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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제주생명평화대행진 ②] 한반도는 평화, 제주도는 복합군사전초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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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제주생명평화대행진 ②] 한반도는 평화, 제주도는 복합군사전초기지?

익명 (미확인) | 목, 2018/07/26- 10:52

2018제주생명평화대행진 연속기고 시리즈

 

평화는 평화로 지킨다 - 엄문희(강정마을 주민)

② 한반도는 평화, 제주도는 복합군사전초기지? - 이태호(참여연대 정책위원장)

③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제주의 바다, 연산호 - 배보람(녹색연합 활동가)

④ 지역 주민 몰아내는 제주 제2공항 건설, 누구를 위한 것인가 - 강원보(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 

⑤ 나는 원희룡 제주도시자가 더 무섭다 - 문상빈(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한반도는 평화, 제주도는 복합군사전초기지?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제주해군기지전국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모처럼 대화의 훈풍이 불고 있다. 문제가 아직 해결된 것은 아니다. 단지 한반도 평화체제와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좁은 길이 열린 셈이다. 하지만, 한반도에 사는 우리들은 이 좁은 길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안다. 그래서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압도적인 여론이 한반도에서 시작된 세기의 대화에 강력한 지지와 기대를 보내는 것이다.

 

최근 시작된 평화 대화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더불어 새로운 현실감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의 변화는 과거에 막연히 비현실적이라고 치부했던 평화적 대화의 현실적 가능성에 주목하게 하는 한편, 과거에는 매우 현실적이라고 믿어왔던 군사적 강압적 수단들이 이 얼마나 비현실적이었던가도 일깨우고 있다.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믿어왔던 군사적 압박과 무력시위는 핵개발과 군사적 긴장이라는 악순환을 가져왔던 반면, 군사적 위협을 중단하고 먼저 손을 내밀자 위기가 완화되고 대화와 협상이 시작되고 있다. 

 

과거에 평화는 평화적 수단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하면 몽상가라는 말을 듣곤 했지만, 이제는 많은 이들이 평화적 수단에 의한 해결을 하고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그 협상을 지지하고 있다. 사람들이 갑자기 착해져서 혹은 나약해져서가 아니다. 과거의 군사주의적 해법이 도리어 위기만 가중시켜왔기 때문이고, 이런 실수를 반복하다가는 20세기에 이어 한반도와 동아시아로 다시 몰려오는 전쟁과 갈등의 먹구름을 헤쳐 나가기 힘들 수도 있다고 어렴풋이나마 직감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실 한반도의 핵 위기의 배경에는 길게는 한반도 분단과 동아시아 냉전체제, 짧게 보아도 지난 한 세대에 걸쳐 동아시아에 축적되어온 군사적 긴장이 자리 잡고 있다. 한마디로 '북한핵문제'는 지구적 수준의 냉전해체 이후에도 해결되지 않았던 한반도 정전대결체제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냉전 해체 이후 30 여 년 간은 지구촌 경제의 활력이 대서양에서 태평양-인도양으로 전환되는 과정이었고, 이 전환은 이 지역 나라들 간의 경제적 의존도 높이기도 했지만, 한반도 분단을 매개로 냉전구조가 유지되어온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긴장도 함께 고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한반도 정전체제와 핵 갈등은 이미 화약 냄새로 가득한 태평양 서쪽의 공기를 흡수하고 더욱 증폭시키는 태풍의 눈 구실을 해왔다. 미국은 미국대로, 일본은 일본대로, 러시아와 중국은 그들대로, 한반도의 긴장을 핑계 삼아 군사력 확장을 꾀해왔고 군사동맹을 확장하면서 자극적인 군사계획을 발전시켜왔다.

 

 

동북아시아의 바다로 몰려드는 또 다른 먹구름

 

한반도에 사는 우리들은 이런 식의 군사적 팽창이 우리에게 무언가 불운과 비극을 의미한다는 것을 역사적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한반도에 사는 우리들은 한반도와 동북아에 평화롭게 협력하는 체제를 정착시키는 것에 다른 어느 누구보다도 큰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런 입장에서 한반도 주변을 살펴보면,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야할 문제가 단지 '북한 핵문제'나 DMZ를 경계로 하는 군사적 갈등만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동북아시아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또 다른 갈등의 기압골은 바다에서 형성되어 왔다. 중국 연안을 따라 형성되는 전선이 그것인데, 여기에 제주도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익숙한 질문에 직면하고 있다. 평화적 수단에 기회를 줄 것인가 아니면 과거의 관성대로 군사적 수단에 계속 의존할 것인가? 제주도를 세계의 전함들이 주목하고 집결하는 새로운 최전선으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공존을 위한 협력과 교류의 건널목이 되게 할 것인가? 여기에 관련된 논쟁을 함축하고 있는 현안이 바로 제주해군기지와 공군기지 문제다.

 

노무현 정부는 한반도 주변의 열강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대양해군이 필요하다는 해군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항공모함 두 대와 핵 잠수함까지 입항할 수 있는 초대형 해군기지를 제주도에 건설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제주도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했던 것과는 여러모로 상충되는 결정이었다. 세계평화의 섬 지정 선언문에는 "제주도가 삼무(三無)--도둑, 거지, 대문이 없다는 뜻--정신의 전통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제주4.3의 비극을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하기 위해서라고 명시되어 있다. 

 

제주해군기지는 도둑 없고 대문도 없던 마을에 거대한 방어벽을 쌓고 살벌한 무기들을 집중 배치해 놓은 것과 다름없었다. 정부와 해군은 '평화의 섬'과 자주국방을 위한 해군기지는 전혀 충돌되지 않는다고 강변해왔지만, 세계대전과 분단의 와중에 큰 고통을 겪었던 제주도만큼은 서로 죽고 죽이는 것보다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을 추구하는 평화지대로 만들어 세계평화협상의 허브로 만들어 보자던 제주도민들의 제안취지와는 상반되는 것임에 틀림없었다.

 

더욱이 그 건설과정에서 정부와 해군 스스로 도둑처럼 행동했기 때문에 두고두고 강정마을과 제주도에 큰 상처를 남겼다. 강정마을의 압도적인 반대 여론이 결집되는 것을 막을 목적으로 소수 찬성 주민들을 미리 접촉해 기습적인 마을총회를 개최해 유치신청안을 날치기함으로써 주민들의 자기결정권을 도둑질했다. 그 후 마을 주민들이 마을회장 등을 탄핵하고 주민투표를 개최해 압도적 다수로 반대의견을 표명했지만, 정부와 해군은 '장물'에 해당하는 유치신청이 적법하다고 강변하며 공권력을 앞세워 공사를 강행했다. 

 

마을 공동체는 철저히 파괴되었다. 반대측 주민들이 치러야 했던 대가는 상상이상이었다. 지난 10년간 이에 저항해온 주민과 활동가들에 대한 기소 건수만 700여건에 이른다. 도민의 반대를 무마하기 위해 정부는 번지르한 거짓말도 했다.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을 만들겠다는 공약이 그것이다. 해군은 15만톤급 미 항공모함 두 척이 정박할 수 있도록 설계해달라는 주한 미해군사령부 요청 규격대로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것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뒤에도 이 기지가 15만톤급 크루즈 두척이 정박하는 민항역할도 할 것이라는 주장을 계속해왔다. 

 

2018년 현재 해군기지는 완공되었지만, 크루즈 터미널을 개통되지 않았고, 당연히 크루즈도 드나들지 않는다. 관제권을 제주도가 행사할 수 있도록 하라는 도정의 주장에 대해서도 해군은 묵묵부답이다.

 

 

'자주국방'의 이름으로 강화되는 군사적 예속과 갈등

 

이런 거짓과 상흔을 뒤로 하고 완공된 해군기지는 과연 자주국방을 위해 사용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무척 회의적이다. 제주 해군기지 공사가 본격 착수된 2011년 이후 한미일 해군은 제주남방해역에서 이른바 탐색구조훈련을 실시해왔다. 미 항공모함과 3개국의 이지스함이 총출동하는 이 훈련은 말이 탐색구조 훈련이지 실제로는 차단작전 훈련이다. 이런 전력이 상대해야할 군대는 중국밖에 없다. 

 

당시 한국 정부는 이지스함을 대거 구매하고, 일본과 정보공유협정, 군수지원협정을 맺으려 비밀협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명박 정부 말기 이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강력한 항의로 잠시 중단되긴 했으나 박근혜 정부는 한미일 군사정보공유약정,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국회도 모르는 사이에 잇달아 체결했다. 한국 해군이 말하는 대양해군의 본질은 명확하다. 한국 해군 혼자 제해권을 행사하는 대양해군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과 더불어 중국을 적대하는 대양해군의 일원이 되겠다는 것이다.

 

그게 어떻다는 거냐고 반문하는 이가 있을 수도 있다. 어차피 혼자 힘으로 안되면 우방국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을 수 있다. 미군이 전 세계에서 승승장구하던 테러와의 전쟁 전후 상황에서는 이런 결론이 그럴듯해 보였을 수도 있다. 중국의 군사력이 일본보다 취약하던 2010년 이전까지도 이런 생각이 현실적인 듯이 보였을 수 있다. 

 

하지만 세계 경제위기 이래 국제적으로 미-중 양강구도가 분명해 지고 있는 상황, 그 와중에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목적으로 NATO에 버금가는 새로운 군사동맹을 '인도-태평양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면서 재무장한 일본을 그 핵심 파트너로 삼아 한국과 같은 우방국에게 하위 파트너로 결합할 것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것은 미중의 세기적 갈등에 한반도가 어느 한편에 서는 것을 의미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과 손잡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것을 원하는 것인가? 이게 정말 우리를 안전하게 지키는 길인가? 

 

미국과 관계를 끊고 중국 편을 드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 될 것이지만, 이들이 요구하는 대로 반중국 전선에 동참하는 것도 잠재적 위협을 현실로 만들 맹목적 선택이 될 수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와 핵 문제 해결하기 위해, 혹은 경제협력을 위해서, 미국과도 중국과도 협력해야하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편 혹은 중국의 편 중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은 우리에게 배타적 동맹의 일원으로 들어올 것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중국대로 한국에 대국행세를 하기 시작하고 있다.

 

 

인도-태평양 군사동맹과 제주해군기지

 

제주해군기지를 건설할 때 해군은 일본과 중국으로부터의 잠재적 위협에 자주적으로 대비하는 것처럼 주장했는데,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참고로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연합은 한미일 군사동맹, 미일호주 군사동맹, 미일인도군사협력이라는 3개의 3각 군사동맹 혹은 협력을 기초로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 3개의 3각 동맹에 모두 일본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일본이 나토에서 영국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도록 고안된 구상이다. 제주해군기지를 건설할 때 해군은 일본과 중국으로부터의 잠재적 위협에 자주적으로 대비하는 것처럼 주장했는데,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미국이 요구하는 대중국연합, 그리고 한국 해군의 역할을 반중국 한일군사협력이다. 

 

경제적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미국은 자국이기주의를 강화하면서 부족한 동맹 비용을 일본이나 한국 등이 지불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는 운영경비 뿐만 아니라, 무기, 기지 등도 포함되는데 중국 코앞에 위치한 제주도의 군사시설을 인도태평양 연합의 동맹국가들이 이용하도록 하는 것은 당연히 그 목록에 포함될 것임에 틀림없다. 2016년 제주해군기지를 완공하자마자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이 기항하려 시도하다가 여론의 비판으로 좌절된 것, 미 태평양 사령관이 제주해군기지에 줌월트급 스텔스 이지스함을 배치하고자하는 개인적 희망을 밝힌 것은 과연 우연이고 실언인가? 

 

한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제주도의 군사기지들은 갈수록 바람 잘 날 없는 갈등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다. 자주국방의 근거지가 아니라 군사적 위기와 외교적 갈등을 몰고 오는 애물단지로 된다는 얘기다. 군사적으로 보더라도 초강대국 코앞에 위치한 외딴 섬에 대규모 전초기지를 세우는 일은 패권국가나 패권국가에 준하는 나라가 하는 일이다. 주변의 강국으로부터 방어를 목적으로 자주국방을 하려면, 제주해군기지급의 전략적 기지는 최전선이 아니라 본토에 두어야 한다. 제주 해군기지는 해군의 기득권과 욕심, 과거 정부의 외교적 군사적 근시안과 비민주적 권위주의가 만들어낸 비극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조차도 중국을 겨냥한 THAAD 배치를 추인하고, 국방부는 핵잠수함을 구매하고, 이지스함에 장착할 미사일방어용 고고도 미사일(SM3)을 구매할 계획을 버젓이 공론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국방부는 박근혜 정부 시절 국민동의 없이 체결한 한일군사정보공유협정--이 협정은 실질적으로는 미사일 방어를 위한 정보교환을 위한 협정으로 알려져 있다--을 폐기하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안이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국방부가 준비한 초안은 전체적으로 한미일 군사동맹, 인도-태평양 연합으로 나아가려는 미국의 군사적 이해관계를 우리의 이해관계와 맹목적으로 동일시하는 예속적 사고의 관성과 자기장 안에 머물고 있다. 자주국방과도 평화공존과도 거리가 먼 맹목적 동맹론, 비현실적 군사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존재하지 않는 '민군복합형관광미항', 몰려드는 전 세계 군함

 

이 와중에 제주 해군기지에 전 세계의 군함이 몰려드는 국제관함식이 기획되고 있다. 해군은 지난 3월 23일 강정마을회에 국제 관함식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해군은 이행사가 마치 '갈등 해소'를 위한 차원에서 개최되는 것처럼 소개하면서, 마을에서 반대한다면 기존에 해왔던 대로 부산에서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강정마을회에서는 지난 3월 30일 임시마을총회를 개최했다. 마을 주민들은 '해군기지로 인해 마을 갈등이 심각한데, 관함식 유치를 묻는 것 자체가 또다시 찬반 갈등을 불러올 것'을 염려하며, 국제 관함식의 '대규모 군함의 정박으로 인한 어장 오염'과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로 제주도가 군사기지의 섬으로 낙인찍힐 것'을 우려해 관함식 유치 반대 결정을 했다. 그런데, 막상 주민들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자, 해군은 마을의 의견을 물어본 것일 뿐이라며 마을 주민을 개별 접촉하여 관함식 유치를 회유하고 다녔고 이는 주민들이 우려했던 대로 마을 내부에 심각한 갈등사안으로 비화되고 있다. 

 

11년 전 소수의 주민을 회유해 다수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강행된 해군기지 유치 과정과 똑같은 일이 촛불혁명으로 세워진 문재인 정부에서도 해군에 의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마을총회 결과를 몇몇 주민을 회유하여 뒤엎는 일이 과연 강정마을의 상처를 치유하고 상생을 도모하는 일인가? 아니면 상처를 들쑤시고 갈등을 조장하는 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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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해군기지 앞 ⓒ 강정마을
 
 
마을 주민들은 무엇보다 진상규명과 주민들 간의 갈등 회복을 염원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상생과 화합을 위해 '비민주적인 해군기지 유치신청과정'의 진상규명과 중앙정부 차원의 사과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그러나 주민들의 요청은 여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다시 주민들의 의사에 반하여 국제 관함식을 강행하는 것은 해군기지로 인해 고통을 겪는 강정 주민들의 마음에 두 번 대못을 박는 것이나 다름없다. 
 
심지어 앞서 서술했듯이 정부와 해군 스스로 홍보해오던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의 약속도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다. 정부와 해군은 왜 굳이 완공되지도 않은 항만에서 행사를 치르겠다는 것인가? 혹시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을 만들어주겠다던 약속을 공공연히 뒤집고 그곳을 제주해군기지로 전 세계에 기정사실화하려는 것은 아닌가?
 
 
'반대'결의 마을총회 뒤엎기? 11년 전 갈등 재연하는 해군
 
시대착오적인 군함 사열 행사인 국제 관함식은 평화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는 전 세계적으로 평화의 시대를 다시 쓰고 있다. 전 세계의 눈과 귀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 국민이 평화체제를 한 목소리로 염원하고 있는 이때,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해 군함을 사열하고 함포를 쏘는 국제 관함식은 세금 낭비이며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해군은 전 세계의 군함이 모이는 이 퍼레이드에는 미일의 군함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의 군함도 오기 때문에 외교적 갈등의 원인이 될 우려는 없다고 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이 행사는 명백히 제주 강정마을에 건설된 해군기지를 국제적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제주도를 군사적 전초기지로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 행사 뒤에는 주로 우방국들의 군함이 이 기지에 드나들게 될 것이다. 강정에서 국제 관함식을 개최하는 것은 제주의 미래비전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위협하는 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미 강정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재주도 의원 전원이 국제관함식 제주 개최에 대한 반대결의안을 제출했다. 문재인 정부 또한 평화의 시대에 역행하며 구시대적 발상으로 강행되는 국제 관함식 제주해군기지 개최를 취소해야 한다.
 
한편, 제주도 동북단은 또 다른 갈등의 활화산이 되어가고 있다. 제2공항 건설이라는 이름으로 강행되는 대규모 개발 사업은 그 자체로 다수의 오름을 훼손해야하는 환경적 문제를 야기하고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과의 갈등을 초래해왔다. 또 다른 문제는 이 공항의 건설과 함께 국방부가 오래도록 추진해온 제주 공군기지가 민군복합공항이라는 이름으로 현실화되어 제주도를 복합군사전초기지화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기정사실화되는 공군기지, 정보공개 거부하는 군
 
지난 2017년 4월 국회 오영훈 의원, 위성곤 의원 등에 의해서 공군의 남부탐색구조부대의 부지 검토 등을 위한 연구용역이 오는 2018년 실시될 계획임이 확인됐다고 밝혀졌다. 국방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남부탐색구조대 설치사업은 국방중기계획에 오래 전부터 포함된 사업으로, 총 사업비 2950억 원 규모의 공사를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2018년~2022년 관련 연구용역 실시계획을 이미 확정한 상태다. 공군참모총장이 직접 제주를 찾아 공군기지인 남부탐색구조부대 제주 설치계획을 밝혔고, 공군 측은 제주 제2공항을 유력한 공군기지 후보지로 삼고 있다고 공공연히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와 제주도는 순수 민간공항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아직 분명한 것은 없다. 정부 특히 국방부는 아직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참여연대가 국방중기계획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국방부는 '부분공개'했고 남부탐색구조부대 관련 부분은 공개하지 않았다.
 
제주해군기지를 둘러싼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도리어 남북관계,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평화대화의 시작과 더불어 세계평화의 섬이라는 정체성과의 불일치, 강정주민과 제주도민과의 불화와 갈등이 확대되는 중이다. 그럼에도 국제관함식을 계기로 제주 해군기지가 전 세계에 기정사실화되고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을 건설해 주겠다던 공약도 사실상 헛공약으로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반면, 공군기지 건설은 스멀스멀 기정사실화되고 있고 주민들을 무시하고 천혜의 환경을 파괴하면서 '제2공항'이라는 이름을 지닌 아직 용도와 정체를 정확히 알 수 없는 공항건설 사업이 강행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제주도는 복합군사전초기지로 나아가고 있다. 동북아의 새로운 DMZ로 전락하고 있다. 제주도는 한반도 운명의 축소판 같은 공간이다. 세계평화의 섬이 될 것인지 전쟁과 갈등의 도화선이 될 것인지, 우리가 이제 선택해야 한다.
 
 
강정에서 성산까지, 2018 제주생명평화대행진
 
"평화야 고치글라(같이가자)!" 올해도 어김없이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은 이어진다. 2018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은 7월 29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7월 30일 강정마을에서 출발해 제2공항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성산까지 3일간 이어진다. 8월 2일부터 8월 4일까지 3일간은 성산에서 평화캠프를 이어간다. 4.3 70주년을 맞은 제주, 4.3은 아직 이름을 얻지 못했고, 세계 평화의 섬이라는 정체성은 거의 잊혀지고 있다. 평화로 가는 길은 없다. 평화가 곧 길이다. 이 행진에 함께 해 평화가 되고 길이 되지 않으시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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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의 합의 저버리고 선별적 아동수당법안 통과시킨 보건복지위 규탄한다

아동수당의 의미와 보편 복지 원칙 망각한 처사

국회는 보편적 제도로 바로잡을 기회 스스로 저버린 것

 


지난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결국 소득 상위 10% 가구의 아동을 배제하는 아동수당법안을 통과시켰다.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0세에서 5세까지의 모든 아동에게 지급되는 보편적 제도로 ‘국민과 합의’된 아동수당제도가 지난해 국회내 예산 합의 과정에서의 야당의 정략적인 반대와 여당의 무책임한 대응으로 선별적 제도로 변질되더니, 급기야 ‘국민과의 합의’에 반하여 아동수당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한 것이다. 이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아무 명분도 없이 보편적 아동수당을 반대한 자유한국당 등 야당을 강력하게 규탄하는 바이다. 또한 끝내 보편적 복지 원칙을 지켜내지 못한 여당도 준엄한 역사의 심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보건복지위원회가 통과시킨 안에 따르면, 2인 이상 전체 가구의 100분의 90 수준을 선별의 기준점으로 잡고 있다. 이 기준을 적용해 전체 253만명 아동 중 6%인 15만명을 아동 수당의 지급대상에서 배제하고, 3,912억원의 예산을 절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상자를 선별하기 위해 770억에서 1,15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며, 복잡해진 제도로 인해 연구비 등 불필요한 비용이 이미 지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아동수당을 지급할 때 마다 대략 200만 가구가 소득·자산 조사를 받아야 하는 불편과 혼란으로 산정조차 어려운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보편적 복지의 원칙이 뚜렷한 명분도 없이 훼손되었다는 점이다. 선별적 복지 제도는 선별의 대상이 많든 적든 그 자체로 납세자와 수혜자를 분리함으로써 제도의 지속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 누차 지적되어왔다. 일각에서는 고소득층 가구의 아동에게 세금을 지원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동수당 도입과 연계해 점차 폐지할 예정이던 자녀세액공제 혜택을, 아동수당에서 배제되는 상위10% 가구에 한하여 유지시키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고소득층 가구 아동에게 국가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명분도, 일관성도 없다. 오히려 아동수당과 세액공제의 이원화로 조세제도와 복지제도의 복잡성만 심화될 뿐이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인권, 노동, 시민사회 단체는 2월 국회 논의를 앞두고, 정치적 합의로 변질된 아동수당을 다시 모든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로 바로 잡을 것을 국회에 강력하게 촉구한 바 있다(2018년 2월8일자 공동성명). 하지만 국회는 결국 스스로 문제를 바로 잡을 기회를 저버렸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국민과의 약속에 반하여 선별적 아동수당법안을 통과시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정부와 국회에 지난 대선과정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보편적 아동수당을 제도화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만약 여야가 당리당략에 집착하여 아동의 보편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아동수당 제도를 엉망으로 만드는 반역사적인 행태를 지속할 경우,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을 직면하게 될 것이다.

 

▣ 보도자료[원문보기/다운로드]

일, 2018/02/2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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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의 성과 낸 고위급 남북 당국회담 환영

평창올림픽 마중물 삼아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긴장 완화 위한 대화와 협상 이어가야

 

남북은 어제(1월 9일) 고위급 남북 당국회담을 통해 북한 고위급 대표단 등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과 남북 군사당국회담 개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고위급회담과 각 분야의 회담 등에 합의했다. 남북 당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단절되었던 남북 대화의 물꼬를 텄고, 대화의 동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참여연대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남긴 이번 회담 결과를 매우 환영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남북 당국이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군사 당국회담을 개최하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하며, 그동안의 남북 선언에 대한 존중과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원칙 등을 공표한 것에 주목한다. 이미 판문점 연락통로와 서해 군 통신이 다시 개통된 것도 좋은 신호이다. 물론 오랜 단절 끝에 재개되는 남북 간의 대화와 협상이 마냥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긴장 완화에 대한 남북 당국의 의지와 국민적 염원이 있는 만큼,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대화와 협상의 국면이 이어지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그 길에 시민사회단체들도 함께 할 것이다. 

 

*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수, 2018/01/1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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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시민평화법정 강연

 

시민평화법정 준비위원회 & 역사문제연구소 공동주최 대중강연회 

'가해국 국민'으로 살기: 베트남전쟁, 국가 그리고 '나'

 

2018년 3월 3일(토) 오후 3시, 역사문제연구소 관지헌 (오시는 길 1호선 제기동역 1번 출구)

 

강사 : 후지이 다케시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 시민평화법정 준비위 조사팀)

지난 세기에 한국에 와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한국 현대사를 전공했으며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나키즘과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다. 대표 논저로 『파시즘과 제3세계주의 사이에서』(역사비평사, 2012), 옮긴 책으로 『번역과 주체』(이산, 2005), 『다미가요 제창』(삼인, 2011) 등이 있다.

 

베트남전쟁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 우리는, 아니 ‘나’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일제 식민지배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 생각할 때, 우리는 쉽게 ‘우리’라는 단위로 말을 한다. 그런데 베트남전쟁의 경우처럼 ‘가해자’의 위치에 서야 할 때면 상황은 달라진다. ‘나’의 구체적인 위치, 경험 등등이 심각한 문제로 모습을 드러낸다. ‘가해국’ 일본에서 일본인으로 나고 자랐으며 대학 때부터 학생운동을 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은 바로 이 문제였다.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포함해서 ‘가해국 국민’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을 나누고 싶다.

 

참가 신청 >> https://goo.gl/forms/exQ4XZL3PBImYDoE2

 

시민평화법정 웹사이트 http://blog.naver.com/tribunal4peace 

문의 [email protected] 

후원 우리은행 1005-603-308131 한베평화재단

 

수, 2018/02/28-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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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지침’ 공식 폐기 환영한다


양대지침 폐기는 당연한 귀결, 고용노동부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헌법·노동관계법상 노동권을 보장·확대할 노동행정이 절실해

 

<공정인사 지침>과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 지침>이 오늘부로 폐기되었다. 소위, ‘양대지침’의 당연한 귀결이다. 지난 정권이 강행한 양대지침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마련한 기준에 따라 노동자를 해고하고 노동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이었다. 양대지침을 폐기한 고용노동부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노동조건의 기준을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써 규율하도록 한 헌법과 부당한 해고를 제한하고 있는 근로기준법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정지침을 기습적으로 발표하고 강행한 고용노동부의 지난 행적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적대시하며 노·사관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불필요한 대립과 갈등을 유발했던 과거를 반성해야 한다.


양대지침의 폐기와 함께, 양대지침이 의도했던 바인 ‘사용자 일방’에 의한 더 쉬운 해고와 노동조건 결정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고용노동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이 법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은 최저기준이므로 근로 관계 당사자는 이 기준을 이유로 근로조건을 낮출 수 없”으며(법 3조)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고(법 4조)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저임금불안정노동의 확산, 10%에 미치지 못하는 노동조합 조직률이라는 냉엄한 현실을 고려하면, 해고의 문제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노동조건조차 절대 다수의 사업장에서 ‘사용자 일방’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현장에서 노동조건이 사용자 일방에 의해 결정되는지, 그 내용이 노동3권을 훼손하지 않는지, 고용안정과 임금 등 노동조건을 후퇴시키지 않는지 여부를 철저하게 관리·감독해야 할 것이다. 


행정지침의 문제는 비단, ‘양대지침’에 한정된 사안은 아니다. 고용노동부는 사용자 일방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면서 헌법과 근로기준법 등의 취지에 배치되는 행정지침을 양산해왔고 이를 통해 현행 노동관계법 등을 무력화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훼손했다. 양대지침의 폐기를 계기로, 현행 행정지침을 점검하여 법의 취지에 맞게 폐기·개선해야 할 것이다. 양대지침을 공식 폐기한 고용노동부의 결정을 환영한다. 헌법와 노동관계법에 명시된 노동자 권리의 실질적인 보장과 확대를 위한 노동행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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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09/2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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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불이익 받아도 보호 받지 못하는 제보자 대책 권익위에 요구해

부패방지법 제29조에 따라 판결 확정된 사항은 권익위 조사 못해

권익위에 적시에 보호 신청할 수 있도록 신고기관 안내 강화해야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는 오늘(11/23)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부패방지법’) 제29조 제2항 제5호의 적용으로 부패신고자가 보호받지 못한 사례가 발생했다며,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요청서를 국민권익위에 발송했습니다. 참여연대는 신고자들이 불이익을 받아도 권익위가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고기관이 신고접수 단계에서 신분 보호 관련 절차 안내를 의무적으로 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부패신고자인 김은숙 씨는 한국가정법률상담소제주지부의 보조금 횡령, 편취 사실을 제주도 감사위원회와 제주지방경찰청 등에 신고하였다가 해고된 후 해고무효소송을 제기했으나 2016년 8월 패소했습니다. 이후 김은숙 씨는 2017년 6월 국민권익위에 신분보장등 조치 신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국민권익위는 해고무효소송의 판결이 확정되었기 때문에 부패방지법 제29조 제2항 제5호에 따라 신고자 보호를 위한 조사를 할 수 없다며 신분보장등 조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김은숙 씨가 해고무효소송 패소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신분보호조치를 신청했다면 이번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김 씨의 부패신고를 접수한 기관 중 어느 곳에서도 해고무효소송 같은 것이 확정되기 전에 보호조치를 신청해야만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던 것이 이번 일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부패신고자들은 국민권익위에 신분보장조치를 신청하기 전에 법원을 통해 해고무효소송 등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의 시민들은 신고자 보호 제도를 상세하게 알기 어렵습니다. 이런 이유로, 참여연대는 신고를 접수받은 기관이 초기에 신고자에게 보호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국민권익위에 제안했습니다. 또 공익신고자보호법상 공익신고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며, 신고자 보호 안내를 강화하고 교육이나 필요한 자료들을 비치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법원의 판결로 원직복직이 불가능한 사안일 경우라도 사건을 바로 종결할 것이 아니라 신고로 인한 불이익 조치라고 판단되면 신고자에 대한 재취업 지원 등 다른 지원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 참고 : 부패방지법 제29조
제29조(의견청취 등) ① 위원회는 제12조제5호부터 제14호에 따른 기능을 수행함에 있어서 필요한 경우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할 수 있다.
1. 공공기관에 대한 설명 또는 자료·서류 등의 제출요구 및 실태조사
2. 이해관계인·참고인 또는 관계 공직자의 출석 및 의견진술 요구
② 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항에 대하여는 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국가기밀에 관한 사항
2. 수사·재판 및 형집행(보안처분·보안관찰처분·보호처분·보호관찰처분·보호감호처분·치료감호처분·사회봉사명령을 포함한다)의 당부에 관한 사항 또는 감사원의 감사가 착수된 사항
3. 행정심판·소송, 헌법재판소의 심판, 헌법소원이나 감사원의 심사청구 그 밖의 다른 법률에 따른 불복구제절차가 진행 중인 사항
4. 법령에 따라 화해·알선·조정·중재 등 당사자간의 이해조정을 목적으로 행하는 절차가 진행 중인 사항
5. 판결·결정·재결·화해·조정·중재 등에 따라 확정된 사항 또는 「감사원법」에 따른 감사위원회의에서 의결된 사항

 

[국민권익위에 발송한 요청서] 

부패방지법 제29조로 인한 제보자 보호 사각지대 대책 마련을 요청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최근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부패방지법’) 제29조 제2항 제5호의 적용으로 부패신고자가 보호받지 못한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부패방지법상 보호조치에 대해 충분히 고지받지 못하고 신고하는 경우 이러한 문제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는 위 규정으로 인해 신고자들이 불합리한 현실에 놓이지 않도록 귀 위원회에 신고기관의 안내 의무 강화 등 대책을 마련해 주시길 요청드립니다.

귀 위원회는 지난 10월 13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제주지부의 보조금 횡령, 편취 사실을 신고하였다가 해고된 김은숙 씨의 신분보장등 조치 요구에 대하여, 부패방지법 제29조 제2항 제5호에 따라 판결이 확정된 사항에 해당하므로 신고자 보호를 위한 조사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종결처리하였습니다. 김은숙 씨는 2015년 4월과 5월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와 제주지방경찰청 등에 한국가정법률상담소제주지부의 보조금 횡령 사실을 신고 한 후 근로계약 갱신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2015년 7월 31일자로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받았습니다. 김은숙 씨는 이후 해고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김은숙 씨가 제보자에 대한 보복으로 병가를 승인하지 않은 소장의 부당한 행위는 살피지 않은 채 무단결근이라는 형식적인 사유만을 이유로 김은숙 씨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제주지방법원 2015가합1433 판결).

신고자가 귀 위원회에 부패신고를 하면 귀 위원회가 신분보장 및 신변보호 조치, 보상금 신청 등에 대하여 안내를 하고 있으나, 피신고자가 소속된 공공기관이나 소속기관·단체 또는 기업 등을 지도감독하는 공공기관에 부패행위를 신고하는 경우 위와 같은 안내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부패행위 신고자에 대한 보호 제도를 제대로 고지받지 못한 신고자로서는, 귀 위원회에 신분보장 조치를 요구하기 이전에 노동위원회나 법원에서 권리구제절차를 진행하여 부패행위 신고자로서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김은숙 씨의 경우도 해고에 불복하여 소송에 이르기까지 신고기관이었던 제주도 감사위원회나 제주지방경찰청으로부터 신고자 보호에 관한 안내를 전혀 받지 못했고, 확정 판결이 난 뒤에야 부패방지법에 따라서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제보자 현실을 고려할 때 김은숙 씨와 같은 문제는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공익신고자보호법에서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부패방지법 제29조 제2항 제5호 규정으로 신고자들이 불합리한 현실에 놓이지 않도록 귀 위원회의 대책마련이 필요합니다. 또 공익신고자보호법 제9조의2, 시행령 제11조의 4의 규정이 위원회 뿐만 아니라 부패방지법 또는 공익신고자보호법에 의하여 신고 접수 기관으로 지정된 기관에도 적용되어, 부패행위 신고 또는 공익신고를 접수받은 기관이 신고자에게 보호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고지하도록 의무화해야 합니다. 당장 법 개정이 어렵다면, 신고기관의 안내의무를 강화하고 이를 위해 교육이나 필요한 자료들을 비치하도록 해야 합니다. 정기적인 실태점검을 통해 안내 의무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 지 점검하고 이를 게을리 했을 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법원의 판결로 신고자의 원직 복직이 불가능한 사안일 경우라도 사건을 바로 종결할 것이 아니라, 공익신고로 인한 불이익 조치라고 판단되면 신고자에 대한 재취업 지원 등 다른 지원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형식적인 요건으로 인해 신고자가 신분상 불이익을 회복할 수 없는 불합리한 현실에 놓이지 않도록 귀 위원회가 노력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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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11/2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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