실이 없는 녹슨 차량 몇 대가 찍혔다고 해서 해당 시설에 움직임이 있다고는 절대 말 할 수 없다…”

NPR이 확보한 위성사진의 출처는 CIA와 국방성의 하도급 업체에서 제공된 것이다.

“북한과의 협상을 중단시키려는 정보기관과 방산 사업자들의 개입이 있다고 해서, 근거가 부실한 NP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은 아니다. NPR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실재적인 사실은 단 하나도 없다…”

산음동 기지의 위성사진엔 미사일이 발사되기 직전이라는 징후가 하나도 포착되지 않는다.

NPR의 주장은 해당 사진에 시설 주변의 “차량 활동”이 담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진을 자세히 보면 해당 “활동”들의 실상은 멈춰있는 차량 몇 대 뿐이며, 소형 트럭 한 대와 대형 트럭 한 대가 강철 구조물을 쌓아둔 곳 옆에 주차되어있을 뿐이다. 이러한 장면은 구글맵으로 활동이 없는 공사장을 찾아보면 흔히 볼 수 있으며, 일반인들도 이러한 장면을 찾기가 특별히 어렵지 않다.

NBC 뉴스는 이번 일로 북한 이슈에 대한 언론의 공정성을 상실해 버렸다.

NBC 뉴스가 북한의 소해 위성발사 기지를 찍은 위성 사진의 성격을 의도적으로 와전시키는 편향된 분석들을 기사에 담았다는 사실은 언론의 공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한다. 그들이 정보기관의 하도급 업자와 방산업체에서 얻어낸 소스를 “민간” 자료라고 주장했다는 사실 하나로,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 이후 나오고 있는 북한에 대한 이야기들로 시민들과 트럼프 대통령을 현혹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나온 것이 아니냐는 확신을 가지게 한다. 이는 평화와 경제적인 기회라는 잠재적 가능성을 약화시켜, 긴장을 유지하고 몇몇 특수 이익집단의 이익을 유지하려는 한심한 노력이다.

“언론이 소해 발사 기지 건설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대안 언론의 기사들은 훌륭한 보도이며 전문을 읽을 가치가 있지만, 여기서 발췌를 멈추도록 한다.

요점은 이렇다. 트럼프 행정부는 의도적으로 하노이 회담을 방해했고, 싱가포르 회담의 합의사항을 준수하지 않았으며, 한미 연합훈련 종결에 대해 거짓말을 했으며, “단계적 비핵화”를 약속한 특사의 말을 180도 뒤집었고, 또한 미-북 관계를 정상화하거나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도 일체 없었다. 거기에 더 해서, 관제 언론들은 또 한 번의 거대한 허위정보 캠페인을 벌이며 제재 강화와 추가적인 도발 그리고 끝없는 전쟁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내려고 하고 있다.

본 기사의 내용은 대안언론 The Unz Review에서 작성되었습니다.

 

Mike Whitney(마이크 휘트니)

글로벌 리서치의 주요 기고가

금, 2019/03/1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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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총선시민네트워크(총선넷) 공천부적격자 1차 명단 발표에 대한 김용판 후보와 중앙일보의 비판 유감!

‘총선넷 해체하라’는 김용판 예비후보, 부끄러움을 안다면 사퇴해야
총선넷이 편향, 선동적이라는 중앙일보, 부적격 후보들에 침묵하면서 총선넷만 비판...부적격 후보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이 두려운가?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이하 “2016총선넷”)가 지난 3월 3일 발표한 1차 공천부적격자 명단(총 9인/3.15일 2차 공천부적격자 명단 발표 예정)과 관련하여, 김용판 예비후보(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대구 달서을 예비후보)는 “야당의 정치적 공세로 억울하게 재판받고 무죄를 선고받은 본인을 공천부적격자 명단에 넣은 것을 보면 총선넷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세력이 분명하다”라고 주장하며 “총선넷은 즉각 사죄하고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또, 중앙일보는 3월 3일자 사설에서 “여당이 8명이고 1명이 더민주”라는 점을 들어, “정당과 이념에서 지나친 편향을 드러내고 있는 데다 선정 기준 자체가 보편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라고 주장하며, 총선넷을 선거판을 혼탁하게 만드는 “선동적인 단체”라고 비난하였다. 2016총선넷은 김용판 예비후보와 중앙일보의 총선넷에 대한 비판이야말로 전혀 근거가 없고,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김용판 예비후보는 지난 2012년 대선 직전 발생한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과정에서 수사를 지휘하는 경찰청장으로 국가정보원의 선거개입 관련 사실을 파악하고도 중간수사결과에서 이를 누락한 채 “디지털증거분석 결과 문재인, 박근혜 후보에 대한지지, 비방 댓글은 발견되지 않음”이라는 내용으로 대통령 선거일 3일전인 12. 16. 밤 11시에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다음날 아침 9시에 언론브리핑을 하도록 하여, 대통령 선거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사람이다. 비록 법원에서 직접적인 “수사방해의 죄”(직권남용 등)와 관련해서는 증거불충분 등으로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법원 판결문에서도 ‘김 예비후보가 국가정보원 직원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댓글 작업에 이용한 아이디와 닉네임이 기재된 메모장 파일을 발견한 사실을 보고받고도 대통령 선거 직전에 혐의사실 관련 내용이 발견되지 못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언론브리핑을 하도록 지시한 사실은 인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해당 재판부는 ‘보도자료 배포(대선 3일 전 밤 11시 마지막 대선후보 TV토론 직후) 및 언론 브리핑(대선 2일 전)의 시기’가 최선이었는지는 의문이라는 지적까지 했다. 더 나아가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수사발표는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라고 판시까지 했다. 

 

이처럼 김용판 예비 후보는 국가정보원의 댓글 공작 사건의 수사책임자로, 잘못된 중간수사결과를 선거 직전 무리하게 발표하여 당시 여당의 박근혜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고, 대통령 선거결과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쳤으면서도 이에 대하여 어떠한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 또, 관련한 국회 국정조사에서 증인선서마저 거부하여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무시하는 행동을 한 바 있다. 이러한 분명한 사실관계는 유권자들이 김용판 예비후보에 대하여 응당 알아야 할 정보이고,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만으로도 김용판 후보는 선출직 고위공직자나 국민의 대표자로서 자격이나 자질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 명백하다. 법원의 수사방해 죄에 대한 무죄판결이 엄정한 정치적 중립을 지켰어야 할 공직자였던 김용판 예비후보가 대통령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없었던 일로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김용판 예비후보가 부끄러움을 안다면 총선넷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공직자로서 중립을 지키지 못한 과오에 대하여 반성하고 후보에서 사퇴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또한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공천부적격자의 소속 정당의 숫자상 불균형 문제를 들어 총선넷을 편향되고 선동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공천부적격자에 대한 정보를 유권자와 정당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2016총선넷의 목적이며, 공천부적격자인지 여부는 사유와 근거에 따라 엄정하게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지, 정당별로 공천부적격자의 숫자를 억지로 맞출 일은 아니다. 총선넷은 각 부문, 의제, 지역별 연대기구와 단체들이 발표한 낙천촉구 명단과 시민들의 공천부적격자 신고 결과를 종합하고 부적격 사유가 분명하거나 국민의 대표자로서의 자질과 자격에 명백한 문제가 있는 인물들을 공천부적격자로 선정하였으며, 앞으로도 엄격한 기준에 따라 공천부적격자를 선정하고 알릴 것이다. 국민의 대표자가 되기에 자질과 자격에 명백한 문제가 있는 후보자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돕는 것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선거를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공간으로 만드는 일일 것이다. 또,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이 있다. 잘못된 정책을 주도한 사람들에 대한 책임을 물을 때, 그 책임자가 주로 집권여당에서 나오는 것은 당연하고 정당하다. 출마 정당을 고려해 공천부적격자 숫자를 억지로 맞추는 것이야말로 균형을 상실하는 것이다.

 

중앙일보에 묻는다. 중앙일보는 유권자들에게 후보자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 총선넷 등 유권자단체의 활동을 비난하는 중앙일보의 사설이야 말로 편향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정당별 공천부적격자 숫자를 근거로 총선넷의 활동을 ‘선거판을 혼탁’하게 한다며 비난 할 것이 아니라, 총선넷의 어떤 선정 기준이 ‘보편성’을 확보하지 못했는지, 어떤 후보자에 대한 선정이 잘못된 것인지 구체적으로 비판해야 할 것이다. 엉뚱한 논리로 유권자운동을 폄훼하는 것이야말로 ‘선거판을 혼탁’하게 하는 ‘반 국민적’ 행위임을 중앙일보는 알아야 할 것이다. 또한, 중앙일보는 공당(公黨)으로서 정당이 진행하는 공천(公薦) 과정에서 유권자단체들이 공적(公的)으로 참여하고 비판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답해야 할 것이다.

 

 

 

월, 2016/03/0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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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의뢰인들

지난 5월 3일, 서울 응암동에 있는 민간 정보업체 ‘라이언폭스 컨설팅’ 사무실에 남자 두 명이 찾아왔다. ‘라이언 폭스 컨설팅’은 미국과 관련된 정보 조사를 대행해주는 업체로, 미국 현지의 민간 조사관, 즉 사설 탐정들을 통해 의뢰인이 요구하는 다양한 정보를 조사한다.

이 회사를 찾아온 사람들은 장 모 씨와 그의 상관으로 보이는 또 다른 사람이었다. 이들은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교포 재력가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 부회장을 지냈던 조중건씨와 그 부인 이영학 씨에 대한 정보 조사를 의뢰했다. 조중건 씨는 대한항공 창업주인 고 조중훈씨의 동생이다. 이들이 조사를 의뢰한 정보는 조중건, 이영학 부부의 미국 내 금융 자산 및 부동산 보유 내역과 세금 납부 내역, 그리고 이 부부가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한 페이퍼 컴퍼니의 재무 제표 등이었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에 재벌가에 대한 조사 의뢰가 들어온 것은 처음이었다.

처음있는 일이라 이 정보가 왜 필요한 것인지 묻자, 이들은 “우리도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라며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돈은 충분하니 제대로 된 정보만 조사해달라”고 부탁했다. 이들은 계약서 작성을 마치자마자 검은 가방에서 5만원 권 뭉치를 꺼내더니 현금 865만 원을 세어 곧바로 지급했다. 영수증을 발급하려하자 “필요없다”며 거절했다. 거액의 정보 자문료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고 한다.

▲ 다른 신분을 사칭한 국세청 직원과 ‘라이언폭스’ 측이 맺은 정보자문계약서

▲ 다른 신분을 사칭한 국세청 직원과 ‘라이언폭스’ 측이 맺은 정보자문계약서

한 달 뒤인 6월 3일, ‘라이언폭스 컨설팅’은 의뢰받은 내용 가운데 조사가 가능했던 항목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의뢰인들에게 건네주었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불법 정보 조사 종용

한 차례의 거래를 마치고 난 뒤, 이 의뢰인들은 또 다른 조사를 요구했다.이번의 조사 대상은 00그룹의 모 회장. 이번 의뢰는 훨씬 더 구체적이었다.그 회장이 갖고 있는 특정 금융회사 계좌의 잔액과 거래 내역 등을 조사해 달라는 것.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금융정보 조회 화면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나 금융회사에서 직접 발급한 서류를 확보해달라는 요구까지 덧붙였다.

문제는 이 같은 행위가 미국 현지법상 불법이라는 것이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에 따르면, 조중건 씨 부부에 대한 의뢰 건처럼 금융 계좌 전체의 잔액을 조사하는 것은 미국에서 불법도 합법도 아닌 이른바 ‘회색 지대’의 영역에 있는 업무라서 조사관의 능력에 따라 가능한 일이지만, 특정 계좌의 잔액과 거래 내역을 조사하거나 촬영하는 것은 미국의 금융정보 보호법인 Fair Credit Reporting Act 와 개인정보 보호법인 Grann-Leach-Bliley Act 에 저촉되는 사항이라고 한다. ‘라이언폭스 컨설팅’ 은 의뢰 내용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설명한 뒤 의뢰 내용을 수정해달라고 여러차례 요구했지만 이들은 반복적으로 불법 조사를 종용했다. 양측의 입장 차이로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알고보니 국세청 직원들..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신분 노출

그런데 우연한 계기로 이 수상한 의뢰인들의 신분이 드러났다. 스스로 ‘재일 교포 재력가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했던 의뢰인들은 바로 국세청 역외탈세 담당관실의 직원이었다. 이들은 처음부터 자신들의 전화 번호조차 알려주지 않는 등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해 나름 애를 썼으나 어처구니없게도 술자리에서 가방을 잃어버린 뒤 그 가방을 되찾기 위해 ‘라이언폭스 컨설팅’ 측에 전화를 거는 과정에서 자신의 전화번호를 노출했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은 안 그래도 수상했던 차라 확보된 전화번호를 토대로 SNS 등을 조사해보니 의뢰인 가운데 한 명이 국세청 역외탈세 담당관실의 7급 직원 장 모씨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장 모 씨는 의뢰 당시 가명이 적힌 명함을 건넸으며 계약서에도 가명을 적었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은 이에 대해 “신분을 숨긴 채 가명으로 정보 조사를 의뢰한 것은 사문서 위조에 해당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국가 기관인 국세청 직원들이 민간 업체에 반복적으로 불법 정보 조사를 종용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은 지난 8월 11일 장 모씨를 통해 국세청의 사과와 관련자들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으나 국세청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 신분을 숨긴 국세청 직원 장 모씨가 소지하고 있던 정부 세종청사 출입증

▲ 신분을 숨긴 국세청 직원 장 모씨가 소지하고 있던 정부 세종청사 출입증

국세청 담당자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정보 활동을 하면서 신분을 노출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사문서 위조 혐의의 경우 국가기관의 정당한 활동에 대해서는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정보 활동의 개별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무능한.. 너무나 무능한

국세청 역외탈세 담당관실은 역외 조세도피와의 전쟁의 최전선에 있는 조직이다. 지능적 조세 도피범들에 맞서 거대한 규모의 역외 탈세를 추적해 징수해야 하는 책무를 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적극적으로 재벌들의 해외 재산 규모를 파악하려고 했던 노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국세청 역외탈세 담당관실의 수준과 윤리 의식은 우려를 자아낸다.

첫째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미국 현지의 계좌 정보를 국내의 민간 정보 업체에 의뢰했다는 점이다. 국세청은 해외 탈세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10개국에 21명의 세정요원을 파견해 운용하고 있다. (2014년 기준) 국세청은 해외 파견 세정 요원의 숫자를 2011년 9명에서 2012년 14명, 2013년 16명, 2014년 21명으로 꾸준히 늘려왔다. 미국에도 2명의 세정요원이 파견되어 있다. 이들의 현지 체류비와 정보 조사비는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국세청은 왜 이들을 활용하지 않고 국내의 민간 정보 업체에 수백만 원의 비용을 지불했을까? 특히 신분까지 속여야 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업무임을 감안하면 더욱 의아하다.

지난 2014년 12월에 발표된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감사원이 해외 세정요원 21명 가운데 16명의 토익 점수를 확인한 결과 평균 점수가 585점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 정도의 영어 실력으로 미국에서 원활한 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은닉재산을 조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감사원의 감사 결과 2013년 1년 동안 해외 세정요원들이 수집한 역외탈세혐의 정보는 19건에 불과했고, 그나마 이 가운데 실제 세금추징에 활용된 양질의 정보는 5건 밖에 되지 않았다.

둘째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민간 정보 업체에 불법 조사를 종용한 것에서 드러난 국세청의 무지다. 국세청이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도 강요했다면 범죄 교사에 해당하는 행위다. 그게 아니라면, 국세청은 자신이 의뢰한 조사 활동이 미국에서 불법이라는 것을 몰랐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 2011년에 설립돼 5년 동안 수백, 수천 건의 역외 탈세 조사를 수행해왔을 국세청이 미국에서의 금융 계좌 조사 가운데 어디까지가 불법인지 정말 모르고 있었다면, 개탄할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는, “정보 활동이기 때문에 신분을 숨기는 것은 당연하다” 면서도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신분을 노출하고만 국세청 직원의 무능과 무사안일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명색이 ‘정보활동 요원’이라는 사람이 술자리에서 가방을 잃어버리고, 그 가방을 되찾기 위해 그동안 철저히 숨겨왔던 전화 번호를 노출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한 편의 촌극에 가깝다. 더구나 정보원에게 ‘술을 마시자’고 먼저 요구한 것은 해당 직원이었다고 한다. 영수증 처리가 필요 없는 특수활동비를 지출하고 난 뒤 그 대가로 접대를 요구한 셈이다.

1시간 만에 기사 삭제한 <중앙일보>

지난 19일 오후 1시 49분, 중앙일보 온라인 판에 이번 사건을 다룬 기사가 나갔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의 제보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불과 한 시간 뒤 기사가 사라졌다. 문제의 기사를 작성한 중앙일보 기자는 “기사가 나간 뒤 국세청 직원들이 회사를 찾아왔다”며 “기사 때문에 외교 마찰이 있을 수 있고 그에 따라 결과적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정보 요원들의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국세청의 항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게재 1시간 만에 삭제된 중앙일보 기사

▲ 게재 1시간 만에 삭제된 중앙일보 기사

‘라이언폭스’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한 보도자료를 여러 언론사에 보냈다. 그러나 기사화된 것은 중앙일보 한 곳 뿐이었고, 그마저 한 시간 만에 삭제되었다. JTBC의 경우 ‘라이언폭스’ 측을 인터뷰하기까지 했지만 결국 방송이 나가지는 않았다.

국세청은 ‘세무조사’라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기관이다. 그 힘은 일반 기업들에게는 절대적인 두려움의 대상이고 경우에 따라 언론사들마저 위축시킬 수 있다. 중앙일보의 기사 삭제나 다른 언론들의 침묵이 그 힘을 두려워한 결과는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화, 2016/08/2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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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발전소와 후마니타스가 출간한 <양손잡이 민주주의>가 나온지 일주일 가량 지나고 있습니다.

최근의 시국과도 맞물려 <양손잡이 민주주의>를 여러 언론들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해당 기사들을 함께 읽고, 또 주변에도 많이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프레시안 : 최장집 “박근혜 탄핵되면 촛불의 명예혁명” 

중앙일보 : “한국에 양손잡이 민주화 등장, 의회중심제 가능해졌다”

한겨레 :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가 함께 만드는 민주주의

한국일보 : 온건 보수, 온건 진보의 상생을 꿈꾼다

금, 2017/02/2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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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청와대 캐비넷 문건’을 통해 박근혜 정부가 ‘아스팔트 우파’를 조직적으로 지원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국가보훈처가 부처 홍보비를 극우보수 매체에 몰아준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결과 확인됐다. 보훈처는 심지어 이전 집권당이던 새누리당 기관지에도 국민 세금으로 홍보비를 집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뉴스타파는 이학영의원실(더불어민주당)을 통해 국가보훈처의 지난 5년 간 홍보비 집행내역을 입수해 분석했다. 국가보훈처로부터 홍보비를 많이 받은 상위 5개 매체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문화일보, <오늘의 한국>, 중앙일보 순으로 나타났다.

압도적 1위를 기록한 동아일보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부터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7년 3월까지 매년 국가보훈처 홍보비를 타냈다. 6건에 총 7천 7백만원이었다.

조선일보에는 같은 기간 3건에 3천 2백만 원의 보훈처 홍보비가 집행됐다. 조선미디어그룹의 자회사인 조선영상비전이 2013년 ‘정전60주년 특집다큐’를 만든다며 국가보훈처로부터 받은 홍보비 1천 5백만 원은 제외한 액수다. 문화일보에는 3건에 1천 7백만 원, 중앙일보에는 2건에 1천 4백만 원의 홍보비가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훈처로부터 모두 5건에, 천 5백 만원의 홍보비를 따내 유수의 신문, 잡지를 제치고 보훈처 홍보비 랭킹 4위를 기록한 <오늘의 한국>은 극우논객 지만원 씨가 회장으로 있는 잡지다. 보훈처는 심지어 새누리당 중앙위원회가 발행하는 기관지 <새누리비전>에도 호국보훈의 달 광고비 6백만 원을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한겨레와 경향신문에는 2016년 3월 ‘서해 수호의 날’ 광고비로 각각 2백 2십만 원씩 집행된 것이 전부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올 3월까지 국가보훈처가 신문, 잡지 등 인쇄매체에 집행한 홍보비 내역은 다음과 같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국가보훈처 대변인실에 “홍보비의 집행 기준이 무엇인지, 왜 일간지 별 광고 집행 액수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인지, <오늘의 한국>처럼 대중 홍보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보이는 잡지 등에 대한 홍보비 집행 내역이 한겨레나 경향신문보다 몇 배나 높은 이유가 무엇인지,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기관지인 <새누리비전>에 국민세금으로 홍보를 하는 게 적합한 행위였는지”를 질의했다.

국가보훈처 대변인실 관계자는 홍보비는 한국언론재단의 홍보 기획안을 기본으로 국가보훈처가 선택한 것으로 이념적 성향에 따라 홍보비를 집행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훈처 관계자는 <오늘의 한국>에 대한 광고홍보 집행은 과거에 국가보훈처가 임의로 선택했었던 것 같고, 정당 기관지인 <새누리비전>에 국민 세금으로 홍보비를 집행한 것은 잘못된 일이었다고 인정했다. 국가보훈처는 앞으로는 신문 발행부수 등의 기준에 따라 광고 집행을 원하는 신문사 모두에게 공정하게 홍보비를 집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취재: 최경영, 최윤원

금, 2017/07/2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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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청와대 캐비넷 문건’을 통해 박근혜 정부가 ‘아스팔트 우파’를 조직적으로 지원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국가보훈처가 부처 홍보비를 극우보수 매체에 몰아준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결과 확인됐다. 보훈처는 심지어 이전 집권당이던 새누리당 기관지에도 국민 세금으로 홍보비를 집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뉴스타파는 이학영의원실(더불어민주당)을 통해 국가보훈처의 지난 5년 간 홍보비 집행내역을 입수해 분석했다. 국가보훈처로부터 홍보비를 많이 받은 상위 5개 매체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문화일보, <오늘의 한국>, 중앙일보 순으로 나타났다.

압도적 1위를 기록한 동아일보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부터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7년 3월까지 매년 국가보훈처 홍보비를 타냈다. 6건에 총 7천 7백만원이었다.

조선일보에는 같은 기간 3건에 3천 2백만 원의 보훈처 홍보비가 집행됐다. 조선미디어그룹의 자회사인 조선영상비전이 2013년 ‘정전60주년 특집다큐’를 만든다며 국가보훈처로부터 받은 홍보비 1천 5백만 원은 제외한 액수다. 문화일보에는 3건에 1천 7백만 원, 중앙일보에는 2건에 1천 4백만 원의 홍보비가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올 3월까지 국가보훈처가 신문, 잡지 등 인쇄매체에 집행한 홍보비 내역은 다음과 같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국가보훈처 대변인실에 “홍보비의 집행 기준이 무엇인지, 왜 일간지 별 광고 집행 액수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인지, <오늘의 한국>처럼 대중 홍보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보이는 잡지 등에 대한 홍보비 집행 내역이 한겨레나 경향신문보다 몇 배나 높은 이유가 무엇인지,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기관지인 <새누리비전>에 국민세금으로 홍보를 하는 게 적합한 행위였는지”를 질의했다.

국가보훈처 대변인실 관계자는 홍보비는 한국언론재단의 홍보 기획안을 기본으로 국가보훈처가 선택한 것으로 이념적 성향에 따라 홍보비를 집행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훈처 관계자는 <오늘의 한국>에 대한 광고홍보 집행은 과거에 국가보훈처가 임의로 선택했었던 것 같고, 정당 기관지인 <새누리비전>에 국민 세금으로 홍보비를 집행한 것은 잘못된 일이었다고 인정했다. 국가보훈처는 앞으로는 신문 발행부수 등의 기준에 따라 광고 집행을 원하는 신문사 모두에게 공정하게 홍보비를 집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취재: 최경영, 최윤원

금, 2017/07/2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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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계 대변하려 진실 왜곡하고 공정성 상실한 중앙일보

  원자력 이익집단을 대변해 공정성을 잃고 진실마저 왜곡한 언론의 시민사회 때리기가 도를 넘었다. 지난 14일 중앙일보는 “원자로 용어도 모르는데...원자력 장악한 환경운동연합”라는 제목으로 한 안혜리 논설위원 칼럼을 게재했다. 비전문가인 환경운동가들이 원자력계를 장악하면서 원자력 안전을 위협한다는 내용이다. 대체 전문가와 비전문가는 누가 어떻게 규정하는가. 원자력 관련 전공자들에게만 맡기면 원전 안전은 더 향상되는가. 원자력계는 어떤 조직보다 폐쇄적인 운영으로 사고은폐와 사상초유의 원전비리사건 등이 발생한 바 있다. 그럼에도 다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원자력 전공자들만의 리그를 만들어야 한다고 소리 높이는 게 안전향상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지난 박근혜 정부 시절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국회추천 등을 통해 환경단체 등 원자력계로부터 독립적인 전문가들이 소수지만 처음으로 참여하면서 많은 변화를 이끌어냈다. 밀실에서 이루어져왔던 회의를 공개방식으로 바꿨고, 각종 기록과 안전관련 정보들이 투명하게 공개되기 시작했다. 원전 관련 심사 역시 형식적인 승인이 아니라, 안전에 대한 검증이 위원회 안팎에서 논의가 치열하게 될 정도로 변화되었다. 중앙일보가 말하는 원자력 전공자가 아니면, 원자로 용어를 잘 모르면 비전문가라는 구별법은 타당하지 않다. 국내 원자력 관련한 어떤 조직을 보더라도 원자력전공자들만 있는 곳은 없다. 이는 원자력관련 조직들에서도 다양한 지식과 경험,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외 원자력관련 기관들도 이런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대표적으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위원 구성을 보더라도 원자력전공자만이 아니라, 법률, 정책 등 전문가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럼에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언제나 원자력 전공자들이 다수였다. 최근 원자력 전공자들이 위원에서 한꺼번에 물러나게 된 것은 사업자로부터의 독립성을 위반한 결격사유가 감사원결과 등으로 밝혀지면서 자진사퇴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자력계 본인들의 흠결까지 탈원전 때문이라는 궤변이 어디에 있나. 안혜리 논설위원은 제목부터 환경운동연합이 내용도 모르면서 원자력을 장악하고 있다는 단정적 표현으로 환경운동연합에 부정적 이미지를 씌우고 있다. 본문 역시 원자력 관련 기관들에 환경운동연합 출신 인사들이 핵심 자리를 차지해 원전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 명확한 근거도 없이 단체에 악의적인 이미지만 덧씌우고 있다. 사실관계부터 틀린 내용들이 있다. 안 위원은 환경운동연합 출신 또는 관계해온 탈핵운동가들이 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에 자리를 맡은 사람들이 20여명에 달한다고 하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환경운동연합 출신은 물론 일부 관계를 맺어온 전문가들을 포함하더라도 소수에 불과하다. 도대체 20명의 근거는 어디서 가져온 것인가. 안 논설위원은 원자력안전재단이 재난 발생 시 주무부처라고 서술하고 있는데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원자력안전재단은 원자력안전정책수립을 위한 기초연구나 원전안전연구개발사업 관리, 방사선작업종사자 교육훈련 등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 또한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와 발전회사인 한수원, 연구기관인 원자력연구원 등을 다 섞어서 원자력업계로 통칭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각각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알고 글을 썼을까라는 의심마저 든다. 안 위원이 말하는 원전 안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내용도 문제다. 대표적인 예로 들고 있는 것이 신고리 4호기 운영허가를 빨리 처리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것이 안전을 위협하는 것인가. 사업자인 한수원의 입장에서는 빨간불일지 모르겠으나 안전을 위협하는 게 뭐가 있는가. 신고리 4호기 운영허가 심사가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현재 진행 중인데, 심사도 하지 말고 허가부터 내주라는 주장인가. 안 위원은 덮어놓고 신고리 4호기 운영이 원안위가 허가를 안내주어서 늦춰진 것처럼 말하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신고리 4호기 운영이 지연된 것은 무엇보다 케이블위변조 등 원전비리 사태가 발생하면서 케이블 교체 작업 때문에 2년 정도 시간을 허비했기 때문이다. 또한 GE사 밸브 리콜 부품 교체 설치, 경주지진 등으로 인한 부지안전성평가 등까지 이어지면서 더 늦춰졌다. 결국 사업자의 비리와 부실로 문제가 발생하고 시간이 늦춰진 것이다. 그런데도, 이제 와서 원안위에 책임을 떠넘기면서 환경운동연합 출신 인사들이 이를 막아서 허가가 미뤄진 것처럼 또 그로 인해 하루에 20억을 까먹고 있다는 근거도 없는 말들을 늘어놓고 있다. 안 위원은 결론에서 원자력 전문가를 빌려 “원자력과 관련해 거짓 또는 과장 정보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해온 사람들로 원자력 관련 기구를 채워 대응능력 없는 조직으로 만들면 국민안전이 위험할 수 밖에 없다”라고 서술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을 교묘하게 거짓과 과장 정보로 불안감을 조성해온 집단으로 밑도 끝도 없이 매도하고 있다. 중앙일간지의 논설위원이라면 적어도 사실 확인과 합리적인 근거를 갖고 주장을 펼치는 것은 언론인으로서 기본 중의 기본 아닌가. 아무리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고 싶더라도 이건 아니다. 그동안 환경운동연합은 원전안전에 있어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로 의견과 정책을 제시해왔다. 창립 이래 지난 25년 동안 시민의 안전과 환경을 지키기 위해 활동해온 환경운동연합을 중앙일보의 한 논설위원이 거짓 또는 과장 정보로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집단으로 매도한 것에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다. <끝>.

2018년 12월 19일

환경운동연합

<문의> 에너지국 안재훈 부장(02-735-7067)
수, 2018/12/1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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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 작가는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1995년 등단 이후 꾸준히 자기만의 색깔을 지닌 수작들을 선보이며 대선배 김수현 작가와 함께 현 한국드라마계의 양대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돌이켜보면 그녀가 활동한 지난 20여 년 간은 국내 드라마사에서 제일 역동적인 시기였다. 데뷔 시기인 1990년대는 트렌디드라마가 처음 등장해 현대드라마의 주류문법을 완성했고, 중견작가 반열에 올라선 2000년대부터는 한류드라마와 막장드라마라는 두 가지 현상이 방송가를 지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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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노희경 작가(사진)는 작품성과 시청률 양 측면에서 성공을 거둔 몇 안 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이 시간 동안 드라마계에 일어난 결정적 변화는 ‘표피성’이다. 트렌디드라마가 속도감 있는 편집, 다채로운 색감의 영상, 감각적인 배경음악 등 형식미 강화를 통해 인물의 내면을 스펙터클화 하는 데 집중한 최초의 장르였다면, 여기에 스타캐스팅, 해외 로케이션, 화려한 세트 등이 더해져 외적 스케일을 한껏 키운 형태가 한류드라마였다. 그 변화의 끝에는 인간의 내면이 극단적으로 얄팍해지고 외적갈등만 자극적으로 부각된 막장드라마가 있었다.

노희경 드라마가 호평 받아온 이유는 이 극단적인 표피화의 시대를 거스르며 일관되게 인간의 내면을 탐구해왔다는 데 있다. 외적 갈등보다 등장인물들의 내적 갈등을 중심에 놓고 그 감정을 심층까지 파고들며 점층적으로 고조시켜나가는 특유의 서사 방식은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강렬한 정서적 환기력을 이끌어냈다. 그녀의 스물세 번째 드라마인 tvN <디어 마이 프렌즈>는 이러한 인간 성찰의 힘이 원숙의 경지에 도달한 노희경 최고의 걸작이다.

 

드라마에는 평균 연령 67세의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관찰자 역할인 37세 박완(고현정)을 제외하면, 86세 최고령자 오쌍분(김영옥)부터 63세 막내격인 장난희(고두심)까지, 8명의 주요인물이 모두 인생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이 노인들은 나이가 많은 이들이라기보다는 노희경 인간 탐구의 최종성장형으로서 존재에 가깝다. 노희경은 인간을 근본적으로 심층적 내면을 지닌 존재로 바라보고, 내면의 깊이가 한층 심화되는 것을 성장으로 그려낸다. 물론 이 자체는 그리 새로운 관점이 아니다. 이미 ‘속이 깊다’는 말은 ‘어른스럽다’라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중요한 건 어떤 과정을 통해 내면이 깊어지는가에 있다. 노희경 작가는 그것이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그녀의 인물들은 대개 극 초반에는 상처와 결핍으로 마음의 벽을 쌓고 살아가다가 곧 자신과 닮은 타인의 상처를 이해하고 유대관계를 맺으며 성장해나간다. 이때 이들의 상처는 사회적 의미를 띠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공동체 성장의 가능성으로도 확장된다.

<디어 마이 프렌즈>에는 남편에게 학대당하는 여성들, 미혼모, 과부, 이혼녀, 장애인, 가난한 노동자의 아픔 등 그동안 노희경 작품에서 다뤄진 거의 모든 사회적 상처가 총망라되어 있다. 이 드라마가 노희경의 가장 원숙한 작품인 것은 인물들이 이러한 사회적 상처를 이해하고 유대해가는 과정을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고 밀도 높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제일 인상적인 사례는 ‘보수 꼰대’ 석균(신구)의 각성서사다. 가난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가족을 위해 ‘돈 버는 기계’로만 살아온 그는 자신의 노고만 중시한 나머지 철저히 이기적인 괴물이 됐다. 어느 날 아침 아내 정아(나문희)가 떠나고 혼자가 되자 비로소 스스로를 돌아본다. 자신이 그녀를 평생 노예처럼 부리고 발닦개처럼 취급해왔음을.

아내의 상처를 알아보면서 그의 시선은 조금씩 확장된다. 습관대로 버스에서 우악스럽게 자리를 뺏고 보니 쫓겨난 소녀의 장애가 눈에 들어오고, 평소 아내 친구들을 볼 때마다 쏟아낸 폭언들이 떠올려진다. 제일 심한 폭언을 퍼부었던 완이 앞에서 “세상에서 제일 큰 죄는 지 죄를 지가 모른다는 거”라고 고백하는 그의 반성은 뼈저리다.

석균의 뒤늦은 성장은 지금의 한국사회가 지닌 치명적 문제점을 시사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석균처럼 ‘먹고 살기 바빠서’라는 말로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심을 합리화하는 것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일상화된 태도다. 정부의 철학도 지배하고 있다.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 비정규직 노동자 등 약자들의 인권에서부터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사태 등 얼마나 많은 사회적 이슈들이 ‘민생’으로 포장된 경제우선주의 앞에서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가.

물질적 가치가 다른 모든 가치를 압도하는 현실에서 뚝심 있게 인간의 가치와 연대를 존중하는 노희경 드라마의 윤리적 태도는 지금 더욱 소중하다. 그리고 <디어 마이 프렌즈>는 이제 막 50대에 접어든 이 젊은 거장의 또 다른 20년과 성장을 기대하게 만든다.

월, 2016/06/2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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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과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이 한국산업의 화두가 되었다. 시야를 넓혀서 보면 세계적 규모의 금융과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과정이 겹쳐서 미증유의 산업구조적 변동이라는 거대한 파고가 밀려오는 있다. 해운과 조선업뿐만 아니라, 해외건설, 석유화학, 철강 그리고 현재까지는 잘 버티고 있는 반도체와 액정판넬 및 자동차산업까지 위기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부 전문가의 예언을 빌자면 수 년안에 제조업을 중심으로 백 만명이 넘는 실업이 발생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따라서 해운과 조선업의 구조조정이라는 현안은 단순히 해당 산업과 기업의 범위를 넘어서 한국경제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사안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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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4일 오전, 국회에서 새누리당과 정부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관련 당정협의를 가졌다. (사진 출처: http://www.ss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5008)

다시 말하면 밀려오는 구조조정 문제를 총체적 관점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와 결단의 원칙으로 해결하면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는 반면에, 당장에 책임회피라는 미봉책으로 처리하면 한국경제가 재기할 수 없는 엄청난 재앙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 박근혜정권이 벌리고 있는 구조조정 대책을 보면 무책임과 무능함 정도가 미봉책 수준이 아니라 역사적 범죄 수준에 이르고 있다.

재벌들의 족벌경영이 위기 키워

우선 해운산업을 들여다 보자. 2008년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 여파로 보호무역주의가 부활하고 무역의 물동량이 격감하리라는 것이 명확했다. 자연스레 한국내 해운업을 영위하는 300여 대부분의 기업은 이를 인지하고 사전적인 사업축소와 인원조정에 들어갔다. 덕분에 2015년 현재 해운협회에 등록된 150여개의 업체중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은 건전한 재무구조와 흑자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오로지 재벌들이 운용하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만이 심각한 결손상태를 보이고 있고, 나아질 전망마저 보이질 않는다.

물론 컨테이너 중심으로 정기선을 운용해야하는 특수한 조건, 즉 전세계를 대상으로 적정 인프라를 유지해야하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조건을 무시한 채 부채비율을 낮추라고 강요한 정부와 금융당국의 실책이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전적인 책임은 기업을 운영하는 주주의 판단과 경영진의 능력의 문제였다. 한치 앞을 못 내다보고 무리한 용선계약을 맺은 것은 자살행위에 가깝다. 이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회장직을 맡고 있던 면면을 살펴보면 확연해진다.

결국 재벌들의 무능한 족벌경영의 핵심 문제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대마불사라는 환상을 하늘처럼 믿었던 데는 정부 관료와 금융기관들의 책임이 적지 않다. 지금이라도 양사의 자본지분을 결손액만큼 감자하고 채권액을 지분으로 전환한 후 양사를 합병하여 축소조정해야 한다. 이렇게 급한 불을 끈 뒤 시장에 다시 매각하는 것이 순리이다. 쉽게 말하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을 무능한 재벌들의 소유에서 분리시켜 냉정한 시장으로 되돌려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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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지난 6월 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출처: http://media.daum.net/news/view/print?newsId=20160612194609514)

이와 동시에 ‘롯데그룹 형제의 난’에서 보듯이, 지긋지긋한 재벌상속놀음과 무능한 경영에 국민경제가 멍들고 서민들이 고통받는 사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이번을 계기로 재벌에 대한 단호한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 미국이 세계최고의 경제대국을 이룬 배경에는 금산분리와 반독점법을 강력하게 추진했던 결단의 역사가 있다. 이제 한국에서도 재벌에 대한 타협없는 감시감독의 철퇴를 준비해야 한다 ( 박상인교수의 <삼성전자가 몰락해도 한국이 사는길> 참조).

정경유착의 다른 이름, ‘서별관회의’

조선산업을 들여다보면, 문제는 재벌에서 정권과 관료로 옮겨간다.

지난 수 십년간 한국 조선업이 세계 일등산업으로 효자노릇을 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1960-70년대까지 호황을 누리던 유럽의 조선업계는 스웨덴 ‘뮐뫼의 눈물’이 상징하듯이, 대부분의 일반선박 물량을 한국과 일본에게 물려주고 살을 에는 고통 속에서 고기술 고부가가치의 크루즈선, 요트와 탐색선, 특수선 등으로 사업영역을 이동시켰다. 물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조선소를 폐쇄시켜야 했다.

유럽이 겪었던 고통의 과정을 이제 한국 조선업계가 받아 들어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해운업과 마찬가지로 보호무역주의 부활이 예견되고, 중국경제의 경착륙이 이야기되면서 일반 선박의 수요가 격감하리라는 것은 상식적인 이야기였다.

그런데 때마침 터져나온 해양개발 특수가 한국 조선업계를 살려주었다. 지난 십 여년간 삼성조선이 필두로 수주하여 큰 수익을 올렸던 ‘드릴쉽’ 사업을 신호탄으로, 백 여척이 넘는 해양플란트 수요가 한국 조선업계로 몰려들었다. 여기에는 사실상 특수수요로 형성된 해양플랜트를 제작할 곳이 한국 외에는 없었다는 저간의 사정이 있다.

유럽은 인건비와 노동시장의 성격상 이를 수주하여 건조를 수행하기 어려웠다. 싱가포르 조선업이 이를 감당할 만했지만, 우선 ‘반잠수시추선’으로 전문화되여 있었고, 건조 규모에서 일정 수요이상을 감당할 수 없었다. 단순 조선에서 산업플랜트로 다변화 되었던 일본 조선업계 역시 고임금과 더불어 사업영역을 쉽게 변신하여 해양사업을 수익성있게 감당하기 어려웠다. 중국 등 다른 아시아지역은 기술수준에서 제외되여 있었다. 해양플랜트의 특수수요는 한국 조선업계가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좋은 기회를 극적으로 반전시켜 수 조원 손실의 악재라는 구렁텅이로 조선업계를 떨어트린 중심에는 대우조선, 그 중에 남상태와 고재호라는 조연 배우, 그리고 이명박근혜정권과 서별관회의라는 주연 배우가 있었다. 

청와대 본관 서쪽에 위치한 서별관에서는 비공개로 주요 경제·금융 현안을 논의하고 정책을 결정한다. 이명박근혜시대의 ‘서별관회의’는 정경유착의 은밀한 장소였다 (사진 출처: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655035)

이명박 부인의 연고로 대우조선의 사장으로 임명된 남상태라는 인물. 그는 해양플랜트가 가지는 기술적 위험성을 무시하고 발주처의 적정 예가에서 20-30% 이상 저가로, 그것도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일괄수주( 턴키방식)를 무모하게 감행한 자이다.

해양플랜트는 시담에서 수주 그리고 건조와 진수까지 5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한 사업이다. 자기 임기에는 진수와 인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하여 예측할 수 없는 위험으로 회사가 망해도 상관없다는 참으로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범죄를 저지른 자이다. 이런 관행은 그의 후임자에게도 되풀이 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범죄행위가 대우조선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무리한 수주경쟁을 통해 경험과 양질의 조건을 갖추었던 타 조선업체, 즉 삼성조선과 현대중공업에게도 파급되어 적자수주가 일반화되었다. 한마디로 대우조선의 행태는 물귀신작전이였다. 사태는 여기서 멈추질 않았다.

대우조선 경영진들은 자신들의 무능과 범죄행위를 감추기 위해 분식회계를 감행했다. 조선같은 수주산업의 분식회계 기법은 매우 단순하다. 재고와 기성고 부풀리기, 그리고 회수 불가능한 악성채권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대우조선을 감독하고 견제해야 하는 산업은행 관계자들이 이를 몰랐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거짓말이다.

악질적인 경영책임자, 이를 공모한 회계법인, 그리고 이를 눈감아준 산업은행로 이어지는 총체적 부패고리를 통해 전형적인 공범 행위가 이뤄졌다. 더구나 이들 뒤에는 정권 실력자와 출세에 눈 먼 경제관료들이 숨어 있었다. 이는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이들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할 핵심들이다.

이미 서별관회의를 통해 5조원이라는 국민 세금이 흘러 들어갔고, 앞으로도 우선 10조가 넘는 돈이 들어가야 한다. 더큰 문제는 여기서 멈추질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이다,

뼈를 깍는 구조조정과 책임자 처벌 절실 

눈을 다시 세계조선시장으로 돌려보자. 매우 비현실적인 가정이지만, 앞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완화되고, 세계경제가 회복되여 격감했던 신규 조선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렇다고 해도 일반 신규조선 수요가 한국 조선업계로 되돌아 올 것이라고 판단할 근거는 없다. 중국도 열 개의 조선업체 중 7-8개의 업체가 극심한 수주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 인건비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베트남 등 동남아국가들도 이미 조선산업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일반선박의 신규수요는 중국과 동남아 조선소를 채운 다음에야 남는 수요가 한국에 돌아온다고 보는 것이 정상이다.

한국 조선업이 목을 매는 해양플랜트 특수수요는 미국의 세일가스사업이 본격화되여 유가가 50 달러 이하로 떨어지면서 급격히 축소되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해양플랜트사업을 발표하여 한때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Petrobras(브라질 석유공사)가 브라질 경제의 재앙으로 변했고, 정치적 이슈가 되면서 비리혐의로 호세프 대통령까지 탄핵사태를 맞았다. 이미 발주되었던 계약도 시장환경을 구실로 취소되고 건조된 플랜트조차 인수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유럽정상들이 지구환경회의를 계기로 2050년 이후에는 화석연료로 운용하는 발전소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한마디로 석유의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이다. 해양플랜트수요는 이제 가뭄에 콩나듯 나올 것이 명약관화하다.

유럽과 같이 한국 조선업의 미래는 기술집약적이고 고부가가치선 중심으로 재편될 수 밖에 없다 (서울공대 교수들의 공저 <축적의 시간> 참조). 현재의 조선건조 시설과 규모는 너무 방대하다. 순차적인 전환과 축소 그리고 폐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 첫번째 대상은 대우조선이 될 수 밖에 없다.

구조조정에는 반드시 엄청난 고통이 따르게 마련이다. 고통이 무서워 이를 회피하면 더 큰 재앙이 닥치게 될 뿐이다. 썩어가는 다리는 잘라내야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이명박근혜정권하에서 사태를 책임져야 할 관료들은 썩고있는 다리에 안티푸라민을 발라대고 있었다. 이제 그만해라 !

대우조선소는 폐쇄하고, 서별관회의 참석자들은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나머지 조무래기는 법과 규정대로 처리하면 된다. 12조원에 달하는 구조조정비용은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데 사용하고, 거제지역은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특별법으로 지원해야 한다. 책임 회피와 어리석음으로 우리의 미래를 망치는 자들을 절대 용서해선 안된다. 

금, 2016/06/2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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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한겨레신문(2016. 6. 14)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구의역 안전문(스크린도어) 사고에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김군의 죽음을 계기로 서울형 노동혁명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일단 서울시의 원인규명 작업, 책임자 처벌, 대안을 기대해 보지만, 이것은 서울시만이 감당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나는 한국의 뿌리 깊은 노동 비하 관행, 노동을 오직 비용으로만 보는 이 사회의 주류 지배층의 사고방식과 대학을 나와야 인간대접 받을 수 있다는 이 사회의 관행이 깊게 얽혀서 그를 죽게 만들었다고 본다.

그는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144만원의 월급 중 100만원을 저축해서 대학에 진학하려 했다. 그가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할지도 모르는 위험한 노동조건을 감수한 이유는 생활비와 등록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며, 메트로 자회사의 정규직 노동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였으며, 대학을 졸업하면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었으리라.

지난 6월 2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 중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유가족을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이었던 그는 고용불안 때문에 피켓시위도 했다. 그러나 그는 노동자의 권리를 집단적으로 제기할 수 없었고, 임금인상도 요구할 수 없었고, 생명의 위협을 느껴도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손에 공구를 들지 않는 아버지 세대 메트로 출신 간부나 정규직 직원은 400만원의 월급을 챙겨도 자신은 거의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밖에 받지 못하면서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이 역 저 역 미친 듯이 뛰어다니면서 ‘노오력’해야 했다.

그가 살았다면 1년짜리 계약은 갱신되었을지 모르지만, 과연 정규직의 희망이 실현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정규직 노동자가 되면 과연 행복을 누릴 수 있을까? 열심히 돈을 모아 대학 졸업을 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자기소개서를 200번이나 써야 하는 지금의 대졸 백수 청년이 되진 않았을까?

그래도 19살의 젊디젊은 그는 이 사회가 만든 교육을 통해 정규직도 되고 관리자도 될 수 있다는 기성의 신화를 의문시할 수는 없었다. 현실을 그냥 감내하기에 그에게 ‘미래’는 너무 크게 열려 있었다. 불행히도 그에게 미래는 없었다.

노동비하/계층상승이라는 도그마는 이 사회 주류층의 이해관계에서 나온 것이다. 땀 흘려 일하는 사람, 시간제, 위험 작업장 노동자에게 더 많은 임금을 주기보다는 사무실에 앉아 있는 관리자들에게 더 높은 보상과 직업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은 자본주의 일반의 특징이 아니라 한국적 관존민비, 노동천시의 관행이고, 그 최대 수혜자들은 관료와 기업가들이다.

공기업 비용절감, 경영효율을 거의 폭력적으로 강제하면서도 자신들은 어떤 견제나 감시도 받지 않다가 퇴직 후에는 공기업에 한자리 차고앉은 이 나라 고학력 관료들의 특권과 부패, 언론과 지식인들의 반복되는 도그마 유포 역시 이해관계와 무관하지 않다. 기업이 위기에 처하면 경영자를 문책하지 않고 노동자부터 자르는 일은 가장 퇴영적인 한국식 신자유주의다.

메트로 노조는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보다는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주요 업무 아웃소싱으로 자식 같은 청년들이 저임금과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을 모르는 체했고, 시민들은 자신이 비용을 더 부담하지 않는다면 누군가가 목숨을 바쳐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으며, 그들이 노동자의 파업을 죄악시하는 언론에 박수를 쳤기 때문에 청년들이 이 저임금의 위험한 노동을 감수했고, 대학 진학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한다.

현재의 메트로 예산 범위 내에서도 김군은 250만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었고, 노조와 시민사회의 감시권이 있었다면 그는 2인1조의 작업팀에서 일하면서 최소한 생명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한국만큼이나 노동자 권리가 약한 일본도 시간제나 비정규직에게는 돈을 더 얹어준다. 배관공이 교수보다 월급을 더 많이 받고, 고졸자와 대졸자의 임금 격차를 더 줄일 수 있다면, 그리고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노동 존중과 노동권의 개념을 가르칠 수 있다면, 김군은 정비공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살면서 대학 가기 위해 그렇게 무리하게 일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금, 2016/06/2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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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사단법인 다른백년의 공식 출범식이 열렸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300여 명의 하객들이 행사가 열린 서울글로벌센터 회의장을 가득 메우고, 새로 출범하는 다른백년의 미래를 축하했습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다른백년 5인 이사들의 토크쇼. 김미경 PD의 사회로 열린 토크쇼에서 5인 이사들은 서로의 인연, 다른백년이라는 조직을 만든 이유, 향후 계획들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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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백년 독수리 오형제, 5인 이사들의 토크쇼가 김미경PD의 사회로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동춘 다른백년연구원 원장은 “내가 젊었을 때는 사병, 하사관의 입장에서 장교급 선생님들을 간판으로 모시고 여러 가지 일을 벌였는데, 내가 장교의 나이가 되고 보니, 사병과 하사관을 찾을 수 없다”며 “장교의 입장이 된 뒤에도 사병을 모으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원장은 ”앞으로 다른백년에 젊은 학자들, 활동가들이 더욱 많이 모여서 참신한 아이디어와 활동이 분출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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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창립대회에는 300여 명이 하객이 참석해 다른백년의 출범을 축하했다. 하객들이 5인 이사들의 토크쇼에 귀를 쫑긋 세우고 듣고 있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주간은 “30년 넘게 신문기자로 일해오면서 항상 중립적인 자리를 지키려고 노력했다”며 “그런 직업적 태도를 통해 세상을 비판해왔지만, 그런 비판이 세상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지 못하는 것에 한계를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래서 좀 더 적극적으로 변화의 움직임에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팝페라 가수 율리아 신 교수의 노래와 프롬코리아팀의 북 공연은 행사장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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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아 신 교수의 노래(왼쪽)와 프롬코리아 팀의 북 공연으로 출범식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행사는 오후 7시30분에 시작해 9시쯤 마무리됐습니다.

그리고 프레시안에서도 이날 행사를 상세히 다뤘네요. (“그 많던 민주화 운동가들은 어디로 갔나”)

또 홍일표 더미래연구소 사무처장도 다른백년 출범식을 말하고 있네요. (‘시민’과 ‘주민’, 대화가 필요하다)

월, 2016/06/2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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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아가씨> 두 작품의 관람 가능 연령은 몇 세일까? <아가씨>는 여배우 김민희의 파격적 정사장면이 있다고 하니 당연히 19금이라 여길 듯 싶다.

그렇다면 <곡성>은 어떨까? 몹시 훼손된 신체가 등장하고, 일가족 살인과 같은 끔찍하고도 잔혹한 일도 벌어진다. 그렇다면 과연 몇 세 관람이 적당할까? 정답은 15세 관람가이다.

15세 관람가, 만 15세 이상 관람을 권하는 영상물. 선정적, 폭력적 장면이 나올 수 있으나 청소년들도 충분히 관람할 수 있을 수준의 영상물을 가리켜 15세 관람가라고 부른다. <곡성>의 최종 관람 등급은 15세 관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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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스틸컷.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곡성>이 개봉한 이후 과연 <곡성>이 15세 관람가가 맞는가에 대한 격론이 오갔다. 공포, 스릴러, 미스테리와 같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곡성>에서 가장 강렬한 감정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긴장과 공포일 것이다. 긴장과 공포는 관객에게는 충격으로 흡수된다. 물론 <곡성>에는 존속살해와 같은 끔찍한 일들이 출몰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살해 도구가 직접 등장하거나 살해 장면이 영화적으로 연출되지는 않는다. 직접적으로 연출된다는 점에서 찾자면 <곡성>에 연출된 가장 잔인한 장면은 아마도 닭의 목을 잘라 피를 받는 장면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곡성>을 보고 난 많은 관객들은 15세 관람가가 지나친 것이 아닌가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는 영화가 무척이나 잔혹하고 공포스러웠다는 고백과도 같다. 비록 회칼이나 도끼로 신체를 훼손하는 장면이 사실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끝내 마음을 졸인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무섭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공포란 단순히 도구의 노출이나 장면의 재연이라는 물리적 현실에 의해서만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한국 영화의 등급은 이렇듯 아리송한 경우가 많다. 얼핏 보면 <곡성>보다 더 잔혹할 것도 없어 보이는 영화 <신세계>는 청소년관람불가이다. 아마도, 범죄조직이 벌이는 범죄라는 점에서 좀 더 엄격하게 폭력성을 살펴보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신세계>에 등장했던 정청(황정민)이 했던 대사, “들어와, 들어와”는 전 연령이 보는 T.V개그 프로그램 및 예능 프로그램의 단골 대사로 차용된다. 이병헌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달콤한 인생>의 대사 중 하나인 “넌 나에게 모욕감을 주었어.”가 전국민적인 유행어가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말하자면, 패로디가 굉장한 인기를 끌어 모은 셈인데, 패로디의 원관념이 애당초 19세금이다. 영화의 장면이나 내용이 주말이면 방영되는 짜깁기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 소개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패로디는 단순히 소개된 정도가 아니라 대중적 소비가 축적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원관념으로서의 지위를 갖는 문화-놀이다. 19금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대사가 패로디된다는 것은 그 만큼 그 영화가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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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영화가 19금이 되고, 또 어떤 영화는 청소년의 관람이 허용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

문제적인 것은 대개의 한국 영화의 등급이 폭력에는 지나치게 관대하고, 선정성에는 과도하게 엄격한 잣대를 댄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 선정성에는 단순히 성적인 호기심 유발이 아니라 사회경제 및 정치적 면까지 포함되어 있다.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가 청소년 관람 불가, 즉 19금을 받을뻔한 맥락도 여기에 닿아 있다. 남북한 병사들이 서로 자유롭게 왕래한다는 묘사가 남북한 관계에 대한 오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주려 했던 것이다.

지금까지 천만관객이상을 동원한 한국 영화는 모두 11편이다. 이 중에서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는 단 한편도 없다. 가장 많은 관람가는 15세 관람가였고, <국제시장>이나 <괴물>과 같은 작품은 12세 관람가였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15세였는데, 왜 <국제시장>은 12세 관람가였는지 그리고 한편 동성애가 암시되는 <왕의 남자>가 지금 같았으면 과연 15세 관람가가 가능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청소년 관람불가야 그래도 동의할 만 하지만 도대체 12세와 15세의 구분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등급위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기준이 있다면 그 기준을 영화소비자들 역시 공유하는 사회적 합의여야 한다. 관객수를 몇 백 만 명씩 가늠하는 관람 등급이 도대체 어떤 기준에서 나뉘고 구분되지 짐작할 수 없는 것은 의아한 일이다.

검열은 한국 영화계에서 사라진 단어라고 하지만 체감상 영화 등급제도가 검열과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는 비단, 영화표를 사는 데 나이가 걸려 민감한 청소년들에게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닐테다. <다이빙벨>과 같은 작품의 상영에 단지 프로그래머들만의 결정이 전부가 될 수 없는 상황도 여기서 멀지 않다.

무릇 추상적인 기준에는 그림자가 많다. 좀 더 투명한 기준을 제시할 수 없다면 말 그대로 창작자의 견해가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되어야한다. 등급을 나누는 일이 권력은 아니기 때문이다.

화, 2016/06/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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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결과를 만들어낸 민심은 어떤 것이었을까.

14일,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사단법인 다른백년과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가 주관한 ‘여론조사로 살펴본 20대 총선결과’ 발표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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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서는 다른백년 리서치팀의 신승배 교수, 정완규 교수, 강흥수 센터장 등이 분석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여론조사는 20대 총선 이후 최초의 전국 조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신승배 교수는 정치효능감, 공동체의식, 기관만족도, 경제상황 인식, 정치상황 인식 등 다양한 변수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정완규 교수는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유권자를 정당별 지지자로 구분한 뒤 각 지지자별 정당지지 이유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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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흥수 센터장은 “오늘은 기초적인 분석결과만을 공개했지만, 향후에 보다 심층적인 분석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분석결과는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디앤알(data & research)에 의뢰해 20대 총선 직후인 4월28일∼5월2일까지 실시됐다. 지역, 성, 연령별로 비례할당방식으로 표본을 추출했으며, 표본수는 전국 만 19∼69세 성인 남녀, 117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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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분석결과와 분석보고서는 조만간 다른백년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화, 2016/06/1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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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 사단법인 다른백년의 출범을 앞두고 김동춘 다른백년연구원 원장이 한겨레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다. 한겨레신문(6월 9일)에 실린 김 원장의 인터뷰를 전재한다)

“지난 100년의 뒤틀린 근대를 넘어서는 새로운 백년을 모색해야 한다.”

‘시민사회’를 지향하는 각계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한계에 봉착한 우리 사회의 근본문제를 진단하고 실천적 대안 담론을 기획하고 제시하려는 사단법인 ‘다른 백년’이 오는 16일 창립 보고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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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승동 선임기자

‘다른 백년’의 세 축인 연구와 논평, 포럼에서 연구분야 조직인 ‘다른백년연구원’의 원장(비상근)을 맡은 김동춘(사진) 성공회대 교수는 6일 “지난 60여년간의 근대화와 재벌주도 경제성장의 결과, 한국 사회가 양극화와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고 있고, 남북 기득권 세력 권력 강화에 정치적으로 이용돼온 70년 분단체제가 더는 지탱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른 백년을 시작하는 이유를 이렇게 요약했다.

“우리에게 지난 100년은 강요된 식민지적 근대화, 서구 따라잡기, 국가주의, 물질만능과 인간 존엄성 경시의 시대였다. 우리는 반쪽국가의 반쪽 주권, 남북 대결, 개발독재형 신자유주의를 재검토·청산하고 새로운 사회, 새로운 정치와 국가건설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니까 다른 백년이라는 이름에는 김 교수가 “반쯤은 성공이고 반쯤은 실패”라고 보는 지난 100년간의 한국 근현대사에서 그 ‘실패’를 앞으로 백년간 또다시 되풀이하게 해선 안 된다는 결의와 미래 비전이 담겨 있다. “지난 백년 우리의 근대는 처참했지만, 완전히 실패했다고 보진 않는다. 성장의 토대를 확립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도 사실이다.”

김 교수 등이 생각하는 ‘백년’의 기점은 한반도 근대의 출발점이자 전혀 다른 세계의 가능성을 펼쳐보였던 1894년 동학혁명이다. 그가 말한 “강요된 식민지적 근대화, 서구 따라잡기(추종), 국가주의, 물질만능과 인간 존엄성 경시”의 “뒤틀린” 지난 100년은 동학혁명이 일제 등 외세 개입과 내부 역량 부족으로 실패하지 않았다면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근대화와 인간 존엄성을 중시하는, 그와는 전혀 다른 100년이 될 수 있었다.

“이 모임이 시작된 2014년이 바로 동학혁명이 일어난 1894년 갑오년이 60년마다 돌아오는 갑오세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해, 곧 120년이 되는 해였다.” 2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출범하는 다른 백년은, 동학혁명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고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새로운 세상,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人乃天)의 인권과 평등의 다른 100년을 세우자는 이들의 모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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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운동 기록화

다른 백년은 진보적 가치와 담론을 생산하고 확산하는 민간 싱크탱크인 ‘다른백년연구원’, 연구원에서 생산된 담론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매월 여는 토론회 중심의 ‘백년포럼’, 사회 현안들을 진단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논평 활동을 벌일 포럼 ‘백년을 위한 합의’를 축으로 민주주의 시민교육을 위한 부정기 프로그램 ‘백년학당’ 등으로 짜여 있다. 사무실은 서울 마포 도화동(독막로)에 “상근자 몇명을 두고 회의 등 간단한 행사를 치를 수 있는 정도의 공간”으로 마련했다.

김 교수는 다른 백년의 집행기관이요 중심인 위원회 형식의 ‘5인 이사회’와 10인 확대운영이사회의 핵심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가 원장을 맡고 있는 연구원은 “40~50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주주의·사회적 경제·자영업연구·평화통일 등 4개 분과팀이 있고, 이와는 별도 조직으로 설문조사 등을 벌이고 분석하는 리서치팀과 30~40대의 박사급 소장 연구자팀(일부 중복)도 두고 있다”고 한다.

그는 구미 시민사회를 떠받치는 버팀목의 하나인 민간 싱크탱크의 부재가 한국 사회의 중대한 취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기업 이익을 대변하거나 실천담론이 부재한 아카데믹 위주의 대학 연구소, 선거용 단기 분석과 계파 나눠먹기 위주의 정당 연구소 등과는 차원이 다른 진짜 엔지오(NGO) 싱크탱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시민단체인 일촌공동체를 만들고 복지국가소사이어티에 참여해온 이래경 이사장을 중심으로 김 교수, 박인규 <프레시안> 이사장, 최상명 우석대 교수,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주간이 이사회에 참석한다.

그는 “1980년대 이후 그 줄기찬 민주화운동에 힘입어 국제사회에서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나라이자 가장 역동적인 나라로 칭송받던 한국이 이명박·박근혜 정권 8년을 거치는 동안 일거에 후진국 수준으로 후퇴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그만큼 우리 사회 민주화의 토대가 취약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백년은 바로 그 취약한 한국 민주주의의 토대를 다시 탄탄히 쌓는 작업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 지지나 반대 등의 현실정치 개입은 하지 않을 것이다. 제도정치 바깥의 정치, 정당이 아닌 정치를 하려 한다. 중요한 것은 시민사회 건설이다. 30년 민주화 운동의 에너지가 고갈된 만큼 미래의 정치가, 사회운동가들을 키울 것이다. 책임있고 행동하는 지식인을 키우고 실천적 지식 생산과 유통의 거점이 되는 대학 바깥의 대학이 되겠다. 대중과 소통하는 대안 언론의 구실도 하려 한다.”

그는 “국가, 시장, 사회의 실패와 지난 100년의 뒤틀린 근대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와 시민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전략으로 수출주도 성장주의 발전전략과 신자유주의 시장만능주의 발전경로를 수정해 생태와 사회의 조화를 고려한 성장과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부합하는 지식정보기술 중심의 한국형 사회적 시장경제를 건설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무엇보다 ‘사회력’(사회적인 힘)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사회력이란 사람들이 자신이 처한 문제를 집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힘, 보통사람들이 연대를 통해 강자에게 맞설 수 있는 힘, 그리고 자신의 대표를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킬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사회력이 고갈되면 경제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오는 16일 저녁 7시30분부터 종각역 앞 서울글로벌센터 9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릴 창립보고대회에서는 김 교수의 기조강연과 5인 이사 토크쇼, 팝페라 가수 율리아 신의 노래, 프롬코리아(FK)의 드럼 연주 등이 펼쳐진다.

한승동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목, 2016/06/0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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