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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 복지국가와 사회적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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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 복지국가와 사회적경제

익명 (미확인) | 목, 2018/02/01- 10:29

복지국가와 사회적경제

사회적 경제는 복지국가 미래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

 

정무권 | 연세대학교 글로벌행정학과 교수

 

 

들어가는 말

 

최근 전 세계에 걸쳐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경제적 수익을 올리는 비즈니스를 하면서도 근본적인 설립의 목적이 이윤의 사유화가 아니라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지역의 복지수요를 충족시키려는, 일반 기업들과는 좀 색다른 사회경제 조직들의 설립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리고 급격한 세계화, 신자유주의의 영향, 저출산·고령화, 생산기술의 발전과 같은 환경변화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저성장기조, 국가재정의 한계에 따라 선진 복지국가들의 지속가능성이 크게 도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를 보완하는 새로운 대안으로서 사회적 경제의 역할이 점점 주목을 받고 있다.

 

반면, 우리 사회에서의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주로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의 사회복지수요 충족, 취약한 농촌지역에 마을공동체 만들기 등 주로 잔여주의적 이면서 지역에서도 소규모의 주변부적 관점에서 사회적 경제의 역할을 이해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그러나 사회적 경제가 활발하게 성장하는 서구의 사례를 보면, 이러한 조직들이 점점 늘어나고 지역의 중심영역으로 확산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단위가 모여 국가차원에서도 점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새로운 영역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 경제가 지역의 경제활성화 또는 다양한 복지수요 충족에 주변적이 아닌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더 나아가서 우리 복지국가의 문제와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제도적 영역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

 

제도발전의 과정을 비교역사적으로 보면, 자본주의 발전이라는 거대한 구조적 변화에 따라 직면하는 공통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유사한 제도들이 성장하지만, 구체적인 제도 진화의 경로형성, 실제 역할과 성과는 개별 국가의 사회구조적, 역사적 맥락에서 주요 행위자들이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제도를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달라져 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복지국가가 인류사회의 중요한 공통적 발전목표가 되었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다양한 복지레짐들이 나타난 것이 바로 대표적인 예라고 하겠다. 최근 사회적 경제의 발전과정도 이런 맥락에서 공통된 위기에 대응하여 다양성을 가지고 제도형성의 경로를 밟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 글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는 사회적 경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그 사회가 어떤 제도를 만들어 나가느냐에 따라 현 복지국가의 한계를 보완하면서 우리의 복지국가의 미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점과 논리들을 제기해 보고자 한다.

 

사회적 경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먼저 한 사회에서 문제인식과 제도에 대한 주된 아이디어와 담론이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사회적 경제에 대한 보다 본질적인 이해가 중요하다.

 

생산과 교환영역에서 상호주의와 연대의 원칙, 그리고 민주적 거버넌스를 존중

사회적 경제란 경제적 수익을 만들어 내는 기업의 형태나 수익의 목적을 가지지만 소유에 근거하여 이윤을 나누는 일반적인 기업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밀착되어 보다 지역의 경제적, 사회적 수요에 기여하는 공익성이 강한 조직들이 모인 영역을 의미한다(Borzaga and Defrouney, 2001). 이들 조직들은 경제적 목적과 사회적 목적을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혼합조직(hybrid organizatio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Ever and Laville, 2001; Ever, 2005).1) 이러한 조직들로서는 주로 다양한 형식의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사회벤처, 수익사업을 하는 비영리조직이나 시민단체 등이 포함된다. 혼합조직의 영역으로서 사회적 경제의 더 중요한 의미는 이러한 다양한 사회적 경제 조직들이 서로 네트워크를 이루면서 지역사회에서 또는 전국적 단위로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고 판매하거나 교환하면서 상호호혜와 연대의 원칙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경제 조직들이 일반 시장에서의 민간기업들과 다른 또 하나의 조직적 특성은 민주적 거버넌스이다(Defrouny and Nyssens, 2008).2) 시장에서의 기업은, 수익은 소유주에게로 돌아가고, 의사결정권은 '일원 일표'의 원칙에 의해 소유주나 투자를 가장 많이 한 주주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사회적 경제 조직의 운영원칙은 수익의 일부는 사회적 목적의 수행에 재투자하고, 조직의 의사결정권도 민주적 원칙에 따라 '일인 일표'의 원칙을 준수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점점 조직구성원을 넘어 지역사회에서 주민 및 관계조직들을 포함하는 다중이해당사자(multi-stakeholders)들과의 민주적 거버넌스도 강조하고 있다. 즉 조직 내외적으로 민주주의 원칙을 강조하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사회적 경제의 의미는 이익의 사유를 추구하는 일반시장과 다른 사회적 차원에서 구성원의 민주적 운영, 지역의 공동체적 연대와 상호주의 원칙을 존중하면서 지역의 사회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조직들이 모인 영역이다. 그리고 사회적 경제는 일반시장경제와 함께 섞여서 공존하고 있고, 특정한 지역이나 도시에서 사회적 경제 영역의 규모의 크기에 따라 지역사회에서의 효과와 성과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왜 사회적 경제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가?

전 세계가 글로벌 경제화의 심화, 고령화와 저출산, 글로벌 경제 침체의 지속을 경험하면서 지역을 중심으로 심각한 경제사회적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30년간의 급속한 세계화 현상으로 다국적 또는 대기업들은 지역경제에도 깊이 침투하였다. 지역의 수요에 근거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은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고 지역의 경제자원이 내적으로 순환되는 것이 아니라 다국적 기업과 대기업을 통해 외부로 빠져나가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젊은이들도 직장을 찾아 농촌과 중소도시 지역을 떠나 대규모의 산업지역이나 도시로 이주하여 농촌과 소도시에는 노인만 남게 되었다. 이처럼 농촌의 지역경제는 황폐화되며 공동화되고 고령화와 함께 증가하는 복지수요를 국가복지만으로는 충족시키기가 어렵게 되었다. 이러한 현황은 인구가 집중되는 도시에서도 양극화되어 분절적으로 나타난다. 취약계층과 빈곤층이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도시 주변부 빈곤지역들은 지역경제가 무기력할 뿐만 거주환경과 삶의 질이 매우 열악하고 이들 지역 역시 정부의 복지정책이 미치지 않거나 그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지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전통적인 서구복지국가의 틀을 가지고는 재정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양극화·다양화된 복지수요를 대응하기 어렵게 되었다. 사회보험 중심의 유럽복지국가들은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노동시장의 이중화 결과로 불안정 노동시장의 비정규직계층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취약계층을 사회보험으로 보호할 수 없는 복지사각지대가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고용문제도 마찬가지다. 최근 일반 노동시장에서 경쟁력이 취약한 장기실업자, 육체적 또는 지적 장애인, 노인 및 여성, 그리고 알콜 및 약물중독자, 사회성이 취약한 자들, 이주민 등 사회적 배제집단들의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반면에 현재의 국가의 복지정책이나 형식적인 적극적 노동시장정책만으로는 이들을 취업을 시키기도 어렵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대부분은 복지 및 노동시장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또한 산업구조가 서비스경제로 바뀌면서 기존의 일자리들이 저임금, 비정규직으로 바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가 증가함에 따라 아동 및 노인 돌봄 서비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가 제공하는 공공서비스나 지역 비영리조직의 자발적 서비스로는 다양한 사회서비스 수요들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현실이다. 또 시장영역에서는 사회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적을 뿐만 아니라 지불능력에 따라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즉 새로운 사회적 위험의 증가에 대하여 기존의 제도들이 대처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이와 같이, 국가복지의 한계, 시장의 실패, 전통적인 비영리조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가정신과 사회적 혁신 아이디어로, 혼합조직의 형태로서 경제적 수익사업을 하면서 일자리 창출이나 다양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과 같은 사회적 경제 조직들이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조직들은 기존의 제도가 할 수 없는 지역문제 해결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선진복지국가들도 국가능력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특히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이나 돌봄 서비스 부분에 이러한 사회적 경제 조직들의 성장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선진복지국가들의 집단인 EU나 OECD는 현재 증가하고 있는 경제·사회 문제들과 복지국가의 한계를 시민사회의 주도에 의한 사회적 혁신과 사회적 경제로 풀어야 하는 것을 주요과제로 삼고 정책적으로 장려하고 있다.3) 

 

복지국가에서의 사회적 경제의 새로운 역할: 사회적 경제는 기존의 복지국가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복지국가에서 사회적 경제의 역할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복지국가는 자본주의 경제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사회적 위험을 보호하고 시민들의 기본생활 유지를 위해 국가가 다양한 방식으로 개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더하여 복지국가의 완성은 사회적 시민권에 대한 국가의 보편적 복지제공을 지향한다. 복지국가의 주요 제도영역으로는 사회보험, 공적부조, 각종 수당을 통한 소득보장의 영역과 보건의료, 교육, 노동시장정책 등을 포함하여 개인 및 집단의 다양한 서비스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사회서비스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사회적 경제 영역이 복지국가의 중심영역인 사회보험이나 공적부조, 그리고 기본적이며 보편적인 공적 보건의료와 교육, 그리고 중심 노동시장정책을 대체할 수는 없다. 주로 사회적 경제에서의 다양한 조직들은 혼합조직의 성격을 가지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의 내발적 발전과 지역의 다양한 사회서비스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 나아가서 민주적 거버넌스의 성격은 분권화와 참여민주주의를 강화해, 시민민주주의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사회적 경제는 이러한 새로운 역할들을 통해 지역공동체를 형성시키는 새로운 복지혼합(new welfare mix)의 관점에서 논의될 수 있다.

 

이미 서구 유럽의 복지국가 맥락에서는 사회적 경제가 포함된 복지혼합은 오랜 역사적 전통을 가지고 있고 최근에는 점점 중심 주체로서 성장하고 있다.4) 반면, 우리의 복지체제에서의 그동안 복지혼합에 대한 논의는 단순히 기능적인 복지공급자의 차원에서 복지다원주의와 복지혼합의 개념이 강하였다고 할 수 있다. 새롭게 성장하는 사회적 경제를, 복지국가의 맥락에서 새로운 복지혼합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담론은 아직 약한 듯 하다.

 

우리의 사회서비스 전달체계는 정부의 규제와 보조금에 의한 유사시장과 유사비영리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5) 그런 가운데 사회적 경제의 역할은 아직 매우 미미하다. 그리고 주류 학계를 비롯하여 정치권이나 정부에서는 사회적 경제를, 유럽의 맥락에서 성장하고 있는 새로운 자본주의 체제의 형성 또는 연대와 상호성을 바탕으로 하는 지역 경제와 사회적 수요 충족을 공동체적 사회경제 체제의 형성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기능주의적 관점에서 단기적인 일자리 창출이나 자영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조직의 특성을 활용하는 정부의 정책 수단으로서 관심이 많다. 2007년 제정된 사회적기업진흥법이나 2012년에 제정된 협동조합기본법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정부통제에 의한 유사시장과 유사비영리에 의한 사회서비스 공급체계가 많은 문제점을 갖는 것처럼, 수단적인 차원에서 기능적 대체물로서의 사회적 경제의 확대는 정부주도에 의한 또 하나의 유사 사회적 경제가 형성되는 것과 같다. 이는 기존의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다시 새로운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 경제를 포함하는 복지혼합이 왜 기존의 복지다원주의 관점에서 시장과 비영리를 중시하였던 복지혼합에 대해 새로운 복지혼합의 모형이 될 수 있는 조건과 방향은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기존의 국가-시장-비영리-가족의 영역별 복지혼합에서 단순히 사회적 경제 부문이 하나의 병렬적으로 추가되어 기존의 복지혼합을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경제가 사회서비스 거버넌스에서 중심적인 복지혼합 주체가 되어 국가-시장-비영리-사회적 경제-가족의 복지혼합이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복지혼합’의 성격을 가지도록 함으로써 새로운 복지체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탈상품화를 넘어서는 지역 공동체 기반 복지체제 형성

사회적 경제는 역사적으로 인간사회가 형성되고 시장이 만들어지면서 경제사회에서 취약한 집단들의 상호부조적 대응양식으로 다양한 형식과 수준으로 나타났다. 자본주의 체제의 발전과정에서는 모든 것을 상품화시키는 자본주의 시장의 문제에 대한 사회적 대응으로서 성장해 왔다. 초기 사회적 경제 운동은 18-19세기 자본주의 초기 발전과정에서 사회문제들에 대응하기 위하여 길드 수공업조직에 기반한 다양한 상호부조 조직의 성장과 노동조합과 지역단위에서의 협동조합운동의 활성화, 더 나아가서 길드사회주의 전통에서 시작되었다. 폴라니는 경제제도의 발전과정을 역사적이고 인류학적으로 분석하면서 자유주의 시장의 파괴적 결과에 대응하는 다양한 비시장적 제도의 발전을, 인간 본연의 공동체에 기반한 ‘인간살림살이 경제’를 회복하려는 이중운동의 하나로 해석한다(Polanyi, 1944; 이병천, 2014; 홍기빈, 2009). 그리고 최근 이러한 폴라니의 정치경제관을 갖는 네오-폴라니안들은 최근의 사회적 경제 성장을 글로벌 경제위기와 사회변동에 대한 구조적 대응으로서의 자본주의 사회변동의 한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해석한다(Bock and sommers, 2014; Block, 2003). 

 

1930년대 경제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케인지안 복지국가의 발전이 소득보장을 통한 노동시장에서의 ‘노동의 탈상품화’를 지향하는 국가 중심 비시장적 기제로서의 이중운동이었다면, 21세기의 환경변화는 이러한 소득보장을 통한 탈상품화는 한계에 이르고 시민사회 주도의 혼합적 조직 형태로 인간살림살이 경제와 지역공동체의 회복이 새로운 이중운동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는 시장과 사회가 보다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사회경제적 시장의 활성화와 상호주의적 공동체 형성을 통한 복지체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경제화와 생산기술의 발전은 고용을 줄였을 뿐만 아니라, 이에 대응하지 못하는 장기 실업자를 증가시켰다. 서비스경제 체제로의 이행과 저출산·고령화는 새로운 사회적 위험을 증가시켰으며 사회보험을 중심으로 한 케인지안 복지국가는 경제안정화와 사회적 보호의 기능에 한계를 보여주었다. 따라서 미래의 복지국가는 현재와 같이 국가에 의한 다양한 사회적 보호제도 뿐만 아니라 경제적 수익과 함께 사회적 목적의 이행, 그리고 민주적 거버넌스를 통해 사회서비스 공급의 주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사회적 경제의 보완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통해 현재 복지국가의 사회적 보호시스템과 재정의 한계에 대응할 대안으로서의 가능성을 전략적으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사회서비스의 공동생산을 통한 시민민주주의의 성장과 정부-시장-시민사회의 새로운 거버넌스 형성

지역단위에서 사회적 경제의 성장은 서비스 공급을 정부와 주민의 공동생산(co-production)의 주체로 만듦으로써 참여민주주의가 결합된 복지생산을 할 수 있다(Pestoff, 1999). 공동생산이란 지역단위에서 또는 개별 조직단위로서 전문공급자, 수혜자, 가족, 지역주민 등이 공동으로 협력하여 서비스 전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지역사회의 서비스 전달체계를 공동으로 기획·설계(planning and design), 관리(management), 생산(producton)하는 것을 의미하는 포괄적 개념이다.

 

공동생산의 아이디어와 성장은 이미 여러 국가들 사이에서 점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공적 사회서비스 전달체계가 발전한 스웨덴에서는 최근 학부모들이 주도하는 보육·교육 전달체계에서 협동조합 방식의 보육센터와 학교들이 증가하고 있다. 획일적인 공적 서비스 전달체계와 관료적 서비스가 젊은 학부모들이 원하는 다양한 서비스와 질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부모들과 보육교사, 또는 학교교사들이 함께 참여하여, 서비스 종류와 내용을 결정하고 학부모들이 일부 서비스 공급에 참여를 하는 것이다. 

 

공적 서비스 전달체계가 미발전되어 있으나 대신 협동조합이 발전한 이탈리아의 경우 사회적 협동조합의 형태로 노인·아동 돌봄, 노동통합형 협동조합들이 지역사회에서 성장하면서 부족한 공적 서비스전달체계를 보완해주고 있다. 일본에서도 지역에 따라, 지역사회의 보건의료 서비스와 노인돌봄 서비스 영역에서 협동조합 형식이 발전하면서 지역에서의 협동조합, 비영리조직, 지방정부와의 서비스 공동생산의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도 아직 미미하지만 서울 성미산의 공동육아협동조합 형식, 의료생협의 전통에서 성장한 안성, 안산, 원주 등의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등은 가족과 지역주민이 서로 협동하여 기초 보건의료 서비스와 장기노인요양 서비스를 통합하여 가족과 협동조합 구성원들이 함께 사회서비스를 만들고 제공하는 공동생산의 형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 외 다양한 지역에서 사회적 기업과 마을기업들은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과 상호부조적인 지역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와 같이 사회적 경제가 중심 역할을 하는 복지혼합은 서비스 공급자의 분업을 다변화하는 단순한 기능적 대체물이 아니라, 서비스 공급영역에서 정부와 시장의 파트너쉽 관계로 성장하면서 지역사회 시민들과 조직구성원의 참여와 연대를 증진시킬 수 있다. 즉 앞에서 밝혔듯이, 사회적 경제의 중요한 조건 중의 하나는 단순히 재정적 수입을 강조하는 가운데 사회적 목적을 수행하는 기능적 조직으로서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조직 내 구성원을 포괄하는 다중이해관계자 조직으로서 민주적 거버넌스를 강조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회적 경제조직의 확산은 민주적 경영과 지역의 다중이해관계자들의 상호성에 기반 한 지역공동체의 형성을 가능하게 해준다.

 

그리고 복지혼합 관점에서 사회적 경제의 성장은, 국가-시장-시민사회의 경계가 더욱 희미해지고 융합의 영역으로 발전하게 된다. 사회적 경제 또한 국가의 지원이나 지역사회와의 자발적 도움, 상호협동의 네트워크가 없이 지속가능하지 않다. 즉, 지역사회에서 사회서비스의 공급 및 전달체계의 거버넌스 뿐만 아니라 지역의 사회경제 전체의 공동체적 거버넌스의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

  

경제활성화와 복지서비스 기능의 결합을 통한 지역사회의 내재적 발전의 역할

사회적 경제는 경제적 활동과 동시에 사회적 수요를 충족시키는 조직들의 영역이다. 따라서 사회적 경제의 성장은 지역의 정부, 시장, 시민사회와의 제도적 연계를 통해 지역 내 선순환적 생산과 고용 증가라는 내재적 발전을 이루어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도울 수 있다. 동시에 이들 사회적 경제조직들이 지역의 다양한 사회서비스를 공급해줄 수 있다. 따라서 사회경제의 성장에 의한 복지혼합은 기존에 정부에 의한 공급이 공공성을 증대시킨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지역의 조직들이 연합하여 경제적 생산과 사회서비스 공급을 동시에 하게 된다. 이럴 경우, 정부-시장-시민사회를 독립적으로 분리하여 정부의 영역만을 공공의 영역으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 영역간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사회적 경제가 지역의 공동체 형성을 촉발함으로서 공공 영역의 확장을 가져오게 된다.

 

결론적으로, 여기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사회적 경제가 복지혼합에서 단순히 서비스 공급자의 기능적 대체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회적 경제가 역사적 형성과정에서 발전시킨 도덕적 규범과 민주적 거버넌스 원리를 강조하여 공동체 형성을 통해 새로운 복지혼합의 역할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결론: 우리의 미래 복지국가에서 사회적 경제의 역할과 우리가 해야 할일

지금까지 복지국가의 발전방향에서 사회적 경제의 역할과 가능성을 탐색해 보았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사회적 경제의 성장추세를 볼 때, 사회적 경제의 역할은 여러 가지 차원에서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복지수요, 그리고 해체되어 가는 지역공동체를 부활시키는 데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우리는 앞으로 국가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많은 위기들을 앞두고 있다. 첫째로, 지속적인 저성장과 가계 및 기업부채의 급속한 증가는 경제위기의 극복을 위한 국가재정과 수단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킨다. 둘째,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노인부양 비용 부담과 인구절벽의 효과는 이제 시작단계이다. 이를 위해 국가가 많은 재정과 정책을 투입해 왔지만 아직 이렇다 할 효과가 없다. 새로운 사회적 위험의 증가에 따라 미래사회에서의 양질의 건강, 교육, 돌봄 등의 보편적 사회서비스의 공급이 매우 중요하다. 셋째로, 언제일지 모르지만 통일 이후의 부담과 남북 간 사회통합의 문제는 더욱 큰 국가의 역할을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복지분야의 재정 및 복지수요는 앞으로 더욱 급증할 것으로 예고된다. 따라서 지역단위에서의 보다 자주적이며 자립적으로 양질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공동체 형성을 통해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사회적 경제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중요할 것을 기대된다.

 

그러나 위에서 제기했던 새로운 복지혼합의 구조와 거버넌스의 형성을 위해서는 우리의 경우 많은 도전과 과제를 가지고 있다. 우선 우리의 사회적 경제의 발전수준은 아직 미약하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경제에 대한 우리의 인식수준과 담론은 학계, 시민사회, 정치인, 관료, 언론 사이에서 이념적으로 분절화되고 정파적으로 파편화되고 있다. 주류 학계나 정부에서는 사회적 경제를 규범적·역사적 맥락보다는 기능적 차원에서 단순히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수단으로 인지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사회적 경제가 제대로 된 기능을 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그 개념화에서부터 보다 역사적·맥락적 의미를 담고, 사회경제가 역사적으로 추구해 왔던 규범적 원칙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다행히도 사회적 경제 발전을 위한 시민사회운동이 점점 활성화되고 있고, 지금까지의 정부의 정책들은 일반 시민들 사이에 사회적 경제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러나 왜곡된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이해와 정부의 단기적·수단적인 사회적 경제 정책은 다시 사회적 경제를 실패와 문제의 영역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 경제조직의 민주적 거버넌스를 비롯해 지역단위에서의 민주적 거버넌스는 시민들과 지방정부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중앙정치와 지방정치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따라서 사회적 경제의 역할에 대한 치밀한 개념화, 담론의 형성과 확산을 출발점으로 시민사회의 조직화와 역량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1) 최근 학계에서는 사회적 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적 경제조직들을 기존의 전통적인 조직의 형태와 다른 새로운 조직의 형태로서 경제적 목적과 사회적 목적을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혼종조직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조직들의 형태를 보면 공권력을 부여받아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는 국가 또는 정부조직, 시민사회에서 자발적으로 주도하여 이윤을 추구하지 않은 가운데 공익을 추구하려는 비영리조직이나 시민사회조직, 시장에서의 이윤의 극대화를 목적으로 기업조직으로 나누어 왔기 때문이다.

 

2) 사회적 기업 및 사회적 경제 조직들의 정의에서 경제적 목적과 사회적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는 혼종조직의 특성을 강조하는 반면에 세 번째 중요한 기준인 민주적 거버넌스의 기능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유럽의 사회적 기업 연구집단인 EMES에서는 사회적 경제에서의 대표적인 조직의 형태인 사회적 기업을 정의하면서 민주적 거버넌스를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다. 

 

3) 최근 EU나 OECD 등 국가들의 연합인 국제기구들은 회원국가들의 정책적 차원에서 사회적 경제의 활성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4) 북유럽의 사민주의 국가에서는 사회서비스를 주로 국가가 제공하기 때문에 사회서비스 분야에 사회적 경제가 기여하는 부분은 적다. 그러나 최근에 스칸디나비아 국가들 사이에서 공식적인 복지국가 제도로 해결할 수 없는 장기실업자를 도와주는 work integration social enterprise (WISE)나 사회문화 그리고 시민운동의 영역에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 조직이 성장하였고, 최근에는 교육과 돌봄분야에 민영화의 영향으로 사회경제적 조직들이 국가서비스의 대체조직으로 성장하고 있다. 프랑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와 같이 조합주의적 전통이 강한 유럽대륙국가들 사이에서는 제3섹터의 종교 및 비영리 조직에서의 사회서비스 공급과 상호부조 및 협동조합 중심의 사회적 경제조직들이 오래전부터 성장해 왔다. 최근에 이탈리아 등 남부유럽국가 들은 협동조합의 전통 하에 사회서비스 분야에 사회적 협동조합(social cooperatives)을 새롭게 정부가 법적 지위를 부여함으로서 사회적 협동조합이 사회서비스 공급자로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5) 여기서 ‘유사’비영리의 개념은 비영리의 본연의 자발성 및 자율성보다는 재정적으로 정부 의존적인 가운데 프로그램의 운영이나 내용에서 정부통제적 성격이 강한 것을 의미한다. 서구 복지국가들도 정부가 비영리 서비스 조직들에게 직, 간접으로 재정적 지원을 하면서 규제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견 그 형식에서는 우리의 경우나 서구의 경우 차이가 없어 보이나, 비영리 서비스 조직들의 자율성, 전문성, 규범적 자선성에서는 차이가 있다.


<참고문헌>

이병천. (2014). “후기 폴라니와 경제문명사의 도전: <인간의 살림살이>를 중심으로.” 사회경제평론. 43. 181-216.

정무권. (2017). “복지국가의 미래와 사회적 경제의 역할: 지역공동체 중심의 새로운 사회서비스 복지혼합과 거버넌스 형성.” 2017 사회정책연합학술대회 발표문. 

홍기빈. (옮김). (2009). 거대한 전환: 우리 시대의 정치경제적 기원. 서울: 도서출판 길.

Block, F. L, and Sommers M. R. (2014). The Power of Market Fundamentalism: Karl Polanyi’s Critique. Cambridge: Harvard University Press.

Block, Fred. (2003). “Karl Polanyi and the writing of the Great Transformation.” Theory and Society. 32: 275-306.

Borzaga Carlos. and Defourny Jacques. (ed). (2001). The Emergence of Social Enterprise, Routledge, London.

Defrouny, Jacques, and Nyssens, Marthe (2008). "Social Enterprise in Europe: Recent Trends and Developments." EMES Working Paper Series.

Evers Adalbert. and Laville Jean-Louis., (2004), "Defining the third sector in Europe" in Evers Adalbert. and Laville Jean-Louis, (eds), The Third Sector in Europe, 11–42, Cheltenham: Edward Elgar.

Evers Adalbert., (2005), "Mixed welfare systems and hybrid organizations: changes in the governance and provision of social services", International Journal of Public Administration. 28(9). 737–748.

Pestoff Victor. (1999), Beyond the Market and State. Social Enterprises and Civil Democracy in a Welfare Society; Aldershot, Ashgate & English Editions.

Polanyi Karl. (1944), The Great Transformation. Rinehart & Company, New York.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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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한 즈음 시민평화행동

 

트럼프 방한 즈음 시민평화행동 Peace Sunday

전쟁반대 평화협상 PEACE NOT WAR

 

2017년 11월 5일 일요일 오후 2시, 광화문 세종로 공원

출연 김제동, 성미산마을합창단, 신나는섬, 우리나라

집회 후 도심 평화행진이 이어집니다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가 어느 때보다 고조되어 있는 지금, '한반도에서 전쟁도 불사하겠다'던 트럼프가 한국에 옵니다. 한·미 정상은 북한에 대한 압박 정책, 한미연합군사훈련과 미 전략자산 순환 배치, 방위비분담금 등의 동맹 관련 현안을 협의·결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미가 서로를 향해 호전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는 지금, 평범한 시민들의 생각은 "한반도에서 전쟁은 절대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핵 선제공격 위협 중단,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대화와 협상 여건을 조성해야 합니다.

 

트럼프 방한 즈음, 광화문에 모여 PEACE NOT WAR 평화의 메세지를 전달해요!

 

트럼프 방한 즈음 시민평화행동

 

화, 2017/10/3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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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부평 미군기지, 1급 발암물질 다이옥신 오염!

주한미군은 사과하고 즉각 정화 후에 반환하라  

 

일시 : 2017년 10월 31일(화) 오전11시

장소 :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

주최: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 용산미군기지온전한반환을위한대책위원회 

 

발언

   •  장정구   / 인천 시민사회단체연대 운영위원장   

   •  윤상훈   / 녹색연합 사무처장 

   •  최나영   / 민중당 서울시당 위원장

   •  권정호   /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집행위원장                      

   •  기자회견문 낭독 및 퍼포먼스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지난 10월 27일, 환경부가 부평미군기지 내부 오염원에 대한 충격적인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주한미군과 협의 후 발표한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부평 미군기지는 다이옥신과 유류, 중금속에 복합적으로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었습니다. 

 

다이옥신은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치명적인 맹독성물질이며, 1급 발암물질입니다. 미 환경청(EPA)도 암을 유발하며 생식기관, 발육기관, 면역기관 및 호르몬에도 피해를 주고 체내에 축적된다며 다이옥신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부평 미군기지에서 다이옥신의 일본 토양기준(한국은 기준치가 없음)인 1,000pg-TEQ/g을 초과한 곳이 7군데입니다. 최고농도는 기준치의 10배를 넘는 1만347pg-TEQ/g입니다. 특히 5미터 심토에서까지 다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된 것은 지난 2011년 캠프 캐롤에서 시작된 고엽제 매립, 처분 의혹을 상기시킵니다. 

 

다이옥신 외에도 TPH(석유계총탄화수소)와 TCE(트리클로로에틸렌), 벤젠, 크실렌, 납, 비소, 카드뮴, 6가크롬, 수은 등 기준치의 수십 배가 넘는 위해물질로 주거지역 한 가운데에 있는 부평미군기지의 토양지하수가 오염되었습니다.

 

이에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용산미군기지온전한반환을위한대책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연대 네트워크는 기자회견을 통해 부평 미군기지를 오염시킨 주한미군에 사과와 책임을 촉구하고 불평등한 한미SOFA 환경조항 개정을 요구하고자 합니다. 

 

 

 

기자회견문

 

부평 미군기지 내 맹독성 1급 발암물질 다이옥신 오염·방치, 주한미군이 책임져야 한다 

반복되는 미군기지 환경오염문제, 한미 당국은 국민의 환경권을 보장하라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반환을 앞둔 부평 미군기지 내부가 맹독성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등으로 심각하게 오염된 것이 확인되었다. 미군기지 주변 수십만 명이 살고 있는 도시 한복판에 맹독성 폐기물을 처리하고 장기간 방치한 주한미군을 규탄한다. 주한미군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즉각 깨끗하게 정화하고 반환하라.

 

그동안 부평 지역 및 환경단체는 주거지역 한 가운데 위치한 부평 미군기지에서 폐기물 매립, 소각 작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갖고 내부오염원에 대한 정보공개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주한미군의 기계와 차량 등을 재활용하고 각종 폐기물을 처리한 부평 미군기지 내 DRMO(Defense Reutilization and Marketing Office· 미군물자재활용유통사업소, 약11만㎡)는 기지 용도상 유류·중금속뿐 아니라 여러 발암물질에 의해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2012년과 2014년 기지 내부가 아닌 주변지역 환경조사에서도 다이옥신과 중금속오염이 확인된 바 있다. 

 

지난 27일, 이례적으로 환경부는 부평 미군기지 내부의 다이옥신·유류·중금속 오염 수치를 발표하였다. 이에 따르면 다이옥신이 2,3,7,8-TCDD 독성등가환산 농도로 1만347pg-TEQ/g이 검출되었다. 충격적인 수치이다. 특히 표토뿐 아니라 5m 깊이에서도 다이옥신이 검출된 것은 물에 잘 녹지 않고 열화학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다이옥신의 특성을 고려할 때 부평미군기지 내부에서 유독물질 매립 등 인위적인 교란이 있었음을 확신하게 한다. 무색, 무취의 다이옥신은 독성이 청산가리의 1만 배로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맹독성 물질이다. 분해되거나 다른 물질과 쉽게 결합되지 않아 자연적으로 소멸되지 않고 한번 인체에 흡수되면 체내에 축적되어 각종 암과 건강장애를 일으킨다. 미 환경청(EPA)도 암을 유발하며 생식기관, 발육기관, 면역기관 및 호르몬에도 피해를 주고 체내에 축적된다며, 다이옥신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다이옥신 외에도 TPH(석유계총탄화수소)와 TCE(트리클로로에틸렌), 벤젠, 크실렌, 납, 비소, 카드뮴, 6가크롬, 수은 등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수십 배 초과한 각종 유류 및 중금속 오염물질 수치도 확인되었다. 부평 미군기지의 오염 상황은 지금까지 확인된 미군기지 환경오염물질의 끝장판인 셈이다.

 

주한미군은 그동안 한미SOFA 환경조항(환경보호에관한특별양해각서)의 모호한 KISE(Known, Imminent, Substantial Endangerment to human health/ 인간 건강에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을 초래한다고 알려진 오염) 규정을 핑계로 정화 책임을 피해왔다. 주한미군에 의해 야기된 ‘인간 건강에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을 초래한다고 알려진 오염’인 경우에만 오염 치유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정량화된 기준이 아닌 모호한 조항을 근거로 그 어떤 오염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부평 미군기지는 대단위 아파트단지로 둘러싸인 곳이다. 지금까지 주민들은 수십 년간 다이옥신과 PCB 등 맹독성 물질에 노출되어 있었다. 불평등한 현재의 한미 SOFA 환경조항을 적용하더라도 부평 미군기지의 정화 책임은 분명히 주한미군에 있다. 

 

환경부는 부평미군기지 내부에 대한 조사를 이미 1년 전에 완료하고 오염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시민들은 물론 인천시와 부평구 등 지방자치단체에도 알리지 않았다. 국민들의 알권리를 무시하고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외면해 왔다. 환경단체의 자료공개 요구도 거부하여 소송 중이었다. 지금이라도 부평미군기지 오염 현황을 공개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나 오염문제가 국민들의 건강권, 안전과 직결되어 있는 만큼 용산 미군기지 등 다른 기지의 오염정보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및 용산미군기지온전한반환을위한대책위원회 소속 시민사회단체들은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1. 환경부와 주한미군은 부평 미군기지 내부의 각종 독성 폐기물 소각 매립 등의 처리기록, 위해성평가보고서 일체를 공개하고, 다이옥신 검출 원인을 규명하라
  2. 환경부는 용산 미군기지 등 다른 미군기지 오염정보를 공개하고, 오염 원인자인 주한미군에 정화 책임을 요구하라
  3. 주한미군은 부평 미군기지의 맹독성 물질 오염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즉각 정화하여 반환하라
  4. 한미당국은 불평등한 SOFA를 개정하여 대한민국 국민들의 알권리와 환경권을 보장하라.

 

2017년 10월 31일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용산미군기지온전한반환을위한대책위원회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군산 미군기지 피해상담소, 기지촌 여성 인권연대, 녹색연합, 미선효순 추모비건립위원회, 민권연대,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민주수호용산모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불교평화연대,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평택평화센터, 평화재향군인회,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통일시민연대, 한국진보연대)

용산미군기지온전한반환을위한대책위원회(녹색당 서울시당, 녹색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회, (사)우리겨레하나되기 서울운동본부, 새민중정당서울시당, 민중연합당서울시당, 서울진보연대, 서울민권연대, 열린군대를 위한 시민연대, 용산미군기지온전한반환을 위한 용산주민모임,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정의당서울시당, 한국진보연대, 홈플러스 노동조합)

 

 

 

 

화, 2017/10/3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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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투명성기구, 흥사단)은 국정감사 기간동안 검찰개혁과 공직자비리근절을 위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설치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였습니다. 

 

1차 : 10/16(월), 법무부 앞

JW20171016_현장사진_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1인시위_법무붕앞

 

2차 : 10/23(월), 서울고등법원 앞

JW20171023_현장사진_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1인시위_서울고법앞

 

3차 : 10/27(금), 대검찰청 앞

JW20171027_현장사진_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1인시위_대검찰청앞

 

4차 : 10/31(화), 국회 앞

JW20171031_현장사진_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1인시위_국회앞

화, 2017/10/3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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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 신부님 평화의 촛불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트럼프를 향해

평화의 촛불을 들어요!

 

10/31(화) - 11/6(월) 매일 저녁 7시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 문정현 신부님 서각기도 장소

 

 

 

‘평화’의 나라를 간구하며 광화문으로 갑니다

 

문정현 신부

 

나는 왜 남쪽 끝 상처받은 강정마을을 떠나 다시 미국 대사관 앞 광화문광장 한복판으로 찾아왔는가? 전쟁의 위협이 그늘진 어두운 세상에서 평화가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기도를 바치기 위해서입니다. 나는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한반도 전쟁 위기를 접하면서 무기력한 자신과 우리의 위태로운 처지를 바라보면서 숱한 밤을 지새워야 했습니다.

 

전쟁은 모든 생명을 죽이는 가장 끔찍한 폭력입니다. 그런데 7500만명이 살아가는 이 한반도에 상상하기조차 힘든 ‘전쟁’이라는 말이 서슴없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 나라의 주권은 어디에 있습니까? 미국의 패권을 위해 전쟁 위협이 높아지는 것을 보면서 치욕이 몸을 파고들어오는 참담함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방이 검은 어둠 속이지만 순간의 빛이라도 포기할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보따리를 싸 강정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팔십이 넘은 몸뚱이라 어쩌면 이 자리가 내 삶에서 마지막 상경일지도 모른다는 서글픈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생명평화의 길은 나의 신앙이기에 죽는 순간까지 포기할 수 없습니다.

 

돌아보면 교회의 한 사제로 50년 넘게 살아오기도 한 내 삶의 처음과 끝은 가난하고 억압받는 이들과 함께 ‘평화’를 찾는 길이었습니다. 약 20여년 전 미 대사관이 보이는 광화문광장에서 불평등한 소파 개정을 위한 운동을 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경찰의 폭력에 저항하며 시작된 소파 개정의 뜻은 근본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여전히 불평등한 조약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후 매향리 미군사격장 폐쇄 운동, 그리고 다시 아름다운 대추리를 평화마을로 지키고자 싸워야 했습니다.

 

지금은 미국의 동북아 패권 전략과 연계되어 미군 이지스함이 드나드는 강정 해군기지 건설에 맞서 강정 주민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모든 평화의 길을 걸으며 나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우리에게 원하는 게 과연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평택, 강정, 성주의 군사기지는 서로 다른 각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한반도 지배 전략에 의해 준비된 오래된 기획이었습니다. 평택(육·공군)과 강정(해군)과 성주(MD 미사일)는 미국의 아시아 군사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하나의 퍼즐로 완성되었으며 이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대표적인 군사기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민의 평화를 지켜야 할 ‘국가’는 미국에 대한 자주권을 지키지 못하였습니다. 오히려 국가 안보라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강행하면서, 저항하는 주민들에게는 국가폭력을 행사하기 일쑤였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평화’가 존재하지 않는 비정상적인 나라로 더욱 굳어져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11월7일 한반도에서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합니다. 전쟁으로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한-미 동맹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평화입니다. 전쟁을 부추기는 상대에게 주권을 무시당하며 끌려다니는 것을 반대합니다.

 

다시 한번 ‘헌법 제1조’를 되새깁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지난겨울, 촛불을 들고 외쳤던 우리의 갈망입니다. 지금 평화가 풍전등화에 놓여 있습니다. 평화는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주권을 지키려는 우리의 연대로 가능합니다. 저는 온몸으로 반전평화의 기도를 바칠 것입니다. 다시 광화문광장에서 만납시다.

 

평화를 얻으려면 내가 스스로 평화의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 광화문광장에서 우리가 함께 드는 반전평화의 환한 촛불이 온 세상의 평화를 지키는 빛으로 퍼져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한겨레에서 보기 >> 클릭

 

문정현 신부님 반전평화새김전

 

화, 2017/10/3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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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31_일방적인휴무철회롯데백화점규탄기자회견 (3)

 

노동자의 쉴 권리 박탈! 일반적으로 정기휴무 철회한

유통재벌 갑질기업 롯데백화점 규탄 기자회견

 

최근 롯데백화점이 1달에 1번 적용하고 있던 정기휴무제를 11월에 철회할 것이라는 계획이 알려졌습니다. 백화점 근무 직원 90%가 협력업체 직원인 조건에서 롯데백화점은 어떠한 의견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입니다. 최근 산자부 국정감사에서도 화장품, 면세점 노동자들의 고단한 삶이 화제가 되었듯 서비스노동자들에게는 정기휴무제가 절실한 문제입니다.

 

롯데백화점의 방침이 알려지자 현장의 서비스노동자들은 그나마 한 달에 한 번 있던 정기휴무를 없애는 것은 쉴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며, 일방적으로 노동조건 후퇴를 조성하는 유통재벌의 갑질이 도를 넘어선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90%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법적으로는 원청(백화점 기업)과 관련이 없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원청의 일방적 연장영업과 휴점 방침 취소 등에 의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방침에 의해서도 원청 갑질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안게 되는 상황입니다.

 

한편, 지난 2013년 롯데는 이해관계 당사자(상인, 납품업체, 가맹점주, 노동단체 등)과 상생협약서를 체결/공표까지 하였지만 이를 대부분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당시 롯데 측이 불․탈법적인 사안들에 대한 외부의 압력만 피해보려고 꼼수를 쓴 것 아니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국회에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추진으로 백화점부문에 대한 의무휴업 도입과 영업시간 규제에 대한 논의가 예정된 상황에서 기존의 관행마져도 일방적으로 폐기하려고 하는 롯데백화점. 이는 노동자들의 휴식권을 보장하고 강화하고자 하는 시대적 흐름을 역행하는 방침이며, 휴무 철회에 대한 사회적 반응을 떠보려는 간보기에 불과합니다.

 

이에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경제민주화실현네트워크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기자회견 개요]

❍일시 : 10월 31일(화) 10;00

❍장소 : 롯데백화점 본점앞(중구 소공동, 2호선 을지로입구역 7번 출구)

❍공동주최 : 서비스연맹, 재벌개혁과경제민주화실현을위한전국네트워크,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보도자료 및 참고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화, 2017/10/3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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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31_후분양제분양원가공개촉구기자회견

후분양제 및 분양원가 공개 확대 촉구 기자회견 개최

소비자 보호위해 후분양제와 상세한 분양원가 공개 시행해야

 

이번 국정감사의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바로 후분양제와 분양원가 공개였습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공공부문부터 후분양제를 도입하기 위해 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혀 향후 민간영역까지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야당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실제 민간에 도입할지 정부의 의지가 뚜렷이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에 주거시민단체들과 함께 국회 앞에서 후분양제 및 분양원가 공개 확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보도자료 및 참고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1. 기자회견 순서

  • 사회 :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 부장

  • 경과 보고 및 취지 설명 :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장

  • 도입촉구 발언 :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팀 간사

  • 기자회견문 낭독 : 강규수 아파트 층간소음방지협회 대표

  • 공동주최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나눔과미래, 아파트 층간소음방지협회, 전국세입자협회, 참여연대, (사)주거연합

 

 

  1. 기자회견문

 

정부와 국회는 소비자 보호위해

후분양제와 상세한 분양원가 공개 시행하라

 

우리나라는 선분양제 국가로 철저한 공급자 위주의 주택시장이다. 500원짜리 볼펜도 만져보고, 써보고 구매하지만 소비자는 일평생 모은 수억원을 지불해 내집을 마련할때도 제대로 된 집을 보지 못한 채, 모델하우스나 홍보물로 구매를 결정해야 한다. 건설사들은 원가보다 부풀려진 분양가를 책정하고 있으나 원가를 알 수 없는 소비자들은 부풀려진 분양가로 주택을 분양받으며 선택권과 알권리를 침해받고 있다.

 

선분양제는 쉽게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건설사들과 주택가격 상승기 분양 차액 이득을 거둘 수 있는 소비자의 입장이 맞아 떨어져 수십년간 유지되어 왔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 주택 건설 단계의 모든 위험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불편한 현실이 있다. 소비자들이 빚을 내 마련하는 계약금과 중도금 등 분양대금은 건설사들이 무이자로 사용할 수 있는 자금줄이 되어 왔다.

 

9만건의 하자가 발생한 부영아파트, 철근을 빼먹은 청라의 아파트, 과거보다 심해진 층간소음 등 부실시공에 의한 입주민 피해는 선분양제 도입 이후 계속되어 왔다. 건설사들은 분양대금을 받은 이후 공기지연, 부실시공, 주변 개발 지연, 주택가격 하락 등 모든 책임을 소비자에게 떠넘겼다.

 

이에 기자회견에 참석한 주거단체들은 더 늦기전에 후분양제를 도입하고 선분양제의 소비자 피해를 막기위해 상세한 분양원가를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

 

첫째, 후분양제를 속히 시행하라

 

정부와 정치권은 건설경기 활성화, 주택공급 확대라는 명목으로 소비자를 위한 후분양제를 외면해 왔다. 건설업체 역시 1998년 분양가 자율화 당시 후분양제 도입을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았다. 지난 2004년 참여정부에서 후분양제 로드맵을 수립했으나, 건설업계의 반발과 관료의 시간끌기로 제대로 시행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되었다. 그나마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 당시 후분양제를 도입해 10년간 시행중이다. 그러나 이도 박원순 시장이후 분양시점이 80%완공에서 60% 완공으로 앞당겨 졌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공공부문 후분양 도입 의지를 밝힌 이후 역시나 후분양제 도입을 막기 위한 각계의 반발이 거세다.

 

그러나 LH가 진행한 후분양 시범 아파트들의 분양가 상승률은 0.57%에 불과했다. 5년간 63만건에 달하는 분양권 전매건수가 반증하듯 선분양으로 인한 분양권 웃돈 거래가 사라진다면 투기 수요가 줄어들어 주택 공급역시 일정부문 줄어들어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더 이상 후분양 도입을 미뤄서는 안된다.

 

둘째, 선분양제에서 소비자 피해를 막기위해 분양원가를 상세하게 공개하라

 

분양원가공개 확대는 최근 상임위를 통과해 재도입되는 듯 했으나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법사위에서 폐기될 위기에 처해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반대는 건설업계를 대변하는 월권행위에 불과하며 우리들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더 이상 명분 없는 민생법안 반대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분양원가 공개 확대는 선분양제에서 소비자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며 분양가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다. 법령에 항목수를 명시해 이명박 정부 때처럼 정권이 바뀌어 관료 입맛대로 정책을 후퇴시키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국토부는 관련법 개정 이전이라도 ‘공동주택 분양가격 산정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 원가공개를 확대할 수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즉각 원가공개를 시행해야한다. 뿐만 아니라 2012년 원가공개 축소 이후 공급된 공공아파트에 대한 과거 분양원가도 상세하게 공개하기 바란다.

 

국회는 더 이상의 건설업계 이해관계 대변을 중단하고 소비자를 위한 후분양제 도입과 분양원가 상세 공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민심을 거스르는 정치세력에 대해서 국민들은 항상 좌시하지 않고 반드시 심판해왔다. 정부역시 국회의 법 개정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공공택지 아파트의 원가 공개와, LH공사의 후분양제 시행 등 현재의 권한내에서라도 즉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더 이상 찔끔 대책으로는 오르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 정부가 속히 결단해 고분양가로 고통받는 소비자들의 시름을 달래줄 것을 촉구한다.


 

2017년 10월 3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나눔과미래, 아파트 층간소음방지협회,

 

전국세입자협회, 참여연대, (사)주거연합(가나다 순)

 
화, 2017/10/3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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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피해자 위로금 심의결정 취소소송 제기 기자회견

일시/장소 : 2017년 11월 2일(목) 오전 10시 30분, 민변 대회의실

보도협조 [원문보기/다운로드]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한국 전쟁 이후 1950년대부터 강원도·경기도 북부 등을 중심으로 최근에 이르기까지 전국에서 많은 민간인 지뢰 피해자가 발생하였습니다(사단법인 평화나눔회가 2017. 6. 집계한 국내 지뢰피해자 수는 591명으로 추산됩니다). 지뢰 피해자들은 끔찍한 사고로 인하여 막대한 신체·생명 피해는 물론 정신적 고통과 생계의 어려움 속에 놓여 있습니다.

 

지뢰피해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보상 등을 위하여 2014년「지뢰피해자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지뢰피해자 특별법”)이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으나 그 후에도 피해자에 대한 위로금 산정 기준의 문제점으로 인하여 피해자 대다수가 정당하고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사망할 당시의 월평균임금 또는 상해 당시의 월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위로금을 산정하고 있어 오래 전에 피해를 입고 국가가 보상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기간이 긴 피해자일수록 위로금이 적어지는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피해자들의 사회보장수급권을 침해하고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것입니다.

 

그간 민간인 지뢰피해자 인권보장 활동을 벌여 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사)평화나눔회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뢰피해자의 열악한 실상을 알리고, 국가의 국민에 대한 제대로 된 책임과 보상을 요구하기 위하여 지뢰피해자 지원 심의위원회의 위로금 지급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지뢰피해자 특별법의 위헌성을 밝히고 법 개정을 촉구하기 위하여 특별법 조항에 대한 위헌제청신청도 제기할 예정입니다.

 

이번 소송에는 1966년 강원도 철원군에서 토지를 개간하던 중 대전차 지뢰 폭발로 즉사한 망 이경용 등 지뢰 피해 사상자 13명과 이들의 유가족 30명이 원고로 참여하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에서 공동대리인단을 구성하여 소송을 수행합니다. 

 

11월 2일 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며 이날 아래와 같이 기자회견을 진행합니다. 기자회견에는 관계단체 뿐 아니라 지뢰피해자들이 직접 참석하여 생생한 진술을 할 예정입니다. 

 

※ 소송의 개요 브리핑 및 소장 요약 자료는 기자회견 당일 배포할 예정입니다.

 

 

<기자회견 개요>

 

일시 : 2017년 11월 2일(목) 오전 10시 30분

장소 :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회의실

 

* 사회: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소장 변호사 송상교

* 발언

- 한국 지뢰피해자의 열악한 상황과 지뢰피해자 특별법의 문제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이사장 김성복 목사

- 피해자 발언: 지뢰피해자 이영식, 이경옥 목사, 김정호, 정명섭

- 소송 개요와 쟁점/향후 진행계획: 신윤경 변호사

* 마무리 : (사)평화나눔회 이사장 조재국 교수

 

 

2017년 10월 31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참여연대, 민간인지뢰피해자모임, (사)평화나눔회

화, 2017/10/3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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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선관위가 동의한 법, 국회는 왜 막나?

국회정치개혁특위, 18세 참정권 등 선거개혁안 통과 시켜야

대학YMCA 홍상표 간사

 

이 글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정치개혁 공동행동의 공동기획 연재 기사입니다. [원문 바로가기]

[정치야 말 좀 들어!①] 예산동결-의석확대로 선거제도 개혁해야

[정치야 말 좀 들어!②] '촛불'이 특정 정당 반대? 문제는 선거법이다

[정치야 말 좀 들어!③] '촛불 정치', 이렇게 가능하다

[정치야 말 좀 들어!④] 32살에 교육부장관, 스웨덴이라 가능했다.

[정치야 말 좀 들어!⑤] 3년간 40만원 후원했다고 직위해제, 이건 아니다

[정치야 말 좀 들어!⑥] "이승만 정부 물러가라" 외쳤던 중학생은 어디로?

[정치야 말 좀 들어!⑦] '20대 개새끼론'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 2018 지방선거는 청소년들과 함께! 청소년 인권 이제 시작합시다. ⓒ 강민혁

 

민주주의의 발전은 억압적 권력을 줄이고 차별을 최소화 해온 과정입니다. 점점 더 많은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고 함께 이 사회를 꾸려나가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온 역사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확장하려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가장 실질적으로 상징하는 제도는 선거입니다. 시민의 대표 자격으로 정치를 할 권리, 누군가를 선택할 권리를 말합니다. 이런 이유로 성별과 연력, 계층을 넘어 전체 구성원의 어느 수준까지 선거권을 보장 하는가가 민주주의 사회의 척도를 나타냅니다.

 

우리는 수십 년을 이어온 거대 정당의 양립 정치 구조에서 오염된 권력과 그로 인해 가려진 크나큰 폐단을 목도하였습니다. 국민적 공분은 이 해결을 지난한 정치권에게 온전히 맡길 수 없다는 위기의식으로 발현되어 촛불혁명을 이루어내었습니다.

 

그날 서울 광화문의 함성에는 수많은 10대 청소년들의 외침이 섞여있었고, 거침없는 발언과 독자적인 집회 및 가두행진 또한 확인하고 지지하는 자리였습니다. 탄핵 직후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18세 참정권에 대한 의제를 거론하기 시작하였고 여야를 가리지 않는 유력 정치인의 긍정적 발언도 소개되었습니다.

 

 

18세 참정권을 주장하는 이유

 

 

▲ 2013년 12월 산타복장을 한 대학생들이 국회 앞에서 국가장학금 예산을 증액하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 이희훈

 

시민촛불혁명은 청소년의 정치참여권리에 당위성을 증명한 중요한 사례입니다. 하지만 이미 탄핵정국 이전부터 이러한 주장과 활동은 있었습니다. 지난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선거권 연령기준 하향권고를 했습니다. 2016년 8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서에도 선거권자 연령을 18세로 하향 조정하는 안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국민주권의식을 몸소 행동으로 보여준 청소년들에 정치참여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정치이슈에 대해 관심을 거두길 바라는 당리당략이 여전합니다. 민주주의의 발전과 참정권확대라는 대의 원칙 위에 군림하고 있습니다.

 

18세 참정권을 주장하는 이유는 국방, 납세, 혼인, 공무담임권 등 국민의무와 권리의 상징을 넘어 살펴봐야합니다. 교육정책이 그렇습니다. 청소년과 바로 직결되는 교육은 정책이 마련되면, 시행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청소년들이 교육정책을 판단하고 평가하게 될 것입니다.

 

17대 대선 때 나온 대학반값등록금 정책이 그랬습니다. 선심성 정치공약에 당시 청소년들은 공약에 대한 지지 또는 타당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정치적 판단행위를 했습니다. 

 

지난정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과정에서 일부 학교가 이를 채택하자 국정교과서를 거부하는 청소년들의 집단행동이 있었습니다.

 

학교 밖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판단과 비전으로 공교육을 선택하지 않는 청소년의 행위도 정치에 대한 비판의식이 기본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교육감 직선제 이후 파격적으로 나온 다양한 혁신 정책들은 당사자인 청소년들의 이해와 맞닿아 있고 이에 따른 자기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한 행위 또한 정치적 의사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청소년 아르바이트를 통해 최저시급과 노동인권과도 직결되는 등 청소년 생활환경의 중요한 부분들이 정치로 연계되며 이를 판단하고 이야기하는 문화가 존재합니다. 특히 교육감선거에서조차 청소년 참정권이 주어지지 않는 것은 청소년층이 기본권 있어 차별받고 있는 상황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청소년 정책은 청소년의 손으로

 

청소년의 정치참여에 대해 미성숙하다고 저평가하는 논리의 본질은 특권의식입니다. 학생이라는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18세 선거권을 반대해선 안됩니다. 인생의 어느 단계에 이르렀을 때 가능한 여역으로 구분 지어서는 안됩니다.

 

지금 시대의 유권자는 선거권을 행사하기 위해 선거제도에 대한 기본적 구조를 이해하는 바탕에서 정보와 소신을 가지고 투표에 임합니다. 청소년들도 충분히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정보를 향유하는 능력과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청소년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정치기사를 접합니다. SNS를 통해 집단지성의 장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사회이슈에 대한 자기주체성을 스스로 학습하며 정립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할 때 청소년 참정권 반대논리에서 제기하는 '맹목적인 정치집단성'을 보이는 것이 아닌 정치적 의사결정에 있어 소신을 드러내는 성향으로 보는 것이 옳습니다.

 

중앙선관위도 선거권연령 하향제안의 이유로 정치.사회의 민주화, 교육수준의 향상,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정보교류로 인하여 18세에 도달한 청소년도 독자적인 신념과 정치적 판단에 기초하여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과 소양을 갖추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국회는 18세 참정권에 대해 '3년을 유예하자'는 언급을 하는 등 눈에 보이는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며 촛불로 나타낸 정치개혁의 메시지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18세 참정권을 맞는 적정 시기는 지나도 한참 지나 있습니다. 국회의 발언은 정당차원의 대비와 체질개선을 위한 시간을 벌겠다는 것으로 그동안 청년청소년정책과 참정권 보장에 얼마만큼 소홀했는지를 반증할 뿐입니다. 국회는 입법부로서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확대의 원칙에 따라 18세 참정권을 조속히 개정해야합니다.  

 

 

피선거권 연령 제한, 70여년 동안 그래도

 

 

▲ 지난 9월 20일 국회 앞에서 정치개혁 공동행동이 기자회견을 열고 표심을 왜곡하는 지방성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 장소화

 

 

청년은 '내일'이고 청소년은 '미래'입니다. 저출산, 고령화의 인구문제까지 감안한다면, 청소년 문제는 시급히 다뤄저야 할 정치적 과제입니다. 하지만 관련법 정비는 요원합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 중 65세 이상 노인혜택과 관련한 내용이 청년에게 도움이 되는 법안과 비교했을 때 4배 이상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는 청년연령대의 국회의원이 극소수이고 노년의 국회의원이 대다수인 상황과 비춰보면, 무관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청년정책의 부재와 그 해법의 요구가 절실한 상황에서 20대 의회에 20대 청년 국회의원은 단 한명도 등원하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대통령선거를 제외한 피선거권연령이 25세 이상인 관련법의 제약과 청년의 직접 정치활동을 크게 반기지 않는 정치풍토가 만든 상황입니다.

 

법이 보장하는 전 연령으로부터 선출된 공직자가 정치적 계산으로 특정계층만을 대변하는 입법 활동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적폐입니다. 균형 잡힌 구조에서 세대별 감각과 정서를 대변하며 부족한 정책을 입안하는 과정은 새로운 정치의 패러다임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우리사회는 국방의 의무와 같이 청년층에 중대한 역할과 책임을 요구하는 반면 국가 운영을 평가하고 새롭게 정립하는 기회를 제공함에 있어서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기득권이 지배 권력을 협소화하고 공고히 하기 위해 청년의 능력과 가능성을 평가절하 하는 구도에서 오랜 세월 희생되어 왔습니다.

 

촛불혁명 이후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에 몸을 숙인 각 정당은 청년의 정치참여를 앞 다투어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청년정치실현을 위한 의지와 구체적 개혁 당론 없이 젊은 이미지구축 위주로 청년을 소모하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의 피선거권 연령은 재정된 이래 70여년이 다되도록 단 한 차례도 개정된 적이 없습니다. 기본권과 평등권을 보장하고 지향하는 헌법국가임을 대의로 정치권은 이번 개혁의 부름에 정당히 응답해야합니다.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포괄한 참정권 연령을 18세로 하향 조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선출직에 진출하는데 어려움인 과다한 기탁금을 낮추는 등의 제반사안도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시대적 흐름과 요구에 따라 제도를 개선하고 국가들은 서로 영향을 받기도 수용하기도 하며 발전해오고 있습니다. 국가 구성원 모두에 대한 존엄성과 기본권에 기초하는 사회라면 더 완벽해지고자 하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정치개혁청년행동에서는 촛불혁명 이후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한 국회가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의지를 분명히 하여 18세 참정권을 비롯한 청년의 정치참여보장을 위한 선거법개혁안이 조속히 마련되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글쓴이 : 대학YMCA 홍상표 간사

* 상기 칼럼은 정치개혁공동행동 참여 단체 활동가들의 자유로운 연재로 이루어지며, 오마이뉴스에 게재됩니다.

 

서명운동 동참하기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클릭)에 참여해주세요.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모아 국회정치개혁특위에 청원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화, 2017/10/31-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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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개새끼론'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현행 선거법 문제, 다양한 국민의견 담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실시해야

 

하민 청년활동가, 우주당(정치개혁공동행동 참여단체) 

 

이 글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정치개혁 공동행동의 공동기획 연재 기사입니다. [원문 바로가기]

[정치야 말 좀 들어!-①] 예산동결-의석확대로 선거제도 개혁해야

[정치야 말 좀 들어!-②] '촛불'이 특정 정당 반대? 문제는 선거법이다

[정치야 말 좀 들어!-③] '촛불 정치', 이렇게 가능하다

[정치야 말 좀 들어!-④] 32살에 교육부장관, 스웨덴이라 가능했다.

[정치야 말 좀 들어!⑤] 3년간 40만원 후원했다고 직위해제, 이건 아니다

[정치야 말 좀 들어!⑥] "이승만 정부 물러가라" 외쳤던 중학생은 어디로?

 

나는 민주주의의 꽃이 선거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지방선거와 총선, 대선을 합쳐 지금까지 투표만 여섯 번을 했는데, 내가 투표한 후보가 당선된 적이 한 번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나는 시청 민원실에 전화해 불편한 점을 말해야 했고 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구 국회의원과 시청 홈페이지를 들락날락 해야 했다. 

 

선거 때 내 주권이 행사되고 민주주의의 '효능감'을 느낀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는데, 선거는 정말 민주주의의 꽃인가. 내가 원하지 않았던 나의 대표가 무얼 하든 동의하며 보고 있어야만 하는가. 

 

문제는 내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선거 제도에 있다. 그렇다면 나는 선거법 개정을 주장할 수 있다. 내 표가 사표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정치적 소수자인 내 의견도 반영되는 방향으로 말이다. 아무리 현대 사회가 법과 제도에 의해 돌아간다고 해도 내가 동의하지 않는 법과 제도라면 나는 바꿔 달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우리가 대의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면, 정치적 다수자의 의견만 정치무대에 올라가는 현행 선거법은 개선돼야 한다. 더 다양한 의견이 주목받고, 숨어 있는 문제들이 해결되는 나라를 위해서 말이다.

 

정치적 다수자와 정치적 소수자의 의견을 동등하게

 

▲ 지난 5월 3일, 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광주 문빈정사는 차별 없는 세상에 대한 의지를 상징하는 무지개 물결로 표현하여 현수막 한 장에 집약했다. ⓒ 서진영

 

앞서 이 기획에 참여한 많은 필자들이 밝혔듯,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면 소수 정당이 정치무대 중앙으로 들어올 수 있다. 또한 정치 경험은 적지만 열정적이고 소수자 의제를 다루는 정치 신인도 경력이 굵은 국회의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소수 정당과 정치 신인을 국회에 보내는 것은 국민의 다양한 의견이 입법 과정에 반영돼야 하기 때문에 중요한다. 아래는 지난 2014년 12월 19일,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판결문에서 김이수 재판관이 썼던 반대 의견 중 일부이다.

 

"정치적 다수자들의 처지에서 보면, 설령 자신이 직접 정치적 의사표현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은 이미 사회적으로 널리 공유되어 현실에서 제도적으로 구현되고 있는 경우가 많고, 나아가 굳이 본인이 아니더라도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생각을 대변해 줄 가능성도 크다. 그에 반해 정치적 소수자의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직접 표현하거나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의견은 결코 사회적으로 의미 있게 드러낼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 판결문 227쪽

 

소수 정당이 다루는 소수 의제는 동물, 성소수자, 강제 철거 반대, 양심적 병역 거부 등 다양하다. 이 의제들은 찬반 여론이 심해 정치 무대의 중앙에는 올라가기 어려운 의제들이다. 

 

나는 지난 3월, 자유한국당의 동물 복지 간담회에 참석했다가 크게 실망한 적이 있다. 동물보호단체의 대표들이 공장식 축산 문제나 개고기 식용반대에 대해 아무리 호소를 해도 당시 간담회에 참석했던 국회의원들은 축산업계 카르텔의 공고함을 이유로 들며 동물보호단체 대표들의 의견에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소수 정당들은 동물 보호에 대한 이슈를 꾸준히 제기하며 형식적 간담회가 아닌 실질적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 

 

또한 지난 대선, 사상 최초로 성소수자 이슈가 대선 테이블에서 논의됐지만, 성소수자를 지지한다고 말한 사람은 심상정 후보 한 명 뿐이었다. 하지만 사실 "지지한다"는 표현도 옳지는 않다. 해가 뜨고 달이 뜨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일에 어찌 "지지한다"는 말을 해야 할까.

 

강제 철거 현장에 오거나 양심적 병역 거부자와 연대하는 정당 사람들도 소수 정당 소속 사람들이 많다. 나와 같은 정치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은 농담조로 이렇게 얘기한다. 

 

"우리들 사이에선 노녹정이 거대 정당인데 말야."

 

'노녹정'은 노동당, 녹생당, 정의당을 일컫는다. 우리의 정치적 입장은 늘 한결같고 확고하지만, 우리가 지지하는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이 중앙 정치에 입성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김 재판관은 판결문에서 정치적 소수자의 의견이 왜 보호돼야 하는지 설명한다. 정치적 다수자의 의견은 공중의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대변해 줄 사람이 많다. 그러나 소수자의 의견은 소수자 당사자가 외치는 경우가 아니면 의견을 대변해 줄 사람이 적다. 

 

지난 대선 때, 성소수자의 권리를 외치던 사람들이 "나중에" 소리를 듣거나 대화의 기회조차 빼앗긴 채 경찰에 연행됐던 걸 생각해 보자. 외쳐도 안 들어 주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수자의 의견을 대변하고 입법 과정에 반영해 줄 국회의원의 존재는 절실하다. 김 재판관은 또 판결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다양한 종들이 각자의 존재를 과시하며 자연계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소수의 지지를 받는 정당들도 우리 사회의 정치적 역량과 상상력, 민주적 실천을 다채롭고 풍부하게 만드는 정치적 자산이다. 자연계에서 다양한 종의 보존이 중요하듯이 민주 사회에서 다양한 생각의 보존 또한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민주주의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수라는 수적 우위와 보편적 정서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주류적 사고로 인해 소수의 생각이 주눅 들어 사멸되지 않도록 해 주어야 한다." - 판결문 228쪽

 

나는 선거법 개정을 통해 정치적 다수자의 의견과 정치적 소수자의 의견이 정치 무대에서 동등한 무게로 다뤄지는 세상을 꿈꾼다. 다수자의 의견이라고 해서 더 중요하고 소수자의 의견이라고 해서 덜 중요하다는 생각은 민주적이지 못 하다. 진짜 민주적인 것은, 어떤 의견의 경중을 머릿수로 따지는 게 아니라, 각자의 생각이 중요한 의견으로 동등하게 대우받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소수자의 의견을 정치 무대에 올려야 하고, 그렇게 해 줄 국회의원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해 많이 뽑혀야 한다. 이럴 경우 성소수자 국회의원, 장애인 국회의원, 많은 수의 여성 국회의원이 탄생되는 경이로운 순간을 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청소년의 정책은 청소년 손에 

 

▲ 부산 지역 학생·청소년단체와 교육관련 시민사회단체 등 36개 단체가 꾸린 ‘촛불 청소년 인권법제정 부산연대’가 22일 오후 부산시청 광정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청소년연대는 청소년 참정권 보장과 어린이 청소년 인권법 제정, 학생 인권 법제화 등 관련 법제화 등을 요구했다. ⓒ 정민규

 

나는 현재 경기도에 살고 있다. 일과 공부는 서울에서 하는 중이지만, 집은 경기도다. 월세가 싸서 이쪽으로 왔다. 경기도로 이사 온 1년 뒤 지방선거에 참여했다. 잠자고 쉬는 곳을 위해 투표를 하는 게 어쩐지 이상했다. 

 

더 이상한 것은 교육감을 뽑아야 했을 때였다. 나는 이곳에 아무 연고가 없다. 이 지역에서 청소년 시절을 보낸 것도 아니고, 이 지역에서 결혼해 아이 낳을 계획도 없으며, 하다못해 이 지역에 조카가 있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1인 가구의 떠돌이 인생에 따라 언제 또 이사 갈지 모른다. 즉, 나는 경기도의 교육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사람이다. 

 

근데 내가 이 지역 청소년을 위해 교육감 선거에 참여해야 했다. 교육 정책의 당사자에겐 투표권이 없고 비당사자인 나에겐 투표권이 있는, 유권자와 정책 간 불일치의 경험을 하고 나서, 청소년 투표권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깨달았다.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청소년을 만나 대화할 기회가 많았다. 20대 내내 과외와 학원 파트타임 등 사교육에 수시로 종사해 왔기 때문이다. 내가 만난 청소년들은 대체로 어른과 국가에 의해 통제 받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겼다.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내는 것에 소극적이었다. 

 

나는 종종 청소년들에게 무언가를 정해 달라고 했다. 에어콘을 끌 건지 말 건지, 숙제를 얼마나 할 건지, 숙제를 안 해오는 친구에게는 어떤 벌칙을 주면 좋겠는지 등. 규칙을 내가 정해주는 게 아니라 청소년 스스로 합의해 정하고 자기가 만든 규칙을 지키도록 했다. 그러나 청소년들은 으레 이렇게 얘기하곤 했다. 

 

"아, 귀찮아요. 쌤이 그냥 정해 주세요." 

 

나는 이 말을 듣고 청소년을 위한 민주 시민 교육이 얼마나 부족한지 알 수 있었다. 실제로 학생 자치를 학교에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셨던 선생님들의 말씀을 들어 보면, 학생 자치 초반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비 올 때 우산을 대여해 주거나 화장실이 더러우니 청결하게 해달라는 등 민원성 요구가 대부분이고 학생의 복장이나 두발 규정 등 학생의 권리에 대한 것은 학교가 정해주는 대로 따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동안 어른은 청소년을 비주체적이고 비자발적인 사람으로 길러왔다. 그러고는 20대가 되자마자 "투표 해. 투표 하지 않으면 민주 시민이 아니야!"라며 선거 참여를 강요한다. 투표하지 않으면 철없는 어린 놈 취급을 한다. 이른바 '20대 개새끼론'이다. 

 

10대 시절 정치와 민주주의 '효능감'을 느껴본 적이 없는데 20대가 되자마자 없던 효능감이 생겨나게 될까? 독일에서는 선거 후보들이 투표권 없는 청소년을 위해 학교에 가서도 선거운동을 한다고 한다. 청소년을 미래의 유권자로 여기며 그들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청소년을 민주시민으로 대우하지 않고 통제만 하려고 들면서, 성인이 되자마자 민주시민이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투표권 연령 하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어렵다면, 교육감만이라도 해당 지역 교육의 당사자인 청소년이 직접 뽑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먼저 이뤄진다면, 투표권 연령이 하향될 기대도 해볼 수 있다. 사실상 모든 것에 교육이 있고 교육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선 유관 기관 혹은 부서와 협력해야 하는 일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청소년이 자기 손으로 자신의 교육 정책을 잘 실현시켜 줄 수 있는 교육감, 국회의원, 시장, 대통령 등을 뽑게 될 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의 자격을 설정하지 않는 선거 제도를 원한다

 

▲ 지난 2월 18일 열린 제16차 촛불집회에서 청소년들이 18세 선거권 보장을 요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정대희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러 놓고 성인, 비장애인, 남성, 비성소수자, 동물이 아닌 인간의 의견과 처지가 주요하게 다뤄진다면, 선거를 과연 민주주의의 꽃이라 부를 수 있을까? 다수자의 의견이 사회를 지배하고 소수자의 의견은 사장되기만 하는 현행 선거법은 민주주의의 꽃이라 부르기 어렵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아름다운 수식어를 붙이려면, 평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려웠던 정치적 소수자와 청소년들도 선거 날에는 자신의 의견을 대변할 후보에게 투표하며 민주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우받을 수 있어야 한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서 제도로 인해 시민 자격을 박탈당했던 주인공 다니엘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시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은 시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현행 선거법은 마치 시민의 자격을 나누고 있는 느낌이다. 다수의, 다수에 의한, 다수를 위한 선거법. 이런 선거 제도라면 어차피 투표해 봤자 내 의견이 반영되지도 않으니까 차라리 투표를 거부하고 싶다. 

 

나는 시민의 자격을 설정하지 않는 선거 제도를 원한다. 우리나라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귀하게 대우받고 싶다. 어떤 시민이든 동등하게 대우하는 선거 제도로 바뀐다면, 그날 춤을 추며 투표하겠다. 그렇게 된다면 선거 날은 나를 포함해 나와 정치적 입장이 같은 소수의 사람들이 소외받지 않는 문이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글쓴이 : 하민 청년활동가, 우주당

 

* 상기 칼럼은 정치개혁공동행동 참여단체 활동가들의 자유로운 연재로 이루어지며, 오마이뉴스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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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7/10/31-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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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정부 물러가라" 외쳤던 중학생은 어디로?

정치 외면당하는 청소년, 촛불청소년인권법 제정하자

김현근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활동가

 

 

이 글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정치개혁 공동행동의 공동기획 연재 기사입니다. [원문 바로가기]

[정치야 말 좀 들어!-①] 예산동결-의석확대로 선거제도 개혁해야

[정치야 말 좀 들어!-②] '촛불'이 특정 정당 반대? 문제는 선거법이다

[정치야 말 좀 들어!-③] '촛불 정치', 이렇게 가능하다

[정치야 말 좀 들어!-④] 32살에 교육부장관, 스웨덴이라 가능했다.

[정치야 말 좀 들어!⑤] 3년간 40만원 후원했다고 직위해제, 이건 아니다

 

#장면1

길을 걷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02로 시작하는 전화번호여서 거절을 누르려다 호기심이 들어 그냥 수신을 눌렀다. "안녕하세요? xx여론조사 회사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지지율을 조사하기 위하여 이렇게 연락드렸습니다. 선생님이 만약 만 19세 미만이시면 1번…" 1번을 눌렀다. 전화가 끊겼다.

 

선거기간이 됐다. 청소년 투표권을 놓고 한 정당의 대표가 "어린애들이 무슨 정치냐 집에 가서 공부나 해라"라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청소년들이 나서 사과를 요구했으나 해당 정치인은 침묵했다.

 

 

정치, 외면당하는 청소년

 

▲ 지난 11월 12일, 탑골공원앞에서 열린 청소년 시국대회의 한장면 ⓒ 이영일

 

위 장면은 상상이다. 현재 모든 선거에서 배제된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상황을 재현한 것이다. 그렇다. 정치 관련 여론조사들은 청소년이라고 응답하면, 곧바로 전화를 끊는다. 정치인이 청소년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더라도 표로 심판하지 못한다. 청소년 공약들은 없거나 있더라도 학부모들에 맞춰진 공약들이 대부분이고 선거쟁점이 되는 경우도 드물다.

 

지금껏 청소년은 외면당했다. 선거 때마다 청소년단체에서 토론회에 후보를 부르거나 정책 질의서를 보내도 후보와 정당들은 관심을 주지 않았다.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으나 아직도 체벌과 투발규제가 이뤄지는 학교가 많다. 한국은 1991년부터 UN아동권리협약의 당사국이 되었으나 협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아동(청소년)의 자유와 인권, 참여할 권리 등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우리나라 인구 5000만 명 중 19세 미만은 약 1000만 명에 달한다. 전체 5분의 1 의견이 정치에 전혀 반영되고 못하고 있는 거다. 국민의 의견을 듣는 정치인들도 투표권이 없으니 청소년의 의견을 듣지 않는다. 

 

청소년들은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도 침해받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기간 중 후보나 정책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선거운동이라 "불법"이라며 청소년들을 협박한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헌법은 1948년 제헌헌법 때부터 신체의 자유를 명시하고 있으나 70년 동안 교문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승만 정부 물러가라"를 외쳤던 중학생은 혁명 이후에도 두발규제가 존재하는 학교로 되돌아가야 했고, "호헌철폐, 대통령 직선제로의 개헌"을 외쳤던 고등학생들은 체벌과 야자가 존재하는 학교로 되돌아가야 했다.

 

또, 촛불혁명에서 같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쳤던 청소년들도 촛불혁명이 이후 치러진 장미대선에서 발언권을 봉쇄당했다. 이 기나긴 유예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 광장에서 외쳤던 민주주의 원칙들이 교문 앞에서 멈추고 나이에 따라 다르게 적용됐던 것을 이제는 바꿔내야 한다. 그 시작이 촛불청소년인권법이다.

 

 

청소년 선거법, 이젠 바뀌어야 한다

 

▲ 부산 지역 학생·청소년단체와 교육관련 시민사회단체 등 36개 단체가 꾸린 ‘촛불 청소년 인권법제정 부산연대’가 22일 오후 부산시청 광정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청소년연대는 청소년 참정권 보장과 어린이 청소년 인권법 제정, 학생 인권 법제화 등 관련 법제화 등을 요구했다. ⓒ 정민규

 

#장면3

 

청소년 참정권을 제한하던 선거법과 정당법이 개정되자 정치인도 청소년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참 신기하게도 청소년에게도 선거권이 생기니까 지역에도 청소년 쉼터가 하나둘 마련됐다. 청소년 국회의원은 미성년자가 아파트 동대표에 출마하는 걸 제한해 온 공동주택관리법을 개정해 지역에서 청소년의 정치참여를 보장하는 걸 추진하고 있다.

 

이게 다가 아니다. 학생인권법이 제정되자 학교에서는 처벌이 사라졌고 교문 앞에서 두발과 복장을 단속하는 풍경도 사라졌다. 이제는 교문 앞에서 선생님과 안부를 나누며, 인사를 한다. 국회에서는 어린이청소년인권법에 근거한 많은 조례안도 제출됐다. 마침내 OECD 국가 중 '꼴지'였던 청소년 행복지수가 상승했다. 

 

촛불청소년인권법이 제정된 후의 모습을 상상한 것이다.

 

선거법과 정당법을 개정해 청소년에게 시민으로서 당연히 보장받아 마땅한 정치적 권리를 돌려줘야 한다. 학생인권법 제정(초중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광장의 민주주의가 교문 앞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해야 한다. 어린이청소년인권기본법을 제정해 1991년 한국도 비준한 UN아동권리협약을 실현해야 한다. 이 세 영역의 입법은 청소년들이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이다. 

 

변화는 또 다른 변화를 가져온다. 일상에서 청소년의 참여가 조금씩 활발해질 것이고 여러 정책들에 청소년의 시선이 담길 것이다. 한국의 오래된 문제인 대학입시 문제도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다.

 

혁명은 단순히 대통령 얼굴만 바뀌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시민의 단결된 힘으로 사회의 총체적인 변화를 가져와 상상을 현실로 만들 때 비로소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아직 촛불혁명은 미완성이다. 촛불혁명은 청소년,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등 엄연히 시민이나 지금껏 온전히 시민을 인정받지 못했던 소수자들이 권리를 보장받을 때 완성된다. 

 

그래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관심과 참여가 혁명을 완성해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지난겨울 광장에 모였던 촛불시민의 힘으로 이번겨울에는 촛불청소년인권법 제정운동을 펼치자. 청소년에게도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자.

 

 

글쓴이 : 김현근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활동가

* 상기 칼럼은 정치개혁공동행동 참여 단체 활동가들의 자유로운 연재로 이루어지며, 오마이뉴스에 게재됩니다.

 

서명운동 동참하기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클릭)에 참여해주세요.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모아 국회정치개혁특위에 청원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화, 2017/10/31-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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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유인물 사드

 

지난 9월 7일, 한미 정부가 끝내 사드 추가 배치를 강행했습니다. 정부는 공권력 8천여 명을 동원해 성주 소성리를 고립시켰고, 맨몸의 시민들을 경찰이 폭력적으로 끌어내는 상황이 밤새도록 계속되었습니다.

 

70여 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고, 마을은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했던 절차적·민주적 정당성은 물론,

야밤에 작전을 하지 않겠다는 작은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사드 배치,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요?

 

당신이 궁금한 사드 배치의 모든 것

 

Q1. 사드가 도대체 뭐길래 난리인가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MD)의 핵심체계 중 하나로, 날아오는 탄도 미사일을 종말 단계 상층 고도(40~150km)에서 요격하여 파괴하는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입니다. 현재 주한미군이 배치하려 하고 있죠. 

 

Q2. 북한의 핵·미사일을 막기 위해서는 사드가 필요한 것 아닌가요?

한국은 북한과 거리가 가까워 북한의 탄도 미사일이 2~5분 내에 남한에 도달하기 때문에, 사드로는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북한이 발사각을 조정하거나 발사대를 이동하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기 때문에 사드는 북한 미사일을 막는데 효용성이 없습니다. 미 의회 조사국 보고서, 미 국방부 보고서, 한국 국방부 보고서 등 이미 수많은 자료와 전문가의 발언으로 입증된 사실이죠. 사드는 북한 미사일을 막는 만능 해결사가 아닙니다.

 

Q3.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지 않나요?

사드 배치를 강행한 결과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갈등은 심해지고 있습니다. 한반도·동북아의 군사적 긴장과 핵 대결은 더욱 격화될 것입니다.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를 빌미로, 미국은 한국에 무기 구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드는 한반도 평화와 안보, 경제, 주민 건강과 환경 등 모든 면에서 백해무익합니다. 지난 2016년 7월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직후, 문재인 현 대통령 역시 사드 배치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Q4. 전자파는 안전하다는데 주민들은 왜 반대하나요?

최근 진행된 전자파 측정은 깜깜이 측정이었습니다. X-밴드 레이더의 출력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고, 사전에 주민 의견 수렴이나 주민이 추천한 전문가 참여 등도 전혀 보장되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이 요구한 것은 뜬금없는 전자파 측정이 아니라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 즉 전략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불법으로 진행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는 군사 3급 비밀이라는 이유로 수치를 포함해 아무것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누구의 신뢰도 얻을 수 없습니다. 반면 괌 미군기지 사드 배치 사업의 경우, 환경영향평가서 전문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Q5.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요?

우선 법대로, 공약대로 해야 합니다. 한국의 「환경영향평가법」은 환경영향평가 완료 전 공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를 축소하기 위한 부지 쪼개기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미 정부의 말대로 환경영향평가 전 ‘임시 배치’라면, 장비 가동이나 기지 공사는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 추진’을 지켜야 합니다. 박근혜 정부 사드 배치 과정의 불법성에 대한 진상조사를 시작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9/7 발생한 경찰 폭력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사과해야 합니다. 결국, 백해무익 사드 배치 철회가 답입니다.

 

Q6. 그럼 북핵은 어떻게 하나요?

제재는 실패했습니다. 북한의 핵 능력이 커져온 것을 지켜만 보았던 지난 정권의 대북 적대정책은 실패했습니다. 이를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함께 했던 전문가들조차, 현 정부의 대북 정책에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남북 대화, 북미 대화 등 대화와 협상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북한의 선행 조치를 대화의 전제로 삼는 것과 같은 기존의 방식으로는 결코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도, 주도할 수도 없습니다.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l Facebook @NoThaadKr l Email [email protected]

후원계좌 : 하나은행 158-910010-12705 사드반대대책위

 

* 위 내용은 시민사회단체(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 규제프리존법•서비스산업발전법 폐기와 생명안전 보호를 위한 공동행동,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민주언론시민연합,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양심수 석방 추진위원회, 안전한 세상을 위한 신고리5,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 함께 제작한 추석 유인물 모든 날의 촛불 중 사드 배치 관련한 내용입니다.

 

유인물 [원본 보기 / 다운로드]

수, 2017/11/01-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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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추석 유인물 1

 

사드 추석 유인물 2

 

사드 배치 철회,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임시 배치’라면 얼마든지 철회할 수 있습니다

 

법적 근거도 없는 한·미 합의, 주민 동의도, 국회 동의도 없이 추진되는 사드 배치는 불법입니다

 

사드 배치 강요한 미국, ‘박근혜 적폐’ 완성한 문재인 정부

지난 9월 7일, 한·미 정부가 끝내 사드 추가 배치를 강행했습니다. 정부는 공권력 8천여 명을 동원해 성주 소성리를 고립시켰고, 종교인을 포함해 맨몸의 시민들을 밤새도록 폭력적으로 끌어냈습니다. 70여 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고, 마을은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했던 절차적·민주적 정당성은 물론, 야밤에 작전을 하지 않겠다는 작은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사드 배치 먼저 하고 환경영향평가는 나중에?

문재인 대통령 말대로 이것이 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않은 ‘임시 배치’라면, 사드 부지 공사와 장비 가동은 즉시 중단해야 합니다. 선(先) 사드 배치와 공사, 후(後) 환경영향평가는 국내법 어디에도 없는 기형적이고 불법적인 조치입니다.

 

깜깜이 전자파 측정, 화려한 소통쇼

최근 진행된 전자파 측정은 깜깜이 측정이었습니다. X-밴드 레이더의 출력은 공개되지 않았고, 사전에 주민 의견 수렴이나 주민이 추천한 전문가 참여도 전혀 보장되지 않았습니다. 성주, 김천 주민과 소통하겠다고 말했지만 돌아온 것은 야밤의 사드 추가 배치와 경찰 폭력이었습니다.

 

‘임시 배치’라면서 보상 운운하여 주민 우롱

사드 추가 배치 직후 정부는 지역 지원책을 이야기합니다. ‘임시 배치’라고 하면서도 보상을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주민을 우롱하는 것입니다. 사드가 철회되면 보상도 환수할 것인가요? 주민들의 요구는 보상이 아니라, 사드 없이 평화롭게 살고 싶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2016년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직후, 문재인 현 대통령 역시 사드 배치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북한과 거리가 매우 가깝기 때문에, 북한의 탄도 미사일을 사드로 막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합니다. 사드 배치를 강행한 결과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갈등은 심해지고 있고 한반도·동북아의 군사적 긴장과 핵 대결은 더욱 격화될 것입니다. 사드는 한반도 평화, 안보, 주권, 경제, 주민 건강과 환경 등 모든 면에서 한국에 백해무익한 무기입니다.

 

사드 부지 공사 & 가동을 즉각 중단하라! 박힌 사드 뽑아내자!

"이대로 좌절하고 주저앉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저희 손을 잡아주신다면, 이제 긴 싸움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사드가 철거되는 그날까지, 싸울 것입니다." - 2017. 9. 16. 임순분 소성리 부녀회장

 

평화마을 성주 소성리와 함께 해요

 

소성리 수요집회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소성리 마 을회관 앞

후원 계좌 사드저지소성리종합상황실 농협 351-0967-8332-83

후원 물품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길 173 소성리 마을회관 (우 4 0007)

 

소성리사드철회 성주주민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 사드배치저지 부울경대책위원회,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유인물 [원본보기 / 다운로드]

 

금, 2017/09/29-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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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검사 징계취소, 이의제기권 절차 마련으로 이어져야

부당한 지시에 이의제기했으나 묵살당한 게 사건의 배경

검찰개혁 방편으로 도입된 이의제기권, 구체적 보장 안 돼 

 

과거사 재심사건에서 지휘부의 ‘백지구형’에 따르지 않고 무죄구형을 했던 임은정 검사에게 징계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고 대법원이 확정판결하였다. 징계가 내려진 지 4년만의 일로서 그동안 징계취소를 주장해왔던 참여연대는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 법무부는 지난 4년동안 임 검사에게 가했던 유무형의 피해를 회복시킬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히 임 검사가 지휘부의 부당한 지시에 맞서 검찰청법에 있는 이의제기권을 행사했음에도 이를 합리적으로 처리할 절차가 없었던 점이 이 사건의 배경 중의 하나였던만큼, 이의제기권의 행사 관련 구체적인 절차규정을 조속히 제정할 것도 법무부에 촉구한다.

 

지난 노무현 정부 시기인 2004년 1월에,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상급자의 부당한 지휘에 이견에 있을 때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이의제기권’이 검찰청법 7조 2항에 도입되었다. 이는 정치적 외압 등 지휘부를 통해 오는 부당한 지시로부터 검사의 소신을 지켜주고, 상급자의 적법․정당한 지휘․감독은 따르되 위법․부당한 지휘․감독은 따르지 않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검찰권 행사의 적법성과 정당성을 제고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정작 이의를 제기했을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처리할 절차가 마련되지 않았는데, 이것이 임 검사 사건이 발생한 배경이었다.

 

이 사건을 돌아보면, 임 검사는 무죄가 명백한 과거사 재심사건인만큼 무죄구형을 하려했다. 그러나 검찰 지휘부에서는 법원이 알아서 판단해달라는 ‘백지구형’을 임 검사에게 지시했다. 그러자 임 검사는 서면으로 지휘부에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부장검사 등 지휘부는 이를 무시하고 임 검사가 맡은 사건을 다른 검사에게 넘기라고 명령했고 이 때문에 다른 검사가 법정에 들어가 백지구형을 할 상황이 임박했다. 그러자 임 검사는 다른 검사가 재판정에 들어오지 못하게 조치를 한 뒤 자신이 맡은 사건의 재판정에 들어가 무죄를 구형했고, 재판부도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자 검찰 지휘부와 법무부는 직무이전명령을 따르지 않았다고 징계했다.

 

부당한 지시라고 보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경우, 이를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절차를 법무부가 마련해 두었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지난 9월 29일에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임 검사에 대한 부당한 징계를 취소하라고 권고했을 때에도, “검사의 이의제기권 행사를 보장하기 위한 적절한 절차규정을 조속히 제정․운용한다. 적절한 절차에는 이의제기 처리절차의 문서화, 공정한 심사위원회의 구성, 검사의 진술기회의 보장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라고 법무부에 권고한 바 있다.

 

참여연대는 이번 사건을 교훈삼아 인사권 등을 무기삼아 당연히 해야 할 일에 부당히 간섭하는 일도 검찰에서 사라져야하지만, 이의제기권을 구체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절차와 규정을 마련할 것을 법무부에 촉구한다.

수, 2017/11/0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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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현대글로비스·삼표 등의 일감몰아주기 실태’ 관련 
현대차그룹에 질의서 발송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사각지대를 이용해 편법적 통행세 편취
불필요한 거래단계 제거 및 현대글로비스 내부거래비중 개선 등 질의

 

 

1. 취지와 목적

심상정 정의당 의원(경기 고양시갑)은 2017. 10. 19.(목)에 열린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https://goo.gl/EqLUYL)에서 ▲현대글로비스·삼표의 통행세 편취 및 삼표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만도·현대모비스의 통행세 편취 ▲현대글로비스의 허위세금계산서 발행 등 현대차그룹 내 편법적인 일감몰아주기가 만연해 있는 상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대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사안을 검토해보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총수 일가를 위한 통행세 편취와 일감 몰아주기는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대표적 적폐중의 하나로 지난 19대 국회 때 이를 막기 위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23조의2라는 별도 조문이 만들어질 정도였다. 그런데 이 조항의 사각지대를 틈타서 아직도 이런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오늘(11/1) 최근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현대차그룹의 계열회사 및 인척회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실태와 관련하여 현대차그룹의 입장 및 향후 개선의지를 묻는 질의서를 발송했다.

 

 

2. 주요 내용

1) 현대글로비스·삼표의 통행세 편취 및 삼표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현대글로비스는 설립 이후 현대차그룹 물류의 대부분을 전담하며 성장한 회사이며, 삼표는 정도원 사장이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장인으로서, 현대차그룹과 ‘사돈’ 관계 회사이다. 

 

현대글로비스와 삼표는 실질적인 역할이 없음에도 현대제철의 석회석 공급구조에 끼어들어 통행세를 편취했다. 이외에도 삼표기초소재, 네비엔, 삼표레일웨이 등 삼표그룹 계열회사들과 현대차그룹 간에는 슬래그 독점공급 계약이 존재하는 등, 다양한 형식의 비정상적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공정거래법 제23조의2(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는 특수관계인이 3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상장계열사에게 적용되는데,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2015년 2월 이후 정몽구·정의선의 주식 보유비율이 29.9%로 동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또한 삼표는 현대글로비스와 친인척관계에 있기는 하지만, 현대차그룹 기업집단에 해당되지 않아 공정거래법 제23조의2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2) 만도·현대모비스의 통행세 편취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이하 ‘만도헬라’)는 ㈜만도와 독일의 헬라가 합작하여 설립한 회사이며 만도헬라에서 생산한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이하 ‘ADAS’) 제품은 ㈜만도와 현대모비스를 거쳐 현대차와 기아차에 납품되고 있다. ㈜만도와 현대모비스는 ADAS제품에 대한 재가공 등의 실질적인 역할 없이 이 납품구조에 끼어들어 통행세를 편취하고 있다. 

 

한라그룹의 ㈜만도와 현대차그룹의 현대모비스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는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인척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정몽원과 그 특수관계인의 한라홀딩스 지분 보유비율이 27.42%여서 공정거래법 제23조의2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3. 결론

일감몰아주기는 재벌총수일가를 위해 그들에게 부당하게 경제상의 이익을  이전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성장한 회사와 기존 지주회사의 합병·인수 등이 총수 2세들의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활용되는 데에 그 문제점이 있다. 

 

공정거래법 제23조의2의 본래 취지는 ‘일감몰아주기의 근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은 이 조항의 적용대상이 되는 특수관계인의 범위가 일정 지분 이상을 보유한 계열회사로 한정되며, 또한 총수 일가와 사돈 관계에 있는 기업에는 해당되지 않는 점 등의 맹점을 이용해 제도를 회피하고 일감몰아주기를 계속해 왔다. 

 

이에 참여연대는 관련 법의 맹점을 이용하여 공정거래법이 금지하고 있는 사익편취와 일감 몰아주기 행위를 일삼고 있는 현대차그룹에 대해 질의서를 보내 이 문제에 대한 입장과 향후 대책 등을 질의하였다. 참여연대는 재벌그룹 내 편법적인 일감몰아주기의 행태를 점검하는 활동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 별첨자료: 「현대글로비스·삼표 등의 일감몰아주기 실태 관련 질의서」 원문

 

 

[보도자료/원문보기]

 

 

<현대글로비스·삼표 등의 일감몰아주기 실태 관련 질의서>

 

질의 1-1) 현대차그룹 내 현대제철이 석회석을 공급받는 거래구조에서 현대글로비스와 삼표, 두 회사가 수행하는 역할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질의 1-2) 그 역할이 현대제철의 석회석 공급 거래구조에 필수적인 것입니까? 필수적이라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질의 1-3) 현대차그룹은 향후 현대제철 석회석 공급 거래구조에서 현대글로비스와 삼표를 제외할 계획이 있습니까? 계획이 있다면 세부내용을, 계획이 없다면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공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질의 2-1) 현대차그룹 내 현대차와 기아차가 ADAS제품을 납품받는 거래구조에서 ㈜만도와 현대모비스, 두 회사가 수행하는 역할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질의 2-2) 그 역할이 현대차와 기아차의 ADAS제품 납품 거래구조에 필수적인 것입니까? 필수적이라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질의 2-3) 현대차그룹은 향후 ADAS제품 납품 거래구조에서 ㈜만도와 현대모비스를 제외할 계획이 있습니까? 계획이 있다면 세부내용을, 계획이 없다면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공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질의 3-1)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전체 거래 중 현대차그룹 내부거래가 2016년 현재, 대략 67%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대글로비스의 높은 내부거래비중에 대한 비판이 국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한 현대글로비스의 공식적인 입장은 무엇인지, 그리고 향후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그룹과의 내부거래비중을 낮출 계획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질의 3-2) 현대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 등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로 인하여 물류 중소기업의 사업기회가 박탈되는 점을 고려하여 현대차그룹이 계열사 일감지원을 줄이고 중소기업들에게도 일감을 줄 계획이 있는지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수, 2017/11/0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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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특수활동비 편성 최소화하고, 국회의 예결산 통제기능 강화해야

통제 받지 않는 국정원 예산, 특수활동비 불법사용은 필연적 결과

인건비, 운영경비 다른 비목으로 편성하고, 감사원 감사도 받아야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박근혜 정부 시절(2013년~2017년) 매년 10억원씩 모두 40억원 이상의 특수활동비를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에게 정기적으로 상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국정원 예산이 정권 실세에게 전달된 것이다. 특수활동비는 기밀 유지가 필요한 정보 수사 및 그에 준하는 활동에 소요되는 경비로 이 돈이 목적과 다르게 청와대에 전달된 것만으로도 불법이다. 그런 만큼 철저한 검찰수사를 통해 관련자들의 범죄혐의를 밝히는 것과 더불어 차제에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편성을 축소하고, 국정원 예산에 대한 국회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국정원의 예산은 전액 특수활동비로 편성되고 있으며, 그 규모는 2016년에도 4860억원에 이른다. 더욱이 국가정보원법 제3조1항5호에 규정된 <정보 및 보안업무 기획 조정> 권한으로 국정원은 모든 국가기관의 정보예산을 편성할 수 있다. 따라서 다른 부처에 편성된 특수활동비 중 일부는 국정원이 편성한 정보예산으로, 이를 감안하다면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규모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국정원은 정보기관의 기밀성을 이유로 예산 전액을 특수활동비로 편성하고 있고, 다른 정부부처와 달리 예산과 결산에 대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별도 심사를 거치지 않고, 감사원의 회계감사도 받지 않는다. 비록 국회 정보위원회가 필요한 경우 실질심사를 할 수 있다고하나 지금까지 매우 형식적이었거나 또는 전문성을 갖춘 보좌진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는 등 사실상 국정원의 예결산에 대한 통제를 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국정원 스스로 특수활동비를 엄격하게 사용하고 관리통제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특수활동비를 배정 받는 기관들은 기재부 지침에 따라 특수활동비 자체 지침 또는 집행 계획을 수립해야 하나, 이를 공개해달라는 참여연대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국정원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뿐만 아니라 특수활동비 자체 감사내역과 특수활동비 부정사용 적발현황도 모두 공개를 거부했다. 국가예산 집행에 대한 외부견제마저 국정원은 거부하고 있다.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를 불법 사용은 이번만은 아니다. 최근에 민간인 댓글부대 운영, 군 심리전단에 특수활동비를 불법사용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아무런 통제가 이루어지 않은 상황에서 국정원이 편성목적과 달리 특수활동비를 마음대로 쓰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이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 무엇보다 국정원 예산 전액을 특수활동비로 편성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인건비, 운영경비 등은 다른 비목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국회 정보위원들이 충실히 심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국정원도 감사원 회계감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나아가 미국의 CIA 감찰관이나 캐나다 보안정보심의원회와 같이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상임위 외에도 정보기관의 활동과 재정에 대해 감독 또는 조사할 수 있는 전문기구를 설치해야 한다.  끝. 
수, 2017/11/0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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