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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교체기인가, 체제 전환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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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교체기인가, 체제 전환기인가

익명 (미확인) | 월, 2016/11/14- 23:30

박근혜 퇴진운동의 절정인 11월12일 전국적으로 백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광장에 운집했다. 1960년 4월혁명과는 배경 및 과정은 달랐어도 정치적인 분위기는 비슷했으리라 유추한다. 당시에는 결국 총격으로 수백명의 시민이 희생을 당하고야 비로소 이승만이 하야를 했다. 소중한 역사의 경험이다.

한줌도 안되는 수구잔당과 공안세력 그리고 경찰의 물대포에 의존한 채, 국기파탄의 범죄를 저지른 박근혜는 오늘도 여전히 대통령이란 이름으로 한일군사정보협정 등 위험한 대외관계를 처리하고 있다. 세계가 대한민국을 비웃게 하는 나라의 망신행위이며, 책임성이 배제된 채 국가존립을 위협하는 협박행위이다. 하루도 길다. 빨리 정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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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3차 촛불집회에서는 100만명의 시민이 운집해 박근혜 퇴진을 요구했다. (사진출처: http://www.joongboo.com/)

狗不理가 판치는 나라

박근혜가 스스로 하야를 하지 않으면 극단적인 방식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 도달한다. 탄핵 아니면 기어코 피를 보려하는가?

만약 탄핵을 거부하는 정치권과 사법세력이 존재한다면, 이들 역시 분노하는 거대한 시민들의 함성과 역사적 흐름에 묻혀 박근혜와 같은 처지로 몰릴 것이다. 루이16세처럼 권좌에서 죄수로 끌려 내려오는 초법적 비극으로 역사적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을 장식하려는가?

지난 몇 년을 되돌아보자. 세월호 사건에서 시작하여 메르스와 가습기 사태를 거쳐 백남기 선생님의 사망, 그리고 성주 사드배치까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건과 현안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누구하나 속 시원하게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

2016년 대한민국에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국가의 안위를 책임져야 할 정부 인사들은 그림자도 보이지 없고, 경찰인지 조폭인지 구별이 어려운 가운데, 정권이 앞에 내세운 공안의 앞잡이들만 다가오는 역사가 무서운 줄도 모르고 설쳐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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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는 그 당사자 뿐 아니라 그들의 국정농단을 방조하거나 도운 일군의 부역자 무리에 대해서도 엄정한 책임 추궁과 처벌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상황이 이럴진대 한때 나라의 앞날은 차치하고 여전히 온갖 생떼 짓을 연출하며 개혁의 움직임을 여전히 겁박하는 친박계 새누리당 의원들의 역한 모습이나, 백남기 선생님의 죽음에 깊은 슬픔에 잠긴 유가족의 상처를 치유하는 대신 고통을 즐기려는 듯이 험담을 짖어대었던 인간 말종의 마구니들이나,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자들이 벌렸던 초법적인 해괴한 행태 등등…

이에 대해 김동춘 다른백년 연구원장은 한겨레 칼럼을 통해 “최고 권력의 요구로 미르 재단, 케이(K)스포츠 재단을 설립했다가 강제 모금 의혹이 일자 갑자기 해산 결정을 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백남기씨 사망, 사인 진단, 부검 시비에 연루된 경찰, 검찰과 서울대병원의 대응 등 사건들을 보면서 우리는 한국의 ‘근대 국가’의 세 기둥, 즉 근대 관료조직, 시장경제, 그리고 시민사회가 뼈대 없는 껍데기였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며 한탄을 겸한 진단을 내렸다.

필자는 조금 더 심하게 표현하려 한다. 중국 천진을 방문했을 때 자주 들은 단어가 구부리(狗不理)였다. 개만큼도 못한 놈이라는 뜻이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 8년이 지나는 동안, 한국사회는 어느새 정치권과 행정부와 언론계와 전문직 영역과 학계 등 모든 분야에서 狗不理 족속들이 설쳐대는 나라가 되었다.

피를 먹고 자란 민주주의

부패지수 역시, 아시아 동반 국가들 중에 최악의 수준을 넘어 국제사회로부터 남의 나라까지 오염시킨다는 지탄을 받을 지경에 이르렀다. 젊은 세대들의 취업난까지 겹치면서 헬조선 소리가 절로 나는 아수라장이 벌어지고 있다. 나라가 돌아가는 꼴이 원칙과 법치에 기초한 사회가 아니라, 조폭만도 못한 사익집단들 세상이 되어 버렸다.

1987년 6월 민주화대투쟁을 겪은 지 30년이 채 안된 세월에 벌어지고 있는 풍경들이었다.

고 채광석 시인이 ‘밧줄을 탄다, 목숨을 탄다’ 라고 노래하였듯이, 유신시절에는 보장된 미래를 포기하고 목숨이 위험한줄 알면서도 유인물을 뿌릴 5분을 벌기위해 건물옥상에 밧줄을 걸어 타면서 ‘군사독재타도’ 구호를 외치고 전단을 뿌리던 영화같은 장면이 연출됐었다. 그런 70년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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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 운구 행렬. 그의 죽음은 6월 항쟁의 직접적 도화선이 됐다.

군부대 총칼에 수 백명의 목숨을 빼앗긴 광주민주화투쟁을 겪은 후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살인마 군부정권의 탄압속에서도 민주화를 위한 정치투쟁에 목숨을 걸은 민청련과 전민련, 그리고 억압된 삶의 현장에서 터져 나온 온갖 요구를 결집시킨 전국연합 등을 결성하며 살인적인 고문에도 굴하지 않고 민주화의 불씨를 키워왔던 투쟁의 기록이 남아 있는 80년대였다.

이 과정에서 참으로 수많은 청춘과 노동자들이 목숨까지 희생당하고 옥고를 치루고는 후유증으로 다시 죽어갔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고 떳떳한 세월이였다. 87년 민주화 대투쟁으로 직선제 개헌이 이루어 졌을 때는 우리 모두 민주주의라는 토대가 확실하고 분명하게 세워졌고, 한국의 정치는 비가역적으로 발전하리라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그렇듯 타는 목마름으로 온 삶을 바쳐 쟁취한 민주주의였는데, 방심하고 설마 하는 사이에 오늘같은 아수라장을 목도하게 된 것입니다. 참으로 애통한 일이다.

1987년 민주화의 성공과 좌절

현재가 매우 긴박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조금 느긋하게 ‘박근혜 이후’ 한국사회의 전개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글은 ‘박근혜의 국기파탄’과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넘어서서 한국사회가 현재에 이르기까지 과정과 연유 그리고 전망에 대해 화두처럼 던지는 시론이다.

우선 87년 이후 민주화과정의 내용을 다시 살펴보아야 한다. 당시 민주화 투쟁에는 두 개의 큰 흐름이 있었다. 하나는 제도 정치 속에 야당 지도자로서 김대중과 김영삼 두 분이 서로를 격려하고 연대하며 훌륭하게 정치투쟁을 이끌고 있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생존권투쟁으로 전국 각지에서 노동자, 농민투쟁이 전개되면서 개별적 사건을 뛰어넘어 전국적 연대를 형성하고 시작했다.  여기에 1960대부터 형성된 경험과 식견을 가진 학생운동출신의 전위적 운동가들이 결합되면서 민주화 투쟁을 지도하고 있었다.

열악하고 억압된 생활조건에서 자연스레 터져 나오는 민중투쟁과 사건적으로 폭발하던 정치투쟁이 겹쳐지며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고 막을 수 없는 상황으로 발전하면서 군사정권은 타협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후 전개과정은 제도정치 영역에 속해있는 야당 지도자들과 생존권에 기초했던 민중투쟁의 재야 지도부들이 함께 손잡고 연합적 성격의 국민기구를 만들어 민주화라는 역사적 과업을 수행하고 내용을 더욱 발전시켰어야 했다.

국민적 합의기구를 통해 양대 세력은 시대적 소명과 과업을 실현하기 위해 서로 협력과 견제라는 역할을 해야 했다. 그러나 민중투쟁의 지도부 역할을 했던 대부분 재야와 학생운동 인사들이 개별적 또는 선별적으로 야당 지도부로 포섭되면서 이후 밑으로부터 울려 나오는 민중적 요구가 무시되고 제도정치의 대주주였던 두 김씨간의 권력쟁취를 위한 싸움으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군사정권이 퇴각하면서 전개되는 개헌 논의는 (실천이 가능한) 제대로 된 민주주의 기초를 시원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1948년의 제헌헌법은 당시 세계사적 흐름에 맞추어 매우 진보적인 내용을 담보하고 있었으나, 이는 시민적 투쟁으로 성취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주어지고 이식된 것으로서 사실상 실천적 토대를 가지지 못했으며 이후 권력자들에 의해 7-8번이나 개정되는 과정에서 만신창이가 되어 87년에 이르렀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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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민주화항쟁의 결과로 열린 정치공간에서 양 김씨의 분열은 민주화 세력에게 처절한 패배를 안겼다.

민주화 대투쟁 이후 과정에서 당연히 시대적 소명과 민중적 요구를 담아내는 개혁적 헌법이 재탄생했어야 마땅했지만, 두 김씨의 권력욕으로 어정쩡한 타협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87년 체제는 이렇게 하여 진정성의 상실과 스노비즘의 만연을 출발부터 잉태하고 있었다.

두 김씨의 다툼 과정에서 어부지리로 탄생한 노태우 정권과 3당 야합으로 재구성된 김영삼 집권의 10년은 한국현대사에서 가장 아쉬운 기간이 되었다.

유신체제와 개발독재의 온갖 병폐를 쓸어내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정치사회적 규범과 질적인 전환을 유도할 산업경제적 환경을 형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상실했다. 반면 이전 40여 년간 온갖 특혜와 비리와 적폐 속에 형성된 기득권 체계가 외부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더욱 강화되는 시간이었다. 

위의 언급은 현재 제도 정치를 이끄는 야당 지도자들에게 보내는 경고장이다. 제발 개인적 야심과 정파적 이해를 떠나 민족의 장래를 진심으로 책임질 수 있는 거국적인 연합정권을 구성해 이 난국을 헤쳐 나가길 요청한다.

IMF외환위기와 김대중정부의 한계

대한민국이 군사정권과 야합적 민주화 과정을 격고 있는 동안 세계 환경은 대처리즘과 레이건노믹스가 절정을 이루고 소련체제가 붕괴되고 있었다.

신자유주의가 전성기를 맞이했고, 거대자본의 논리에 따른 세계화 물결이 거세졌다. 그러나 이미 1980년대부터 신자유주의와 대자본을 위한 일방적 세계화의 폐단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급기야 1990년대 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적 규모의 경제위기가 찾아왔다. 

격변하는 국제 환경, 그리고 내용도 파악하지 않은 채 발음도 제대로 못하는 세계화를 들고 나온 무지한 김영삼정권 탓에 우리 모두가 생생히 기억하는 외환위기를 맞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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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F 외환위기와 이로 인한 구조조정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가슴아픈 순간 중 하나였다. 사진은 1997년 12월 3일 구제금융 합의안에 서명하는 당시 임창열 경제부총리와 미셸 캉드시 IMF 총재.

월가의 거대한 자본들에게 지배되던 당시의 국제 환경과 조건에 무모하게 자본시장의 빗장을 열어 제꼈다. 한국정부의 무능함과 부정부패, 대기업들의 무책임으로 인한 과잉중복투자, 이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단기성 외채 도입 등등.

경험도 제어장치도 없이 개방된 금융시장, 주로 서울대 출신들로 구성되면서 탐욕과 정실로 무력해진 통제기구 등이 외환위기를 일으킨 우리의 민낯들이였다.

국민경제가 부도난 긴박한 상황에서 지역연합라는 정치지형의 현실적 필요에 의해 보수 세력과 연대하여 출범한 국민의 정부를 크게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김대중정권은 IMF가 제시한 신자유주의적 요구사항을 선별없이 그대로 수용하는 패착을 뒀다.

당시 이를 거부하고 독자적인 정책을 추진하였던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수상과 아시아적 가치를 외쳤던 이광요 싱가포르 수상과는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이들은 단순히 금융개방의 요구에 저항한 것만 아니라 신자유주의적 논리를 무기삼아 침투해오는 서구의 단세포적인 문명과 제국주의적 탐욕을 거부한 것이었다.

또한 초대 경제수석으로 임명된 김태동 교수가 주창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론’을 조기에 포기하고, 기득권을 대표하는 구시대의 경제관료들에게 포위당하고 말았다. 물이 점차 스며드는 것처럼, 신자유주의가 뿌리를 깊이 내렸고 경기부양책으로 신용카드를 남발하면서 신용불량자를 대량 생산해 내기도 하였다.

동교동 가신으로 상징되는 구시대적 권위주의의 잔재를 유지한 채 유신독재의 한 축이였던 김종필씨와 지역연합으로 창출된 정권의 한계를 그대로 보였다.

노무현정부의 성과와 한계

지난 과거와 지역논리가 지니는 부담에서 자유롭게 출범한 노무현 정권은 양면적 성격을 지녔다. 과거의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정치와 행정 그리고 시민사회에 개혁적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긍정적인 역할은 매우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공적이다.

반면 국민의정부 시절에 이루어졌던 대북지원에 대한 아마추어적 비판에서 시작하여 재벌을 중심으로 한 경제성장 논리를 도입하고 수구적 세력과 대연정을 제안하는 등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다.

치솟는 부동산 가격에 대응한 종합부동산세 도입과정에서 세정 시행의 패착을 보이고 (종합부동산세 자체는 매우 긍정적이고 진보적이지만), 정치적으로는 개혁적인 언술을 계속하면서도 행정의 시행과정은 신자유주의적 기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재벌중심정책으로 노동자계층 등 민중적 요구를 외면했다. 지니계수는 더욱 나빠지고 양극화가 진행되면서 서민들의 일상은 더욱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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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정부는 87년 민주화의 성과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세계적 차원에서 불어닥친 신자유주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노무현정부에서 추진된 한미FTA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모습.

17대 대선 당시 서민경제 지표를 살펴보면, ‘747 공약’과 ‘부자되세요’을 내세운 사기꾼 이명박 후보에게 국민들이 지지를 보낸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었다.

불행하게도 이후 탄생한 이명박근혜 정부는 평가할 가치도 없는 민족적 재앙이었다. 국가 체계가 제대로 작동한 것이 아니라 사적 탐익에 놀아난 탈법의 약탈정권시대였다.

이제 우리는 박정희와 군사정권뿐만 아니라 김영삼, 김대중 그리고 노무현 등 민주화 이후 정권들에게 대해서도 냉정하고 혹독한 비판과 평가를 내려야만 할 시점에 와 있다.

지난 세월 애석하게도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비극적 사건으로 이러한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선불교에서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때려 죽여야만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고 가르치듯이, 실패한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비판하고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에게 미래는 열리지 않는다.

시효를 다 한 87년 체제

지난 30년 세월을 주마등처럼 살펴보았지만, 민주주의는 합법적으로 이루어진 절차적 제도와 이를 실행하는 주체역량과 주위를 둘러싼 시대적 환경과 조건이라는 세 요소가 함께 물려서 형성되여 간다고 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제도로서 87년 체제는 시대적 소명과 시민적 요구를 담아내기에는 명백한 한계를 갖고 출범했다. 

주체적 역량으로서 시민사회 역시 성찰적 각성이 부족했고, 결사적 참여가 미진한 상태에서 기득권에 포섭된 직업적 정치인사들에 의해 주도되었던 것이 역사적 패착이었다.

당연히 한국민주주의 미래와 가능성은 87년이후 형성된 야합적 제도정치와 스스로 주연배우가 돼버린 직업정치인의 폐단을 극복하고, 다양한 시민들의 각성과 참여에 기초한 정책정당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어 내는데 있다 할 것이다.

격동하는 세계사의 물줄기

한편으로는 1980년대까지 안정적이었던 세계의 시대 환경과 조건이 크게 동요하기 시작했다.

1990대 경제 불황에 이어 더욱 거대한 파고로 덮친 2007년 금융위기 이후 후유증을 진행형으로 겪고 있는 세계는 급반전의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데올로기의 종언에서 신자유주의의 사망으로 이행하고 있으나, 이를 대체할 뚜렷한 흐름이 아직 보이질 않고 있다. 미국 금융시스템의 사기와 탐욕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유럽전역을 위기로 몰아놓고, 세계 경제성장의 주역이었던 BRICS를 눌러 앉혔다. 이젠 저성장을 정상적으로 받아들이는 뉴노멀 시대로 진입하였다. 유럽의 진보그룹들은 성장이라는 개념을 폐기하고 탈성장 또는 새로운 개념의 발전을 논의하기 시작하고 있다.

문명사학자인 김기협 선배가 정확히 분석했고, 선재동자를 자처한 이병한 박사가 추가로 설명하였듯이, 수 백년에 걸친 서세동점의 시대는 미국의 시대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종말을 고하고, 다양다변한 문명권과 국가와 지역간 이해들이 서로 교차하고 대립하고 융합하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역사의 미궁속에 방향을 상실하고 심한 양극화 현상속에서 트럼프라는 깡패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사건은 유일 초강대국으로 군림했던 미국의 시대를 마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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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는 지금껏 보지 못한 격동기를 맞이하고 있다. 기존의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가 싹트는 징조인지, 아니면 출구를 알 수 없는 대혼란인지 지금으로서는 판단할 수 없다.

1)일대일로라는 새로운 실크로드를 선언하면서 대국의 면모로 포효하는 중국, 2)영국 제도정치인들의 무책임한 행위와 근시안적 포플리즘이 결합된 BREXIT, 3)난민들의 대거 유입으로 인한 유럽사회의 국수주의적 우경화, 4)서구의 영향을 받아 시작된 민주화의 봄이 이슬람주의로 회귀되고 있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상황, 5)오스만 제국의 후예인 터어키 민족의 굴기, 6)필리핀 민중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두테르테 대통령이 보이는 반미적 행보, 7)순수한 토착문화에서 성장한 인도 모디 수상의 힌두인적 행보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런 현상들을 보고 있으면, 그동안 전형적 규범으로 받아들여졌던 서구식 민주주의의 시각만으로는 새롭게 전개되는 세계사적 흐름을 더 이상 이해하고 포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근세이후 상업의 발달로 중산층이 크게 발흥하면서 천부인권과 시민계약론, 그리고 재산과 사적 소유권 보장을 중심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근대적 민주주의는 법치주의, 삼권분립 그리고 정당정치를 중심으로 한 대의민주주의가 핵심을 이룬다.

그 원형적 배경과 문제의식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삼백년이 지난 21세기 수명을 다한 서구의 현재적 상황과 한국이 지닌 역사적 전승 속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형해화된 서구식 민주주의

법치주의는 모든 인간이 존엄하고 평등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인민들의 일반적 참여와 합의로 이루어진 사회계약론에 기초하여 인류가 당대에 획득한 실천이성이 합리적이고 합당한 근거로서 공공의 영역에서 역할과 기능을 다할 때 적용가능한 것이다.

눈을 가린 정의의 여신 디테가 상징하듯이, 무지의 베일 앞에서 법의 강제가 원리적으로 모두에게 정의롭게 적용되어야만 한다. 위의 내용을 담보하지 못한 법치주의는 위장된 강도짓에 불과하다.

필자는 한국에서 법치주의가 온전하게 작동하기 위해 준비하고 개선하고 시행해야 하는 내용을 제시할 전문식견은 없다. 다만 오늘의 한국은 당당한 법치국가가 아니라는 사실만은 분명하게 단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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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공화정은 서구 민주주의의 근간이자 영원한 영감의 원천이었다. 그림은 로마 원로원의 모습.

삼권분립 역시 허울 뿐이다. 입법과 행정과 사법의 독립적 역할과 상호견제라는 대원칙에 비추어 볼 때 우선 사법권이 행정권력으로부터 완벽히 독립되여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 등 주요 사법직의 선출과 임명과정이 대통령의 직,간접 영향으로부터 명백히 자유로워야 할 것이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뽑듯이, 시민들이 자신의 손으로 주요 법관들을 직접 선출하는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더 나가 검찰과 경찰직 주요 간부들 역시 해당 지역주민들의 손으로 선출해야 하며, 기소권과 수사권이 분리 독립된 상태에서 상호 협력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청와대의 별동대처럼 움직이는 검찰조직은 고사하고 대법원장 이하 주요 법관들마저 대통령의 신하처럼 처신하는 나라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위장된 독재국가이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시민사회에 뿌리를 내린 정책정당이 없는 한국의 대의정치는 그야말로 ‘극장식 민주주의’이다. 시민들은 그저 관객으로 참여하여 박수치고 분노할 뿐, 주로 연고와 지연과 금력에 의해 선택된 엘리트 또는 졸부를 중심으로 구성된 국회는 유력정당들끼리 ‘연출된 연극’을 공연하는 것으로 전락했다.

시민들의 참여와 결사와 숙의의 과정이 생략된 채, 대기업, 고급관료, 수구적 미디어와 이익단체에 포섭당한 기득권 중심의 대의체이다.

또한 일회적 선거만으로는 대의적 의회정치가 더 이상 민주주의로 정당화 될 수 없다.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 열려야 한다.

우선 시민 청원과 소환과 감시권이 확실하고 실제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며, IT통신정보기술이 발달한 현재 수준에서는 스위스와 같이 수시로 국민발의에 의한 직접투표를 검토해야 한다.

헌법과 선거법 개정 등 국민적 주요 관심과 핵심적 이해를 가진 의제가 국회 내 정당간 토론돼야 한다. 또는 결정이 어렵고 토론과 숙의적 과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시민의회’라는 새로운 헌법기관을 통하여 토론돼야 한다.

이런 시민의회는 서구의 몇몇 나라에서 이미 실험되고 있는 제도이다. 현재의 삼권분립제도를 넘어서서 실제적 시민권을 보장하고 확장하기 위해서는 사권분립 또는 오권분립도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수명을 다한 서구식 민주주의…새로운 사상의 맹아들

이제 서구의 민주주의제도는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판단한다. 시민주권에 기초한 계약론과 법철학의 훌륭한 역사적 배경을 담고는 있지만 껍데기뿐인 제도와 절차만으로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형식상으로 평등하고 공정한 정치적 절차가 이루어진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소유권과 재산권 중심으로 지나치게 확장된 사회경제적 시스템이 초래한 현실생활 조건의 불평등과 양극화는 그런 형식을 껍데기로 만든다.

또한 불공정한 미디어로 인해 정치는 ‘기울어진 운동장’ ‘길들여진 제도’ ‘스포츠성 이벤트’로 변질되고 있다. 

이병한 박사가 언급한 ‘송학의 서천’(중국의 송나라 학문이 유럽으로 전파되면서 상업이 발흥하고 르네상스가 촉발되고 프랑스혁명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일본학자의 이론) 경험을 다시 되새기며, 한계에 봉착한 서구적 민주주의의 새로운 가능성은 동아시아와 한국의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지 않을지 제안해 본다.

우선 배달민족의 건국설화부터 매우 독특하다. 하느님의 아들이 세상에 내려와 나라를 열고 건국이념을 ‘ 홍익인간 – 널리 모두를 이롭게 하는 백성들’의 나라로 삼았다는 것은 놀라운 선언이었다. 서구 역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위대한 진보사상이다.

왕도와 덕치를 가르친 맹자가 의(義)를 정치의 핵심주제로 삼고 백성을 괴롭히는 제왕은 처벌할 수 있다는 역성혁명론이 유럽으로 전파되어 프랑스 루이 16세를 단두대에 세우게 하였다는 ‘송학의 서천’ 이라는 연상이 가능하다.

중국 월나라의 탁월한 재사였던 범려에서 유래했다는 ‘견리사의(見利思義)’ 역시 서구인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언어의 영역이다.

쌀농사 중심의 농업이 집단적 협력을 필요로 한다는 배경에서 출발한 것으로 유추되는 ‘두레’라는 협동적 노동의 미풍양속 역시 오래된 미래의 전승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마을의 대소사를 함께 모여 공유하고 숙의하고 공동으로 결정한 향악의 전통과 내용은 서구의 근대적 자치제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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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내 사정전을 가운데 두고, 좌우에 위치한 만춘전과 천추전.

경복궁내에는 왕이 일상적 업무를 처리하던 사정전(思政殿) 양 옆에 만춘전(萬春殿)과 천추전(千秋殿)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축물들이 있다. 왕을 알현하기 전에 사전에 모여 현안을 토론하고 상의하던 건물이다.

만춘전에서는 이름그대로 젊고 혈기가 방장한 진보적 신료들이 열띤 토론을 벌인다. 건너편 천추전에서는 경험많고 노련한 원로그룹들이 숙의를 통해 국정의 구상을 가다듬던 장면들을 상상해 보라. 현재 여의도 국회의사당보다 내용면에서 매우 앞서 있지 않은가. 

구한말 동학에서 보여준 ‘시천주(侍天主)사상 역시 놀랍다. 서양에서 이야기하는 천부인권사상의 배경에는 인간은 신이 창조했지만 신을 닮은 피조물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서양의 신에게 인간은 대상적 피사체일 뿐이다.

그러나 동학에서는 하느님이 인간 속에 원형적으로 내재한다. 신과 인간이 분리되여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신이 인간의 내면 속에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를 확장하여 보면 하느님을 마음에 모시는 백성들이 함께 뜻을 모으면 곧 하늘의 뜻이 되는 것으로 민본 사상의 절정을 이룬다.

서구 민주주의 기초가 된 루소의 시민적 일반의지론을 훌쩍 뛰어넘는 격높은 사상이다.

홍익인간과 맹자의 왕도사상, 참여와 절차과정으로 향약과 두레, 견리사의가 뜻하는 공동체로서의 덕성, 선비사회가 보여준 절개와 비판정신, 모두를 어우르고 관통하는 동학의 시천주라는 경인사상 등, 동아시아의 역사와 전승은 퇴조해 가는 서구식 민주주의에 미래를 밝힐 수 있는 미지의 가능성이다.

서체아혼(西体亞魂)의 견지에서 서구사회가 발전시켜온 법논리적 절차와 형식에 앞서 언급한 동아시아적 영혼을 불어 넣을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서구가 성취한 그릇 안에 민본(民本)과 민생(民生)과 민락(民樂)이라는 내용을 담아 삼민(三民)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21세기 민주주의를 재구성하는 것을 상상해 본다.

서양의 형식에 동양의 영혼을 담는다면…

아무리 제도적으로 절차적으로 하자가 없게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시민적 삶을 어지럽히는 것을 민주제라고 인정하고 허용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민심이 천심’이라는 동양적 서술과 비슷한 문제의식으로 서구의 하버마스 역시 합리성과 효율성 중심의 관료제가 가져오는 폐단을 지적하고 현실세계를 기반으로 한 시민사회에서 형성되는 소통적 담론이라는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현대의 발달한 통신기술로 직접민주제를 포함한 다양한 민본적 정치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서구의 사민주의가 발전시켜온 사회적 시장경제를 넘어서 두레의 예에서 보여준 공유와 협력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전되어야 한다.

인류가 쌓아온 과학기술의 수준과 금융시스템운용의 경험은 인간의 조건을 현재보다 훨씬 위대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제공한다. 모든 사회 경제활동의 출발점과 도착지는 맹자가 제시한 제민지산(齊民之産)에 근거해야 한다.

필자가 지난 칼럼(경제성장과 행복…”뭣이 중헌디?”)에서 시민 개개인의 행복조건에 대해 반복하여 언급하였지만, 미국의 독립선언문에도 명기된 행복추구권이 다시 강조되어야 한다.

국민들이 행복하지 않은 민주주의와 경제시스템은 근본부터 잘못된 것이다. 허접한 장식품에 지나지 않는다. 동양적 표현으로 대동(大同)의 사회를 향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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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촛불을 든 시민들은 자신들이 헌법에 명시된 주권자임을 선언하고 있다. 지금의 시민항쟁이 단순히 무능하고 부패한 권력을 몰아낸 권력교체에 그칠 것인지, 새로운 차원의 정치, 경제, 사회체제를 만들 체제전환의 맹아가 될지 현재로는 알 수 없다.

권력 교체기 또는 역사의 전환기

2016년 11월12일 서울광장에 모인 백만 시민의 함성은 한국역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다.

매우 소중한 기회이다. 단순히 박근혜의 퇴진이라는 현안을 뛰어넘어, 우리의 시야를 세계로 확대하면서 역사를 살펴보는 깊은 성찰과 비판을 통해 제대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또다시 제도 정치권인사들의 탐욕에 의해 좌절된 역사를 만들어서는 안된다. 민주주의는 결과물이 아니라 실천적 과정이다. 시민사회가 성숙해가는 과정속에서 성찰과 비판 그리고 참여가 없이는 민주주의는 유지될 수 없다.

“미지는 늘 현재 안에 움트고 있다. (다가올) 민주주의는 미지에 대한 동적 지향의 가장 포괄적 표현이여야 한다” (김상준 경희대 교수, <미지의 민주주의>  중)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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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본격적인 선거 준비 태세로 돌입했습니다. 대통령 선거는 앞으로 60일 이내에 치러집니다.

그런데 선관위는 탄핵이 인용되기 전부터 탄핵 찬반 집회 주최 측에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안내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에 따르면 전라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2월 23일 촛불집회 주최측인 전북비상시국회의 대표자에게 ‘탄핵집회 관련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습니다. 공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 2월 23일 전라북도선거관리위원회가 촛불집회 주최측인 전북비상시국회의 대표자 앞으로 보낸 공문 (자료제공=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

지난 2월 23일 전라북도선거관리위원회가 촛불집회 주최측인 전북비상시국회의 대표자 앞으로 보낸 공문 (자료제공=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

2월 28일에는 성남시분당구선거관리위원회도 촛불집회 주최측인 성남국민운동본부 대표자 앞으로 ‘탄핵 찬반집회 개최 관련 공직선거법 안내’ 공문을 보냈습니다. 여기엔 선거를 앞두고 ‘할 수 있는 사례’와 ‘할 수 없는 사례’를 구분해 놓았습니다.

지난 2월 28일 성남시분당구선거관리위원회가 성남국민운동본부 대표자 앞으로 보낸 공문. (자료제공=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

지난 2월 28일 성남시분당구선거관리위원회가 성남국민운동본부 대표자 앞으로 보낸 공문. (자료제공=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

두 공문에는 ‘입후보예정자’라는 말이 공통으로 등장합니다. ’입후보예정자’에 대한 지지나 반대하는 행위를 하면 선거법 위반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공직선거법에 ‘입후보예정자’에 대한 정의가 따로 명시돼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사람은 입후보예정자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경우는 입후보예정자로 볼 수 있을까요?

지난 2016년 12월 24일에 열린 9차 촛불집회. ‘황교안 탄핵'이라는 손피켓이 보인다.

지난 2016년 12월 24일에 열린 9차 촛불집회. ‘황교안 탄핵’이라는 손피켓이 보인다.

중앙선관위에 질의했더니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희는 (황교안 권한대행은) 입후보예정자로 보지 않습니다. 판례를 보면 입후보 의사가 확정적으로 외부에 표출된 사람뿐만 아니라 신분, 접촉 대상, 언행 등을 비춰서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가진 것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른 사람을 입후보예정자로 봅니다. 그런데 지금 황교안 권한대행은 본인이 출마한다는 얘기도 없었고 선거운동의 목적으로 사람을 접촉하거나 그 분의 행동을 봤을 때 입후보예정자로 보지 않습니다. 다만 언론에서 하마평으로 ‘출마할 것 같다’ 그런 식으로 보도가 되고 있는 것만 봤을 때는 지금 권한대행자의 직위에서 권한을 대행하는 것이지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입후보예정자로는 보지 않습니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출마를 선언하지 않는 한, 촛불집회에서 ‘황교안 퇴진’ 등의 구호나 황 권한대행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도 공직선거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엄격하게 적용되는 공직선거법에 대해서 시민단체는 오래 전부터 “유권자의 침묵을 강요한다”며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 등은 △2010년 지방선거 당시 4대강 반대 1인 시위 △2016년 총선 당시 용산참사 책임자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 출마 반대 기자회견 △2010년 지방선거 당시 특정 정당의 급식 정책 비판 인쇄물 배포 등의 행위가 유죄로 처벌받은 사례를 제시하며 대선 전에 선거법부터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평소 NGO들이 해오던 활동도 (선거기간이 되면) 처벌받은 사례가 많다”며 “3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선관위도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인데요. 국회에 여러차례 선거법 개정 의견을 냈지만 국회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선관위는 표현의 자유 규제를 완화하고 정치자금 쪽으로 (규제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가게 해달라고 개정 의견을 많이 냈는데 국회에서 개정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관련기사: 탄핵 인용 직후 촛불집회 열면 사전선거운동?

토, 2017/03/1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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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중계는 물론 녹화나 녹음도 허용되지 않았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감방 청문회(안종범, 정호성 대상)’의 3시간 30분 분량 수기 대화록(전문보기)을 입수해 몇가지 중요한 사실을 재확인했다. 대화록에 따르면 국회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가 지난 12월 26일 서울남부구치소 수감동에서 진행한 이른바 ‘구치소 감방 청문회’에서 문고리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최순실 씨와 자주 전화통화를 했으며, 그때마다 최 씨를 ‘선생님’으로 불렀다고 증언했다.

정호성, 최순실을 “선생님”으로 호칭, 외교, 인사문건도 전달

정 전 비서관은 또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의 의견을 사전에 들어봤으면 좋겠다는 큰 틀의 말씀”이 있어 청와대 문건을 최 씨에게 건넸으며, 이 중에는 인사와 외교안보 관련 기밀문서도 포함돼 있었다는 사실을 국조위원들 앞에서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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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전 수석은 “대통령의 지시가 없으면 제가 할 수 없다”면서 미르재단 등의 설립과 모금은 모두 대통령이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또 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 위원장 사퇴와 KD코퍼레이션 알선, 그리고 김영재 의원에 R&D 비용 15억 원을 지원한 것 등도 모두 VIP, 즉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답했다.

12월 26일의 ‘감방 청문회’는 안종범, 정호성이 국회 청문회에 끝내 나오지 않자 이들이 수감된 남부구치소를 국조위원들이 직접 방문해 이뤄졌다. ‘감방 청문회’는 정식 청문회가 아닌 접견 형태로 진행됐고, 녹음과 녹화는 물론 속기사 동행도 허용되지 않았다. 다만 배석했던 국회 직원이 위원들과 정호성, 안종범 두 증인 사이에 오간 대화 내용을 받아 적었다. 3시간 30분 가량의 대화는 A4용지 20쪽 분량의 대화록에 비교적 상세하게 기록됐다. 뉴스타파는 이 대화록 전문을 김경진 의원을 통해 입수했다.

국회 직원이 채록한 청문회 대화록

국회 직원이 채록한 청문회 대화록

대화록에 따르면 정호성 전 비서관은 인사와 관련해 “초기에 조각할 때” 최순실 씨에게 인사안을 보냈고, “내일 이런 것이 발표된다”고 보라고만 줬다고 말했다. 외교안보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본인(정호성)이 외교안보 메시지를 담당”하기에 최순실 씨에게 “그냥 한번 의견 들어보는” 차원에서 문건을 보냈다고 증언했다. 결국 내각 조각 인사안과 외교안보 관련 문서를 최 씨에게 건넸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정 전 비서관은 최 씨에게 문건을 보낸 뒤 “전화를 받거나 다시 인편으로” 답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인편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또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건건이 (문건 전달을) 지시한 적은 없고” 자신의 재량으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최순실은 ‘배신의 트라우마’ 있는 대통령에게 믿을 수 있는 사람”

정호성 전 비서관은 또 최순실 씨와 자주 전화 통화를 했고, 최 씨를 ‘선생님’으로 불렀으며 통화 시 최순실 씨는 자신을 ‘정 비서관’으로 호칭했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 자신에게 최순실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대통령이 믿고 신뢰하는 사람”이라며, “대통령은 인생 역정 상 ‘배신의 트라우마’가 큰 데 최순실은 상당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순실은 “조용히 보이지 않는 데서 돕는 사람”, “공식적으로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존재를 김기춘 실장 등에게 보고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안종범 “대통령의 지시가 없으면 제가 할 수 없다.”

대화록에 따르면 안종범 전 수석은 “대통령의 지시가 없으면 제가 할 수 없다”고 국조위원들에게 말했다. 최순실과 대통령의 공모 관계에 있어 모든 일의 시발점이 대통령이라는 것이냐는 질문에 “인정한다”고 했다. 또 자신은 “문화융성, 체육발전이 국정과제여서 대통령 지시를 의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순실을 아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안 전 수석은 “전혀 몰랐다”며 최 씨와의 관계를 수차례 부인했다. 차은택과 UAE를 같이 다녀온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안종범 전 수석은 또 “대통령을 모셨던 사람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께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촛불집회 소식과 집회에서 구호는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정호성 “대통령 사생활 알려고 하지 않아. 관심 끄려 노력하는 게 예의”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해, 정호성 전 비서관은 “당일 본관에게 근무”했고, “오후 2시 후반부쯤, 대통령을 관저에서 뵈었다”고 진술했다. 또 대통령의 얼굴 멍자국 등 피부 시술 의혹을 묻는 질의에 대해서는 “사생활과 관련해 말씀드릴 수 없다”, “(대통령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알려고도 하지 않고, 관심을 끄려고 노력하고 그게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 전 비서관은 또 자신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중 12개가 특검에 증거로 제출됐다고 들었다면서, 휴대전화를 압수당하고 울었냐는 질문에 “피의자 신문조서에 그렇게 되어 있다”고 답했다. 운 이유가 뭐냐는 추가 질의에 “여러가지로 죄송해서 그렇다”고 답했다.

생방송 청문회 부담스러워, 불출석

정호성 전 비서관은 개인적으로 출석하고 싶었지만 “특검 조사와 탄핵 등이 진행중이어서 조심스러웠다”면서 “생방송으로 한 마디라도 잘못 전달되는 게 부담스러워” 불출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종범 전 수석은 “허리 디스크” 문제로 오랜 시간 앉아 있기 힘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해 역시 출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법무부와 구치소 측의 공무집행 방해로, ‘구치소 청문회’라고 하지만 사실은 굴욕적 미팅”에 불과했다면서, 다만 안 전 수석이 “여러 행위들이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서 한 것이라는 증언”과 정호성 전 비서관으로부터는 “최순실에게 인사관리 자료까지 다 넘겼다는 구체적인 증언을 듣고 왔기 때문에, 그 내용만 가지고도 탄핵소추에 충분하다고 판단”된다며, 이번 ‘감방 청문회’를 평가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모든 걸 결정하고 지시한 구조다, 이에 대해 (안 전 수석이) 3번 정도 힘을 주어서 이야기 했다는 것은 모든 국정농단의 주범이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선언”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은 접견을 하는 동안 정호성 전 비서관이 안종범 전 수석을 부르는 호칭에 주목했다. 정 전 비서관은 옆에 나란히 안종범 전 수석이 앉아 있는데도 접견 초반 “안 수석님”이라고 부르지 않고 ‘그냥 수석’이라고 호칭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자신도 청와대에서 민정비서관으로 일했기 때문에 청와대 분위기를 잘 안다면서,‘안 수석’이라고만 부르는 것은 그만큼 문고리3인방의 권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습이라고 평했다.


취재 박중석, 송원근, 이유정
촬영 김남범
편집 박서영

목, 2016/12/2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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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뉴스, 프랑스 정부,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유병언 딸 석방– 유 씨, 세월호 참사와 연관된 거액의 착복 혐의로 한국 정부의 수배 받아– 프랑스 항소법원, 한국으로 송환 결정하려면 더 많은 정보 필요해야후뉴스는 23일 프랑스 법원이 구금 중이던 유병언의 딸을 석방했다는 소식을 AFP 통신을 받아 보도했다. 기사는 한국으로 유 씨를 송환하라는 1심 판결을 번복한 바 있는 프랑스 항소법원은 ...
목, 2015/06/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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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1월 국회 개혁 입법․정책과제 제안 

“국회는 촛불의 요구에 응답하라”
촛불 7대 입법과제와 민생관련 6대 과제, 시급한 4대 정책과제

2017년 1월 11일(수), 13시 30분, 국회 정문 앞


1. 참여연대(공동대표 법인·정강자·하태훈)는 대통령이 탄핵된 비상한 상황인 2017년 1월 새로 열린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해야할 개혁 입법과제와 정책과제를 선정해 발표하고, 국회에 신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2017년 1월 11일(수) 13시 30분 국회 정문 앞에서 개최했다.

 

2. 지난 두 달 넘게 광장에서 타오른 천만 촛불은 박근혜 정권의 즉각 퇴진과 헌재의 조기탄핵을 요구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박근혜 정권의 적폐청산을 위한 개혁 입법을 국회에 요구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다양한 개혁 입법과제와 정책과제 중에서 촛불을 든 국민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7대 입법과제를 선정하고 민생과 관련된 과제 중 시급한 6대 입법과제와, 진상규명이나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정책과제를 4개 선정했다. 

 

3. 참여연대는 촛불을 든 국민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과제로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참사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①「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제정, 검찰개혁과 대통령 측근 등의 부패 척결을 위한 ②「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에 관한 법률」 제정, 18세 선거권 보장과 결선투표제 도입하여 대표성을 높이고,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③「공직선거법」개정, 청와대와 총리공관, 국회 앞 그리고 주요도로에서도 주권자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보장하는 ④「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개정, 박_최게이트의 공범인 재벌의 전횡을 견제하고 지배구조 개선 위한 ⑤「상법」개정, 국회의 대통령과 행정부 견제 권한을 강화하고, 국회 청문회 증인의 불출석을 막는 ⑥ 「국회법」 등 개정, 최순실 예산으로 대표되는 위법한 재정낭비 책임을 묻기 위한 ⑦「국민소송법」제정 등 7대 과제를 제시했다. 
    
4. 이외에도 시급한 민생관련 입법과제와 당장 입법이 가능한 과제로 반사회적 가해기업의 손배 책임을 확대하는 ①「징벌적손해배상제」 도입, 다수 피해자 구제와 동일한 불법행위의 재발 방지 위한 ②「집단소송법」제정,  서민의 주거비 부담 줄이는 ③「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 대기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진출 규제하는 ④「중소기업 적합업종 특별법」제정,  법인세제 정상화를 위한 ⑤「법인세법」등 개정, 검사의 청와대 편법 파견 근절을 위한 ⑥「검찰청법」개정을 제시했다.

5. 한편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에 의한 ① 헌정질서 파괴 “청와대 공작정치” 국정조사와, ② 국회 동의 없는 졸속적 사드 배치 결정 철회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무효화, ③ 굴욕적인 한일‘위안부’합의 폐기, ④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 특별검사 수사요구안」 처리를 시급한 정책과제로 선정해 발표하고 국회가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

 

6. 참여연대는 입법․정책과제 제안에 그치지 않고 각 정당이 이러한 과제를 채택하여 추진해 줄 것을 촉구하기 위해 각 당 원내대표단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1월 국회에서 우선 처리해야 할 개혁 입법·정책과제」 목록

 

<촛불 7대 입법과제>
입법과제1.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제정
입법과제2.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에 관한 법률」 제정
입법과제3. 대표성 높이고 유권자 정치 참여 보장하는 「공직선거법」개정
입법과제4. 장소와 교통소통을 이유로 한 집회 금지 「집시법」개정
입법과제5. 재벌 전횡 견제와 지배구조 개선 위한「상법」개정
입법과제6. 국회의 행정부 견제 권한 강화하는 「국회법」 등 개정
입법과제7. 위법한 재정낭비 책임을 묻기 위한 「국민소송법」제정


<민생 6대 입법과제>
입법과제1. 반사회적 가해기업의 손배 책임 확대「징벌적손해배상제」 도입
입법과제2. 다수 피해자 구제와 불법행위의 재발 방지 위한 「집단소송법」제정
입법과제3. 서민의 주거비 부담 줄이는 「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
입법과제4. 대기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진출 규제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특별법」제정
입법과제5. 법인세제 정상화를 위한 「법인세법」등 개정
입법과제6. 검사의 청와대 편법 파견 근절을 위한 「검찰청법」개정


<시급한 4대 정책과제>
정책과제1. 헌정질서 파괴 “청와대 공작정치” 국정조사
정책과제2. 국회 동의 없는 졸속적 사드 배치 결정 철회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무효화
정책과제3. 굴욕적인 한일‘위안부’합의 폐기
정책과제4.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 특별검사 수사요구안」 처리

 

 

<기자회견문>

 

국회는 촛불의 요구에 응답하라

 

길고 긴 어둠의 터널 같았던 2016년이 끝나고, 새로운 희망의 빛과 함께 시작한 2017년도 벌써 열흘이 지났다. 지난 두 달 넘게 이어진 광장의 천만 촛불은 대통령과 비선실세의 헌정 유린과 국정농단으로 인한 부끄러움에 터져 나온 “이게 나라냐”는 탄식을 “이것이 민주공화국이다”라는 감탄으로 바꾸어 놓았다. 대한민국의 주권자들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을 명백하게 확인해 주었다.

 

국회는 광장에서 촛불을 든 시민의 요구에 응답하여 헌법을 유린한 박근혜를 압도적인 찬성으로 탄핵시켰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과 함께 청산되었어야 할 황교안은 탄핵안 가결로 불가피하게 권한대행이 되었음에도 마치 대통령이라도 된 듯 ‘대통령급’ 의전을 요구하고, 적폐인 ‘국정교과서’와 ‘사드 배치’와 같은 박근혜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가당치 않고 용납할 수 없다.

 

지난 12월 9일 촛불의 요구에 응답했던 국회와 정당들은 탄핵안이 가결되고 나자, 갑작스레 가시화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해관계에 따라 권력구조 나눠 먹기 개헌에 몰두하거나, 이합집산으로 우왕좌왕하고 있다. 국회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박근혜 정권을 청산하라는 촛불의 목소리에 응답하는 것이다. 국회는 대통령 탄핵으로 민주적 정당성을 상실한 황교안 권한대행을 비롯한 행정부를 통제하고, 더 많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촛불 시민들에게 응답해야 한다.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온 시민들의 요구는 명백하다. 국회는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참사의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에 당장 착수해야 한다.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라. 살아 있는 권력 앞에서 한없이 작아졌던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 대통령과 그 측근, 고위공직자들의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한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라.

 

당장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부터 18세 청년에게 선거권을 보장하고,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여 대표성을 높여야 한다. 유권자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여 자유로운 정치 참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라. 청와대와 총리 공관, 국회 앞에서 자유로운 집회 시위를 보장해야 한다. 주권자인 시민들은 누구를 향해서도 어디에서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즉시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을 개정하라.

 

박근혜_최순실 게이트의 또 다른 공범인 재벌의 전횡을 견제하고 지배구조를 확 바꿔야 한다. 「상법」을 개정하라. 국회가 대통령과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도록 행정부 통제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 국회가 제 역할을 했다면 박근혜_최순실의 국정 농단은 진작 드러났을 것이다. 또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거나 국회를 모욕하는 증인들을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 「국회법」과 「국회증언감정법」을 개정하라. 최순실 예산으로 대표되는 위법한 재정 낭비 책임을 묻기 위한 법 제정도 서둘러야 한다. 「국민소송법」을 제정하라.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온 시민들은 이미 오랫동안 공론화되어온 위의 개혁과제뿐만 아니라 직접민주주의를 통해 주권자의 권한을 강화하는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와 주권자가 법안을 직접 발의하는 「국민발안제」의 도입까지도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은 관련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국회가 해야 할 일은 입법뿐만이 아니다. 박근혜_최순실 게이트의 국정조사 과정에서 밝혀진 헌정질서 파괴행위인 김기춘 등의 청와대 공작정치와 블랙리스트 사건은 국정조사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국회의 동의 없이 졸속으로 결정된 사드 배치 결정을 철회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무효화해야 한다. 굴욕적인 한일‘위안부’합의 역시 당장 폐기해야 한다.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 특별검사 수사요구안」을 당장 처리해야 한다.

 

대통령이 탄핵되어 있는 비상한 시국에서 국회가 할 일이 태산이다. 절박하고 중대한 개혁 입법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정당에 권력을 주고 집권하게 해 줄 국민은 없다. 국회가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한을 국민의 뜻에 따라 행사하여 박근혜 정권 청산과 개혁 입법에 나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17. 01. 11. 참여연대

 

 

 

수, 2017/01/1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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