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기획2] 유해물질과 노동자 건강

지역

[기획2] 유해물질과 노동자 건강

익명 (미확인) | 금, 2019/04/05- 11:03
<div class="xe_content"><h1 dir="ltr">유해물질과 노동자 건강</h1> <p> </p> <h3 dir="ltr" style="text-align:right;">공유정옥 직업환경의학과 의사</h3> <p> </p> <h2 dir="ltr">들어가며</h2> <p dir="ltr">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2017년 한 해에 993명의 노동자들이 업무상 질병으로 숨졌다고 한다. 진폐(439명), 암(96명), 각종 중독(34명) 등 대부분 일터에서 노출된 유해물질 때문에 목숨을 잃은 셈이다. 한국의 산업재해 통계가 직업병을 제대로 포괄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고려하더라도 1년에 최소 수백 명이 죽어가는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는 1년에 98만여 명이 일터 유해화학물질 때문에 생긴 호흡기 질환(약 48만 명), 암(약 42만 명), 심혈관 질환(약 8만 명) 때문에 사망한다고 추정된다.<sup>1)</sup> 사망자 외에 병에 걸려 투병중인 경우를 따진다면, 유해물질로 인한 노동자의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진다.</p> <p> </p> <h2 dir="ltr">세 가지 힘</h2> <p dir="ltr">이런 죽음과 고통은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으면 예방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써야만 한다면, 노동자들이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하여 질병에 이르지 않도록 할 수도 있다. 그런데 현실에서 유해물질 사용을 금지시키거나 노출을 예방하도록 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매년 98만 명의 노동자들이 죽어갈 정도로 어려운 문제다.</p> <p> </p> <p dir="ltr">왜 이렇게 어려운가. 그리고 어떻게 풀어야 하나. 유해물질에 의한 직업병 피해의 면면을 살펴보면 세 가지 힘에 그 열쇠가 있지 않나 싶다. 지식과 기술을 생산하는 힘, 그 지식과 기술을 반영하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낼 힘,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법과 제도가 실천에 옮겨지도록 강제할 힘이다. 유해물질과 노동자 건강의 역사 속에서 이 세 가지 힘들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사례를 통해 함께 생각해보자.</p> <p> </p> <h2 dir="ltr">영국 노동자들과 석면 규제<sup>2)</sup></h2> <p dir="ltr">석면의 유해성이 학계에 최초로 공식 보고된 것은 1924년이다. 산업화가 가장 먼저 시작된 영국에서 윌리엄 쿡이라는 병리학자가 ‘브리티시 메디컬저널’에 석면 공장에서 일했던 노동자의 폐 섬유화와 결핵 사례를 보고했다. 뒤이어 영국의 다른 학자들도 줄줄이 석면과 관련된 질병 사례들을 발표했다. 이에 글래스고 지역의 근로감독관이 보고된 질병들과 석면 산업 사이에 관련이 있는지 알아보기 시작한 것은 1928년의 일이다. 1929년 말에 끝난 이 조사의 결론은 석면 먼지에 노출된 노동자들은 폐 섬유화로 인하여 영구적인 건강 손상을 입거나 사망할 수 있으니 석면 공장의 먼지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에 따라 석면 기업들과 노동조합, 의회 등의 대표자들이 협상을 거쳐 석면 공장의 먼지에 대한 최초의 규제를 만들었는데, 이 법이 시행된 것은 1933년으로 학술지를 통해 공식적인 피해 사례가 보고된 지 9년만의 일이었다.</p> <p> </p> <p dir="ltr">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1933년부터 시행된 법 덕분에 석면 공장 노동자들의 건강이 잘 보호받을 것이라는 믿음은 30년 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석면의 유해성에 대한 새로운 지식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석면광산이나 석면제품을 만들며 엄청난 먼지를 마시던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석면을 함유한 단열재를 사용하느라 소량의 먼지에 가끔씩 노출된 노동자들이나 석면 공장 주변에 살던 주민들도 병에 걸린다는 점이 알려졌다. 1933년 법 시행 이후 30년이 흘렀는데도 석면 관련 질병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는 의문도 제기되었다.</p> <p> </p> <p dir="ltr">1964년, 당국은 석면 공장의 먼지를 일정 수준 이하로 줄이는데 초점을 맞춘 종전의 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 노, 사, 전문가들의 논의를 거쳐 새로운 규제가 만들어진 것은 그로부터 5년이 지난 1969년의 일이었다. 이번에는 석면 공장에만 국한하는 게 아니라 석면을 사용하는 곳에서라면 어디에서건 ‘최대 허용 농도’를 넘지 않도록 노출을 예방하도록 하였다. 이후 영국 정부는 석면에 대한 규제를 점점 강화하다가, 1999년에는 독성이 가장 강하다고 알려진 청석면의 사용을 아예 금지하였다.</p> <p> </p> <p dir="ltr">영국의 석면 규제를 요약하면 이렇다. 몇 년에 걸쳐 노동자들의 질병과 죽음이 여러 차례 보고된 후, 정부가 나서서 석면 산업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초의 석면 규제를 만드는데 9년이 걸렸다. 기존 규제의 한계를 인정하여 확대 강화하기까지 30년이 걸렸고, 아무리 강력한 규제로도 피해를 막을 수 없으니 아예 석면 사용을 금지하기로 결정하기까지 다시 30년이 걸렸다. 석면의 유해성이 어느 정도이며 어떻게 해야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온전한 지식을 확보하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고, 새로운 지식이 확인된 뒤에도 이를 법과 제도로 만들어 실행하기까지도 몇 년씩 걸렸다.</p> <p> </p> <h2 dir="ltr">석면, 영국 바깥의 이야기</h2> <p dir="ltr">석면은 그 유해성이 천천히 나타난다. 노출을 멈춘 수십 년 뒤에도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영국은 석면 사용을 금지한 뒤에도 석면으로 인한 질병과 사망이 꾸준히 늘어왔으며, 사용금지 20년이 지난 지금은 1년에 4천 8백여 명이 석면 때문에 사망하고 있다.<sup>3)</sup> 영국 정부는 2020년 이후에는 석면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점차 감소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지만, 이미 그동안 누적된 피해자 규모를 생각하면 석면의 유해성을 좀 더 빨리 발견하고 좀 더 빨리 금지시키지 못했던 지식의 한계, 제도와 실행을 강제할 힘의 부족이 참으로 안타깝다.</p> <p> </p> <p dir="ltr">국제석면추방운동단체 IBAS(International Ban Asbestos Secretariat)가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석면의 사용을 금지시키기 시작한 나라는 덴마크라 한다. 1972년 단열, 차음, 방수 등을 위한 건축 자재에 석면 사용을 금지시킨데 이어 1980년에는 지붕용 석면 시멘트 제품을 제외한 모든 석면 사용을 금지시켰고 1980년대 후반에는 예외적으로 허용했던 분야들도 차츰 금지시켜갔다. 덴마크에 이어 스웨덴, 아일랜드, 노르웨이, 이스라엘 등이 약간의 예외 분야를 두기는 하였으나 석면 사용 자체를 금지시키는 법을 차례로 만들어 나갔다.</p> <p> </p> <p dir="ltr">이런 국가들이 석면 사용을 금지하면서 석면 기업들은 편하게(?) 석면을 쓸 수 있는 곳으로 옮겨갔다. 가령 1990년대 초반 독일과 일본이 차례로 석면 사용을 금지함에 따라 공장을 한국으로 옮기거나 설비를 매각한 기업들이 있었다. 이들은 2009년 한국이 석면 사용을 금지하자 다시 인도네시아 등 석면 규제가 취약한 곳으로 공장을 옮겨갔다. 석면 금지국은 서서히 늘어나서 2018년 현재 세계 66개국으로 확대되었지만 세계 석면 사용량은 더 이상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규제가 취약한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으로 옮겨갔을 뿐, 지상에서 없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p> <p> </p> <p dir="ltr">유해물질의 독성이나 예방법에 대한 지식만으로는 실제 예방을 위한 법과 제도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걸 만들거나 사용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나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일부’ 노동자들의 삶을 희생시켜도 된다고 믿는 사람들의 힘이 예방으로 가는 길을 막기 때문이다. 이런 힘들을 물리칠 수있는 다른 힘이 필요하다.</p> <p> </p> <h2 dir="ltr">벤젠 이야기</h2> <p dir="ltr">노동보건 분야에서 석면은 그 유해성이 상당히 잘 규명되어 있고 ‘금지만이 답’이라는 예방법이 국제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져 있는 아주 특수한 경우다. 사실 노동자들이 사용하거나 노출되는 물질들 중에는 그 유해성이 제대로 확인된 적 없거나, 확인하기 대단히 어려운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따라서 그 물질이 유해한가 아닌가, 어느 정도로 노출되어야 병을 일으키는가 (혹은 어느 정도의 노출까지는 안전한가) 따위의 ‘논란’에만 수십 년이 걸리기도 한다.</p> <p> </p> <p dir="ltr">1978년, 미국의 산업안전보건청 OSHA에서는 백혈병 등 건강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작업장에서 벤젠 노출을 1ppm 미만으로 유지하라는 기준을 마련했다. 하지만 벤젠을 만들어서 돈을 버는 석유화학산업체 등이 이 기준에 과학적 근거가 빈약하다며 소송을 제기하였고, 1980년 대법원 판결에 따라 벤젠의 노출기준은 10ppm으로 올라가고 말았다. 7년의 세월이 흐른 뒤, 10ppm으로는 벤젠의 유해성으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도 명백해지자 (즉, 그만큼 많은 노동자들이 벤젠의 피해를 겪고 나자) 노출기준은 다시 1ppm으로 낮아졌다. 그 7년 사이에 10ppm은 넘지 않지만 1ppm은 넘는 벤젠에 노출되었던 노동자들은 약 9,600명이었고, 그 중 최소 30명에서 최대 490명이 백혈병으로 사망했다고 추정된다.<sup>4)</sup>  기업들의 방해로 7년 동안 정부가 충분한 규제를 적용하지 못했고, 그 때문에 기업들은 벤젠 노출 예방 대책에 써야할 ‘비용’을 아꼈고 노동자들은 수십에서 수백 명의 목숨을 잃었다는 이야기다.</p> <p> </p> <p dir="ltr">현재 한국을 비롯하여 소위 선진국들에서는 벤젠이나 벤젠을 함유한 혼합물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연구나 실험 등 극히 제한된 상황에서 허가를 받고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일반 사업장에서 노출기준 1ppm으로는 예방에 충분하지 않다는 깨달음이 있었던 것이다. 벤젠에 대한 규제가 이렇게 강화되기까지 관련 기업들의 저항은 얼마나 컸을 것인가. 무엇보다도 그런 기업들의 저항을 물리칠만큼 ‘충분한’ 지식과 근거가 생겼다는 건, 결국 그만큼 많은 노동자들이 백혈병 등에 걸려 아파하고 죽어갔다는 말이기도 함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그리고 석면과 마찬가지로, 이곳에서 벤젠을 이용하여 돈을 벌던 기업들은 아직 벤젠을 엄격히 규제하지 않는 국가들로 옮겨가서 그곳 노동자들을 백혈병에 걸리도록 만들고 있다는 사실도.</p> <p> </p> <h2 dir="ltr">다시, 세 가지 힘</h2> <p dir="ltr">앞머리에서 유해물질에 의한 직업병 피해를 막기 위해 세 가지 힘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석면이나 벤젠에 대한 규제의 역사를 통해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어떤 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지식이 결국 노동자들의 희생을 통해 쌓여왔다는 사실, 그런 지식이 확인된 후에도 규제를 마련하고 실행하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 그리고 어떤 국가들에서 이런 조치가 실행되더라도 지구 전체로 보면 유해물질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힘이 불충분한 집단이나 지역으로 옮겨가고 집중되어 왔다는 사실이다.</p> <p> </p> <p dir="ltr">유해성에 대한 지식을 확보해온 방식을 거칠게 요약하면, 동물들에게 물질을 노출시켜 어떤 병에 얼마나 걸리는지를 관찰하거나, 세포 혹은 그 이하의 단계에서 물질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하여 그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돈도 많이 든다. 2017년 미국화학학회에 따르면 세계에서 1억 3천만 종의 화학물질이 개발되었다고 한다. 이 중 널리 쓰이거나 존재하는 물질이 10만 종이고, 다시 이 중에 시급히 독성 평가가 필요한 물질은 1만 종인데, 실제로 다양한 분야의 독성 평가를 거친 물질은 많아야 3천 종이다. 한국만 하더라도 4만 종의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있으나 기본적인 수준에서라도 독성을 파악하고 있는 것은 15%에 불과하다. 기존의 유해성 확인 방식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말이다.</p> <p> </p> <p dir="ltr">결국, 노동자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물질에 어떤 독성이 있는지 모르는 채 그냥 쓰고 있다. 실제로 작업장에 비치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열어보면 발암성이나 생식독성 등에 대하여 ‘자료없음’이라고 적힌 물질들이 대부분이다. 해당 독성에 대해 뭐라고 평가할만한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얼마나 해로운지 아무도 모르는 물질들에 노동자들이 노출되다가 이런 저런 병에 걸리고 그 숫자가 많아져서 학계에 보고가 되면 ‘인체독성이 확인되었다’고 말한다. 이런 현실을 생각하면 전 세계 공장들은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화학물질 독성을 실험하는 거대한 실험실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p> <p> </p> <p dir="ltr">이런 ‘지식’의 생산 과정을 바꾸는 힘은 세 가지 방향에서 접근되어야 한다. 기술적으로는 인체나 동물의 생명을 희생시키지 않고도 유해성을 확인하는 방법들을 폭넓게 개발하고 적용해야 한다. 화학물질의 구조나 특성을 검토하고 세포나 그보다 작은 수준에서 실험을 실시하여 그 유해성을 간접적으로 추정해내는 방법들이 이미 시도되어 왔다.</p> <p> </p> <p dir="ltr">철학적으로는 유해성을 확인한 뒤에 규제책을 마련하지 말고 일단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한 뒤에 유해성을 알아나가자는 방식, 즉 ‘유해하다고 확인되기 전까지는 규제하지 말자’는 논리 대신 ‘안전하다고 확인되기 전까지는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자’고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기술과 철학의 방향 전환에 소요되는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의 문제도 풀어야 한다. 일차적인 책임은 그 물질을 만들거나 이용해서 돈을 버는 기업들이 져야하며, 그 책임은 한 국가를 넘어 국제사회에 두루 해당되어야 한다.</p> <p> </p> <p dir="ltr">유해물질에 관한 지식과 기술이 만들어지더라도 현실의 법과 제도에 적용되게 만드는 힘, 그리고 그것들이 실행되도록 하는 힘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 그 힘들은 과거, 현재, 미래의 노동자와 그 이웃들에서 나온다.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자신의 권리를 인식하고 주장하며, 권리의 실현을 가로막는 힘을 밀어낼 만큼 조직된 정치적 힘을 가질 수 있어야 가능하다. 그리고 그런 모든 힘들의 시작은 앎에서 나오는 것 같다. 내 일터에서 어떤 물질을 사용하고 있는지 알고, 그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제대로 보호받고 있는지를 알고, 그렇지 않다면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p> <p> </p> <p dir="ltr">2018년 9월, 제39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발표된 ‘유해화학물질과 폐기물에 대한 인권 특별보고관’의 보고서에는 유해화학물질로부터 노동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15개 원칙이 제안되어 있다.<sup>5)</sup></p> <p> </p> <blockquote> <p dir="ltr">1. 국가는 독성물질 노출을 예방하여 모든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p> <p dir="ltr">2. 기업은 업무상 독성물질 노출을 예방할 책임이 있다.</p> <p dir="ltr">3. 업무상 노출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일이다.</p> <p dir="ltr">4. 노동자는 사전 고지 없이 독성물질에 노출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p> <p dir="ltr">5. 노동자의 독성물질 노출을 예방할 의무와 책임은 국경을 넘어서도 존재한다.</p> <p dir="ltr">6. 국가는 제3자가 과학적 근거를 왜곡하거나 절차를 조작하여 노출을 존속시키지 못하게 해야 한다.</p> <p dir="ltr">7. 독성물질 노출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는 일은 그들의 가족과 지역사회 및 환경을 보호하는 일이다.</p> <p dir="ltr">8. 모든 노동자들은 알 권리를 갖고, 여기에는 자신의 권리에 대한 앎도 포함된다.</p> <p dir="ltr">9. 독성물질의 안전보건에 대한 정보는 결코 기밀이 될 수 없다.</p> <p dir="ltr">10.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에 대한 권리는 단결의 자유, 조직할 권리, 단체협상할 권리들과 분리될 수 없다.</p> <p dir="ltr">11. 노동자, 노동자 대표, 내부고발자, 그리고 인권을 지키는 이들은 보복이나 보복 위협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p> <p dir="ltr">12. 정부는 유해하다고 알려져 있는 물질이나 유해하다고 알려져야 하는 물질에 노동자를 노출시키는 일을 범죄로 간주해야 한다(법으로 금지해야 한다).</p> <p dir="ltr">13. 노동자, 그 가족들과 지역사회 구성원들은 노출이 발생한 즉시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어야 한다.</p> <p dir="ltr">14. 노동자와 그 가족들은 그들의 질병이나 효과적 구제를 받지 못한 원인을 입증할 부담을 져서는 안 된다.</p> <p dir="ltr">15. 국가는 직업적 노출로 인해 피해를 입은 노동자들에 대하여 국경을 넘는 판정을 옹호(주장)해야 한다.</p> </blockquote> <p> </p> <p dir="ltr">나와 이웃의 일터,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이 사회를 들여다볼 때 그 15개 원칙들은 대부분 너무도 멀게 느껴진다. 이 사회도 결국은 유해물질로 일년에 백만 명씩 노동자들을 살해하지 않고서는 돌아가지 않는 전 지구적 시스템 속에 자리 잡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거리감일지 모른다. 먼 길이지만 가야 한다. 먼 길이니 더 늦기 전에 출발하자.</p> <hr /><p dir="ltr"><sup>1) Päivi Hämäläinen, Jukka Takala and Tan Boon Kiat, Global Estimates of Occupational Injuries and Work-related Illnesses 2017(Singapore, Workplace Safety and Health Institute).</sup></p> <p dir="ltr"><sup>2) 이 부분은 PWJ Bartrip이 쓴 History of Asbestos Related Disease(Postgrad Med J 2004;80:72-76)을 바탕삼아 정리하였음.</sup></p> <p dir="ltr"><sup>3) Health and Safety Executive, Work-related Ill Health and Occupational Disease in Great Britain(www.hse.gov.uk/statistics/causdis/index.htm).</sup></p> <p dir="ltr"><sup>4) 이 부분은 김승섭이 쓴 <작업장 유해물질 규제의 ‘정치적’ 성격>에 소개된 자료들을 가지고 와서 정리하였음(www.redian.org/archive/33793).</sup></p> <p> </p> <p dir="ltr"><sup>5) Report of the Special Rapporteur on the implications for human rights of the environmentally sound management and disposal of hazardous substances and wastes, 2018년 9월, 제39차 유엔인권이사회.</sup></p></div>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4기 방통위 비전 및 주요 정책과제에 대한 
시민단체 종합 평가 의견서

14개 미디어, 시민, 정보인권, 소비자단체들은 오늘(25일) <4기 방통위 비전 및 주요 정책과제에 대한 종합 평가 의견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전달하였습니다.

 

단체들은 앞서 <공동 성명*>을 발표하여 4기 방통위의 운영과 정책에 실망을 표하고, 시민참여의 거버넌스 수립과 정책 방향의 재검토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우리 단체들은 이후 한 달간 후속 논의를 진행하여 4기 방통위의 주요 정책을 검토하였습니다. 그중 50여개 세부항목을 선정, 관련 분야의 단체들이 과제별 평가 의견을 작성하고, 이를 종합하였습니다.

 

* 실망스러운 4기 방통위 정책과제, 방통위는 시청자와 이용자의 목소리를 들어라, 17년 12월 28일 

 

우리 단체들은 방통위가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경청하기를 바라며 향후 정책과정에 시청자와 이용자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하여 민관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나갈 예정입니다. 자세한 평가내용은 <첨부>한 의견서 전문을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2018. 1. 25.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매체비평우리스스로, 문화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서울YMCA시청자시민운동본부,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인권센터,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전국언론노동조합,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한국공동체라디오방송협회,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보도자료 [전문보기/다운로드]

정책의견서 [전문보기/다운로드]

 

목, 2018/01/25- 17:30
216
0

제16회 역사인식과 동아시아 평화포럼 난징대회 참가모집 안내

 

1. 개요

  • 대회명 : 제16회 역사인식과 동아시아 평화포럼 난징대회
  • 대주제 : “전쟁의 역사기억·역사화해·동아시아 평화”
  • 일   시 : 2017년 9월 7일(목) ~ 9월 11일(월)
  • 장   소 : 중국 남경 중산호텔
  • 주   최 : 【한국】「역사인식과 동아시아 평화포럼」 한국 실행위원회, 【중국】중국 사회과학원 근대사 연구소·남경대학살사와 국제평화연구원, 남경대학교 역사학원, 【일본】「역사인식과 동아시아 평화포럼」 일본 실행위원회
  • 주   관 : 남경대학살 기념관·남경대학살사연구회·중국항일전쟁연구협동혁신센터·사회과학문헌출판사·남경민간항일전쟁박물관
  • 숙   소 : 남경 중산호텔

 

2. 목적

  • 2002년부터 진행해 온 한중일 3국 역사대화를 통한 다양한 공동협력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동아시아 평화공동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한 공동의 실천을 모색함.
  • 한중일 3국 연구자들의 학문적 교류뿐 아니라 교사, 시민활동가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교류를 활성화하여 동아시아에서의 연대망을 강화함.
  • ‘역사인식과 동아시아 평화포럼’을 난징에서 개최하여, 난징대학살과 같은 지역의 이슈를 결합하고, 지역의 시민사회와 함께 동아시아 역사대화를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함.

3. 모집요강

  • 대    상 : 역사인식과 동아시아 평화포럼 난징대회 참가 희망자
  • 참 가 비 : 90만원(₩900,000원)

항목

비용

비고

숙식

56만원

싱글룸, 7일 석식~11일 조식, 단체비자, 여행자 보험 등

답사1

2만원

7일 오후, 남경부자묘, 강남공원 등

답사2

3만원

8일, 남경 명 성벽, 남경 명 성벽 역사박물관, 남경 총통부, 중산릉, 메이링궁, 영곡공원, 남경박물관 등

답사3

2만원

10일 오후, 남경대학살 기념관, 일본군 ‘위안부’ 기념관 등

항공권

27만원

동방항공, 금액 상승가능성 있음

참가 일수·항공비·환율 변동·현지 상황에 따라 참가비 변동 가능성 있음

 

  • 참가신청 : 2017년 7월 4일(화) ~ 7월 16일(일)
  • 신청방법 : 홈페이지 신청 http://www.ilovehistory.or.kr이메일 신청 [email protected] [평화포럼신청] 홍길동(본인이름)
  • 문    의 :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사무국 (02)720-4637~9),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02-723-4250)

4. 일정

  • 전체일정 : 2017년 9월 7일(목)~9월 11일(일), 4박 5일

날짜

주요일정

9.7(목)

한국 참가자 입국, 답사1

9.8(금)

답사2, 환영만찬

9.9(토)

개회식, 평화포럼(세션1, 세션2, 세션3)

9.10(일)

평화포럼(세션4, 세션 5), 답사3, 폐회식과 만찬

9.11(월)

평화포럼 각국 참가자 귀국

  • 상세 프로그램

일정

주요내용

9/7

(목)

14:00

참가자 입국

14:00~18:00

답사1 (남경부자묘, 강남공원 등) ※ 참가비 별도

9/8

(금)

09:00~17:00

답사2 (남경 명 성벽, 남경 총통부, 중산릉, 메이링궁 등) ※ 참가비 별도

17:00~21:00

환영 만찬

9/9

(토)

9:00~9:20

- 개회식

한국 대표자 인사 : 안병우(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상임공동대표)

- 부핑, 롱웨이무 선생에 대한 묵념

9:20~10:20

- 한중일 기조보고

한국 기조보고 : 이지원(대림대학교 교수, 한국 평화포럼 실행위원장)

10:20~10:30

휴식

<세션1: 세계질서의 급변 속 동아시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탐색>

10:30~12:00

한국 발표 : 이태호(참여연대 정책위원장)

한국 토론 : 윤휘탁(한경대학교 교수)

사회자 : 이수진(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

12:00~13:30

점심식사

<세션2: 전쟁을 둘러싼 역사기억과 다각적 성찰>

13:30~15:00

한국 발표 : 하종문(한신대학교 교수)

한국 토론 : 백가윤(참여연대 간사)

15:30~15:20

휴식

<세션3: 동아시아 역사화해와 평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탐색>

15:20~17:50

한국 발표 : 왕현종(연세대학교 교수)
: 한혜인(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연구원)

한국 토론 : 김정인(춘천대학교 교수)

18:00~20:00

환영만찬

9/10

(일)

 

<세션 4: 동아시아 역사교육의 실태와 새로운 과제>

9:00~10:30

한국 발표 : 박중현(서울 잠일고등학교 교사)

한국 토론 : 조정아(일산동고등학교 교사)

10:30~10:40

휴식

<세션 5: 동아시아 각국 박물관의 사회적 기능과 기여>

10:40~12:10

한국 발표 : 김지훈(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중국위원회 위원장)

한국 토론 : 김남수(한국애니메이션고 교사)

사회자 : 김성보(연세대학교 교수)

12;10~13:00

점심식사

13:00~17:30

답사3 (남경대학살 기념관, 일본군 ‘위안부’기념관 등) ※ 참가비 별도

17:30~20:30

폐회식 및 만찬

한국 마무리 발언 : 이신철(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상임공동운영위원장)

9/11

(월)

8:00

참가자 귀국

화, 2017/07/25- 11:35
216
0

북한의 ‘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 강력 규탄한다

한미, 북에 시간만 줄 뿐인 제재・무력시위 대신 즉각 핵협상에 나서야

 

성명 [원문보기/다운로드]

 

 

결국 북한이 6번째 핵실험을 감행했다. 오늘(9/3) 북한 조선중앙TV는 "대륙간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오늘의 핵실험을 통해 미국 등을 겨냥한 핵무기 실전 배치가 사실상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대의사와 제재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 삼고, 한반도와 동북아를 극도의 위기 상태로 몰아넣는 북한을 강력히 규탄한다.


최근 수차례의 미사일 발사에 이어 이번 ‘대륙간탄도미사일 장착용 수소탄’ 실험까지 더해져 한반도는 초유의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그 어떤 압박에도 북한은 끝내 핵무장을 완결지을 태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완벽한 고립'과 '최고의 제재'로 북한을 압박하는 것은 북한에게 시간을 버는 일이 될 뿐이다. 이미 한미 당국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예측하고도 실질적인 대책은 세우지 못했다. 반면 서로에 대한 위협은 지속했다. 한미연합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되었고, 북한이 일본 열도를 지나 태평양으로 화성 12형을 발사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은 지난 31일 장거리 폭격기 B-1B와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한반도에 전개했다. 끝내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에 나선 북한 뿐만 아니라 한미 당국도 상호위협감소를 위한 과감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한반도에 그 어떤 핵무기도 배치되거나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북한의 핵무기 역시 반드시 폐기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지금의 핵갈등을 풀기 위해 역대 최고라는 대북 제재나 무력시위 같은 완벽히 실패한 군사적 대응으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는 것 역시 분명하다.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한 한반도에 그럴 여유가 없다. 미국이 즉각 핵협상에 나서야 한다. 문재인 정부 역시 스스로 공언한대로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핵협상의 여건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내야 한다. 미국의 전략자산 한반도 상시 배치나 전술핵 도입 같은 허황된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

 

일, 2017/09/03- 18:56
216
0

청년의 새 이름, '78만 원 세대'

'불사' 품은 사회에서 청년임을 원망하다

 

민선영 청년참여연대 공동운영위원장

 

어김없이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 늦은 감이 있지만 먼저 새해 인사부터 드리고 시작하려 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올 한해는 지난해보다 나은 한 해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을 모든 분들이 안녕하길 바란다.

 

2018년을 맞이해 청년은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올해부터 우리는 88만 원 세대가 아닌 78만 원 세대이다. 청년실업률은 2017년 12월 기준 9.9%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당연히 체감실업률은 이보다 2배는 높은 22.7%임을 잊지 말라. 아, 적어도 3년 동안은 취업 빙하기라는 것도. 이 어려운 시기에 첫 직장을 가졌다 해도 안심할 수 없다. 15개월 후면 자의 혹은 타의로 직장을 그만둘 테니까. 낮은 월급과 장시간 노동을 꾹 참고 일하더라도 20대 워킹푸어(working poor)를 위한 근로장려세제(EITC)는 없다. 이쯤 되면 청년을 위한 고용안전망이 대체 무엇이 있겠느냐 싶지만, 그저 당신이 요즘 세상에 태어난 청년임을 원망하라.

 

이뿐인가. 서울의 청년주거 빈곤율은 2015년 기준 37.2%이다. 10명 중 4명은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에 스스로 뛰어들어야 한다. 스펙을 위해 상경한 이들이 보증금 1000만 원과 월세 50만 원으로 구할 수 있는 공간은 집이라고 부르기에도 무색한 6평짜리 방이 전부다. 대학교 진학을 위해 서울로 상경하지만 서울 소재 대학 기숙사 수용률 평균은 16.1%에 불과하다. 이쯤 되면 청년을 위한 주거안전망이 대체 무엇이 있겠느냐 싶지만, 그저 당신이 요즘 세상에 태어난 청년임을 원망하라.

 

또 있다. 부채가 있는 가구의 비율은 줄어들었지만 30세 미만 가구주의 부채는 2017년 기준 평균 2385만 원으로 2016년의 평균 1681만 원보다 41.9% 증가했다. 30대 또한 16.1%가 늘었다. 높은 고등교육비가 문제라면 학자금 '대출'을 받으면 그만이고 높은 주거비가 문제라면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면 그만이라고 한다. 이쯤 되면 청년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대체 무엇이 있겠느냐 싶지만, 그저 당신이 요즘 세상에 태어난 청년임을 원망하라.

 

여기서 '요즘 세상에 태어난 청년임을 원망하라'는 문장 속 방점은 '청년'이 아니라 '요즘 세상'에 찍혀 있다. 이유는 하나다.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청년이 겪는 어려움 또한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청년이 다른 세대보다 유독 어려운 세대니까 청년임을 우울해하라는 것이 아니다. 사회에 진입하는 20대에 맞닥뜨려야 하는 것이 비정규직과 고시원, 발목 잡는 대출이라면 삶은 진즉에 망가져 30대로, 40대로, 그 다음 세대로 안정적인 이행을 거치기 어렵다.

 

청년은 그 전에 청소년이었다. 가정의 보살핌을 받던 청소년기를 지나 안정적인 취업과 독립 그리고 새 가정을 꾸릴 것을 요구받는 시기가 바로 청년기다. 학교에서 직장으로, 가족과 살던 집에서 나 홀로 사는 집으로, 원래의 가족에서 새로운 가족으로 옮겨갈 때 대면해야 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다. 왜 전체의 부는 증가하는데 나의 부는 증가하지 않는가? 왜 내 월급이 오르는 속도보다 집값 오르는 속도가 더 빠른가? 왜 정부는 가계부채를 해결하겠다며 최선의 복지로 또다시 부채를 제시하는가?

 

그렇게 청년이 마주하는 문제는 근본적으로 청년이 어떤 사회에 마주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양극화된 일자리, 규제 없는 부동산 시장, 대출을 권하는 사회가 그러하다. 이는 '불사'의 시대로부터 생겨난다. 이제는 마다할 수도 사양할 수도 없는 '불공정', '불평등', '불통' 그리고 '불안'이라는 네 가지를 불사라고 지칭한다면 이 불사를 구조적으로 품은 사회가 양산해내는 어려움에 청년은 맨몸으로 노출되고 있는 중이다. 가장 무너지기 쉽지만, 다시 일어설 자력 또한 충분할 이때야말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 다각도로 마련되어 있어야 그다음의 삶을 조망하고 건설해볼 수 있지 않을까.

 

지난해 12월 27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부 대표로 150여 명의 지역 청년활동가들과 대면했다. 그리고 6가지 숫자만으로 청년의 현주소를 짚었다. '100, 64, 52, 35, 0, -(마이너스)'는 대기업 정규직 임금이 100일 때, 대기업 비정규직 임금은 64, 중소기업 정규직이 52, 중소기업 비정규직이 35, 이런 기회조차 없는 청년이 0이며, 빚진 청년은 마이너스(-)라고. 청년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어 우리를 동료 시민으로 인정해달라는 자리에서 정부는 또 다시 청년을 미취업자로 규정짓고 경제성장의 동력이어야 할 그들에게 일자리를 주면 그만일 시혜 대상으로 낙인찍은 것이다.

 

청년 문제의 본질이 일자리의 문제로 규정지어진다면 올해 논의될 청년 문제의 핵심은 또다시 실업 정책과 창업 정책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더군다나 유일한 청년 정책인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이 2018년에 종료되기에 그간 청년을 미취업자로 규정지었던 담론이 재생산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는 이 불공정한 사회에 발을 딛고 있는 청년들의 삶이 어디에 위치해있는지,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 테이블에 어떤 청년을 앉힐지, 어디까지 내다보고 단기적 혹은 중장기적인 정책을 설계해야 할지를 나눌 수 없다. 수면 위로 떠 오른 지 10년은 더 지난 이 세대 문제를 해결할 가장 기본적인 방법조차 마련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청년의 현실을 바꿔보겠냐는 말이다.

 

이제는 청년이 한국 사회의 경제성장을 위한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무에서 벗어나 한 사회를 구성하는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인정받을 방향으로 논의가 전개되어야 할 때다. 청년의 목소리가 담긴 그래서 청년의 살갗에 닿는 진짜 청년 정책이 2018년을 안녕히 보내게 할 수 있길 바란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화, 2018/01/16- 14:00
216
0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시민대책위, 화섬노조, 파리바게뜨 지회, <“파리바게뜨 불법파견”의 법적쟁점과 해결방안> 기자간담회 개최

 

파리바게뜨 불법파견은 ‘형식과 실질의 괴리’의 문제, 이윤만 얻고 책임지지 않는 파리바게뜨 본사

다양한 정황과 판례에 따라, 파리바게뜨 제빵노동자의 진짜사장은 파리바게뜨 본사

합자회사는 꼼수. 파리바게뜨 본사는 노동자와 대화하고 ‘사회적 협의기구’를 통해 사태 해결해야

 

20171117_기자간담회_파리바게뜨 불법파견의 법적 쟁점과 해결방안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 지회,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 해결과 청년노동자 노동권 보장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오늘(11.17) 오전 10시,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파리바게뜨 불법파견”의 법적쟁점과 해결방안>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용자의 책임과 이윤이 분리되는 변칙적인 고용관계를 바로잡으라는 고용노동부의 시정지시에 대해  파리바게뜨 본사는 문제의 신속한 해결보다는 시간을 끌기 위한 소송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파리바게뜨 제빵·카페노동자가 직면한 고용구조의 불법성과 합자회사의 허구성, 합자회사에 대한 합의를 강제당하고 있는 등 제빵·카페노동자의 노동권 침해의 사례를 알리고 ‘직접고용’과 ‘노동조건 개선’이라는 불법파견의 제대로 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자 마련되었다.

 

기자간담회에서 신인수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는 파리바게뜨 불법파견의 법적 쟁점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신 변호사는 이익 있는 곳에 책임 있고, 이윤 있는 곳에 위험부담이 따르는 것은 법적 차원을 넘어 보편적 상식이자 최소한의 정의 관념이지만, 파리바게뜨 본사는 이익은 누리고 책임과 위험은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파리바게뜨 불법파견의 문제는 ‘형식과 실질의 괴리’에서 시작되었다고 보았다. 파리바게뜨 본사가 가맹점, 협력업체, 제빵·카페노동자와 맺은 각 계약(가맹계약, 업무협정, 도급계약,근로계약)의 형식적 내용대로  협력업체가 제빵노동자들에 대해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고 사용자로서 지휘명령을 하는 대신, 파리바게뜨 본사가 가맹사업법의 허용범위(교육•훈련)를 벗어나 파견법상 사용사업주로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실질적인 사용사업주’와 관련하여, 신 변호사는 파리바게뜨 본사가 ▲협력업체 소속 제빵기사에 대한 일반적인 작업배치권과 변경결정권을 가지고 제빵기사들이 수행할 업무량과 업무방법, 업무순서, 업무속도, 업무시간 등을 결정한 점 ▲파리바게뜨 소속 품질관리사를 통해 제빵기사 근로자를 직접, 실질적으로 지휘한 점 ▲인상된 시급 및 기본급을 안내하고, 시스템 앱을 통하여 일반긴급공지, 근태시간 입력, 급여지급 등을 한 점과, 협력업체의 고유하고 특유한 업무가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 본사의 필요에 따라 협력업체의 업무가 구체적으로 결정되는 점 등 구체적 사례를 들며 이는 대법원(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이 제시한 근로자파견 관계의 8가지 징표를 모두 충족하여, 파리바게뜨 본사가 제빵·카페노동자에 대한 실질적 사용사업주라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하였다.

 

제조업 불법파견 법리를 프랜차이즈 산업에 잘못 적용하였다는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의 주장에 대해 신 변호사는 “계약당사자가 아닌 제3자임에도 해당 근로자를 사용함으로써 이익을 얻는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 사용자책임을 부담시킴으로써 이익과 책임의 공존, 중간착취를 배제하려는 것이 불법파견의 법리, 파견법의 입법취지”라며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의 주장은 불법파견 법리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파견법은 제조업과 프랜차이즈 산업을 차별하지 않는다며 어떤 산업이든지 파견대상 업무와 기간은 제한되고 허가받은 업체만 파견을 할 수 있다며, 프랜차이즈 산업도 당연히 파견법을 준수해야 하고 준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제빵노동자를 직접고용하면 파리바게뜨 본사가 경영상 부담을 지게 된다는 주장은 상당 부분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며 파리바게뜨 본사가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노동조합, 협력업체, 가맹점주와 함께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보았다. 

 

법적 쟁점과 함께 신 변호사는 이번 사태의 핵심으로 제빵노동자의 노동3권의 보장을 꼽았다. 신 변호사는 “근로관계의 실질에 맞게 자신에게 지휘명령을 하는 실질적 사업주를 사용자라 부르고, 자신의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사용자에 맞서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단결하고, 단체교섭과 단체행동으로 근로조건의 향상을 도모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리”임을 강조하며 제빵노동자들에게 노동3권을 되돌려주는 것이 문제해결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 불법파견의 경과와 현황을 설명한 임영국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사무처장은 2017년 10월 28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파리바게뜨 본사, 가맹점, 협력업체가 함께 설립하는 합자회사(명칭: 해피파트너스)와 관련한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임 처장은 합자회사 설립은 ▲‘상생’을 위해 설립한다는 합자회사에 노동자들의 의사는 배제된 점 ▲불법무허가 파견업체인 협력업체가 합자회사의 한 주체인 점 ▲실질적 사용사업주인 파리바게뜨 본사의 책임을 다른 두 주체에게로 떠넘기는 또다른 불법 도급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에서 문제가 많은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임 처장은 직접고용 포기 각서 작성을 종용하거나, 노동조합 설립을 방해하는 협력업체의 행태에 대해서도 문제제기하였다. 합자회사 설명회 후 협력업체 관리자(BMC)들은 각 매장 제빵·카페노동자들을 찾아다니며 직접고용 포기 확인서에 사인을 하라고 강요하고 한 협력업체는 노조 설립 보고대회 장소에서 출입원 신원파악과 감시를 하였다는 것이다. 임 처장은 노조 설립 방해 행위 등에 대해 2017년 11월 10일 협력업체를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하였고 파리바게뜨 본사 또한 단체교섭 거부 등을 이유로 고소하였다며 업체 폐업 협박 발언, 직접고용 포기 각서 종용 행위 등에 대해 추가 고소를 할 예정임을 밝혔다.

 

사태의 해결방안에 대해 임 처장은 파리바게뜨 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탄원서(기자회견 자료집 41페이지 참조)와 상생회사 참가 동의서를 받는 행위는 ‘갑’인 가맹본부의 ‘을’인 가맹점주들에 대한 부당한 강요라고 비판하고 파리바게뜨 본사와 가맹점, 노동자, 시민사회단체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기구'를 통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 지회 임종린 지회장은 제빵노동자들이 근무 중에 겪은 다양한 노동권 침해 사례를 발표했다. 임 지회장은  제빵·카페노동자들은 가맹점주와 본사 직원 모두에게서 다양한 형태의 노동권 침해 문제를 겪고 있다며 제빵·카페노동자가 직접 보내온 사례를 설명하였다. 임 지회장은 제빵·카페 노동자가 겪고 있는 ▲부당한 업무 지시 ▲빵 제조 과정에서의 필수품 사비 구입 ▲규격에 맞지 않게 제조된 빵에 대해  소비자가로 사비 결제 ▲화상 산재처리 불허 ▲병가휴직 요구 묵살 ▲점심시간 미보장 ▲일정 기준 충족 시 본사근무 전환 약속 미이행 ▲부당 전보 ▲성희롱 ▲빵 제조 업무 외에 매장관리 지시 ▲휴무일 업무 연락 등의 상세 사례를 소개하며 파리바게뜨 제빵·카페 노동자가 처한 노동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였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 지회 등 이날 간담회를 진행한 3단체는 파리바게뜨 불법파견은 개별 기업의 불·편법의 사례를 넘어 우리 사회가 시급하게 해소해야 할 매우 중요한 현안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파리바게뜨 본사에 사태해결을 위한 대화를 요구했다. '직접고용' 등 이번 사태의 해결을 의미하는 조치를 이행해야 할 책임이 있는 파리바게뜨 본사에게서 '소송' 이외에 별다른 입장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을 지적하며 노동자, 가맹점주 등 이번 사태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므로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파리바게뜨 본사와 가맹점, 노동자와 전문가 등으로 이루어진 사회적 협의기구 구성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청년, 종교, 학계 등 다양한 영역의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 해결과 청년노동자 노동권 보장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또한, 파리바게뜨 본사에 합의서 강요, 부당노동행위 등 제빵노동자들에 대한 압박 중단을 촉구하며 사태해결의 책임이 파리바게뜨 본사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파리바게뜨 본사가 자신의 불·편법적 고용행태를 바로잡고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하며 파리바게뜨 본사의 의지가 사태해결의 열쇠임을 재차 지적하고 사태해결을 위해 제빵노동자와 끝까지 연대할 것임을 밝혔다.

 

 
금, 2017/11/17- 12:31
21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