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4/19) 보수⋅진보를 망라하는 시민사회단체와 국회 헌정특위 및 여야 5개 정당(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평화민주당,정의당) 소속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개헌안 합의를 위한 정당-시민사회 집중토론회>를 개최합니다. 이번 토론회는 개헌과 관련하여 책임있는 원내정당과 개헌과 관련하여 활동해온 보수⋅진보 시민사회단체가 모두 함께 모여 개헌 쟁점에 대해 실질적으로 논의하는 사실상의 첫 번째 자리입니다.
이번 집중토론회는 6.13 지방선거 이전까지 국회가 개헌합의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초정파적인 쟁점 토론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과 새로운 정치를 위한 초정파적 협력방안을 집중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되었습니다.
최대한 건설적이고 합의지향적인 토론을 위해 각 토론주제 접점에 대해 먼저 소개하고, 그 후 해소되어야 할 이견에 대해서 각 정당과 시민사회 인사들이 토론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그 동안 국회 안팎과 시민사회에서 제시되었고, 국민의 동의기반이 비교적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다수 쟁점은 과감히 생략하고 6가지 주요 쟁점으로 집중토론의 주제를 압축하였습니다. 공동 토론주제 선정과 제언도 보수와 진보 시민단체가 공동 팀을 만들어 함께 준비했습니다.
6가지 쟁점은 기본권 및 경제민주화 분야에서 △남녀 동등한 기회 보장과 실질적 평등권 △토지공개념, 정치개혁과 권력구조 분야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선거연령 △국민소환제와 법률안-헌법안에 대한 국민발안제 △자치분권 △대통령 권한 분산 및 총리임명-선출 방식 등 협치방안입니다.
이번 집중토론회는 김재경 헌정특위 위원장을 비롯해 각 소위원장, 각 원내교섭단체 간사 의원, 5개 정당 의원이 모두 모여 토론을 진행합니다. 또한 국가전략포럼, 대화문화아카데미, 개헌관련 연대기구 대부분이 공동주최하여 개헌안 합의에 나섭니다.
[광장에 나온 판결] 제주지방법원 2017. 10. 26. 선고 2016가합12607 판결(재판장 서현석 판사 김봉준 서영우)
최종연 / 변호사(노동법률사무소 새날),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운영위원
들어가며 – 공항 비정규직이라는 적폐
지난 5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하여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이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부각되었다. 탑승객이 공항에 들어서면서부터 비행기를 탑승할 때까지 마주치는 공항 직원 – 청소, 시설관리, 특수경비원, 보안검색직, 수화물시설 운영, 탑승교 직원 등 – 의 사실상 전부가 비정규직 근로자이고, 인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비중이 2016년 10월 기준으로 84.2%에 달한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약속은 상당한 사회적 기대를 받고 있다.
약 6개월여가 지난 현재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범위 및 방법론상의 문제로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번에는 제주에서 전혀 뜻밖의 불법파견소송 승소 소식이 들려왔다. 협력업체 소속으로서 제주국제공항에 근무하였던 폭발물 처리요원(소위 'EOD'요원)이 한국공항공사와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어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한국공항공사에게 고용의무가 있다는 판결이 나온 것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위 '파견법'과 '파견소송'의 배경을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파견법의 도입 배경
'파견', 즉 '근로자파견'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지 아니하고 필요할 때 공급받아 사용하는 한 형태이다. 근로자파견이 자유로이 허용되면 누군가는 근로자를 직접 사용하지 않고 단순히 인력 관리만 하면서 영리를 취할 우려가 있으므로 종래부터 근로기준법 및 직업안정법은 노동조합을 제외하고 근로자파견사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IMF 사태 이후 1998. 2. 9. 노사정합의의 한 내용으로 근로자파견제도의 도입이 합의되면서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 도입된다. 파견법은 파견의 사유, 파견의 기간, 파견사업의 허가에 관한 사항을 정하면서, 원칙적으로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한 전문지식ㆍ기술 또는 경험 등을 필요로 하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업무로 제한하고, 파견기간이 2년을 초과할 경우 그 다음날부터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것으로 본다고 이른바 '고용의제'조항을 규정하였다(제6조 제3항).
파견소송의 간략한 역사
만약 불법한 근로자파견관계에서 근로기간이 2년이 넘었다면 파견법의 '고용의제'조항이 적용되어야 하는가? 그 유명한 대법원 2008. 9. 18. 선고 2007두22320 판결에서 대법원은 고용간주조항이 적법한 근로자파견에만 적용된다고 축소해석된다고 볼 근거가 없으므로, 불법파견 근로자도 고용의제 조항이 적용되어 사용사업주의 근로자로 인정된다고 판시하였다. 이후 파견법 해당 조항이 '고용의무'조항으로 개정되었어도 '고용의제'가 '고용의무'로 바뀌었을 뿐 사용사업주가 불법파견으로 판단된 근로자를 고용하여야 한다는 법원의 태도는 유지되었고, 결국 2012년 파견법 개정으로 근로기간 2년이 지나지 않아도 불법파견 근로자를 즉시 고용할 의무가 입법되었다.
결국 파견법에 따라 근로자 입장에서는 파견대상업무가 아닌 업종에서 내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는 점, 또는 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나 2년을 초과했다는 점을 인정받아야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는 기준은 어느 것이 있을까? 기념비적이면서도 안타까운 2015년 2월 26일, 대법원은 세 건의 파견사건에 대한 판결을 선고하면서 그 기준을 제시한다. 대법원은 근로자파견관계를 ① 제3자의 상당한 지휘ㆍ명령, ② 제3자의 사업 편입, ③ 원고용주의 독자적 권한 여부, ④ 계약의 한정성ㆍ업무의 구별성ㆍ전문성ㆍ기술성, ⑤ 원고용주의 독립 등 요소에 따라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이 기준을 적용했을 때 KTX 여승무원들은 파견관계가 아니지만 현대자동차 아산공장과 남해화학 비정규직들은 각각의 회사와 파견관계에 있다고 인정했다. 위 대법원의 근로자파견 판단 기준은 이후 수많은 파견소송의 기준으로서 기능하여 오고 있다.
이번 판결의 요지
이번 제주공항 판결에서 법원은 원고가 비록 형식적으로는 한국공항공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용역업체 소속이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와 배경으로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음을 인정하였다. 우선 제주공항의 폭발물 처리요원은 정규직 2명 비정규직 3명으로서, 정규직 직원들은 비정규직으로부터 업무 보고ㆍ결재를 받는 한편 공동의 공간에 근무하면서 공항공사가 제공한 장비를 사용하고 교육ㆍ훈련을 받았다. 또한 폭발물 처리 업무가 사용사업주인 공항공사의 사업에 계속적으로 꼭 필요한 업무라는 점도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 요소로 보았다.
한편 과거 대법원은 인천공항공사 소속 특수경비원들이 제기한 파견소송에서 공항공사의 지휘ㆍ명령은 경비업법상 특수경비원들에 대한 당연한 지휘ㆍ감독권을 행사한 것이라는 등의 이유로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결한 바 있다(2012다79439 판결). 이 때문에 이번 제주공항 판결에서도 폭발물 처리요원이 특수경비원이라는 공항공사의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법원은 폭발물 처리업무가 특수경비원이 수행하는 항공보안검색업무와는 근거규정을 달리하고, 자격요건이 특수경비원 또는 보안검색요원과도 다르므로 특수경비원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판결의 의미와 여전히 아쉬운 점
이번 제주공항 판결은 양대 공항공사에 근무하는 수많은 비정규직들은 물론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정규직 전환의 당위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여 줌은 물론, 파견법의 취지를 살펴 사용사업주의 필수 업무 수행 여부를 근로자파견의 한 지표로 해석하였고, 생산관련업무가 아닌 안전서비스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 또한 불법 근로자파견관계의 대상이 된다는 선례로서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수경비원에 관한 대법원 판결 때문에 보안검색직군 근로자가 파견근로자로 인정받을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사실 공항 비정규직 대다수를 차지하는 직군은 보안검색직이다. 이번 판결은 보안검색직 근로자가 파견소송을 제기할 경우 여전히 특수경비원인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또한 비정규직 근로자가 자기 힘으로 불법파견 여부를 입증할 증거를 모으고 장기간 버티는 것도 전형적인 파견소송의 어려움인데, 이번 제주공항 판결에도 그러한 어려움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원고는 2015. 12. 29.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도되었는데, 판결은 약 22개월 후인 2017년 10월에 선고되었다. 과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2천 명이 집단으로 제기한 파견소송은 약 4년 만에 1심 판결이 선고되기도 하였다. 파견소송은 근로자가 파견관계를 입증할 각 지표별 다량의 증거를 제출하는 것이 보통인데,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해고 등 인사상의 불이익을 장기간 우려할 수밖에 없다.
또한 파견소송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통상 근로자가 관련 판례를 어느 정도 이해하였음을 토대로 각종 증거를 수집하여야 하는데, 문서ㆍ사진의 유출은 내부 보안규정에 대부분 위배될 수밖에 없으므로 원고인 근로자가 징계 등의 불이익을 우려할 수 있다.
맺으며
이번 제주공항 판결의 원고는 2017년 1월 20일, 설 연휴를 앞두고 신규 도급업체로부터 고용승계를 거부한다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 이유는 '법적 소송을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돼서 부담이 크다는 이유였다. 2008년부터 성실히 일해온 일터에서 내쳐질 때 원고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얻어낸 근로자지위를 인정받은 판결은 더욱 귀중할 수밖에 없다.
파견대상업종 위반, 파견기간 위반 등 파견법 위반은 엄연한 형사처벌 대상이고, 정부는 불법파견된 근로자가 있는지 확인하여 시정명령 및 기소를 함으로써 불법파견을 근절하고 파견근로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정부가 파견법상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여부는 우선 공공기관 및 국가기관에서 비정규직 전환에 대해 얼마나 적극성을 보이는지, 나아가서는 이번 제주공항 소송에서 어떤 내용으로 항소를 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정당성 없는 휴업 철회해야
투명하고 민주적인 유아교육 현장 위한 노력 뒤따라야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는 정부의 국공립유치원 확대 정책을 비판하고 정부지원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오는 18일과 25~29일 두 차례에 걸친 휴업을 예고했다. 보육교사, 학부모 등 아동돌봄 현장의 당사자들이 연대한 보육연석회의는 한유총의 이같은 결정을 규탄하며, 지금이라도 휴업결정을 철회하고 더 나은 유아교육 현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
한유총은 국공립 유치원에 비해 사립유치원에 대한 정부 지원금이 턱없이 적은 것을 들어 정부의 정책이 사립유치원을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유총이 제시한 원아 1인당 98만원이라는 국공립 유치원 지원 내역은 11만원의 누리과정 지원금 외에 인건비, 시설비 및 운영비 등이 포함된 금액인 반면, 사립유치원은 기타 지원을 누락한채 누리과정 지원금인 29만원을 두고 비교하고 있어, 애초에 비교대상이 맞지 않다. 사립유치원 역시 교육청으로부터 교원인건비(처우개선비 월 40만원, 담임수당 월 13만원. 이상 2017년, 서울시 기준)를 지원받고 있으며, 그 밖에도 단기대체 강사비, 교재교구비, 카드수수료에 대한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국공립 유치원 설립 등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을 비효율적인 예산운용으로 호도하는 한유총의 주장이다. 이는 24%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턱없이 부족한 국공립 유치원의 확대를 바라는 학부모, 교사 등 수많은 유아교육 현장 당사자를 무시하는 처사다.
동시에 한유총은 현재 적용되는 재무회계규칙이 민간재산에 대한 재산권 제한이며, 교육청의 감사를 필요이상의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공립 유치원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정부 지원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투명성 확보를 위한 재무회계규칙 적용과 감사를 거부하는 것은 모순이다. 특히 매번 특정감사를 통해 일부 사립유치원의 부적절한 회계 운영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오히려 투명한 사립유치원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감사를 수용하고 사립유치원의 회계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편, 사립유치원 원장으로 이루어진 한유총의 일방적인 휴업예고는 학부모와 아동, 교사 등 다양한 당사자가 존재하는 유아교육 현장에서 민주적인 의사결정과 참여의 부재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이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현장의 의사결정이 민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유치원 운영위원회 실질화 등의 노력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미 이번 집단휴업을 ‘임시휴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불법 집단행동으로 보고 초등학교 돌봄교실 등을 활용한 대체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러한 불법행동에 대한 대응을 넘어, 국공립 유치원 확대를 통한 유아교육의 공공성 확립이라는 일관된 정책 추진과 일방적인 휴업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민주적인 유아교육 현장을 만드는 논의가 이어져야 할 것이다.
어제(12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국민연금기금의 국공채 매입을 통해 보육, 요양, 공공임대 등 공공인프라 확충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유력대선 후보가 국민연금기금을 통한 공공인프라 확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공식입장으로 국민 앞에 약속한 것에 대해 매우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한다.
지난 3월 23일 사회서비스공대위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국민연금기금을 통해 국공립어린이집, 공공요양원, 공공병원 등을 확충하는 것은 국민의 무거운 삶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좋은 일자리까지 많이 만들 수 있다. 또한 국공채매입 방식으로 국민연금 역시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를 확보할 수 있고, 사회적 이익을 위한 공적인 투자를 통해 국민의 신뢰까지 높일 수 있다.
국민연금의 재정안정은 단순히 기금수익을 조금 올린다 해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고수익을 위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확대는 금융위기나 경제위기때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고, 제도를 뿌리째 흔들 수 있다. 우리 사회 나날이 심각해지는 저출산과 고령화, 경제성장 둔화, 불안정 노동의 증가와 사회양극화 심화가 국민연금의 재정안정을 근본적으로 위협하고 있음을 직시한다면 국민연금기금의 공공인프라 확충은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적절한 해법이라 할 수 있다.
국민이 촛불로 밝힌 정권교체의 가능성은 한국사회를 바꾸는 변화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
시장중심의 사회서비스, 금융수익 중심의 국민연금투자 행태를 벗어나는 것 또한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다. 한국 사회의 변화를 바라는 후보라면, 당연히 해결해야 할 중요한 사회적 과제이기도 하다.
우리는 국민연금기금의 공공인프라 확충 약속이 반드시 지켜지기를 바라며, 현실화될 때까지 더욱 적극적으로 실천해나갈 것이다.
정부가 막대한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정책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중요한것은 합리적 근거가 제시되어야 합니다.
총리가 참여하는 정부의 공식적인 회의석상에서 비행기안 흡연이 많다고해서, 공항보안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생긴 문제가 태려방지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하는 근거로 둔갑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부가 현재 대테러방지를 위한 법안을 내 놓은것은 그것 때문은 분명 아닐 것입니다. 물론, 부족한게 있다면 보완하고 법도 만들어야겠지만, 국무총리가 주관하는 정부의 공식회의석상에서 테러방지법이 필요하다면서 내 놓은 근거가 너무 빈약해 보입니다.
근거있는 법안내용을 가지고 국민을 설득하고 야당의 협조를 구해야 할 정부가 이것조차도 누리과정 처럼 또다시 여론몰이하려 하는 것은 문제라 생각됩니다.
현재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으로 가장 크게 지적받고 있는 것이, 국정원의 해외정보 수집능력 확대가 아니라, 국내 정보수집능력만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들 법안은 무늬만 테러방지법일 뿐 사실상 국정원이 그 본령인 해외정보수집기능을 강화하기보다 국내 정보수집, 조사와 수사, 정책 조정, 작전 기능, 그 밖의 시민 사찰과 정치 개입을 더욱 강화하도록 고안된 법안이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여당 의원들이 국회에 제출한 테러방지법안들은 법률적으로 모호한 '테러' 행위를 예방한다는 명분으로 국정원 등 국가기관에 과도하고 포괄적인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4개의 테러방지법안은 국정원에게 테러 및 사이버 테러 정보를 수집·분석할 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의 행동계획을 수립하고 나아가 대응을 직접 지휘하면서 필요시 군을 동원하는 등 집행기능까지 수행하는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3년 이라크 파병 당시 국정원은 석유자원 확보와 안전 등을 고려할 때 이라크 북부가 파병지로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 놓았습니다. 실상은 그 지역은 엄청 위험한 지역이었고, 유일하게 민간인 교수와 참여연대만이 모술은 위험한 파병지라는 의견을 내 놓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파병지는 모슬이 아니라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부대를 설치키로 했었습니다. 이후 정부가 아랍어 통역병을 모집 파견했는데, 막상 현지에 도착해보니 그 지역은 아랍어가 아닌 쿠르드어를 사용하더라는 것입니다. 당시 국정원의 해외정보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최근 몇 년동안 국정원이 국민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졌습니까? 국정원의 민간인사찰사건, 대선개입사건, 불법해킹사건, 중국 동포 간첩조작사건 등은 국정원 일탈행위의 일각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심지어 북한에 대한 정보수집능력도 턱없이 떨어지고 있음은 이미 여러차례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가 테러방지법 제정을 통해 국정원의 해외정보수집 능력 강화가 아닌 국내정보수집과 관련한 무한한 권한을 국정원에 부여하는 것은 한마디로 국가 안보보다 정권 안보를 중시하겠다는 것이나 다름 없는 것입니다.
2017년이 밝았다. 두 번째 87년이다. 첫 번째 87년에 비해 6개월 정도 시간이 빨리 가고 있다. 이번 두 번째 87년의 새해는 이미 절반은 승리한 채 시작되었다.
현 상황은 87년 6.29 직후와 매우 흡사하다. 절반의 승리에 결코 안심할 수 없는 형국이다. 그러나 30년 전에 비해 유리하다. 이유는 역설적이다. 30년 전, 첫 번째 87년의 실패의 기억이 아직도 뼈저리게 아프기 때문이다.
지금의 87년 정치체제는 그해 시민항쟁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민의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함으로써 30년 만에 박근혜라는 괴물을 만들어냈다. 30년 만에 이 체제를 뒤엎자는 새로운 시민항쟁이 발생했다. 천재일우의 기회다. 87년 체제의 한계를 냉정히 분석하고, 포스트-87년 체제를 만들기 위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아파서, 올해의 귀결에 대해 기본적으로 낙관한다. 물론 87년 패배의 이유에 대한 철저한 반성, 그 패배로 인해 고통스러웠던 지난 30년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전제하는 것이다.
지난 30년을 철저히 복기해야 한다. 이 복기는 이세돌-알파고 5국 복기보다 훨~~씬 중요하다.
첫 87년에 그렇듯 어이없이 패배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수준, 위상과 국격은 크게 달랐을 것이다. 박근혜 제2유신 정권도 헬조선도 없었다.
30년 지각했다. 이번에도 제대로 시작하지 못한다면, 그 패배감은 아마도 좀처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한민국은 자기쇄신의 동력을 잃고 장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기본적으로 낙관한다고 했다. 왜 그런가. 길이 보이기 때문이다. 한 번 가본 길이다. 30년 전의 상황과 비슷한 국면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어렵지 않게 지키려는 쪽(여권)이 어떻게 나오리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바꾸려는 쪽(야권)의 대응에 무엇이 문제인지도 쉽게 짚어 볼 수 있다. 차례로 살펴보자.
여권의 플랜: 위장 이혼 후 재결합
먼저 천만 촛불의 위력으로 제2의 12.12(노골적인 친위 쿠데타)의 가능성이 영영 소멸된 이상, 기득권세력에게 남은 방법은 빤하다.
그들의 선생은 노태우다. 노태우가 했던 것처럼 혁신적인 7.7선언까지도 필요하다면 불사할 것이다. 그들은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 잠시 죽어(=죽은 척하고) 영원히 살자는 것이다.
지금 그들에게 최선의 부활의 길은 박근혜 때리기, 박근혜 버리기다. 그럴수록 점수가 올라간다. 신분세탁이다.
87년 정치체제에서 여권은 민정당 –> 민자당 -> 신한국당 –> 한나라당 –> 새누리당으로 명맥을 유지하다가 최근 비박계 일부가 떨어져나와 개혁보수신당으로 분화됐다. 그러나 올해 조기대선을 앞두고 다시 한번 보수대연합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그 제1진은 소위 ‘개혁보수신당’이었다. 그들은 끝까지 망설였다. 탄핵, 찬성할 것인가, 말 것인가. 그러나 천만 촛불의 위력 앞에서 그들은 지극히 현실적으로 움직였다. 그로써 루비콘 강을 건넜다.
이제 그 길, 박근혜 끊어내기로 일로매진이다. 이들이 창당도 하기 전에 이미 정당 지지율 2위로 올라선 것에 주목해야 한다. 민심에 항복한 시늉을 한 탓이다.
그것이 다는 아니다. 제2진이 있다. 새누리당이다. 지금 욕먹고 있다고 얕보면 안 된다. 다 죽지 않았다. 내부 ‘개혁’ 소동으로 한동안 언론의 이목을 잡아 끌 것이다.
내부 ‘친박 끊어내기’를 길게 끌수록, 요란스럽게 할 수록 최후의 극적 효과는 그만큼 높아진다. 9회 말 만루 홈런을 치는 드라마를 연출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온갖 소동 속에서 결국 그들은 친박 핵심 몇을 축출하는 데 성공할 것이다, 그리고 감동스럽게 선언할 것이다. 국민 여러분! 이제 우리도 국민 앞에 항복했습니다. 이제 우리도 ‘친박’이 아닙니다. ‘탈박’입니다! 라고.
이로써 그들도 ‘박근혜 끊고 신분세탁’하는 대열에 의기양양 합류한다. 소동을 일으킨 만큼, 주목을 끈만큼, 이들의 지지율도 조금은 더 올라갔을 것이다.
남은 것은 위장 이혼했던 신분세탁 제1진, 제2진이 재결합하는 것이다. 그리 되면 서로 다를 게 없으니 재결합 안 할 이유도 없다. 그쯤 되면 꽤 덩치를 불린 후일 것이고, 반기문 등 꽤 쓸 만한 후보군도 확보한 상태일 것이다.
이쯤 되면 재결합한 신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제1야당을 위협하거나 혹은 능가할 수도 있다. 이것이 그들이 바라는 바다.
야권의 상황: 양金 행세하는 정치인들
야권은 어떨까. 우리의 선생은 당연히 87년의 YS, DJ다, 라고 생각한다. 그들처럼 행세하려 한다. 그들의 이름을 불러 그들의 후광과 권위를 뒤집어쓰려고 한다.
DJ, YS는 카리스마적 리더였다. 둘을 허용하지 않았다. 오직 하나, 나뿐이다, 나만을 따라라! 라고 외치던 지도자들이었다. 이제 30년 후 야권 후보들도 모두 그들을 흉내 내려 한다.
그러나 야권의 이 따라하기에는 두 가지 치명적인 착오가 있다. 첫째, 87년 6.29 이후 노태우는 성공했던 반면, YS, DJ는 실패했다. 기득권이 ‘노태우 따라하기’ 한다고, 야권도 양김 따라하다가는 필패다.
둘째, 양김씨는 87년 민주항쟁 과정에서 커다란 역할을 했다. 명실 공히 항쟁의 지도자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민심의 거대한 파도를 일으키고 이끌었다. 반면 작년 촛불혁명에서 야당들과 그 지도자들은 거의 한 일이 없다.
천만 촛불이 앞장섰고 야당은 민의의 뒤를 따랐을 뿐이다. 오히려 야당과 그 지도자들이 헷갈리고 망설일 때마다 촛불이 방향을 제시했다. 대중과 지도자의 관계, 이 점에서 첫 87년과 두 번째 87년은 완전히 거꾸로 뒤집어져 있다. 이런 마당에 YS, DJ 흉내 내다가는 망신만 당한다.
이번 조기대선에서는 야권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여권에는 마땅한 후보가 없는 반면 야권에는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이 점만 보면 올해 정권교체의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나 87년의 역사는 야권분열로 인해 죽 쒀서 개 주고 말았다. 야권의 연대와 혁신을 통해 30년 전의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이 두 가지 차이점, 착오가 말해주는 바는 간단하다. 제2의 87년, 특히 제2의 6.29 이후의 상황에서 야권은 DJ, YS 따라하기를 하면 안 된다. 반드시 실패한다.
30년전 야권의 대선 전략을 지배했던 DJ-민통련 플랜이든, YS-단일화 플랜이든, 그런 방식은 더 이상 야권이 배울 모델이 못된다. 버려야 한다.
야권연대로 연합정부 만들어야
DJ, YS를 훌쩍 넘어서는 큰 전망을 품어야 한다. 다음 정부는 역사 앞에 큰일을 하게 된다. 30년 지각을 만회하고, 한국 현대사 최초로 압도적인 다수의 진정한 민의 위에서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일이다.
헌정사에서 원년(元年), ‘Year One’이라 부르는 역사적 시간을 열어야 한다. 이것이 지난 해 천만 촛불 민의, 그 거대했던 주권적 국민의 의지였다.
다음 정부의 역할이 그만큼 크고 중요하다. 어느 정당 하나가, 어느 대선 후보 한 사람이 홀로 이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천만 촛불의 힘을 굳게 믿고, 야3당이 힘을 합쳐야 한다. 속 좁은 당리당략, 대선 캠프정치를 버려야 한다.
이런 합의 위에 세워진 정부를 무어라 부르는가? 연합정부다. 어려울 것 없는 말이다. 87년 YS와 DJ가 손을 맞잡고 공동정부를 구성했다면, 그것이 바로 연합정부였다. 87년 대선으로 그런 연합정부가 들어섰더라면 그 동안 우리 역사는 얼마나 달라져 있을 것인가.
“이게 나라냐” 87년 정치체제 30년의 결말은 나라같지 않은 나라, 민의를 외면하는 비반응적 정치였다. 촛불시민혁명은 이 체제를 바꿀 천재일우의 기회를 줬다. “새로운 대한민국 Year One”의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야권의 연대를 통해 민의와 역사의 요청에 부응해야 한다.
‘Year One’의 핵심은 나라의 등뼈를 확실히 세우는 일이다. 헌법 조항 속의 문자만이 아니라, 실제로 국민이 주권자가 되는 것이다.
이미 천만 촛불은 스스로 모여 스스로를 조직하기 시작했다. 경향 각지에서 주민들이, 시민들이, 직장동료들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에서 스스로 모여 Year One의 모습, Year One으로 가는 길에 대해 토론하기 시작했다. 민주주의 국민주권의 최신 버전, 시민사회4.0의 나라다.
앞으로 혹시라도 만일 헌재가, 또는 새누리 잔당이, 혹은 또 무엇이 ‘Year One’으로 가는 이 길을 틀어막고 나선다면, 천만 촛불은 다시금 주저 없이 그 거대한 몸체를 광장에 드러낼 것이다.
작년에 보았던 어떤 모습보다 더 거대할 것이다. 단죄할 것이다. 역사의 쟁기는 더욱 더 깊게 들어가 갈아 부칠 것이다. 이렇듯 놀랍고 역동적인 주권적 시민, 주권적 국민이 현존하고 있는 나라는 지금 이 순간 지구상에 오직 하나, 대한민국 밖에 없다. 야권은 오직 이 힘을 절대적으로 믿고 나가야 한다.
여권의 개헌정치
기득권측의 노회한 ‘노태우 따라하기’에 대해서 야권은 소심하게 움찔거리지 말고 대범하고 자신있게 대응해야 한다.
노태우 따라하기, 그리하여 제2의 87년에 다시 한 번 승리하기, 이 목표의 달성을 위한 기득권 측의 2017년 판 작전명은 ‘개헌론’이다. 국민의 뜻을 따르는 척하면서, 그 뜻을 소매치기하겠다는 수법이다.
야권은 이들의 기만적 개헌론에 신경질적으로, 피동적으로, 피해의식적으로 반응할 필요가 없다.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 다수가 개헌을 바라고 있다. 동시에 현재 여권의 개헌론이 기만적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다음 정부에서 개헌하자고 한다. 그렇다. 개헌은 임시변통으로 하는 게 아니다. 초세대적이고, 시대정초적인 일이다. 철저히 준비해서 가장 공정한 방법으로 해야 한다.
87년 체제 30년 만에 다시 국회 개헌특위가 가동됐다. 개헌을 매개로 보수대연합이 구성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야권도 이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미지 출처: YTN)
기득권측 개헌론의 목표는 개헌 자체가 아니다. 산술적으로 개헌 정족수를 채울 수 없다는 것을 그들 자신이 잘 안다. 그들의 목표 역시 연합정부의 창출이다. ‘보수연합정부’다(결국 ‘수구재탕정부’다). 그들은 개헌론을 ‘박근혜 끊기’의 연장으로 활용하려 한다. 내각제든, 2원집정제든, 여러 카드를 흔들면서 이 길이 제2의 박근혜, 제2의 제왕적 대통령, 제2의 국정농단을 막는 방법이라고, 지상파에서, 종편에서, 신문지상에서, SNS에서 쉴 새 없이 떠들어댈 것이다.
경제민주화도 하고, 복지국가도 하고, 헬조선도 없애고, 금수저도 없애고 ·… 모든 달콤한 약속을 다 할 것이다. 민심을 훔치려 할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의당 보수파를 끌어당기고, 김종인, 손학규, 정운찬을 끌어당길 것이다. 진정한 보수, 건강한 보수가 결집해야 한다고 호소할 것이다. 반기문도 곧 합류할 것이다.
야권의 개헌정치
야3당은 팔짱끼고 바라보고 있을 것인가. 연초 임시국회에서부터 개헌 특위가 가동된다. 특위위원 36인(민주 14, 새누리 12, 국민 5, 개혁보수 4, 정의 1) 중 야3당 20인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그저 기만적 개헌 논의를 중단하자, 대선 이후 논의하자, 라고 버틸 것인가? 여러 안이 나오고 논의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
개헌특위를 제대로 된 개헌에 이르기 위해 거쳐 갈 중간역의 하나로 보면 된다. 각 당, 정파들이 여러 안들을 내놓을 것이다. 국회 내의 여러 안들을 한번 정리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개헌 아젠다 설정의 일환이다.
시민사회에서도 같은 작업이 왕성하게 진행될 것이다. 최종 결정은 또 다른 문제다. 어짜피 결정은 다음 정부에서 시민의회와 같은 방식을 통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야만 초다수의 합의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은 시민참여 개헌, 포괄적 개헌을 공약하고 그 구체적 경로를 제시해주기 바란다. 이 역시 야3당이 함께 해주면 더욱 좋다. 그때 국민은 안심한다. 믿는다.
야3당은 공동행동을 시작해야 한다. 결선투표제 합의는 좋은 출발이다. 야3당이 합심한다면, 개혁보수신당도 같이 갈 수 있다. 명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차기 민주연합정부는 그러한 작은 공동행동으로부터 시작된다. 야3당이 이미 제안해 놓은 여러 개혁 법안들이 있다. 그 입법화를 위해 공동행동하라. 그 중 중요한 몇 개 법안부터 반드시 입법화시켜 국민의 믿음을 확실하게 얻어라.
민주연합정부의 기획이 보수연합정부의 기획을 이끌어야 한다. 지금 위대한 주권적 국민이 그 뜻을 신탁해 준 쪽은 민주연합정부 쪽이다. 네 점을 깔아주었는데도 진다면 국민은 야권을 영영 외면할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