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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드러난’ 임금체불만 1조 원, 근로감독 강화와 관련 법·제도 정비 시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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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드러난’ 임금체불만 1조 원, 근로감독 강화와 관련 법·제도 정비 시급해

익명 (미확인) | 목, 2016/12/29- 11:29

‘드러난’ 임금체불만 1조 원, 근로감독 강화와 관련 법·제도 정비 시급해 


고용노동부, 관련 계획과 의지는 밝혔으나 내용적인 보완 필요해
초과근로수당을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 삭제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 등 폐기되어야


고용노동부는 최근, 인턴·특성화고 현장실습생 관련 근로감독 결과 발표(2016.12.26.)와 <2017년 경제정책방향>(2016.12.29.) 등에서 임금체불·최저임금 위반의 문제를 지적하며 관련 근로감독 강화와 그 결과의 공개, 근로감독관 증원, 임금체불사업주 명단 공개제도의 실효성 제고, 소액체당금 상한액 인상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드러난’ 임금체불의 규모가 1조 원을 상회하고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300만 명에 육박하는 현실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주무부처로서 책임감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내용적으로 보면,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에 대한 처벌의 변경 등 구체적인 자료보다 막연한 전제에 기대어 있는 정책도 대책으로 포함되어 있고 편의점, 요식업 등 프랜차이즈산업 중 일부만을 대상으로 삼고 있는 근로감독 결과 공개는 제도의 방향이나 취지에 대한 공감에도 불구하고 제도의 적용범위가 제한적이어서 그 실효성이 의문시 된다.    

 

고용노동부는 만연한 임금체불 등과 관련하여, “법정 근로조건을 지키고 근로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한 제도개선은 그 위반내용을 신속하게 밝혀 피해를 구제하고 위반사업주를 제재하는 종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이에 참여연대는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에 대한 처벌 규정을 과태료로 변경하는 정부발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의 폐기 ▲최저임금 위반 적발 시, 국가가 피해노동자에게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을 지급하고 사용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제도와 명예근로감독관의 도입 ▲소액체당금제도의 개선과 현재 시행 중인 근로기준법 상 임금체불 사업주 공개제도의 개선에 대해서도 고용노동부에 전향적인 입장을 요구한다. 

 

근로감독과 관련하여, 근로감독관의 증원과 근로감독 결과의 전면적인 공개를 요구한다. 고용노동부는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서 근로감독관 증원과 관련하여 “국제기준, 업무량·성과분석, 행정수요 변동추세 등 감안 적정규모 증원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근로감독 등 노동행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한편, 관련 제도의 미비와 부실한 제재·미온적 처벌 등으로 임금체불이 급증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근로감독관이 임금체불 관련 업무에 매몰되고 있다. 근로감독관 충원과 함께, 근로감독관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줄여줄 제도적인 보완이 요구된다. 또한, 근로감독 결과의 공개도, 특정 업종에 한정하여, ‘지표화’할 것이 아니라, 그 결과의 전체 그대로를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근로감독 결과를 근로감독 대상 사업장 소속 노동자에게 투명하게 공유하고 전달해야 한다. 근로감독 결과는 현재의 노동조건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료이자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리가 무엇인지 얼마나 어떻게 보장되고 있는지 사회적으로 투명하게 공유되어야 할 공공정보이다. 

 

참여연대는 임금과 관련한 근로감독의 강화와 더불어, 정부·여당이 ‘노동개혁’으로 포장한, 초과근로수당을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폐기를 요구한다. 임금체불, 최저임금 위반 등과 관련하여 발표한 계획을 평가절하하고자 함은 아니다. 다만, 그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가운데,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노동개혁 입법노력 지속”이라고 명시되어 있는 등, 정부는 소위, ‘노동개혁4법’에 대한 입법의지를 밝히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임금 자체의 수준을 정체시키고 도리어 삭감하는 법·제도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표명함으로써 임금과 관련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는 자신의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해고, 취업규칙 변경과 관련한 지침을 발표하고 근로감독 중 하나인 <근로조건자율개선지원사업>을 통해서, 사업장에 양대지침을 홍보하고 이미 그 본질의 소수 재벌의 소원수리이었음이 밝혀진 법안의 처리를 여전히 주장하고 있다. 재벌의 이해관계를 대변했던 과오에 대해 사과하고 해당 법안을 포기해야 한다.

 

늦었지만, 임금체불과 최저임금 위반의 심각성을 고용노동부가 인식하고 관련한 대책을 내놓은 것은 다행이다. 임금과 관련한 근로감독 강화, 프랜차이즈 사업주를 중심으로 한 근로감독 결과 공개 등 고용노동부가 밝힌 계획은 내용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고용노동부는 발표한 계획의 제도화 과정에서 노동자와 노동조합, 시민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열악한 노동자의 현실을 해소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참여연대는 임금체불·최저임금 위반과 관련한 근로감독의 결과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고, 관련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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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뉴스X참여연대] 새누리당 5대 노동입법 해부

 

참여연대와 슬로우뉴스는 2015년 11월 30일 부터 딱 한 달, 더 이상 미룰수 없는  노동개혁이라며 새누리당이 발의한 5개의 노동법 개정안을 대략 따져봤습니다. 아래 글은, 세번째 글로, 새누리당의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랜시간 일하는 한국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줄여줄 수 있는지 따져봅니다. 

 

원문은 슬로우뉴스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합니다. 아래를 클릭하세요. 새로운 창이 열립니다.

 

하나, 새누리당 5대 노동입법 해부: 1. 기간제법 – ‘무한상사 3년 인턴’ 현실로 
둘, 새누리당 5대 노동입법 해부: 2. 파견법 – 노동의 뿌리까지 비정규직으로 
셋, 새누리당 5대 노동입법 해부: 3. 근로기준법 – 노동부의 평행우주 ‘1주일 = 5일’ 
넷, 새누리당 5대 노동입법 해부: 4. 고용보험법 – 실업급여가 재취업을 방해한다고? 
다섯, 새누리당 5대 노동입법 해부: 5. 산재법 – 산재보험보다 사보험이 먼저? 

 

 

새누리당 5대 노동입법 해부: 3. 근로기준법 – 노동부의 평행우주 ‘1주일 = 5일’ 

 

1주일은 월, 화, 수, 목, 금, 토, 일요일이다. 우리 중 상당수는 월, 화, 수, 목, 금, 금, 금으로 일하기도 한다. 일주일에 5일을 일해도, 3~4일을 일해도, 일주일 내내 일해도, 1주일은 7일이다.

 

‘1주일이 5일’이라는 고용노동부

 

근로기준법을 설명하겠다면서 느닷없이 달력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근로시간과 관련한 근로기준법 개정의 최대 쟁점 바로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1주일’에 관한 해석이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1주일’이 ‘5일’이라고 주장한다. 2015년 현재, 전 세계 대부분 나라에서 사용하는 달력은 16세기의 그레고리력이고, ‘1주일=7일’의 유래는 기원전 20세기 고대 바빌로니아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근로기준법상 1주일이 5일이라고 말한다.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1주일이 며칠인지 명시되어 있지 않다. 근로시간을 줄이기 위해 발의되었다는 여러 근로기준법은 다양한 방식으로 ‘1주일이 휴일을 포함한 7일’이라는 1주일을 ‘명확’하게 정의한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임시국회를 열어 합의 처리하겠다는 근로기준법(새누리당 근로기준법; 김무성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16864, 이하 ‘새누리당 근로기준법’)도 마찬가지다.

 

1주일이 5일이라는 고용노동부의 초월적인 세계관이 도대체 어디서 왔을까? 이 문제를 살펴보기 전에 ‘1주일이 며칠이냐?’가 어째서 근로시간과 관련한 근로기준법 개정의 핵심 쟁점이 됐는지부터 따져보자.

 

우선, 현행 근로기준법부터 확인해본다.

 

현행 근로기준법 50조(근로시간)

① 1주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②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① 1주일의 근로시간은 최대 40시간이고, (50조1항)

② 1일의 근로시간은 최대 8시간이다. (50조2항)

 

현행 근로기준법 53조(연장근로의 제한)

① 당사자 간에 합의하면 1주간에 12시간을 한도로 제50조의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③ 그런데 1주일의 근로시간을 12시간까지 연장할 수 있다. (53조)

 

그래서 근로기준법 50조와 53조를 합하면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른 1주일의 최대 근로시간은 52시간이다. 그리고 1주일이 며칠인지 근로기준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 고용노동부의 ‘또 다른 우주’로 인해 시작된 근로기준법 해석의 쟁점은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 포함되는지 여부’라고 할 수 있다.

 

‘휴일근로의 연장근로 포함 여부’는 휴일 근로시간을 1주일 연장근로 한도인 12시간에 포함할 것인지 아닌지의 문제다. 1주일이 7일이냐, 5일이냐(즉, 휴일을 포함하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근로시간의 적용 범위가 변하고 적용 범위가 변하면 근로시간도 변한다.

 

노동부의 평행우주 = 휴일근로 ⊄ 연장근로

 

근로기준법의 1주일이 휴일까지 모두 합친 7일이라면, 1주일의 최대 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 50조에 따른 40시간, 근로기준법 53조에 따른 12시간까지, 합쳐서 52시간이다(정상적인 우리들의 우주). 휴일에 일한 근로시간이 최대연장 근로시간인 12시간에 포함된다(휴일근로 ⊂ 연장근로: 휴일근로는 연장근로에 포함됨).

 

반대의 경우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우니 일단, 근로기준법 50조와 53조 상의 1주일을 5일 로 바꾸어서 읽어보자.

 

+ 50조(근로시간) ① 5일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 53조(연장 근로의 제한) ① 당사자 간에 합의하면 5일 간에 12시간을 한도로 제50조의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이 경우, 5일 동안 40시간 일하고, 12시간 연장근로도 5일 동안의 근로시간에서 연장한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진짜 세상의 1주일은 7일이니까 2일은 남는다. 이 2일이 휴일이고, 이 휴일에 일한 근로시간을 어떻게 계산할 것이냐는 문제가 발생한다.

 

평행우주 

 

1주일을 5일이라고 간주하면 휴일에 일한 근로시간은 연장근로 12시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고용노동부의 또 다른 우주). 그리고 이 휴일(2일)에는 하루에 8시간 일할 수 있다는 규정이 다시 적용된다(휴일근로 ⊄ 연장근로: 노동부의 우주에선 휴일근로는 연장근로에 포함되지 않음)

 

다시 설명하면, 근로기준법 50조에 따른 40시간, 근로기준법 53조에 따른 12시간, 도합 52시간의 근로시간은 월, 화, 수, 목, 금요일 이렇게 5일에만 해당하고 토, 일요일은 52시간이란 근로기준법상 1주일의 근로시간 한도에서 제외해서 따로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 포함되지 않고, 7일인 1주일에서 5일 동안은 40시간 + 연장근로 12시간 일하고, 나머지 휴일 2일 동안 각각 하루에 8시간씩 총 68시간(40시간+12시간+8시간+8시간) 일해도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결론이 도출된다(이것이 노동부의 결론!).

 

가격을 미리 올려놓은 뒤에 세일한다고 호객해 사기로 판결받은 백화점 사기 세일처럼 노동시간을 늘려놓은 뒤에 단축해준다고 생색내는 노동부. 그래놓고 "주말에 맘 놓고 편히 쉬"란다. 

 

가격을 미리 올려놓은 뒤에 그 가격을 내려 세일한다고 호객했던 백화점 사기 세일(대법원이 ‘사기’로 판결)처럼 노동시간을 늘려놓은 뒤에 단축한다고 생색내는 노동부. 그래놓고 “주말에 맘 놓고 편히 쉬”란다.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 마인드! 

 

문제는 근로기준법이 아니라 고용노동부 

 

문제는 근로기준법이 아니라 고용노동부다. 고용노동부가 현재 지구 상의 거의 모든 국가가 채택한 역법에 따라 근로기준법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장님들이 근로시간과 관련한 근로기준법을 얼마나 잘 지키는지 열심히 찾아다니면, 근로기준법 개정 없이도, 소위 ‘노동개혁’ 없이도 우리나라 노동자는 일찍 퇴근할 수 있고, 주말에 출근하지 않을 수 있다.

 

새누리당 근로기준법과 고용노동부는 ‘1주’를 휴일을 포함한 7일로 명시하여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키면서 근로시간이 1주일에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어들 것이라 한다. 그러나 새누리당 근로기준법은 다음과 같은 단서를 단다:

 

“다만, 휴일근로를 연장근로 한도에 포함할 경우 근로자의 소득 감소와 중소기업의 경영상 부담 등 급격한 영향을 감안하여 기업 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적용하도록 하는 한편,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의해 휴일에 한하여 1주 8시간까지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도록”

 

노사 간의 서면 합의를 통해 8시간의 연장근로를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낮은 임금으로 인하여 오래 일해야 필요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노동자의 열악한 현실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불안을 생각해보라. 새누리당 근로기준법과 고용노동부의 ‘노동개혁’은 사실상 1주일의 연장근로를 12시간에서 20시간으로 연장해 놓았다고도 봐도 무방하다.

 

새누리당과 고용노동부는 1주일 최대 근로시간인 68시간을 52시간으로 줄였고 그래서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광고한다. 하지만 원래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1주일 최대 근로시간은 52시간이다. 새누리당 근로기준법은 1주일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에서 60시간으로 늘려놓았을 뿐이다. 여기에 더해 연장근로에 대한 가산임금도 안 주려고 한다.

 

사장님 위해 ‘가산임금’ 줄이겠다? 

 

2014년 10월 권성동 의원은 휴일수당의 산정 근거를 없애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하 권성동 근로기준법)을 발의한 적이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장님은 휴일에 연장근로한 노동자에게 1) 휴일 근무에 대한 가산임금을 줘야 할 뿐만 아니라 2) 연장근로에 대한 가산임금도 지급해야 한다. 이를 두고 ‘중복할증’이라고 한다. 권성동 근로기준법은 근로기준법 56조에서 ‘휴일근로’라는 단어를 삭제하는 방식으로 휴일에 일한 노동자에게 더 많은 임금을 주어야 하는 사장님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했고, 이 때문에 한참 소동이 있었다.

 

당시 한국노총은 권성동 근로기준법이 3조 원 정도 사장님의 비용을 절약해 주는데, 중복할증 여부와 관련 없는 주 40시간 이하 근무에 대한 휴일근로수당 1,414억 3,584만 원도 없어진다고 발표했다.

 

새누리당 근로기준법도 사장님의 돈을 아껴주는데 방식이 약간 다르다. 물론 결론은 비슷하다.

 

새누리당 근로기준법은 조항 하나를 신설해 8시간 이내의 휴일근로의 경우에 사장님은 통상임금의 100분의 50만 가산하여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1주일을 7일이라고 명시하는 방식으로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켜 놓긴 했지만, 이때 발생하는 ‘중복할증’을 회피하는 조항을 신설하려고 한다. 즉, 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임금과 연장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모두를 보장해야 하는 사장님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이다.

 

가산임금 문제는 사장님 부담을 줄여주는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 가산임금이 없어지거나 줄어든다는 것의 진짜 의미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의 기준이 모호해진다는 점이다. 같은 임금을 지급한다면, 근로기준법상 40시간 안 쪽의 근로시간과 그 바깥 쪽의 근로시간(연장근로)의 차이는 없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새누리당 근로기준법이 부정하는 것은 가산임금과 함께 근로시간의 기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늘려! 

 

새누리당 근로기준법은 연장근로 앞에 ‘특별’ 자를 붙여 1주일에 8시간 더 일하게 하고, 이래저래 가산임금을 줄여놓고, 그것도 모자라 탄력적 근로시간제(법 51조)의 단위기간을 확대하려고 한다. 문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연장근로에 대한 가산임금조차 없다는 점이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더 오래 일해도 다른 주나 다른 날에 근로시간을 줄이기만 하면 연장근로에 대한 가산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제도다. 물론, 기존의 임금 수준이 낮아지지 아니하도록 임금보전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법 51조 4항)고 규정하지만, 처벌조항이 없어서 의미 없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오래 일하고 생활리듬은 깨지는데 실질임금이 감소한다. 그러나 사장님 입장에서는 생산은 필요한 만큼만 하고, 비용 부담은 줄어드는 제도다. 새누리당 근로기준법은 ‘올곧게’ 사장님이 노동자를 더 싸게 더 오래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야, 너의 별로 돌아가렴 

 

‘근로시간 저축휴가제’라는 것을 도입하자는 내용도 있다. 간단히 설명하면, ‘연장, 야간, 휴일근로 이외에 유급휴가에 해당하는 시간을 적립하여 근로자가 필요한 경우에 휴가로 사용하거나, 이와 반대로 휴가를 먼저 사용하고 이후 근로 등으로 보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1주일이 5일이라고 보는 법 해석이 고용노동부의 초현실적인 면모를 보여준다면, 근로시간 저축휴가제는 고용노동부의 비현실성을 드러낸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시간 규정(50조와 53조 1항)을 위반한 사장님은 감옥에 2년 이하로 지내시거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처벌도 약하지 않은 편이다. 물론 고용노동부가 열심히 찾아다닌다면 말이다. 하지만 드러난 통계는 ‘처참’한 현실을 증명한다.

 

2014년 한 해 동안 고용노동부가 적발한 근로기준법 50조 위반은 112건이고, 53조 위반은 884건이다. 사법처리된 건수는 50조는 1건, 53조는 11건이다. 대한민국 노동자는 평균적으로 2,000시간 넘게 일하고, 노동자 수가 1천만이 넘어 2천만을 향해 간다. 그런데 근로시간 규정 위반을 노동부가 적발한 게 약 1,000건이고, 처벌된 게 12건이다. 그러니까 산수 문제다. 고용노동부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제대로 된 노동 정의를 위해선 노사정합의도 필요 없고, 소위 정부와 여당의 ‘노동개혁’도 필요 없다. 일은 더 오래 하고 임금은 덜 받게 되는 새누리당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더더욱 필요 없다. 고용노동부가 제 일을 제대로 하면 된다.

 

대한민국이 OECD 회원국 최장 근로시간 1위 자리를 6년 만에 탈환했다. 근로시간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는 당면한 시대의 과제다. 그런데 그 최대 장애물은 노동부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1주일을 5일이라고 해석하는 고용노동부의 초현실적인 세계관이다. 근로시간을 줄이고 싶으면 한마디면 된다.

 

 “1주일은 7일이다.”

 

월, 2016/01/11-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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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가장 열악한 간접고용 비정규직부터 해결
② 공공부문에도 ‘비정규직 공장’ 많다
③ 공공 비정규직 1/3 이상이 교육부문에 몰려

뉴스타파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시대’를 열기 위한 과제를 3차례에 걸쳐 짚어봅니다. 먼저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에서도 가장 소외된 간접고용 비정규직부터 살핍니다. 2편에선 기간제와 시간제, 무기계약직 등 직접고용 비정규직, 마지막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⅓  가량을 차지하는 교육부문 비정규직을 다룹니다.

우체국시설관리단 98%가 비정규직

기아차 모닝을 만드는 동희오토는 관리직을 뺀 생산직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라 노동계는 이를 두고 ‘비정규직 공장’이라 부른다. 공공부문에도 이와 비슷한 ‘비정규직 공장’이 더러 있다. 우체국시설관리단은 그 대표적 사례다.

우체국시설관리단은 전체 인력 중 98%가 비정규직(무기계약 포함)이다. 현재 우체국시설관리단에는 정규직 49명과 무기계약직 2,242명, 기간제 230명, 파견직 4명이 일한다.

우체국시설관리단 인력구조 (2017.3)

구분

숫자(명)

비율(%)

정규직

49

2.0

무기계약직

2,242

88.8

기간제

230

9.1

파견직

4

0.1

합계

2,525

100

▲ 출처 : 알리오

우정사업본부 자회사인 우체국시설관리단은 2000년 11월 설립돼 지방우정청과 전국 1천여개 우체국, 우편집중국의 경비와 미화, 안내, 시설관리, 주차관리를 하는 공공기관이다. 이 일은 구제금융 이전 90년대 중반까지 기능직공무원이 담당했다. 지금도 일부 기능직이 남아 있다. 정규직 49명의 평균 임금은 연 5,819만원이다. 직원의 절대다수(88.8%)를 차지하는 무기계약직 평균보수는 연 2,155만원으로 정규직의 절반도 안 된다.

정규직은 초임 3,205만 원으로 시작해 10년차가 되면 5천만 원으로 오른다. 그러나 무기계약직 기본급은 최저임금을 따라 오른다. 무기계약직 근속수당은 3~5년차가 월 1만 원, 6~8년차가 월 2만 원, 9·11년차가 월 3만 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무기계약직 신입과 10년차는 월 3만 원씩 해서 연봉 36만 원 차이만 난다.

같은 무기계약직이라도 업무에 따라 임금이 다르다. 미화원과 금융경비원은 최저임금에 근사한 임금을 받아 연 2천만 원도 안 된다. 이 때문에 해마다 700~800명씩 퇴사해 이직률이 매우 높다. 이를 반영하듯 무기계약직 정원은 2,659명인데 반해 실제 근무자는 2,242명으로 결원이 417명이나 된다.

우체국시설관리단은 우체국 시설관리가 기관의 목적인만큼 현장직원이 업무의 중심이다. 정규직은 이들 현장직원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일을 한다. 49명의 정규직이 전국에 흩어진 2천명 넘는 비정규직을 관리하기 어렵다. 사회공공연구원 김철 연구실장은 “2천 명 넘는 비정규직에 대한 일상적 인사관리는 불가피하게 해당 우체국 정규직이 하기에 불법파견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는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계산하지만, 우체국시설관리단 무기계약직은 이름만 다를 뿐 기간제와 임금과 업무가 거의 동일하다. 60살 정년이 안 되면 무기계약직이고, 정년을 넘기면 촉탁으로 64살까지 기간제로 일한다.

우체국시설관리단은 자회사 방식의 외주화의 비효율성도 노출하고 있다. 원청인 우정사업본부는 2015년 기준으로 우체국시설관리단 경비원 월 인건비를 249만 원으로 책정했는데, 여기에 자회사 우체국시설관리단의 일반관리비 5%, 이윤 8%, 부가가치세 10%가 추가돼 1인당 313만 원을 부담한다. 우정사업본부가 업무를 직접 담당하면 1인당 64만 원씩 연 192억 원이 절약된다. 이 돈이면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처우개선에 쏟을 수 있다. 우체국시설관리단처럼 비정규직이 절대다수인 공공기관은 한국여성인권진흥원과 코레일테크 등 10여곳에 달한다.

우체국시설관리단 경비원 1인당 월 책정 예산

항목

금액(원)

내역

직접인건비

2,127,887

월 지급액, 퇴직충당금 등

간접인건비

362,261

4대 보험료, 피복비, 야식비 등

일반관리비

124,508

직,간접인건비의 5%

이윤

209,617

인건비+관리비의 8%

복지포인트

25,000

 

부가가치세

284,930

총비용의 10%

합계

3,134,203

 

▲ 출처 :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평가 연구 (사회공공연구원, 2017.3)

재정부 예산 칼질에 ‘파리 목숨’

공공부문 직접고용 비정규직엔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시간제가 있다. 정부는 2013~2015년 공공부문에서 7만 4,023명을 무기계약 전환했는데 같은 기간 공공부문 기간제는 24만 명에서 20만1천 명으로 4만 명만 줄어들었다. 전환한 자리에 다시 기간제를 채용하는 관행 때문이다.

정부는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분류하지만 우체국시설관리단 사례처럼 무기계약직은 정년보장 외엔 기간제와 흡사했다.

직접고용 비정규직 임금은 인건비가 아닌 사업비에서 책정하기에 해마다 사업예산에 따라 사람 수를 관리한다. 사람 임금을 사업비로 책정하는 것도 문제지만, 국회나 기재부에서 그나마 예산을 따내지 못하면 대규모 감원 당하는 불안한 고용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청은 2015년 6월 기획재정부로부터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기간제인 의경부대 영양사 37명을 해고(계약해지)했다. 당사자들은 2013년 채용 때 “2년 뒤 무기계약직 전환을 구두약속 받았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경찰청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를 찾아 호소한 끝에 복직해 2016년부터 무기계약직이 됐다. 이처럼 공공부문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기획재정부의 예산에 절대적으로 민감하다.

기간제는 고용 규제가 없어 부서 사업비로 사용하는데다 임금도 주먹구구식이다. 자산관리공사와 에너지기술평가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기간제는 월 600만 원 이상인데 반해 우체국물류지원단과 한국원자력안전재단은 월 100만 원 가량으로 최저임금에도 미달했다.(2015년 기준) 이처럼 공공기관마다 기간제 임금격차가 심한 건 기간제 고용을 관장하는 정부 차원의 통일된 인건비 규정이 없어서다.

예산에 사람 맞춰 임금도 주먹구구

기재부 예산 때문에 기간제는 사업비로 단기채용과 해고를 반복한다. 고용노동부 채용지원 명예상담원과 우편물을 분류하는 우정실무원은 상시지속적 업무인데도 예산 때문에 기간제를 채용하기도 한다.

지방국토관리청 산하 국토관리사무소에서 일하는 사무원, 도로보수원, 과적단속원, 하천관리원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면 무기계약직 보수표에 따른 호봉을 적용받는다.

2015년 보수표에 나온 호봉은 1~31호봉까지 나뉜다. 그러나 사무원과 하천관리원은 근속에 따라 맨 위 31호봉까지 올라가지만, 과적단속원은 20호봉까지만 올라간다. 과적단속원은 장기근속자가 많아 호봉제를 동일하게 적용하면 예산 부담이 커져서다. 이는 예산 규모에 맞춰 비정규직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상담원별 기본급 1호봉 비교 (단위:원)

수석상담원

선임상담원

책임상담원

전임상담원

일반상담원

2,445,320

2,236,650

2,052,320

1,879,600

1,506,440

▲ 출처 : 고용노동부 2016년 민간직업상담원 보수 지급기준

고용노동부 산하 고용센터에서 상담업무를 하는 무기계약직은 수석, 선임, 책임, 전임, 일반 상담원으로 5등급으로 나뉘어 5개의 별도 호봉표에 따른 기본급 체계를 갖고 있다. 수석, 선임, 책임, 전임상담원까진 1호봉이 대략 8%씩 차이 난다. 그러나 2015년 4월 상담직렬 통합으로 신설된 일반상담원은 바로 위 전임상담원과 20% 이상 큰 격차가 난다. 이 역시 예산상의 한계 때문이다. 당시 상담원 직렬통합에 62억 원이 필요했으나 2014년 26억 원만 반영됐다.

국민연금공단은 해마다 기간제 수가 들쑥날쑥 한다. 연금공단 기간제는 2013년 586명에서 해마다 100명 이상 줄어 2016년엔 153명까지 떨어졌다가 올들어 다시 464명으로 크게 늘었다. 연금공단에서 기간제는 사업 확대 또는 축소에 대한 고용안전판 역할을 한다. 연금공단은 6~10개월짜리 기간제를 선호한다. 1년 이상 고용하면 퇴직금을 줘야하고 2년이 됐을 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해서다.

국민연금공단 비정규직 추이 (단위 : 명)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1분기

무기계약직

2

7

6

273.5

271.5

기간제

586

422

167

153

464

무기계약직
전환실적

0

95

1

268

0

▲ 출처 : 알리오 (소수점 이하는 단시간 노동자 반영)

상시지속적인 우편물분류에도 기간제 채용

비정규직 비율은 2007년 정점을 찍은 뒤 소폭 줄어들고 있지만 유독 시간제 노동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03년 90만 명이었던 시간제는 2016년 248만 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시간제 노동은 성별분업이 강해 여성 일자리로 낙인 찍혀 있다. 남성노동자의 6.3%가 시간제인데 반해 여성노동자는 13.6%가 시간제로 일한다.

우정사업본부와 우편집중국, 우체국에서 우편물을 분류하고 상하차하는 ‘우정실무원’은 무기계약직과 기간제가 섞여 일하면서 전일제(8시간)와 시간제(4시간)로 나뉜다. 앞서 우체국시설관리단처럼 기간제로 들어와 2년 이상 근무시 무기계약직 전환되지만 임금은 거의 같다. 2015년 무기계약직 우정실무원 정원은 전일제가 1,959명, 시간제가 2,210명으로 시간제가 약간 더 많다. 기간제 우정실무원은 전일제든 시간제든 시급은 6,470원으로 최저임금에 딱 맞춰져 있다.

우정실무원 업무도 우체국시설관리단처럼 90년대 중반까진 기능직 공무원이 담당했다. 지금도 우편집중국엔 기능직 공무원과 무기계약직, 기간제가 함께 일한다. 기능직 공무원은 평소엔 관리감독 업무를 하지만, 업무량 폭주 땐 비정규직과 함께 우편물을 분류한다.

우정사업본부 무기계약 및 기간제근로자 관리규정 5조엔 “상시지속 업무는 무기계약직이 담당하는 걸 원칙으로 하며, 정원을 초과한 근로계약 체결은 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이 ‘정원’ 조항 때문에 상시지속 업무인데도 기간제로 채용한다.

사각지대에 놓인 초단시간 노동도 늘어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도 계속 늘고 있다. 단시간 노동은 근로기준법과 기간제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주휴일과 연차휴가가 없고, 4대 사회보험 의무가입도 안되고, 퇴직금도 안 줘도 된다. 기간제법에 따라 2년 이상 기간제로 일하면 정규직 고용의제에 적용되지만 주 15시간 미만 단시간 노동자는 2년 이상 계속해서 기간제로 일 시킬 수 있다. 물론 공공부문에선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초단시간 노동자 추이 (단위:명)

구분

2002년

2015년

여성

120,279

411,307

남성

66,264

174,146

합계

186,543

585,453

▲ 출처 : 통계청

초단시간 노동은 2002년 20만 명도 안 됐지만 2015년 3배 가량 늘어 60만 명에 육박한다. 초단시간 노동도 시간제처럼 여성에게 집중돼 있다.

초단시간 노동은 학교방과후돌봄교사나 사회서비스 돌봄노동 등 공공부문에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방과후돌봄교사로 일하는 A씨는 “주 15시간 미만이어야 하기 때문에 주 5일 중 나흘은 3시간씩, 하루는 2시간 근무하는 걸로 계약서를 썼다”고 했다. 그러나 A씨는 돌봄 준비와 정리, 초과근로로 매번 15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했다.

통일된 임금체계 세워야

정부는 해마다 공공부문 직접고용 비정규직에 대해 무기계약직 전환실적을 집계해 해결에 주력했다. 그러나 전환한 자리에 기간제를 다시 채용하고 단시간, 초단시간 근무자까지 늘어나 큰 실효가 없다. 전환된 무기계약직 처우도 고용안정 외엔 기간제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무기계약직에 대한 통일된 직제와 정원, 임금체계가 없어서다. 이 역시 법 개정없이 대통령령으로 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상시지속적 업무엔 정규직 채용 원칙을 강조했지만 기획재정부가 사업비 예산만 삭감해도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감원의 몸살을 앓는다. 공무직법을 제정하면 좋겠지만, 당장은 대통령령으로 통일된 직제와 정원, 임금체계라도 마련하면 고용불안은 상당부분 해소된다.

금, 2017/05/2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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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였다. 한 인권단체가 올해부터 활동비를 최저임금 기준에 맞추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면 얼마야?” 몇 년 전부터 최저임금을 외우고 다녔다. 한 나라의 대통령 이름보다 중요한 상식이라고 생각하며 외웠다. 그런데 정작 한 달 일하고 받아야 하는 돈이 얼마인지는 미처 몰랐다. “주 40시간 기준으로 116만 6,620원인데, 우리는 117만 원을 받기로 했어.” 고개를 끄덕거리며 입 속으로 되뇌었다. 117만 원, 117만 원, 117만 원……. 

시급과 월급 사이 

6월 29일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가, 사용자위원 9명 전원 불참으로 무산됐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을 고시할 때 월급을 병기하자는 주장에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최저임금 결정시한을 앞둔 마지막 회의 불참 사유로는 언뜻 이해되지 않는다. ‘시급 곱하기 노동시간’이 월급일 것이고, 곱하기는 계산기를 두드리면 될 일이니 말이다. 그러나 시급을 외우는 나 역시 곱하기를 할 수 없었다. 계산기는 월급을 알려주지 않는다. 

일주일에 40시간을 일했다 치자. 그러면 한 달에 몇 시간을 일한 것일까? 노동시간을 매일같이 계산해뒀다가 곱하기를 할 수도 있겠다. 누군가 그런 수고로움을 마다 않는다 하더라도 이게 끝이 아니다. 모든 노동자에게는 유급 휴일의 권리가 있다. 한국의 근로기준법 역시 주 15시간 이상 일한 사람에게는 유급휴일을 보장한다. 주 40시간을 일하면 주 48시간 어치의 임금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흔히 월급을 계산할 때 ‘48시간×4.34주=209시간’을 기준으로 삼는다. (올해 민주노총 최저임금 요구안이 ‘209’만 원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 

그러나 이 역시 끝이 아니다. 209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8시간을,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다. 날마다 주마다 출퇴근 시간이 달라지는 사람들, 법정 노동시간보다 연장해서 또는 야간이나 휴일에 일하는 사람들은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해야 하니 더 복잡해진다. 이 모든 걸 다 따져볼 수 있는 노동자는 흔치 않을 것이다. 그러니 계산기가 어떻게 월급을 알려주겠나. 오직 통장에 들어온 급여액수를 보고 월급을 확인할 뿐. 시급과 월급 사이에도 착취의 비밀은 숨어 있다. 

경영계의 생떼 

유엔 사회권 규약 제7조는 공정한 임금, 품위 있는 생활을 보장하는 보수를 인권의 내용으로 밝히고 있다. 최근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제7조의 내용을 해설하는 일반논평을 토론 중이다. 공정한 임금은 노동이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임금이다. ‘노동자가 직면하는 특정한 어려움’,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에 미치는 영향’ 등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차별을 겪는 여성노동자의 지위를 고려해야 하고, 고용계약의 불안정을 완화해야 공정성이 확립된다. ‘품위 있는 생활을 보장하는 보수’는 “생활비와 기타 지배적인 경제·사회적인 환경과 같은 외부 요건들을 토대로 결정되어야” 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3월 중소기업 429개 업체를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 영향에 대한 중소기업 의견조사」를 실시했다. 경영계는 “명목상 최저임금액은 월 116만 원이지만, 실제 중소기업이 지급해야 하는 인건비 부담은 월 160만 원을 상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사정이 이러니 최저임금 인상이 부담스럽다고 생떼를 쓰는 것이다. 경영계의 입장에서 월급은 ‘인건비’일 뿐이니, 한 달 116만 원만 주면 되는데 160만 원이나 주는 게 얼마나 억울하겠나. 

인권의 기준으로 보면 전혀 다르다. 제한된 노동시간보다 더 많이 일할 때 시급을 가산해 받는 것은 인권이다. 그만큼 노동자는 자신의 건강과 안전, 삶의 기회를 빼앗기기 때문이다. 밤에 일하거나 휴일에 일할 때 더욱 많이 받는 것 역시 권리다. 물론 한국의 노동법도 이것을 보장하고 있다. 그래서 160만 원은 최저임금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보이지만, 보나마나 최저임금에 아슬아슬하게 맞춘 수준일 것이다. 일을 더 시켰으니 더 주는 게 당연하더라도, 경영계는 따지고 싶을 것이다. 고용은 사람을 사는 것이고, 월급 주면 한 달 일 시키는 것은 자유 아니냐고. 그들에게는, 최저임금이 너무 낮아서 사장이 시키는 대로 자신의 몸을 혹사시켜, 한 달에 겨우 160만 원을 버는 노동자들은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경영계가 우려하는 혼란의 정체 

최저임금 심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경영계는 ‘산업현장의 심각한 혼란’을 우려했다. 시급으로 결정된 최저임금을 기반으로 산업현장에서 인사․노무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관행을 무시하고 제도를 변경한다면 큰 혼란이 올 것이라는 입장이다. 심지어 전원 불참할 정도로 강경하다. 그만큼 시급과 월급 사이에서 갈고닦아온 기술이 위대한가 보다. 월급을 병기하는 것만으로도 일대 혼란을 일으킬 정도라면 말이다. 

그럴 만도 하다. 법은 시급과 노동시간을 먼저 정하지만, 저임금 노동시장의 현실은 다르다. 사장이 월급을 정하면 노동시간이 정해진다. 임금은 법에 따라 계산되지 않고 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설계된다. 최저임금 미만 노동자 비율이 십여 년 동안 오르락내리락 하면서도 10%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다. 법의 예외를 활용한 경우도 있고, 법의 빈틈을 노린 경우도 있고, 과감한 법 위반도 있다. 법을 위반한들 노동자들은 알기 어렵고, 위반 사실을 안들 항의하기 어렵다. 어떤 경우든, 노동자 열 명 중 한 명은 받아야 할 만큼의 돈도 못 받고 있다. 

임금과 노동시간을 통제하는 그들의 기술은 권력의 본질이다. 경영계가 반발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기술의 혼란기에 닥칠 수 있는 권력의 흔들림. 대부분의 저임금 노동자들은 임금명세를 궁금해 할 겨를도 없이 주어진 월급을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했다. 그런데 나처럼 곱하기 앞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던 노동자들이, 계산기 없이 한달 받아야 할 최저임금에 대한 감각을 얻게 된다면? 경영계는 그저 임금 수준의 높고 낮음에 긴장하는 것이 아니다. 더 주는 것보다 두려운 것은, 주는 대로 받던 노동자들이 더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경영계의 두려움은 본능적이다. 

인상보다 두려운 것은 권리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 주장에 탄력이 붙었다. 소득 증대가 경기 침체로부터 회복하기 위한 열쇠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3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고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까지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동자가 기업까지 걱정하는 오지랖을 요구받지 않아도 되니 다행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영세기업을 궁지로 몰아가는 대기업과 불공정한 하청구조 등에까지 시야를 넓히면 더욱 좋을 듯하다. 사내유보금을 쌓아둔 대기업의 곳간을 여는 상상은 더욱 설렌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임금 인상의 전제조건도 아니며 목표도 아니다. 임금은 더도 덜도 말고 우선 인권이다. 

노동자들에게 임금은 언제나 중요한 문제였다. 돈 벌려고만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돈 못 벌면서 일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벌고 싶은 만큼 벌게 되지는 않는다. 그러니 싸운다. 그러나 임금인상투쟁은 단순히 돈 더 달라는 싸움은 아니다. 노동자들은 감각적으로 안다. 문제는 임금의 액수가 아니라, 임금을 주는 대로 받을 수밖에 없는 불평등한 권력 관계라는 것을. 힘이 없으면 오르는 듯 보였던 월급도 금세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것을. 임금의 수준은 권리의 전부가 아니다. 

노동자들이 스스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자본을 위협한다. 월급으로 고시된 최저임금과 자신의 월급을 비교하기 시작한 사람들은 궁금해 하기 시작할 것이다. 남들보다 훨씬 더 일하는데 뭔가 덜 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최저임금 수준으로 주면서 밤이나 휴일에 이렇게 일 시켜도 되는 건가? 따져보고 나서 결국 건질 게 없더라도 이미 달라진다. 법의 기준일 때와 노동자의 질문일 때, 권리는 전혀 다른 힘을 지닌다. 

노동자의 질문을 만들어야 

2014년 기준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의 87.6%는 3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한다. 그리고 30인 미만 사업장의 조직률은 1%도 안 된다. 저임금 노동자 중 대부분은 비정규직 노동자이며 대부분의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조직을 만들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사회권규약 제7조의 일반논평 초안이 “노동조합 결성과 결사 파업에 대한 권리는 공정하고 유리한 근로조건 도입․유지․옹호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수단”임을 강조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조직이 없으면 통장에 찍히는 월급 액수는 푸념거리나 방향 없는 분노로 흩어질 뿐이다. 검찰이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해 집요하게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흩어지면 사라지니까. 

노동자의 질문을 만들어야 한다. 최저임금이 얼마야? 이것은 노동자의 질문이 아니다. 주는 대로 받아야 해? 이것이야말로 노동자의 질문이 되어야 한다. 경영계가 이유 있는 반발을 할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반박이 아니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바로 그것이 필요하다.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 필요한 것은 계산기가 아니라 주소록과 연락처다. 모여서 이야기하자. 질문을 만들자. 임금의 수준이 아니라 우리의 권리에 대해 토론하자. 그리고 함께 싸워야 한다. 그때 우리는 209만 원을 외울 수 있지 않을까? 

수, 2015/07/0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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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ly_head

한국노동경제학회가 한국기술교육대와 공동으로 벌였다는 ‘기간제’ 연장에 대한 설문조사는 학회 차원이 아니라 노동경제학회장인 금재호 교수가 개인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따라 왜 민감한 시기에 민감한 주제를 놓고 학회 명의까지 빌려가며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는지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7일 한국노동경제학회 명의로 나왔던 보도자료의 제목입니다.

2015121000_03

배포처는 한국노동경제학회로 돼 있고 보도자료 본문에도 한국노동경제학회가 한국기술교육대와 공동으로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조사가 이뤄졌다고 써있습니다.

뉴스타파는 앞서 [正말?]비정규직 72%가 찬성?…여론조사의 비밀(링크)을 통해 설문 문항이 기업에 유리하게 작성돼 있으며, 노사정 산하 노동시장구조개선 특위가 실태조사를 하지 않기로 발표한 날, 공교롭게도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인 금재호 교수가 학회장으로 있는 단체에서 그것도 당초 정부 측에서 제시한 설문과 비슷한 문항으로 설문조사 결과를 낸 것을 우연의 일치로 보기엔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실의 질의에 한국노동경제학회 부회장은 “사전,사후에 들은 적이 없으며, 배경이나 내용도 전혀 모른다. 오히려 다른 경로로 사실을 알고는 당혹스럽다”라는 이메일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답변을 보내온 노동경제학회 부회장은 강순희 경기대 교수입니다. 강 교수는 현재 부회장단 가운데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학회 규정에 따라 내년 2월 노동경제학회 차기 회장으로 정식 취임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몇달 뒤 차기 회장으로 취임할 수석부회장이 학회 차원에서 보도자료까지 낸 설문조사에 대해 금시초문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노동경제학회장인 한국기술교육대의 금재호 교수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학회 차원이 아니라 내가 개인적으로 한 것은 맞다”면서도 “회장이 직권으로 설문조사를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학회 명의를 써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설문조사에 들어간 학회의 예산 부분도 나중에 감사를 받으면 되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임원도 모르는 학회 차원의 설문조사?…“전혀 일반적이지 않다”

그러나 수석부회장인 강 교수는 회장의 해명에 대해 “노코멘트”하겠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학회 차원에서 수석부회장도 모르게 이렇게 개인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것은 전혀 일반적이지 않다”면서 “이렇게 쟁점이 되고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다뤄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취재진에게 말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금재호 교수에게 기간제에 관한 설문조사를 의뢰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금재호 교수가 속해 있는 한국기술교육대는 고용노동부가 설립한 대학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금재호 회장이 다른 임원들도 모르게 혼자서 설문조사를 해놓고 학회 명의로 보도자료까지 냈다는 것인데 노동계에서는 그동안의 금재호 교수와 고용노동부의 관계를 감안할 때 서로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냐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은수미 의원도 “고용노동부 산하 대학의 교수가 정부 입맛에 맞는 아전인수식 설문조사를 시행했다”면서 금재호 교수에 대해 “공정성과 중립성이 엄격하게 요구되는 자리인 노동시장구조개선 특위 공익위원에서 사퇴하는 것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사실상 개인적 설문조사 결과를 ‘민의’로 포장한 노동부 장관

금재호 교수가 설문조사 결과를 노동경제학회 명의로 발표(7일)한 바로 다음날(8일) 매일경제신문에는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이 ‘노동경제학회 조사 결과’을 인용하며 다음과 같은 기고문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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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산하 대학의 교수는 자신이 개인적으로 주도한 설문조사를 다른 임원도 모르게 자신이 속한 학회 명의로 배포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 설문조사 결과를 ‘민의’라고 포장하고…국정 역사교과서 때 만큼이나 속보이는 정책홍보가 아닐 수 없습니다.

목, 2015/12/1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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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개악 강행의지 굽히지 않는 고용노동부

명분도, 동의도 원하지 않았음을 드러낸 고용노동부 업무보고

대통령 한마디에 4대입법 된 노동법개정안, 현 정권의 본질 보여줘

 

고용노동부는 2016년 업무보고에서 노동개악과 더 쉬운 해고를 위한 지침의 강행의지를 다시 한 번 천명했다. 비정규직을 양산할 파견법을 중장년일자리법으로, ‘더 쉬운 해고’를 위한 지침을 「공정인사 지침」이라고 명명하고 형사처벌 규정의 삭제를 최저임금 위반에 대한 강화된 제재라고 주장하며 정책의 실질을 왜곡·은폐하고 있다. 대통령의 한 마디에 기간제법의 추진이 중단되었다. 온갖 무리수를 동원하면서도 타협 없이 5개의 노동법개정안을 관철시키겠다는 계획이 대통령 담화 이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는 현 정권과 이번 노동개악의 본질을 보여준다.

 

참여연대가 작년 12/21(월) 두산인프라코어의 희망퇴직과 관련하여 발송한 공개질의서(http://www.peoplepower21.org/Labor/1382702)에 대해서 고용노동부는 답변(별첨자료 1 참고)하면서 희망퇴직은 ‘퇴직을 희망하는지 근로자에게 의사를 묻고 희망할 경우 퇴직하게 하는 합의의 의사표현’이라고 설명하고 ‘고용노동부 중부청에서는 희망퇴직 과정에서 사측이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지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희망퇴직은 대부분의 경우에, 사측 일방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동자가 퇴직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거나 종용하는 방식으로 강행된다. 희망퇴직을 통해 쫓겨난 노동자를 계약직의 형태로 재고용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한다. 희망퇴직은 정리해고에 다름 아니며 필요한 인력에 대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사측의 꼼수에 불과하다. 고용노동부는 소위, 「공정인사 지침」을 통해 채용, 훈련, 평가, 보상, 퇴직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으로 인사관리가 전환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지만 이것은 지금도 만연해 있는 불·편법적 대량해고에 대한 면죄부에 불과하다.

 

정부는 최저임금에 대한 미비한 근로감독행정을 개선하기는커녕 현재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형사처벌 규정을 삭제하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징역과 벌금을 병과(倂科)할 수 있는 현행 처벌규정을 삭제하고 과태료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이고 정부는 이를 최저임금 위반에 대한 ‘제재 강화’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근로감독관집무규정은 최저임금 위반 사용자에게 ‘우선’ 시정권고 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는 위반이 적발될 때까지 최저임금을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겠으나 형사처벌 조항에 대한 과태료로의 전환은 가장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노동조건으로서 최저임금제도의 위상을 훼손한다. 최저임금법 준수율 제고와 제재 강화는 집무규정의 개정만으로도 가능하며 더욱 적극적인 근로감독이 요구된다.

 

발표된 자료에는 ‘실업급여 지급액 및 기간 확대 등 보장성을 강화’라는 계획이 명시되어 있으나 실업급여 수급요건을 엄격하게 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과 두루누리지원사업의 차등지원 계획은 기초적인 사회안전망을 후퇴시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저임금비정규직노동자의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보험료를 100%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지만, 공약을 이행하기는커녕 지원대상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기존 가입자에 대한 지원을 10%p 삭감하는 시행령을 의결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국회 탓 하고 있는 실업급여 상·하한액 단일적용 건도 정부·여당이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외면하고 하한액 인하를 위한 법 개정에만 몰두한 결과에 불과하다. 정부·여당은 자신의 정책이 현행 실업급여의 보장성을 강화한다는 여론호도를 중단하고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폐기해야 한다.

 

사용자 일방의 이익을 위해 남발되는 대규모 해고와 전 산업에서 양산되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실효성 있는 정책대안은 찾아보기 어렵고 재벌·대기업 편향의 정책기조와 독선적인 국정운영은 변함없다. 급기야 행정부 수반이 민간이익단체와 함께 입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서며 국회를 압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어떤 양보나 합의도 없다던 5개의 노동법 개정안이 대통령의 담화 이후 노동개혁 4대입법으로 축소되었다. 비정규직 관련 법안에 대해 박근혜 정권이 고수해온 단호한 입장이 수정된 이유와 과정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배경도 확인할 수 없다. 고용노동부는 여러 설문조사를 근거로 많은 국민들이 정부정책을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대통령 담화 이후 수정된 정부의 입장은 지금의 노동개악을 누가, 무엇을 위해 대변하고 관철시키려 하는지 보여준다.

 

최소한의 명분이었던 915노사정합의조차 파기된 현 시점에서 정부는 노동악법과 양대 지침이 이미 처리된 것인 양 2016년 사업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입법도, 양대 지침도 이제 명분도, 국민의 동의도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마저 후퇴되거나 실종된 채 맞이한 집권 4년 차이다. 지금이라도 재벌·대기업 편향의 정책기조와 일방통행의 국정운영방향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 시작은 더 낮은 임금, 더 쉬운 해고, 더 많은 비정규직 초래할 노동악법과 양대 지침의 폐기여야 할 것이다.

 

▣ 별첨자료 1. 두산인프라코어 희망퇴직 관련 참여연대 공개질의서에 대한 고용노동부 답변

 

목, 2016/01/2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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