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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2] 건강보험 준비금의 성격과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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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2] 건강보험 준비금의 성격과 대안

익명 (미확인) | 화, 2016/11/01- 16:39

건강보험 준비금의 성격과 대안

 

정형준 l 녹색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국민건강보험은 「국민건강보험법」 제38조(준비금) 제1항을 통해 “공단은 회계연도마다 결산상의 잉여금 중에서 그 연도의 보험급여에 든 비용의 100분의 5 이상에 상당하는 금액을 그 연도에 든 비용의 100분의 50에 이를 때까지 준비금으로 적립하여야 한다.”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현재 매년 누적되고 있는 건강보험 흑자의 다른 말이기도 하고, 건강보험 흑자가 ‘준비금’으로 적립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들어 건강보험 준비금의 내용과 이를 둘러싼 각종 정책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를 살펴보고 현재시점에서의 대안들도 제시하려 한다.

 

건강보험 준비금의 역사

1988년 전국민 건강보험을 시행하면서 시작된 「의료보험법」시행령에서는 제46조(준비금)에서 지불준비금으로 당해 연도 보험급여비의 100%를 적립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보험급여 관련 업무가 점차 자동화되고 체계화 되면서, 보험료징수 및 급여청구와 지급의 구조가 빨라졌고, 준비금규정이 과도하다는 주장이 있었다. 이에 1994년 의료보장개혁위원회는 법정준비금을 1년 치 보험급여비의 50%로 낮추기로 결정하였다.

 

1998년부터 진행된 의료보험(이하 의보) 통합으로 2000년 단일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족하였으나, 당시 의약분업을 둘러싼 갈등으로 의사폐업이 있었다. 이를 통한 3차례의 수가 인상여파 등이 겹쳐 2001년에는 무려 1조 8109억 원의 법정준비금이 부족하게 되었다. 당시 이런 적자의 원인은 의료수가인상 뿐만 아니라, 2008년 IMF구제금융이 맞물려 직장의보조합이 통합 전 자신의 적립흑자를 유용하면서 보험료를 거의 올리지 않은 영향과 기존 약국을 이용하던 환자들의 병의원이용 증가까지 영향을 미쳤다.

 

때문에 2002년 7월 「국민건강보험재정건전화특별법(이하 재정건전화법)」을 제정하여 국가는 매년 지역가입자에 대한 보험급여비용과 건강보험사업운영비의 100분의 40에 상당하는 금액을 국고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지원하도록 하였다(제15조제1항). 또 지역가입자에 대한 보험급여비용과 건강보험사업운영비의 100분의 10에 상당하는 금액을 국민건강진흥기금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지원하도록(법 제15조 제2항 및 제3항) 하였다. 이 재정건전화법은 2006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게 되어 이후 5년마다 건강보험 국고지원논란을 불러일으킨 원인을 불러왔다. 또한 재정위원회의 보험요율 결정권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신설하여, 의료공급자와도 논의하는 전 세계에 유래 없는 기구를 탄생시켰다.

 

건강보험은 이후 단기적자와 흑자를 거듭하다가 2010년부터 흑자를 기록하면서 현재 법정준비금이 무려 20조 원이 넘는 5년간의 흑자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건강보험 준비금 기준에서 본다면 보험급여비용(2014년 44조7500억)에 비춰 봐도 50%가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때문에 건강보험 흑자를 보장성강화 및 의료제도개편에 사용하려면 준비금 조항의 변경이 요구된다.

 

이는 그간 흑자분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보장성강화 요구에 보건복지부가 난색을 표명할 법적 근거를 제공했다. 준비금 50% 적립 조항 때문에 보장성강화에 흑자분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최근 시작되고 있는 준비금을 둘러싼 논의들을 단순히 보장성 강화만을 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게 되었다.

 

건강보험 준비금을 둘러싼 최근 추이

정부는 2016년 3월 29일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 주재로 7대 사회보험(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 고용보험) 이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를 출범했다. 이 위원회는 기재부가 각종 연금, 기금, 공보험을 관할하려는 시도인데, 중요하게도 국민건강보험도 여기에 포함된 것이다.

 

당시 기술된 내용을 살펴보면, 건강보험에 대해서는 자산운용 결과를 설명하며, ‘단기간에 적립금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기관’으로 묘사했다. 또한 건강보험을 포함해서 ‘해외, 대체 투자’등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즉 건강보험 흑자의 투자유용을 열어달라고 한 것이다. 이를 기화로 확인된 건강보험 준비금의 유용범위도 기존의 상식인 단기 투자상품이나 즉각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정부가 정보공개청구에서 밝힌 MMDA, MMF는 현금성 자금성격이 강하지만 정기예금, 금전신탁, CD, 금융채권은 모두 1년~3년의 장기투자항목들이다. 거기다 이러한 투자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건강보험의 실주체인 가입자의 의견은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 이는 모두 입찰 컨설팅회사의 자문에 따라 건강보험공단이 수행한 것으로 되어 있다.

 

건강보험의 보험료율, 수가결정을 위한 환산지수, 급여범위 등등의 중요한 사안을 건정심이라는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결정하는 것에 비추어 국민들이 낸 보험료를 관리하고 투자하는 일은 컨설팅회사의 자문에만 의존하는 것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또한 이런 투자의 목적이 건강보험재정확보와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라기보다 단순 수익성 증가를 통한 재정건전화와 종국에는 이를 통한 국고지원 축소 시도임도 드러났다. 정부는 2017년 건강보험에 대한 재정지원을 법에 명시된 기대수익의 14%가 아니라 11%로 한정해서 제시했다. 때문에, 황당하게도 국고지원금 예산액이 현재 지급된 2016년도 7조 975억 원 보다 2천 211억 원 감축된 6조 8천 764억 원이 되었다. 이러한 국고지원 감축은 건강보험 도입 후 초유의 사태이다. 이에 대해 정부관계자가 언론에 밝힌 내용은 14% ‘상당’ 이므로 꼭 14%를 지원할 필요가 없으며, 현재 흑자국면에서 더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이는 전국민 건강보험 출범시 지역가입자 부담의 50%를 국가가 지원하면서 출발했던 근본정신과 앞서 본 재정건전화법의 취지 등에 비추어 매우 우려스러운 태도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건강보험의 재정안정성을 순수하게 가입자들이 낸 보험금에 의존하게 된다는 점에서 건강보험의 공적기능의 약화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현재 건강보험 준비금을 둘러싼 논의들은 건강보험의 남은 재정을 금융학적 수익관리를 통해 조금이라도 불려서, 국고지원 축소와 연계시키려는 시도와 맞물려 있다.

 

준비금 운용 규칙 도입 과 준비금 비율 조정 시도

여기에 정부의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시도와 맞춰서 건강보험에서는 두 가지 시도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하나는 직접적인 준비금 비율 축소를 위한 논의이다. 이는 작년 10월 보건복지부 건강보험 정책국 국장(강도태)이 언론사와의 간담회에서 제기한 바 있고, 올해 8월에는 민주당 전혜숙 국회의원이 50%를 15%로 축소하는 법안을 입안하였다. 다른 하나는 같은 시기인 올해 8월 그간 규정이 없던 ‘준비금 관리 및 운영 고시(안)’을 보건복지부가 제시했다는 점이다. 정부가 초안으로 제시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준비금의 관리·운용 방법 등에 관한 고시안’은 고시안의 내용보다도 그 시점이 주목할 만하다.

 

「국민건강보험법」 제38조(준비금) 제 3항에는 “준비금의 관리 및 운영 방법 등에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한다.” 고 명시되어 있었으나 무려 10여 년간 운영에 관한 보건복지부장관의 훈령·예규·고시 등의 행정규칙이 제정되지 않은 바 있다. 때문에 20조나 흑자가 쌓이고 나서야 고시안을 제시한 것 자체가, 향후 준비금운용을 적극적인 금융투자쪽으로 확대하려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들도록 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볼 때 준비금을 둘러싼 이해관계들은, 준비금 자체의 투자가능성, 준비금 비율을 낮추고 남은 자산의 운용가능성 등이 얽혀 있다. 때문에 단순히 준비금 비율을 낮춘다고 하더라도, 여타 투자운영으로 전용될 가능성 등도 열려 있는 셈이다. 때문에 준비금을 둘러싼 논의에서 몇 가지 중요한 지점을 우선 확인할 필요가 있다.

 

준비금 비율 축소의 전제조건과 대안

준비금 적립은 원칙적으로 불가피하다. 가장 중요하게는 의료기관에 지불하는 후불대금과 건강보험료 징수 사이의 시간차에 대비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준비금의 존재 이유는 건강보험의 효율적인 운영과 파산을 막는 것이지, 적립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최근 들어서는 과거보다 직장가입자비율이 증가하여 건강보험의 수익이 더욱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고, 의료기관 정산 등 재정 지출과정도 시간차가 줄어들고 정확해지고 있다. 현행 준비금 50%는 이런 점에서 너무나 과도하다. 해외의 경우도 대만, 일본은 1개월-3개월분, 독일, 벨기에는 25% 정도로 규정되어 있다. 한국의 과도한 준비금 조항은 보장성 강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건강보험 흑자의 명분이 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준비금을 유용하려는 시도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단순히 준비금 축소만으로는 보장성 강화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높은 본인부담금과 재난적 의료비가 존재하는 현재 한국의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대안을 축소되고 남은 준비금으로 즉시 사용하려는 계획이 필요하다.  현재 이미 누적 20조 원을 돌파한 건강보험 준비금은 정부가 국민 의료비 절감에 해당되는 보장성 확대에는 소극적이면서 보험료는 지속적으로 인상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20조 원 이상의 준비금을 두고, 여전히 수많은 국민들은 병원비 때문에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법률에서 5% 이상에 해당되는 금액을 50% 이내에서 준비금을 적립하라는 조항의 취지가 반드시 50%를 채워야 한다는 것이 아님에도 재정 운영의 주체인 정부는 이를 빌미로 보장성 확대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은, 준비금 비율 축소만으로는 자동적으로 보장성강화가 따라오지 않는다는 것도 보여준다. 정부의 보장성 강화에 대한 의지와 대안이 없다면, 단순히 준비금 비율을 축소하는 것은 거꾸로 금융투자 등의 활용되는 상황까지 닥칠 수 있는 바, 적극적 보장성 강화에 대한 안이 우선 사회적으로 합의되고 제시되어야 준비금 비율축소의 명분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준비금 비율 축소가 실행되면, 누적준비금 조건이 충족될 것이다. 정부의 최근 추이로 보아 이를 빌미로 국고지원축소의 명분을 더욱 강화할 수도 있어 보인다. 한국의 건강보험은 공적보험임에도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가입자의존성(수익자부담원칙)을 고수한다. 2014년 기준으로 가입자가 부담하는 보험료 비율은 87%이고, 정부는 국고에서 고작 13%만을 부담했다. 그나마 정부가 법에 명시된 국고지원금을 제대로 지원한다면 정확하게 16.6%가 되어야 하지만, 예상금액을 낮게 산출하여 막대한 금액을 매년 누락해왔다. 그 결과 한국은 OECD 국가에서 국고지원을 가장 낮게 하는 공보험 보유 국가이다.

 

이처럼 낮은 수준의 국고지원이 지속되는 가운데 준비금비율을 낮춰, 준비금총액이 충족되면, 현재의 5년마다 국고지원특별법을 만드는 상황에서는 국고지원 축소의 가능성도 높다. 사실 일반회계에서 매년 결산해서만 지원한다면, 복지긴축을 주된 목표로 상정하는 정부 하에는 보장성 강화가 더욱 요원해질 것이다. 따라서 국고지원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국고지원액 명문화)이 준비금 비율 축소의 기본 전제라 하겠다. 그리고 이미 박근혜정부가 작년에 제시한 암울한 장기재정전망에 비추어서도 국고지원 명문화는 건강보험 재정지속성을 위한 합리적인 대안이라 할 수 있다.

 

끝으로 준비금 비율 축소여부와 상관없이 금융투자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규제강화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법」 제 38조 2항에서는 “준비금은 부족한 보험급여 비용에 충당하거나 지출할 현금이 부족할 때 외에는 사용할 수 없으며, 현금 지출에 준비금을 사용한 경우에는 해당 회계연도 중에 이를 보전(補塡)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지금 건강보험 공단이 수행하고 있는 장기금융상품 운용을 금지하고 있는 측면이 크다.

 

현재의 준비금 내에서도 장기금융상품 운용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준비금 축소는 더 광범한 투자활용에 운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따라서 건강보험 흑자가 준비금 기준을 넘어가더라도 금융상품등에 투자될 수 없다는 규제조항 등이 준비금 축소와 함께 같이 논의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매년 국민들이 준비금 이상 남는 재정여력을 놔두고도 보험료를 낼 이유가 하등 없다. 독일 같은 경우 준비금이 남아있을 경우, 보험료 인상을 방지하는 장치가 있는데, 이를 참고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사실 이런 준비금 축소 및 건강보험의 준비금 운영 관련한 논의 및 과정에서 건강보험의 실제 주인인 가입자(국민)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최소한의 여론수렴 과정과 전문가 및 시민사회단체와의 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건정심과 재정운영위원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이 언론과 연구결과로 우선 소개되는 것이 합리적인 거버넌스 과정으로 보인다.

소결

현재의 준비금과 관련된 논의는 일방적인 정부 주도의 과정으로, 준비금 비율축소의 목표와 전망에 대한 논의는 부재하다. 이는 최근 정부가 주도하는 사회보험의 금융투자, 건강보험 국고지원 축소시도와 맞닿아있다. 따라서 정부는 건강보험 가입자 의견을 반영하여 누적흑자 20조 원의 재원으로 빠른 시일 내에 구현가능한 보장성 강화안을 우선 제시해야 한다. 또한 건강보험 국고지원 확립(상시명문화)을 통한 재정확충 방안을 제시하고, 향후 준비금 상향부분의 재정여력에 대한 금융투자 등의 운용지침까지 우선 밝힐 필요가 있다.

 

시민사회단체 등도 기존의 보장성 강화 및 국고지원 확충의 원칙을 지키면서, 향후 건강보험 흑자분에 대한 금융투자 등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요구되는 시점이며, 이를 통해 명확한 준비금 비율 축소 논의를 더욱 공론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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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재정 파탄 불러올 ‘요양급여 비용효과성 원칙 삭제’ 반대한다

–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개정령(안) 의견서 제출 –

– 과잉진료로 재정부담 늘어나고, 보험료 인상될 것, 피해는 결국 국민이 부담-

– 문재인 케어 취지 훼손하는 행위 –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25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따라 일부 경제성이 낮아도 가입자와 피부양자의 건강회복에 잠재적 이득이 있는 경우 요양급여가 실시될 수 있도록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의 내용은 ‘요양급여는 경제적으로 비용효과적인 방법으로 행하여야 한다’라는 요양급여 지급의 일반원칙 항목을 삭제하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비용대비 효과를 따지지 않고 제한없이 건강보험 급여를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사회보험의 기본원칙을 무너뜨리는 행위이다. 이번 개정안으로 건강보험의 재정 낭비를 유발하고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 불 보듯 하다.

이에 경실련은 건강보험 재정 파탄 우려, 과잉진료 위험성, 다른 비용효과성 원칙을 적용한 급여기준의 근거 약화 등의 의견을 담은 반대 의견서를 어제(4일)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의견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건강보험 재정 파탄 위기가 온다. 요양급여에서 기본원칙으로 경제적으로 비용효과적인 방법을 행해야 한다고 정해둔 이유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갖춘 급여행위나 약제, 치료재료 중에서 투입 비용 대비 효과를 가장 많이 얻을 수 있는 대안을 선택하여, 환자의 비용부담과 건강보험의 재정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정한 것이다. 삭제하게 된다면, 치료효과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과잉 진료를 시행하여 과도한 비용이 지출되거나, 비슷한 치료효과성이 있음에도 고비용의 행위를 선택할 수 있다. 이는 건강보험 재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비용효과적 방법으로 행해야 하는 일반적 원칙이 사라지면, 과잉 행위를 관리 감독할 규정이 없어지게 되고, 모든 요양기관에서 시행한다면 건강보험 재정의 고갈은 자명하다. 따라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요양급여 일반적 원칙에서 비용효과성 원칙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둘째, 과잉 진료, 보험료 상승 등 국민의 피해로 돌아간다. 과잉 의료 행위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불필요한 검사, 고비용 약제 및 치료는 국민에게는 불안감과 피로감을 준다. 또한 건강보험 재정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건강보험 재정이 고갈되면 건강보험료는 인상되고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 결국, 국민에게 피해가 전가될 것이다. 국민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 시행하는 정책이 오히려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셋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은 절차 위반이다. 건강보험의 요양급여의 기준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심의∙의결하도록 「국민건강보험법」에 명시되어있다. 이번 요양급여의 적용기준의 일반원칙 삭제는 당연히 건정심에 심의∙의결해야 하는 사안이나 절차를 거치지 않아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하지 못했다. 행정규칙의 별표로 되어있는 기준이므로 복지부의 권한 안에 있는 규칙이지만, 해당 예고사항은 건강보험의 급여기준의 원칙이고, 건강보험의 재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므로 건정심 심의가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복지부가 독단으로 결정하지 말고 건정심에서 심의하고 의결해야 한다.

넷째, 기본원칙 삭제로 연쇄적으로 다른 비용효과성 급여기준의 근거가 약해질 수 있다. 복지부가 삭제하려는 원칙은 요양급여의 일반원칙이다. 이 일반원칙이 사라지면, 이를 기초로 해서 치료행위, 치료재료, 약제 등에 비용효과성을 원칙으로 두고 관리하던 기저들도 연쇄적으로 다 무너지게 된다. 눈덩이가 불어나듯 재정지출은 순식간에 늘어 날 것이다.

다섯째, 사회보험의 기본원칙을 무너뜨리는 행위이다. 이번 비용효과성 원칙삭제로 이득을 보는 건 의료계일 것이다. 의료계의 집단이기주의에 대해 공공정책을 집행하는 정부가 단호하고 원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무너뜨리는 실수를 하는 것이다. 또한, 한번 무너진 원칙을 다시 세우기는 더욱 어렵다. 약제의 경우 박근혜 정부 시절, 이른 바 ‘선별급여’란 명목하에 고가약제의 건강보험 등재기준 가격이 사회적 합의나 객관적 근거 없이 2배 이상 급등하여 이후 현재까지 건강보험 약제비 관리에 막대한 재정압박을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건강보험제도는 국민의 강제보험료로 운영되는 사회안전망이지 민간기업의 이익을 지원해주는 눈먼 돈이 아니다. 또한, 사회적 공론화를 거치지 않은 정부의 독단적 의사결정은 비민주적이고, 투명하지도 않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과도 배치되는 것이고, ‘문재인케어’의 실천전략으로서도 실망스럽다.

비용효과성 원칙의 삭제는 건강보험의 재정 낭비를 일으키고, 이는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무분별하게 건강보험의 급여비를 지급하고, 건강보험료가 과도하게 인상되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경감시키겠다는 ‘문재인 케어’의 본래 취지를 훼손하게 되는 것이다. 국민보다는 의료단체의 이익을 먼저 고려하는 건강보험제도의 오래된 적폐를 오히려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런 정책의 실패가 반복된다면 국민이 어떻게 정부를 믿고 건강보험료를 계속 납부해야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경실련은 복지부의 비용효과성 원칙 삭제에 강력히 반대하며, 복지부가 강행 시 국민과 연대하여 강력한 반대 행동에 나설 것이다.

별첨 :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개정령(안)에 대한 <경실련 의견서>

문의 : 경실련 사회정책팀 02-3673-2145

화, 2018/06/0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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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부담을 고려한 합리적 수준에서 수가 결정하라

– 지불제도 개편 로드맵 마련하고 유형별 총액계약 시행하라 –

내년도 건강보험수가(환산지수) 계약을 두고 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간의 협상이 진행 중이다. 협상 시한은 오늘 31일까지이며 의료기관 유형별 계약체결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이번 수가협상은 문재인 케어 본격시행에 따른 첫 수가협상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으나, 그간 건강보험공단은 왜곡된 적정수가(원가+@)의 개념을 제도권과 의료계를 대상으로 확산시켜 왔고, 이런 가운데 전개되는 협상이라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일단, 건강보험공단이 해석하는 적정수가는 수가구조(상대가치점수가 근간으로 수가보상의 약 80%이상 차지)의 특성상 공단의 권한범위(환산지수의 조정범위)를 벗어난 것이라는 점, 원가 산출의 객관적 실체가 부재한 의료계의 저수가 프레임을 보험자가 수용했다는 점(저수가 주장의 근거로 삼는 70~80%의 원가보전율은 상대가치점수개정 당시 공급자가 비용을 과도하게 부풀린 것이 원인이 되었음), 그리고 공급자의 과도한 비용구축 과정에서 파생된 급여행위 상대가치 불균형(예, 진단 및 영상검사가 주도) 등 수가산출의 구조적 문제가 존재함에도 일률적인 수가인상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수가산출방식의 난맥을 보다 악화시킬 요인을 제공했다는 점이다.

적정수가의 이행은 한정된 재정범위 안에서 공급자의 비용 구조를 보다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보상수준의 상대적 격차나 왜곡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가구조를 보다 균형 있게 형성하는 과정이라고 보아야 한다. 특히, 문재인 케어와 결부해서는 비급여의 전면급여화 및 보장성 성과와 연동하여 보상수준의 합리성을 따져보고 순차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사항이나, 건강보험공단이 수가협상 이전부터 선제적으로 높은 수준의 수가인상 신호(원가+@)를 공급자에게 보낸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는 판단이다. 이에 이번 수가협상과 관련하여 시민사회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는 바이다.

첫째, 환산지수 결정은 문재인 케어 시행에 따른 재정부담 요인과 가입자부담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합리적 수준이어야 한다.
전체 급여비 중 상대가치점수와 환산지수의 적용 영역인 행위료의 경우 현재 증가추이는 간과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체 급여비 증가율 보다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경향은 2015년 이래로 지속되어 왔는데, 2017년 기준 전체 급여비 증가율은 7.7% 반면 행위료 증가율은 7.9%에 이르고 있다.

또한, 급여비 증가는 2013년도부터 수량증가(Q)보다는 가격증가(P)가 주도하고 있는 상황으로, 가격 증가는 2017년 기준 전체 급여비 증가율 7.7% 중 6.5%를 차지하고 있다(기여율 84.4%). 전체 급여비의 약 70%가 행위료인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 행위료 가격(상대가치점수*환산지수)영향에 기인한 것임을 유추해 볼 수 있는데 전체 재정에 미치는 행위수가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수가조정은 보다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편, 실제 급여비 및 가격증가가 ’1인당실질GDP증가율‘을 상회하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급여비 및 수가관리에 있어 국민들의 부담수준도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환산지수 인상은 2008~2011년 동안에는 1.64~2.22% 범위였으나 2012년 이후부터는 1.99~2.37% 범위로 상대적으로 높은 인상률을 보여 왔다. 최근 물가수준(소비자물가지수)과 비교했을 때에도 높은 수준으로 2015~2018년 소비자물가지수 연평균 증가율은 1.41%인 반면 환산지수의 연평균 인상률은 이보다 높은 2.21%를 달성하고 있다. 유형별 환산지수가 처음 도입된 2008년을 기준(2008년=100)으로 현재까지의 누적증가율을 살펴보아도 소비자물가는 121.2인 것에 반해 환산지수는 123.9로 환산지수 인상이 전체적인 물가수준을 상회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16년을 시점으로 환산지수인상이 물가인상률보다 높게 설정되어 왔는데, 이 같은 영향이 반영된 결과이다.

따라서, 2019년 수가결정은 문재인 케어로 촉발될 수 있는 재정운영의 지속가능성 측면을 고려해야 하며, 행위료의 급격한 상승추이, 국민 부담과 물가수준을 고려한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공급자 비용 인상요인도 배제해서는 안 되겠으나, 과도한 범위에 수가인상이 단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둘째, 진료비 관리의 예측력을 담보할 수 있는 진료비목표제를 도입하고 지불제도 개편을 부대조건으로 제시해야 한다.

환산지수결정의 중요한 구성요소 중에 하나는 목표진료비 설정에 있으나, 환산지수 계약 이래 이러한 관리기전은 단 한 번도 도입 된 적이 없다. 건강보험공단이 전체 재정부문의 관리 권한이 있는 조직이라면 가입자에게만 보험료인상과 같은 기여 부담을 강제할 것이 아니라, 공급자에게도 재정지출에 대한 상응할 만한 위험분담을 적용해야 한다. 환산지수는 전체 재정관리 측면에서 수가변동에 따른 재정적 영향에 반응하여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작동하는 것이 주된 원리이지, 단순히 수가인상의 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은 보험자 관점이 아니다. 또한, 지불제도 개편과 같은 지출효율화가 전제되어야 문재인 케어의 성공적인 안착도 가능한 것으로 늘어나는 진료량에 대한 대비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이 전체 재정 관리 관점에서 지불제도 개편의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번 수가 계약에 있어서도 이 같은 내용을 부대조건으로 제시하고 지불제도 개편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보상수준 강화에 있어 유형별 유불리를 따져볼 때 총액계약이 오히려 유리한 유형도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2차 상대가치 불균형 조정 과정에서 투입된 추가 재정분은 환산지수와 연동하여 차감하기로 건정심에서 합의된 만큼 이를 빌미로 공급자가 추가 인상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건강보험공단의 적정수가 개념은 재론의 여지가 있다. 문재인 케어 제도 운영의 있어 공급자 위험분담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에 따른 비급여의 초과수입(합리적 시장가격 아님)감소분을 ’손실‘로 규정하였고, 원가 산출의 객관성 부재, 공급자의 과도한 비용구축 과정에서 발생한 수가 불균형 등 수가산출의 구조적 문제가 존재하나 수가인상만을 위주로 한 왜곡된 적정수가 개념을 도입하고 확산하였다. 기존의 상대가치점수불균형조정(추가재정투입), 문재인 케어 시행에 따른 급여확대로 인한 수입증가분, 진료량 증가 등을 고려한 경우에도 과연 원가 이하의 보상으로 의료계가 손실이 발생한다면 이에 대한 객관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은 문재인 케어 시행으로 인한 재정관리의 중요성이 보다 부각된 상황이라는 점을 좀더 유념해야 한다. 환산지수 계약의 방향성도 이 같은 요인을 감안하여 진료비 및 재정 균형에 방점을 둔 접근이어야 한다.

2018. 5. 31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건강세상네트워크

문의 : 경실련 사회정책팀 (최예지 팀장 010-8965-5948)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준현 공동대표 02-2269-1905)

목, 2018/05/3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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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보험사에 개인정보 팔아넘긴 심평원 규탄 및 보건의료 빅데이터 사업 추진 중단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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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개요] 

 - 사    회 : 김재헌(무상의료운동본부 사무국장)
 - 여는말 : 김경자(무상의료운동본부 집행위원장, 민주노총 부위원장)
 - 발  언1 : 정형준(무상의료운동본부 정책위원장)
 - 발  언2 : 조창호(국민건강보험공단노동조합 정책기획실장)
 - 발  언3 : 김진현(사회진보연대 정책교육국장)
 - 발  언4 : 변혜진(건강과대안 상임연구원)
 

 

20171030_기자회견_심평원규탄및보건의료빅데이터사업추진중단요구

 

[기자회견문] 

개인정보 팔아넘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규탄한다!

국민건강정보 활용하는 보건의료 빅데이터 사업 즉시 공개하고 추진 중단하라!

- 심평원은 심사평가 기능 외 빅데이터 산업화등에서 손떼야

- 공공데이터의 영리적 이용은 원천적으로 금지되어야

-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도 즉각 폐기되어야

- 현재 추진되는 빅데이터 사업은 박근혜 정부 ‘적폐’

- 이후 추진과정은 공개되고, 개인정보에 대한 민주적 참여권리가 보장되어야

 

지난 10/24(화)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2014년 7월부터 2017년 8월까지 8개 민간보험사 및 2개 민간보험연구기관에게 보험료 산출 과 보험상품개발 등을 위해 요청한 ‘표본 데이터셋’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횟수로는 총 52건, 대상자는 무려 6,420만 명분에 해당하는 양이다.

 

여기에는 상병내역, 진료내역, 처방내역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고, 민간보험사는 공식적으로 이 데이터를 참고해 각종 질병에 대한 위험요율을 계산하여 보험상품을 개발,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문제는 심평원이 민간보험사의 영리적 목적 이용을 알고 있음에도 데이터를 제공했다는 사실이며, 나아가 민간보험사 등이 이 자료를 다시 재조합,  비식별화하여 다른 정보와 결합 유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관련 정보는 민간보험사의 리적 건강관리서비스 등의 기반이 되었을 가능성도 크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정보제공자의 동의 없이 결합한 데이터는 개인정보 1억 7,000만 건이라고 한다. SCI평가정보,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삼성생명, 삼성카드, KB국민카드 등 민간보험사 등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또한 이러한 결합 및 정보이용은 작년 6월 박근혜 정부가 만든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제공되어 제대로 비식별화 되었는지 확인한 공적기관조차 없다.

 

법률이나 행정입법이 아닌 가이드라인으로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팔는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결국 심사평가원의 개인건강정보유출, 각종 개인정보의 결합조치 등은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이는 보건의료 빅데이터 사업의 미명하에 각종 공공기관을 동원한 박근혜 정부의 무차별 규제완화책이 배경이었다. 이에 시민사회노동단체는 개인건강정보를 유출한 심평원을 규탄하고 보건의료 빅데이터 사업의 원점 재검토를 요구한다.

 

1. 심평원은 공공기관으로써 자신의 책무에 집중하고, 빅데이터등 의료산업화을 중단하라.

심평원의 역할은 건강보험의 적정화를 평가하고, 앞으로 국민건강보험제도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심평원이 가지고 있는 막대한 데이터와 업무는 공적보험인 국민건강보험의 운영과 발전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사실상 건강보험을 보완하거나 대체하려 하는 민간보험에 공적데이터를 넘긴 것이다. 또한 국민들과 의료인들은 심평원에 적정한 심사평가를 위해 건강정보를 제공한 것 일뿐, 자신의 정보를 데이터로 만들어 판매에 동의한 바 없다. 따라서 심평원이 개인정 데이터셋을 만든 행위는 불법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심평원은 각종 의료산업화의 역할을 하기로 하였다. 대표적으로 민간보험사의 심사평가대행 도입논의였고, 또 다른 하나는 영리적 빅데이터 사업에 참여한 일이다. 민간보험사의 이익을 위해 심사평가를 하려고 한 것도 문제이지만, 이들 보험사에 데이터를 넘긴 것도 비슷한 문제다. 심평원을 영리기업들의 도구로 전락시키려 한 행위가 지난 10년간의 적폐다. 따라서 이제라도 본연의 목적대로 건강보험 심사평가에 국한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이번 데이터셋 판매에 대해서는 심평원과 그 책임자들에게 엄중한 문책이 있어야 한다. 

 

2. 개인건강정보 비식별화 가이드라인은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

이번 심평원의 개인건강정보셋 유출건을 보면, 심평원이 자체적으로 개인건강정보셋을 비식별화하여 판매한 것으로 되어있다. 원래 비식별화란 향후 데이터 등을 재조합하더라도 개인식별이 안되도록 해야 제대로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비식별화를 데이터 확보한 기관에서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즉 데이터를 생성축적하는 곳과 비식별화를 하는 기관이 다르고, 비식별화를 하는 기관은 제3의 공공기관이다. 무엇보다 제대로 된 비식별화가 되었는지를 누군가 확인하고 이후 발생할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제도와 기관도 필요하다. 때문에 비식별화에 대한 기준과 방향은 최소한 행정입법수준에서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지금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기관에서 기준으로 활용하는 2016년 6월 ‘개인정보 비식별화 가이드라인’은 말이 되지 않는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고작 3명 이상이 각종 비식별화 확인을 수행하고, 데이터 축적기관이 직접 비식별화를 추진하는 것도 열어두었다. 이 가이드라인조차 제대로된 공청회나 의견청취도 받지 않았다. 결국 박근혜 정부의 무차별 규제완화의 일환인 가이드라인으로 국민들의 개인건강정보는 규제도 받지 않고 쉽게 팔리게 된 것이다. 이번 심평원 사건도 가이드라인이 부추긴 부수적 효과이기도 하다. 또한 이 가이드라인으로는 민간보험사가 심평원에서 받은 데이터를 결합해 ‘비식별화’ 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기업에 결합 유출할 수도 있고 처벌하지 못한다. 따라서 개인건강정보 비식별화 가이드라인은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

 

3. 보건의료 빅데이터 사업은 전면 재검토되고 공개되어야 한다.

심평원의 데이터셋 판매 건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빅데이터사업의 일환다.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라는 명목하에 보건의료 빅데이터 사업을 주장하고, 이를 위해 각종 규제완화를 시작했다. 집권1년차부터 ‘빅데이터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를 발표했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4년 이를 강행했다. 박근혜 정부는 공공 개인건강정보 데이터도 제약회사의 신약개발, 유전자치료제 개발, 정밀의료발전 등의 명분으로 마구잡이로 빅데이터 사업에 집어 넣었다. 또한 비식별화 문제는 앞서 밝힌대로 가이드라인으로 처리했다.

 

사실 민간기업이 제품판매로 얻은 개인정보의 빅데이터화도 큰 문제이지만, 공공데이터의 영리적 이용은 더 큰 문제다. 공공데이터는 대부분 사회서비스나 행정서비스등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위해 국민개개인이 제공한 정보이다. 이들 정보 제공시에 민간기업 등 경우처럼 정보제공 동의도 거의 받지 않고, 정보제공자도 국가와 공적기구의 비영리성을 신뢰하여 이런 문제를 특별히 제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건강보험하에서 만들어진 정보는 애초부터 건강보험청구와 심사, 공공이익 등을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쉽게 말해 이들 정보를 만드는데 참여한 환자와 의료인들은 애초부터 민간기업의 신약개발 등에 모든 진료정보 등이 사용토록 동의한 바가 없다. 이를 위해서는 임상시험 참여의 동의수준에 해당되는 절차가 필요했다. 여기다 개개인의 동의를 받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이런 빅데이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자체도 시민사회 및 공개적으로 상의한 바도 없다.
박근혜 정부는 개인건강정보 문제에 대한 시민사회의 문제제기를 무시하고 이를 강행하였다. 개인동의도 없는 보건의 빅데이터 사업은 지금에서라도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번 심평원의 어처구니 없는 정보유출건이 빙산의 일각일 것으로 판단한다. 또한 지난 수년간 막무가내로 진행된 보건의료 빅데이터 사업으로 인한 폐해도 아직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정보 불평등과 정보 유출의 폐해가 드러나는 것은 수십년이 지나서일 수도 있다. 다만 한국의 개인정보는 이미 수차례 기업들의 부주의로 해킹되었고, 이름, 주민번호, 전화번호, 주소 등이 지금도 암암리에 팔리는 나라다. 여기에 결합되어 식별화 혹은 암호해독이 될 가능성이 높은 개인정보가 결합되면 어떻게 될지 걱정다.

 

단순히 민간보험사의 보험료인상, 제약회사의 과도한 특허신약의 문제뿐 아니라, 향후 채용, 결혼, 인사고과 등 모든 부분에 개인건강정보가 유용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는 누구도 바라지 않는 디스토피아일 것이다. 때문에 영국과 같이 국가의료제도(NHS)로 어느 곳보다 표준화된 데이터축적이 손쉬운 곳에서도 작년부터 빅데이터사업인 케어닷데이터(care.date)을 중지하고 재검토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미명하에 개인건강정보를 집적화하여 큰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는 가설도 아직 입증된 바 없다. 이는 신중히 준비해서 근거를 마련해가야할 산업분야이며, 보건의료 빅데이터도 연구과제일 뿐이다. 이런 연구과제를 위해 무차별 규제완화를 감행한 박근혜정부는 이제 촛불항쟁으로 사라졌다. 따라서 박근혜정부가 사라진 것처럼,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대한 맹목적인 환상도 사라져야 한다. 또한 보건의료 빅데이터 사업은 타당성부터 안전성, 효용성까지 전면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2017년 10월 30일

건강과대안 /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 참여연대 / 의료민영화저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
 

[원문보기/다운로드] 

[보건의료 빅데이터 문제점 자료]

월, 2017/10/3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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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가 원료합성 속여 약가 특혜 받아 건보료 부당 편취- 건보공단이 부당이득 반환청구소송 ...
수, 2016/12/2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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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맞이, 서울대병원 소아병동 앞 최초로 우리 아이들에게 무상의료를 요구하는 "노란풍선 기자회견"

 

일시 : 2016년 5월 4일(수) 오전 11시30분 / 장소 :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앞

 

SW20160504_기자회견_어린이날맞이어린이에게무상의료기자회견 (1)

 

[기자회견 개요]
- 사   회 : 현지현(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조직부장)
- 여는말 : 김경자(의료민영화저지범국본 상임집행위원장, 민주노총 부위원장)
- 발   언 : 우석균(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
               우지영(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 사무장)
               변혜진(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연구원)
- 기자회견문 낭독 :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의사회

 

[기자회견문]

건강보험 흑자 17조로 어린이부터 무상의료를!

2조 5천억 원이면 아픈 아이들에 대한 본인부담금 폐지 가능

5,000억 원이면 입원 소아 환자들 무상치료 가능

 

모든 정치인이 어린이가 한 사회의 미래라고 말합니다.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올해에도 여러 정치인들이 맘 놓고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사회에 대한 자신들의 정책을 발표할 것입니다. 또 각 정당들은 저출산 문제 해결에 대한 대안을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사회 조건의 개선 중에 중요하게 되물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아동을 위한 보편 건강권입니다. 

 

당장 한국사회는 유엔아동협약 24조에서 규정하는 어린이들이 “도달 가능한 최상의 건강수준을 향유하고 질병의 치료와 건강의 회복을 위한 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가를 되물어야 합니다. 또한 26조에서 규정하듯이 국가는 “모든 아동이 사회보험을 포함한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받을 권리의 완전한 실현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지키고 있는지도 묻고 싶습니다.

 

 국민건강보험으로 걷은 보험료가 국고에 17조나 쌓여있습니다. 아파도 병원을 이용하지 못한 시민들과 아이들이 있기에 남은 돈입니다. 그런데 이 돈을 아픈 아이들을 위해 사용하기는커녕, 투자기금화 한다는 방침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런 국가 정책 때문에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와 양육자들은 건강보험 따로 민영 어린이 의료보험에 따로 가입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공공보험이 아니라 ‘태아보험’ 이라는 민영보험에 자신의 건강과 생명을 의지하는 형국이 된 것입니다. 

 

세계 경제규모 십 몇위 라는 한국사회는 아직도 아이가 큰 병에 걸리면 ‘아이 치료비에 얼마나 들까요’라고 병원에 물어야 하는 사회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이들이 꿈나무라고 말합니다. 아이들이 정말 꿈나무가 되려면 사회보장으로 건강보험으로 아프면 아무런 조건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나라여야 합니다. 부모나 양육자의 경제적 지위에 따라 치료를 포기하는 아이들이 있거나, 차선의 치료를 선택해야 하는 아이들이 있어선 안됩니다. 어린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국가의 책임은 병이 나서 아플때 그 치료비는 국가가 책임진다는 약속이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현재 18세 미만 어린이들의 의료비는 일년에 약 7조원 정도가 듭니다. 이 중 매년 약 2조 5천억원 정도를 가계가 부담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증 입원소아환자의료비 5,100억원도 가계가 부담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이용해 보험회사들은 산모들에게 아이들을 안전하게 키우려면 태아보험이나 어린이보험에 가입하라고 선전을 하는 것입니다.

 

유럽이나 다른 OECD 국가들의 경우 애초에 무상의료에 가까운 제도를 시행하기 때문에 아픈 어린이들에 대한 본인부담금은 있을 수도 없습니다. 가장 의료비 부담이 많은 미국조차 어린이들을 위한 무상의료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1997년에 어린이건강보험프로그램(CHIP, Children's Health Insurance Program)을 시행하여 건강보험이 없어도 어린이들에게만은 무상으로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무상의료제도를 시행했습니다. 이 제도는 2009년 미국시민권이 없는 이민자 가정의 어린이들에게까지 확대 되었습니다. 

 

한국과 똑같은 본인부담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6세 미만 미취학아동들은 의료비를 내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초등학생까지 의료비를 내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80%의 지방자치단체에서,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도 상당수 지방자치단체에서 무상의료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마음 놓고 아이를 낳으라고 이야기하기 전에,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지지와 지원이 우선돼야 합니다. 아이들은 태어나 홀로 밥을 먹고 홀로 노동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언제든 아플 수 있고, 아프면서 커가는 것이 당연한 아이들에게 국가가 돈을 요구한다면 어떻게 마음 놓고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겠습니까? 아픈 아이들에게 돈을 받고, ‘수납부터’ 시키는 사회, 이런 나라에서 저출산 1위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어린이들이 아플 때 돈 걱정 없이 최선의 치료에 전념할 수 있는 사회적 의무가 지켜지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당장 17조 원의 건강보험 흑자를 투자운용 한다는 발상을 폐기하십시오. 그 돈은 아픈 아이들과 시민들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해서 쌓인 돈입니다. 당장 5천억 원 이면 어린이들의 입원비부터라도 무상의료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2조 5천억 원 이면 어린이에 대한 완전 무상의료를 실시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날 가장 큰 아이들을 위한 선물은, 아픈 아이들에게는 돈, 즉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모든 어린이는 치료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어린이부터 조건없는 무상의료 시행을 요구합니다. 2016년 어린이날은 모든 아이들의 건강권이 제대로 기지개를 펼칠 수 있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2016.5.4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가난한이들의 건강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기독청년의료인회, 광주전남보건의료단체협의회, 대전시립병원 설립운동본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노점노동연대, 참여연대, 서울YMCA 시민중계실,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연대,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일산병원노동조합,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수, 2016/05/0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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