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3월 21일(화)은 백 쉰 아홉 번째 희생자 ‘이재현’님이 별이 된 지 100일이 되는 날입니다. 이에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는 159번째 희생자 100일 추모제를 개최합니다. 이재현님은 10.29이태원참사 현장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로서 괴로움과 악성 댓글 등의 2차 피해를 겪으며 괴로워하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우리가 지키지 못한 이 가슴 아픈 죽음에 마음을 모아 주세요.
159개의 별이 떠오르는 100번째 밤, 함께 모여 별이 된 이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지금을 살아내는 서로를 위로하는 시간을 보내고자 합니다. 추모발언과 영상, 공연들로 이뤄질 이번 추모제는 참사 희생자의 가족과 친구, 생존자, 참사를 목격한 시민이 함께 모여 별이 된 희생자들에 대한 기억과 감정을 나누는 순서로 이뤄집니다. 특히 모든 생존자가 피해자일 수 있음을, 위로받아 마땅한 존재임을 말하고 지금을 살아내는 중인 서로를 위로하며 생존자가 연결되고 함께 목소리를 내는 일의 의미를 알리고자 합니다.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피해자권리위원회는 10.29 이태원 참사 100일, 국회 추모제에서 발언한 생존자 김초롱님의 이야기를 카드뉴스로 제작하여 배포합니다. 김초롱님은 진상규명의 중요함과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최선을 다해달라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세상이 변화하는 모습, 진상규명이 되지 않으면 결국 본질적인 원인이 제거되지 않습니다. 심리상담이 중요한 것보다 진상규명을 하려는 세상의 의지가 재난 트라우마를 갖은 사람에게는 유일한 극복 열쇠입니다… (중략) 꼭 올해도 이태원으로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즐기러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태원이 위험한 곳이라고, 금기시되고, 무서운 곳이라는 인식이 없어질 수 있게 도와야합니다. 나의 일상을, 그들의 일상을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복구시켜주어야합니다.”
생존자 김초롱 님이 전한 메시지를 통해 아직까지 그 날의 아픈 기억과 고통 속에 있는 피해자들이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피해자권리위원회에서는 생존자, 목격자, 구조자 등 피해생존자들의 이야기에 함께 귀기울이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힘을 모아 갈 예정입니다.
▣ 생존자 김초롱 님의 국회추모제 발언문 전문
정말… 울고 싶지 않았습니다. 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고, 저도 제가 여기까지 와서 또 이렇게 눈물을 흘릴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슬픈 11월을 석 달에 걸쳐 지나왔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을 그리워하던 시간이었는데 여기 와서 직접 보고 들으니 그리움이 구체화돼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100일간 심리상담기를 신문사와 인터넷에 연재한 김초롱입니다.
글의 제목은 ‘선생님 제가 참사 생존자인가요’였고, 지난 100일간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이런 반응들이 보이더군요. ‘제목 한번 감상적이다, 힘들고 슬픈 건 알겠는데, 너무 오바한다. 저게 다 사실이라고는 거짓말 같은데 msg 많이 쳤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상담 첫날, ‘나는 왜 이렇게 힘드냐, 내가 참사 생존자가 맞느냐’고 선생님께 직접 여쭤봤던 그 말이 누군가에게는 소설이라고 읽힐 정도인가 봅니다.
글 속에 묘사된, 내가 직접 겪고 나를 지금까지 힘들게 하는 상황이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났다고는 믿을 수 없는 끔찍한 참사이긴 하구나 하면서 역으로 이태원 참사의 참혹함을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이 현실은 일반 시민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2차 공청회 때 생존자 발언을 하러 국회에 온 날(1월 12일),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들에게 기대감이 없었습니다. 실상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 조치도 하지 않는 거라 굳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생존자 발언이 시작된 후, 놀라우리 만큼 집중하는 여야 의원들을 보며 당황했습니다. 이것이 진짜 생존한 사람들의 감정이구나, 실제 현장은 이랬구나, 느끼는 듯한 모습들이 놀라웠습니다. 이것을 희망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절망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참사가 발생한 지 약 70일이 된 시점이었고, 특수본 수사발표(1월 13일)가 있기 하루 전이었습니다. 지금이라도 알아주어 감사하다고 해야 할지, 왜 이제까지 모르고 있었느냐고 원망해야 할지. 어지러웠습니다. 그리고 오늘 100일입니다. 여전히 변한 것이 없습니다.
참사 이후 제가 용기를 계속해서 내며 세상에 목소리를 낸 이유는 세상이 조금이라도 변하기를 바랐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변하지 않습니다. 정말 이대로라면, 용기를 낸 것을 후회하고 또 후회하며 비관적으로 살아가겠지요. 용기를 낸 대가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것을 목격하는 것뿐이라면 저는 정말이지 다시는 용기를 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오늘 나오면서도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안고 가까스로 나왔습니다. 용기를 내기가 정말 어려운 나라입니다.
저는 최근에 가장 염려하던 그날을 맞이했습니다. 심리 상담사 선생님께, ‘죄송하지만 이제 더는 당신의 상담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고백할 그날을 말이죠.
세상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진상규명이 되지 않으면 결국 본질적인 원인이 제거되지 않습니다. 진상규명을 하려는 세상의 의지가 재난 트라우마를 갖은 사람에게는 유일한 극복의 열쇠입니다.
아직도 나서지 말라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도저히 외면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사람들이 참사의 참상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데 저조차 외면한다면, 그저 그런 일 정도로 묻힐 겁니다.
저는 자꾸 남아있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기억해달라는 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사실 많이 슬프고, 오늘도 사실 이 자리를 나가지 못 하겠다고 거절할까, 직전까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오고 나서 많이 후회했습니다.
꼭 올해도 이태원으로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즐기러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태원이 위험한 곳이라고 금기시되고, 무서운 곳이라는 인식이 없어질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나의 일상을, 그들의 일상을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복구시켜줘야 합니다. 학습되지 않게 도와주세요.
이태원으로 핼러윈을 즐기러 갔던 이유는 매년 별 문제 없는 곳이었기에, 이번에도 별 문제 없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참사가 일어나고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그곳에서 사고가 나지 않은 이유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고가 나지 않기 위해 예방했기 때문이라는 것을요.
참사의 유일한 원인은, 정말로, 그동안 했던 것을 하지 않은 것, 바로 군중 밀집 관리의 실패입니다. 진상규명이 절실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트라우마를 없애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입니다.
내란 적폐 기득권 세력을 청산하고 사법개혁을 이뤄내겠습니다 국민의힘 해산과 권영세 의원 사퇴를 요구합니다 이태원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엄벌하겠습니다 용산미군기지의 환경오염 정보를 공개하고 정화 비용을 미국이 책임지도록 하겠습니다 캠프모스 반환을 촉구하고 캠프킴 부지 환경오염 정화 및 결과 공개를 추진하겠습니다 청년 전월세 및 주거환경개선비, 교통비 지원을 확대하고 청년 전담 사회복지사를 운영하겠습니다 돌봄은 사회의 책임으로, 용산구 통합돌봄 시스템을 구축하고 어르신 나들이 및 장례서비스를 지원하겠습니다 학생 맞춤 통합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학교 문화예술, 상담, 정서지원 확대 및 청소년 체육시설 확충, 학교안전운동장 개방운영을 하겠습니다 남영역 승강기 설치, 지역대학 장애인 자립학과 신설, 발달장애인 이용가능 체육시설 확대, 관내 기업·관공서 장애인 의무고용 확대로 국가가 장애를 책임지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거주자우선주차 출퇴근 2부제 및 우리동네 주차앱 운영으로 주차 걱정 없는 안전한 마을을 만들겠습니다 동자동 쪽방 공공주택 건설을 즉시 시행하도록 촉구하고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파병 강요하는 미국을 규탄하고 전시작전권을 환수하겠습니다
우리는 2022년 10월 29일 이후, 159개의 우주가 사라진 159번의 밤과 낮을 보냈습니다.
참사 발생 159일이 되도록 대통령과 주무 장관은 단 한번도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참사의 흔적 지우기에 바빴습니다. 그럴수록 유가족과 시민들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목소리는 더 높아졌습니다. 그것이 바로 희생자들을 제대로 추모하고 애도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에 경찰 특수본의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로 밝히지 못한 참사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 특별법안’을 마련, 국민동의청원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3월 말부터 10.29진실버스를 타고 열흘 간 전국을 순회하며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알렸고, 각지에서 만난 시민들의 공감과 참여 덕분에 열흘 만에 5만 동의 청원을 완료해 우리는 또 한 걸음 나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이제 국회의 시간입니다.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159명이 희생된 사회적 참사에 진실을 찾는 데 여야가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는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그리고 지난 10일의 전국을 순회하는 여정에서 참사 반복사회를 극복하고 안전 사회를 만들자는 시민들의 염원을 확인했습니다. 특별법 제정이야말로 이태원에서 희생된 소중한 이들을 온전히 기억하고 제대로 추모하는 시작점이자 주춧돌입니다. 국회에 호소합니다. 예방, 대비, 구조, 수습 전 과정에서 국가의 재난안전체계가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그 원인과 책임을 철저히 밝히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독립적 진상조사 특별법 제정에 초당적으로 협력해 주십시오.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서울광장으로 시민 분향소를 옮긴 후 두 달여 시간이 흘렀습니다. 분향소는 정부의 일관된 외면과 서울시의 철거 엄포에도 불구하고,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치유의 공간이 되었고, 시민들에게는 기억과 연대, 참여의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시민들이 분향소를 찾았고, 분향소 앞에서는 자발적인 추모 공연, 기도회, 행사 등이 날마다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함께 하겠다는 마음, 연대의 마음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이곳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시민들과 연대하여 그 날의 진실을 찾고 책임을 묻는 행동을 이어갈 것입니다. 우리는 생존 피해자, 구조자, 목격자, 지역 주민들과도 손잡고 더 단단히 엮여 함께 행동할 것입니다.
이러한 다짐을 밝히며 시민여러분들께 호소합니다. 10.29 이태원 참사의 독립적 조사를 위한 특별법 제정 국민동의청원이 이제 막 완료되어 국회 심의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과정이 정쟁의 소재나 시빗거리가 되지 않도록 함께 감시해 주시고, 목소리 내어 주십시오. ‘대통령의 공식 사과’, ‘이상민 행안부장관 파면’, ‘온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도 이어가겠습니다. 여러분이 계신 곳으로 유가족과 시민대책회의가 찾아가겠습니다. 지역별, 모임별 유가족 간담회도 이어갑니다. 잊지 않겠다는 다짐입니다. 서울광장 시민 분향소에 더 많이 찾아주시고, 유가족들에게 응원과 연대의 마음을 전해 주십시오. 매주 토요일 저녁 6시 34분, 추모촛불문화제에서는 더 크게 만나뵙기를 희망합니다. 다시는 국가의 부재로 이 같은 참사가 재발하는 일이 없도록, 진실이 규명되고, 책임져야 할 자가 책임지는 그 날까지 함께 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2023년 4월 5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오늘(4/4, 화) 오전 10시 30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10.29이태원참사 책임자 이상민 파면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같은 날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인 ‘행정안전부장관(이상민) 탄핵 사건(2023헌나1) 준비절차’를 앞두고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에 대한 파면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번 탄핵심판이 장관 개인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구체화하는 과정임을 강조했다. 또한, 이상민 행안부장관은 재난과 안전과 관련한 업무를 총괄해야 하는 책임자로 예상되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사전예방을 적절히 취하지 않았고, 참사의 발생을 인지하고서도 이를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 지난 국정조사과정에서도 유가족의 명단, 재난관리주관기관의 지정과 중앙사고수습본부의 구성 등과 관련하여 위증과 번복 등 무책임하고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하며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이상민 행안부장관에 대한 파면을 요구했다.
본격적인 탄핵 심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소속 단체는 탄핵심판에 대한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할 예정이며, 생명과 안전에 대한 권리, 이에 대응하는 국가의 의무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를 토론회, 기획기고, 시민법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기자회견 개요
제목: 10.29이태원참사 책임자 이상민 파면 촉구 헌재 앞 기자회견
일시: 2023년 4월 4일(화) 오전 10시 30분
장소: 종로구 헌법재판소 정문 앞
주최: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10.29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참가⋅발언
사회자 : 미류 시민대책회의 진상규명시민참여위원회 위원
유가족 발언1: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이주영님의 아버지)
발언1: 권영국 변호사(시민대책회의 진상규명시민참여위원회 위원)
발언2: 이호영 박사(민주주의법학연구회 대외협력부위원장)
발언3: 조인영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10.29참사대응TF 위원)
기자회견문 낭독
기자회견문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을 파면하라
오늘 오후 2시,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의 탄핵 심판이 시작된다. 10.29이태원참사로 목숨을 잃은 159명의 희생자와, 여전히 진실을 알 수 없는 상실을 겪고 있는 유가족, 고통스러운 기억과 싸우며 살아내기에 도전하는 수많은 생존자, 참사의 시간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모든 시민의 이름으로 요구한다. 행안부 장관 이상민을 파면하라.
이상민 행안부장관은 취임 후 “국민이 재난과 재해로부터 안전하게 생활하실 수 있도록 선진화된 재난 안전 관리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10.29이태원참사에서 우리가 목격한 것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하는 재난 관리 체계였다.
게다가 이상민 행안부장관은 행안부와 자신의 책임을 부인하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참사 직후 이상민 행안부장관은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며 “경찰이나 소방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고 했다. 재난을 예방하고 대비해야 할 국가의 기능 자체를 부정했다.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에는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며 반성의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시민들은 ‘막을 수 있었다’고 말하는데 혼자 ‘막을 수 없었다’고 말하는 자는 재난안전 주무부처의 장관의 자격이 없다.
참사 피해자들이 1시간 넘도록 끼임 상태에 갇혀있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구조활동을 벌이고,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간절한 기도를 보내던 때,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자신의 임무를 망각한 채 “촌각을 다투는 일이 아니”라며 혼자 느긋했다. 그는 참사 발생 후 65분이나 지나 보고를 받아놓고도 서두르기는커녕 운전기사를 기다리느라 다시 85분이 지나 현장에 도착했고, 도착 후에도 105분이 흐른 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했다.
참사 이후 수습과 피해자 지원에 나서야 할 책임도 망각했다. 시신의 인도와 장례, 애도의 장소로서 분향소 설치, 피해자 간 소통과 모일 권리 지원 등은 모두 행안부의 역할이다. 행안부는 오히려 참사를 사고로, 희생자를 사망자로 바꾸라는 지시에 동참하고 소통을 원하는 유가족들의 요구를 묵살했다. 이상민 행안부장관은 행안부가 가지고 있는 유가족 명단이 없다고 우기기까지 했다.
이상민 행안부장관에 대한 탄핵은 이상민 개인에 대한 평가에 그치지 않는다. 재난을 예방하고 대응하는 국가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평가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기본권으로서 시민의 생명권을 보호할 의무를 국가에 부여한다. 재난으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국가의 책무는 추상적인 선언이 아니라 구체적인 조치로 이행되어야 한다. 국제인권규범은 국가가 합당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생명의 박탈에 이른 사건이 발생했을 때 생명권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고 본다. 이상민 행안부장관에 대한 탄핵은 우리 사회가 생명권의 실체적인 내용을 확립해가는 계기이자 국가의 책무를 구체화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재난참사로부터 사회구성원의 존엄과 권리를 지킬 줄 아는 사회가 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지표가 된다. 이상민 행안부장관을 파면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재난을 막을 역량도, 촌각을 다투며 구조와 수습에 나설 의지도 없음을 자인하는 것이다.
국회에 요구한다. 이상민 행안부장관에 대한 탄핵은 정부 대 국회의 대결이거나 여야 간 정쟁이 아니다. 국회 역시 헌법수호의 책무를 이행한다는 관점에서 탄핵심판에 임해야 한다.
헌법재판소에 요구한다. 생명과 안전에 대한 권리를 보호할 국가의 의무를 구체화하는 작업은 재난참사가 일상화된 시대에 더욱 중요해졌다. 헌법이 생명권의 실질적인 보루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과업이 헌법재판소에 맡겨졌음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책임질 줄 모르는 국가에 생명과 안전에 대한 우리의 권리를 맡길 의사가 없다. 우리는 우리의 권리에 대해 책임을 지는 국가를 만들 것이다. 다시 한번 요구한다. 행안부 장관 이상민을 파면하라.
2023년 4월 4일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10.29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지난 30일 처음으로 이태원 분향소를 찾았다. 시청역 4번출구에 도착했다. 포스트잇으로 가득한 벽이 눈에 들어왔다. 그 옆에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분향소 주변에는 보라색 별모양 등불이 달려있었는데 어두워진 저녁을 은은하게 밝히고 있었다.
추모의 현장, 그리고 밝게 빛나는 별들
사실 5분 늦게 도착했다. 곧바로 조끼를 바꿔입고 교대를 해주었다. 초록조끼를 입은 분향소 지킴이들이 하는 일은 다양했다. 특별법 제정 서명안내, 포스트잇 메시지 작성과 피켓나눠주기, 추모팔찌와 리본, 스티커까지 책임지고 있었다. 정신없이 방문객들을 맞이하던 중에 이곳을 지날때마다 얼핏 보았던 추모재단 위의 액자들이 떠올랐다. 생각이 난 김에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1주기를 추모하러 온 시민들이 한줄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가족 선생님들이 국화꽃을 나눠주었다. 중간중간 사진을 보며 흐느끼는 분들도 있었다. 내 차례가 되었고 상주인 유가족들과 목례를 하고 한 사람, 한사람의 영정을 눈으로 훑었다. 사진속의 그들은 젊고 생기있어 보였다. 그들의 눈빛을 바라보니 지금도 여전히 각자의 멋진 꿈을 만들어가고 있을 것처럼 느껴졌다.
사진 속 지인과의 만남
그리고 나는 그 청년들 사이에서 인연이 있던 어느 지인을 발견했다. 사실 이태원 참사로 나와 친하진 않았던 전직장의 지인도 희생되었다. 그녀는 나와 겨우 세 살 차이였다. 장례식장에서 만났으나 딱 1년 만이었다. 그 이후에 분향소에 방문해본 적은 없었다. 아마 동료들과 함께가지 않았다면, 나 혼자 따로 방문하지 않았을 지 모른다. 종종 지나는 길,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는 내 갈길이 더 우선이었을까. 어느새 지난 1년 동안 나 스스로가 그때의 충격에서 상당히 무뎌졌나 보다.
기분이 이상했다. 그분의 사진을 보자마자 안 나오던 눈물이 살짝 차올랐다. 새로운 직장을 찾고, 한동안 볼 일이 없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 만남이 빈소와 영정사진이 될 줄이야. 꿈에도 몰랐다. 우연히 길을 가다가 마주치면 웃으며 인사를 했을텐데 이렇게 마주하다니 기분이 이상했다. 슬픔이 밀려왔다. 이것이 현실이라는 걸 받아들일수록 마음이 좋지 않았다. 개인적인 짧은 추모의 시간을 가진 후 다시 지킴이 역할로 돌아왔다. 분향소를 찾은 사람들을 맞이했다. 고인의 가족,친구,지인부터 참사를 기억하는 시민들까지 다양한 이들이 다가왔다. 손님을 맞는 마음으로 인사를 하고 메시지 작성을 도왔다. 감정이 복받쳐 차마 글을 못쓰겠다고 하시는 분도 계셨고 새어나오는 슬픔을 참고 한자한자 눌러쓰는 분도 계셨다. 눈물을 흘리는 분에게는 조심스레 휴지를 옆에 놔드렸다. 다양한 슬픔과 추모의 형태를 목격했다.
이태원 참사 1년 후, 그 다음은?
1년이라는 시간이 누군가에겐 충분한 애도의 시간이였을 수 있고, 누군가에겐 당장 어제의 일처럼 짧은 시간이었을 것도 같다. 세월호 세대가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이기도 하다는 말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나도 그 세대다. 돌아보면 나 역시 고등학교 2학년때 같은 방법으로 제주도 수학여행을 갔다. 그리고 1년 뒤인 2014년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비슷한 시기, 비슷한 또래의 일이라 더 충격이었다. 이태원에서도 많은 젊은 청년들이 희생되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놀러갔을 그들에게 이런 비극은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만약에 그 자리에 내가 있었다고 상상을 하니 아찔하고 무서웠다. 누군가의 가족,친구, 지인, 아니면 내가 될 수 있었던 일이었다. 그들은 우리 사회의 귀한 미래였고, 밝게 빛나는 별들이었다. 1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을 기리는 오늘까지도 유가족들은 많이 아프다.
정부는 여전히 진상규명에 소극적이다. 심지어 방해까지 한다. 1주기 추모식을 정치행사로 규정하기도 했다. 2주기에는 우리사회가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까?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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