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역사] 얀 팔라흐, 프라하로부터의 초대

지역

[역사] 얀 팔라흐, 프라하로부터의 초대

익명 (미확인) | 화, 2018/10/02- 00:15

얀 팔라흐,
프라하로부터의 초대

 

필자가 만든 영화 <1991, 봄>을 프라하에서 상영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과연 성사될까 싶던 일이 체코 대사관의 후원을 받아 드디어 10월 초로 예정되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프라하였을까?

“49년 전에 체코에도 젊은이들의 연쇄 분신자살이 있었어요. 얀 팔라흐(Jan Palach)라는 대학생이 시작이었는데, 체코에서는 범국민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어요. 내년이면 50주년이 되죠.”

 

참을 수 없는 역사의 가벼움

1989년, 극작가 하벨을 필두로 한 체코 시민들은 ‘벨벳’①이라는 단어에 ‘평화로운’이라는 뜻도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켰다. 한 사람도 피를 흘리지 않고 시민들에 의해 40년 체코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진 사건을 사람들은 ‘벨벳 혁명’이라 불렀다. 이듬 해, 체코 시민들은 그들이 모였던 바츨라프 광장의 한 복판에 그 광장에서 21살의 나이로 숨진 청년 얀 팔라흐의 기념비를 세웠다. 한국에선 노태우 정권의 주도하에 국민이 만든 여소야대 정국을 밀실 합의로 뒤집어버린 3당 합당이 일어났던 바로 그 해였다.

 

얀 팔라흐는 1969년 1월 16일 바츨라프 광장의 국립 박물관 앞에 있는 분수대로부터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자신의 몸에 기름을 부은 뒤 불을 붙였다. 만개할 줄 알았던 프라하의 봄이 소련의 무력 진압으로 허무하게 사그라진 뒤였다. 체코의 경찰들은 자살의 배후를 캐내겠다며 팔라흐가 후송된 병원까지 쫓아왔다. 비밀 분신 자살조가 있었다는 소문 또한 흉흉하게 번져갔다. 

 

다음날 그 자리에서 대규모의 단식투쟁을 비롯한 시민ㆍ학생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약 한 달 뒤 같은 자리에서 또 한 명의 대학생 얀 자이츠(Jan zajic)가 분신했고, 두 달 뒤 이흘라바에서 에브젠 플로첵(Evzen Plocek)이 팔라흐의 뒤를 따랐다. 프라하의 겨울은 20년 동안 지속됐다. 팔라흐를 담당했던 의사 모세로바(Jaroslava Moserova)는 “그의 죽음은 소련의 점령에 맞서려던 것보다는, 포기했을 뿐만 아니라 굴복해버린 듯한 시민들의 무기력(demoralization)에 맞서는 것이었다.”라는 말을 남겼다. 

 

월간 참여사회 2018년 10월호 (통권 259호)

1969년 소련군의 침공에 저항하며 분신한 얀 팔라흐(왼쪽)와 약 한 달 뒤 그의 뒤를 따라 분신한 얀 자이츠(오른쪽)

 

생존 방식으로서의 애도

새로운 시대가 낡은 시대 앞에서 머뭇거릴 때, 역사는 거침없이 젊은 목숨들을 삼켜버리곤 했다. 한국 민주화 역사의 한복판에도 마산 앞바다에 떠올랐던 16살의 김주열부터, 광주 도청을 끝까지 사수했던 윤상원, 남산 안기부에서 죽어간 박종철, 학교 앞에서 산화했던 이한열, 그밖에도 셀 수 없고 잊을 수 없는 수많은 이름들이 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작품,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얀 팔라흐와 그를 담당했던 의사가 언급한 ‘무기력’이라는 단어를 투과할 때, 역사적 불행 속에서 살아남아 좌절한 인간들의 내면과 관계를 더욱 뚜렷이 드러낸다. 작가 밀란 쿤데라가 ‘단 한 번만 있는 삶’을 강조한 이유, 무엇보다도 주인공 토마시가 공감이 두려워 가벼운 관계에 집착한 이유가 행간에 새로이 채워진다. 

 

얀 팔라흐는 무기력함을 넘어서려는 체코인들의 또 다른 이름이 되었다. 그 마음들이 국경을 넘어 1970년 로마, 1978년 런던, 그리고 1997년 스위스의 베베이에도 얀 팔라흐를 기리는 기념물을 세웠다. 미국의 케이블 TV HBO는 얀 팔라흐의 이야기를 <Burning bush>라는 제목으로 영화화하기도 했다. 체코인들은 이 청년의 죽음을 일회적인 푸닥거리의 풍경에 가두지 않고, 지금도 당시의 슬픈 기억을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있다. 체코의 천문학자 루보 시 코호우텍은 그가 발견한 행성에 얀 팔라흐의 이름을 붙였고, 필자가 글을 쓰고 있는 2018년 9월 20일, 지금도 천여 명의 프라하 관객들은 ‘얀 팔라흐’의 영화가 상영되는 야외극장을 찾고 있다. 

 

‘나는 애도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하던 자끄 데리다의 말은, 역으로 애도의 방식이 정체성이 될 수 있음을 방증한다. 프라하에 세워진 그의 기념비는 세로로 곧게 서 있는 대부분의 기념비와는 달리 마치 인간의 모양처럼 굽은 채로 땅 위에 나지막하게 솟은 십자가 모양으로 누워있다. 십자가 왼쪽에는 얀 팔라흐와 얀 자이츠의 이름과 희생된 날짜가 새겨져 있다. 기념비는 사람들이 무심히 스치는 거리에서 그들이 쓰러졌던 자리를 가리키고 있을 뿐이다. 

 

한 인간의 희생을 특정한 정치적 입장에 가두려는 시도, 혹은 그의 선택을 신화화하며 보편적 인간으로부터 분리하려는 시도를 경계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애도의 출발점일 수 있다. 한국의 민주화를 우연한 생존의 역사인 동시에 고요한 애도의 역사로 새롭게 발견하는 것은 역사의 도가니에서 인간 본연에 대한 소중한 질문을 발견하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월간 참여사회 2018년 10월호 (통권 259호)

프라하 바츨라프 광장에 세워진 얀 팔라흐의 기념비

 

① 체코어 ‘sametov’는 ‘벨벳의’라는 뜻 이외에 ‘평화로운’, ‘비폭력스러운’ 이라는 뜻이 있다. 


글. 권경원 다큐멘터리 <1991, 봄> 감독

<1991, 봄>은 국가의 불의에 저항한 11명의 청춘들과 유서대필, 자살방조라는 사법사상 유일무이의 죄명으로 낙인찍힌 스물일곱 청년 강기훈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오는 10월 5일 프라하 상영에 이어, 10월 31일 전국 개봉을 앞두고 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방송정상화 위한 KBS MBC노조 파업을 적극 지지한다


언론의 비판 감시 기능, 민주주의 가치 회복하길
공정방송의무 위반  MBC김장겸 KBS고대영사장 스스로 물러나야

 

9월 4일부터 KBS,MBC 노조가 방송정상화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방송정상화를 위해서 지난 9년 동안 언론의 공적 역할을 저버리는 데 앞장서온 kbs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 mbc 김장겸 사장, 고영주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권력에 대한 비판과 견제기능을 수행하는 공정방송과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둥이다. 지난 9년동안 민주주의 후퇴와 국정농단 사건이 일어난 배경에는  공정방송의 후퇴가 주요하게 자리잡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번 방송노동자들의 공영 방송 정상화 노력은 민주주의 회복을 바라는 시민 모두의 바람을 담은 것으로 적극 지지한다. 이들 언론노동자들이 총파업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한 책임은 오롯이 고대영, 김장겸 사장에게 있다. 따라서 고대영, 김장겸 사장은 책임을 통감하고 스스로 물러나야 할 것이다. 


지난 9년 동안 국민의 수신료를 주재원으로 하는 kbs와 방송문화진흥원 등 공익재단에 의해 운영되는 mbc는 공영방송의 기본적 책무인 비판과 감시 역할을 저버리고 정권홍보의 나팔수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MBC김재철사장, KBS김인규 사장을 필두로 현재 김장겸, 고대영 사장으로 이어지는 9년은 그야말로 공영방송 수난시대였다.이들은 인사권과 징계권을 이용해 내부 비판적인 언론인들을 통제하고 길들였다.이들에 의해 정권유지와 사익추구 시도는 철저히  은폐되고 정권에 비판적이거나 의혹을 제기하는 프로그램은 폐지되었으며 이에 반대하는 PD,기자, 아나운서들은 전보, 징계, 해고되었다. 비판기능이 사라진 공영방송을 국민들은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 언론자유를 감시하는 비영리단체 국경없는기자회는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를 참여정부 시절 2006년 31위이던 것을 2011년 50위, 2014년 57위, 2015년 60위, 2016년 70위로 평가했다.  지난 9년 동안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도 지속적을 하락하였다.

 

이번 파업에 대해 MBC김장겸 사장 등 사측은 정치적 집회라며 노동조건과 상관없는 정치집회에 법과 사규에 따라 엄정대처할 것이라는 공식입장을 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4월 29일 1심법원에 이어 서울고등법원은, mbc노조의 2012년 파업에 대한 사측의 징계 무효소송에서 공정방송 실현 의무는 방송노동자들의 기초적인 근로조건에 해당하며, 사용자가 방송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은 근로조건 저해행위이자 위법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공영방송 노동자들에게 방송 내외의 모든 압력, 특히 사장 등 소수 경영진의 압력과 횡포로부터 독립된 자유로운 제작 환경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제작 자율성이 중요한 근로조건임을 확인한 것이다. 따라서 공정한 방송을 실현할 의무를 저버리고 오히려 이를 요구하는 노조원들을 전보, 징계, 해고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로 맞선 사장의 퇴임을 요구하는 노조원들의 파업은 너무도 정당하다. 지난 9년 동안 공영방송을 정권홍보의 나팔수로 전락시키고 민주주의 기초를 위태롭게 만든 장본인들이야말로 책임지고 스스로 물러나야 할 것이다. 그것이 언론인 출신 사장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일 것이다. KBS MBC 방송노동자들의 공정방송 실현 총파업을 적극 지지한다. 

 

성명[원문/다운로드]
 

목, 2017/08/31- 10:51
301
0

백남기농민 사망이  ‘제압과정의 사소한 실수’라는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인식 개탄스럽다

주호영 의원은 고인과 유족에 즉각 사과하라

 

언론보도에 따르면, 오늘(10월 18일)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이자 원내대표가 고백남기 농민의 사망은 경찰의 집회 ‘제압과정의 사소한 실수’라고 표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건 발생 2년이 다되어 가고, 고인 사망 1년을 넘긴 시점에서야 겨우 검찰이 기소결정을 한 것에 대해 유족을 위로하고 엄정한 사법처리를 요구하는 것이 마땅할 것인데, 공당의 원내대표가 오히려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는 발언을 공식석상에서 한 것은 개탄스럽다. 이것이 바른정당의 공식 입장인지 밝혀야 할 것이다. 주호영 의원은 고인과 유족에 즉각 사과하라.  

 
주호영 의원은 검찰이 어제(17일) 백남기 농민 사망과 관련해 전·현직 경찰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것을 두고  "제압(과정)에서 사소한 실수가 있다고 과도하게 처벌하면 공권력 집행을 어떻게 할지 참 걱정된다"  고 말했다고 한다. 국회의원이 공식석상에서,  공권력 남용에 의해 그 어떤 것으로도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생명을 잃은 사안에 대해  “사소한 실수”라고 치부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백번 양보하여 ‘사소한 실수’로 인한 것이라 하더라도 국민이 위임한 공권력 행사로 한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일은 결코 가볍게 여기고 그냥 넘어가서는 안될 일이다. 유족을 위로함은 물론이고 그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서 이후 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요구하는 것이 국회의원으로서 마땅한 책무일 것이다. 


무엇보다 검찰은 백남기 농민의 사망은 위해성장비인 살수차의 살수행위와 관련하여 운용지침위반과 그에 대한 지휘 감독 소홀로 국민에게 사망이라는 중대한 피해를 가한 국가 공권력 남용 사안이라고 인정했다. 매우 신중하게 다루어져야 할 위해성 장비는 관련 운영지침까지 두어 오남용을 막도록 하고 있는데도 경찰은 위해성경찰장비 사용기준, 경찰장비관리규칙 살수차 운용지침 등 관련 운영 기준을 모두 위반했다. 관련 규정까지 위반한 것을 두고  ‘사소한 실수’로 평가하는 것은 매우 적절치 못할 뿐 아니라 늦게나마 관련자들을 기소하여 책임을 물으려는 검찰과  자신들의 위법한 공권력 행사에 대한 경찰의 공식사과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더욱 부적절하다. 주호영 의원은 고인과 유족에 즉각 사과하여야 할 것이다. 

 

논평원문[보기/다운로드]
 

수, 2017/10/18- 17:31
301
0

 

핑크타워

 

[전시] 

핑크타워

 

전시기간 2017. 8. 16. ~ 9. 9.

(월-금 09:30-21:30, 토 12:00-21:00, 일요일 휴무)  

 

전시장소 카페통인(참여연대 1층)

 

 

[작가와의 만남] 

<핑크타워> 황승미 작가와의 만남

 

황승미 작가는 캔버스에 붓대신 작은 바늘로 그림을 그립니다.

양평에 에너지독립하우스를 짓고 살면서 그림을 그리는 이야기를 듣고

손으로 한 땀 한 땀 정성껏 만든 작품 하나 하나에 담긴 의미를 듣는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일시 2017. 8. 24.(목) 저녁 7시 30분  

장소 카페통인

참가비 없음

문의 02-723-5304 

 

 

 

 

 

 

 

 

금, 2017/08/18- 18:37
301
0

무기거래와 방산비리는 한 몸

 

앤드루 파인스타인 '커럽션워치' 사무국장, 전 남아공 아프리카민족회의 소속의원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아덱스)가 열리고 있는 지금, 국제 무기거래의 속성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살상과 파괴, 억압과 폭력, 세계의 궁핍화 초래 외에 중요한 사실은 모든 산업에서 가장 부패한 분야가 무기산업이라는 점이다. 국제투명성기구 조 로버의 연구에 따르면 세계 무역 거래에서 일어나는 부패 사건의 40%는 무기 거래에서 발생했다. 실제 미국 상무부가 지난 5년간 발생한 미국 기업의 해외 거래 비리 사건을 조사한 적이 있는데, 50% 이상이 방산업체로 밝혀졌다.


이런 비리는 비정상적 무기 거래에서 어쩌다 발생하는 일이 아니다. 방산업체나 정부의 부패한 일부 사람만 저지르는 일도 아니다. 오히려 이 체계의 일부를 차지하는, 그 유전자(DNA) 자체나 다름없다. 방산비리가 가격 결정 과정이나 중개인이 핵심 역할을 하는 무기 거래의 속성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정부 간 거래든 비국가행위자와 어둠의 무기상 간의 거래든 비리나 불법이 연루되지 않는 무기 거래는 거의 없다. 이런 현실은 정부 고위층과 중개인들이 비리혐의로 대거 법정에 선 한국 상황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 죽음의 거래에는 왜 그리도 많은 비리가 발생하는 것일까? 그 첫째 이유는 방위산업이 국가방위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현실, 또 방산업체의 고위층이 정부 관료 및 정치인과 극도로 친밀한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방산업체, 정부, 의회, 군, 정보기관, 심지어 외교부까지 연결된 회전문 인사가 그 배경이다. 둘째로는 무기 거래가 극도로 전문적인 영역에 속해서 구매 품목과 구매처를 정하는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사람이 극소수라는 점 때문이다. 셋째로는 수천만달러, 또는 수조달러에 이르는 대형 계약이 매해 10여건에 불과해서다. 이는 뇌물을 줄 사람은 적고 액수는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넷째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 모든 일이 국가안보라는 명목으로 비밀의 장막 아래 이뤄져 이런 뻔뻔한 범죄 행각을 감추기 쉽다는 것이다.


게다가 무기 거래는 범죄 행위에 가담한 이들이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일종의 ‘사법적 평형 세계’에서 이뤄진다. 일례로 유엔 무기금수조치 위반 행위 502건 중 단 2건만 사법처리가 됐다. 법적 면죄부가 주어진 가장 뻔뻔한 사례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영국 방산업체인 ‘비에이이(BAE)시스템스’가 사우디 왕가 고위층에 60억파운드가량의 뇌물을 공여한 사건에 대한 5년여의 수사를 중단시킨 일이다.


영국 중대비리조사청 역사상 최대의 비리 수사였던 이 조사의 중단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 공적 자원이 낭비됐고, 사법체계가 훼손됐으며, 국가의 신뢰가 무너졌다. 무기의 품질이나 유용성이 아닌 뇌물 액수를 근거로 타당성 없는 무기 구매에 막대한 자금이 투여됐다. 최근 방산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이 겪었던 일도 다르지 않다. 일례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된 김양 전 보훈처장의 경우 해상작전헬기 도입 당시 에이더블유(AW)사로부터 ‘한국의 고위급 의사결정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것’ 등을 주문받고 자문료 명목으로 14억원을 챙겼던 일이 재판에서 밝혀졌다.


2017 아덱스에서도 이러한 거래가 모의될 것이라는 사실, 또 비민주적 정부와 분쟁 중인 국가로 무기가 팔려나갈 것이라는 점이 우려된다. 우리가 더 큰 목소리로 맹렬하게 무기 거래에 맞서야 하는 이유다. 아덱스가 중단되지 않으면 한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은 더 부패하고 덜 민주적인, 그리고 덜 안전한 곳이 될 것이다.

 

한겨레 칼럼 보기 >> 클릭

금, 2017/10/20- 15:47
300
0

우리은행 9월말 현재 BIS기준 총자본비율 15.20%로
업종 평균치 15.40%에 또 미달(3년평균 기준도 또 미달)

은행법 시행령의 관련 규정 삭제 없었다면 케이뱅크의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못해

케이뱅크 만을 위해 삭제한 ‘업종 평균치 이상’ 조건, 조속히 복원해야

 

케이뱅크의 은행법상 대주주이자 지난 9월 이후부터는 케이뱅크의 의결권 주식의 10%를 초과하여 보유한 은행법상 한도초과보유주주인 우리은행의 재무 건전성이 국내은행 평균에 계속 미달하고 있는 사실이 다시 드러났다. 2017.10.8.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2017년 6월말 기준 우리은행의 BIS기준 총자본비율이 어떤 기준을 적용해도 업종 평균치에 미달함을 확인한 바 있다(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529576). 최근 2017.11.30.자 금융감독원 보도자료 「‘17년 9월말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 BIS기준 자본비율 현황(잠정)」을 바탕으로 참여연대가 다시 확인해본 결과, 2017년 9월말 기준 우리은행의 BIS기준 총자본비율(이하 “BIS비율”)은 케이뱅크의 은행업 인가 전까지만 해도 당연하게 사용되던 ‘직전 분기말 기준’으로 15.20%이며,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예비인가 과정에서 케이뱅크를 위해 유권해석을 통해 도입한 ‘과거 3년 평균 기준’으로 14.26%인데, 이는 모두 예외 없이 업종 평균치(‘직전 분기말 기준’15.40%, ‘과거 3년 평균 기준’ 14.48%)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우리은행은 지난 9월 이후 케이뱅크의 은행법상 한도초과보유주주로서 동태적 적격성 심사의 대상인데, 금융위가 케이뱅크 본인가를 앞두고 은행법 시행령 <별표>에서 ‘(재무 건전성 요건이) 업종 평균치 이상일 것’이라는 종래의 적격성 요건을 삭제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당장 동태적 적격성을 심사받을 경우 우리은행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없음을 뜻한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진행된 케이뱅크 인과 과정상의 문제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지적하며 2016년 6월말 케이뱅크의 본인가를 앞두고 금융위가 삭제한 은행법 시행령의 관련 조항의 복원을 촉구한다. 

 

 

2017년 9월말 현재 우리은행의 BIS비율은 15.20%로, 업종 평균치(국내 은행)인 15.40%에 미달한다. 뿐만 아니라 금융위가 2015년 11월 케이뱅크의 예비인가 과정에서 은행법상 대주주의 재무 건전성 기준을 ‘직전 분기말 기준’대신 ‘과거 3년 평균 기준’을 적용하도록 한 유권해석에 따라, ‘과거 3년 평균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우리은행의 과거 3년 평균 BIS비율은  14.26%이며, 이는 국내 은행의 과거 3년 평균 비율인 14.48%에 미달하는 수치이다. 다음의 <표>와 <그림>과 같이 평가 기간을 ‘직전 분기말’, ‘과거 3년 평균’으로 바꾸어 보아도 모두 우리은행의 총자본 비율이 국내 은행의 평균치에 미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표> 평가 기간을 달리하여 비교한 우리은행과 국내은행의 BIS 총자본비율 비교

(2017. 9. 30. 현재, 단위:%)

  직전 분기말 과거 3년 평균
우리은행(A) 15.20 14.26
국내은행 평균(B) 15.40 14.48
격차 비교(A-B) △0.20 △0.22

자료: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월보』각호, (2017.9.말 자료는 2017.11.30.자 보도자료)

 

<그림> 우리은행과 국내은행 평균의 BIS 총자본비율 격차의 추이

우리은행 BIS비율.jpg

 

게다가 우리은행의 재무 건전성은 업종 평균치를 하회함은 물론 그 격차 또한 확대되고 있다. 2017년 6월말과 9월말 사이, 우리은행의 BIS비율은 하락(15.29%→15.20%)한 반면, 업종  평균치는 상승(15.39%→15.40%)했다. 이는 과거 3년 평균으로 비교해도 동일(우리은행 14.35%→14.26%로 하락, 국내은행 14.38%→14.48%로 상승)하다. 

 

 

금융위는 케이뱅크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과정에서 우리은행의 대주주 적격성이 문제가 되자, 은행법상 대주주의 재무 건전성과 관련하여 그동안 당연하게 사용되어 왔던 ‘직전 분기말 기준’을 ‘과거 3년 평균 기준’으로 변경 적용하도록 유권해석했다. 그런데 예비인가 시점인 2015년 6월말 14%였던 우리은행의 BIS비율이 2016년 3월말에 13.55%까지 계속 하락하자, 금융위는 2016. 6. 28.자로 은행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은행의 대주주에 적용되는 재무건전성 요건 중 “해당 기관이 속하는 업종의 재무건전성에 관한 기준의 평균치 이상일 것”이라는 조건을 아예 삭제해버렸다. 3년치 평균 기준을 적용하도록 한 유권해석은 예비인가 과정에서 케이뱅크라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을 위한 특혜 조치였지만, 본인가를 앞두고 이를 적용한다고 해도 여전히 결격사유가 해소되지 않자, 결국 관련 시행령까지 고쳐버린 것이다.

 

 

금융위가 시행령 조항을 삭제하지 않았다면, 1차 유상증자 이후 2017년 9월 말 케이뱅크 지분을 10% 초과하여 보유하게 된 우리은행은 한도초과보유주주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은행법상 동태적 적격성 심사에는 수시 적격성 심사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한도초과보유주주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할 수도 있는데, 은행법 시행령의 꼼수 삭제가 없었더라면 지금 이 시점에도 우리은행은 한도초과보유주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은행감독이 제대로 된 것이라면 응당 금융위는 우리은행에 대해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도록 요구하거나, 또는 10%를 초과하여 보유하고 있는 한도초과 보유지분에 대해 매각명령을 내려야 옳다. 케이뱅크와 관련한 감독행정의 난맥상은 비단 일개 신설은행에 대한 특혜 시비 차원을 넘어, 은행의 건전성 감독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금융위가 즉각 꼼수로 삭제했던 은행법 시행령의 해당 조항을 복원하고, 우리은행에 대해서는 적격성 충족 명령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금융위의 행정 난맥상을 점검하고 있는 금융행정혁신위원회(위원장: 윤석헌)은 지난 중간 발표 당시 이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한 약속을 깊히 인식하여, ▲과거 케이뱅크 인가 절차의 문제점만을 지적하는데 그치지 말고, ▲은행법 시행령의 즉시 복원 및 ▲케이뱅크 한도초과보유주주인 우리은행에 대한 동태적 적격성 심사의 유효성 제고 방안에 대해서도 금융 건전성 감독의 근본 원리에 합당한 권고를 하는데 주저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 

 

보도자료[원문보기/다운로드]

일, 2017/12/17- 09:21
30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