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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2] 건강보험 준비금의 성격과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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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2] 건강보험 준비금의 성격과 대안

익명 (미확인) | 화, 2016/11/01- 16:39

건강보험 준비금의 성격과 대안

 

정형준 l 녹색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국민건강보험은 「국민건강보험법」 제38조(준비금) 제1항을 통해 “공단은 회계연도마다 결산상의 잉여금 중에서 그 연도의 보험급여에 든 비용의 100분의 5 이상에 상당하는 금액을 그 연도에 든 비용의 100분의 50에 이를 때까지 준비금으로 적립하여야 한다.”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현재 매년 누적되고 있는 건강보험 흑자의 다른 말이기도 하고, 건강보험 흑자가 ‘준비금’으로 적립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들어 건강보험 준비금의 내용과 이를 둘러싼 각종 정책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를 살펴보고 현재시점에서의 대안들도 제시하려 한다.

 

건강보험 준비금의 역사

1988년 전국민 건강보험을 시행하면서 시작된 「의료보험법」시행령에서는 제46조(준비금)에서 지불준비금으로 당해 연도 보험급여비의 100%를 적립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보험급여 관련 업무가 점차 자동화되고 체계화 되면서, 보험료징수 및 급여청구와 지급의 구조가 빨라졌고, 준비금규정이 과도하다는 주장이 있었다. 이에 1994년 의료보장개혁위원회는 법정준비금을 1년 치 보험급여비의 50%로 낮추기로 결정하였다.

 

1998년부터 진행된 의료보험(이하 의보) 통합으로 2000년 단일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족하였으나, 당시 의약분업을 둘러싼 갈등으로 의사폐업이 있었다. 이를 통한 3차례의 수가 인상여파 등이 겹쳐 2001년에는 무려 1조 8109억 원의 법정준비금이 부족하게 되었다. 당시 이런 적자의 원인은 의료수가인상 뿐만 아니라, 2008년 IMF구제금융이 맞물려 직장의보조합이 통합 전 자신의 적립흑자를 유용하면서 보험료를 거의 올리지 않은 영향과 기존 약국을 이용하던 환자들의 병의원이용 증가까지 영향을 미쳤다.

 

때문에 2002년 7월 「국민건강보험재정건전화특별법(이하 재정건전화법)」을 제정하여 국가는 매년 지역가입자에 대한 보험급여비용과 건강보험사업운영비의 100분의 40에 상당하는 금액을 국고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지원하도록 하였다(제15조제1항). 또 지역가입자에 대한 보험급여비용과 건강보험사업운영비의 100분의 10에 상당하는 금액을 국민건강진흥기금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지원하도록(법 제15조 제2항 및 제3항) 하였다. 이 재정건전화법은 2006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게 되어 이후 5년마다 건강보험 국고지원논란을 불러일으킨 원인을 불러왔다. 또한 재정위원회의 보험요율 결정권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신설하여, 의료공급자와도 논의하는 전 세계에 유래 없는 기구를 탄생시켰다.

 

건강보험은 이후 단기적자와 흑자를 거듭하다가 2010년부터 흑자를 기록하면서 현재 법정준비금이 무려 20조 원이 넘는 5년간의 흑자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건강보험 준비금 기준에서 본다면 보험급여비용(2014년 44조7500억)에 비춰 봐도 50%가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때문에 건강보험 흑자를 보장성강화 및 의료제도개편에 사용하려면 준비금 조항의 변경이 요구된다.

 

이는 그간 흑자분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보장성강화 요구에 보건복지부가 난색을 표명할 법적 근거를 제공했다. 준비금 50% 적립 조항 때문에 보장성강화에 흑자분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최근 시작되고 있는 준비금을 둘러싼 논의들을 단순히 보장성 강화만을 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게 되었다.

 

건강보험 준비금을 둘러싼 최근 추이

정부는 2016년 3월 29일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 주재로 7대 사회보험(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 고용보험) 이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를 출범했다. 이 위원회는 기재부가 각종 연금, 기금, 공보험을 관할하려는 시도인데, 중요하게도 국민건강보험도 여기에 포함된 것이다.

 

당시 기술된 내용을 살펴보면, 건강보험에 대해서는 자산운용 결과를 설명하며, ‘단기간에 적립금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기관’으로 묘사했다. 또한 건강보험을 포함해서 ‘해외, 대체 투자’등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즉 건강보험 흑자의 투자유용을 열어달라고 한 것이다. 이를 기화로 확인된 건강보험 준비금의 유용범위도 기존의 상식인 단기 투자상품이나 즉각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정부가 정보공개청구에서 밝힌 MMDA, MMF는 현금성 자금성격이 강하지만 정기예금, 금전신탁, CD, 금융채권은 모두 1년~3년의 장기투자항목들이다. 거기다 이러한 투자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건강보험의 실주체인 가입자의 의견은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 이는 모두 입찰 컨설팅회사의 자문에 따라 건강보험공단이 수행한 것으로 되어 있다.

 

건강보험의 보험료율, 수가결정을 위한 환산지수, 급여범위 등등의 중요한 사안을 건정심이라는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결정하는 것에 비추어 국민들이 낸 보험료를 관리하고 투자하는 일은 컨설팅회사의 자문에만 의존하는 것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또한 이런 투자의 목적이 건강보험재정확보와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라기보다 단순 수익성 증가를 통한 재정건전화와 종국에는 이를 통한 국고지원 축소 시도임도 드러났다. 정부는 2017년 건강보험에 대한 재정지원을 법에 명시된 기대수익의 14%가 아니라 11%로 한정해서 제시했다. 때문에, 황당하게도 국고지원금 예산액이 현재 지급된 2016년도 7조 975억 원 보다 2천 211억 원 감축된 6조 8천 764억 원이 되었다. 이러한 국고지원 감축은 건강보험 도입 후 초유의 사태이다. 이에 대해 정부관계자가 언론에 밝힌 내용은 14% ‘상당’ 이므로 꼭 14%를 지원할 필요가 없으며, 현재 흑자국면에서 더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이는 전국민 건강보험 출범시 지역가입자 부담의 50%를 국가가 지원하면서 출발했던 근본정신과 앞서 본 재정건전화법의 취지 등에 비추어 매우 우려스러운 태도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건강보험의 재정안정성을 순수하게 가입자들이 낸 보험금에 의존하게 된다는 점에서 건강보험의 공적기능의 약화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현재 건강보험 준비금을 둘러싼 논의들은 건강보험의 남은 재정을 금융학적 수익관리를 통해 조금이라도 불려서, 국고지원 축소와 연계시키려는 시도와 맞물려 있다.

 

준비금 운용 규칙 도입 과 준비금 비율 조정 시도

여기에 정부의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시도와 맞춰서 건강보험에서는 두 가지 시도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하나는 직접적인 준비금 비율 축소를 위한 논의이다. 이는 작년 10월 보건복지부 건강보험 정책국 국장(강도태)이 언론사와의 간담회에서 제기한 바 있고, 올해 8월에는 민주당 전혜숙 국회의원이 50%를 15%로 축소하는 법안을 입안하였다. 다른 하나는 같은 시기인 올해 8월 그간 규정이 없던 ‘준비금 관리 및 운영 고시(안)’을 보건복지부가 제시했다는 점이다. 정부가 초안으로 제시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준비금의 관리·운용 방법 등에 관한 고시안’은 고시안의 내용보다도 그 시점이 주목할 만하다.

 

「국민건강보험법」 제38조(준비금) 제 3항에는 “준비금의 관리 및 운영 방법 등에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한다.” 고 명시되어 있었으나 무려 10여 년간 운영에 관한 보건복지부장관의 훈령·예규·고시 등의 행정규칙이 제정되지 않은 바 있다. 때문에 20조나 흑자가 쌓이고 나서야 고시안을 제시한 것 자체가, 향후 준비금운용을 적극적인 금융투자쪽으로 확대하려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들도록 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볼 때 준비금을 둘러싼 이해관계들은, 준비금 자체의 투자가능성, 준비금 비율을 낮추고 남은 자산의 운용가능성 등이 얽혀 있다. 때문에 단순히 준비금 비율을 낮춘다고 하더라도, 여타 투자운영으로 전용될 가능성 등도 열려 있는 셈이다. 때문에 준비금을 둘러싼 논의에서 몇 가지 중요한 지점을 우선 확인할 필요가 있다.

 

준비금 비율 축소의 전제조건과 대안

준비금 적립은 원칙적으로 불가피하다. 가장 중요하게는 의료기관에 지불하는 후불대금과 건강보험료 징수 사이의 시간차에 대비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준비금의 존재 이유는 건강보험의 효율적인 운영과 파산을 막는 것이지, 적립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최근 들어서는 과거보다 직장가입자비율이 증가하여 건강보험의 수익이 더욱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고, 의료기관 정산 등 재정 지출과정도 시간차가 줄어들고 정확해지고 있다. 현행 준비금 50%는 이런 점에서 너무나 과도하다. 해외의 경우도 대만, 일본은 1개월-3개월분, 독일, 벨기에는 25% 정도로 규정되어 있다. 한국의 과도한 준비금 조항은 보장성 강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건강보험 흑자의 명분이 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준비금을 유용하려는 시도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단순히 준비금 축소만으로는 보장성 강화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높은 본인부담금과 재난적 의료비가 존재하는 현재 한국의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대안을 축소되고 남은 준비금으로 즉시 사용하려는 계획이 필요하다.  현재 이미 누적 20조 원을 돌파한 건강보험 준비금은 정부가 국민 의료비 절감에 해당되는 보장성 확대에는 소극적이면서 보험료는 지속적으로 인상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20조 원 이상의 준비금을 두고, 여전히 수많은 국민들은 병원비 때문에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법률에서 5% 이상에 해당되는 금액을 50% 이내에서 준비금을 적립하라는 조항의 취지가 반드시 50%를 채워야 한다는 것이 아님에도 재정 운영의 주체인 정부는 이를 빌미로 보장성 확대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은, 준비금 비율 축소만으로는 자동적으로 보장성강화가 따라오지 않는다는 것도 보여준다. 정부의 보장성 강화에 대한 의지와 대안이 없다면, 단순히 준비금 비율을 축소하는 것은 거꾸로 금융투자 등의 활용되는 상황까지 닥칠 수 있는 바, 적극적 보장성 강화에 대한 안이 우선 사회적으로 합의되고 제시되어야 준비금 비율축소의 명분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준비금 비율 축소가 실행되면, 누적준비금 조건이 충족될 것이다. 정부의 최근 추이로 보아 이를 빌미로 국고지원축소의 명분을 더욱 강화할 수도 있어 보인다. 한국의 건강보험은 공적보험임에도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가입자의존성(수익자부담원칙)을 고수한다. 2014년 기준으로 가입자가 부담하는 보험료 비율은 87%이고, 정부는 국고에서 고작 13%만을 부담했다. 그나마 정부가 법에 명시된 국고지원금을 제대로 지원한다면 정확하게 16.6%가 되어야 하지만, 예상금액을 낮게 산출하여 막대한 금액을 매년 누락해왔다. 그 결과 한국은 OECD 국가에서 국고지원을 가장 낮게 하는 공보험 보유 국가이다.

 

이처럼 낮은 수준의 국고지원이 지속되는 가운데 준비금비율을 낮춰, 준비금총액이 충족되면, 현재의 5년마다 국고지원특별법을 만드는 상황에서는 국고지원 축소의 가능성도 높다. 사실 일반회계에서 매년 결산해서만 지원한다면, 복지긴축을 주된 목표로 상정하는 정부 하에는 보장성 강화가 더욱 요원해질 것이다. 따라서 국고지원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국고지원액 명문화)이 준비금 비율 축소의 기본 전제라 하겠다. 그리고 이미 박근혜정부가 작년에 제시한 암울한 장기재정전망에 비추어서도 국고지원 명문화는 건강보험 재정지속성을 위한 합리적인 대안이라 할 수 있다.

 

끝으로 준비금 비율 축소여부와 상관없이 금융투자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규제강화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법」 제 38조 2항에서는 “준비금은 부족한 보험급여 비용에 충당하거나 지출할 현금이 부족할 때 외에는 사용할 수 없으며, 현금 지출에 준비금을 사용한 경우에는 해당 회계연도 중에 이를 보전(補塡)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지금 건강보험 공단이 수행하고 있는 장기금융상품 운용을 금지하고 있는 측면이 크다.

 

현재의 준비금 내에서도 장기금융상품 운용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준비금 축소는 더 광범한 투자활용에 운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따라서 건강보험 흑자가 준비금 기준을 넘어가더라도 금융상품등에 투자될 수 없다는 규제조항 등이 준비금 축소와 함께 같이 논의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매년 국민들이 준비금 이상 남는 재정여력을 놔두고도 보험료를 낼 이유가 하등 없다. 독일 같은 경우 준비금이 남아있을 경우, 보험료 인상을 방지하는 장치가 있는데, 이를 참고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사실 이런 준비금 축소 및 건강보험의 준비금 운영 관련한 논의 및 과정에서 건강보험의 실제 주인인 가입자(국민)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최소한의 여론수렴 과정과 전문가 및 시민사회단체와의 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건정심과 재정운영위원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이 언론과 연구결과로 우선 소개되는 것이 합리적인 거버넌스 과정으로 보인다.

소결

현재의 준비금과 관련된 논의는 일방적인 정부 주도의 과정으로, 준비금 비율축소의 목표와 전망에 대한 논의는 부재하다. 이는 최근 정부가 주도하는 사회보험의 금융투자, 건강보험 국고지원 축소시도와 맞닿아있다. 따라서 정부는 건강보험 가입자 의견을 반영하여 누적흑자 20조 원의 재원으로 빠른 시일 내에 구현가능한 보장성 강화안을 우선 제시해야 한다. 또한 건강보험 국고지원 확립(상시명문화)을 통한 재정확충 방안을 제시하고, 향후 준비금 상향부분의 재정여력에 대한 금융투자 등의 운용지침까지 우선 밝힐 필요가 있다.

 

시민사회단체 등도 기존의 보장성 강화 및 국고지원 확충의 원칙을 지키면서, 향후 건강보험 흑자분에 대한 금융투자 등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요구되는 시점이며, 이를 통해 명확한 준비금 비율 축소 논의를 더욱 공론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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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17조 원 흑자를 국민에게”운동을 선포합니다.

 

일시 : 2015년 9월 16일(수) 오전 10시 30분 / 장소 : 국민건강보험공단

 

20150916_기자회견_건강보험흑자17조원을국민에게 (2)

 

[기자회견 개요]

-사회 : 최영준 의료민영화저지범국본 공동집행위원장

-여는말: 김경자 의료민영화저지범국본 상임집행위원장,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정범 무상의료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 보건의료단체연합 상임대표

-규탄 발언: 최권종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현정희 의료연대본부 부본부장

-기자회견문 낭독: 이판규 건강보험노동조합 부위원장

 

[기자회견문]

17조 흑자로 입원료, 간병비 완전해결! 아이들 무상의료! 공공병원 확충! 의료인력 확충!

 

우리는 작년 이맘때 무려 10조 원 이상의 건강보험 흑자가 남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바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진주의료원을 폐원하고 각종 의료민영화 정책을 펼치면서 우리는 병원 영리화와 앞으로 닥칠 재앙을 막는 데 매진하였습니다. 이 와중에도 어려운 살림살이에 병원 이용을 하지 못하는 국민들의 어려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부는 계속 건강보험 재정을 저축하였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당선되는 데 1등 공신 중 하나였던 ‘4대중증질환 국가보장 100%’ 공약도 누더기로 만들어 건강보험 흑자는 더욱 늘어났습니다. 건강보험 흑자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올 초 박근혜 정부는 입원비 차등 인상과 연 3000억 원 규모의 찔끔 보장성 강화안으로 답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흑자는 눈덩이처럼 계속 불어나 7월말 현재 16조 2천억 원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권 기간 동안 무려 12조 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대략적인 예측으로 건강보험 흑자는 올 연말까지 18조를 넘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건강보험 흑자 국면에서도 국민들의 의료비 절감을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05년 약 1조 5천억 원의 흑자를 두고서 국민들이 요구한 ‘암부터 무상의료’를 실시해 현재 암과 희귀질환의 법정본인부담금을 5%까지 낮춘 것에 비추어 볼 때, 박근혜 정부의 건강보험 흑자 저축은 국민 건강에 대한 직무유기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 술 더 떠 올해부터는 입원료를 입원기간에 따라 차등 인상하겠다고 연초에 밝혔습니다. 그리고 의료복지의 약자들인 의료급여환자의 본인부담금을 신설하고, 의료이용 자제를 권고하는 안내문을 보낸다고 하는 등 의료복지 긴축까지 획책하고 있습니다. 사실 건강보험 흑자를 남겨두는 것 자체가 의료복지의 긴축정책입니다. 건강보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매년 보험료와 서비스지출을 일치하는 구조로 가야 정상입니다.

 

정부는 돈이 없어서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을 손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돈이 남아있다면 복지를 확대하는 것이 논리적인 귀결이 아니겠습니까? 건강보험의 경우 지금 남은 흑자규모라면 전체 예산으로는 1년 동안 전면 무상의료를 실시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리고 매년 모든 입원료를 암이나 희귀난치성 질환자 수준의 본인부담금으로 낮추고, 간병비를 지원하며, 우리 아이들의 의료비를 완전히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흑자의 이자 수익만으로도 지역에 공공병원을 7개 가량 지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국제적 기준에 못미치는 의료인력을 획기적으로 늘려,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고, 더욱 안전한 의료환경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 흑자를 쓰기는커녕 더욱 늘리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이제 박근혜 정부는 돈이 남아도는 의료복지에서 왜 국민 의료비 절감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지 답해야 할 것 입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의 복지축소 및 공격시도는 결코 돈이 없어서가 아님을 스스로 자백해야 합니다.

 

건강보험의 국고지원금은 전국민건강보험이 도입된 지난 25년간 계속 줄어왔습니다. 초기 지역가입자 보험료의 절반을 내주던 국고 지원금은 계속 줄어서 2007년 이후로는 전체 예산의 16%정도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고보조금의 존재는 공보험의 장점인 소득재분배와 공보험의 공적활용을 가능하게 합니다. 한국의 국고보조금은 공적의료보험체계를 유지하는 나라 중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건강보험 흑자를 빌미로 건강보험에 대한 정부지원을 줄이려 하고 있습니다. 작년 발표된 2015년 경제계획이나, 여러 언론인터뷰는 그런 의심을 이제 확신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만약 정부가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을 축소하거나 폐지하기 위해 흑자를 쌓아두는 것이라면, 우리는 이를 기필코 저지할 것입니다. 국고지원 축소는 건강보험의 수익자부담원칙을 강조하여, 장기적으로 건강보험의 와해를 불러올 정책입니다.

 

여기에 정부가 쏟아내는 각종 의료민영화 정책은 건강보험재정을 의료산업화의 자산처럼 활용하려 합니다. 올해 8월말 발표된 ‘임상시험 규제완화 계획’에 따르면, 임상시험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는 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임상시험은 연구목적이든, 상업목적이든 국민들이 낸 보험료를 활용하는 것은 윤리적으로나 법리적으로 온당치 않습니다. 이미 정부는 작년 말 발표된 ‘제약산업 발전계획’을 통해 3상 임상실험 등에 건강보험 일부 적용을 시작하였고, 이는 국민들이 낸 보험료를 제약산업 발전자금으로 사용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여기에 안정성과 효용성이 입증되지 않은 ‘원격의료’ 및 ‘원격협진 서비스’ 등에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하는 등 일부 대형병원 및 의료기기산업과 제약산업 등을 위해 건강보험 흑자재정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건강보험 흑자를 가입자인 국민들이 아닌 기업과 자본을 위해 사용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합니다.

 

이에 우리는 오늘부로 ‘건강보험 흑자 17조 원을 국민에게 운동(줄여서 흑자국민에게운동)’을 전개합니다.

우리는 거리와 병원 그리고 사업장에서 건강보험 흑자를 알리고 이를 어떻게 쓰면 좋을지 국민들에게 물어볼 것입니다.

엄청난 흑자가 발생한 와중에도 건강보험료를 계속 인상한 것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모아낼 것입니다.

돈이 없어서 병원에 가지 못하는 환자들과 가족들의 계속되는 아픔을 해결할 방안을 마련 할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의료긴축 정책을 폭로하고, 박근혜 정부의 복지공격의 허상을 알릴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건강보험 흑자로 다음과 같이 할 것을 요구합니다.

하나. 건강보험 흑자로 간병비를 완전 해결하라!

하나. 건강보험 흑자로 입원비를 완전 해결하라!

하나. 건강보험 흑자로 아이들 무상의료를 실현하라!

하나. 건강보험 흑자로 공공병원을 설립하라!

하나. 건강보험 흑자로 의료인력을 확충하라!

 

2015년 9월 16일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의료민영화ㆍ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수, 2015/09/1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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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보험, 국민 부담은 늘고 혜택 줄어 무엇을 위해 건강보험 곳간만 채우는가  &...
월, 2015/06/2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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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의사와 정부의 협상대상이 아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거버넌스 재정립을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 노동계 기자회견 개최

● 일시 장소 : 2017. 12. 27. (수) 10:00 / 참여연대 느티나무홀(B1)
● 주최 : 무상의료운동본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참여연대,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실련,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사회진보연대,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국민건강보험공단노동조합,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행동하는 의사회,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민주노총
● 참가자
– 사회 :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 발언 : 남은경 경실련 팀장, 정형준 무상의료운동본부 정책위원장,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장, 임진형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대표
– 기자회견문 낭독 : 국민건강보험 노동조합 김철중 서울본부장,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김용진 공동대표

–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는 국민들의 요구사항이다!
– 의료공급자의 요구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후퇴해서는 안된다!
– 노동자, 시민이 참여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라!
– 국민건강보험에 대한 시민들의 참여와 결정 구조를 마련하라!
– 낮은 건강보험 보장성과 시민을 배제한 거버넌스, 이제는 개혁하라!

63%. 대한민국의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률이다. 의료비 중 국민이 직접 부담하는 비중은 36%가 넘어 OECD 평균(19.6%)의 두배에 달한다(OECD Health Dara 2015). 수년째 건강보험 보장률은 정체되고 있으며, 병원비 부담이두려운 국민들은 민간보험에 의존하려 한다.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한 가구 비율은 80%가 넘고 가구당 월평균 30만 원이 넘는 민간보험료를 부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경제적 부담으로 저소득 가구는 민간의료보험에도 가입률이 현저히 떨어지며 민간의료보험에서 저소득층, 노인 등 의료비 부담이 가장 절실한 계층은 오히려 배제되고 있다. 건강권의 불평등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8월 문재인 정부는 미용, 성형 등을 제외한 모든 의학적 비급여를 급여화하여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발표하였다. 문재인 케어는 수년째 정체되고 있는 낮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해결하기 위해서 전면적인 비급여의 급여화를 추진하는 내용이며, 이는 국민들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의미있는 논의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케어는 선별급여의 보장성이 지나치게 낮은 점 등 국민 의료비를 획기적으로 경감하기에는 부족한 점들이 있다. 향후 이러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여 시민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건강권 보장을 간절하게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어야 함이 분명하다. 그러나 2018년 예산 심사 과정에서 건강보험 국고지원이 삭감되어 향후 문재인 케어를 제대로 이행하기 위한 재정 대안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으며, 정부는 의사 집단의 강력한 반발에부딪치자 의협, 병협 등 일부 의료공급자 단체와의 협상을 통하여 사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의협 비대위와 병협이 동수로 참여하는 협의체가 구성되어 문재인 케어 협상단을 꾸린다고 하며, 이 논의 과정에서 건강보험의 가장 큰 이해당사자이며 건강권의 주체인 시민, 노동자들은 배제되고 있다. 정부의 의사와의 협상으로 문재인 케어를 설계하려 한다면 제대로 된 의료체계 정립, 건강권 보장은 이루어질 수 없다.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인 시민,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건강보험 거버넌스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집단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보장성 강화 논의마저 정부와 의사 집단 사이에서만 이루어진다면 정책이 후퇴할 것은 불보듯 뻔하다.끝

#별첨.보도자료_171227문재인케어관련시민사회기자회견

수, 2018/01/0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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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17조 원 쌓아 두고 보장성 강화 외면하는 박근혜 정부 규탄 기자회견

 

일시 : 2016년 6월 21일(화) 오전 10시 30분 / 장소 :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

 

20160621_기자회견_흑자17조원쌓아두고보장성강화외면하는박근혜정부규탄

 

[기자회견 개요]
- 사   회 : 김재헌(무상의료운동본부 사무국장)
- 여는말 : 김경자(무상의료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 민주노총 부위원장)
- 발   언 : 김남희(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현정희(의료연대본부 비상대책위원장)
               전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부장)
- 기자회견문 낭독 : 한미정(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
                              장호종(노동자연대 활동가)

 

[기자회견문]

박근혜 정부는 국고지원 축소 및 보험료 인상 시도 말고 보장성부터 획기적으로 강화하라!

17조 원 놔두고 8천억 원이 웬말인가?

보장성 강화 없는 보험료 인상시도 반대한다.

건강보험 누적흑자는 정부의 단기재정전망 실패로, 정부정책의 실패일 뿐이다.

 

지난 5월말 내년도 건강보험 수가가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인 2.37%로 확정되었다. 이는 막대한 건강보험 누적흑자의 영향이 컸다. 이제 6월말까지 남은 사안은 건강보험 보장성(총 진료비 중 건보 부담비중) 강화안과 내년도 보험료 결정이다. 그런데 이처럼 수가 인상에는 넉넉한 반면,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몫인 보장성 확대에는 매우 인색하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박근혜 정부 4년간 누적된 17조 원이 넘는 건강보험 흑자는 전적으로 건강보험료를 걷은 수준에 비해 국민들에게 제대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결과다. 그리고 이는 매년 수입과 지출을 맞춰야 하는 건강보험의 성격으로 볼 때 정부정책의 실패로, 흑자가 발생하면 당장 국민들의 의료비 절감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논리적 귀결이다. 그럼에도 국민의료비 인하는 외면하고 지난 4월에는 건강보험 누적흑자로 금융시장에 투자하겠다는 돈놀이 발상을 보인 것이 현 정부다. 우리는 박근혜 정부의 연속된 엉망진창 건강보험 정책이 올해도 되풀이되는 것을 규탄하며, 이번 6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획기적으로 보장성을 강화할 것을 요구한다.

 

1. 건강보험 누적흑자 17조 원을 놔두고 겨우 8천억 원대의 보장성 강화안이 웬말인가?

건강보험은 2013년 3조, 2014년 4조 6천억, 2015년 4조원으로 매년 천문학적 수준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높은 본인 부담률 때문에 가처분소득이 감소한 서민들의 병원이용 자제가 큰 이유다. 따라서 제대로 된 정부라면 이미 2014년부터 흑자분을 보장성 강화에 전액 사용하여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경감시켰어야 한다. 2005년 당시 1조 2천억 흑자에도 시민사회단체들의 요구에 따라 노무현 정부는 당시 ‘암부터 무상의료’의 일환으로 암등 중증질환의 산정특례를 실현한 바 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작년 2월 중기보장성계획을 발표하면서 매년 고작 3천억-8천억의 보장성 강화안만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도 이런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 이는 누적된 건강보험 흑자의 대부분의 기여자인 국민들에 대한 기망행위이며, 그간 잘못된 보험료 지출 추계로 넘치는 보험료를 걷은 현 정부의 책임이 뒤따라야 할 문제이다. 박근혜 정부는 17조 원을 놔두고 찔끔 보장성 강화안을 제시하는 국민 배신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건강보험은 단기운영재정인 만큼 누적흑자는 당장 보장성 강화에 쓰여야 한다.

 

2. 건강보험 흑자 17조 원으로 어린이 무상의료, 노인 무상의료, 입원비 경감 등을 당장 실시해야 한다.
현재 한국은 OECD 국가 중 소득이 없는 어린이, 노인도 높은 본인부담금으로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몇 안되는 의료복지 후진국이다. 우선 한해 2조 7천억 원 수준으로 어린이들은 비보험 치료까지 포함하여 무상의료를 누릴 수 있다. 이는 당장 시행가능한 과제이다. 또한 민간의료보험의 천국인 미국에서도 만 65세 노인들은 국가에서 보장하는 의료제도가 있고 본인부담금이 거의 없다. 정부는 어르신의 의료비를 국가가 책임지는 방안을 마련하여 향후 노령화에 사회적으로도 대비해야 한다.

 

또한 한국은 건강보험 보장성이 간병비, 민간보험료를 제외하고도 고작 62% 수준인데, 이는 법정본인부담금이 높은 것도 한 몫을 한다. 1년에 3조만 쓰면 급여입원치료비를 전액 무료화할 수 있다. 이는 비급여영역을 드러나게 하여, 향후 급여보장성 강화에 일조할 수 있는 기반도 조성한다. 여기에 17조 원의 이자수익만 연간 6천억 원 정도 된다. 6천억 원으로 진주의료원 같은 공공의료기관을 4-5개 건립할 수 있다. 이는 의료 공백지에 공공의료기관을 확충할 기반이 될 것이다. 이처럼 17조 원의 일부만 사용해도 우리 국민들이 인간답게 치료받고, 병원비 걱정없는 환경이 가능하다. 이를 지체없이 시행해야 한다.

 

3. 보장성 강화 없는 더 이상의 보험료 인상을 용인하지 않겠다.
최근 5년간의 누적흑자 행진에도 정부는 지속적인 보험료율 인상을 추진해왔다. 2013년 1.6% 2014년 1.7% 2015년 1.35% 2016년 0.9%로 낮은 수치로 보이지만, 명목소득 인상률을 고려하면 보험료는 지속적으로 늘려서 걷은 셈이다. 특히 이렇게 보험료율까지 올리면서 정부는 앞서 보았듯이 보장성 강화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지난해 건보 재정의 수입 증가율은 7.4%인 반면 지출 증가율은 5.7%에 그쳤다. 건보 보장률도 2009년 65%에서 2011년 63%, 2013년 62%로 매년 뒷걸음치고 있다. 보험료 인상의 전제는 기본적으로 국민들에 대한 혜택이 수반된다는 확신이다. 그럼에도 매년 년간 누적흑자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보장성 강화안을 내놓으면서 보험료율까지 인상하는 것은 국민들을 두 번 울리는 것이다.

 

여기다가 정부는 국민들은 매년 명목소득의 증가를 다음 년도 5월에 꼬박꼬박 사후정산까지 해가며 받아가면서도 정작 본인은 사후정산을 하지 않아, 2007년 이래로 무려 12조 3천억의 국고지원액을 미납하고 있다. 이는 건강보험에 대한 법률상의 책임조차 회피한 탈법적 행위로 그간 누적흑자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 누적 미납금의 납부를 회피하기 위한 조치가 아닌지 의심하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정부도 지키지 않는 건강보험재정 확충을 강요하고, 국민들의 보험료를 일방적으로 올리기만 하는 행위는 이제 중단되어야 한다.

 

4. 건강보험 국고지원은 안정적으로 확충되어야 한다.
정부는 17조 누적흑자를 쓰지 않고 남겨두어, 올해도 현재의 보장성 수준으로는 최소 누적흑자가 3조 원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내년에는 20조 원의 누적흑자가 있고 정부는 누적 미납금이 14조가 넘어 도합 34조 원이 사실상 남는 초유의 사태를 만들게 된다. 그런데 정부의 건강보험재정에 대한 국고지원 법안이 내년 말에 만료가 된다. 따라서 정부가 국고지원을 철회하거나 줄이기 위해 건강보험 누적흑자를 쓰지 않고 남겨두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다.

 

여기에 기획재정부 관료들도 언론 등을 통해 국고지원 축소나 일반회계 전용을 이야기하고, 금융시장 투자까지 논의하는 상황이 작금의 현실이다. 하지만 올바른 건강보험 정책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국고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한국은 현재도 가까운 일본의 37%, 대만의 26%와 비교해 고작 13.7% 수준의 국고지원만 하는 나라로, 사실상 대부분의 건강보험 재정을 국민들이 내고 있다. 이런 구조는 정부의 책임감 있는 건강보험정책수립이 아니라, 오로지 의료복지는 긴축으로 일관하고 국고지원은 줄이려는 편법으로만 나타난다.

 

따라서 이제 단기간 국고지원을 특별법으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대만 수준까지 국고지원을 명문화해서 올려 국민들의 직접 보험료 부담은 경감하면서 국민건강보험 보장성을 올리는 책임있는 국가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옳다.

 

정부는 지금 전기, 가스, 철도 등 사회공공재를 지속적으로 민영화하려 하고 있다. 의료부분도 영리병원추진, 비급여 확대를 부추기는 신의료기술평가간소화, 임상시험 규제완화, 부대사업확대 및 영리자회사 추진 등등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 정도로 의료 영리화, 민영화를 추진했다. 이는 모두 국민생활에 직접적인 부분의 비용을 상승시킬 행위로 사유화된 공공재를 소유한 부자들만 배불리고 서민들의 등골은 휘게 할 조치들이다. 건강보험 정책에서도 서민들의 보험료는 매달 챙겨가면서, 이를 국민 의료비 경감에는 전혀 쓰지 않으려는 작금의 방향은 공공재 민영화의 결과와 별반 다르지 않다.

 

민영화는 이윤은 사유화하고 책임은 모두가 지게 하는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따라서 국고지원 축소꼼수, 의료불평등 야기를 부추기는 누적흑자를 당장! 즉각적으로 국민의료비 경감에 사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지난 총선의 정권심판이 무엇 때문이었는지 박근혜 정부는 다시 한 번 되씹어보기를 바란다.

 

2016년 6월 21일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가난한이들의 건강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기독청년의료인회, 광주전남보건의료단체협의회, 대전시립병원 설립운동본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노점노동연대, 참여연대, 서울YMCA 시민중계실,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연대,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일산병원노동조합,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화, 2016/06/2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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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재정 파탄 불러올 ‘요양급여 비용효과성 원칙 삭제’ 반대한다

–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개정령(안) 의견서 제출 –

– 과잉진료로 재정부담 늘어나고, 보험료 인상될 것, 피해는 결국 국민이 부담-

– 문재인 케어 취지 훼손하는 행위 –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25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따라 일부 경제성이 낮아도 가입자와 피부양자의 건강회복에 잠재적 이득이 있는 경우 요양급여가 실시될 수 있도록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의 내용은 ‘요양급여는 경제적으로 비용효과적인 방법으로 행하여야 한다’라는 요양급여 지급의 일반원칙 항목을 삭제하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비용대비 효과를 따지지 않고 제한없이 건강보험 급여를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사회보험의 기본원칙을 무너뜨리는 행위이다. 이번 개정안으로 건강보험의 재정 낭비를 유발하고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 불 보듯 하다.

이에 경실련은 건강보험 재정 파탄 우려, 과잉진료 위험성, 다른 비용효과성 원칙을 적용한 급여기준의 근거 약화 등의 의견을 담은 반대 의견서를 어제(4일)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의견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건강보험 재정 파탄 위기가 온다. 요양급여에서 기본원칙으로 경제적으로 비용효과적인 방법을 행해야 한다고 정해둔 이유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갖춘 급여행위나 약제, 치료재료 중에서 투입 비용 대비 효과를 가장 많이 얻을 수 있는 대안을 선택하여, 환자의 비용부담과 건강보험의 재정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정한 것이다. 삭제하게 된다면, 치료효과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과잉 진료를 시행하여 과도한 비용이 지출되거나, 비슷한 치료효과성이 있음에도 고비용의 행위를 선택할 수 있다. 이는 건강보험 재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비용효과적 방법으로 행해야 하는 일반적 원칙이 사라지면, 과잉 행위를 관리 감독할 규정이 없어지게 되고, 모든 요양기관에서 시행한다면 건강보험 재정의 고갈은 자명하다. 따라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요양급여 일반적 원칙에서 비용효과성 원칙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둘째, 과잉 진료, 보험료 상승 등 국민의 피해로 돌아간다. 과잉 의료 행위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불필요한 검사, 고비용 약제 및 치료는 국민에게는 불안감과 피로감을 준다. 또한 건강보험 재정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건강보험 재정이 고갈되면 건강보험료는 인상되고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 결국, 국민에게 피해가 전가될 것이다. 국민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 시행하는 정책이 오히려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셋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은 절차 위반이다. 건강보험의 요양급여의 기준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심의∙의결하도록 「국민건강보험법」에 명시되어있다. 이번 요양급여의 적용기준의 일반원칙 삭제는 당연히 건정심에 심의∙의결해야 하는 사안이나 절차를 거치지 않아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하지 못했다. 행정규칙의 별표로 되어있는 기준이므로 복지부의 권한 안에 있는 규칙이지만, 해당 예고사항은 건강보험의 급여기준의 원칙이고, 건강보험의 재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므로 건정심 심의가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복지부가 독단으로 결정하지 말고 건정심에서 심의하고 의결해야 한다.

넷째, 기본원칙 삭제로 연쇄적으로 다른 비용효과성 급여기준의 근거가 약해질 수 있다. 복지부가 삭제하려는 원칙은 요양급여의 일반원칙이다. 이 일반원칙이 사라지면, 이를 기초로 해서 치료행위, 치료재료, 약제 등에 비용효과성을 원칙으로 두고 관리하던 기저들도 연쇄적으로 다 무너지게 된다. 눈덩이가 불어나듯 재정지출은 순식간에 늘어 날 것이다.

다섯째, 사회보험의 기본원칙을 무너뜨리는 행위이다. 이번 비용효과성 원칙삭제로 이득을 보는 건 의료계일 것이다. 의료계의 집단이기주의에 대해 공공정책을 집행하는 정부가 단호하고 원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무너뜨리는 실수를 하는 것이다. 또한, 한번 무너진 원칙을 다시 세우기는 더욱 어렵다. 약제의 경우 박근혜 정부 시절, 이른 바 ‘선별급여’란 명목하에 고가약제의 건강보험 등재기준 가격이 사회적 합의나 객관적 근거 없이 2배 이상 급등하여 이후 현재까지 건강보험 약제비 관리에 막대한 재정압박을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건강보험제도는 국민의 강제보험료로 운영되는 사회안전망이지 민간기업의 이익을 지원해주는 눈먼 돈이 아니다. 또한, 사회적 공론화를 거치지 않은 정부의 독단적 의사결정은 비민주적이고, 투명하지도 않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과도 배치되는 것이고, ‘문재인케어’의 실천전략으로서도 실망스럽다.

비용효과성 원칙의 삭제는 건강보험의 재정 낭비를 일으키고, 이는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무분별하게 건강보험의 급여비를 지급하고, 건강보험료가 과도하게 인상되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경감시키겠다는 ‘문재인 케어’의 본래 취지를 훼손하게 되는 것이다. 국민보다는 의료단체의 이익을 먼저 고려하는 건강보험제도의 오래된 적폐를 오히려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런 정책의 실패가 반복된다면 국민이 어떻게 정부를 믿고 건강보험료를 계속 납부해야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경실련은 복지부의 비용효과성 원칙 삭제에 강력히 반대하며, 복지부가 강행 시 국민과 연대하여 강력한 반대 행동에 나설 것이다.

별첨 :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개정령(안)에 대한 <경실련 의견서>

문의 : 경실련 사회정책팀 02-3673-2145

화, 2018/06/0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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