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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경제 위기가 ‘노조 포퓰리즘’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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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경제 위기가 ‘노조 포퓰리즘’ 때문?

익명 (미확인) | 금, 2017/12/1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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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자 매일경제 1면에 <‘노조 포퓰리즘’ 13년…브라질의 몰락>이란 제목의 기사가 큼지막하게 걸렸다. 브라질 현지 취재로 작성된 이 기사는 룰라 전 대통령과 호세프 전 대통령이 무상복지와 최저임금 인상, 공무원 증원 등 포퓰리즘 정책을 펼치면서 국민을 파탄으로 몰아넣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매일경제가 브라질 경제의 파탄 원인으로 지목하는 전임 대통령들의 정책들은 공교롭게도 현재 문재인 정부가 펼치고 있는 정책들과 닮은 정책들이다. 매일경제의 이 기사는 삼성언론재단의 지원으로 작성됐다.

국민 삶을 책임져 주겠다는 정부는 오히려 국민을 파탄으로 몰아넣었다. 좌파 정권이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3년간 실시했던 무상복지 포퓰리즘 정책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면서 브라질 경제가 붕괴된 영향이었다.

과연 맞는 설명일까?

브라질 경제는 원자재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철광석은 호주 다음가는 세계2위 수출품목이고 대두 역시 미국에 이어 2위다. 중국의 폭발적인 경제성장과 맞물려 세계적으로 원자재와 곡물가격이 폭등하면서 브라질의 경제는 2000년 초반부터 10여 년 간 큰 성장세를 기록했다. 브라질 전체 수출에서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반(49%)에 이르렀고 전체 수출의 18%는 중국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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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13년부터 중국의 건설 경기가 침체되면서 철강수요가 줄고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 브라질 경제도 침체기에 접어든다. 2015년에는 경제성장률이 -3.8%까지 떨어졌다. 이는 원자재 수출이 주수입원이었던 다른 중남미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대신증권은 2015년 10월 <브라질의 위기는 이미 시작됐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브라질 경제의 성공을 가능하게 했던 ‘원자재 붐’은 종료됐다”며 “중국 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함께 원자재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도 2015년 10월 <중남미 잔치는 끝났다>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제 원자재 수요가 크게 늘면서 브라질은 대두와 철광석 수출증가에 힘입어 2002-2010년 동안 연 평균 3.9%의 성장을 기록”했으나 “2013년부터 중국의 저성장으로 인해 국제 원자재 수요가 급감하면서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경제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은 2013년 기준으로 전세계 철강의 59%를 소비하는 나라였던 만큼 중국의 경기연착륙은 철광석 주요수출국인 브라질에 큰 타격을 입혔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원유생산국인 중남미 4개국의 경제성장률이 유가의 흐름과 거의 똑같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자재 수출 비중이 큰 중남미 국가들의 경우 유가의 변동에 따라 경제가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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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김진오 선임연구원은 “브라질의 저소득층 지원 정책이 재정에 부담을 준 측면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재정위기를 해석할 때 그 정책으로 국민들의 삶이 향상됐는지에 촛점을 둘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곳에 투자하지 않아 성장동력을 잃게 한 측면에 더 중점을 둘 것인지는 사람에 따라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경제위기의 주범이 정부의 저소득층 지원 정책 때문이었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정답이 될 수 없다”면서 “중국 등 글로벌 경제의 침체에 따라 국가의 주수입원이던 수출이 줄다 보니까 재원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투자가 줄고 고용이 줄면서 가계 소득이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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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경제는 최근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3.8%, 2016년 -3.6% 등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브라질 경제는 IMF 전망에 의하면 올해 0.7%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세계 경제의 회복과 원자재 가격 회복과도 관련이 있다.

김 선임연구원은 “내부 개혁이 반영된 영향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주요수출대상국이었던 중국 등 글로벌 경제의 회복세에 따라 이들 나라의 성장을 뒷받침 했던 브라질 경제도 회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론에 입각한 정책을 추진하자 일부 언론매체에서는 외국의 사례를 바탕으로 이를 비판하는 기사를 내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대기업 편향적인 기사를 양산해왔던 경제전문지와 보수일간지에서 그런 기사가 많이 나온다. 사실을 왜곡하거나 일부 팩트만 취합해 기사를 작성하는 식이다. 매경의 기사는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의 침체가 브라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가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을 오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삼성언론재단이 취재지원했다는 사실은 그 의도를 더욱 의심하게 만든다.


취재:최기훈
그래픽:하난희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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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대 대선 개입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 선거법위반 등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가 오는 30일로 예정된 가운데 아직 1심도 끝나지 않은 국정원 대선개입 관련 재판이 하나 있다.

바로 국정원 직원 김하영 씨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오늘의유머’를 운영하는 이 모 씨를 상대로 제기한 개인정보 유출 혐의 관련 재판이다. 김 씨는 대선 관련 댓글을 달다가 적발돼 오피스텔에서 사흘간 이른바 ‘셀프감금’ 당했던 그 국정원 직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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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2013년 1월 이 씨가 자신의 ‘오늘의유머’ 아이디 11개와 게시글 링크를 한겨레 기자에게 넘겼다며 이 씨를 개인정보보호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고 검찰은 2015년 2월 이 씨를 벌금 5백만 원에 약식기소했지만 이 씨가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이 씨측은 국정원 직원 김 씨를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지금까지 재판에 계속 나오지 않았다. 그 사이 공판은 15차례 이어졌고 마침내 지난 8월 18일 16번째 공판에 김 씨가 출석했다.

그런데 김 씨는 비공개로 열린 이번 공판에서 예상 밖의 증언을 했다.

이 씨측 변호인이 전한 바에 따르면 김 씨는 국정원의 지시에 따라 게시글을 작성했는지, 보고를 주고받았는지 묻는 이 씨측 변호인 질문에 자신은 직속상관인 파트장으로부터 따로 지시를 받은 적이 없고 무슨 글을 쓸지 말지는 자신이 결정했다고 증언했다. 구체적인 글의 주제도 자신이 정했고 글을 쓰고 난 뒤 보고도 따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같은 김 씨의 진술은 오늘의유머 운영자인 이 씨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유출해 피해를 입혔다는 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주장으로 해석된다.

과연 김 씨는 법정 진술대로 국정원의 구체적인 지시를 받지 않았을까?

검찰 조서와 원세훈 공판 진술을 보니…

뉴스타파가 입수한 김 씨의 검찰 피의자신문조서를 보자.

김 씨는 2013년 5월 검찰 조사 자리에서 자신이 심리전단 소속으로 온라인업무만을 수행했다면서 ‘오늘의유머’에서 주로 활동했고 ‘보배드림’, ‘뽐뿌’ 사이트에서도 활동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김 씨가 2012년 11월 5일 ‘오늘의유머’에 올린 다음 글을 제시하며 누구한테 지시를 받았는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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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 씨는 “매일 파트장 주재 파트원 회의에서 주제들을 전달받는다”면서 “이 글 역시 파트장으로부터 주제를 전달받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진술했다.

또 주제 선정을 독자적으로 하는 것인지 아니면 지시에 따라 이뤄지는지 검사가 묻자 이렇게 진술했다.

제가 쓴 글은 다 지시사항 연장선상에서 작성한 것이었습니다. 명확히 기억나는 것은 포퓰리즘, 해군기지, 천안함, 연평도 등 정도가 기억납니다. 제가 올린 글은 다 지시받아서 한 것으로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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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오늘의유머 게시글에 대해서 김 씨는 검찰 조사에서 다음과 같이 답했다.

기본적으로 절전을 하자는 것이고 또 원전 관련하여 반대하는 세력이 있고 그것이 북한 주장이랑 맥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점을 지적하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글 역시 파트 내에서의 지침에 따라 작성한 것이 맞느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네, 그렇습니다. 제가 쓴 글 중에서는 벚꽃놀이처럼 완전히 개인적으로 쓴 것이 아니고서는 다 지침을 받아서 쓴 것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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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유머에 올린 위의 곽노현 교육감 비난 게시글에 대해서도 “전교조 관련해서는 대응해야한다는 지시가 있어서 작성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이는 김 씨의 직속상관인 5파트장 이 모씨의 진술과도 일치한다. 이 파트장은 검찰에서 “곽노현 대법원 유죄 확정 후에 곽노현을 비난하는 주제가 지시사항으로 내려왔던 걸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김 씨는 검찰 조사뿐 아니라 법정에서도 같은 답변을 했다. 지난 2013년 9월 원세훈 전 원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파트원 회의에서 곽노현 교육감에 대한 이슈에 대해 사이버심리전을 전개하라는 지시가 있었는가?”란 검찰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예, 있었습니다. 위의 글을 쓸 당시가 9월이었고, 자주 있었던 이슈도 아니었던 것 같고 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이슈였는지, 어떤 논지였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데 전교조와 연계선상이 아니었나라는 짐작을 말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그동안 검찰 조사와 법정에서 김하영 씨가 했던 진술은 오늘의유머 운영자를 상대로 한 재판에서의 진술과 180도 다르다.

재판에 맞춰 자신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려다 보니 위증의 덫에 걸린 것은 아닐까?

국정원 직원 김하영 씨는 2012년 12월 11일 저녁 댓글작업이 발각되자 ‘감금’을 당했다고 112에 신고했다. 신고 시각은 11일 저녁 8시 36분.

하지만 김 씨는 경찰이 출동한 이후에도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날 밤 10시부터 새벽 1시 8분까지 ‘셀프감금’ 당한 김 씨가 한 일은 상황 보고와 187개 파일 삭제, 그리고 윈도우 조각모음 등 증거인멸이었다.

김 씨 같은 국정원 대선개입 가담자는 검찰 수사과정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대선개입을 세상에 알린 시민은 4년째 재판으로 고통받고 있다.

국정원은 오늘의유머 운영자에 대한 고소 철회여부에 대해 “김하영 직원이 개인 차원에서 고소한 것이기 때문에 원 차원에서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취재 :  최기훈
그래픽 : 하난희

월, 2017/08/2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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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시대가 버니 샌더스를 따라잡은 것인가?.
-8.15, 허핑턴 포스트

대통령 선거를 일년여 남겨놓은 미국에 좌파 정치인 돌풍이 선거판을 뒤흔들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무소속의 버니 샌더스. 1981년 미국 북부 버몬트주 벌링턴시 시장으로 정치에 입문한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무소속 연방 의원을 지낸 인물이기도 하다.

여러분들이 일어서서, 맞서 싸워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이번 대선 경선에서, 정치 혁명을 이루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미국의 최고 부유층 만을 위해 작동하는 경제가 아닌,
미국의 모든 이들을 위해 작동하는 경제를 위해 싸워야 합니다.
-10.24, 아이오와 유세

▲ 버니 샌더스의 아이오와 유세 현장

▲ 버니 샌더스의 아이오와 유세 현장

미국도 우리처럼 사회주의가 금기시 되는 상황이지만 사회주의자인 그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무소속인 그가 민주당 경선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그를 주목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그러나 지금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대세론을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지난 14일에 치러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도 그는 힐러리의 최대 약점인 이메일 사건을 덮어주며 네거티브 전략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켰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소신을 펼치는 데는 단호했다.

민주적 사회주의란 것은 우리 사회 상위 1%가 하위 90%가 소유한 것을 합친 만큼의
부를 독점하는 것이 비도덕적이며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10.14,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

토론이 끝난 후 CNN이 자체 조사한 페이스북 여론 조사 결과 그는 다른 후보들을 압도적으로 제치고 1위를 차지한다. 토론 시간 동안 트위터 팔로워 증가 수는 약 3만 5천 명을 넘어서며 힐러리의 세배를 기록했다. 미국 언론 대부분도 버니 샌더스가 SNS에서 힐러리를 이겼다고 평가했다.

미국대선토론위원회(CDP) 공동의장이자 전 백악관 대변인 마이크 맥커리는 샌더스의 이러한 돌풍에 대해 그의 진정성이 높이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진실한 그의 발언들이 미국 유권자들에게 기성 양대 정당 소속의 다른 정치인들과는 차별화 돼 보이고, 새로운 방식의 소통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50년 가까이 일관되게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그의 행보도 미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지금 미국이 역사상 가장 부유한 나라라면, 그리고 나의 노동생산성이 향상이 됐다면
왜 우리는 더 장시간의 노동을 하는데 더 적은 임금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까?
-5.2, 뉴햄프셔 유세

실제 그는 노동자들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야 경기가 살고,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주 40시간 이상을 일하는 노동자가 빈곤에 허덕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저임금을 15달러까지 올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권리를 보호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오늘날 미국에는 가처분 소득이 없는 수 백만 명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월세를 내고, 식료품을 구매하고, 약을 사고 나면 이들에겐 아무 것도 남지 않습니다.
-9.12, 사우스 캐롤라이나대학교

우리는 경영자가 노동자를 마음대로 해고하는 것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10.6, 미 의회 의사당 앞

▲ 노만 토마스(좌)와 버니 샌더스(우)

▲ 노만 토마스(좌)와 버니 샌더스(우)

샌더스가 스스로를 사회주의자 지칭하며 대선에 도전하는 것은 1920년 대에 ‘노만 토마스’가 사회주의자 후보로 대선에 나선 이후 90여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기성 정치권이 자신을 극단주의자라고 폄훼하자, 부자에게 세금 깍아주고 최저임금 인상을 거부하는 것이야 말로 진짜 극단주의자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그러나 주류 언론과 기성 정치권은 그가 힐러리의 벽을 넘어서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샌더스의 의지는 확고하다. 1981년부터 8년 간 벌링턴시 시장으로 재임하며 사회주의 정책으로 성공적인 시정을 경험한 것과 25년 무소속 연방 의원 경력을 기반으로 극심한 불평등과 차별에 신음하는 미국 사회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의 도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전 세계의 이목이 신자유주의의 중심부, 미국에 등장한 한 좌파 정치인에게 집중되고 있다.

화, 2015/10/2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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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 4개 정당 비례대표 후보들의 평균 재산은 24억 원으로, 국민 평균 재산 2억 8천만 원보다 9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례대표 한 명이 현금과 예금을 평균 8억 원, 부동산은 5건을 소유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의 비례후보들은 절대 다수가 고소득, 고학력자인 것으로 나타난 반면, 정의당 후보들은 국민 평균보다 재산이 적었다.

뉴스타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20대 총선 후보자들의 재산 내역을 바탕으로 원내 4개 정당(새누리당, 더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에서 공천한 비례대표 후보 110명의 세부 재산과 학력, 경력 등을 분석했다.

평균 재산 24억 원…부자 국회의원, 가난한 국민

새누리당 비례대표 18번으로 공천 받은 김철수 씨의 재산은 540억 원이다. 비례후보 가운데 가장 많다. 배우자가 서초구에 75평 아파트 등 2채의 아파트를 가지고 있고, 본인은 관악구에 공시지가 500억 원 대 대형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김철수 씨를 시작으로 4당 비례후보 110명을 재산이 많은 순서로 배열해봤다.

비례후보들의 재산 평균은 24억 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가구주 전체 재산 평균은 2억 8천만 원이다. (출처: 2015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비례후보가 국민들보다 9배 가량 부자인 셈이다. 지역구 후보자까지 포함해 4당 국회의원 후보 819명을 계산해도 재산 평균은 23억 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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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별로 보면 새누리당 비례후보 44명의 평균은 41억 원, 국민의당은 23억 원, 더민주당은 12억 원이다. 정의당은 국민평균에 못미치는 1억 8천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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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후보들의 유난한 ‘부동산 사랑’…통장도 ‘두둑’

새누리당 비례후보들이 가지고 있는 재산 중 부동산 가격의 비중은 98%가 넘는다. 1인 당 평균 40억 원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더민주당 비례후보들의 부동산 비중은 73%, 국민의당은 53%이다. 정의당도 91%에 이르지만 재산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대부분 전세임차권이거나 1인 1주택인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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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당 비례후보들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은 모두 544건이다. 1인 당 평균 5건 정도를 소유하고 있다. 544건 중 이른바 버블세븐이라고 불리는 지역에 속해 있는 부동산은 95건, 17% 정도다. 4당 비례후보들 가운데 서울에 사는 사람은 61명이고 이 가운데 31%가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에 살고 있다.

비례후보들은 부동산만 많은 게 아니다. 예금과 현금을 합하면 1인 당 평균 8억 원을 소유하고 있다. 채권과 증권까지 현금화가 손쉬운 자산을 합하면 1인 당 10억 원이다.

학자, 기업인, 의료인 출신 비례후보 가장 많아

4당의 비례후보들의 출신도 분석해봤다. 선관위에 본인이 등록한 직업 말고 실제로 정치인이 되는데 발판이 된 경력을 찾아 분류했다. 110명 가운데 가장 많은 직업정치인 27명을 제외하면 교수나 연구원 출신인 학자가 16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기업인이 12명, 의료인이 7명 순이다. 당 별로 보면 새누리당은 기업인 출신이 7명으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 3개 당은 직업 정치인이 가장 많았다.

분류

(명)

직업정치인

27

학자

16

기업인

12

의료인

7

▲ 4당 비례후보 경력 분류

새누리/더민주/국민의당, 고학력-부자들이 비례대표 절대 다수

재산 뿐만 아니라 비례대표들은 학력도 높다. 110명 중 박사 학위를 받았거나 박사 과정에 있는 사람만 43명이다. 평균으로 봐도 석사 이상이다.

가로축을 학력으로, 세로축을 재산으로 놓고 그래프를 그려서 각 비례후보들의 위치를 점으로 찍어봤다. 아래 그래프에 새누리당과 더민주당, 국민의당의 비례후보들의 좌표를 표시했다. 고학력이고 재산이 많은 사람들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3개 당은 일치했다. (재산이 80억 원이 넘는 후보들은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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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그래프는 정의당 후보들의 좌표가 추가된 것이다. 정의당 후보들의 경우 재산은 국민평균보다 작고 학력은 비교적 고르게 분포해 3개 다수 정당과 확연히 다른 분포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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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래프에 다시 국민평균의 좌표를 표시했다. (아래 그래프) 다수당 3곳의 비례대표 후보들이 평범한 국민들과 얼마나 다른 사람들인지 확연하게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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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국회, 정치를 특정 계층의 전유물로 만들어”

서복경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부소장은 특정 직종과 재산가들, 그리고 고학력자들이 국회의원의 다수를 차지하는 현상에 대해 “유권자들에게 정치적 무력감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서복경 부소장은 “비례대표는 지역구 의원들이 대표하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들을 대표할 수 있게 하도록 만든 제도인데, 현재 다수당들은 스스로 정한 당헌 당규도 무시하면서 비례대표 공천을 사(私)천으로 전락시켰다”며, “유권자들이 정치를 돈 있고, 먹고 살 걱정이 없는 사람들만 하는 것으로 여기게 되면서 정치와 멀어지고, 결국 정치가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데이터 : 최윤원 김강민 연다혜
편집 : 정지성 박서영
CG: 정동우

목, 2016/03/31-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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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룩셈부르크 검찰이 프랑스 언론인이자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ICIJ 회원인 에드와르드 페린 기자를 기소한 것을 강력히 규탄하는 ICIJ의 성명서를 번역해 공유합니다. 페린 기자는 2014년 세계 최대의 회계법인인 프라이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내부 자료를 입수해, 룩셈부르크 조세당국이 은밀한 조세협정을 통해 다국적기업들에게 막대한 세금을 회피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사실을 ICIJ와 함께 폭로한 바 있습니다. 이 국제 탐사보도 프로젝트는 ‘룩셈부르크 리크스(Luxembourg Leaks)’로 불렸습니다. 뉴스타파도 이 프로젝트에 참가해 우리나라 국민연금이 룩셈부르크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뒤 이를 통해 유럽 지역 부동산을 사들이는 등 매우 불투명한 해외투자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한 바 있습니다.(뉴스타파 국민연금 보도)

 

국제탐사보도언론인연합회(ICIJ)는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적극적 조세 회피 사실이 담긴 문건 유출과 관련하여 룩셈부르크 검찰이 프랑스 언론인이자 ICIJ 회원인 에드와르드 페린(Edouard Perrin) 기자와 두 명의 내부 고발자를 기소한데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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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 검찰이 기소한 프랑스 언론인 에드와르드 페린 기자

페린 기자(프랑스)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PricewaterhouseCoopers)의 전 회계감사관 앙투안 델투어(Antoine Deltour), 또 다른 PwC 직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PwC의 룩셈부르크 지사의 기밀문서 유출과 관련하여 열리는 이번 재판은 6일간 진행된다.

수백 건에 달하는 PwC 유출 문건은 페린의 2012년, 2013년 기사와 ICIJ가 2014년 진행한 국제 공조 취재 활동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이들의 보도를 통해 유럽의 작은 나라 룩셈부르크가 은밀한 조세협정을 통해 다국적 기업들을 위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세금을 감면해 주면서 어떻게 EU 속의 조세 도피처로 자리하게 되었는지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들이 조사한 내용은 지금도 기업의 세금 회피와 투명성 문제와 관련한 열띤 논의에서 언급되고 있다.

ICIJ의 제라드 라일(Gerard Ryle) 대표는 언론인으로서 자신의 임무에 충실했을 뿐인 페리 기자를 기소한 것은 언론자유에 대한 모독(affront)이며, 다른 관련자들의 기소도 투명성 확보에 있어 내부 고발자들이 보여 준 중요한 역할을 룩셈부르크가 얼마나 가벼이 여기는지 보여 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라일 대표는 “내부 고발자는 비난이 아닌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근래 들어 폭로된 주요 스캔들 중 일부는 언론과 협력해서 부정행위를 폭로하고자 하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페린 기자의 보도로 조세 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전 세계 대중의 분노가 촉발되었고, 이는 EU가 중심이 된 개혁으로 이어졌다. 유출된 정보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확산되었다.

EU의 창립 멤버인 룩셈부르크가 공익에 부합하는 보도를 한 언론인을 기소했다는 것은 권력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저널리즘에 대한 존중이 결여되어 있다는 뜻이다. 또한, 두 명의 내부 고발자에 대한 기소는 룩셈부르크가 여론(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델투어는 비공식 조세 약정이 상세하게 적힌 수백 건의 조세 통칙, 일명 ‘컴포트 레터(comfort letter)’ 유출과 관련하여 기소됐다. 페린 기자는 영업 및 기업 비밀 침해 공모 및 정보 세탁 혐의로 기소된 상황이다.

ICIJ의 ‘룩셈부르크 리크스(Luxembourg Leaks)’ 탐사프로젝트는 2014년 11월과 12월에 걸쳐 보도되었고, 당시 막 취임한 장클로드 융커(Jean-Claude Juncker) 유럽집행위원회 신임 위원장을 압박하기도 했다. 융커 위원장은 당시 논란이 되었던 여러 조세협정의 근원지였던 룩셈부르크 총리였다.

EC의 공식 보고서에 ICIJ의 조사 자료는 유럽 조세 규정의 ‘근본적 변화(fundamental change)’를 위한 토대를 마련해 준 자료로 묘사되어 있다. 실제로 이 자료가 계기가 되어 이제 EU 회원국은 의무적으로 다국적 기업과 체결한 조세협정의 세부 내용을 서로 공개하게 되었다. 마침내 조세 통칙 공개와 EU차원의 조사에 대한 오랜 빗장을 푼 룩셈부르크의 재무장관도 ICIJ의 조사를 ‘획기적인 전기(game changer)’라 칭할 정도였다.

지난 1월, 룩스리크스(LuxLeaks)를 통해 드러난 공격적 조세 회피 및 탈세 방법에 대해 최근 조사 활동을 이끈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Margrethe Vestager)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룩셈부르크의 관련자 기소 결정에 유감을 표명했다.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은 “내부 고발자와 탐사 보도 언론인(ICIJ)들이 없었다면 룩스리크스(LuxLeaks)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들의 긴밀한 공조 덕분에 통해 유럽의 법인 과세 논의의 흐름이 바뀌었다”면서, “우리 모두는 이번 일에 너무나 많은 것을 쏟아부은 내부 고발자와 탐사보도 전문기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 2016/04/3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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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노자, 사랑과 무위의 철학자


강사 이임찬

개강 2016년 7월 8일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 7:30 (8강, 140,000원)


강좌취지

노자(老子)는 동양의 정신세계를 떠받치는 세 개의 큰 기둥[儒彿道] 중 하나인 도가 철학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입니다. 따라서 그의 철학에는 도가 철학의 기본적 문제의식과 이상이 원형적 형태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후 등장한 장자(莊子)와 황로학(黃老學)은 각각 노자 철학의 생명론과 정치론을 심화시킨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노자』보다 『도덕경(道德經)』이라는 책이름이 더 유명합니다. 이는 노자가 도(道)와 덕(德)의 문제에 대해 최초로 철학적으로 사유했다는 사실의 반영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의 철학에는 자신이 살았던 문명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비판이 녹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전통', '세계[道]', '인간[德]'이라는 창을 통해 노자 무위(無爲) 철학의 구조와 내용을 이해하고자 합니다.
끝으로 본 강좌는 강독과 강의를 병행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1, 2, 11, 25, 38, 40, 64, 81장을 비롯해 가능한 많이 『노자』를 읽으려 합니다. 한글 번역문을 기본으로 삼지만 필요에 따라 한문 원문도 적극적으로 참고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한문 원문을 읽는 쏠쏠한 재미도 덤으로 느꼈으면 합니다.


1강 노자와 『노자』 소개
2강 노자의 전통 비판과 문명의 전환
3강 노자의 인식틀과 철학의 구조
4강 道, 세계에 대한 이해(1): 1장 분석
5강 道, 세계에 대한 이해(2): 40장, 2장 분석
6강 德, 인간에 대한 반성적 검토(1): 欲, 知, 爲
7강 德, 인간에 대한 반성적 검토(2): 38장 분석
8강 玄德, 無爲 그리고 玄同의 이상


참고문헌

1. 이운구 역, 『한비자』(「解老」, 「喩老」), 파주: 한길사, 2002.
2. 이석명 역, 『노자 도덕경 하상공장구』, 서울: 소명, 2005.
3. 임채우 역, 『왕필의 노자』, 파주: 한길사, 2005.
4. 초횡 편, 이현주 역, 『노자익』, 서울: 두레, 2000.
5, 감산 주, 오진탁 역, 『감산의 노자 풀이』, 서울: 서광사, 1990.
6. 진고응 주해, 최재목, 박종연 역, 『진고응이 풀이한 노자』, 경산: 영남대학교출판부, 2008.
7. 김용옥, 『老子와 21세기』(1, 2, 3), 서울: 통나무, 1999-2000.
8. 최진석,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 서울: 소나무, 2001.
9. 김형효, 『사유하는 도덕경』, 서울: 소나무, 2004.
10. 장대년, 김백희 역, 『중국철학대강: 중국철학문제사』, 서울: 까치, 1998.
11. 풍우란, 박성규 역, 『중국철학사(상)』, 서울: 까치글방, 1999.
12. A. C. Graham, 나성 역, 『도의 논쟁자들』, 서울: 새물결, 2001.


강사소개

서강대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중국 북경대에서 「『노자』 "무위"사상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노자, 장자, 황로학 등을 중심으로 제자백가의 사상을 연구하고 있다. 『현대 중국 철학』(공역), 『직하학 연구』를 우리말로 옮겼으며, 계간 『삶이 보이는 창』 편집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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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철학, 노자, 도가, 장자, 황로학, 도덕경, 무위, 동양, 강독, 전통, 세계, 인간, 이임찬, 다중지성의 정원


일, 2016/07/0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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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용비자용 초청장을 발급하던 중국 여행사가 초청장 발급 업무를 중단해 중국을 사업상 방문하려는 여행자들에게 큰 불편이 일어나고 있다. 사드(THAAD)배치 결정으로 인한 중국 당국의 보복 조치가 아닌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무발국제여행사유한책임공사(이하 무발여행사) 한국 영업소는 오늘(8월3일) 오전 비자발급 대행업무를 맡아오던 국내 여행사들에 이메일을 보내 오늘부로 초청장 발급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국 상용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중국측 업체의 초청장을 첨부하거나 무발여행사가 발급하는 초청장을 첨부해야 했다. 중국 현지에 공식적인 협력사가 있는 경우는 해당 협력사가 발행한 초청장을 첨부했지만 마땅한 중국 협력사가 없는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의 경우는 비자발급 대행업체를 통해 무발여행사가 발급하는 초청장을 첨부해 왔다.

무발여행사는 중국 정부가 지정한 상용비자 초청장 발급 기관으로 국내에 사업소를 두고 상용비자 초청장 업무를 독점해왔다.

그러나 이번 무발여행사의 초청장 발급 중단 조치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경우 비자 신청에 큰 불편을 겪게 됐다. 뿐만 아니라 상용비자 발급 서비스를 대행해주고 수수료를 받아온 국내 여행업체들에게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비자발급 대행사인 H 여행사 관계자는 무발여행사 측이 전화를 걸어와 “중국 정부의 정책 변경으로 더 이상 업무를 할 수 없게 됐다”며 “초청장 발급 계약을 파기하고 보증금을 환불해주겠다”고 밝혔다면서 일시적인 중단이 아니라 사업소를 철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지난 7월 초청장 제도가 일부 바뀌게 되었을 때만 해도 지난 5월에 사전 공지가 있었다”면서 이번 조치는 사전 통지 없이 매우 급작스럽게 이뤄져 큰 혼란을 겪고 있다”면서 덧붙였다.

또 다른 비자발급 대행사인 M 여행사 관계자는 “이제 상용비자를 신청하려면 신청자가 직접 중국 업체가 제공하는 초청장을 가져와야 한다”면서 “일반인들의 경우 초청장 발급 업무를 직접 하기 힘들기 때문에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무발여행사 관계자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초청장 발급 업무가 중단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중국 대사관의 지시”라고 밝혔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대사관이 중단 지시를 했는지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대사관 측은 중국 대사관 영사부가 상용비자 발급 중단 공문을 여행사에 보냈다는 일부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비자발급 업무에 대해 어떤 공지도 보낸 사실이 없으며 평소와 같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무발여행사에 초청장 발급 중단을 지시했는지에 대해선 “자신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상용비자 초청장 발급의 갑작스런 중단 조치가 한국의 사드배치로 인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비자발급 대행업체인 J 여행사 관계자는 “업계 모두 진행하던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사드로 인한 피해가 가시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의 영사서비스과는 “무발여행사가 초청장 발급을 중단하게 된 것은 주한 중국 대사관과는 무관한 것으로 업체 내부에 문제가 발생해 중국 정부로부터 자격정지 조치를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사드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중국업체가 다른 업체를 초청장 발급사로 지정할 지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밝혀 중국 상용비자를 받으려는 한국인의 경우 상당 기간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 2016/08/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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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노자, 사랑과 무위의 철학자


강사 이임찬

개강 2016년 10월 11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3시 (8강, 140,000원)


강좌취지

노자(老子)는 동양의 정신세계를 떠받치는 세 개의 큰 기둥[儒彿道] 중 하나인 도가 철학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입니다. 따라서 그의 철학에는 도가 철학의 기본적 문제의식과 이상이 원형적 형태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후 등장한 장자(莊子)와 황로학(黃老學)은 각각 노자 철학의 생명론과 정치론을 심화시킨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노자』보다 『도덕경(道德經)』이라는 책이름이 더 유명합니다. 이는 노자가 도(道)와 덕(德)의 문제에 대해 최초로 철학적으로 사유했다는 사실의 반영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의 철학에는 자신이 살았던 문명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비판이 녹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전통’, ‘세계[道]’, ‘인간[德]’이라는 창을 통해 노자 무위(無爲)의 철학을 이해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노자』보다 노자 철학을 더 잘 보여 주는 해설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가능한 많이 『노자』의 원문(번역문 제공)을 함께 읽으며 노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으려 합니다. 물론 노자 철학에 대한 전체적 이해가 필요한 경우 강의의 방식도 적극 활용할 것입니다.


1강 노자와 『노자』 소개
2강 노자의 전통 비판과 문명의 전환
3강 노자의 인식틀과 철학의 구조
4강 道, 세계에 대한 이해(1): 1장 강독
5강 道, 세계에 대한 이해(2): 40장, 2장 강독
6강 德, 인간에 대한 반성적 검토(1): 欲, 知, 爲
7강 德, 인간에 대한 반성적 검토(2): 38장 강독
8강 玄德, 無爲 그리고 玄同의 이상


참고문헌

1. 이운구 역, 『한비자』(「解老」, 「喩老」), 파주: 한길사, 2002.
2. 이석명 역, 『노자 도덕경 하상공장구』, 서울: 소명, 2005.
3. 임채우 역, 『왕필의 노자』, 파주: 한길사, 2005.
4. 초횡 편, 이현주 역, 『노자익』, 서울: 두레, 2000.
5, 진고응 주해, 최재목, 박종연 역, 『진고응이 풀이한 노자』, 경산: 영남대학교출판부, 2008.
6. 김용옥, 『老子와 21세기』(1, 2, 3), 서울: 통나무, 1999-2000.
7. 최진석,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 서울: 소나무, 2001.
8. 김형효, 『사유하는 도덕경』, 서울: 소나무, 2004.
9. 장대년, 김백희 역, 『중국철학대강: 중국철학문제사』, 서울: 까치, 1998.
10. 풍우란, 박성규 역, 『중국철학사(상)』, 서울: 까치글방, 1999.


강사소개

서강대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중국 북경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노자, 장자, 황로학 등을 중심으로 제자백가의 사상을 연구하고 있다. 『현대 중국 철학』(공역), 『직하학 연구』를 우리말로 옮겼으며, 계간 『삶이 보이는 창』 편집위원이다.


[철학] 라이프니츠의 『형이상학 논고』와 『모나드론』 읽기


강사 소서영

개강 2016년 10월 12일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 7:30 (8강, 140,000원)


강좌취지

이번 강좌에서 우리는 라이프니츠를 대표하는 두 저작, 『형이상학 논고』와 『모나드론』을 함께 읽으며 쉽게 잡히지 않는 라이프니츠의 철학 사상을 이해해 보고자 합니다.
『형이상학 논고』는 1686년 40세의 라이프니츠가 아르노에게 목록 형식으로 보낸 자신의 철학적 테제를 더 상세히 발전시킨 텍스트입니다. 『형이상학 논고』가 성숙한 라이프니츠 사유의 시작을 보여준다면, 1714년 쓰여진 『모나드론』은 라이프니츠의 말년, 그의 철학적 지향이 도달한 곳에서 그가 이룬 성과를 짧지만 체계적인 논증을 통해 보여주려 합니다. 자연학과 논리학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자신의 형이상학적 논증의 필연성을 보여주려는 『형이상학 논고』에서 단순한 실체, 모나드를 중심으로 완결된 형이상학 체계를 구성하려는 『모나드론』까지 라이프니츠의 사유는 계속 변화하고 발전했습니다. 이를 살펴봄으로써 우리는 라이프니츠에게 끝나지 않는, 17세기 근대 사유의 형성과 모순을 설명해 줄 그 시기의 철학적 난제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 강좌가 급진적 회의론이 태동하던 시기에 라이프니츠는 어떻게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원리적으로 가능하다는 고유한 철학적 낙관주의를 유지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런 낙관주의를 설명하고 보장할 근본적 방법, 근거에 대한 끊임없는 탐색을 이어갔는지 배우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1강 라이프니츠의 시대 : 시대 배경과 라이프니츠의 철학적 낙관주의
2강 『형이상학 논고』와 『모나드론』의 전반적인 비교
3강 연장 개념에 대한 비판과 실체의 조건
4강 실체적 형상의 문제 : ‘힘’에서 ‘행위’로
5강 개체적 실체의 완전 개념과 모나드 : 완전성, 단일성, 단순성
6강 이유의 원리
7강 신, 질서의 기원과 형이상학의 문제
8강 가능한 최선의 세계, 실존의 의미


참고문헌

고트프리드 빌헬름 라이프니츠, 『형이상학 논고』, 아카넷, 윤선구 역
고트프리드 빌헬름 라이프니츠·앙투안 아르노, 『라이프니츠와 아르노의 서신』, 아카넷, 이상명 역


강사소개

연세대학교 전산학과를 졸업했다. 홍익대학교 철학대학원 미학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프랑스 파리 제4대학에서 라이프니츠로 박사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철학] 스피노자 『윤리학』(Ethica) 1부 강독


강사 이혁주

개강 2016년 10월 7일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 7:30 (10강, 175,000원)


강좌취지

서양철학사의 위대한 저작을 아무리 좁혀 잡아도 스피노자의 『윤리학』(Ethica)을 제외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는 마치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듯 논적들의 용어와 근본 테제를 받아들이지만 “점령군 대포를 점령군 자신을 향해 돌려놓는 것처럼 적의 이론적 요새를 완전히 돌려놓는 방식으로 재배치”(알튀세르)합니다. 이를테면 “신에 관하여”라는 제목을 붙인 『윤리학』 1부에서 신에 관한 적들의 정의를 토대로 “군림하기 위해 존재할 필요조차 없는 유일한 존재는 신뿐”(보들레르)이라는 것을 밝히는 식이지요.
철학 저술로서는 생경하기 그지없는 기하학적 방식에 따라 서술되었고 스피노자 자신도 그 형식 위에서 글 쓰는 ‘번거로움’을 토로한 적이 있었던 만큼(『윤리학』 4부 정리18 주석), 『윤리학』을 펼쳐 본 사람이 느끼는 어려움은 어쩌면 당연하다 할 것입니다. 그러나 『윤리학』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독려하며 떠올렸을 “모든 고귀한 것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드물다”는 윤리학 말미의 문장은 그 책을 읽을 미래 독자들인 우리들 역시 고무합니다. 그의 작업이 그러했을 것처럼 그의 논증을 좇아가 보는 일 또한 쉽지 않겠지만 “고귀한” 일이겠지요.


※ 본 강의는 한 학기 동안 『윤리학』의 1부 “신에 대하여”를 강독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 총 5부로 되어 있는 『윤리학』 완독을 목표로 1학기에 한 부씩 강독하는 강좌의 첫 꼭지입니다.

1강 스피노자의 생애와 저작 소개 / 기하학적 방법에 관하여
2강 1부의 정의와 공리들
3강 정리1~8: 유한 실체는 없으며 실체는 무한하다
4강 정리9~11: 무한한 실체인 신이 필연적으로 실존한다.
5강 정리12~15: 실체는 분할불가능하며 유일하다.
6강 정리16~23: 무한 양태(1)
7강 정리16~23: 무한 양태(2)
8강 정리24~29: 유한한 실재들의 인과
9강 정리30~36: 신의 지성과 의지/신의 역량과 본질
10강 1부 부록


참고문헌

스피노자, 『윤리학』(첫 시간에 번역본에 대한 안내가 있을 것이니, 구입하지 않으신 분들은 미리 구입하지 마세요)
스티븐 내들러, 이혁주 옮김, 『에티카를 읽는다』(그린비, 2014)
* 없는 분들은 2쇄를 준비하세요. 1쇄를 가지고 계신 분들은 새로 2쇄를 구입하실 필요 없습니다.


강사소개

연세대 철학과 강사. 연세대학교 철학연구소 전문연구원. 스피노자의 평행론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스티븐 내들러의 『에티카를 읽는다』를 우리말로 옮겼다.



다중지성의 정원 http://daziwon.net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18길 9-13 [서교동 464-56]


[email protected]


☎ 02-325-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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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6/10/05-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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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 참여한 서울 송파구에 사는 한 할머니 발언 영상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영상은 6일 유튜브 'Deok-gi Lee(이덕기)' 채널에 올라왔다. 지난 5일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단상에 올라간 할머니는 "노인네들 깨우치라고...
일, 2016/11/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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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 최순실에 넘긴 외교문서 가운데는 대외적으로 공개될 경우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문서들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 시진핑 통화자료’ 문건으로 뉴스타파가 검찰 수사기록을 입수해 처음으로 확인한 문건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초기인 2013년 3월 20일 낮 12시 30분에 청와대 집무실에서 참모들이 배석한 가운데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했다. 서로 취임을 축하는 덕담을 나누면서 한반도 비핵화 논의 등 양국 간 관심사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 2013년 3월 20일 박근혜 대통령의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통화 모습. 앞에 놓인 문건이 최순실 씨에게 유출된 참고자료다

▲ 2013년 3월 20일 박근혜 대통령의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통화 모습. 앞에 놓인 문건이 최순실 씨에게 유출된 참고자료다

그런데 박 대통령이 시진핑과 통화할 때 보면서 참고하기 위해 외교안보수석실에서 작성한 문건은 정상 간 통화 5시간 전인 당일 아침 7시쯤 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 최순실 씨에게 미리  건네진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확보한 이 문서를 보면 중국이 민감해하는 대만문제에 대한 예상 답변이 포함돼 있었다.

▲ 최순실 손에 넘어간 시진핑 국가주석 통화자료 문건

▲ 최순실 손에 넘어간 시진핑 국가주석 통화자료 문건

문건에는 시진핑 주석이 대만 관련 문제를 제기할 경우를 대비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할 것”이란 답변을 적어놓았다.

그리고 문서 하단 각주엔 왕진핑 대만 입법원장이 방한해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했다는 대만 언론 보도에 대해 중국 측의 사실확인 요청이 있었으나 우리 측은 정부 초청은 없었으며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대응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만약 중국 측이 이 문서내용을 알게 됐을 경우 한국의 겉과 속이 다른 입장이 중국 측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이어서 외교적인 마찰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았다. 검찰 조사에서 정 전 비서관은 “최순실씨가 당시 상황에 대해 걱정이 많아 의견을 구하기 위해 보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대통령이 국내 문제뿐 아니라 외교 문제까지 비선실세의 의견을 구했다는 것이고, 만약 문건 내용이 중국 측에 알려지면 한국 외교정책의 신뢰성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연세대 정외과의 최종건 교수는 사드 배치 문제를 예로 들면서 “한국은 사드를 배치하지 않는다면서 3 NO 정책을 표방해 왔는데 그것이 갑자기 급선회 했을 때, 중국 측에서는 한국의 외교정책에 비이성적인 요소가 있지 않느냐 하는 의구심을 제기해 왔었다”면서 “그런데 최근에는 그 비이성적 요소가 바로 최순실 같은 비선실세의 개입이 아니었는가라는 얘기를 중국 쪽 학자들이 많이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조사에서 정 전 비서관도 검찰의 추궁에  “이런 내용이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것은 국익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인정했다.

시진핑 통화자료 외에도 최순실 씨에게 넘어간 외교 관련 문건 중 ‘미국의 존케리 국무장관 접견자료’에는 한미 간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와 관련한 우리 측 전략이 담겨 있었고,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 접견자료’에는 아프가니스탄 군경의 훈련에 참여하는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이 담겨 있었다.

외부로 유출될 경우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문건들이 ‘의견을 들어보라’는 대통령의 지시로 인해 일상적으로 민간인에 넘어가는 사고가 지난 4년 동안 반복됐다는 것이 검찰 수사기록을 통해 확인됐다.


취재: 최기훈 이유정
편집: 박서영
CG: 정동우

화, 2017/01/1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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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정상회담 과정과 결과를 미국 탐사전문기자 팀 셔록(Tim Shorrock)과 공동 취재해 보도합니다. 팀 셔록 기자는 1996년, 미국이 광주 학살을 묵인, 혹은 승인했다는 내용이 담긴 미국정부 기밀문건, 일명 ‘체로키 파일’을 공개해 광주 학살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탐사기자이자, 한미 관계 전문 독립언론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틀 간의 정상회담을 위해 이번 주 수요일(미국 시간) 워싱턴에 도착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대화와 참여를 강조함에 따라 양국 정상 간 입장 차이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논의는 비공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정상회담 직후인 금요일 저녁으로 예정된 문 대통령의 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전략국제연구센터) 방문인데, 문 대통령은 워싱턴의 가장 유력한 싱크탱크 중 하나인 CSIS에서 이 날 중요한 정책 연설을 할 예정이다. 미국, 일본 정부뿐만 아니라 사드 제조업체인 록히드 마틴과 같은 주요 방위산업체에서 거액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CSIS는 수십 년 간 미국의 한반도 정책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미 국방부 부장관을 지낸 CSIS의 CEO 존 햄리는 지난해 가을 한국의 진보 성향 정당들의 약진에 대해 공개적으로 깊은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우익 성향의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이 개최한 포럼에서 “(한국의) 다음 대선에서 우리가 이슈가 되지 않으려면 뭔가 해야 한다”며 “한국의 진보 성향 정당 내에서는 미국이 문제라고 여기는 시각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8개월 뒤, CSIS와 미국 외교정책 기득권층은 과거 한국의 보수 정권과는 확연히 다른 의제를 가진 한국의 새롭고, 독립적인 지도자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 새로운 상황은 과거 부시 정권에서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CSIS의 빅터 차 선임고문이 지난 26일 서울에서 개최된 중앙일보-CSIS 포럼에서 한미동맹에 대해 언급하면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중앙일보는 삼성과 더불어 CSIS의 주요 후원기관이다.)

차기 주한 미국 대사로 거론되는 빅터 차 선임고문은 한국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의 ‘위기’를 ‘민주주의 작동의 놀라운 발현’으로 극복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대해 ‘일방적인 행동’을 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유엔이 승인한 현재의 대북 제재 조치를 위반할 수 있는 ‘무조건적인’ 경제 원조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훈계조로 이야기했다.


차 선임고문은 새 정부가 한미동맹을 “북한 위협을 다루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우선순위로 다뤄야 할 것이라며, 남북 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문 대통령의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또 한미 양국 간 입장 차이는 양자 간 “진실되고 완벽한, 거의 일상적인 정책 조율”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표는 차기 주한 미 대사 데뷔 연설에 가까운 느낌이었으나, 일부 한국인들에겐 ‘총독’이 더 적합한 용어로 받아들여졌을 수 있다.


차 선임고문의 발언은 문 대통령이 이번 방미 기간에 강경하고 군사적인 대북정책을 중심으로 뭉친 워싱턴의 정치적 기득권층으로부터 공개적인 비판과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2년 간 민주당과 공화당 내부에서는 북한 정권 교체와 대북 선제공격에 대한 논의가 거의 일상화되었고, 진보와 보수 언론 모두 이와 관련된 내용을 열심히 보도해 왔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적개심은 최근 발생한 오토 웜비어 사망사건 때문에 더욱 확산되었다. 버지니아 대학교 학생이었던 오토 웜비어는 2015년 북한 당국에 체포되었다가 올해 6월 급작스럽게 혼수상태로 석방되어 미국으로 송환됐다. 그를 진찰한 의료진은 북한 측 주장대로 그가 보툴리눔독소증(botulism)에 걸린 뒤 수면제를 복용하면서 뇌손상이 생겼다는 점을 뒷받침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의료진은 웜비어 가족이 주장하는 구타나 고문 흔적도 찾지 못했다.

▲ 지난 2015년 북한에 체포된 오토 웜비어. 올해 6월 혼수상태로 석방된 뒤, 엿새 만에 사망했다

▲ 지난 2015년 북한에 체포된 오토 웜비어. 올해 6월 혼수상태로 석방된 뒤, 엿새 만에 사망했다

송환 후 며칠 만에 웜비어가 사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내각, 그리고 많은 의원들이 북한에 대해 맹렬한 비난을 퍼부었다. 한국 문제를 거의 항상 미-중 관계 속에서만 바라보는 CNN은 “웜비어의 죽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태에 놓이게 했는데, 이 때문에 중국과의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하원 및 상원 의원들은 공무상 목적을 제외한 자국민의 북한 여행을 금지하는 법안 마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이상하게도 웜비어의 가족은 웜비어에 대한 부검을 거부하면서 그의 사인이 영영 밝혀지지 못하게 되었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 정책을 수용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에 동요한 미국의 우익 세력은 문 대통령을 위험한 좌파로 몰기 위한 여론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들이 최근 표적으로 삼은 것은 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보를 맡은 문정인 연세대 교수였다. 문 특보는 지난 6월 16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한다면 한미 군사훈련과 미국의 “전략 자산” 전개를 축소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문 특보의 이와 같은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자 청와대는 문 특보에게 따로 연락을 취해 발언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취지로 당부했다고 밝혔다. 헤리티지 재단에서 한반도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전직 CIA 출신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문정인의 방미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한미 동맹, 그리고 사드 배치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가중할 수 있다”는 트윗을 날렸다. 며칠 뒤, 북한정권 교체에 광적인 조슈아 스탠튼은 문 대통령을 맹렬하게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편파적인 것으로 악명 높은 자신의 블로그 ‘통일자유대한민국 (One Free Korea)’에 “문 대통령은 정치 경력의 전부를 미국보다 북한에 더욱 강한 유대감을 보여 온 한국 극좌파의 전문가 집단에서 보냈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이러한 공격은 조선일보와 같은 일부 한국 매체로 하여금 문 특보의 ‘온건한’ 발언이 미국 측의 “격분을 자아냈다”고 보도할 빌미를 제공했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 과장된 것이다. 실제로 미국 국가안보 당국의 핵심 인사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과 북한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이 한미 군사동맹에 어떠한 위협도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스콧 브레이 미 국가정보국(DNI) 동아시아 담당관은 6월 26일 흔치 않은 공개연설을 통해 미 정보당국이 대북 감시에 엄청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최고위급에서 북한 문제와 같은 수준의 주목을 받는 이슈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당선과 한국에서의 사드 반대 집회가 미국의 대북정책에 걸림돌이 되냐는 질문에 그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브레이 담당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방문을 기대하고 있고, 북한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이슈에 대해서 의견을 나눌 것”이라며 “한국의 국내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미 동맹은 여전히 매우 건재하다”고 답했다. 그는 또 “때때로 미국이 더 강경한 조치를 선호하고 한국이 포용 정책을 선호하는 등 양국의 접근법이 조금 다를 수는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우리는 모두 같은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이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적어도 미국 내 우익 세력의 생각을 바로잡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매우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 기사 원문(영어) 보기


미국 취재: 팀 셔록
한국 취재: 임보영
촬영: 신영철
영상편집: 박서영

※ 팀 셔록은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기자로, 1970년대부터 한국에 대해 보도해 왔다. 그는 유년기의 일부를 서울에서 보냈으며 한국에 자주 방문한다.

수, 2017/06/2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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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정상회담 과정과 결과를 미국 탐사전문기자 팀 셔록(Tim Shorrock)과 공동 취재해 보도합니다. 팀 셔록 기자는 1996년, 미국이 광주 학살을 묵인, 혹은 승인했다는 내용이 담긴 미국정부 기밀문건, 일명 ‘체로키 파일’을 공개해 광주 학살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탐사기자이자, 한미 관계 전문 독립언론인입니다.

지난주 백악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첫 날, 도널드 트럼프 시대의 미국과 한국의 차이를 결정적으로 보여준 순간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한미 군사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의례적인 발언을 한 직후였다.

난데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미국의 경제관계에 대해 비판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바로 지금 무역협정을 재협상하고 있습니다.” 그의 발언은 주위 사람들을 모두 놀라게 했다. 그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오바마 정부가 최종 확정한 한미FTA를 ‘미국에 불공평한 협정’이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비판해왔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우리는 미국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 지난 6월 30일 오전, 워싱턴 백악관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지난 6월 30일 오전, 워싱턴 백악관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기업사냥꾼’ 출신 상무부 장관의 속보이는 훈계

더욱 충격적인 장면은 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백악관 캐비넷 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내각을 만났을 때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짧은 환영사를 한 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에게 무역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것을 부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언론 카메라 앞에서 로스 장관은 문 대통령과 강 장관에게 한국의 미국 자동차 및 철강 수입 제한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불과 며칠 전 비슷한 논조의 발언으로 독일 정부와의 관계를 소원하게 했던 로스 장관은 이날도 외국 제품에 대한 한국의 행정 ‘규칙 제정’이 제조업 같은 분야에서 ‘미국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접근하는 것’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북한 문제나 북한과의 긴장 관계를 해소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문 대통령이 이에 대해 답변을 시작했으나, CNN은 80살인 로스 장관의 발언을 마지막으로 보도를 마무리했다.

AP통신은 “가까운 동맹국 간 회의에서 보기 드문 우월감의 표출로 끝이 났다”고 결론을 내렸다. 로스 장관의 발언은 의전 규칙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기도 하다. 과거 미 행정부에서는 국무부 장관이 주로 외교 정책을 대변해왔다. 그러나 과거 엑슨모빌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회담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지난주 여러 언론매체는 틸러슨 장관이 백악관의 대우에 크게 분노했다고 보도했다.

한미 간 대립이 대부분 그렇듯, 이 이야기에는 양국 언론이 놓친 숨겨진 이면이 있었다.

부산에서 노동변호사로 일한 문 대통령도 경험으로 알고 있겠지만, 로스 장관은 1990년대 한국 IMF 위기 발생 당시 몰려든 약탈적 투자자들의 물결을 이끈 뉴욕 자본가다. 당시 수많은 한국인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을 때, 외국계 기업들과 사모펀드들은 부도난 한국 기업들을 사고 팔면서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로스 장관의 경우에는 철강 제조업체로 재미를 봤다.

나는 1999년에 로스 장관이 파산한 한라그룹의 파업을 진압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로스 장관은 당시 김대중 정부로부터 IMF 위기 국면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받은 반면, 그의 개입으로 희생자가 된 파업 참가자들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당시 한 한국경제학자(한성대 교수였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지칭-역자 주)는 2006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로스가 “취약한 기업들로부터 엄청난 이득을 취한 사기꾼이라는 평판을 얻고” 한국을 떠났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은 그 후 경제를 회복하여 현재는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백악관 캐비넷 룸에서 있었던-역자 주) 로스 장관의 불평을 통해 한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한국 경제에 변화를 강요하는 오랜 아젠다를 밀어붙이면서, 로스 장관은 마치 트럼프 일가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편협한 관심과 경제적 이익을 위해 행동해왔다. 미국 외교정책은 한 부자의 개인적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한미 동맹과 양국의 공동 이익에 대한 온갖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의 대통령이 2017년 확연한 갈림길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양측 모두 만족한 동상이몽?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 목적은 한미 군사동맹 강화 및 대북 공동목표 모색이라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방미 일정 첫 이틀 동안 한국전쟁 추모식 등에 참석하고 한국전쟁 당시 자신의 부모님이 북한에서 탈출할 수 있게 도왔던 미군에 감사하는 등 정서적으로 접근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정상회담 전에 현재 환경 평가를 이유로 미뤄지고 있는 논란 많은 사드 배치를 궁극적으로는 한국 정부가 승인할 것임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도 목요일에 미 의회 의원들과 공화당 지도부와 만나 이 점을 재차 확인했다.

이러한 행동의 결과로 문 대통령은 자신이 원한 것을 많이 얻었다. 정상회담 공동 성명에 따르면, 양 정상은 “올바른 여건 하에서”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두는 데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주의적 사안을 포함한 문제들에 대한 남북간 대화를 재개하려는 문 대통령의 열망을 지지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반도의 평화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하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국 문제에 있어서는 자신의 일방적인 접근법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시작부터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이 워싱턴에 도착하기 하루 전, 미 재무부는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북한의 자금세탁을 도운 중국 은행과 중국인들에 대한 제재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타이완에 대한 대규모 미국산 무기 수출과 함께 이뤄진 그의 지시는 “중국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에 대한 경고이며, 외교를 통한 압박을 강조한 것”으로 널리 해석됐다고 뉴욕타임즈가 논평했다.

같은 날 양국 간 불화를 보여준 또다른 사례는 맥마스터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치 목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군수업체들로부터 많은 후원을 받는 민주당 계열 싱크탱크인 CNAS(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 신미국안보센터)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에 더욱 큰 압박을 가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있다”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군사적 관계 강화가 어떻게 사업상 도움이 되는지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많이 주문한다. 록히드 마틴사의 F-35 전투기를 사고, 다른 군사장비도 전보다 훨씬 많이 사가고 있으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록히드 마틴이 사드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은 언급하지 않았다.)

CSIS 연설은 워싱턴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승인 도장’

문 대통령이 한국의 무역관행에 대한 로스 장관의 훈계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적 공세를 문 대통령과 그의 방문단이 좋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임은 명백하다. 문 대통령은 서울로 귀국하기 직전인 토요일에 한국 기자들에게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자신이 백악관과 “합의한 내용에는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마찰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에 대한 자신의 두 갈래 접근을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해 준 점과 양측 모두 대북 제재와 대화를 강조한 점 등 이번 회담 결과에 대단히 만족한 것으로 보였다. 문 대통령은 귀국 직전 토요일에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한반도 평화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인 역할과 남북 대화 재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얻은 것은 매우 중요한 성과였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와 관찰자들 역시 정상회담 결과에 만족했다. 문 대통령이 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전략국제연구센터)에서 연설을 한 금요일 저녁에 CSIS의 빅터 차 선임고문은 “모두가 엉망이 되리라 전망했지만, 반대로 모든 것이 좋게 흘러갔다”고 뉴스타파에 말했다.

사드에 대한 한국 정부의 환경 평가가 향후 한미 동맹에 문제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 차 선임고문은 강 장관이 지난 6월 26일 서울에서 열린 CSIS 포럼에서 한국이 사드 배치 결정을 “취소,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명백히’ 밝힌 것에 안심했다고 밝혔다. 차 선임고문은 강 장관의 발언이 “매우 중요한 발언이었고, 상황을 개선했다”고 지적했다(그는 자신이 차기 주한미대사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문 대통령의 CSIS 연설은 문 대통령에 대한 워싱턴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일종의 승인 도장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문 대통령의 연설을 듣기 위해 앉은 청중들 중 앞줄에는 미국에서 가장 저명한 외교관들과 국가안보 관계자들이 앉아 있었다. 콜린 파월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등 전직 국무부 장관 두 명, 콜린 파월의 부장관이자 국방부 관료였던 리처드 아미티지, 전직 국방부장관인 윌리엄 코헨, 그리고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의장을 지내고 오랫동안 한미 관계에 관여해 온 리처드 루거 전 상원의원 등이다. 차 선임고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후 거의 두 시간 동안 CSIS 이사진들과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

▲ CSIS 전문가 초청 만찬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매들라인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오른쪽)

▲ CSIS 전문가 초청 만찬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매들라인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오른쪽)

미국 내 한국 전문가들의 모임인 ICAS(Institute for Corean-American Studies:한미문제연구소)의 김상주 부회장은 “여기 모인 사람들은 이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러 왔던 사람들과 같은 사람들”이지만 “시대가 변했다”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와 미국 기업들의 이해

문 대통령의 첫 공개일정이었던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미국의 정책을 좌우하는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 행사에 수백 명의 기업 관계자뿐만 아니라 미국 재무부, 국무부, 상무부, 그리고 미국통상대표부 관계자 수십 명이 참석했다.

상당수 참석자가 제트 엔진 제조업체 ‘프랫 앤 휘트니(Pratt & Whitney)’를 자회사로 둔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United Technologies)’ 같은 방위산업체 관계자였다. 최근 보잉(Boeing Corporation) 사의 국제사업담당 부사장으로 영입된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대사는 대사 시절 그를 흠모한 팬들에게 둘러싸여 환영을 받았다. 제약업계의 거대 로비단체인 미국제약협회(PhRMA)나 세계적인 숙박 회사 에어비앤비(AirBNB)를 비롯해 시그나(CIGNA), 하니웰(Honeywell), 퀄컴(Qualcomm)과 같은 대기업의 뱃지를 단 사람들도 보였다. 두산, LG, 삼성 등 한국 기업들도 참석했다.

가장 규모가 큰 미국 기업 대표단 중 하나는 텍사스와 걸프연안(U.S. Gulf Coast)의 액화 천연 가스(LNG) 업계에서 왔다. 한 테이블에서 나는 넥스트 데케이드(NextDecade)라는 텍사스 회사 설립자이자 CEO인 케서린 아이스브레너(Kathleen Eisbrenner)를 만났다. 넥스트 데케이드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LNG를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텍사스 브라운스빌에 대규모 가스액화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넥스트 데케이드의 매니저 지 윤(Jee Yoon)은 미국에서 가장 큰 기업 중 하나인 제너럴 일렉트릭(GE)사의 임원들을 자랑스럽게 가리키며, 그들이 자신의 회사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틀 뒤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루이지애나에 위치한 셰니에르 에너지(Cheniere Energy)가 “250억 달러를 넘는 계약에 따라 미국산 액화 천연가스를 한국에 최초 선적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가스업계가 액화 천연가스에 큰 관심을 보이는 상황에서, 다른 기업들도 이와 유사한 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러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같은 입장에 서야 한다고 회담에 참석한 미국 고위급 관계자들이 말했다. 제프 존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의장은 “두 정상은 북한 문제에 있어서 의견을 일치시키고 준비됐다고 말해야 한다”며 “그렇게 해야 강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치, 그 너머의 일까지 내다보고 있다. 그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의 다분히 회유적인 연설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이 미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드는 등 미국 측에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평화적 문제해결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 협상 과정이 전개되면 미국 기업들이 “안심하고 한국에 투자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북한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될 수 있다”고 약속했다. 미국의 감수성에 대한 최선의 호소였지만, 귀담아 들은 사람이 있었는지는 알기 어렵다.

“이제 한국이 운전석에 앉아야 할 때”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개인적 스타일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인 부분은 바로 언론과 시민들을 대하는 태도였다. 정상회담 기간 내내 미국 언론은 유명 앵커 미카 브레진스키를 공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이한 트윗 관련 보도에 집중됐다. 문 대통령의 첫 백악관 입장 당시 한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트윗에 대해 후회는 없습니까?”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주말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공개적으로 경멸하고 ‘가짜뉴스’라고 부르는 CNN과 레슬링을 하는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이 논란은 한층 악화되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시민과 언론 모두와의 만남을 즐기는 듯했다. 문 대통령이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일부 교민들이 그를 환영하기 위해 백악관 인근에 위치한 미국상공회의소 건물 앞에 모였다. 이들 중 일부는 백악관 앞에서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이었다. 갑자기 문 대통령이 그들 사이에 나타나 교민들과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 자리에 있던 교민 중 서울 출신으로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찍었다는 교민 양하나 씨는 “이것은 잊지 못할 기억”이라며 “우리는 문 대통령이 한국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 마지막 일정이었던 토요일 동포 간담회에는 500명 이상의 한국 교민들이 문 대통령의 방미 소감을 듣기 위해 워싱턴 DC의 힐튼 호텔에 모여들었다. 뉴욕에서 온 인테리어 디자이너 구혜란 씨도 그 중 하나였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독립운동가인 구익균 선생이며 박정희 정권 당시 공산주의자로 낙인찍혀 수감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10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을 때, 박근혜 정부의 보훈처는 그의 현충원 안장을 불허했다. 구 씨는 기자에게 말했다. “그러니 제가 문재인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인 게 얼마나 기쁘겠어요? 문 대통령이 하나씩 다 바로잡고 있어요.”

▲ 미국 현지교민들과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있는 문재인 대통령

▲ 미국 현지교민들과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있는 문재인 대통령

워싱턴 DC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서혁교 NAKA(National Association of Korean Americans: 미국동포전국협회)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전 대통령들의 방문 때와 비교하여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 모인 인파 구성이 매우 다양했다고 말했다. 그는 “촛불집회와 세월호 희생자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며 “교민들의 열기가 뜨거웠다”고 전했다. 서 부회장은 또 문 대통령의 핵심적인 메시지는 한미동맹이 굳건하고 중요하지만 “이제는 한국이 운전석에 앉을 때가 됐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결과적으로 “한반도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남북대화의 여지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기사 원문(영어) 보기 | See original version(EN)


취재 : 팀 셔록
번역 : 임보영

화, 2017/07/0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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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군사적 적대행위 중지와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위한 적십자 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그러나 숀 스파이서 미 백악관 대변인은 그러한 대화를 위한 분위기는 현 시점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제안에 찬물을 끼얹었다. 뉴욕타임스는 이 상황에 바로 달려들어 양국 간 의견 차이를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정부 간 “첫 가시적인 불화”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양국 간 균열이 실제로 얼마나 깊은지, 아니면 이를 언론에서 과장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어쨌든 지난 달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로 이루어진 정상회담의 결과로 양국 정부는 남북 양자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긴장상태를 완화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 자신도 지난 7월 19일 여야 4당 대표와 가진 회동에서 모든 대북대화의 초기 단계에서 인도적 대화가 초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한-미 간 이견이 노출됐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회동에 참석했던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는 올바른 여건 조성이 조건”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오찬회동

▲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오찬회동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을 두고 한-미 간 이견이 존재한다는 이 같은 언론보도는 트럼프 정부가 평양과 직접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과거 미 국무부에서 근무한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 국장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협상을 해왔다는 것은 소문이 아니라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트랙 투 대화’로 알려진 미-북 비공식대화를 위해 북한 당국 관계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져 온 미국 전직 관료 및 전문가 그룹에 속해 있다.

미-북 간 대화의 존재는 17개월 간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사망하기 직전인 지난 6월부터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6월 18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 외교관들은 북한의 고위 핵협상 담당자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과 평양 및 유럽 등지에서 비밀리에 ‘트랙 투’ 회담을 가져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이후부터 “미국과 북한 간의 공식, 비공식 접촉이 통합되기 시작했다.”

5월에는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트랙 투’ 회담의 미국 측 참여자들의 주선으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최 국장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북한에 구금된 미국인 네 명의 처리방침을 논의하기 위해 만난 것이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최 국장은 노르웨이를 떠난 뒤 기자들에게 “여건이 무르익으면” 북한 당국이 미국 관계자들과 만나 북핵 회담을 가질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과정의 일환으로 윤 특별대표는 지난 6월 뉴욕에서 유엔 주재 북한 대사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특별대표는 당시 송환대상자로 고려되던 웜비어가 의식불명 상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윤 특별대표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지시에 따라 웜비어를 데려오기 위해 평양으로 향했다. 며칠 뒤 웜비어가 사망하자, 트럼프 정부가 숙고에 들어감에 따라 북-미 간 새로운 회담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시걸 국장은 “이것을 대화 중단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트럼프가 이 절차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트럼프 정부의 최근 발표를 토대로 볼 때, 양자 간 직접 대화의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 예를 들어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미국이 북한과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번 밝혔고, 오히려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7월 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니키 헤일리 미국 유엔대사가 미국이 북한에 대해 무력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하자, 매티스 국방장관은 기자들을 자신의 펜타곤 사무실로 불러모은 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문에 미국과 북한 간 전쟁 발발 가능성이 커진 것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부인했다.

▲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그는 위기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계획은 “전적으로 외교적”이라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이를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매티스 장관이 다른 사람들이 계속 그리려고 하는 금지선을 지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미국 내에서 북한과 협상을 해야 한다는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의 강경파는 모두 북한에 대해 강경 노선을 취할 것을 요구하고, 심지어 북한 정권 교체를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의 국가안보 관련 핵심 관계자들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 외에는 핵무장과 미사일에 대한 북한의 열망을 해결할 만한 선택지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여러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북 포용정책을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는 목소리 중 일부는 냉전 시기에 경력을 쌓은 전직 미국 정보부 고위관료들로부터 나왔다. 그 중 하나는 제임스 클래퍼 전 미국 국가정보부장으로, 2014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을 송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는 지난 몇 달 동안 수차례에 걸쳐 미국과 북한이 상대방 수도에 “이익대표부”를 설치할 것을 제안해 왔다. 이는 2015년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쿠바와 국교 정상화를 하기 전의 상황과 비슷하다.

1980년대에 한국에서 군사정보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클래퍼는 북한에 “대화와 평화 협정 체결 대가로” 미사일 실험을 ‘자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의 유일한 선택지는 외교다. 북한과의 대화가 최선이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서울의 한 포럼에서 2014년 자신의 평양 방문 일화를 소개하며 당시 자신과 같은 차에 탑승한 북한 정보부 고위관료로부터 분단의 아픔을 전해들은 사실을 애석해하며 말하기도 했다.

 

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 역시 협상을 통한 평화를 지지한다. 1991년부터 1993년 사이 CIA 국장을 지낸 그는 CIA에서 거의 27년간 근무했다. 그는 최근에 북한이 핵무기 일부를 보유하는 대신 미사일에 대한 엄격한 제한에 동의하게 하자는 포괄적 제안을 공개했다. 그가 7월 10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이 계획에 따르면, 미국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피델 카스트로와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정권 교체 정책을 포기”하고, 김정은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군의 구조에 대해 “부분적인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게이츠의 계획이 가진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전적으로 중국의 중재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게이츠의 제안에 따르면, 북한이 합의사항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무기시설에 대한 엄격한 검사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해야 한다. 게이츠는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중국에게 “그것이 당신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가 아니라면, 우리는 당신들이 싫어할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하면 된다고 밝혔다.

현재 워싱턴에서는 이 같이 “중국이 하게 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전략국제연구센터)에서 한국석좌를 맡고 있는 빅터 차 선임고문이다. 그는 부시 정부에서 북한과의 6자 회담에 미국 측 차석대표로 참여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부 정책기획과장을 지낸 제이크 설리번과 최근 공동으로 작성한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 “중국에 북한을 압박하여 미-북 간 협상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썼다. 이들은 “중국 또한 협상의 중요한 대상”이라며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축소하도록 하는 비용을 미국보다는 중국이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에서는 이러한 주장을 진심으로 지지하고 있지만, 많은 한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의 요구에 순순히 따를 것이라는 주장에 코웃음을 친다.

중국 및 구소련에 대한 북한의 외교정책에 정통한 역사가인 제임스 퍼슨은 “북한은 자신들을 비핵화시키려는 어떤 노력도 북한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는 강요 행위라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가장 분개할 일을 하라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대북정책을 중국에 위탁해서는 안 된다”며 “궁극적으로 우리는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퍼슨은 7월 10일 워싱턴 소재 정부 싱크탱크인 우드로 윌슨 국제센터에서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러한 실용주의적인 관점은 최근 몇 달 사이 전직 고위 관료들 사이에서 나타났다. 그 중 하나인 윌리엄 페리는 클린턴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내며 북한과 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협상을 했다. 페리는 지난 6월 문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과 어떠한 조건도 없는 협상을 시작할 것을 요청하는 서한문에 서명한 전직 고위 관료 중 하나였다. 페리는 지난주에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 장관

▲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 장관

북한은 미치광이 국가가 아닙니다.

그는 샌더스 의원에게 말했다.

그들이 무모하고 무자비하긴 해도 미치진 않았습니다. 그들은 논리와 이성을 받아들입니다. 그들의 주된 목적은 바로 정권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그들에게 정권을 유지할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그들을 대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우리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윌슨 센터 기자회견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였다. 이 기자회견은 제인 하먼 전 캘리포니아주 연방 하원의원이 진행했다. 지난 가을, 그녀는 퍼슨과 함께 워싱턴포스트에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제안하는 기고문을 보냈다. 그는 “[북한의]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정당화시키는 실존적 위협으로 알려진 미국만이 안보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다”고 썼다. 윌슨 센터 기자회견에서 퍼슨이 이 제안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많은 분석가들과 마찬가지로 가장 최근에 발생한 북한의 미사일 실험이 판도를 바꿀 만한 ‘변수’는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오히려 그것이 “오랫동안 이어져 온 믿을 만한 방어전략”의 일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이제 북한이 더 큰 사정거리를 가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역량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미국과의 대화의 문이 열렸을 때 자신들의 영향력을 최대화시킬 때까지 미사일 실험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협상 테이블에 앉았을 때 자신들의 프로그램이 최대한의 역량을 확실히 갖도록 하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미국과 북한 간 직접적인 협상은 어떤 모습일까?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대신 미국과 한국의 연례 군사훈련을 줄이라는 제안을 하는 방식으로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윌슨 센터 브리핑에서 뉴욕타임스의 데이비드 생어 기자는 한미 군사훈련을 봄에 하기 때문에 미국이 그러한 제안을 할 ‘절호의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군사훈련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면 “지금부터 다음 봄까지 우리는 별로 잃을 게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을 20년 넘게 상대해 온 시걸 국장은 어떤 합의라도 미국 측에서 받아들여지려면 중국과 러시아가 제안하는 현행 프로그램 동결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생산뿐만 아니라, 핵 실험과 미사일 실험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 대가로 미국은 북한이 수십 년간 요구해 온 것처럼 ‘적대적인 정책’을 끝내겠다는 약속을 해야 할 것이다.

그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분열 가능 물질의 생산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지만, 돈이 아니라 적대적인 정책으로부터 멀어지는 의미에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그 중 일부는 군사훈련, 일부는 제재 해제, 그리고 일부는 평화 정착 절차와 관련된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해결해야 할 일이고, 그것이 현실성있는 첫 번째 단계”라고 말했다.

※ 기사 원문(영어) 보기 | See original version(EN)


취재 : 팀 셔록
한국취재 및 번역: 임보영
촬영: 신영철
편집: 박서영

화, 2017/07/2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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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군사적 적대행위 중지와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위한 적십자 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그러나 숀 스파이서 미 백악관 대변인은 그러한 대화를 위한 분위기는 현 시점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제안에 찬물을 끼얹었다. 뉴욕타임스는 이 상황에 바로 달려들어 양국 간 의견 차이를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정부 간 “첫 가시적인 불화”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양국 간 균열이 실제로 얼마나 깊은지, 아니면 이를 언론에서 과장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어쨌든 지난 달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로 이루어진 정상회담의 결과로 양국 정부는 남북 양자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긴장상태를 완화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 자신도 지난 7월 19일 여야 4당 대표와 가진 회동에서 모든 대북대화의 초기 단계에서 인도적 대화가 초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한-미 간 이견이 노출됐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회동에 참석했던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는 올바른 여건 조성이 조건”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오찬회동

▲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오찬회동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을 두고 한-미 간 이견이 존재한다는 이 같은 언론보도는 트럼프 정부가 평양과 직접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과거 미 국무부에서 근무한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 국장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협상을 해왔다는 것은 소문이 아니라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트랙 투 대화’로 알려진 미-북 비공식대화를 위해 북한 당국 관계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져 온 미국 전직 관료 및 전문가 그룹에 속해 있다.

미-북 간 대화의 존재는 17개월 간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사망하기 직전인 지난 6월부터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6월 18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 외교관들은 북한의 고위 핵협상 담당자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과 평양 및 유럽 등지에서 비밀리에 ‘트랙 투’ 회담을 가져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이후부터 “미국과 북한 간의 공식, 비공식 접촉이 통합되기 시작했다.”

5월에는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트랙 투’ 회담의 미국 측 참여자들의 주선으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최 국장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북한에 구금된 미국인 네 명의 처리방침을 논의하기 위해 만난 것이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최 국장은 노르웨이를 떠난 뒤 기자들에게 “여건이 무르익으면” 북한 당국이 미국 관계자들과 만나 북핵 회담을 가질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과정의 일환으로 윤 특별대표는 지난 6월 뉴욕에서 유엔 주재 북한 대사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특별대표는 당시 송환대상자로 고려되던 웜비어가 의식불명 상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윤 특별대표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지시에 따라 웜비어를 데려오기 위해 평양으로 향했다. 며칠 뒤 웜비어가 사망하자, 트럼프 정부가 숙고에 들어감에 따라 북-미 간 새로운 회담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시걸 국장은 “이것을 대화 중단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트럼프가 이 절차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트럼프 정부의 최근 발표를 토대로 볼 때, 양자 간 직접 대화의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 예를 들어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미국이 북한과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번 밝혔고, 오히려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7월 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니키 헤일리 미국 유엔대사가 미국이 북한에 대해 무력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하자, 매티스 국방장관은 기자들을 자신의 펜타곤 사무실로 불러모은 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문에 미국과 북한 간 전쟁 발발 가능성이 커진 것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부인했다.

▲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그는 위기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계획은 “전적으로 외교적”이라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이를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매티스 장관이 다른 사람들이 계속 그리려고 하는 금지선을 지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미국 내에서 북한과 협상을 해야 한다는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의 강경파는 모두 북한에 대해 강경 노선을 취할 것을 요구하고, 심지어 북한 정권 교체를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의 국가안보 관련 핵심 관계자들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 외에는 핵무장과 미사일에 대한 북한의 열망을 해결할 만한 선택지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여러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북 포용정책을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는 목소리 중 일부는 냉전 시기에 경력을 쌓은 전직 미국 정보부 고위관료들로부터 나왔다. 그 중 하나는 제임스 클래퍼 전 미국 국가정보부장으로, 2014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을 송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는 지난 몇 달 동안 수차례에 걸쳐 미국과 북한이 상대방 수도에 “이익대표부”를 설치할 것을 제안해 왔다. 이는 2015년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쿠바와 국교 정상화를 하기 전의 상황과 비슷하다.

1980년대에 한국에서 군사정보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클래퍼는 북한에 “대화와 평화 협정 체결 대가로” 미사일 실험을 ‘자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의 유일한 선택지는 외교다. 북한과의 대화가 최선이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서울의 한 포럼에서 2014년 자신의 평양 방문 일화를 소개하며 당시 자신과 같은 차에 탑승한 북한 정보부 고위관료로부터 분단의 아픔을 전해들은 사실을 애석해하며 말하기도 했다.

 

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 역시 협상을 통한 평화를 지지한다. 1991년부터 1993년 사이 CIA 국장을 지낸 그는 CIA에서 거의 27년간 근무했다. 그는 최근에 북한이 핵무기 일부를 보유하는 대신 미사일에 대한 엄격한 제한에 동의하게 하자는 포괄적 제안을 공개했다. 그가 7월 10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이 계획에 따르면, 미국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피델 카스트로와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정권 교체 정책을 포기”하고, 김정은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군의 구조에 대해 “부분적인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게이츠의 계획이 가진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전적으로 중국의 중재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게이츠의 제안에 따르면, 북한이 합의사항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무기시설에 대한 엄격한 검사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해야 한다. 게이츠는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중국에게 “그것이 당신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가 아니라면, 우리는 당신들이 싫어할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하면 된다고 밝혔다.

현재 워싱턴에서는 이 같이 “중국이 하게 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전략국제연구센터)에서 한국석좌를 맡고 있는 빅터 차 선임고문이다. 그는 부시 정부에서 북한과의 6자 회담에 미국 측 차석대표로 참여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부 정책기획과장을 지낸 제이크 설리번과 최근 공동으로 작성한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 “중국에 북한을 압박하여 미-북 간 협상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썼다. 이들은 “중국 또한 협상의 중요한 대상”이라며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축소하도록 하는 비용을 미국보다는 중국이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에서는 이러한 주장을 진심으로 지지하고 있지만, 많은 한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의 요구에 순순히 따를 것이라는 주장에 코웃음을 친다.

중국 및 구소련에 대한 북한의 외교정책에 정통한 역사가인 제임스 퍼슨은 “북한은 자신들을 비핵화시키려는 어떤 노력도 북한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는 강요 행위라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가장 분개할 일을 하라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대북정책을 중국에 위탁해서는 안 된다”며 “궁극적으로 우리는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퍼슨은 7월 10일 워싱턴 소재 정부 싱크탱크인 우드로 윌슨 국제센터에서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러한 실용주의적인 관점은 최근 몇 달 사이 전직 고위 관료들 사이에서 나타났다. 그 중 하나인 윌리엄 페리는 클린턴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내며 북한과 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협상을 했다. 페리는 지난 6월 문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과 어떠한 조건도 없는 협상을 시작할 것을 요청하는 서한문에 서명한 전직 고위 관료 중 하나였다. 페리는 지난주에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 장관

▲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 장관

북한은 미치광이 국가가 아닙니다.

그는 샌더스 의원에게 말했다.

그들이 무모하고 무자비하긴 해도 미치진 않았습니다. 그들은 논리와 이성을 받아들입니다. 그들의 주된 목적은 바로 정권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그들에게 정권을 유지할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그들을 대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우리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윌슨 센터 기자회견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였다. 이 기자회견은 제인 하먼 전 캘리포니아주 연방 하원의원이 진행했다. 지난 가을, 그녀는 퍼슨과 함께 워싱턴포스트에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제안하는 기고문을 보냈다. 그는 “[북한의]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정당화시키는 실존적 위협으로 알려진 미국만이 안보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다”고 썼다. 윌슨 센터 기자회견에서 퍼슨이 이 제안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많은 분석가들과 마찬가지로 가장 최근에 발생한 북한의 미사일 실험이 판도를 바꿀 만한 ‘변수’는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오히려 그것이 “오랫동안 이어져 온 믿을 만한 방어전략”의 일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이제 북한이 더 큰 사정거리를 가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역량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미국과의 대화의 문이 열렸을 때 자신들의 영향력을 최대화시킬 때까지 미사일 실험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협상 테이블에 앉았을 때 자신들의 프로그램이 최대한의 역량을 확실히 갖도록 하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미국과 북한 간 직접적인 협상은 어떤 모습일까?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대신 미국과 한국의 연례 군사훈련을 줄이라는 제안을 하는 방식으로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윌슨 센터 브리핑에서 뉴욕타임스의 데이비드 생어 기자는 한미 군사훈련을 봄에 하기 때문에 미국이 그러한 제안을 할 ‘절호의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군사훈련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면 “지금부터 다음 봄까지 우리는 별로 잃을 게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을 20년 넘게 상대해 온 시걸 국장은 어떤 합의라도 미국 측에서 받아들여지려면 중국과 러시아가 제안하는 현행 프로그램 동결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생산뿐만 아니라, 핵 실험과 미사일 실험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 대가로 미국은 북한이 수십 년간 요구해 온 것처럼 ‘적대적인 정책’을 끝내겠다는 약속을 해야 할 것이다.

그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분열 가능 물질의 생산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지만, 돈이 아니라 적대적인 정책으로부터 멀어지는 의미에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그 중 일부는 군사훈련, 일부는 제재 해제, 그리고 일부는 평화 정착 절차와 관련된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해결해야 할 일이고, 그것이 현실성있는 첫 번째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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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팀 셔록
한국취재 및 번역: 임보영
촬영: 신영철
편집: 박서영

화, 2017/07/2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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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정상회담 과정과 결과를 미국 탐사전문기자 팀 셔록(Tim Shorrock)과 공동 취재해 보도합니다. 팀 셔록 기자는 1996년, 미국이 광주 학살을 묵인, 혹은 승인했다는 내용이 담긴 미국정부 기밀문건, 일명 ‘체로키 파일’을 공개해 광주 학살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탐사기자이자, 한미 관계 전문 독립언론인입니다.

지난주 백악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첫 날, 도널드 트럼프 시대의 미국과 한국의 차이를 결정적으로 보여준 순간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한미 군사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의례적인 발언을 한 직후였다.

난데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미국의 경제관계에 대해 비판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바로 지금 무역협정을 재협상하고 있습니다.” 그의 발언은 주위 사람들을 모두 놀라게 했다. 그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오바마 정부가 최종 확정한 한미FTA를 ‘미국에 불공평한 협정’이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비판해왔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우리는 미국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 지난 6월 30일 오전, 워싱턴 백악관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지난 6월 30일 오전, 워싱턴 백악관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기업사냥꾼’ 출신 상무부 장관의 속보이는 훈계

더욱 충격적인 장면은 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백악관 캐비넷 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내각을 만났을 때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짧은 환영사를 한 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에게 무역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것을 부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언론 카메라 앞에서 로스 장관은 문 대통령과 강 장관에게 한국의 미국 자동차 및 철강 수입 제한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불과 며칠 전 비슷한 논조의 발언으로 독일 정부와의 관계를 소원하게 했던 로스 장관은 이날도 외국 제품에 대한 한국의 행정 ‘규칙 제정’이 제조업 같은 분야에서 ‘미국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접근하는 것’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북한 문제나 북한과의 긴장 관계를 해소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문 대통령이 이에 대해 답변을 시작했으나, CNN은 80살인 로스 장관의 발언을 마지막으로 보도를 마무리했다.

AP통신은 “가까운 동맹국 간 회의에서 보기 드문 우월감의 표출로 끝이 났다”고 결론을 내렸다. 로스 장관의 발언은 의전 규칙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기도 하다. 과거 미 행정부에서는 국무부 장관이 주로 외교 정책을 대변해왔다. 그러나 과거 엑슨모빌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회담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지난주 여러 언론매체는 틸러슨 장관이 백악관의 대우에 크게 분노했다고 보도했다.

한미 간 대립이 대부분 그렇듯, 이 이야기에는 양국 언론이 놓친 숨겨진 이면이 있었다.

부산에서 노동변호사로 일한 문 대통령도 경험으로 알고 있겠지만, 로스 장관은 1990년대 한국 IMF 위기 발생 당시 몰려든 약탈적 투자자들의 물결을 이끈 뉴욕 자본가다. 당시 수많은 한국인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을 때, 외국계 기업들과 사모펀드들은 부도난 한국 기업들을 사고 팔면서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로스 장관의 경우에는 철강 제조업체로 재미를 봤다.

나는 1999년에 로스 장관이 파산한 한라그룹의 파업을 진압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로스 장관은 당시 김대중 정부로부터 IMF 위기 국면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받은 반면, 그의 개입으로 희생자가 된 파업 참가자들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당시 한 한국경제학자(한성대 교수였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지칭-역자 주)는 2006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로스가 “취약한 기업들로부터 엄청난 이득을 취한 사기꾼이라는 평판을 얻고” 한국을 떠났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은 그 후 경제를 회복하여 현재는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백악관 캐비넷 룸에서 있었던-역자 주) 로스 장관의 불평을 통해 한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한국 경제에 변화를 강요하는 오랜 아젠다를 밀어붙이면서, 로스 장관은 마치 트럼프 일가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편협한 관심과 경제적 이익을 위해 행동해왔다. 미국 외교정책은 한 부자의 개인적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한미 동맹과 양국의 공동 이익에 대한 온갖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의 대통령이 2017년 확연한 갈림길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양측 모두 만족한 동상이몽?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 목적은 한미 군사동맹 강화 및 대북 공동목표 모색이라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방미 일정 첫 이틀 동안 한국전쟁 추모식 등에 참석하고 한국전쟁 당시 자신의 부모님이 북한에서 탈출할 수 있게 도왔던 미군에 감사하는 등 정서적으로 접근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정상회담 전에 현재 환경 평가를 이유로 미뤄지고 있는 논란 많은 사드 배치를 궁극적으로는 한국 정부가 승인할 것임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도 목요일에 미 의회 의원들과 공화당 지도부와 만나 이 점을 재차 확인했다.

이러한 행동의 결과로 문 대통령은 자신이 원한 것을 많이 얻었다. 정상회담 공동 성명에 따르면, 양 정상은 “올바른 여건 하에서”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두는 데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주의적 사안을 포함한 문제들에 대한 남북간 대화를 재개하려는 문 대통령의 열망을 지지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반도의 평화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하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국 문제에 있어서는 자신의 일방적인 접근법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시작부터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이 워싱턴에 도착하기 하루 전, 미 재무부는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북한의 자금세탁을 도운 중국 은행과 중국인들에 대한 제재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타이완에 대한 대규모 미국산 무기 수출과 함께 이뤄진 그의 지시는 “중국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에 대한 경고이며, 외교를 통한 압박을 강조한 것”으로 널리 해석됐다고 뉴욕타임즈가 논평했다.

같은 날 양국 간 불화를 보여준 또다른 사례는 맥마스터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치 목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군수업체들로부터 많은 후원을 받는 민주당 계열 싱크탱크인 CNAS(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 신미국안보센터)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에 더욱 큰 압박을 가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있다”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군사적 관계 강화가 어떻게 사업상 도움이 되는지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많이 주문한다. 록히드 마틴사의 F-35 전투기를 사고, 다른 군사장비도 전보다 훨씬 많이 사가고 있으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록히드 마틴이 사드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은 언급하지 않았다.)

CSIS 연설은 워싱턴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승인 도장’

문 대통령이 한국의 무역관행에 대한 로스 장관의 훈계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적 공세를 문 대통령과 그의 방문단이 좋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임은 명백하다. 문 대통령은 서울로 귀국하기 직전인 토요일에 한국 기자들에게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자신이 백악관과 “합의한 내용에는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마찰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에 대한 자신의 두 갈래 접근을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해 준 점과 양측 모두 대북 제재와 대화를 강조한 점 등 이번 회담 결과에 대단히 만족한 것으로 보였다. 문 대통령은 귀국 직전 토요일에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한반도 평화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인 역할과 남북 대화 재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얻은 것은 매우 중요한 성과였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와 관찰자들 역시 정상회담 결과에 만족했다. 문 대통령이 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전략국제연구센터)에서 연설을 한 금요일 저녁에 CSIS의 빅터 차 선임고문은 “모두가 엉망이 되리라 전망했지만, 반대로 모든 것이 좋게 흘러갔다”고 뉴스타파에 말했다.

사드에 대한 한국 정부의 환경 평가가 향후 한미 동맹에 문제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 차 선임고문은 강 장관이 지난 6월 26일 서울에서 열린 CSIS 포럼에서 한국이 사드 배치 결정을 “취소,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명백히’ 밝힌 것에 안심했다고 밝혔다. 차 선임고문은 강 장관의 발언이 “매우 중요한 발언이었고, 상황을 개선했다”고 지적했다(그는 자신이 차기 주한미대사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문 대통령의 CSIS 연설은 문 대통령에 대한 워싱턴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일종의 승인 도장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문 대통령의 연설을 듣기 위해 앉은 청중들 중 앞줄에는 미국에서 가장 저명한 외교관들과 국가안보 관계자들이 앉아 있었다. 콜린 파월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등 전직 국무부 장관 두 명, 콜린 파월의 부장관이자 국방부 관료였던 리처드 아미티지, 전직 국방부장관인 윌리엄 코헨, 그리고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의장을 지내고 오랫동안 한미 관계에 관여해 온 리처드 루거 전 상원의원 등이다. 차 선임고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후 거의 두 시간 동안 CSIS 이사진들과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

▲ CSIS 전문가 초청 만찬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매들라인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오른쪽)

▲ CSIS 전문가 초청 만찬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매들라인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오른쪽)

미국 내 한국 전문가들의 모임인 ICAS(Institute for Corean-American Studies:한미문제연구소)의 김상주 부회장은 “여기 모인 사람들은 이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러 왔던 사람들과 같은 사람들”이지만 “시대가 변했다”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와 미국 기업들의 이해

문 대통령의 첫 공개일정이었던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미국의 정책을 좌우하는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 행사에 수백 명의 기업 관계자뿐만 아니라 미국 재무부, 국무부, 상무부, 그리고 미국통상대표부 관계자 수십 명이 참석했다.

상당수 참석자가 제트 엔진 제조업체 ‘프랫 앤 휘트니(Pratt & Whitney)’를 자회사로 둔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United Technologies)’ 같은 방위산업체 관계자였다. 최근 보잉(Boeing Corporation) 사의 국제사업담당 부사장으로 영입된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대사는 대사 시절 그를 흠모한 팬들에게 둘러싸여 환영을 받았다. 제약업계의 거대 로비단체인 미국제약협회(PhRMA)나 세계적인 숙박 회사 에어비앤비(AirBNB)를 비롯해 시그나(CIGNA), 하니웰(Honeywell), 퀄컴(Qualcomm)과 같은 대기업의 뱃지를 단 사람들도 보였다. 두산, LG, 삼성 등 한국 기업들도 참석했다.

가장 규모가 큰 미국 기업 대표단 중 하나는 텍사스와 걸프연안(U.S. Gulf Coast)의 액화 천연 가스(LNG) 업계에서 왔다. 한 테이블에서 나는 넥스트 데케이드(NextDecade)라는 텍사스 회사 설립자이자 CEO인 케서린 아이스브레너(Kathleen Eisbrenner)를 만났다. 넥스트 데케이드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LNG를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텍사스 브라운스빌에 대규모 가스액화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넥스트 데케이드의 매니저 지 윤(Jee Yoon)은 미국에서 가장 큰 기업 중 하나인 제너럴 일렉트릭(GE)사의 임원들을 자랑스럽게 가리키며, 그들이 자신의 회사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틀 뒤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루이지애나에 위치한 셰니에르 에너지(Cheniere Energy)가 “250억 달러를 넘는 계약에 따라 미국산 액화 천연가스를 한국에 최초 선적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가스업계가 액화 천연가스에 큰 관심을 보이는 상황에서, 다른 기업들도 이와 유사한 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러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같은 입장에 서야 한다고 회담에 참석한 미국 고위급 관계자들이 말했다. 제프 존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의장은 “두 정상은 북한 문제에 있어서 의견을 일치시키고 준비됐다고 말해야 한다”며 “그렇게 해야 강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치, 그 너머의 일까지 내다보고 있다. 그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의 다분히 회유적인 연설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이 미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드는 등 미국 측에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평화적 문제해결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 협상 과정이 전개되면 미국 기업들이 “안심하고 한국에 투자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북한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될 수 있다”고 약속했다. 미국의 감수성에 대한 최선의 호소였지만, 귀담아 들은 사람이 있었는지는 알기 어렵다.

“이제 한국이 운전석에 앉아야 할 때”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개인적 스타일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인 부분은 바로 언론과 시민들을 대하는 태도였다. 정상회담 기간 내내 미국 언론은 유명 앵커 미카 브레진스키를 공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이한 트윗 관련 보도에 집중됐다. 문 대통령의 첫 백악관 입장 당시 한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트윗에 대해 후회는 없습니까?”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주말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공개적으로 경멸하고 ‘가짜뉴스’라고 부르는 CNN과 레슬링을 하는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이 논란은 한층 악화되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시민과 언론 모두와의 만남을 즐기는 듯했다. 문 대통령이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일부 교민들이 그를 환영하기 위해 백악관 인근에 위치한 미국상공회의소 건물 앞에 모였다. 이들 중 일부는 백악관 앞에서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이었다. 갑자기 문 대통령이 그들 사이에 나타나 교민들과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 자리에 있던 교민 중 서울 출신으로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찍었다는 교민 양하나 씨는 “이것은 잊지 못할 기억”이라며 “우리는 문 대통령이 한국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 마지막 일정이었던 토요일 동포 간담회에는 500명 이상의 한국 교민들이 문 대통령의 방미 소감을 듣기 위해 워싱턴 DC의 힐튼 호텔에 모여들었다. 뉴욕에서 온 인테리어 디자이너 구혜란 씨도 그 중 하나였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독립운동가인 구익균 선생이며 박정희 정권 당시 수감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10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을 때, 박근혜 정부의 보훈처는 그의 현충원 안장을 불허했다. 구 씨는 기자에게 말했다. “그러니 제가 문재인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인 게 얼마나 기쁘겠어요? 문 대통령이 하나씩 다 바로잡고 있어요.”

▲ 미국 현지교민들과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있는 문재인 대통령

▲ 미국 현지교민들과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있는 문재인 대통령

워싱턴 DC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서혁교 NAKA(National Association of Korean Americans: 미국동포전국협회)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전 대통령들의 방문 때와 비교하여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 모인 인파 구성이 매우 다양했다고 말했다. 그는 “촛불집회와 세월호 희생자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며 “교민들의 열기가 뜨거웠다”고 전했다. 서 부회장은 또 문 대통령의 핵심적인 메시지는 한미동맹이 굳건하고 중요하지만 “이제는 한국이 운전석에 앉을 때가 됐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결과적으로 “한반도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남북대화의 여지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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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팀 셔록
번역 : 임보영

화, 2017/07/0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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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정상회담 과정과 결과를 미국 탐사전문기자 팀 셔록(Tim Shorrock)과 공동 취재해 보도합니다. 팀 셔록 기자는 1996년, 미국이 광주 학살을 묵인, 혹은 승인했다는 내용이 담긴 미국정부 기밀문건, 일명 ‘체로키 파일’을 공개해 광주 학살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탐사기자이자, 한미 관계 전문 독립언론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틀 간의 정상회담을 위해 이번 주 수요일(미국 시간) 워싱턴에 도착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대화와 참여를 강조함에 따라 양국 정상 간 입장 차이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논의는 비공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정상회담 직후인 금요일 저녁으로 예정된 문 대통령의 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전략국제연구센터) 방문인데, 문 대통령은 워싱턴의 가장 유력한 싱크탱크 중 하나인 CSIS에서 이 날 중요한 정책 연설을 할 예정이다. 미국, 일본 정부뿐만 아니라 사드 제조업체인 록히드 마틴과 같은 주요 방위산업체에서 거액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CSIS는 수십 년 간 미국의 한반도 정책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미 국방부 부장관을 지낸 CSIS의 CEO 존 햄리는 지난해 가을 한국의 진보 성향 정당들의 약진에 대해 공개적으로 깊은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우익 성향의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이 개최한 포럼에서 “(한국의) 다음 대선에서 우리가 이슈가 되지 않으려면 뭔가 해야 한다”며 “한국의 진보 성향 정당 내에서는 미국이 문제라고 여기는 시각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8개월 뒤, CSIS와 미국 외교정책 기득권층은 과거 한국의 보수 정권과는 확연히 다른 의제를 가진 한국의 새롭고, 독립적인 지도자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 새로운 상황은 과거 부시 정권에서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CSIS의 빅터 차 선임고문이 지난 26일 서울에서 개최된 중앙일보-CSIS 포럼에서 한미동맹에 대해 언급하면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중앙일보는 삼성과 더불어 CSIS의 주요 후원기관이다.)

차기 주한 미국 대사로 거론되는 빅터 차 선임고문은 한국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의 ‘위기’를 ‘민주주의 작동의 놀라운 발현’으로 극복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대해 ‘일방적인 행동’을 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유엔이 승인한 현재의 대북 제재 조치를 위반할 수 있는 ‘무조건적인’ 경제 원조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훈계조로 이야기했다.


차 선임고문은 새 정부가 한미동맹을 “북한 위협을 다루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우선순위로 다뤄야 할 것이라며, 남북 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문 대통령의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또 한미 양국 간 입장 차이는 양자 간 “진실되고 완벽한, 거의 일상적인 정책 조율”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표는 차기 주한 미 대사 데뷔 연설에 가까운 느낌이었으나, 일부 한국인들에겐 ‘총독’이 더 적합한 용어로 받아들여졌을 수 있다.


차 선임고문의 발언은 문 대통령이 이번 방미 기간에 강경하고 군사적인 대북정책을 중심으로 뭉친 워싱턴의 정치적 기득권층으로부터 공개적인 비판과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2년 간 민주당과 공화당 내부에서는 북한 정권 교체와 대북 선제공격에 대한 논의가 거의 일상화되었고, 진보와 보수 언론 모두 이와 관련된 내용을 열심히 보도해 왔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적개심은 최근 발생한 오토 웜비어 사망사건 때문에 더욱 확산되었다. 버지니아 대학교 학생이었던 오토 웜비어는 2015년 북한 당국에 체포되었다가 올해 6월 급작스럽게 혼수상태로 석방되어 미국으로 송환됐다. 그를 진찰한 의료진은 북한 측 주장대로 그가 보툴리눔독소증(botulism)에 걸린 뒤 수면제를 복용하면서 뇌손상이 생겼다는 점을 뒷받침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의료진은 웜비어 가족이 주장하는 구타나 고문 흔적도 찾지 못했다.

▲ 지난 2015년 북한에 체포된 오토 웜비어. 올해 6월 혼수상태로 석방된 뒤, 엿새 만에 사망했다

▲ 지난 2015년 북한에 체포된 오토 웜비어. 올해 6월 혼수상태로 석방된 뒤, 엿새 만에 사망했다

송환 후 며칠 만에 웜비어가 사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내각, 그리고 많은 의원들이 북한에 대해 맹렬한 비난을 퍼부었다. 한국 문제를 거의 항상 미-중 관계 속에서만 바라보는 CNN은 “웜비어의 죽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태에 놓이게 했는데, 이 때문에 중국과의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하원 및 상원 의원들은 공무상 목적을 제외한 자국민의 북한 여행을 금지하는 법안 마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 정책을 수용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에 동요한 미국의 우익 세력은 문 대통령을 위험한 좌파로 몰기 위한 여론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들이 최근 표적으로 삼은 것은 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보를 맡은 문정인 연세대 교수였다. 문 특보는 지난 6월 16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한다면 한미 군사훈련과 미국의 “전략 자산” 전개를 축소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문 특보의 이와 같은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자 청와대는 문 특보에게 따로 연락을 취해 발언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취지로 당부했다고 밝혔다. 헤리티지 재단에서 한반도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전직 CIA 출신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문정인의 방미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한미 동맹, 그리고 사드 배치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가중할 수 있다”는 트윗을 날렸다. 며칠 뒤, 북한정권 교체에 광적인 조슈아 스탠튼은 문 대통령을 맹렬하게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편파적인 것으로 악명 높은 자신의 블로그 ‘통일자유대한민국 (One Free Korea)’에 “문 대통령은 정치 경력의 전부를 미국보다 북한에 더욱 강한 유대감을 보여 온 한국 극좌파의 전문가 집단에서 보냈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이러한 공격은 조선일보와 같은 일부 한국 매체로 하여금 문 특보의 ‘온건한’ 발언이 미국 측의 “격분을 자아냈다”고 보도할 빌미를 제공했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 과장된 것이다. 실제로 미국 국가안보 당국의 핵심 인사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과 북한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이 한미 군사동맹에 어떠한 위협도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스콧 브레이 미 국가정보국(DNI) 동아시아 담당관은 6월 26일 흔치 않은 공개연설을 통해 미 정보당국이 대북 감시에 엄청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최고위급에서 북한 문제와 같은 수준의 주목을 받는 이슈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당선과 한국에서의 사드 반대 집회가 미국의 대북정책에 걸림돌이 되냐는 질문에 그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브레이 담당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방문을 기대하고 있고, 북한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이슈에 대해서 의견을 나눌 것”이라며 “한국의 국내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미 동맹은 여전히 매우 건재하다”고 답했다. 그는 또 “때때로 미국이 더 강경한 조치를 선호하고 한국이 포용 정책을 선호하는 등 양국의 접근법이 조금 다를 수는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우리는 모두 같은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이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적어도 미국 내 우익 세력의 생각을 바로잡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매우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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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취재: 팀 셔록
한국 취재, 번역: 임보영
촬영: 신영철
영상편집: 박서영

※ 팀 셔록은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기자로, 1970년대부터 한국에 대해 보도해 왔다. 그는 유년기의 일부를 서울에서 보냈으며 한국에 자주 방문한다.

수, 2017/06/2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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