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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피와 불의 문자들』 출간! (조지 카펜치스 지음, 서창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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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피와 불의 문자들』 출간! (조지 카펜치스 지음, 서창현 옮김)

익명 (미확인) | 일, 2018/09/16-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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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불의 문자들
In Letters of Blood and Fire

 

 

노동, 기계, 화폐 그리고 자본주의의 위기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의 노동, 기술, 화폐의 양상들을 맑스의 관점에서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피와 불의 문자들을 다시 불러오고 있는 21세기 자본주의에 어떻게 대항할 것인가?

 

 

지은이  조지 카펜치스  |  옮긴이  서창현  |  정가  27,000원  |  쪽수  480쪽
출판일  2018년 8월 16일  |  판형  신국판 변형 (145*210)
도서 상태  초판  |  출판사  도서출판 갈무리  |  총서명  Mens, 아우또노미아총서 62
ISBN  978-89-6195-183-8 93300   |  CIP제어번호  CIP2018023141
도서분류  1. 정치학 2. 경제학 3. 철학 4. 문화비평 5. 사회운동 6. 정치사상

 

 

시의적절하게 출판된 조지 카펜치스의 이 책은 지난 30년간의 자본의 변형에 대한 날카롭고도 단호한 분석을 제공해 주고, 우리 시대의 관점에서 고전적 작품들을 재독해한다. 그것들은 가치 투쟁의 전선(前線)에서 우리가 견지해야 하는 부단한 경계심을 일깨워준다.
맛시모 데 안젤리스, 『역사의 시작』의 저자, 웹저널 『공통인들』의 편집자

조지 카펜치스는, 1960년대의 미국 시민권 운동에서 1970년대 유럽 자율주의 운동에 이르는, 1980년대 석유 호황기 나이지리아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1990년대 사빠띠스따의 엔꾸엔뜨로[대륙간회의]에 이르는, 가사노동에 대항하는 페미니즘 운동에서 공통장들을 위한 프레카리아트의 투쟁에 이르는 반자본주의 운동의 정치 철학자다. 우리 시대의 역사가인 카펜치스는 20세기의 정치적 지혜를 21세기로 가지고 온다. 여기에 우리 시대에 딱 맞는 자본주의 비판과 프롤레타리아트 이론이 있다.
피터 라인보우, 『마그나카르타 선언』의 저자, 『히드라』의 공저자

 

 

『피와 불의 문자들』 간략한 소개

 

칼 맑스는 자본주의의 기원에 대해 기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노동자들을 16세기에 공통의 것이었던 토지, 숲, 물로부터 내쫓기 위해 사용된 ‘피와 불의 문자들’ 속에 있다고 말했다. 카펜치스는 이 책 『피와 불의 문자들』에서, 21세기의 자본주의 연대기에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정보 테크놀로지, 비물질적 생산, 금융화, 세계화가 자본주의의 폭력적 기원을 넘어서는 새로운 단계의 자본주의를 개시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의 시기는 사회경제적 새로움의 단계를 보여주기는커녕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투쟁에 대한 피와 불로의 회귀의 시대를 보여준다.

카펜치스는 전 지구적 자본주의의 사회적 신체를 가로지르며 증식해 온 계급투쟁을 강조하면서 노동/자본 관계 내의 광범한 대립과 적대가 어떻게 노동과정 내부에서 그리고 노동에 맞서서 스스로를 표현하는지를 보여준다. 전쟁과 위기의 주제들은 이 책을 관통하며, 저자는 그것들에 특별한 강조점을 둔다. 이 책은 자본이 세계적 규모로 폭력을 영속화하고 비참함을 증식하는 특수한 방법이 무엇인지 상세히 보여준다. 이 책은 오늘날의 정치적 관심사를 설명하기 위해 맑스의 사유를 주의 깊게 다시 읽고 해석한다. 원래 지난 30년 동안 반자본주의 운동을 둘러싼 논쟁들에 기여하기 위해 쓰인 이 책은 카펜치스의 저작들을 공통의 미래로 이행하는 이 시기의 투쟁을 위한 도구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피와 불의 문자들』 출간의 의미

 

조지 카펜치스와 『피와 불의 문자들』

조지 카펜치스는 1945년 그리스 남부 라코니아 지역 출신의 미국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미국 서던메인 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물리학 전공으로 학업을 시작한 그는 역사와 과학철학으로 연구의 초점을 바꾸어 프린스턴 대학에서 『과학혁명의 구조』를 쓴 토머스 쿤이 주도하는 프로그램에서 대학원 공부를 했다. 당시 미국 사회에서는 베트남 전쟁 반대 투쟁이 활발했었는데, 카펜치스는 프린스턴 대학에서 양자역학에 대한 박사학위 논문을 구상하면서 반전 운동에 참여했다. 이론과 실천의 융합을 좀더 적극적으로 모색하게 되면서 카펜치스는 경제학에서 ‘대항강의’를 개설할 필요성으로 인해 맑스의 『자본론』 등 ‘대항경제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였다. 이렇게 카펜치스는 연구자, 활동가, 교수, 투사로 1960년대부터 미국의 다양한 사회운동에 결합해온 실천가이면서 물리학, 경제학, 역사, 철학에 두루 정통한 학자이다. 카펜치스의 이러한 풍부한 연구 배경과 사회적 활동은 『피와 불의 문자들』의 모든 페이지에 담긴 날카롭고도 깊이 있는 통찰들에서 그 진면목이 드러난다.

이미 『탈정치의 정치학』(갈무리, 2014), 『후쿠시마에서 부는 바람』(갈무리, 2012) 같은 책을 통해서 카펜치스가 쓴 몇 편의 논문이 한국 사회에 소개되었다. 이 책 『피와 불의 문자들』(In Letters of Blood and Fire)은 국내에 번역되는 그의 첫 번째 단독 저서이다. 이 책은 1980년부터 2010년까지 카펜치스가 쓴 글들을 일관된 체계로 엮은 선집으로 영어판은 2013년에 발간되었다. 이 책을 집필한 30년간의 시기를 카펜치스는 ‘에너지’ 위기에서 ‘금융’ 위기에 이르는 부단한 자본주의의 위기의 시기였다고 진단하는데, 실제로 이 시기 많은 논평가들은 자본주의가 끝났다는 선언을 주기적으로 반복하곤 했다.

‘에너지’ 위기를 ‘노동/에너지 위기’로 불러야 한다

카펜치스의 독특한 관점은 자본주의에 대한 미디어나 정책 결정자, 주류 경제학자들의 통상적인 서술에 대한 그의 비판적 개입에서 잘 드러난다. 예컨대 석유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나 하강으로 표현되었던 ‘에너지’ 위기라는 용어를 어떻게 비판적으로 바라보아야 할까? 카펜치스는 위기의 시대를 진단하고 해법을 찾는 사람들이 ‘에너지’나 ‘금융’ 같은 추상적인 표현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자본주의의 위기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사고하기 위해서는 체계에 대한 다른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카펜치스는 이 책에 수록된 첫 번째 글 「노동/에너지 위기와 종말론」에서 ‘에너지 위기’를 ‘노동/에너지 위기’로 바꿔 부름으로써 예컨대 1980년대의 위기가 ‘에너지’를 둘러싼 위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동에 대한 자본의 통제’의 위기였다는 것, 그리고 그 통제를 회복하기 위해 에너지 상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당시 문제로 되었다는 사실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미드나잇 노츠 콜렉티브>(Midnight Notes Collective)와 조지 카펜치스

조지 카펜치스가 창립 멤버로서 함께하며 30년간 잡지 발행 등의 활동을 해온 <미드나잇 노츠 콜렉티브>는 1979년에 보스턴과 뉴욕에서 창립되었다. 이 연구자/사회운동 집단은 자신들의 기획을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표현하였다 : “<미드나잇 노츠> = 사회운동들 + 노동계급 범주들”. 이 집단에 영향을 미친 주된 이론가 집단을 살펴보는 것은 카펜치스의 사상과 활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집단은 국내에 『집안의 노동자』(갈무리, 2017)로 잘 알려진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 『캘리번과 마녀』의 저자 실비아 페데리치와 셀마 제임스 같은 여성주의 이론가, 활동가 등이 개진한 “가사노동에 임금을 지급하라” 국제 캠페인 이론가들의 영향을 받았다. 또 마리오 뜨론띠, 페루치오 감비노, 세르지오 볼로냐나 『제국』(세종서적, 2001)의 공저자로 유명한 안또니오 네그리 같은 이탈리아의 자율주의적 사상가들과 활동가들의 맑스주의 확장도 받아들였다. 또한, 17~18세기의 계급투쟁을 연구했던 E. P. 톰슨과 그의 동료 역사가들의 영향도 받았다. 카펜치스는 이러한 이론적 흐름들에 영향을 받은 연구자이자 활동가다.

만물 속에 ‘노동거부’가 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부 「노동과 노동거부」에서는 카펜치스가 다양한 사회운동에 참여하면서 갖게 된 ‘노동거부’에 대한 독특한 관점이 개진된다. 카펜치스에 따르면 통념과는 달리 노동이라는 다층적인 인간 활동은 대부분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뤄진다. 임금을 받는 것만이 노동일까? 아니다. 카펜치스에 따르면 보이지 않고 인식되지 않는 노동이 훨씬 많다. 예컨대 가사노동이 그러하다. 또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노예나 감옥에 수감된 수감자들의 노동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카펜치스는 노동을 ‘다양체’로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카펜치스는 노동에 대한 자신의 관점 변화가, 몇백 년 전 만류인력 개념이 많은 사람에게 가한 충격과 비슷한 것이었다고 쓴다. “사과의 낙하와 달의 운동이 단일한 힘으로 설명되었던 것처럼” 카펜치스는 “노동에 반대하는 투쟁에 대한 대응의 징후들을” 일상적으로, 모든 곳에서, 모든 사물에서 발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어찌 보면 이 세계 전체에 노동거부가 새겨져 있어서 예컨대 노동거부의 가시적인 폭발인 ‘파업’은 노동거부의 유일한 사례가 아니라 “매일 매일의 수많은 미시적인 거부들의 결과”라는 것이다. 1부에 실린 글들은 노동과 노동거부에 대한 이러한 통찰들을 담고 있다.

기계 때문에 우리는 모두 실업자가 될 것인가?

이 책의 2부 「기계들」은 자본주의와 기계라는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과거 어느 때보다 각종 과학기술과 기계들에 둘러싸여 사는 모든 현대인에게 특히 미디어에 의해서 흔히 제기되는 질문은 이런 것이다.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 ‘기계 때문에 우리는 모두 실업자가 될 것인가?’ 대단히 현재성을 띠는 이 질문을 둘러싸고 제출된 긍정과 부정의 다양한 입장들을 카펜치스는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카펜치스는 기계가 노동과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기 위해 증기기관, 지렛대, 도르래의 시기로 돌아가서 역사적인 고찰을 진행한다. 그러면서 상품생산에 지렛대 같은 기계들이 도입되었던 때와 마찬가지로 컴퓨터, 로봇, 자기-재생산적 자동기계가 더해진다 하더라도 자본주의의 “노동에 대한 욕망”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맑스주의와 기계에 대해서 이 책은 매우 논쟁적이면서도 흥미로운 두 개의 주장을 하고 있다. 첫 번째는 20세기에 도입된 새로운 기계인 튜링 기계가 맑스주의의 자본주의 이론을 위기에 빠뜨린다는 주장이다. 물리학 전공자이면서 과학철학자, 역사가인 카펜치스는 역사 속에서 언제나 기계와 노동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었다고 말한다. 카펜치스에 따르면 기계는 특정한 인간 노동을 “추상화하고 분석하고 측정한다.” 지렛대는 “덩어리를 옮기고 기계적인 힘들을 한 위치에서 다른 위치로 변형하는 특정한 종류의 노동”이라는 이미지를 제공한다. 또 증기기관은 “열의 운동을 모방하는 기계적인 힘으로 열에너지를 변형한다”는 이미지를 제공한다. 튜링 기계 이론은 계산 노동을 모델로 하며, “우리에게 (두뇌의) 이러한 노동을 추상화하고 분석하고 측정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실제로 튜링 기계 이론의 초기 해설서에 따르면 “컴퓨터”는 사무직 노동자였다고 한다. 카펜치스에 따르면 맑스는 지렛대 같은 단순한 기계와 증기기관에 친숙했지만, 튜링 기계처럼 현대에 더 중요한 기계들의 중요성을 알지 못했고 이것이 맑스주의의 자본주의의 분석에서 중요한 공백이라고 지적한다.

둘째로 이 책은 기계가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다는 논쟁적인 주장을 변호한다. 자동화된 공장, 로봇, 미사일, 인공지능의 시대에 기계가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다니 이런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것일까? 2부에서 카펜치스는 이 질문에 응답하면서, 그에 대한 답은 ‘노동거부’에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가치 창출 노동이 되기 위해서는 그 노동이 거부될 수 있다는 점이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거부될 수 없다면, 그것은 생산과정의 일부인 ‘가치 창출’이 아니라 ‘가치 이전’의 일부가 된다는 것이 카펜치스의 주장이다.

자본주의는 왜 전쟁으로 점철되는가?

3부 「위기와 전쟁」에서 카펜치스는 위기와 전쟁을 계급갈등과 연관지어 분석한다. 카펜치스에게 위기는 채무불이행이나 파산과 연관된 좁은 개념이 아니다. 카펜치스는 ‘위기’라는 말을 ‘사회적 재생산의 위기’라는 말로 확장하고자 한다. 전쟁, 기근, 임신 거부, 기아의 증가, 빈곤 같은 사회적 문제들은 사회적 재생산에 위기를 가져온다. 그리고 이렇게 사람들이 자기 삶을 재생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면 그것은 당연히 경제학의 지표로 파악되는 상품생산의 영역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전쟁이 자본주의에서 부단히 반복되고 쉼 없이 계속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카펜치스는 말한다.

 

 

지은이·옮긴이 소개

 

지은이

조지 카펜치스 (George Caffentzis, 1945~ )

조지 카펜치스는 화폐에 관한 저명한 연구자이자 자율주의 운동의 지도적 사상가이다. 1960년대 초 시민권 시대에 연좌운동으로 체포된 이후 무수한 운동에 참여해 왔으며, 70년대와 80년대 이후 특히 원자력 반대 운동으로 자신의 정치적 행동주의를 이어오고 있다. 1974년 『제로워크』 잡지를 공동 편집했고, 1978년에는 <미드나잇 노츠 콜렉티브>를 공동 창설한 이후 30년 동안 이 단체의 잡지를 발간했다. 1983년부터 나이지리아 정유 센터에 인접한 칼라바르 대학의 종교철학부에서 논리학, 철학, 과학사를 가르치면서, 세계은행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에 내재해 있는 “뉴인클로저”와 석유 정치학에 대해 연구했다. 현재 미국 서던 메인 대학에서 철학과와 상급 코스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카펜치스는 사형 제도, 재생산하는 자동 기계, 석유생산 정점, 아프리카의 지식 인클로저, 화폐 철학에 이르는 주제들에 관해 다수의 책과 논문을 썼다. 그의 저작은 반핵, 반전, 사형 반대, 대안 세계화, 사빠띠스따 옹호, 공통장의 옹호 등 일관된 주제를 다루었다. 수년간 국제반자본주의 운동에 바친 그의 독창적이고 강력한 기여는 가사노동을 위한 임금의 페미니즘적 경험들, 이탈리아 노동자주의 사상가들과 투사들의 통찰들, E. P. 톰슨과 그의 동료들의 아래로부터의 계급투쟁 개념들을 확장하고 발전시킨 것이다. 그의 저작들은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었지만 『피와 불의 문자들』이 한국어로 번역되는 첫 책이다. 이 밖의 저서로는 Clipped Coins, Abused Words, and Civil Government (1989); Exciting the Industry of Mankind (2013) 등이 있다. 공저로는 Midnight Oil (1992); Auroras of the Zapatistas (2001); A Thousand Flowers (2000) 등이 있다.

 

옮긴이

서창현 (Seo Chang Hyeon, 1966~ )

서울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교원대학교 대학원에서 현대문학을 전공했다. 논문으로「 이인성의 낯선 시간 속으로 연구」(석사)가 있고 역서로 『있음에서 함으로』(2006), 『사빠띠스따의 진화』(2009), 『네그리의 제국 강의』(2010), 『전복적 이성』(2011), 『노동하는 영혼』(2012), 『자본과 언어』(2013), 『동물혼』(2013), 『자본과 정동』(2014), 공역서로 『서유럽 사회주의의 역사』(1995), 『사빠띠스따』(1998), 『비물질노동과 다중』(2005), 『다중』(2008), 『후쿠시마에서 부는 바람』(2012) 등이 있다.

 

 

추천사

 

시의적절하게 출판된 카펜치스의 이 책은 지난 30년간의 자본의 변형에 대한 날카롭고도 단호한 분석을 제공하며, 이 시대의 관점에서 고전적 작품들을 재독해한다. 책은 가치 투쟁의 전선에서 우리가 견지해야 하는 부단한 경계심을 일깨워준다. 이것은 우리에게 매우 소중하다. 우리가 현재 위기의 의미를 전복하고 이 위기를 해방을 위한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투쟁 시기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자신의 안전과 공동체의 안전에 본질적인, 그리고 거짓 신화를 위안으로 삼지 않는 경각심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자본의 야수는 여전히 야수이며, 우리를 사회정의와 평화로 인도해줄 과학기술이나 특권적인 노동 형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 맛시모 데 안젤리스, 『공통인들』의 편집자, 『역사의 시작』의 저자

카펜치스는, 1960년대의 미국 시민권 운동에서 1970년대 유럽 자율주의 운동에 이르는, 1980년대 석유 호황기 나이지리아 노동자 투쟁에서 1990년대 사빠띠스따의 엔꾸엔뜨로 [대륙간회의]에 이르는, 가사노동에 대항하는 페미니즘 운동에서 공통장들을 위한 프레카리아트의 투쟁에 이르는 반자본주의 운동의 정치철학자다. 경제학과 물리학을 두루 섭렵한 그는 화폐·시간·노동·에너지·가치 같은 근본적인 범주들을, 혁명적 맑스주의 그리고 변화하는 운동의 역학과 맺는 연관 속에서 재고찰했다. 이 시대의 역사가인 그는 20세기의 정치적 지혜를 21세기로 가져온다. 활발하면서도 집요한 논객인 그는 오만한 맑스 연구가들을 에워싸고 원무를 춘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의 사유는 더 깊어지며, 더 즐겁고 유머러스하게 표현되는 경향이 있다. 그가 세계를 전복하는 지렛대는 깃털처럼 가벼우며, 그 지렛목은 주부·학생·농민·학생 들처럼 견실하다. 여기 이 시대에 걸맞은 자본주의 비판과 프롤레타리아트 이론이 있다. 그는 브루클린, 메인, 영국, 이탈리아, 나이지리아, 그리스, 또는 인도네시아에 정통하며, 고대의 이솝과 디오게네스, 중상주의 시대 화폐에 대한 영국 경험주의 철학자들, 또는 미국 학계를 지배한 유럽의 다양한 근대성 철학자들에 대해서도 역시 정통하다. ― 피터 라인보우, 『마그나카르타 선언』의 저자

이 글들은 21세기의 시초축적의 피와 불을 밝혀줄 뿐만 아니라 이 야만적이고 지속적인 과정을 로봇 이코르, 실리콘 칩, 유전자 코드로 새겨진 새로운 형태의 미래주의적 강탈에 연결하는 불가피한 결합들 역시 밝혀준다. 카펜치스는 오랫동안, 이론적으로 매우 심오하고 철저하게 역사적이며, 아주 독창적이고 필수적으로 읽어야 하는, 변화무쌍한 계급투쟁의 전선에 항상 연결된 현대 맑스주의를 창조해 왔다. 오늘날 그의 저작들은 전 세계에서 다시 폭발하는 전 지구적 봉기들을 이해하는 데 필수불가결하다. ― 닉 다이어-위데포드, 『사이버-맑스』의 저자, 『제국의 게임』의 공저자

 

 

책 속에서 : 『피와 불의 문자들』로 쓰여지는 자본주의

 

나는 70년 이상의 인생 대부분을 계급투쟁을 배우는 학생으로서 지내왔다. 그러나 나의 계급투쟁 개념은 적어도 세 번 근본적인 변화를 겪었다. … 자본주의 이해에서 일어난 두 번째 개념적 혁명은 내가 페미니스트들의 작업을 소개한 1973~74년에 또한 시작되었다.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 셀마 제임스, 실비아 페데리치가 그들인데, 그들은 “가사노동에 임금을” 관점을 발전시켰다.

―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10~14쪽

 

내가 보기에 계급투쟁은 대규모의 파업, 노동자 반란, 혁명적 강령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 계급투쟁의 심장은, 결국에는 (역사책에 기록되는) 파업들, 반란들, 헌장들이 되는 노동과 노동거부 사이의 미시투쟁들(micro-struggles)이다.

― 머리말, 24쪽

 

왜냐하면 물리학은 단지 대자연에 대한 학문에 그치거나 과학기술에 응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노동 모델을 제공하는 것이 그 핵심적인 기능이기 때문이다. 자본을 위한 궁극적인 자연이 인간 자연이라면, 과학기술의 결정적인 요소는 노동이다. 예를 들어 열역학의 제1법칙은, … 노동력에 대한 자본의 구상을 자극했다.

― 노동/에너지 위기와 종말론, 37쪽

 

결국, (간단히 말해, 열 또는 튜링) 기계들은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노동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노동의 가치 창출 역량(capacities)은 그것의 부정적 능력(capability), 즉 노동이기를 거부할 수 있는 그것의 역량 속에 존재해야 한다. 이 자기 성찰적 부정성은 맑스 이론의 극히 적은 모델들이 포착할 수 있는 노동의 현실성의 요소다.

― 왜 기계들은 가치를 창출할 수 없는가, 265쪽

 

단순 기계와 열기관이 육체노동을 위한 분명한 모델이었다면, 튜링 기계의 작동들은 정신노동으로서의 사유를 위한 모델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이 모델은 부르주아와 사유의 관계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을 이룬다.

― 맑스, 튜링 기계 그리고 사유의 노동, 271쪽

 

전쟁이 노동계급의 창출, 양, 질의 유일한 필수조건인 것만은 아니었다. 전쟁은 노동조직의 새로운 형식을 위한 연구실, 실험장, 공장이었다. … 결국, 군대와 경찰은 노동관계의 효율을 높일 뿐만 아니라 비생산적이고 반생산적인 노동자들을 절멸시킨다.

― 운동을 동결하기 그리고 맑스주의적 전쟁론, 355쪽

 

노동계급 대부분의 역사에서, 노동을 거부할 수 있는 이러한 능력은, 임금노동자로서의 자신의 지위와 무관하게 접근할 수 있는 공통장들이나 공유재의 현존에 토대를 두고 있었다. 따라서 “임금투쟁”이 오랜 공통장들을 보존하고 새로운 공통장들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 금융위기에 대한 메모, 395쪽

 

가사노동의 비가시성은 모든 자본주의적 삶의 비밀을 은폐한다. 사회적 잉여의 원천 ― 비임금노동 ― 은 박탈되고 자연화되고 체제의 주변부로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 그것의 생산자들이 더욱 쉽게 통제되고 착취될 수 있다. 맑스는 19세기 유럽의 임금 소득 프롤레타리아의 경우에서 이러한 현상을 인식했다.

― 사회적 재생산의 위기 개념에 대하여, 4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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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7/08/0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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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 과로사 근절 및 부족인력 증원을 위한 1000만명 서명운동에 협조 부탁드립니다.   - 기한 :  2017...
금, 2017/08/0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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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는 지금 당장 마필관리사 직접고용대책 수립하라 최근 두 명의 마필관리사가 목숨을 끊은 한국마사...
금, 2017/08/0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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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마장 마필관리사가 자살한 지 한 달 만에 과천 서울경마장 마필관리사가 또 목숨을 끊었다. 지난 6월 24일 토요일 낮 12시 30분께 국모(46) 씨가 자신의 차에 아내 김모(46) 씨와 10대 아들, 딸을 태우고 강변북로를 달리다 한남대교를 200m 앞둔 곳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차에서 내려 10m 아래 한강공원 자전거 도로로 투신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주변 목격자들이 투신을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차 안에는 함께 탔던 가족들은 경상을 입었다. 경찰에 따르면 유족들이 큰 충격을 받아 한동안 사고경위를 제대로 조사할 수 없었다.

▲ 지난 6월 24일 서울경마장 마필관리사 투신사고 현장 (YTN 화면 캡처)

▲ 지난 6월 24일 서울경마장 마필관리사 투신사고 현장 (YTN 화면 캡처)

경력 15년 마필관리사, 가족 앞에서 극단적 선택

국 씨는 서울경마장에서 15년 간 일해 온 마필관리사였다. 동료들은 국 씨가 최근 일하다 말에 채여 다치는 바람에 병가를 냈으나 쉽게 낫지 않아 고민해왔다고 했다. 전국마필관리사노조(서울,제주경마장)에 따르면 숨진 국 씨는 몇 년 전 말에게 무릎을 채여 철심을 박는 수술 끝에 겨우 회복됐지만, 지난 5월 다시 사타구니를 채인 뒤 한 달이 넘도록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국 씨는 진통제를 맞았지만 계속 통증을 호소했다.

경마장 산재, 일반사업장의 25배

숨진 국 씨가 소속된 전국마필관리사노조는 “워낙 산재 발생률이 높은 곳인데다 최근 같은 마방의 동료까지 다쳐 심적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했다. 신동원 전국마필관리사노조위원장은 “숨진 A씨는 늘 차분하고 성실했던 동갑내기 친구였는데, 이번에 다친 곳에 쉽게 낫지 않아 애를 먹었다”며 “일부 언론의 보도대로 우울증을 앓았지만 치료를 다 마쳤고, 현재 유족과 협의해 산재보상 신청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경마공원의 지난해 재해율은 13.89%(서울, 부산 평균)로 전국 평균 재해율(0.52%)보다 25배 이상 높다. 그나마 안전장구 착용을 의무화해 대폭 줄어든 수치다. 2014년 이전 재해율은 20%대였다. 2014년 한 마필관리사의 산재조사를 위해 경마공원에 나갔던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마방 맞은편에 앰블런스가 상시대기해 있어 해당 관리사의 병원치료 내역을 보니 그 해에만 이미 골절 등으로 6번 치료를 받았는데, 산재 신청은 그게 처음이었다”고 했다. 노조에 따르면 조련되지 않은 미숙련 말을 경마용으로 훈련시키다 보니 물리거나 채이고 낙마해 다치는 등 산재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노조는 “요즘은 산재 은폐는 거의 없지만, 경마 일정 때문에 웬만한 부상은 참고 일 한다”고 했다.

마사회, 1993년 개인마주제 도입

마필관리사의 극단적 선택이 잇따르자 마사회 고용구조에 관심이 모인다. 원래 마필관리사는 공기업 마사회 소속 직원이었다.

1992년 경마 승부조작 관련자 8명이 구속되고 조교사 2명이 연쇄자살했다. 검찰은 당시 마사회 소속 전체 기수와 조교사 150여 명 중 2~3명을 빼고 대부분이 사실상 부정 경마꾼에게 전속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조직 전반이 도마에 오르자 마사회는 80년대부터 논의해온 ‘개인마주제’ 카드를 내밀었다. 개인마주제는 개인 마주가 조교사에게 말을 위탁하고, 조교사는 기수와 기승계약을 맺고 마필관리사를 고용한다. 당시 마사회는 개인마주제가 경쟁을 극대화하기 때문에 그동안 병폐였던 조교사와 기수들의 부정을 없앨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 기수와 조교사들은 “군 출신 낙하산들이 전횡을 휘둘러 온 마사회 상층부 개혁은 안 하고 우리만 희생양이 돼야 하느냐”며 개인 마주와 계약해야 하는 불안한 미래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마사회가 개인마주제 도입을 준비하던 1992년 10월 국정감사에선 마사회가 선정한 개인마주 380명 중엔 군인, 안기부, 법원, 경찰 등 공무원이 15명이나 포함돼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말썽이 됐다.

기수·관리사, 다단계 고용구조의 맨아래

경마부정을 막고 선진경마체제로 간다는 명분 하에 도입된 개인마주제는 마사회와 마주, 조교사, 기수·관리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고용구조 때문에 기수와 관리사에겐 가혹한 착취구조가 됐다. 고용형태와 임금구조가 왜곡돼 기수와 마필관리사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지만 마사회는 공정한 경쟁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 마필관리사 고용구조

▲ 마필관리사 고용구조

숨진 국 씨와 같은 마필관리사는 마사회와 마주, 조교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고용구조의 맨 아래에 있다. 경마에서 기수와 마필관리사가 절대적으로 중요하지만, 두 직군은 개인사업자인 조교사가 채용한 근로자다.

앞서 5월 27일 새벽 부산경마장에선 14년차 마필관리사 박경근(39) 씨가 마방에서 마사회를 향해 욕설에 가까운 유서를 써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4년 개장 이후 부산경마장에서만 2명의 기수와 2명의 마필관리사가 자살했다. 숨진 박씨가 소속된 부산경남경마공원노조는 마사회를 상대로 마필관리사 직고용 등을 요구하며 한 달 넘게 대화를 진행했지만 팽팽한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 공공운수노조와 두 마필관리사노조가 부산경마장 마필관리사 자살사건 해결을 위해 과천 서울경마장을 찾아 기자회견하고 있다. ⓒ 이정호

▲ 공공운수노조와 두 마필관리사노조가 부산경마장 마필관리사 자살사건 해결을 위해 과천 서울경마장을 찾아 기자회견하고 있다. ⓒ 이정호

선진경마 VS. 다단계 착취구조

마사회는 “마필관리사 고용방식은 정규ㆍ비정규직의 문제가 아닌 경마고유의 특성이 반영된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고용체계”라며 직고용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마사회는 관계자는 “마필관리사는 프로야구 구단의 트레이너에 해당하는데 프로야구를 운영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트레이너를 직고용하는 경우는 없다”며 “노조가 내건 9개항의 요구 나머지 8개는 논의하겠지만 직고용만큼은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신동원 마필관리사노조는 “과거 경마부정은 조교사와 기수가 연루된 것이고, 마필관리사는 경마 순위와 상금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부산경남경마공원노조 양정찬 위원장은 “형식적으론 조교사가 마필관리사를 고용하지만, 마사회가 마필관리사 고용승인권을 행사하고, 고용승인이 안 되면 마필관리사는 마방에 출입도 못한다”며 마사회의 사용자성을 주장했다. 마사회와 노조의 공방으로 부산경마장 자살사건은 두 달 가까이 진통만 거듭하고 있다.

부산경마장 관리사는 상금 배분율도 제외

마사회는 “마필관리사가 경마부정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만큼의 연봉이 제공되도록 상금을 책정해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마사회는 평균근속 6년인 마필관리사는 월 446만 원(연봉 5,352만 원)을 받는다고 했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부산경남경마공원 마필관리사 15명의 3~4년치 임금은 턱없이 낮았다. 2016년 6명의 임금명세서에 기본급은 126만 270원으로 적혀 있다. 이는 지난해 최저시급 6,030원에 월 소정근로시간인 209시간을 곱한 액수와 정확히 일치했다. 기본급은 해마다 최저임금에 맞춰져 있었다. 기본급에 연장, 야간, 당직, 연차 등의 수당과 성과급을 모두 합친 실수령은 지난해 월평균 214만 2천 원에 불과했다.

양정찬 노조위원장도 “1~5위까지 주는 순위상금이나 1~8위까지 주는 출전장려금 등 성과급을 많이 받는 마필관리사도 극소수 있지만 대부분은 월 250만원을 받기도 힘들다”고 했다.

▲ 경마 순위상금 배분율(출처 : 마사회 ‘2017년 경마 시행계획’)

▲ 경마 순위상금 배분율(출처 : 마사회 ‘2017년 경마 시행계획’)

서울경마장은 순위상금과 부가상금, 출전장려금, 부가순위상금에 대해 마주와 기수, 조교사, 마필관리사 사이의 배분율을 소숫점 둘째자리까지 명시하지만, 부산경마장은 마필관리사 배분율이 없다. 부산경마장은 조교사가 자기 몫에서 일부를 떼 관리사에게 지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산경마장 조교사와 마필관리사 사이에 몇 년째 갈등이 이어져 왔다.

33명 조교사와 일일이 교섭

서울경마장은 노조가 조교사협회와 집단교섭하는데, 부산경마장은 노조가 33명의 마필관리사와 개별로 교섭하는 구조라 임금과 근무시간을 놓고 교섭마다 몇 년씩 걸린다. 부산경마장 노조는 2004년 노조 설립 뒤 2010년 4월에서야 단체협약을 단 한 번 체결했다. 이후 근무시간 협의 같은 기본적인 사항도 노동부 진정과 고소고발, 소송의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겨우 이뤄졌다. 첫 단협 체결 이후 근무시간을 1시간 줄이는데 합의하기까지 4년이 걸렸다. 부산경마장 마필관리사와 조교사들은 2014년 10월 새벽 5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11시간이었던 근무시간을 오후 3시까지로 1시간 줄였다. 그나마 경마가 없는 날의 근무시간이다. 경마가 열리는 날엔 저녁 6시나 7시까지 일해야 한다.

2015년엔 저녁 6시 이후에 출발하는 ‘노을경마’에 대한 근로시간 합의가 안돼 노조가 노동부에 조교사들을 고발한 끝에 겨우 합의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부산경마장에서 조교사와 관리사 사이의 배분율이 명확치 않아 양자간 갈등이 심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화, 2017/07/1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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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버스기사의 졸음운전 사고는 장시간 노동을 부추기는 격일제 근무와 근무시간을 무한정 늘릴 수 있도록 방치한 근로기준법 59조가 그 원인이었다.

버스기사의 근무형태는 1일 2교대제와 격일제로 크게 나뉜다. 1일 2교대제는 오전, 오후, 휴무 3개조로 돌아가면서 근무한다. 격일제는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근무방식이다.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복격일제도 일부 있다.

1일 2교대제는 하루 9시간 정도 일하지만 격일제는 하루에 16~17시간 일한다. 1일 2교대제는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서울 부산 인천 등 7대 광역시와 청주, 제주 등에서 실시하고 있다. 나머지 대부분의 지역은 격일제를 운영한다.

지난 9일 경부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 끝에 50대 부부의 자동차를 덮친 수도권 광역버스 기사도 복격일제로 일했다. 그는 하루 17시간씩 이틀 일하고 다음날 하루를 쉬었다고 진술했다.

교대제 따라 ‘231시간 VS 309시간’ 큰 차이

공공운수노조가 지난 5월말 발표한 전국 44개 버스업체의 노동시간 실태조사 결과 1일 2교대제와 격일제 사이에 근무시간은 월 80시간가량 큰 차이를 보였다. 준공영제를 운영하는 서울 부산 인천 시내버스 기사들은 월 231시간 9분 일하는 반면 격일제로 일하는 전북 등 지방의 시외버스 기사들은 월 309시간 33분이나 일했다. 근로기준법상 월 소정근로시간은 209시간이다.

[표] 전국 44개 버스업체 기사 월 근무시간

구분

업체수

기사수

1월 근무시간

근무형태

준공영제

시내

18

3,505

231시간 09분

1일2교대

민영제

시내

11

2,254

287시간 58분

 

마을

4

245

246시간 21분

1일2교대

농어촌

5

268

262시간 32분

 

시외

6

849

309시간 33분

 

▲ 출처 : 공공운수노조 2017.5.24 발표

이번 조사결과 40% 넘는 기사가 근로기준법의 연장근로 한도인 주 60시간을 초과해 일했다. 연간 근로시간으로 환산했을 때 3,122시간이 넘어 2015년 전국 평균 노동시간인 2,228시간보다 무려 900시간이나 초과했다.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련이 지난해 2월 발표한 실태조사도 같은 결과다. 같은 시내버스 기사라도 근무형태에 따라 노동시간이 확연히 달랐다. 1일 2교대제로 일하는 기사는 대부분 월 260시간 이하로 일하지만, 격일제 기사는 절반 가까운 41.9%(1,530명)가 월 260시간 이상 일했다. 월 260시간은 주 60시간 노동에 해당한다.

격일제 기사 10%는 월 300시간 넘어

격일제 시내버스 기사는 월 300시간 이상 일하는 장시간 비율도 9.4%(354명)에 달했다. 심지어 월 450시간 넘게 일하는 격일제 시내버스 기사도 36명(1%)이나 있었다. 반면 1일 2교대제 기사 중에선 월 300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 근무형태별 시내버스 기사 월 근무시간(출처 : 자동차노련 실태조사(2016.2) 재분석)

▲ 근무형태별 시내버스 기사 월 근무시간(출처 : 자동차노련 실태조사(2016.2) 재분석)

시내버스와 시외, 고속, 농어촌 버스를 모두 포함해 월 260시간 이상 근무한 기사는 40.25%였다. 월 300시간 이상 일한 기사도 9.32%에 달해 버스기사들의 장시간노동이 교대제 형태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었다.

회사는 오전, 오후, 휴무까지 3개조로 편성해야 하는 1일 2교대제 보다는 적은 인력으로 운영이 가능한 격일제를 선호한다. 노동자도 하루 힘들게 일하고 하루 푹 쉬는 게 낫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16~17시간씩 장시간 연속노동은 노동자의 몸을 망가뜨리고 결국 졸음운전으로 이어진다.

무한정 연장근로 뒷문 연 근기법 59조

전문가들은 월 300시간 이상 초장시간 노동의 주범으로 근로기준법 59조를 꼽았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 40시간을 기준근로시간으로 하지만, 같은 법 59조에 ‘근로시간·휴게시간의 특례 업종’을 정해 무한정 연장근로가 가능토록 했다. 4인 이하 사업장과 법으로 정한 운수, 의료, 위생업 등 특례 업종 등이 이에 해당한다. 4인 이하 사업장엔 전체 노동자의 28%가 일한다. 특례업종은 운수, 물품판매 보관, 금융보험, 영화제작과 흥행, 통신, 교육연구 조사, 광고, 의료와 위생, 접객, 청소, 이용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59조 축소 공약

광범위하게 특례업종을 나열한 것도 모자라 “그 밖에 공중의 편의 또는 업무 특성상 대통령령으로 정한 사업”까지 특례 적용을 받다보니 전체 노동자의 50% 이상이 근로시간에 어떤 제약도 받지 않는다. 공공운수노조는 “59조 특례 업종의 맨 앞에 ‘운수업’이 명시돼 있어, 이를 없애지 않는 한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형 참사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공약집에서 ‘1800시간대 노동시간 실현’을 과제로 제시하고 세부 내용으로 근로기준법 59조의 특례업종과 63조의 적용제외 산업 축소를 공약했다. 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지난해 8월 주 40시간 근로를 사실상 무력화시켜 온 59조를 삭제하자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입법 발의했다. 그러나 국회 입법 논의가 지연되는 사이 지난 9일 졸음운전 끝에 수도권 광역버스가 앞서 가던 승용차를 추돌해 50대 부부가 숨졌다.

만근일 훨씬 넘겨 장시간 노동

2015년 6월 전북고속 버스기사 장광열 씨가 대구의 한 숙소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장씨는 평소 술 담배도 일절 하지 않았다. 장씨는 사망 직전인 2015년 5월 무려 368시간 30분을 일했다. 장씨 회사는 월 21일이 만근인데, 장씨는 26일을 일했다. 대부분의 기사가 저임금과 회사의 인력부족 때문에 장씨처럼 만근일을 훨씬 초과해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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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07/1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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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인 1987년 7월, 전국의 거리는 노동자들로 가득 찼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외침이 전국을 뒤덮었다. 당시 많은 노동자들은 살인적인 저임금과 인권탄압에 시달리고 있었다. 실제 노동자들의 주요 요구 사항엔 놀랍게도 두발자유화와 사내 폭행 금지도 있었다. 석달간 이어진, 노동자대투쟁은 한국노동사에 큰 획을 그었다.

대투쟁 30년 후, 2017년 한국의 노동 조건과 환경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두발 단속 같은 인권침해는 거의 사라졌지만 노동자를 1회용 소모품 취급하는 풍조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비정규직은 한국의 노동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자본은 이윤 극대화를 위해 용역, 파견, 위탁, 사내하청 등 각종 비정규직을 양산했고, 신자유주의 정부와 정경유착 구조의 국회는 이를 묵인, 방조했다.

비정규직은 사회 문제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힘든 일, 위험한 일, 불황으로 인한 기업의 리스크는 고스란히 비정규직 노동자의 몫이 됐다. 저임금과 불안한 고용으로 생긴 과실은 고스란히 자본가와 대기업의 몫으로 돌아갔다.

박근혜 정부는 노동의 존엄과 노동기본권을 오히려 후퇴시키는 노동법 개악을 추진하다 국민적 저항에 부딪혔다. 촛불 혁명은 고용불안 없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일한 만큼 대우받는 세상이 올 때 완수 되는 게 아닐까?

뉴스타파는 노동개혁 시리즈, 첫번째 순서로 2017년 대한민국 비정규직의 실태를 살피기 위해 1987년 대투쟁의 진원지였던 울산과 다단계 하청 공단인 전남 대불공단, 그리고 최대 비정규직 공단, 안산을 찾았다.


취재·연출: 강민수
편집: 이선영 박서영
촬영: 김기철 최형석 신영철
CG: 정동우

목, 2017/07/06-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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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노위 “정리해고 부당”->1·2심 “경영상 해고 불가피”->대법 “원심이 법리 오해, 파기환송”

한화투자증권에서 정리해고를 당한 노동자들에게 복직의 가능성이 열렸다. 대법원이 한화투자증권의 정리해고가 타당하다고 판결한 원심이 잘못됐다며 파기환송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정리해고 이후 3년 6개월 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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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9일 대법원 제2부(주심 조희대)는 한화투자증권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정리해고가 타당하다며 사측의 손을 들어줬던 서울고등법원의 원심이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며 파기환송을 결정했다.

대법원은 특히 근로기준법상 정리해고 요건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과 ‘해고회피 노력’에 대한 판단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원고(한화투자증권)가 정리해고 조치를 취한 2014년 2월 9일 당시는 이미 감원된 인원이 382명으로 최종 감원목표인 350명을 상회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최종 감원 목표를 상회해 감원한 상황에서 사측이 추가로 정리해고를 했다면, 이는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거나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대법원은 “사측은 정리해고 전후로 정규직 55명, 계약직 59명, 임원 6명을 채용하고 승진인사를 단행하는 한편 일부 부서에 대해서만 성과급 15억원을 지급했다”며 “그 비용지출 규모가 정리해고로 절감되는 비용에 비해 훨씬 크다고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사측이 적절한 해고회피 노력을 다하지 못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 관련기사 : 600명 해고 한화증권, 뒤로는 60억 돈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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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사측의 정리해고가 근로기준법상 정리해고 요건을 모두 갖춘 정당한 해고라고 단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정리해고의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및 ‘정리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13년 12월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를 이유로 직원 350명을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사측은 희망퇴직 대상자를 선정하고 퇴직신청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노동자 7명이 2014년 2월 정리해고 됐다. 정리해고자 7명은 부당해고라며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다. 지방노동위원회에선 노동자들이 패소했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가 맞다”고 판정했다.

중노위 결정은 법원에서 다시 뒤집어졌다. 한화투자증권측은 “중노위 결정을 받아드릴 수 없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경영상 정리해고가 불가피했다”는 사측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이날 대법원이 파기환송을 결정하면서 한화투자증권의 정리해고 당위성은 고법에서 다시 심판받게 됐다.

한화투자증권 노동자들을 변호해 온 김선수 변호사는 “사측이 정리해고 요건을 갖추지 않고, 꼭 해고를 하지 않아도 될 만한 사정들이 있었음에도 해고를 한 것에 대해 1·2심에선 너무 가볍게 판단한 반면 대법원에서는 엄격하고 신중하게 해석했다”며 “고법에서 다시 심리를 하겠지만, 이미 대법원에서 사측이 해고회피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만큼 노동자들의 원직복직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투자증권 측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아직 판결문을 받아 보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어떠한 결정도 한 게 없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투자증권 측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2011년~2013년 회사의 누적적자가 1500억 원에 달해 긴박한 경영상 위기였으므로 당시 정리해고는 부당해고가 아니다”고 답한 바 있다.

당시 구조조정의 책임자였던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도 지난 2월 ‘주진형의 경제민주화’라는 팟캐스트에서 “한화투자증권의 구조조정은 해야 되는 일이라서 한 일이다. 한 번도 악역이라 생각한 적 없다”며 “구조조정을 악마시, 죄악시하는 사람은 (월급) 상위 몇%인 노동자들이다. 구조조정은 노동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발전의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주 전 사장에게도 대법 판결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 2013년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던 당시 한화투자증권 주진형 대표이사

▲ 2013년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던 당시 한화투자증권 주진형 대표이사

앞서 뉴스타파는 한화투자증권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고졸직원의 절반 가량을 채용한 지 1년 만에 희망퇴직이란 이름으로 사실상 해고하고, 희망퇴직을 거부한 직원들을 모두 정리해고 했다고 보도했다. 또 경영상 이유로 직원들을 구조조정하면서 김승연 회장 가족이 100%지분을 보유한 총수일가 기업에는 지난 2011~2013년 적자규모에 맞먹는 1300억 원의 일감을 몰아주고, 정리해고 직후 홍보팀, 인사팀 등 일부 부서에는 15억의 성과급을 지급, 경영상 위기가 맞는지 의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금, 2017/06/3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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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말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최저임금위원회 구조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노동 9, 사용자 9, 공익위원 9명 등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가 해마다 6월말까지 다음해 적용할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노사가 위원회에 직접 참여하는 노사교섭과 유사한 구조라 합의 도출이 쉽지 않기 때문에 공익위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대통령이 9명의 공익위원을 모두 임명해 위원회 독립성은 물론이고 정권 입맛대로 인상액을 결정하는 구조에 대해 비판 여론이 높다.

갈등 속에 ‘공익위원’ 절대적 권한

최저임금 공익위원은 최근 10년간 8차례 최종안을 제시했고, 2차례는 최종 인상 범위를 제시했다. 10년 모두 공익위원들이 내놓은 최종안 또는 범위 안에서 결정됐다. 위원회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공익위원이 내놓은 최종안이 예상보다 높으면 사용자 위원이 퇴장하고, 예상보다 낮으면 근로자 위원이 퇴장한 상태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2010년엔 사용자 위원이 퇴장했고, 2011년엔 근로자 위원이 퇴장했고, 2012~2014년엔 사용자 위원이 퇴장하진 않았지만 대부분 기권했다. 2015~2016년엔 근로자 위원이 퇴장했다. 이런 상태에서 공익위원의 최종안대로 모두 결정돼 공익위원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공익위원은 고용노동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따라서 정권 입맛대로 최저임금이 결정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이 뽑은 공익위원이 절대적 권한을 가져 위원회는 독립성에 한계가 명확하다.

공익위원 위촉 기준도 제한적이다. 최저임금법 시행령 13조(공익위원 위촉 기준)에 따르면 ① 3급 이상 공무원 ② 노동경제, 노사관계 등 부교수 이상 ③ 공인된 연구기관 박사 연구원으로 돼 있다.

72명 중 45명이 교수, 전공도 경제-경영학 편중

1987년 최저임금위원회 구성 이후 현재까지 30년간 모두 72명이 공익위원을 맡았다. 72명 중 교수는 45명, 노동부 공무원 14명, 연구기관 12명, 시민단체 1명이었다. 절대다수인 교수의 전공은 경제학 20, 경영학 11, 법 7, 사회복지 2, 사회학 2, 소비자학 2, 문학 1명 순이다. 세부적으로 노동경제학이나 노사관계를 전공한 교수도 있지만 한눈에 봐도 경제, 경영학자 편중이 심하다. 양극화가 심해지는 현실을 볼 때 복지학과 사회학 비중은 더 커져야 한다.

공익위원 중 시민단체 출신은 30년 동안 여성민우회 정강자 공동대표 딱 1명뿐이었다. 공익위원 위촉기준 4호엔 “상당하는 학식과 경험이 있다고 장관이 인정하는 사람”도 포함돼 있지만, 노동부장관은 30년 동안 교수와 노동부 공무원,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만 선호했다.

30년 동안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6명은 모두 교수였다. 조기준 고려대 교수, 김수곤 경희대 교수, 최종태 서울대 교수 등 초기 3명의 교수 출신 위원장은 학계에서 노동관련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후 3명의 교수 출신 위원장은 노사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교수 출신으로 보기 어려운 노동부 공무원 출신이나 국책 연구기관 출신도 있다.

[표1] 역대 정권 최저임금 인상률

정권별
인상률
적용
시기
시급
(원)
인상률
(%)
전두환 88 462.5
487.5
 
노태우
111.6%
89 600 29.7
23.1
90 690 15.0
91 820 18.8
92 925 12.8
93 1,005 8.6
김영삼
47.8%
 94.1~8  1,085  7.96
 94.9~95.8  1,170  7.8
 95.9~96.8  1,275  8.97
 96.9~97.8  1,400  9.8
 97.9~98.8  1,485  6.1
 김대중
53.2%
 98.9~99.8  1,525  2.7
99.9~00.8 1,600  4.9 
 00.9~01.8 1,865  16.6 
 01.9~02.8 2,100  12.6 
 02.9~03.8 2,275  8.3 
 노무현
65.7%
03.9~04.8  2,510  10.3 
 04.9~05.8 2,840  13.1 
 05.9~06.12 3,100  9.2 
 2007 3,480 12.3 
2008  3,770  8.3 
이명박
28.9%
2009   4,000 6.1 
2010  4,110  2.75 
2011  4,320  5.1 
2012  4,580  6.0 
2013  4,860  6.1 
 박근혜
33.1%
2014  5,210  7.2 
2015  5,580  7.1 
2016  6,030  8.1 
2017  6,470  7.3 

공익위원 뒷문은 여당 국회의원, 정무직 단체장 

문형남 전 위원장은 노동부 공무원 출신으로 노동부 기획관리실장과 산업안전공단 이사장을 지내다가 노동부가 전액 출연해 세운 한국기술교육대 총장을 거쳐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4월부터 2년가량 8대 위원장을 역임했다. 위원장을 마친 뒤 곧바로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을 지냈다. 위원장을 맡을 때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였지만 사실상 정부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

문 위원장 후임인 박준성 교수는 2011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최저임금위원회를 맡았다. 박 위원장은 성신여대 경영학과 교수로 80년대부터 신인사 노무관리를 주제로 전경련과 포스코, 금성그룹, LG, 효성중공업 등 대기업 연구용역을 맡아 지난해 중노위 위원장 선임 때 노동계가 크게 반발했다. 박 위원장은 2016년 7월초 최저임금 의결 때 근로자 위원이 퇴장한 가운데 사용자 위원들이 제시한 440원 인상안을 표결에 부쳐 정권의 대리인이란 비판을 받았다.

이종훈 명지대 경영학부 교수는 2008년 5월 공익위원으로 임명돼 2012년 초까지 공익위원 간사로 활동하다가 그해 4월 총선에 출마해 새누리당 국회의원(분당갑)으로 변신했다. 유경준 박사는 국책연구기관인 노동연구원과 KDI에서 30년 가까이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2015년 4월 24일 공익위원으로 임명됐으나 한 달(5월26일)만에 통계청장으로 옮겨갔다.

공익위원 여전히 교수 6, 국책연구기관 2, 공무원 1명

지금도 공익위원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9명의 공익위원은 교수 6명, 국책연구기관 연구원 2명, 노동부 공무원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15일 뽑힌 어수봉 위원장은 노동연구원 연구원과 중앙고용정보원 원장, 한국기술교육대 교수 등 주로 노동부 산하기관에서 주로 일했다. 어 위원장은 1999~2006년까지 공익위원으로 활동했다가 이번에 복귀한 셈이다.

6명의 교수 출신 공익위원은 전공별로 경영학 3명, 법학 2명, 경제학 1명 순이다. 현재의 공익위원 9명 중 문재인 정부 이후 새로 임명한 위원은 강성태 한양대 교수 1명 뿐이다.

연구원 2명도 국책연구기관인 직업능력개발원과 노동연구원 재임 중이라 정부정책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위원회 독립성 확보는 여전히 미지수다.

위원회 불러도 힘 있는 부처는 불출석

최저임금위원회가 고용노동부 산하로 돼 있어 기획재정부나 행정자치부, 국세청 등 힘 있는 부처를 관장할 수 없는 한계가 뚜렷하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7명의 노.사.공익 위원 외에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 산업통산자원부 3급 공무원을 특별위원으로 임명한다. 실제 위원회 회의 땐 고용노동부 특별위원인 근로기준정책관이 매번 참석한다. 그러나 다른 2개 부처 특별위원은 얼굴도 비추지 않는다.

위원회는 2015년 회의 때 ‘공공조달계약 시 최저임금 인상률 미반영’ 문제 개선을 위해 기획재정부 특별위원의 의견을 듣고자 수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결국 타 부서 직원이 대리출석해 발언하고 말았다.

위원회는 노동부와 통계청 통계가 서로 달라 최저임금 결정기준으로 삼는데 한계가 있어 더 정밀한 통계치를 가진 국세청의 협조를 구했지만 실패했다.

최저임금은 기재부와 산업부 뿐만 아니라 기초생활법을 관장하는 보건복지부, 저임금 노동자가 몰린 여성가족부와도 무관하지 않지만 위원회가 노동부 산하라는 한계 때문에 범부처간 협조를 얻을 수 없는 구조다.

한정애 의원은 지난해 8월 이런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저임금위원회를 대통령 산하로, 민병두 의원은 총리 산하로 각각 격상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표2] 계류중인 최저임금 법안만 25개

  발의자 결정 결정 기준 위원회 공개 위원회 위상 공익위원 선출 적용범위 처벌
1 이인영   통상임금
50%
         
2 정부           일부확대 약화
3 이용득     속기록, 방청        
4 한정애       대통령 소속   국회 추천   강화
5 소병훈     회의록,회의공개   국회 6명 추천    
6 김해영         청년 3명    
7 강병원     속기록
방청
      강화
8 윤후덕         노사3명씩
추천
   
9 이정미     속기록
회의공개
방청
  노사 추천 투표   강화
10 김병욱           장애인 적용  
11 송옥주   정액급여
50%
      중소기업 대책  
12 서형수           가사노동 적용
수습/감단 적용  
 
13 조승래           시급~월급
단위 명확 발표
 
14 우원식 국회            
15 민병두   평균임금
50%
  총리 소속 국회-정부-법원
각 3인 추천
   
16 박광온           장애인 적용  
17 이동섭           수습기간 단축  
18 박찬우             강화
19 김삼화 이원화   속기록
회의공개
  노사가 선출 가사노동 적용  
20 정동영   평균임금
50%
    노사가 선출    
21 백혜련           적용 확대  

20대 국회엔 개원 1년만에 최저임금 법안이 25개나 발의돼 있다. 9명의 공익위원을 모두 대통령이 뽑아 문제가 된 공익위원 선출방식을 개선하는 법안도 8개나 있다. 9명 중 일부를 국회가 추천하거나 노사가 명단을 놓고 서로 배제해 가면서 뽑는 방안도 나왔다.

최저임금 사각지대 해소를 담은 안도 많았다. 장애인과 가사노동자는 최저임금에 적용되지 않는다. 1년 이상 고용된 노동자는 수습 3개월을, 아파트 경비원처럼 감시단속적 일을 하면 10%를 삭감해도 된다. 장애인에게 적용을 확대하고 대신 정부가 일정하게 지원하는 방안이다.

우원식 의원은 아예 국회가 결정하자는 법안을 냈지만 대부분 현행 최저임금위원회 결정을 유지하자는 쪽이다. 김삼화 의원은 위원회를 2개로 이원화해 한쪽은 인상 범위를 정하고, 나머지 한쪽이 최종액을 정하자고 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6월 정부입법안으로 위반 사업자에게 현행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매기는 것을 2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로 완화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노동부는 벌금형이 절차가 복잡해 과태료로 전환하면 실효성 있는 제재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이 법안은 국회 환노위 전문위원조차 “과태료는 위반자가 받는 부담이 적어 오히려 위반자에게 유리한 결과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방청도 못하는 위원회 폐쇄성

최저임금위원회는 방청 절차가 없다. 노동계와 사용계가 배석자를 2명씩 앉힐 수 있지만, 방청은 아예 못한다. 언론사 취재기자의 출입도 금지된다.

위원회는 2015년 3차 전원회의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전원회의 때마다 발표하는 보도자료까지 위원회 운영규칙 위반이라며 공식 사과와 재발장지를 요구할 정도였다. 이용득, 이정미 의원 등 4개 개정안이 속기록 공개와 방청허용, 회의 공개 등을 담은 건 이런 폐쇄성을 극복하자는 취지다. 반면 사용자 단체는 현재의 공개수준이 적절하고, 실명을 공개할 경우 자유로운 토론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입장이다.

민변 노동위원장 김진 변호사는 “2015년 최저임금 미달 노동자가 222만 명에 달했는데도 노동부는 업주가 시정만 하면 아무런 처벌도 안해 문제”라며 “임금채권보장법상 체불임금 지급 요건을 완화해 정부가 미달 노동자에게 우선 차액을 지급하고 사업주에게 대위 청구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목, 2017/06/2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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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가장 열악한 간접고용 비정규직부터 해결
② 공공부문에도 ‘비정규직 공장’ 많다
③ 공공 비정규직 1/3 이상이 교육부문에 몰려

뉴스타파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시대’를 열기 위한 과제를 3차례에 걸쳐 짚어봅니다. 먼저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에서도 가장 소외된 간접고용 비정규직부터 살핍니다. 2편에선 기간제와 시간제, 무기계약직 등 직접고용 비정규직, 마지막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⅓  가량을 차지하는 교육부문 비정규직을 다룹니다.

학교 비정규직 80개 직종에 40만명

전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1/3 이상을 차지하는 약 40만 명의 학교 비정규직이 전국에 흩어져 있다. 전국 2만여 초,중,고등학교엔 모두 92만 6천 명이 일하는데 정규직(54만8천명)과 비정규직(37만8천명)은 6 : 4로 나뉜다. 교사(49만 명)와 교육공무원(5만8천 명) 등 정규직은 약 55만 명이다. 비정규직은 약 80여 개 직종으로 나뉘어 40만 명 가량이 일한다.

학교엔 기간제 교원(4만6천 명)과 방과후학교 강사, 영어회화전문강사 등 강사직군(16만 4천 명)까지 합쳐 교육활동에만 21만 명이 있다. 급식, 사서, 교무, 특수교육, 전산 등 학교회계직은 약 14만 명이 있고, 여기에 야간당직 등 간접고용 노동자도 3만여 명에 달한다.

20170620_001

정부는 2014년 10만7783명, 2015년 11만2309명, 2016년 11만6226명 등 최근 3년간 해마다 10만 명 이상의 기간제 학교회계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상당수 무기계약직 전환에도 학교 안에는 여전히 많은 기간제나 간접고용 노동자가 있고, 일부는 특수고용직으로 전락하고 있다.

교문 앞에서 멈춘 민주주의

학교비정규직은 90년대까진 학교장이 채용하는 직접고용 비정규직(기간제)이었다가 법과 판례에 따라 지자체(교육감)가 사용자로 굳어졌다. 지자체는 조례로 학교장에게 인사(채용)와 지휘통제권을 위임한다. 결국 학교비정규직과 교육감, 학교장이 삼각 고용관계다. ‘삼각고용’이 사용자성을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2016년 2월 노동부와 관계기관 합동회의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사용비율 목표관리제’를 추진해 정원의 5% 미만으로 기간제를 채용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학교회계직 중 기간제는 17.7%(2만 5천여 명)에 달한다. 이들 중 8,588명은 교육부가 분류한 상시지속 업무(무기계약 전환대상)인데도 여전히 기간제다. 상시지속 업무라도 예산이나 사업축소로 무기계약 전환대상에서 제외되는 직종과 인원수가 상당하다.

학교비정규직은 급식조리종사자 등 학교회계직을 중심으로 최근 10만 명 가량 노조로 조직돼 장기근무 가산금 인상, 명절상여금, 정기상여금, 급식비 등의 수당을 신설했으나 차별은 여전하다.

다단계 하청에 특수고용 전락한 방과후강사

학교회계직은 기간제와 무기계약 전환, 차별해소 같은 처우개선의 통로를 확보했지만, 기간제교사(4만6천 명)나 강사직군(16만4천 명)은 무기계약직 전환도 불가능한데 최근엔 급속히 특수고용직으로 전락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12만 6,800명에 달하는 방과후학교 강사다. 

방과후학교는 1995년 김영삼 정부가 발표한 ‘5·31 교육개혁방안’에 방과후교육활동으로 첫 도입돼, 2006년 노무현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대책’ 중 핵심 정책으로 본격 추진했다. 교육부가 펴낸 2017년 방과후학교 운영 가이드라인에 ‘방과후학교’는 “학생과 학부모 요구와 선택을 반영해, 수익자 부담 또는 재정 지원으로 이뤄지는 정규수업 외 교육과 돌봄활동으로, 학교계획에 따라 일정기간 지속해서 운영하는 학교 교육활동”이라고 돼 있다. 

현재 방과후학교는 99.7%의 학교에서 시행중이고, 참여학생도 2006년 첫해 42.7%에서 꾸준히 늘어 전체 학생의 2/3 가량이 참여하고 있다. 교육 내용은 교과와 특기적성이 반반쯤 섞여 있다. 학생들은 월 평균 3만8천 원으로 다양한 강좌를 저렴한 비용으로 듣는다. 

사교육 줄인다는 방과후학교, 사교육에 개방

방과후강사는 최근 고용관계에서 계약관계로 급속히 재편돼 특수고용직 신분으로 떨어지고 있다. 명칭도 강사에서 ‘프로그램 위탁자’로 바뀌었다. 시도 교육청은 방과후학교 질 개선을 위해 해마다 실시해온 강사 집합교육과 우수강사제도도 폐지하고, 이들을 특수고용직으로 만들어 노동자성을 배제하고 있다. 

학교가 개별 강사를 위촉하지 않고 민간업체에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통째로 위탁하는 경우도 생겼다. 민간위탁한 학교에서 강사들은 업체에 종속돼 수수료를 이중착취 당하는 사례도 늘어 노무현 정부가 사교육 줄이자고 추진한 방과후학교에 사교육업체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민간위탁 장점만 넣어 학부모 의견조사

초기 방과후학교는 학부모 의견을 받아 해마다 프로그램을 정하고 학교가 자체 공고하고 심사를 거쳐 강사를 뽑아 진행했다. 수업 만족도도 85% 가까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학교가 직접 운영하려면 인력과 비용이 많이 들어 위탁업체에 맡기는 학교가 늘고 있다. 지난해 위탁 비율은 전국 평균 28.9%였다. 그러나 교육감 의지에 따라 지역별 위탁비율은 천차만별이다. 특히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는 위탁비율이 높아 업체 난립에 따른 폐해가 크다. 서울 초등학교 위탁비율은 70%에 육박한다. 그러나 경기도는 18%, 광주는 0%다.

서울지역 한 초등학교는 지난해 12월 가정통신문에서 ‘방과후학교 위탁운영에 대한 학부모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지엔 일방적으로 업체위탁의 장점만 나열했다. 학교가 직영 운영했을 때 생기는 장점은 빼고 단점만 나열했다. 이런 식의 주요조사는 지난해 연말 서울 성북구 A초등, 광진구 B초등, 서초구 C초등, 강서구 D초등학교도 마찬가지였다.

방과후학교 위탁운영 학부모 수요조사

(2016.12 서울 00 초등학교, 가정통신문)

구분

전체 업체위탁

학교 직영

프로그램

-수요에 맞는 강사가 다양한 최신교육

-우수 수업을 수준별로 지속 운영

-강사 따라 수준 차이 있음

-강사 개인사정으로 변동 있음

출결/안전

-관리 전담인력 상주

-강사의 개별관리

운영

-예산 절감분을 학생교육에 사용

-학부모 의견을 신속하게 수용

-강사를 위탁업체가 채용해 관리

-담당교사 업무과중으로 수업에 지장

-50여개 강좌 개별 채용할 여력 없음

-사무인력 증가 필요(수강료 인상)

최저가 낙찰제로 비리 양산

대구교육청은 지난 3월 7개 학교의 방과후학교 위탁에 입찰에 참여한 4개 업체를 감사해 ‘담합’으로 결론 내리고 경찰에 고발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감사결과 이들은 적절한 입찰금액에 응찰하지 않고 업체가 모두 근소한 입찰금액을 써내는 방법으로 입찰경쟁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대구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도입된 방과후학교가 사교육업체의 사익추구 수단으로 전락해 비리 복마전이 됐다”고 주장했다. 대구교육청은 방과후학교 운영 실태를 점검하는 기동반을 구성해 운영에 들어갔다.

서울지역 각급 학교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입찰에선 최저가 낙찰로 보기 힘든 95% 이상의 높은 낙찰율을 보인 곳도 많아 업체간 담합의혹도 나온다. 올 들어 서울지역엔 제시된 기초금액의 98.311%라는 높은 가격으로 낙찰 받은 업체도 있다.

서울 ‘가’ 초등학교에 A, B업체가 경쟁해 A업체가 97.823%로 낙찰받고, ‘나’ 초등학교에선 같은 두 업체가 경쟁에 B업체가 96.949%로 낙찰받기도 했다. 서울의 한 방과후학교 운영업체 대표는 “업체들이 담합해 학교별로 나눠먹기 하지 않고서는 이런 비정상적인 낙찰율을 내긴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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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지난 2월 서울 ‘가’ ‘나’ 초등학교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입찰에 참가한 A, B 두 업체. 두 업체는 두 학교에서 1,2 순위를 다퉜는데 입찰결과 한 업체가 1개 학교씩 96~97%대의 높은 가격으로 낙찰받았다. (출처 : 나라장터)

 

반대로 부산에선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낙찰받아 교육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 들어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업체에 위탁한 부산교육청 산하 4개 학교 중 한 곳은 제시된 기초금액의 48%로 낙찰 받았다. 업체 관계자는 “85% 이하로 받으면 업체 수익은 제로”라고 말했다. 이 경우엔 업체가 강사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떼거나 업체가 만든 교재와 교구를 강매해 이윤을 챙길 수밖에 없다. 

최근 언론사와 대학이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등 다양한 형식의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성을 살린 교육 프로그램을 양산하는 장점이 있지만, 최저가 낙찰제를 고치지 않는 한 비리 구조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공공운수노조 방과후강사지부 이진욱 지부장은 “대학이 만든 사회적기업이란 업체도 강사에게 30%의 수수료를 떼 가면서도 교육관리도 제대로 안 해 일반 민간업체와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지난 2월엔 경남 창원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방과후학교 강사에게 금품을 받아 해임되기도 했다.

위탁 실태부터 파악하고 대응 나서야

자체 교육프로그램 없이 단순히 ‘강사 송출’만 하는 업체와 계약을 금지해온 교육부는 2015년 방과후학교 운영 가이드라인 개정 때 ‘강사 송출업체와 계약금지’ 조항을 삭제했다. 이는 방과후학교에 대한 교육부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낙찰 받은 업체가 다른 업체에 재하청하거나 기존 개별강사들을 흡수시켜 운영하는 중간착취를 낳는다. 경남 마산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개인 강사들에게 문자나 전화로 업체로 들어가라고 종용하기도 했다.

공공부문 청소업무 등의 용역입찰 때 활용하는 낙찰하한율(87.995%)을 방과후학교 입찰에도 적용해야 한다. 낙찰하한율은 공공부문에서 입찰 가격 이외 다른 심사항목 점수가 만점이란 가정하에 적격심사 통과점수를 만족시키는 최저투찰률을 말한다. 최저가 낙찰제는 공사나 용역이 부실해질 가능성을 없애고 업체간 담합을 줄이기 위해 도입됐다. 최저투찰률은 공사규모별로 차이가 나지만 부산지역 방과후학교처럼 40% 투찰은 막을 수 있다. 

지난 1월 전북의 한 초등학교에선 개인 강사들이 업체의 전화를 받고서야 학교가 방과후학교를 업체로 전환한 걸 알았다. 해당 강사는 “강사 개인정보를 업체에 건네 준 학교의 태도에 황당했지만, 일자리를 잃는 게 두려워 크게 항의하지 못했다”고 했다.

방과후학교 위탁업체들의 폐해가 늘고 있는데도 교육당국은 관련 법 규정이 미비해 감독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지만 대구나 경남 창원 사례처럼 시도 교육청의 의지만 있으면 대응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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