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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6] 2020년 보건의료 분야 예산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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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6] 2020년 보건의료 분야 예산안 분석

admin | 월, 2019/11/04- 20:05

2020년 보건복지 분야 예산안 분석

- 보건의료 분야 -

 

이경민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정형준 원진녹색병원 재활의학과장

 

전체적인 평가

보건복지 분야 총예산은 82,820,291백만 원으로 전년대비 13.8%(10,031,721백만 원) 증가하였음. 보건 분야 예산은 12,973,891백만 원으로 11.7% 증가하였으며 이는 절대규모에서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2019년 9.0%보다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남. 다만 보건복지 총지출 증가율과 사회복지 총지출 증가율보다는 낮은 것으로 확인됨.

 

보건산업 분야 예산은 전년대비 19.8%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국민건강증진기금 예산이 삭감되었음에도 일반회계 분야 보건산업 관련 R&D 신규 사업이 대폭 확충되었기 때문임. 공공의료 정책 예산은 절대적 규모에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세부사업을 살펴보면 공공의료와 관련된 예산이 삭감되거나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보임.

 

건강보험 국고지원은 법정지원금 20%에 약 1,955,468백만 원 부족한 예산만 편성한 것으로 확인되어 예산심의 과정에서 조정이 필요함.

 

<표 6-1> 2020년 보건복지부 총지출과 사회복지 예산, 보건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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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적인 평가

보건산업정책 사업

<표 6-2> 2020년 보건산업육성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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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산업정책 사업 예산은 2019년 대비 19.8% 증가하여 539,500백만 원이 편성됨.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 운영되는 사업 예산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증가한 이유는 일반회계 분야 R&D 신규 사업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임.

 

보건산업정책 사업은 보건의료 관련 기술의 개발을 통해 궁극적으로 국민건강 증진으로 귀결되어야 함. 그러나 4차 산업 활성화와 일자리 확대를 중심으로 한 보건의료정책이 추진되고 있는데, 사업 추진 목적이 공익적인 목적 달성을 위한 것인지 의심이 듦. 또한 사업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면, 사업에 대한 정당성, 합리성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었던 글로벌화장품육성인프라구축, 해외환자유치사업, 보건의료빅테이터플랫폼구축 등의 사업에 예산을 계속해서 편성하고 있음.

 

보건의료데이터와 관련해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사업은 2,650백만 원의 예산이 편성되었는데, 이는 2019년 6,225백만 원에서 3,575백만 원 삭감된 것임. 박근혜 정부 때 예산이 배정되었지만 최종심의에서 삭감된바 있음. 문제는 법적 근거가 없이 사업이 시행되고 있고, 민간기관에 민감정보인 개인의 건강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사업 추진의 신중성이 요구됨. 그럼에도 의료정보를 가공, 융합, 판매, 취합 사업의 예산이 대폭 확대되었음. ‘의료데이터 보호·활용 기술개발 사업’은 전년대비 112.9% 증가했고, 의료정보기반구축 및 융합지원, 의료기관 진료정보교류기반 구축 등은 신설되어 각각 1,353백만 원, 5,258백만 원이 배정되었음. 여기에 의료데이터 중심병원 지원사업도 9,289백만 원 신설됨. 법적 근거도 없이 개인의 건강정보를 활용하기 이전에 윤리적,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노력이 선제되어야 할 것으로 보임.

 

해외환자유치지원사업은 전년대비 354백만 원 삭감된 9,708백만 원이 편성됨. 이미 필수의료와 관련해 해외환자의 진료는 인도주의적, 선진의료기술 보유의 입장에서 수행되고 있고, 피부미용, 성형 등의 수익성 해외환자 유치모델은 포화상태임. 이미 해외환자를 유치해 의료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전략은 한국의 현 경제적 수준과 의료시스템과도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계속해서 예산을 투입하는 것에 대한 설명이 필요함.

 

글로벌화장품육성인프라구축 사업은 작년대비 32.3% 삭감된 5,449백만 원이 편성되었음.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 화장품 회사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으로 보건의료 분야의 예산 사용 목적과 부합하지 않은 것으로 사료됨. 정부는 화장품의 글로벌화를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고 주장하지만 예산은 매년 삭감되고 있으며, 이는 사업 정당성의 불충분성을 입증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음. 따라서 관련 사업에 대한 면밀한 평가와 이에 따른 예산 삭감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임.

  

공공보건의료확충, 응급의료체계운영지원 사업

<표 6-3> 2020년 공공보건의료확충, 응급의료체계운영지원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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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거점 공공성 강화 사업은 2019년 113,449백만 원에서 2020년 126,420백만 원으로 11.4% 증가하였음. 정부는 작년 10월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필수의료에 대한 공공성 확대 및 공공의료 전환계획을 밝히며, 지역거점의료기관으로 의료원 등의 공공의료기관을 지정하여 이를 정상적이고 양질의 의료제공이 가능한 공공의료 모델로 확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음. 2018년 거점병원 공공성 강화에 113,449백만 원을 책정하여, 사실상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했는데도 2019년 2,971백만 원만 증액했음. 예산의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기능보강 사업 위주로 편성되어 있어 실제 의료인력의 확충 등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예산으로 판단됨.

 

외국인 근로자 등 의료지원 사업은 작년과 동일하게 2,900백만 원이 편성됨. 관련 예산은 외국인근로자와 결혼이민자, 난민 및 그 자녀 등 의료취약 계층을 위한 것임. 2018년 3,301백만 원의 높은 예산집행률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2019년, 2020년 예산은 2,900백만 원으로 삭감되어 편성함. 점차 외국인 근로자와 난민 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관련 예산을 현실에 맞게 증액할 필요가 있음.

 

응급환자미수금대지급 예산은 전년대비 402백만 원 삭감되어 3,614백만 원이 편성됨. 관련 사업은 의료비 부담능력이 없는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비를 대지급함으로써 의료비 때문에 치료는 받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시행되는 정책임. 그간 집행률이 100%였지만 17년 이후로 대지급 지급 건수가 줄어들어 예산이 삭감되었음.

 

중증외상전문진료 체계구축 사업 2020년 예산은 전년보다 3,115백만 원 삭감된 61,463백만 원이 편성됨. 권역별로 외상센터가 존재하지만 우리나라는 예방 가능한 중증외상환자의 사망률이 선진국의 5배가 높은 약 40% 정도나 됨. 예방 가능한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외상진료 등과 같은 사업에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문인력 부족 등의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음.

 

건강보험

우리나라 건강보험 국고지원은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에 의해 당해연도 예상수입액의 일반회계 14%, 국민건강증진기금 6%를 지원하도록 되어 있음. 이에 2020년 건강보험 국고지원은 일반회계 부분 예상수입액 639,260억 원의 14%인 8,949,640백만 원을 편성함. 국민건강증진기금 6%에 해당하는 금액은 3,835,560백만 원이지만 1,955,468백만 원 삭감한 1,880,092백만 원만 편성함. 이는 국민건강증진법에 지원금액이 당해연도 담배부담금 예산수입액의 100분의 65를 초과할 수 없다는 단서조항 때문임. 결국 건강보험 국고지원 예산은 20%에 미치지 못하는 예산만 편성한 것으로 나타남.

 

국민건강증진기금 부칙 단서에 의해 6%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원하지 않은 부분은 법위반이라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음. 그러나 건강보험 국고지원은 1989년 단일국민건강보험제도 시행 이후, 지역가입자들 중 저소득층의 보험재정부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정의 20%를 국고로 지원하기로 사회적 합의를 이룬 것임. 따라서 속히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것과 2022년까지 유효한 국고보조의 한시적인 부칙 규정을 폐기하여 영구적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이 필요함.

 

정부는 그간 법적 수준의 지원금을 매년 지원하지 않아 지난 13년 동안 국고 미지급금이 24조 5,000억 원에 달함. 제도의 도입 취지는 가입자의 급여비용 및 취약계층 보험료 경감 등을 지원함으로 국민의 의료이용의 보장을 위한 것으로 정부는 국고지원 미지급금을 부담해야 함. 나아가 국고지원의 수준을 현재보다 높여 국정과제인 건강보험 보장률을 70%까지 높여야 함. 유럽 국가들의 국고보조는 네덜란드 55.0%, 프랑스는 52.2%이며, 일본도 38.8%, 대만 22.9% 지원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턱없이 낮은 수준임.

 

국민건강증진기금

담뱃값에 포함되어 세수되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의 목적은 국민건강증진법 제1조에 ‘국민에게 건강에 대한 가치와 책임의식을 함양하도록 건강에 관한 바른 지식을 보급하고 스스로 건강생활을 실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증진함을 목적’ 밝히고 있음. 그러나 편성된 항목들을 살펴보면, 보건의료연구개발에 99,356백만 원, 한의약연구 및 기술개발 7,235백만 원, 질병관리연구 R&D 45,494백만 원 등 일반회계 성격의 사업에 예산을 편성하여 시행하고 있음.

 

반면 국가건강검진사업은 9,301백만 원으로 2019년 10,419백만 원에서 1,118백만 원 삭감되었는데 운영비 예산이 삭감된 것에 기인함. 그러나 2020년 당초 예산 요구안이 10,419백만 원이었던 것을 삭감 조정한 것인데, 국가검진사업은 의료급여수급자에게 건강검진 지원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안정적인 건강검진을 할 수 있도록 현실을 반영한 예산이 편성되어야 할 것으로 보임. 또한 국가금연지원서비스는 전년대비 10.3%가 삭감되어 13,997백만 원이 배정됨.

 

국정과제 중 하나인 자살예방 및 지역정신보건사업은 72,900백만 원에서 97,436백만 원으로 33.7% 증가함. 정신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인프라 확충 등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임.

 

결론

2020년 건강보험 예상수입액 63조 9,260억 원 중 일반회계 14%에 해당하는 8조 9,496억 원과 국민건강증진기금 6% 3조 8,355억 원을 합한 12조 7,852억 원을 국고로 지원해야 함. 그러나 정부는 1조 9,554억 원 감액한 12조 6,297억 원만 편성하였는데 결국 법정 지원 20%에 미치지 못한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나타남. 실제 국민건강증진기금법에서의 법정 지급이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 법 위반이라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음. 따라서 일반회계와 국민건강증진기금법을 포함하여 국고지원 20% 이행을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함.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 부칙에 의해 국고지원을 2022년까지 한정적으로 지원하도록 되어 있는 부분을 삭제하여 영구적으로 국가가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함. 고령화에 따른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와 재정 확충의 필요가 요구되는 바, 공공재정의 역할을 위해 국고지원을 상설화할 필요가 있음. 또한 현재 국고지원을 예상수입액으로 하다 보니 매년 부족분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후 사후정산을 하고 있지 않아 사후 정산을 하여 법정지원금을 충당하도록 해야 함.

 

보건산업 분야에 R&D 신규 사업이 증가하여 예산이 증액 편성되었음. 보건산업 분야는 보건의료 분야 기술을 통해 국민의 건강증진 달성을 목적으로 두어야 함에도 사업의 정당성이나 합리성 부분에서 의심이 가는 사업들이 있음. 특히 정부는 보건 분야의 규제완화를 통해 산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목적이 분명하여 의료 규제완화 등 의료를 영리화할 가능성이 농후한 사업들에 예산이 집중되고 있음. 또한 국가 예산 투입이 필요 없는 사업에 여전히 예산이 편성되고 있어 관련하여 예산 삭감 등의 조정이 필요함.

 

공공보건정책 사업은 전년에 대비해 증가하였으나 보건산업 분야 예산과 비교하면 절대적으로 적은 예산이 배정되고 있음. 외국인근로자 등 의료지원, 응급환자미수금대지급, 국가재난의료체계운영, 중증외상전문진료체계구축, 고위험산모·신생아지원 등은 취약계층 지원이나 꼭 필요한 사업임에도 전년과 동일하거나 삭감되는 등 소극적인 예산편성을 하고 있음. 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공공보건 정책 관련하여 적극적인 예산편성이 필요함.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 목적과 취지에 맞지는 않는 보건산업 분야 사업이 시행되고 있는 것은 문제로 보임. 따라서 공공의료와 관련된 사업에 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제도 시행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함.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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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대상의 공공임대주택 공약이 없는 이상한 21대 총선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철거민들의 피와 눈물로 제도화된 공공임대주택

1960년대 개발독재 시대에 정부는 서울 도심의 무허가 판자촌을 강제철거한 후 삶의 자리를 잃은 철거민들을 트럭에 실어 봉천동, 신림동, 사당동, 상계동, 중계본동 등 서울 외곽지대로 이주시켜 ‘집단 정착지’를 만들었다. 당시 정부는 상하수도나 대중교통을 비롯한 기반시설 뿐 아니라 임시로 머물 곳조차 없는 허허벌판에 가난한 사람들을 내몰았다. 주거환경이 열악한 탓에 도심으로 돌아간 철거민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손수 집을 짓고, 길을 닦고, 시장을 만들면서 이곳에서의 삶을 지속하였다. 

1980년대 전후로 서울 곳곳에서 저층 주거지를 전면 철거한 후 아파트를 건설하는 재개발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사업 추진이 가능한 ‘집단 정착지’가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명분으로 개발되었다. 경사가 급한 산동네였던 서울 마포구 도화1공구가 1988년 철거 후 ‘가난한 사람은 가난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 현수막만 덩그러니 놓인 채 평평한 벌판으로 변한 사례는 장소성을 파괴하는 전면 철거 개발의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그림 1).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1978년 책으로 출간되었는데, 소설 속 대책없는 잔인한 철거는 허구가 아닌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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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은 이주 대책 없는 철거에 맞섰던 철거민들의 투쟁과 희생의 결과이다. 1980년대 철거민 운동 과정에서 건물잔해에 깔리거나, 비관자살, 용역깡패의 폭행·방화로 20여 명이 죽고, 수백 명이 크게 다쳤다. 1980년대말 철거민 투쟁의 요구 사항은 임대주택으로 모아졌다(그림 2). 1989년 서울시는 세입자용 임대주택 공급을 의무화했고, 같은 해 3월 노태우 정부가 도봉구 번동에 영구임대주택을 착공해 공공임대주택을 제도화했다. 당시 대한주택공사(현재 LH공사)가 영구임대주택을 2년여만에 완공해 1992년 5월 15일에 입주가 시작되는 것을 보면서, 눈물을 쏟았노라고 상계동 철거민 김진홍은 증언했다. 3)

 

<표 3-1> 우리나라의 공공임대주택 재고 변화(2007~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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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공공임대주택 100만 호 시대

역대 정부마다 연평균 10만호 이상씩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공약했지만 사업시행이 아닌 준공 기준으로 보면,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는 1년에 3~6만호 정도씩 증가하였다. 전체 주택수 대비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 비율은 2007년 2.7%, 2010년 3.9%이며, 매년 0.1~0.2%p 정도씩 증가해 2018년에는 5.0%가 되었다(표 1). 2017년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는 1,002,851호로 100만호 시대가 시작되었고, 2019년에는 110만호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노태우 정부에서 공급하기 시작한 영구임대주택은 출자 비율이 85%로 높아 임대료가 가장 저렴하다. 1990년대 초 공급이 중단된 이후 2010년부터 공급이 재개되었으나 재고량 증가가 거의 없다 최근 소폭 증가해 2019년 재고량은 209,740호로 추정된다. 

김대중 정부에서 공급하기 시작한 국민임대주택은 2010년까지는 크게 증가했으나 노무현 정부에서 착공한 물량이 준공된 2010년 이후에는 공급량이 2~3만호 수준으로 감소하였고, 2017년부터는 1만호 미만으로 더욱 감소하였다. 국민임대주택의 급격한 공급 감소는 박근혜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던 행복주택의 공급 확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공급할 계획인 건설형 공공임대주택 28만호 중 행복주택이 19.5만호(청년 7만호, 신혼 12.5만호)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행복주택은 취약계층에게는 공급량의 20%만 배분되고 나머지는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급되는데, 취약계층에게 배분되는 비율이 적은 문제와 함께 임대료가 시세의 최대 80%로 책정되기 때문에 취약계층이 부담가능한 수준이 아니라는 점 또한 문제이다. ‘행복주택’으로 인해 취약계층을 우선으로 하는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원칙은 크게 훼손되었다. 

노무현 정부는 대규모 택지조성을 통한 건설임대주택 공급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최저소득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저렴한 임대주택을 도심에서 공급할 목적으로 매입임대주택과 전세임대주택을 도입하였다. 2007년 재고는 매입임대주택과 전세임대주택이 비슷하지만 2019년 기준으로는 거의 2배 차이가 날 정도로 전세임대주택 공급이 많다. 임차인의 계속 거주를 보장할 수 없는 사실상 민간임대주택인 전세임대주택보다 매입임대주택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국토부 보도자료에 의하면, 2019년 매입임대주택은 역대 최고 수준인 3.1만호가 공급되었는데. 매우 의미있는 성과라 판단된다. 

시장 임대료에 비해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은 집값 폭등과 소득에 비해 높은 전월세가로 고통 받고 있는 서민들의 주거 문제를 풀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단칸방에 온가족이 거주하던 아동 가구, 지옥고로 고통받던 청년 가구, 노후주택에 거주하던 노인 가구, 불타버린 비닐하우스에 거주하던 가구, 수해로 이재민이 되었던 지하 거주 가구 등 다양한 사연의 취약계층이 공공임대주택에 살고 있다. 하지만 통계청의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의하면, 여전히 전국적으로 227만 가구가 주거빈곤 상태에 놓여있다. 정부는 ‘시장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공공임대주택을 배분한다’는 원칙에 맞게 영구임대주택, 국민임대주택, 매입임대주택의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 유형 통합의 방향과 과제

문재인 정부에서는 저소득 가구의 공공임대주택 임대료 부담 경감을 위한 일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2018년 10월 24일 국토교통부의 「취약계 층ㆍ고령자 주거지원 대책」에서 생계급여와 주거 급여를 동시에 받는 수급자를 대상으로 ‘보증금 없는 매입임대주택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최저소 득계층의 공공임대주택 진입 장벽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 정 책에서 최초로 보증금이 없는 프로그램이 도입된 것으로, UN주거권 특별보고관도 ‘한국 방문보고 서’에서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하였다. 주거급 여 수급자만 대상으로 하는 한계가 있지만, 공공 임대주택의 임대료가 주거급여 수급액을 넘지 않 도록 임대료 기준을 개편할 예정인 점도 최저소득 계층의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할 것이라 판단된다. 

근로능력이 있거나 소득인정액이 기준선을 초과해 수급자가 되지 못하지만 열악한 환경에 사는 빈 곤층도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접근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추가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현재 공공임대 주택 유형 통합이 논의되고 있는데, 방향성 없는 무조건 통합이 아니라 저소득 가구의 임대료 부담 을 경감시키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공공임 대주택의 유형과 상관없이 저소득층이 부담가능 한 임대료를 낼 수 있도록, 임대료 체계를 소득에 따른 차등부과로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공공임대주택의 운영ㆍ관리 과 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에서는 정부의 재정지원이 물량확보 단계에만 이루어질 뿐 운영ㆍ관리 단계에서는 거의 없다. 이 에 따라 운영ㆍ관리 단계에서 LH공사, SH공사 등과 같은 사업시행기관의 임대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와 같이 재정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공공임대주택 유형 통합에 따른 임대료 체계 개편은 사업시행기관의 손실 보전을 위해 저소득 층에 대한 임대주문재인 정부에서는 저소득 가구의 공공임대주택 임대료 부담 경감을 위한 일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2018년 10월 24일 국토교통부의 「취약계층·고령자 주거지원 대책」에서 생계급여와 주거급여를 동시에 받는 수급자를 대상으로 ‘보증금 없는 매입임대주택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최저소득계층의 공공임대주택 진입 장벽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 정책에서 최초로 보증금이 없는 프로그램이 도입된 것으로, UN주거권 특별보고관도 ‘한국 방문보고서’에서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하였다. 주거급여 수급자만 대상으로 하는 한계가 있지만, 공공임대주택의 임대료가 주거급여 수급액을 넘지 않도록 임대료 기준을 개편할 예정인 점도 최저소득계층의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할 것이라 판단된다. 

근로능력이 있거나 소득인정액이 기준선을 초과해 수급자가 되지 못하지만 열악한 환경에 사는 빈곤층도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접근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추가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현재 공공임대주택 유형 통합이 논의되고 있는데, 방향성 없는 무조건 통합이 아니라 저소득 가구의 임대료 부담을 경감시키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공공임대주택의 유형과 상관없이 저소득층이 부담가능한 임대료를 낼 수 있도록, 임대료 체계를 소득에 따른 차등부과로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공공임대주택의 운영·관리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에서는 정부의 재정지원이 물량확보 단계에만 이루어질 뿐 운영·관리 단계에서는 거의 없다. 이에 따라 운영·관리 단계에서 LH공사, SH공사 등과 같은 사업시행기관의 임대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와 같이 재정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공공임대주택 유형 통합에 따른 임대료 체계 개편은 사업시행기관의 손실 보전을 위해 저소득층에 대한 임대주택 공급을 줄이거나 임대료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 집만 제공하면 끝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부담가능한 공공임대주택과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이 연계 될 수 있도록 장기공공임대주택의 운영·관리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에 대한 정부의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 

 

취약계층 대상의 공공임대주택 공약이 없는 21대 총선

우리 사회의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사회적 합의 수준은 매우 높다. 2019년 경향신문의 창사 기획특집에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응답자 10명 가운데 8명은 공공임대에 입주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총선의 단골 공약이었고, 20대 총선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공임대주택을 중심으로 한 주거복지 확대를 약속했다. 하지만 21대 총선에서는 청년과 신혼부부 대상의 임대주택을 제외한 취약계층 대상의 공공임대주택 공약은 여야를 막론하고 자취를 감추었다. 청년과 신혼부부만을 대상으로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정책은 아동가구,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등 사각지대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만든다. 

심지어 21대 총선에서 자유한국당(현재의 미래통합당)은 노태우 정부 때 제도화된 공공임대주택을 이념의 틀로 재단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 ‘사회주의 식 공공임대주택에나 살라고 등 떠밀고 있음’이라고 비판하면서, 임대주택을 폄훼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20대 총선에서 청년‧대학생·신혼부부‧노인 등 다양한 계층에 대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는 점은 완전히 망각한 듯 하다. 

공공임대주택을 누구에게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 없이 대통령 선거 캠프의 짧은 고민의 결과 박근혜 정부 때 청년·신혼부부 대상의 행복주택이 만들어졌다. 문재인 정부 주거복지로드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청년·신혼부부 중심의 정책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청년과 신혼부부뿐 아니라 보편적인 사회적 안전망으로써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거나 주거비 부담이 심각한 취약계층에게 공공임대주택을 우선 공급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지옥고에 거주하는 가난한 청년들의 문제 또한 풀 수 있다. 철거민들의 피와 눈물로 제도화된 ‘철거민들의 영원한 우리 집’인 공공임대주택의 배분에 있어 ‘가난한 사람들의 몫’을 빼앗지 않는 것은 가장 중요한 원칙이 되어야 한다. 

총선 공약은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설계서이다. 정부 여당과 제1야당의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총선 공약이 보완되리라는 기대를 완전히 접을 수 없는 이유이다. 아직 4월 15일 치러지는 총선까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50일 이상이 남았다. 집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취약계층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약이 발표되기를 오늘도 기대한다.

 

 

 

 

1) 서울시에서는 1989년 이후 「서울특별시 주택개량재개발사업 업무 지침」에 근거하여 주택재개발사업 시 세입자용 임대주택 건립을 의 무화하여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고 있다(장영희ㆍ박은철, 2006, 재개발임대주택 정책 개선방안, 서울연구원). 

2) 1989년 3월 서울시는 같은 해 5월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지역 은 세입자들을 위한 영구임대주택을 사업지역 내에 건립하도록 방침 을 바꾸었다(김수현, 1998, 서울지역 주거권운동의 전개과정: 철거 민이 본 철거, 한국도시연구소). 

3) 한국도시연구소가 주관한 제6회 주거복지 컨퍼런스 기조 강연 ‘공공 임대주택 30년과 주거복지’의 토론자로 참석한 김진홍은 상계동 철 거민이자 주거연합의 전 이사장이다. 

4) 「장기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삶의 질 향상 지원법」상 장기공공임대주 택은 최소 30년 이상 임대해야 하나 본 표에서는 20년 이상 임대하 는 주택을 장기공공임대주택으로 집계하였다. 

5) 전세임대주택 입주자는 공공과의 재계약을 통해 20년간 지원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그러나 민간주택을 활용하는 모델이기 때문 에 임대인이 재계약을 원하지 않거나 큰 폭의 임대료 인상을 요구 할 경우 입주자의 주거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존재한다. 한정적 인 지원금으로 구할 수 있는 주택의 품질이 낮은 문제와 함께 주거 비 보조 제도의 본질적인 한계인 주변 시세를 상승시키는 문제도 존 재한다. 

6) 국토교통부, 2020년 1월 31일자 보도자료, ‘19년 공공임대주택 13.9만 호 공급, 계획보다 3천여 호 초과달성’.

 

7) “중산층 82% ‘공공임대 생각 있다’ 왜 이렇게 답했을까”, 경향신문 2019년 10월 10일자.

 

월, 2020/03/09-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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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한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윤석열 정부는 지난 1년 긴축과 민영화로 공공의료를 공격하는 철저한 신자유주의 의료정책을 폈다. 대통령 자신이 “보건복지부는 보건복지 관련 사회 서비스 산업부로 봐야”한다고 했고, “복지는 돈 쓰는 문제가 아니고 민간과 기업을 참여시켜 준시장화 해야”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팬데믹이 한창인 5월에 집권했다. 한국 당시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2~4월 초과사망자가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많이 발생한 직후였다1)긴축과 맞물린 방역 완화 때문이었지만 열악한 공공의료가 낳은 재앙이기도 했다. 향후 심각한 팬데믹이 더 빈번하게 닥쳐올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새 정부는 의료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절박한 과제가 있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반대였다. 인수위 국정과제에서부터 공공병원 설립이나 인력확충이 아니라 ‘민간병원 육성’을, 국민건강보험은 보장성 강화가 아닌 ‘지출효율화’와 ‘재정관리 강화’를 내세웠다. 반면에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개인의료정보 상업화, 의약품·의료기기 규제완화, 원격의료 등 의료민영화 정책들을 제시했다.2) 이런 기조가 지난 1년 서민들의 삶을 더 팍팍하게 했고 생태와 경제 등 다중위기에 시민들의 생명을 근본에서 위협했다.

코로나19, 각자도생 강요하며 국가책임 방기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 윤석열 정부는 혹독한 각자도생 정책을 추구했다. 집권하자마자 ‘긴축재정’을 표방하더니3) 생활지원비와 유급휴가비 지원범위를 축소하고 재택치료비 지원을 중단했다. 돈을 아껴 감염병 고통을 서민에게 전가한 것이었다. 이는 ‘숨은 감염자’를 더 많이 늘렸다. 격리의무는 유지하면서 생계지원이 줄어 진단검사를 회피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컨대 공식 확인된 확진자는 크게 늘지 않는데도 위중증 환자가 크게 늘어 응급실이 코로나19 의심환자들로 적체되는 등 의료가 마비되었다.

정부는 의료대응역량도 축소했다. 6월부터 전국의 모든 생활치료센터 문을 닫아 고시원이나 장애인시설에서 거주하는 확진자는 격리를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들은 보건소에 연락해도 “알아서 민간 숙소를 찾으라”는 답을 듣게 되었다. 또 정부는 ‘자율입원’을 확대했다. 국가의 병상배정 책임을 스스로 면제했다. 이로 인해 환자와 가족들이 알아서 병상을 찾아야 했고 민간병원들이 코로나19 환자 입원거부를 해도 막기가 더욱 어렵게 되었다. 정부는 그간 전담병원에 보상했던 지원을 아꼈다. 행정과 재정을 축소한 긴축대응이었다.

윤석열 정부하에서 7월부터 6차 유행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백경란 질병청장은 “국가 주도 방역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면서 책임있는 정책을 내놓지 않았다. 유행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고 개인의 자발적 방역 참여만을 강조했다. 시민들은 ‘질병구경청’, ‘국가 도주 방역’이라는 조롱을 퍼부었다. 그 결과 8월에는 하루 사망자가 83명으로 급증해 100여 일 만에 최대를 기록했는데, 정부는 “독감처럼 받아들이라”면서 “입원해도 할 게 없다”는 식의 대응을 했다. 코로나19를 독감과 비교하는 것도, 입원치료가 의미 없다는 주장도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정부는 국민과 제대로 위험소통을 하지 않으며 방역을 포기했다. 사망자 증가에도 “일희일비 않겠다”고 하는 등 국민들의 삶과 죽음에 무감각했다.

공공의료 공격하며 민간병원 배불리기

후보시절부터였다. 2021년 12월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자 윤석열 선대위는 “국립중앙의료원의 모든 병상을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보수언론과 함께 “정부가 민간병원만 쥐어짜고 공공병원은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마타도어에 나선 것이다. 실상은 10%의 공공병원이 코로나19 환자의 70∼80%를 치료하고 있었다. 국립중앙의료원도 취약계층에 대한 최소한의 진료를 제외하면 모든 병상이 코로나19 치료에 전념하고 있었다. 반면 민간병원들은 돈벌이 진료를 멈추지 않으려고 고작 1.5~ 3% 정도의 병상만 내놓고 있는 상황이었다. 보수언론과 윤석열 후보는 이런 민간병원 돈벌이를 비호하면서, 공공병원에 입원해 있는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들 마지막 한 사람까지 내쫓으라고 주장한 것이다. 결국 이 주장이 관철돼 이듬해 1월 초까지 80여 명의 저소득층, 행려·노숙인, 이주노동자가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전부 쫓겨나게 되었다.

윤 대통령이 당선 후 국립중앙의료원을 공격한 것은 자연스런 수순이었다.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사업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사업비를 삭감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요구한 1,050병상을 760병상으로 규모를 축소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서민들의 생명과 건강의 보루이자 공공의료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이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내원하는 환자 중 의료급여 환자 비율은 2019년 25.9%에 달하고 응급, 중증외상, 감염병, 심뇌혈관 등 필수 중증 의료 중앙센터 역할도 한다. 이런 병원이 제 기능을 하려면 적어도 1,000병상은 있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묵살되었다. 기재부는 615억 원을 더 쓰지 않아 상징적 국가 병원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데, 부자와 기업들에게는 향후 5년 간 수십~수백조 원을 감세하기로 했다.

정부여당은 지방의료원 민간위탁 민영화도 추진했다. 공공병원이 민간에 위탁되면 수익성 중심 의료행위를 강요받을 것이라는 점은 역사적 경험이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공약사항이었고 국민의힘 지자체장들이 앞장섰다. 경북 포항·김천·안동의료원, 대구의료원, 서산의료원 등이 그 대상으로 언급되었고, 가장 우선 공격 대상이 된 것은 성남시의료원이었다. 경영이 어렵고 시 재정이 많이 든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성남시의료원 경영 문제는 지난 3년 코로나19 치료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기 때문이었다. 성남시의료원 뿐 아니다. 많은 공공병원들은 코로나19를 거치며 의사 인력, 진료건수, 수술건수, 필수진료과 개설률, 의료수익 등이 크게 감소했다.4) 윤석열 정부는 공익을 위해 나섰다가 위기에 처한 공공병원 재정을 책임지고 지원하기는커녕 이를 핑계로 민간위탁하려 한다. 성남시의료원은 그나마 노동조합들과 시민운동의 만만치 않은 저항 때문에 민간위탁이 잠시 멈춰지게 되었지만 불씨가 여전하다.

새로 설립하기로 약속되거나 예정되었던 공공병원들에도 적신호가 켜지게 되었다. 제2대구의료원은 코로나19 첫 유행지인 대구에 짓기로 전 시장이 약속도 했지만, 윤석열 정권 등장과 홍준표 새 시장 당선 직후 무산되었다. 광주와 울산에 지어질 지방의료원도 기재부가 타당성 재조사에 들어갔는데 ‘경제성’ 평가에 발목을 잡힐 것이 우려되고 있다. 지방의료원이 하나도 없는 몇 안 되는 대도시들에도 이토록 공공병원 설립이 불투명한 것은 경제논리에 생명과 건강을 종속시키는 정부 기조 때문이다. 

한편 정부가 내놓은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 내용은 공공기관 예산절감, 인력감축, 민간과 경합하는 기능축소, 자산매각을 포함하는 민영화 종합세트였다. 이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윤석열 정부는 국립대병원 정원을 감축하려 했다. 공공병원 간호사를 비롯한 인력은 평소에도 늘 부족해 허덕이고 과로하다 사직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많았다. 코로나19 상황에도 그런 부족한 인력으로 감당하며 피눈물을 쏟았는데도, 정부는 인력을 늘리기는커녕 오히려 냉혹하게 줄이려 했다. 이에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립대병원 노동자들은 공동파업으로 맞섰다. 투쟁의 성과로 국립대병원은 공공기관들 중 정원 감축 대상에서 예외가 된 두 기관 중 하나가 되었다. 지난 1년 윤석열 정부의 시장주의 공격을 대중운동으로 막아낸 사실상 유일한 사례였다.

오랜 시장주의 의료정책이 누적된 결과, 한국의 필수의료는 지난 한 해 심각한 붕괴를 보였다.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 중이던 간호사가 뇌출혈이 발생했는데도 긴급수술을 할 수 있는 신경외과 전문의가 없어서 사망했다. 2023년도 소아과 전공의 지원율은 10%대였다. 길병원은 전공의가 없다며 소아청소년과 병동을 폐쇄해 충격을 줬는데, 연달아 여러 병원들에서 같은 일이 일어났다. 의료계가 요구하는 대로 정부는 수가 인상책을 꺼내들었다. 그러나 이는 환자 의료비와 건강보험료를 올려 95%가 민간인 병원수익만 올려줄 정책이다. 병원이 돈을 더 번다고 전문의 고용을 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은 지난 십수 년간의 경험이 증명하고 있다. 필요한 것은 공공의료의 강화이지만, 정부는 불평등과 시장주의를 강화할 오답만 내놓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축소

윤석열 정부는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대책을 내놓는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이 과잉진료를 유발하여 재정 건전성을 위협한다고 주장하면서, 재정 건전화를 위해 기존 보장 항목을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MRI와 초음파를 재검토 사항의 예로 들었고, 본인부담 상한제 기준을 상향하겠다고 했으며, 산정특례제도 혜택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5)

그러나 정부의 주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치에 맞지 않다. 우선 한국의 건강보험 지출은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매우 적어 보장성이 낮은 것이 문제이지 ‘재정 건전성’을 운운하며 긴축할 상황이 아니다. 한국은 국가가 지출하거나 건강보험으로 보장하는 의료비의 GDP 대비 비율이 OECD 평균의 약 1.5배 적고, 민간의료보험에 의존하거나 본인부담 의료비로 지출하는 의료비의 GDP 대비 비율은 거꾸로 약 1.5배 많은 나라다. 공적 지출이 적어 개인 부담이 높은 것이다. 입원비 건강보험 보장성이 67%로 OECD 평균 87%보다 매우 부족한 것으로도 나타난다. 또 과잉진료의 원인은 정부가 주장하듯 ‘환자의 도덕적 해이’ 때문이 아니라 민간 의료공급자들의 과잉진료 때문이다. 한국은 일인당 의사 진찰 건수가 OECD 국가들 중 압도적 1위인데 이는 OECD가 행위별수가제 때문이라고 해설한 바 있다. 높은 보장성이 과잉진료를 낳는다면 무상의료를 실시하는 유럽 국가들은 그 문제가 심각해야 할테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한국은 민간병원들이 무분별하게 병상을 늘리고 CT, MRI도 OECD 평균의 1.7배를 보유하면서 갑상선, 무릎, 척추 수술을 외국의 몇 배나 하기 때문에 과잉진료가 많은 것이다.6) 또 실손보험이 비급여 확대와 과잉진료를 유발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 정부가 민간병원과 보험을 통제하지 않고 불필요한 의약품·의료기기를 규제완화로 무분별하게 시장진입시켜 비급여를 양산하면서 과잉진료 책임을 환자들에게 돌리는 것은 적반하장의 태도이다. 이는 철저히 기업주들의 주문에 따른 정책으로, 건강보험을 약화시켜 공공부문의 기업 지출을 줄이고 민간의료시장을 확대하려는 것이다.7)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개인의료정보 상품화

이렇게 건강보험 보장성을 축소하면서 정부가 애쓰는 것은 민간의료보험 시장을 넓혀주고 나아가 직접 치료까지 허용하는 것이다.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라는 이름의 정책은 영리회사의 의료행위를 금지한 한국 의료체계의 공적 안전망을 허물고 보험사에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것이다. 민간보험사가 건강관리로부터 시작해 의료서비스 자체를 좌지우지하는 미국식 의료민영화(HMO)로 나아가는 정책이다. 윤석열 정부는 12개 업체에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시범 인증을 부여했다. 여기에는 삼성생명 가입자 대상 서비스, KB손해보험 자회사가 운영하는 서비스 등이 포함됐다. ‘비의료’라는 건 말 뿐이고 사실상 민간보험을 중심으로 영리기업의 의료행위를 허용한다. 건강증진, 예방, 재활은 WHO가 규정한 일차보건의료의 일부이며 만성질환은 관리가 다름 아닌 치료다. 정부는 아예 노골적으로 민영보험사에게 만성질환은 ‘직접치료’ 목적으로도 허용하겠다고 했고, 사업범위는 ‘포괄적’으로 확대해주었다. 그리고 민간의료보험사가 만성질환 관리와 치료를 담당하면서 병원을 알선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8)

민간보험사에 환자 의료정보를 전자전송하는 정책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 이는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법’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보험사들이 환자 보험금 지급을 편하게 해 더 많이 지급하려고 이 정책에 혈안일 리 없다. 실제로는 실손보험에 가입한 국민 80%의 모든 진료자료를 실시간으로 보유하기 위한 것이다. 소액진료 뿐 아니라 공보험 진료를 포함한 모든 의료정보를 전산화·표준화된 형태로 축적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법이 통과되면 환자들은 보험금 지급을 더 많이 받는 게 아니라 결과적으로 더 적게 받게 될 것이다. 보험사들은 지금도 어떻게든 환자 개인 건강정보, 의료정보를 수집해서 환자를 선별하고 등급을 매겨서 보험료에 차등을 두거나 보장범위를 줄이려 한다. 정부가 정말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금 지급을 늘리고 싶다면 보건당국이 나서서 보험사들의 최저 지급률을 법제화하면 된다. 카지노와 로또에도 최저 지급기준이 있는데 민간보험은 그런 하한도 없이 완전히 무규제 시장에서 돈벌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근본적으로는 비급여를 양산하고 그 비용을 천정부지로 올리며, 과잉진료를 일으키는 실손보험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충분히 올리면 애초 국민들이 실손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 개인의 건강정보·의료정보를 민간보험사 등 영리기업에 제공하려는 규제완화도 계속하고 있다. 최근 심평원의 가명정보가 민간 보험사들에게 팔려나간 일도 폭로된 바 있다. 가명정보는 다른 정보와 결합되면 개인 식별이 충분히 가능한 정보이다. 윤석열 정부는 이 가명정보의 기업활용을 더 용이하게 하도록 법도 만들려 하고 있다. 소위 ‘디지털헬스케어법’을 통해서다. 이 법에는 개인의 실명 의료정보를 기업에게 넘기는 ‘고속도로’를 뚫겠다는 내용도 있다. 각자에게 자신의 정보 통제력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클릭 한 번에 민감한 의료·건강정보를 기업에 통째로 넘길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의료 마이데이터’라고도 부른다. 온갖 군데 흩어진 정보를 한 번에 기업에 넘길 수 있도록 정부가 직접 나서 질병청, 건강보험공단, 심평원, 의료기관, 웨어러블기기 등에 있는 정보를 한데 모으는 작업도 이미 해두었다. 현행 의료법은 아무리 개인이 동의하더라도 제3자에게 함부로 전자정보를 전송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는 기업과 개인 간 권력격차가 있는 사회에서 민감한 의료정보를 보호하려는 취지일 것이다. 정부는 개인 정보인권에 대한 이런 안전장치를 허물어 기업 돈벌이를 장려하려 한다.

플랫폼 민영화 원격의료 추진, ‘혁신’이라는 신기루로 규제 완화

올해 상반기 정부가 가장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의료민영화 하나를 꼽자면 원격의료일 것이다. 원격의료는 단순히 의료를 대면으로 하는지 비대면으로 하는지에 관련한 사안이 아니다. 비대면 의료라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다는 명목으로 영리기업에 의료시장을 열어주는 것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영리기업에 원격의료 시장을 열어주는 것은 세계적 추세이며, 나오미 클라인이 말한 ‘재난자본주의’의 보편적 재현이다. 예를 들어 캐나다 정부는 팬데믹을 맞아 영리기업에 원격의료를 허용했다. 그 결과 캐나다는 원래 의료를 공공에서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원칙의 붕괴를 경험했다. 의료서비스가 유료화되어 환자 부담이 늘었고 민간의료보험 적용대상이 되었다. 또 원격의료 제도는 공공 보건의료자금이 영리기업으로 흐르는 통로가 되었다. 과다청구도 늘었다. 공공적 무상의료하에서는 불필요했던 돈벌이 과다청구가 자행되었다. 기업이 민감한 개인의료정보를 다루니 유출 사건도 더 쉽게 발생했다.9)

원격의료가 도입되면 이와 비슷한 일이 한국에서 반복될 것이다. 지난 3년 동안에도 이미 ‘닥터나우’같은 플랫폼 업체들은 의약품 오남용과 과잉처방을 부추겼다. 전문의약품이 버젓이 광고되었고, 의약품 선택서비스가 제공됐으며, 탈모약·여드름약 ‘성지’ 병원들이 생겨났다. 95%가 민간의료기관이라 안 그래도 과잉진료와 과잉처방은 더 늘어날 것이다. 또 복지부 2차관은 플랫폼 돈벌이는 수가 인상으로 해결하겠다는 발언을 했는데, 이는 원격의료가 도입되면 환자 부담과 건강보험료가 인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간에는 의료로 돈벌이를 할 수 없었던 자본들은 ‘배달의 민족’이나 ‘카카오 택시’와 마찬가지로 의료로 영리를 추구할 것이고 그러면서 의료 생태계 자체를 상업적으로 왜곡시킬 것이다.

새로운 기술 도입을 명목으로 규제를 우회하는 다른 예는 의료기기·의약품 규제완화다. 정부는 새로운 의료기술에는 기존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면서 제대로 된 안전·효과 평가를 생략하거나 유예하는 방식을 채택하려 한다. 이런 디지털 예외주의(digital exceptionalism)는 세계적 추세이나, 한국은 결코 다른 나라들에 못지않다. 윤석열 정부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디지털기술 같은 ‘혁신 의료기술’은 기존에 잠재성 같은 별도 기준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서 아예 선진입-후평가를 하겠다고 발표했다.10) ‘혁신’이란 안전과 효과가 명확히 입증돼 시민들과 환자들에게 분명한 효용을 제공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정부는 단지 ‘새로운 것’이면 다 ‘혁신’이라는 엉터리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최근 과방위를 통과한 ‘인공지능산업육성법안’에서는 인공지능 관련 의료기술에 대해 선진입-후평가를 허용했고,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에 논의될 ‘규제과학혁신법’은 식품·의료기기·의약품·건강기능식품 등을 총망라해 ‘예외주의’를 실현하려는 내용이다. 이런 규제완화는 공통적으로 기업 돈벌이를 위해 환자를 마루타 삼는 것이나 다름없다.

마치며

윤석열 정부는 겨우 집권한 지 만 1년이 됐을 뿐인데도 이처럼 공공의료를 공격하고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는 데 전방위적이었다. 긴축과 민영화가 고통과 죽음을 낳는다는 연구와 저서들은 이미 차고 넘치지만, 이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들이야말로 그 구체적인 현실의 표본들이라 할 만하다. 문제는 강력한 사회운동의 부재다. 이 정부 4년이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반복될 팬데믹·기후 재난과 경제위기 시대에 수많은 사람들이 겪을 재앙과 죽음을 방치하는 것이다. 연대와 저항이 실로 절실한 이유다. 


1) Our World in Data – Statistics and Research. Coronavirus(COVID-19)

2)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 2022.5

3) 기획재정부, 2022년 국가재정전략회의, 2022.7

4) 이흥훈, 감염병 전담 공공병원의 현황과 회복을 위한 과제, 공공보건의료 회복과 필수의료 국가책임 강화를 위한 토론회, 2022.9.26

5) 보건복지부,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및 필수의료 지원 대책(안), 2022.12.8

6) OECD health at a Glance 2019

7)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보험 국민부담 현황과 새정부 정책 혁신과제, 2022.4

8) 보건복지부,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 및 사례집 2차, 2022.9

9) Canadian Health Coalition, NUPGE report warns against privatization through virtual health care, 2022.1.26

10) 관계부처 합동, 바이오헬스 신산업 규제혁신 방안, 2023.3.2

The post [기획4] “복지부를 보건산업부로”, 긴축과 민영화로 점철된 윤석열 정부 보건의료 1년 appeared first on 참여연대.

월, 2023/04/0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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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 역행하는 보험업법 개정 논의 중단하라

보험업법 개정은 의료법, 국민건강보험법 위반

보편적 의료 이용을 위해서는 국가가 책임지는 건강보험 강화 정책 필요

 

어제(24일)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를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를 요구하며, 정부가 그간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철회하고 동의로 선회했음을 밝혔다. 그러나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로 운영되는 의료기관이 민간실손보험 청구를 수행할 의무는 없다. 또한 개인의 의료정보를 민간보험사에 제공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이다. 더욱이 개정안 내용이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과 역행하는 것은 심각하게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이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사회연대에 기초하여 보편적으로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공적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여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경감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하며, 개인이 임의로 가입하여 사적으로 부담하는 보험료에 기초한 민간실손보험을 강화하는 개정안 논의는 공적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에 역행하는 것으로 즉시 중단되어야 함을 주장하는 바이다.

 

민간실손보험은 가입자와 민간보험회사의 사적계약을 통해 운영되고 있어 가입자가 보험료를 직접 보험회사에 청구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은 민간실손보험 청구절차를 간소화한다는 명목하에 의료기관이 직접 보험료를 청구하도록 하고 있는데, 여기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내지 전문중개기관을 중개기관으로 둘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개인의 의료정보를 보호하고 있는 의료법 제21조를 위반하는 것으로 보험업법 개정안만으로 처리될 사안이 아니다. 그리고 심평원은 건강보험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인데, 민간실손보험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은 국민이 부담하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의 본질에 반하는 것이며, 국민건강보험법상 심평원의 기능과 책무에도 부합하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7년 기준 62.7%로 2006년부터 큰 변화 없이 60%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OECD 국가 평균 보장률 81%에 비해 현저히 낮아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여 국민 누구나 의료 이용의 차별없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개정안에서는 민간실손보험이 건강보험을 보완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상정하여 건강보험에서 보장성을 넘는 일정 부분에 대하여 민간실손보험을 보완재 내지 대체재로 간주하고 있다. 이는 현 정부가 비급여를 급여화하여 건강보험의 보장률을 높이겠다는 국정과제 약속 이행을 파기한 것으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귀결된다.

 

따라서 국회는 민간실손보험 강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 논의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건강보험의 국고부담율 준수와 고령화에 따른 중장기적 재정투입 확대 등 지속적인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정책을 분명히하고, 건강권 보장의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보험업법 개정을 폐기할 것을 요구한다.

 

▶ 성명 https://docs.google.com/document/d/1T_l_49uWaZ7M9h8hznuq4Eq7pcwjlBOq93B9...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https://docs.google.com/document/d/1T_l_49uWaZ7M9h8hznuq4Eq7pcwjlBOq93B9... style="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target="_blank" rel="nofollow"> 

금, 2019/10/25-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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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김보영 영남대학교 교수

 

K-방역의 성공은 또다른 개발국가의 모습이었는가

K-방역은 한때 국민적인 자부심과 같았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확진자 수가 급증하던 작년 2월 중순에서 한 달간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새로운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거리는 텅텅 비었고, 외국에서 전해지는 한국인에 대한 격리조치와 입국금지 조치 소식에 국가적 자존감은 추락했으며 마스크 몇 장을 위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사람들의 불안과 불만은 극에 달하는 듯했다. 하지만 3월 중순부터 서구 유럽국가들의 급격한 코로나19 확산으로 반전이 일어났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평소 선진국의 표상이라고 여겨졌던 국가들에서 전국적인 이동제한령(national luckdown)이 내려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초기 확산의 중심지였던 대구·경북에 대해 봉쇄를 언급했다는 이유만으로 여당 대변인이 사퇴를 하는 상황이었는데 아예 전국을 봉쇄하는 나라들을 보게 된 것이다. 마스크 구매 5부제로 마스크 수급도 안정을 찾으면서 국민들은 우리나라의 대응을 다시 보게 되었다.

 

이러한 K-방역의 성공은 이어진 4월 총선에서 여당에게 180석이라는 역사적 대승을 안겨주었다. 그러자 정부정책에서 K-방역은 모든 것에 우선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될수록 문제는 더이상 감염병에만 있지 않았다. 감염병으로 초래된 사회경제적인 위기 징후들은 곳곳에서 노골화되기 시작했다. 감염병의 진정과 확산이 반복되면서 사람들의 경제활동과 사회활동은 위축되고, 그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관계적 고립, 돌봄의 부담은 더욱 취약하고 소외된 계층과 집단에 집중되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K-방역의 그늘 아래, 이로 인한 희생과 비용에 대한 부담은 그대로 개개인에게 방치되고 있다.

 

이제 백신이 보급된다고는 하지만 지속적인 변종의 출현 등으로 코로나19의 종식은 점차 불투명한 희망이 되고 있다. 이제는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정착하여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그만큼 무조건적 방역 우선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방역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희생과 피해에 대한 지원 논의가 나올 때마다 재정 안정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한다. 분명 나라의 재정은 국민을 위해 존재할 것인데 이러한 입장이 나올 때마다 국가의 재정을 위해 국민이 존재하는 것인가란 의구심을 갖게 되는 이유이다.

 

기실 이러한 정부의 모습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경제개발에 있어서 눈부신 성과를 경험했지만 그 과정에 발생하는 사회적 희생과 피해에는 늘 인색한 전형적인 개발국가의 모습이었다. 이는 IMF 경제위기를 겪으면서도, 민주화가 진전되는 상황에서도 조금 나아지긴 했다고 해도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다. 그 결과가 급속하게 하락한 출생률과 불안정한 고용, 양극화 등 사회적 대가로 이어져도 이에 대한 대응은 늘 부분적이었고, 국민들을 보호하기 보다는 재정 안정성의 걱정이 우선했다. 그로 인한 비용과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대부분 취약한 개개인과 가족의 몫이었다.

 

성공적인 K-방역은 경제개발 영역이 아닌 사회정책적 대응의 우수성을 보여주었다고 여겨졌기에 개발국가를 벗어나는 전환을 맞이하는 것이 아닌가 기대가 있기도 했었다. 하지만 방역이라는 국가적 최우선 과제아래 모든 정책과 대응이 집중되면서 나타나는 취약한 사람들의 희생과 피해, 그리고 국가의 방조는 단지 개발의 자리를 방역이 대신한 것일 뿐이었던가 생각하게 한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어느 나라보다도 성장률 방어에 성공하며, 빠른 경제수치의 회복을 보이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더욱 소외되고 배제된 사람들의 삶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결국 방역도 국민의 삶을 보호하기보다는 경제성장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이번 복지동향에서는 K-방역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코로나19 대응의 명과 암을 다시 조망하면서 여성, 교육에서 나타난 문제와 과도한 거리두기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의 문제를 짚어보았다. 최정은 연세대학교 공공문제연구소 전문연구원은 최근 조사결과 등을 토대로 불평등한 코로나19의 사회적 피해를 살펴보고 그 취약성을 더욱 드러내고 있는 복지정책의 문제를 다루었다. 방역을 위한 정부조치에 의해 발생하는 피해 보상문제를 앞장서 제시했던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둘러싼 쟁점을 따져보았다.

 

 

물론 K-방역의 성공은 많은 생명을 구했다. 하지만 방역에만 편중된 정책은 많은 삶을 저버렸다. 이제 코로나19는 미지의 공포라기보다는 앞으로 안고 살아가야 하는 위험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 이제 초기의 공포와 이어진 선방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정하게 복기를 해볼 때이다. 그럴 때만이 우리는 지금의 어느 때보다도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깊어가는 위기를 넘어서 도약과 극복의 계기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수, 2021/06/02-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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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글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797603" rel="nofollow">[편집인의글] 복지동향 제272호 | 김보영 영남대학교 교수, 복지동향 편집위원

 

기획주제 : K-방역의 공정성을 묻다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797599" rel="nofollow">[기획1] 코로나19의 위험과 사회적 피해의 균형 찾기│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797596" rel="nofollow">[기획2] K-방역이 외면한 사람들과 그늘│최정은 연세대학교 복지국가연구센터 전문연구원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797584" rel="nofollow">[기획3] 개인을 위한 국가인가? 국가를 위한 개인인가?│조정훈 시대전환 국회의원

 

동향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797581" rel="nofollow">[동향1] 미얀마 사태에 우리는 아무런 책임이 없을까?│전은경 참여연대 정책기획국 활동가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797573" rel="nofollow">[동향2] 국민연금 체납 사업장 노동자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오종헌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국장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797556" rel="nofollow">[동향3] 한부모기본소득을 제안한다 | 유지영 남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복지톡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797543" rel="nofollow">[복지톡] “시민이 감시하는 예산” 나랏돈을 지켜보는 두 눈│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실행위원

 

복지칼럼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795581" rel="nofollow">[복지칼럼] 이용자 중심의 사회적 돌봄 서비스 제공을 위한 세 가지 조건│최영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수, 2021/06/02-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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