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용두사미로 끝나버린 재정개혁특위 유감
장애인 노점상,
최정환
글. 권경원 다큐멘터리 감독
독립장편 다큐멘터리 <강기훈 말고 강기타>를 만들고 있다.
지난 7월 28일, 놓치기 싫었던 또 한 사람이 하늘로 불려갔다. 죽기 한 달 전까지도 세월호가 누워있는 목포 신항에서 카메라를 들고 있었고, 노숙자와 장애인 삶의 한복판에서, 아무도 남아 있지 않던 자리에 카메라를 세우고 그 자리를 지켰던 박종필 감독이었다. 나는 그의 영화 <장애인 이동권 투쟁보고서 : 버스를 타자>를 다시 꺼내보며 그를 기렸다.
첫 시퀀스는 장애인들이 1호선 철로 위에서 지하철을 멈춰 세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장애인 시위대는 지하철을 타고 이내 그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비장애인과 대면한다.
“시민들을 볼모로 한 거지 뭐야? 당신들 때문에 피해 입잖아!”
이에 시위대는 주저함 없이 맞선다.
“당신은 30분 늦었을 뿐이잖아. 평생을 이렇게 산 사람은 뭔데?”
故 박종필 감독의 영화 <장애인 이동권 투쟁보고서 : 버스를 타자>의 한 장면
그저 사람 옮겨 다니는 곳에 그렇게 깊은 차별과 소외의 골이 파여 있던가? 자신의 몸에 쇠사슬을 두르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불편한 장애인들이라니, 이렇게 나쁜 장애인이 있나? 영화 내내 등장인물에게 이름 자막 하나 새겨주지 않았던 박종필 감독은, 영화의 마지막에서 또 다른 ‘나쁜 장애인’을 콕 집어 호명했다.
노들장애인야학을 통해 장애인 당사자 운동을 설파했던 정태수, 그리고 생계 급여를 반납하고 명동성당 앞에서 텐트 농성을 했던 최옥란의 이름이 그곳에 있었다. 그들은 영화가 완성되던 2002년 숨을 거둔 장애인이었고, 비장애인의 동정과 시혜를 따르는 ‘착한 장애인’이 되길 거부했던 사람들이었다.
장애인 노점상 최정환의 삶과 죽음
그리고 여기 또 한 사람, 최정환은 척수 장애로 휠체어에서 삶의 대부분을 보내야 했던 1급 중증장애인이었다. 보육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껌과 수세미를 팔아 삶을 버텼다. 기록으로만 존재했던 아버지로 인해,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되면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복지조차 그에게는 닿지 않았다.
1994년, 그는 양재역 주변에서 개조한 삼륜 오토바이 위에 좌판을 차려놓고 카세트테이프를 파는 노점을 시작했다. 노점을 시작하자마자 단속반과 충돌하여 왼쪽 발에 전치 8주의 골절상을 입었다. 그는 단속반원을 경찰에 고발했고, 이후 단속은 훨씬 잦아졌다. 단속반원과의 계속되는 숨바꼭질에도 그는 월세 10만 원을 낼 유일한 생계수단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가 그의 노점에서 자주 들리던 곡이었다.
해를 넘겨 1995년 3월 8일 늦은 밤, 최정환은 서초구청에 있었다. 그는 늦은 저녁 들이닥친 단속반원들에게 뺏긴 행상 스피커와 배터리를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구청은 그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는 구청 당직실에서 시너 1리터를 몸에 붓고 불을 붙였다. 그리고 13일을 투병한 끝에, 서른여섯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문민정부는 그의 영결식과 노제(路祭)를 허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영결식장인 연세대로 향하던 그의 시신을 빼돌리기까지 했다. 장례대책위가 영결식장을 들르지 않고 곧바로 장지(葬地)인 용인천주교공원묘원으로 가겠다고 했음에도, 공권력은 경찰 오토바이와 차량으로 그의 운구차를 포위한 채 동행했다.
김영삼 정부는 5년 동안 35,039개의 노점을 철거했고 5,662개의 손수레를 부쉈다. 300인 이상의 사업장은 「장애인고용 촉진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2% 이상 고용해야 했으나, 기업 대부분은 장애인 고용보다는 벌금 납부를 선택하고 있었다. 그의 죽음으로 연대한 전국장애인한가족협회와 전국노점상연합회는 중증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장애인자립추진위원회’를 결성했고, 장애인 생존권 문제를 한국사회에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장애인 노점상, 최정환(1959~1995) ©장애해방열사단
‘복수해 달라’던 그의 유언
90년대 초반 민주화도 통일도 아닌 생존을 요구하며 반복되었던 노점상, 철거민, 장애인의 죽음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한 죽음을 기리는 것조차 금지한 80년대를 관통하며 저항적 자살의 유형과 추이를 분석한 노작勞作 임미리의 『열사, 분노와 슬픔의 정치학』이 최근 출간되었다. 병상에서 최정환이 남긴 유언, ‘복수해 달라’는 그 처절한 절규에 우리 사회가 어떻게 답할 것인가는 이 책이 지니는 핵심 질문이기도 하다. 책은 주변화된 존재가 죽음 뒤에야 알려질 수밖에 없는 비루한 현실이 그 뒤로도 바뀌지 않고 반복되어왔음을 묵묵히 증명하고 있다.
더 이상 죽지 않고, 어떻게 주변화된 존재의 불협과 무력감을 이겨낼 수 있을까? 이것은 우리 모두에 해당하는 질문일 것이다. 오늘 내가 엘리베이터 문이 열려 있는 2~3초를 견디지 못해 닫힘 버튼을 누르는 사람이 될지, 반대편에서 열림 버튼을 눌러주길 기대하며 엘리베이터를 향해 질주하는 사람이 될지 알 수 없듯이,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 중심과 주변의 경계가 개인의 의지만으로 구획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달려라,
탈핵 열차!
글. 장성익 환경저술가
녹색 잡지 <환경과생명>, <녹색평론> 등의 편집주간을 지냈다. 지금은 독립적인 전업 저술가로 일한다. 환경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주제로 책 집필, 출판 기획, 강연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금속자원 채굴을 전면 중단한 나라가 있다. 중앙아메리카의 엘살바도르다. 지난 2017년 3월 30일 엘살바도르 의회는 자기 나라 안에서 금을 비롯한 금속자원을 채굴하는 사업을 모두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물은 금보다 귀하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극심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광산 채굴로부터 물을 지키기 위해 엘살바도르 민중이 수십 년간 싸워온 결과다.
엘살바도르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아이티 다음으로 환경 파괴가 심각한 나라다. 마구잡이 광산 채굴 탓에 90%가 넘는 지표수(地表水)가 유독(有毒) 물질로 오염됐다. 땅도 황폐해졌고 사람들 건강도 크게 망가졌다. 국토는 좁고 인구는 많다. 혹독한 식수난에 시달리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 나라는 가난하다. 내전과 독재 따위로 경제가 만신창이가 됐다. 주류 경제학의 관점으로는 외국 자본의 투자가 절실하다. 하지만 엘살바도르 민중의 선택은 단호했다. 그들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투자는 필요 없다고 선언했다. 그들은 이렇게 묻는다. 광산 채굴로 자연과 인간이 다 죽어가는 판국에 초국적기업이 주도하는 광업으로 경제적 이익을 얻는다 한들 그것이 누구의 삶과 미래를 위한 것인가? 그리고 이렇게 대답한다. ‘채굴은 그만, 이제 생명으로!No to mining, Yes to life’ 지속가능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이루고자 하는 엘살바도르 민중의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풀뿌리 보통사람들이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또렷하게 보여줬다.
시민들이 수십 년간 투쟁한 끝에 엘살바도르 의회는 자국 내 금속자원 채굴 사업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Friends of the Earth International
성찰하고 숙고하는 민주주의
바야흐로 우리 사회에도 탈핵을 향한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신규 원전을 건설하지 않고 기존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지 않음으로써 서서히 원자력발전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목하 신고리 5, 6호기 건설을 중단할 것이냐 계속할 것이냐를 놓고 시민참여 공론조사 활동을 벌이는 것도 그 일환이다. 지금 계획대로라면 완전한 탈핵까지는 60년 정도가 걸릴 전망이다.
주목할 것은 정책 결정 방식이다. 일반 시민의 참여로 진행되는 공론조사 결과에 따라 정부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흔히 이런 방식을 숙의민주주의라 부른다. 숙의민주주의란 일반 시민들이 함께 모여 서로 학습하고 토론하고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어떤 정리된 합의를 이끌어내고 이 합의된 결론을 정책 결정에 반영하는 새로운 형태의 민주주의를 일컫는 말이다.
숙의민주주의는 성찰하고 숙고하는 민주주의다. 참여하는 시민들이 자신들의 판단, 의견, 선호, 관점 등을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고 숙의하는 과정에서 기꺼이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여기서 사람들의 변화는 이익 거래나 이해관계 타협의 산물이 아니다. 민주적인 학습과 토의와 소통의 결과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일반 시민도 소수 엘리트나 전문가 못지않게 합리적으로 토론할 줄 알고, 또 신중하고도 현명한 판단을 내릴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사람과 사려 깊게 숙의하는 사람. 숙의민주주의가 그리는 이상적인 시민, 곧 ‘민주적 대중’의 모습이다.
중대하고 복잡한 정책 결정은 전문가가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헛소리다. 민주주의를 모독하는 거짓 선동이다. 전문가의 역할은 자신들이 지닌 지식과 정보를 공개하고 설명하는 것이다. 최종 판단과 의사 결정을 하는 주체는 국민이다. 핵발전으로 이득을 얻는 것도 국민이고 피해를 보는 것도 국민이다. 주권자인 국민이 최종적인 이해 당사자이고 궁극적인 정책 결정자다. ‘전문가’는 필요하다. 하지만 ‘전문가주의’는 위험하다.
과거와 미래, 파멸과 생존 사이에서
잘 알다시피 탈핵은 도도한 시대 흐름이다. 여전히 원전을 확대 건설하는 나라는 중국, 러시아, 인도 등 몇 군데뿐이다. 모두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나라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불과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가 그랬듯이 말이다. 새삼 확인할 것은 원전 없는 세상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지난 7월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절정에 이르렀음에도 발전 설비 예비율은 34%에 이르렀다. 냉방 등으로 전력 수요가 정점을 찍었을 때조차도 가동할 수 있는 전체 전력의 34%나 남아돌았다는 얘기다. 과거 정부는 의도적으로 전력 수요 전망을 크게 부풀려 전력 설비 확충에 열을 올렸다. 이는 고스란히 원전 확대 논리로 악용됐다. 이를테면 원전을 줄이면 전력 대란이 일어날 거라는 따위의 주장이 대표적이다. 명백한 오류이자 거짓말이다. 게다가 2030년까지 연평균 전력 소비 증가율은 1.1%쯤으로 예측된다. 이 정도면 굳이 원전을 더 짓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당 원전 설비용량, 원전단지 밀집도, 원전 주변 인구수 모두 세계 1위다. 원전단지 반경 30킬로미터 안에 거주하는 인구가 고리는 380만 명, 월성은 130만 명이다. 후쿠시마 주변 인구는 17만 명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의 원전 위험도는 세계 1위다. 원전 99기를 가동하고 있는 세계 최대 핵발전 국가인 미국은 최근 건설 중이던 원전 4기 가운데 2기의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공사비를 감당할 수 없고 핵발전의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진 탓이다. 이 2기의 공정률은 40%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천문학적인 매몰비용을 비롯해 엄청난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미련 없이 손을 털었다.
이 모든 것이 일관되게 가리키는 바는 무엇인가? 살려면 더 늦기 전에 탈핵 열차에 올라타라는 것이다. 탈핵은 단순한 에너지 정책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과거와 미래, 파멸과 생존 가운데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다. 경제적 · 기술적 차원을 훌쩍 넘어서는 사회적 · 정치적 · 윤리적 결단의 문제다.
엘살바도르에서 상상하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삶을 지키려는 강력한 민중 저항이 일구어낸 기념비적인 성과다. 이 땅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지길 소망한다. 힘차게 내달려야 할 탈핵 열차의 엔진은 각성한 시민의 힘이다. 엘살바도르 사람들이 원한 것은 돈벌이 광산 채굴이 아니라 삶의 안녕이었다. 탈핵 열차의 원동력도 바로 이러한 생명평화를 향한 염원이다. 부디 이번 공론조사 활동이 아름답고 지혜로운 열매를 맺기를. 그리하여 탈핵으로 상징되는 생태주의와 시민 참여 민주주의의 값진 성숙을 함께 이루는 절호의 계기가 되기를.
안타깝게도 문재인 정부의 재정개혁 특위는 제 역할을 못한 듯 조용히 해산되었다.
이는 사회적 혁신과 가치를 표방하고 출범했던 현정부가 실제적인 개혁을 포기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언술적으로는 생애를 통한 복지 등 포용정책을 확대하겠다고 하지만 현재의 재정 수준으로는 어림도 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대저 역사의 변혁을 이루는 데는 조세정책이 성공의 여부를 가름하였다.
선택적 양수론揚水論을 정책적 수단으로 삼아 인간중심의 시민경제를 실현하려면 당연히 시민권력의 정부가 주도하는 변혁적 조세정책이 변화의 핵심적 근간을 이루어야 한다. 사회경제 운용의 기본적 원칙으로 자유와 시장을 기반으로 하되 물적 토대의 재구성을 통한 확대와 혁신, 지구 생태와 환경의 지속적 순환, 개인의 존엄과 사회의 상생적 가치를 융합해 내기 위해서는 조세 정책에 사회철학을 담아내는 큰 변화의 밑그림이 필요하다.
우선 국가운용에 필요한 재정적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는 평면적이고 일차적 측면에서의 조세역할은 진부한 고전적인 주제로, 약한 정부를 지지하는 신자유주의적 경향과 강한 정부를 요구하는 케인즈적 입장이 충돌하면서 지난 수십 년 간 서구 정치의 논쟁적 내용을 장식하였다.
산업화의 진행으로 전통적 가족체계가 붕괴하고 독점적 자본주의가 성립되면서 풍요를 제공해 주던 시장이 수탈적 성격으로 전화되면서, 인간으로서 삶에 필요한 자원을 친밀성에 기초한 개인적 관계에 의존할 수 없으며 변화무쌍한 기업의 입지와 탐욕으로 변질된 시장에도 기대할 수 없는 조건에서, 정부가 일차적인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현대국가 존립의 일차적 근거이다.
이에 모든 국민들에게 인간답게 살아갈 최소적 조건을 제공하지 못하는 정부를 주권자로서 시민들은 당연히 거부해야 하고, 정히 불가피하다면 전복시켜야 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인류의 희망으로 떠 올랐던 재분배 기능중심의 사민주의가 20세기를 거치면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오히려 기득권 체계의 유지강화라는 측면에 급급해지면서 제도적 한계를 분명하게 드러났다.
따라서 미래국가의 모습은 사회안전망과 순환적 재분배라는 기능뿐만 아니라, 물적 기반의 재구성을 통하여 혁신적 역동을 꾀하면서 인간적 가치와 존엄 그리고 사회적 상생과 자유 조건의 확대가 모두에게 일상적이며 지속적으로 작동하도록, 제도적 교량 역할로서 조세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집행해 가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시민의 정부는 현존의 극심한 불평등과 불균형의 양극화를 해결하는 단초로서 산업과 경제운용 성과를 기간적 개념으로 파악하는 집중集中과 세대간을 넘어서 형성되는 축적蓄積이라는 두 개의 핵심적 문제점을 동시적으로 해결하는 정책적 방도를 준비하고 실천해야 한다.

일차적으로 양극화의 주범인 집중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살펴본다
부의 집중에 대응한 조세의 기본 방향은 누진적 세율의 적용이다. 우선 현재의 시장적 조건은 20 세기의 20 : 80 수준의 빈부격차를 훌쩍 넘어서 1 : 99 또는 0.1 : 9.9 : 99의 양상으로 악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소득과 재산의 5 분위 배수를 기준으로 하는 통계자료는 연속적 추이분석 이외에는 전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다.
최상위 부자 및 공생하는 집단의 분포는 10 분위 배수의 통계와 최상위 1%가 갖는 부의 집중도의 자료가 제공되어야 비로소 현실 상황을 보다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국민순소득 중에 자본과 자산에 대한 배분율이 35-40 % 수준을 넘어서는 한국의 상황에서는 단순한 경제활동 소득의 분포를 넘어서 자산소득을 포함한 종합소득 분석의 통계를 도입해야만 유의미한 판단 자료를 얻을 수 있다.
누진적 소득세율에 대해서는 우선 서구의 전후 골디락스 시대인 1946-1970대의 80-90% 고율 경험에 대한 연구가 전제되어야 한다. 현재 한국에 적용되고 있는 최고 소득세율은 과거 80년대 레이건 시대의 공급중심과 낙수효과의 이론을 제공했던 레퍼 교수의 주장(레퍼곡선 이론)에 따라 매우 낮은 40% 선에 머물고 있으나. 이제는 공급이 아니라 순환과 수요 중심으로 경제정책이 이동해야 하는 시점이며 더구나 낙수효과가 허구임이 드러난 현재에 이를 더 이상 고집해야 할 근거는 전혀 없다.
반대로 세계에서 가장 경쟁적인 사회경제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북유럽의 경우에는 여전히 60% 이상을 적용하고 있으며, 불평등 연구의 대가로 알려져 있는 영국의 액킨슨 교수 역시 65%선이 불평등 완화의 최적 세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최근 미국 민주당의 민주사회주의그룹(DSA) 의원들이 주장하는 최고세율 70%에 대하여 뉴욕시립대 크루그만 교수는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며 뉴욕타임즈 기고를 통해 세법 연구 대가들의 성과와 결론을 소개하면서 75%가 경제를 최적화하고 선순환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수치라고 밝히고 있다.
상기의 논쟁을 근거로 한국의 부의 편중이 세계 최악의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경제의 흐름과 운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기술적 범위에서 한국 소득세의 최고 누진 세율을 현재 40% 에서 70% 수준까지 상향 조정할 이유와 근거가 충분하다. 이에 더하여 한국경제의 고질적 적폐인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유세를 실제 거래가격 기준 삼아 누진적으로 1-2%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 이는 조세의 수입효과 이전에 상생하는 공동체적 규범과 원칙의 문제이다.
법인세의 경우, 소득세와 이중과세라는 논쟁점이 있고 이미 자본의 이동에 국적이 없어진 세계화의 시대에 진입하면서 단위국가라는 국경을 넘어서는 매우 조심스런 주제이며, 국제적 수준의 합의와 기준 설정이 절실하다. 유엔과 같이 국제조세 행정기구의 설립이 시급한 사안이기도 하다.
다만 자본 자유도가 싱가포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높고 자본시장에서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량 상장기업들의 외국인 소유지분이 대단히 높은 한국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외국투자자에 대한 배당세율을 현재 5% 수준에서 가능하다면 10% 이상으로 높여야 하며, 외국인 지분이 집중된 우량 기업들에 대한 선제적인 과세를 위해서, 예건데 연간 세전 수익이 1조를 넘는 기업에 대해 법인세를 추가적으로 과감히 높이는 방안도 연구해볼 만하다. 외국인 투자가 한국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측면을 전적으로 인정한다 하더라도, 주식매매차익을 포함하여 발생한 자본 수익에 대해서는 당연히 합리적인 절차와 수준에서 적정한 과세를 하는 것이 국민경제적 주권의 입장에서도 옳다고 본다.
여기서 미래사회를 위하여 우리가 반드시 살펴보아야 할 매우 중요한 영역이 있다. 인터넷 망을 공유기반으로 사용하는 거대 ICT기업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국제적으로 연대하여 연구해야 한다. 이러한 제안을 하는 배경으로 FAANG로 상징되는 ICT 기업중심으로 26명의 초거대 부자들이 인류의 절반에 해당하는 36억 명의 재산을 능가하는 현실을 이대로 지속적으로 허용할 수는 없는 일이다.
마침 국내 재야 재정학자인 이동욱 선생이 정규직 일인당 세전 부가가치액 기준으로 강력한 누진세를 적용하자고 주창하고 나섰다. 그의 생각을 단순하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강력한 누진적 법인세율을 정규직의 고용에 연동을 하면, 이윤이 많은 기업은 정규직 고용을 확대하여 보다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 받을 것인지, 아니면 정규직 고용을 확대하지 않고 높은 법인세율을 적용 받을 것인지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기업이 정규직의 고용을 확대하면 양질의 일자리가 증가하고, 노동소득이 증가하여 소득분배가 확대될 것이고, 기업이 정규직 고용을 확대하지 않는 경우에는 누진적 법인세가 증가할 것이므로 세수가 증가하고, 세수증가에 따른 세출증가를 통하여 소득분배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더 만들 수가 있다. 법인세율을 정규직 1인당 평균부가가치(생산)를 기준으로 강력하게 누진화하면 좋은 일자리도 많이 생기고, 기업간 격차도 감소하고, 고용확대로 노동으로의 소득배분도 증가하고, 세수도 증가하여 소득분배는 획기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이동욱 선생의 정규직 고용과 연동한 누진적 법인세를 초과이윤을 실현하는 ICT 산업분야에 적용하자는 필자의 제안은 해당산업 분야가 인터넷 플랫홈을 무상으로 이용하여 상상을 초월하는 이윤을 남기는 반면에 실제로 고용 기여의 효과가 거의 전무하다는 점에 착목한 것이다.
예건데 해당 국가단위로 정규직 일인당 세전 수익이 1억을 넘는 경우 60%, 2억을 넘기는 경우 75%, 3억을 넘기는 경우 90%를 적용한다면, 그들이 이야기하고 주장하는 소위 공유경제가 단순히 플랫홈을 공동사용 하면서 형성된 편의성의 과잉 포장된 일면적 사고를 넘어서, 이에 발생하는 독점적인 초과수익을 강력한 조세정책을 통해 모두가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공공적 재원으로 환수하여야 비로소 참다운 공유재적 경제 질서가 실현될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이 때 발생하는 조세수입이 e-Flatform 공유재라는 기반에서 형성되는 것을 감안하여 모든 국민들의 기본소득 등 공공재적 재원으로 활용해 봄직하다. 인류 전체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주제이다. 마침 이 글을 통해서 이동욱 선생에게 깊은 경의를 표하고자 한다.
추가적으로 세금공제 제도에 대하여 살펴보자면, 세액 공제 제도는 초기에 정부가 정책적으로 부실하고 사회적 기능이 미약하여 산업, 교육, 복지 문화 등 정책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좋은 취지로 도입되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정부의 제도와 정책들이 점차 완비되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제 제도가 무절제하게 남발되고 과도하게 중첩되면서, 여기저기서 온갖 비리와 부패가 발생하고 보편적 원칙을 지켜야 할 세정 질서가 엉망이 되어가고 있다.
이에 가급적 공제제도를 폐지하고 (모든 공제제도를 완벽하게 없애는 것이 최상이다), 법정 세율과 실제 부과되는 세액이 가능한 일치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이에 따라 추가 유입되는 재정의 여력을 각 부처별로 정책적 목표와 용처에 맞추어 산업과 과학기술, 복지와 노동, 교육과 문화 등 모든 영역에 구체적 사안과 실적에 따라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마땅하다.
상기에 언급한 내용들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그래도 재원이 부족한 경우에는 필요한 만큼 소비세율을 높이는 등 과감한 조세개혁을 실시하여 조세를 포함한 국민부담율이 35% 수준에 이르러야 비로소 사회정책적으로 포용적 국가군에 진입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세대를 넘어 형성되는 축적에 대한 대응으로 사회적 상속이라는 주제를 살펴본다
2018. 11월 국무총리 산하에서 주관한 사회적 상속에 관한 토론회가 있었다. 당시의 문제제기는 참신하였지만, 개념과 용어가 전적으로 잘못 설정되어 사회적 상속에 대해 오해와 혼선을 야기했다. 당시 내용을 유추하면 사회적 상속이라는 용어 대신에 사회적 기부라는 이름을 사용했어야 한다. 사회적 상속과 사회적 기부는 사람과 원숭이만큼이나 엄청난 질적인 차이를 가진다.
사회적 기부 또는 기부 자본주의는 기득권 또는 개인소유적 물적 기반과 자산의 상속을 전적으로 인정하는 기존의 체제내적 개념에서 개인의 자비와 선의에 의해 일정 부분을 사회에 기부하도록 유도하여 기존의 신자유주의적 체제가 양산해낸 불평등과 불균형에 대한 저항을 일부 완화하거나 현실모순에 대하여 부정적 판단을 둔감시키는 조치이다.
반면에 사회적 상속은 개인의 일생 동안 이루는 성취를 시장경제의 원리에 의해서 유도하고 활성화시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이러한 성취의 누적이 인연을 통한 타인 또는 혈통을 통한 가족들에게 상속되는 것을 원칙적으로 배제하고 종신 과정에서 이를 사회적으로 환원하는 개념이다. 해당 사회가 가지고 있는 경제적 물적 기반과 잠재력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개인의 일생 동안 사적 소유라는 동기를 부여하고 시장경제의 활력기제로 활용하되, 사적 소유의 기간을 개인의 일생으로 한정하고 사후에는 해당 사회의 소유로 환원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기부와는 차원을 크게 달리하는 것이다.
마치 성서의 유대사회에서 이야기 하듯이 50년이 지나면 대희년이라는 관행을 통해 개인적인 부채를 면제하면서 사회적 물적 기반의 조건을 모두에게 공정한 새로운 출발점으로 되돌리는 과정과 유사하며, 또한 조선 초기 실시했던 과전제처럼 당시의 물적 기반인 토지를 사대부가 관직에 있을 때 보수(녹봉)의 대가로 할당하여 수조권을 부여하되, 사후에는 다시 국가에서 환수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사회적 상속이라는 사상의 역사적 흐름에는 유토피아를 그린 토마스 무어에서 출발하여, 자연에서 나오는 일체의 자원은 모든 사람들의 소유에 해당한다는 토마스 페인의 생각, 팔랑주라는 산업생산의 공동체적 원리를 통해 현대적 사회보장제와 기본소득 개념을 제시한 샤를 푸리에, 케인즈와 함께한 소그룹 연구모임 막내였던 제임즈 미드 교수의 사회배당과 노동지분 개념 및 이를 지지하며 재산소유적 민주주의를 주장한 존 롤즈를 거쳐, 현재 하버드 대학의 종신교수인 로베르토 웅거에 이르러 구체적이며 실천적인 형태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잠깐 로베르토 웅거 교수(1947생)를 소개하면, 브라질의 명문가 출신으로 하버드 법대에 진학에 29세에 종신 교수직을 획득한 전설적인 인물로 미국의 비판법학계를 이끄는 주역의 한 사람이다. 오바마의 지도 교수로 후보시절 자문역을 맡았으나, 이후 오바마의 행보에 실망하여 공개적으로 지지를 철회하기도 하였으며, 브리질 룰라 대통령 시절에 전략기획장관을 맡아 우리에게 잘 알려진 볼사-파밀리아(빈민가정 생계지원 제도) 정책을 기획하고 책임진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사유재산권이라는 법적 제도는 합리적 논리나 사회적 필요에 의해서 구성되었다기 보다는 역사적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 관계가 얽히고 정치척 투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우연히 형성된 측면이 강하다고 판단하면서, 사유재산권은 서로 다른 성격의 다기한 권리들이 우연히 묶여 만들어진 일종의 다발이라고 파악한다. 권리의 다발로서 사유재산권을 획득, 소유, 사용, 배제, 이전 및 상속 등으로 다시 세분하여 각각의 성격을 분리하여 해석하고자 한다.
본 글의 주제인 증여와 상속이라는 항목에 대해, 이는 기득권 체계를 강화시키면서 변화와 미래를 향한 전진에 저항하는 장애물로 파악하면서, 타인증여와 가족상속 자체를 기본적으로 부정한다. 웅거의 구상에 따르면, 증여와 상속 자산을 사회적으로 귀속시키면서 이를 통상적인 국가 재정에서 분리하여 향후 세대를 위한 ‘사회상속계좌’로 전환하며 이를 위하여 가칭 ‘중앙투자기금’이라는 이름 설립하여 국민연기금처럼 운용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증여와 상속의 재산을 사회로 귀속시켜 형성된 ‘중앙투자기금’의 목적과 용도는 기득권 체계에 묶여 있는 물적 기반을 해방시켜 모든 시민들의 일상적 경제활동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지원하는 시민 모두의 자산으로 재구성하여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때 ‘중앙투자기금’을 거점으로 시민경제적 원칙에 따라 전문적으로 자금의 배분역할을 진행할 전문적인 자산운용회사라는 중간단계를 거쳐 현장에서 일상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행위주체들, 개인 단체 법인 조합 연구조직 등에게 재원을 투입함으로써, 산업과 경제 활동 영역 전체를 세대에 거쳐 점차적으로 혁신 과정을 통해 재구성하고 확장하여 나가는 것이 그의 전망이다.
현재 생존해 있는 웅거는 여전히 문제의 수많은 저작들을 현재까지 저술하고 있으며, 한국에는 건국대에서 법철학을 가르치는 이재승 교수가 ‘주체의 각성 The Self Awakened’ 과 ‘민주주의를 넘어 Democracy Realized’를 번역 소개하였고, 중국청화대 교수인 추이 츠이안이 웅거의 여러 저술을 재편집한 ‘정치 Politics –운명을 거스르는 이론’ 등이 소개되어 있다.
핵심은 증여와 상속에 대한 적용세율로 역시 위에서 언급한 서구의 골디락스 시대에 적용되었던 최고 세율 80-90% 수준에서 검토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당시의 세율의 수준은 부의 축적에 대한 기여도 평가를 통해 합리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비록 시장경제의 활력과 확장이라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하여 개인이 자유롭게 부를 취득하고 점유하고 소비하는 것을 인정하되, 개인이 획득한 부의 배경에는 역사적 흐름과 문화적 환경적 사회적 정치적 조건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러한 조건적 배경의 공헌도가 80-90% 이라면 개인의 몫은 10-20%라는 논리적 개념이 확고히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한국의 현재 증여상속 세제는 매우 현실적이고 합리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산층의 경우 자녀에게 상속재산을 내리 물려주는 과정에 전혀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 다만 1% 이내의 부유한 계층에 한하여 현존의 세법에 더하여 예건데 100억 규모가 넘는 증여와 상속 재산에 한하여 80-90%의 추가적인 누진 과세만 보태면 된다.
또 하나 반드시 지적해야 하는 사항은 기업상속 공제제도의 허구적 논리이다. 대한항공 일가의 행태에서 보듯이 개인과 가문의 일방적이고 전횡적인 경영지배는 군사적 또는 개발독재 시대에나 가능하며 추격이 가능했던 구시대의 산업전략으로 유효했던 측면이 있으나, 지식과 혁신이 주도하는 사회에서는 오히려 큰 장애물이 된다. 미래에는 기업 종사자 모두의 자발적 참여와 적극적 협업과 창의적 사고를 필요로 하고 경영과 소유에 있어서도 집단적 성격을 요구할 것이다. 이는 경영학에서도 이미 입증된 사실로 명령적 수직적 구조에서 수평적 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율체계 DAO (Diversified Autonomous Organization)로 전환하는 것이 정답이다. .
따라서 기업상속을 위한 공제제도는 구시대적 사고이며 기존의 기득권 유지를 위하여 미래의 무한한 가능성을 포기하자는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유념할 것!). 당연히 전면 폐지되는 것이 합당하다. 다만, 현금과 포트폴리오 형태로 존재하는 상속과 증여 자산은 곧바로 과세의 시행이 가능한 반면, 개인적 소유의 고정자산은 일시적 처분이 어렵다는 현실을 감안하여 당사자 선택에 따라 일정 법정이자를 적용하면서 20-30 년간의 분할적 상환방식이라는 기술적 유예조치의 도입이 필요할 것이다.
기업상속의 공제라는 제도의 핑계 거리인 경영권의 지속성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해당 기업에 대해서는 해당 부처나 기관 또는 합의된 시민기구에서 기준과 상황에 맞게 직접 개입하고 지원하는 것이 정답이다.
결론이다. 원칙적으로 사회적 상속으로 형성된 재원은 주로 기존의 물적 기반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하여 모든 시민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산업적 생산기반의 지속 혁신 확장이라는 영역에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활용되어야 하는 반면에, 전통적인 조세개혁을 통하여 확보한 재정은 국가 운용의 필요 경비와 사민주의적 관점에 기반한 사회안전망과 복지재원에 주로 사용해야 한다.
전통적 조세의 개혁을 통한 재정을 형성하든, 사회적 상속제를 통해 재원을 확보하든, 인류가 현단계까지 형성해온 물적 기반과 조건을, 신자유주의에 의해 반인륜적으로 작동하는 기득권적 구질서로부터 탈구시켜, 인간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사회적 공동선과 자유 조건의 영역적 확대를 재구성하여야 하며 지속적인 확장을 위해 혁신 기제가 일상적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다음 장에서는 사회적 혁신 기제에 대해서 살펴 보고자 한다.
추신: 본 글이 완성된 즈음해서 마침 다른백년 이사인 서강대 김종철교수가 번뜩이는 통찰력을 담아내어 ‘금융과 회사의 본질’이라는 저서를 발간했는데, 내용 중 필자와는 다른 시각과 접근을 통해 개별화된 ‘사회적 상속’을 제안하고 있다. 향후 논쟁과 상합을 통하여 보다 발전된 내용물을 기대하여 본다.
과학자는
무슨 꿈을 꿀까
글. 박태근 알라딘 인문 MD
온라인 책방 알라딘에서 인문, 사회, 역사, 과학 분야를 맡습니다. 편집자란 언제나 다른 가능성을 상상하는 사람이라 믿으며, 언젠가 ‘편집자를 위한 실험실’을 짓고 책과 출판을 연구하는 꿈을 품고 삽니다.
과학자라는 사람들은 왠지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는 존재처럼 여겨진다. 대중매체에서 주로 천재나 미치광이로 그려진 까닭도 있겠고, 실제로 그들이 바깥세상보다 연구실에서 지내는 걸 즐겨서일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그들이 꿈꾸며 연구하고 개발한 각종 과학기술은 삶과 세상을 뒤바꿔놓았다. 지금은 익숙하게 사용하는 휴대전화도 30년 전만 해도 상상 속 물건이었고, 2차 세계대전의 아픈 기억으로 남은 원자폭탄은 그야말로 역사의 전환점이었다. 날로 커져만 가는 과학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같은 세계를 사는 사람으로서 과학자의 존재를 이해하고, 이 세계의 오늘과 내일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 고민할 이유는 충분하다.
과학자이기 전에 먼저 시민이 돼라!
2008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마스카와 도시히데는 수상 연설에서 ‘전쟁과 폭력’을 언급했다. 잘못 읽은 게 아니다. 노벨평화상이 아니라 노벨물리학상이 맞다. 게다가 그는 ‘9조 과학자 모임’에 참여하여 일본의 평화헌법을 지키려 애쓰고 있다. 과학자이자 시민이자 인류의 구성원으로서 그는 평화라는 보편의 가치를 밖으로 외치며, 과학계 안으로는 “과학자이기 전에 먼저 시민이 돼라!”는 자성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타락한 권력과 무책임한 과학의 만남’을 고발한 그의 책 『과학자는 전쟁에서 무엇을 했나』 역시 독가스 연구자가 노벨상을 받거나 살충제가 대량살상에 사용되는 등 과학의 양면성을 바탕으로, 전쟁에 동원된 과학자가 무슨 일을 벌였는지, 오늘날 과학기술이 왜 군사 연구에서 벗어나기 어려운지 냉철한 현실 인식을 전한다.
물론 패배의 역사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그가 일하는 나고야 대학은 군사 연구를 하지 않겠다는 평화 헌장을 세웠고, 물리학교실을 민주주의의 원칙에 기초하여 운영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과학은 세계 안에 존재하고 과학자도 시민으로서 살아간다는 전제를 기억한다면, 서로 다른 세계에 살아간다고 여겼던 과학자와 비과학자가 비로소 연대할 가능성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과학자는 전쟁에서 무엇을 했나_타락한 권력과 무책임한 과학이 만났을 때 / 마스카와 도시히데 지음 / 동아시아
훌륭한 과학자와 훌륭한 인간은 다르지 않다
프리먼 다이슨은 세계적인 물리학자다. ‘슈뢰딩거-다이슨 방정식’으로 노벨상 후보에 올랐고, 양자역학이 전기역학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입증했으며, 로런츠 메달, 울프상, 마테우치 메달, 템플턴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은 그가 세계적인 물리학자임을 증명하는 충분한 조건이다. 하지만 그가 훌륭한 과학자임을, 그리고 훌륭한 과학자와 훌륭한 인간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은 『어느 노과학자의 마지막 강의』라는 책이다.
1993년, 다이슨 교수가 일흔이 되던 해, 그의 회고록 『프리먼 다이슨, 20세기를 말하다』를 읽고 토론하며 공부하던 학생들이 그에게 궁금한 점을 담아 편지를 보낸다. 그는 학생들에게 답변과 진심을 담아 답장했고, 이를 시작으로 20년에 걸친 대화가 이루어진다. 학생들은 그의 성을 보고 아인슈타인의 예측을 입증한 프랭크 다이슨 경과 관계가 있는지, 혹 진공청소기 회사 다이슨과 연관이 있는지 묻는가 하면, 연합군의 폭격부대 사령부에서 일했을 때의 심정이나 과학과 종교의 극단주의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등 만만찮은 질문을 던진다.
프리먼 다이슨은 이 책에서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답변을 풀어내며, 지난 세월을 회피하지 않고 다가올 미래를 정면으로 마주한다. 전쟁 참여에 대해서는 “윤리적 원칙을 하나둘씩 버리다 보니 결국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반성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25세 때나 80대 때나 변하지 않고 이어지는 삶의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각자에게 우선순위를 선택할 자유와 책임이 있다며 상대에 대한 존중과 삶에 대한 예의를 갖춘다. 과학 지식을 채워주기보다 삶에 활기를 불어넣는 과학자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면, 그에게 편지를 써보는 건 어떨까.
어느 노과학자의 마지막 강의_세계적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과 후학들의 20년에 걸친 필생의 대화와 논쟁 / 프리먼 다이슨 지음 / 생각의길
그럼에도 꿈꾸는 과학자가 멋지다
지금도 타임머신을 만드는 과학자가 있는지 모르지만, 아마 그런 일이 실제로 가능하리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물론 나의 추측일 뿐이다.) 언젠가 타임머신이 정말 만들어진다면, 역사는 지금 타임머신을 만드는 과학자를 어떻게 기억할까.
과학이 숱한 실패를 거쳐 한 단계 진전한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그 과학자의 업적은 어떻게든 이야기되겠지만, 끝내 성공에 이르지 못한 그의 노력은 크게 존중받기 어려울 것이다. 에이다 러브레이스라는 이름이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에이다 러브레이스는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라 불리지만, 오늘날 컴퓨터를 자유롭게 쓸 때 쉽게 떠올리는 인물은 아니다. 『에이다, 당신이군요. 최초의 프로그래머』는 1830~40년대 해석기관을 꿈꾸며 최초의 컴퓨터를 설계했던 찰스 배비지와 그의 논문에 주석을 붙이며 오늘날 컴퓨터의 구성과 조작의 아이디어를 제안한 에이다 러브레이스의 이야기를 담은 그래픽노블이다. 그런데 왜 이들은 빌 게이츠나 스티븐 잡스만큼 유명하지 않을까. 그들의 꿈은 너무 빨리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
“배비지는 자신이 고안한 어떤 계산기도 결코 완성하지 못했다. 그는 일흔아홉에 비통해하며 숨을 거뒀다. 최초의 컴퓨터는 1940년대 이후에야 개발되었다.”
여기까지가 이 책의 1장이다. 나머지 아홉 장은 지금 우리가 사는 우주와는 다른 다중우주 속에서 그들이 실패가 아닌 다른 결론에 이르는 과정을, 그들이 남긴 기록과 자료, 이후 벌어진 과학의 발전을 참고하여 그려낸다. 매력적인 삽화와 방대한 연구가 어우러져 펼쳐내는 이야기는, 정말 그들이 다른 우주에서 멋진 결과에 도달했을 것 같은 느낌을 전한다. 꿈꾸는 과학자를 꿈꾸며 살려낸, 그리하여 읽는 이마저 꿈에 이르게 하는 멋진 책, 멋진 과학자들이다.
에이다, 당신이군요. 최초의 프로그래머_컴퓨터 탄생을 둘러싼 기이하고 놀라운 이야기 / 시드니 파두아 지음 / 곰출판
참여사회
2017.09
대기업 갑질, 고객 갑질, 상사의 갑질…
갑질 사회를 졸업하고 조그만 가게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계약서 서명 후 깨닫습니다.
이제 소작농의 삶이 시작된다는 것을 말이죠.
아마 이번 삶은 무간지옥(無間地獄)인가 봅니다.
- atopy
04 여는글 다시 차별금지법 제정을 논의하자 정강자
06 아참 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드는 참여사회 김균
특집. 프랜차이즈 공화국
08 프랜차이즈, 대박과 쪽박 사이 이철호
11 갑질에는 끝이 없다 정종열
14 프랜차이즈 산업의 구조적 문제와 개선방안 서홍진
17 공정거래 행정의 개혁과제 김남근
사람
22 통인 남겨진 ‘옥자’들을 위하여 - 영화감독 봉준호 박상규
28 만남 돌아오라! ‘만나면 좋은 친구’ - 김민식 회원 호모아줌마데스
칼럼
34 경제 교통에너지환경세, 이미 폐지된 세금이라고? 이상민
36 역사 장애인 노점상, 최정환 권경원
38 환경 달려라, 탈핵 열차! 장성익
만화
40 만화 이럴 줄 몰랐지 <친구의 주례사> 소복이
살맛
42 읽자 과학자는 무슨 꿈을 꿀까 박태근
44 듣자 옛 사운드에 취하다 서정민갑
46 떠나자 지리산둘레길의 추억 정지인
뉴스
50 현장 군사행동 중단하고 대화를 시작하라 이영미
51 공유 이 달의 참여연대 박근용
56 심층 법인세율 인상해도 기업의 세부담여력 충분하다 김용원
58 참여 참여연대, 적폐청산을 위해 ‘협력과 조정’에 힘써야 신미지
62 참여 아름다운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시민참여팀
알림
64 투명회계 시민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김현정
66 튼튼날개 참여연대에 날개를 달아주세요 박효주
공공도서관에 『참여사회』 보내기 캠페인 현황
전국 484곳 도서관에서 참여사회를 만날 수 있어요!
지난 몇 해 동안 총회 및 회원행사 등에서 많은 회원들이 월간 『참여사회』를 함께 읽거나 선물하기 바란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참여사회』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다는 것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래서 참여연대는 더 많은 시민과 만날 방법을 고민한 끝에 공공도서관에 월간 『참여사회』를 보내는 캠페인을 기획했습니다. 2015년 9월부터 서울, 경기 지역 공공도서관 346곳에 『참여사회』 기증을 시작했고, 전국 도서관으로 확대하기 위해 2016년 6월부터는 회원님들께 월 3천 원의 회비증액 캠페인 참여를 요청드렸습니다.
그 결과 1년 여 동안 총 138명의 회원이 증액 캠페인 동참했고 현재 484 곳의 전국 공공도서관에서 월간 『참여사회』를 만날 수 있습니다. ‘공공도서관에 참여사회 보내기 캠페인'은 현재도 계속 진행 중입니다. 회원님들의 더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2018년 예산안에 대한 참여연대의 입장
복지 지출 확대, SOC 지출 감축은 긍정적
과잉투자 개선 없는 국방비 대폭 증가는 문제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획기적인 재정전략 제시 필요
정부는 오늘(8.29) 2018년 예산안을 발표했다. 전체 429조 원인 2018년 예산안은 전년 본예산 대비 7.1% 증가한 수준으로, 보건ㆍ복지ㆍ노동 분야 지출의 두 자리 수 증대(12.9%) 및 SOC 분야의 지출 구조조정(△20%) 등 전년 대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전의 예산안과 비교해 복지국가를 위한 획기적인 재정전략이 제시되었는지는 의문이다.
우선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하였을 때 우리나라의 지출구조가 전체 예산 규모는 작은데 비해 경제사업 비중이 과다하므로, 경제사업 비중을 줄이고 복지지출을 확대하는 구조 개편은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그동안 지역별 나누어먹기식 과도한 SOC사업, 중복적이고 낭비적인 R&D 사업이 문제로 지적되었으므로 이러한 부분들이 과감하게 정리되어야할 필요가 있다. 우리 예산에 쌓여 있을 낭비와 중복을 정리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확보해야 향후 과감한 재정전략도 가능해질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의 복지 확대로 현재 한국 사회가 당면한 저복지, 저출산, 일자리 위기 문제가 충분히 해소될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특히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일가정 양립, 남녀임금격차 완화, 경단녀 문제 해소 등 사회 전체적인 노력과 동시에 임신, 출산, 보육, 교육을 국가가 더 책임지는 더욱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 누리과정 어린이집 전액 국고지원, 아동수당 신설,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예산 확대 등 보육, 교육 등에 대한 국가 책무성 강화하겠다는 부분은 긍정적이지만, 양육비 및 교육비 문제가 가계에서 가장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정도의 예산 증대로는 가계부담 완화 및 저출산 문제 극복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아동수당 10만원은 도움이 되겠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증세를 통한 더 많은 복지가 필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가 이번에 제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조세부담률은 2018년 19.6%로 증가한 이후 2021년까지 19.9%로 사실상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추가적인 세 부담을 늘리지 않겠다는 것을 뜻한다. 재원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복지 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또한 지출 구조조정의 측면에서도 2018년 예산안에서는 SOC 분야에 대해 4.4조 원의 지출을 감축했지만, 이후에는 그러한 구조조정이 미흡한 상황이다. 특히 2018년 SOC 분야를 제외하면 정부의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은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재정건전성 측면에서 정부는 국가 채무를 현재 수준인 GDP 대비 40% 초반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재정건전성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지만 이것이 복지국가로 가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이기 보다는, 이전 정부에서 보여주었던 재정보수주의적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지울 수는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저출산ㆍ고령화와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상당한 재정여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IMF도 평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국가 채무 수준 고수에 집착하기보다는 증세에 대한 전반적인 청사진을 포함한 획기적인 재정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복지국가 건설을 위해 필요하다.
세부적으로 일자리 예산과 관련해 중소기업이 청년 3명 채용 시 1명의 급여를 지원하는 중소기업 청년 고용장려금의 경우 취지는 좋으나 사업주에게 지원된다는 측면에서 제도가 악용되지 않도록 시행과정의 세심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노인일자리의 경우도 일자리가 확대되고 단가가 인상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복지 차원에서 제공되는 일자리로 보이기 때문에 고령화 시대에 생산능력이 있는 노인계층을 위한 전면적인 노인일자리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국가가 보유한 공공데이터를 민간이 활용하도록 개방하는 과정에서 개인별 의료정보를 제공하고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에 따라 데이터 가공이 자유로운 데이터프리존을 지정하는 것은 민감한 개인정보의 상업적 이용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편 국방 예산은 6.9%, 약 2.8조 원 증가해 2009년 이후 최고 수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방위력개선비 증가율은 무려 10.5%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과 자주국방을 명분으로 한 국방비 대폭 증가는 주로 불요불급한 무기체계 사업에 대한 막대한 예산 배정 때문이다. 킬 체인, KAMD, KMPR 3축 체계 조기 구축, F-35 도입 등은 모두 상대를 완벽하게 굴복시키겠다는 공격적인 대북 군사 전략을 바탕으로 한 것들로, 불필요하거나 비현실적이다. 북한보다 압도적인 우위에 있는 국방비와 전력으로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나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지 못했다. 남한의 군사력 강화는 북한이 비대칭 전력에 더욱 집착하게 만들 뿐이다. 필요한 것은 방향의 전환이다. 정부는 외교‧통일 분야에 국방비의 겨우 1/9 정도만 책정하고 있다. 북핵 문제를 평화적‧외교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적어도 예산안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전체적으로 2018년 예산안은 기존의 예산안과 비교해 지출구조를 복지 중심으로 대폭 조정하겠다는 방향성을 보여주었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국가 규모로는 복지와 성장의 선순환을 가져오기는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 진정한 복지국가, 복지와 성장이 선순환하는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재정의 역할에 대한 더욱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양극화를 해소하고 실질적 복지확대를 이룩할 수 있도록 증세에 대한 로드맵과 강력한 지출구조개혁 및 낭비성ㆍ전시성 예산에 대한 철저한 감축을 포함하는 전향적인 재정정책의 추진을 기대한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하라" 문재인 정부의 이 결정에, 성주 소성리는 언제 또 다시 사드 장비를 맞닥뜨려야할지 모르는 긴장감 속에 놓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 결정에 '잘했다'고 찬성 의견을 표하고 있습니다. 이쯤에서 다시 짚어봅니다.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가 정말 '잘 한 결정'일까요?
오마이뉴스에서 보기 >> http://omn.kr/o29v
'사드 배치'는 왜 '신고리 5, 6호기'가 될 수 없나
[연속기고] 문재인 정부의 사드 배치 과정, 이의 있습니다 ③
정주진 평화갈등연구소 소장
이번 위기는 이전 것보다 심각할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큼지막한 것이 뚝 떨어졌다. 재수 없게 맞은 사람만 억울하다. 사드 배치 결정이 그랬다. 이전 정부는 성주 주민들과 사전에 소통하지도, 그들의 삶을 고려하지도 않고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 저항을 할지, 그냥 '재수 없는 일'로 생각하고 넘어갈지, 아니면 보상을 받기 위해 정부와 협상을 할지는 모두 주민들의 숙제가 됐다.
주민들은 많은 선택지를 가진 것 같지만 사실은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거부하느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주민들은 거부를 선택했고 저항했다. 그 와중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문제는 더 악화됐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을 하자 정부는 곧바로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국민과의 소통을 내세웠던 정부 역시 일방적 불통 행정을 보여줬다. 새로운 정부에서 문제가 해결될 것이란 주민들의 기대는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사드 배치 결정 직후부터 정부와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은 시작됐다. 갑작스런 결정 때문에 갈등은 발생 직후 위기로 치달았다. 조기 대선 직전과 직후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로 소강 상태를 유지했지만, 7월 말의 추가 발사대 배치 결정으로 갈등은 다시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번의 위기는 이전 것보다 심각할 것이다. 높은 기대감 이후 깊은 실망감이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드 배치로 인한 정부와 현지 주민들 사이의 문제는 전형적인 공공갈등으로 볼 수 있다. 정부의 정책 결정과 실행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대립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전 정부도, 현 정부도 의도적으로 이를 일반적 공공갈등으로 보지 않으려는 것 같다.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드 배치는 갈등 현안이 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대화를 통한 '해결'의 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 안보와 관련된 정책이나 사업이라고 해서 갈등을 비켜가지는 않으며, 존재하는 갈등을 없는 것으로 취급할 수도 없다.
주민 저항과 갈등이 생긴 이유는 명확하다. 주민들에게 사드는 건강, 농사, 지가 하락, 생활권 침해, 지역 개발 등 삶과 생존의 문제다. 그런데 기존 2기의 철수가 아니라 추가 4기를 배치하는 결정이 내려졌다. 주민들은 더욱 위기감을 느끼고 분노하고 있다. 효용성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정치적, 군사적 카드로 쓰기 위해 추가 배치를 결정한 것은 정부가 자신들의 존재와 삶을 하찮게 여기는 증거라고 보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갈등, 다시 말해 공공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가 이것을 공공갈등으로 보지 않고 적극 대응하지 않는다면 저항은 강해지고 갈등은 악화될 것이다.

▲ 8/19 소성리 평화행동에서 합창을 하는 성주 소성리 주민들 ⓒ 참여연대
정부는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사드 배치 갈등은 다른 공공갈등과 유사한 발생과 전개 과정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실수를 반복하고, 그 결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곤 한다. 가장 기본적인 실수는 저항을 예상하면서도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결정을 하는 것이다. 정부 결정이기 때문에 결국 주민들이 수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여론을 설득해 주민들의 주장을 님비(NIMBY), 또는 이기주의로 포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 일방적, 기습적 결정은 주민들이 합리적인 내부 논의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수용 또는 거부 의사를 표할 기회 자체를 막아버린다. 이것은 갈등 전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책이나 사업 자체에 대한 이견에 더해 '배신감'이라는 부정적 감정을 만들기 때문이다.
갈등 발생 후 정부가 저지르는 실수는 강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이고 성실한 태도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저항하는 이유는 정부와 협상하기 위해서인데 정부는 시간이 지나면 저항이 약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안이한 대응은 역효과를 내고 오히려 저항을 강화시킨다. 갈등이 위기에 도달하면 사실 대화와 협상의 여지가 생기곤 한다. 그런데 정부는 이 상황에서도 강력 대응과 여론전을 통해 해당 지역사회나 저항하는 주민들을 고립시킴으로서 증오와 불신을 높이는 실수를 저지른다. 주민들은 결국 모든 것을 거는 저항을 결심하게 된다.
이 모든 실수를 관통하는 것은 불통, 불성실, 무책임이다. 덧붙여 힘에 의존하는 대응 방식이다. 사드 배치 갈등도 위의 일반적 경로에서 크게 이탈하지 않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현 정부 또한 이미 비슷한 실수를 저질렀고 앞으로도 반복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론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사드 배치를 결정한 것은 이전 정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젠 그런 변명을 할 수 없게 됐다. 발사대 추가 배치를 결정하면서 정부는 사드 배치 문제를 완전히 현 정부의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러니 남은 선택은 그로 인한 갈등에 어떻게 대응하고 갈등을 어떻게 잘 해결하느냐다. 정부가 갈등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갈등은 이미 생겼고 계속되고 있으니 이전 정부들이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길을 찾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응책이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성주, 김천 주민과 원불교 교도, 평화활동가들은 매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갔다 ⓒ 함형재
사드 배치, '갈등 관리' 적용 가능하다
사드 배치 논란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법은 소통과 대화다. 정부는 최선을 다해 소통하고 있다고, 그래서 추가 발사대 배치를 적어도 하루 전에 주민들에게 통보할 계획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런데 일방적 실행을 통보하는 것은 소통으로 볼 수 없다. 소통은 일방적인 주장이나 자의적인 기준에 의해서가 아니라 객관적인 기준과 쌍방에 의해 평가돼야 하는데 주민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진짜 소통을 위해서는 일시적, 이벤트성이 아닌 조직적인 소통 체계를 만들고 지속시켜야 한다. 그래야 갈등이 위기로 치닫는 것을 막고 대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정부 판단으로 사드가 정말 필요한 것이라면 더욱 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소통과 대화를 해야 한다.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지속 또는 중단을 결정하기 위해 공론화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시민참여형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것은 획기적이 일이고, 앞으로 공공갈등이 예상되거나 진행 중인 정책이나 사업을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갈등 관리' 방식을 택하겠다는 의지와 방향을 보여준 것이다. 이런 갈등 관리 접근은 사드 배치 문제에도 적용돼야 하고, 충분히 적용이 가능하다.
국방부는 대통령령인 '공공기관의 갈등 예방과 해결에 대한 규정'에 따라 2010년 6월부터 국방 정책 및 사업과 관련된 갈등 사안을 심의하고 자문을 받기 위해 '갈등관리심의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갈등 관리 상세 실행을 명시한 '갈등 예방과 해결에 관한 훈령'도 가지고 있고, 훈령에 따라 진행 중인 공공갈등 해결을 위해 '갈등조정협의체'를 설치해 운영할 수도 있다.
소통, 대화,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근거가 마련돼 있고,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국방부는 '국가 안보' 담론을 내세워 사드 배치 논란을 공공갈등으로 보지 않고 아무런 갈등 관리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지금이라도 '갈등 관리'를 적용해 불통이 아닌 소통으로, 배제와 외면이 아닌 수용과 접촉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일방적 결정이 아닌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저항은 계속될 것이고, 성주가 제2의 강정이 될 수도 있다.

▲ 국방부와 롯데가 사드 부지 교환 계약을 체결하던 날 ⓒ 참여연대
* 필자 정주진은 평화갈등연구소 소장이며, 평화학 박사입니다.
사물인터넷 환경에서의 개인정보보호와 보안” 주제로 국회에서 31일 토론회 열려
사물인터넷 및 자율주행차량 관련 국내외 논의를 검토, 정보인권 보장을 위한 시사점 도출
「 ‘4차 산업혁명’과 정보인권 」 연속토론회 제5차로 대단원 내려
오는 8월 31일(목) 오후2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사물인터넷 환경에서의 개인정보보호와 보안”을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됩니다.
개인정보보호와 보안 측면에서 사물인터넷 및 자율주행차량 관련 국내외 논의를 검토하고 정보인권 보장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해 볼 31일 토론회는 정보인권연구소 오병일 이사가 발제를 맡았습니다.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의 사회로 강장묵 교수(고려대학교 연구교수), 권석철 대표(큐브피아), 박준우 사무처장(함께하는시민행동). 좌혜선 변호사(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국장), 김호성 단장(한국인터넷진흥원 개인정보기술단)이 토론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우선 ‘사물인터넷(Intenet of Things)’은 사람, 사물, 데이터 등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서로 연결되어, 정보가 생성, 수집, 공유, 활용되는 기술, 서비스를 통칭하는 개념입니다. 사물인터넷은 소비자 생활의 편익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최근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사물인터넷과 개인정보보호 위협 요소에 대한 검토도 이루어져 왔습니다. 특히 사물인터넷의 보안위험성은, 무단 접근 및 개인정보 남용, 다른 시스템에 대한 공격 수단으로 이용, 개인 안전에 대한 위험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에 발제자는 해외 개인정보보호 및 소비자 관련 기구들이 그에 대한 대책으로 △보안 중심설계(Security by Design) △보안 침해시 소비자 고지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현황을 소개하고, 최근 한국 사회에서 사물인터넷 환경을 빗대 고지 및 동의 제도, 최소 수집 원칙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검토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발제자는 “이용자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신뢰가 IoT 성장의 열쇠”라고 강조하였습니다.
한편 이로써 5차에 걸쳐 개최된 「 ‘4차 산업혁명’과 정보인권 」 연속토론회 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연속토론회는 문재인 정부 공약 사항인 ‘4차 산업혁명’과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조화시키고 미래 신기술로부터 국민의 정보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개최되었으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변재일(더불어민주당, 충북 청주시청원구), 김성수(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추혜선(정의당, 비례대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진선미(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동구갑), 권은희(국민의당, 광주 광산구을), 이재정(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과 언론개혁시민연대, 정보인권연구소,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함께하는시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국가인권위원회가 후원했습니다.
지난 7월 24일 ‘정보·수사기관과 미래 신기술,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주제로 개최된 제1차 토론회를 시작으로, ‘빅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 바람직한 균형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했던 제2차 토론회(7/26), ‘빅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 바람직한 균형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제3차 토론회(8/8) 및 ‘빅데이터 시대 이용자의 권리 - 프로파일링 규제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한 제4차 토론회(8/17)까지 성황리에 마친 바 있습니다. 「 ‘4차 산업혁명’과 정보인권 」 연속토론회 가 한국사회의 이른바 ‘4차 산업혁명’ 논의 속에서 시민과 노동자, 소비자의 정보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사회적 토론을 촉발하는 기회가 되었기를 기대해 봅니다.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의 참여와 취재를 바랍니다.
1차 토론회 4차산업혁명과 정보인권- 수사기관과 미래 신기술,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2차 토론회 당신의 사생활을 삽니다? -빅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 바람직한 균형은 무엇인가
3차 토론회 어디에 믿고 맡길 수 있나, 내 개인정보? 개인정보보호 컨트롤타워
4차 토론회 빅데이터 시대, 이용자의 권리

회원 여러분이 마련해 주신 보금자리
통인동 살이 10년, 참여연대 오픈 하우스
9/16(토) 오후 2시 ~7시 참여연대 곳곳 + 서촌 일대
참가비 1만원(프로그램과 저녁식사 포함)
2017년 올해는 참여연대가 통인동 보금자리에 터를 잡은 지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10년 사이 후퇴하는 민주주의만큼이나 어렵고 힘든 일들도 많았지만,
회원들이 마련해 주신 보금자리 덕분에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촛불 승리를 이루어낼 수 있었습니다.
감사의 마음으로 문을 열어놓고 회원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하늘 높은 가을날, 서촌으로 놀러오세요.
세부 프로그램 안내
9/16(토) 오후 2시 ~ 5시
- 서촌 노란리본 공작소, “내가 만든 노란리본”
- 사무실 투어 (오후 3시, 오후 4시 박근용 안진걸 처장이 안내합니다)
- 비밀의 숲, 타로카드
- 서촌투어 ① <오래된 서울> 저자 김창희 님과 함께 하는 <서촌 역사 답사>
- 서촌투어 ② 서촌 30년토박이, <서촌방향> 저자 설재우 님과 함께하는 <서촌 골목길 답사>
- “캐릭커쳐를 그려드립니다” 상명대 고경일 교수와 아카데미느티나무 미술소모임 ‘그림자’
* 서촌투어와 캐릭커쳐 프로그램은 각 20명 선착순 마감됩니다.
9/16(토) 오후 5시 ~ 7시
- 통인통 10년, 감사와 인사 나누기
- 옥상에서 함께 나누는 따뜻한 통인 밥상
- 석양과 함께 하는 음악 공연 : 아코디어니스트 이자원 기타리스트 천상혁
※ 정원 마감 프로그램이 있어 미리 참석여부를 알려주시면 행사 준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문의 참여연대 시민참여팀 02-723-4251 참여연대 오시는 길 >>
참가비 입금계좌 국민은행 995701-01-057713 참여연대
오픈하우스에 함께 나눌 선물과 먹을거리 날개(후원)를 기다립니다^^
수랑과 종류에 상관없이 무엇이든 환영합니다.
참여연대 휴대폰 010-4271-4251 으로 문자로 남겨주시면
시민참여팀에서 연락드리겠습니다
위기 이후 두 가지 시나리오
북미, 남북 대화 병행해야
서보혁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HK연구교수
김정은 정권의 괌 일대 포격 협박과 트럼프 정권의 '분노와 화염' 위협은 한반도 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북-미 적대관계를 핵심으로 하는 정전체제의 전환에 달려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렇게 적대 혹은 갈등 관계에 있는 이해 당사자들이 의도적으로 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벼랑 끝 외교'의 첫 번째 요소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쏟아낸 '말의 전쟁'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일련의 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와 합동 훈련 및 전략 무기 한반도 전개 등 위험한 무력 시위로 이어졌다. 당사자들은 방어용이고 불가피한 조치라고 변명하겠지만 이런 현상은 의도적 위기에 다름 아니다.
벼랑 끝 외교가 맞을까?
벼랑 끝 외교의 두 번째 요소는 의도적 위기 조성 후 혹은 그 과정에서 비타협적인 주장을 내놓는다는 점이다. 위기의 한복판에서 북한은 "미국의 반공화국책동과 핵위협이 계속되는 한 그 누가 무엇이라고 하든 자위적 핵억제력을 협상탁자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며 이미 선택한 국가 핵무력 강화의 길에서 단 한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에 맞서 미국은 북한의 선 핵 포기 없이 대화는 없다고 하면서 대북 재재를 주도해왔다. 거기에 트럼프는 북한이 위협하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며 위협했다. 지난 22일 북한군은 판문점대표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침략 전쟁 연습 소동"이라고 비난하고 발사 대기 상태에서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그 의도성과 비타협성이 현 한반도 위기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벼랑 끝 외교의 세 번째 요소는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이다. 앞서 두 요소들은 이익 극대화를 위한 위험한 사전조치인 셈이다. 물론 벼랑 끝 외교가 통제불능의 상태로 악화되고 협상 국면으로 진입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번 위기의 경우 국내외에서, 특히 국제사회에서 그 우려는 대단했다.
이후 양측은 "지켜보겠다(북)", "그것은 현명한 결정이다(미)"라고 해 상황이 진정되는 기미를 보였다. 금번 UFG 연습에 참가하는 병력 규모의 축소와 전략자산을 전개하지 않는 점, 그리고 미국 측이 외교 우선의 접근을 공식 발표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대화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괌 주변을 포격할 가능성은 김정은 정권의 명운을 걸어야하기 때문에 희박해 보인다. 또 북미 대화에 나서는 것이 국내 정치적 용도나 국제 사회를 향한 선전, 그리고 양자 대화를 통한 국면 주도 과시 등의 측면에서 이로울 것이다. 단정하기 어렵지만, UFG 기간 중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지 않는다면 그 이후 대화 국면으로 진입한다고 예측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북미, 남북 대화 병행으로 신뢰 구축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입니다.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북핵 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국민들은 물론 세계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런 기본 입장과 한반도 문제의 제일 당사자로서 운전대에 앉는다는 자세는 타당하다. 전쟁을 막는다는 것이 당면 과제이고 절대 과제이다. 그렇지만 전쟁 위기가 재현되는 요인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최근 위기는 악순환의 일단에 불과하다. 한국의 딜레마가 여기에 있다.
김정은 정권이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련의 벼랑 끝 외교는 선미후남(先美後南) 전략으로 전개되고 있다. 향후 북미관계와 한반도 정세를 두 개의 시나리오로 예측해볼 수 있다. 하나는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구속력 있는 체제 안전을 보장받으려고 벼랑 끝 외교를 계속해 북미 대화의 문이 열리는 경우다. 이 경우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자처하며 핵군축을 주장하겠지만, 결국 미 본토까지 핵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인정받고 핵능력의 수직적·수평적 확산을 하지 않다는 선에서 타협을 추구할 것이다. 그러면 평화협정 체결이나 주한미군 철수는 물건너 간 것이고 북미관계 정상화도 불가능할 것이다. 핵전쟁 위험 앞에서 북미 적대 관계는 청산되지 못한 채 핵균형으로 평화를 연명해가는 꼴이다. 이런 시나리오는 한미 동맹의 강화, 남북 관계의 경색으로 연결될 것이다.
다른 하나의 가능성은 북한이 미국의 '적대시 정책' 종식과 비핵화 공약을 맞교환 하되 그 이행 방법과 절차에 관해 계속 협상을 해나가는 것이다. 양측이 지루한 협상의 늪에 들어갈 의지가 있는지, 이에 대해 한국 등 관련국들이 동의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그럴 경우 북한은 핵동결과 사찰 등 비핵화 이행에 응하고, 미국 등 관련국들은 안보, 경제, 외교 등의 분야에서 북한에 반대급부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평화협정, 주한미군 문제가 불거져 나올 것이고 한미 동맹 관계도 재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남한으로서는 북한과 관계개선을 추진할 기회의 창이 열리고, 북한도 북미 대화 촉진과 경제적 이익 등 남한으로부터 얻을 이익이 적지 않다.
요컨대, 전쟁 반대 평화 정착이라는 절대 명제가 실현의 길로 들어서려면 대화가 만들어내는 편익을 구체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상대의 의중 탐색에서부터 위기 상황의 전환, 진일보할 협상의 모멘텀 유지, 나아가 상호 이익의 균형점 설정의 유일한 수단 등으로서 대화의 복합적 의의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전제로 위 두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적절한 대화 전략을 각각 갖추어야 한다. 물론 한국으로서는 두 번째 시나리오가 더 낫다. 북미 대화를 지지하면서 남북 대화를 추진하는 병행 접근을 기대해본다. 어느 경우든 정부는 국익 프레임으로 접근하겠지만 평화 운동 진영은 반전반핵의 기치를 내릴 수 없다. 이 차이는 필연적인 긴장인가, 역할 분담인가.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KBSMBC정상화 시민행동
'방송의 날'에 여는 일곱 번째 돌마고 불금파티
2017년 9월 1일(금) 18:30 , 여의도 63빌딩 앞
당신은 뉴스를 보십니까?
어느 채널의 뉴스를 보시나요?
한때 KBS 9시뉴스와 MBC뉴스데스크가 국민 방송이었던 때가 있었지요. 국민들은 MBC를 마봉춘, KBS를 고봉순이라는 친근한 애칭으로 불르기도 하였지요.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두개의 공영방송 뉴스를 본다는 분들이 별로 없는 듯합니다.
왜 그럴까요?
KBS(한국방송공사),MBC(문화방송), EBS(교육방송)은 권력과 자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공영방송입니다.
그러나 지난 9년 동안 이들 공영방송은 이 역할을 저버렸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오죽하면 지난 촛불집회에 참석한 촛불시민들이 이들 방송사들의 중계차량이 보이면, "차빼라" " 기레기들"이라고 했을까요.
공영방송이 국민에게 외면당하고 비웃음을 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낙하산 사장들이었습니다. 이명박시절부터 어떻게 이들이 국민의 방송 공영방송 KBS,MBC를 망쳤는지는 영화 <공범자들>를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잘못된 것을 잘못이라 하고, 의문이 드는 것에 질문을 던지던 피디, 기자, 아나운서들은 자신들의 자리에서 쫓겨났습니다. 아나운서로 마이크를 들어야 하는 사람은 스케이트장으로, 아침 뉴스앵커를 하던 기자는 한적한 산골 송출실로 보내버렸습니다. 더러는 이유없이 해고되었습니다.
이제 그들이 전력 투쟁을 시작합니다. 피디, 기자, 아나운서들이 파업에 나섭니다.
그리고 이들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매주 금요일 불금파티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 7번째 불금파티를 9월 1일 <방송의 날>시상식이 있는 여의도 63빌딩앞에서 개최합니다.
친구들과 연인과 가족들과 함께 해야 마땅한 소중한 불금에 다시 촛불을 들고 함께 해 주시는 시민들이 있다면, 이들 언론인들의 싸움이 외롭지 않을 것입니다.
외롭고 무섭고, 떨리는 그들의 손을 잡아줍시다. 그리고 함께 외칩시다.
고대영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촛불의 완성은 언론정상화입니다.
* 프로그램은 추후 공지하겠습니다.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도발,한·미는 실패한 군사적 대응 대신 긴장 완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연합군사연습이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이 오늘(8/29) 아침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고, 일본을 지나 태평양에 떨어졌다. 북한의 반복되는 미사일 발사는 역내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한반도 위기를 심화시키는 북한의 군사행동을 강력히 규탄한다.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문재인 대통령은 "강력한 대북 응징 능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고, 군은 즉시 폭탄 투하 훈련을 실시했다. 한미는 전략자산 전개와 추가적 대북제재 추진 등도 협의했다고 한다. 너무나 익숙한 시나리오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익숙한 시나리오의 예정된 결과가 실패임을 알고 있다. 강경 발언으로, 제재와 압박으로, 군사적 위협으로 대응하다 보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이다.
이번 UFG 훈련을 앞두고,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연합군사훈련의 동시 중단으로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한·미 정부는 결단하지 않았다. 양측이 신뢰 구축과 위협 감소라는 현실적인 해법을 배제한 채 대결로만 치닫고 있다. 개탄스러운 일이다. 북한의 선행 조치를 대화의 전제로 삼는 것과 같은 기존의 방식으로는 결코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도, 주도할 수도 없음이 분명해졌다. 누군가 결단해야 한다면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체제와 핵 문제 해결의 또 다른 당사자인 한국이 나서야 한다. 북한에 비해 재래식 무력과 핵 억지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지니고 있는 한·미가 군사적 긴장을 완화할 보다 과감하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여 신뢰 구축과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대화 여건 조성에 정부는 당장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더불어 북한 역시 한국의 군사회담 제의에 조속히 응해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성명] 원문보기/다운로드
반값등록금과 국가장학금 제도가 제대로 시행됐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비극...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긴 결과
장성군 모녀, 생활고와 등록금 마련 못해 안타까운 죽음 선택
서울시립대형 반값등록금, 입학금 폐지 등 교육비 전면 경감해야
정부와 국회는 2018년 예산안 심의시 반값등록금예산 실현해야
8.28일 전남 장성군에서 모녀가 생활고와 대학등록금 걱정을 이기지 못해 자살을 택했다는 비극적 소식이 전해졌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반값등록금국민본부는 두 모녀의 안타까운 죽음에 깊은 추모의 뜻을 전하며, 우리 사회에 민생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기본적인 생활과 교육의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여 죽어가거나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이 많다는 점에 다시 한 번 지적하고자 한다. 지금도 제대로된 반값등록금은 요원하고 국가장학금 제도도 많은 문제가 있어 초고액의 등록금은 매 학기마다 학생, 학부모들에게 가장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정부와 대학 당국은 시급하게 서울시립대형 반값등록금(고지서 상의 등록금 절반+저소득층에겐 국가장학금 추가 지원)을 이행하여 교육에 대한 국가책임과 공공성을 대폭 강화하는 교육 정책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교육은 학생의 잠재력과 재능을 개발하고 이로 인한 자아실현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등록금이 이러한 기회의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의 대학등록금은 OECD 2위 구매력 평가(PPP)적용시, OECD 교육지표 2016로 악명이 높다. 고등교육비에 기여하는 정부재원 비율은 oecd 평균 70%에 훨씬 못 미치는 32% 밖에 되지 않고, 가계지출 재원은 oecd 평균 21%보다 훨씬 높은 44%에 이른다. 세계최악 수준의 초고액 등록금이 대학 교육을 공정하고 안정적으로 받을 수있는 기회를 빼앗고 있는 것이다.
2012년 이후 국가장학금과 취업후상환대출제도(든든학자금)와 같은 등록금 부담을 낮추는 제도가 일부 시행되긴 했지만, 그것으로틑 대학 등록금 부담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학자금 대출자도 169만명2016.09.19. 최악의 청년 실업, 빚더미에 앉은 청춘.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실 보도자료이나 되고 그 잔액도 12조원 2016년 6월 현재 에 육박하고 있다. 등록금 등 교육비 부담을 국가가 책임지지 않고 국민들에게 떠넘긴 결과다. 반값등록금 정책도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쳤지만 여전히 요원하기만 하다. 과거 등록금을 마련하고자 고위험 알바 노동을 하다가 사망한 사건, 입학금과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아버님이 자살할 수 밖에 없었던 비극들이 있었는데, 또 이번에 모녀 등록금 자살 사건까지 일어난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고통을 겪어야 대학 등록금 부담이 해결될 수 있는 것인가?
반값등록금 정책을 하루 빨리 완성지어야 한다. 실제 대학생.학부모들의 고지서상 명목 등록금을 절반으로 낮추고, 국가장학금을 통해서 저소득층 학생들을 추가로 지원하는 서울시립대형 반값등록금을 완성해야 하며, 나아가 유럽식 무상 대학교육 제도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2018년 예산안에서도 등록금부담 완화를 위한 재정이 크게 늘지 않았다. 정부와 국회는 국회 예산 심의를 통해 2018년 예산안을 수정하여 반값등록금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해야 할 것이다. 대학들도 입학금 폐지는 물론이고, 등록금을 인하하고 장학금을 확충하여 공정하고 안정적으로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어제의 참극같은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반값등록금국민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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