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제작소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일자리 위기와 관련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일자리 위기 대응 긴급토론회는 월 1회 간격으로 연속 개최되며 전문가들이 모여 일자리 위기 대응을 논합니다. 2차 토론회에서는 지역혁신적 일자리 위기대응방안을 좀 더 면밀하게 짚어보는 한편, 고용보험의 혁신 등 근본적인 제도 변화 가능성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BC(Before Corona)와 AD(After Disaster)를 가르는 기점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시민의 생활세계가 근본적인 변화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관심이 주로 방역문제에 쏠렸다면, 이제는 닥쳐오는 고용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입니다.
희망제작소는 지난 14일 오후 전문가들과 함께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토론회 참여자들은 “지역을 중심으로 한 고용안전망의 연대적 확대(solidaric expansion)와 사회혁신적 위기대응 전략”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았습니다. 이하 토론자들의 주된 논의사항을 열쇳말 형태로 정리합니다.1)
대구‧경기‧서울‧인천, 자영업 중심으로 일자리 위기 심화
이상아 박사는 소상공인이 많은 도시와 제조업이 중심인 도시에서 코로나 위기가 다른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지난 3월 도매 및 상품중개업, 소매업(자동차 제외), 스포츠 및 오락 관련서비스, 음식점업, 숙박업, 기타 개인 서비스업 등 소규모 자영업 위주인 업종의 폐업 규모를 살펴보면, 대구, 서울, 경기, 인천 등에서 소멸 사업장수가 급증했습니다. 울산, 경남 등 자동차나 조선 같은 제조업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당장 자영업 감소세가 눈에 띄지 않지만, 시차를 두고 충격받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지역별 고용보험 소멸 사업장수(2019년 2월과 2020년 2월 비교)2)
중앙정부의 대응, 불충분하고 빈틈 많아
중앙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일자리 위기와 관련해 150조원 규모의 지원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여행, 관광, 공연업 등) △ 특별고용지원업종이나 프리랜서에 대한 긴급생활안정자금 지급(4월부터 두 달간 월50만원) △ 최대 90%까지 휴업수당을 보전해주도록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등이 대표적입니다.
김윤영 박사와 이상아 박사는 중앙정부의 지원제도가 사각지대를 메우기에 부족하고, 기존 고용정책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측면이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긴급생활안정자금은 기간과 금액이 충분치 않고 지원대상도 너무 적고, 고용유지지원금은 전체 취업자의 절반 정도인 1380만 명의 고용보험 가입자만 대상인 데다가 그마저 기업들이 지원금 신청 대신 무급휴가나 희망퇴직을 권고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입니다.
중소기업 고용지원 정책으로는 ‘중소기업 청년 전세자금 대출’과 ‘청년 내일채움 공제’가 대표적입니다. 청년이 해당 지원을 계속 받으려면 고용유지가 전제조건이므로 회사의 무급휴가 권고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 특별고용지원업종과 프리랜서에게도 지급하기로 한 구직촉진수당(취업성공패키지, 3개월간 월 50만원)은 구인공고 자체가 감소한 상황에서 활용이 어렵다는 점, 군산 GM공장 폐쇄 이후 벌어진 하청업체와 자영업 붕괴현상이 인천 영종도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으나, 이런 위기지역 차원의 대응논의가 부재하다는 점 등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조혁진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학교 방과후강사처럼 통계에도 잡히지 않고 직무 특성상 차량을 소유한 경우가 많아 특고나 프리랜서 지원의 혜택도 받기 힘든 대상들을 지방정부가 체계적으로 발굴해, 당사자가 알아서 지원제도를 찾아내야 하는 ‘신청주의’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지역연대와 사회혁신이라는 희망의 불씨
지역의 고용안정을 위해 노사민정이 함께 연대의 길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발견되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채준호 전북대 교수는 그동안 임대료 낮추기 운동, 재난기본소득 지급 등에서 선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전주시에서 최근 양대노총과 기업인이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의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소개했습니다.
이런 사회적 대화를 통해 각 주체 간 연대방안을 모색하고, 부족한 재원도 함께 힘을 모아 마련하는 데까지 나아간다면 국가적 재난극복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주시의 움직임이 고용안전망의 연대적 확대(solidaric expansion)로 나타나기를 기대하면서, 이런 움직임이 지자체의 특성에 따라 소상공인자영업 중심 모델, 제조업 중심 모델 등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습니다.
참여자들은 고용침체에 대응한 직접일자리사업에서도 사회혁신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에도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단순히 돈을 푸는 방식을 지양하고, 낡은 상하수도관의 교체, 농촌 폐비닐 제거, 낡은 연립주택이나 소규모 아파트 환경개선처럼 필요하지만 그동안 못했던 일종의 생활SOC 사업을 확대하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또 녹색뉴딜이나 스마트팩토리 지원과 같은 4차산업혁명 뉴딜을 과감하게 추진하면서 취업절벽을 맞을 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주자는 제안, 산재대국이라는 오명을 씻을 ‘친안전’ 뉴딜로써 관련 일자리를 만들자는 방안 등이 제안됐습니다.
– 글: 임주환 희망제작소 부소장
각주
1) 임주환 희망제작소 부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는 채준호 전북대 교수,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소셜미디어를 통해 참여), 이상아 이화사회과학원 비상임연구원(사회복지학 박사),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김윤영 가톨릭대학교 박사후연구원, 정창기 희망제작소 대안연구센터장 등이 함께했다.
불용액 많으면 2021년부터 페널티 이월액 적은 지자체 인센티브 주기로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편성해 놓고 쓰지 못한 불용액과 다음해로 넘기는 이월액의 규모에 따라 보통교부세를 깎거나 더 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행정안전부는 지방 재정집행을 효율화하고 잉여금 발생을 줄이기 위해 이같이 관련 …
북한은 남한과 달리 취업걱정이 없다. 모두 직업배치가 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실업이 없는 사회이다. 실업없는 사회야말로 우리 인류가 오랫동안 꿈꾸어온 사회가 아니던가. 매우 달콤하게 들린다. 북한에서 설사 원료나 전기가 없어 생산을 못해 공장이 가동되지 않더라도 항상 일자리는 넘쳐난다. 그러나 공장 기업소에서 배급을 주지 못하고 국정가격으로 공급하는 물품이 없어진 사회에서 노동자들의 생활비(임금)는 그 의미를 잃었다. 넘치는 무보상 일자리 속에서 북한의 노동은 사람들에게 고통의 근원이 되었다.
북한에서 모든 공민들은 노동의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일해야만 한다. 우리처럼 일감이 있고 일감에 따라 고용과 해고를 하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노동은 사적인 돈벌이가 아니라 ‘공공적이며 이타적인 것’, ‘신성하고 영예로운 것‘으로 규정된다. 북한 사회주의 헌법 83조에 “노동은 공민의 신성한 의무이며 영예이다”라고 써있다. 즉 북한에서 노동은 선택이 아닌 의무이고 직업은 개인의 이익적 목적이 아니라 집단의 이익, 국가의 이익에 복종하는 충실성의 개념이고 척도가 된다. 낡은 관념은 노동의 의무를 살아있는 생명에게 강제하면서 그들을 덧씌우는 굴레가 되었다.
그렇다면 노동자들은 무슨 일을 할까? 1990년대 중반의 경제위기 이후 기업소 운영 부실화되면서 대부분의 기업소에서 배급 중지 혹은 간헐적으로 배급을 지급한다. 생활비는 거의 의미가 없다. 고등중학교나 대학을 졸업한 북한청년들은 이처럼 무보상 노동을 해야 하는 공장이나 기업소에 들어가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동되지 않는 직장에 사람들이 꼬박꼬박 출근하는 기이한 현상이 지난 20여년간 지속되어 왔다. 물론 일단 출근하면 공장생산을 하지 않더라도 할 일은 넘친다. 각종 국가적 일에 동원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공장이나 기업소에서 생산을 하지 않더라도 각종 도로수리나 건설, 농촌지원 등에 ‘동원’되기도 하고 국가에서 내려보내는 각종 사회적 과제를 수행한다. 일이 있는 다른 곳에 파견되는 더벌이도 한다. 노동자들은 출근해서 잡담을 하면서 여가시간을 보내는 일도 드물지 않다.
북한 노동사회를 이해하는 두 가지 코드,‘직업’과‘벌이’
이처럼 기이한 현상이 생긴 시기는 언제부터인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이래 배급체제가 붕괴하고 국가는 공장기업소로 배급의 책임을 넘기면서 각 공장기업소별로 노동자들에 대한 대우는 차별화되었다. 2000년대부터 북한사회에는 기존의 계획경제하에서 운영되는 국유 기업소 공장 외에 새로이 노동시장이 생겨났던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미증유의 경제위기와 비공식경제의 대두를 배경으로 국가가 아니라 개인장사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고용해서 일을 시키는 장 즉 노동시장(labour market)이 열리게 된 것이다. 여기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비록 노동력의 매매가 이루어지면서 신성하고 영예로운 노동을 돈으로 팔고 사는 일이 행해졌지만, 이를 북한사람들은 아무도 직업이라고 생각하거나 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대신에 북한사람들은 이러한 행위를 ‘벌이’라고 불렀다. 오늘날 북한 사람들이 경제적 위기를 넘어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시장에서의 ‘벌이’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신기하게도 북한사람들은 벌이를 직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북한에서 노동의 의미는 사적인 돈벌이가 아니라 ‘공공적이며 이타적인 것’, ‘신성하고 영예로운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는 사람들에게 직업을 배치하고 동시에 이를 통해 소속 즉 정치사회학적 생명을 주었다. 사람은 직위를 통해 살아있는 유기체이자 공동체에서 자신의 위치를 얻는다. 그러니, 오늘날의 북한에는 두 개의 일이 존재한다. 계획경제와 국가에서 배정한 공적 ‘직업’, 시장경제와 생계를 위해 돈을 버는‘벌이’이다. 이것이 오늘날 북한의 직업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 키워드이다. 사람들도 공식부문- 국영기업체에서 거의 무급으로 일하다가 생계가 어려우니까 그나마 벌이를 하러(소득을 얻고자) 시장(비공식경제부문)에 나간다. 혹은 두 개를 오가면서 혹은 병행하면서 투잡을 가지고 일하기도 한다. 그러면 북한사람들은 어떻게 직업생활을 영위하는지 다섯 가지 질문과 응답을 통해 알아보자.
첫 번째 질문, 이직(移職) VS 조동(調動):
국가에서 배정해 준 직장을 떠나 내가 원하는 직장으로 가려면 어떻게 하나?
사실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은 우리도 일상에서 늘 겪는 일이다. 그 때 우리는 이직을 시도한다. 나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업그레이드하고 새로 나오는 구인정보들을 체크하여 이력서를 보낸다. 북한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국가에 저는 다른 곳으로 가고 싶습니다. 배급 주는 공장으로 바꿔 주십시오! 이렇게 말을 할 수 있을까? 북한사람들 역시 당연히 보다 나은 직장으로 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갈만한 직장을 알아보고 옮기려고 노력한다. 대부분 배급이나 보상이 적은 국영경제부문의 공장 기업소를 떠나서 먹을 알이 있는 국영경제부문의 일자리 혹은 소득이 있는 시장경제부문의 일자리로 옮겨가는 추세가 나타난다.
그렇지만 이들이 직장을 옮기는 방식은 남한과 다르다. 개인이 마음대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다른 곳으로 옮긴다? 그것은 당연히 안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직(移職)’대신 북한어로는 ’조동(調動)‘이라고 하는데, 조동의 뜻은 “행정적인 조치로 직장을 옮김”이다. 지금 다니는 직장의 책임자에게 ‘사업’을 해서 즉 돈을 주고 다른 곳으로 보내도록 일을 꾸민다. 직장을 바꿀 수 있는 권한은 국가에게 있다. 그러니 이직을 원하는 나는 국가의 대리인들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동인(動因)을 제공한다. 그 동인은 돈이다. 이직과 조동. 이 미묘한 차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직의 주체가 개인 노동자라면, 북한에서 조동의 주체는 국가가 된다. 국가가 노동자를 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결과는 같을 지라도 이동의 주체나 과정은 달라진다.
그러면 그들도 옮길 때 이력서를 쓸까? 북한도 원래 기록문화가 상당히 발전해서 미군노획문서에 의하면 자서전 이력서, 평정서 등과 같은 자료들이 많다. 그렇지만 일반 신규노동자의 입직시 별도의 이력서나 자기 소개서를 제출하지는 않는다. 가장 중요한 문건은 평정서이다. 평정서는 당사자는 보지 못하는 문건인데, 기관 당국이 개개인을 평가하는 평정서가 있다. 이 평정서에 기초하여 직업이 배치된다고 하겠다. 학교에서 기록한 생활기록부와 평정서를 참조하여 직업배치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일반노동자가 아니라 직위가 높은 직업의 경우에는 조동시 이력서가 필요하다.
북한은 사회주의 계획경제도 아니고, 시장경제도 아닌 공식/비공식 부문이 혼합된 나타나는 양상이다. 그러다보니 사람들도 공식부문-국영기업체에서 일하기도 하고, 비공식경제부문이라는 선택지가 한 군데 늘어났다. 사람들은 배급도 없고 그렇다고 소득도 없는 공식부문-국영기업체를 떠나 소득이 있는 비공식부문 일자리를 향해 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소득도 없는 공식부문-국영기업체에 있는 일자리를 떠난다는 것도 쉽지 않다. 이때 등장하는 것은 돈이다. 돈을 가지고 사업을 해서 책임자에게 돈을 주고 자리를 옮기는 일이 많다. 노동자 자신이 이직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기에 권한 있는 윗 사람에게 돈을 써서 옮겨야 한다. 딱한 사람들은 그럴 돈도 없는 사람이다.
어제 필자는 최근에 국경연선지역에서 탈북한 한 여성노동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탈북전 19세의 나이였던 그녀는 배급도 없고 새벽 4시부터 11시까지 장시간 고된 노동을 해야 하는 일자리를 그만 두고 다른 자리로 가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의 집안은 돈이 없어서 옮길 수가 없었고 결국 탈북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계획경제와 시장경제의 혼종화
두 번째 질문. 북한사람들은 어떤 직업을 선호하나?
남한이 열광하는 의사, 변호사를 그들도 선호할까?
특정 직업을 가리켜 북한 선호직업이다. 개인의 취향도 있기에 이렇게 말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아래와 같이 거칠게 정리해볼 수 있다. 북한은 권력으로 움직이는 사회이기에 법간부, 경찰간부, 당간부 등 권력있는 직업을 가장 선호하며, 그 다음으로는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선호한다. 아직 북한사회에서 돈은 독립변수로 작동되지 않는다. 권력의 빛을 받아야 힘을 발휘하는 달과 같은 존재이다. 장사는 추세, 외환 등에 민감하지 않으면 한 순간에 망하기도 하는 불안정한 직업이다. 특히 권력의 지원 없이는 할 수 없다. 북한은 시장화 과정에서 많은 장삿꾼들이 망하거나 비법행위로 처벌되거나 심지어 처형되는 일을 겪었으며 주민들은 이를 목도해왔다. 그래서 최근에 올수록 국가기관에서 직업을 가지고 일하면서 안정적이고 ‘먹을 알’이 있는 직업을 선호하는 경향도 도드라진다. 위험성이 있는 불안정한 벌이보다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한다.
일반적으로 북한사람들은 피곤하고 위험성이 높은 외화벌이보다 안정적이고 권력 있는 직업을 가장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보안원, 보위부야말로 가장 선망하는 직업이다. 시장경제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주민들 경제활동 자체가 비법과 일탈로 이루어지다 보니 북한의 경찰인 보안원은 일상에서 큰 권력을 갖게 된다. 세관원 또한 최고의 직업인데 일반인들은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는 직업이다.
그렇다면 북한에서 의사와 변호사는 어떤가? 남한처럼 선호하나?
결론부터 말해자면 의사도 변호사도 남한처럼 잘 나가는 직업은 아니다. 그러나 북한 의사 역시 우리나라만큼 돈 잘 버는 직업은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일반인에 비해 돈도 잘 버는 직업임에는 틀림없다. 2016년 현재 한국에 들어온 의사출신 탈북민들의 수는 100명 가량 되는데, 그 중 총 24여명만이 한국에서 의사자격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나는 아직 북한에서 변호사를 했다는 탈북민은 보지 못했다. 그 이유는 북한 변호사는 극소수에 불과하며 우리사회의 변호사와는 개념이 다른 직업인 듯 하다.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사회에서는 용의자인 개인이 변호사를 선임해서 조력을 받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소속되고, 경제적 범죄에 국한되어 다소 조력을 주는 정도라고 한다. 즉 북한에는 국선변호사만 있으며 정치적인 문제에는 조력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탈북과 같은 국가적 범죄인 경우, 재판을 받을 때 변호사의 조력을 받았다는 탈북민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북한에도 변호사가 있기는 하지만 개인이 돈을 내고 선임해서 조력을 받는 경우는 특권층에 한한다. 북한의 일반인(평백성)에게는 변호사는 상징적 존재에 불과하다.
세 번째 질문. 북한에 스펙은 있는가?
북한의 학부모도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려고 노력할까?
우리에게 스펙쌓기란 힘있는 자격증, 해외연수, 대회에서 상타기, 양질의 기관이나 회사에서 인턴 등을 가리키는데, 북한에서 이같은 스펙쌓기가 아직 그렇게 성행하지는 않는 듯하다. 북한의 기본 스펙은 세 가지이다. 첫째는 대학졸업, 둘째는 군대 가기, 셋째는 당원이다. 물론 당원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스펙이다.
물론 이같은 스펙쌓기에 대한 열망은 계층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북한의 흙수저들은 감히 꿈을 꾸지 않으며, 출신지역이 도시냐 농촌이냐에 따라서도 다르다.
일반 노동자, 농민층들 특히 대를 이어 농장에서 일해야 하는 농장원들은 대부분 체념하고 위로 올라가려고 하거나 상승을 위한 꿈을 아예 꾸지 않는다. 그러나 권력이 있는 사람들 금수저들은 늘 진로를 깊이 고민한다. 여기에 시장경제가 형성되는 틈새에서 장사를 해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추가되면서 북한사회의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과외도 하고, 돈도 쓰고 자녀들에게 정성을 쏟고 있다. 그들의 자녀를 일류 고등중학교에 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사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북한은 더 이상 한 덩어리가 아니다. 북한의 계층들이 점점 분화하면서 계층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네 번째 질문. 자유로이 장사하는 북한 여성들, 그들의 지위는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가?
여성은 결혼을 하면 부양이라고 해서 표면적으로는 세대주인 남자의 부양을 받는 게 된다. 우리에게 전업주부와 같은 개념이다. 실질적으로는 여성이 시장경제 부문에서 장사일을 해서 온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되고, 온 가족의 부양을 하는 여성들이 거꾸로 ‘부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운다는 사실이야말로 북한의 역설이다. 이는 지난 20여년 동안 억척스럽게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고 돈을 벌어오면서 자신들의 힘을 만들어왔지만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인정은 미약한 현실을 보여준다.
남자들은 일단 국가가 주는 일자리에서 벗어나면 강한 처벌을 받는다. 3개월 이상 무단으로 직장에 출근하지 않으면 노동단련대에 보내기 때문에 보통은 직장에 매월 돈을 내고 8.3노동자가 되어 자기 마음대로 노동시장에 나가서 노동력을 파는 일용노동자가 되든 아니면 자영업을 하든 아니면 자기 사업을 벌이든 하게 된다. 하지만 그 사람은 벌이는 하는 것이지 ‘직업’은 아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소속된 공장 기업소에서 국가가 준 직위를 지켜야 하고 최소한 적(소속)을 유지해야 한다.
다섯 번째 질문, 지난 20여년간 북한 직업세계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8.3노동자들, 공장 문을 열고 시장으로 나가 변신을 거듭하다.
최근 북한이 시장화이후 겪는 가장 큰 직업세계의 변화를 꼽으라면 나는 역시 8.3노동자의 등장과 진화와 노동이동을 들고 싶다.
첫 번째 변화는 8.3노동자의 등장이다. 8.3노동자가 등장한 90년대 말부터 2019년 현재까지 8.3노동자들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사회주의 로동법에 의하면 노동자는 공장 기업소에 출근 의무가 있고 안 나가면 단련대가 잡으러 간다. 그 중에서도 시세에 빠른 일군의 노동자들은 공장 기업소에 출근을 하지 않으려고 공장 기업소에 돈을 내고 시장에 나가게 되었다. 이들은 공장에 나가지 않는 대신에 노동시장에 나가서 짐도 나르고, 장사고 해서 돈을 번다. 노동시장에서 자신의 노동력을 팔거나, 자영업을 해서 살아간다. 이들이 내는 돈은 공장 기업소에서 소중한 운영자금이 된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8.3노동자들을 애초에 채용하는 공장이나 기업소가 생기게 되었다. 대체로 8.3노동자는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의 15% 내외이다.
두 번째 변화는 점점 노동자들의 이동이 잦아지고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학교를 졸업한 후에 국영기업체에 배치되었던 청년들은 배급도 없고 그렇다고 소득도 없는 공식부문-국영기업체를 떠나 소득이 있는 비공식시장경제 일자리, 공식 시장경제 일자리, 비공식 국영경제를 향해 이동을 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돈이 있어야 이동도 가능하다.
남북한 청년들의 일자리상황, 그 억울함과 고단함, 희망 없음에 대하여
오늘날 남북한 청년 모두 심각한 일자리 문제에 직면해 있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남과 북 모두가 행복하게 일하는 평화로운 세상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지 못하였다. 북한사회에서 청년들은 노동의 보수가 없는 사회에서 일하며 사니 억울해하고 남한 청년들은 두 개의 양극화된 노동시장, 사회적 이동이 되지 않는 공정이 무너진 사회에서 사니 억울해한다. 남북한 청년 모두 고단하고 억울하고 불안하다. 끝없이 무기를 사들일게 아니라 우리의 일자리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남북이 함께 상생하는 평화로운 공간을 열어가야 한다.
북한의 경우 일부 기업은 그나마 생산을 해서 일부라도 배급을 주지만 배급조차 나오지 않은 열악한 공장기업소가 더 많다. 북한남성들은 노동보수가 없는 국영경제 공장기업소 일자리에 나가서 국가를 위해 거의 무상노동을 하고, 부인이 장마당에 나가서 생계유지를 하는 것이 기본구조이다. 이런 구조하에서 주민들은 아주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직업배치를 받아서 기업소나 공장을 간다고 쳐도 배급은 거의 안 나오거나 잘 나오는 기업소도 반달치는 주기 힘들어하고 생활비(한국의 임금)는 담배 한갑 가격정도밖에 안 되니 아무도 월급(생활비는)을 신경쓰지 않게되면서, 일반 북한 청년들이 공장이나 기업소에 가길 원치 않을 수 밖에 없다.
한편, 남한에서 우리는 두 개로 나누어진 노동시장, 괜찮은 일자리와 주변부 일자리로 양극화된 직업세계에서 일하고 있다. 괜찮은 일자리를 이미 기성세대의 일부가 점하고 있고, 신규 인력인 청년층들은 대부분 제 2차 노동시장으로 들어가게 된다. 노동 강도도 너무 강하고 최저 임금을 받고 휴가도 제대로 쓸 수 없고 장시간 노동을 하고, 두 개의 노동시장은 분절되어 있어 이동이 불가능하다. 청년들은 희망이 없으니 소확행을 찾아가게 된다. 먹방에 열중한다.
남과 북 모두 노동의 개혁이 필요하다. 이같은 노동의 개혁없이는 남과 북 청년들의 희망도 없다.
희망제작소는 지난 2일 일자리 전문가와 각 지역의 일자리 담당 공무원과 함께 ‘제1차 지역일자리 위기대응 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이날 포럼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선도적으로 일자리 정책을 시행하는 전라북도 전주시와 서울특별시 구로구의 사례를 발표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석자들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지방정부가 지역의 특성에 맞춰서 만드는 일자리 정책이 지속가능성에 있어서 중앙정부의 정책보다 더욱 성공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정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역 거버넌스 형성과 혁신적인 시각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전주시, 거버넌스 구축과 당사자 간 소통의 필요성 강조
전라북도 전주시의 사례를 발표한 김병수 전주시 신성장경제국장은 이번 정책이 실행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을 ‘거버넌스 구축’과 ‘당사자 간의 소통’을 꼽았습니다. 전주시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고 고용문제가 심각해지자 공무원이 직접 현장으로 나가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노동자를 직접 만나 어려운 점을 직접 보고 경청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노ㆍ사ㆍ정 거버넌스를 구축해 고용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의견을 모았습니다. 전주시는 거버넌스에서 토의된 내용을 주축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쉬운 신용대출과 그 액수의 상한선을 늘리기 위해 신용보증기금을 직접 설득했습니다. 또 대량 실직사태를 막기 위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유급휴직지원금과 직업훈련을 주도적으로 제공했습니다.
전주시 사례는 직접 현장과 만나 당사자 간 거버넌스를 구축해 각 부문의 창의적인 생각을 모으고, 그것을 실행하는 방법으로 일자리 정책을 한층 발전시키고 있었습니다. 토론자로 나선 채준호 전북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거버넌스가 가동이 되려면 지역역량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노사관계 전문가 과정’이나 ‘일자리 혁신학교’와 같은 지역역량의 수준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교육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시 구로구, 지역특성과 재정정책 강조
서울특별시 구로구 사례는 지역 일자리 정책을 시작하는 단계로서 재정적 정책을 먼저 시작하고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단계였습니다. 사례 발표에 나선 김성종 구로구 기획경제국장은 구로구 일자리 정책의 가장 중요한 점을 ‘지역특성’과 ‘재정정책’을 꼽았습니다. 구로구는 국가산업단지가 존재하고, 청년층이 많은 도시라는 특징을 갖고 있어 자체적인 경제 동향을 파악한 뒤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먼저 ‘해고없는 도시, 구로’ 상생선언에 참여한 기업과 다중이용시설에서 운영하는 소상공인에게 직접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했습니다. 지역적 특성을 이용해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 고용환경 개선 및 일자리 조성사업, 캠퍼스타운조성사업을 기획했습니다. 구로구 내 G밸리의 존재는 지역적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지방자치단체를 주축으로 한 거버넌스, 상공인과 노동자와의 상생거버넌스로 구로구만의 ‘사회적 대타협 모델’을 구축하고자 했습니다.
토론자로 나선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자체마다 지역적 조건과 일자리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일률적인 정책은 서로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며, 지방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구로구처럼 지역에 맞는 정책을 발굴해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정책의 중앙집권화를 지방분권의 기회로
전문가 발제자로 나선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영향평가센터장은 전주시와 구로구의 선제적인 지역 일자리 정책의 사례를 높게 평가했습니다. 특히 지방정부의 창의적인 일자리 정책 시행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심화되고 있는 정책의 중앙집권화를 다시 지방분권으로 돌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중앙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지방정부의 지역적 특성과 여건에 맞지 않은 정책이 많기 때문에 지방정부가 창의적인 극복 주체가 된다면 중앙정부의 정책방향을 오히려 전환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토론자인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정부가 단순히 중앙정부의 정책을 바라보기보다 지방정부 간 교류를 통해 소통하는 게 사회혁신의 출발이라고 말했습니다. 여러 지자체의 논의 속에서 아이디어가 공유가 되는 수평적 정책행위 플랫폼을 희망제작소가 중심이 되어 만들어낸다면 상호 사회혁신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역적 특성에 맞춘 일자리 정책을 마련해야
토론 이후에는 이번 포럼에 참여한 경상남도 거제시, 경상북도 구미시,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의 상황을 공유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세 지역 모두 지역적 특성이 명확해 그에 맞는 일자리 정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경상남도 거제시는 조선 산업 및 제조업 경기 침체로 인해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다시금 경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청년주도형 일자리사업을 추진했으나 조선산업 침체로 인해 많은 청년이 지역을 떠났고, 신중년 일자리 사업으로 전환해 일자리를 창출한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경상북도 구미시는 상생형 일자리 모델인 구미형 일자리가 실시되고 있는 곳으로서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진 경험이 있는 지역입니다. 또 코로나 19 이후에 구미시가 선제적으로 소상공인 지원정책을 실시했는데, 이러한 정책이 경상북도 전체로 확대됐다고 말했습니다. 노사정 대타협의 경험과 선제적 정책의 시행으로 인해 지방자치단체의 아이디어가 오히려 잘 시행되고 확대될 수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에서는 청년 계층이 많은 곳으로 청년에 관한 맞춤형 일자리 정책을 시도 중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자리 정책을 시행하는데 있어 기초자치단체와 광역자치단체 간의 갈등과 실질적인 사업보다는 ‘보여주기식 사업’이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상황도 덧붙였습니다.
이번 포럼을 주최한 희망제작소의 임주환 부소장은 “향후 포럼에서는 기존에 논의된 정책들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면서 전주 모델, 구로 모델, 구미 모델 등을 심화시키고, 지방정부 간 협력을 통해서 지방중심의 지속가능한 일자리 정책을 마련하도록 돕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는 한국경제와 노동시장을 여지없이 강타하였다. 노동자들은 일자리 기회를 잃어버리면서 크게 타격을 받았는데, 특별히 제조업과 서비스 관련분야에서 한국의 요소시장들이 심각하게 파열음을 내고 있다. 해당 부문에서 대규모의 실직이 발생하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기술과 경력에 맞는 새로운 직업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3월 한달 동안에 여러 사업체들이 문을 닫으면서 160만 명의 노동자들이 일시적으로 휴직 또는 실직 상태에 빠졌다. 4월에도 추가로 47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83만 명으로 추산되는 사람들이 실직상태 또는 임시직 상태에 빠지면서 실업률이 4.9%에 이르렀다. 한편에서는 수백만 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원하지 않는 자리로 이동하거나 임금이 깎이지 않으면 동결되는 처지에 몰렸다.
대학을 막 졸업한 청년들과 경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신규 일자리가 줄어들고 대부분의 기업들은 현재의 정규직 종업원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어 하고 있으며, 임시직 일자리도 예년에 비하여 반으로 줄어든 상황이 되었다. 청년실업율이 9.3%로 높아졌고, 일자리를 구했다 하더라도 이의 17.3%가 불안정한 임시직(precarious jobs)이다.
적정한(좋은-decent) 일자리에 접근하기에는 구조적인 장애가 조성되어 있어, 여성과 청년들이 노동시장에서 재취업하는 일은 일종의 도전에 해당한다. 일단 열악한 조건으로 취업하면 잠재적인 노동능력이 약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장기간 어려운 상황을 견디어 내야만 한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사회전체를 관통하며 경제적 지위가 양분되어 간다.
이러한 조건의 한국사회에 팬데믹이 겹치면서, 구조적인 결함과 취약점이 드러나고 상위(primary) 부문과 하위(secondary) 부문의 이중구조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상위 부문은 소위 재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거대기업 집단과 이들과 거래관계를 형성하는 제조업 등 산업 분야의 계열사들로 구성된다. 이들 집단은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멀리 벗어나 있는데, 풍부한 자금 여력과 중층적 소유구조 그리고 오랫동안 형성되어온 정부와 특수한 관계에서 보호받고 있다. 이들이 어려움에 빠지면 정부는 곧바로 예외적인 구제정책을 펼친다.
하위 부문은 중소규모(SMEs)의 기업들과 소위 자영업의 상인들로 차고 넘친다. 이들은 주로 소매업을 중심으로 하는 소비시장과 재벌에 종속된 하청분야에 머물고 있다. 이들 중소기업들은 제품의 품질에 의존하기보다는 생존조건 수준의 격심한 경쟁에 빠져 있기 때문에, 시장변동에 따른 혁신 또는 새로운 분야로 전업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매년 인상되는 최저임금을 따라가기도 버겁다. 이들은 시장의 사정에 매달려 그저 생존하고(at mercy) 있는 것이다.
상위 부문에 일하는 노동자는 불황이라는 폭풍우가 몰아쳐도 상대적으로 타격을 입지 않은 채 일자리를 지켜낼 수 있는 반면에, 하위부문의 노동자 상당수는 수개월내에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여러 가지 중층적 요인으로 유지되는데, 예건데 비합리적이며 일관성도 없이 강제되는 각종 규제들과 턱없이 부족한 사회안전망, 정규직의 철밥통 보호기준과 재벌과 하청업체 간의 종속구조 등이 받쳐주고 있다. 이러한 기준들은 유교적(가부장적) 문화와 중소기업 및 비정규직 노동의 생산성을 감추고 있는 구조적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또한 정부는 기업들을 압박(위임)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를 수용하고 조직에 통합하려는 일체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 고용을 보호하고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이 결여되어 있어서, 하위 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불안정한 상황은 영구적으로 지속된다.
팬데믹 위기가 심화되면서, 경제를 정상화하고 경기를 회복시키는 한편에 정부는 상기의 차별을 완화시키는 심대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재정지출을 통해서 이루어져서는 안되며, 이번 불황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구조적인 문제를 제거해야만 한다. 한국정부는 심려깊은 조치를 통하여,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고통을 완화시키는 광범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물론 한국정부는 코로나-19에 대응하여 대규모의 공공보건의 안전과 경제촉진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한국은행은 두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하였고, GDP 14%에 해당하는 2,700조원규모의 경제촉진 팩키지로 담아냈다. 이에는 이미 대부분의 가구에 지급되는 40만-100만원 상당의 기본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것도 포함된다.
그러나 재난지원금 프로그램은 너무나 포괄적이었고 누진(보충)성이 충분하지 못하며 소모적이었다. 대규모의 지원금은 중산계층에게 현존하는 소비수요를 단순히 대체하면서, 빈민계층의 필요를 충당하고 지원하는 일에는 실패하였다.
또한 시행된 지원금은 중소기업이 도산되는 것을 막지 못했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취약한 노동자들은 여전히 실업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더구나 정부는 오랫동안 시행을 보류해온 개혁, 즉 기업과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투명성 그리고 건강한 경쟁관계를 도입하는데 주저하고 있다. 많은 노동자들은 전통적인 시장영역에서 사라지는 일자리를 서로 잡으려 다투는 반면에, 새롭게 형성되는 산업에는 능력을 갖추지 못해 구조적으로 무시당하고 있다. (편집자 주: 스웨덴의 렌-마이드너 전략과 적극적 노동정책을 참조할 것)
유사기본소득의 이전은 빈약한 사회안전망을 보완하는 반쪽자리 시도일 뿐이다. 더욱 효과적인 정책은 혁신을 유발하고 잠재적인(충분히 발현되지 못한) 기업과 노동력에 신선한 투자를 유도하여 새로운 성장을 발화시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뉴딜정책이 추구하는 내용에는 정부와 관련단체가 중소기업들이 공급사슬의 병목구조를 극복하고 이들을 옥죄는 자금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하며 노동자들에게 재교육을 제공하여 업무(기술)역량을 제고하는 프로그램이 담겨야 한다.
한국정부는 구조적 개혁을 통하여 노동시장의 통합과 형평성(integrtig & equalizing)을 제고하는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출처: East Asia forum in ANU, Sydney on 2020-08-06.
Vladimir Hlasny
현재 이화여자대학의 경제학과 조교수. 미시간 대학에서 노동경제와 사회복지분야의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유엔경제사회이사회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Too Much Hope – 희망제작소 연구/사업을 담당자에게 직접 물어봅니다.
이번 영상은 코로나19 지역일자리 위기대응 포럼을 진행하고 있는 임주환 부소장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영상 내용
0:00 시작하기
0:52 지역일자리 위기대응 포럼은?
1:23 참여하는 지방자치단체
2:57 지역사회 일자리 위기 전주시 사례 – 소상공인
6:31 지역사회 일자리 위기 거제시 사례 – 조선업
8:24 교육 훈련 과정의 차이 – 전주시와 거제시
10:33 지역일자리 위기대응 포럼의 방향과 목적
13:31 지역일자리 대안 – 고용안전망의 연대적 확대
16:34 지역일자리 위기대응 3차 포럼 예고
18:05 마무리, 시민의 의무
희망제작소는 지난 9월 25일 경상남도 거제시와 함께 <지역 고용 활력 회복을 위한 거제형 일자리 모델 구축포럼>을 거제시청 블루시티홀에서 개최했습니다.
거제시는 조선(造船)산업이 산업구조의 핵심인 곳으로 조선산업이 무너지면 제조업 뿐 만이 아니라 연계산업과 서비스산업까지 모두 무너지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실제 조선업이 침체되고 있는 지금, 일자리가 많이 사라졌고 노동자는 일자리를 찾아서 거제를 떠나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 거제시, 한국노동연구원의 <지역산업 및 일자리 정책 업무 협약> 현장.
거제시와 희망제작소는 조선산업의 고용절벽 문제 해소를 위해 일자리 사업 확충과 관련된 노사민정 협력에 답이 있다는 데 뜻을 모으고 ‘거제형 일자리 모델’을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거제형 일자리 모델’ 구축을 위해서 거제시와 희망제작소, 한국노동연구원은 <지역산업 및 일자리 정책 업무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어 포럼에서는 조선산업 침체로 인한 지역일자리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고용유지를 이뤄낼 지에 관해 논의했습니다.
이날 <조선업 고용위기의 특성과 개선과제>를 발표한 박종식 창원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조선업은 선박의 건조량에 따라 실업률이 크게 변동되는 태생적 불안정성이 있다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대비책으로 중앙정부 차원에서 전국민 고용보험 적용과 지자체 차원의 고용보험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숙련 노동자가 일시적 실업으로 조선업과 거제지역을 떠나가지 않도록 중층적인 실업보험 제도를 설계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조선업 위기극복과 숙련의 중요성>을 발표한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은 고품질이 요구되는 선박을 생산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엔지니어와 기능직의 숙련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선업 노동자의 숙련향상을 위해서는 다단계 하도급을 활용하지 않고 산업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우선이고, 노동자가 오래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숙련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자체들의 고용위기 움직임>을 발표한 임주환 희망제작소 부소장은 전주시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의 고용위기를 대응하는 정책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유급휴가훈련 지원제도와 일학습병행제 등을 중심으로 한 교육훈련을 통한 고용유지정책이 실효를 거두고 있다며, 거제시에서 교육훈련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구축해줄 것을 주문했습니다.
<거제시 조선업 고용유지 모델>을 발표한 거제시의 이형운 조선경제과장은 지역공동체가 함께하는 거제형 고용유지 모델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노사민정 상생협력으로 고용유지모델을 만들고 특히 장기유급휴가훈련을 통해서 노동자의 휴직기간을 기술 숙련기간으로 이용해 기술력을 높이겠다는 대책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종합토론 모습.
발제 이후에 시작된 토론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오갔습니다.
김영훈 경남대학교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 현재 기술숙련과 협력업체 지원이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ICT 등의 기술혁신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기술혁신에 기반한 교육훈련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자리 문제는 어느 한쪽의 문제가 아니라 복합적 거버넌스 구성체의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코로나 19를 맞이하면서 전체의 일자리 질서가 흔들리고 있으므로 거버넌스를 통해서 노사민정이 모두 노력해야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는 변광용 거제시장.
토론회에 참여한 변광용 거제시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거제형 일자리모델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 원청 및 하청 노동자 그리고 기업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고, 각 당사자가 협의체를 구성해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고 책임감을 갖고 정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코로나19 이후 닥쳐오는 일자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방정부와 함께 지혜를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의 일자리 정책만 기다리는 소극적 일자리 지키기를 넘어서 지역의 현실에 맞는 정책을 지방정부와 함께 만들고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코로나 19로 정부가 국내외 출입이 빈번한 공항, 항만, 기차역, 도심 내 카페, 식당 등에서 1회용품을 한시적으로 허용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일부 지자체에서 1회용품 사용이 과도해지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문제점과 대안을 짚어봤습니다.
[탈핵]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출 계획을 중단하라!
10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운영된 일본 정부 산하 전문가 위원회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120만 톤을 바다에 방류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를 희석하여 기준치 이하로 방류하면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희석한다고 방사능이 사라지는 게 아닌데…. 일본 정부의 꼼수, 그냥 두고볼 일이 아닙니다.
[지구의벗] 호주 산불 6개월만에 종료, 기후위기 못 막으면 언제든 반복될 수 있어
13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산불방재청이 공식적으로 호주 산불의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호주의 대형 산불이 드디어 6개월여 만에 꺼진 건데요.이제 재해를 수습하고, 집을 잃은 야생동물을 돌보는 일이 남았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대형 산불이 언제든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변하면 이러한 재난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해양보전]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사는 고래는 얼마나 생존할까요?
드넓은 바다를 헤엄치는 고래를 보면 경이로운 느낌마저 듭니다. 그런데 기후변화, 선박 충돌, 포획 등 여러 이유로 고래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평균 수명이 무려 OO년인 북극고래는 이제 3000마리도 남지 않았습니다. 고래들이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에너지 진짜뉴스] 호주 산불 원인이 기후위기 때문이라고요?
호주 산불이 6개월 동안 한국 면적의 절반에 달하는 산을 태우고 드디어 꺼졌습니다. 최근 여러 나라에서는 폭염, 태풍, 이상기후 등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제는 이런 재해들이 단순히 자연재해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없겠죠.
우리의 하나뿐인 집, 지구를 위해 구체적인 실천과 행동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입니다.
[에너지 진짜뉴스] 석탄발전소, 꼭 줄여야 하나요? 우리나라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 7위 국가입니다. 그 중 석탄발전소는 국내 온실가스 배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기후위기의 주범이죠.
우리나라에는 총 60개의 석탄발전소가 있고 7개를 더 지으려 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한 일이 있는데, 이 사실을 모든 사람이 안다면 '석탄발전소' 더 늘리자고 할 수 없습니다.
[물·하천] 박원순의 시간은 느리게 간다!
한강을 가로질러 물길을 막고 있어 녹조를 생기게 하는 것은 물론 토종돌고래 상괭이의 길목도 막는 신곡수중보. 박원순 시장이 이 신곡수중보 철거를 '신속 검토'하기로 한 약속이 3년이나 지났습니다.
10일 신곡수중보 철거 결정 촉구를 위해 환경운동연합 최준호 사무총장이 1인 시위를 했습니다.
[물·하천] 환경부는 멸종위기종 방류만 하고 나몰라라, 산청군은 서식지 훼손
작년 5월 환경부가 멸종위기 어류인 ‘여울마자’ 1,000마리를 경남 산청군 생초면 남강에 방류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작년 10월부터 서식지가 파괴될만한 공사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환경부 공무원은 "복원지에서 벌어지는 개발사업에 대한 모니터링까지 일일이 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물·하천] 4대강을 병들게 한 자들은 총선 출마 선언 포기하라!
4월 총선을 앞두고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국회 등용을 꿈꾸는 사람들 가운데 4대강 사업에 적극 관여하고 찬동했던 자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습니다. 4대강을 병들게 하고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뻔뻔한 사람들입니다. 위 사진을 눌러 누구인지 확인하세요.
지구와 함께, 시민과 함께
제8회 임길진 환경상 후보자 공모
확고한 신념, 비전 그리고 행동으로 풀뿌리 환경운동을 실천하는 주인공을 찾습니다.
접수 및 추천방법: 이 상의 취지에 동의하는 개인 또는 단체는 누구라도 추천 또는 자천 가능/ 양식은 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공포에 빠트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우려는 손 세정제, 손 소독제, 마스크 등 개인위생용품 사재기와 품귀 현상까지 보입니다.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위생 제품 중 하나가 바로 손 세정제(소독제)입니다. 간편한 손 소독을 위해 제품을 구비하거나 비치하는 곳이 많이 늘어나는 데에 비해, 정확한 사용법이나 사용주의, 효과와 부작용 등에 대해 바로 알고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보입니다.
“손 세정제와 같은 위생용품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오히려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나요?”, “손 소독제가 손 씻기에 적합한 대체품이 될 수 있을까요?” 등 시민의 우려 섞인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환경연합은 모든 제품의 성분을 일반화할 순 없지만, 국내외적으로 우려하는 성분들에 대해서 짚어보고자 합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알려진 항균 물질인 ‘트리클로산(Triclosan)’은 세균이나 박테리아 등 미생물을 제거하거나 성장 억제 효과를 가진 대표적인 성분입니다. 1970년부터 트리클로산이 광범위하게 사용됐고 그로 인해 75퍼센트 이상의 미국인 몸속에서 트리클로산이 발견됐습니다. 2002년 스웨덴 연구에서는 여성의 모유 속에 높은 농도의 트리클로산이 존재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울러 발암, 환경호르몬 작용, 항생제 내성 유발 등 트리클로산의 인체 유해성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2018년 8월 200명이 넘는 전 세계 전문가들은 트리클로산 무분별한 사용에 대한 우려와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성명서에 따르면 “트리클로산이 비누와 같은 위생용품에 사용될 때 질병을 예방하거나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증거는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205117" align="aligncenter" width="640"] ▲ 2018년 8월 200명이 넘는 전 세계 전문가들은 트리클로산 무분별한 사용에 대한 우려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출처 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caption]
오히려 “트리클로산은 환경호르몬으로 동물의 생식과 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FDA(식약청)은 기업에게 항균 효과 및 안전성을 뒷받침할 근거를 요구했지만 아무도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같은 해 12월 미국 정부는 트리클로산 포함 23개 항균 성분을 금지(아래에서 확인하세요▼) 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4년 국회 국정감사 때 트리클로산 성분의 안전성에 대한 지적이 있었지만, 이후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2년 후, 2016년 또다시 일부 치약과 가글액 등 구강용품에 트리클로산이 함유돼 논란이 되고서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부 품목에 한해서만 사용금지 조처를 내렸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해 시민단체는 항균 물질에 대한 안전성 입증도 되지 않고 세계적으로 금지물질로 지정되는 만큼, 국내도 법적 규제화해서 관리 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체 안전기준치(세정용 제품에 한해서 0.3퍼센트) 이하로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정부의 소극적 행정으로 인해, 관련 산업계를 너무 의식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손 세정제보다는 '손 씻기'...일반 비누로도 충분해요
손 세정제가 일반 비누나 물로 씻을 때보다 질병의 확산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과학적 근거는 없습니다. 손 소독제만을 사용하는 것으로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으며, 30초 이상의 물과 비누로 손을 꼼꼼하게 씻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허위·과대 광고에 대해서도 엄중히 경고하고 있습니다. 일반 세정제 제품에 ‘항균 99.9퍼센트’, ‘항균 작용’, 천연 항균‘, ’항 바이러스’, ‘세균 잡는’ 등의 표시 뿐만 아니라 ‘코로나 바이러스 신종플루 예방’ 표현으로 버젓이 온라인 쇼핑몰상에 제품을 광고하고 있지만, 아무 시정 조치도 없이 유통, 판매되고 있습니다.
현재, 안전한 손 세정제를 선택하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허위와 과장된 표시광고를 주의하고, 해당 품목에 대해선 현재 전 성분을 표시하고 있는 만큼 트리클로산 등의 함유 여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과다 사용량이 아닌 적정량과 사용법을 숙지한다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1918년 스페인독감 약 5000만명, 1957년 아시아독감 약 100만명, 1968년 홍콩독감 약 70만명, 1976~2019년 에볼라 출혈열 약 1만2950명, 2002~20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775명, 2012년 3~2017년 4월 사이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737명, 2013년 이후 조류인플루엔자 616명.
시기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했던 전염병들과 그로 인한 사망자의 수다. 이처럼 숱한 희생자를 만들어낸 전염병들의 공통점은 동물에서 비롯돼 인간에게 피해를 준 인수공통전염병이라는 사실이다. 이들 질병 외에도 신종플루, 유행성 출혈열(한탄바이러스), 흑사병, 결핵, 광견병(인간에서는 공수병), 광우병(변종크로이츠펠트-야콥병), O-157, 탄저병, 뇌염 등 익숙한 이름의 질병들 역시 모두 인수공통전염병의 범주에 들어간다. 최근 중국에서 시작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는 코로나19 역시 박쥐가 지니고 있던 코로나바이러스가 병원체가 된 인수공통전염병이다.
동물카페의 부적절한 동물 접촉 모습. 출처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전문가들은 야생동물은 다양한 병원체를 지닌 저장고 같은 역할을 하며 인수공통전염병이 점점 증가하는 원인으로 야생동물과의 접촉 기회가 늘어나는 것을 꼽는다. 가축의 밀집 사육과 야생동물로 인한 감염, 체험동물원이나 실험동물, 반려동물 등 사람과 동물이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증가하는 것이 인수공통전염병 발생의 주 원인이라는 것이다. 실제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감염병 중 약 75%는 동물과 인간이 모두 걸릴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에 해당한다. 동물, 특히 야생동물의 체내에는 언제라도 변이를 일으켜 인간에게 전파될 수 있는 병원체가 상존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국내 연구진의 다양한 연구결과에서도 이미 증명된 내용들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진이 지난해 5월 대한인수공통전염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국내 야생박쥐 코로나바이러스 감시현황 및 결과’를 보면 국내의 야생박쥐에도 과거 감염병을 일으킨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이 국내에 서식하는 야생 박쥐의 사체와 배설물, 구강 내 샘플 등을 조사한 결과 전남에서는 샘플 189개 중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바이러스와 유사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13개, 충북과 경북, 광주에서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와 유사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각각 1개씩 검출됐다.
다행히 국내 박쥐에서 검출된 코로나바이러스의 인체 감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한국 역시 박쥐로 인한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에 있어 안심할 수 없으며 야생 박쥐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말이나 인간 등에게 헨드라 바이러스를 옮기는 호주큰여우박쥐. 출처 듀크대
박쥐로 인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잠재적인 위협이라면 흔히 살인진드기로 알려진 참진드기 매개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는 이미 국내에서도 매년 여러 건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 대표적인 감염병이다. 서울대 수의대 채준석 교수가 지난해 같은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국내 동물의 SFTS 바이러스 검출 현황’에 따르면 멧돼지, 고라니, 길고양이, 군견, 재래식 농장의 돼지, 소, 흑염소 등 다양한 동물에서 이 바이러스의 항원이 검출됐다. SFTS는 아직 치료제나 백신도 개발돼 있지 않은 질병으로, 국내의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탓에 감염 사례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3년 처음 발생한 SFTS는 진드기로부터 동물, 동물로부터 다른 동물이나 인간 등으로 전염되는 질병이다. 치사율이 평균 20%에 달하는 탓에 정부가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람이 직접 진드기에게 물려서 감염되는 사례뿐 아니라 반려동물로부터 전염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보고들이 나오고 있다. 수의학 전문매체 데일리벳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는 반려견이 이 질병에 걸린 사례가 4건 보고됐다. 지난달에는 한 임상수의사가 이 질병에 감염돼 치료를 받은 사례도 확인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한 수의사가 진료한 고양이로부터 SFTS에 감염돼 입원 치료를 받은 사례도 보고됐다. 이밖에도 중국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는 조류인플루엔자 역시 상존하는 위협 중 하나로 꼽힌다.
서울 청계천의 한 반려동물 매장에서 조류와 토끼 등을 좁은 우리에 가둬둔 모습.
출처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이처럼 야생동물과의 무분별한 접촉이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들이 나오지만 중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여전히 밀렵과 야생동물의 불법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중국 연구진에 의해 코로나19의 중간숙주로 지목된 천산갑은 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미신에 가까운 보신 욕구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이기도 하다.
천산갑은 몸 길이 50~80㎝에 꼬리 길이 20~50㎝ 정도로 이마부터 꼬리 끝까지 모두 어두운 빛깔의 비늘로 덮여 있는 동물이다. 이가 없어 개미핥기처럼 긴 혀로 먹이인 개미, 흰개미 등을 핥아먹으며 주로 밤에 활동한다. 언뜻 보면 파충류처럼 보이는 비늘에 덮인 몸과 길쭉한 주둥이를 지닌 천산갑은 포유류 중 유일하게 비늘을 지닌 동물이다. 이 비늘이 바로 천산갑을 멸종위기에 몰아넣는 원인이 됐다. 이를 약재와 가죽 등으로 사용하기 위한 밀렵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중국 등에서 성행했기 때문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아프리카에 4종, 아시아에 4종이 서식하는 천산갑은 모두 IUCN의 멸종위기종 목록인 적색목록에 포함돼 있고 현재도 모두 개체 수가 감소 중이다. IUCN은 2014년 천산갑의 야생 개체 수가 21년 만에 기존의 20% 이하로 급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체 8종 중 순다천산갑, 필리핀천산갑, 중국천산갑은 위급(CR), 인도천산갑, 자이언트그라운드천산갑 등 3종은 위기(EN), 나머지 두 종은 취약(VU) 범주로 분류돼 있다.
중국천산갑. 출처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하지만 천산갑의 수가 급감하고 있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가죽을 노린 밀렵과 불법 거래는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2월 말레이시아에서는 30t 무게에 해당하는 천산갑의 사체가 적발된 바 있다. 무분별한 밀렵으로 인해 기존에 천산갑을 쉽게 볼 수 있었던 보르네오섬에서는 대부분 사라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적발된 천산갑은 실제 불법거래되는 양의 10분의 1 정도로 보고 있다.
천산갑의 국제 거래는 2017년부터 금지됐지만 적어도 67개국에서 밀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으로 보내진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2011~2013년 사이 살해당한 천산갑은 11만6990~23만3980마리로 추산된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200개가 넘는 업체가 천산갑의 비늘을 포함한 약을 60여종 제조하고 있다. 연평균 26.6t의 비늘이 약재로 사용된다. 이는 천산갑 7만3000마리에 해당하는 양이다. 그러나 중국이 1994~2014년 수입한 천산갑 비늘은 15t에 불과해 여전히 새로 밀렵된 천산갑이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중국 세관은 2017년에는 12t 가까운 천산갑 비늘을 압수했고, 2018년에는 홍콩 세관이 7t을 압수한 바 있다. 중국으로 유입되는 천산갑 비늘이 대부분 약재로 사용되고, 고기는 별미로 여겨진다. 미국 등에서는 천산갑 가죽이 카우보이들의 부츠와 벨트, 지갑 등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처럼 멸종위기에 처한 천산갑은 현재 코로나19의 중간숙주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중국 화난농업대 연구진은 지난 7일 천산갑을 2차 숙주로 지목하면서부터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유행 당시 사향고양이가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인간에게 옮긴 것처럼 박쥐의 바이러스를 천산갑이 인간에게 옮겼다는 얘기다. 만약 중국 연구진의 주장이 맞다면 이번 코로나19의 대유행은 결국 천산갑을 무분별하게 이용한 인간 자신의 자업자득일 가능성도 높은 셈이다. 다만 아직 천산갑이 숙주인지 여부가 과학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은 상태다.
밀렵과 불법거래로 희생되는 동물은 물론 천산갑만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이른바 보신 문화로 인해 동물을 밀렵하고, 유통시키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3월 고라니, 너구리, 꿩, 살모사, 유혈목이 등 야생동물 83개체를 불법 포획한 밀렵꾼 2명을 적발했다. 당시 압수된 야생동물 중에는 삵과 구렁이, 큰기러기 등 멸종위기종도 5개체 포함돼 있었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무분별한 야생동물 이용이 앞으로도 더 큰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는데 특히 바이러스의 저수지라는 별명을 얻은 박쥐의 서식지 파괴와 교란이 인간 자신도 위협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와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 연구진은 지난 10일 국제학술지인 이라이프(eLife)에 박쥐가 바이러스를 지니고도 생존할 수 있는 메커니즘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동시에 인간의 박쥐 서식지 파괴와 교란이 박쥐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주고, 이는 다른 동물들을 감염시킬 수 있는 분비물, 배설물 등을 더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추정도 내놨다. 즉 인간이 동굴을 훼손하는 등의 활동을 해서 박쥐가 위협을 받게 되면 인간도 위험해지게 된다. 기존에 인류를 위협했던 인수공통전염병들 역시 인간이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훼손하고, 해당 동물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전염된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교훈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국제적인 환경단체, 동물보호단체들도 야생동물 밀렵과 불법거래가 전세계의 공중보건에 심각한 위협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야생동물 불법거래의 완전 근절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지난 4일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한국의 야생동물 불법거래 역시 활발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학적 근거가 미미한데도 야생동물의 한약재 사용이 여전히 만연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생활환경 주변에 시민들이 쉽게 동물과 접촉할 수 있는 시설들이 다수 존재하는 점도 문제다. 아직 곳곳에 남아있는 개시장이나 최근 증가 추세인 체험 동물원, 동물카페 등이 모두 시민들이 동물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시설들이다. 사실상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 시설에 대한 법적 제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개를 포함해 다양한 동물이나 동물 사체를 파는 상점이 집중된 대구 칠성시장에서는 최근 꿩을 매달아 놓고 파는 모습이 목격됐다. 불법 도살된 개들의 신체 부위가 판매되는 것은 물론이다. 칠성시장은 성남 모란시장, 부산 구포시장 등이 폐쇄된 이후 전국에서 개고기 판매 상점이 가장 집중된 곳으로 꼽힌다. 경주 안강시장과 함께 불법 개 도축시설을 갖춘 몇 안 되는 시장이기도 하다. 서울 청계천 등에서는 아무런 수의학적 관리도 이뤄지지 않는 상태로 토끼나 새 등을 좁은 우리에 넣어 밀집해 놓은 채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농촌에서는 올무 등으로 야생동물을 밀렵해 식용으로 삼는 경우 역시 여전히 만연해 있다. 녹색연합은 지난 3일 태백산국립공원 경계 밖 지역에서 밀렵도구에 걸려 폐사한 삵의 사체를 발견했으며 주변에서 다수의 올무를 확인했다. 지리산에 서식하던 반달가슴곰 ‘KM-55’도 2018년 전남 백운산으로 이동했다가 올무에 걸려 희생됐다. 최근에는 엽사들이 멧돼지를 사냥한 후 자가도축해 식용으로 삼는 것이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로 인해 드러나기도 했다.
많은 시민들이 경계심 없이 동물에게 노출되는 체험 동물원과 동물카페는 최근 법적인 제한이 없는 상황을 틈타 우후죽순 증가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들 시설 대부분이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이기 때문에 동물들의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병원체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동물복지를 크게 훼손할뿐 아니라 공중보건에 있어서도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카라는 “동물복지는 물론 국민건강을 위해서도 야생동물 거래 및 도살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전국에 산재한 재래 개시장 등의 전면 폐쇄 및 전업 유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도 “국내 사설동물원들이 체험을 빙자해 동물을 만지고 먹이를 주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며 “야생동물카페에서는 라쿤, 미어캣, 사향고양이, 파충류 등 여러 종의 동물을 한 공간에 전시하면서 동물 간, 동물과 인간 간 질병 감염 위험이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인류는, 그리고 한국 사회는 야생동물을 포함한 동물들과 인간 사이의 접촉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무분별하게 이용하는 행태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동물을 위해서뿐 아니라 인간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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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범 기자의 사람과 자연>은 필자가 경향신문 지면을 통해 소개한 사람과 동물, 환경에 대한 이야기와 지면에 다 담지 못했지만 소개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습니다.
<필자 소개>
김기범 생태지평연구소 운영위원 / 경향신문사 기자
2006년 경향신문 입사했고, 2013년 환경부를 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동물면 담당을 맡고 있으며 환경전문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2020년 3월부터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에서 공부할 예정입니다.
청도대남병원 정신병동에서는 2/19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현재까지 11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13명 중 6명이 청도대남병원에서 발생했다. 이는 단지 시설 거주자의 높은 밀집도 등 감염병에 매우 취약한 조건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 시설 거주의 반인권적 환경이 그대로 방치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정신병원⋅요양병원⋅요양시설 등이 전국적으로 산재하고 있어 청도대남병원의 사례는 계속해서 발생할 우려가 존재한다. 이미 중증장애인시설인 밀알의 집 등 수용시설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는 집단 수용시설에 거주하는 일부 거주자들이 한시적으로 귀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여 속히 시행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노인⋅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거주하며 살아가는 대신 시설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노인관련 시설에 입소해 있는 고령의 노인들은 밀집생활로 감염에 크게 노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낮아 감염병 고위험군에 속한다. 이처럼 시설에 머물며 돌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사태에서 생존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더 늦지 않게 사회적 관심과 적극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정신병원⋅요양병원⋅요양시설 등 시설 종류를 불문하고 가족의 돌봄이 가능하고 퇴원할 수 있는 대상자를 한시적으로 귀가할 수 있도록 하여 외부로부터의 감염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한다. 또한 어쩔 수 없이 시설에 남은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정부가 나서 감염병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시설 내에서도 거주자 및 관리자 등이 감염수칙을 철저히 지킬 수 있도록 지도에 나서야 한다.
고질적인 집단 수용시설의 문제가 코로나 19와 같은 감염병 사태에서 결국 터져버렸다. 많은 사상자를 낳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 사회는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대규모 감염병 사태에 매우 취약한 곳이 집단수용시설임을 직시하고, 돌봄과 요양의 문제를 경제⋅비용의 논리를 앞세워 집단 시설화했던 과오를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나라의 시설화 문제를 공론화 하고, 시설 거주자들이 지역사회에서 거주할 수 있는 대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주식시장 불안정성 해결을 위해
‘한시적 공매도 금지조치’를 즉각 이행하라
오늘(28일) 우리주식시장의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 넘게 급락하면서 2000p선을 깨고 1989% 선까지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4%가까이 급락하여 612%p 까지 내려가면서 투자자들을 공포에 휩싸이게 했다. 이는 코로나19 변수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사태를 악용한 공매도 물량의 증가는 더욱더 하락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1일 기준 대차잔고가 71조원 정도로 지난달 평균 대차잔고 62조원에 비해 1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를 봤을 때 거래의 70%가까이 차지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은 막대할 판단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는 코로나19로 인한 투자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즉각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리 주식시장의 공매도 제도는 도입 시부터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되어 형평성에 어긋나 있다. 더 큰 문제는 골드만삭스 무차입 공매도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불법 무차입 공매도도 가능한 매매환경이라는데 있다. 때문에 우리 주식시장은 외국인투자자들의 공매도 놀이터로 전락했다. 이에 개인투자자들과 시민사회에서는 불법 무차입 공매도 적발 시스템의 도입과 공매도 제도의 원천적 재설계를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다. 금융당국은 삼성증권 위조주식 발행사건 이후 작년 상반기 까지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했으나, 아직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한시적 공매도 조치는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8개월가량 시행된 적이 있다. 국회 정무위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의 경우에도 사태가 더욱 악화되기 전 금융당국이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를 이행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당국이 주식시장을 안정화 시킬 의지가 있다면, 조속한 회의를 통해 한시적 공매도 금지조치를 이행함이 옳다. 아울러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 기간 동안에는 불공정한 공매도 제도에 대해 원천적으로 재설계할 것을 당부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2월 28일 코로나19로 발생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정부 발표는 신속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 하지만, 융자와 조세감면 혜택 등과 같은 대책으로는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 계층인 자영업자와 일용직 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등 취약 계층에 대한 실효적인 지원이 어렵다는 점에서 아쉽다. 정부는 당장 생계에 타격을 입고 벼랑 끝에 내몰린 경제적 취약계층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하고, 추경 예산 역시 보다 과감하게 편성해야 한다. 초유의 상황을 맞이하여 국회 역시 초당적으로 협력하여 조속한 시일 내에 추경안을 처리해야 할 것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예측되지만, 그 중 가장 어려움을 겪는 계층은 자영업자와 자영업 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 일용직 노동자,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다. 수입이 줄어도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지출액이 그대로라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대한 초저금리 융자지원, 피해기업 세부담 완화,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고용유지 대책 등은 효과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겠으나, 취약 계층의 생계 지원으로는 대단히 부족하다. 대상조차 되기 어려운 융자 지원도 그렇고, 세부담 완화나 고용유지 대책이 이들에게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착한 임대인, 착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지원 정책도 사실상 건물주 소득 보전 정책이라 할 수 있어 선의의 임대인, 가맹점주를 만나지 못한 자영업자들에게 시급한 혜택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현재 위기의 규모와 대상을 고려할 때 정부 대책은 보다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취약 계층에게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질병 확산의 문제를 넘어 생존의 문제이다. 정부가 모든 영세자영업자들의 임대료 부담을 낮추고, 일을 하지 못하게 된 노동자들, 저소득층에 대한 저금리의 자금지원과 생계비를 지원할 수 있는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이다. 주지하듯이 현재의 코로나19 사태는 전세계적으로 더욱 심각해지고 장기화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추경의 규모는 2008년 국제금융위기 직후 편성했던 추경의 규모(29조원)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정부는 공공의료기관 대폭 확충, 민간의료기관에 대한 공적통제 강화, 공공의료 인력 확충 등
공공의료 강화 정책 속히 마련해야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 국민이 힘을 모으고, 열악한 의료환경 속에서도 의료진들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확진자가 병상 부족으로 자택에 격리되었다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중증 확진자들이 늘어나며, 의료인력 부족 사태와 의료진의 번아웃이 나타나는 등 한국 공공의료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지방정부 등 정부 차원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지만, 공공보건의료 인프라 부족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이 제출되지 못하고 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정부가 ▲공공의료기관 대폭 확충, ▲민간의료기관에 대한 공적통제 강화, ▲공공의료 인력 확충 등 공공의료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할 것을 강조한다.
우선 공공병상 등 공공의료시설·기관을 대폭 확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인구대비 두번 째로 많은 병상을 가지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를 직면한 상황에서 병상 부족이라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원인은 공공병상 비율이 병상 수 대비 약 10.3%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OECD 평균 73.7%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이다. 또한 치료 목적이 아니라 생활·요양 등을 위해 병원에 입원하는 이른바 '사회적 입원' 문제가 감염병 및 재난상황에 대처할 유휴병상이 부족한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따라서 정부는 보건의료의 공공성을 확대하기 위해 공공병원의 병상 확충, 300병상급 2차 병원이 부족한 지역 내 공공병원 신설, 민간 중소병원의 공공 전환 등 공공병상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당장은 올해 추경에 공공의료시설·기관 확대 예산을 포함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공병원을 증설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민간의료기관에 대한 공적통제 강화 방안도 시급하다. 민간의료기관의 비대한 병상이 불필요한 의료서비스 수요를 창출하고 지역사회 보건체계 전반을 훼손시키는 사례도 적지 않다. 감염 확산으로 사망자가 속출한 청도대남병원이 대표적 사례이다. 청도대남병원은 청도군에서 가장 큰 병원이고 지역응급의료센터가 있었음에도 8~10인실 온돌병실을 운영할 정도로 사회적 입원에 의존해 거점병원을 운영해왔다. 병상의 과밀화와 불필요한 의료인력 유용, 매우 낮은 수준의 의료서비스 등이 문제를 확산시키면서 한 층 병동의 101명 감염과 7명 사망(3월 1일 기준)이라는 참극을 불러왔다. 심지어 청도대남병원과 같은 의료기관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관리·감독해야 할 청도 보건소가 청도대남병원 건물 내에 위치해 있는 등 지난 22년간 유착관계에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간의료기관, 특히 비영리법인에 대한 실효적인 공적통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공적의료 인력을 확충하기 위한 정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공적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지원인력, 돌봄인력 등도 감염병 확산과 국가재난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자산이다. 충분한 공적의료 인력 확보는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이기도 하다. 현재의 재난 상황에서 확인되듯이 공적의료 인력 확충을 전제하지 않은 의료인력 확충은 한계가 있다. OECD국가 중 경제 규모 대비 복지지출이 최하 수준인 한국이 반드시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정부는 지원·돌봄인력의 역량 강화와 일자리 보장을 공공의료 강화대책과 함께 마련해야 하며, 공공부문 일자리의 상당 부분을 공공의료기관에서 확충하도록 해야한다. ‘질병관리본부의 강화, 국립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지역거점공공병원 설립’은 공적의료인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초가 될 것이다.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것은 장기적 과제가 아니라 당면한 과제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공공보건 인프라 강화를 끊임없이 주장해 온 시민사회는 공공의료 강화 없는 감염병 대책은 미봉책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얼마전 부산에서 파산한 침례병원을 공적으로 인수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울산·대전·인천에서는 공공병원 설립과 관련된 예비타당성 평가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감염병 확산을 막는 것이 시급하지만, 동시에 정부는 공공병원 확대 계획을 조속히 마련하고, 국립대·공공의과대학을 연계하여 공공의료본부를 설립하는 등 공공의료기관을 유기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꺽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취약계층 지원이 끊기는 등 더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환경운동연합 모든 조직들이 모금을 통해 대구경북지역 장애인단체와 아동센터 등을 지원하려고 합니다.
경제도 점점 어려워 진다고 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모금에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시민들의 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