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의 미래가 궁금하다고? ‘엘사’에게 물어보라

[리뷰] 영화 <겨울왕국2>와 <삽질>의 공통점, 파괴적인 댐
"<겨울왕국2>이 다 얼려버렸어요. 말 그대로 Frozen!"
얼마 전 어느 환경연합 활동가가 현재 상영 중인 영화 <삽질> 이야기를 하다가 우스개로 한 말이다. 그는 나더러 <삽질>을 보고 나서 4대강 싸움에 치열하게 나섰던 환경운동가들을 오래 지켜본 환경연합 회원으로서의 소회를 적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겠다 했는데 어영부영 하다 보니 상영관 수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었다. 더 미적거리다가는 안 되겠다 싶어 서둘렀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이명박이 22조 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밀어붙였던 4대강 살리기 사업, 환경단체 회원으로서 파괴되는 강 현장도 보았고 목숨 걸고 싸우는 활동가들도 가까이서 봤다. 그 과정의 상처는 환경운동가들만의 것은 아니어서, 일개 시민인 나 역시 죽어가는 강에 깊은 상처를 받았고, 사업이 완료된 다음에 보가 들어선 강을 보았을 때는 차라리 생경한 느낌이었다. 완공된 여주 이포보를 처음 보았을 때, 거대한 댐은 백로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었다. 파괴를 통해 생명의 새가 비상하라는 상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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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삽질>의 스틸 사진. ⓒ 엣나인필름[/caption]
도대체 왜 했을까? 이명박과 당시 환경부, 국토부 장관들, 4대강을 강력히 찬동했던 박석순 교수까지. 카메라는 그들을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질문을 던지지만 그들은 계속 도망 다니듯이 피하기만 한다. 영화는 또 4대강 파괴 반대쪽에 섰던 사람들, 박창근, 염형철, 김종술, 최열 같은 환경운동가들의 증언을 담아낸다. (4대강 반대를 위해 이포보에서 고공농성을 했던 염형철씨는 지금 나의 동료이기도 하다. 우리는 강의 생태계를 회복하는 사회적 기업을 하고 있다.)
이번 주말에 극장가에 뭐 볼만한 게 없나 해서 고른 영화 <겨울왕국2>. 여기저기서 칭찬하는 말들이 있어 마음이 끌렸다. 영화를 보고 나니, 앞서 영화 <삽질>을 대하고 나서의 갑갑한 마음이 조금 누그러지고 노랫가락을 흥얼거리게 되었다. 극장을 나오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 그것이었다.
'어라, 삽질과 겨울왕국이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네?'
그렇다. 두 영화는 강을 파괴하는 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디즈니 히트작 <겨울왕국2>는 두 소녀의 성장영화이자 고난과 시련을 극복하고 용기 있게 삶을 맞서서 끝내 해피 엔딩을 얻는 전형적 서사. 거기에 멋진 노래들, 환상적인 영상과 유머러스한 조연 캐릭터들, 박진감 있게 전개되는 스토리에 영화 내내 눈과 귀, 마음이 흡족하다. 반면 <삽질>은 해피 엔딩도 아니요, 마음을 끄는 환상적인 장면이 아닌 죽은 강이 자주 마음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그러나 두 영화의 핵심 서사는 그것이다. 자연과 대립하고 댐을 짓는 일, 그것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
엘사와 안나는 아렌델 왕국의 공주들. 그녀들은 오래 전 할아버지가 왕 시절에 마법의 숲에 사는 노덜드라 사람들과 있었던 일을 알게 된다. 할아버지 왕은 왕국과 숲을 잇는 의미로 선물을 주는데 그것이 댐 건설이었다.
댐이 완공되고 감사를 전하는 행사가 있던 날, 갑자기 양국간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벌어진다. 그리고 마법의 숲은 안개에 싸여 영원히 닫혀 버린다. 마법의 숲에는 원래 바람, 물, 불, 그리고 땅의 정령이 지키고 있었는데 전쟁 이후 정령들은 분노하고 숲은 더 이상 다가갈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엘사와 안나는 알게 된다.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진실을 알아내고 바로잡아야 숲의 분노가 풀릴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연약한 어린 여자이지만 두려움을 깨며 앞으로 앞으로 달려나간다. (나는 안나가 주먹을 앙 쥐고 달리는 모습이 참 좋았다.)
두 소녀가 알게 된 과거의 진실은 추악했다. 우정의 선물로 줬던 댐은 마법의 숲에 평화롭게 살던 노덜드라 사람들을 파괴하려던 속셈이었던 것. 노덜드라 사람들은 그저 자연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며 순응하며 살아온 사람들이다. 댐이 지어지고 혈투가 벌어지고 나서는 숲은 영원한 안개에 갇히고 그들은 더 이상 파란 하늘을 보지 못했다. 생명의 땅이 긴긴 침묵과 어둠에 잠기게 된 것이다.
진실을 알게 된 소녀의 선택은 무엇일까? 침묵의 숲을 깨우기 위해, 노한 정령들을 달래기 위해, 과거를 바로잡기 위해 안나가 한 것은 바로 댐을 깨부수는 것. 음모와 죽음이 어린 댐을 파괴해서야 비로소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온다. 마법의 숲에도 파란 하늘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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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겨울왕국 2> 스틸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caption]
"물도 기억을 한다." 영화 속 장난꾸러기 눈사람 올라프가 하는 말이다. 물도 기억을 한다면, 우리가 오늘 마신 한 잔의 물은 어떤 기억을 갖고 있을까? 한강 취수장에서 취수되고 정화되어 내 몸까지 흘러온 물은 과연 어떤 이야기와 기억을 갖고 있을까.
강은 또 어떤가. 흰수마자가 헤엄치고 흰목물떼새가 강가 자갈 사이 알을 낳고, 단양쑥부쟁이가 하늘하늘 춤추던 날에 돌돌돌 부드러운 노래를 부르며 여울을 만들며 흐르던 우리의 강은 어떤 기억을 갖고 있을까.
엘사와 안나에게 엄마가 불러주는 자장가가 있다. 그 노래는 이렇게 시작한다.
"바다 저편 북쪽에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강
잘 자거라 아가야.
기억의 강을 건너라."
이제 4대강의 미래가 어때야 하는지 궁금한가? 그럼 엘사에게 한 번 물어보면 어떨까.
*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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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조은미 (환경운동연합 26년 회원)[/caption]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 등 16개 하천 운동 연대기구가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 등 16개 하천 운동 연대기구는 27일 오전 국정기획위원회 앞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민관합동 조사평가 및 재자연화위원회(이하 '4대강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직후 국정기획위원회 사회분과와의 공개간담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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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고 있는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총장 ⓒ환경운동연합[/caption]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총장은 "4대강사업에 책임이 큰 기존의 토목 관료들이 여전히 4대강의 중심에 있다"며, "국무조정실을 관련 업무에서 배제시키고 4대강위원회를 발족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강의 경우 물을 쓰는 곳도 없으니 당장 수문을 열어야 하는데 녹조가 없다고 수문을 열지 않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추가개방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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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고 있는 인제대학교 박재현 교수 ⓒ환경운동연합[/caption]
인제대학교 박재현 교수는 "지난 6월 1일 대통령 지시로 16개 보 중 6개 보의 수문이 열렸으나, 수위가 약간 낮아졌을 뿐 여전히 4대강은 흐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양수 제약수위를 핑계로 삼고 있지만, 이미 모내기 등 농업용수를 쓰는 시기가 지났다고 지적하며 이제는 전면개방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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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caption]
한경대학교 백경오 교수는 "양수제약수위는 국토부 훈령상에는 없는 허구의 개념"이라며, "4대강사업을 하면서 하한수위에도 문제가 없도록 조정되어있어야 하는데, 아직도 현장에서는 현황파악 중이라는것은 불법적"이라고 지적했다.
국정기획위원회 김연명 사회분과 위원장은 "장관이 공석인 상태라 4대강위원회 구성이 사실상 쉽지 않다"고 인정하며, "국정기획위원회가 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합동분과회의 개최등을 통해 시민사회의 제안에 보조를 맞춰가고, 빠른시일안에 4대강 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국정기획위원회 김좌관 사회분과 자문위원은 "당장 올여름 녹조 대응 차원에서 시급하게 추가 수문개방 등을 고려하기 위해 국토부, 환경부, 수자원공사, 시민사회, 전문가가 모여서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며, 시민사회의 참여를 주문했다.
정부는 대통령 지시로 6월 1일 16개 중 6개 보의 수문을 일부 개방해서 20~120cm가량 수위를 낮춘 상태이며, 이후 유속이 다시 정체되어 녹조발생이 심각해지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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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흐름을 막고 선 작은 댐, 신곡수중보. ⓒ박평수[/caption]
얼마 전에는 상괭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활동가를 만났습니다. 상괭이는 한강에서 볼 수 있었다는 토종 돌고래의 이름입니다. 일반 돌고래와는 달리 등 지느러미가 없고, 입이 웃는 상이라 얼굴에서 감정이 느껴져요. 가까운 바다에 주로 살지만, 썰물 때 바닷물이 강을 거슬러 올라오면 그 물살을 따라 상괭이도 강으로 들어오곤 합니다.
그런데 재작년에 한강에서 상괭이가 죽은 채로 발견된 적이 있습니다. 88년에 댐이 생기고 나서는 한강에서 상괭이를 봤다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죽은 채로 모습을 드러낸 거예요. 이유 중 하나로 썰물 때 물에 잠긴 댐을 넘어서 강으로 왔다가 밀물이 되어 다시 드러난 댐을 넘지 못해 한강에서 표류하다 죽은 게 아닐까 추측합니다.
저는 여기까지만 알고 더 이야기해줄 수 있는 상괭이 프로젝트 담당자를 만났습니다. ‘엇지’라는 이름으로 환경 운동을 하시는 활동가예요.
신곡보 바깥의 습지에서 ‘점박이물범’ 발견 기사. 인터넷 뉴스 캡쳐 ⓒ쿠키뉴스[/caption]
1961년의 한강. 보가 설치되기 전 한강에는 좋은 모래밭이 많고 물이 깨끗해 시민들이 강수욕을 즐겼다. ⓒ조선일보[/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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