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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과 행복…”뭣이 중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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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과 행복…”뭣이 중헌디?”

익명 (미확인) | 금, 2016/09/09- 14:18

국가와 사회를 평가하는 지수는 해당 조직을 이끌어가는 데 매우 중요한 핵심동력이자 좌표이다. 조그만 기업을 30년간 경영해 본 필자의 경험에서 보면, 일상적인 지시와 감독으로 회사가 굴러가는 것이 아니라, 전략 목표를 분명히 하고 이를 따르는 활동과 평가에 보상기준을 분명히 하면 회사 대부분 종업원들은 자연히 그러한 의도 방향으로 움직인다.

흔히들 노무현 참여정부를 이야기할 때, “좌측 깜박이를 켜고 우회전을 했다”고 표현한다. 노대통령 자신이 개인적으로는 개혁적이고 진보성향을 지녔다 해도 정부 각 부처의 활동을 평가하는 내부의 평가기준이 신자유주의에 기초했다면, 참여정부 국정운용의 실제적인 진행과 결과가 당연히 우회전 할 수밖에 없었음을 잘 설명하고 있다.

GDP 지표는 어떻게 개발됐나

자본의 자기증식작용과 자본가의 탐욕을 떠받치는 두개의 핵심 기둥은 칼 폴라니가 ‘거대한 전환’에서 기술했듯이 모든 것(노동과 토지와 화폐를 포함한)이 시장을 통해 상품화되는 과정과 1930대 공황기와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도입된 GDP 개념을 중심으로 한 양적 성장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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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는 한 나라의 양적 경제성장을 측정하는 지표이다. 경제의 외형이 확장될 때는 이 지표가 나름의 의미가 있었지만, 그러한 경제성장을 통해 궁극적으로 실현하려는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모호하다. (이미지 출처: http://astanatimes.com/2014/11/kazakhstans-gdp-expected-grow-5-2014/)

경제정책의 지표와 수단으로 도입되었던 GDP는 기실 단순한 국민경제의 상태를 표시하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서서 점차 기득권세력을 보호하는 이데올로기이자 강력한 통치권력의 수단으로 변질되어 이제는 우리의 삶을 일상적으로 지배하는 절대숫자로 군림하게 되었다.

GDP의 도입역사를 간단히 기술하면 1930년대 시작된 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국민소득계정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필요을 느끼기 시작하였고, 제2차 세계대전 수행과정에서 전쟁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경제적 군수자원을 조직하기 위해 GNP 형식으로 신속히 도입되였다.

1988년에 소련이 동참하면서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일반지표로 받아들이게 되었고 세계화가 확산되던 1990년부터는 GNP에서 GDP로 산출방식을 바꾸게 된다. GDP의 개념은 정상적이고 평화적 시기가 아닌 공황과 전쟁이라는 위기상황과 세계화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되고 발전해 온 것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기초재가 부족한 저개발국가상황에서는 신속히 경제발전을 성취하기 위한 좌표로서 GDP는 분명히 매우 효과적이고 유의미한 개념이다. 그러나 개발과정을 겪은 이후 기초재 공급의 문제가 기본적으로 해결되고 삶의 질이 중심주제가 되는 단계에서도 여전히 유효한가는 매우 회의적이다.

더구나 자원의 한계와 기후변화가 온 인류의 공통적이고 긴급한 과제상황이 된 오늘날에는 GDP 개념이 인류의 지속적 발전조건을 오히려 위협하는 장애요소로 변질되고 있다. 실제로 1930년대부터 GNP개념을 주도적으로 개발했던 쿠즈네츠도 이러한 점을 매우 염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배의 부정의 반영 못해

내용을 좀 더 상술하여 보면, GDP 개념은 서비스를 포함하여 물적 생산량을 중심으로 인간의 삶 모든 것이 계량적으로 표현될 수 있고 이러한 계량적 수치를 증대시킴(우리는 이를 성장이라 불러왔다)으로써 사회총량적 효율을 증대할 수 있다는 공리주의적 기초위에서 만들어 졌다.

불행하게도 공리주의는 결과로서 양적인 효용의 총량만을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정적 효과, 개별적 사안과 불평등 구조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보자. 사회의 집단을 상류, 중류, 하류의 세 개 집단으로 분류한다고 가정해보자. 하나의 정책을 시행했을 때 나오는 종합적 결과의 총량을 9 이라고 할 때, 내부 배분의 과정과 결과를 보여주는 경우의 수는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다. 이해를 위해 과정과 결과의 경우의 수를 다시 세 가지로 단순화 시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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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의 수치배열에서 보듯이 공리주의적 GDP 관점은 어떠한 배분의 경우에도, 타자에게 구체적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결과로서 9 이라는 총량적 성과만 같으면 목표가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하며, 내부 과정과 구성에는 상관하지 않는 심각한 맹점을 노출한다.

배분 1의 경우는 오늘날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선진제국에서 보여주는 매우 심각한 양극화의 현실을 보여 준다. 세 집단 모두에게 동일한 양적 배분이 이루어진 2의 경우는 비난 할 수는 없지만 기득권체계를 그대로 유지시킨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조건이다.

비로소 배분 3의 경우수로 실현되어야 ‘정의론’의 대가 존 롤스가 이야기한 것처럼 어렵고 궁핍한 집단에게 경제운용성과가 더 많이 돌아가는 최소최대윈칙(MinMax principle)의 공정한 윤리가 작동하고 있는 사회라고 말할 수 있다. 사회 구성원 개개의 배분과 행복(복지적)조건이 고려되지 않는 GDP 중심의 성장주의를 이탈리아 정치학자 피오라몬티는 ‘프랑켄슈타인’이라는 괴물로 비교하기도 했다.

자원낭비와 환경파괴 조장 우려

보다 치명적인 약점으로, 자원의 무제한적 소모, 환경오염과 도박 및 범죄행위 같은 활동들이 시장경제에 포함되면 양의 형태로 GDP지수가 높아지는 반면에, 우리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사회적 봉사와 공헌, 물물교환으로 이루어지는 지역경제 그리고 가계활동 등이 시장에 편입되지 않으면 반영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또한 디지털 경제로 진입하는 미래사회에서는 GIG 형태 등 비선형적 일자리가 확산되고 유의미한 활동과 자원들이 다양한 온라인 네트워크을 통해 일상적으로 공유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기존 GDP 방식으로는 이를 제대로 포착하여 계량할 수 없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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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쩌면 성장 중독증에 빠져있는지도 모른다. 목표를 잃은 성장이 우리 삶에 대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에 대해 질문해 봐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은 환경파괴, 자원 낭비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지속불가능하다. (사진 출처: http://weepel.kr/?p=804&cat=3)

되풀이 강조하자면 지구라는 자원과 환경 제약속에서 살아가는 인류에게 기후변화가 가장 치명적인 현안이 된 현 시점에서 GDP 개념은 자원을 무책임하게 낭비하며 환경오염 요인를 조장하면서도 이를 성장이라는 양의 계수로 포착된다는 자기모순을 지니게 된다.

GDP와 행복은 무관

한국에서 벌어진 예를 들면, 현 박근혜 정권이 최경환같이 참으로 무능한 자들을 경제운용 책임자로 앉히면서 오로지 GDP 성장률을 높이자는 욕심으로 가계소득의 실질적 증대가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소비를 유도하고 무책임하게 부동산 부양정책을 도입하여 추진하였다.

그 결과가 감당하기 어려운 가계부채의 증가를 가져 왔고 향후 한국사회의 미래에 매우 치명적인 부담을 야기시키고 있다.

위에 언급했지만, GDP지수와 행복지수는 초기에는 얼마간 상당한 상관관계를 형성하다가, 인간의 기본적 존엄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재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인 1만~1만5천불이 넘어서면, 서로 상관관계가 약해지면서, 오히려 GDP가 증가하면서 오히려 행복지수가 떨어지는 역현상도 발생한다(Easterlin parad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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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GDP기준으로 세계10대 국가의 반열에 올랐지만, 실제 사람들의 삶의 질과 만족도는 매우 낮다. (이미지 출처: http://blog.donga.com/zmon21/archives/27429)

실제로 많은 국가들의 사례와 연구 결과는 GDP 증가가 삶의 질 및 행복과는 무관함을 증언한다.

과다한 GDP 목표는 오히려 적정한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과잉노동과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한편에서는 무책임한 정치인들이 맹목적인 성장을 사탕발림으로 포장하여 선전하면서 오히려 기업과 자본가의 탐욕만을 증대시켜주는 구실을 할 뿐이다.

2016년 한국경제의 1인당 국민소득을 들여다보면,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재벌중심의 수출대기업을 위해 환율을 조작한 점을 감안할 경우 이미 3만불을 넘어서서 선진경제수준의 초입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구매력 평가지수(PPP)로는 이미 주요 유럽국가들을 추월한 3만5천불에 이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는 GDP 3만불이라는 화려한 성취를 오히려 수치로 느껴야 할 만큼, 아래와 같은 주요 지표에서 OECD내에 최악의 국가로 알려져 있다.

국민 행복지수 / GDP 대비 복지예산 비중 / 아동 삶의 질 / 부패지수 / 조세의 불평등개선 지수 / 출산율 / 노조 조직율 /  자살율 / 평균 수면시간 등등

2016년 박근혜 정권하에 있는 한국은 자랑스럽게도(?) GDP가 가지는 허구적 맹점과 위험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국제적 모범적 사례이다.

종합발전지수(TDI) 도입해야

자연스럽게 GDP 지표가 지닌 허점과 문제점을 보완하고 대체할 많은 연구와 제안들이 이루어져 왔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으로 경제후생지수(HEW), 참진보지수(GPI). 인간개발지수(HDI), 행복지수(GNH), 행복환경지수(HPI) 등이 있다.

GDP의 문제점과 이를 보완할 다양한 대안들을 접하면서, 이제는 한국사회도 새로운 시각과 접근이 필요한 시점임을 절감한다.

필자는 미래의 한국사회를 위하여, 몰가치한 경제총량중심의 평가지표로서 불평등과 불안정을 조장하고 자원을 고갈시키고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GDP개념을 폐기하고, 사회개발지수를 중심으로 한 발전종합지수(TDI, Total Development Index)의 도입을 주장하고자 한다.

이는 창립 준비과정에서 부터 주장해온 다른백년의 전략적 슬로건인 ‘국가와 경제중심에서 시민과 사회중심으로의 전환‘과도 정확히 입장을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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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의 경제학자로 불리는 아마티어 센은 GDP개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대수명, 교육연수, 국민소득 등을 종합한 인간개발지수(HDI)개발을 주도했다. 중요한 것은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실제 그것을 통해 성취되는 개인의 역량(capability)이라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http://emeragency.electracy.org/content/capability)

유엔의 요청으로 인간개발지수(HDI)를 주도적으로 개발한 아마티아 센은 개발 또는 발전이라는 주제를 단순히 양적인 지수로 표현하기를 매우 주저했다고 한다. 기실, 인간이 마주한 삶과 사회현실은 다양한 상황과 조건, 각자 처해 있는 다층적 공간의 복잡함으로 이를 일반화하여 하나의 수치로 표현하는 것은 실제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을 지수화하지 못하면 정책적인 선택과 집중 및 지원을 할 수 없다는 동료들의 강력한 주장을 수용하여 마지못해 지수화 작업을 동의하였다 한다. 지수로 표현되는 평가의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받아들인 것이다.

필자가 제안하는 대한민국의 발전종합지수의 기본 방향은 존 롤스가 제시한 ‘공정한 사회’를 기초하여 아미티아 센의 주장인 ‘자유를 향한 발전’을 결합시킨 것이다.

한 국가가 지향해야 하는 발전의 내용은 해당 사회내 살아가는 각 개인적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어야 하며, 이를 위하여 개인과 사회 공히 자유를 확대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며, 생물학적 수명을 충분히 누릴 수 있고 지속가능한 환경적 물질적 조건을 제공하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정치적 참여와 결정의 기회를 통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고유한 존재로서 목적과 가치를 실현해 가야하는 것이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개인과 사회가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한 경제적 물적 토대를 해결하면서 각자 가치실현을 위해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영역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이를 지속가능한 조건으로 실현해 가는 것이 국가의 발전목표이자 지향점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종합발전지수(TDI) 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이와 관련하여 기업들이 경영에서 활용하는 다면적 평가기법인 BSC의 개념을 참조하여 적용해 보았다. 과거에 미국의 기업들이 오로지 주주이해와 경영진의 성과급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일년 단위의 평가수익과 주식시장상황에만 치중하여 운영하다 보니, 중장기적 경쟁력에 심각한 문제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하버드 대학의 비즈니스 스쿨은 미국기업들의 중장기적 경쟁력을 키우고 지속가능조건을 살피기 위해 다음 네가지 영역을 설정하고, 양적인 stock과 질적이며 동적인 조건을 균형적으로 평가하는 BSC (Balanced Score Card) 개념을 도입했다.

내용을 대충 소개하면 1) 첫 번째 영역은 재무지표측정으로 단기간적 수익성을 넘어서 중장기적인 안정성을 검토하고,

2) 두번째 영역으로는 내부 프로세스 분석으로 상품구성과 생산 및 품질과정, 제품의 수명주기, 그리고 새로운 제품의 개발능력 등을 평가하며,

3) 세번째로는 외부적 환경요인으로 시장과 고객의 반응 및 중장기적 경쟁 상황을 점검하고,

4) 마지막으로는 학습역량 평가로서 종업원들의 구성과 업무역량 및 성실도 그리고 파트너간의 협력수준을 분석한 후, 이들 각각의 영역을 종합하여 기업을 평가하는 기법이다.

다만 지구환경적인 의무와 사회책임요소를 소홀히 한 아쉬움이 남는다.

다층적, 다면적 BSC 평가기법을 참조하여 한국의 미래를 위한 발전지수를 다음과 같이 설정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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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영역의 평가항목(check-list)을 어떻게 구성하고 가중치를 부여하며 이를 종합하는 과정은 해당분야의 전문가들이 해야 할 몫이다. 다만 필자가 이해하고 경험한 범위와 수준에서 아래와 같이 평가항목의 방향에 대해 기술해 본다.

사회개발지수

유엔이 개발한 인간개발지수(HDI)와 부탄 등 몇 개 국가들이 경험한 행복지수(GNH)의 내용을 결합하여 구성하되, 주관적 항목과 아래의 영역들과 겹치는 항목들은 배제하고, 객관화할 수 있는 항목들을 중심으로 하되, 특히 21세기를 향한 정보화 수준과 복지제도적 항목을 강조하고 추가하여 편성한다.

경제후생지수 

기존 GDP보다는 구매력 평가지수 PPP중심으로 구성하고, 기존 경제후생지수(HEW)의 아이디어에 기반하여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군수, 범죄, 도박, 환경오염 등 사항과 관련된 것들은 지수에서 배제하거나 음의 계수로 적용하여 수치를 낮추도록 하고, 그동안 시장을 통하여 잡히지 않았던 지역내 물물교환, 공유 활동, 사회적 공헌, 가계노동 등 유의미한 항목들을 가능한 편입시킨다.

지속가능 지수

출산율 및 인구통계학적 내용, 전력공급망의 분산적 참여 개방성, 공공 자원의 고갈여부 및 회복성, 에너지 및 환경과 생태 정책 항목 등을 지수화 한다.

제도평가지수 

부패지수, 언론자유도, 정치결정 및 행정수행 과정의 시민참여지수, 공공조직의 업무 수행평가 등을 고려한다.

위에 열거된 네 분야의 구체적 조사항목( check-list)과 결과지수에 대한 가중치의 적용 여부는 국가나 사회가 나가야할 의도와 방향성에 따라 가변적일 수밖에 없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2016년 이후 한국사회에서는 총량적 경제지표보다 구체적이고 사안적인 사회적 발전모습이 보다 중요한 주제라는 점에서 총점 1,000 만점의 바스켓을 설정하고 그의 절반인 500점을 사회개발지수에 부여하는 한편, 나머지 절반인 500점을 경제후생과 지속가능 및 제도평가 지수에 배분하여 점수를 종합하여 운용해 보는 것으로 구상해 본다. 당연히 시대변화에 따라 평가항목도 지속적으로 새로워 져야한다.

주관적 심리적으로 평가된 행복지수는 객관적 지표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암시적이며 직관적인 총괄추이의 분석용으로 활용해 봄직 하다.

행복지수의 기준점을 설정하고 이보다 낮아지거나 또는 전년보다 평점이 저하되는 경우에는 원인과 배경에 대해 세밀한(drill-down) 분석을 수행하여 상응한 정책을 수립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라 판단한다.

이를 간략하게 스케치하여 보면 다음과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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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의 내용은 적용을 위한 실행적 수준이 아니라 논의와 수정과 새로채움을 위한 하나의 제안이며 시안이다.

동시에 세계적 단위에서 일반적으로 적용한다기보다는 한국이라는 현실적인 정책단위로서 국민경제의 필요에 맞게 전략과 의도을 담아 맞춤형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이 분야를 고민하고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검토와 전진된 내용의 제안들이 잇따르기를 기대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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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13개의 정의가 존재하는 곳, 그곳이 바로 대법원입니다.”

김지형(59) 전 대법관은 2011년 11월20일 퇴임을 앞두고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6년의 임기를 마치며 대법원을 ‘대법관 13명의 정의가 존재하는 곳’이라고 규정했다. (‘퇴임 앞둔 김지형 대법관’ ) 

이는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 13명이 얼굴을 붉힐 만큼 토론을 벌여 결론을 끌어내는 대법원의 전원 합의체 방식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그는 13명의 합의 과정에서 언제나 다수보다 소수의견 쪽에 주로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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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김지형 공론화위원회장이 8명의 위원은 1차 회의를 마친 뒤 그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공론화위는 매주 목요일에 정기회의를 연다.

민주주의 실험, 공론화위원회

그런 그가 현재 건설이 잠정중단된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운명을 결정짓는 공론화 작업을 주도할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으로 최근 선임됐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은 지속 여부를 둘러싸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있다. 원전 부지인 울산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부터 삼성물산·두산중공업 등 시공업체들의 이해부터, 산업통상자원부·한국수력원자력·원자력 학계·환경단체 등 정부와 학계 시민사회의 요구와 주장들이 신고리 원전 5·6호기를 두고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건설 지속 여부는 단순히 원전 2기의 공사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넘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바로미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13명의 정의가 토론과 설득을 거쳐 하나의 정의로 좁혀지는 것처럼, 각양각색의 ‘정의’가 어지러이 존재하고 있는 지금의 문제를 푸는데 다시 한 번 그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서울대 낙방 후 ‘소년급제’….소수의견 자주 내

김 위원장은 1958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났다 (우연의 일치지만 전북 부안은 2003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후보지에 올라 몸살을 앓았다.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백지화됐다.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부지 선정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갈등 사례로 꼽힌다). 

전주고와 원광대 법대를 나온 그는 21살(1979년) 21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계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소년등재’로 법복을 입었다. 그는 당시 서울대 법대에 낙방하고 재수로 원광대에 입학했다. 

당시에 대해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만약 그때 서울대에 합격했다면 재학 때 사법시험 합격과 지금의 대법관이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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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국회 대법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김지형 대법관 후보자의 모습 (사진 출처: KBS)

그가 주목을 받은 것은 2005년 대법관 후보자로서 지명을 받으면서다. 흔히 대법관은 서울대 출신들로 채워졌는데 ‘40대(당시 47살)의 비서울대 출신 대법관’은 파격 인사로 받아들여졌다. 

당연히 논란이 따랐다. 2005년 11월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은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사법연수원 동기 모임에서 대법관 후보로 김지형 후보자를 거론했는데 실제로 지명됐다 “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참여정부 당시 화제가 된 ‘코드인사’ 논란이었다. 당시 그는 “(천 장관과)개인적인 친분관계는 전혀 없고 법조인 선배로만 알고 있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파격 인사인 만큼 우려와 기대가 엇갈렸다. ‘코드인사’라고 비판하는 쪽이 있다면, 반대로 “지방대 나오거나 민사지법 근무경력도 없으면 육두품이라고 했는데 육두품 판사가 드디어 대법관이 되는 엄청난 시대적 변화가 도래했다“(인사청문회 당시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고 기대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당시 대법관 중 유일한 비서울대로 대법원 ‘순혈주의’를 깨는 인사로 기대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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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대법원장 시절, 진보적 목소리를 많이 내 ‘독수리 5형제’로 불렸던 (왼쪽부터) 김영란·박시환·김지형·이홍훈·전수안 대법관 (사진출처: 한겨레21)

실제로 그는 이용훈 전 대법원장 시절 소수자를 대변하는 의견을 많이 내고 진보적 성향을 보였던 김영란·박시환·이홍훈·전수안 대법관과 함께 ‘독수리 5형제’로 불리며 기존의 보수적인 ‘대법관상’을 바꿨다. 

노동법 전문가…’갈등조정 베테랑’

특히 그는 노동법 전문가로 노동전담부 재판장을 맡아 노동자의 권리를 대변하는 판례를 다수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7년 “출퇴근 중 사고를 산재로 인정해야 한다”고 소수의견을 제시했고, “불법파견도 2년을 넘으면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다수 의견을 주도했다. 

그는 <노동법 해설>, <근로기준법 해설> 등 노동법 관련 단행본과 논문을 저술하기도 했다. 1989년 1년간의 독일 연수에서 우리와 엄청나게 차이 나는 노동법 연구 수준에 자극을 받아 노동법 공부에 힘을 쏟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2009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발행을 통한 경영권 불법승계’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배임)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로 확정할 당시 주심을 맡아 시민사회 등에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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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서울 법무법인 지평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협상이 8년 만에 타결됐다. 당시 백혈병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의 김지형 위원장은 삼성전자, 피해자 가족 및 시민운동가 등으로 구성된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족대책위),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 사이의 중재를 이끌어냈다. 사진은  ‘재해 예방 대책’ 최종 합의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는 모습.

대법관 퇴임 뒤 그는 자신의 모교로 돌아가 강단에 섰다. 하지만 그의 갈등 조정 능력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시각을 우리 사회가 그냥 두지는 않았다.

그는 지난해 컵라면 한 개 먹을 시간 없이 지하철 스크린도어 수리에 매달렸던 19살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사고의 원인과 재발 방지를 위한 종합 안전 대책을 내놓는 데 힘을 쏟았다. 

또 2015년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조정위)를 맡아 8년 동안 접점을 찾지 못하던 갈등의 중재안을 내놓기도 했다. 

대법관을 비롯해 사회적으로 첨예하게 충돌을 빚은 문제들을 중재한 이력 탓에 그가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장을 맡게 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가 그동안 맡았던 어떠한 현안보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에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것이다. 또 정책적인 면에서도 전력수급 문제부터 신고리 원전 5·6호기 중단 또는 지속에 따른 경제적 손실 등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원전 갈등 풀 수 있을까

물론 공론화위원회는 위원회가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시민배심원단을 구성해 이들이 합리적이고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시민배심원단의 결정을 정부에 권고하는 일종의 매개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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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이슈는 좀처럼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기 힘든 갈등이슈이다. 공론화위원회는 이런 갈등 이슈에 대해 공론을 모으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았다. 절차적 공정성과 객관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작업이다. 이번 공론화위의 활동은 갈등이슈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라는 새로운 민주주의의 실험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자칫 공론화위원회가 균형을 잃을 경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은 즉각 반응할 것이다.

일단 그의 ‘위원장 카드’에 대해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다. 

‘갈등 조정 베테랑’인 그가 이번에도 또 한 번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이번 공론화 과정은 문재인 정부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앞으로 몇 십년간 한국 사회의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결정할지도 모를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화, 2017/08/0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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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크루아, 경제민주화 약속 안 지킨 박근혜에게 부메랑이 된 대기업 -시위 있던 주말 대기업 총수 잇따른 검찰 소환 -현대차, 한화, 포스코, 삼성 등에 朴 압력 있었나 -유죄 땐 치명적 … 재벌 성공 이면에 좌절과 분노 프랑스의 가톨릭 계열 종합 일간지 <라크루아>가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와 관련해 진행된 대기업 총수들의 검찰 소환에 대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 13일자 인터넷판에 ...
화, 2016/11/1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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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2부동산 대책〉과 그 이후의 후속대책들

문재인 정부의 야심작 〈8.2부동산 대책〉(실수요 보호와 단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 발표된 지 두 달이 가깝다. 〈8·2부동산 대책〉은 청약, 세금, 재건축, 금융 등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거의 모든 요소들이 담긴 종합대책이다. 아래 표를 보면 〈8·2부동산 대책〉이 쉽게 이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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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표가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듯 〈8·2부동산 대책〉은 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지역을 청약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으로 나누고, 각각 규제의 강도를 달리 하고 있다.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는 청약 1순위 자격요건 강화, 가점제 적용확대, 오피스텔 전매 제한 강화 및 거주자 우선 분양 적용 등의 청약제도 개선, 양도세 가산세율 적용, 다주택자 장기 보유 특별공제 적용 배제,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요건 강화, 분양권 전매시 양도세율 50%로 일괄 적용 등 양도세 강화가 적용된다.

투기과열지구는 여기에 재개발 등 조합원 분양권 전매 제한, 정비사업 분양 재당첨 제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예외사유 강화 등의 재개발, 재건축 규제 정비, 거래시 자금 조달계획 및 입주 계획 신고 의무화, LTV 및 DTI강화가 추가된다. 끝으로 투기지역에선 청약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규제가 고스란히 적용되며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건수 제한이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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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건설부동산부 장관.(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8·2부동산 대책〉을 요약하면 ‘투전판으로 전락한 청약시장을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하고, 양도세를 높여 투기유인을 줄이며, 투기의 진앙 역할을 하고 있는 강남 재건축 시장에 투기세력이 진입하는 걸 억제하고, 금융규제를 통해 과잉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투입되는 총량을 억제하겠다’정도가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8·2부동산 대책〉에 더해 〈9·5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9·5부동산 대책〉은 〈8·2대책〉의 추가대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성남시 분당구 및 대구시 수성구를 추가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경기 및 인천의 일부 지역을 집중모니터링 대상으로 지정해 투기과열지구 추가지정 가능성을 열어놓았으며, 2015년 4월 이후 사실상 사문화됐던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부활시키는 것이 골자다. 〈9·5부동산 대책〉은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투기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준 것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는 9월말 발표예정인 주거복지로드맵에 주택공급 계획과 임대인과 임차인간 힘의 비대칭성 완화 방방을 담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주거복지로드맵에는 신혼희망타운(신혼부부에게 분양 및 임대가 혼합된 형태의 소형 주택을 연1만호씩 5만호 공급), 공적 임대 연 17만호 공급 등의 주택공급 계획과 계약갱신청구권 및 전월세상한제 등의 임대인과 임차인 간 힘의 비대칭성을 완화하는 방안, 인센티브 제공을 통한 임대사업자 등록 유도 등의 임대사업자 통계 구축 방안 등이 담겨있다.

또한 10월 중 발표가 예상되는 가계부채종합대책에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과 신 DTI(총부채상환비율)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데, DSR은 주택담보대출 원리금뿐만 아니라 마이너스 통장, 자동차 할부금융 등 모든 금융권 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기준으로 대출 한도를 책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추가 대출 한도가 줄어들 확률이 높다. 또한 신 DTI의 경우 직업과 연령 등의 요소를 반영해 미래 예상소득을 추계하고 대출 기간의 평균 예상소득을 기준으로 대출한도를 정하기 때문에 기존의  DTI에 비해 합리성이 재고될 것으로 예측된다.

문재인 정부는 〈8·2부동산 대책〉을 통해 투기적 가수요를 잡아 집값 급등과 투기심리 확산을 진정시키고, 〈9·5부동산 대책〉을 통해 부동산 투기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매우 견고함을 시장에 보인 후, 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해 공급 확대를, 가계부채종합대책을 통해 과잉유동성에 대한 정교하고 강력한 통제를 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청사진과 정책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격 급등은 잡았지만, 투기심리는 살아있다

관건은 부동산 시장이 문재인 정부의 계획과 의지대로 움직이고 있는가이다. 기실 〈8·2부동산 대책〉과 같은 강력하고 종합적인 대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고작 1달 보름 남짓한 시간이 지난 후에 평가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다. 정부정책 말고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워낙 많고 그런 요소들 간의 상관 및 인과관계도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2 부동산 대책〉에 대한 중간 평가는 필요할 듯 싶다. 현상을 놓고 평가하자면 〈8·2부동산 대책〉이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의 투기심리 확산을 억제하고 주택 가격 급등에 제동을 건건 명확해 보인다. 평가기관 마다 상이하지만, 서울의 아파트가격이 〈8·2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소폭이나마 하락했거나 상승폭이 현저히 줄어든 것이 목격된다. 특히 투기의 진앙지로 지목되는 강남 3구의 경우 낙폭이 더 크다. 거래량의 경우 〈8·2부동산 대책〉 이후의 효과가 더 극적이다. 〈8·2부동산 대책〉 발표 후 서울의 경우 아파트 거래량이 전월에 비해 8분의 1 수준으로, 강남 3구의 경우 10분의 1수준으로 각각 격감했다.

아직까지는 우려했던 풍선효과(특정 지역에 강력한 부동산 규제를 가하면 규제를 받지 않는 지역으로 투기심리와 유동성이 옮겨가는 현상)나 전세가격 급등(매매시장에 관심을 가지던 시장참여자들이 대거 전세시장으로 이동하는데 따른 전세 가격 상승) 같은 부작용이 눈에 띄게 관찰되지도 않는다.

물론 건설업계나 조중동 등의 비대언론, 경제지 등은 ‘거래절벽’이라느니, ‘경제가 멈춘다’느니, ‘교각살우’니 하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혹독하게 공격하고 있지만, 그런 주장들은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해야 하고 거래는 폭증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런 고정관념은 대한민국의 정상적 발전을 치명적으로 저해하는 부동산공화국을 한사코 유지하려는 자들의 것이다. 

부동산공화국 시민들의 푸념과는 달리 〈8·2부동산 대책〉은 청약, 금융, 세제, 재건축등을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정책들로, 정책조합은 적정하고 시기는 적절하다. 〈8·2부동산 대책〉에 이은 〈9·5부동산 대책〉과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주거복지로드맵 및 가계부채대책이 결합되면 부동산 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구 대치동 일대 아파트... 은마아파트... /허문찬기자  sweat@  20140317
재건축아파트 가격 변동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사진: 한경 비지니스)

그러나 안심하긴 이르다. 불안요소들이 사방에 도사리고 있다. 〈8·2부동산 대책〉이 나온 후에도 서울 등 일부 지역의 청약 열기는 도무지 식을 줄을 모르고 있고,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자들은 잠깐의 충격에서 벗어나 버티기에 돌입했으며, 서울 등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다시 활기를 찾는 기운이 역력하다. 따라서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정책과 시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형국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공정할 것이다.

 

부동산공화국과 정면대결하려는 의지 결여

〈8·2부동산 대책〉과 후속대책들로 상징되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지닌 치명적 문제점은 대한민국의 대표 적폐 부동산공화국과 정면대결하려는 의지의 결여다. 시장 참여자들은 부동산공화국 혁파의 열쇠라 할 보유세 강화가 누락된 것을 보고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물가 상승률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려 한다고 추정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시장 참여자들이 문재인 정부가 달성하려고 하는 정책목표를 물가상승률 수준에서의 안정적인 부동산 시장 관리와 주거복지 확충 정도로 인식하는 한, 문재인 정부가 달성하고자 하는 정책목표의 실현은 난망일 것이라는 사실이다. 보유세 강화 없이는 투기 심리의 근절도,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 관리도 불가능하다. 문재인 정부가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보유세 강화의 드라이브를 걸 것을 간절히 바란다.

수, 2017/09/2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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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12일 서울광장에 운집한 백만 시민의 함성을 계기로 복잡계 이론의 메모를 다시 들추어 본다. 2002년에 동일한 광장을 가득 메웠던 월드컵의 붉은 악마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공부했던 내용을 담은 학습장이 희미한 기억에 먼지를 떨어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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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검찰은 최순실 등을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사실상 ‘주범’인 박근혜 대통령의 구체적 범죄 혐의를 적나라하게 적시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분명한 범죄행위를 저질렀음을 확인한 것이다. 사진은 이날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관계자들이 TV를 통해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지켜보는 모습.

비(非)평형적 비(非)선형적 복잡계 이론은 기존의 분석적 균형이론과 수학적 역학이론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기후변화와 생명현상 등을 직관 또는 추론적 실험을 통해 시스템적 종합인식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학문이다.

복잡계라는 학문에 체계와 내용이 진척되면서 난해하고 기이한 자연현상을 조금 설명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인간사회에서 일어나는 복잡다단한 현상, 예컨대 증권과 외환 시장, 인터넷 망, 교통흐름, 기업생태이론 등 여러 분야를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에게는 기이한 끌개, 초기조건의 민감성, 나비효과, 되먹임 구조, 자기유사복제, 창발 등 새로운 개념의 단어로 조금씩 알려져 있다. 여전히 활발히 연구가 진행 중인 새로운 분야이다.

‘박근혜’ 때문에 일어나는 현재의 우리사회 상황을 변혁적 과정으로 파악하면서, 복잡계의 비평형적 열역학이론과 시스템 동학을 중심으로 내용을 들어다 본다.

닫힌계와 열린계

우선 주요한 개념으로 열역학적인 닫힌계와 열린계를 설명해 보자.

닫힌계에서는 에너지의 흐름이 단일한 방향으로 진행된다. 잠재적 에너지를 가진 엔탈피는 일정한 과정을 통하여 엔트로피로 전화되면서, 엔트로피의 증가 또는 폐기물의 축적으로 결과된다.

자동차의 예를 들면, 엔탈피인 연료가 연소하면서 차량에게 운동 에너지를 부여하고 목적한 방향으로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과정(일)을 거치면서 엔트로피인 폐열과 배기가스가 발생한다.

사람 역시 음식물을 먹으면서 활동의 에너지를 습득하고 체온을 유지하지만, 배설물을 배출함으로서 닫힌계의 주기는 끝난다. 새 연료나 음식물을 공급하지 않는 한, 중지된 상태에 머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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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계는 수많은 변수들로 이뤄져 있으며, 그들 간의 상호작용과 환경적 요인 등으로 인해 다양한 결과가 초래되기 때문에 예측이 쉽지 않다.

반면 자연의 열린계에서는 주어진 시스템에 끊임없이 새로운 에너지와 조건을 부여한다. 예컨대 태양 에너지의 다양한 변형으로 자동차의 연료가 계속 제공되고, 사람은 때마다 식사를 하면서 생명활동을 지속한다.

자동차의 폐열과 배기가스는 다양한 생태적 순환을 거치면서 균형을 찾아가고, 사람이 배출한 배설물은 역시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광합성 등 작용으로 다시 사람에게 필요한 음식재료 등으로 재생된다. 누적된 엔트로피가 역방향으로 이동하여 다시 엔탈피로 전화되는 것이다.

인간 사회에서 ‘창발’ 현상

시간의 제약 속에 있는 인간 사회의 열린계 역시 새로운 에너지와 조건이 계속 투입되면 진화, 혼돈 그리고 창발이라는 세가지 방향으로 흘러간다.

우선 진화(evolution)는 변화해 가는 환경과 조건에 상응하여 일상적인 적응과 혁신를 지속하면서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또는 새로운 환경과 충격에 상응할 변화의 주체나 이를 방어할 기존질서의 저항력이 없으면 혼돈을 지속하다가 시스템이 붕괴하면서 소멸(chaos & fade out)하여 간다.

혹는 외부에서 가해지는 충격 또는 내부적 교란을 기존질서가 버터내지 못하는 경우 내부에서 이를 교체하는 새로운 시스템이 형성되면서 창발(emergence) 현상이 나타난다.

위의 세 가지 방향의 과정을 결정하는 데는 다양한 요소와 변수들이 상호작동하게 된다.

변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시간의 흐름으로, 우선 상황의 갈래 즉 구축된 질서와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분기점을 형성하는 역사적 시점이 발생한다. 이러한 시점의 전제조건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현상, 현재 조건이라는 판이 흔들리는 현상, 그리고 상황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없는 위험의 돌출 등을 열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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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인간사회에서 발견되는 대표적인 창발현상 중 하나이다.

현대의 다원적 민주주의 시스템은 대표적인 진화과정의 경우로 볼 수 있다. 외부의 매우 복잡하고 비평형적인 환경과 충격을 체제 내의 평형적 시스템으로 경계로 짓고 선택적으로 흡수하면서 위험요소를 상쇄 또는 차단해가는 과정이다.

내부체계에는 안정적인 물적 조건, 합의된 절차적, 과정적 평형과 함께 역사적으로 전승된 문화라는 상징을 통하여 불안정한 외부환경과 조건을 대응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균형의 과정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와 전달체계와 소통구조를 통해 시스템의 이해과정을 마련한다.

경영학에서는 메기이론으로 알려진 조직관리론과 유사하며, 감당할 만한 수준의 일상적인 충격과 부하를 가하여 동적 평형상태를 유지하고 장기적인 지속조건을 끊임없이 내생시킨다.

혼돈의 시스템은 외부의 충격을 견디어 낼 내부의 흡수장치가 없는 상태이면서 동시에 이를 발산시키는 소산구조도 형성하지 못하고 대체할 만한 새로운 자기조직화의 시스템도 만들지 못하는 경우이다.

자연적 진화의 과정과 마찬가지로 혼돈의 과정이 일정기간 지속되면서 스스로 소멸의 과정을 겪게 된다. 구 소비에트 연방체계가 대표적인 경우가 될 것이다.

혁명은 어떻게 오나

창발의 과정은 분기점이 형성되면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은 여러 경로와 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는 전화가 이루어지게 된다. 압축된 표현이지만, 대부분 역사에 기록된 혁명의 과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진행구성이다.

1.혼돈의 가장자리에서 발단

기존질서의 평형구조는 새로운 변화의 욕구를 체제 내로 재구성하는 다양한 기제를 가지고 있다. 물적 기반에서 시작하여 법적 질서와 강제력, 문화적 상징조작, 전승과 관습,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 등이 자동한다.

그러나 평형구조의 구심적 기능이 중심에서 멀어져 있는 가장자리에서는 약화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새로운 변화의 시작은 대부분 구심력이 약한 변방과 가장자리에서 일어나게 된다.

2. 에너지의 유입과 충격 또는 내부에서의 요동

평형구조로서 감당할 수 없는 양의 에너지가 외부로부터 유입되거나 내부 변화의 욕구를 억제하고 있던 시스템에 동요가 발생하면, 약한 고리 즉 위에서 언급한 가장자리의 영역부터 시스템으로 탈출하려는 불안정의 조건이 증대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현상을 잠정적 혼돈 또는 대류적 상태라고 부를 수 있다.

3. 행위 주체로서의 핵심형성

변화를 추동하는 외부적 환경과 조건이 형성되었다 해도 이를 내부에서 격발시킬 배아적 행위자가 없으면, 위에 언급한 것처럼 혼돈만이 지속된다.

배아적 행위자는 자신이 처해 있는 공간과 반응도에 따라서 외부변수 조건과 결합하는 모습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의 결합에 대한 분석에는 행위자 중심과 작동변수 중심으로 나누어 접근할 수 있다.

행위자 중심 접근의 주요한 공간으로는 연령, 지역, 직업, 취미 등으로 분류될 수 있으며, 반응도는 경험과 기량 그리고 열정에 따라 수동적 최소행위자와 브라운 운동적 인자 그리고 주도적 복합행위자 등으로 구별할 수 있다.

작동변수의 중심 영역에는 경제상황, 실업률, 양극화, 빈곤지수 등 사회경제적 내용과 여론, 정치적 이슈, 영향력, 돌발사건 등 정치적 내용들이 작동한다. 행위자와 작동변수의 초기결합조건이 향후 진행에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초기조건의 민감성).

4. 양의 되먹임 현상과 돌파

변화의 욕구는 기득권 체계의 단단한 방어벽을 돌파해야만 실현가능하다. 대내외적 변화의 여건이 주어졌고 이를 계기로 실천하는 배아적 행위자가 형성되면, 현실의 벽을 돌파하려는 운동으로 이행된다.

이러한 운동은 끊임없는 되먹임 고리구조를 형성하면서 돌파가 가능한 임계력을 만들어간다. 벽을 돌파할 수 있는 에너지를 형성한 되먹임 고리 구조를 양(+)적 구조라고 하며, 임계점 이하의 운동을 음(-)의 고리구조라 한다. 새로운 시스템의 형성은 양의 고리구조가 다수 형성되어 기존체계의 방어벽을 돌파할 때 이루어진다.

5. 자기유사성의 복제

일단 양의 고리구조가 형성되면 상황은 빠르게 진전되면서 수많은 유사의 운동들이 주변에서 일어나게 된다. 대표적인 현상은 월드컵 시절 붉은 악마에게서 발견할 수 있었다.

이때 유사구조의 복제와 확대에는 작동변수와 행위자를 결합시켜주는 중요한 매개 요소가 개입하여야 한다. 예컨대 붉은 악마를 급속히 확장시킨 하드웨어적 매개로는 붉은 T-shirt, 대-한민국 구호, 태극기 문양 등이 등장했다.

소프트웨어적으로는 다양한 디지털 기기로 친밀한 연락망 형성, 봉사와 연대 조직화 등 기존의 단절되고 요소 환원적 조건에서 벗어나 전체를 어우르는 종합적 시스템의 망과 모두가 하나 되는 열기가 형성되었다.

6. 공진화에 따른 급속한 확대 / 새로운 체계의 형성 ( 창발, emergence)

창발적 과정은 급속히 이루어진다. 마치 어둔 밤하늘에 반딧불 수 만개가 순간적으로 동시에 번쩍이는 현상과 같다.

위에 언급한 과정들이 결집되면서 공진화라는 시스템 동력이 작동한다. 시스템 동력이 작동되는데는 기존의 네트워크 구성이 큰 역할을 한다.

기존에 형성된 노동자와 농민 조직, 다양한 시민단체의 일상적인 활동의 누적, 각종 이해 단체들과 정당조직들이 노드와 연결점 역할을 하면서 공진화와 창발을 이루어 낸다. 공진화와 창발은 동전의 양면처럼 작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민혁명과 구체제의 저항 

2016년 11월 12일 한국사회에서 ‘박근혜퇴진’이라는 창발현상이 이루어졌다. 위대한 계기가 주어진 것이다. 그런데 창발은 이루어졌으나, 불안하게도 공진화의 과정이 누락되거나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가장 바람직한 것은 창발적 격변의 방식보다는 일상적 혁신을 통한 진화적 과정이며 이것이 성숙된 정통 민주국가의 모습이고 향후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하는 올바른 방향일 것이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를 넘어서 지난 9년간 이명박근혜의 황당한 국정운영과 약탈행위의 누적은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국가로 진화(evolution)하는 과정을 원천 봉쇄했다. 격변의 과정으로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 가는 창발(emergence)의 과정이 우연적 필연처럼 현재 우리에게 과제상황으로 다가온 셈이다.

일반적으로 창발현상이 이루어지면 기존질서는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가 형성된다. 그런데 현재의 한국이 처한 경우는 창발의 고전적 진행과정이 그대로 적용될 수 없는 예외적 돌출상황이다.

이는 현재의 ‘박근혜퇴진’이라는 창발현상이 외부 에너지의 유입과 충격에 의해서 형성된 것이 아니며, 더구나 주체적인 행위자들이 만드는 강력한 양(+)적 되먹임구조의 동력이 형성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기존체계의 자중지란과 황당한 실책과 미궁의 상태에서 억압의 기제로 작용했던 기존질서의 구심력이 제거되면서 동력이 약한 음(-)의 되먹임구조가 졸지에 양의 되먹임현상으로 전화된 상황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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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상황은 시민혁명적 창발현상은 일어났지만, 이것이 어디로 갈지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의 과도기적 상황을 적절히 관리할 지도력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박근혜퇴진’ 이라는 창발현상이 시민적 저력으로 형성됐지만, 이를 지도해야 할 공진화의 핵심인 중심축이 무기력하거나 여러 갈래로 분산돼 있어 간결한 문제해결의 방향도 설정하지 못한 채 졸지에 돌출사건을 피동적으로 대응해야만 하는 사태로 전개되어 왔다.

반면에 일시적으로 기존 체계의 중심축은 무너지고 핵심 행위자는 박제화 되었지만, 검경을 기반으로 기존 질서체계를 지켜주는 절차적 법적 기능이 여전히 방어벽으로 작동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치세력간 공진화…제도정치와 시민정치 간 연대 이뤄내야

기존체계는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 기득권 연합은 시민적 동력이 쇠진할 때까지 온갖 구실로 지연과 핑계와 김빼기를 시도하다가 허점을 보이면 언제라도 공세로 돌변할 것이다. 만만치 않은 사태이다.

기본적으로 법적 절차와 과정을 존중하고 지켜야 하지만, 명백한 범죄자가 형해만 남은 법적 절차를 핑계로 사태를 왜곡하고 은폐하려 한다면, 당연히 절차적 법의 기능을 뛰어넘어 정치적 상황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 절차와 인내의 과정이 있겠지만, 불가피하다면 촛불시위를 시민적 혁명으로 전진시켜 나가야 한다.

역사적 중대국면이다.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은 ‘박근혜퇴진’을 넘어서 참다운 민주적 정치질서와 공의로운 사회경제시스템을 수립하는 것이다.

제도권 정치인들은 행여나 착각과 탐심으로 상황을 오판하거나 기회주의적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 역사에 죄업을 짓는 것이다.

진보개혁세력 모두가 연대하고 합심하여 백만 시민군과 힘을 합쳐야(공진화의 과정), 겨우 기득권 체계의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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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제도정치와 시민정치가 연대해 새로운 리더십을 형성하고, 박근혜 이후의 정치일정을 제시해야 한다. 왼쪽 사진은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 정치회의’에 참석한 야권 대선주자들의 모습. 오른쪽 사진은 지난 19일 광화문에서 열린 4차 촛불집회 모습.

간단없는 투쟁으로 신속히 중립내각을 수립하고 제대로 된 차기정권을 선출하는데 온갖 힘을 모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매주 주말마다 백만이 서울광장에 다시 모여 투쟁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정치세력 간 공진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 개인이나 정파로는 절대로 돌파할 수 없는 국면이다. 한편에서는 제도 정치권의 유력정당 간에 문제를 푸는 방향과 절차에 확실한 합의를 하루 빨리 만들어 내야한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광범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열린 광장의 시민조직을 결집해내면서 전체 흐름을 이끌어 가야할 시민사회의 지도중심을 형성해 내야 한다.

양대 진영의 내부가 정립되면 시민정치를 대표하는 가칭 ‘시민대표자회의’가 종합적인 상황과 흐름을 주도하면서 제도정치권의 지도부와 연대와 공조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87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시민지도부와 제도정치권과의 공진화라는 과정이 매우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박근혜 권력을 무력화 시키고, 과도정부를 통해서 차기정권을 준비하고, 다가오는 대선을 위해 시민지도부의 주도하에 신망과 능력도 있고 합리적인 인사들로 예비적 거국내각을 구성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유도해야 한다.

가능한 많은 진보적 개혁인사들이 뜻을 함께하여 역사적 소명과 가치 연대를 중심축으로 민본(民本)적 민생(民生)적 민락(民樂)적 나라를 만들어 갈 민주연합정권을 반드시 세워 나가야 한다.

일, 2016/11/2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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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일주일 남짓 남은 싱가포르의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차분히 기다리면 될 일이지 구태여 미리 전망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고 힐문하는 분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목의 글을 쓰는 뜻은 이후에 전개될 상황에 대한 희망을 전달하고자 함이다.
지난 해부터 물극필반(物極必反)이라는 관점에서 상황의 급반전을 예상하였지만, 필자는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 매우 회의적이었다. 다행스럽게도 필자의 염려와는 반대로 우여곡절의 과정 끝에 6.25 전쟁 이후 60여 년간을 극한 대치하던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회담을 진행하게 되었으니 이는 한반도의 경사 일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역사적 사변이라 부를 만하다.
우선 본 회담을 둘러싼 주요 관계국들을 잠깐 살피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북한은 소비에트 붕괴 직전에 김일성 수상의 제안을 통하여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부터 미군의 한반도 내 주둔을 인정하면서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북미간에 국가관계를 정상화하여 국제사회에 정상적인 국가로 등장할 것을 희망하였고, 이후 미국의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정상회담의 요청을 되풀이 하였다. 그러나 당시 미국의 단호한 거부로 기대했던 한반도를 둘러싼 4대국의 교차승인은 불발로 그치고 유엔의 동시가입은 다행스레 성사되었으나 남한의 일방적 북방정책으로 외교적으로 고립된 처지에 빠지게 된다.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뒤늦게 발동이 걸린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유화정책은 대통령 임기라는 시간적 제한으로 불발로 끝나고 호전적인 아들 부시 이후 기대를 담고 출발한 오바마 행정부는 오히려 북한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전략적 인내’라는 최악의 한반도 전략을 구사해 왔다. 그런데 돌연 북한 핵무력 완성 국면과 남한 내 촛불시민혁명으로 등장한 문재인 정부라는 새로운 흐름에 더하여 트럼프라는 변종의 미국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모두가 깜짝 놀랄 북미정상회담이 목전에 현실로 다가왔다. 이는 북한이 지난 1987년 이래 지속적으로 꿈꾸던 희망 사항으로 정상국가로서 국제사회 진출과 경제 재건의 절호의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중국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한국의 언론들이 간혹 ‘패싱’으로 표현하는 중국의 영향력이 사실은 미국보다 결정적인 측면이 있다. 이는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에 대해서 언급한 트위터의 분석에서도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국가의 이름이 북한도 남한도 아닌 중국이라는 점에서도 명확히 알 수 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역의 80%를 의존하는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 적극 호응했을 뿐만 아니라, 비공식적으로 암암리에 북한을 지원해 왔던 러시아와 대비하여, 완고하리만큼 유엔 결의를 실행에 옮기면서 북한에 압력을 크게 행사하여온 배경을 유의하여 분석하여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이 표면적 이유로 내세우는 동아시아 지역의 안보 불안요소로서 북핵이 제3차대전의 불씨가 될 염려도 있지만, 지난 십여 년간 심각한 대립 양상을 보여온 양국관계에 더하여 북핵 개발의 목표가 단순히 미국을 향한 것이 아니라 중국도 포함될 수 있다는 북한의 공공연한 암시 역시 크게 작용한 듯하다. 과거의 영화를 재현하고자 중화대국으로 굴기하는 과정에서 국경을 접한 북한을 관리하고 때대로 개입하고자 하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핵보유가 주는 현실적 부담과 위협을 지리적 인접성이라는 측면에서 미국보다 분명 강하게 느꼈을 것이다. 한마디로 그 동안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는 미국보다도 중국이 비타협적으로 강경했다고 말할 수 있다.
 
초유의 북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김정은 위원장은 상기 맥락의 이해 속에서 상황을 반전시키고 이를 활용하고자, 최근 시진핑 주석과 두 번의 만남을 통해서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다짐을 제공하는 대가로 유엔재제 결의와 무관하게 상당한 경제적 외교적 지원과 혈맹적 우방으로서의 관계회복을 약속 받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
 
소비에트 붕괴 이후 미국의 주류적 세력들은 일관되게 북한을 자신의 세계전략 구도 속에 희생양으로 활용해 온 측면이 크다. 동유럽 사회주의 동맹국가들이 해체되었듯이 북한도 붕괴하리라는 자신들의 기대가 어긋나자, 국제적 여론의 흐름을 절대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서방 미디어의 강점을 활용하여 조작과 허위를 일삼으면서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하고 불량국가의 이미지를 덧씌워 소위 레짐-체인지 전략을 정당화하면서 군사적 협박을 지속적으로 강화시켜 왔다. 실제로는 중국과 러시아의 태평양 진출을 봉쇄하려는 목적으로 구축한 한미일 동맹과 세계 최대규모의 한미 군사합동훈련의 표면적 구실로 북한의 존재를 십분 조작하고 활용하여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겨레
그런데 트럼프 등장이라는 이변이 돌출하였다. 그는 위에 언급한 지난 60 여 년간 미국 사회의 주류적 세력에 의해 형성된 대북 전략과 이미지를 전적으로 묵살하고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판단과 이해라는 시각에서 한반도 전략의 재구축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하여 WP과 CNN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언론 매체인 NYT 조차 비판적인 기사를 지속적으로 게재하여 왔으며, 정치권 역시 민주 공화 양당 모두 부정적인 견제의 의사를 표출하고 있다.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하는 것은 지난 대선 시 러시아 개입여부와 포르노 배우와 성매수 사건에 더하여 뮬러 특별검사의 활동을 방해한다는 비판 여론에 발끈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스스로 사면할 권리가 있다고 공언함으로써 바야흐로 미국 정치는 한치를 내다 보기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한반도의 장래에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되는 6.12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북미 정상회담의 전망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구축은 동전의 양면인 동시에 매우 복잡하게 꼬인 고르디우스의 매듭 같은 성격을 지닌다. 일괄타결은 동시에 단계적이고 쌍무적인(steps in synchronization) 실행조치를 후속적으로 요구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정상이 만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매우 주요한 진전과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장기간의 극한적인 대결과 불신의 과정에서 정상간에 얼굴을 맞대고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성과로 볼 수 있다. 상대방의 입장을 듣고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신뢰의 출발이며, 신뢰가 전제가 되지 않는 국가간 어떠한 합의와 약속도 한낱 종잇장에 불과하다.
 
곧 있을 두 사람의 만남이 단순히 서로의 탐색전 수준에서 쌍방의 입장을 확인하는 성명(announcement)에 그칠 수 있다. 한걸음 더 나가 공유의 부분을 묶어서 합의(agreement)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예컨대 비핵화의 중간과정으로 사찰을 통해 최소 수준의 핵보유와 억지력을 인정하는 파키스탄 모델 수준과 유엔제재 결의를 단계적으로 풀고 쌍방간에 연락사무소를 평양과 워싱턴에 설치하는 정도의 합의에 이를 수도 있다. 물론 북한의 시각에서 트럼프의 현재 불안정한 정치적 입지를 감안하면서 단기간 내 실제적 성과를 내기 위하여 불가침을 포함한 종전선언 및 완전타결과 이행을 위한 선언(declaration)을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선언이 국제법적 구속력을 갖는 조약이 되려면 미 연방의회의 2/3 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현실적 제약에서 완전타결과 이행을 선언하는 것은 아무래도 역풍과 후유증이 예상된다. 현재 단계에서는 북한이 미국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ICBM을 폐기하는 수준에서 트럼프의 체면을 살려주는 타협적 봉합을 이루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보인다.
 
남북한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사항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을 통해서 이루려는 목표와 배경을 읽어내는 것이다. 일견 트럼프의 현상과 정책은 매우 상호모순적이고 상충적이며 예측이 어려운 주제이다. 한반도에서는 역사적 기회로 작동하고 있지만 국제적 지형에서는 매우 일방적이고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격추시키는 위험한 패권적 행보를 반복하고 있고, 국내적으로는 대대적인 감세와 복지축소를 통해 기득권 체계를 강화하는 수구적 정책을 피면서 정치적으로는 공화당 보수파까지 반발하는 파시스트적 성격까지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 성격과 흐름은 우리에게 한반도의 향후 중장기적인 정책을 트럼프에게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는 근본적으로 미국과의 약속과 협약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최근 트럼프의 북한에 대한 유화적 발언이 눈에 띈다. 그동안 단호히 주장해 온 ‘일괄적 타결’이라는 조건에서 돌연 ‘회담은 과정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일면 북한의 입장을 한층 깊이 이해하는 듯도 하고 일괄적 타결에서 선회하여 합의 이행과정의 단계적 쌍무적 실행과 조치를 수용하는 듯도 하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노밸평화상도 수상하고 미국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어하는 긍정적 공명심도 작동하는 한편, 북핵 문제를 단순히 자신의 정치적 위기에서 탈출하는 정치적 승부수로 극적인 활용을 위해 숨 고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보다 현실적으로는 채널방송의 앵커맨 출신답게 팔로워가 5천만 명이 넘는 트위터를 통해 여론의 흐름을 주도하면서 북미협상의 극적인 성과를 11월초 중간선거 직전에 설정하여 이후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재구축하고 재선의 길로 나서려 것으로도 예상할 수 있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북한문제와 한반도 평화라는 주제가 자신의 정치적 구도와 진행에 도움이 되는 한, 적극적인 기회를 계속 제공하겠지만 실효성이 떨어지고 오히려 자신에게 부담이 되는 경우, 우리에게 트럼프라는 존재가 오히려 심각한 부작용과 후유증을 가져 올 것이라는 판단이 가능하다.
 
따라서 남북한 당국은 단순히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북미회담과 한반도 평화구축에 대한 주재를 트럼프와 측근에게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북한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견지하고 있는 미국 주류사회에도 채널을 가동하고 지지와 동의를 획득해야 하며, 평화를 갈망하는 미국 시민사회와도 연대를 강화해야 하는 동시에 더욱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의 절대적 지지를 조직해 내야 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의 역할
 
6.12 북미회담이 단순히 성명수준에 그칠지 합의와 선언의 수준에 이를지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회담 이후에는 이를 계기로 비핵과 평화라는 군사외교적 주제를 넘어서 북한사회의 개방과 경제재건이라는 또 하나의 핵심 이슈로 극적인 전환이 이루어 질 것으로 전망되며, 반드시 그렇게 실현되어야 한다. 이 지점부터는 미국보다는 남한과 중국이 주도하게 될 것이고, 종국에는 일본까지 참여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측은 6.12 이후에도 비핵화가 이루어지기 까지는 유엔 결의를 통한 제재와 압박이 지속된다고 공언하고는 있지만 이는 이미 약효가 떨어진 허풍에 지나지 않는다. 유엔 결의의 분명한 메시지는 북한에 대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미국과의 협상테이블에 나오라는 충고이다. 이미 풍계리 핵 실험장을 공개적으로 폭파했고 양국정상이 얼굴을 맞대고 회담을 한 이상, 북한제재를 지속한다는 것은 사실상 북한과 대결을 지속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고 북한붕괴와 레짐-체인지라는 미국의 기존의 목표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스스로 폭로하는 셈이다.  진즉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 결의와는 무관하게 무역과 거래를 재개한 셈이다. 문제는 남한 당국이다.
 
이제부터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요구에 따른 대리운전에서 민족의 역사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자가운전으로 전환해야 한다. 고난의 행군 이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산업화의 시동에 필요한 사회간접자본과 금융적 인프라구축 및 경제재건에 필요한 자본의 축적이며, 국내저축이 빈약한 조건에서 이를 제공해줄 외부적 지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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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점에서는 남한 사회가 동포국가라는 점을 떠나서 누구보다도 경험과 사례가 풍부한 파트너이다. 비록 현재 제조업 분야에서는 세계 7위건, 경제규모에선 11위건을 형성하고 있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헬조선’이라고 스스로 자조하고 있고, 사회양극화가 미국과 함께 OECD 국가들 중에 최악의 상태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 한국산업의 성공과 지속가능 여부에는 먹구름이 잔뜩 몰려오고 있다. 향후 북한과 협력과정에서 남한이 그 동안 이룬 양가적(兩價的) 성과 속에서 놀라운 산업과 경제성장을 이룬 긍정적 요소는 진솔하게 전수하고 사회경제적 악폐요소는 제거시키도록 조언해야 한다.
 
남한의 개발독재 과정에서 있었던 60년대 이래 연평균 14%라는 인플레를 이용한 강제저축, 월남파병과정에 수십만 명의 젊은이 생명으로 벌어드린 외화로 키워낸 재벌 체제, 민족의 자존심을 팔아 넘긴 8억불 수준의 대일배상청구, 경제 쿠데타로 불리는 8.3 사채동결, 유신체제하에서 이루어진 민중탄압과 기득권 독점체제 등을 북한지역이 되풀이하게 해서는 안된다. 노무현 참여정부시절 북한에 제안한 경제 협력안에 필자는 매우 비판적이었다. 그 당시 내용을 보면 기본적으로 남한의 대기업 중심 산업재벌과 독점자본의 이익실현 및 불황 탈출구를 위하여 북한을 임노동 가공공장과 하청기지화 하려는 구도에서 기획되어 있었다.
 
국제화와 개방경제 속에 살고 있는 지금은 실효성이 떨어져 21세기적 시각으로 재구성해야겠지만 박현채 선생이 민족경제론에서 제기한 ‘내포적 자립경제’라는 기본적 개념이 여전히 북한에게 유효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현재 북한의 사회경제적 조건은 남한이 겪고 왔던 일제청산, 재벌독점, 기득권체계, 양극화, 적폐누적이 없는 백지상태이다. 자본주의의 병폐와 한계를 이야기하는 현 시점에서 인류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참여-협력-혁신-공유-순환이라는 이상적 사회경제 시스템을 북한에 도입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이다. 기후변화 등 지속가능 조건도 심각하게 취급되어야 할 주제이다. 가급적 석탄발전을 배제하고 자급적 재생에너지를 개발하면서 러시아로부터 남한으로 연결되는 PNG 라인을 이용하고 몽골을 연결하는 동아시아 수퍼그리드 전력망으로 에너지와 전력 수요를 해결하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자체 저축률을 기대할 수 없는 조건에서 경제특구를 통해 외국투자를 유치하여 임가공을 통한 외화획득을 계획하되 이는 초기 단계로 머물려야 하고, 중국과 러시아 등의 우애 원조, 정치적 타협을 통한 일본의 배상지원금, AIIB 및 IMF 가입을 통한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 등 장기거치 차관, 상당량에 이른다는 희토류 등 지하자원의 부가가치공정을 통한 수출 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남한 정부가 적극 협력하고 지원해야 한다.
 
당연히 철로, 육로, 통신, 발전 등 인프라 건설에 한국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되 이익실현에 앞서 동포애적 지원이라는 원칙하에 이루여 져야 한다. 장기적으로 북한의 우수한 노동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는 산업과 서비스업을 육성하도록 경험을 전수하고 조언해야 한다.
 
한마디로 산업화와 경제재건에 필요한 자금과 경험을 지원하고 제공하되 국제적 금융이 가지는 수탈적 위험과 탐욕적인 국제적 기업들에 종속 당하는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남한 측이 북한을 돕고 조언해야 한다. 북한이 경제적으로 재건되어 국제사회에서 이상적이고 선진화된 국가로 우뚝서는 것이 남한사회에게도 새로운 기회와 비전을 제공하는 것이고 각자 독자적인 양국체제를 경과하면서 서로의 필요에 의해 통일한국으로 나가는 민족역사의 미래 경로이다.
 
문재인 정부에게 지금부터 필요한 것은 민족을 우선하는 주권외교와 자주국방과 북한경협이다.
수, 2018/06/0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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