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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은산분리 규제완화 Q&A>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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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은산분리 규제완화 Q&A> 발표

익명 (미확인) | 화, 2018/08/21- 10:41

참여연대, 「은산분리 규제완화 Q&A」 발표

명분도 논리도 없는 은산분리 규제완화 반대

인터넷전문은행에 한정된 은산분리 완화는 말장난에 불과

정부·국회의 땜질처방식 대응과 특정 기업 위한 위인설법 문제 비판

은산분리 규제 완화·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의 독소조항 등 문제점 지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경율 회계사)는 오늘(8/21) 「은산분리 규제완화 Q&A」를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은산분리 규제 완화 천명 이후,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3당은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위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은산분리 규제를 허무는 것이 아니며 대기업 사금고화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금융당국의 호언장담이 무색할 정도로 현재 발의되어 있는 법안이나 논의 과정에서의 부실함이 드러나고 있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정당성에 대한 논리부족은 물론이고, 논의의 토대가 될 법안 자체의 부실함,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될 경우 대주주가 될 기업들의 대주주적격성 문제 등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회피하는 금융당국 등 은산분리 규제 완화 추진 세력의 땜질처방식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와 같은 명분도 논리도 없는 은산분리 규제완화에 반대함을 분명히 밝히고, 은산분리 규제완화의 문제점을 차근차근 따져보아 현재의 은산분리 규제 완화 논의가 얼마나 부실하고 준비 없이 진행되고 있는지를 지적하기 위해 「은산분리 규제 완화 Q&A」(붙임자료 참조)를 발표하게 되었다. 

 

「은산분리 규제완화 Q&A」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을 파기한 것이 맞는가?
  2. 현행 은행법하에서 인가받은 인터넷전문은행은 정말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었는가?
  3. 케이뱅크는 은행업 인가 신청 당시에는 자본 확충에 대해 어떤 계획을 제출했었는가?
  4. 정말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면 고용이 단기간에 늘어나는가?
  5.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서 은산분리를 완화하겠다는데 이러면 괜찮은 것 아닌가?
  6. 재벌 기업의 사금고화를 막는 안전장치를 두었다는데 그걸로 충분한가?
  7. 당초에는 재벌기업의 은행 진출은 막겠다고 그러지 않았는가?
  8. ICT 기업에 한해 재벌이라도 은산분리 예외를 두겠다는 말도 있는데, 무슨 뜻인가?
  9.  ICT 기업에게 한해서 완화한다면 괜찮은 것 아닌가?
  10. 종편 은행 또는 삼성 은행 만드는 것이라면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
  11. ICT 기업으로 제한하는 것도 여의치 않으면, 그냥 최초 승인 당시에만 재벌 아니면 그 이후에 재벌로 성장해도 눈감아 주면 되지 않을까?
  12. 현재 언론에서 거론되는 기업들은 실제로 대주주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고 있는가?
  13. 현재 정재호 의원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듯한데, 독소 조항은 없는가?
  14. 법안 심의 과정은 민주적이고 사회적 합의는 충분한가? 끝. 

 

▣ 붙임자료 : 은산분리 규제완화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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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분리 규제 완화 Q&A>

 

1.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을 파기한 것이 맞는가?

  • 그렇다. 아래 2가지 증거가 공약 파기임을 증명 한다. 

 

<증거 1: 2017.4. 말 디지털타임스의 대선주자 4인 서면 인터뷰에 대한 답변>

지지율이 가장 높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와 관련해 가장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 후보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산업자본의 소유지분을 제한한 현행법 하에서 인가를 신청한 것”이라며 “특정 기업을 위해 법을 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시중은행 등 금융산업 전반에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는 현행법 안에서도 충분히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은산분리를 포함한 금산분리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출처 : 디지털타임즈 2017년 05월 01일자 4면 기사, https://bit.ly/2L2OOyd&gt;

 

<증거 2: 더불어민주당 대선 공약집>

더불어민주당 대선 공약집

<출처 : 제19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정책공약집 112페이지, https://bit.ly/2MlAK8t&gt;

 

 

1-1.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공약 파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는데?

  • 사실이 아니다. 
  • 김 대변인은 “자유스럽게 진입하도록 하겠다”는 말이나 “인터넷전문은행을 활성화하겠다”는 말을 “은산분리를 완화하겠다”는 말로 견강부회(牽强附會)식 해석을 했다. 
  • 그러나 대선공약집의 취지를 감안한다면 이 말은 “현행법 하에서 신규 은행업 진입을 자유스럽게 허용하겠다”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2. 현행 은행법하에서 인가받은 인터넷전문은행은 정말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었는가?

  • 아니다.
  • 케이뱅크는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카카오뱅크는 당초 계획을 초과하는 자본확충을 하면서도 어려움을 보이지 않았다.
  • 케이뱅크는 자본금 2,500억 원으로 2017.4. 영업을 시작했는데, 어렵게 2017.10.에 1,000억 원을 증자하고, 최근(2018.7.)에 다시 어렵게 300억 원을 증자했다. 결국 총 1,300억 원을 추가로 증자한 것인데, 이것은 당초 계획의 목표 규모인 1,600억 원에 크게 미달하는 것이다.

 

  • 반면 카카오뱅크는 자본금 3,000억 원으로 2017.7. 케이뱅크에 이은 후발 은행으로 영업을 시작했는데, 은산분리 규제가 존재하는 여건 속에서 2차례에 걸쳐 5,000억 원씩 총 1조 원을 증자하여 현재 총 납입자본금은 1조3천억 원에 달한다.
  • 결국 은산분리 하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주장은 성급한 일반화일 뿐이고, 구체적으로는 케이뱅크에만 적용된다. 

 

3. 케이뱅크는 은행업 인가 신청 당시에는 자본 확충에 대해 어떤 계획을 제출했었는가?

 

  • 케이뱅크는 은행업 인가 신청 당시에는 ‘충분한 자본 확충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해서 인가를 받아냈다. 
  • 구체적으로 사업 1차년도에는 설립시의 자본금인 2,500억 원으로 충분하다고 보았고, 제2차년도에 1,600억 원을 증자하고, 제3차년도에 900억 원을 증자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립했었다.
  • 그런데 앞에서 살펴 본 것처럼 1,600억 원 증자에는 이르지 못하고, 2차례에 걸쳐 어렵게 1,300억 원 증자하는 데 그쳤다. 결국 인가 당시의 계획조차 입증하지 못한 것이다.

 

※ 케이뱅크 인가시 제출한 자금조달계획과 실제 자금조달 비교

케이뱅크 인가시 제출한 자금조달계획과 실제 자금조달 비교2

<출처: 추혜선 의원·시민단체 기자회견 자료 (2018.8.20.)>

 

  • 그런데 케이뱅크의 증자 실패는 부득이한 사정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 볼 수 없다. 왜냐 하면 2017.2. 케이뱅크가 영업을 개시하기도 전에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이사는 국회 정무위원회 청문회에서 ‘하반기부터는 자본 부족이 예상되는데, 현재의 여건에서는 증자가 어려우니 은행법을 개정해 달라’는 취지로 진술(https://bit.ly/2vWYFkm)했다. 
  • 즉 케이뱅크 경영진은 인가 서류에서 주장한 바와는 전혀 달리, 현행 은행법 하에서 자신들의 증자 능력이 충분하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물론 금융위원회도 관련 법률의 개정을 국회에 요구했다는 점에서 이런 문제점을 이미 알고 있었을 개연성이 크다. 

 

4. 정말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면 고용이 단기간에 늘어나는가?

  • 현재 두 인터넷 전문은행의 총 직접고용인원의 합계는 1천명을 넘지 못한다. 이것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비대면 방식으로 은행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일선 영업부서를 담당할 인원을 고용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고용탄성치(해당 회사의 성과가 향상됨에 따라 고용이 늘어나는 정도)가 매우 낮다는 뜻이다. 따라서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고용을 촉진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거짓말이거나 매우 유효성이 떨어지는 고용정책이다.

 

  • 더구나 이 수치는 은행의 고용 성향이 불변이라는 전제하에서 성립하는 말이다. 그런데 진짜 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간에 경쟁이 심화되면 오히려 은행은 기존 인력을 해고하고 영업점을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고용에 미치는 순 효과를 짐작하기란 쉽지 않다.

 

4-1. 정부는 ICT 산업이 활성화 되는 효과를 매우 크게 잡은 듯한데?

  • 정부는 그렇게 주장하지만, 은행이 활성화되어도 ICT 투자는 증가한다. 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은행권의 ICT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은행의 투자유인을 잘 만들어 주는 것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개인정보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할 경우 은행은 현재보다 더욱 보안 관련 ICT 투자를 늘릴 수 있다. 

 

5.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서 은산분리를 완화하겠다는데 이러면 괜찮은 것 아닌가?

  • 아니다.

 

  • 인터넷전문은행과 통상적인 은행의 차이가 무엇인가? 업무영역에서의 차이는 전혀 없다. 오직 단 하나의 차이는 비대면 방식의 전자 거래를 통해 은행업을 영위한다는 “영업방식”의 차이 뿐이다.
  • 특히 재벌의 사금고화를 위해 은행을 악용하는 데 꼭 대면 방식의 영업 형태가 필요한 것은 아니고, 비대면 방식의 전자 거래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은행을 악용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인터넷전문은행과 전통적 은행의 차이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 결국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를 완화하겠다는 것은 “그냥 은행에 대해 은산분리를 완화하겠다”는 말과 사실상 동일한 것이다. 말장난에 불과하다.

 

6. 재벌 기업의 사금고화를 막는 안전장치를 두었다는데 그걸로 충분한가?

  • 전혀 아니다.

 

  • 현재 정재호 의원안(https://bit.ly/2nOwTls)을 보면 안전장치라고 볼 수 있는 것은 ‘대주주에 대한 여신 제한/금지’와 ‘대주주가 발행한 지분증권의 취득 제한/금지’ 정도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 사금고화 가능성을 방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야말로 그동안의 수많은 금융사고에서 아무 것도 배운 것이 없는 철부지 아이의 사고방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 예를 들어, 언론에 몇 번 등장한 삼성생명 등 삼성 금융계열사의 기아자동차 주식 매집 사례를 살펴보자. 삼성은 1992년 상용차 산업에 진출하면서 ‘승용차 산업에는 절대로 진출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썼다. 그런데 그 다음해인 1993년부터 삼성생명을 필두로 한 금융계열사의 자금을 동원하여 기아자동차 주식을 매집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한 때는 삼성이 기아자동차의 최대 주주가 되기에 이르렀다.
  • 이처럼 삼성생명 등이 기아자동차 주식을 매집한 진정한 이유는 이건희 회장의 꿈이었던 승용차 산업에 진출하는 교두보를 삼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즉 삼성의 금융계열사들은 이건희 회장의 쌈짓돈이자 사금고로 활용되었던 것이다.
  •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주주인 이건희 회장에 대한 금융계열사의 대출’도 없었고, ‘삼성 계열사의 주식을 인수’한 것도 없다. 즉 현재 정재호 의원 안에 있는 2가지의 안전장치를 모두 우회하여 이건희 회장의 꿈을 위해 금융계열사가 동원된 것이다.
  • 나중에 이런 금융기관의 행태를 막기 위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제24조에 금융기관을 이용한 산업자본의 지배를 제한하기에 이른다. 

 

  • 이 정도의 사례는 그래도 형식적으로나마 법의 테두리를 지키면서 대주주의 이익을 챙긴 경우인데, 대주주를 위해 노골적으로 위법을 저지를 사례도 있다. 역시 삼성생명이 개입된 사례를 하나 더 들어 보자. 
  • 현 공정거래위원장인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경제개혁연대를 이끌던 2008.1.16.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등이 99년 한빛은행(현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로부터 삼성투자신탁의 지분을 헐값에 인수해 삼성생명 등에 손해를 입혔다"며 이 전무와 삼성생명 전·현직 임원인 황영기, 이수빈, 배정충씨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https://bit.ly/2MBrv3s)한 바 있다. 
  • 이 사건의 경우에도 삼성생명의 이건희 회장에 대한 대출도 없었고, 삼성 계열회사의 주식을 취득한 적도 없다. 오히려 주식인수를 사실상 포기하고 이를 헐값에 이재용 전무에게 넘기고 삼성생명은 손해를 본 것이 문제의 본질이었다. 

 

  • 결국 몇 가지 제한적인 안전장치를 열거적으로 배치했다는 이유로 재벌의 사금고화를 충분히 방지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착각이거나, 아니면 재벌에게 은행을 가져다 바치겠다는 악의적 사고의 발로일 수밖에 없다.

 

7. 당초에는 재벌기업의 은행 진출은 막겠다고 그러지 않았는가?

  • 그랬지만, 점점 말을 바꾸고 있다.

 

7-1. 그렇게 말을 바꾸는 이유는 무엇인가?

  • 무슨 일이 있어도 카카오에게 은행을 주기 위해 그러는 것이다. 카카오는 이미 기업집단의 규모가 8조5천억 원(2018년 5월 기준)에 달하는 준 재벌이다 (정확히는 현재 이미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해당함). 만일 자기자본이 1조 3천억 원인 카카오뱅크를 계열회사로 편입할 경우 기업집단의 규모는 9조 8천억 원이 되어 사실상 재벌(정확히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라고 하여 자산 규모가 10조 원 이상인 기업집단)이 된다. 따라서 재벌에게 은행진출을 불허하는 정책을 펼친다면 카카오는 은행을 가져서는 안 된다.

7-2. 그럼 카카오는 은행을 가질 수 없다고 하면 되는 것 아닌가?

  • 당연히 그러면 된다.

 

  • 그런데 정부가 카카오에게 은행 주기 위해서 원칙을 계속 바꾸고 있는 것이다.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에 합당한 자격을 갖춘 자에게 은행을 허가해 주어야 하는데, 지금 정부는 당사자를 먼저 결정하고, 그 당사자가 선발될 수 있게 규칙을 이리저리 바꾸고 있는 것이다. 본말이 전도된 정책이다.

 

  • 대학입시로 비유하자면 전형 원칙을 먼저 세우고 그에 합당한 사람이면 누구든지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합격자를 미리 정해 두고 그 사람에게 유리하도록 전형 기준을 합격자에 맞춰서 고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위인설법(爲人設法)은 당연히 잘못된 것이다.

 

8. ICT 기업에 한해 재벌이라도 은산분리 예외를 두겠다는 말도 있는데, 무슨 뜻인가?

  • 카카오에게 은행 주기 위해 꼼수를 찾는 과정에서 나온 발상이다.
  • 당초에는 “재벌”은 안 된다고 했다가, 그 다음에는 “총수 있는 재벌만 안된다”고 말을 바꾸더니, 지금은 “총수 있는 재벌은 안 되지만, ICT 기업이라면 괜찮다” 이렇게 말을 또 바꾼 것이다.
  • 이런 배경에는 카카오가 곧 총수 있는 재벌이 되어 은행은 물론이고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도 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카카오가 낙점될 수 있게 예외 기준을 다시 만든 것이다.
  • 현재의 기준은 “개인 총수 있는 자산규모 10조 원 이상인 기업집단 즉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인터넷전문은행을 가질 수 없지만, “ICT 업종을 영위하는 비중(자산 규모로 산정)이 50% 이상인 기업집단”은 설사 총수가 있고 10조 원을 넘더라도 예외로 하자는 것이다.

 

 

9. ICT 기업에게 한해서 완화한다면 괜찮은 것 아닌가?

  • 그렇지 않다. 어떤 기업을 "ICT 기업”이라고 할 것인가 하는 점이 자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9-1. 통계청장이 고시하는 표준산업분류 이런 것을 따르면 되지 않을까?

  • 이 부분은 다소 복잡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표준산업분류 상 “정보통신업”이라는 것이 있고, 이와는 별도로 OECD 과학기술위원회의 기준 등을 참고하여 일부 업종을 가감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분류가 있기 때문이다(전자를 표준분류, 후자를 특수분류라고 함).
  • 그런데 4차 산업혁명 등 기술혁신과 조금 더 관련이 많은 분류는 특수분류인 ICT 산업분류다. 이에 비해 표준분류 상의 “정보통신업”에는 출판, 언론, 방송 등 도 포함되어 있다.

<표준분류와 특수분류의 차이>

구분 표준분류 특수분류
업종

출판, 영상, 방송, 우편,

프로그래밍, SI, 정보서비스업

제조업(반도체,전자부품,컴퓨터 제조 등)

재화관련 서비스업(컴퓨터등 도매·임대)

무형서비스업(전기통신, 프로그래밍,

SI, 정보서비스, 수리)

예시 SBS, 종편, 만화출판사 삼성전자, 컴퓨터 임대업체

<출처 : 한겨레 2018년 8월 20일 A16면1단 기사, https://bit.ly/2Ml7ejb&gt;

 
  • 문제는 어떤 분류를 “ICT 기업”의 정의로 채택하는가에 따라 허용되는 업종이 상당히 변화한다는 점이다. 
  • 특수분류인 ICT 산업분류를 채택할 경우 컴퓨터 제조업, 반도체 제조업, 휴대용 통신 단말기(휴대폰) 제조업 등이 망라되므로 삼성전자가 ICT 기업이 되는데 비해, 표준분류인 정보통신업에 따른 경우 신문, 잡지, 방송, 영화, 인터넷 포털 등은 ICT 기업에 해당되지만 컴퓨터 제조업 등은 제외된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삼성전자는 해당 사항 없고 그 대신, 일간지나, 종편 방송 등이 ICT 기업이 된다.  
  • 그러나 이런 정부와 여당의 무리한 ICT 기업 정의와는 달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7 정보통신산업의 진흥에 관한 연차보고서인 『ICT 산업 현황 및 성과』 제9쪽~제10쪽에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ICT 기업으로 삼성전자를 소개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삼성전자는 세계 10대 ICT 기업에 지속적으로 이름을 올려 왔다. 

세계ICT기업의 시가총액 추이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 산업 현황 및 성과』 제10쪽에서 재인용>

 

  • 두 분류 중 ICT 업종의 특성을 특별히 고려해서 만든 기준인 ICT 분류 기준을 사용하는 것이 상식적인데 그 경우 삼성전자가 당연히 포함되는데 이 경우 ICT 기업에 예외를 허용하면 곧장 “삼성 은행”이 탄생할 수 있다. 
  • 반대로 표준분류 상의 정보통신업을 ICT 기업이라고 하면 예를 들어 “종편 은행”이 탄생하는 것이다. 
  • 언론(https://bit.ly/2vXuGZt)에 따르면, 정재호 의원실은 “법 조문에는 예외적 허용 업종을 ICT가 아니라 통계청 표준산업분류 상 ‘정보통신업’으로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하지만, 이는 현재의 논의가 얼마나 부실하게 땜질처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지를 드러내는 대목일 뿐이다. 통계청의 산업분류가 고정된 것이 아니고, 기업의 업종변경이 어려운 일도 아니다. 자의적 판단에 따라질 수 있는 업종을 기준으로 은산분리 규제를 허물겠다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일 뿐이다. 

 

10. 종편 은행 또는 삼성 은행 만드는 것이라면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

  • 그렇다. 막아야 한다.
  • ICT 기업이라고 칭하면 매우 중립적인 것 같고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구체적인 기업들을 대입해 보기 시작하면 여러 가지 우려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10-1. 인터넷 포탈에게만 준다면 괜찮지 않나?

  • 그렇지 않다. 2가지 이유가 있다.

 

  • 첫째, 인터넷 포탈이라고 사금고화의 유혹에 빠지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 유인은 모든 기업들이 잠재적으로 가지는 것이고 인터넷 포탈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그 계열기업의 수가 60개를 훌쩍 넘어서서 삼성보다도 많다. 이들 사이에 부당 내부거래가 있을 여지도 있어서 사금고화의 잠재적 동기는 여전히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 둘째, 인터넷 포탈도 사실상의 언론 기업이라는 점이다. 이런 식으로 보면 ICT 기업을 표준분류 상의 “정보통신업”으로 한정하겠다는 말은 “언론 회사에 은행 허가해 준다”는 식의 해석도 가능하게 한다. 권력과 언론이 이권을 놓고 거래하는 것은 여러 모로 바람직하지 않다. 이명박 정부 때 종편 새로 허용하면서 얼마나 많은 문제가 있었는가?

 

 

11. ICT 기업으로 제한하는 것도 여의치 않으면, 그냥 최초 승인 당시에만 재벌 아니면 그 이후에 재벌로 성장해도 눈감아 주면 되지 않을까?

  • 그런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안 된다.
  • 이것은 은행 규제의 대원칙인 “동태적 적격성 심사(dynamic fit and proper test)”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발상이기 때문이다.

 

  • 동태적 적격성 심사란 은행 등 금융기관의 대주주가 되려는 자가 인가 시에만 일시적으로 대주주 자격을 충족하는 것처럼 하고, 인가 받고 나서는 자격요건을 못 갖추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 “인가 후에도 인가 당시와 동일한 요건을 지속적으로 (즉 동태적으로) 보유할 것을 요구하고 이의 충족 여부를 정기적으로 심사하는 것”을 말한다.

 

  • 그런데 만일 ‘한도초과보유주주가 되려는 자는 재벌에 해당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면 이는 인가 당시에만 충족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인가 후에도 동태적으로 계속 충족해야 하는 것이고, 따라서 인가 후에는 이를 내버려도 좋다는 감독원칙은 금융감독의 ABC가 아닌 것이다. 

 

 

12. 현재 언론에서 거론되는 기업들은 실제로 대주주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고 있는가?

  • 아니다. 상당수는 이런 저런 이유로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없다.

 

  • 우선 KT는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았기 때문에 5년 동안 대주주가 될 수 없는데 아직도 3년 반 정도 이 기간이 남아 있다.
  • 그 밖에 KT, 우리은행, NH투자증권은 모두 케이뱅크 인가 신청을 제출한 당사자였는데, 현행 은행법상 충분한 자본확충 능력을 보유하지 않았으면서도 충분한 자본확충능력을 보유했다고 거짓말하고, 그에 근거하여 은행업 인가를 부당하게 받은 혐의가 있는데, 이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사실상 금융관련 법령을 위반한 것이므로 문제가 될 수 있다.

 

  • 카카오의 경우 최근에 계열회사로 합병한 로엔엔터테인먼트 (현재는 “카카오M”으로 개명)가 온라인 음원가격 담합으로 2016년에 1억 원의 벌금형을 받았고, 최근 카카오와의 합병이 예정(https://bit.ly/2MYcFAL)되어 있다. 합병 여부와 무관하게 은행의 대주주 심사는 모든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는 동일인 개념으로 진행되는데 카카오 그룹 중에서 카카오와 로엔엔터테인먼트만 상장된 회사로 그룹의 중핵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있다. 

 

  • SK텔레콤이나 LG U+ 같은 통신회사들도 거론되고 있으나, 이들은 모두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에 소속된 자회사 등이라서 은행을 보유할 수 없다. 왜냐 하면 일반 지주회사는 비금융회사만 자회사 등으로 편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결국 남는 것은 네이버와 삼성전자, 그리고 신문, 방송, 종편 등 언론사들뿐이다. 이래서 “삼성 은행” 또는 “종편 은행”이라는 말이 나오고, 이번 은산분리 완화 시도가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제2의 종편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13. 현재 정재호 의원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듯한데, 독소 조항은 없는가?

  •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칙 제2조다.

 

13-1.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더니 도대체 부칙 제2조가 무슨 내용을 담고 있나?

  • 현재 은행법에 따라 인가받은 인터넷전문은행은 자동적으로 특례법상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간주하는 소위 “자동 전환” 규정을 말한다.

<정재호 의원안 부칙 제2조>

 

부칙 제2조(경과조치) 이 법 시행 전 금융위원회가 은행업을 전자금융거래의 방법으로 영위할 것을 조건으로 「은행법」에 따라 인가한 은행은 이 법에 따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본다.

 

  • 이 조항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케이뱅크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허위로 은행업 인가를 받았을 수 있고, 이 경우 이들 3개 주주들이 다시 특례법상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신청하면 인가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KT 의 공정거래법 문제는 별도로 하더라도) 그런데 이 자동 전환 규정은 그런 장애물을 치워버리는 특혜 조항이다.
  • 카카오 역시 로엔엔터테인먼트가 벌금형을 받았기 때문에 현재의 은행업 면허를 반납하고 특례법에 따른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새로 신청할 경우 동일인 자격에 문제가 생겨서 인가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자동 전환 조항 때문에 이런 문제가 가려질 수 있다. 
  • 따라서 이 부칙 제2조는 우선적으로 삭제되어야 할 독소조항이다.

 

14. 법안 심의 과정은 민주적이고 사회적 합의는 충분한가?

  • 전혀 그렇지 않다.
  • 대통령 공약 파기가 명백하고, 더불어민주당의 당론 변경이 명백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 국민에게 충분히 설득하고 여론 주도층과 토론 및 설득 했는가? 아니다.
  • 법안의 구체적 내용은 충분히 검토되었는가? 아니다.
  • 특히 특정 기업을 염두에 두고 제도를 맘대로 왜곡하여 설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지극히 그런 색채가 짙다.
  •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가 아닌가? 특혜 시비가 나올 수밖에 없다.
  • 결국 이런 논란에서 자유스럽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충분하게 대화와 토론을 거쳐서 추진하는 것이 마땅하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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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24일 수요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 

 

영하 20도의 한파 속에도 어김없이 1319차 정기 수요시위가 열렸습니다. 이날 수요시위는 특별히 참여연대가 주축이 되어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평화군축센터와 청년참여연대, 청년공익활동가, 자원활동가들도 한마음 한뜻으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살을 에는 추위에도 위안부 할머니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얼어붙지 않습니다. 일본과 한국 정부는 지금 당장 한일 위안부합의를 폐기하고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현장

 

수, 2018/02/2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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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라 참여연대, 날아라 민주주의
이달의 참여연대

박근용, 안진걸 전 공동사무처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박정은 신임 사무처장이 보고 드립니다 

 

오랜만에 활동보고로 인사드립니다. 참여연대에서 1월과 2월은 총회를 준비하면서, 지난해 활동을 돌아보고 올해 추진할 사업들을 세우는 기간입니다. 외부 행사와 일정이 최소화되는 시간이지요. 하지만 지난해 박근혜 탄핵 촛불과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올해 연초부터 참여연대는 숨 가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현재 참여연대 활동의 키워드는 #이명박 #이재용 #공수처 #평창평화올림픽 #채용비리 #주거급여 #파리바게뜨 #최저임금 #공익활동가학교 #개헌 #총회준비 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조속히 수사하라

다스

또 한 분의 전직 대통령의 불법, 비리행위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진실이 점차 드러나고 있는 다스 실소유주 문제가 핵심 문제 중 하나입니다. 지난해 12월 이명박 등을 고발한 참여연대는 이명박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근거를 제시하고, 지난 11년간 검찰과 특검의 부실수사 문제를 지적하는 이슈리포트를 최근 발표했습니다. 검찰의 적극적인 수사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제기되는 각종 비리와 불법 의혹들이 제대로 규명되도록 촉구할 것입니다. 

 

반면, 최근 검찰은 UAE와 비밀군사협정을 체결한 이명박 등의 중대한 헌법 위반행위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한다고 참여연대에 통보해왔습니다. 지난달 참여연대가 시민 고발인 1,382명과 함께 이 전 대통령과 김태영 전 국방장관을 고발했는데, 검찰이 단 한 차례의 고발인 조사도 없이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을 한 것입니다. 참여연대는 공소시효 만료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곧바로 서울고등법원에 공소 제기 결정을 구하는 재정신청을 했습니다. 

 

최저임금보다 중소상공인을 괴롭히는 것

올해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전년 대비 16.4%가 인상되면서, 기업과 보수언론들이 영세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강조하며, 최저임금 인상에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경제민주화네트워크 차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영세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 인상 자체를 반대하는 것처럼 호도하는 문제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함께한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인상보다는 오히려 높은 수준의 카드수수료, 가맹점·대리점 본사의 높은 로열티와 물품 폭리, 폭등하는 상가임대료와 건물주의 횡포 등이 부담스럽고 어려운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기본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중소상공인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재벌대기업의 불공정 행위 근절,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수익배분구조 개선, 임대료 폭등 방지 등을 위한 정책과 입법이 함께 이루어지도록 활동할 것입니다. 

 

법관 사찰에 대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을 고발하다

고발

앞서 1월 참여연대는 시민 1,080명과 함께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법관 사찰’ 문건 책임자들을 직권남용죄 위반으로 고발한 바 있습니다. ‘법관 사찰’ 문건의 존재는 사법행정권을 가진 법원행정처가 헌법이 보장하는 법관과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한 것으로, 참여연대는 이를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로 보고 있습니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만큼 철저한 수사를 통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주거취약계층 보호 못 하는 주거급여 실태와 개선 방향 제시

주거급여

지난해 주거급여의 부양의무자기준이 폐지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현행 주거급여로는 취약계층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참여연대는 주거급여의 현황과 개선방안을 담은 이슈리포트를 발표하여 민간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수급가구의 주거급여가 월평균 임차료(2016년 기준 20.2만 원)에 훨씬 못 미치고, 월평균 급여액이 5만 원 이하인 가구가 전체의 13.8%에 이른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주거비 부담이 가장 높은 1급지(서울)의 경우, 임차가구의 33%가 최저주거면적에 미달할 정도로 주거취약계층이 마주한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취약계층의 주거권을 보장하는 수준의 주거급여가 되기 위해서는 기준임대료 상향과 법률에 최소한의 급여 보장 수준 반영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시했습니다. 주거권 보장을 위한 활동은 올해 더 활발히 이어갑니다. 

 

이재용 집행유예 판결, 이건희의 수많은 차명계좌,

재벌 봐주기 안 된다

좌담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판결은 사법부의 낯 뜨거운 민낯을 보여주었습니다. 2심은 1심 판결을 뒤집고 대부분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결하여 부도덕한 정경유착 사건이라는 본질을 외면했습니다. 이재용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과 일부 차이가 있지만, 최순실 재판부의 경우도 신동빈 롯데 회장 등에 대한 판결에 비해, 삼성에 대해서는 뇌물죄 적용을 최소화하여 마치 뇌물공여가 권력자의 강요에 의해 수동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참여연대는 이재용 판결을 강력히 규탄하는 입장을 발표하고, 판결의 문제점을 짚는 긴급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참여연대 웹사이트에 이재용 1심과 2심 판결문을 게재하여 시민들이 직접 판결문을 보고 평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건희 차명계좌는 과거 조준웅 삼성 특검과 금융감독원이 발견한 것과 별개로 72명의 삼성 임원 명의로 된 260개의 계좌가 또다시 드러났습니다. 캐면 캘수록 나오는 차명계좌에 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 사법처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더불어 참여연대는 그동안 과세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국세청에 대한 조사와 조속한 과세 추진, 이건희 회장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당국에 촉구하고 있습니다. 

 

평창 이후에도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 중단 촉구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다행히 한반도에 조성되었던 군사적 긴장이 대화국면으로 전환되었습니다.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의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고, 한국 정부의 북미 대화 촉진 의지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평창 올림픽 이후 다시 조성될 수 있는 군사적 대결 분위기를 모두들 우려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한미군사훈련과 북의 핵미사일 실험 등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을 전면 중단할 것과 북미간의 대화와 협상을 촉구하는 입장을 여러 시민평화단체들에게 제안해서 발표했습니다. 한국 시민사회의 군사행동 중단과 평화에 대한 호소를 미 행정부와 의회에 전달하고 국제 평화단체와의 공동행동에도 나설 것입니다.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해결 과정에서의 연대와 공조의 경험 

협약

지난 연말 논란이 되었던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가 1월 11일 두 비정규직노동조합과 파리바게뜨 본사 간의 합의로 타결되었습니다. 지난해 11월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위해 참여연대 등이 참여해 출범한 시민사회단체 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가 활동한 지 2개월 여만입니다. 파리바게뜨 본사가 제빵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방안은 아니었지만, 본사의 책임을 담보하는 다양한 방식의 고용이 논의되었고 합의에 이르기까지 이해당사자와 여러 주체의 공조와 연대가 발휘되었습니다. 참여연대도 그 합의 도출까지의 과정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습니다. 지난 연말 고용노동부가 입법예고한 고용보험법 개정안에 대한 참여연대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정부안이 실업급여 지급수준 인상(평균임금의 50%→60%)과 지급기간 연장(30일) 등을 담고 있는 것은 실업급여 보장성 강화에 부합하는 것으로 평가할 만하지만, 실업급여 하한액을 최저임금의 80%로 조정하는 것은 70% 가까운 수급자가 하한액 적용을 받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 의견을 제출했습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대한 외압, 공수처가 필요한 이유

하나은행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 설치에 대한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공수처 논의는 전혀 진전이 없습니다. 자유한국당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수처 설치 논의를 위해 지난 연말 국회에서 통과된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이하 사개특위)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시간을 허비하다가 2월 23일부터 한 달간 법무부, 검찰청, 법원행정처 등 5개 기관 업무보고를 받겠다는 정도의 여야 합의를 이룬 상황입니다. 자유한국당의 보이콧에 민주당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참여연대는 모든 수단을 다해 사개특위를 가동시켜 국회가 공수처 설치법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하는 서명캠페인에 돌입했습니다. 검찰개혁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최근 안미현 춘천지검 검사가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과정에서의 외압을 폭로했습니다.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과 염동열 의원, 당시 고검장 이름 등이 등장하는 증거목록을 삭제하라는 압력을 받았다는 것으로, 이 사건에는 당시 최종원 춘천지검장과 김수남 검찰총장도 등장합니다. 그동안 강원랜드 채용비리는 부실수사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던 사건입니다. 정치권력과 검찰권력의 결탁으로 수사를 무마하려 한 것은 공수처가 왜 필요한지를 설명해주는 것입니다.

 

참여연대는 염동열, 권성동 의원에 대한 봐주기 수사와 외압 여부를 국정조사나 특검을 통해 진상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강원랜드 부정채용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던 참여연대는 권성동,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부정 청탁과 총 22건의 채용비리 정황이 확인된 시중은행들에 대한 항의행동에 나섰습니다. 청년참여연대 등 여러 청년단체들은 채용비리 수사 건이 가장 많았던 KEB하나은행 앞에서 채용비리를 강력히 규탄하고, 부정 입사자 합격 취소와 피해자 구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통한 합당한 처벌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보편적 아동수당 도입 촉구

결국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소득 상위 10% 가구의 아동을 배제하는 아동수당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모든 아동에게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제도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을 넘어서지 못하고 후퇴한 것입니다. 납세자와 수혜자를 분리하는 선별적 복지제도는 안정적으로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상위 10% 제외라는 것이 불러올 행정력 낭비와 사회통합 저해요소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관련하여 참여연대를 비롯한 많은 보육인권단체들은 정부와 국회가 지난 대선에서 약속한 대로 보편적 아동수당을 제도화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는 지방선거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왜곡된 아동수당 도입에 책임이 있는 정당과 정치인들을 알리는 활동을 해야 하겠습니다. 

 

청년공익활동가학교 21기 수료, 아카데미느티나무 봄학기 개강

수료

“평생 잊지 못할 경험”, “앞으로 어떤 식으로 살아야 할지 알려준 소중한 시간”, “함께하는 사람들과 앞서간 사람들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기회” 벌써 21기를 맞이한 청년공익활동가학교 참가 청년들의 평가입니다. 27명의 청년들이 6주간 인권과 참여민주주의, 청년문제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들을 배웠습니다. 권력을 대항하는 운동에 필요한 도구들을 익히고, 젠더, 환경, 노동, 청년주거 관련한 직접행동을 함께 기획하고 진행했습니다. 겨우내 준비한 아카데미느티나무 봄 학기가 3월부터 시작됩니다. 제주 4.3 70년을 특별기획으로 한 봄 강좌는 정치사회적 주제, 문학과 예술을 넘나드는 삶 등 아카데미느티나무만의 색깔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봄 강좌는 엄기호 선생님의 <세계를 짓는 기예, 사랑>(3/5), 주진형 선생님의 <알아두면 삶이 바뀌는 경제지식>(3/6)으로 시작합니다. 수강신청이 이미 마감된 강좌도 있다고 하니 서둘러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는 3월 3일, 참여연대 제24차 정기총회 개최

총회

참여연대 총회준비위원회(이하 총준위) 활동이 집중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운영위원회 각 분과에서 모신 회원 네 분을 비롯해 총 39명으로 구성된 총준위는 산하에 안건검토소위(총 5회 회의)와 임원추천소위(총 6차회의)를 두어 총회에 제출할 안건을 마련하였습니다. 안건검토소위에서는 2017년 활동평가와 2018년 사업계획을 검토하였고, 임원추천소위에는 집행위원과 운영위원, 사무처장 등 임기만료에 따른 연임과 추천 인사들을 검토했습니다. 2월 12일 3차 총준위에서는 운영위원회(2/24)와 총회(3/3)에 올릴 임원 추천안과 사업보고, 사업계획안을 확정지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졌던 헌법에 대한 연구와 토론은, 참여연대 개헌시안으로 만들어져 조만간 확정됩니다. 참여연대 개헌시안 준비과정과 내용은 특집에서 별도로 다룹니다. 

수, 2018/02/2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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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드는
참여사회

 

봄날 아지랑이처럼 헌법 개정 논의가 슬슬 피어나고 있습니다. 이번 호 특집은 ‘개헌’에 대해 알아봅니다. 대통령도, 국회도 저마다의 개헌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도 당연히 개헌에 관심이 큽니다. 흔히들 헌법은 그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와 미래의 모습을 담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어떤 개헌을 원할까요? 특집 필자들은 기본권 강화, 직접민주주의 제도화, 권력구조개편 등을 새로운 헌법에 담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시민의 관점에서 만든 우리 참여연대의 헌법개정안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3월호 <통인>에서는 황미정 참여사회 편집위원이 『조선왕조실록』 시리즈에 이어 일제강점기를 다룬 만화 『35년』을 내놓은 박시백 작가를 만났습니다. ‘친일청산 문제의 가장 큰 부분은 주범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그들의 반성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며, 뼈저린 반성 없이 용서는 헛일이라는 그의 역사인식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호모아줌마데스의 <만남>은 신혼의 박열음 회원을 찾아갔습니다. 그는 한때 카페 겸 공방 ‘마음은 콩밭’을 운영했고, 카페통인에서 일하기도 했으며, 오랫동안 느티나무 소모임 활동을 해온 활기 넘치는 열심 회원입니다. 또 그는 ‘사람의 손과 오후의 햇살’이 공모하여 만들어낸 이런저런 색깔의 옷감으로, ‘쓸모없음으로 해서 쓸모가 있는’ 소품을 만드는 평화로운 사람입니다. 참, 그의 어머님도 우리 회원이고 예전에 <만남> 인터뷰에 나온 적도 있답니다. 

 

오는 3월 3일(토)에 참여연대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많이들 참석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박근용, 안진걸 사무처장이 박정은 신임 사무처장과 임무교대합니다. 두 분 사무처장의 그동안 노고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박정은 사무처장의 큰 활약을 기대합니다.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저는 편집위원장을 그만둡니다. 참여연대 공동대표 법인 스님이 새로 편집위원장 직을 맡으십니다. 인문적 소양이 깊고, 문장가이신 법인 스님께서 『참여사회』를 더 훌륭하게 만드실 것으로 믿습니다. 지난 2년 동안 편집위원 분들, 박정진 표지 디자이너, <만남>의 박현아 인터뷰어, 칼럼 필자들, 이선희 팀장, 이한나 간사, 그리고 무엇보다도 독자 여러분 덕택에 『참여사회』의 지면이 유익하고 풍성했고, 저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편집위원회를 꾸려올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새봄에 건승하십시오. 

 

 

참여사회 편집위원장 

김균

수, 2018/02/2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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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표지

 

특집1_오늘의 헌법, 내일의 헌법

왜 지금 
헌법을 바꿔야 하나?

 

글.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국민주도헌법개정전국네트워크 상임운영위원

 

 

헌법 개정 얘기를 하면 흔히 돌아오는 질문들이 있다. “헌법 중요한 거 누가 모르나? 하지만 바꿀 수 있기는 한가?”, “지금 당장 필요한 민생개혁은 뒷전으로 미루고 정치권의 이권다툼으로 정쟁만 격화되는 거 아닌가?” 대개 일리가 있는 지적이고 걱정이다. 헌법 개정을 정치권에만 맡겨둘 경우 이런 걱정이 현실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국민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나서면 상황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지난 2016년 겨울, 광장에서 우리 모두가 확인한 것도 바로 그것 아닌가? 

 

촛불광장의 민주주의를 새로운 대한민국 헌법으로 

모든 개헌이 혁명은 아니지만 시민의 촛불항쟁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명실상부한 시민혁명으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개헌이 수반돼야 한다. 4.19혁명 이후에도, 6월 항쟁 이후에도 헌법을 개정하여 국민이 요구한 권리와 변화한 시대정신을 반영했다. 국민이 뜻이 반영된 헌법 개정은 오직 이 두 차례뿐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촛불집회를 거치면서 시민들의 주권에 대한 자각과 헌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낡은 헌법을 손보는 일도 몇몇 정당과 정치인들의 전유물이 되지 않도록 해야할 조건이 성숙한 셈이다. 낡은 헌법을 바꿔야 한다면, 촛불광장의 열기가 사라지지 않은 지금, 국민의 발언권이 가장 강력한 바로 지금이 헌법 개정의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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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바꾸는 개헌

헌법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의 권리’가 무엇인지 규정함으로써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헌법이란 결국 지금 여기서 살아가는 내 삶을 규정하는 구조들을 제도적으로 표현한 문서다. 헌법에서 ‘권리’로 인정되면, 국가는 그 추상적인 권리를 실제로 작동하는 정책과 제도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추상적으로 헌법에 담는 것과 사회보장권과 국가의 책무를 헌법에 명시하는 것은 크게 다르다. 권리담지자인 국민들이 의무 담지자(擔持者)인 국가에 구체적으로 청구할 권리가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아동과 노인, 장애인을 ‘보호’의 대상으로 보는 헌법조문을 유지하는 것과 이들을 권리의 주체로 헌법에 명문화하는 것의 차이도 분명하다.  

 

이번 개헌은 대한민국의 주권자로서 갖는 국민의 권리를 구체화하고 대폭 확대하는 개헌이 되어야 한다. 더불어 모든 사람들이 보장받아야 할 기본 인권과 성평등을 강화하고 구체화하여 조문화하는 개헌이 되어야 한다. 특히 다문화사회로 진입하는 지금, 각종 차별을 금지하고 사회경제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누구도 부당하게 배제되고 추락하지 않도록 각종 헌법적 장치를 정비해야 한다. 또한 새로운 시대적 과제인 생태위기와 자연재해, 미세먼지와 먹거리 안전 문제를 해결하고, 이미 현실이 된 정보사회와 탈산업사회에 대비하는 것도 헌법이 해결할 과제다.

 

사회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결할 개헌  

87년에 개정되어 30년이 흐른 현행 헌법에는 그동안 극심해져 온 사회적 양극화와 불평등, 저출산 고령화를 해소할 적극적인 장치가 턱없이 부족하다. 현행 헌법에 ‘경제민주화’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으니 헌법 탓만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지만, 그건 문제해결에 관심이 없는 한가한 소리다. 헌법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으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이 분명하다. 헌법을 개정하여 재벌대기업의 독점과 전횡을 막을 적극적 수단, 부동산 투기를 막을 적극적 수단, 중소기업과 중소상공인을 보호하고 육성할 근거, 넘쳐나는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을 해결할 대책, 그리고 노동자들이 스스로 단결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구적 수단을 헌정질서의 일부로 확보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사회보장과 사회서비스에 관한 권리,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를 보장받을 권리, 건강할 권리, 교육받을 권리와 학습할 권리, 문화를 향유할 권리, 임신·출산·보육에 관한 권리와 국가의 지원 의무 등을 헌법에 구체화하여 사회적 기본권과 안전망이 온전히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낡은 정치를 바꾸는 개헌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도 개헌은 필수다. 촛불집회 이후에도 국회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적폐청산도, 사회대개혁도 국회 앞에만 가면 멈춰 선다. 정당과 정치인들이 민의에 따르지 않고도 그럭저럭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과두제 정치구조, 승자독식의 선거제도 때문이다. 현행 헌법에는 국회가 다양한 민의를 반영하여 입법 활동과 행정부 견제에 전념하지 않을 때, 국민이 심판할 수단도 턱없이 부족하다. 

 

국회만이 문제는 아니다. 국민이 제대로 견제하고 개입할 수 없는 정부와 사법부를 그대로 두고서는 1,700만 명이나 참여한 촛불집회로 애써 이룩한 민주주의도 쉽사리 다시 후퇴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국정농단 사태도 87년 헌법의 미비점 때문에 생겨났다. 87년 헌법을 통해 대통령과 국회를 국민의 손으로 뽑을 수 있도록 개정한 것은 큰 성과였지만, 대통령을 ‘국가원수’니, ‘헌법의 수호자’니 하며 제왕처럼 떠받드는 국부독재 시절의 독소조항이 적지 않다. 국무위원은 물론이고 사법부를 비롯한 다른 헌법기관에 대한 대통령의 인사권도 지나치게 크다. 사법부나 검찰, 국정원과 군에 대해서는 국가권력의 개입과 장악이 손쉬운 반면, 국민이 통제할 방안은 마땅치 않다. 이참에 낡은 정치구조, 오래된 특권적 관료통치구조를 개혁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촛불의 정신은 직접민주주의의 제도화 

촛불정신을 온전히 제도화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대의기구가 작동하지 않을 때 주권자가 직접 나설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도입하는 것이다. 국회가 법을 만들거나 개정하지 않을 때 국민이 일정 수의 서명으로 직접 발의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발안제, 국민이 법안을 발의해도 국회가 움직이지 않을 때 국민에게 직접 의견을 구하는 국민투표제, 나아가 부적격 정치인을 국민의 힘으로 끌어내리는 국민소환제의 도입이야말로, 촛불광장의 정신을 제도화하는 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모든 면에서 표현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확대하고 자치권과 저항권을 강화하는 것은 촛불시민들이 당당히 요구해야 할 핵심 개헌과제라 할 수 있다. 

 

탄핵연합은 개헌연합으로 이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당장 개헌이 필요한 이유를 열거해 봤다. 이 모든 이유와 당위에도 불구하고, ‘지금 정도면 나쁘지 않은데 굳이 가능성도 없어 보이는 개헌에 목매야 하는가’가 의심된다면 이걸 생각해보자. 

지난해 우리가 사상 유래 없이 평화롭고 압도적인 촛불혁명을 통해 정권을 교체할 수 있었던 것은 강력한 시민의 의지에 놀라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파면’이라는 일시적인 연합정치가 작동한 결과였다. 하지만 이런 연합이 늘 성공적으로 형성되리라고 장담할 수 없고 압도적 시민행동이 매번 일어난다는 보장도 없다. 낡은 제도와 정치구조를 그대로 두고 주권자와 주민들의 ‘슬기로운’ 투표행위를 통해서 극복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지금의 대통령과 여당이 앞으로도 압도적인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리라 단정하여 다양한 민의를 온전히 반영하는 정치구조와 조화롭게 배분된 권력구조를 설계하는 일을 게을리한다면 나중에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탄핵운동에 동의했던 70~80%의 국민들과 합리적 보수정치세력들까지도 함께 할 수 있는 헌법 개정과 정치 개혁을 위한 연합이 재건되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① 

 


졸고, “촛불혁명 연합을 개헌과 선거개혁을 위한 연합으로”, 창비주간논평. 2018. 1. 18

수, 2018/02/2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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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2_오늘의 헌법, 내일의 헌법

직접민주주의 도입을 위한 개헌

글.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국민주권 실현을 위한 발명품, 직접민주주의 

국정농단과 촛불집회 이후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원래 직접민주주의를 의미했다. 아테네의 민주주의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집회민주주의였다. 이후 집회민주주의는 인구 규모가 작은 공동체에서나 가능한 것이었고, 인구가 늘어나면 장소적 한계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다. 1793년의 프랑스 혁명헌법에 의해 고전적인 집회민주주의와는 다른 표결민주주의로서 직접민주주의가 최초로 도입되었다. 직접민주주의는 이 헌법을 실질적으로 기초한 콩도르세(Marquis de Condorcet)가 루소의 국민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만든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직접민주주의가 꽃피지 못하고 스위스에서 일상적인 정치질서로 활성화되었다. 오늘날 직접민주주의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한 곳에 모일 필요가 없이 투표소에서 특정한 안건을 찬반투표로 결정하는 표결민주주의를 의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를 통해 장소적 한계를 극복하여 국가 규모에 상관없이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직접민주주의는 스위스에서 1830년대 자유주의적 갱생운동과 1860년대 민주화운동에 의해서 도입되었다. 먼저 칸톤 차원에서 도입되고 연방과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되었다. 대의제도가 국민다수를 대표하지 못하고 금융자본과 철도자본에 포획되어 농민과 노동자, 자영업자들의 삶은 비참하였다. 대표자들이 국민다수를 대표하지 못하는 경우에 국민이 나서서 스스로를 대표하려는 제도로 자리 잡았다. 1890년대 이후에 비슷한 상황에 처한 미국에서는 스위스 직접민주주의를 배우려는 열풍이 일어나 스위스 직접민주주의를 소개하는 책자가 성경보다 많이 팔렸다고 한다. 미국은 1900년대 초 여러 주에서 직접민주주의를 도입하였다.

 

21세기 민주주의는 직접민주주의 확대의 역사

우리나라도 국회가 국민다수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닥을 치면서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늘날 세계 38개 국가에서 직접민주주의를 도입하여 실시하고 있다. 20세기 민주주의 역사가 선거권확대의 역사였다면 21세기 민주주의는 직접민주주의 확대의 역사가 될 것이다.

  

한국의 직접민주주의제도는 전국 단위에서 실시되는 것으로는 헌법상 규정된 국민투표제도가 있다. 1954년 임의적 국민투표제도가 헌법에 도입된 적이 있었으나 유신헌법에서 폐지되었다. 지방차원에서는 노무현 정부가 주민투표제도와 주민소환제도를 도입했지만 대상과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여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직접민주주의제도는 국민투표와 국민발안, 국민소환의 세 가지가 있다. 국민투표(Referendum)는 국회가 국민의사에 반하는 법률안이나 안건을 통과시킨 경우 그 효력을 거부(Veto)하기 위한 절차다. 이런 점에서 국민투표는 국회에 대한 비상제동장치에 해당한다. 국민투표는 임의적 국민투표와 필요적 국민투표가 있다. 임의적 국민투표는 국회가 법률을 가결하거나 결정을 한 날로부터 일정 기간 내에 일정 수의 서명을 받아 국민투표를 청구하면 국민투표를 실시하여 찬반을 결정한다. 국회의 법률안 등이 국민투표에서 거부되면 그 효력을 상실한다. 필요적 국민투표는 일정한 사안에 대해 반드시 국민투표를 거치도록 헌법이나 법률에서 직접 규정한 경우를 의미한다. 예컨대 헌법개정안에 대한 국민투표가 이에 해당한다. 

 

국민발안은 국회에 대한 비상가동장치

국민발안(Initiative)은 국민의사에 반하여 법률안 등을 의결하지 않는 경우에 일정 수의 국민이 서명을 받아 법률안 등을 발의하고 국민이 찬반의 표결로 의결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이 점에서 국민발안은 국회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에 국민이 직접 법률안 등을 발의하여 결정하는 ‘비상가동장치’라고 할 수 있다. 국민발안은 주로 법률안에 대해 이루어지므로 ‘국민입법’이라고도 한다. 예컨대 스위스에서 건국 이후 60여 년간 일당이 국회에서 절대적인 다수를 차지하여 정치를 좌우하였다. 비례대표제도를 도입하려는 노력이 오랫동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당에서는 반응이 없었다. 이에 국민들이 서명을 받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헌법개정안을 발안하여 국민표결로 통과시켰다. 이로 인하여 1848년 건국 이후 70년간 국회에서 절대다수를 차지했던 정당이 30%대의 득표율에 머물며 일당지배체제가 끝나고 다당제체제가 정착하게 되었다.

 

국민발안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국민발안의 서명요건을 너무 엄격하게 설정해서는 안 되며, 국민발안에 대해서는 국민이 직접 국민투표로 결정한다. 스위스에서는 국회가 의견을 제시하거나 대안을 제시할 수 있지만 결정은 어디까지나 국민이 직접 찬반투표로 한다. 

 

우리나라는 유신헌법 이전에 국회의원 선거권자 50만 명이 헌법 개정을 제안할 수 있도록 하여 헌법개정국민발안을 인정하였으나 국회 재적의원 2/3 이상의 찬성을 얻어 국민투표에 회부하도록 요건을 설정하였다. 이런 요건 하에서 국민발안은 국회에 대한 비상가동장치로서 기능하기 어렵게 된다. 왜냐하면 국회가 헌법개정안을 발의하지 않는 경우 국민이 헌법개정안을 발의하는 데 재적국회의원 2/3 이상의 찬성을 요한다면 그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발안에 대한 국민투표에서 투표권자 과반수의 투표를 요구하고 있으나 이러한 최소투표율의 설정은 오히려 투표거부운동을 유발하여 투표율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에 스위스에서는 최소투표율을 설정하지 않고 투표자의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하고 있다.

  

개헌으로 국민이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길 열어야 

상향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레프렌덤(referendum)은 권력자가 국민투표를 발의하여 하향적으로 안건을 결정하는 플레비시트(plebiscite)와는 구별되어야 한다. 레프렌덤이 국민주권을 능동적으로 실질화하는 제도인 데 비해 플레비시트는 포퓰리즘에 의존하여 국민주권을 위협하고 국민을 수동적인 통치대상으로 전락시킨다. 따라서 현행 헌법 제72조가 규정하는 대통령의 국민투표 부의권은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통령의 헌법개정 제안권도 마찬가지다.

 

국민소환은 국민파면제도라고 할 수 있다. 공직자의 임기 중이라도 일정 수 이상의 국민이 소환을 발의하여 투표로 그 파면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국회의원을 비롯한 선출직 공무원이 주된 대상이 된다. 대통령에 대한 국민소환도 거론되고 있으나 오스트리아 헌법 제60조 6항에 준하여 국회에서 출석의원 2/3 이상의 찬성으로 소환을 발의하여 국민표결로 결정하는 제도를 채택하는 것이 현행의 사법적 탄핵제도 보다 바람직하다고 본다. 

 

헌법개정국민발안을 비롯한 직접민주주의는 국민주권과 국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실현되어야 할 개헌과제이다. 정치적 이해관계로 국회가 작동하지 못하면 주권자로서 국민이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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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8/02/2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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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3_오늘의 헌법, 내일의 헌법

민주적인 권력구조와
선거제도

글.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이번 개헌에서 피할 수 없는 주제가 권력구조 문제이다. 자유한국당은 ‘권력구조 개편 없는 개헌은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재의 권력구조는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것이다. 그래서 국회가 선출하는 총리가 대통령과 권력을 나누어 갖는 이원집정부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연 이런 주장이 타당한 것일까? 

선거제도

‘제왕적 대통령’ 문제의 원인은 선거제도

한국의 대통령제가 자칫 ‘제왕적대통령’으로 흐를 염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의 상황이 그랬다. 그러나 문제의 원인은 대통령제라는 정부형태 자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선거제도가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최소한 국회만 제대로 구성되어 있더라도, 대통령의 권한을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국회구성은 표심을 왜곡하는 국회구성이다. 

 

예를 들어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인 2008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37.5%의 정당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그런데도 의석은 300석 중 153석을 차지하여 단독과반수를 확보했다. 그래서 4대강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이 가능했다. 

2012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새누리당은 42.8%의 정당지지를 받았지만, 국회의석은 152석으로 단독과반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당시에 정당득표율로 보면 야당들이 받은 표가 더 많았다. 표심대로 하면 ‘여소야대’가 되었어야 했다. 그런데 선거결과는 새누리당이 단독과반수를 차지하는 것이었고, 그 이후에 자유선진당까지 합당하면서 거대여당이 탄생했다. 그 결과가 테러방지법 밀어붙이기 등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처럼 대통령의 소속정당이 국회에서 단독 과반수를 차지하면 견제와 감시는 어려워진다. 그래서 ‘제왕적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다. 문제는 유권자들의 표심이 국회 단독과반수를 만든 게 아니라는 데 있다. 2008년 한나라당과 2012년 새누리당의 단독과반수는 승자독식의 선거제도가 만들어준 결과였다. 국회의원 대부분을 지역구에서 1등 해야 당선되는 소선거구제(다수대표제)로 뽑기 때문에, 지역구에서 1등을 많이 할 수 있는 거대정당이 받은 표보다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시민사회는 표심을 그대로 반영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를 개혁하는 것이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각 정당이 받은 정당득표율에 비례하여 국회의석을 배분하는 선거제도를 말한다. 

 

일본의 사례가 반면교사

대통령제보다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가 반드시 권력분산적인 제도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의원내각제 국가인 영국과 일본의 총리는 막강한 권력을 갖는다. 지금 일본의 아베 총리만 하더라도 대통령 못지 않은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오히려 의원내각제에서는 임기제한 없이 장기집권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권력의 집중현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특히 비례성이 보장되는 선거제도가 아니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일본의 사례가 그 점을 잘 보여준다. 일본은 대한민국처럼, 지역구 소선거구제로 다수의 국회의원을 뽑고 일정 의석의 비례대표 의원을 덧붙이는 방식인 ‘병립형 방식’을 택하고 있다. 

 

2014년 일본 중의원 선거의 경우 475석 중 295석이 지역구이고, 180석이 비례대표였다. 대한민국의 253(지역구) : 47(비례대표)보다 비례대표 숫자가 훨씬 많았다. 그러나 일본의 선거결과를 보면, 정당득표율과 의석비율이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 2014년 중의원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소속된 연립여당은 불과 46.82%의 득표를 했을 뿐인데, 전체 의석의 68% 이상을 차지했다. 그 이유는 지역구 선거에서 1등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아베 총리가 독단적인 정책을 펴는 것이 가능해졌다.  

 

표

이처럼 의원내각제 자체가 권력을 분산시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특정 정당이 장기적으로 과반수를 차지하면, 대통령제보다 더 위험한 권력을 낳을 수도 있다. 입법부가 행정부를 구성하는 의원내각제의 원리상, 입법부와 행정부가 통째로 특정 정당에 의해 장악되고 좌지우지 될 수 있는 것이다. ‘제왕적 대통령’보다 임기도 없는 ‘제왕적 총리’는 더 위험할 수 있다. 

 

개헌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제대로 설계해야 

물론 지금 대한민국의 대통령제는 대통령에게 많은 권한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회구성이 제대로 된다면 대통령의 인사권, 예산편성권 등에 대해 국회에 의한 통제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헌법상 주어진 권한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국무총리가 제대로 된 ‘책임총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권력구조에는 정부형태의 문제만 있는 것도 아니다. 포괄적으로 보면 사법개혁, 지방분권, 직접민주제 도입도 권력구조를 민주화하는 데 필요한 일들이다. 지금처럼 대법원장이 대법관을 제청하고, 헌법재판관 3명까지 지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선거에 의해 선출된 것도 아닌 대법원장이 헌법기관 구성에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을 바꿔야 한다. 또한 국민참여재판이 시행되고 있지만, 배심원들의 평결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 헌법에는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 개헌을 한다면 국민참여재판의 근거를 헌법에 명시할 필요도 있다.

 

지방분권은 대통령의 권한도 분산시키고, 국회의 권한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물론 지방분권이 되려면 그 전제로 지역의 민주화가 필요하다. 지방선거제도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꿔야 하고, 주민소환, 주민발의, 주민투표 같은 제도도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 이런 것을 전제로 한다면, 지방분권은 과도한 중앙집권국가에서 벗어나고, 각 지역의 자율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이다. 이번 개헌은 이런 주제들을 모두 아우루는 포괄적인 개헌이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래야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한 걸음 진전할 수 있다. 

 

가장 논란이 되는 정부형태는 정답이 없는 문제이다. 대통령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방향에 대해서는 일정한 합의가 존재한다. 그렇지만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분산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권 안팎에서 치열한 논쟁을 벌이되, 합의점을 찾아 나가야 한다. 또한 정부형태의 문제가 대통령제냐 이원집정부제냐 식으로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다. 다양한 절충형태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런 절충점을 찾아 나가는 것도 대한민국의 민주적 역량을 끌어올리는 과정이 될 것이다. 

수, 2018/02/2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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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4_오늘의 헌법, 내일의 헌법

기본권 개헌의
의미와 내용

 

글.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 소장, 국회개헌특위 기본권분과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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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차 개헌의 의미

1987년 개헌 이후 30년 만에 이루어지는 10차 개헌은 분권과 협치에 기반한 권력구조 개혁과 더불어 시대적 변화를 수용하고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적 요구가 반영된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 자유와 평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현실 속에서 작동하기 위해서는 기본권 조항의 틀과 내용도 헌법현실에 맞게 개정이 되어야 한다. 

 

헌법이 한 국가의 기본법칙이자 최고규범이긴 하나, 그 자체가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헌법을 개정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현실에 대한 이해와 이 현실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새로운 헌법에는 변화된 세계에서도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고 행복을 유지하며,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실현 방안을 담아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 개헌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다음과 같다. 

표1

 

기본권 개헌, 실질적 평등 실현으로 나아가야 

기본권 개헌의 분야별 주요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기본권 장의 명칭을 현행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서 ‘기본권과 의무’로 개정하고,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장하고,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를 부각해야 한다. 국가에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호할 의무를 부과하고, 국가라도 적법한 절차가 아니고서는 이러한 권리를 제한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강화하기 위해 ‘생명권’을 신설해야 한다. 생명권 신설의 의미는 사형제도 폐지를 의미한다. 또한 국민은 ‘신체와 정신의 온전성’을 보호받아야 함을 명시하고, 이를 위해 고문, 강제노역 및 인신매매 금지도 규정한다. 안전에 대한 국가의 의무를 위험에서 ‘안전할 권리’로 격상하여 국민이 자연재해나 전쟁 · 사고 등 위험으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평등권을 현실에 맞게 실현하기 위해 현행 11조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 금지’ 조항을 ‘성별, 인종, 출생, 나이, 언어, 사회적 신분, 생활방식, 종교적·철학적·정치적 신념 또는 신체적 · 정신적 장애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실질적 평등의 실현을 촉진하고 각종 차별을 제거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국가에 차별금지 책무를 부여해야 한다. 남녀 간 평등 보장을 위하여 성평등 조항을 신설하고, 성평등 보장 영역을 ‘고용, 노동, 복지, 재정’ 등으로 명시한다. 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아동의 권리, 노인의 권리를 신설하고, 국가가 ‘장애를 가진 사람들(persons with disabilities)’의 실질적 평등을 위해 노력하도록 책무를 부과해야 한다. 

 

또한 자유권적 기본권의 확대를 위하여 ‘자유롭게 행동할 권리’ 신설하고, 인권보장의 국제화 · 세계화 추세를 고려하여 ‘망명권’ 신설하고, 양심의 자유와 구분하여 ‘사상의 자유’를 신설한다. 언론 · 출판의 자유를 표현의 자유로 확대·변경하고, 집회 · 결사의 자유를 별도의 조항으로 규정한다. 정보화 시대에 발맞추어 ‘정보 기본권’을 신설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국가가 정보 기본권 신장과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도록 책무를 부과해야 한다. 

 

기초생활을 넘어 건강하고 문화적인 삶을 향유하는 사회 

이번 개헌으로 제시할 사회상은 모든 구성원이 기초생활을 유지하지 못하는 위험으로부터 해방되어 존엄과 가치를 지키면서 건강하고 문화적인 삶을 향유하는 사회이다. 양극화, 취약계층의 보호,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권을 확대하고 강화할 필요 있다. 사회권은 단지 정치적 구호나 입법방침이 아닌 헌법의 명문에 의하여 규정된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가 되어야 한다. 

 

사법절차적 권리의 측면에서 아직 남아있는 권위주의적 잔재를 청산하고 국민을 위한 사법을 실현하기 위해 사법절차적 권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적법절차의 원리를 재판 이후 단계뿐 아니라 재판 이전 수사절차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명시하고, 적법절차 원리를 기본권 제한에 관한 원칙(현행 제37조)에도 규정한다. 또한 국민참여재판을 헌법적 차원에서 보장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입장에서 이번 개헌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국민주권을 실질화하고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직접민주제를 확대 도입하는 것이다. 현행 72조는 대통령의 발의에 의해서만 이뤄지는 것으로 국민투표 발의의 주체는 국민이 아니고, 헌법개정 국민투표 역시 대통령과 국회의 발의, 국회의 의결에 부수되는 것으로 실질적 주권 행사는 매우 제한적이다. 직접민주제 강화를 위해 정치적 기본권으로 일반 조항에 국민발안, 국민투표, 국민소환을 명시하고, 각 정치절서의 장에 ▲국민이 법률안을 발안할 수 있는 국민발안권 ▲국회가 제정한 법률을 폐지할 수 있는 국민투표권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국민소환권 ▲국민이 헌법을 개정을 청구할 수 있는 헌법개정국민발안권을 도입해야 하며, 직접민주제가 장식물이 되지 않도록 요건을 현실화해야 한다. 

 

헌법의 주인은 국민, 개헌의 주체는 바로 나

헌법의 주인은 국민이다. 여기서 말하는 ‘국민’은 국민 개개인을 말한다. 국민은 곧 ‘나’이다. 헌법은 ‘나’와 내가 위임한 ‘국가권력’과의 관계에 관한 문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헌법이 나와는 별 관계없는 것으로 여겨진 까닭은 헌법의 주인인 ‘내’가 주인 행세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법적인 면에서만 보면 개헌 과정에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 개헌안을 만드는 것도 국회나 대통령이고, 이에 대한 의결도 국회가 한다. 국민은 그들이 만든 개헌안에 도장 찍는 고무인에 불과했다. 국민은 헌법으로부터 소외되어 왔고, 헌법은 국민의 삶과는 무관한 타자화(他者化)된 문서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국회와 대통령 위에 헌법이 있고 헌법 위에 국민이 있다. 국민이 참여하여 개헌이 이뤄질 때 그 헌법은 남의 것이 아니라 나의 것-우리의 것,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된다. 그래야 비로소 헌법과 현실이 별개가 아니라 나와 우리 삶을 규정하는 살아있는 최고 규범, ‘우리의 헌법’이 될 것이다. 

수, 2018/02/2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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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5_오늘의 헌법, 내일의 헌법

참여민주주의와 인권 실현을 위한
대한민국 헌법 개정 시안

 

정리. 이재근 정책기획실장 

 

참여연대는 2016년부터 헌법 개정에 대한 의견을 모으기 위해 참여연대 정책위원회 산하 ‘참여연대 분권·자치·기본권 연구모임’을 구성했습니다. 총 34차례 연구모임을 통해 마련한 참여연대 헌법개정시안의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특집5-이미지추가

 

개헌

개헌1

개헌2개헌3

수, 2018/02/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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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미투' 27년, 가해자는 여전히 적반하장

99주년 3.1절에 다시 듣는 그들의 목소리, 아! 해방!

 

윤미향 정대협 공동대표

 

 

김학순 할머니의 목소리

 

1980년대 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운동의 시작은 1970, 80년대에 한국사회에 만연하던, '국익'과 '외화획득'의 명분으로 이루어지고 있던 '기생관광' 등 성폭력 문화, 성차별적 제도에 대한 반대와 변화를 요구하는 여성들의 투쟁에서 시작되었다. 그런 여성들의 움직임이 계기가 되어 한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입니다." 1991년 8월 14일, 생존자 김학순 할머니가 기자들 앞에서 그렇게 세상을 향해 말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첫 번째 목소리는 한국사회의 가부장제적인 억압의 분위기 속에 침묵하고 있던 다른 피해자들에게 전달되어 전국 각지에서 "나도 피해자입니다" 외치기 시작했고, 분단을 넘어 북녘까지, 바다를 건너 필리핀,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등 아시아태평양 각 지역의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전해져 "우리도 피해자입니다" 목소리의 연대가 일어났다. 

 

그렇게 이미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 피해를 입은 생존자들의 미투(#MeToo)는 시작되었고, 그 목소리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콩고로, 우간다로, 시리아로, 베트남으로 확산되어 무력분쟁 상황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고 있는 소녀들과 여성들에게 전해졌다. 일본제국주의 군대에 의해 성폭력 피해를 입었던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여성들의 인권회복 운동이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의 해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되고, 모든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되어 전시성폭력 피해의 재발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끌어내고 있다. 

 

1919년 3월 1일 시작된 독립운동은 이렇게 일본군성노예 생존자들의 해방을 향한 항쟁으로 이어져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지연되고 있는 해방

 

그러나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의 인권 현실은 27년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광복' 후 73년의 세월에도 불구하고, 3.1독립만세운동 후 99년의 시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해자의 범죄 부정과 책임회피에 직면해 있다. 아직 해방이 아니다! 

 

피해자들의 당연한 권리인 사죄와 배상은 외면당하고 있고, 피해자들의 고통은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 국제관계를 불편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피해자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며 불의에 저항하고, 과거의 진실을 마주하기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과 시민단체를 향해 분열을 초래한다고 매도하기도 하고, 권력자 혹은 권력 편에 가까운 정치집단으로부터 적으로 낙인찍히는 위험까지 겪는다. 일본군성노예제 생존자들이 "아직 우리는 해방 받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하는 이유이다.

 

2015.12.28. 한일정부 간에 일방적으로 발표된  '위안부' 합의가 그 대표적인 사례였다. 논의과정에 피해 당사자는 무시되었으며, 가해국이 범죄인정도, 법적 책임도 부정한 채 주는 위로금 10억 엔으로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 종결을 합의하고, 다시는 국제사회에서 문제제기도 하지 않겠다, 소녀상을 철거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발표 후에도 폭력적인 일은 계속되었다. 피해자와 관련단체들에게 정부중심의 그 합의를 받아들일 것이 종용되었고, 그것을 거부하자 청와대가 나서서 언론방송과 인터넷에서 정대협을 악의적으로 매도하도록 계획하고 작동시켰다. 활동가들에게 '종북'이라는 딱지를 씌우고, 그 개인 및 가족의 신상들을 보수 우익단체들에 제공, 무작위로 시민들에게 배포되게 하였다. 그러나 계속된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그 장애물을 오히려 해방으로 가는 돋움이 되게 만들었다. 한국 시민사회단체의 더 넓어진 연대로 '정의실현'을 요구했으며, 전국 각 지역, 해외 동포사회에까지 '2015한일합의 무효!'를 외치는 소리가 퍼져나갔다. 

 

결국 문재인 정부는 2015한일합의 검증TF팀을 조직했고, 2017년 12월 27일,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2015한일합의는 전시 여성인권에 관해 국제사회의 규범으로 자리 잡은 피해자 중심적 접근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 조사결과를 토대로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며, 2015한일합의는 피해자와 국민이 배제되는 등 절차와 내용면에서 진실과 정의의 원칙에 어긋나며,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장관도 지난 1월 9일, 피해자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은 2015한일합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진정한 해결이 아니었다고 밝히며, "①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상처치유를 위해 정부가 해야 할 모든 노력을 다할 것과 ② 피해자 중심의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 ③ 일본정부가 출연한 화해·치유재단 기금 10억 엔은 전액 우리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고, 이 기금의 향후 처리 방안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와 협의할 것, ④ 화해·치유재단의 향후 운영은 해당부처에서 피해자· 관련 단체·국민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 후속조치를 마련할 것 ⑤ 2015한일합의와 관련해 일본 정부에 재협상 요구는 안함. 다만, 일본이 스스로 국제보편기준에 따라 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피해자들의 명예·존엄 회복과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줄 것을 기대함" 이라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벌써 두 달여 시간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 그 후속조치인 화해치유재단 해산과 10억 엔 반환 문제는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여전히 피해자들은 기다림을 요구받고 있다. 그러는 사이 한 분 두 분 피해자들이 우리와 이별하고 있고, 이제 서른 분의 피해자가 살아남아 시간과 싸우고 있다. 전쟁터로 끌려간 수많은 여성들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으며, 가해자는 범죄를 부정하고 있으며, 진실은 여전히 완전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이다.

 

아! 해방! 

 

그 절절한 외침, 수많은 사람의 죽음을 보듬고 절규하며 해방을 외쳤던 그 날로부터 우리는 99년째의 봄을 다시 맞고 있다. 2015한일합의가 폐기되고, 유엔총회가 채택한 인권기준에 따라 가해국 일본정부가 피해자에게 범죄인정과 배상을 하고, 역사교육과 추모, 진상규명 등을 통해 재발방지 조치를 이행하는 것, 그것이 27년째 해방을 포기하지 않고 싸워온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과 함께 우리가 맞이할 99번째 봄일 것이다.

 

필자 윤미향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 상임이사를 겸임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수, 2018/02/2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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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사회

20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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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여는글 오늘 시래깃국은 맛이 참 좋구나 법인스님

06 아참 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드는 참여사회 김균

 

특집. 오늘의 헌법, 내일의 헌법

08 왜 지금 헌법을 바꿔야 하나? 이태호

11 직접민주주의 도입을 위한 개헌 이기우

14 민주적인 권력구조와 선거제도 하승수

17 기본권 개헌의 의미와 내용 박태순

20 참여민주주의와 인권 실현을 위한 대한민국 헌법 개정 시안 이재근

 

사람

26 통인 3·1운동, 항쟁을 넘어 혁명으로 기억하다 - 박시백 역사만화가 황미정

32 만남 콩.콩.콩. - 박열음 회원 호모아줌마데스

 

칼럼

36 역사 혁명했던 동학언니, 스물두 살 이소사 권경원

38 여성 다시 또, ‘3·8’을 맞이하여 류진희

 

만화

40 만화 이럴 줄 몰랐지 <전주육아여행> 소복이

 

살맛

42 읽자 3월, 학교가 문을 열고 새로운 교육을 시작하는 때 박태근

44 듣자 말러 <지상의 삶>과 <천상의 삶> 이채훈

46 떠나자 [스페인 빌바오] 스페인인 듯, 아닌 듯 김은덕, 백종민

 

뉴스

50 현장 이 땅에 평화를 할머님들께 명예와 인권을! 편집팀

51 공유 이달의 참여연대 박정은

56 심층 올림픽 이후 한반도에 봄이 오려면 이미현

58 담론 적폐의 발전사: 87년 이후 30년의 교훈 김건우

60 참여 와글와글, 새로운 세상을 향한 출발 이영미

62 참여 아름다운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시민참여팀

 

 

수, 2018/02/2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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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래깃국은 맛이 참 좋구나

 

글. 법인스님 참여연대 공동대표

16세인 중학교 3학년 때 광주 향림사에서 천운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으며, 대흥사 수련원장을 맡아 ‘새벽숲길’이라는 주말 수련회를 시작하면서 오늘날 템플스테이의 기반을 마련했다. 실상사 화엄학림 학장과 <불교신문> 주필, 조계종 교육부장을 지냈으며, 전남 땅끝 해남 일지암 암주로 있다.

 

 

산사

 

전통 산사에서는 삼삼오오 식탁에서 식사하지 않고 각자 네 개의 발우(鉢盂)를 펼치고 큰방에서 대중(大衆)①이 둘러앉아 공양을 한다. 일종의 사찰 뷔페식이다. 그런데 많은 대중들이 수행하는 어느 큰 절의 아침 공양 시간에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날은 시래기 된장국이 나왔는데, 이를 어이하랴! 국에 멸치가 둥둥 떠 있는 게 아닌가? 순간 당황한 스님들은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이어 대중의 시선은 절의 제일 어른인 조실스님②에게로 쏠렸다. 그런데 큰스님은 아무런 표정 없이 국을 드셨다. 이어 한 말씀, “오늘 시래깃국은 유난히 맛이 있구나.” 큰스님이 저리 말씀하시고 맛있게 드시니 대중스님들은 마지못해 멸치가 들어간 국을 먹으며 공양을 마쳤다. 공양이 끝나고 조실스님은 공양간에 들러 오늘 누가 국을 끓였느냐고 물었다. 당사자는 얼마 전에 갓 입산한 행자였다. “절집에서 육식이 금기인 것은 불자가 아니어도 모두가 아는 터인데 너는 어이하여 국에 멸치를 넣었느냐?” 조실스님의 물음에 잔뜩 주눅이 든 행자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대중스님들에게 맛있는 국을 공양하고 싶은데 이리저리 해봐도 맛이 나지를 않아서 멸치를 양념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허허! 그런 뜻이 있었구나. 오늘 국은 참 맛이 있었다. 그렇지만 다음부터는 멸치를 넣지 말거라.” 인자한 미소와 함께 조실스님은 행자를 위로했다. 

 

이 사연은 절집에서 ‘화합’을 강조하면서 거론되고 있다. 행위의 결과를 지나치게 따지기보다 의도와 동기를 먼저 파악하고 사태를 수습하라는 뜻이다. 그리고 너그러운 이해와 따뜻한 격려가 화합의 바탕이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실수에 대한 질책에 앞서 의도와 동기를 살피는 지혜

부처님 당시 수행 승단(僧團)은 늘 청정과 화합을 강조했다. 깨달음과 자비의 실천이라는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출가했지만, 각자의 기질과 습관,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때로는 부처님의 설법을 이해하는 견해가 달라 극심한 언쟁과 반목으로 편이 나뉘기도 했다. 사상과 견해가 갈리면 중재자의 요청에 따라 대화의 자리가 마련된다. 그리고 침착하고 진지하게 서로의 주장을 듣고 질문하고 답변하며 토론한다. 대부분 의견의 일치를 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일지라도 그동안의 언행을 서로가 참회하고 감정적 앙금을 해소한다. 차이를 인정하면서 대화와 토론을 통해 접점을 추구하는 일이 화합의 요소임을 알았던 것이다.

 

석가모니, “나의 허물을 지적해주십시오” 

화합을 위하여 승단은 무엇보다도 ‘자기성찰’을 생활화하고 제도화하였다. 부처님 재세시부터 지금까지 승단은 포살(布薩)과 자자(自恣)라는 의식을 정기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포살은 승단이 규정하고 있는 금지사항들을 법사가 조목조목 낭송하면, 해당하는 금지를 범한 사람은 스스로 대중 앞에 고백하는 의식이다. 오늘날로 말하자면 “나도 당했다”(me too)가 아니라 “내가 그랬다”(I did)는 자발적인 고백인 셈이다. 자자는 삼 개월 안거(安居)③수행을 마치는 전날에 대중이 모여 서로 상대방의 허물을 지적해주는 의식이다. “대중들이여, 벗들의 도움으로 한철을 공부했습니다. 혹여 공부하는 동안 제가 저지른 잘못이 있다면 ‘자비로운 마음’으로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성찰과 참회를 일상화하고 있는 수행자일지라도 공개의 광장에서 허물을 지적받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런데 제일 먼저 석가모니부터 대중 앞에서 자신의 허물을 지적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기록들을 볼 때마다 나는 가슴이 떨리고 부끄럽다. 

 

오늘날 여기저기서 상생과 동반성장을 말하고 공동체의 붕괴를 염려하고 있다. 바른 가치의 정립, 자기성찰, 역지사지, 솔선수범, 고통분담, 감사와 격려, 친절과 우정…. 이런 덕목들은 익숙하여 자칫 진부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함께 살아가는 세상, 공동체 실현의 바탕이다. 또한 ‘내부자들’의 화기애애한 공동체를 위하여. 

 


① 많이 모인 승려. 또는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니를 통틀어 이르는 말

② 참선을 지도하는 직책. 또는 그 직책을 맡고 있는 승려

③ 출가한 승려들이 한곳에 모여 외출을 금하고 수행하는 제도

수, 2018/02/2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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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시민평화법정 강연

 

시민평화법정 준비위원회 & 역사문제연구소 공동주최 대중강연회 

'가해국 국민'으로 살기: 베트남전쟁, 국가 그리고 '나'

 

2018년 3월 3일(토) 오후 3시, 역사문제연구소 관지헌 (오시는 길 1호선 제기동역 1번 출구)

 

강사 : 후지이 다케시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 시민평화법정 준비위 조사팀)

지난 세기에 한국에 와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한국 현대사를 전공했으며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나키즘과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다. 대표 논저로 『파시즘과 제3세계주의 사이에서』(역사비평사, 2012), 옮긴 책으로 『번역과 주체』(이산, 2005), 『다미가요 제창』(삼인, 2011) 등이 있다.

 

베트남전쟁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 우리는, 아니 ‘나’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일제 식민지배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 생각할 때, 우리는 쉽게 ‘우리’라는 단위로 말을 한다. 그런데 베트남전쟁의 경우처럼 ‘가해자’의 위치에 서야 할 때면 상황은 달라진다. ‘나’의 구체적인 위치, 경험 등등이 심각한 문제로 모습을 드러낸다. ‘가해국’ 일본에서 일본인으로 나고 자랐으며 대학 때부터 학생운동을 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은 바로 이 문제였다.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포함해서 ‘가해국 국민’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을 나누고 싶다.

 

참가 신청 >> https://goo.gl/forms/exQ4XZL3PBImYDoE2

 

시민평화법정 웹사이트 http://blog.naver.com/tribunal4peace 

문의 [email protected] 

후원 우리은행 1005-603-308131 한베평화재단

 

수, 2018/02/28-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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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더하기 인권 함께하기」 출범 기자회견

행복하게 자랄 권리, 행복하게 일할 권리, 행복하게 키울 권리!

아동, 부모, 보육교사 권리 실현 위해 24개 단체 모여

일시 장소 : 2018년 3월 4일(일) 오후12시, 세종문화회관 계단

 

 

취지와 목적

아동은 고유한 인격의 주체로서 기본적 인권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또한 국가와 지역사회, 양육자와 교사는 아동의 권리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책임을 부담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아이들은 사회경제적 격차, 아동인권에 대한 몰이해, 부족한 보육 공공성 등으로 인해 기본적인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육현장에서 아이를 돌보는 보육교사는 아동이 가장 먼저 만나는 선생님이자 아동인권의 적극적인 옹호자입니다. 하지만 보육교사는 만성적인 고용불안과 저임금, 한달 평균 36시간의 초과노동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 지쳐가고 있습니다. 보육교사의 처우개선과 역량강화는 아동인권 보호의 핵심 조건입니다. 

 

부모를 포함한 양육자는 과중한 노동시간, 여성에게 집중된 양육부담, 사회경제적 격차로 인해 돌봄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보편적인 아동인권 실현을 위해서는 반드시 양육자의 노동권과 돌봄권 그리고 성평등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보육현장은 이제 달라져야 합니다. 보육현장에 인권, 노동권, 돌봄권, 공공성이 더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인권, 여성, 노동, 복지 등 각 분야 24개 단체가 모여 「보육 더하기 인권 함께하기」를 출범합니다. 

 

2018년 3월 4일(일) 오후12시,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보육 더하기 인권 함께하기」의 출범 취지와 향후 계획을 알리는 출범식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출범식 개요

  • 제목: 「보육 더하기 인권 함께하기」 출범식
           “행복하게 자랄 권리, 행복하게 일할 권리, 행복하게 키울 권리!"
  • 일시 장소: 2018년 3월 4일(일) 오후12시, 세종문화회관 계단
  • 주최: 보육 더하기 인권 함께하기

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국제아동인권센터,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서로돌봄센터, 서울영유아교육보육포럼, 정치하는엄마들, 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경기복지시민연대, 관악사회복지, 광주복지공감플러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복지세상을열어가는시민모임, 사회복지연대, 서울복지시민연대, 우리복지시민연합, 인천평화복지연대, 전북희망나눔재단, 평화주민사랑방, 행동하는복지연합),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 총 24개 단체

  • 진행 순서
    • 사회: 이경란(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사무총장)
    • 각계 발언
      • 여성: 김영순(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 보육노동자: 김호연(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 전 의장)
      • 부모: 조성실(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 아동인권: 김수정(민변 아동인권위원회 위원장)
    • 취지 및 사업계획 소개: 김남희(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 출범선언문 낭독
    • 퍼포먼스
  • 문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조준희 간사(010-2693-1062)
일, 2018/03/04-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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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개혁특위 '개점휴업', 문제는 자유한국당이다

[공수처 수첩②] 사개특위 시작하자마자 반쪽, 자유한국당의 상습적인 국회 파행

이선미 참여연대 간사

 

 

"답은 공수처밖에 없다" 

 

권력이 있는 자에게는 관대하고, 없는 이들에게 가혹한 한국 검찰. 검찰이 막강한 권한을 정권에 따라, 입맛에 따라 휘두를 때마다 시민들은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수사기구,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요구해왔습니다. 현직 검사의 성추행 폭로와 수사 외압 의혹까지 제기된 지금, 검찰의 '셀프 수사', '셀프 개혁'은 시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자유한국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로 공수처 설치를 막고 검찰개혁을 온 몸으로 거부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공수처 반대 입장을 바꾸고 20년 간 묵혀왔던 사회적 과제인 공수처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경실련, 민변, 참여연대, 한국투명성기구, 한국YMCA전국연맹, 흥사단)>은 공수처 법안을 논의해야 할 국회 사법개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모니터링하고 국회를 압박하는 칼럼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은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는 서명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민여러분의 참여가 공수처 설치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서명하러가기)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바로가기).

 

공수처수첩 연재 바로가기

①공수처 설치가 옥상옥? 야당의 반대가 안타깝다(최영승)

②사법개혁특위  '개점휴업', 문제는 자유한국당이다(이선미)

 

 

 

"공수처 설치는 국민 절대 다수가 지지하고 있고, 최근 검찰에서 일어난 사건들은 공수처가 왜 필요한지 자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검찰의 문제는 오랫동안 검찰이 조직 논리에 의해 작동돼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이나 비판에 대해 애써 외면했거나, 모르거나, 인식하지 못한 데에 있다."

 

지난 23일, 국회 사법개혁특위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박상기 법무부장관의 발언은 공수처에 대한 법무부의 입장을 다시 확인시켰다. 이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법무부의 태도와 크게 상반된다. 과거 보수 정권의 김경한, 이귀남, 권재진, 황교안, 김현웅 검찰 출신의 법무부장관은 검찰의 공수처 반대 논리를 그대로 대변하며 공수처 '저지' 역할을 했다. 검찰개혁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비(非) 검찰 출신'을 법무부장관으로 앉힌 이유다. 

 

준비는 다 되었다. 대선 주요 후보들의 공약,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제, 법무부의 공수처 도입 의지, 80%가 넘는 찬성 여론, 20년간 지속된 입법 논의. 그리고 숱한 검찰 비리와 봐주기 수사. 최근 터져나온 현직 검사의 성추행 폭로와 강원랜드 수사 외압 의혹 이후, 검찰 조직 내의 비리와 범죄를 제대로 수사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별도의 수사기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공수처 설치에 이와 같은 호기가 또 있을까. 

 

문제는 어김없이 자유한국당이다. 23일, 사법개혁특위 회의에서도 자유한국당은 회의 시간을 오후로 미뤄달라는 요구가 묵살된 것에 크게 항의하면서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고, 이어 바른미래당도 상임위 사보임과 관련하여 민주당에 항의하고 회의장을 나갔다. 

 

사법개혁특위 회의에 불참한 자유한국당은 다른 회의장에서 법사위를 개회하였다. 안건은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피격사건 주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김영철에 대한 수사'. 사법개혁특위와 법사위 모두 반쪽짜리로 진행하면서 두 위원회 모두 박상기 법무부장관의 출석을 요구하기도 했다. 

 

여야가 지난 해 말, 사법개혁특위를 구성하기로 한 이후 사실상 첫 회의는 이렇게 야당의 불참 속에서 반쪽짜리 회의로 끝났다. 

 

자유한국당은 반(反) 개혁의 정당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상습적인 국회 파행부터 중단하고 성의 있는 입법논의에 나서야 한다. 부정부패, 권력형 비리 추방,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망을 자유한국당이 얼마나 제대로 수용하는지에 따라 오는 지방선거와 다음 총선 민심이 움직일 것이다.  

금, 2018/03/0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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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반대 1인시위조차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법원

선거 표현의 자유 하급심보다 후퇴한 대법원 판결 개탄스러워 

선거법의 위헌성 외면, 유추·확장해석으로 유권자 표현의 자유 침해

 

지난 2월 28일, 대법원 제2부(재판장 김소영, 주심 고영한, 조재연 대법관)는 20대 총선 때 최경환 후보 공천 반대 1인시위 피켓을 들었던 청년유니온 위원장에 대해 선거법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하였다. 이는 “공천 반대 1인시위는 유권자의 정당한 의사표현”이라는 1심과 2심 판단보다 크게 후퇴한 것으로,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소장 :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는 선거 시기 유권자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고 있는 위헌적인 선거법의 틀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비록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지만, 파기환송심을 맡을 재판부는 부당한 대법원 판결을 따르지 말고 상식적으로 판단할 것을 촉구한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선거 시기 유권자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에 대한 인식이 1심과 2심의 판단보다 한참 후퇴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법원은 선거운동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선거운동에 즈음하여, 선거운동을 동기로 하였다면’ 선거의 공정을 침해할 우려가 높아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선거 때마다 유권자의 말할 자유를 옥죄어온 선거법 독소조항의 위헌성은 고려하지 않고, 오히려 독소조항을 유추, 확대해석하여 표현의 자유를 제약한 것이다. 과연 대법원이 최고법원으로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곳이 맞는지 의문이다. 

 

더욱이 이번 대법원 판결은 국민의 법상식과 법감정과도 괴리가 크다. 지난 해 1월 24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들은 청년 채용 비리의혹이 제기된 후보의 공천을 반대하는 청년활동가의 1인 피켓시위는 유권자가 할 수 있는 정치적 의사표현이며,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광고물 게시로 처벌되어서는 안 된다고 무죄 판단했다. 그 정도의 정치적 표현은 보장되어야 하며, 선거의 공정을 침해할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 일반 유권자들의 판단인 것이다. 대법원이 시민들의 상식적인 판단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선거 관리 측면만 고려하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궁극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명목으로 유권자의 행위를 재단하고 처벌하는 선거법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선관위와 검찰, 경찰의 단속과 처벌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이번 사례와 같은 부당한 피해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다. 언제까지 국회는 선거법 90조와 93조 등으로 유권자의 참정권이 제약당하는 상황을 방관하고 있을 것인가. 국회는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제대로 보장될 수 있도록 즉각 선거법 독소조항 폐지에 나서야 할 것이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 참고1.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 ‘최경환 공천반대 1인 시위’ 사진 (▽아래)

공천반대1인시위,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

 

금, 2018/03/0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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