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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사이코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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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사이코 민주주의

익명 (미확인) | 월, 2019/04/08- 11:38

편집자 주:

모두가 부러워하는 예일과 하버드라는 최고의 명문대학에서 동양문화사와 언어학 박사를 취득하고도 보장된 장래를 포기하고 미국이라는 나라가 싫어서 한국으로 망명을 떠나온 미국출신 한국인 페스트라이쉬(한국명 이만열)교수의 미국의 정치와 사회에 대한 통렬한 문명비판 칼럼이다. 동시에 이 글은 한국의 미래에 대한 예언적인 엄중한 경고를 담고 있다.


미국 보스톤 정신분석 연구소(Boston Psychoanalytic Society)의 랜스 도즈 (Lance Dodes) 박사는 MSNBC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를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그는 스스로도 통제가 안 된다. 이런 사람을 두고 우리는 정신이 이상해지고 있다 내지는 간단히 정신병환자라고 한다.” 일리 있는 말이다.

트럼프는 하루는 북한과 중국을 전쟁으로 위협하다가 갑자기 다음날 그 지도자들에게 애정을 퍼붓는 중이다. 그는 기후변화로 인류의 생존이 경각에 달렸다는 과학적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도 기후변화 연구를 중단시켰다. 측근들과 함께 미국이 모든 군축 협정을 탈퇴하도록 종용했고, (사전 논의도 없이) 우주 군사화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발족시킴으로써 재앙을 우리 턱 밑까지, 1950년대보다도 가까이, 어쩌면 세계사상 가장 가까이 불러왔다.

지난 2월 5일 연두교서에서는 지금의 “경제번영”은 전임 대통령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것이라며 자화자찬하기 바빴다. 그런데 지금의 이 호황은 고삐 풀린 투자은행들을 등에 업은 기업들이 주식을 환매하며 탄생했을 뿐, 진짜는 아니다. 그러면서도 수많은 파산 직전 인구, 홈리스, 재소자 등은 못 본 채 했다. 정색하고 누구에게든 아무 말이나 하는 탁월한 능력을 다시금 선보인 것이다. 다시 말해 트럼프는 교과서 상 사이코패스의 모든 특징을 몸소 보여줬다.

아무리 트럼프라도 조력자가 없었다면 여기까지는 오지 못했을 것이다. 최악질 사이코패스 존 볼턴(John Bolton)의 도움이 있었다. 볼턴은 이 세상에 핵전쟁을 불러올 생각만으로 신이 나는 사람으로 그동안 시리아,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 중국, 러시아와의 전쟁을 동시에 지지해왔다. 미래의 전망이 어두워질수록, 그의 열정은 뜨거워진다.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는 “재림 (The Second Coming)”을 쓰며 볼턴같은 사람을 생각했던 게 틀림없다. 볼턴은 “피로 어두워진 파도(blood-dimmed tide)”의 “빗장을 열어(loosed)”, “선한 자는 모든 신념을 잃고 악한 자는 격정으로 가득한 (the best lack all conviction, while the worst are full of passionate intensity)” 대혼란을 가져왔다. 여전히 양심이 남은 또는 전두엽 피질 기능이라도 가능한 자들이 마치 난파선을 탈출하는 쥐떼처럼 미 국무부와 국방부를 떠나자, 볼턴은 정책과정의 공백을 독차지한 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워싱턴 정가의 모습은 어떠한가?

요즘의 “민주당”을 한번 살펴보자.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민주당, 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은 트럼프가 “파병부대 격려”를 위한 그녀의 아프가니스탄 방문계획을 공개하자, 자신의 안전을 위협할 것으로 추정, 이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그렇게 진보적인 펠로시도 애초에 미국이 왜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게 되었으며 왜 아직도 아프간에 머무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물론, 아프가니스탄에서 희생된 (아프간 시민은 차치하고) 미국 노동자의 수치에 대해서는, 왜 미디어에서 더 이상 미국 군대 이야기를 보도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대신 중국이 위구르의 수백만 무슬림을 탄압한 소식을 알리기 바빴다. 구체적인 증거를 찾으려는 노력은 없었다. 지난 20여 년간 미국 군대에 희생된 수백만 무슬림에 대해서는 역시 아무런 말이 없었다. 정작 군국주의에 대한 논의는 무시하면서 정의로운 세상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펠로시는 열성(劣性)사이코패스이다.

버락 오마바(Barack Obama)는 어떤가? 오바마 이름만 들어도 눈가가 촉촉해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혹시 오바마 특유의 그 유쾌한 태도 때문에 그가 자신의 자아실현을 위해 보통 사람들을 이용한 사실을 간과한 것은 아닌가? 진정한 개혁가에게 명예훈장처럼 따라붙는 개인적 공격을 피하기 위해 오바마가 어떻게 Goldman Sachs와 JP Morgan에 영혼을 팔았는지 잊은 것은 아닌가? 거저 얻은 존경은 훨씬 더 달콤한 법이다.

그의 아내 미셸 오바마(Michelle Obama)는 최근 “비커밍 (Becoming)”이라는 책을 냈다. 정식 출간 전부터 베스트셀러가 된 이 책은 오늘날의 정치적 디스토피아를 상징한다. 그녀는 베일에 가려졌던 개인사를 능수능란하게 풀어내며 미국 내 거버넌스의 몰락과 문명사회의 야만적인 타락은 완전히 가려버렸다.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처럼 미셸도 자신이 권력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리라. 그녀는 책에서 작금의 이 악몽이 시작된 첫 8년을 이끈 조지 W. 부시(George W. Bush)를 자신의 “공범”이라고 칭했는데, 이는 단순 말실수가 아니다. 정신병 말기에 접어든 진보진영의 몰락을 보여주고 있다.

오바마 부부는 애초에 진정한 “반전” 진보주의자는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결국 남는 것은 “사회주의” 진보주의자, 버니 샌더스 (Bernie Sanders) 뿐이다. 그리고 그는 실제로 트럼프의 연두교서에 그답게 대응했다.

공화당, 민주당 할 것 없이 트럼프의 연설에 담긴 무의미한 제스처와 거짓 주장에 박수를 친 것만으로도 최악인데, 샌더스의 근시안적 시각도 비판받아야 한다. 그는 노동자의 임금과 사회 전반의 “불공정”에만 주목하느라 군비의 엄청난 증가나 러시아 및 중국과의 전쟁 위협, 심각한 부의 집중 등 그의 친구 오바마 정권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는 무시했다. 투표자 억압이 있었다는 점이 유감스럽다고 했을 뿐, 그러한 행위가 흉악범죄라는 점은 “대체 무엇 때문인지” 언급을 잊었다.

어쩔 수 없이 샌더스를 지지했더라도 그가 지난 선거에서 한 일을 꼭 기억하자. 그는 유세에 운집한 수만 명 노동자의 고통어린 삶에 대한 연설을 했다. 이 절절한 연설에서 “혁명”을 이야기하며, 한 달 집세도 내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자신이 “부자들”과 싸울 수 있도록 현금을 보내달라고 청했다. 그리고 지지자들은 그의 요청에 응답했다. 그들은 목표를 위해 단결했고, 샌더스를 승리의 길로 이끌었다.

그런데 경선 표를 조작했든, 샌더스에 대해 가짜뉴스를 퍼뜨렸든, 클린턴이 앞서나가자 샌더스는 침묵했다. 그는 마치 자신을 지지한 보통 사람들의 표가 무너지는 것이 그들 모두의 문제가 아닌, 자신의 개인적 문제인 듯 굴었다.

샌더스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너무나 빠르게 클린턴에 굴복했고, 그의 선거운동을 위해 희생한 모든 이들은 빈손으로 그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여러분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연설에서 공정한 사회를 역설하고, 노동자의 돈으로 선거운동을 하다가 권력에서 발을 빼지 않으려 그 지지자들을 배신하는 것 역시 숨길 수 없는 사이코패스의 신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Alexandria Ocasio-Cortez)가 있지 않은가.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혼란에 빠진 미국 청년들의 상상력을 사로잡은 그녀다. 그런데 그녀의 말에서는 진심이 느껴질지 몰라도, NATO와 러시아 제재를 찬성하는 점, 민주당에 묶여있다는 점 등을 보면 딱히 낙관적이지 않다.

지난 마틴 루터 킹의 날, 오카시오-코르테즈가 “소수의 부자들을 존재하게 하는 제도는 부도덕하다”라고 한 발언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을 것이다. 다만, 의회에서의 발언은 로비스트의 마음을 사기에 충분했다. 아마도 그 때문에 그녀는 부자들이 전쟁도발, 시세조작, 전 세계를 좀먹는 화석연료 등을 통해 부정으로 축적된 재산의 몰수는커녕, 해외 조세피난처의 폐쇄를 위한 법안도 제안하지 않았을 것이다.

“진보주의”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도 있다. 해리스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무단결석하는 경우, 그 부모에게 징역을 포함한 형사 처분을 적용하는 법안을 지지했고, 피고에게 증인의 신뢰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도록 했으며, 경찰관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다. 말하자면 그녀는 자해방지용 정신병동에 머무르는 진보주의자다.

 

미국 사이코 민주주의의 기원

이런 정치판 사이코패스들이 갑자기 하늘에서 우주선을 타고 떨어진 것은 아니다. 행동은 외계인만큼 이상하지만, 이들은 어느 미친 나라의 산물, 100% 미제다. 여전히 금문교와 헐리우드, 자유의 여신상, 그랜드캐년은 건재하지만, 그 이면의 미국은 변해도 너무 변했다.

가족, 이웃, 동포 사이의 사회적 유대는 상업과 소비 열풍 속에 닳아 없어졌다. 정치와 시민사회가 있던 곳에 이제 황량한 사막만이 남았다.

오늘의 이 악몽을 모두 사회 최고위층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그동안 이들의 병적인 자기중심주의를 독려하고, 심지어 보상까지 하지 않았다면 결코 이 지경까지는 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보상을 제공한 것은 부자들 뿐 아니라, 대부분 상위 중산층이었다. 한 때는 중산층이었다가 몰락한 주변의 홈리스를 돌보기보다는 제2의 스티브 잡스, 제2의 빌 게이츠가 되는 것에 집중하는 이들이었다.

이런 사이코적 행태는 사회 모든 계층으로 퍼져나갔다. 변호사, 의사, 교수, 언론인, 기업인, 정부기관장, 그리고 물론 노동조합의 “노조간부”도 예외는 아니다. 기득권을 누리는 자에게 이 무자비한 정부와 기업정책의 목적이 무엇인지, 이러한 정책과 그들의 부와의 관계가 무엇인지 물어봐야 소용없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Exxon의 주주가 되는 것과 기후변화 또는 민영교도소의 부상과 투자은행의 수익 간의 관계 등은 총명하고 젊은 하버드 대학생조차 떠올릴 수 없는 금기 주제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러한 사고방식 덕분에 부자 동네에서 “진보주의적” 삶을 추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스타벅스에서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대형마트에서 채식 쇼핑을 하면서, 핵전쟁의 위협과 생태계의 붕괴에는 무뎌지는 것이다. 대형마트에서는 어떤 제품을 미국 포로(노예) 또는 전 세계 공장에 갇혀 반 노예 생활을 하는 노동자가 만들었을지 생각하지 않고, 그저 저렴한 물건을 구입하기 쉽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좌파처럼 생각하고 우파처럼 사는” 태도다.

좋은 교육을 받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이들은 그 생각을 타인들과 나눌 필요를 별로 느끼지 못한다. 이들은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는 척, 가족들과의 휴가, 멋진 레스토랑에서 먹은 맛있는 음식 같은 지루한 대화만 계속할 뿐이다.

이들 상위 중산층이 트럼프 지지자들을 “멍청하다”고 치부하는 모습은 더더욱 이상하다. 이들은 인상파 작품과 아방가르드 무용의 가치는 알지만, 제대로 된 교육이 불가능한 학교 밖에 없는 동네에 사는 건 어떨지, 그런 동네에 살면 온통 가짜뉴스만 쏟아내는 미디어 밖에는 볼 수 없고, 인생의 의미를 찾는 절박함에 응답해주는 것은 오직 우파 대형교회 뿐이라는 사실은 상상조차 못한다.

조지 W. 부시(George W. Bush) 정부가 정권을 잡은 이후, 다수의 “선량한 미국인들”은 이 가련한 부정의 문화에 빠졌고 사이코 민주주의로 가는 첫걸음을 떼고 말았다. 그리고 이제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트럼프가 보여주는 천박함이 자신에게는 무해할 것이라고 믿게 된 것이다. 그러나 소설가 토마스 만(Thomas Mann)이 독일 정치가 잔혹한 광란으로 타락한 1930년대를 묘사한 것처럼 “지루함은 무해함의 동의어가 아니다.”

 

병리학적 특성

정확히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우리는 이제 민주당이 무엇을 잘하는지 알고 있다. 정책논의에서 제3자는 배제하고, 반대해야 마땅한 여당과 시시덕거리면서, 뒤로는 퇴직수당을 모으는 게 바로 민주당의 리더들이다. 이들은 단 한 발자국도 트럼프의 범죄에 맞설 수 없다.

혹자는 부자 몇 명의 배를 불리느라 지난 2년간 경제 파탄을 겪었으니, 교육을 받은 미국인이라면 하나 둘 모여, 부자들과 군국주의, 백인 민족주의가 만드는 작금의 도당을 뒤집을 강력한 시민운동을 조성할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틀렸다.

이 나라의 제도가 아무리 망가져도 고등교육을 받은 미국인들의 “진보” 민주당 그리고 “보수” 공화당에 대한 환상을 깨지 못할 것이다. 선택할 수 있는 정당이 모두 거기서 거기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좀 더 간단히 말하면, “결국 미국에 정당은 하나”라는 사실이다.

 

침묵의 봄, 여름, 가을, 겨울

1960년대 수백만 시민이 거리로 나와 반체제 시위에 나서게 한 경고신호는 지나친 지 오래다. 현재의 상황은 당시보다 심각하다. 인류 멸망도 가능한 핵전쟁과 기후변화, 불합리한 부의 축적 등이 산재해있다. 자리를 박차고 행동에 나서지는 못할망정, 이런 문제를 주변 친구나 이웃과 논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어쩌면 우리는 로마제국 말년과 같은 데카당스 시대를 지나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도널드 트럼프는 네로 황제의 리얼리티 쇼 버전 내지는 칼리굴라 황제의 모조품 정도 되지 않을까? 트럼프가 세계은행 차기 총재 후보로 자신의 딸 이방카(Invanka)를 거론하는 것을 보면, 로마제국 후기와 확실히 잘 맞아떨어지는 듯하다.

네덜란드 디자이너 빅터 호스팅 (Viktor Horsting) 그리고 롤프 스노에론(Rolf Snoeren)이 만든 패션회사 빅터앤롤프(Viktor and Rolf)는 참신한 오트쿠띄르를 위해 자극적인 이미지를 찾고자 했고, 실제 그들의 패션쇼 포스터 중 하나는 특히 크게 눈길을 끌어 이들의 회고전에 선택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 포스터는 보는 입장에서는 참 혼란스럽다. 화려한 붉은색 담요를 몸에 두르고 침대에 누운 부유해 보이는 백인여성이 등장하는데, 머리카락은 제멋대로 구겨진 베개 위에 흩어져있다. 그녀는 수평의 풍경과 달리 수직으로 그려졌고, 르네상스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처럼 오른 팔에 금발의 아이를 살포시 안고 있다.

그런데 부를 상징하는 이 이미지는 배경의 불편한 상황과 배치된다. 엄마와 아이는 폐허가 된 집, 아마도 허리케인 카트리나 또는 허리케인 마이클의 잔해 앞에 서있다.

인프라의 붕괴, 기후변화, 긴축재정 등으로 고생하는 보통 사람들의 삶과 이 여성이 대조되면서 그녀의 부와 특권이 더욱 매력적으로, 흥미롭게 그려지는 것이다. 이 이미지가 더욱 재미있는 점은 부자들 그리고 이들을 부러워하는 자들이 보통 사람들의 고통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한다는 것이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베르사유 궁전 뜰에 작은 농장을 지어 평범한 소작농의 삶을 즐겁게 경험한 것과 비슷하다.

이 이미지에서 미적 쾌감을 느낀다면 사이코패스 같은 행동일 것이다. 결국 부자들은 분기별로 수익을 내려면 채굴산업과 화석연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들의 이윤추구는 재앙을 부르는 기후변화를 야기했고, 시민들이 스스로 힘을 키울 수 없게 만들었다.

이들은 거대한 벙커와 땅을 사서 기후변화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자신도 속이고 있다. New Yorker에 실린 에반 오스노스(Evan Osnos)의 기사, “슈퍼리치가 최후의 심판을 준비하는 방법 (Doomsday Prep for the Superrich)”에 이와 같은 부자들의 움직임이 생생히 묘사되었다.

이러한 병든 문화가 우리 사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청년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부유한 아이들이 자기도취에 빠져 노닥거리는 광고를 봐야만 한다. 광고계는 아이들에게 이런 이미지를 롤 모델로 제시하며, 사회적 불평등을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많이 가진 자를 찬양하는 것뿐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어떻게 미국의 정신을 멈췄나

이 사이코 민주주의는 주기적인 데카당스 시대의 산물일 뿐일까 아니면 다른 원인이 있는 것일까? 고등교육을 받은 자들이 기후변화와 핵전쟁 위험을 가볍게 무시하는 극단적인 인지부조화를 보면 분명 다른 요인이 있는 것 같다.

아마도 빠른 기술발전으로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파악하는 능력이 크게 저하되면서, 우리는 게임과 소셜 미디어, 포르노, 위기대응능력을 망가뜨리는 그 밖의 오락 활동의 수동적 소비자로 전락한 것이 아닐까.

스마트 폰이 우리의 두뇌 속 프로그램을 재구성한 것은 아닐까? 그래서 생을 마감할 즈음에서야 뭔가 잘못되었다는 어렴풋한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카툰 작가 스티브 커츠(Steve Cutts)는 “아 유 로스트 인 더 월드 라이크 미? (Are you lost in the world like me”라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이 악몽과도 같은 세상을 그려냈다. 이렇게 체득된 수동성은 사회계층과 시대를 아울러 모두에게 영향을 끼친다.

작가 니콜라스 카(Nicholas Carr)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What the Internet is Doing to Our Brains: The Shallows)”라는 책에서 어떻게 인터넷이 즉각적인 자극에 반응하여 복잡한 사고를 하는 두뇌의 능력을 마비시키다시피 하는지 광범위한 과학적 증거를 제시한다.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은 우리가 글로벌하게 서로 소통하는 바로 지금 이 순간, 바로 그 기술에 의해 교묘하고 모순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정보의 망망대해 위에서, 스스로 생각할 물 한 방울이 없어 갈증을 느끼는 것이다.

니콜라스 카는 인간 두뇌의 신경가소성이 오히려 경직된 행동을 독려하는 등, 부정적인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뉴런은 인터넷 서핑을 통해 생성한 회로가 매혹적인 자극을 주기 때문에 계속 이 회로를 사용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구글 검색이나 페이스북 포스팅이 주는 빠른 응답은 뉴런을 자극하고, 쾌락의 흥분제를 분비한다.

오래 전 복잡하고 입체적인 사고, 즉 개인의 오랜 경험이나 사회, 문화적 변화의 경험 등을 위해 사용되었으나,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신경 회로는 보이지 않는 신경의 자연도태에 의해 가차 없이 제거된다.

신경학자 노만 도이지(Norman Doidge)는 다음과 같이 썼다. “만약 우리가 정신적 능력의 활용을 멈춘다면, 그 능력을 그냥 망각하는 게 아니다. 두뇌 안에 그러한 능력을 위해 배정된 공간이 다른 기능에 넘어가는 것이다.” 니콜라스 카는 이를 더 명료하게 표현했다. “우리의 뉴런과 시냅스는 생각의 질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두뇌에 내재된 유연성 때문에 지적인 쇠퇴가 가능하다.”

다시 말해 우리는 몇 시간씩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며 SNS나 메신저를 하느라 기후변화로 인한 리스크 또는 트럼프 행정부가 2월 7일, 중거리핵전력 (INF) 조약 탈퇴를 결정한 후 따르는 군비경쟁의 리스크를 판단할 능력을 잃은 것이다. 이런 재앙을 알고 있는 사람도 드문데다가 종말을 불러올 이런 문제들을 친구나 가족과 이야기하는 사람은 더더욱 드물다.

니콜라스 카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여러 심리학, 신경생리학, 교육학, 그리고 웹 디자인 연구가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온라인에서 우리는 글을 훑어 읽고, 서둘러 여러 생각을 하며, 피상적인 학습을 장려하는 환경에 노출된다. 책을 읽으면서 가볍게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것처럼 인터넷을 하면서도 깊은 생각을 할 수는 있다. 다만 이를 기술이 독려하거나 보상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뉴런의 빠른 자극을 위한 정보 프로세싱 때문에 인류 전체가 “피상적” 사고에 사로잡히는 경우, 직면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거나 옹호하기는커녕, 그 위기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있기는 할까?

 

사이코패스 뒤의 사이코패스

아직 퍼즐 한 조각이 남았다. 현재의 상황이 모두 인류애 따위는 없는 탐욕스러운 부자 몇 명의 책임이라고 하기엔 뭔가 석연치 않다.

이들의 가면을 벗기고, 장막 뒤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기술이 모든 제도를 대체하였음을 알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 우리를 파멸로 몰고 온 이 부자들을 위해 판을 깔아준 궁극의 사이코패스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아니라 네트워크로 연결된 전 세계의 슈퍼컴퓨터 수만 대다. 매일, 매 분, 매 초마다 이들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소수점 아래 열 번째 자리까지 계산해내며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바로 이 슈퍼컴퓨터가 JPMorgan Chase, Goldman Sachs, Barclays, Bank of America의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이들 컴퓨터는 인간이 할 수 없는 일, 즉 윤리적 거리낌 없이 지구 전체의 금전적 가치를 평가하고 철저히 알고리즘에 기초하여 이윤을 추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의 뒤를 버티고 있는 이 슈퍼컴퓨터들에게 빌 게이츠(Bill Gates)와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즉각적인 궁극의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떠나는 길에서 만나는 재미없는 부록 같은 것이다.

슈퍼컴퓨터가 마침내 인간 문명을 제어할 수 없는 수준이 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당장 컴퓨터에 생태계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아니면 인간성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고, 이윤만을 근거로 사회의 우선순위를 설정하면 그만이다. 눈, 비디오, 게임 등이 인간 두뇌의 신경 네트워크를 재구성해서 도파민에 의한 단기적 사고만을 장려하더라도 컴퓨터가 인간을 대신하면 그만이다. 슈퍼컴퓨터가 스스로 의식을 갖기 한참 전에 인간을 대신하게 될 것이다.

우리 인간은 아직 완전히 정신을 놓지는 않았다. 다만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 불편한 일들을 많이도 슈퍼컴퓨터에게 맡기고 있다. 다중병렬 슈퍼컴퓨터라는 눈먼 자들이 인류라는 애꾸눈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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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신: 각 언론사 기자
발 신: 국제앰네스티
제 목: [보도자료] 『통제된 사회, 단절된 삶』 북한보고서 발표 기자회견
발신일자: 2016년 3월 7일
문서번호: 2016-보도-005
담당: 양은선 이슈커뮤니케이션팀장([email protected], 070-8672-3387)

외부세계와의 통신에 대한 통제 강화, 가족들을 절망 속에 몰아 넣다.

– 통신에 대한 제한이 북한의 극심한 인권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국제앰네스티가 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정부가 통신기술 사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북한 주민들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국외로 탈출한 가족과 연락하다가 발각되는 경우 정치범수용소나 기타 구금시설로 보내지는 위험을 마주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번 보고서 『통제된 사회, 단절된 삶: 북한 내 휴대전화 사용 및 외부세계 정보 제한 실태』는 2011년 김정은 집권 이후 자국민에 대한 북한 당국의 통제, 억압, 위협이 강화되었음을 기록하고 있다.

아놀드 팡(Arnold Fang)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은 “북한 당국이 절대적∙조직적 통제권을 유지하기 위해 휴대전화로 해외 거주 가족에게 연락을 취하는 사람들에게 보복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놀드 팡 조사관은 또 “이 같은 억압을 소위 ‘자본주의 독소’를 막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정당화하는 김정은의 태도는 기만적이다. 가족, 친지와 연락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필요에 충실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을 구금하는 행위는 그 무엇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국경은 북한 정부가 자국민을 고립시키고 북한 내 끔찍한 인권 상황에 관한 정보를 감추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최후의 전장이다.

북한의 국내용 이동전화 서비스는 가입자 수가 3백만 명이 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으나, 북한 사람들의 국제전화 이용을 차단하고 있다. 월드와이드웹 접속은 외국인과 선택받은 소수에 한해 허용되며, 일부 북한 주민들은 국내 웹사이트와 이메일만 이용할 수 있는 폐쇄형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다.

북한이탈주민 대다수는 고향에 있는 가족들과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양쪽 모두 가족들의 생사나 당국에 의해 가족들이 조사받거나 수감되었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

아놀드 팡 조사관은 “북한 내 극심한 인권 상황의 구체적인 실상을 감추려는 북한 당국의 핵심적인 수단은 통신에 대한 절대적 통제다. 북한 주민들은 외부 정보에 접근할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뿐 아니라 자신들의 인권이 전면적으로 부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외부세계에 알리지 못하도록 억압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사람들이 위험을 무릅쓰며 비공식 사적 경제를 활용하고 있으며, 상인들은 특히 인접국인 중국으로부터 식량, 의류, 기타 상품을 밀수해오고 있다. 실제 브랜드와 관계없이 통상 “중국 손전화”로 불리는 밀수된 휴대전화와 심카드의 불법적인 매매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접경지대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들이 중국 이동통신망에 접속해 외국에 거주하는 이들과 직접 통신할 수 있게 한다.

위태로운 생명선

중국 이동통신망에 접속하는 것은 외국에 거주하는 가족들과 통신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북한을 탈출하고자 하는 사람들, 생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상인들에게 위태로운 생명선이 된다.

아놀드 팡 조사관은 “북한 주민들은 가족들과의 짧은 통화를 위해 엄청난 신변의 위험을 감수하며 막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외국에 있는 가족과 통화했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혐의를 받는 것은 매우 터무니 없다.”라고 밝혔다.

북한 외부에 있는 사람과의 통화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타국 통신 장비의 개인적인 매매는 법에 위배된다. “중국 손전화”로 통화를 하는 사람들은 한국이나 기타 적성국으로 분류된 곳에 사는 이들과 통화를 할 경우 반역죄 등으로 형사처벌될 수 있다. 이보다 경미한 혐의에는 중개행위나 불법매매 행위가 포함된다.

감시 강화

본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디지털 시대에 주민들의 외부세계 접촉을 막기 위해 통제하고 억압하는 기술적 역량을 강화했음을 보여준다. 현대적인 감시∙탐지 장비 수입과 중국 국경 인근에서의 신호 교란 장비 사용 등이 이에 해당한다.

2014년 북한을 이탈한 40대 여성인 은미는 “중국 손전화”를 사용했다가 체포된 적이 있다. 은미는 국제앰네스티에 “국가안전보위부 산하 27국은 감시 장비를 가지고 있다. 기관 요원은 장비를 배낭에 넣고 붉은빛이 깜빡이는 안테나 모양의 장비를 손에 잡고 있다. 그들은 그것이 탐지 장비라고 말했다. 27국 요원이 나를 체포하러 왔을 때 코트를 벗었는데 요원의 몸에 전선이 감겨있었다.”라고 증언했다.

북한을 떠나기 전 엔지니어로 일했던 박문은 통신 내용을 인식할 수 있는 수입된 차세대 감시 장비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회상했다. 박문은 국제앰네스티에 “그 장비는 휴대전화의 위치를 정확히 잡아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최신 현대 기술 도입 외에도 일대일의 일상적 감시 역시 만연하다. 2014년 북한을 이탈한 종희의 경우 “모두가 모두를 감시했다. 이웃 간에, 일터에서 사람들이 서로를 감시했다”고 말했다.

갈취 및 구금

“중국 손전화”로 국제전화를 하다가 발각되는 사람은 누구든 교화시설로 보내지거나 심한 경우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될 위험에 처한다. 정부 내 연줄이 없는 사람의 경우 감옥행을 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뇌물을 주는 것이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국제앰네스티에 요즘 일부 경우 체포의 진짜 이유가 뇌물요구로 보이는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에 거주 중인 북한이탈주민인 소경은 이런 위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심한 경우에는 장기 수감이 예상되는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질 수 있다. 좀 덜 한 경우에는 교화시설로 보내져 1~2년 정도 수감된다. 대개 사람들은 뇌물을 주고 넘어간다.”

높은 비용

사람들은 해외로 전화하다가 발각되는 것을 피하려고 통화를 짧게 하며, 가명을 사용하고, 산 속으로 이동해 통화한다. 이는 신호 교란 장비를 피하고, 보안원에게 전화사용을 발각당할 확률을 낮춰준다.

외국에 거주하는 사람이 “중국 손전화”가 없는 북한 주민 가족에게 연락하는 가장 흔한 방법은 이런 종류의 휴대전화를 가진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통화를 하는 것이다. 브로커 조직은 북한이탈주민이 북한 내 남아있는 가족에게 송금할 필요성에서 생겨났지만, 돈을 받고 이들 가족 간의 통신 채널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 비용은 매우 비싸다. 통화 주선에 관여하는 브로커는 미화 1,000달러의 송금액을 기준으로 최소 30%의 수수료를 떼간다. 또 북한 보위부 요원이 송금을 차단하려고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송금액이 수취인에게 도달할 것이라는 어떤 보장도 없다.

최지우는 브로커가 북한에 있는 집으로 찾아와 아버지가 보낸 편지가 있다고 말했던 일을 회상했다. 편지 안에는 전화통화를 하기 위해 브로커의 지시를 따라달라는 아버지의 요청이 담겨있었다. 최지우는 그로부터 수개월 전에 보위부 요원들로부터 부모님이 북한을 탈출하려다가 사망했다는 말을 들은 상태였다. 사실 최지우의 부모는 탈북에 성공해 한국에 도착했지만, 이를 자신의 딸에게 알릴 방법이 없었다.

최지우는 부모님과 통화할 수 있다는 절박한 기대를 품고 브로커와 함께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섰다. “어떤 때는 밤새 산을 넘기도 했다. 산을 둘러갈 수도 없고, 낮에는 안 되고 밤에만 움직일 수 있었다. 손전등도 쓸 수 없어 새카만 밤이었다. 한 발 앞도 안 보였다. 엄마, 아빠 목소리를 한 번 더 들을 수만 있다면, 생사만이라도 확인할 수만 있다면 죽어도 괜찮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 브로커가 전화를 하는데 아빠 목소리가 맞는 거다. ‘살아있구나, 아빠가 살아있구나!’, 이런 생각만 들었다.”

해외에 거주하는 가족 구성원이 북한 내 가족들에게 비밀리에 중국제 휴대전화와 심카드를 보낼 수도 있는데, 이는 북한 내 가족에게는 위험을 무릅쓰는 일이다. 이 과정에는 보통 국경지대에 근무하는 군인에게 뇌물을 줘야한다. 국경지대 검문소의 보안이 강화되면서 뇌물액수가 올라갔으며 현재는 미화 500달러 수준에 달하기도 한다.

아놀드 팡 조사관은 “북한 당국은 외부세계와 연락을 취하려는 자국민에 대한 억압적인 통제를 중단해야 한다. 북한 내외부로 자유로이 정보를 주고 받을 권리의 만연적 침해는 북한 내 인권의 심각한 박탈이 지속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라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북한 정부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모든 부당한 제한을 철회하고 국가 내외부의 개인 간 간섭 없는 정보의 출입을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

여기에는 북한 주민들에게 월드와이드웹과 국제 이동전화 서비스 이용에 대한 완전하고 검열 없는 접속을 허용할 것이 포함된다. 또한, 북한 당국은 불필요하며, 불특정적이며, 정당한 목적이 없는 통신 감시 및 간섭을 중단해야 한다.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북한에서 벌어지는 인권 침해의 심각성, 규모, 본질은 현대 사회의 “어떤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결론 냈다. 여기에는 의사∙표현∙정보∙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가 거의 완전히 부정되고 있다는 점도 포함됐다. 이 같은 조사결과로 북한에 대한 국제적 압력이 가중되었으며, 후에 유엔 총회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내 극심한 인권 상황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참고사항
최지우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터뷰에 동의한 북한 주민의 신변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음.

영어전문 보기

North Korea: Tightened controls on communications with the outside world leave families devastated

– Restrictions on communications compound North Korea’s dire human rights situation

Ordinary North Koreans caught using mobile phones to contact loved ones who have fled abroad, risk being sent to political prison camps or other detention facilities as the government tightens its stranglehold on people’s use of communication technology, reveals Amnesty International in a new report published today.

Connection Denied: Restrictions on Mobile Phones and Outside Information in North Korea, documents the intensified controls, repression and intimidation of the population since Kim Jung-un came to power in 2011.

“To maintain their absolute and systematic control, the North Korean authorities are striking back against people using mobile phones to contact family abroad,” said Arnold Fang, East Asia Researcher at Amnesty International.

“Kim Jong-un is being deceitful when he justifies such repression as necessary to stop what he calls ‘the virus of capitalism’. Nothing can ever justify people being thrown in detention for trying to fulfil a basic human need – to connect with their family and friends.”

The digital frontier is the latest battleground in the North Korean government’s attempts to isolate its citizens, and obscure information about the heinous human rights situation in the country.

International calls are blocked for North Koreans using the country’s popular domestic mobile phone service, which has more than 3 million subscribers. Access to the World Wide Web is restricted to foreigners and a select few citizens. Some North Koreans can access a closed-off computer network, which provides connection only to domestic websites and email.

Most people who flee North Korea have no means to contact their families back home, leaving both sides uncertain about whether their relatives are alive or dead, being investigated by the authorities or imprisoned.

“The absolute control of communications is a key weapon in the authorities’ efforts to conceal details about the dire human rights situation in the country. North Koreans are not only deprived of the chance to learn about the world outside, they are suppressed from telling the world about their almost complete denial of human rights,” said Arnold Fang.

Despite the risks, many people are taking advantage of North Korea’s booming informal private economy, which has seen traders smuggle food, clothing and other goods, especially from neighbouring China. There is a growing illicit trade in imported mobile phones and SIM cards, which are commonly called “Chinese mobile phones”, irrespective of the brand, that enable North Koreans living near the border to access Chinese mobile networks and communicate directly with people outside the country.

Risky lifeline
Access to Chinese mobile phone networks provides a risky lifeline for people wanting to communicate with family abroad, for those wanting to escape the country and traders wanting to earn a living.

“North Koreans must go to extraordinary lengths, at great personal danger, to have a brief phone conversation with their loved ones. It is outrageous that people could face unfair charges simply for talking with their relatives abroad,” said Arnold Fang.

Speaking on the phone to individuals outside North Korea is not in itself illegal, but private trade of communication devices from other countries is against the law. Individuals who make calls on “Chinese mobile phones” can face criminal charges, including treason if they contact someone in South Korea or other countries labeled as enemies. Lesser charges could include brokerage or illegal trade.

Strengthened surveillance
The report shows that Pyongyang has increased its technological capacity to control and repress people in an effort to block contact with the outside world in the digital age. This includes importing modern surveillance and detection devices, and using signal jammers near the Chinese border.

Eun-mi, a woman in her 40s who left North Korea in 2014, was once arrested for using a “Chinese mobile phone”. She told Amnesty International: “Bureau 27 of the State Security Department has this monitoring device, and agents hold this antenna-shaped device in their hands with red lights blinking. They said it was a detection device. When the Bureau 27 agents came to arrest me they took off their coats and there were these electric cords strapped around their body.”

Bak-moon, who was an engineer before he left North Korea, recalled hearing about more advanced, imported monitoring equipment that can recognize the contents of communications. He told Amnesty International: “They can figure out the position of mobile phones precisely.”

In addition to sophisticated modern technology, everyday person-to-person surveillance remains prevalent. Jong-hee, who left North Korea in 2014, said: “Everybody was monitoring everybody else. In neighbourhoods, and in workplaces, people were monitoring each other.”

Extortion and detention
Anyone caught making an international call using a “Chinese mobile phone” risks being sent to a reform facility, or even a political prison camp. For those without influential government contacts, the only hope to avoid prison is by bribing officials. Interviewees told Amnesty International that seeking bribes now often appears to be the real motive behind some arrests.
So-kyung, a North Korean woman who now lives in Japan, told Amnesty International of such dangers: “In a bad case we would be sent to the political prison camp, where we would expect a long sentence. A lighter case, we would be sent to a reform facility and imprisonment would be for one to two years. Most people get out with a bribe though.”
High price
In an attempt to avoid detection when making calls abroad, people keep conversations short, use pseudonyms, and go up to remote, mountainous areas. This reduces the chances of calls being jammed and of security agents spotting individuals using the phones.

The most common way for family members abroad to contact loved ones back in North Korea who do not own a “Chinese mobile phone” is to pay someone who owns such a phone —a broker—to set up a call. The broker system grew out of the need of North Koreans who had fled abroad to send money to family members who remained in North Korea, but also serves as a channel of communication, for a fee.

The costs are high. Brokers involved in setting up a call take up to 30% in commission on a minimum USD1000 cash transfer. And because North Korean state security agents try to intercept money being sent home, there is no guarantee the funds will ever reach the intended recipient.

Choi Ji-woo recalled when a broker arrived at her home in North Korea and claimed to have a letter from her father. In the letter, her father asked her to follow the broker’s instructions so they could talk on the phone. Months earlier, state security agents had told Ji-woo that her parents had died trying to leave North Korea. In fact, they had successfully escaped to South Korea but there was no other way to let their daughter know.
Ji-woo undertook a perilous journey with the broker to the mountains, in the desperate hope that she could talk to her parents on the phone: “Sometimes we walked all night to cross a mountain. There was no way around it, and we had to move at night, not during day. We couldn’t use a flashlight, and it was pitch black. I couldn’t see a foot ahead of me. If I could just hear mum and dad’s voice one more time. If I could know with certainty that they were alive, I’d die happy. When the broker made the call and I heard my dad’s voice, I just thought: ‘He’s alive, he’s alive!’”
Family members living abroad can also covertly send Chinese mobile phones and SIM cards to relatives in North Korea, who take a risk in receiving these items. This typically involves paying a bribe to soldiers at the border. With security being tightened at border checkpoints, the cost of these bribes has increased and can now be as much as USD500.

“The North Korean authorities must end the repressive controls against people wanting to contact the outside world. This pervasive violation of the right to freely express and receive information, including across borders, contributes directly to sustaining the horrific deprivation of human rights in the country,” said Arnold Fang.

Amnesty International is calling on the North Korean government to lift all unwarranted restrictions on freedom of expression and allow unhindered flow of information between individuals in North Korea and the rest of the world.

This includes allowing North Koreans full and uncensored access to the World Wide Web and international mobile telephone services. The authorities should further cease any surveillance of and interference with communications that is unnecessary, untargeted, and without a legitimate aim.

In 2014, the United Nations Commission of Inquiry on Human Rights in North Korea found that the gravity, scale and nature of human rights violations in the country do “not have any parallel” in the modern world. This included the almost complete denial of the rights to freedom of opinion, expression, information and association. The findings increased international pressure on North Korea, and the dire human rights situation was subsequently discussed at both the UN General Assembly and the UN Security Council.


※ 보도자료 다운받기(PDF): 국문, 영문

수, 2016/03/0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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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 위협, 일본의 재무장과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 중국의 군사력 확충까지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의 군비 경쟁과 군사적 긴장은 점점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 불안하고 위험한 악순환의 고리를 언제까지 그냥 두어야 할까요? <프레시안>과 <참여연대>는 악순환의 출발점인 정전체제의 한계를 진단하고, 한반도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안녕과 평화를 보장하는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이제는 평화'를 연재를 진행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진을 통해 현안에 대한 분석과 대안, 국방·외교 분야를 바라보는 평화적인 관점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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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핵 포기, 평화협정으로 될까?

[이제는 평화] 동아시아 질서 바꾸려는 북한, 높아지는 한반도 위기

 

이승환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    


 


한반도에 전쟁의 포연이 가득하다. 그간 한미연합훈련이 일상적인 방어훈련이라고 주장하던 한미 양국은 최강의 핵병기를 앞세운 평양진격작전과 김정은 참수작전 추진을 숨기지 않고 있다. 북한 역시 자신들의 핵무기는 남조선을 향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던 일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핵무기 실전 배치를 앞세운 선제 '서울해방작전' 추진을 공공연하게 밝힌다.

 

이 심각한 일촉즉발의 상황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가 몰고 온 급속한 소용돌이의 결과라는 것이 일반적 상식이다. 그러나 모든 세상사가 그렇듯 현재의 고통과 위기는 누적된 작은 고통과 위기의 축적물이다. 오랜 누적이 있으면, 그 위에 작은 바늘 하나만 더 얹어져도 물에 가라앉는 법이다. 

 

되돌아보면 2014년 11월,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잠정 중단과 북한 핵실험 중지"를 제안하면서 이것이 되면 "올해 안에 한반도에서 많은 일을 해결하는 게 가능하다"고 각별히 의미를 부여했지만 미국은 이를 묵살해버렸다. 올해 1월에는 미국이 북한의 평화협정 논의 제안에 응하면서 비핵화 논의를 함께할 것을 제안했으나 북한이 이를 거부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가 있었다. 남북관계도 마찬가지다. 작년의 8.25 남북합의는 누적된 불신의 일시적 봉합이었을 뿐이고, 이후의 남북관계는 '대결의 흉심을 감춘' 사실상의 대화 공세만 있었다. 

 

핵 대 핵, 선제타격 대 선제타격의 구조

 

좀 더 시야를 넓히면, 한반도의 현 위기가 일시적이 아니라 매우 구조적이라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진다. 오바마 대통령의 '핵 없는 세계' 비전 선언 이후 미국의 전략은 초기에는 재래식 전력 우위와 선제 핵 불사용 원칙(no first use)에 중점을 두고 있었으나, 핵 모호성을 거쳐 점차 핵 전진 배치 및 선제공격에 방점을 두는 '정밀비례대응전략'(measured response strategy)으로 이동해왔다. 이는 재래식 전력의 우위 태세를 유지하면서도 잠재적 적국이 핵 문턱을 넘을 경우 이들에 대해 동종, 동질의 비례적인 핵 대응으로 타격하겠다는 적극적 선제전략이다.  

 

이러한 미국 핵전략의 변화가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의 일련의 공세적 '확장억지' 강화 방침 결정과 핵 선제타격을 포함하는 작전계획 5015 수립의 배경을 이루고 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진행되는 한미의 군사적 대응, 특히 올해 한미연합훈련의 내용은 각종 전략 핵무기를 총동원하여 미국의 정밀비례대응전략을 과시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현재의 한반도 군사위기는 북한 4차 핵실험으로 인한 일시적 정세의 격화가 아니라 미국의 군사전략, 특히 핵전략의 변화와 함께 상당 기간 내연(內燃)되어온 것이다. 또한 앞으로도 한반도의 군사 정세는 미국의 핵전략과 그에 대응하는 북한의 전략이 충돌하는 구조적 위기, 즉 핵 대 핵, 선제타격 대 선제타격이 맞서는 강 대 강의 대립구도 하에 있게 될 것이다. 

 

▲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탄도로켓 전투부(미사일 탄두 부분) 첨두의 대기권 재진입환경 모의시험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협상'에 대한 이중적 레토릭들 

 

이러한 강 대 강의 대립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레토릭' 차원에서는, 그리고 제재 국면 이후를 고려하여 국제사회는 대화와 협상에 대한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물론 대북협상 무용론이나 북한붕괴론, 통일론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현 제재 국면 이후 곧바로 대화나 협상 국면으로 이동하는 것은 '도발-보상'의 악순환을 방치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할 것이다. 이들은 북한과의 협상 자체가 보상이라는 인식을 전제하고 있다. 현재 박근혜 정부는 이러한 강경론에 깊이 긴박 되어 있고, 사실상 제재라기보다 북한 붕괴를 염두에 둔 전면봉쇄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유엔 대북제재결의 2270호에는 대북 제재만이 아니라 대화 권고, 9.19 공동성명에 대한 지지와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이는 6자회담에 북한을 끌어내기 위해 미국 주도의 제재안을 수용하겠다는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이 크게 반영된 항목으로 보인다. 미국 역시 '제재가 대화유도 수단'이라는 점을 공식적으로는 부정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재 국면 이후 '곧바로' 대화나 협상 국면이 전개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대화와 협상이 실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지는 여전히 속단하기 어려워 보인다. 현재 진행 중인 강 대 강의 한반도 대결위기 해소 혹은 궁극적인 협상의 종착점 제시와 관련하여, 국제사회의 시선을 끈 주장은 지난 2월 17일 중국이 제안한 이른바 '비핵화와 평화협정 병행추진론'일 것이다. 중국만이 아니라 러시아도 "합리적이며 객관적이고 공정한, 6자가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최대 공약수"라고 인정한 이 병행추진론에 대해 미국은 공식적으로는 부정적이지만, 실제로는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한미 양국은 "북한과 앞으로 어떤 대화를 하더라도 비핵화가 최우선"이며 "지금은 대화를 거론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공식적으로는 중국의 병행추진론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비핵화 우선이라는 공식 입장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는 미국 내 대북협상 기류가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즉 미국이 선 비핵화에서 '비핵화-평화협정' 병행 논의 수용으로 점차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된 직후인 지난 3일, 미 국무부는 중국이 제안한 '비핵화-평화협정' 병행 논의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앞서 말했듯이 이미 북·미 사이에 '비핵화 문제를 포함하는 평화협정 논의'가 시도되기도 하였다. 

 

국내에서도 이런 변화의 기류를 강조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강경론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미중의 협상을 발목 잡고 있다거나, 혹은 한반도 문제가 미중의 협상 테이블에서만 다뤄지고 한국은 소외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혹자는 휴전에 반대하여 이승만 정부가 정전협정에 서명하지 않은 것이 한국의 입장을 두고두고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것처럼, 박근혜 정부도 그런 상황에 처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기도 한다. 

 

점점 높아지는 협상의 '문턱' 

 

그러나 박근혜 정부 고립을 '지금부터' 우려해야 할 정도로 한반도 문제의 협상 테이블이 순순히 진전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선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오바마 정부가 그나마 북한 문제에 집중할 시간이 별로 없고, 또 비핵화-평화협정 동시해결 협상의 수용 여부도 아직은 불확실한 미지수의 영역이다.  

 

이 문제에 대한 미국의 이중적이고 모호한 언술은 여전히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전제로 한다면 평화협정 협상을 검토할 용의가 있다'는 정도의 스탠스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설사 미국이 비핵화-평화협정 병행추진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하더라도 협상의 급진전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미국만이 아니라 북한 역시 협상의 목표를 계속 업그레이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체제 들어 북한의 대미협상 전략과 태도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 가지 특징은 북한의 핵 보유를 전제로 하는 질서재편이 아니면, 북한으로서는 적극적인 협상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태도다. 이는 평화협정 협상을 진전시키면 그 밖의 문제, 즉 핵 문제를 포함한 쌍방의 안보 우려에 대해 협상할 수 있다는 '선 평화협정' 추진 주장으로 나타난다. 최근 북·미 협의 과정에서 미국이 비핵화 문제를 제기했을 때 북한이 거부했기 때문에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는 대화 회피에 대한 미국의 변명을 옹호하는 기사로도 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의 변화된 협상 태도를 그대로 전하는 측면도 있다.  

 

북한으로서는 '불멸의 핵 강국 건설'을 포기하는 대가로 평화협정이라는 종잇조각을 얻기보다는,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등 동아시아의 미국 핵 및 군사력 배치 전반의 변경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엔 한반도 문제는 미중 간의 협상이 아니라 북한이 추구하는 질서변화를 의제로 북한과 협상해야 한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또한 북한과 협상하려면 대북 적대정책의 상징인 한미연합훈련을 중지하라는 요구도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 협상의 문턱을 높임으로써 협상 전에 먼저 상대의 협상 의지, 즉 적대시 정책의 철회 의사를 증명해 보이라는 뜻이다.  

 

그에 따라 북한의 협상 태도도 변화되고 있다. 김정일 시대의 북한 협상 전략은 '단계적 비핵화와 경제‧평화 보장'을 교환하는 틀 속에서 핵 실험을 단기적 협상과 분리하지 않았으나,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는 살라미식의 협상보다는 핵 억지력의 확보 이후 그것을 토대로 동아시아 질서의 근본적 재편을 추구하는 일괄 협상 전략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미국의 '전략적 인내'만이 아니라 북한의 새로운 협상 전략과 태도도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협상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결국 중국이 제기한 '비핵화-평화협정 병행추진'은 중국 스스로 자평하듯 '가장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안이지만, 미국의 이중성과 모호한 태도, 박근혜 정부의 철없는 강경함, 그리고 북한의 협상 문턱 높이기 등으로 그 출발부터 험로가 예상된다. 

 

한반도 평화 위기는 강 대 강의 군사위기만이 아니라 협상의 문과 문턱이 점점 좁아지고 높아지는 협상 장애의 심화와 함께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군사 위기와 협상의 위기가 중첩되면서 위기가 가중되는 한반도 평화 위기의 구조는 평화문제가 국가주의의 틀 속에서 교착되고 있는 가장 전형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평화 위기의 구조는 평화문제가 정부 주도에만 맡겨져서는 절대 해결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한국의 경우 특히 평화를 지향하는 국정운영체제로 전환시키지 않는 한, 평화 위기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 분명하다. 이것이 국가주의로부터 자유로운 한국과 동아시아의 시민사회가 평화를 위한 행동에 '지금 바로' 나서야 하는 절박한 이유이다. 

 

월, 2016/03/2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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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성급한 미 동맹국들의 북한의 핵개발 중단 제안 거부 – 미국 주도의 강경 대북제재조치에 대한 회의적 반응 전해 – 박근혜 정부 과반 의석 확보 실패로 대북 강경제재 원동력 상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미국의 소리(VOA)는 한미연례군사합동훈련을 중단할 경우 핵실험을 중단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리수용 북한 외무상의 제안을 오바마 대통령이 일거에 거부한 것은 다소 성급한 ...
월, 2016/05/02-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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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 Photo/Alexander F. Yuan

© AP Photo/Alexander F. Yuan

북한이 미국 시민권자 김동철씨에게 “간첩죄” 혐의로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한 것은 정치적인 이유로 인한 결정으로 보이며, 북한은 이에 대한 자세한 경위를 즉시 공개해야 한다고 국제앰네스티가 29일 밝혔다.
한국에서 태어난 62세의 김씨에 대한 이번 판결은 북한에서 외국인이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가장 최근 사례다.

아놀드 팡(Arnold Fang)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은 “국제적인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시기에 이와 같은 판결이 내려진 것은 재판 절차에 어떤 의도가 개입된 것은 아닌지 의혹을 제기하게 만든다. 북한의 사법제도는 정치적인 것으로 악명이 높고, 특히 외국인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재판에 관한 세부적인 내용은 어느 정도 공개했다”며 “이번 재판은 모든 사항이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 북한은 김씨에게 적용된 죄목의 증거를 제시하고 재판 절차를 전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해 국제사회에 공정한 재판이 이루어졌음을 증명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이번 유죄 선고에 대한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재판은 모든 사항이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 북한은 김씨에게 적용된 죄목의 증거를 제시하고 재판 절차를 전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해 국제사회에 공정한 재판이 이루어졌음을 증명해야 한다.
– 아놀드 팡(Arnold Fang),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

북한 국영방송은 김씨가 민감한 군사정보가 담긴 USB 드라이브를 입수하려 하는 순간 김씨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유엔이 신규 제재안을 승인하고 북한이 수 차례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 가운데 최근 수개월 사이 외국인 3명이 장기간의 징역형 또는 노역형에 처해졌다. 이들에 대한 판결 역시 오는 5월 6일에 1980년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북한로동당대회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었다.

북한에서 구금된 외국인들은 일반적으로 변호사나 가족을 접견할 수 없고, 기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자백”할 것을 강요받으며 고문이나 부당대우를 당할 위험에 놓일 수 있다.

지난 2015년 12월 캐나다인 선교사 임현수씨는 “체제 전복” 혐의로 무기한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3월 미국인 학생 프레데릭 오토 웜비어 역시 평양의 한 호텔에서 머무르는 동안 선전 간판을 훔치려 했던 점을 자백했음에도 불구하고 15년 노동교화형을 받았다.

영어전문 보기

North Korea: U.S. Citizen Hard Labour Sentence Shrouded in Secrecy

The government of North Korea must immediately disclose all details in the court case of U.S. citizen Kim Dong-chul, who was sentenced to 10 years’ hard labour for “spying,” in what appears to be yet another politically motivated decision, said Amnesty International today.

Kim, a 62-year-old who was born in South Korea, is the latest foreigner to be sentenced to hard labour.

“The timing of this sentence, amid increasing international tension, calls into question the motivation behind the proceedings. The judicial system is notoriously political, and foreign nationals in particular are very unlikely to receive a fair trial in the country, but few other details have been made public,” said Arnold Fang, East Asia Researcher of Amnesty International.

“This entire trial has been shrouded in secrecy, and the North Korean authorities must present the evidence for these alleged crimes and make court proceedings fully transparent, so that the international community can see whether a fair trial took place. Otherwise, questions about these convictions will continue.”

North Korean state media reports that Kim was arrested while trying to receive a USB drive containing sensitive military information.

Three foreigners have been handed long jail terms or hard labour in recent months, as fresh UN sanctions were authorised on the country and North Korea carried out several missile tests. They also come in the lead-up to the first Korean Worker’s Party Congress since 1980, on May 6, when international attention on North Korea is also likely to increase.

Foreigners typically have no access to lawyers or family while in detention, and may be under the risk of torture or other ill-treatment as they are forced to make public “confessions” in front of reporters.

Hyeon Soo Lim, a Canadian pastor, was sentenced to life in prison with hard labour for the alleged crime of “subversion” in December 2015. American student Frederick Otto Warmbier was also convicted of subversion, sentenced to 15 years’ hard labour in March, despite only admitting to theft of a propaganda banner while staying in a hotel in Pyongyang.


수, 2016/05/0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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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의 노스코리아테크 차단 이의신청 기각은 방심위의 자충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2016. 5. 3. 제33차 통신심의소위원회에서 ‘노스코리아테크(northkoreatech.org)’ 접속차단에 대한 이의신청을 기각하였다. ‘노스코리아테크’는 외신 기자가 운영하는 북한의 IT 기술 정보 전문 웹사이트임에도 방심위는 ‘국가보안법을 위반하여 북한을 찬양, 미화하는 내용의 정보’라는 이유로 2016. 3. 24. 제22차 통신심의소위에서 접속차단 의결하였으며, 이번 이의신청이 기각됨에 따라 국내에서의 접속차단이 유지된다.

노스코리아테크는 북한 IT 정보에 있어 세계적으로 독보적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매체로서, 북한 언론뿐 아니라 각국 정부 및 언론의 보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북한 발표의 진위를 따지거나 북한의 동향에 대하여 비판적인 분석을 하는 내용도 다수 존재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언론사뿐 아니라 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 BBC 등 유명 외신에도 다수 인용되고 있다. 이 매체는 북한의 정보통신 기술 관련 이슈를 학술적, 보도적 목적으로 전달하고 있을 뿐 북한을 찬양, 선전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방심위는 노스코리아테크 내의 정보 중 일부가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의 보도나 자료를 그대로 인용하거나 해당 자료를 링크, 소개하고 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알면서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을 찬양, 고무, 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 선동하는 행위) 또는 제5항 (제1항 등의 행위를 할 목적으로 이적표현물의 소지, 반포 등을 하는 행위)을 위반한 불법사이트임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해당 조항 문언만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북한의 보도나 자료를 보도, 학술적 목적으로 인용, 전달하는 것은 동조 위반이 아니다. 국가보안법 제7조가 이러한 표현 행위에 부당하게 확대 적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헌법재판소는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줄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됨을 분명히 하였고(헌법재판소 2015. 4. 30. 결정 2012헌바95 등), 이에 따라 법문에도 이러한 목적성을 구성요건으로 명시하게 된 것이다.

백 번 양보하여 인용, 링크된 정보를 불법정보로 볼 수 있는 논의의 여지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해당 정보가 담긴 웹페이지 URL을 개별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근거는 될지언정, 본 웹사이트 전체를 차단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판례는 개별 정보의 집합체인 웹사이트 자체를 차단하기 위하여는 원칙적으로 웹사이트 내에 존재하는 개별 정보 전체가 불법정보여야 함을 지적한 바 있다(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2두26432 판결). 즉, 인용되거나 링크된 조선중앙통신 등의 정보를 개별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일부에서 이를 인용 및 링크하며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 분석하고 있는 본 웹사이트 전체를 차단한 것은 명백한 위법이다.

금번 차단 결정은 국정원의 무차별적 신고와 방심위의 무비판적 수용 관행을 보여주는 해프닝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접속차단 결정에 아무런 근거가 없다. 원 심의, 이의신청 심의 회의 어디에서도 노스코리아테크 내 어떠한 포스팅들이 어떠한 내용으로 국가보안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인지, 문제되는 게시물이 전체 사이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만큼인지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거나 분석되지 않았으며, 단지 그러한 정보가 일부 존재한다는 방심위 사무처의 열줄 내외의 의견만 주장되었을 뿐이다. 북한에 대한 정보를 다루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본 웹사이트를 차단한 방심위의 이번 결정은 아이러니하게도 북한과 유사한 방식으로 대한민국의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 및 알권리의 수준을 끌어내린 것으로 평가될 것이며 세계적인 조롱의 대상이 될 것이다.

사단법인 오픈넷과 고려대 한국 인터넷투명성보고팀은 방심위를 상대로 노스코리아테크에 대한 차단 결정을 취소하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며, 방심위는 결정의 위법성을 잘 알았을 것임에도 이를 감행한 잘못된 법집행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2016년 5월 9일

 

사단법인 오픈넷

월, 2016/05/0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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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가제타>, “북한, 명목상 다당제 정치체제” – 러시아 인터넷 매체, 북한 노동당대회 상세 취재 – 북한 정치체제, 노동당 성격 이해 도와 북한이 모처럼 국제정치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그동안 영미 주요 외신들이 지속적으로 북한 동향을 보도했지만, 핵-미사일 등 군사 부문에 한정됐다. 이번은 다르다. 북한은 36년만에 노동당대회를 개최했고, 세계 각국은 이 대회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외신 ...
목, 2016/05/1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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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들어온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 중에 16세 미성년자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통일위원회는 16일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구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리선미라는 여성 종업원이 99년 5월 18일생이라고 밝혔다. 채희준 변호사는 ‘종업원의 여권에 기재된 생년월일’이라고 했다. 실제로 뉴스타파는 민변 측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경욱 변호사는 “한국법에 의하면 19세가 성년이다. 미성년자가 부모 동의 없이 국외에 와 있는 상황이다. 법적으로 유인이 될 수 있다. 범죄가 될 수 있다”면서 국정원이 확인해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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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소녀가 부모 버리고 남으로 왔다?

16세면 북한의 기준으로도 미성년이다. 북한이 미성년자를 해외 식당 종업원으로 보내는데 어떤 법규를 적용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미성년인 것은 분명하다. 그 나이의 소녀가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자신이 살아왔고 부모가 있는 북이 아닌 남을 선택하는 엄중한 결정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했다는 판단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보다는 지배인과 언니들을 그냥 따라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좀더 상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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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오는 것도 모른 채 따라왔을 수 있다는 가정도 가능하다. 링보의 북한 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들 중에는 북한으로 간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CNN에 출연해 ‘종업원들은 지배인이 동남아시아로 식당을 옮긴다고 해서 속아 따라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CNN에 출연한 종업원은 ‘떠나기 직전 밖에서 차가 기다리는 상황에서 지배인이 한국으로 간다고 이야기해서 몇 명한테 밖에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7명의 종업원들은 북한으로 가고 지배인을 포함한 13명은 한국으로 왔다는 것이다.

북한 종업원, 항의 단식하다 사망했다?

북한 가족들은 CNN에 출연해 ‘딸이 자의로 남한으로 갔을 리 없다’고 했다. CNN과의 회견은 북한 당국이 주선한 것이고 선전의 의도가 있다고 봐야겠지만 갑자기 딸을 잃은 부모가 눈물로 호소하는 것이 당국의 주문에 따라 연극을 하는 것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인륜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다.

CNN은 북한 가족들이 ‘딸들이 독방에서 단식투쟁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당국이 그렇게 알려줬다는 것이다. 북한의 입장을 전해온 한 언론은 ‘종업원 중 한 명이 단식을 하다 사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물론 한국 정부는 이런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통일부는 “탈북민들은 자유의사에 따라 한국에 왔다. 건강은 좋고 단식한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다”라고 밝혔다. 한국 상황에서 종업원 중 한 명이 단식으로 사망한 것이 사실이라면 정부가 부인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 정부가 철저히 격리된 종업원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도 의문스럽다.

그러나 사망은 모르되 단식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돈을 벌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한국에 왔다는 김련희 씨는 2011년 합동신문센터에 도착하자마자 북으로 돌려보내 줄 것을 요구했다. 김 씨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단식을 했다고 한다. 김 씨의 이야기는 뉴스타파와 한겨레는 물론 뉴욕타임스, CNN 등을 통해 북한에도 알려졌다. 종업원들도 들어 알고 있을지 모른다. 만약 자의에 반해 온 종업원들이 있다면 김련희 씨와 같은 행동을 한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북한 가족, 민변에 인신 구제 청구 위임 가능

민변 통일위원회는 16일 단식 사망 등 의혹을 풀기 위해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을 접견하고 싶다고 신청했다. 통일부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외부인의 접견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거부했다. 그러나 정부의 입장은 법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있다. 대한민국 형사소송법상 변호인이 되고자 하는 자의 접견요청을 막을 수 있는 법 규정은 없다는 것이 민변의 설명이다. 실제로 유우성 씨의 동생 유가려 씨에 대한 접견 신청을 거부한 국정원은 변호인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만약 북의 가족들이 민변 변호사들에게 인신구제 청구를 위임한다는 의사를 밝힐 경우 새로운 국면이 될 수도 있다. 유가려 씨가 국정원 합동신문센터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유우성 씨는 변호인단에 동생에 대한 인신구제 청구를 해달라고 위임했다. 변호인단은 오빠를 대리해 인신구제청구를 했고 재판 당일 여동생은 풀려났다. 풀려난 여동생은 국정원이 오빠가 간첩이라는 허위자백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만에 하나 국정원 등 정부가 자유의사에 반해 온 북한 종업원들을 격리함으로써 그들의 불안정한 상태를 안정화시키고 정부의 뜻에 따르도록 만들 셈이라면 그것은 불가능에 도전하는 일이 될 것이다. 정부가 종업원들을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 격리할 수 있는 기간은 최장 6개월이다. 설사 그동안 성공적으로 그들을 격리시킨다 해도 그 뒤에는 세상에 내보낼 수밖에 없다. 독방에서 6개월 동안 담금질 되며 허위자백을 체화한 가짜 간첩들도 민변 변호사들을 만나면 예외 없이 ‘나는 간첩이 아니다’라고 고백했다. 잠깐은 거짓말 할 수 있지만, 영원한 거짓말은 불가능하다. 거짓은 진실을 만나면 허물어지게 마련이다.

선거에 써먹으려다 남북관계에 새로운 장애물 만들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 사건이 남북관계에 새로운 장애물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앞으로 이산가족 상봉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산가족 상봉을 요구하기 전에 이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소재라고 한다. 그것이 북한 조평통이 아니라 적십자사가 이 문제에 대해 대응을 하고 나선 이유라는 것이다. 그는 “선거에 써먹으려다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눈앞에 지나가도 잡을 수 없게 됐다”고 한탄했다.

화, 2016/05/1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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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6일 오전 북한 정부가 4차 핵실험을 했다. 북한 정부는 이번 핵실험이 수소탄 실험이라고 밝혔다. 지금으로선 그것이 수소탄 실험이 맞는지 확실하게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그간의 정황을 보건대, 북한이 전보다 더 향상된 수준의 핵폭탄을 실험했을 가능성이 크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핵무기를 지지하지 않는다. 핵무기는 무엇이든 “자위적” 수단이 아니라, 자본주의 경쟁이 낳은 끔찍한 무기일 뿐이다. 그리고 남한 · 중국 · 일본 등 주변국 노동계급의 혁명적 운동을 고무하지는 않고 핵무장에나 막대한 자원을 쏟아붓는 북한 지도층은 진정한 사회주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적 사회주의자들은 또한 이 문제를 동아시아 제국주의 갈등의 맥락 속에서 자리매김할 줄도 안다. 미국 · 중국 등 제국주의 국가 간 갈등이 커지면서, 동아시아에서 강대국들의 무력 시위가 잦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 영향을 받아 동아시아 국가들은 앞다퉈 군비를 늘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같은 기존의 핵 보유국들은 재래식 무기뿐 아니라 미사일과 핵무기 전력을 강화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 한 · 미 · 일 정부들이 북한을 동아시아 불안정의 주범으로 모는 것은 적반하장이다. 오히려 주변 강대국들의 군사력 경쟁 때문에 북한 지배 관료들은 커다란 압박을 받았을 것이다.

악마 취급하기

냉전 해체 이후 미국은 북한을 악마 취급해 자신의 동아시아 전략을 관철시키는 주요 수단으로 삼아 왔다. 미국은 사반세기 동안 북한의 ‘위협’을 과장하면서 이를 명분으로 자신의 동아시아 정책을 추진했다.

특히 오바마 정부는 북한 ‘위협’론을 일본을 중심으로 대중국 동맹을 구축하는 데 이용했다. 2015년 들어 한 · 미 · 일 동맹을 구축하고 강화하는 데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2015년 5월 미 · 일 방위협력지침이 개정됐고, 9월 일본 안보법제도 일본 의회를 통과했다. 또한 외교 · 군사 분야에서 한 · 미 · 일 삼각 협의체들이 새로 만들어지거나 활성화됐다. 여기에는 북한 급변 사태를 포함한 유사시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에 관한 한 · 미 · 일의 협의도 있다.

2015년 12월 28일 미국이 적극 개입해 성사시킨 한일 간 ‘위안부’ 합의도 한 · 미 · 일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이번 합의로 한 · 미 · 일 동맹의 주요 걸림돌을 치웠다고 평가한다. 일본 외무상 기시다 후미오도 “[12 · 28 합의로] 일 · 한 그리고 일 · 미 · 한의 안보협력이 전진할 소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한 · 미 · 일 동맹이 주되게 중국을 겨냥하지만, 이것은 북한한테도 커다란 위협이다. 한일 ‘위안부’ 합의는 북한 정부가 핵실험을 결행하기로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줬을 것이다.

제재는 해결책이 아니다

지금 유엔 안보리는 핵실험을 한 북한에 “중대한 추가 제재”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유엔의 대북 제재는 사태를 해결하거나 완화시키기는커녕 더 악화시켜 왔다. 제재는 대북 압박을 정당화해 주고 북한 관료보다 애꿎은 북한 인민들만 훨씬 더 고통받게 할 것이다. 따라서 모든 형태의 유엔 제재에 반대해야 한다.

반제국주의 · 반자본주의적 노동계급 정치가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가 이번 핵실험을 한 · 미 · 일 군사 협력에 박차를 가하는 명분으로 삼는 데 반대하는 동시에, 근본적 사회 변혁이 성취되는 미래를 위해 주춧돌을 놓으려 노력해야 한다.

2016년 1월 7일
노동자연대

목, 2016/01/0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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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관계, 모든 것을 뛰어넘어야 한다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의 단상과 우리의 대북 정책

 

김종욱 동국대학교 객원교수

 

지난 1966년 10월 개최된 북한의 '당대표자회'는 안보 위기, 경제 발전 지체, 당내 발전 전략을 둘러싼 논란 등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의 자리였으며, 북한 발전 전략의 실패를 자인한 회의였다. 뒤이어 1967년 5월 개최된 전원회의는 탈북한 황장엽의 설명처럼 "특이한 형태의 극좌로 몰아가는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북한은 1966년 '당대표자회'와 1967년 5월 전원회의를 기점으로 '수령'의 '유일 체계'라는 강력한 독재 체제를 구축했다. 동시에 '경제 국방 병진 노선'의 강화와 '혁명적 대사변'의 준비를 강조하면서 전 사회의 군사화 경향이 구조화되었다. 이 '당대표자회'에서 당 중앙위원회 위원장, 부위원장제는 폐지되고, 대신 총비서제와 비서국이 신설되었다.

 

변화 포기와 체제 고수 선언

 

공교롭게도 제7차 당대회에서 김정은은 당위원장에 취임했다. 구조적으로 북한은 1994년 김일성 사망 직전의 '당-국가 체제'로 전환한 것이며, 동시에 당 리더십은 1966년 이전으로 복귀한 셈이다. 1966년 이전까지 북한은 남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우위에 있었고,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사회주의 완전 승리'가 '코앞'에 다가온 것처럼 선전했다. 어쩌면 그 당시로 돌아가고 싶은 '발로(發露)'였을지도 모르겠다. 1966년 이전 북한은 한정된 영역이었지만 발전 전략을 둘러싸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의 의견을 토론할 수 있는 사회였다. 그러나 지금의 북한은 하나의 목소리 이외의 소리는 잡음이며 침묵만이 용인되는 사회가 되었다.

 

제7차 당대회의 결정서를 보면, 새로운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김정은이 제시한 북한의 미래는 1967년 극단적 독재 체제로 전환한 이후 계속 반복되었던 '김정일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은 없고 '김정일식 담론'으로 가득하다. 지도자는 바뀌었지만 그 지도자의 언어는 죽은 전임자의 언어 그대로였다. 이번 제7차 당대회에서 세 가지의 항구적인 '전략적 노선'이 언급되었다. 그것은 △ '경제 건설과 핵무력 병진 노선', △ '자강력 제일주의', △ '선군 혁명 노선'이다.

 

1962년 12월에 결정되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경제 국방 병진 노선'은 김정일 시대의 핵 능력 증강의 '시간적 결과'에 따라 김정은의 강력한 리더십의 자원이 되었다. 1962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장되었던 '자립적 민족 경제' 노선은 북한 주민들을 일상적인 '자력갱생'과 '간고분투'의 삶으로 내몰았으며, 이름만 바꾼 '자강력 제일주의'는 그 유사 버전에 다름 아니다. 1964년 총참모장 최광에 의해 조선인민군은 '김일성 노선의 충실한 추진 세력인 동시에 그 중핵적인 존재'로 규정되었고, 김정일은 자신의 정치를 '선군 정치'로 선언했다. 김정은의 '선군 혁명 노선'은 오래된 레퍼토리의 반복일 뿐이다.

 

1960년대에 시작된 발전 전략이 커다란 변화 없이 계속 '유훈 정치'의 이름으로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일상을 살아가는 북한 주민들의 삶은 예나 지금이나 힘들고 가혹하다. "식량 문제를 반드시 풀고 인민들에 대한 식량 공급을 정상화"하겠다며 제시한 '경제 발전 5개년 전략'은 공염불로 끝날 것이 자명하다. 당을 통치의 중심으로 삼겠지만 '선군 정치'와 통제 구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다. '조선인민내무군'과 '보위‧인민보안기관'들의 감시와 폭력은 강화될 것이다. '전당 김일성-김정일주의화'와 '청년 중시'의 '전략적 노선'은 전 사회적 차원의 사상적 통제와 청년들에 대한 강력한 '세뇌 정책'으로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제7차 당대회의 결정은 '변화 포기와 체제 고수' 선언이라 할 수 있다.


뛰어넘을 수 있는 '상상력'과 대화를 위한 '용기'

 

'선군(先軍) 노선'에서 '선당(先黨) 노선'으로의 변화는 어쩔 수 없는 북한의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30대 초반 새로운 지도자의 개혁은 당대회를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사회주의 일당에 의해 통치되는 정상적 구조로의 전환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출구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 핵능력 고도화는 권력을 유지하는 수단이지만 출구를 막고 있는 강고한 '잠금쇠'다. '핵 정치'를 통한 권력 구조의 유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북한적 딜레마', 비핵화 전략을 선택하는 순간 권력 구조의 근본적 버팀목이 부러질 것이라는 '북한적 공포', 그러나 지속적인 핵실험 시위와 안보 위기 조성은 '무딘 칼'이 되어버리는 상황, 이것은 어쩌면 '한반도적 아이러니'라 하겠다. 핵실험을 해도 미사일을 쏴도 위협으로 느끼지 않는, 오히려 더욱 강화된 제재와 압박으로 이어지고, 긴장과 불안이 매번 반복되면서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상상도 할 수 없는 전쟁의 공포는 그럴 리 없다는 '근거 없는 낙관'으로 묻혀버린다. 작은 실수와 변란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실수의 공포'는 발생하기 어려운 '확률의 늪'으로 빠져버린다. 이런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 계기를 포착하고 지혜를 발휘해서 좀 더 안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

'평화 협정'이라는 아주 그럴싸한 이야기가 미국, 중국에서 돌고 있다. 제임스 클래퍼(James Clapper)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은 비공개 한국 방문 와중에 평화 협정 협상 문제를 언론에 흘렸다. 중국 외교부는 공식적으로 비핵화 협상과 평화 협정 논의를 투 트랙으로 병행하자고 제안했다. 북한은 우리 정부에 남북 군사 회담을 제안했다. 이제 대화의 국면으로 재진입해야 한다. 북한에게 비핵화 없이 평화 협정은 없다는 입장도, 비핵화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 협의도 대화가 시작되어야 가능하다. 핵을 보유하고 평화 협정을 체결하겠다는 북한의 전략은 '몽상'임을 정확히 알려야 한다. 일각에서 북한은 변하지 않을 것이니 대화가 무의미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지 못한다는 것은 '지속적인 핵능력 증강' 대 '북한 붕괴 정책'의 강대 강 국면의 지속을 뜻한다. 이 방식은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것이며, '공포의 균형'이다.

 

이제 평화 협정을 매개로 한 '커다란 꾸러미'를 만들어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평화는 한반도가 숨 쉴 수 있도록 하는 '산소 호흡기'다. 통일은 헌법적 가치이며 대통령의 임무다. 저성장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적 출구는 힘겨운 국민에게 절실한 것이다. 이렇듯 평화와 경제, 통일은 서로 결합되어 있다. 대화를 통해 평화적 상황을 유지하면서, 남과 북이 공존 공영할 수 있는 '북방 경제'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통일을 위한 서로의 이해와 관용의 길을 걸어야 한다. 제7차 당대회에서 북한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은 자체의 힘으로 변화의 출구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변화의 계기와 출구의 비전을 대화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전환의 시기에 필요한 것은 현실을 뛰어넘는 상상력이다. 그것은 이념적 대립을 뛰어넘는 것, 분노와 증오를 뛰어넘는 것이다. 진정 가슴으로 저 고단한 국민들의 미래를 고민한다면, 이젠 뛰어넘을 때다. 진정 저 고통 받는 북녘의 주민들을 생각한다면, 이젠 무관심과 무시를 뛰어넘을 때다. 쉽지 않겠지만, '뛰어넘음'의 대북 정책이 필요하다. 계기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 진심으로 모든 것을 걸고 뛰어넘을 수밖에 없다. 저 전혀 변할 것 같지 않은 북한의 제7차 당대회를 보면서 체념하고 그냥 지나쳐버릴 수 없다. 이젠 뛰어넘을 때다.

 

우리는 저 척박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된다. 동시에 이 긴장과 대결을 뛰어넘어 평화로 가기 위한 용기와 결단도 필요하다. 북한에게 할 말은 확실하게 하되, 할 일도 제대로 하자. 멈춰 선 개성 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목, 2016/05/2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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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가동 중단 108일째인 지난 5월 27일, 정부가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로 피해를 본 입주기업과 주재원을 지원하기 위해 5,200억 원 가량의 재정을 투입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발표에 대해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실망했다. 지원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당초 대통령의 약속과 다르기 때문이었다.

▲ 정부가 내놓은 지원대책에는 지원 대상을 개성공단 입주기업으로만 한정해 2,3차 협력업체는 더욱 위기를 맞고 있다.

▲ 정부가 내놓은 지원대책에는 지원 대상을 개성공단 입주기업으로만 한정해 2,3차 협력업체는 더욱 위기를 맞고 있다.

개성공단 303개 가운데 261개 입주기업이 신고한 실질 피해 추산액은 9,446억 원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 가운데 7,779억 원의 피해액만 인정했다. 그마저도 전액 보상하지 않고 5,079억 원의 피해액만 지원한다고 개성공단 기업협회 측은 밝혔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투자액 90%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종합적으로 따져보니까 (피해규모를) 18억 정도 우리가 신고를 했는데 10억이 채 못 미치는 (지원액을) 그렇게 상정이 됐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히 우리가 실손액에 대해서만 신고를 한 것이지 영업권이라든가 크레임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신고가 되지 않은 그런 상황인 것입니다.신한용 / 개성공단 입주기업 ‘신한물산’ 대표이사

▲ 6월 10일 오후 연세대를 찾은 홍용표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는 뉴스타파 목격자들 취재진.

▲ 6월 10일 오후 연세대를 찾은 홍용표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는 뉴스타파 목격자들 취재진.

뉴스타파 <목격자들> 취재진은 6월 10일 연세대에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을 만나 개성공단 중단 후 정부가 내놓은 지원대책을 입주 기업들이 거부한 것과 관련해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지 물었다. 이에 대해 홍용표 장관은  “일부 의견만 갖고 전체를 평가 하는 건 곤란하다”고 밝혔다. 또 실질 보상이 이뤄지지 못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 최근 통일부는 투자에는 위험이 따르며 투자이익의 대가로서 기업이 스스로 손실을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사태는 애당초 정부의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결정 때문에 발생한 위기였다. 그러나 그 피해는 입주기업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거기에다 정부는 기업인들의 자구 노력까지 허락하지 않고 있다. 바로 정부 때문에,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2016년 2월 26일 방송 다시 보기 : 개성공단 못다한 이야기


취재작가 구슬희
글구성 정재홍
연출 박정남

토, 2016/06/1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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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조선인민공화국 : 나의 두 번째 여행 보는눈 5월 10일 서울 인천 공항을 떠나 심양으로 갔다. 이번 방문의 우리 일행은 단촐하다. 사이 좋게 단체를 만들어 북조선 돕기를 15년간 해오신 아틀란타에 계시는 J 목사님과 워싱턴에서 의사를 하시는 B 씨와 한 팀이 되었다. 이번 여행은 두 번째 북조선 방문으로 평화란 무엇인가를 피부로 느끼기 위한 나의 작은 순례행렬이다. 21세기에 ...
월, 2016/06/2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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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평화위협‧군비경쟁 촉발하는 북 무수단 발사 유감

4차례 핵실험한 북한의 로켓 발사는 주변국에 명백한 위협
군사적 대결과 제재 위주 대응에서 평화 대화로 전환해야


어제(6/23) 북한은 22일 실시한 무수단 “중장거리 전략 탄도로켓 시험발사가 성공”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4차례나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이 탄도로켓을 발사한 것에 유감을 표명하며 이것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미칠 심각한 악영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미국 괌 군사기지와 일본 전역이 북한의 사정권 안에 들어가게 되어 결국 한반도와 동북아는 심각한 군비경쟁에 치닫게 될 것이다.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이와 같은 행위는 최근 남북 군사회담 등 대화 제스처를 취해왔던 스스로의 입장과도 배치된다. 

 

북한의 계속된 핵 투발 능력 강화에 대해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경고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대화와 협상 노력 없이 “도발하면 강력 대응” 식의 군사적 대결과 제재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이를 수 없다. 지금까지 대북 제재와 봉쇄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막는 것에 실패해왔다.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른 한반도와 동북아의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지 않으려면 대화와 교류 없이 북한의 붕괴와 굴복만을 기다리는 한국과 미국의 “전략적 인내” 전략은 전면적으로 수정되어야 한다. 특히 과거 한국 정부는 1998년 광명성 1호 발사에도 불구하고 미국 페리보고서를 도출하고 북미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끌어냈던 경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강력한 대북제재에만 집착해서는 심화되는 위기를 막지 못한다. 진정으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자 한다면 남한 정부와 주변국들은 한반도 핵 문제와 관계개선, 그리고 평화체제 형성을 위한 포괄적인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대북 적대정책을 대화 국면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평화의 목소리와 의지를 귀담아들을 때다. 

금, 2016/06/2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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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춘 보훈처장이 북한 김일성 주석의 외삼촌인 강진석에게 건국훈장을 수여한 것은 정당한 절차로 진행돼 문제없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보훈처가 서훈 취소를 검토하겠다고 돌연 입장을 바꿨다.

국가보훈처는 오늘(6월 29일) 정책브리핑에 보도자료를 내고, “새로운 공훈심사 기준을 마련해 빠른 시일 내에 “강진석과 김형권의 서훈을 취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가 정체성 및 국민 정서를 고려”해 서훈 취소 방침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 국가보훈처가 오늘(6월 29일) 내놓은 서훈 취소 보도자료.

▲ 국가보훈처가 오늘(6월 29일) 내놓은 서훈 취소 보도자료.

그러나 이 같은 보훈처의 서훈 취소 방침은 전날(6월 28일) 강진석의 건국훈장 서훈은 “정당한 절차로 진행돼” 문제가 없다는 박승춘 처장의 발언을 하루 만에 뒤집은 것이다. 전날 박승춘 처장은 국회 업무보고에서 “김일성의 아버지 김형직에게도 건국훈장을 수여할지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북한 김일성의 친인척에 대한 건국훈장 서훈이 문제없다고 답한 바 있다. 박승춘 처장의 말이 하루 만에 뒤집히면서 박승춘 체제의 보훈처가 사실상 대한민국 건국훈장 관리 능력을 상실한 것 게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했다.

이와 함께 강진석 이외에 또 다른 김일성 친인척에게도 건국훈장이 추서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국가보훈처가 2012년 북한 김일성 주석의 외삼촌인 ‘강진석’에게 건국훈장을 수여하기 2년 전인 2010년에도 김일성 주석의 삼촌인 김형권(실제 수훈자 명단에는 김형건)에게도 건국훈장을 수여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 국회 정무위에서 업무보고 중인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오전에는 김형권이 훈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가 오후에 말을 뒤집었다.

▲ 국회 정무위에서 업무보고 중인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오전에는 김형권이 훈장을 받았다고 말했다가 오후에 말을 뒤집었다.

이와 관련해 박승춘 보훈처장은 6월 28일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 중 오전 답변에서 김일성의 친삼촌인 김형권도 건국훈장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가 오후엔 “포상자 명단에 없다”고 말을 번복해 보훈처의 서훈 심사와 관리가 엉망이라는 것을 드러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오늘(6월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8.15 광복절을 맞아 국가보훈처가 발표한 건국훈장 애국장 서훈자 가운데, 만주방면 독립유공자로 ‘김형건’이 이름이 나오는데, 이는 김형권의 다른 이름으로 북한 김일성의 삼촌이 맞다고 밝혔다. 박승춘 처장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김형권은 건국훈장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한 발언이 부정된 것이다.

실제 국가보훈처 발행 독립유공자공훈록 19권을 보면 김형건은 평안남도 대동군 고평면 남리 출신으로 “1930년 8월 국민부에 가입하여 군사조직인 조선혁명군에서 활동했다. 압록강을 건너 함경남도에서 군자금을 모집하였으며 일제경찰을 살상하는 등 무장투쟁을 벌이다 9월 체포되어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경성형무소에서 복역하다 1934년 5월 옥중 순국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 같은 김형건의 행적은 김일성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 실린 김형권의 출생지, 활동상과 내용이 동일하며, 다만 사망연도가 1934년과 1936년으로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민족문제연구소는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보훈처가 혼선을 일으키며 실수를 거듭하는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과연 박승춘 체제의 보훈처가 제대로 서훈을 관리할 능력이 있는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무능과 거짓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박승춘 처장을 즉각 해임할 것을 촉구했다.

수, 2016/06/2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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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탈북 북한 식당 종업원(이하 탈북 종업원)을 둘러싼 기밀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 현재 당사자 13명의 목소리를 배제된 채, 이들이 처한 상황에 관한 수많은 추측과 주장, 반론이 난무하고 있다.

탈북 종업원 13명은 수개월 동안 가족과 연락을 취하지도, 자신의 선택으로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어, 과연 이들의 기본권이 존중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탈북 종업원들이 가족과 연락을 취하고 직접 선임한 변호사와 면담할 수 있도록 이들을 즉시 합당한 시설에 수용할 것을 한국 정부에 촉구한다. 국제앰네스티는 한국과 북한 양측 정부에 이들 여성 종업원 12명과 지배인 1명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으나,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양측 모두 회신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탈북 종업원 13명은 2016년 4월 초 한국에 들어왔으며, 현재 국가정보원이 관리하는 시설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들이 북한에 있는 가족들과는 물론, 국선변호사와 극소수의 국내 비정부단체를 제외하고 국정원이 허가하지 않은 시설 밖으로 연락을 취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제앰네스티는 서한을 통해 13명이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게 된 정황에 대해 양측의 주장에 큰 차이가 있고, 당사자들의 해명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들이 왜 한국에 온 것인지, 또는 전원이 자발적으로 탈북한 것인지에 대해 판단하기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양측 정부에 이들의 이동의 자유를 존중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 이동의 자유는 자국을 포함해 어느 국가든 자유롭게 출국하고 귀국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한다.

탈북 종업원 13명의 동료 직원이었던 한 사람이 북한으로 돌아간 뒤, 2016년 4월 20일 TV 인터뷰를 통해 중국에서 일하는 동안 여권을 직접 관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식당 종업원들은 이동의 자유를 제한받았을 것이다. 국제앰네스티는 북한 정부에 이러한 주장과 그 외 고용 환경과 관련해 더 자세한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마찬가지로 모든 국가는 개인의 자유권과 안전권을 존중해야 하고, 자의적 체포 및 구금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이러한 권리는 국적과 법적 지위와 관계없이 난민과 비호신청자, 이주민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있다. 또한, 자의적 구금 금지는 국제관습법에 명시된 원칙으로, 모든 국가에 적용할 수 있으며 전쟁 중에도 해당한다. 자유를 박탈당한 사람은 누구나 구금의 정당성 여부 검토를 독립적이고 공정한 사법권에 요청할 수 있다.

구금된 사람은 누구나 외부와 소통할 권리가 있다. 다만, 합법적인 목적에 따르는 경우 타당한 조건과 제한을 둘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정착 지원 과정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소통을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이들이 부당한 자의적 구금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와 구제를 받을 권리를 보호하고 보장하지 못할 수 있다.

올해 초 발표한 국제앰네스티 보고서 「통제된 사회, 단절된 삶」은 표현과 정보의 자유에 대한 북한 당국의 통제를 다루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제앰네스티는 국경에 상관없이 가족과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권리가 누구에게나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탈북 종업원 13명 사건에 대해 가족 간 연락을 주고받는 것이 이들과 그 가족들의 기본권과 다름없는 만큼, 연락이 가능하도록 남북 양측이 건설적이고 협조적으로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

영어전문 보기

South Korea: End secrecy surrounding North Korean restaurant workers

The South Korean authorities need to lift the veil of secrecy surrounding the North Korean restaurant workers. There has been much speculation, claims and counter-claims as to the group’s plight, but what is missing from this story are the voices of the 13 workers.

For months they have been denied contact with their families or lawyers of their choosing, raising questions as to whether their basic rights are being respected.

Amnesty International has urged the South Korean authorities to promptly grant the individuals reasonable facilities to communicate with their families and legal counsel of their own choosing. Amnesty International has written to both the governments of South Korea and North Korea seeking information about the 12 women and their manager who were previously working in a North Korean-owned restaurant in Ningbo, China. Unfortunately to date, we have not received a reply from either government.

According to information provided publically by the South Korean authorities, we know the 13 individuals arrived in South Korea in early April 2016, and are currently under investigation in a facility operated by the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 (NIS) of the country.

As far as Amnesty International has been able to confirm, the individuals have not been allowed to contact their families in North Korea, nor others outside the facility beyond those approved by the NIS, such as the government-appointed lawyers and the very few government approved domestic NGOs.

In our letters, we noted that the accounts given by the two governments concerning how the 13 individuals came to depart China and arrive in South Korea are very different, and since the individuals’ own explanations remain unknown, it is very difficult to determine the nature of their travel and whether or not all of them travelled to South Korea voluntarily.

Amnesty International reiterates that all governments must respect the freedom of movement of these individuals which includes the right to freely depart from any country, including their own, and to return to their country.

In a TV interview on 20 April 2016 a co-worker of the 13, who had returned to Pyongyang, said that the workers themselves were not in control of their passports while working at the restaurant in China. If true, this would put these individuals at risk of having their right to liberty of movement restricted. Amnesty International asked the North Korean government for further information about this and about the other conditions of their employment.

Likewise all governments must respect the right to liberty and security of person and protection from arbitrary arrest and detention.

These rights apply to everyone, including refugees, asylum-seekers and migrants, regardless of their nationality and legal status. In addition, the prohibition of arbitrary detention is a rule of customary international law, and is applicable to all states, even during war. Any individuals deprived of their liberty are entitled to have that detention reviewed by an independent and impartial judicial power to determine if it is lawful.

Everyone in detention has the right to communicate with the outside world, subject only to reasonable conditions and restrictions that are proportionate to a legitimate aim. By denying this communication to those in the settlement support process, the South Korean government may be failing to protect and ensure the rights of these individuals, including the right to be free from unlawful and arbitrary detention and their access to remedies.

In our report, Connection Denied, released earlier this year, on the restrictions on freedom of expression and freedom of information in North Korea, we emphasized the right of every person to communicate freely with family members, regardless of national boundaries.

In the case of the 13 restaurant workers, we urged the governments of the two Koreas to work constructively and collaboratively to facilitate communication between family members, as this is nothing short of a basic right of the individuals and their family members.


금, 2016/07/0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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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中 경제 보복 대책은 있나?

사드 배치와 흔들리는 동아시아


김종욱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 참여사회연구소 기획위원

 

"국방은 풍요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Defence is of much more importance than opulence)."

 

애덤 스미스(Adam Smith)가 <국부론>에서 밝힌 내용이다. 스미스는 국가의 부를 논하면서도, 국방이 풍요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갈파했다. 그만큼 국방은 국가 중대사이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문제다. 그래서 가장 보수적인 결정을 할 수밖에 없고, 어떠한 실수도 용납될 수 없다.

 

지난 8일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결정을 둘러싸고 찬반 양론으로 갈려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성주 군민은 정부의 일방적 처사에 분노하고 있다. 북한은 "남한의 항구와 비행장에 대한 선제 타격 훈련"이라고 밝히며 탄도 미사일 3발을 발사했고, 제5차 핵 실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역내 국가의 전략적 안보 이익과 지역의 전략적 균형에도 심각한 손해"라며, "강렬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명했다. 러시아도 사드 한국 배치 지점까지 사정거리가 가능한 미사일을 배치할 수도 있다고 반발했다. 사드 배치 결정을 계기로 동아시아는 심각한 긴장 국면으로 진입한 것이다.

 

이런 사태가 발생한 직접적 계기는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와 핵 실험 때문이다. 북한의 지속적 핵 능력 강화와 투발 수단 실험은 우리에게 심각한 위협이며 동맹인 미국에도 잠재적 위협이다. 점증하는 위협을 억지할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과 능력의 확보는 당연하다.

 

문제는 그 수단과 능력이 사드인 것이다. 사드 배치는 이미 주변국들의 심각한 우려와 갈등의 대상이었다. 사드가 '북한 위협 대처용'이 아니라 '중국 견제용'이라는 의구심 때문이다. 중국은 미사일 방어(MD) 체제의 편입을 한중 관계의 마지노선으로 설정했다. 사드 배치는 실제 MD 체제로의 편입을 의미한다.

 

미국은 '아시아 재균형 전략(Pivot to Asia)'을 통해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된 동아시아에 개입하면서, 동아시아 곳곳에서 중국과 충돌하고 있다. 미-러 관계도 긴장이 계속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한-미-일 3각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이에 대응해 중-러의 군사적 협력은 긴밀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의 지속은 신냉전 체제로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국제 정세와 지정학적 변동 속에서 우리는 안보 문제에 대한 민주적 토론을 전개해야 한다. 합리적 의심에 대한 확인과 우려되는 미래에 대한 대책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 이유는 정부의 일방적 사드 배치 결정 과정에서 많은 허점이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이 안보보다는 정치적 판단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다.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어 왔지만, 급작스럽게 사드 배치를 결정할 정도로 특이한 안보 위기 사태가 발생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미-중 갈등이 심각해지는 상황이었다. 즉, 이번 결정이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 의한 것이라는 의심이다. 그리고 일각에서는 사드 배치 완료가 2017년 대선 직전인 점을 들어 대선을 위한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때 이른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둘째, 사드 배치와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대북 제재의 관건은 중국의 참여인데 사드 배치를 가장 격렬하게 반대하는 국가가 중국이다. 정부의 '9월 발언' 즉 9월이면 북한이 견디지 못하고 태도를 바꿀 것이라는 전략은 공염불이 되어버렸다. 청와대와 외교부의 압박과 제재에 따른 북한의 균열 시나리오를 청와대와 국방부가 좌초시키는 우스운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에 대한 일관된 제재를 강조했다. 북한 제재의 가장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이 한-미의 사드 배치 결정에 가장 반대하는데도 말이다.

 

셋째, 성주의 사드 배치로는 인구의 절반이 집중되어 있는 수도권을 방어할 수 없고, 사드의 성능도 확실하게 믿을 수 없다는 점이다. 동아시아의 갈등을 유발할 수밖에 없는 사드 배치보다 오히려 수도권을 실질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패트리어트 방어 체제 구축에 우선순위를 두었어야 했다. 또한 2016년 1월 미 국방부 시험평가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사드가 '완전한 전력화 단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아직 18가지의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체의 유해성부터 사드 기술의 전력화 단계까지 제기되는 각종 의문에 대해 납득한 만한 설명이 전제되어야 한다.

 

넷째, 우리 정부가 한중 경제 관계 악화를 방지할 대책을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우리나라의 총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기준 26.0%로, 이 수치는 미국과 일본에 대한 수출 규모를 합친 것보다 훨씬 많다. 중국에 대한 무역 흑자는 468억 달러로 전체 흑자의 40%가 넘는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다양한 보복 조치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국민들에게 대책을 밝혀야 한다.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대규모 경제 보복이 있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는 낙관은 수긍하기 힘들다. 정치와 경제는 분리되어 있기도 하지만, 국익에 대한 종합적 판단과정에는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의 문제다. 안보는 국민을 지키기 위한 것이기에, 국민에게 묻고 '민주적 토론'을 통해 안보의 수단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동아시아에서 미-중의 갈등과 협력이 착종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드 배치가 몰고 올 국제적‧지역적‧국내적 상황을 고려했다면, 충분한 토론을 통해 납득할만한 대응방안과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것이 수순이어야 했다. "미리 알렸다면 사드를 배치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국무총리의 발언은 국민에게 애초 알릴 생각이 없었다는 노골적 고백이나 다름없다.

 

일방적 사드 배치 결정을 유예해야 한다. 사드 배치에 대한 국민적 토론과 사회적 합의를 시작해야 한다. 이 과정이야말로 국민과 함께 안보를 지켜가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며, 주변국들과의 외교에서 지렛대가 될 것이다. 또한 60%를 웃돌던 사드 배치 찬성 여론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북한의 위협에 공포를 느끼는 국민들을 위한 대책도 절실하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토론이 이념 논쟁으로 전환되는 것을 지양하면서, 현실적 대안과 현명한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서 민주적 토론 과정과 제도를 회피하고, 모든 결정을 독점하려는 행정부 독주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어야 한다. 이참에 '군에 대한 문민 통제'도 사회적 의제로 토론해야 한다.

 

공자는 정치를 식량을 풍족히 하고 군비를 충족하게 하여 백성을 믿게 하는 것이라 했다. 즉 '민신(民信)', '족식(足食)', '족병(足兵)'을 정치의 3요소라고 천명했다. 공자는 부득이 무엇을 제거해야만 한다면, 처음이 '족병'이고 그 다음이 '족식'이라고 했다. 그 이유는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존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민신'이 정치의 핵심임을 천명한 것이다. 아담 스미스는 풍요보다 국방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동아시아는 국민의 믿음을 정치의 핵심으로 여겼다. 바라건대, 박근혜 정부가 '족병'을 위해 국민의 믿음을 저버리는 이상한 정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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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6/07/2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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