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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적인 ‘역외적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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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적인 ‘역외적용’론

익명 (미확인) | 월, 2019/01/07- 10:00

갈라파고스적인 ‘역외적용’론

글 | 박경신(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픈넷 이사)

 

“국내 인터넷 사업자는 국내법상 존재하는 각종 규제를 준수해야 하지만 해외 사업자는 동일한 법 적용을 받지 않고 있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현저히 저하되고 있다. 이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업자에게 똑같은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 이 같은 주장이 방송통신위원회와 관련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나와 인기를 얻고 있다.

적반하장이다. 국내 인터넷 기업을 ‘차별’하는 것은 정부와 국회가 우리나라에서만 유일하게 만들어 적용하고 있는 갈라파고스적 규제들이다. 게시물이 불법이 아니라도 요청만 있으면 30일간 게시물을 차단해야 하는 임시조치제도, 게시물이 불법이 아니라도 ‘건전한 통신윤리 함양을 위해 필요’하다면 삭제차단하겠다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제도, 우리 국민이 접속하는 웹사이트로서 자본금 1억원 이상이면 무조건 신고해야 하는 부가통신사업자신고제도가 그렇다. 또 불법물을 사전차단하지 않으면 형사처벌까지 당할 수 있는 ‘기술적 조치’ 의무조항들, 청소년유해물도 아닌 인터넷게임을 하려는 성인들도 실명 확인을 하라는 인터넷게임실명제, 이들 실명제를 위한 온라인상의 본인 확인 방식도 이동통신사의 배만 불리는 고비용의 휴대폰 본인 확인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강요하는 본인확인기관제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외에도 PC방을 포함한 모든 스타트업들의 전용회선료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있는 발신자부담 종량제 상호접속고시, 모든 온라인 결제와 행정민원 서명에 공인인증서를 요구하는 공인인증서제도, 자정부터 새벽 6시 사이에 청소년은 잠을 자야 한다는 폭력적인 전제로 만들어진 게임셧다운제, 진실이나 감정 표현도 불법물로 분류하는 명예훼손 법규가 국내 기업들을 괴롭혀 왔다.

이 법들이 공익적으로 좋은지 안 좋은지를 지금 다투지 않겠다. 중요한 것은 이 규제들이 OECD 국가들 중 우리나라에만 존재하고 있으면서 우리나라 인터넷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역외적용론’은 마치 미국에서 1950년대에 법률로 유색인종들은 기차와 버스의 앞에 못 타게 했는데 그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백인들도 기차와 버스의 앞에 못 타게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도대체 어느 나라가 자국 규제 때문에 기업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두고 ‘역차별’이라고 부르면서 외국기업에 부담을 돌리려 하는가? 갈라파고스제도로 사고를 쳐놓고 갈라파고스적인 해법을 내놓는 형국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위에서 말한 법들 모두 애시당초 국내에서 활동하는 해외 인터넷 기업에 적용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정보통신망법, 전기통신사업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어느 법도 그 적용이 국내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기업으로 한정되어 있지 않다. 실제로 2009년 구글이 유튜브의 한국세팅에서 게시기능을 떼어냈던 이유는 당시 정보통신망법상 인터넷실명제가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도 당연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또 해외 인터넷 기업들은 국내망을 통하지 않으면 국내에서 활동할 수 없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망사업자에 대한 권한을 통해 불법적인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불법영업을 하는 외국 웹사이트를 차단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구글 본사가 부가통신사업자 신고를 안 한다고? 전기통신사업법상 징역 2년에 처해지는 범죄이고 유튜브 사이트는 이를 ‘교사 방조하는 정보’이므로 방통심의위의 심의를 거쳐 차단하면 된다.

법도 있고 집행력도 있는데 외국업체에 대해 집행하지 않는 이유는 규제당국 자체가 규제가 너무 갈라파고스적임을 알고 있어 집행의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역차별’에 대한 해답은 자명하다. 부가통신사업자신고제도, 임시조치제도 등 갈라파고스적 제도들을 없애서 규제환경을 국제수준과 비슷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관련 토론회에서 국내 인터넷 기업을 대표한 이상적인 발언이 나왔다. “규제가 규제를 낳고 있는 형국이다. 역차별 논의 반대한다.” 역차별론으로 더 이상 국민을 가두지 말라.

* 이 글은 경향신문에 기고했습니다. (2019.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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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구글과는 다른 페이스북

“대통령 모욕죄” 영장 협조에 우려한다

 

페이스북은 지난 1월 15일 청와대를 공격한다는 제목 하에 페이스북에 사제총기사진을 게시한 이용자에 대해 국내 법원이 발급한 압수수색영장에 응하여 이 이용자의 IP주소를 제공함으로써, 한 달이 지난 2월 17일 그 이용자의 체포에 이르게 하였다.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국내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에 동시에 심대한 침해를 가하는 것으로서 그렇게 결정하게 된 이유와 기준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

외국의 영토에 있는 은밀한 정보를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할 때는 반드시 그 나라의 사법부의 승인을 거치도록 하는 형사사법공조조약(MLAT)이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 사이에 체결되어 있다. 이에 따라 FBI가 카카오톡 압수수색을 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우리나라 법무부 국제법무과에 신청을 하여 한국 검찰이 법원영장을 득해야만 하며, 우리 검찰이 페이스북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려 해도 마찬가지이다. 한국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그리고 미국의 통신비밀보호법 (ECPA) 제2702조(a)(3)에 각각 해당 법을 통하지 아니하고 감청 또는 통신사실확인자료(IP주소 포함) 제공이 금지된 것도 이 맥락이다.

그런데 페이스북은 형사사법공조조약을 거치지 않고 외국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그대로 집행해준 것이다. 이는 각 나라 내에서의 수사는 그 나라 국민들에게 공적 책무를 지는 사법부에 의해 규율되도록 하여 프라이버시와 수사 목적 사이의 균형을 잡으려는 법률을 위반한 것이다. 이런 관행이 자리잡아 외국정부의 부당한 압수수색요청에 각 기업들이 응할 경우,세계인들은 자신의 인권에 대해 아무런 책임감을 가지고 있지 않은 외국 판사들의 영장심사에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내맡겨야 할 것이다. 물론 여기서 이용자가 한국인임이 밝혀졌지만 페이스북이 형사수사협조와 같이 이용자에게 긴절한 사안에 있어서 추정국적이나 사용언어에 따라 이용자들을 차별할 수는 없다. 도리어 페이스북은 인터넷이 글로벌한 매체임을 이용해 권위주의적 정부 하의 국민들이 자국정부의 감시와 검열을 피해 외국 서비스들을 이용하여 표현 통신을 해왔다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물론 긴절한 피해예방을 위해 필요하다면 IP주소의 제공이 정당화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15일 해당 포스팅이 올라오자마자 경찰은 해당 사제총기사진이 진짜가 아니라 인터넷 매체에서 떠돌던 사진이었음을 알았고, 이 때문에 해당 이용자가 박근혜 대통령 욕설을 올린 것에 대해 모욕죄 수사를 하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며칠 후 별다른 이유 없이 경찰이 갑자기 강력범죄인 대통령에 대한 협박죄로 죄목을 바꾸고 페이스북에 영장을 제시하여 어제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미 비슷한 사진 게시에 대한 대통령협박죄 기소가 있었지만 여러 차례 무죄로 끝난 점을 감안하면 IP주소 요청의 목적이 협박죄 수사인지 모욕죄 수사인지 불분명하다. 모욕죄는 애매모호함과 권력자의 남용 가능성 때문에 UN인권위원회도 폐지권고를 여러 차례 해온 인권침해적 규제인데, 바로 이 규제를 대통령 비호를 위해 집행하는 길을 페이스북이 닦아준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특히 페이스북은 최근 우리나라가 대통령의 평판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기관이 제기한 여러 명예훼손 민형사소송 때문에 프리덤하우스의 연례조사에서 OECD국가들 중에서 드물게 ’부분적 자유’국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이용자 표현의 자유에 대해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페이스북이 불법적인 영장 역외집행까지 범하면서 우리나라의 인권침해적 법률의 집행을 도와줘서는 안될 것이다. 이에 비하여, 애플은 테러범의 아이폰 수사에 있어서도 FBI의 과도한 압수수색 협조를 거부하고 있다. 구글도 미국법이 허용하지 않는 한 외국법원의 영장은 형사사법공조조약을 통해서만 집행되도록 하고 있다. (https://www.google.com/transparencyreport/userdatarequests/legalprocess/#how_does_google_respond)

 

 

금, 2016/02/1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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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감청법”을 반대해야 하는 이유

- 진정한 암호화 기술 구현을 가로막는 세계 유일의 SNS 감청설비의무화법안

글 | 오픈넷

 

2005년 신설된 통신비밀보호법 제15조의2는 전기통신사업자의 협조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그 협조의무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되어 있다. 이러한 협조의무를 구체화하는 법안이 17대 국회부터 지속적으로 발의되어 왔는데, 협조의무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논의는 전기통신사업자의 감청설비 구축 의무화 문제이다. 19대 국회에서는 2014년 1월 3일 발의된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서상기 의원 대표발의안과(이하 ‘서상기의원안’), 2015년 6월 1일 발의된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박민식 의원 대표발의안(이하 ‘박민식의원안’) 두 건이 감청설비 의무화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서상기 의원안 대 박민식 의원안 비교>

구분

서상기 의원안

박민식 의원안

전기통신사업자의

범위

전화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기통신사업자,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기통신사업자

전화, 인터넷, SNS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통신 서비스 역무를 담당하는 전기통신사업자

의무의

내용

통신제한조치 집행에 필요한

장비·시설·기술 및 기능

감청협조설비(전기통신사업자가 통신제한조치 집행에 필요한 장비·시설·기술 및 기능 등을 갖추고 운용하는 설비 등)

설비비용 부담

국가가 부담

국가가 부담

의무 불이행시 

제재

이행강제금 1

20억원 이하

이행강제금1

매출액의 100분의 3 이하 또는

20억원 이하

관리·감독기구

통신제한조치기술자문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소속)

통신제한조치 감시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대동소이하게 보이는 두 안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감청설비의무를 갖는 전기통신사업자의 범위이다. 박민식의원안은 감청설비 구축 의무를 지는 대상의 범위를 전화 서비스 사업자뿐만 아니라 “인터넷, SNS 등”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미 서상기의원안이 작년 11월부터 소관 상임위에 상정되어 심사중인 상황에서, 올해 6월 거의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것은 작년 10월부터 논란이 된 일련의 카카오톡 감청 사건에 대한 대응이라고 보인다. 즉 카카오톡을 염두에 둔 “카카오톡 감청법”이라고 할만하다. 다만 서상기의원안도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기통신사업자”라고 하여 박민식의원안 보다 범위가 넓다고 볼 여지는 있다.

휴대전화나 인터넷 망 사업자에 대한 감청설비 의무화의 타당성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중요한 것은 인터넷 업체들(법적으로 부가통신사업자)에게도 감청설비 의무를 지울 것인가의  문제이다. 인터넷의 구조 상 부가통신사업자들은 인터넷이용자들에 비해서 질적으로 다른 존재가 아니다. 홈페이지에서 중고품을 사는 사람도 부가통신사업자가 될 수 있고 블로그에 배너광고를 파는 사람도 게시판을 통해 블로그방문자들이 상호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통신역무를 제공하는 부가통신사업자가 될 수 있다. 학교나 동창회도 운영내역에 따라 부가통신사업자가 될 수 있다. 이런 사업자 모두에게 감청설비 구축 의무를 지우는 법은 이행에 현실적인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인권규범과 우리 헌법이 보호하는 프라이버시권과 익명 표현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한다.  그렇기에 SNS와 같은 부가통신사업자들에게 감청설비 구축 의무를 지우는 법안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다. 미국에서도 모든 인터넷 서비스에 의무를 지우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엄청난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감청설비 구축 의무를 지운다는 의미는, 이용자들이 통제하는 암호화 통신을 무력화한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이다. 서비스 유형별로 구체적인 감청 방법은 다르지만, 감청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결국은 서비스 제공자가 서비스 설계 단계부터 이용자들의 통신을 서버 등에 저장하거나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한 통신을 암호화하지 않거나, 암호화하더라도 복호화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예컨대 카카오톡은 작년 12월부터 종단간 암호화 기술이 적용된 프라이버시 모드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렇게 암호화된 통신의 경우 각 이용자의 단말기를 모두 취득하여 분석하지 않는 한 복호화가 불가능하다. 또한 P2P 기술을 사용해서 단말기 간에 직접 송수신되는 통신의 경우는 서비스 제공자가 암호화를 하지 않는 것 외에는 감청에 협조할 방법이 없다. P2P나 종단간 암호화가 아니더라도 서버상의 암호화도 결국 수사기관에게 복호화키를 주거나 사업자들이 복호화해서 내용을 넘겨주는 수 밖에 없어 이용자 입장에서는 진정한 암호화를 통한 프라이버시 보호가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들이 “통신제한조치 집행에 필요한 장비·시설·기술 및 기능”을 갖추기 위해서는 결국 제대로 된 암호화 기술의 구현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통신의 암호화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국제적인 흐름이다. 세계인권선언 제12조는 “어느 누구도 그의 … 통신에 대하여 자의적인 간섭을” 받지 않으며 이로부터 “법의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선언하고 있으며,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7조는 “어느 누구도 그의 …통신에 대하여 자의적이거나 불법적인 간섭을” 받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작년 7월 유엔인권최고대표는 “디지털 시대의 프라이버시권”이라는 보고서에서 디지털 통신 감청은 프라이버시권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등에 영향을 미치며, 기업에게 감청설비 의무를 지우는 법은 “싹슬이(sweeping) 감시 조치를 촉진하는 환경을 낳기 때문에” 특별히 우려된다고 한 바 있다. 또한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올해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디지털 통신에서의 암호화와 익명성은 프라이버시권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해 강하게 보호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특히 국내 법은 국민들이 통신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암호화 기술이나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승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처럼 통신의 암호화는 오늘날 매우 중요한 인권인 프라이버시권과 표현의 자유의 수호자로서 쉽게 양보되어서는 안 된다.

범죄를 예방하고 진압하기 위해서는 “익명성이 제거되고 투명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이는 모든 사람이 잠재적인 범죄자이기 때문에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과 다를 바가 없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감청의 90% 이상이 국정원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통계는, 일반적인 범죄의 수사는 감청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반증이다. 게다가 불과 몇 달 전 국정원이 해킹팀의 감청프로그램 RCS(Remote Control System)를 구입해서 사용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이런 불법적 감청에 대한 제대로 된 통제수단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 카카오톡 감청법까지 입법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통신의 비밀을 지키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인터넷망 감청의 경우 미국, EU 등에서는 사업자가 준수해야 할 감청 기술 표준을 정해 보급하고 있다. 이런 표준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의무를 지우고 이행강제금까지 감수하게 하는 것은 사업자의 영업수행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약하게 된다. 또한 범죄의 수사라는 국가의 역할에 대한 부담을 사업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이며, 사실상 사업자에게 잠재적 범죄자를 찾아내야 할 의무이자 권한을 넘겨주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한국에만 존재하는 갈라파고스적인 제도는 해외 사업자에게는 적용하기 어려워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국내 사업자의 기술에 대한 제한으로 작용하며 관련 산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화, 2015/12/2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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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intermediary responsibility

 

[오픈넷 포럼] 이석우 전 다음카카오 대표 기소와 정보매개자 책임

- 아청법상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 아동음란물 필터링 의무의 타당성

 

참가신청하기

 

지난 11월 4일, 이석우 전 다음카카오 대표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검찰은 기소 사유로 이 전 대표가 카카오 대표로 재직 당시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로서 아동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를 취하지 않아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카카오그룹’에서 약 7,115명에게 아동음란물이 배포됐다고 밝혔습니다.

아청법 제17조는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발견하거나 삭제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해당 법 위반 혐의로 인터넷 사업자가 기소된 것은 아청법이 제정된 이래 처음이자, 아동음란물의 제작자 또는 유포자가 아닌 단순한 정보매개자의 직접적인 형사책임을 인정한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사건입니다.

아동음란물은 절대적으로 금지되어야 하며, 아동음란물의 제작자나 유포자는 당연히 처벌받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동음란물이 유통되는 플랫폼을 제공한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에게 필터링 의무를 지우고 의무 위반시 형사처벌을 하는 법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이번 오픈넷 포럼에서는 정보매개자의 필터링 의무와 관련된 국내외의 논의에 대해 알아보고, 필터링 의무 위반으로 처벌을 하는 것은 형사정책상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필터링 의무가 실제로 어떻게 이행되고 있는지, 이러한 의무의 존재가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 나아가 인터넷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 참가비는 무료이며 링크를 통해 참가신청을 해주시면 행사준비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 주차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건물(현대타워) 주차장 이용 가능하며, 주차 영수증을 지참하시면 무료 주차권 발급이 가능합니다.

* 참석하신 분들께는 샌드위치가 제공됩니다.

 

<행사 안내>

[오픈넷 포럼] 이석우 전 다음카카오 대표 기소와 정보매개자 책임

- 아청법상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 아동음란물 필터링 의무의 타당성

 

주최: 국회의원 이종걸, 국회의원 송호창, 사단법인 오픈넷

일시: 2015년 12월 14일 (월) 저녁 7시 30분 - 9시 30분

장소: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앤스페이스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423, 현대타워 7층/선릉역 10번 출구에서 직진, 3분거리)

- 지도: http://startupall.kr/location/

 

발제 1: 김가연 변호사(오픈넷) – “아청법상 필터링 의무와 정보매개자 책임”

발제 2: 남희섭 이사(오픈넷) – “필터링 의무 해외 사례”

토론:

전현욱 박사(형사정책연구원)

류한욱 팀장(주식회사 이지원인터넷서비스)

김태하 팀장(주식회사 뮤레카)

여성가족부/방송통신심의위원회(협의중)

 

참가신청하기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수, 2015/12/0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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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게시물 삭제 및 계정정지에 대해서 게시자 이의제기 절차 없어

마닐라 원칙 위반 및 정보매개자면책제도 도입취지 무색

 

페이스북 포스팅 삭제-강남역 살인사건 추모글 캡처 (사진: 페이스북에서 삭제된 게시물 캡처 화면)

 

지난 5월 19일 페이스북에서 강남역 살인사건의 피해자를 추모하는 내용의 게시글이 삭제되었다가 6일만에야 복원되고 게시자의 계정도 24시간 정지된 사건(위 이미지 참조)이 있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불법의 여지가 전혀 없는 해당 게시물에 대한 페이스북의 조치 및 관련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페이스북 본사 측에 신청하여 지난 6월 9일 회의를 가졌으며 우선 이에 대한 결과를 다음과 같이 공개한다.

첫째, 페이스북에 따르면 이번 삭제 및 정지는 완전히 실수에 의한 것이었다고 한다. 항간의 예측처럼 특정 게시물에 대한 신고의 개수가 많다고 해서 자동으로 게시물에 대한 제재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모든 게시물은 24시간 체제로 육안으로 검토되며 최대한 빨리 조치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도리어 게시물에 대한 신고를 많이 하는 이용자의 경우 목록을 만들어놓고 특별히 관리를 한다고 한다.

둘째, 계정 폐쇄에 대해서만 게시자가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절차가 있고 계정 정지 및 게시물 삭제에 대해서는 게시자에게 통지만 해줄 뿐 이의제기 절차 자체가 없다고 한다. 페이스북은 “1차 게시물 삭제에 오류율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점검팀을 가동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이유로 게시물 삭제와 계정정지에 대해서는 게시자의 이의제기를 받지 않는다고 설명하였다.

셋째, 게시물 삭제, 계정정지, 계정폐쇄의 조치가 이루어질 경우 어떤 내규 위반을 이유로 이루어지는 것인지가 통지되지 않는다고 한다. 게시물관리 조치가 페이스북의 어느 내규를 위반하는지 설명하면 게시자들이 그 내규만을 피하여 재게시하거나 유사게시를 하는 문제 때문에 이를 게시자에게 통지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픈넷은 위와 같은 페이스북의 절차는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통지하였다.

게시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게시물이 어떤 이유로 삭제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지를 통지받는 것은 정보매개자 면책을 받는 사업자가 이용자를 위해 최소한 보장해야 하는 절차이다. (마닐라 원칙 제3조 e항, https://www.manilaprinciples.org/ko) 이를 소홀히 하는 것은 게시자에게도 불공평할 뿐만 아니라 ―직접 게시물 삭제를 당했는데 왜 당했는지 물어볼 길조차도 없는 게시자의 답답함을 생각해 보라― 게시물관리정책의 효율도 떨어뜨린다. 페이스북 스스로 게시물 삭제차단이나 계정정지가 올바르게 이루어졌는지 평가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참고로 페이스북은 내부검토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99% 이상은 타당한 삭제차단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인터넷의 생명은 힘 없는 개인이 강력한 정부나 기업과 동등하게 세계인과 대화할 수 있는 자유이다. 이를 보장하기 위해 정보매개자면책제도가 세계 각국에 마련되어 있고, 그 혜택을 받는 기업이라면 당연히 최소한 신고된 게시물에 대해서는 최대한 빨리 신속하게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시급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신속하게 처리하려고 하다 보면 실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상당한 지배력을 가진 UCC플랫폼인 페이스북의 경우 개별 게시물에 대한 이해관계가 미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누군가의 침해주장에만 의존해 실수를 할 가능성이 더 크다. 이와 같은 실수의 빈도를 최소화하려 한다면, 불법게시물 포착에 있어 이용자들의 신고에 의지하듯이 합법게시물 포착에 있어서도 게시자의 복원요청에 의지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이며 게시자와 침해주장자 사이에서 불편부당을 유지하는 방법일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고 오직 신고된 게시물의 삭제차단에만 자원을 투입하고 복원요청 처리에는 자원을 투입하지 않는다면 합법적인 게시물에 대한 사적 검열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정보매개자면책제도의 취지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오픈넷은 이번 조치가 합법적인 게시물에 대해서조차 누군가의 요청만 있다면 정보매개자들이 삭제차단을 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퇴행적인 정보통신망법 때문에 이루어진 조치가 아니었을까 의심했으나 그렇지는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하였다. (관련 글: 인터넷 검열 부추기는 정보매개자책임제도 http://opennet.or.kr/9389) 하지만 게시자 이의제기절차를 두지 않는다면 결과는 그와 같은 법이 있는 것과 별다르지 않게 될 공산이 크다는 사실을 페이스북은 인지해야 할 것이다.

 

목, 2016/08/1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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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실명제 부활시키는 개정 전자상거래법

영세 게시판 운영자에게도 무거운 이용자 감시의무 지워

 

지난 3월 29일 통과되어 9월 30일부터 시행예정인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약칭: 전자상거래법)의 제9조의2는 “전자게시판서비스 제공자의 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오픈넷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온 정보매개자에게 애매모호한 책임을 지워 인터넷을 망가뜨리는 법이다. 즉,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의 아동음란물 필터링 의무(제17조 제1항)처럼, 정보유통을 매개할 뿐인 OSP 내지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이용자의 정보유통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워 결과적으로 사업자들이 이용자들을 검열하고 감시하게 만드는 제도이다.

전자상거래법 제9조의2를 보면 전자게시판서비스 제공자는 게시판 이용자들 중 통신판매업자 또는 통신판매중개업자에 대해 준법권고를 하고, 이들과 소비자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면 소비자의 피해구제신청을 대행해야 한다.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시 공정거래위원회는 제공자에게 시정조치를 명하거나 과태료 최대 1천만원을 부과할 수 있다. 또한 서비스 제공자들은 통신판매를 하는 이용자들의 신원을 확인해서 신원정보를 수집한 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등에서 요청하면 신원정보를 제공할 의무도 있다.

제19대 국회에서 김용태 의원에 의해 발의된 동 법안의 입법취지를 보면, 카페·블로그 등을 통한 통신판매 증가에 따라 소비자 피해도 증가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이익을 누리고 있는 포털 사이트 등에게 위법한 전자상거래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등 일정한 책임을 부여하고자 함에 있다고 한다. 취지 자체는 그럴듯하나, 그 내용은 통신판매로부터 직접적 이익을 얻는 오픈마켓이나 쇼핑몰 사업자가 아닌 포털 사업자나 게시판 운영자들이 그런 공간을 열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이용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위법한 상거래가 일어나지 않도록 감시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의무는 사업자를 위축시켜 해당 산업과 온라인에서의 자유로운 정보공유를 저해할 뿐 아니라, 이용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익명표현의 자유도 침해한다.

첫째, “준법권고”나 “신청대행 장치 마련”은 마치 아청법, 전기통신사업법, 저작권법에 명시된 ”기술적 조치”처럼 무엇을 해야 제재를 피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 “준법권고”라 함은 단지 ”법을 잘 지켜달라”고 하면 되는 것인지 법적 검토를 거쳐 권고를 해야 하는 것인지, “신청대행”이라 함은 소비자들을 법적으로 대리를 하라는 것인지 신청만 전달하면 되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게다가 “그 밖에 소비자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이라는 것은 너무 광범위하고 막연하다. 결국 사업자가 부담하는 의무의 세부사항은 공정위의 재량에 달려있는 것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예측불가능성과 비용은 인터넷에 장터를 열려는 정보매개자들을 위축시키거나, 정보매개자들이 법률위반을 피하기 위해 과도하게 게시판을 감시·검열하게 만들 것이다.

둘째, 이러한 의무를 단지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거대 포털뿐만 아니라 모든 전자게시판서비스 제공자에게 부과한 것은 대부분의 웹사이트들이 게시판 이용자간의 거래로부터 얻는 이익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간과했다. 영세한 웹사이트들은 이러한 부담을 피하기 위해 궁극적으로는 게시판 서비스를 축소하거나 폐지하게 될 것이다. 예컨대 카메라 동호인들이 모여 만든 웹사이트에서 중고 카메라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면 웹사이트 운영자는 바로 준법권고를 하고 분쟁대행절차를 마련해놓아야 하는데, 이러한 거래로부터 아무런 직접적 이익도 얻지 못하는 운영자는 거래를 아예 못하게 하거나 나아가 게시판을 막아버리는 쪽을 택해야 하고, 최후에는 웹사이트를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 이렇듯 동 법은 전자게시판 서비스 산업을 위축시키고, 이용자들이 게시판을 이용해 판매정보를 공유할 자유를 제약할 위험이 매우 크다.

셋째, 서비스 제공자에게 성명, 주소, 전화번호 등의 신원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분쟁이 생길 경우 신원정보를 제공할 것을 의무화한 것은 2012년 위헌으로 결정난 인터넷실명제의 부활에 다름 아니다. 왜냐하면 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에서는 ’프로슈머’의 시대에 어떤 이용자가 통신판매업자 내지 통신판매중개업자인지 알기 어려워 모든 이용자를 상대로 신원확인 조치를 취하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신판매업자란 “통신판매를 업으로 하는 자 또는 그와의 약정에 따라 통신판매업무를 수행하는 자”라고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없으며, 통신판매중개업자도 범위가 넓기는 마찬가지이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수집한 신원정보를 소비자피해분쟁조정기구나 공정위 등이 사법기관의 검토나 영장 없이 제공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통신자료 제공과 같이 이용자의 프라이버시와 익명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점이다.

인터넷은 ‘프로슈머’의 시대를 불러왔다. 개인이 소비자이기도 하고 판매자이기도 한 사회이다.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돈을 벌고, 포털 카페를 통해 공동구매를 하거나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등 정보기술을 통해 종래 없었던 소득창출수단이 계속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프로슈머들이 정보를 주고 받는 수단을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자에게 이런 저런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결국 해당 산업을 저해하고 모든 이용자의 권익과 자유를 침해하게 된다. 특정 플랫폼을 불법적으로 이용한 자를 찾아내 수사하고 처벌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지 사업자의 역할이 아니다. 공정위에게 전자상거래법 제9조의2를 폐지할 것을 촉구한다.

 

2016년 6월 10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금, 2016/06/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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