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논평] 국방부의 안보교육 영상 비공개는 위법, 항소심 판결 환영한다

지역

[논평] 국방부의 안보교육 영상 비공개는 위법, 항소심 판결 환영한다

익명 (미확인) | 금, 2016/11/04- 15:13

안보교육 영상 비공개 취소소송 승소 환영

 

국방부의 안보교육 영상 비공개는 위법,
항소심 판결 환영한다


오늘(11/4) 서울고등법원 제8행정부는 참여연대가 국방부를 상대로 제기한 '나라사랑교육 영상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해당 영상을 공개하라는 1심 판결에 대한 국방부의 항소를 기각했다. 당연하고 상식적인 판결이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상영했다가 문제가 되었던 안보교육 영상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확인한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 

 

국방부는 항소심에서 지난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 등 남북관계의 긴장 상태가 고조되어, 북한 정권을 비난하는 해당 영상을 공개할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관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한국 정부가 5차 핵실험 이후 연일 대북 강경 대응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것과는 모순된 주장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영상을 공개함으로써 훼손되는 '국가안전보장'에 관한 이익은 모호하며, 군 안보교육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오히려 공익에 부합한다는 참여연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참여연대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정치적 편향성 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는 군 안보교육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이뤄지는 것은 물론, 국방부의 고질적이고 비상식적인 정보 비공개 행태가 개선되기를 바란다. 
 

 

* 안보교육 자료 정보공개청구 일지 >>


2014.06.09 [보도자료] 안보교육 기본정보조차 공개 꺼리는 국방부

2014.07.18 [오마이뉴스] 군 장교의 '끔찍한' 안보교육, 아이들 충격에 빠져 강의 중단

2014.09.01 [기자회견] 국방부의 안보교육 자료비공개 처분 규탄 기자회견 개최
2014.09.18 [논평] 국방부, 당당하다면 학생 안보교육 자료 공개하라
2014.10.27 [기자회견] 시민사회, 군 나라사랑교육 정보공개거부 처분 취소심판 청구
2014.10.27 [오마이뉴스] 초등생 충격에 빠뜨린 영상...어른은 보지 마라?
2015.01.20 [보도자료] 초등생 대상 안보교육 영상 공개할 수 없다는국방부의 답변에 반박문 제출
2015.04.20 [기자회견] 군 안보교육 영상 비공개처분 취소 촉구 기자회견

2015.08.07 [보도자료] 국방부의 안보교육 영상 비공개 결정 취소소송 제기

2016.01.21 [논평] 국방부의 안보교육 영상 비공개 처분에 대한 서울행정법원의 상식적인 판결을 촉구한다

2016.01.21 [논평] 국방부의 안보교육 영상 비공개는 위법하다는 판결 환영

2016.11.04 [논평] 국방부의 안보교육 영상 비공개는 위법, 항소심 판결 환영한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공공정보와 알 권리의 ‘가격’

글 | 민노씨(슬로우뉴스 편집장)

 

정보는 돈이다. 그리고 정보는 권력이다. 그리고 정보는 돈과 권력을 둘러싼 치열한 전쟁터다. 이 전쟁터에는 정부와 기업, 국민과 공무원, 이익집단과 언론 등 무수히 다양한 주체가 뒤섞여 때로는 연대하고, 때로는 대립하면서 매일매일 전투를 벌인다.

 

주체냐 객체냐 그것이 문제로다 

예를 하나 들자. 박근혜의 ‘세월호 7시간’. 그 시간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하는 ‘공공정보’다. 국민의 생명 수호가 제1의 의무인 대통령이 국민이 죽어가는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알지 못한다면, 그때 국민은 주권으로 불리는 권력의 주체가 아니라 통치의 객체로 전락한다.

박근혜의 절망을 통과해 촛불 명예혁명의 희망을 꿈꾸지만, 우리는 아직 박근혜의 세월호 7시간을 완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통치의 객체다.

박근혜가 세월호 7시간만에 나타나 했던 소리는 믿어지지 않을만큼 참담한 것이었다. (출처: YTN 당시 보도 화면) 박근혜가 세월호 7시간 만에 나타나 했던 일성은 믿어지지 않을 만큼 참담한 것이었다. (출처: YTN 당시 보도 화면)

또 하나 예를 들자. 2012년 말, 나도 일원으로 참여했던, 망중립성 이용자포럼은 미래부가 공개하지 않은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한다. 미래부는 그 요청을 거부했고, 결국 정보공개청구 소송까지 진행됐다. 소송 진행 중에 미래부는 정보공개를 결정했고, 더는 소송을 진행할 이유(소송의 ‘실익’)가 사라졌다.

망중립성

사필귀정이라고? 현실은 그렇게 ‘순진’하지 않다. 2014년이 되자 미래부가 ‘이용자 포럼’의 일원으로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진행한 진보넷에 소송비용 150여만 원을 내라고 요구했다. 이 “적반하장”을 한겨레는 생생히 기록한 바 있다(결국, 소송비용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최종 결론나긴 했지만).

 

알 권리의 ‘가격’ 

정부가 마땅히 자신이 해야 할 일(공공정보 공개)을 하면서 공익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와 개인을 ‘돈'(소송비용)으로 겁박하는 일은 그동안 꾸준히 발생했고, 또 앞으로도 발행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나는 질문한다. 누구나 마땅히 알아야 할 정부의 공공정보를 공개하라는 요청이 소송에까지 이르렀을 때 그때 그 (행정)소송에서 정보를 공개하라는 자가 패소했다면, 그때에도 그 소송비용을 내야할까? 현실에서 이 논의는 정보공개법 개정 문제와 연결되고, 정보공개법의 개정 방향은 다음 세 가지 요구 사항을 얼마나 포함할 것인가로 모아진다.

  1. 부당하게 정보공개 거부한 경우, 이를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을 넣을 것.
  2.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패소할 때에도 그 소송비용을 국가가 지원할 것.
  3. 정보공개청구 과정의 비용도 국가가 지원할 것.

현재 위 3항(청구 과정의 비용 국가지원)을 포함한 법안 개정안은 발의되어 있지만, 1항(처벌조항)과 2항(소송비용 지원)을 포함한 개정안이 입안된 적은 없다. 이 글은 우선은 ‘소송비용 지원’ 문제에 집중하고, 그 해법을 찾아보려고 한다. 우선 현장 공무원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이제 공공정보에 관한 알 권리에도 '돈'의 논리가 개입해도 좋은 걸까? 이제 공공정보에 관한 알 권리에도 ‘돈’의 논리가 개입해도 좋은 걸까?

 

행자부, “영업, 사익 목적… 심지어 심심풀이도 많다”

정보공개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공익을 위한 정보공개청구만 있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행정자치부 공공정보정책과 고준석 사무관은 흔히 공공의 이익을 위해 언론과 시민단체가 주로 정보공개청구를 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한다.

행정자치부

“정부 감시, 투명성 확보 목적의 정보 공개 청구도 있지만, 업자들이 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보험회사가 진료 정보 등을 청구한다든지, 제약회사가 보건소의 약품 구매명세를 청구하는 등이 그런 경우다. 재산권을 지키기 위한 개인 민원 차원의 청구가 훨씬 많다. 언론이나 시민단체의 공익적인 성격보다는.”

그러면서 고 사무관은 “일부 시민단체에서 소송비용 지원을 제안한 바 있지만, 사업상 영업활동의 일환이나 개인의 사익 목적의 정보공개청구까지 법으로 소송비용을 지원하기는 쉽지 않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보공개청구의 목적을 구별하고, 공익 목적 청구만 법을 통해 지원하면 되지 않을까. 그런데 이를 위한 사익 목적 청구와 공익 목적 청구을 분류하는 일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익 목적 청구와 공익 목적 청구를 분류한 통계는 없고, 체험적으로 볼 때 재소자의 취미 생활이나 사익 집단의 영업활동 일부로 활용되는 예가 많다.”

재소자의 취미 생활? 이건 무슨 소릴까? 고 사무관은 “교도소 재소자가 시간 때우기용 심심풀이로 정보공개청구를 많이 한다”면서, “(정작) 정보가 오면 받아보지도 않고 쓰레기통으로 버린다고 하더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극단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정보공개 제도를 입안할 때 공익성이 담기지 않은 청구의 남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경실련,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 

박경준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그럼에도 정보공개청구 소송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방안은 여전히 필요하고 또 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경실련 박경준 시민권익센터 운영위원장(사진)은 “공공 이익을 위해 필요한 정보라면 소송까지 가는 것도 거리낌이 없었지만, 소송 비용을 낸 뒤로는 ‘이거 소송까지 가면 이길 수 있나’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최근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패소했고, 결국 300여만 원을 소송비용으로 냈다. 박 위원장은 현 제도가 ‘정보 통제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지적한다.

“소송비용이 정당한 공익적 소송행위를 위축시키고, 정보를 통제하는 수단이 되어선 안 된다. 현재의 제도는 소송비용이 정보 통제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소송비용 청구가 박근혜 정부 들어서 크게 늘었다고 지적한다.

“승소한 국가가 공공기관이 패소한 시민단체나 개인에게 소송비용을 물리는 경우는 박근혜 정부 이전에는 드물었다. 국가가 법무공단을 만들고, 변호사는 공무원처럼 채용해 운용했는데, 법무공단에서 공익 소송의 패소자에게 소송 비용을 부담하게 한 것이 박근혜 정부 들어서 일상화한 것이다.”

"희망의 새시대를 만들겠다"던 박근혜는 '순실이의 봉건시대'로 회귀했다. 오늘(10월 4일) 대국민담화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768802.html 를 발표하면서,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했지만, 지금 대통령의 진정한 사죄는 '하야'밖에는 없습니다.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면서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패소한 시민단체에도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경실련 박경준 시민권익센터 운영위원장은 지적한다.

오히려 사익 목적의 정보공개청구가 많다는 일선 공무원의 이야기를 들려주자, “사익과 공익의 경계가 모호한 면이 있지만, 언론사나 시민단체가 공공정보를 공개하라는 정보공개청구를 하는 경우에는 사익이라는 것을 생각할 여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에게 끝으로 입법론에 관한 의견을 물었다.

“아주 간단하다. 정보공개법을 개정하는 것이 어려우면, 변호사 보수에 관한 대법원 규칙에 언론사나 시민단체 등이 행하는 공익을 위한 정보공개청구소송에서 그 소송비용을 면제한다고 예외 규정을 넣으면 된다.”

그렇다면 실현 가능성은? 박 위원장은 확고한 어조로 말했다.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공공정보와 알 권리, 그 해법은?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허광준 오픈넷 정책실장 오픈넷 허광준 정책실장(사진)은 원칙으로선 국가가 소송비용을 지원하되, 예외적인 경우에는 이를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정보공개를 활성화하고 정보공개법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 청구 비용이나 소송 비용을 국가가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제도를 남용하여 과도한 청구를 제기하는 등 법 취지에 맞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지원 대상과 지원 횟수에 제한을 두는 방식 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보공개청구 ‘소송’은 공공정보를 공개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다. 특히 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관계부처의 이해관계가 관련되고, 그러다보니 책임 소재 문제로 소극적일 수밖에 없으며, 거기에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려는 정부 부처의 관성까지 더해지니 문제가 복잡해진다고 진보넷 오병일 활동가(사진)는 지적한다.

오병일 그리고 이를 해소하려면 판단 기구를 독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보공개청구소송뿐만 아니라 공익소송에서 소송비용이 문제라면, 소송으로 가기 전에 해소하면 된다. 정보 공개 여부를 해당 정보와 이해관계 있는 행자부가 판단하니 문제가 생긴다. 정보 공개 여부를  독립적인 기구에서 판단하면 상당한 문제가 해결될 거다.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 정부 책임도 분명히 있다.”

그러면서 ”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적인 노력, 법률상 비공개 사유에 대한 검토, 또 판단기구의 독립성 등, 결국 이 문제는 공공정보를 둘러싼 주체들의 ‘협치 모델'(거버넌스)를 통해서 논의되어야” 한다면서, “정부 기록이 되어야 공개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텐데, 공식 기록이 없으면 아예 공개할 정보가 없어지는 셈이므로 어느 단계까지 공공정보로서 기록하고, 보관할지도 종합적으로 연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참고: 정보공개법 제17조와 이재정 의원안(개정안) 

정보공개법 제17조(비용 부담)

① 정보의 공개 및 우송 등에 드는 비용은 실비(實費)의 범위에서 청구인이 부담한다.
② 공개를 청구하는 정보의 사용 목적이 공공복리의 유지·증진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제1항에 따른 비용을 감면할 수 있다.
③ 제1항에 따른 비용 및 그 징수 등에 필요한 사항은 국회규칙·대법원규칙·헌법재판소규칙·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 및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참고로 현재 소송비용과 관련한 규정은 정보공개법 17조에 규정하는데, “정보의 사용 목적이 공공복리의 유지, 증진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는 “비용을 감면할 수 있다”고 한다. 1) 공공 목적으로 (아마도 국가기관이) “인정”해야 하고, 2) 이렇게 공공 목적이 인정될 때에도 “비용을 감면한다”거나 “비용을 감면해야 한다”가 아니라 “비용을 감면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바, 결국 국가기관 맘대로인 셈이다.

참고로 3월에 발의한 이재정 의원안은 제17조 2항에서 공공 사항은 비용 감면할 수 있다고 하긴 했는데 그걸 따지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니 아예 전체를 비용을 감면하자는 취지다.

“현행법은 정보공개 및 우송 등에 따른 비용을 실비의 범위에서 청구인이 직접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다만 공공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그 비용을 감면하도록 하고 있음. 이에 2015년 한 해 동안 약 45만 8천 건의 정보공개청구에 따라 발생한 수수료 총액은 약 3억 8천만 원으로, 개별 공공기관별로 살펴보면 수수료 징수액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며, 오히려 해당 정보공개청구가 수수료 감면 대상인 공공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인지를 판단하기 위한 행정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음. 따라서 정보공개청구 비용은 개인이 아니라 공공기관에서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알 권리와 국정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정보공개청구제도를 더욱 활성화하려는 것임(안 제17조).”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게재하고 있습니다. (2017.06.09.)

금, 2017/06/09- 14:52
331
0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주한 미국대사관이 본국에 보고한 세월호 관련 비밀전문 등을 입수해 최초로 공개합니다. 뉴스타파는 미국 국무부를 상대로 정보공개를 청구해 이 문서들을 입수했습니다.

이번에 입수한 미국 국무부 문서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당일부터 2015년 9월 4일까지 1년 5개월 동안 생산된 46건의 외교전문입니다. 아쉽게도 문서의 상당 부분은 삭제된 채 공개됐습니다. 아직 전면 공개하기엔 민감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공개된 내용만으로도 미국이 세월호 참사를 얼마나 세밀하게 관찰했고, 박근혜 정부의 대응을 얼마나 면밀하게 살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뉴스타파는 미국정부로부터 공개받은 주한 미대사관의 전문을 모두 3차례에 걸쳐 연재합니다. 1편은 세월호 참사 발생 후 한달 간, 2편은 한달 이후부터 100일까지, 3편은 100일 이후부터 나머지 기간까지 생산된 전문의 주요 내용을 다룹니다. 각 편 마다 외교전문 원본과 번역본을 전부 첨부합니다.

뉴스타파는 앞으로 미국 정부가 삭제한 채 공개한 전문 내용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정보공개를 요청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록을 찾는 노력을 계속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발생 한 달 후인 2014년 5월 16일부터 100일 째인 7월 24일까지 두달 여 동안 세월호를 언급한 주한 미대사관 외교전문은 모두 10건이었다. 10건의 전문 중 5건이 일일보고(Seoul Daily) 형식이었고, 3건은 한국 방문을 앞둔 자국 고위 관료들을 위한 사전 상황보고, 그리고 나머지 2건은 각각 정상회담 준비와 세월호 이후 한국 내 정책 변화에 관한 특별보고서 형식이었다. 이 기간 동안 주한 미대사관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변화를 분석하는 등 세월호 참사가 6.4 지방선거와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깊게 관찰했다. 이 기간의 전문 중에선 세월호 참사 왜곡, 부실 보도로 얼룩진 TV방송사가 앞으로 개혁되기 힘들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대목이 특히 눈길을 끈다.

5월 19일 ~ 22일

세월호 참사 발생 34일째인 2014년 5월 19일, 주한 미대사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눈물을 보이며 사과를 했다는 소식을 본국에 전했다. 특히 이날 발표된 해경 해체 결정을 두고 미국 측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것’이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이날 전문은 또 한국 정부가 민간 업체에 인양 작업 감독을 맡길 방침을 내렸다며 참사 발생 이후 사고 해역에서 자문을 하던 미 해군 소속 인양기술자 두 명을 철수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보고했다.

5월 20일자 전문은 6.4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세월호 사건으로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진 박근혜 정부의 개각이 공식화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3급 비밀로 분류된 이 전문에서 주한 미대사관은 이번 개각이 이루어지는 배경을 박 대통령에겐 ‘새누리당의 지방선거 승리와 세월호 사건으로 인한 자신의 지지도 하락을 막기 위해 자신이 국민 안전을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할 상황에 처하면서 개각의 정치적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또 하루 전의 해경 해체 발표에 대해 ‘일각에서는 무모하다고 평가’했음을 언급하면서 ‘박 대통령은 자신이 이 변화를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을 대중들에게 증명하는 데 여념이 없어 보인다’고 평했다.

세월호 관련 미 국무부 외교전문. 대부분의 내용이 삭제된 채 공개됐다.

▲ 세월호 관련 미 국무부 외교전문. 대부분의 내용이 삭제된 채 공개됐다.

주한 미대사관은 이어 5월 21일 세월호 관련 내용이 포함된 외교전문을 2건 작성해 본국에 보냈다. 그 중 2급 비밀(secret)로 분류된 전문은 전체 8페이지 중 두 개 문단을 제외하곤 모두 삭제된 채 뉴스타파에 공개됐다. 공개된 문단은 주로 세월호 참사 여파로 박근혜 정부가 약화됐다는 점을 여러 차례 언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한국은 해양 관련 이슈에 있어 중요한 핵심파트너이지만 ‘세월호 참사의 비극이 단기적으로 대한민국 정부가 해양 관련 사안 논의를 진척시키는 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3급 비밀로 분류된 또 다른 21일자 전문은 당시 미 해군참모총장 그리너트 제독의 방한 관련 사전 상황보고서로,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불만 및 세월호 사건에 대한 언론의 비윤리적, 친(親)정권적 보도행태에 대한 불만이 최근 들어 서울 도심 곳곳의 소규모 집회를 통해 표출되고 있다’며 비판 여론이 팽배한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다음날인 5월 22일자 전문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남재준 국정원장의 사임 소식과 함께 박 대통령이 안대희 전 대법관을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전했다. 이날 전문은 안 후보자가 대선 불법자금 수사를 총괄한 경험을 언급하며, 안 후보자가 총리로 임명될 경우 세월호 참사에 대한 부실한 정부의 대응에서 나타난 ‘비정상적 관행’을 뿌리뽑을 임무가 주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5월 23일

3급 비밀로 분류된 5월 23일자 전문은 “세월호 침몰로 지지율 추락한 박 대통령, 광범위한 정책 변화 추진(Park Initiates Broad Changes Following Steep Fall in Support Due to Sewol Sinking)”이라는 제목이 달렸다. 6.4 지방선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작성된 이 특별보고서는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한국의 정치 상황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게 크게 불리한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2017041701_02

이 보고서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비판여론에 직면한 박 대통령의 내각 개편을 미국 측이 평가한 대목이다. 전날 총리후보자로 지명된 안대희 전 대법관에 대해서는 ‘안 후보자의 평판으로 볼 때, 세월호 사건의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정부와 기업체의 유착관계 해소와 국가재난대응체계 개선 등 박 대통령이 약속한 개혁과제를 수행하는 데 가장 적임자로 평가된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남재준 국정원장이 사임하면서 ‘향후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또 김 실장이 “부통령”으로 일컬어진다는 세간의 평가와 더불어 과거 육영수 여사 피살사건 담당 검사이자 박정희 시대에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을 지낸 경력도 본국에 보고했다.

세월호에 ‘항해 적합’ 판정을 내린 선박인증기관인 ‘한국선급’에 대해 주한 미대사관 측은 ‘한국선급은 과거 이란에 수상한 선박인증을 해준 선박검사기관으로, 최근 이란에 대한 제재가 완화되면서 이란시장 재진출에 대해 문의한 업체’라는 참고사항을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선급은 2016년 2월 15일 이란 선박등록 시장 선점에 나섰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문은 또 5월 22일 주한 미대사관 직원들과의 점심식사 자리에서 관세청 관계자들이 ‘세월호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어올 때 무관세로 들어왔기 때문에 자신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미대사관 직원들에게 말한 사실을 적시하면서 한국선급을 포함한 해양산업 관련 각 정부부처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다른 정부 부처들도 이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23일 자 전문은 이밖에도 세월호 참사 관련 편파, 왜곡 보도를 둘러싼 한국언론 문제와 청와대의 언론 통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주한 미대사관은 ‘사실상 모든 TV 방송사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편파적으로 보도했다는 이유로 심하게 비판받고 있다’는 총평을 내린 후,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의 ‘청와대 외압’ 폭로에 뒤이은 KBS 기자들의 제작거부 돌입과 MBC 보도국장의 ‘세월호 유족 깡패’ 발언 논란을 언급했다. 한국의 언론 현실에 대한 이 보고서의 총평은 다음과 같다. ‘이러한 (시민들의) 비판과 기자들의 파업에도 불구하고, TV 방송사들을 개혁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모든 방송사들은 3~5년마다 정부기관인 방통위로부터 재승인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누구도 감히 정부를 과도하게 비판하지 않는다.’

2014년 4월 20일, 진도에서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막아선 경찰

▲ 2014년 4월 20일, 진도에서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막아선 경찰

주한 미대사관은 이 보고서의 마지막 부분에선 정부 비판 여론을 모니터링하고 세월호 희생자 가족을 미행하는 한국 정부의 부끄러운 모습을 담아 본국에 여과 없이 보고했다. 미 대사관 측은 한국 정부가 ‘여론의 반응을 온/오프라인상에서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4월 20일 경찰이 박 대통령에게 항의하기 위해 목포에서 서울까지 기차를 타고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유가족을 가로막고, ‘유족들에게 불리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3개 중대를 동원해 유족들을 에워싸고 캠코더로 채증을 했다’고 전했다. 5월 19일에는 경찰관 두 명이 세월호 유족들을 미행하다 들통났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또 온라인 여론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이 전국 1,000여 명의 사이버수사관을 동원하여 온라인 상의 세월호 관련 게시물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7월 2일 ~ 23일

7월 2일과 7월 9일자 전문은 각각 리처드 스텐겔 미 국무부 공공외교 및 공보 담당 차관과 루이스 시드바카 미 국무부 인신매매퇴치 담당대사의 방한 관련 사전 상황보고서다. 두 보고서 모두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정부의 대응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박 대통령이 정홍원 전 국무총리 후임자 지명 실패로 지지율이 50% 이하로 추락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특히 6.4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보수 세력이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 노력한 덕에 새누리당이 대체로 선전했지만,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떨어지고 있다”고 평했다.

일일보고 형식으로 작성된 7월 23일자 전문은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 발견 소식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여야 합의 무산 소식을 담고 있다. 또한 서울 도심 각지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단식투쟁과 집회가 갈수록 국회와 박근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석달이 되는 시점에도 세월호 관련 여론 동향을 예의주시했다.


번역 정리 : 임보영
정보공개청구 : 김수린

 

– 미국 국무부 입수 문서 한글 번역본(PDF)

월, 2017/04/17- 20:31
34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