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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북한 발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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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북한 발전 계획

익명 (미확인) | 토, 2018/05/26- 09:42

북한 정부 관료들의 고충에 연민을 느껴야만 하겠다. 다국적 에너지 기업인 코크 인더스트리즈(Koch Industries)를 비롯한 거대 기업들의 능란한 말솜씨를 지닌 기업가들을 갑자기 맞닥뜨려야 하니 말이다. 이들 기업가는 알맹이는 없지만 현란한 제안을 앞세워 상대를 압도하려들고, 뇌물을 포함한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북한 자원에 접근하는 열쇠를 넘겨받고, 북한 땅을 영원히 밟지도 않을 투자자들의 이익을 위해 북한을 착취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한다.

이런 과정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여타 걸프 국가들에서 그런 사례를 보았다. 처음에는 영국 국영 석유회사(British Petroleum)가, 이어서 스탠더드 오일(Standard Oil)이, 그리고 이후에는 또 다른 기업들이 소수의 엘리트에게 부를 안겨주겠다며 꾀어서, 외국 투자자와 한줌도 안 되는 사우디 인들을 위해 사우디 천연자원을 무자비하게 착취했다. 그 결과 교육과 사회복지는 말할 필요도 없고, 사우디 국내의 공공 기반시설 역시 매우 후진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다.

북한에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는 또한 이러한 위험에 어떻게 적절하게 대응할지에 관해 시의적절한 조언을 제공해야 한다. 북한에 대한 강탈은 한반도 전체를 상대로 하는 강탈이 될 수 있다.

기후변화 전문가가 전무하며 기후변화라는 재앙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무분별한 선전에만 열중하는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외국 투자가 가져올 환경에의 영향과 사회적 충격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은 말할 필요도 없다. 사실상 어떤 기업 혹은 컨설팅 회사도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시장의 압력이 이들 모두로 하여금, 그들이 발견한 바를 이윤에 유리하게 왜곡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북한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 어떤 핵심 사항이 담겨야 할지를 여기서 제안하고자 한다. 이 제안은 정부나 재계에서 현재 실제로 진행되는 논의와 너무 달라서, 많은 독자들은 이 제안이 환상적이면서 동시에 완전히 비현실적이라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말 바꾸기를 밥 먹듯이 하는 사기꾼들이 수십 년간 휘젓고 다니던 무대에 진실이 갑자기 나타나면, 오히려 그 진실이 생경하고 현실에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법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세심하게 살펴보고 스스로 평가하기를 바란다. 적어도 한국인들은 다른 제안들과 함께, 여기서 제시하는 모델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논의할 수 있는 용기와 시야를 가졌기를 기대한다. 북한 “개발”에서 거대한 이익을 바라는 인간들로부터 넉넉하게 보상 받는 사람들이 내놓는 그런 제안들과 함께 여기서 제기하는 모델도 함께 논의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서울이 종종 망각하는 점이 있다. 일단 북한이 개방되면 북한 사람들은 한국인이 된다는 단순한 사실, 그리고 남한 사람들 역시 북한이 겪을 수밖에 없을 그런 공격에 노출될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은 더 나은 미래로 향하는 비전을 내놓아야 할 중대한 시점이다.

 

북한의 경제, 문화, 정치 발전을 위한 잠정 계획

 

계획 수립의 과정

우선, 북한의 천연자원과 노동력을 착취함으로써 이득을 얻게 될 기업과 연계된 컨설팅 회사나 이들과 부패사슬로 연결된 정부 기관의 제안은 무엇이 되었든 폐기해야 한다.

다음으로, 북한과 남한 인사 몇몇을 포함하는 국제자문위원회의 구성이 필요하다. 급속한 사회경제적 변화에서 비롯된 혼란에 대응하기 위해 애쓰는 북한 정부와 시민들에게, 위원회는 적절하고도 유익한 조언을 제공할 것이다.

자문위원회는 북한이 직면하게 될 특정한 사회경제적 도전을 깊이 이해함은 물론이고 대단히 높은 도덕적 기준으로 존경받는 전 세계 전문가들로 이루어져야 한다. 북한의 천연자원과 시민의 노동력을 착취함으로써 이득을 얻을 기업이나 투자은행과 관련된 사람은 자문위원회에 단 한 사람도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

위원회 그리고 이 과정에 참여하는 북한 사람들은 북한 개발을 위한 계획의 초안을 작성하게 될 것인데, 이 초안은 오로지 북한의 장기적 이익에 집중한다. 과학적 원칙을 따르고 가식이나 과장을 삼가며 오로지 진실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하고도 북한 사람들이 고무될 비전을 제시한다. 소수의 주머니만 불리고 시민의 삶을 악화시키며 환경을 파괴하여 훗날 어마어마한 비용을 치르게 만드는 단기적 처방을 피하지 않는다면 북한이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없음을, 이 계획은 강조해야만 한다.

이 계획은 두 가지의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중심으로 삼아야만 한다.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지만, 인간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무책임한 정치인들과 선정적 보도를 일삼는 언론에 의하여 무시되어 온 사실들이다. 그 첫 번째는 인류에게 닥친 가장 큰 위협이 기후변화라는 사실이다. 기후변화가 북한에 미치게 될 영향은 건조한 지역의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사막의) 확산 및 농업 생산에 영향을 미칠 기온 상승이란 형태가 될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야말로 개발 프로그램의 핵심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두 번째는 소수에게 집중된 부가 아시아 국가들의 사회조직을 심각하게 파괴하고 건강한 사회를 무너뜨려 왔다는 사실이다. 어떠한 북한 개발계획이라도, 지방 수준에서 시작하는 발전을 고취하고 일반 시민의 이익을 위하여 자금이 사용될 것을 보장하는, 이전과는 근본적으로 상이한 경제 패러다임을 채택해야만 한다. 소수에 의한 부의 집중과 금융의 남용 문제에 대처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전 세계 금융의 대규모 파국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발전의 첫 번째 단계에서 과도한 부채를 짊어지지 않아야 한다. 단기 이익을 목적으로 북한에 들어오는 외국 기업들은 아무런 사전 경고도 없이 북한으로부터 갑자기 떠나갈 위험이 대단히 높다.

 

천연자원

북한은 다국적 기업들의 어마어마한 관심을 받을 것이다. 이들의 관심은 북한 사람들의 인권이나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빈곤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투자은행들은 북한 땅의 지표면 아래 광범하게 매장된 석탄과 우라늄, 철강, 금, 마그네사이트, 아연, 구리, 석회암, 그리고 (아시아 지역에서 번창하는 전자산업에 필요한) 희토류를 착취함으로써 얻을 잠재적 이윤에 이끌릴 뿐이다. 남한의 한국광업공사에 따르면 북한 광물자원의 가치는 약 6조 달러에 이른다.

북한은 가난한 나라이며, 북한 관리들은 천연자원의 착취가 환경과 사회경제에 가져올 충격을 판단할만한 전문성을 지니고 있지 않다. 적은 봉급으로 생활하는 북한의 정부 관리들은 풍족함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에 유혹되거나 노골적인 뇌물공세의 빠져 미래 세대가 후회할 결정을 내리게 될 수 있다.

천연자원 개발이 가져올 장기적인 영향을, 평양이 자체적으로 혹은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으며 높은 도덕성을 지닌 국제 자문가의 도움을 받아 평가할 충분한 전문성을 갖출 때까지 북한 천연자원의 과도한 개발은 조건 없이 동결되어야만 한다. 천연자원의 채굴에 관한 모든 제안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에 의한 폭넓은 환경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귀중한 토양을 파괴하고 돌이킬 수 없는 파괴를 가져오게 될, 우라늄과 철강 및 여타 자원에 대한 노천채굴은 금지되어야 한다.

북한에 엄청나게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석탄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핵 프로그램의 해체보다 훨씬 더 어려운 문제이다. 석탄 사용이 기후에 파국적인 영향을 미치며, 석탄과 석유 사용의 지속이 향후 30년 안에 지구를 인간이 거주할 수 없는 곳으로 만들 것이라는 점은 과학연구의 압도적인 증거에 의하여 확인된 바다. 가장 훌륭한 정책은 북한 정부가 매장된 석탄을 손대지 않고 내버려 두는 것이다.

석탄을 판매하여 이윤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주류 언론과 유력 경제인 및 정치인들은 오로지 이런 사람들이 제출하는 의견에 대해서만 소개하고 논의한다. 그러나 진실을 왜곡하는 정보 혹은 거짓된 정보를 바탕으로 대다수 사람들이 믿는 바는 현실적으로 아무런 적합성도 지니지 못 한다. 진실이 무엇인가가 가장 중요하며, 남북한 사람들이 진실에 접근할 수만 있다면 결론은 명확하다.

석탄을 차량에 옮겨싣는 북한 주민. 사진 출처: 연합뉴스

궁극적으로, 북한 천연자원의 개발은 이윤 추구의 동기를 지니지 않은 국가독점기관이 관리해야만 한다. 천연자원의 개발이 북한의 환경과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 과학적 조사에 의하여 판명될 경우, 이 기관은 개발을 종료시킬 전적인 권한을 지녀야 한다. 천연자원 개발에서 나오는 이익은 교육과 정부 기능의 향상 및 복지에의 투자라는 관점에서, 북한 경제의 발전에 온전히 그 초점을 두어야 한다. 패기 있고 잘 교육된, 새로운 세대의 북한 정부관리 육성이 향후의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긴요하다. 전문 지식과 높은 도덕적 원칙 그리고 시민의 장기적 요구를 옹호할 수 있는 새로운 관리들이다.

천연자원 개발의 부정적 영향은 환경오염에 국한되지 않는다. 갑작스런 부의 유입은 소수의 권력 엘리트에게 국한되고, 절대다수의 시민들에게는 아무런 이익도 가져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1950년대와 1960년대에 걸쳐서, 영국 국영석유회사와 스탠더드오일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자원을 개발했던 과정을 보기만 하면 알 수 있다. 사우디 왕족은 어마어마한 부를 일구었고, 그들의 자산을 해외로 내보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공기반시설은 열악했고, 교육은 형편없었으며, 사막이 확산되고, 대다수 시민은 열악한 임금으로 생활했다.

북한은 이러한 시나리오를 피해야만 한다. 동포의 삶을 위하여 스스로 국가를 운영하는, 건강하고 도덕적이며 패기 있고 높은 교육수준을 자랑하는 북한 사람들을 형성하는 일이 우리의 목표이다. 저렴한 노동력의 착취를 통한 경제성장은 한반도의 문화적, 사회적 통합을 지연시킬 뿐이다.

극소수 엘리트에게 부가 집중되는 위험한 경향이 북한에 이미 존재한다. 향후 경제발전의 과실이 조직된 소수에게 더욱 집중되고 이들 소수가 국제금융에 연결될 경우, 이들은 공장과 광산에서 자행되는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를 끝내거나 석탄 화력발전소를 멈춰 세울 아무런 동기도 갖지 못 할 것이다.

일반 시민의 빈곤보다 점증하게 될 부의 불균형이 장기적으로는 북한에게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에너지

정치인들은 한밤중에 촬영한 한반도 위성사진을 보여주면서, 암흑에 휩싸인 북한 모습이 일본과 남한과 비교하여 북한에 경제발전이 부재한 증거라고 흔히 언급하곤 한다. 지난 수십 년간 북한 주민들이 부패와 전제정치에 고통받아온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의 밤하늘을 밝히는 일이 우선순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연합뉴스

진실을 말하자면, 남한이야말로 자국 영토의 밤하늘을 북한의 그것처럼 어둡게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검소한 문화를 장려하고 무분별한 전력 남용을 종식해야 하는 것이다. 북한이 수십 기의 석탄 화력발전소를 건설하여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밤을 밝힌다면, 이는 한반도 전 지역에 엄청난 재앙이 될 것이다.

처음부터 100%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고수하고 화석 연료의 수입은 아예 시작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정책이다. 경제발전이 늦춰질지라도 말이다. 소비를 적게 하는 이전의 전통을 장려하면서도 영양섭취 개선 노력을 병행할 수 있다.

검소한 습관을 지속할 수 있다면 북한은 화석연료를 수입할 필요가 전혀 없다. 태양광이나 풍력 관련 기술을 수입할 필요는 있을 수 있다. 이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일이 북한에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태양광이나 풍력 관련 기술이, 특허권에 대한 지불 없이도 광범하게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북한이 100% 재생 가능 에너지 국가가 된다면, 이는 북한 주민의 자랑이자 남한 사람들이 배워야 할 모범이 된다. 이러한 북한의 자존감과 뚜렷한 목적의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심리적 자신감이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상업 광고가 부추기는 충동에 빠지지 않는 것이지, 여타 “선진국”에 뒤쳐진 것이 아니란 점을 북한 사람들이 확신하도록 해야만 한다. 북한 사람들은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점을 알아야만 한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한국 전통문화의 핵심이다.

북한에서 목격되는 검소함이란 북한의 경제발전 능력을 위축시켰던 지난 30여년의 형편없는 경제계획의 결과이기도 한다. 그러나 검소함은 죄가 아니라 미덕이다. 남한 사람들이야말로, 무분별한 소비에 탐닉하지 않고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하는 법에 관하여 북한 사람들에게서 배워야 한다.

 

공공 기반시설

공공 기반시설 건설 계약에 서명하기 이전에 평양이 먼저 해야 할 일은 깊은 심호흡이다. 공공 기반시설과 도시 디자인에 관한 선진국의 접근법이 완벽한 재앙으로 드러났음을 지적하는 저명 학자들의 보고서가 넘쳐난다. 소수의 사람들만 접근할 수 있는 고층 빌딩의 고급 술집에서 눈 아래 펼쳐진 즐비한 마천루를 굽어보거나 스포츠카를 몰고 고속도로를 질주해서 내려오면서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런 식의 공공 기반시설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로 좋지 않다.

무엇보다 환경 그리고 일반 시민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지 않고 벌이는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가 없어야만 한다.

소비와 낭비를 부추기고 넓은 집과 호화로운 자동차를 선전하는 광고는 북한 사람들에게 필요하지 않다. 호화스런 아파트, 여기저기 들어선 고속도로, 소수의 외국인 투자자가 운영하면서 끊임없는 소비와 낭비를 부추기는 백화점과 쇼핑몰이 북한 사람들에게는 필요 없다.

북한 사람들에게 알려줘야 할 첫 번째는 잘못된 개발계획이 장기적으로 자국에 가져올 막대한 비용에 관하여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을 비롯한 외국에 나가 볼 수 있었던 소수의 특권층 북한인들은 현대의 공공 기반시설과 관련된 심각한 문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이 만났던 기업가들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북한 사람들에게 설명하라고 봉급을 받는 것은 아니다. 북한 사람들에게 진실을 말해 줄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새로운 공공 기반시설을 필요로 한다는 점은 북한 사람들에게 커다란 축복이다. 북한의 조건에 부합하면서도 기후변화의 도전에 대응할, 완벽한 공공 기반시설체계를 창조할 귀중한 기회이다. 북한의 모든 공공 기반시설은 처음부터 100% 재생 가능하도록 건설되어야 한다. 북한 사회를 위한 이러한 모델은 전 세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이며 남한의 실질적인 변화에 영감을 불어넣을 것이다.

모든 빌딩의 벽은 상당한 수준으로 단열 처리하고, 악천후에 대비하여 2중 혹은 3중창을 채용하며 태양광 패널로 마감해야 한다. 가능한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달성해야 하는 것이다. 풍력을 비롯한 모든 형태의 재생가능 에너지가 가능한 최대로 활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재생가능 에너지의 유지와 운영이 현지 주민에게 맡겨져, 일자리가 지역에 돌아가고 주민이 공동체의 디자인에 참여해야만 한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양해야 하며, 주거와 농업 공간의 결합이 장려되어야 한다. 북한이 도시 사회로 변모할 이유는 없다.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참여를 보장하여, 해당 지역의 개발계획과 프로젝트에 관하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하여 자신의 집을 짓도록 장려하고 이 과정에서 이웃에게 일자리를 나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북한 사람들에게 수입 상품보다 더 필요한 것은 환경 및 사회 이슈에 관한 전문성과 경험과 교육이다.

 

금융과 자본

북한 사람들이 스스로 각종 도전에 대처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일에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두어야만 하지만, 공공 기반시설이나 농업 및 에너지 생산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 역시 대단히 중요하다. 미래 세대에게 짐을 지워서는 안 된다. 자본 조달의 새로운 전략을 고안하는 데서, 북한은 도덕성을 겸비한 전문가의 조언을 필요로 한다. 우선 북한은, 지역의 농업협동조합과 주민이 소유하는 공동체 은행을 통해 지방 수준에서 자본을 형성하는 프로그램을 고안해야 한다. 국내 자본을 형성하려는 이러한 노력이 북한의 경제발전에 매우 중요하며, 자국 경제를 스스로 관리하여 진정한 의미의 경제자립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된다. 전 세계적 규모의 금융위기가 임박했을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최대한 자급자족 상태를 유지하는 일이 북한에게 긴요하다.

향후 들어설 북한의 은행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동경이나 쿠웨이트에서 투자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다국적 은행의 지점과 같을 수는 없다. 협동조합이어야만 하며, 이윤을 핵심 목표로 하지 않는 최고위층이 규제하는 독점이라야 한다.

외채를 들여올 필요도 생길 것이다. 외채 도입은 장기 프로젝트에 집중되어야 하며,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지니지 않는 전문가들이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태양광 및 풍력 발전에 자금을 조달하여 화석연료와 결별하기 위해, 북한에게는 20년에서 40년에 이르는 장기 외채가 필요하다. 나아가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장기 부채를 통한 투자에 집중함으로써, 북한은 더 큰 금융 안정성을 확보할 수도 있다. 자본이 생산적 목표에 긴밀하게 연계되어 (주식이나 채권 혹은 선물 등) 투기경제가 차지할 공간이 전혀 없어야만 한다. 북한 경제는 십여 년 동안 주식 등의 투기경제로부터 벗어나 있어야만 하여, 북한의 천연자원이 국제 선물시장에 노출되어서는 안 된다.

 

노동

북한 사람들에게는 일감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일이란 실질적이고 안정적이며 의미 있는 것이어야 한다. 외국인 소유의 불결한 공장에 떼거지로 수용되어, 낮은 임금을 받으며 수출품을 만드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제조업의 종속은 북한의 잠재력 발현을 영구적으로 가로막는다.

지방의 공동체에 뿌리를 두는 장기적인 일자리를 만들도록 장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일자리는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외국 기업이 철수해도 없어지지 않는다. 지방의 제조업이 장려되어야 하고 이를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 신발과 갖가지 도구, (음식을 비롯한 다양한 상품을 담는) 용기 등을 만드는 지방의 제조업은 전통 사회에서 흔한 법인데, 이런 제조업은 지역 공동체를 다시 활성화하는데 지극히 유익하다. 의류와 가구는 20년 이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일회용 상품이나 오래 가지 않아 못 쓰게 되는 붙박이 상품 등 환경을 파괴하는 상품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

지방 수준에서 상품을 수리하는 것 역시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의복과 가구, 신발 등의 상품이 튼튼하게 제작되어 여러 차례에 걸쳐 고쳐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지방 수준에서 소액금융이 제공되어, 몇 개월 혹은 몇 년에 걸쳐 할부로 지불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한 켤레의 신발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언제라도 해고할 수 있는 시장의 일자리가 아니라, 소속감을 줄 수 있는 공동체 작업장을 만들 필요가 있다. 고용된 사람들에게는 노동자로서의 기본적인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

 

교통

자동차가 많지 않고 고속도로가 적다는 점은 북한에게 축복이다. 출근하거나 쇼핑을 하는데 자동차가 필요하지 않은 공동체를 만드는데 완벽한 환경이다. 지루한 고속도로가 없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면, 전 세계가 이를 부러워 할 것이다.

주어진 지형과 이미 존재하는 촌락으로부터 유기적으로 형성되도록 공동체가 구상되어야지, 이방인들이 미리 만들어 온 개발계획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 고객의 입맛에 맞춘다면서 농토와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여기에 새로운 도로 등을 개발해서는 안 된다.

가능한 한 가족 구성원들은 집에서 혹은 거주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한다. 부동산 투기는 철저하게 제한되어야 하며, 농지 소유는 지역 주민에게만 허용되어야 한다. 외부인, 특히 기업의 농지 소유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북한에 고속도로를 건설할 필요는 없다. 고속도로는 건설하고 유지하는데 많은 비용이 드는데, 개발도상국이 고속도로 건설 때문에 불필요한 외채를 지게 만든다. 서로 중복되는 대중교통이 사람과 물자를 이동시킬 수 있도록 교통체계를 잘게 나누고, 이에 따라 자동차가 그리 필요하지 않도록 만드는 방법은 많다. 전 세계가 부러워 할, 전례 없는 교통 인프라를 창조할 기회가 북한에게 주어졌다.

고속도로 시스템을 통해 다른 도시로부터 상품을 들여오는 낭비 없이, 각 공동체가 자급자족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처음부터 전기 자동차를 활용해야 한다. 북한에서는 100% 전기로 작동하는 교통체계를 만들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이며, 이 원칙을 고수한다면 향후의 발전 과정에서 커다란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주간조선
사진 출처: 주간조선

 

교육

미국이나 남한에서는 교육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업이 되었다. 북한도 그런 사회가 될 필요는 없다. 교육은 윤리적 문제와 개개인의 자유로운 표현, 학생들 사이에서 그리고 더 나아가 시민들 사이에서 토론되는 세계에 관한 과학적 탐구에 집중되어야 한다. 사회가 현재 당면하고 있는 다양한 도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커다란 프로젝트의 일부로서 독서가 장려되어야 한다.

초등학교부터 이루어지는 교육에 관한 접근법의 전환은 충분히 사회를 변모시킬 수 있다. 많은 나라의 젊은이들이 비디오 게임과 천박한 비디오, 상업화된 음악과 포르노에 아무런 생각도 없이 탐닉하여, 자신의 연령대에 접해야 할 이슈들에 참여하지 못 하는 수동적 소비자로 전락하는 상황을 북한은 피해야만 한다.

기후변화와 농토관리에 관한 주민 교육이, 북한의 국제협력에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필요하지도 않고 분에 넘치는 상품을 구입하라고 부추기기보다 농업을 발전시키는데 더 많은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

북한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서 교육의 질 향상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발전도상국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이자 어쩌면 남한에도 수출할 수 있는 모델을 확립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이다.

교육은, 건강한 사회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야만 할 인문학과도 연결된다. 시민사회의 번성을 위하여, 예술을 통한 창조적이고도 세련된 표현이 장려되어야 한다. 가공음식과 일회용 화장품 소비를 통해 시민사회를 형성할 수는 없는 법이다. 회화와 조각, 음악과 노래, 댄스, 시와 서사는 시민 삶의 일부가 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사람들은 주변의 세계를 이해하고 더 나은 세계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예술이란 분별없는 소비를 부추기는 수단이 아니다. 예술을 통해 사람들이 다양한 문제에 눈을 뜨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데 초점을 두어야만 한다. 지역 공동체에서 일반 시민이 창조하는 예술이 될 수 있다면, 북한은 자신의 문화 정체성을 정립함은 물론 세계에 기여할 수 있다.

 

농업

화려한 호텔과 호화로운 레스토랑 그리고 소수의 출입만 허용되는 밀실을 만들기보다는, 협동조합이 중심이 되는 농촌 공동체를 창조하는 일이 북한에게 장기적으로 훨씬 중요하다. 엘리트를 위한 방종한 프로젝트가 단기적으로는 정책 결정자들에게 짜릿함을 안겨줄 수도 있겠지만, 이는 결국 더 큰 사회적 소외를 가져올 뿐이다. 북한 사람들은 그들이 농부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어야 한다. 농업이란 세계 경제의 미래이며 가장 명예롭고도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현대화가 농경 사회를 탈피하는 과정이라고 가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든 노동자가 공장에서 일하거나 서비스 산업에 종사하는 산업사회로 변모하는 과정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근거 없는 가정일 뿐이다.

가까운 장래에 남한은 농산물 생산비용의 상승으로 커다란 위기를 맞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막화가 진행되고 농지를 보존하지 못 한 결과이다. 석유와 수출입에 의존하는 위험스런 경제를 추구하며 농업을 희생시키는 일은 남한의 커다란 실수이다.

북한은, 몬산토나 듀퐁 등의 다국적 농업기업에 의존하지 않는, 지역 공동체가 운영하는 지속가능한 유기농업을 발달시킬 필요가 있다. 북한은 애초부터, 외국으로부터 수입된 종자와 비료 및 농약에의 의존으로 이어질 비극적인 결정을 하지 않아야만 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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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베이징의 한 젊은이가 이래경 이사장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작성자를 밝히는 것이 원칙이지만, 여러 사정으로 인해 익명 처리한 것을 양해바랍니다. 

이래경 이사장님께, 

한국처럼 이곳 베이징에서도 사람을 잡아먹을 듯 폭염이 사납습니다. 부디 건강 조심하십시오. 

바로 본론에 들어가겠습니다. 사드 문제를 논하기 앞서 우선 현실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북핵 문제를 잠깐 살펴봅니다. 사드 설치가 무엇보다 북핵을 명분으로 설치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사실 북핵은 남북관계와는 큰 관련은 없습니다. 북미관계입니다.

타깃은 미국 본토…왜 한국에 사드배치하나

왜 언론에서는 북핵문제가 남북관계의 중대한 문제라고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왜 북한이 ICBM, 곧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발했습니까? 한국을 위협하려고? 이번에 화성 14형 발사하고 선전할 때 한국 전체가 사정권 안에 든다고 선전했습니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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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밤, 북한은 ICBM급 화성 14형을 기습적으로 발사했다. 이는 지난달 4일 1차 발사에 이은 두 번째 도발이다.

물론 핵개발로 북한과 한국 사이의 비대칭성을 타파하고, 북한이 남북관계의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도 다분히 있습니다. 한미동맹에 균열을 가하려는 측면도 있고요.

그러나 그보다 더 앞선 동기는 미국을 실질적으로 위협해서 열세에 있는 북한이 동아시아 정세와 북미관계에서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것입니다. 한국 말고 한국의 상전인 미국과 상대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사드를 설치한다? 애초에 그 핵위협이란게 한국한테 하는 것이 아닌데? 말도 안됩니다.

천번 양보해서 북한이 핵미사일을 한국으로 발사한다고 칩시다. 그럼 어디를 치겠습니까?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을 치겠지요. 그게 북한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효과적입니다.

그렇다면 사드의 수비범위는 수도권 전체를 포함해야 합니다. 이건 군사를 제대로 모르는 저도 도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드를 성주에 배치를 했습니다. 사정권이 경기도 서남쪽 끝자락에 겨우 걸쳐있지요. 왜 그랬을까요?

간단합니다. 미국은 지금 패권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북핵을 핑계삼아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고 유라시아를 견제함으로써 ‘나누고 다스리던’ 그 시절의 패권을 어떻게든 유지하려고 앙시앙 레짐이 발악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여기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고요.

사드는 북한의 핵 못지 않은 대흉물이며, 우리 조국 산하에서 북핵과 더불어 하루 빨리 사라져야 합니다.

그래서 문재인의 행보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촛불 혁명에 힘입어 권좌에 올랐더니 미국 패권에 기생하는 한국의 구조를 타파할 생각은 아니 하고 오히려 그 반대로 힘차게 달려나가고 있습니다.

사드 배치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것은 마치 잘못 맨 첫 단추를 풀지도 않고서 나머지 단추를 모두 바르게 매려는 것처럼 어리석기 그지 없습니다. 또 사드 배치가 주권적 결정이라면서 왜 사드 철수도 주권적 결정 사항일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일까요?

상호 체제 인정하기에서 출발해야 

북한에게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겠다는 모순적 정책도 기가 막히고요. 아니, 적반하장도 분수가 있지요. 과연 북한이 제재를 받아가면서까지 한국과 대화를 하고 싶어할까요? 역지사지하면 답이 나옵니다.

선생님 말씀처럼 대화는 북한에게는 배려가 아닙니다. 오히려 위협입니다. 한국과 북한 간의 비대칭성을 김정은이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지금 북한이 원하는 것은 안정적 정권 유지와 국제 사회의 인정입니다. 그런데 문재인은 북한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남북관계에서 대화가 만능열쇠인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목하 북한과 한국을 둘러싼 정세에서 현재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한국의 태생과 6.25 전쟁 때부터 지금까지 한국에게 주도권은 없었습니다. 정전협정에서부터 그것을 아주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미회담으로 한국이 운전석에 앉았느니 뭐니 하는 얘기는 모두 거짓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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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북한은 ICBM급 화성 14형을 발사했다. 문재인정부는 즉각 사드 4기 추가 배치를 결정했다.

7월 4일, 시진핑은 모스크바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화성 14형이 발사되자 중화인민공화국 외교부와 러시아 외무부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 성명에서는 북한의 핵활동과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모두 잠정 중단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기제를 만들어가자고 제안했습니다. 미국은 이에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고요.

사실 이런 제안이 세상에 처음 나온 것은 아닙니다. 전에 중국이 제의한 바 있으니 북한이 거절했지요.

그러나 저는 이 방안이 괜찮은 방법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 중에서도 상호 적대행위 중단은 의의가 크지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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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북한이 화성 14형을 발사하자 모스크바를 방문 중이던 시진핑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반도 위기해결 방안으로 북핵도발과 한미군사훈련의 동시 중단을 요구하는, 이른바 ‘쌍중단’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반도 남북에 존재하는 비대칭성을 인정하되 서로를 존중해야 합니다. 저는 어느 교수님의 의견처럼 한국은 헌법의 영토 조항을 수정하여 북한을 엄연한 국가로 공식 인정해야 하고, 북한 역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한반도에 국가가 둘 있다는 것부터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서로의 정권을 인정하여 상대방의 붕괴를 바라지 말아야 합니다. 미국도 북한을 적대하여 붕괴시키려 들지 말고 인정해야 합니다.

자기 마음에 안든다고 이 세상에서 없애버리려는 고약한 마음씨를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이번 사태의 근원이기 때문입니다.

두 국가가 된다고 해서 한반도가 영구분단으로 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반도가 북한 중심, 한국 중심 통일이 아닌 다른 길을 가면 좋겠습니다.

왜 중심이 하나여야 합니까. 중심이 많아도 되지요. 저는 북한과 한국이 상호 인정을 한 뒤 超國的 합의체를 둬야 한다고 봅니다.

이 초국적 합의체의 이름은 高麗가 가장 좋다고 봅니다. 한반도의 이름도 高麗半島라고 정하고요.

중심지는 개성으로 두고, 개성을 북한과 한국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지구로 지정하여 그곳에 합의체를 설치하는 것이지요.

두 나라를 넘어서서 제국을 만들어가기. 제가 생각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전쟁은 어떤 일이 있어도 막아야

걱정인 것은 미국이 선제 타격을 하지 않을까입니다. 물론 미국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에 출병을 하긴 쉽지 않겠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을 공격할 명분은 차고도 넘칩니다.

부시는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무기 가지고 있다면서 사담 후세인을 죽였잖습니까?

비록 정권은 바뀌었지만, 이번에는 웜비어 사망에다가 ICBM을 두 차례나 발사했습니다. 이를 통해 미국이 북한을 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진짜로 미국이 북한을 친다면 한반도는 戰火의 폭풍에 휘말려 재앙과 파멸만을 가져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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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미국 NBC 방송에 출연한 공화당 중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전쟁도 불사하겠다, 한반도에서 수천명이 죽어도 상관없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우리에게 재앙과 파멸만 있을지어니, 전쟁은 무슨 일이 일어나도 안됩니다. 

설사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아도 한국이 핵무장을 해도 큰 문제입니다.

시진핑은 한반도에 핵이 존재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북한을 겨냥한 말이기도 하지만, 한국에 핵이 있는 것도 두고보지 않겠다는 말이지요. 안 그래도 사드 때문에 중국이 한국에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 한국이 핵무장까지 한다면 단교해도 이상할게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미국 때문에 태어난 나라입니다. 그래서 현 사태에서도 제대로 할 수 있는게 없는 형편이지요.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지만, 이는 너무 극단적입니다. 수많은 사람의 희생을 대가로 하며 목전 국민 대다수가 지지하지 않을 것이므로 해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의식 개혁에 힘써야 합니다. 더 널리 우리의 주장을 밝히고 공감을 얻어야 합니다. 세계를 어떻게 봐야하는지, 남북관계를 어떻게 봐야하는지 바로 알도록 하고 해결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이것이 제가 사태를 보며 한 생각입니다. 8월 위기론이 분출하고 있는 지금은 아직 더 지켜보아야 겠지요.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습니다. 제 주장과 논리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고자 합니다. 또 제 글에 어떤 흠이 있는지 되도록 많이 지적해주시길 바랍니다.

중국의 일대일로와 한반도 속국인식 문제에 관해서는 지금 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단 여기에서 끊고, 이 편지에 대한 선생님의 답을 받은 뒤에 다음 편지에서 이어서 쓰겠습니다. 그리하는 편이 서로에게 편하리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베이징에서 이만 총총

목, 2017/08/0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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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참여정부가 2005년 내놓은 8.31 부동산 종합대책 이후 가장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라는 평가를 듣는 8.2부동산 대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자.

2005년 이후 가장 강력한 대책

8.2부동산 대책은 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지역을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으로 나누고, 각각 규제의 강도를 달리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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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부동산대책은 새 정부 들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부동산시장을 조기에 진정시키기 위한 대책으로, 2005년 8.31대책 이후 가장 강력한 대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청약 1순위 자격요건 강화, 가점제 적용확대, 오피스텔 전매 제한 강화 및 거주자 우선 분양 적용 등의 청약제도 개선, 양도세 가산세율 적용, 다주택자 장기 보유 특별공제 적용 배제,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요건 강화, 분양권 전매시 양도세율 50%로 일괄 적용 등 양도세 강화가 적용된다.

투기과열지구는 여기에 재개발 등 조합원 분양권 전매 제한, 정비사업 분양 재당첨 제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예외사유 강화 등의 재개발, 재건축 규제 정비, 거래시 자금 조달계획 및 입주 계획 신고 의무화, LTV 및 DTI강화가 추가된다.

끝으로 투기지역에선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규제가 고스란히 적용되며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건수 제한이 추가된다. 또한 정부는 공공분양 및 신규 택지 공급도 확대하고, 민간택지의 분양가 상한제 확대도 검토하며, 재건축초과이익환수도 예정대로 시행한다고 한다.

보유세 강화 빠진 건 아쉽

8.2부동산 대책은 다주택자들의 투기수요를 강력히 억제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 무주택자들에게 주택 소유 기회를 확대하는 것을 정책목표로 삼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청약자격 엄격 강화, 전매 제한, 양도세 강화, 투기목적을 지닌 시장참여자들의 재건축 시장 진입 억제, 투기목적의 대출 제한 등의 조치가 전자에 해당한다면, 무주택자 대출 등에 대한 규제 강화 조치 미포함, 무주택자들에 대한 청약 당첨 기회 확대, 공공분양 및 신규택지 공급 확대 등의 조치는 후자에 해당한다. 

8.2부동산 대책은 청약, 세금, 재건축 및 재개발, 대출, 공급 등 부동산에 영향을 미치는 거의 모든 요소들에 대해 정부가 정책수단들을 총체적, 일괄적으로 동원해 투기를 잠재우고 집값 폭등을 막겠다는 의지, 주택시장을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정책조합도 좋고, 타이밍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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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부동산대책에는 보유세 강화가 빠졌다. 시장의 상황을 보면서 추가 대책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아쉬운 대목이 있다. 투기억제와 조세정의의 핵심 보유세 강화가 빠진 것이 바로 그것이다. 보유세 없는 양도세 강화만으로는 현금이 넉넉하거나 버틸 여력이 있는 다주택자들의 주택 매도를 압박할 수 없다.

그렇다고 정부가 보유세를 강화하지 않는 대신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를 확실히 추진할 것을 천명한 것도 아니다. 현금이 충분하거나 견딜 능력이 되는 다주택자들은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면서 시장을 예의 주시할 가능성이 높다. 단 이들이 당장 주택추가 구매에 나설 유인은 상당 부분 완화된 것 같다.

8.2부동산 대책에 보유세가 누락된 데 대해 이번 대책의 설계를 맡은 김수현 사회수석은 3일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양도세는 발생한 소득에 부과하는 세금이고 보유세는 정규 소득에서 낸다. 따라서 조세저항이 더 심한 것은 분명하다”,

“소득이 발생하지 않은 세금에 대해서 먼저 손을 대거나 누진구조에 변화를 준다면 상당한 서민들의 우려가 예상된다”

김 수석은 보유세를 오해하고 있다. 부동산 소유를 통해 얻는 소득은 매매소득과 임대소득인데, 임대소득은 다른 사람에게 빌려준 것 뿐 아니라 자신이 살고 있는 주택에도 발생한다. 이를 귀속지대라 한다. 즉 보유세는 발생하지 않은 소득에 부과하는 세금이 아니다.

백보를 양보하더라도 세금은 미발생소득에도 부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부동산 취등록세, 자동차세 같은 것들이 그렇다. 세금을 부과함에 있어 소득의 발생 여부는 부차적 고려요소에 불과하다.

김 수석은 “어떤 경우든 정부는 부동산 가격 문제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기염을 토하며,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매각하거나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나는 김 수석의 선의를 신뢰하며, 시장이 김 수석의 기대대로 움직이길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 위해선 보유세 현실화가 간절하다. 부동산 부자들과 다주택자들이 진정 두려워하는 것, 투기심리를 잠재울 비방은 보유세이기 때문이다.

월, 2017/08/0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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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논쟁이 한참이다. 

대선 과정에서 ‘더불어 잘사는 경제’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집권 5년간 178조의 재정을 복지와 일자리 등에 투입하겠다면서도 세금을 올리는 일은 없다던 입장에서 벗어나, 문재인 정부가 이제야 증세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뒤늦게나마 다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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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부자증세’ ‘서민감세’를 기조로한 문재인 정부의 첫 세법개정안이 발표됐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2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17년 세법개정안에 대해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출처: http://www.news33.net/)

아직도 시대의 변화를 거부하며 옹이를 부리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는, 증세에 가장 적극적인 정의당 그리고 기본적인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바른정당’과 ‘국민의 당’ 등의 입장을 고려해보면, 미세한 내용과 항목에서 약간의 조정을 거치겠지만 중세법안에 대한 국회의 입법과정은 무난히 이루어 질것으로 예상된다.

‘찔끔 증세’ …본격적 증세 논의 나서야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을 들어다 보면 증세라는 표현이 가소로운 수준으로, 세율의 미미한 조정을통해 연간 5-6조의 세금을 더 걷어들이면서 겨우 GDP 기준 약 0.3-0.4%의 조세부담률 증가가 있을 뿐이다.

이를 두고 문재인 정부의 증세정책에 이름을 공모하겠다던 집권당의 멘트는 한마디로 한심스럽고 애처로운 해프닝이다.

증세에 관한 문재인 정책을 평가하자면, 연간 35-40조 수준의 필요한 추가 재정을 포플리즘에 빠져서 자연 증가분에 기대하고 안이하게 기존의 재정을 알뜰히 살펴서 해결하겠다는, 마치 나무에서 감 떨어지길 기다리는 기회주의적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운용에 대한 장기적 비전과 철학도 없이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 땜질 방식으로 처방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자고로 조세정책은 국가의 근본이고 정권의 성격을 담보하는 기조적 방향이다. 국무회의에서 몇명의 장관과 논의하고 집권당 대표가 던지는 한마디로 이루지는 즉흥적 대응이 아니라, 보다 깊고 넓게 다양한 의견과 검토를 거치되 정권의 의지와 시대적 흐름을 담대하고 결기있게 담아냈어야 했다.

다만 박근혜 탄핵 이후 짧은 시간에 정권교체가 이루어 지는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는 점과 수구적 집단이 국회를 점하고 있다는 현실에 대해서는 일단의 이해를 갖는다.

‘불평등 해소’는 문재인정부의 시대적 과제

소비구매력 수준이 3만불을 훨씬 넘은 경제강국 한국사회의 수치이자 최대의 과제는 한국 사회를뒤덮고 있는 개별화된 불안이다.

세계 최고의 자살률, 청년 일자리, 노후빈곤, 비정규직, 자영업 쇠락, 불황, 실업걱정 등 나열된 단어에서 예시하듯이 결국은 적정한 삶의 지속적인 조건이 흔들리면서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심각한 불안감이다.

문제는 검은 구름처럼 한국사회를 덮고 있는 전반적인 불안감을 국가 기능의 결핍으로 인하여 정부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감당할 재정능력이 부족하여, 국민 각 개인의 수준에서 해결하고 처리해가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과 경제적 이해의 첨예한 충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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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IMF의 ‘아시아 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소득 불평등이 큰 나라이다. (이미지 출처: http://sixfy.tistory.com/134)

예컨대 아무리 뼈 빠지게 일해도 가난을 못 벗어나는 것은 자신이 무능한 탓이요, 몸이 아파 일을 못할 지경에도 병원을 못 찾는 것도 자신이 건강관리를 잘못한 것이요, 대학교를 졸업해도 변변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것 역시 부모를 잘못 만난 탓으로 돌리는 등 단간의 장면에서 보여지는 그러나 전반적인 사회경제적 풍토와 조건이 문제이다.

결국은 개별적 수준에서 치열한 생존투쟁을 벌이면서 정글의 법칙 속에서 살아 남아야만 하고, 자연스레 눈치보기, 불법과 탈법, 비리와 부정, 투기와 지대추구, 오로지 고시와 자격증, 철밥통의 직업에 매달리기, 내 자식만을 위한 치열한 입시경쟁 등이 온 사회에 만연하게 된 것이 오늘 한국사회의 민낯이다. 참으로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다.

현대국가의 일차적 기능은 미국 독립선언문에서 명기된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독일 헌법의 제1조에 적혀있는 시민적 존엄을 지켜주는 데 있다.

따라서 촛불시민혁명이라는 계기를 통하여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시민 각각 개인이 겪는 개별적 불안에 대해 국가가 일차적 책임을 갖고 국민 모두와 함께 힘을 합쳐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국가차원의 정책과 조치를 강구하고 실천해 나가는 데 있다.

당연히 이러한 관점과 역사적 상황과제를 국정의 기본적 목표로 삼아야 했다.

부끄럽게도 2017년 현재, 대한민국은 OECD 국가로 한정하여 비교하여 보면 사회안전망과 삶의 질적 항목 거의 모든 분야에서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총괄적 수치로 보면 조세 부담률이 OECD 평균이 25% 수준임 비하여 한국은 18%에 머물러 있다. 보다 중요한 지표로서 사회보험과 공공지출을 포함한 국민분담률에서는 OECD 평균 35-40% 대비하여 28%에도 못 미치고 있다.

예컨대 세계에서 국민들이 제일 행복한 국가라는 덴마크의 경우 국민분담률이 55%에 달하며, 육아의 천국으로 알려진 프랑스 역시 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들은 시민과 정부 공히 국가의 역할과 기능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인지하고 상호신뢰 속에서 함께 분담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노르딕 지역에서 회자하듯이, 현대의 선진국가는 모름지기 시민들이 미래의 불안을 떨쳐버리고 일상적으로 평온한 안식을 취할 수 있는 ‘인민의 집’ 역할을 반드시 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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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국민일보)

더 나가서 금융소득과 부동산 보유현황을 포함한 부의 불평등과 양극화 현황은 OECD 최악으로 평가받는 미국보다도 한국이 실제로 더욱 심하다. 이를 보여주는 단적인 지표가 피켓티 지수로 국민총생산액 대비 국민 순자산의 비율이 8을 넘어서고 있는데, 이는 필자가 여러 번 칼럼에서 언급하였듯이, 공동체를 유치할 수 없는 수준으로 폭동과 혁명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조건이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혁명이 일어나지 않은 유일한 이유는 분단체제에서 오는 군사적 위협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2016년 기준 국민 순자산 규모가 1경2000조을 넘어섰고 이 중 토지와 건물을 포함한 부동산 가액이 9000조에 이르렀는데 시장에서 거래가 이루어져 이익실현이 가능한 자산의 50% 이상을 불과 1.0% 초상류층(법인포함)이 보유하고 있으며, 상위 10%가 민부(民富)의 90%를 넘게 점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소득주도성장과 경제의 선순환을 주창하는 문재인 정부는 당연한 수순으로 과감한 조세개혁을 도입하여,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극심한 부의 편재를 재배분하고, 10년안에 경제규모에 합당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하여 OECD 평균 수준의 국민분담률(최소 35%)에 도달하는 것을 국정목표로 제시하였어야 했다.

조세정의 실현은 국가의 의무

일부에서는 과감한 증세조치에 대항하여 사적 소유 또는 재산권 역시 국가가 보호해야 하는 기본권적 영역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그런 분들에게는 우선 경제규범을 제시한 제헌헌법을 일독하도록 권하고 싶다. 제헌헌법은 악랄한 일제의 강압에서 해방된 시점에서 모든 국민이 각자의 위치와 이해를 뛰어넘어서 민족의 일반적 보편적 소망을 담아낸 기념비적 선언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권리와 사회경제적 조건 그리고 재산권의 보호는 국가기능의 기본적 영역임에는 분명하지만, 동일한 선상에서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는 층별적 주제이다.

이를 축차적 서열로 재구성하면 1) 정치적 제 권리와 평등 > 2) 사회적 경제적 적정한 상황과 조건> 3) 보상적 재산의 보호권리 라고 나열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수단이 민주적 절차에 의거하여 사회적 강제력을 동반하며 시행되는 조세권과 복지정책이다.

재산권 또는 사적 소유를 절대시하는 시각에 대하여, 이를 흡연의 권리로 비유하여 생각해 보자.

흡연의 권리는 당연히 개인의 기호에 대한 선택의 문제로 타자나 국가권력이 개입할 수 없다. 그러나 흡연의 결과로 담배에서 발생하는 연기가 주변인들의 건강에 매우 해롭다는 것이 실제적으로 밝혀지면서 담배가격에 공공의료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게 하고 흡연의 권리에 장소적 제한을 가하는 등 이제는 흡연의 권리에 대해 적정한 공공적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전세계적으로 보편화 되었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지금은 도저히 있을 것 같지 않은 일이지만 미국의 역사에서 실제 일어났던 사유재산권의 과다한 법적 방어의 기록을 살펴본다.

 

1905년 뉴욕주의 노동시간은 1일 10시간, 주당 60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주법이 제정되어 있었으나, 제과점을 운영하던 주인 로크너가 이를 지키지 않아 벌금을 물게 된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에 대하여 연방법원은 로크너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계약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이라고 판결하였다.

또 한 예로 1936년 같은 뉴욕주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던 티팔도라는 주인이 여성과 아동 노동자에게 적용하는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은폐한 사건에 대하여 연방법원은 동일한 시각에서 계약의 자유를 들어 티팔도의 손을 들어 주었다 (이상윤 지음. 영미법, 박영사 2000).

상기 예와 같은 비상식적이고 부당한 법체계에 대하여 루스벨트 대통령과 이후 진보적 민주당 정권이 중심이 되어 극우적인 연방 법원과 부단하게 투쟁하면서 오늘의 강대국인 미국의 기초가 형성되었다.

당시의 공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증여 및 상속세뿐 아니라, 소득세의 최고세율이 80-90% 수준에 이르렀음을 기억해야 한다.

현재 증세를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의 주장은, 위에 예시하였듯이, 당시 반역사적 미국의 연방법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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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레디앙)

부의 편재와 불평등이 극심하여 민주공화국에 대한 다른 표현인 ‘서민으로서 국민 개개인이 존엄’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만큼 현실적 조건이 부당하게 왜곡되어 있다면, 공공적 합의체인 국가라는 공동체를 유지 발전시켜야 하는 정부는 당연한 과제로서 조세와 세정의 개정과 집행을 통해 이를 과감하게 시정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기본적 수준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소비구매력 수준이 3만불을 넘어선 현 시점에서는 공리적인 시각으로 총합적 효율성과 성과주의의 결과물로서 경제성장을 우선 논하기 이전에, 당연히 공정함을 기준으로 삼아 국민 개개인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실제적 정치 참여와 사회적 경제적 기본권리의 보편적 전개가 선차적으로 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야 한다.

또한 낙수효과가 거짓말이었음이 명백해진 현 시점에서 제대로 된 질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기 위해서도 OECD와 IMF의 전문가들이 명백하게 밝히고 제시하였듯이, 성장의 장애물로 작동하는 부의 편재와 양극화를 극복하고, 복지정책의 강화와 소득주도성장으로 표현되는 선순환적 재분배정책을 강력히 도입하는 것이야말로 한국의 산업과 경제 체질을 강화시키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긴급한 요체라고 믿는다.

보편적 증세 논의를 시작하자

현재 진행중인 증세논쟁을 계기로 조세 전문가는 아니지만 실물경제에서 30여년간 종사한 경험을 토대로 개혁적 정부가 추구해야 할 조세의 기본적 방향을 제시해 본다.

첫째로 핀셋 증세를 넘어서 보편적 증세로 확장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경제활동의 근간인 기업의 법인세는 추후 개별적 소득세 형태로 일원화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인상을 억제하는 것이 옳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가 법인세를 미세하게 나마 상향 조정한 것은 매우 정합적이다.

왜냐하면 자본시장이 완전 개방된 한국적 조건에서 외국자본의 주식 거래시 발생하는 이익실현에는 일체의 세금이 없으며, 배당소득에 대해서도 겨우 5.0 % 수준의 미미한 세금이 부가되는 현재 세법 체계상 외국자본이 집중 투자되어 2000억 이상의 초과이윤을 실현한 우량 법인에 대하여 선제적으로 법인세를 인상하는 것은 정당한 방향이다. 국민경제의 방어적 기제이다.

소득세는 국가적 필요에 따라 상향조정을 검토해야 한다. 특히 10억이 넘는 고소득 영역에 대해서는 추후 50% 수준이상으로 소득세율을 높이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수직적 과세 정책과 더불어 수평적으로 모든 소득에는 세율에 상관없이 가능한 세금을 부과하여 소득이 발생한 모든 국민이 조세의 의무를 경험하고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일체의 소득공제 제도를 폐지하고, 일체의 발생한 소득에 대해 과표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되, 저소득층과 소상공인들에게는 해당 사안에 따라 직접적으로 다양한 수당과 정책적 지원을 통하여 실제 납부한 세금 이상으로 사후에 보충하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

납세의 의무를 경험하는 동시에 적정한 지원수당과 사회이전소득으로 정부에서 반대급부적으로 보충받는 상호적 관계를 형성하면, 조세기능과 복지정책에 대하여 국민들에게 긍정적이며 수준높은 신뢰와 이해를 한층 높여 갈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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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약간의 소득이 있으면 일단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것은 조세정의 실현과 조세 혜택 체감의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보편적 조세와 동시에 보편적 복지라는 공동체적 시스템이 반드시 작동해야 하며, 이에 따라 현재의 절반수준인 면세점 이하의 국민 비중을 반드시 20% 이하로 떨어뜨려야 한다.

보유세, 상속, 증여세의 강화

둘째, 자산 보유세 및 증여상속세를 대폭 강화하여야 한다.

위에 언급하였듯이 한국 양극화 현상의 근본적이고 일차적 원인은 자산보유의 편재에서 온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피켓티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일정자산 이상에는 1-2% 자산보유세를 부과하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당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향후 국제적 수준의 협의가 가능한 시점이 온다면 적극적으로 연구할 과제이다.

토지정의 시민연대가 오랫동안 연구하여 왔듯이 거래세를 폐지하는 대신 일정 규모(예컨대 10억) 이상 종합 자산에 대해 재산세를 현행보다 0.5% 정도를 올리면 수 십조 수준의 대단한 재정소득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가 시행 발표한 부동산 대책의 내용은 단기간의 정책으로 유효할지 모르겠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거래세를 폐지하고 보유세를 구미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올리는 것이 재정수입의 증대와 함께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는데 보다 효과적이다.

다만 보유세 인상 시, 이를 참여정부처럼 급하게 시행하는 것보다, 장기적 조치라는 점에서 5년간 0.1 %씩 비례적으로 올려가며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증여상속세는 현재 50억 이상의 과표에 대해 50%를 적용하는 수준에서 100억 이상에 대해서는 80% 이상으로 대폭 인상해야 하며, 기업의 지속적 활동을 핑계로 상속 공제하는 제도는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

처분이 어려운 고정자산의 상속인 경우 이를 20년간 장기 분납하는 것을 허용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부와 재산의 개별적 소유권은 분명히 보장하되 사회적 합의와 동의가 없이 세대를 이어 혈연적으로나 지연(知然)적으로 축적되는 것은 어떠한 근거에서도 정당화 될 수 없으며, 차제에 기업 자체가 공공재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복지세 도입

셋째, 부가소비세 방식으로 복지세를 도입하여야 한다.

저소득층에게 가중적인 생활비용의 부담을 준다는 비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의 부가소비세10%를 점차적으로 유럽 수준으로 높여가야 한다. 다만 여기서 발생하는 추가적인 소비세의 재정소득은 반드시 복지재정으로만 사용하는 복지세를 도입하여야 한다. 참조로 유럽의 부가세 수준은 평균 17-20%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별세의 형태인 복지세의 명목으로 확실하게 못을 밖아 기존 부과가치세의 10% 위에 추가하여 시행할 수 있다.

이러한 복지세의 추가 적용에 주요 생활 필수품은 제외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일괄 적용 후 일정 소득 이하 계층에게 EITC(저소득보충세제)방식으로 별도 지원하는 것이 실제적인지는 전문 조세행정가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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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거짓말 중 하나는 ‘증세없는 복지’였고, 이런 말도 안되는 정책은 박근혜정부dml 국정 난맥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를 실현하는데는 178조원이 필요하다. 여기에 필요한 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해 문재인정부는 국민에게 정직하게 설명하고, 필요하다면 증세의 필요성을 설득해야 한다. (이미지 출처: YTN)

상기의 방식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끝나는 시점에서 국민분담률이 32% 수준 이상에 도달하여야 하며, 십 년 뒤인 2027년 이후에는 반드시 OECD 평균을 유지하여야 한다.

개별적인 불안한 현실을 넘어서, 공정하고 평형적인 사회 조건과 복지 제도가 형성되어 모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안전한 미래가 보장되면, 자연스레 모든 국민이 자발적으로 적극적으로 일상적인 활동에 참여하게 되고 비로소 산업과 경제가 도약할 수 있는 혁신적 작동이 마치 기름진 토양에서 흡족한 수분을 취한 꽃처럼 아름답게 피어 날수 있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단순히 박근혜 탄핵을 계기로 탄생한 우연적이며 과도적인 기회주의 정권인지, 아니면 촛불시민혁명을 계승하여 역사적 과제를 수행하는 개혁적 정권인지 결정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월, 2017/08/0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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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대통령의 당선은 한반도 평화회담을 재개하고, 한 세대에 영감을 불어넣는 동아시아 내 안보를 위한 포괄적 비전을 추구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비서실장으로 일하던 노무현 대통령 정부 시절의  6자 회담 당시 불거졌던 의혹과 분쟁을 부채질했던 오해와 혼선을 벌써 감지할 수 있다.

‘햇볕정책’을 둘러싼 부정적인 인상을 초월하는 진정한 의미의 본래적 접근방식을 수용하지 않는 한, 문재인 대통령은 워싱턴과 도쿄, 그리고 서울의 회의론자들의공격에서 – 이들 회의론자들은 많은 이들이 지향하는 원대한 계획을 실현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 자신을 방어하는데 정권 전체를 할애해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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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부터 열린 6자회담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유력한 대안 중 하나로 꼽히지만, 2008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열리지 못했다. 심지어 박근혜정부 시절에는 6자회담 무용론이 나오기도 했다. 이로써 북핵문제를 다룰 국제적 협의틀이 사실상 사라졌다.

6자회담 멤버들과 인도의 관계

6자 회담의 멤버들 (한국, 북한, 중국, 일본, 러시아 그리고 미국)을 한자리에 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 국가들이 이번  6자회담이  10년전에 시도했던 것의 반복에 불과하다고 느낀다면, 이 어려운 협상은 희망보다는 더한 절망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런데 만약 다른 국가가 이 절차에 참여하여  6자 회담의 개최국 역할을 하면 어떨까?

관련된 모든 국가와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으면서, 의견 불일치에 있어서는 직접 당사자가 아닌, 비핵화와 관련된 까다로운 이슈를 해결한 광범위한 경험이 있는 나라 말이다. 

대체 그런 나라가 어디냐고 물을 수 있다. 사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좋게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도가 바로 그런 나라이다.

인도는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에 대사관을 두고 있으며, 북한의 중요한 무역 상대국이기도 하다. 동시에 인도는 북한의 핵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고, 평양의 현실적인 개혁을 고무한 바 있다.

인도는 또한 중국과 여러 단계에 걸친 장기간의 연대를 가지고 있다. 분쟁이 없었던것은 아니지만, 여기에는 ‘친디아 (Chindia)’로 알려진 경제통합의 일부로 이루어진 거대한 쌍방협력도 있었다. 이 두 국가는 개발도상국의 두 리더로써 깊은 군사 및 외교관계를 가지고 있다.

인도와 러시아의 관계 또한 넓고 깊다. 이 관계는 6자회담을 확장하여 아시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안보에 관한 이슈를 다룰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잠재적 접근방식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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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북핵 6자회담에서의 9.19 공동성명 타결 직후의 모습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인도는 개발도상국들과 강한 연대를 유지해왔을 뿐만 아니라, 6자회담을 다시 시작하고자 하는 모든 노력에 대해 무척이나 회의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일본과 미국과 가까운 관계를 구축하는데 있어서도 놀랄만한 혁신과 유연성을 보여왔다.

인도는 일본 및 미국과 무역과 안보에 대한 매우 진지한 논의를 한 바 있다.  양국 모두 인도가 중개한 거래를 그들의 국가이익과 긴밀한 관계를가지는 것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많은 수의  6자회담 회의론자들이 거대한 인도지지자 (big India boosters)들이다.

마지막으로, 인도는 강한 경제를 가지고 있으며, 자유무역협정과 인도 내 한국 기업들의 거대한 투자규모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한국과 연대를가지고있다.

인도는 정직한 중개인, 그리고 오랜 동반자로써, 오직 소수의 국가들에게만 가능한 방식으로 한국에 접근할 수 있다.

뉴델리에서 6자회담을 연다면…

뉴델리에서 다음 6자회담을 개최했다고 상상해보자. 어떤결과가있을것인가?

물론 커리가 매우 맛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회담 멤버들이 높이 평가하는 중립국이라는 점이다. 이런 변화만으로 회담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꿀 수도 있다.

인도는 가장 훌륭한 두 명의 평화운동가, 석가모니와 간디의 출생지로써, 진지한 회담을 하기에 완벽한 장소이다.

6년 간의 비동맹운동 리더로써, 인도에서의 회담은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진지함을 가져올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를 가진 국가들 중 하나, 인도가 모두의 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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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6자회담 멤버국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고, 남북한과도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6자회담 개최국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

뉴델리는 평양의 핵프로그램에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다른 불만을 가진 적이 없으며, 한반도의 평화를 지역 전체의 평화를불러올 수 있는 더 넓은 행동을 하기 위한 핵심으로 간주한다.

인도는 지역 내 공정한 통합을 통해 이익을 얻는 나라이기 때문에 동아시아의 역내 충돌 위험은 인도에게도 안 좋은 일이다.

인도는 한국과 북한 모두와 경제적으로, 또 외교적으로 강한 연대를 가지고 있다. 한국과 북한 모두, 뉴델리에서 마음의 평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인도는 외교적적으로 국제적 신뢰를 받고 있으며, 북한문제 논쟁에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는 완벽한 위치에 있다. 모디 총리의 역동적인 리더십 아래 인도는 한반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6자 회담 참가국들이 마음과 눈을 열도록 격려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인도 최초의 국제주의자였던 석가모니는 이렇게 말했다. “그대 자신이 길 그 자체가 되기 전까지는 그 길을 여행할 수 없다”

목, 2017/08/10-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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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경력과 실적에 근거해 정치 리더를 뽑는 중국의 정치적 실적주의(political meritocracy)가 오히려 서구의 선거민주주의보다 낫다”

이같은 논쟁적 주장을 담은 <차이나모델>의 저자, 대니얼 벨 산동대 교수가 오는 21, 22일 한국의 독자들과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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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판 ‘차이나모델’ 책을 들고 있는 대니얼 벨 교수.

첫번째 행사는 21일 오후 3시,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차이나모델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열리는 토론회입니다. 

(사)다른백년 등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경희대), 강정인 교수(서강대), 나종석 교수(연세대), 소준섭 박사(국회도서관 조사관), 이정남 교수(고려대) 등이 지정토론자로 나섭니다. 

두번째 행사는 22일 오후 7시, 북카페 비플러스(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12길 16-12)에서 ‘차이나 모델, 중국의 정치지도자들은 왜 유능한가’라는 주제로 열리는 북토크입니다.

두 행사에 참가를 원하시는 분들은 선착순으로 여기(☞ 신청서 작성)로 신청서를 작성해 주십시오. 공간 제약으로 선착순으로 참가자를 받는 점, 양해 바랍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다른백년으로 전화(02-3274-0100)으로 전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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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08/14-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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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10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소속이 외교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로 바뀌었을 뿐 장관급인 통상교섭본부장 자리 그대로다.

노무현 정부에서 조지 부시 미 행정부를 상대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계 협상을 주도했다면,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한미FTA개정 협상을 지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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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취임사를 하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사진 출처: http://www.news33.net/)

김 본부장은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수동적이고 수세적인 골키퍼 정신은 당장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예측 가능하게 행동하기를 원하는 건 협상 상대방 뿐”이라고도 했다. 취임 일성부터 한미FTA 재협상을 위한 포석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 한미FTA의 주역

‘김현종 귀환’에 대한 평가는 논쟁적이다. 한미FTA의 직격탄을 맞은 농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촛불정신을 훼손하지 말라”며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2005년 김 본부장이 주도한 쌀시장 개방 재협상에 대한 국회비준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다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정용철·홍덕표 농민이 사망한 트라우마가 가시지 않고 있다. 새 정부에서 또다시 통상 개방으로 농민의 삶을 앗아 갈지 모른다는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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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청와대 앞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모임 ‘농민의 길’과 시민단체모임 ‘FTA(자유무역협정) 대응 범국민대책위’가 정용철, 홍덕표 농민의 영정을 들고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출처: 전국농민회총연맹).

김 본부장은 대한민국이 처한 통상 환경을 위기 상황으로 진단하며 자신의 복귀의 불가피성을 에둘러 설명한다.

그는 “우리에게는 안이하게 상황을 판단하거나 오판할 여유가 없다”며 “전시 지도자와 평시 지도자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이제는 모범답안을 새로이 쓸 때”라고 말한다. 그는 “과거의 통상정책과 전략이 원교근공(遠交近攻: 먼 나라와 친교를 맺고 가까운 나라를 공격한다)이었다면 이제는 성동격서(聲東摩西: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통상교섭본부장 김현종이 과연 참여정부의 통상교섭본부장 김현종과 어떻게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조기유학 1세대…업신여김 극복하려 독종으로 공부

김 본부장은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노르웨이 대사까지 지낸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두 살 때부터 미국, 일본 등지를 거듭 옮겨 다니며 자랐다.

14세때 아버지가 네덜란드 대사관으로 발령을 받자 가족과 떨어져 미국에 남아 공부했다. 이 때문에 조기 유학 1세대로 꼽히기도 한다. 조기유학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7막7장’의 주인공 홍정욱 헤럴드 회장보다 11년 앞서간 나 홀로 유학 길이다.

매사추세츠주 스프링필드의 보딩스쿨(기숙학교) 월브라햄 앤 몬슨 아카데미(Wilbraham & Monson Academy)가 모교다. 지금도 한국인은커녕 아시아계 학생도 찾아보기 힘든 백인 중심의 유명 사립학교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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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은 김현종 본부장의 부모 김병연(오른쪽)·최정심 부부. 오른쪽 사진은 초등학생 시절의 김현종 본부장(오른쪽)과 동생 현용 씨. (사진 출처: http://egloos.zum.com/)

김 본부장은 독종으로 여겨질 정도로 공부에 매달렸다. 밖으로 나가고 싶은 유혹을 떨치기 위해 책상 아래 바닥에 못 박아 고정한 운동화를 신고 공부한 일화도 알려져 있다.

“미국 아이들이 두 시간 공부한다면 나는 4, 5시간 공부해야 이길 수 있다”는 각오였다고 한다.

‘마이너리티’(소수자)라는 자각이 채찍이 됐다. 김 본부장에게 미국·일본에서의 생활은 또래 친구들이 경험할 수 없는 하나의 기회였지만, 때로는 ‘조센징’으로 때로는 ‘옐로 칼라’로 이유 없는 멸시를 받아야 하는 인내의 시간이기도 했다. 어린 김현종 홀로 들기에는 만만찮은 짐이다.

부친인 김병연 전 코리아헤럴드·내외경제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대사관 근무 때 소학교에 입학시켰는데, 일본 아이들이 조센징이라고 놀려대 크게 상처받고 학교에 안 가겠다고 했다”며 “자신이 소외계층에 속한다는 생각이 어린 현종에게 ‘남들보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각오를 갖게 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1977년 아이비리그에 속한 컬럼비아대에 진학해 국제정치학을 전공, 석사학위를 받는다. 내쳐 통상법 전공으로 진로를 바꿔 법학박사 학위도 따낸다.

1982년 같은 대학 로스쿨로 진학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뒤에는 뉴욕 월스트리트로 활동 무대를 옮긴다. 대형 로펌에서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로 1985년부터 4년간 활동했다. 로펌 근무 중 단기 선사장교로 군 복무를 마친 김 본부장은 1989년 귀국해 김·신&유 법률사무소에 몸담는다.

 유창한 영어와 한국어… “내 ‘에센스’는 국익”

김 본부장은 한국에서도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다. 1993년 홍익대 교수 공채에 응모해 무역학과 조교수로 채용된다.

1995년 외교통상부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 대책반 고문변호사로 위촉되면서 정부와 첫 인연을 맺는다. 무역분쟁과 관련해 필요한 소장을 작성하고 증빙서류 등을 준비하는 일이 주어졌다.

한국산 TV에 대한 미국의 덤핑관세 부과, 한국의 농수산물 수입통관절차에 대한 미국의 제소, 한국 주세 불평등에 대한 제소 등 거의 모든 무역분쟁을 다뤘고, 승소율도 높았다.

김 본부장은 1999년에는 동양인 최초이자 최연소라는 기록을 세우며 WTO 법률자문관으로 선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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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본부장은 지난해 WTO 상소기구 위원으로 선임돼 최근까지 활동하다 이번에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임명되면서 사임했다.

전세계에서 난다 긴다 하는 140여명의 통상전문 변호사를 물리치고 WTO법률국 수석법률자문관 자리를 차지했다. 김 본부장은 “WTO에 들어가기 위해 통상법률 분야의 핵심 인사들과 교류하고, 시사에 뒤떨어지지 않게끔 50여 종의 통상법률 국제학술지를 구독하는 등 꼬박 5년을 준비했다”며 독종의 면모를 드러냈다.

김 본부장의 세계관에 가까운 ‘나는 한국인이다’라는 자각은 그를 다시 한국으로 이끈다.

2003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대비해 통상교섭조정관으로 영입한 것이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 시절 당선인 신분이던 노 대통령 요청으로 통상분야에 대한 비공개 프레젠테이션을 한 것이 계기가 됐지만, 연봉이 반토막 나는 선택을 한 데 대해 사람들이 의아해 했다.

김 본부장은 이에 대해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에센스가 있는데, 내게는 국익”이라며 “국익을 위해 일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독 ‘국익’, ‘국가관’ ‘애국심’ 등의 단어를 많이 쓰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우리말 실력이 출중한 것도 “언제고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준비해온 덕이다.

28ÀÏ ³ë¹«Çö´ëÅë·ÉÀÌ ÇÑ´ö¼ö ±¹¹«ÃѸ®,±èÇöÁ¾ UN´ë»ç, ¹®ÀçÀÎ ºñ¼­½ÇÀåµî°ú ÇѹÌFTAÇù»óÀ¯°øÀå°Ý·Á¿ÀÂùÀåÀ¸·Î °É¾î¿À°íÀÖ´Ù.
2007년 8월,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FTA 유공자 격려 오찬장으로 입장하는 노무현 대통령, 당시 문재인 대통령비서실장, 김현종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의 모습.

김 본부장은 초등학교 3, 4학년 2년간만 서울에서 다녔을 뿐, 대부분의 시간을 해외에서 보냈다. 생각도 영어로 하고, 꿈도 영어로 꿀 정도로 영어가 친숙하다.

하지만 우리말도 의사소통에 불편함이 없는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법전을 읽어내는 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유창하다. 부모님의 힘이 컸다. 집에서는 한국어만 쓰도록 했다.

어머니 최정심씨가 학년에 맞춰 국어, 국사 등 한국 교과서를 마련해 가르쳤다. 만화책은 가장 좋은 교과서였다. 월가 로펌에서 근무할 때도 빠듯한 시간을 쪼개 ‘공포의 외인구단’을 빠짐없이 읽었을 정도로 만화 사랑이 대단한 배경이다.

김 본부장은 자신과는 반대로 자녀들에게는 미국 만화책으로 영어를 가르쳤다고 한다.

승부사 기질 강한 FTA협상 적임자… 친미·친대기업 꼬리표

김 본부장은 2003년 1급 통상교섭조정관으로 공직 입문 1년 2개월만에 장관급인 통상교섭본부장 자리를 꿰찬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통상협상 전문가답게 한미FTA 체계에 속도를 더한다.

그는 FTA전도사를 자임하며 국익론을 앞세워 국내의 반대 여론을 지워간다. “개혁 개방을 미루고 기존 시장에만 안주하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는 김 본부장을 FTA 반대 진영에서는 “개방주의적 친미주의자”라고 몰아세웠다.

반면 국익에 어긋난다면 FTA 협상을 언제든 내던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 그를 ‘개방주의적 국수주의자’라는 상반된 평가를 내놓는 이도 적지 않다.

일례로 2007년 한미FTA 협상 당시 김 본부장이 협상중단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든 일화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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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미FTA 협상 타결 기자회견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아 미무역대표부 부대표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 오마이뉴스)

김 본부장은 협상 마감을 하루 앞두고 카란 바티아 미통상대표부(USTR) 부대표에게 “24시간 안에 많은 이슈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협상은 끝났다. 짐 싸서 워싱턴으로 돌아가라”고 최후통첩 했다.

자동차 등 한미간 최대 통상 현안과 관련해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승부수 띄운 것이다. 결국 미 측이 협상 마감시한을 목전에 두고 대폭 양보한 수정안을 내놓으면서 협상이 마무리 될 수 있었다.

김 본부장이 한미FTA 개정 협상의 적임자를 평가가 적지 않은 배경이다.

다만 친미, 친대기업 성향의 행보 등의 논란 가능성은 여전하다. 김 본부장은 공직에서 물러난 뒤 주UN 대한민국대표부 특명전권대사를 역임했다.

2009년 삼성전자 해외법무 사장에 영입돼 2011년까지 재직하며 애플과 특허소송 등을 총괄했다. 지난해에는 WTO 상소기구 위원으로 선임돼 최근까지 활동했다.

WTO 실무규칙에 따라 상소기구 위원이 사퇴할 경우 이해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90일간 정부직을 맡지 못하도록 돼 있기도 하다.

월, 2017/08/1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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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8.2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10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직전 일주일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상승했는데 이는 전주(0.1%) 대비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보다 중요한 건 집값 상승의 진앙지인 서울의 집값이 75주만에 하락했다는 사실이다.(서울 아파트값 75주만에 하락)

8.2대책 효과…서울 집값 75주만에 하락

8.2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속단하긴 이르지만 매매 및 분양권 거래가 급감하고, 가격이 안정되는 걸로 봐선 투기 수요 억제라는 정책목표는 주효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공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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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부동산 대책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내는 것 같다. 대책 이후 서울 집값이 75주 만에 하락했다. 그러나 여전히 부동산 불로소득에 대한 환수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부동산 불로소득에 대한 정의로운 과세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과제가 돼야 한다.

8.2부동산 대책은 특정 지역을 청약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으로 나누어 청약, 세제(양도세 중과), 재건축 및 재개발, 대출 등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정책수단들을 일거에 투사한 대책으로 정책조합과 시점 모든 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 하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시장에 붙은 급한 불은 일단 끈 것 같다. 이 시점에서 문재인 정부는 호흡을 고르고 부동산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여전히 시민들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에 대해 어떤 철학과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을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관리하고 주거복지를 확대하면 족한 영역으로 간주하고 있는가?

아니면 설사 부동산 시장과 건설 관련 연관 산업이 위축되는 한이 있더라도 부동산 시장 가격을 보유세 등을 통해 동결시키고(부동산 가격이 특정 시점에 동결된다면 물가와 임금 등의 상승을 감안하면 부동산 가격은 사실상 하락하는 셈이다) 불로소득을 환수해 기본소득 등의 재원으로 삼는 수준의 담대하고 혁명적인, 부동산 공화국과 작별하는 기획을 구상하고 있는가?

부동산 불로소득 GDP의  24.3%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시장안정에 안도하지 말고 부동산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시민들의 집합적 요구가 ‘나라 다운 나라’. ‘적폐 청산’, ‘새로운 민주공화국의 탄생’이라는 것이다. 촛불시민들은 진정 정의롭고, 자유롭고, 평등한 대한민국을 갈망하고 있다. 촛불시민들이 문재인 정부에게 요구하는 건 시시한 개량이나 째째한 타협이 아니다. 

주지하다시피 적폐 중의 적폐, 특권 중의 특권, 거악 중의 거악은 부동산 불로소득이다.

몇몇 통계만 봐도 그런 사실은 증명된다. 2015년 말 기준 한국의 국민순자산은 1경 2,359조원인데, 이중 부동산 자산이 무려 9,136조원이라는 사실, 2007년부터 2015년 사이에 연평균 317조원에 이르는 부동산 불로소득(매매 및 임대소득)이 발생했는데 이는 GDP의 24.3%(피용자 보수는 GDP의 43.6%)에 해당한다는 사실, 가격 기준으로 개인이 지닌 대한민국 사유지 중 65%가 10%의 수중에 있다는 사실 등등의 통계가 대한민국이 불로소득 천국이며 부동산 공화국임을 증명한다.

단언컨대 부동산 불로소득의 공적 환수를 통한 부동산 공화국의 해체 없이 정의롭고 자유로우며 평등한 대한민국은 불가능하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시민으로 상징되는 주권자들의 뜻을 잘 헤아려야 할 것이다. 만약 문재인 정부가 주권자들의 뜻을 받들어 부동산 공화국 해체에 나선다면 대한민국은 평화적 촛불혁명으로 정치혁명을 이룬 국가가 된 데 이어, 사회경제적 혁명으로 세계에 우뚝 선 일등 국가가 될 것이다.    

월, 2017/08/1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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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른백년의 고정 필진인 페스트라이쉬 교수의 신간 ‘한국인만 몰랐던 더 큰 대한민국’이 출간됐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이 지정학적 운명론을 떨치고, 스스로 세상의 중심으로 걸어 들어가 한국의 원칙과 신념을 자신있게 지구촌에게 선언하라고 격려한다. 

한국은 과거 선진국의 꽁무니를 쫓는 위치에서, 지금은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길을 만들어 가야할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지난 4년 동안 여러 곳에 발표한 글을 새롭게 다듬은 것으로,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깊이 이해하는 저자의 매서운 시선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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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08/1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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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사다 놓고 밀쳐 둔 책을 이제야 읽었다. 도리스 컨스 굿윈의 <권력의 조건>이다. 4년 전에 상영한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링컨>의 원본이다. 아마 <링컨>을 보고 나서 책을 샀던 것 같다.

느리고 게으른 독서였지만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즈음해 읽은 것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링컨은 문 대통령 앞에 놓인 과제를 뚜렷이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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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학자 굿윈의 ‘권력의 조건’과 이를 바탕으로 만든 스필버그 감독의 ‘링컨’. 이 작품들은 링컨의 삶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링컨을 빌어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인생 역정을 닮은 링컨을 좋아했지만 대통령 취임 이후로 한정하면 문 대통령이 더 링컨을 닮았다.

링컨은, 남북대립에 노예 해방 문제로 정치가 극심하게 분열하는 상황에서 취임했다. 문 대통령 역시 여소야대에 불평등 심화, 보수정권 적폐, 외교 난맥의 산적한 과제를 안은 채 취임했다.

정치 경력이 일천한 변두리 변호사 출신이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미국인은 부적격자를 뽑았다고 걱정했다. 정치경험이 부족하고 선거전에서 자기 비전과 리더십을 각인시키지 못한 문 후보가 당선됐을 때도 많은 이들이 적임자인지 의문을 품었다.

그러나 링컨이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로 거듭났듯이 문 대통령도 100일 만에 ‘문재인 회의론’을 깨뜨리는 반전을 보여주었다. 두 사람 모두 감동적이고 설득력 있는 연설로 지지를 받았고, 그 지지는 또한 개혁 추진의 동력이 되었다. 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서도 어떻게 시민을 설득하고 단합시키는지 입증했다.

<권력의 조건> 원제는 ‘Team of Rivals’, 즉 적수들로 구성한 내각이라는 뜻이다. 링컨은 사람들이 대통령감이라고 여겼던 당내 경쟁자, 야당인 민주당 출신에게 주요 자리를 맡겼다.

문 대통령도 당내 경쟁자를 배려한 인사로 당의 결속을 꾀하며 개혁을 이끌었다. 하지만 링컨처럼 정치적 통합을 이루지는 못했다. 이것이 문재인 100일이 드러낸 최대 약점이다.

야 3당은 대선 패배와 당내 분란으로 정신 차릴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도 조기에 공고한 반문재인 대열을 구축할 수 있었던 건 상당 부분 야당의 도움을 원치 않았던 문 대통령 때문이다. 이 점에서 그는 링컨과 다르다. 링컨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즉시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와 짐을 함께 질 훌륭한 사람이 필요했다.”

100일 이후는 첫 100일과 다를 것이다. 우선 허니문이 끝났다. 야당과 보수세력은 총공세를 시작했다. 재벌개혁 등 합의 이슈는 탈원전과 같이 나라를 흔드는 갈등 이슈로 대체될 것이다. 큰 갈등이 한번 사회를 지배하면 합의 이슈도 방법론을 둘러싸고 대립할 여지가 많다. 100대 국정과제에는 그런 것들이 수두룩하다.

링컨은 느리지만 꾸준히 목표에 다가갔다. 문 대통령은 빠르지만 끝까지 목표를 향해 갈지 아직 알 수 없다. 이는 개혁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정치적 토대를 구축했느냐, 못했느냐의 차이다.

링컨은 협치했기에 목표를 달성했지만 문 대통령은 대결정치에서 소수파로 남아 있기에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

정치가의 덕목은 시민이 맡겨준 과제를 해결하는 책임윤리에 있다. 그걸 실천한 이가 링컨이다. 노예해방·연방 유지라는 목표에 도움이 되는지만 따진 링컨은 야당을 끌어들이기 위해 갖은 방법을 썼다. 노예해방을 위한 헌법수정안 통과에 두 표가 모자란다는 보고에 링컨은 말했다.

“나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미합중국의 대통령입니다.”

그는 야당의원을 집무실로 불러 압박하고 설득했으며 선거에 낙선해 임기가 얼마 안 남은 야당의원에게는 관직, 선거자금, 사면을 제의해 표를 모았고 결국 노예의 사슬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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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0일 국회에서 취임선서를 하는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8월 17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정치는 숭고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악마와도 손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다.

막스 베버는, 정치란 악마적 힘과 관계를 맺는 일이라고 했다. 자신의 신념과 맞는지, 정치적 태도가 올바른지를 중시하는 문 대통령은 야당도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을 바꾸는 일은 천사들에게 맡겨져 있지 않다.

중과부적이라고 했다. 앞으로 문 대통령은 점점 더 많은 적들과 마주하고, 더 많은 소모적 갈등에 빠져들 것이다. 최근 안보위기를 맞아서도 야 3당은 대통령이 잘 헤쳐 나가도록 힘을 모아주는 게 아니라 힘을 빼는 데 열중하고 있다. 야당을 이대로 방치하다간 큰 화를 부른다. 하루라도 빨리 적을 퇴치해야 한다.

그 방법의 하나는 적을 친구로 만드는 것이다. 링컨은 자신을 “긴팔원숭이”라고 조롱한 사람을 요직에 앉혔다.

“저는 전당대회에 참석했던 사람 중에서 가장 비천한 사람인지라 모든 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링컨에게는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이루고 싶은 것이 있었다. 문 대통령에게도 그런 것이 있을 것이다. 칼자루 아닌 칼날을 쥐고 싸울 이유가 없다.

문재인, 당신은 막강한 권력을 가진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다.

목, 2017/08/1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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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수그려 들었지만 트럼프와 김정은 간에 전쟁불사의 막말싸움이 진행되는 현재 우리는 한국동란 이후 절대시점(絶對時点)에 서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절대시점이라는 것은 이후 전개되는 상황을 돌이킬 수 없게 하는 시간적인 결점 또는 분기의 순간을 뜻한다.

한민족이 결국 북미간의 핵전쟁으로 공멸의 순간을 맞이할 것인가 아니면 전화위복을 맞아 평화를 정착하면서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형성할 것인가를 가르는 시점을 의미한다.

유감스러운 8.15경축사

이러한 상황을 옛 사람들은 물극필반(物極必反)이라고 가르쳤다. 상황이 극에 달하면 새로운 국면이 열린다는 뜻이다. 자연의 이치가 여름이 성하면 가을을 거쳐 겨울이 다가 오듯이, 현재 벌어지는 일도 한끝으로 치우치면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변증의 진리를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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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나 15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2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그러나 자연의 순환은 계절에 의해 반전되지만, 사람이 벌리는 일은 시간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관점과 입장을 버리고 과거의 일을 성찰하고 비판을 거쳐 담대한 대전환을 이룰 때 비로소 꽉 막힌 현재 상황이 타결되고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것이다.

이러한 기대를 갖고 8월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행한 문대통령의 연설을 기도하는 심정으로 경청하였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내용은 실제적 제안이 빠진 상태에서 앞선 수구 정권과 별 차별성이 없이 그저 한달 전에 베를린에서 행한 예의 내용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미사여구만 잔뜩 나열되어 있고 근거 없는 감성을 촉발하는 반면에 내용에 있어서는 전혀 상황을 반전시킬 어떠한 기제도 제공하지 못했다. 잔걸음에 마음만 급할 뿐이었다.

최소한 연례적인 을지 한미군사훈련을 대폭 축소 또는 보류한다거나, 한국의 역사에 무지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무시하고 남북간의 평화를 상징하는 개성공단을 무조건 재개하겠다는 수준의 제안을 기대한 필자로서는 크게 실망했고, 문재인 정권은 결국 기능적 연출정권이라는 필자의 평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확인만 있었다.

역사의 절대시점인 오늘은 문제의 핵심인 한미군사동맹의 명암과 득실을 냉정하게 되돌아 보아야 할 때이다. 민족동란 이후 휴전상태가 60여 년 지속되면서, 과거에 유효했던 전쟁 억제력으로써 주한미군의 역할을 급속히 축소하거나 상황 변화에 따른 커다란 전환을 이루었어야 했다.

한반도 긴장 고조시켜온 미국

1991년 구 소련이 무너진 후 남북한이 동시에 유엔에 가입했고 적성국으로 대립하던 대한민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 간 국교가 수립되었고, 더구나 남북한간의 산업 수준과 경제력의 격차가 수 십 배에 달할 만큼 심화되면서 재래식 군사력에서도 남한이 북한을 압도하는 현실에서 남북한의 군사대결 시기는 사실상 종결되었다.

오히려 이후 북한 정권의 존속과 변화 여부가 핵심적 주제이어야 하며 따라서 주한미군의 역할은 대북전쟁 억제력이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전체의 세력을 균형 잡아주는 평화유지군으로서 기능을 할 때 보다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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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권의 제1관심사는 미국의 적대정책으로부터 독자적으로 생존하는 것이었고, 이런 맥락에서 오매불망 핵 개발에 매달려 왔다. (사진출처: TV조선)

그러나 미국은 1991년 당시 북한 주석 김일성의 휴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과 북미간 국교정상화의 제안을 일방적으로 거부했고 이에 대응하여 북한이 핵개발로 진입하자, 제네바 협정과 6자회담을 진행하면서도 어렵게 이룬 합의사항들을, 북한이 위반한 사소한 사례를 근거로 들면서, 30여 년간 일방적으로 무시해 왔다.  오롯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할 명분과 구실만 제공해 왔다.

역사적 요구와 흐름과는 반대로 미국은 초대강국으로서 군사적 지위에 도전하는 북한을 스스로 붕괴될 정권 내지는 악의 축으로 규정한 이래, 대북제재의 강도를 강화시켜 왔으며 근래에는 한미군사훈련 중 가공할 협박 수준으로 전략무기의 전개를 통해 리비아와 이라크에서 보여준 예방적 선제공격의 위협을 과시하면서 끊임없이 북한에 굴욕적 항복을 강요해 왔다

반면 구 소련의 붕괴 이후 90년대의 혹독한 고난의 행군을 경험한 북한은 공화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상황과 조건에서도 조국을 지켜내고야 말겠다고 불굴의 투쟁을 결의하고 옥쇄를 각오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 속에 오늘 지경에 이른 북핵과 탄도미사일 문제의 일차적 책임은 명백하게 미국에게 있으며 부분적으로 북한과 이명박근혜 정권 그리고 상황을 방관한 중국이 함께 공유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과 시점에서 미군이 운용하는 사드의 배치를 국내에 승인하는 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사드

필자가 여러 번에 걸친 칼럼에서 언급하였듯이, 미군의 사드배치 일차적 목적은 사태 진행에 따라서 북한에 대해 선제 공격을 가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미사일 방어체계의 일환으로 사드의 남한 내 배치는 미국의 선제공격에 대응한 북한 또는 중국의 보복공격을 무력화하는데 있다.

두 번째는 사드 시스템의 구성으로서 X-band의 설치를 고집하면서 경제적으로나 국제적 정치에 있어 급부상하는 중국을 군사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첨병적 정보를 획득하고자 한다.

이미 국내에 들어와 있는 탐사거리 800 km 수준의 그린화인 레이더로 대체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X-band를 주장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로서 한국은 중국과 대립하는 상황으로 진입하면서 향후 한국경제에 거대한 어둠이 드리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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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북한의 ICBM 도발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사드 추가 배치로 대응했다. 그러나 사드가 과연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것인지, 그것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되고 있다.

세 번째는 새로 등장한 문재인 정부를 미국의 입맛대로 길들이겠다는 의도이다.

2017년 말에 설치하기로 한 합의된 원래 계획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지난 봄 한미 군사훈련 중에 도둑 고양이처럼 국내에 반입하고 공석중인 대통령 선거일을 불과 수일 앞둔 시점에서 성주에 긴급 배치를 감행한 것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대한민국 주권 침해의 행위이다.

네 번째는 미국과 핵심동맹인 일본을 위해서는 한반도를 희생시킬 수 있다는 암시이다.

사드가 방어하는 영역이 한반도 남부를 포함하여 일본 혼슈 및 오키나와에 있는 미군기지들이다. 한일간의 위안부 문제의 합의를 강제하고 곧바로 한일간 군사정보보호협정을 맺도록 강요한 것은 이후 부산과 대구 근처에 어마어마한 병참과 군수기지를 구축하고 만약에 있을 동아시아 전쟁시 미일(한)간 군사합동작전에 한반도를 주요 전쟁지역으로 희생시킬 것이 명백하여 보인다.

한미군사동맹은 민족동란 이후 휴전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매우 긴요하지만, 이에 후속되어 진행되는 한미일간의 군사협력과 진행은 중국봉쇄라는 단어만 제하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주제이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일본국은 남북 평화가 정착되면 군사적으로 제일의 잠재적 위협국가이다.

마지막으로 반공을 빌미로 하여 미국을 조국으로 삼고 있는 매판수구적 기득세력에게 안전판 (이부영 의장표현으로 심리적 인계철선)을 제공한다.

이를 통하여 미국은 여전히 한국정치에 개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며, 남북간의 갈등에 더하여 남남간의 허구적 이념 갈등을 증폭시킬 위험을 내재하고 있다.

저간의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절차와 과정 그리고 환경에 문제가 없으면 사드배치를 수용하겠다며 때마침 화성14호 2기발사를 핑계로 문재인 대통령이 기회적으로 무책임하게 추가 4대 발사기의 임시배치를 지시한 일에 대해 필자는 분노를 금치 못한다.

도대체 미군의 하수인 역을 자임했던 정신박약적 박근혜 정권과 다른 것이 무엇이던가? 다만 잘 포장하여 사용한 언어와 표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지금은…평화의 ‘선제조치’가 필요한 때

물론 북미간 핵전쟁을 운운하는 현재, 당장 사드를 철수 시키는 데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이라는 조건이 민족의 운명에 절대상수가 될 수는 없는 법이다.

일단은 현 상황에서 추가 배치와 진행을 보류시키고, 평시 및 전시 군사전작권을 회수하면서 대한민국을 스스로 지켜낼 수 있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을 결정하면, 자연스레 미군이 직접 운용하는 사드 시스템이 무용지물이 되면서 철수가 가능한 조건이 형성될 것이다.

북핵문제 대해서는 존폐의 위기에 처한 북한정권의 어려움을 역지사지 이해하는 관점으로 상황의 완화, 핵과 미사일 동결, 점진적 축소 그리고 해체의 수순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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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의 불안은 한반도에 외세의 간섭을 불러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 정부는 평화를 위한 과감한 선제조치를 취함으로써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실효적 제재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최대한의 포용 정책이 필요하다. (이미지출처: 중앙일보)

이를 여는 단초로서, 문재인 정부는 생각없이 미군의 사드배치를 수용 하면서 민족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을 것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한 압박과 협상의 전략을 반대로 보완하여 최대한 포용과 실효적 제재 (max. engagement in effective sanctions)의 전략을 구사할 것을 조언하고 싶다.

이와 관련하여 때마침 지난 11일 YMCA 가 주도하여 준비한 아래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성명 내용을 수용하고 실천할 것을 요구한다. 전제로서 조건 없는 남북대화가 이루어지기 위해 상호 진정성과 신뢰감을 높일 수 있도록 전쟁이 아닌 평화의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

첫째, 남북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8월 중순 개최 예정인 한·미군사연합 작전인 을지 프리덤가디언(UFG)훈련을 중단 또는 대폭 축소해야 한다.

둘째 귀북을 호소하고 있는 김련희와 중국 닝보식당 12명의 탈북유인 종업원들을 본인들의 의사를 제삼자와 제3국에서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본인들의 희망에 따라 조속히 북한에 송환해야 한다.

셋째, 남북교류협력을 근본적으로 막고 있는 5.24조치를 즉시 해제하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를 선언해야 한다. 이를 계기로 개성공단의 단순 재개를 넘어 미국, 일본, 중국, 유럽들의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제2의 국제적 투자단지를 조성하여 남북간의 평화를 담보하여야 한다.

넷째, 한반도 전쟁 위기의 근원인 휴전체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북한과 평화협정 체결에 나설 것을 요구해야 한다.  주한미군은 한반도에 계속 주둔하되, 대북 전쟁 억제력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평화유지군으로서 역할을 전환해야 한다.

다섯째, 북한에 즉각적으로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내용 없는 언어적 선언과 시효가 지난 한미동맹, 과거회귀적 보수세력들에 억매여 귀중한 시간을 낭비할 여력이 없다. 즉각적인 특사파견 등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아! 민족의 앞날이 정말 걱정스럽다.

목, 2017/08/1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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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한겨레신문(2017. 8. 8)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도 증세 카드를 꺼냈다. 증세 없이는 복지가 가능하지 않다는 시민사회 진영의 당연한 문제제기가 받아들여졌지만, 그 정도 증세로 복지국가 건설은커녕 대통령의 공약도 충족시킬 수 없다는 지적은 여전히 유효하다.

증세안이 나오자 ‘세금폭탄’론이 또다시 등장했다. 조세가 재산권 침해라 보는 세력의 힘은 여전히 막강하다.

성장을 통해 전체 경제 파이를 늘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는 성장이 곧 고용과 복지를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것도 충분히 확인했다. 그래서 공공지출의 확대를 통해 고용을 확대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어떻게 향상시킬지, 장차 어떤 사회경제 시스템을 만들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

그것은 누가, 얼마를, 어떤 방식으로 더 내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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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복지를 원하면 그만큼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갈수록 복지수요와 요구는 증가하는데 거기에 비례해 세금을 내겠다는 사회적 합의가 없다는 점에 어려움이 있다. 많은 조건이 필요하겠지만, 정부의 공정한 법집행에 대한 사회적 신뢰, 공동체의 문제를 함께 풀겠다는 사회적 연대의식 등이 필요하다. (이미지 출처: 시사인)

한국의 조세부담률, 사회복지 지출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세계 모든 사람들이 살기 좋은 나라로 지목하는 북유럽 국가는 모두 조세부담률이 높고 공공 사회지출의 비중이 매우 높다.

그리고 사회 양극화로 갈등이 심한 나라 대부분은 조세부담률이 낮은데, 그것은 국가가 국민을 위해 실제로 할 수 있는 재원이 부족해서 각자가 스스로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나라들은 취약한 복지를 자선과 기부로 메운다.

자본주의 국가들을 단순하게 분류하면 높은 조세로 공공복지를 유지하는 나라와, 낮은 조세로 인한 사회 파괴의 위험을 자선과 기부로 막는 나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북유럽 복지 자본주의가 전자라면 미국·영국 등 앵글로색슨형 자선자본주의는 후자에 속한다.

당연히 중북부 유럽 국가들이 삶의 질이 높고 사회통합성도 높다. 조세부담률이 낮다는 점에서 한국은 영미형 국가에 가깝지만, 자선이나 기부도 이들 국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는 점에서, 아직 이런 국가의 반열에 들어서지 못했다.

즉 복지, 교육, 의료, 주거의 상당 부분을 사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한국에서는 ‘능력 있는’ 계층과 그렇지 않은 계층 간의 격차와 갈등이 매우 심각하다. 이른바 ‘수저 계급론’은 여기서 나온 것이다.

한국은 가족책임, 가족투자 국가다. 국가나 사회에 대한 낮은 신뢰 수준과 공공서비스의 부족이 가족주의를 강화해왔다. 큰 부자들이 반칙으로 돈을 벌어도 세금도 잘 내지 않고 사회적 책임도 지지 않기 때문에, 작은 부자들도 재산을 무조건 자식에게 물려주려 한다.

국가의 공공 인프라 확대로 거저 얻은 부동산 재산이 자녀들에게 편법으로 상속되는 것이 가장 정의롭지 않은 일이다. 재벌, 언론, 사학, 대형교회 등 사실상 공공적 성격을 가진 기관이 한 가족에게 독점, 상속되는 행태는 한국 사회의 천박한 수준을 말해준다.

어쨌든 낮은 조세, 낮은 사회지출 국가인 한국이 하루아침에 복지국가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중위 조세부담, 중위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기부를 어렵게 만드는 제도와 법을 손봐서 ‘사회적 상속’의 관행을 확산해야 한다.

조세부담률이 높거나 기부가 활성화된 나라들은 모두 국민의 정치 참여율이 높거나 신뢰 수준이 높다. 즉 국민이 정치과정에서 배제되지 않고, 정부를 믿어야 자발적으로 세금도 내고 기부도 한다는 이야기다.

작은 부는 노력과 행운의 결과지만, 큰 부는 모두 국가나 사회의 인프라로 얻어진 것이라는 생각이 자리잡아야 할 것이다.

중위의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사법정의 수립, 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립, 그리고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 대기업에 대한 각종 특혜나 조세감면 조치를 없애야 하고, 불로소득을 엄격히 추징해야 하며, 불법 편법 상속 관행을 막아야 한다.

또한 국민의 80%는 지금보다 소득세와 소비세를 더 내야 한다. 종합부동산세는 물론 토지보유세 도입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한편 한국처럼 국가가 모든 것을 주도하는 나라에서는 사회적 역량 강화를 위해 자선보다는 공공영역에 대한 기부를 더 격려하고 활성화해야 한다. 문화인들이 정부 지원에만 의존할 경우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사건 같은 것이 일어난다. 문화, 교육, 학술 영역의 재단 설립이 확대되어야 사회가 튼튼해진다.

정부는 조세와 기부를 점진적으로 높여 후진적인 가족투자 국가에서 사회연대 국가로 이행하기 위한 로드맵을 보여주어야 한다.

목, 2017/08/1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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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공화국의 대통령은 이재용이었고, 비서실장은 장충기였다. 박근혜와 김기춘은 들러리처럼 보였다.”

최근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용을 보도한 <시사IN>에 따르면, 국정농단 수사에 참여했던 한 검사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 수사 과정에서 나온 이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충격적이다 못해 할 말을 잃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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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정유라 특혜 지원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 출석한 장충기 전 차장의 모습.

청와대와 국정원의 고위 관계자는 실시간으로 장 전 사장에게 내부 정보를 보고한다. 대법관 후보자로 추정되는 인사는 계속해서 자기 상황을 보고하면서 삼성의 눈치를 본다.

전직 검찰총장은 삼성에 근무하는 사위의 인사를 청탁한다. 언론인들은 떨어지는 떡고물 하나 없을까 하고 연신 굽신대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장 전 사장이 대체 어떤 인물이었길래 그의 주변에서 쉴 새 없이 정보가 드나들고 검은 청탁이 오가며 때론 쉬파리까지 들끓었을까. 그는 삼성에서 정보 및 대관(對官)업무를 총괄해 온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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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장충기 문자’를 보면, 낯 뜨거워 볼 수 없을 정도의 노골적이고 직설적인 청탁이 가득하다.

대관 업무란 정부나 국회 관계자들을 만나서 정보를 수집하고 의견을 교환하며 때론 로비활동까지도 벌이는 업무를 말한다. 그의 삶을 추적하다보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은 어쩌면 예견된 사건이었음을 알게 된다.

‘삼성의 제갈량’으로 불린 기획통

‘삼성 기획통의 삶 그 자체’로 불리는 장충기 사장은 1954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났다. 부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이 부산고 동기로 친분이 두텁다고 알려져 있다. 부산고 후배로는 역시 삼성 내에서 전략통으로 꼽히는 윤순봉 전 삼성서울병원 사장이 있다.

서울대 무역학과 동문으로는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박상진 삼성SDI 사장 등이 있다.

최지성 전 실장은 직장생활도 장 전 사장과 삼성물산에서 출발했고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우연히도 두 사람 모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함께 기소된 처지다.

서울대 재학 시절에는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우연히 서울 종암동의 같은 하숙집에서 살며 친구가 됐다고 한다. 하숙집에서 그는 ‘부산고 천재’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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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초반, 서울 종암동 하숙집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3인. (이미지 출처: 중앙일보)

홍준표 대표는 “고2 때까지 반에서 48등을 하다 고3 때 ‘서울대 상대에 가야겠다’고 선언하더니 몇 개월 만에 성적을 최상위권으로 올렸고, 정말로 서울대 상대에 갔다. 당시 충기는 정말 머리가 비상했다”고 회상한다.

1978년에 삼성물산에 입사하면서 삼성그룹에 첫발을 내딛는다. 삼성에 ‘기수’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생긴 것이 그 해 입사한 19기라고 한다. 훗날 이들은 임원급만 70여명을 배출할 정도로 잘 나갔다.

장 전 사장은 삼성물산에서 전자2과, 일반상품과, 완구팀 등을 거쳤다.

기획통으로서 발돋움한 것은 1993년이었다. 그해 삼성물산은 전략경영팀을 신설하고 경영 효율 극대화를 위한 ‘2000년 장기 비전’ 수립을 맡긴다. 신설된 이 전략경영팀의 팀장을 맡은 인물이 장 전 사장이었다.

그 후 장 전 사장은 1995년 삼성그룹 비서실 기획홍보팀 기획담당 이사보로 자리를 옮긴다. 삼성그룹 총수체제의 핵심이자 컨트롤 타워에 진입한 것이다.

1959년 이병철 회장 시절 출발한 삼성그룹 비서실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구조조정본부로, X파일 사건이 불거진 2006년 전략기획실로 간판을 바꿔달기도 하고 2008년 삼성 비자금 사건 이후 잠시 해체되기도 했지만 이내 2010년 미래전략실로 부활한다.

장 전 사장은 비서실을 거쳐 구조조정본부 기획팀장, 전략기획실 기획홍보팀장을 지냈고 해체 시기에는 브랜드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다가 다시 부활한 미래전략실의 커뮤니케이션팀장을 맡았다. 20년이 넘도록 그룹의 핵심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셈이다.

최근까지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의 바로 아래인 미래전략실 차장으로, 이른바 ‘실차장’으로 불리면서 그룹 내 3인자로 꼽혔다. 장 전 사장은 임원 승진 이후 한 번도 휴가를 가지 않았을 정도로 일에 몰두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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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도 당시의 삼성 미래전략실 조직도. (이미지 출처: http://premium.chosun.com/)

미래전략실의 기능은 재무와 경영진단·지원, 기획홍보, 인사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삼성전자 사장단도 크게 COO(전략·기획) 출신, CMO(마케팅) 출신, CFO(재무) 출신, CTO(R&D) 출신 등 4개 파트로 나눠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중에서 장 전 사장은 전통적으로 기획 파트를 맡았고, COO형 인사로 분류된다.

여기서 ‘기획’이란 무엇일까. 흔히 생각하듯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고 투자를 조정하고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일까. 그런 업무들은 미래전략실 내에 경영과 재무 파트에서 담당한다.

삼성에서의 ‘기획’ 업무란 사주 일가의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는 업무를 말한다. 이때 주가 되는 것이 바로 대관업무를 비롯한 대외 협력 업무다.

기획홍보라는 이름으로 같은 파트에 있어도 홍보가 ‘양지’의 커뮤니케이션을 맡는다면, 기획 파트는 ‘음지’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다.

예전 삼성 미래전략실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사실 기획 파트에서 하는 일은 웬만한 고위급 인사들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보안 수위가 높다”고 말했다.

따라서 기획 파트는 X파일 사건, 비자금과 편법 승계 등과 같이 삼성이 드러내놓고 말할 수 없는 업무들을 음지에서 수행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인적 네트워크를 관리·동원하고 필요하면 로비까지 불사하는 것이다.

이건희 인물…이재용 체제에서도 건재

장 전 사장은 ‘삼성의 제갈량’으로 불린다고 한다. 이건희 회장 신년사를 대신 쓰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룹 내 기획과 정보수집, 분석 등의 업무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 전 사장은 이건희 체제의 대표적 인물이었고, 이재용 체제로 넘어와서도 여전히 건재했다. 전략기획실이 해체돼 삼성물산 보좌역으로 물러나야 했던 시기에도 그는 계속해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탄탄대로를 달렸다.

그만큼 삼성 입장에서는 ‘쓰임새’가 컸던 인물이었던 것이다. 일을 소신껏 밀어붙이지만 꼼꼼하게 일처리를 한다는 의미의 ‘불도저와 돌다리’라는 독특한 별명 역시 의미심장하다.

2008년 삼성 비자금 사건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그룹의 로비를 담당한 핵심 임원 30여명의 명단을 특검팀에 제출했다. 그 중 국회 등 정치권과 금융감독원 로비를 맡은 인물로 올라와 있던 것이 장 전 사장이었다. 그는 이 일로 특검 수사에 불려가기도 했다.

¡¼¼­¿ï=´º½Ã½º¡½  22ÀÏ ¿ÀÀü ¼­¿ï ÅÂÆò·Î »ï¼ºº»°ü¿¡¼­ À̰ÇÈñ ȸÀåÀÌ '»ï¼º ¼â½Å¾È'À» ¹ßÇ¥ÇÏ¸ç ±¹¹Îµé²² »çÁËÀÇ Àλ縦 Çϰí ÀÖ´Ù. /¼­ÀçÈÆ±âÀÚ jhseo@newsis.com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당시, 삼성은 이건희 회장 퇴진 등을 포함한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2008년 4월 22일 이건희 회장이 경영쇄신안 발표하고 임직원들과 함께 대국민 사과를 하는 모습. 이때 해체됐던 전략기획실은 2010년 미래전략실로 부활했다. (사진출처: 뉴시스)

김용철 변호사는 이건희 회장 일가의 자산 중 상당부분이 임직원 명의의 차명으로 관리되고 있는데 그 명의를 빌려준 사람 중 한 명이 장 전 사장이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2007년 임채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당시에는 베네스트 골프장에서 임 총장 후보자와 장 전 사장이 함께 자주 골프를 쳤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삼성에버랜드가 소유하고 있는 베네스트 골프장은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로비가 주로 이루어졌던 장소라고 지목했던 곳이다. 장 전 사장의 부산고 1년 선배인 임 전 총장은 사위의 인사를 부탁한 문자메시지에서도 알 수 있듯 계속해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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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임채진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장충기 전 차장과의 골프 회동이 도마에 올랐다. 그리고 이번에 드러난 장충기 문자에서는 장 전 차장에게 삼성에 근무하는 사위의 인사청탁 문자를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삼성 비자금 사건 이후 물러났던 이건희 회장이 다시 일선에 복귀한 뒤 삼성 서초사옥에 본격 출근하면서 한 일은 바로 장 전 사장을 미래전략실 차장에 임명한 것이었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본격적으로 ‘몸을 푸는’ 신호탄처럼 해석됐다.

장 전 사장이 최지성 실장과 함께 ‘현명관-이학수’, ‘이학수-김인주’ 등로 대표되는 삼성의 실·차장 라인 핵심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때부터 이미 안팎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무적 토대를 제공할 인물로 장 전 사장을 꼽은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 와병 이후에도 여러차례 교체설이 나돌았지만 그는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그런 장 전 사장이 왜 휴대전화를 순순히 특검에 압수당했는지, 또 문자메시지를 삭제하지 않았는지는 의문이다.

대관 업무의 핵심으로서 휴대전화만 7~8개를 가동했을 법도 한데 그는 어떤 연유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까. 자신감이었을까, 아니면 모든 걸 포기한 심정이었을까.

그는 법정에서 “10년 넘게 한 번호만 썼고 다른 휴대전화는 없다”며 “이 사건과 관련해 내 휴대전화에 저장된 문자메시지가 논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숨길 게 없었다’는 태도다.

삼성공화국의 민낯

박영수 특별검사는 지난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경영권 승계의 편의를 봐 주는 대가로 계열사 자금을 횡령해 300억 원대의 뇌물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일당에게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장 전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함께 공모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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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전 사장은 특검 수사 이전 국회 국정조사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여야 간사 간 협의에서 빠지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삼성의 로비력이 작용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그 만큼 핵심 인물로 꼽혔고, 또 삼성 입장에서도 보호해야 할 인물이었던 셈이다.

미래전략실의 최고 우두머리는 최지성 부회장이지만, 사실상 대관 업무를 총괄하면서 실질적으로 외부 인사를 접촉하고 일을 만들어나간 것은 장 전 사장이었던 것이다. 특히 장 전 사장은 삼성의 청와대 창구를 맡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여러 차례 접촉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장 전 사장의 문자메시지는 ‘뇌물 재판’의 향방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삼성의 뇌물 대가성 여부를 더욱 확실히 굳혀주는 증거로 채택될 것인지, 아니면 그저 변호인 측 주장처럼 “대관업무를 하는 사람에게 여러 사람의 문자가 오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질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장 전 사장의 문자메시지가 삼성 X파일 녹취와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에 이어 ‘삼성공화국’의 민낯을 보여준 대표적 사건으로 매김할 것이란 사실이다.

금, 2017/08/1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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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부터 한미 양국군의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시작되고, 이에 대해 북한이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상태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22일 오후 2시, 서울 정동 프란시스코 교육회관(212호)에서 ‘한반도 군사적 충돌위기, 탈출전략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평화전략시국 대토론회가 열립니다. 

이번 대토론회는 (사)다른백년과 (사)평화통일시민연대가 주최합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김준형 한동대 교수가 ‘한반도 군사적 충돌위기, 탈출전략은 없는가’, 김동엽 경암대 교수가 ‘북핵문제/사드배치, 탈출전략은 없는가’, 이장희 명예교수가 ‘한반도 군사적 충돌위기, 평화 시민단체의 역할과 과제’ 등을 주제로 발표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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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08/2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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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기자가 한 보유세 인상계획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한 “지금 단계에서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으로 (보유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발언, “보유세는 공평과세, 소득재분배, 또는 추가적인 복지재원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정부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발언을 듣는 내 심경은 복잡했다.(문 대통령, “부동산 보유세 인상, 지금 단계에서 검토 안 해”)

문재인 대통령이 보유세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가 어렴풋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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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보유세 강화’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진출처: 한겨레신문)

문 대통령의 ‘보유세 유보’, 유감!!

문 대통령은 보유세를 무엇보다 부동산 가격 안정화 수단으로 여기는 것 같다. 물론 문 대통령이 보유세에 대해 공평과세 및 소득재분배(자산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고, 그 세금으로 시장에서 현저히 불평등한 소득분배상태를 개선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성격이 있다는 건 분명히 했지만, 사회적 합의라는 ‘단서’와 정부도 검토할 수 있을 것(‘검토할 것’이 아니라)이라는 ‘유보’를 붙인데서 알 수 있듯 보유세의 공평과세 및 소득재분배 기능을 보조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사족을 붙이자면 이미 국민 10명 중에 7명이 보유세 강화에 찬성할만큼 보유세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이뤄졌다. (“보유세도 강화해야” 국민 77.6%가 지지)

문재인 대통령의 보유세 발언이 아쉬운 건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적폐 중 적폐라 할 부동산공화국의 실체에 대해 적확한 인식을 결여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염려 때문이다.

2015년 말 기준 한국의 국민순자산은 1경2,359조인데 이 중 토지(6,575조원)을 포함한 부동산 자산이 무려 9,136조원에 달하며, 그 중 대부분이 극소수의 부동산 소유자들에게 독식된다는 사실(부동산 소유분포는 극히 불평등하다.

대한민국 인구의 1%가 사유지의 55.2%를, 인구의 10%가 97.6%를 소유하고 있고, 토지를 한 평도 소유하지 못한 세대가 40.1%에달한다. 무주택자도 절반에 가깝다)과 연평균 발생하는 부동산 불로소득(매매차익 및 임대소득)이 매년 400조원에 달한다는 사실은 대한민국이 부동산 공화국임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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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yohousing&logNo=221035430387&…)

보유세, 부동산공화국을 해체하는 열쇠

부동산 공화국은 국민경제의 건강한 성장과 지속가능한 사회 발전을 결정적으로 방해한다.

자산양극화 및 소득불평등, 생산과 소비 위축, 경기변동의 진폭 확대, 중앙 및 지방재정의 낭비와 왜곡, 토건형 산업구조 고착화, 인허가 등을 둘러싼 부정부패 양산, 토지의 비효율적 사용, 근로의욕 저해 및 투기심리 만연 등이 부동산 공화국 아래 발생하는 부작용들이다.

부동산 공화국을 해체하기 위한 실마리가 바로 보유세다. 보유세만으로 부동산 공화국이 해체되진 않지만, 보유세 없이 부동산 공화국 해체는 난망이다.

보유세는 부동산 공화국 해체의 열쇠이기도 하지만, 가장 우수한 세금이기도 하다.

흔히 좋은 세금의 조건으로 중립성(조세가 생산에 주는 부담이 가능한 한 적을 것), 경제성(조세의 징수가 쉽고 비용이 적게 들 것), 확실성(공무원의 재량의 여지가 적고 투명할 것), 공평성(조세 부담이 공평할 것)을 드는데 보유세(그 중에서도 토지보유세)는 위의 네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세금이다.

그러다 보니 애덤 스미스부터 밀턴프리드먼에 이르는 경제학자들이 토지보유세를 최고의 세금으로 평가했던 것이다. 혹자는 토지보유세가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는데 머물지 않고 자본과 토지의 낭비와 왜곡을 막아 오히려 생산에 도움을 준다고까지 주장한다.

보유세가 국민경제와 사회발전에 이토록 중대하고 다양한 함의가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자회견에서 드러난 문재인 대통령의 보유세에 대한 인식은 협애하고 단선적이어서 매우 아쉽다.

모쪼록 문재인 대통령이 보유세가 지닌 사회경제적 함의를 정확히 파악해 보유세를 증세 리스트의 맨 앞에 세우길 간절히 바란다.

월, 2017/08/2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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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문재인 정부의 성패는 촛불혁명의 성패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유독 삐꺽거리고 있는 분야가 북핵문제다. 이는 남북문제이자 미·중 등 주변국과의 외교문제이기도 하다. 오랜 난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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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 취임 후 첫 100일은 비교적 무난한 편이었다. 그러나 남북관계만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KBS)

문재인 정부, 운전대 잡았나?

6자회담이 4년 간 풀다 실패했고, 이후 이명박근혜 정부 시기에는 최악에 이르도록 방치한 문제다. 어느 정책보다 심모원려(深謀遠慮)가 필요한 아마도 대한민국이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풀어야 할 가장 중대한 문제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동안 이 문제에 관한 문정부의 행보를 보면 위태로운 느낌을 감추기 어렵다. 지난 6월 미국으로 건너가 한국이 운전석에 앉겠다고 자신감을 표명했지만, 과연 정말 운전석에 앉아 수순을 잘 풀고 있는 것인가?

운전석에 앉겠다고 하면 우선 운전의 방향과 목표가 확고하게 설정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일시적 장애물이 나타나거나 예상치 못한 길 막힘이 있어 잠시 우회하더라도, 결코 길을 잃지 않고 최적의 경로를 통해 목표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우리는 과연 지금 어디에 있고, 이제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필자가 생각하는 요점은 이러하다. 우리는 지금도 여전히 ‘한반도 분단체제’ 상황에 있고,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 양국체제’를 정립하는 것이다.

분단체제 상황에 머물러 있는 한, 남북 간 그리고 주변국 간의 분란과 대립의 에스컬레이터를 빠져나오지 못한다. 양국체제가 정립되어야만 이러한 항시적 비상상태(emergency state)를 종식시키고 정상상태(normal state)에 진입할 수 있다.

‘한반도 양국체제’로 가자 

분단체제에서는 남북이 서로 적대할 수밖에 없다. 반면 양국체제에서는 남북이 서로를 인정한다. 이 상태로 진입해야 주변국과 얽힌 긴장과 마찰의 매듭도 풀 수 있다.

정부와 민간을 막론하고 영향력 있는 여론주도자들은 통일에 대한 미사여구를 풀어내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통일을 정말 진지하고 현실적으로 생각한다면, 순서는 반대임을 알아야 한다.

통일보다는 상호인정과 평화공존이 우선이다. 통일을 우선적으로 내세우는 한 현실의 긴장과 대립은 오히려 격화된다. 단추를 거꾸로 채울 수는 없다. 상호인정과 평화공존을 우선 과제로 명확히 설정하고 흔들림 없이 이 목표에 충실할 때, 통일은 비로소 어느 날 현실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 양국체제는 그저 ‘대북 정책’에 그치지 않는다. <분단체제에서 양국체제로의 체제전환>은 ‘촛불혁명’이 진정 혁명이었음을 입증하는 최종 증거가 될 것이다.

그 동안의 분단체제의 현실이야말로 총체적 비정상의 근원이었다. ‘적폐청산’ 역시 양국체제 정립을 분명한 목표로 할 때 제대로 순서와 방향을 잡아 차근차근 성사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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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9월 17일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이 결정된 뒤 남북한 UN대사들이 악수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날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 앞에 한국과 북한의 국기가 나란히 걸려 있다.

대한민국(ROK)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은 1991년 유엔에 동시 가입한 두 개의 국가다. 2015년 12월 현재 한국의 수교국은 190개국, 조선의 수교국은 160개국이며, 동시 수교국은 157개국에 달한다(외교부, 『2016 외교백서』).

국제법상, 현실의 국제관계상, 어느 모로 보나 한국과 조선은 두 개의 별개의 국가로 존재하고 있다. 이 객관적이고 엄연한 사실을 두 나라가 사실 그대로 받아들여, 서로의 주권과 영토를 상호 인정하고 정상적인 수교관계를 맺어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이 한반도 양국체제다.

그렇지만 그렇듯 당연한 현실이 현실로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남북의 현재의 상태다. 이 두 국가는 서로 상대의 주권과 영토를 인정하지 않고 상대를 다만 자신 주도의 통일에 의해 소멸시켜 흡수할 대상으로 보고 있을 뿐이다.

양국 헌법 모두 현재의 남북은 하나의 나라가 분단된 상태임을 전제하고 있고, 그 분단을 극복하여 통일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명시하고 있다.

그로 인한 남북 간의 극심한 적대와 긴장, 사회 전 부면의 비정상 상태가 ‘한반도 분단체제’다. 그 동안 많은 진보적 논자들이 이 분단체제를 비판해 왔는데, 그 비판이란 결국 그렇듯 문제적인 분단을 극복하여 통일을 이루자는 것이었다.

양국체제론과 분단체제론의 차이

이 점에서 기존의 분단체제 비판론은 여기서 주장하는 양국체제론과 크게 다르다.

양국체제론은 1991년 유엔 동시가입 이후 한반도 남북이 두 개의 별개의 국가가 되었다 보고, 이 두 국가의 상호인정과 평화공존을 우선적 목표로 삼는다. 두 국가의 통일을 당면한 우선적 목표로 간주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었을 때야만 남북의 극단적 적대관계를 실제적으로 해소하는 단초가 열릴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분단체제 비판론은 도덕적 정당성과 선의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결국 분단체제의 강박적 적대가 오히려 강화되는 순환 시스템의 일부가 되고 말았다. 왜 그런가. 이를 차분히 살펴보기로 하자.

분단체제에서는 남북 상호간과 남북 각각의 내부에 여러 겹의 적대적 대립이 서로 맞물려 순환적으로 상승한다. 한국전쟁 종전 이후 공식적으로 정전(停戰)상태에 있는 남북의 상태는 남북 모두 전쟁이 미완·미결의 상태로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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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고 있는 상태일 뿐, 전쟁은 심리적으로 내연(內燃) 중인 것이다. 따라서 전시적 비상사태를 유지하려는 관성이 지속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통일세력과 반통일세력의 구분이 그다지 선명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전쟁 자체가 남북 쌍방 모두 통일을 하겠다고 벌렸던 일이다.

이러한 전시적 비상사태 의식은 권력의 비상한 독점 즉 강력한 독재체재의 심리적 온상이 되고, 이러한 상태는 사회 전 부문으로 관철된다.

권력. 부, 기회의 독점이 전시적 비상상황을 빌미로 지극히 폭력적·일방적으로 정당화되기 때문에 그 독점과 독재는 기형적으로 심화되기 마련이다. 이것이 ‘비상국가체제’다.

실제 전쟁 상태가 아님에도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 때 이에 대한 반발과 비판이 강력하게 제기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이러한 문제적 현실에 대한 비판은 지극히 정당한 것인데, 이 비판세력이 제기해 왔던 논리의 주요 흐름이 분단체제(비판)론이었다 할 수 있다.

역대 독재정권은 이러한 비판을 (대부분 사실이 아니었음에도) ‘이적’ ‘용공’ ‘친북’으로 몰아(=조작하여) 탄압해왔다. 이들이 통치체제를 비판하면서 주장하고 있는 통일이란 결국 대치하고 있는 적의 편에 동조하는 통일일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이러한 상황은 정치체제의 차이만 있을 뿐 남과 북에서 동형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분단체제란 이러한 분단체제 비판세력을 식량으로 먹어치우면서, 즉 무자비하게 공격하고 탄압하면서 자신의 몸체를 괴물처럼 더욱 키워온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반면 독재정권이 비판세력을 ‘적’으로 상정하고 탄압하는 한, 극악한 탄압을 당하는 비판세력 역시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는 독재정권을 ‘적’으로 상정하고 맞서 싸우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에 독재정권은 비판세력이 자신을 ‘적’으로 규정하는 것이야말로 그들이 ‘이적단체’에 불과한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변해왔다. 이로써 상호를 적으로 간주하여 투쟁하는 상승적 순환 구조가 남과 북의 정권 사이에서, 그리고 남 내부와 북 내부 각각에서 형성되고 교차하면서 가속도를 얻어 작동한다.

마의 순환고리를 끊어야

이러한 악순환의 상승압이 ‘마의 순환고리’와 ‘비상국가체제’의 에너지원이 되었다.

4·19 이후 30년만이 아니라, 87년 이후에도 30년 가까이 이러한 상승적 악순환은 끊기지 않았다. ‘마의 순환고리’란 한국 현대사에서 4·19 혁명을 5·16과 유신체제가 삼키고, 87년 대항쟁을 3당 합당과 이명박근혜 체제가 삼켰던, 즉 ‘독재가 민주를 회수하는, 회수하고야 마는 순환적 반복’을 말한다.

그 결과 폭력적인 독재체제 즉 ‘비상국가체제’가 들어선다.

이제 촛불혁명이 그 악순환을 비로소 끊어낼 기회를 주고 있다. 그 핵심은 양국체제의 정립에 있다.

지난 민주정부 시기 10년의 대북 화해정책 역시 그러한 상승적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했다. 여러 성과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오히려 반발세력의 강한 역풍을 불러일으켰다.

이들 반대세력은 민주정부의 남북화해정책을 친북적 분단체제 종식 운동으로 간주하면서 이에 맞서는 대대적인 반대운동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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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7월 4일,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오른쪽)과 김영주 조직지도부장이 남북공동성명에 합의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국민들은 너무나 갑작스러운 남북화해 분위기에 깜짝 놀랐다. 그러나 같은해 한국은 유신체제가 들어섰고, 북한에는 주체사상에 기반한 우리식 사회주의체제가 강화됐다. 통일 이슈가 양 국의 체제 강화 수단으로 이용된 것이다.

분단체제론의 담론 구조 안에서는 남북의 어느 정치세력이든 당면 목표로 분단 종식 즉 통일을 앞세울 때 (또는 그렇다고 간주될 때) 분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어떤 통일인가 누구를 위한 통일인가 매우 복잡하고 갈등적인 논란이 시작되고 이러한 상황 자체가 적대의 상승적 악순환을 부채질하게 된다.

이렇듯 작동하는 분단체제의 순환적 상승압은 비상국가체제를 강화시켜 사회 전반의 정상화를 결정적으로 가로막아 왔다.

그런 비정상의 장기지속의 결과가 이번 촛불집회에서 적시된 ‘적폐’였던 것이고, 따라서 그 적폐를 청산해갈 핵심고리가 양국체제 정착이 된다.

비상국가체제의 지속이 길었던 만큼 적폐청산의 리스트도 길다. 그러나 리스트가 길어질수록 무엇이 핵심목표인지 모호해질 수 있다. 오래 겹겹이 누적된 폐단이 단칼에 모두 해결될 리는 만무하다. 증상의 노드를 찾고 그 노드들의 핵심노드를 찾아 순차적으로 힘을 집중할 때 적폐청산의 과제도 점차 해결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양국체제 정착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기울어진 운동장’의 소멸 또는 부재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결국 우파 흡수통일론이 우세한 여론 장(場)을 말하고, 그 핵심에는 한국전쟁 시의 ‘미완의 북진통일’을 완수하자는 생각이 있다. 이 역시 분단체제론의 일종, 즉 우파 주도의 분단체제 종식론(=통일론)이라 할 수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의 해소는 이번 촛불혁명의 가장 중요한 성과다. ’정상상태‘란 기울어진 비정상이 기울어짐 없는 정상으로 회복됨을 말한다.

그러한 기울어짐 없는 정상상태란 분단체제적 사고관습으로부터의 탈피를 전제한다. 분단체제론의 인식 장(場)에는 반드시 좌와 우의 기울기가 있기 때문에 그 운동장은 좌로든 우로든 기울게 되고, 그러한 기울어짐은 반드시 상호적대의 순환적 상승압을 고조시킨다.

30년 주기의 두 번의 ’마의 순환고리‘가 바로 그런 방식으로 작동했다. 거듭 말하거니와 ’양국체제의 정립‘만이 이러한 악순환을 근본에서 끊을 수 있다.

촛불혁명 이후의 상황에서 양국체제 정립을 주도할 일차적 힘은 대한민국에 있고 그 최대의 수혜자도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양국체제의 정립으로 비상국가체제의 비정상을 종식시켜 정상상태에 이를 때 세계의 찬사를 받았던 대한민국의 민주적 동력은 만개할 수 있을 것이다.

북측 역시 생존의 강박에서 벗어나 정상적 내부개혁의 경로를 차분히 개발해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이렇듯 상호 적대와 긴박한 생존의 강박에서 벗어날 때 남북이 협력하여 공영을 모색할 수 있는 영역은 오히려, 아니 그때야 비로소 넓게 열릴 수 있다. 한반도의 억압되어 왔던 잠재력이 해방되어 다극구도 상황에서 유라시아와 태평양으로, 세계로 힘차게 펼쳐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두터운 국민적 합의를 이뤄야

양국체제론에 대해 예상되는 반대는 두 가지다. 하나는 반통일론, 분단고착화론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는 앞서 살펴본 분단체제 비판론 중에서도 강경한 입장에서 제기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반대편에서의 비판인데 ‘북한’을 절대로 국가로 인정할 수 없다는 또 다른 강경론이다.

이 입장은 북한 정권 타도를 전제로 한 흡수통일을 주장한다. 이 두 입장은 극과 극의 반대로 보이지만 한반도 두 국가 상태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뒤집어져 있을 뿐 구조적 동형이다.

양국체제가 평화통일의 전망을 실제적으로 열어준다는 점이 잘 설득된다면 이러한 반대들이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겠지만, 결코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두 번째 입장은 이번 촛불정국에서 등장한 ‘태극기-성조기 집회’와 중첩되는 것으로 이후 양국체제론에 대한 적극적 반대 집단으로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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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시켰던 촛불의 에너지는 단순히 정치권력의 퇴진 뿐 아니라 그동안 우리사회를 짓눌렀던 많은 적폐들을 청산하는 에너지로 승화돼야 한다. 사진은 지난 2월 4일 저녁,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는 장면.

그러나 이번 촛불정국에서 보았듯 이 집단의 여론 확장력은 이제 뚜렷한 한계가 있다. 어쨌거나 이러한 두 입장을 강경하게 견지하는 층은 양적으로 그다지 크지 않고 세대적으로 점차 축소되어 가는 추세다. 젊은 층일수록 이러한 입장에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래는 양국체제의 편에 있다.

양국체제론은 우선 대한민국에서 진보·보수를 떠나 합리적 다수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을 크게 완화함으로써 한국의 경제적·문화적 활로 개척에 큰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촛불혁명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사라지고 일베식 보수가 크게 위축된 여건은 양국체제 정립을 위해 결코 놓쳐서는 안 될 흔치 않은 역사적 기회를 주고 있다.

관련 헌법 조항 개정 등을 포함한 적절한 절차를 통해 두터운 국민적 합의를 이룬 후, 이 합의를 북측(조선)과 주변국으로 확장해감으로써 한국은 동아시아-태평양 평화정착의 주요 행위자로 능동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이러한 이니셔티브에 대해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설 명분이 어떤 주변국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북측 역시 이러한 대한민국의 국민적 합의에 굳이 반대하고 나설 이유가 없을 것이다.

양국체제가 정립될 때야만, 또는 최소한 이를 위한 확고한 의지와 행동을 보일 때야만, 남북 소통, 화해, 협력의 언어는 그저 ‘미사여구’가 아니라 실제 현실의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분단체제의 현실을 방치해 둔 채, 미사여구만 늘어놓아야 오히려 불신만 깊어질 뿐이다.

화, 2017/08/2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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