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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고] 국정원 이렇게 개혁하자⑦ 악마는 디테일에...셀프조사 안 먹히는 국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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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고] 국정원 이렇게 개혁하자⑦ 악마는 디테일에...셀프조사 안 먹히는 국정원

익명 (미확인) | 화, 2017/12/05- 14:08

※ 본 기고문은 2017년 12월 4일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기고문입니다. [기사보기]

악마는 디테일에...'셀프조사' 안 먹히는 국정원

[연속기고 국정원, 이렇게 개혁하자⑦] 박근용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현재 국정원개혁발전위에 의한 국정원 적폐 청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적폐청산은 국정원 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다만 그것만으로 국정원 개혁이 완성될 수는 없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국정원 9대 적폐사건 집중분석'에 이어 국정원감시네트워크와 함께 가장 중요한 '국정원 8대 개혁과제'를 제시한다. 국정원감시네트워크에는 민들레-국가폭력피해자와 함께 하는 사람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 한국진보연대가 참여하고 있다. - 편집자 말

 

 

▲ 긴장감 흐르는 국정원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서류조작 관련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지난 2014년 4월 15일 오전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한 관계자가 출입문을 지나고 있다. ⓒ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을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범죄수사권을 내려놓겠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간첩이나 국가보안법 위반자에 대해 수사할 수 있는 권한, '대공 범죄수사권'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보기관의 임무에 집중하기로 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국정원이 내놓은 개혁안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는 '집행통제 심의위원회'다. 특수사업비 등 예산집행의 투명성 제고와 내부통제를 위해 '집행통제 심의위원회'를 설치하여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감독과 통제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국정원이다. 그동안 국정원이 이런 비판에 대해 내놓은 입장은 '국정원의 활동은 비밀에 부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국정원이 예산집행 분야에 한정하기는 했지만, 감독과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점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국정원의 내부통제기구, 반대하지는 않지만...

 

그런데 문제는 '통제'를 누가 하느냐이다. 유감스럽게도 국정원이 밝힌 '집행통제 심의위원회'는 국정원장이 좌우할 내부통제 방안에 그친다.

 

국정원에는 지금도 내부통제기구가 있다. 바로 '감찰실'이다. 국정원의 감찰에 대해서는 여러 평가가 있을 수 있지만, 내부자들은 국정원의 감찰은 지독하다고 종종 말한다. 감찰을 받다가 자살을 하거나 괴로워서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이들이 있다고 말하는 내부자들도 있다. 

 

문제는 그 내부통제기관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운영되지 않고, 국정원 지휘부의 의중에 따라 이리저리 왜곡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그동안 내부감찰 기능이 없어서 국정원에서 불법행위를 했는가? 특수활동비를 엉뚱한 데 쓰고 뇌물로 바쳤는가? 아니다. 

 

'집행통제 심의위원회'의 구성방법과 운영규정은 국정원장에게 맡긴다는 게 국정원의 제안이었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다고 했다. 내부통제기관의 핵심마저 국정원장이 알아서 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름에서도 강력한 조사기관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심의위원회'인 만큼 제출된 자료를 검토하는 기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내부통제 기구를 하나 더 만들고, 또 잘 운영하겠다는 다짐을 '거짓말'이라고 할 생각은 없다. 그런데 국정원 정치개입과 불법행위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지금의 '서훈 국정원장'과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이 영원히 국정원장과 대통령인 것은 아니다. 국정원장과 대통령은 시간이 지나면 바뀐다. 따라서 지휘부와 국정원에 대한 최고책임자의 '선한 의지'에 매달려 있을 수 없다. 

 

정보기관에 대한 외부통제는 국제적 모범 관행

 

그래서 외국에서도 정보기관에 대한 외부통제시스템 마련을 각별히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2010년 5월에 발표된 유엔 보고서 <테러리즘 반대와 관련하여, 정보기관이 감독을 포함하여 인권존중을 보장하는 법적·제도적 틀에 대한 모범 관행 모음>에서 소개하는 국제관행 6번은 다음과 같다. 

 

"정보기관은 내부, 행정, 국회, 사법 및 전문화된 감독기관의 감독을 받으며, 이들의 권한과 권력은 공법에 기반한다. 효과적인 정보 감독 시스템에는 정보기관과 행정부와는 관계없는 민간 기관이 최소한 하나는 포함된다."

 

이것은 제안이 아니라, 모범적 관행, 그러니까 이미 시행되고 있는 일반적 현황을 말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 CIA(중앙정보국)를 감찰하는 기관인 CIA감찰관(Inspector General)이다. 

 

미국 중앙정보국 감찰담당자도 초기에는 CIA 국장이 임명했다. 우리로 따지면 국정원장이 감찰실장을 임명하는 것이다. 하지만 독립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어 1989년부터 CIA감찰관 제도가 마련되었다. CIA에 소속되고 CIA 국장에게 보고하지만,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이 확정하는 자가 감찰관이 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해임도 대통령만이 할 수 있게 되었다. 

 

감찰관은 조사 결과와 권고 사항을 CIA국장에게만 알리는 것이 아니라, 미국 의회 정보위원회에도 신속히 알려야 한다. 종합해보면 정보기관의 감찰관이지만, 그 정보기관의 책임자(CIA국장)의 부하가 아닌 셈이다.

 

내각제 국가인 캐나다에도 비슷한 외부감독기관이 있다. 캐나다 정보보안기관감찰실 OIG-CSIS(Office of the Inspector General of the Canadian Security Intelligence Service)은 내각이 지명하고 공공안전부 소속이라고 한다. 캐나다 보안정보심의위원회는 캐나다 정보보안기관의 통제하에 있는 어떤 정보에도 접근할 권한을 부여받고 있으며, 위원회에 제기된 민원에 대한 조사도 직무 범위에 포함되어 있다. 

 

우리와는 정부 체계가 좀 다르니 단순비교하기가 어렵지만, 우리의 감사원 소속 정보기관 감찰 책임자가 국정원의 모든 활동을 감독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감사원에는 국정원 감찰 책임자가 있지도 않고 설령 감찰을 하려 해도 국정원에서 자료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런 역할도 못 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 국정원의 RCS를 이용한 불법 해킹사찰 의혹 사건 당시 황찬현 감사원장은 당시 야당 국회의원들이 국정원에 대한 감사를 요구하자, 국정원에서 자료제출을 안 하므로 감사를 실시하기가 어렵다고 답변한 바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감독기관 또는 정보감찰관 도입

 

우리나라에서도 국정원 또는 국정원장으로부터 독립적인 감독기관 또는 통제기관은 꾸준히 제안된 바 있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정원감시네트워크에서는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의 정보기관 감독전문기구를 제안한 바 있다. 

 

이 기관의 구성원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민간인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산하에 정보 및 인권 분야 전문가로 구성한 감독기구를 설치해 의원들로 구성된 정보위원회의 감독 기능을 강력히 뒷받침하자는 것이다. 

 

이 기구는 국회 정보위원회의 요청을 받아 국정원에 대한 감독과 조사를 한 후 국회에 보고한다. 물론 정당한 조사를 위해서는 국정원의 자료와 시설에 모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는다. 비밀엄수 의무는 당연하다. 

 

이런 유형의 의회 소속 정보기관 전문감독기구와 달리 행정부 소속 정보기관 전문감독기관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받아 임명하는 정보감찰관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미국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방안은 시민단체들뿐만 아니라 지금의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일찍이 제안한 적이 있다. 

 

2006년 3월에 한나라당 소속 정형근 의원 등 19인이 '국가정보활동기본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의 주요 내용은 "정보기관 및 관계기관의 정책 및 활동에 대한 감찰·조사, 정보역량의 효율적 배분, 통합정보체계구축에 대한 감독을 위하여 대통령 소속하에 3년 단임의 정보감찰관을 두도록 하고, 국회의 인사청문을 거치도록 하며, 정보감찰관은 그 권한에 속하는 업무를 독립하여 수행하며 대통령과 국회에 대해서만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었다. 당시 발의했던 의원들이 진심을 가지고 제안했는지 의심되지만, 지금에서라도 도입할 만한 좋은 제안이었다. 

 

이런 외부감독 또는 통제기관에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맡길 수 있다. ▲ 국정원의 활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법 사항에 대한 조사 ▲ 국정원의 운영 개선에 관한 사항 조사 ▲ 국회 또는 국회 정보위원회가 요청한 구체적 사항 등에 대한 조사와 감사 ▲ 국정원으로부터 인권침해를 당한 피해자의 진정 또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국민의 감사(감찰)청구에 따른 조사 활동을 맡긴다. 

 

그리고 정기 감독보고서를 국회 정보위원회와 대통령에게 제출하고, 현안이 발생했거나 조사를 요청받았을 경우에는 수시 감독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한다. 자료나 시설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은 비밀엄수 의무와 함께 전면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개혁의 큰 기준점, 셀프조사와 감찰에서 벗어나기

 

이런 방안을 국정원 스스로 수용할 가능성은 없다. 그래서 국정원은 내부통제부서, 그것도 예산집행 부문에 한정된 기구이고, 조사기관도 아닌 '심의'기관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물론 이것도 어디냐,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개혁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법적 권한 내에서 활동하는지, 조금이라도 의심나는 점이 있다면 국정원 자체 조사가 아닌 독립적인 조직에서 철저하게 조사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두어야 한다. 수사권을 없애 정보수집 기관의 성격을 분명히 하고, 수집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를 외국과 연계된 국가안보 침해 정보로 제한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동안 국정원은 외부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었기에 법에서 금지한 활동을 감행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이제 국정원을 '셀프조사'와 감찰에 맡겨두지 말자. 이것을 국정원 개혁의 가장 큰 기준점으로 삼자.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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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낮은 최저임금으로 이득을 보는 자는 누구인가?"

 

최재혁 | 참여연대 경제노동팀장

 

 

2018년 시간당 최저임금 7,530원.

그런데 도입된 지 30년 된 최저임금이 나라 경제를 망친다? 적어도 경제지와 보수지에서 떠드는 말로는 그렇다. 최저임금을 키워드로 조선일보 최근 기사를 일례 삼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최저임금 인상하면 안 되는 세 가지 이유? 

 

최저임금 인상을 공격하는 논리는 세 가지로 함축할 수 있다. 1) 고용에 도움이 되지 않고, 2) 물가가 오르며, 3)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줄고, 물가가 오르며, 생산성을 높이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면 우리는 벌써 망했어야 한다.

하나씩 간단히 살펴보자. 우선, 최저임금과 고용의 관계는 ‘현재로선 확정하기 어렵다’ 가 가장 합리적이고, 솔직한 대답 아닐까. 두 번째로, 생산성도 그렇다. 사용자 입장에서 임금이 낮다면 시쳇말로 사람을 갈아 넣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고민을 할 필요가 있을까. 노동자도 임금이 낮다면 굳이 열심히 일할 이유가 없다.

참고로 ILO에 축적된 수십 년간의 실증연구를 종합하면, 최저임금이 고용을 줄인다는 주장의 근거는 빈약하다. 그뿐만 아니라 최저임금은 사용주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형성되는 불합리한 시장 임금의 비효율성(‘시장 실패’)을 교정하는 효과도 있다(알란 매닝, Monopsony in Motion,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05).  

끝으로, 생산성이 낮아서 임금을 적게 받는지 임금이 적어서 생산성이 낮은지, 생산성 그만큼의 임금이 지급되는지 확정하기 어렵다.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이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고 단정 지어 생각하기는 어렵다.

 

한편으로는 인플레이션이 ‘경제학적으로’ 나쁜 현상이냐는 반문도 가능하다. 최저임금이 사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확정된 사실로 존재하지 못한 가운데 최저임금은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30년째 운영 중이다.

최저임금이 없는 나라도 있지만, 국가가 저임금을 강제하고 있거나 노동조합이 강해서 임금 수준이 유지되어 최저수준의 임금을 국가 차원의 제도로 보장할 필요가 없는 나라, 대략 두 경우 중 하나이다. 그럼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래서 적당한 최저임금 수준이 얼마냐고 묻는다면 내 솔직한 대답은 “잘 모르겠다” 이다. 반대로, 지금 최저임금으로 먹고살 만하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해야 하지 않을까.

누군가에게 묵시록 같은, 누군가에게는 정책의 책임 소재를 알 수 없는 2018년 최저임금은 주 40시간의 임금에 주휴수당 포함해서 월 157만 원이다. 4대 보험은 부담스럽고, 월세·교통비·통신료 내고 나면,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뻔하다.

경제학 그래프가 지금의 최저임금 수준으로는 노동자의 삶을 온전히 보전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반박할 논리를 포함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럼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낮은 최저임금으로 이득을 보는 자

 

임금 중에서 어디까지를 최저임금으로 보느냐가 최저임금의 산입 범위에 관한 문제다. 예를 들어, 기본급은 최저임금에 포함되고, 야근수당이나 상여금은 최저임금의 산입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아래 사례를 통해 찬찬히 살펴보자.

사례: 

  • 최저임금 50만 원이고, 어떤 노동자의 임금이 아래와 같다고 가정해보자.
  • 기본급이 40만 원 (최저임금 포함) 
  • 야근수당 10만 원 (최저임금 미포함) 
  • 상여금이 50만 원 (최저임금 미포함) 

→임금 총액(기본급+야근수당+상여금=100만 원)은 최저임금의 2배이지만, 최저임금으로 간주되는 임금(기본급 40만 원)이 최저임금보다 적어 최저임금법 위반이다.

우리나라 ‘일부’ 노동자의 임금은 기본급 등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임금의 비중이 적고,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야근수당 등의 비중이 높다. 관전포인트는 ‘왜?’이다. 이런 ‘공식’은 누구에게 유리한 걸까?

기본급을 낮추면, 야근수당도 줄어든다. 야근수당은 기본급에 0.5배를 가산한 금액이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장시간노동이 필요하고, 야근수당이란 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본급을 낮추고자 한다. 기본급을 낮은 수준에서 유지하려면 최저임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장시간노동에 대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그동안 노동자가 저임금 구조에서 희생당했다고 말하면 과한가? 장시간노동을 사실상 ‘강제’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저임금을 강제했다고 하면 과한 해석일까?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인 노동자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현실의 노동자 대부분은 복잡한 임금 구조로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편의점 노동자가, PC방 노동자가 상여금에, 성과급에, 각종 수당에, 다양한 기업복지를 받아서 어디까지 최저임금으로 간주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다.

우리 사회 노동자 대다수는 임금 구조, 임금 체계 자체가 없다.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이다. 최저임금의 산입 범위에 대한 논의는 그 범위를 따질 만큼 임금을 주고받는 일부 사업장에 한정된다.

 

도리어 대다수 사업장의 현실은 최저임금을 높여 노동자에게는 장시간노동의 인센티브를 줄이고, 사용자에게는 장시간노동의 비용을 가중시켜 노동시간을 줄여야 할 상황이다.

최저임금의 범위가 억울한 사용자는 현재 지급 중인 이러저러한 임금 항목을 기본급으로 돌리고 연장근로에 대해 0.5를 가산해서 긴 노동시간에 대한 임금을 정확하게 지급하면 된다.

 

최저임금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최저임금이 중요하긴 하지만, 최저임금의 대상자가 많다는 사실은 우울하다. 최저임금의 제도적인 중요성을 사회적으로 인식되고 논의된 최근의 사회 모습은 반갑지만, 실제 받는 임금이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러 있는 노동자가 400만 명쯤 되는 사실은 고민스럽다.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너무 많은 현실을 고려하더라도 최저임금의 역할에 과부하가 걸리면 노사 합의를 통해 결정되는 최저임금 자체가 교착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지금의 한국 사회처럼, 최저임금이 말 그대로 첨예하게 쟁점화된 상황이 마냥 반가워 할 수만은 없다.

현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저임금 수준의 ‘현실화’를 주장하지만, 최저임금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또, 그래서도 안 된다. 시장 임금에 의존하여 사회를 운영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서,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하는 이유가 집값이 비싸서라면, 최저임금을 인상하기보다 집값을 낮추는 접근이 합리적이거나 정치적으로 옳은 선택일 수 있다.

현실적으로 집값이 잡히지 않으면 최저임금 인상분이 모두 임대업자 주머니로 갈 수도 있다. 최저임금과 함께, 보편적인 복지, 사회 각 영역에서의 공공성 강화, 획기적인 노동시간 단축 등이 함께 하나의 정책적인 패키지로 고려되는 것이 중요하다. 최저임금이라는 시장임금과 함께 한 개인의 대차대조표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큰 틀에서의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최저임금 1만 원에 담긴 메시지 

 

최저임금은 액수보다 메시지가 중요하다. 문제는 인상 폭이고, 구체적인 필요에서부터 사회적인 합의까지, 최저임금의 인상 이유는 정치 영역이다. 저임금·장시간노동을 해소하고, 재벌 대기업의 시장독점과 횡포를 해소하여 공정한 이익이 기업과 노동자에게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시급 1만 원이다.

비록 달성 시점은 다르지만, 원내 정당의 대선 후보가 모두 시급 1만 원의 최저임금을 공약했다. 이 정도면 시급 1만 원은 사회적인 합의다. 대선은 시민의 정치적인 선호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여론조사 아니던가. 최저임금은 올라야 한다. 우리는 그다음 순서, 그다음 차원의 논의를 준비해야 할 뿐이다.

 

2018년의 최저임금은 결정되었다. 속도 조절하겠다는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최저임금 인상을 준비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폐업하는 사용자도 나오고, 해고당하는 노동자도 발생할 것이다. 사용자, 노동자 모두 최저임금 이상의 생산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될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며 말 잔치는 요란한데, 현실 속 노동자들은 여전히 그냥 산업혁명 시절처럼 일한다. 대기업 몰아주기와 저임금에 기대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장시간노동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시스템으로 더는 사회를 유지할 수 없다. 최저임금으로 우리 사회경제의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소할 수는 없겠지만, 그 출발점은 될 수 있다.

최저임금은 더 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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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07/2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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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4_전월세상한제 등 세입자보호대책 무산 비판 기자회견

2020년 이후로 미룬 세입자보호는 기만이다. 문재인 정부는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제도 지금 당장 도입하라! 세입자·종교·시민단체 기자회견

임대등록 활성화 환영하나, 현실성 떨어지고 사실상 절반이 넘는 세입자 보호 못해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 안정화 정책은 임대등록과 연계말고 즉각 도입해야

일시 장소 : 2017년 12월 14일(목) 오전 10시 30분,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전월세상한제 등 세입자보호 대책을 촉구하는 80개 종교계, 시민단체와 1,004명의 세입자, 시민들은 지난 11일(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기도 했던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제도 등 임대차 안정화 방안을 즉각 도입할 것을 촉구하였다. 그러나 정부가 어제(12/13) 3개월의 연기 끝에 발표한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에는 임대등록 활성화를 통한 세입자 보호라는 일부 진전된 부분도 있으나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점은 매우 실망스럽다. 

 

특히 임대사업자 등록 확대로 2022년까지 전체 임차가구의 45%가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제도의 혜택을 받을 것처럼 정부는 설명하지만 등록을 안해도 별반 제재가 없어서 다주택자들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버틸 가능성이 높아 실현가능성이 희박할 뿐더러 문재인 정부가 민간 임대시장에 두 제도를 도입할 생각이 없이 임대사업자 등록 확대를 주장하는 것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주거시민단체들은 전월세 상한제 및 계약갱신제도 등을 즉각 도입하지 않고 그 도입 여부를 문재인 정부 4년차인 2020년경 임대사업자 등록 의무화 여부와 연계시킨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위험 수준에 이른 주거비 부담에 짓눌리고 있는 무주택 세입자들에게, 전월세 안정을 위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제도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선순위의 주거복지 정책이다. 문재인 정부는 임대등록과 별개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 제도 등 세입자 보호대책을 즉각 도입해야 한다. 끝.

 

▣ 보도자료 및 기자회견문 [원문보기/다운로드]

 

▣ 붙임1 : 기자회견 개요

○ 제목 : “2020년 이후로 미룬 세입자보호는 기만이다. 문재인 정부는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제도 지금 당장 도입하라!” 세입자·시민·종교계·시민단체 기자회견

○ 일시장소 : 2017년 12월 14일(목) 오전 10시 30분,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 주최 : 전월세상한제 등 세입자보호 대책을 촉구하는 세입자·시민·종교계·시민사회 공동선언인단

○ 진행안

사회 :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정책위원

세입자  : 박동수 서울세입자협회 대표

청년세입자 : 조현준  민달팽이유니온 사무처장

종교계  : 나승구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 신부

기자회견문 낭독 : 윤지민 집걱정없는세상 사무국장

 

 

[기자회견문]

 

2020년 이후로 미룬 세입자보호는 기만이다.

문재인 정부는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제도 ‘지금 당장’ 도입하라!

 

“2월 임시국회, 민생과제 해결에 총력을 다하겠습니다. 주거비를 줄일 수 있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여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도입하겠습니다.” 

 

지난 촛불 대선을 앞두고 열린 2월 임시국회에서 당시 더불어 민주당 원내대표가 ‘촛불혁명 입법·정책과제’라며, 국회연설에서 밝힌 내용이다. 

정권을 잡기 전, 시급히 통과시켜야할 민생 입법 과제라던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등 세입자보호대책에 대해, 어제 문재인 정부는 사실상 2020년 이후로 미루겠다고 발표해, 실망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어제(12/3) 정부는 주거복지로드맵의 추가대책으로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민간임대시장에서 전월세 걱정, 이사 걱정으로 고통 받는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도의 즉각 도입을 기대했지만, 2020년 이후 임대사업자 등록 의무화와 연계해 도입하겠다고 해, 문재인 정부 임기 내 도입이 가능할지조차 의문스럽다.

 

‘집주인과 세입자가 상생하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대책에,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인하려는 당근책은 있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고통을 겪는 세입자보호 대책은 미약하기만 하다. 당근책으로 임대사업자들의 자발적인 등록이 정부의 기대(2020년까지 45% 등록 목표)만큼 이루어질 지도 의문이지만, 주택을 소유하고 임대하는 이들이 당연이 부과해야할 세금을 감면해 주면서까지 얻을 수 있는 세입자 보호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월요일, 전월세상한제등 세입자 보호대책의 도입을 촉구하는 세입자·종교·시민사회 선언에서도 밝혔듯, 위험 수준에 이른 주거비 부담에 짓눌리고 있는 무주택 세입자들에게, 전월세 안정을 위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선순위의 주거복지 정책이다.

 

촛불이 만든 압도적지지가 유지되는 정권 초기에 당연히 추진해야할 민생개혁 과제들을 다가올 선거와 기득권 세력의 눈치를 보며‘단계적 도입’이라는 말로 후퇴시킨다면, 이 정부에서 말하는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은 어림없다. 

문재인 정부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권 등 세입자 보호대책을 즉각 도입해야 한다. 새 정부에 대한 세입자·시민들의 기대를, 민생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2017. 12. 14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등 세입자보호 대책을 촉구하는 

세입자·시민·종교계·시민사회 선언 참가단체 일동

목, 2017/12/1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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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제조3사의 보조금 미끼는 있어도 손해는 없었다는 판결이 정당한가?

2012년 단말기보조금사기사건 재판, 소비자 패소
대기업의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면죄부 준 판결
참여연대, 원고와 함께 항소해 기업 책임 끝까지 물을 것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본부장 : 조형수 변호사)는 2012년 10월 공정위가 휴대폰 가격을 부풀린 후 할인해 주는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한 통신3사와 제조3사에게 과징금 처분 한 것을 기반으로 통신3사와 제조3사의 단말기 보조금 사기에 대해 84명의 원고와 같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소송 제기한지 5년만인 2017년 9월 재판을 재개 후 10월 26일 패소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사건번호 2012가단274959. 2012년 10월 10일 소제기. 참여연대 소송 자료 bit.ly/2t847zH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이 판결이 대기업의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하여 면죄부를 주는 부당한 판결이라 보며, 원고들과 함께 항소할 계획입니다.

 

2012년 3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휴대폰 가격을 부풀린 후 보조금을 지급하여 ‘고가 휴대폰’을 ‘할인 판매’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한 통신3사 및 휴대폰제조3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453억3천만원을 부과한 바 있습니다.  2012.03.15. 공정위 보도자료 <휴대폰3사 및 이통3사의 부당고객 유인행위 여부 심의 결과> goo.gl/WR6kgj. 현재 공정위는 고등법원에서 통신제조 6사 상대 소송 모두 승소 및 대법원 계류중. 2014.12.10. 공정위 보도자료  <(주)팬택의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행위에 대한 법원의 판결>  goo.gl/Ffg3e6 통신3사와 제조3사의 이러한 행태에 대하여 책임을 묻고자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시민 84명을 모아 2012년 10월 10일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부는 소송 제기한지 5년이 지나 2017년 9월 재판을 재개한 후 패소 판결을 했습니다. 

 

판결 요지(별첨 참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통신사와 제조사가 단합하여 부풀린 휴대폰 가격이라 하더라 가상의 가격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른바 백화점 사기 세일 사건과는 동일한 사안이라고 볼수 없으며, 재산적 손해의 발생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재산적 손해의 배상만으로는 회복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전제로 한 위자료도 인정하기 어려우며, 통신사와 제조사가 휴대폰 가격을 부풀린 후 할인해주었다고 하더라도 휴대전화 단말기 선택에 관한 소비자들의 선택권 또는 신뢰가 침해되었다고 인정되기에도 부족하고, 공정거래법은 사업자간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것이지 소비자들의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므로 공정거래법 위반을 이유로 소비자들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없다고 하면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1심 판결은 부당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고등법원은  통신사와 제조사가 휴대전화 단말기의 가격을 부풀렸고, 이를 통하여 미끼성, 위계성 장려금을 조성하여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상술의 범위를 넘는 위계를 소비자들에게 행사하였음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1심은 고등법원의 판결을 도외시 한 채 위계로 인한 소비자들의 정신적 피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그 근거중의 하나로 공정거래법은 사업자의 이익 보호를 위한 법이지 소비자의 정신적 손해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 아니므로 사업자가 아닌 소비자들은 공정거래법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음을 들고 있으나 1심의 이러한 논거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

 

즉, 소비자 보호가 공정거래법의 주된 목적 중의 하나임은 공정거래법 제1조에서 명시하고 있음에도 1심 판결은 이를 도외시한 채 공정거래법이 소비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 아니므로 대기업들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더라도 소비자들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결과적으로 대기업들의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것입니다.   

 

더욱이 절차적으로도 이 판결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즉, 이 사건은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관련사건의 결과를 보기 위하여 재판의 연기를 요구하였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서 5년간 진행하지 않고 재판이 중단되었던 것인데 이 사건을 새로 배당받은 1심 재판장은 불과 2개월여 만에 사건을 마무리할 의도로 증거신청을 제한하면서 무리하게 소송을 진행하여 결국 이 사건의 의미와 실체에 대한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은 채 제조사와 통신사들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판결을 내린 것이어서 판결의 내용 뿐만 아니라 과정면에서도 수긍하기 어렵습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원고와 같이 항소하여 통신사와 제조사에 마땅한 책임을 요구할 것입니다. 통신사와 제조사들이 보조금을 미끼로 해 통신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통신 소비를 방해한 행위에 대하여 엄정한 처벌이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과도한 보조금 경쟁이 아니라 통신요금⋅단말기 인하 경쟁이 이루어지는 투명한 통신 시장을 조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통신사, 제조사들은 공정위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상고까지 제기해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 중입니다. 대법원은 조속하게 이 같은 기업범죄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한 판결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2014년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단말기 보조금 상습사기 혐의로 제조사와 통신사의 이사들을 중앙지검에 고발한 사건 또한 이 사건의 대법원 판결 후 수사를 재개하겠다고 하여 현재 진행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2014. 10. 13.  제조3사·통신3사의 특경법(상습사기) 위반 혐의에 대한 참여연대 고발 goo.gl/8VKA1b 검찰은 법원의 소송 진행 및 판결과 관계없이 조속하게 수사를 재개해 기업들의 불법행위를 수사할 것을 촉구합니다. 

 

▣ 별첨 : 판결문(2012가단274959) (클릭)

 
수, 2017/11/0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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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경찰법 위반하면서 정책정보 수집해

경찰, 정부의 2018년 반부패정책에 대한 시민사회 의견 수집 중

참여연대, 김부겸 장관 등에게 정책정보 수집 중단 요청서 보내

 

참여연대는 오늘(12/20), 2018년 정부의 반부패정책 방향에 대한 시민사회 의견을 경찰이 수집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이를 즉시 중지시키고, 경찰의 정보수집 범위와 관련된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등을 개정할 것을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12월 15일에 복수의 경찰 정보관으로부터, 정부의 반부패정책이 2017년에는 방산비리와 채용비리, 원전비리에 집중했다면 내년에는 어디에 집중하면 좋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전화를 받은 바 있습니다. 

 

이처럼 경찰은 각종 사회현안이나 정부정책에 대한 시민사회 또는 정치권의 입장이나 동향을 파악하고 수집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를 ‘정책정보’ 수집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는 경찰법을 위반하는 행위입니다. 경찰법의 하위 규정인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에서는 ‘정책정보’ 수집을 경찰청 정보국 등 경찰 정보부서의 업무로 정해두었으나, 경찰의 임무를 규정한 경찰법에는 정책정보 수집이 전혀 들어있지 않습니다. 

 

참여연대는 김 장관 외에도 이철성 경찰청장과 박재승 경찰개혁위원장에게도 부당한 정보수집 중단과 제도 개선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특히 이철성 경찰청장에게는 2018년 정부의 반부패정책에 대한 정보수집이 다른 기관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경찰청 자체 판단에 따라 진행중인지도 질의하였습니다. 

 

 

보도자료 [원문보기 / 다운로드]

수, 2017/12/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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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공수처 안, 공수처 힘 빼는 것 아닌지 우려 

공수처, 검찰권 오남용 답습하지 않도록 견제장치 마련해야 
국회는 공수처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정기국회 내 통과시켜야

 

어제(10/15) 법무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또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이하 공수처) 자체 방안을 깜짝 발표하였다. 그동안 공수처 설치에 반대입장을 견지해온 법무부가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발표한 개혁안보다도 권한을 대폭 축소해, 사실상 껍데기에 불과한 공수처를 만들자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은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척결하고 무소불위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공수처 설치를 촉구해왔다. 국회가 검찰권 견제 방안의 하나로서 공수처 설치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을 촉구한다. 


법무부 공수처 자체 방안 마련 과정이 불투명하다. 법무부는 그동안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법무검찰개혁위원회를 통해 검찰 쇄신 방안을 제시해왔다. 이는 검찰이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개혁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공수처 설치 논의가 진행 중이며, 법무부 내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공수처 관련 권고안 제시한 지 한달여 지났다. 어떤 과정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자체 방안을 마련했는지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법무부의 공수처 안은 공수처를 사실상 형해화 시키거나 공수처의 정치적 독립성을 담보할 수 없는 독소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우선, 법무부 자체 안은 공수처의 우선적 수사권에 대해 공수처장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공수처에 이첩하도록 하였다. 이는 공수처장의 요청이 없어도 고위공직자비리범죄가 있음을 알게 된 때에는 지체 없이 그 내용을 처장에게 통지하도록 하는 기존의 안들과 큰 차이가 있다. 검사가 수사 중 비리가 있음을 알게 된 때 즉각 통지하도록 하지 않는다면 공수처는 적기에 수사할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 공수처의 우선적 수사권을 실질적으로 담보하기 위해서 즉각 통지의무 규정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법무부 안은 검사의 경우 ‘직무관련성’이 있는 범죄만 공수처가 수사하도록 한 부분도 큰 문제이다. 검찰의 경우 공수처 검사의 모든 범죄를 관할하는 반면 공수처 검사는 검찰 소속 검사의 범죄를 한정적으로만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도 맞지 않으며,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조항이다. 검찰의 ‘제식구’ 비리를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공수처가 도입되는 점을 상기하며, 이러한 검찰의 ‘꼼수’ 조항은 반드시 삭제되어야 한다. 


법무부 자체 안은 ‘공수처 검사에게는 독립성과 막강한 권한이 부여되어 있음을 감안하여’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 임기제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사가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대로 수사를 해나가기 위해서는 직위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 요구된다. 아울러 ‘전관비리’ 문제와도 맞물려 있기 때문에 공수처 소속 검사의 자격요건과 퇴직 후 취업 제한을 강화하는 반면 공수처 검사에게 임기제가 아닌 정년제를 도입하는 것이 더 적절해보인다. 


법무부 안에 따르면 공수처장 추천위원회가 2인을 추천하면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협의 후 1명을 국회에서 선출하여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였다. 이는 공수처가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좌지우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회도 공수처의 수사대상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공수처 및 공수처장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국회에 추천위원회를 두고, 하나의 교섭단체가 절반이상의 추천위원을 추천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다수당을 견제할 수 있는 방안이 보완되어야 한다.


법무부 자체 안은 수사대상을 정무직공무원으로 대폭 축소하였다. 공수처의 규모는 고위공직자의 범위와 대상범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이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 전례를 감안해 고위공무원단의 범위를 좀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슈퍼’, 또는 ‘미니’ 공수처가 쟁점이 아니라 검찰의 검찰권 오남용을 답습하지 않도록 공수처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수처는 검찰을 견제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국회가 이번 정기국회 내에서 충분히 논의하여 공수처 설치법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월, 2017/10/1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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