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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수의 ‘나라살림을 제대로 바꾸는 법’]공무원 초과근무수당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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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수의 ‘나라살림을 제대로 바꾸는 법’]공무원 초과근무수당 무엇이 문제인가

admin | 토, 2019/10/19- 01:29

정부는 최근 초과근무수당 체계를 전면 개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민들의 여론이 매우 악화돼 개선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게 부정수령 문제다. 교육부는 총 53건의 부적절한 업무사례를 적발했다. 한 사립고교 직원은 초과근무를 신청한 뒤 학교에 남아 개인 용무를 보고서도 근무한 것으로 보고했다. 그가 2014년 3월부터 4년 이상 부당수령한 초과근무수당만 1570만원에 달했다. 서울시 서초구청 주민센터 직원들은 지난 6월 초과근무를 신청한 뒤 야간에 회식을 했다. 이들은 이렇게 음주를 한 뒤 수당을 받기 위해 사무실로 돌아와 지문만 찍고 퇴근했다.

감사원 ‘2018회계연도 결산검사보고’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의 한 직원은 초과근무를 하면서 식비가 부족하자 외상으로 식비를 처리했다. 이후 그는 ‘각 부처 조직 및 인사 관리 운영을 위한 업무 협의’를 한 것처럼 지급결의서를 가짜로 꾸민 뒤 업무추진비로 외상값 435만여원을 갚았다.

그런데 이런 일이 일어나면 한결같은 대응논리가 있다. ‘임금 보전을 위해서’라는 것이다. 한국갤럽의 ‘초과근무수당 제도 개선을 위한 방안 연구’ 보고서(2012년)에 따르면, 공무원 일반직(비현업) 응답자 74.3%가 이렇게 답했다. 나머지는 공직윤리 부재나 봐주기식 문화라고 답변하고 있다. 현재 공무원 수당은 중앙정부 18종, 지방정부 35종이 책정돼 있다. 과거 공무원의 급여가 너무 낮아 만든 제도들이다. 초과근무수당은 그 중 하나에 불과하다.

 

(중략)

 

핵심은 연공서열제다. 초기 몇 년 공무원 급여가 낮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호봉수당제가 이를 보전할 뿐만 아니라 나중에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연봉이 상승한다. 임금피크제로 상후하박을 하후상박으로 바꾸어야 한다. 또한 수당 부정수령은 국민의 세금을 도둑질한 부정부패 행위로 엄벌해야 한다. 음주운전처럼 한 번만 걸려도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현재 인사혁신처 소관 ‘공무원 수당 등에 대한 규정’에 따르면 일반직 공무원(비현장)은 1일 4시간, 1개월 57시간 이내로 시간외근무가 제한된다. 부정하게 수당을 수령하다 적발되면 수령액 환수, 시간외근무수당 지급 정지 정도의 매우 약한 페널티를 받는다.

과거보다 공무원 처우가 좋아졌는데 아직도 수당 부정수령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공직사회의 윤리의식 부재 때문이다. 공직자 윤리규정을 보다 엄격하게 만들고 부정수령한 공무원을 퇴출하는 방식으로 징계를 강화해야 한다.

공직에 봉사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하지만 이건 시대착오적인 얘기다. 임금을 깎을 필요는 없다. 봉사한다는 생각을 버리자. 그런 생각이 부패의 시작이다. 진정한 서비스맨으로서의 공직이 되어야 한다. 정부의 혁신을 일단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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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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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고뿌(컵) 없이는 못마십니다.’

1970년대를 풍미했던 코미디언 서영춘이 부른 <사이다송>이라는 노래다. 이 노래는 인천을 상징하는 몇 가지 스토리 중 하나다. 실제로 1905년 인천 중구 신흥동에는 인천탄산제조소라는 회사가 세워져 미국 전동기를 가지고 사이다를 생산했다는 기록이 있다. 인천은 1883년 최초의 개항항으로서 이런 근대적 기록이 많다. 인천 성냥공장도 이런 흐름의 하나다.

 

그런데 인천시가 다음달 인천 앞바다를 돌아볼 수 있는 ‘원미바다열차’ 개통에 맞춰 바닷가에 사이다병 모양의 대형 조형물을 설치한다고 한다. 원래 바다에 부표 형식으로 띄우려고 했지만, 선박 항해에 영향을 준다는 관련 기관의 의견과 흉물이라는 반대여론이 일자 시 예산이 아닌 사이다 업체의 협찬을 받아서 설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여기보다 한술 더 뜨는 곳이 있다. 전북 무주군에서는 소백산맥 향로산 정상에 72억원을 들여 ‘태권V랜드 조성사업’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사업 내용 중 무려 33m에 이르는 태권V 조형물을 설치한다는 부분이 있다. 논란이 일자 무주군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태권도 성지인 무주를 알리고 이농과 저출산 등 지역 소멸의 문제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도였다는 주장이다. 이외에도 전남 신안군의 ‘황금바둑판추진사업’ 등 논란이 되는 수많은 사례들이 있다.

 

(중략)

 

이러한 일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패러다임의 문제다. 개발독재 성공논리가 지금도 통할 것이라는 철 지난 사고방식 때문이다. 두 번째는 지역의 개발이익연대다. 실패가 예상되는 산업단지를 추진하는 이유는 그로 인한 토지보상비 때문이다. 또한 대형조형물과 축제도 관련 토건기업들에는 주요한 수입원이다. 관련한 예산으로 먹고사는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패러다임과 이익생태계를 바꿔야 한다. 시대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지역주민들이 향유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관광객이 찾아온다. 지역주민도 가지 않는 관광지, 좋아하지 않는 조형물을 보러올 사람은 별로 없다. 공공정책은 기획 기간과 참여가 많을수록 성공할 확률이 높다. 짧은 임기 내에 성과를 보려고 졸속 추진을 하고, 그나마 소수만이 참여해 아이디어까지 빈곤한 데다 이익이라는 또 다른 의도까지 숨어 있는 경우가 많으니 실패 확률이 높은 것이다. 결국 해결의 역할은 깨어 있는 시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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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19/10/19-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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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듣는 말 중에 ‘예산에 없다’라는 것이 있다. 중앙정부든 지방자치단체든 항상 어떤 문제를 해결하라고 하면 ‘법이 없다’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게 ‘예산이 없다’는 방어막이다.

실제로 그런지 추적해 보았다. 243개 지자체의 2018 결산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방정부에서 세계잉여금, 이른바 ‘못 쓴 돈’이 무려 69조원이나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세계잉여금은 이월금과 순세계잉여금으로 구분된다. 이월금은 쓰기로 한 곳은 있지만 사용을 못 한 것이고, 순세계잉여금은 쓸 곳이 정해져 있지 않은 그야말로 순수한 잉여금이다.

문제는 잉여금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입에서 세출을 제외한 세계잉여금 규모가 최근 5년간 91% 증가해 69조원이 됐고, 세계잉여금에서 이월금 등을 제외해 자율적으로 쓸 수 있었으나 ‘남긴 돈’인 순세계잉여금 규모가 5년간 116% 증가한 65조원이다. 순세계잉여금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경기 과천시로 지출액(2235억원)보다 잉여금(2341억원)이 더 많다. 이어 경기 안산·시흥시, 서울 강남구 순으로 세출대비 순세계잉여금 비율이 각각 57%, 52%, 52%이다.

재정이 열악해 의존재원 비중이 94%인 전북 장수군도 세출대비 ‘남긴 돈’ 순세계잉여금 비율이 23%에 이른다. 의존재원 비중이 93%인 전남 신안군은 중앙정부에서 받는 교부세보다 더 많은 금액을 못 쓰고 쌓아놓고 있다. 이러한 과도한 잉여금 및 순세계잉여금은 세입추계를 지나치게 적게 잡았기 때문이다.

(중략)

 

지방정부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균형재정 편성이 원칙이다. 균형재정 원칙을 위배하고 행정서비스로 지출해야 할 돈 35조원 대부분을 이자도 적은 보통예금 통장에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반면 행정안전부는 이런 심각한 상황에 대처하기는커녕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순세계잉여금 통계조차 없이 균형재정 원칙을 위배해 통합재정수지가 높은 지자체에 재정건전성 평가를 좋게 함으로써 잉여금 발생을 오히려 독려하고 있다.

정확한 세입예측을 통해 균형재정의 원칙에 따라 적극적으로 지출해야 한다. 적립된 세계잉여금은 재정안정화기금에 적립하되, 기금의 적립배율설정 및 지출계획을 설정해 기금의 비대화를 막아야 한다. 또한 당장 쓸 수 없다면 이자수입이라도 늘리기 위해 연기금투자풀 등 방법을 적극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예산은 걷은 만큼 써야 한다. 걷은 것보다 너무 많이 써도 문제지만 너무 쓰지 않아도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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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9/11/18-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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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는 각종 상을 받은 내용을 주기적으로 홍보한다. 그런데 최근 이런 행태가 지자체·공공기관과 언론사·민간단체 간에 ‘돈 주고 상 받기’ 혹은 ‘돈 받고 상 주기’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10월 경실련은 이색적인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국지자체와 공공기관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시상과 관련한 기관의 예산집행 실태를 담은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자체 243곳 중 121곳이 시상과 관련해 629건에 49억원을 집행했고, 공공기관은 91개 기관이 43억원을 지출했다. 여기에는 경북 등 42개 지자체처럼 아예 정보공개를 거부한 곳도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도 마찬가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인천국제공항공사·국민연금공단·한국서부발전 등 91개 기관이 43억8100만원을 집행했다.

언론사와 민간단체의 수상을 위해 세금을 가장 많이 쓴 지자체는 전북 고창, 경북 김천, 충북 단양 3곳이다. 이들은 각각 3억3000만원, 2억9000만원, 2억5000만원의 예산을 집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단체장 개인의 수상을 위해 예산을 지출한 곳도 있다. 경북 군위의 김영만 군수 등 7명의 단체장은 최고 2200만원 등 1억여원이 넘는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지자체가 일차로 예산을 들여 상을 받고, 수상 소식을 알리기 위해 또 이차로 다시 예산을 써서 실적을 홍보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액수가 드러난 전부는 아니다.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말한 공개하지 않는 42개 지자체는 물론 상을 받아놓고도 지출내역 없다고 답변한 서울시 등 55곳도 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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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수의 ‘나라살림을 제대로 바꾸는 법’]돈 주고 상 받는 지자체와 공공기관 많다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는 각종 상을 받은 내용을 주기적으로 홍보한다. 그런데 최근 이런 행태가 지자체·공공기관과 언론사·민간단체 간에 &ls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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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9/12/18-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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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청년’이란 항목으로 지원하는 예산은 상반기에만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수혜자인 청년에게 예산을 직접 지원하는 사업은 10개 중 1개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일자리’가 화두가 되고 있다. 요즘 시장에 가면 청년들이 점포를 여는 곳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복합청년몰 조성사업이라고 한다. 예비 청년 상인의 전통시장 창업 지원을 위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2016년 시작됐다. 

 

문제는 이를 혁신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대다수 청년이 음식장사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휴·폐업률이 높다. 조성된 점포 487개 중 2019년 현재 운영 중인 점포는 260개다. 휴·폐업률이 46.8%에 이른다. 요식업 자체가 폐업률이 높고, 정부 지원이 끊기면 폐업하는 경우가 많다. 2017년 음식업의 비중은 69.3%로 폐업률이 높은 음식업에 창업이 편중되어 있는 문제도 낮은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 

사업을 추진하는 중기부도 이를 의식해 2017년까지 청년몰 조성사업을 진행했고, 2018년부터는 복합청년몰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타 기능시설과의 결합을 통해 매출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복합몰 조성이 사업실적 제고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기존 청년몰 활성화 및 확장 지원에도 국비 54억원이 투입되는데, 청년이 아닌 기존 시장공간의 소유주 및 입점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도 있다. 재주는 청년이 부리고 돈은 건물주가 챙기는 셈이 된다.

복합청년몰 조성사업은 하드웨어 조성 및 지원이 중점이지만, 현재 창업의 성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다. 청년몰 조성사업의 실적 및 타당성을 원점에서 재고할 필요가 있다. 전통시장 청년 창업자에 소프트웨어 지원이 필요하다면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청년 창업사업을 통해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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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수의 ‘나라살림을 제대로 바꾸는 법’]청년예산은 청년에게 주어야 한다

지금 ‘청년’이란 항목으로 지원하는 예산은 상반기에만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수혜자인 청년에게 예산을 직접 지원하는 사업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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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9/12/1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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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14일, 여수 산업단지의 한 특수고무 생산 공장에서 컨베이어벨트를 청소하던 하청노동자가 산업용 로봇의 팔에 머리를 맞아 쓰러졌다. 로봇이 사람을 포장해야 할 제품으로 잘못 감지하여 작동한 것이다. 사람이 로봇에 접근하면 자동으로 멈추는 안전장치가 작동했어야하나, 공장에서는 포장 작업을 멈추지 않기 위해 안전장치를 강제 해제하고 사용하고 있었다. 기계를 정비하거나 청소하는 작업을 할 때 기계를 정지해놓는 것이 상식적인 일이지만, 이 상식적인 안전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포장 작업 공정에서 어떤 사고가 벌어질 수 있는지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로봇 팔에 맞아 쓰러진 노동자는 병원으로 옮겨진지 1시간 만에 숨졌다. 한 해 2000명이 넘는 사람이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나라에서, 이 사고는 큰 뉴스거리가 되지 못했다.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구인구직 사이트 워크넷에서 해당 사고가 일어난 공장의 구인 정보를 검색해보았다. 마침 최근에 구인 공고가 올라온 참이었다. 제품 생산라인보조, 3조 3교대, 고무 제품 검수 및 포장, 시급 8590원. 담당 업무를 설명하는 문장 맨 마지막은 ‘어렵지 않습니다.’로 끝났다. 이 모집공고를 보고 현재 13명의 구직자가 지원한 상태라고 표시되었다. 이 13명의 구직자들은 2년 전에 이 ‘어렵지 않은’ 일을 하던 누군가가 로봇 팔에 머리를 맞고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 길이 도무지 없다. 안전관리 미비로 사망 사고가 일어났던 공장임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지원서를 넣었을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한 해 2000명이 넘는 사람이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나라에서, 어느 공장에서 어떤 사고가 일어났는지 하나하나 기억하는 사람이라곤 없으니까.

고용노동부 구인구직 사이트 워크넷 화면
고용노동부 구인구직 사이트 워크넷 화면ⓒ워크넷

비단 이 공장만의 일이 아니다. 연간 10만 명이 산업재해로 다치거나, 병에 걸리거나, 죽는 나라에서 구직자들은 내가 일하고자 하는 곳이 안전한 일터인지 미리 알 길이 없다. 고용노동부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매년 산업재해가 일어난 사업장 명단 일부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긴 하지만, 아마 일자리를 찾으면서 고용노동부 홈페이지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수고를 들이는 구직자는 없을 것이다. 구직자들의 입장에서는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기업정보, 근무조건 이상을 확인하기엔 어려운 현실이다. 내가 앞으로 일할 직장에서 어떤 사고가 발생했는지, 산업재해가 얼마나 일어났는지, 얼마나 위험한 작업을 하는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산업재해 기업이 관련 정보 없이 구직광고 내는 현실
고용노동부 워크넷에 재해 정보 제공하고,
산업재해 사업장 정보를 오픈해 민간에도 제공하는 해야

고용노동부가 산업재해 발생 사업장의 명단을 공개하는 이유는 당연히 산업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이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고용노동부 홈페이지나 관보에만 명단이 올라온다면,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는 어떤 사업장에서 어떤 사고가 일어났는지 알 길이 없다. 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명단 공개가 제대로 된 실효성을 가지려면, 무엇보다도 산업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에서 앞으로 일할 당사자들에게 그 정보가 알려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인구직 사이트에 구인공고가 올라올 때마다 해당 기업의 산재 발생 현황이 함께 제공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기업의 산재 발생 현황을 구직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차피 지금도 법으로 공개하고 있는 자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간에서 운영하는 구인구직 사이트는 물론이거니와, 산업재해 예방의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구인구직 사이트 워크넷에서도 구직자들에게 이런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 상황이다. 왜? 그럴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직업소개, 구인과 구직과 관련한 사항 전반을 규정하고 있는 법은 직업안정법이다. 현재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구인 공고가 올라오지 않거나, 임금체불 사업주가 구인 공고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2015년에 임금체불 사업주 명단공개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직업안정법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전국택배연대노조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본사 앞에서 롯데택배 택배노동자 사망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택배사에 대한 규탄과 과로사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택배연대노조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본사 앞에서 롯데택배 택배노동자 사망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택배사에 대한 규탄과 과로사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마찬가지로 직업안정법을 개정하여, 구인공고에 구인 기업의 산업재해 현황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하게 한다면 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명단 공개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기업의 산업재해 예방 책임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굳이 법 개정까지 가지 않더라도 다른 방법도 많다. 직업안정법 시행규칙을 바꿔, 구인신청서에 필수적으로 적게 되어있는 업체 정보에 산업재해 현황을 기입하게 해도 충분하다. 고용노동부가 의지가 있다면, 지금 당장 산업재해 사업장 명단 데이터를 오픈 API로 제공하여 워크넷이나 민간 구인구직사이트에서 손쉽게 기업 산재 현황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70%를 넘겼다. 이제 ‘죽지 않고 일할 권리’가 시대적 과제라는 것에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재해를 줄이고,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대해 정부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여 응답해야 한다. 기업의 산재 현황 정보를 제공하여, 구직자들에게 더 안전한 직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그러한 수단의 하나일 것이다.

화, 2021/01/12-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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