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4일 인천지방법원은 난민들의 심사기회부여에 관한 소송에서 두명의 원고의 손을 들며 “징집 거부가 정치적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박해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며 “난민심사를 통해 구체적인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라고 징집거부로 인해 난민신청을 하였으나 인천공항에서 심사기회를 박탈당한 러시아 난민들의 승소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런데 법무부는 2월 28일 위 판결에 불복하며 항소를 하겠다고 밝히며 정부가 관리하는 시설로 주거를 제한한 조건부 입국을 허가하였다.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항소 여부를 고민하다 판결이 선고 된지 2주만에 내린 부끄러운 결정이다.
러시아의 부당한 전쟁참여를 존엄하게 반대하였다가 한국 정부의 위법한 장벽에 5개월동안 인천공항에 갇혀 있던 난민들은 어제 겨우 한국 땅을 밟았다. 그러나 이들에게 5개월동안 위법한 인권침해를 자행한 가해자인 법무부는 그 어떤 사과도 위법한 행위에 대한 시정도 없이 항소의 뜻을 밝혔고 이는 인권 침해 피해자인 두 난민들에 대한 반년 이상의 불확정한 기다림의 고통을 가하는 것이고, 동시에 항소심을 통해 이들을 시험대상 및 인질로 삼아 난민거부의 지렛대로 활용해 보겠다는 뜻이나 다름 없다.
러시아의 전쟁 참여를 거부한 난민들을 인천공항에 5개월동안 가두었던 한국 법무부의 결정에 국제사회는 심각한 의문을 표했는데, 만시지탄의 판결에 또다시 불복하여 ‘난민’인지 여부도 아니고, ‘난민심사 받을 기회도 줄 수 없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법무부의 결정은 국제사회의 웃음거리와 비판의 대상이 될 뿐이다.
이 같은 2월 28일 법무부의 항소는, 공권력을 사용하여 자의적인 고통을 가하는 이 같은 폭력은, 최종적인 결정의 시간을 유예한 것일 뿐 존엄한 난민들의 선택을 결코 훼손할 수 없고, 평화를 거부하고 난민을 거부하는 한국 법무부의 부끄러운 민낯을 전세계에 드러낸 것이다.
오랫동안 한국의 법무부는 난민 보호에 느리고, 난민거부에 빨랐다. 법무부는 2018년 이후 추진해왔던 난민의 추방을 신속화하는 개악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국회에서의 심의를 기다리고 있기까지 하다. 어찌보면 어제의 법무부의 항소 방침은 국제사회에서 드러내려 애쓰는 인권 선진국가로서의 가면 뒤에 숨은 일관된 난민거부의 실제 모습이 드러난 것인지 모른다.
난민들의 인권을 옹호하고 차별을 반대하는 한국의 난민인권단체들은 법무부의 항소를 규탄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법무부는 부끄러운 항소를 철회하고 난민들에게 즉각 사과하라
법무부는 이번에 발생한 인권침해의 가해자인 법무부는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징집거부 난민들에 대한 입국을 즉각 허가하라
2023년 2월 25일 토요일 오후 2시, 참여연대 제29차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참여연대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정기총회는 참여연대 운영에 관한 주요 사항들을 결정하는 자리인데요, 작년 참여연대의 활동을 돌아보고 2023년 중점적으로 해나갈 활동들을 회원들께 보고하고 승인받을 예정입니다.
무려 4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총회인 만큼 많은 회원분들께서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월 25일 총회가 열리는 서울YWCA 현장에서 또는 참여연대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힘을 모으고 결의하는 자리를 빛내주세요. 많은 회원님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다리겠습니다
참여연대 제29차 정기총회
일시 : 2023년 2월 25일(토) 오후 2시 장소 : 서울YWCA(서울시 중구 명동11길 20) 4층 대강당 (주차가 불가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주세요) 문의 : 참여연대 시민참여팀 02-723-4251 [email protected]
국회는 독립적 감사에 압력 행사 등 직권남용 여부 조사해야 감사원장도 의혹 조사하고, 입장과 독립성 회복 대책 내놔야
2022. 10. 12. 감사원 앞. 참여연대 임원들과 활동가들이 대통령실 이전 등 불법 의혹 국민감사청구 기자회견을 갖는 모습 <사진=참여연대>
어제(4/5) 지난해 10월 참여연대와 723명의 시민이 감사원에 청구한 <대통령실 ⋅ 관저의 이전과 비용 불법 의혹 국민감사>를 총괄하던 감사원 행정안전감사국 1과장이 지난 달 말에 돌연 사직한 배경에 유병호 사무총장의 감사 중단 압력이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이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헌법과 감사원법으로 독립적 권한이 보장된 감사원에서 사무총장이 직권을 남용해 국민이 청구한 대통령실 감사를 중단토록 압력을 행사하는 등 국민감사를 방해한 중대범죄행위다.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13일 참여연대에 감사원이 감사의 기간을 오는 5월 10일까지 연장했다고 통지한 배경에 대통령실이 감사원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등 협조하지 않고, 유병호 사무총장이 담당과장에게 ‘더 이상 건드리지 말라’, ‘여기서 끝내라’는 취지로 감사 연장을 중단토록 하는 등 사실상 감사를 방해하기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유 총장에 대한 조사와 수사가 불가피하다. 가뜩이나 감사원은 국민감사청구 전까지 전혀 감사 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일부 사항에 한해 감사실시를 결정하는 등 뒤늦게 감사에 나서면서 대통령 눈치를 보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감사원의 독립성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던 이유가 바로 유병호 총장 때문이다.
우선 국회가 대통령실 이전 불법 의혹 국민감사과정에서 유병호 총장의 압력 행사 등 직권남용 여부에 대한 진상조사에 당장 나서야 한다. 조사 결과에 따라 유 총장에 대한 수사도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최재해 감사원장과 감사위원회는 유병호 총장의 압력 행사 의혹에 대해 조사해 입장을 밝히고, 감사원의 추락한 독립성을 회복할 근본 대책도 내놓아야 한다.
감사원, 대통령실 이전 의혹 국민감사청구 일부 감사실시 결정 – 대통령실 ⋅ 관저 이전 의사결정과정의 직권남용 등 부패행위 및 불법 여부 : 감사실시 – 대통령실 ⋅ 관저 이전 건축 공사 등과 계약 체결의 부패행위 여부 : 감사실시 – 대통령실 ⋅ 관저 이전 비용 추계와 편성 ⋅ 집행 과정의 불법성 및 재정 낭비 의혹 : 기각 – 대통령실 소속 공무원의 채용과정의 적법성 여부 : 각하 + 국가공무원법상 겸직 의무 위반 : 기각
정부가 지난 2021년 12월 17일 발의한 『난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제13939호)』은 ‘심사기능의 내실화 및 효율화’, ‘난민 신청자의 생존 보장’이라는 제도 개선의 핵심을 외면한 개악안으로, 국가인권위원회, 대한변호사협회, 유엔난민기구에서 모두 우려의 의견을 표해 왔습니다.
법안의 핵심 규정인 ‘난민심사 부적격 결정제도’는 대부분의 난민 신청자를 남용적 신청자로 취급하고, 난민의 심사 기회를 심각하게 제한하는 법안입니다. 법안은 난민 불인정 결정을 받거나 난민인정 결정이 취소된 사람 등이 다시 난민인정 신청을 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21일 이내에 난민인정 재심사 적격 여부에 대한 심사를 먼저 받도록 하고 있고, 심사 결과 중대한 사정 변경이 있는 경우 적격 결정을 하고, 적격 결정을 받은 사람에 대해서만 난민인정 심사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미 난민 지위 인정을 통한 난민 보호가 어려운 한국의 현실에서 이 제도가 그대로 도입될 경우, 난민일 가능성이 높은 난민 신청자가 심사의 기회조차 잃고 위험한 본국으로 강제송환되는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한국은 난민인정률이 OECD 가입국 중 최하위로 매년 난민인정률이 1%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박해를 피해 도망쳐 오느라 물증을 취득하기 어려운 난민의 경우 진술만으로 사정변경의 중대성을 입증하는 데 한계가 있고, 21일 내 담당 조사관이 국가정황정보를 조사하면서 사정변경의 중대성을 충분히 파악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부적격 결정에 대해서는 행정소송을 통해서만 구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난민은 법원에서 다툴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본국으로 내몰리게 될 것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 대한변호사협회, 시민사회 등에서 수차례 우려 의견을 표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해당 개정안이 ‘시민사회의 의견을 반영한 안’이라고 주장하며 난민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이에 난민인권네트워크는 국회에 발의된 난민법 개정안에 대한 폐기를 촉구하며 3월 21일(화)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인종차별 조장하는 난민법 개악안 즉각 폐기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기능·인적구성 모호한 연금수리위원회 추진 중단해야 정부의 중립적 재정계산 결과 부정, 국민연금 신뢰 하락 의도 의
지난 3월 31일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가 제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5차 재정추계 결과를 기반으로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통계청의 ‘21년 장래인구추계에 기반한 재정추계가 현재의 출산율과 차이가 있어, 가정변수 전반에 대한 보완과 추계모형 또한 국민연금연구원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모형으로 신뢰성을 보다 높이기 위해 외부기관을 통한 점검도 진행하고, “장기재정추계의 과학적 분석을 지원하기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가칭 ‘연금수리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재정추계를 위한 전문가 기구로서 재정추계전문위원회가 운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별도로 그 기능과 필요성이 불분명한 연금수리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상 현존하는 재정추계전문위원회의 역할과 존재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재정추계전문위원회 내부의 논의과정도 없이 복지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으로 비민주적인 민관 위원회 운영의 극단을 보여준 셈이다. 이와 같은 비민주적인 발상과 제안이 누구의 제안인지 명백히 밝히고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이다.
또한 최근 복지부의 행태를 고려하면, 이는 국민연금기금운용 거버넌스를 금융자본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한 밑작업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중립적이어야 할 재정계산 결과마저도 통계청의 인구전망을 부정하면서까지 정부 입맛대로 만들려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우려하며, 종국에는 국민연금 제도 신뢰 약화 수단으로 활용될 우려가 큰 연금수리위원회 추진 중단을 촉구한다.
보건복지부장관은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11조에 따라 매 5년이 되는 해의 3월 31일까지 국민연금기의 재정계산을 해야 한다. 이에 복지부는 작년부터 재정추계전문위원회라는 기구를 가동하여 재정추계를 완료했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재정추계결과가 발표된 상황에서 정부가 뜬금없는 연금수리위원회를 추가 가동하겠다는 것은 정부 스스로 그간의 연구 성과를 부정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이에 더하여 연금수리위원회의 역할과 책임, 인적 구성 역시 전혀 밝혀진 바가 없고 논의된 바도 없이 졸속으로 쫓기듯이 발표한 흔적이 역력하다. 최근 윤석열 정부는 검찰 출신 비전문가를 국민연금기금운용 전문위원회 상근전문위원으로 임명하는 것도 모자라, 수탁자책임전문위 운영규정 개정안을 사전 심의 절차도 없이 기금위에 기습적으로 상정한 데 이어 상호합의에 기반한 의사결정 구조를 무시하고 졸속 의결하여 기어코 정권과 자본 편향적으로 구성하였다. 이러한 정부의 행태로 미루어 보아 연금수리위원회의 독립성이나 기조 역시, 정권과 자본 편향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재정추계전문위원회를 통해 전문성을 담보한 재정추계와 불확실성을 감안하기 위한 민감도 분석 작업은 이미 완결되었다. 물론 현재의 재정추계전문위원회의 추정은 향후 70년간 관련 제도가 하나도 바뀌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 추진되었기 때문에 한계가 크다. 그러나 이러한 비현실적인 가정을 수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통계청의 인구 전망을 재검토하기 위해서 ‘연금수리위원회’를 가동시키겠다고 한다. 이는 정부가 자신의 일부분인 통계청을 믿지 못함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연금수리위원회’를 구성해서 재정전망을 더욱 비관적으로 하는 등 입맛대로 추계결과를 바꿀 가능성이다. 재정 전망이 더욱 비관적이 된다면 불충분한 노후소득보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연금 축소로 개혁방안이 귀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성과 역할·인적구성이 모호한 연금수리위원회 추진의 중단을 촉구한다.
어제(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9부 민사부는 SK텔레콤(이하 ‘SKT’) 가입자들이 통신사를 상대로 개인정보 가명처리 정지를 요구하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 19. 선고 2021가합509722 판결). 법원은 ‘정보주체는 개인정보처리자에 대하여 자신의 개인정보 처리의 정지를 요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 「개인정보보호법」 제37조 제1항에 근거하여 정보주체가 ‘개인정보의 가명처리’ 정지를 요구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정보주체 처리정지요구권의 범위를 명확히 한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
지난 2020년 9월 원고들은 SKT를 상대로, ① 통신사가 보유하고 있는 본인의 개인정보를 해당 통신사 혹은 제3자의 과학적 연구, 통계, 공익적 기록보존의 목적으로 가명처리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 ② 만일 ①과 같이 가명처리했다면 그 대상이 된 본인의 개인정보 일체, ③ 통신사 기지국에 기록된 본인의 개인정보 일체, ④ 본인이 통화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통신사의 기지국에서 본인의 개인정보를 기록하고 있다면, 이에 대해 본인이 동의한 사실에 대한 정보의 열람청구와 동시에 향후 본인의 개인정보를 해당 통신사 혹은 제3자의 과학적 연구, 통계, 공익적 기록보존의 목적으로 가명처리하는 것에 대한 처리정지를 함께 요구하였다. 그러나 SKT는 이미 가명처리된 정보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제28조의2, 28조의 7을 근거로 개인정보 열람 및 처리정지권이 제한된다며 이에 응하지 않았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주체가 개인정보처리자가 처리하는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열람을 해당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요구할 수 있다(제35조제1항)는 점과 개인정보처리자에 대하여 자신의 개인정보 처리의 정지를 요구할 수 있음(제37조제1항)을 명시하고 있다. 개인정보처리자인 SKT는 정보주체인 가입자의 열람청구와 처리정지 요구를 받아들일 의무가 있다. 하지만 SKT는 이미 가명처리된 정보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제28조의2, 제28조의7 각 조항을 근거로 개인정보 열람 및 처리정지권이 제한된다며 사실상 가입자의 열람청구와 처리정지를 거절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법원에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가명처리하는 행위의 정지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SKT의 답변은 일단 통신사가 수집한 가입자 개인정보를 가명처리만 하면, 가입자의 명확한 반대의사에도 불구하고 통신사가 자유롭게 가명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실제로 SKT는 제1심 소송의 변론과정에서 동의 중심의 개인정보 법제로 인하여 기업의 데이터 이용이 지나치게 위축되어 관련 산업의 성장이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논의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개인정보보호법 제37조 제1항 처리정지요구권의 대상에 가명처리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되게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이미 가명처리된) 가명정보의 처리’와 ‘개인정보의 가명처리’는 다르며, 개인정보를 가명처리하는 행위는 ‘개인정보의 처리’에 해당하고,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정보주체의 권리를 제한한 바가 없다고 반박하였다. 결국 법원은 정보주체의 가명처리에 대한 처리정지 요구 등이 가명정보에 대한 사실상 유일한 결정권 행사 방법인 점, 반드시 처리정지 요구권을 원천적으로 제한하여야만 피고가 주장하는 산업발전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점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원고 승소 판결을 하였다.
이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역시 ‘가명정보의 처리’가 아닌 ‘개인정보의 가명처리’에 대해서는 가명처리 정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SKT는 개인정보보호법 제37조의 ‘처리정지’ 대상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가입자의 권리행사를 거부하였다. 이용자의 동의없이 영리적 목적으로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가명처리하는 것도 이용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인데, 이를 원하지 않는 이용자의 정당한 처리정지권 행사마저 가로막고자 소송으로 대응하는 것은 SKT의 지나친 탐욕이다. 이번 판결은 통신사가 제약 없이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가명처리하여 활용하는 것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중요한 논리적 근거가 되었다. 정보주체의 열람청구권, 처리정지권은 가장 기본적인 정보주체의 법적 권리이다. SKT는 제1심판결 취지에 맞게 원고들의 개인정보에 대한 가명처리를 정지하고, 원고들뿐만 아니라 다른 가입자들이 정보주체로서 행사하는 열람청구와 처리정지 요구에 지체없이 응할 것을 촉구한다. 시민사회단체는 향후에도 정보주체의 처리정지 요구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며, SKT의 후속 행보에 긴밀히 대응할 것이다.
한편, 2020년 9월 당시 SKT 외에도 KT와 LGU+를 상대로도 개인정보 열람청구와 가명처리 정지 요구가 있었는데, SKT와 마찬가지로 KT와 LGU+ 역시 이용자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이용자들은 KT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분쟁조정 신청을, LGU+에 대해서는 개인정보침해신고를 하였다. 2021년 4월 13일,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는 신청인이 요구한 바와 같이 KT에 대해 “기지국 접속정보를 포함한 개인정보 실제 내용의 열람 조치 및 신청인의 개인정보에 대한 가명처리 정지 조치를 이행”할 것을 주문하는 조정 결정을 하였고, KT는 이를 수락하였다. 그러나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는 1년이 넘도록 질질 끌다가 2022년 7월 18일에야 신고 결과 답변을 보내왔는데, LGU+의 소명만을 되풀이하고 있을 뿐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다는 신청인의 요구는 해결해주지 않았다. 가장 일반적인 가입자 권리 구제절차로 알려진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가 시간만 끌고 제대로 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아 오히려 다른 구제절차를 활용할 기회를 박탈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점은 유감이다. 우리는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철저하게 감독할 것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촉구한다.
2023년 1월 20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서울 YMCA 시민중계실,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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