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사드인가
7월 13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 후보지를 경북 성주군으로 확정해 전격 발표했다. 성주읍 남동쪽에 자리 잡은 성산포대를 사드 기지 후보지로 정한 것이다. 마을에서 불과 200m 떨어진 곳이다. 갑작스런 사드 배치 소식을 들은 성주 군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 사드 배치 후보지로 확정된 성주군 성산포대, 마을까지 거리가 약 200m에 불과하다.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7~80년대 시대에 정치하는 거랑 똑같습니다 민주주의가 어딨어요. 민주주의가 없잖아요. 지금 예고 없이, 예고 없이 삽시간에 3일 만에 딱 결정 납니다 이거는 전 세계에도 이런 경우는 없지 싶습니다.백영철 / 성주군민
이날 성주군수와 군민들은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기 위해 국방부를 찾았다. 군수 일행은 성주 군민 2만 명이 넘게 참여한 사드배치 반대 서명서와 혈서를 국방부에 전달하고 장관 면담을 요구했다. 5시간 만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나타났다. 한 장관은 사드의 유해성에 대해 괴담이라고 일축했다.
이 사드 무기 체계는 어디 괴담처럼 돌아다니는 이야기에서 나오는 거처럼 위해하거나 문제가 있는 무기 체계가 아닙니다. 사드가 배치되면 제가 제일 먼저 그 레이더 앞에 서서 전자파가 위험이 있는지 없는지를 제 몸으로 직접 시험해서 여러분께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한민구 국방부 장관
장관이 전자파 검증을 한다 하는데 어떻게 검증을 할 건데요? 사드 배치 해놓고 여기 와서 하루 있어서 그게 검증이 돼요? 우리는 10년, 20년 살 건데 하루 사드 앞에 있어서 그게 검증이 되냐고요. 괜찮으면 청와대에 설치하라고요.성주군민

▲ 지난 13일 성주군민들이 국방부 장관에게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기 위해 국방부에 갔다.
성주 군민들과 국민들을 패닉 상태로 몰아 넣은 한반도 사드 배치.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사드는 위험하지 않다?
한민구 장관은 사드 레이더로부터 100미터 이내만 위험지역이고 그 외에는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성주읍 대부분이 전자파 위험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 육군 교범에 따르면 사드의 레이더 원점으로부터 3.6km까지 관계자 외 출입제한구역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성주읍내 대부분 지역이 출입 제한 구역에 해당된다. 또 5.5㎞까지는 폭발위험이 있는 모든 장비와 전투기 조종ㆍ정비하는 인원의 출입이 통제된다. 국방부가 사드 전자파 위험반경을 축소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 국방부는 사드 레이더로부터 100m이상 떨어지면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12년 미 육군 교범에서는 비통제인원 출입제한구역을 3.6km로 설정하고 있다.
또 한 의학전문가는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에 직접 노출되지 않더라도 강력한 자기장 때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레이더의 길에 있는 건 당연히 위험하고요 왜냐하면 이 레이더가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레이더 길에 있는 건 엄청나게 위험하고 그 밖에 레이더 길 내에 원통형으로 그려지는 어떤 장이 있는데 그 장에 형성되는 전자파의 밀도 이런 것들에 영향받을 수 있어서 사실 이 어느 장까지가 위험할 것인가 이 부분이 상당히 논란이 되는 것이죠.이상윤 /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사드 배치 후 환경영향평가 실시하겠다?
미국의 경우 사드 배치 지역에 지속적으로 환경영향평가를 해오고 있다.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 내에 배치된 사드 레이더의 경우 마을에서 떨어진 해안 쪽에 자리 잡고 있다. 레이더 방향도 해안을 향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자파로 인한 안전과 환경 문제 등 환경영향평가를 지난 2009년, 2012년, 2015년 세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 미국 괌 앤더슨 공군기지 내 사드포대
그런데 한국 정부는 사드 배치 후보지 발표에 앞서 별도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주군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환경영향평가를 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사드 기지 레이더 때문에 피해를 입은 지역이 있고 여전히 전자파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도 사전에 환경영향평가 없이 사드 배치 지역을 먼저 지정한 것이다.
북한 미사일 공격 사드로 막을 수 있다?
북한은 현재 1천여 기의 미사일을 갖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등 고도미사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사드를 배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드 1개 포대에서 한꺼번에 대응할 수 있는 미사일이 48기에 불과하다. 또 재장전을 하는 데 30분이상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사드로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 마저도 사드의 최대 요격거리는 200km이기 때문에 사드가 성주군에 배치될 경우 인구의 절반이 모여 있는 서울과 수도권은 방어가 불가능하다.

▲사드의 최대요격거리는 200km로 성주에 사드가 배치될 경우 수도권 방어는 불가능하다.
미국에서 조차 사드의 실효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13년 미 연방 상원에 제출된 보고서에는 한국에서 사드의 효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적혀있다. 또 미 국방부의 미사일 운용시험평가국장은 지난 2015년 3월 미 연방 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진술서에 사드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고 자연환경 실험에서 결함을 보였기 때문에 사드가 배치되려면 이 같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답변했다.
지금까지 비행실험과 신뢰성 실험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사드 시스템의 구성요소들은 지속적이고 꾸준한 신뢰성 향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극한 온도와 온도충격, 습기, 비, 얼음, 눈, 모래, 먼지 등을 견뎌내는지 등 시스템 성능을 시험하는 자연환경 실험에서도 결함을 보였다. 이는 사드가 언제, 어디에 배치되든 적절하게 운용될 수 있음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꼭 해결돼야 한다.마이클 길모어 / 미 국방부 미사일운용시험평가국장 서변 답변서 중
사드 배치 논란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박근혜 대통령은 “사드 배치와 관련된 불필요한 논쟁을 멈출 때”라는 말만 남긴 채 7월 14일 아셈 참석 차 몽골로 출국했다가 18일 귀국했다. 성주군민들의 반대에도 사드 배치를 추진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 닷새동안 여름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취재작가 박은현
글구성 정재홍
연출 김성진
논평 

Ⓒ환경운동연합[/caption]
환경운동연합은 환경보전의 직무를 포기한 환경부를 규탄한다. 부끄러움을 잊은 채 대통령의 눈치만 살피며 환경부의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게 만든 한화진 장관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 환경부는 “자연환경, 생활환경의 보전, 환경오염방지, 수자원의 보전⋅이용⋅개발 및 하천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임무를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환경부는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문제투성이 개발 사업들을 잇따라 허가해주고 있다.
환경부는 흑산도공항 건설을 위한 국립공원 지정구역 해제, 국립공원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환경영향평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을 잇달아 허용하고 있다. 환경부의 직무유기로 전국에 케이블카와 공항 건설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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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은 국토 면적의 4%에 불과하지만, 국내 생물종의 42%,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66%가 서식하는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이런 국립공원을 대표하는 상징이 바로 설악산이다. 지난 정부는 이를 고려해 설악산 국립공원에 대한 케이블카 설치를 허용하지 않았지만, 정권이 바뀌자 정부판단은 1년 만에 번복됐다. 더구나 환경부는 국가기관 5곳이 낸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부정 의견을 모두 무시하고 결정했다.
한주 뒤 환경부는 자연유산과 보호종이 즐비한 제주에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 평가에 동의했다. 환경부는 제주 제2공항에 대해 2021년 조류와 서식지 보호, 남방큰돌고래 영향, 숨골 보전 등의 이유로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됐지만, 정권이 바뀌자마자 결과를 번복했다. 제주는 매년 1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로 인해 발생하는 폐기물과 오폐수 처리 초과 상황 등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도 문제가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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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환경부가 환경보전이라는 본분을 잃은 채 정권의 입맛대로 판단과 결정을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와 제주 제2공항 건설 모두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설악산 국립공원의 개발이 풀리자 지리산, 북한산, 소백산, 무등산, 주흘산, 보문산, 영남알프스 등의 소재 지자체에서 잇달아 케이블카 설치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 제2공항의 건설 개발 역시 지자체로 이어지면서 현재 8개의 국제공항과 7개의 국내공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10개의 공항 건설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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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국내 상황과는 다르게 국제사회에는 생물다양성보전협약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생물다양성협약에서 환경부는 한국의 보호지역 확대, 생태계 복원, 야생동물 관리정책 등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2030년까지 육⋅해상에 30%의 보호구역을 확보하고 30% 이상의 훼손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는 국제적 약속을 어떻게 이행하겠다는 것인가.
환경운동연합은 정권의 눈치만 살피며 자연환경 보전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환경부와 한화진 장관에게 다음과 같이 엄중하게 촉구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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