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잔인한 추석…아들을 찾는 3명의 늙은 아버지들

지역

잔인한 추석…아들을 찾는 3명의 늙은 아버지들

익명 (미확인) | 토, 2017/09/30- 17:22

①70세 아버지의 ‘I Can Speak’

-일등항해사 박성백(40)의 아버지 박홍순(70)

 박홍순 씨에게는 올해 추석이 없다. 서명을 받는 일이 급하기 때문이다.

박홍순 씨에게는 올해 추석이 없다. 서명을 받는 일이 급하기 때문이다.

I hope to talk to you 1 minute. I am missing my old son 40 years old.
(1분만 이야기 하고 싶어요. 나는 40세의 나이든 나의 아들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상영 중인 영화 <I CAN SPEAK>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자신의 이야기를 해외에 알리기 위해 영어를 배우는 내용이다. 영화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광화문 광장에는 자신의 아들을 찾기 위해 영어를 배운 70세 아버지가 있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박성백 씨의 아버지 박홍순 씨다. 박 씨는 아들을 찾기 위한 서명을 한사람에게라도 더 받기 위해 못하는 영어를 줄줄 외웠다. 경비일을 하면서,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면서 틈틈이 영어공부를 했다. 이제는 외국인에게도 서명을 받을 수 있다.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한 지 6개월이 다 되어가는데, 일반 시민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한 사건이에요. 수색 촉구 서명란에 선뜻 손을 내미는 사람조차도 종종 ‘잘 몰랐어요’라고 말합니다. 배가 남대서양에서 침몰했기 때문에 외국사람들에게도 이 사건을 알려 협조를 구해야 해요. 제가 영어를 외우게 된 이유입니다.

추석을 앞두고 박홍순 씨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10만 명 서명’을 채울 생각 뿐이다. 지난 8월 20일 서명운동을 시작해 현재(9월 29일)까지 약 3만5천 명의 서명을 모았다. 명절 쇠러 고향에 가느라 텅 빌 ‘사람 없는 서울’이 걱정이다. 추석 때마다 지냈던 제사도 올해는 생략한다. 아들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가 없어 제사도 지낼 수 없다.

70살 아버지가 헬스를 시작한 이유

박 씨는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이후 헬스를 시작했다. 아들을 잃어버린 사람이 무슨 운동인가 싶겠지만, 2교대인 경비일과 서명운동을 같이하려면 체력이 중요하다. 격일로 새벽 4시30분에 지하철 첫차를 타고 일터에 가면 꼬박 24시간이 넘어야 일이 끝난다. 다음날 아침 6시에 퇴근한다. 그리고 집에 와 쪽잠을 자고 3시간 뒤 다시 짐을 챙긴다. 아침 9시30분이 되면 어김없이 광화문 광장에 나간다. 서명을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버틴지 한 달. 아들을 찾을 때까지 70세 아버지는 운동을 그만둘 수 없다.

대한민국 국민이 남대서양 한복판에서 실종됐습니다. 사람들은 생존가능성을 말하지 않지만, 침몰 지점 부근에는 우리나라 크기만한 무인섬과 유인섬들이 많아요. 섬들 중 어딘가에 아들은 표류해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아들은 아내의 꿈에 나와 “걱정마세요”라며 헛헛하게 웃어요. 분명 살아 있습니다.

박 씨는 평생 아들에게 못해준 말이 있다. 20년을 군인으로 살아 무뚝뚝함이 몸에 밴 아버지는 내일 당장 아들이 돌아온다면 ‘보고 싶었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지금까지 쑥쓰러워 못했던 말들을 꼭 해주고 싶다.

 

②“올해 추석은 꼭 같이 보내겠다더니, 언제 오니 아들아…”

-3등 기관사 문원준(26)의 아버지 문승용(59)

문승용 씨와 아들 문원준 씨가 올해 2월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 이 사진이 문승용 씨가 아들과 찍은 마지막 사진이다.

문승용 씨와 아들 문원준 씨가 올해 2월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 이 사진이 문승용 씨가 아들과 찍은 마지막 사진이다.

아들 원준이는 작년 추석에도 한국에 없었다. 그때도 브라질 어딘가를 항해하고 있었다. 올해 추석은 가족과 꼭 같이 보내겠다고 했다. 제주도에 있는 할머니의 수술을 걱정하며 올해 추석이 되면 할머니에게 맛있는 음식도 대접하고, 직접 운전해서 여행도 다니겠다고 약속했던 곰살맞은 손주였다.

“이번 추석 때는 원준이 오는 거지?” 아직 손자의 실종 소식을 모르는 할머니는 추석을 앞두고 전화를 걸어 손자부터 찾는다. 아버지는 거짓말을 했다. “원준이가 아직 브라질에 있어요. 그래서 올해도 못올 지 모른다네요.” 이 말은 거짓일 수도 있고 사실일 수도 있다. 아들이 브라질 어딘가에 있는지, 무인도에 있는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아직 아무것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 아들을 군대에서 잃은 어머니에게 손자마저 대체복무 중 실종됐다고, 그런 손자를 더이상 국가가 찾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를 아버지는 할 수가 없다.

아들은 한국해양대 68기 명예사관장(학생회장)이었다. 장래가 누구보다 촉망됐던 대학생이었다. 아들은 세월호 참사를 늘 가슴에 새겼다고 한다. 올해 1월 열린 해양대 졸업식에서 졸업생 2,000명을 대표해 연단에 올라 “세월호 같은 무참한 인명사고가 바다 위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실력은 물론 사명감을 갖기 바란다”며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무책임하게 회피하지 않는 68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만들지 않겠다던 아들. 아들은 군 대체복무 중 스텔라데이지호와 함께 바다에서 실종됐다.

스텔라데이지호 3등 기관사로 대체복무 중 실종된 문원준 씨. 그 옆으로 스텔라데이지호 선사인 폴라리스쉬핑의 한희승 회장이 앉아있다.

스텔라데이지호 3등 기관사로 대체복무 중 실종된 문원준 씨. 그 옆으로 스텔라데이지호 선사인 폴라리스쉬핑의 한희승 회장이 앉아있다.

대체복무를 할 회사로 태영상선, 장금상선에도 합격했던 원준 씨가 스텔라데이지호 선사인 폴라리스쉬핑을 선택한 건 “신(新) 조선을 태워주겠다”고 했던 김완중 회장의 말 때문이었다. 하지만 회사는 이 말을 지키지 않았다. 원준씨는 선령 25년의 노후 선박, 스텔라데이지호에 올랐다가 지난 3월 31일 실종됐다. 스텔라데이지호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유조선을 2009년 철광석운반석으로 개조한 선박이다.

폴라리스쉬핑은 스텔라데이지호와 비슷한 선령의 스텔라유니콘호, 스텔라퀸호도 가지고 있다. 이들 선박도 심각한 균열이 생겨 지난 4월과 5월 회황했다. 스텔라데이지호 역시 침몰 직전 선장이 “2번 포트에서 물이 샌다”는 문자메시지를 남겼다. 아버지는 낡은 배를 무리하게 출항시키다 침몰시킨 선사가 원망스럽다. 위험천만한 노후선박의 도입을 규제하지 않고, 안전상태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정부가 죽도록 원망스럽다.

“그 큰 배를 인양해 달라고 떼쓰는 게 아니에요”

문 씨가 정부에 무조건 아들을 찾아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축구장 3개 규모의 큰 배를 인양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아닌다. 그저 생사만이라도 확인할 수 있게 정부가 노력해 달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망망대해에서 아들이 실종된 지 6개월, 이제는 포기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문 씨는 아직 희망을 버릴 수가 없다. 스텔라데이지호 안에 있었던 구명뗏목 4척 중 3척이 발견됐고, 그 중 1척에서 필리핀 선원 2명이 구조됐다. 하지만 나머지 1척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구명 뗏목에는 낚시도구 등 생존에 필요한 물품들이 있다. 그 곳에 실종자들이 타고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2012년엔 멕시코인 살바도르가 438일간 대서양을 표류하다가 발견됐고, 1973년엔 영국인 베일리 부부가 구명뗏목에서 117일간 표류하다 발견되기도 했잖아요. 우리 아들도 어딘가 표류하고 있을 지 몰라요.

지난 4월 9일 미 해군 초계기가 구명뗏목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해경 공문을 통해 확인한 사실이었다. 희망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다음날 부산일보에서 “스텔라데이지호 구명 뗏목 추정 물체는 기름띠”였다는 기사가 났다. 해당 기자가 정부가 아닌 선사를 통해 확인한 것이었다. 가족들은 믿을 수 없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미 초계기가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외교부에 요청했다. 자료를 받아주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외교부는 아직까지 미 초계기가 찍은 영상이나 사진, 기름띠로 분석한 근거 자료 등을 받아주지 않고 있다. 외교부 측은 “미국 측에서 한국과 공유할 자료가 없다고 전해왔다. 미국이 육안이든, 자료를 통해서든 제대로 분석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미국이 우리를 도와주는 차원에서 초계기 수색을 했던 것인데 계속 자료요청을 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기름띠 분석 자료에 대해서도 따로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미 초계기가 어떻게 구명뗏목과 기름띠를 헷갈릴 수 있는지, 어떤 자료를 분석한 건지 알고 싶어서 정부에 미국 측에 요청해 자료를 받아다 달라고 요구한 것인데 외교부는 그 조차도 들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눈으로 구명 뗏목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확인해야 포기라도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늦어지고 축소된 정부 수색…진정성 믿을 수 없어”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지 않는 이유가 있다. 수색 과정 내내 정부의 태도가 미온적이었기 때문이다. 사고해역의 해상촬영이 가능한 국내 위성이 있다는 사실을 실종자 가족들이 먼저 알아 외교부에 요청했고, 해류에 따라 바뀌는 수색구역을 재설정하기 위해 필요한 해류전문가도 가족들이 수소문해서 외교부에 소개했다. 전문가도 아닌 가족들이 모든 것을 일일이 조사해서 정부에 제안하는 동안 수색을 위한 시간은 정처 없이 흘러갔다.

스텔라데이지호가 문재인 정부 민원 1호로 접수되면서 청와대가 수색 재개를 지시해 지난 6월 24일 다시 수색이 이뤄졌다. 하지만 가족들의 기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가족들은 정부 수색선 2척 투입을 요구했지만, 1척만 투입됐다. 수색구역도 당초 가족들과 약속했던 것에서 대폭 축소됐다. (기존 가로 300km·세로 220km에서 가로 220km·세로 130km로 축소).

수색이 이뤄진 건 16일이었다. 비용 때문이었다. 외교부는 예산 10억 안에서 수색을 해야하기 때문에 수색구역 축소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중에 확인한 결과, 수색에 들어간 비용은 6억 가량이었다. 예산을 다 쓰지도 않았는데 수색을 중단한 것이다. 문 씨는 이 모든 과정이 정부의 생색내기로 느껴졌다. 최선을 다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수족은 하나도 바뀐 게 없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실종자를 찾으려고 노력했던 건지, 생색내기만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어요. 청와대가 아래 공무원에게만 맡겨두지 말고 직접 챙겼으면 좋겠어요.

문 씨는 아들이 실종된 후 매일 청운동 주민센터 앞 농성장에 나온다. 매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저녁 7시까지. 9월 말로 자신이 운영하던 무역회사도 정리한다. 추석에는 기도원에 들어간다. 5일간 단식을 하기로했다. 신앙의 힘을 빌려서라도 아들을 찾을 수만 있다면. 문 씨에게 이번 추석은 아들을 기다리는 하루 하루, 그 이상도 그 이하의 의미도 없다. 실종된 아들의 이야기를 참 씩씩하게도 말하던 문승용 씨. 아들이 돌아오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결국 눈물을 흘렸다.

“아들이 돌아오면…사랑한다고 말할래요. 그리고 우리는 너를 포기 하지 않았다고, 돌아올 줄 알았다고, 어렵게 살아 돌아왔으니 더 힘든 사람들에게 꿈을 주는 삶을 살라고 말하고 싶어요. 배를 또 탄다고 하면요? 정말 말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을 것 같아요. 아들은 해양대를 사랑했고, 바다를 사랑했고, 배를 타는 것이 평생의 꿈이었으니까요.”

③ 술로 지낸 6개월…“악플만이라도 달지 말아주세요”

-3등 항해사 윤동영(26)의 아버지 윤종률(54)

 윤종률 씨가 아들 동영 씨의 2015년 목포해양대 졸업식날 찍은 사진

윤종률 씨가 아들 동영 씨의 2015년 목포해양대 졸업식날 찍은 사진

윤종률 씨는 아들이 실종된 날부터 매일 단 하루도 빠짐없이 술을 마셨다. 정신력만은 강하다고 자부하며 살았던 가장이었다. 하지만 술 없이 버틸 수가 없었다. 경북 영천에서 소를 키우고 농사를 짓던 윤종률 씨의 삶은 아들이 실종된 뒤 완전히 무너졌다. 건강하던 소들은 열사병을 앓았고, 4,000평 규모의 농사는 쑥대밭이 됐다. 추석 때 고향 사람들을 어떻게 만날 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주말에 한번 씩 시골 경북 영천에 내려가면, 이런 말을 합니다. ‘정부에서 수색을 그렇게 많이 하고 선사에서 그렇게 많이 하는데, 뭘 더 찾는다 말입니까’ 사람들은 정부와 선사가 엄청 수색한 줄 알아요.

3등 항해사로 스텔라데이지호를 탔던 윤동영 씨도 대체복무 중에 사고를 당했다. 원래는 한진해운의 배를 탔는데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폴라리스쉬핑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부가 한진해운의 관리 감독을 잘 했더라면 파산하지 않았을 테고, 아들이 스텔라데이지호를 탈 일도 없었을텐데… 윤 씨도 정부가 원망스럽다.

스텔라데이지호에서 아들 윤동영 씨가  찍어 보내줬던 사진.  윤 씨 옆은 구조된 필리핀 선원. 윤종률 씨는 취재진에게 “이 사진이 마지막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텔라데이지호에서 아들 윤동영 씨가 찍어 보내줬던 사진. 윤 씨 옆은 구조된 필리핀 선원. 윤종률 씨는 취재진에게 “이 사진이 마지막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들이 실종됐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무너질듯 아픈데 윤 씨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이 있다. 인터넷 댓글이다. ‘이만하면 되지 않았느냐’, ‘보상금 더 받으려고 농성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 하는 댓글을 볼 때마다 두 번 죽는 심정이다.

모르면 차라리 아무말도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요. 어떤 부모가 보상금을 노리고 생계 버리고 이렇게 매일 농성을 하겠습니까. 댓글을 보다가 잠을 못 잡니다. 같은 부모의 심정으로 관심 갖지 않을 거라면, 악플이라도 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해양대 졸업생들은 또 낡은 배를 탈 텐데…”

현재 국내에는 스텔라데이지호와 같이 유조선에서 철광석 운반석으로 개조된 노후선박이 29척 더 있다. 선령은 최소 22년에서 27년에 이른다. 이중 18척이 폴라리스쉬핑 소속 선박이다. 문 씨는 자신의 해양대 졸업생들이 또 낡은 배에 올라 아들과 같은 비극을 맞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지금 스텔라데이지호만 불안한 게 아닙니다. 국가가 해기사를 양성하기 위해 만든 곳이 해양대인데, 그곳에서 교육을 받은 똑똑한 해양업계 인재들을 선사가 돈 벌이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거예요. 언제까지 애들을 바다 위의 시한 폭탄에 태울 겁니까. 이제라도 정부가 노후선박 도입을 규제해서 제2의 스텔라데이지호 사건을 막아야 합니다.

절망과 좌절 속에 버틴 6개월. 그나마 한국의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 것이 윤 씨에겐 희망이다. “한국이 추워지면 지구 반대편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해있는 남대서양의 날씨는 점점 따뜻해지고 있다는 뜻이에요. 아들이 버티기가 좀 수월해지지 않았을까요.”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이 찾고 있는 구명 뗏목의 모습.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 선원들이 생존도구가 구비돼 있는 이 뗏목을 타고 생존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이 찾고 있는 구명 뗏목의 모습.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 선원들이 생존도구가 구비돼 있는 이 뗏목을 타고 생존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지구 반대편 남대서양에서 초대형 철광석 운반선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한 지 6개월. 24명의 선원 중 필리핀 선원 2명만 구조된 뒤 아직 22명(필리핀 14명, 한국인 8명)은 찾지 못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청와대 앞 청운동 사무소 근처와 광화문 광장에서 서명운동과 농성을 벌이고 있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에 △외교부측의 미 해군이 촬영한 구명뗏목 영상 또는 사진 공개 △진상규명과 수색을 위한 정부 비상합동대책반 설치 △침몰 선박 인근 섬 수색 △선박 침몰 지점 심해수색 장비 투입 △폴라리스쉬핑에 대한 철저한 수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취재 : 홍여진, 박종화
촬영 : 정형민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국정원 2차장 산하 국내파트 사용 의혹
-목표물(target) 20개 모니터링 화면 포착

국정원이 이탈리아의 ‘해킹팀’으로부터 구입한 인터넷 감시프로그램을 주로 통신 도·감청에 활용했음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확인됐다. 또 국정원은 이미 2012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실제 사용했으며 동시에 모니터할 수 있는 목표물을 최초 10개에서 20개로 늘려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뉴스타파가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해킹팀’ 유출자료를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국정원이 만약 이 스파이웨어를 통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통화 도·감청을 했다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의 협력업체 역할을 한 국내 보안업체 ‘나나테크’가 해킹팀과 주고받은 메일을 보면 국정원은 지난 2010년부터 감시프로그램 구입을 추진했다.

국정원, 음성 통화 감시 기능 요구

해킹팀에게 자신들의 고객이 한국의 정부기관임을 이미 밝혔던 나나테크는 2010년 9월 보낸 이메일에서 “고객이 해당 제품이 휴대전화 상에서의 음성 대화를 모니터링하는 기능이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면서 고객이 그런 기능을 원한다고 전하고 있다.

2015071001_01

또 2012년 5월 해킹팀이 나나테크에 보낸 메일에는 원격감시프로그램인 RCS를 업데이트하면서 목표물이 아무리 많더라도 모니터링 기능을 한국 전체로 확장할 수 있는 기능과 알려지지 않은 통화자의 목소리를 서로 구분할 수 있는 기능을 옵션으로 제공한다 설명하고 있다.

2015071001_02

이 같은 메일을 받은 국정원은 한 달 뒤인 2012년 6월, 10개의 목표물을 추가로 관리할 수 있는 계약을 요청해서 이후 모두 20개의 목표물을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의 RCS 작동 화면에 그대로 드러난 운영 현황

아래 사진은 2013년 7월 27일 운용하던 감시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기자 국정원 측 관리자가 해킹팀에 보낸 국정원 RCS 콘솔의 실제 캡쳐화면이다. 국정원 관리자는 문제가 생겼다며 어떻게 해야 고칠 수 있는지 질문하며 이 사진을 첨부해 보냈다.

▲ 국정원 RCS 관리자가 해킹팀에 보낸 모니터링 화면 캡처 사진

▲ 국정원 RCS 관리자가 해킹팀에 보낸 모니터링 화면 캡처 사진

화면 중앙에 표시된 Agent 17/20 은 현재 20개 가운데 17개가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Agent는 해킹을 위해 목표물에 심어놓는 스파이웨어를 말한다.

▲ 국정원 RCS 관리자가 보낸 캡처 사진 확대.

▲ 국정원 RCS 관리자가 보낸 캡처 사진 확대.

아랫부분에는 데스크톱과 모바일로 나뉘어 작동하는 플랫폼이 표시돼 있다. 윈도우와 안드로이드, IOS 등 어떤 운영체제에도 침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해킹팀으로부터 유출된 이 같은 자료들은 국정원의 감시프로그램이 한국 내에서 목표물의 데스크톱과 모바일을 실시간으로 감시, 분석하고 통화 등을 도·감청하는데 사용되고 있음을 입증한다.

현재 우리나라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에 따르면 통신제한조치(감청)는 “계획 또는 실행하고 있거나 실행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고 다른 방법으로는 그 범죄의 실행을 저지하거나 범인의 체포 또는 증거의 수집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허가되며 기간도 최대한 2개월로 제한하고 있다.

이렇게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이든 형법 위반 사건이든 통신 감청에는 엄격한 제한이 있기 때문에 국정원이 법원의 허가 없이 감시프로그램을 이용해 감청했다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

감시프로그램 운용 부서는 2차장 산하 국내정치파트?

불법 감청의 의혹이 생기는 근거는 또 있다. 2014년 1월 14일 협력사인 나나테크는 “고객(국정원)의 내부 상황 때문에 의회가 예산을 삭감해 매우 제한된 예산만 사용할 수 있다. 이번에는 유지관리 계약만 하길 원한다”는 이메일을 해킹팀에 보냈다.

▲ 2014년 1월 14일 협력사가 해킹팀에 보낸 메일.

▲ 2014년 1월 14일 협력사가 해킹팀에 보낸 메일.

내부 상황이라는 것은 2013년 내내 뜨거운 이슈였던 국정원의 대선개입 댓글사건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당시 2014년 국정원 전체 예산은 삭감된 것이 아니라 동결됐다. 삭감된 곳은 2차장 산하 국내파트 뿐이었고, 3차장 소관인 대북정보파트와 1차장 소관인 산업스파이 파트 예산은 오히려 늘어났다. 국내 정치 개입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감시프로그램을 구입하고 활용한 국정원 부서가 국내파트인 2차장 산하가 아닌지 의심 가는 대목이다.

이 밖에도 국정원이 휴대전화 감시에 해킹팀의 프로그램을 활용한 증거는 곳곳에 포착된다. 지난 2014년 1월 29일 이메일에는 국정원의 또 다른 부서에서 아이폰의 운영체제만 지원하는 RCS(원격조정시스템)을 원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가격에 대해 문의하는 내용이 나온다.

2015071001_08

또 해킹팀의 기술지원팀 직원들끼리 ‘SKA(South Korean Army-해킹팀 내부에서 국정원을 지칭한 용어)’가 까다로운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취약점 발굴이 필요한 삼성 스마트폰의 모델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내용도 포착됐다.

▲ ‘해킹팀’ 기술지원팀 직원들 사이에서 오간 ‘국정원의 요구사항’ 관련 7월2일 이메일 대화 내용.

▲ ‘해킹팀’ 기술지원팀 직원들 사이에서 오간 ‘국정원의 요구사항’ 관련 7월 2일 이메일 대화 내용.

아직 국정원이 누구의 PC와 스마트폰을 도·감청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국정원이 해킹팀의 감시프로그램을 이용해 2012년부터 통화 도·감청 등을 활발하게 실시하고 있으며, 기종과 운영체제를 가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 다른 나라의 한 고객이 해킹팀에 보낸 RCS 운영 화면. 해킹한 스마트폰의 데이터가 RCS 콘솔에 똑같이 동기화돼 나타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국정원도 같은 감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다른 나라의 한 고객이 해킹팀에 보낸 RCS 운영 화면. 해킹한 스마트폰의 데이터가 RCS 콘솔에 똑같이 동기화돼 나타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국정원도 같은 감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금, 2015/07/10- 20:19
484
0

pyo_0709

■ 신규 확진·사망 ‘0’…퇴원자 1명 추가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신규 확진자가 나흘 연속 발생하지 않으면서 누적 확진자 숫자가 186명을 유지했다.

신규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아 누적 사망자는 35명인 가운데, 퇴원자는 1명 추가돼 모두 120명으로 늘었다. 신규 퇴원자는 94번째 환자(남, 71세)이다.

※ 현재까지 감영경로가 불확실한 119번째, 175번째, 178번째 확진자와 구급차에서 감염된 133번째, 145번째 확진자를 제외한 모든 메르스 환자는 병원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타파는 메르스 발병병원과 경유병원 등 메르스 관련 정보를 정부의 공식 발표(6월 7일)보다 앞선 지난 6월 5일부터 공개하기 시작했다.

금, 2015/07/10- 10:00
164
0

2013년 11월, 국민은행 이사회는 주전산기를 IBM에서 유닉스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전제조건이 있었다. IBM보다 비용이 적고 전산기 기종 전환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국민은행은 전제조건이 충족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성능검사(BMT)도 진행했다.

그런데 2014년 초, 정병기 당시 국민은행 상임감사는 사업 추진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산기 교체 논의 과정에서 전문가들의 평가도 없었고, 서류 검토도 부실했다는 사실이었다.
비슷한 시기, 이건호 국민은행장도 IT본부장으로부터 의심쩍은 보고를 받았다. 주전산기를 IBM에서 유닉스로 전환하는데 드는 비용이 당초 계획보다 1000억원 이상 더 들어갈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였다. 이건호 당시 행장의 말이다.

보고를 받은 뒤 IT본부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기준금액인 2063억원에서 1원이라도 넘어선다면 우리는 의사 결정을 다시 한다고… 그러자 일주일 쯤 뒤 본부장이 다시 찾아왔다. 그리고 ‘유닉스 업체들이 1980억원 정도에 할 수 있다는 견적을 다시 가져왔다’고 보고했다. 은행장 말 한마디에 천억원이 떨어진 것이다. 이런 사람들과 어떻게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2015070901_01

이대로는 사업을 그대로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한 당시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유닉스와 IBM에 모두 입찰의향서를 보내 경쟁입찰을 진행하자고 이사회에 안건을 올렸다. 지난해 4월 24일의 일이다. 그러나 이사들은 기를 쓰고 반대한다. 이날 처음 이사회에 참석해 내용을 전혀 모르는 사외이사까지 행장을 공격했다.결국 이 행장의 제안은 거수로 부결됐다.

이사회 직후 정병기 감사는 이건호 행장과 상의해 특별감사에 착수한다.12일간 진행된 감사에서 충격적인 내용들이 확인됐다. 주전산기 전환리스크, 가격산정, 성능검증 결과가 유닉스에 유리하도록 왜곡 보고 됐으며, 지주사 임원이 보고서의 중요 내용을 수정 누락해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메신저 등을 통해 부당하게 지시한 사실이었다.

2015070901_02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감사위원회와 이사회는 감사 보고서 접수 자체를 거부했다.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의 오갑수 국민은행 감사위원장은 “특별감사를 실시한 것은 이사회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한”것이라며 보고서 접수를 거부했다. 이사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5월 19일 열린 국민은행 이사회에서는 행장,감사와 사외이사들 간에 이런 발언이 오갔다.

감사가 불손한 의도를 가지고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보고서 접수를 요청하는 것 자체가 규정 위반이다.(사외이사)
전산기 교체의 안정성도 확인이 안됐고 금액도 조작됐다. 당연히 이사회에 보고해야 할 중대 사안이다.(이건호 은행장)
지금 당장 감사보고서를 폐기하고 봉인해라. 누군가에게 보고된 것이 있다면 모두 회수해라.(김중웅 이사회 의장)

이사회를 통한 문제제기가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이건호 행장과 정병기 감사는 특별감사결과와 이사회 상황을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 금감원은 곧바로 검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당시 주요 언론은 KB사태를 은행장과 지주 회장간의 알력 다툼 정도로 몰아갔다. 사태의 본질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 전 행장에게 당시 상황에 대해 다시 한번 물었다.

은행의 이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모두 감독당국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감사 보고서가 은행 이사회에서 접수 거부된 뒤 상임감사가 이 과정을 모두 감독원에 보고해야겠다고 요청했고 (은행장인)내가 용인했다.이게 왜 헤게모니 싸움인지 이해할 수 없다.

금감원 검사 결과는 지난해 9월 4일 발표됐다.국민은행 특별감사결과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뉴스타파>가 금융감독원 검사 보고서 일체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당시 박지우 부행장은 검증되지 않은 자료를 사외이사들에게 허위로 설명하고 정당한 사유없이 특별감사 결과 보고를 거부했고,KB금융지주 윤웅원 부사장은 내부 규정을 잘못 적용한 공문을 국민은행에 보내 특별감사 보고서가 접수되는 것을 방해했다. 김재열 금융지주 CIO(최고정보관리책임자)는 전산기 전환 리스크를 축소하는 등 내부 자료를 왜곡 수정하도록 부하직원에게 지시했다.

2015070901_03

심지어 박지우 전 수석부행장은 이사회 의장에게 일종의 행동지침을 전달하며 은행장을 제어하도록 종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논란이 계속되던 지난해 5월 30일, 박 부행장은 김중웅 이사회 의장에게 이런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은행장과 감사가 안건 접수와 의결을 계속 주장할 경우 처음엔 오늘은 의견만 듣는 자리라는 점을 강조해 주시고 이사회를 종료해 주십시오. 은행장과 감사가 계속해 안건 접수를 주장하면 은행장과 감사의 의견을 받아들여 접수하고 표결해 주십시오. 금일 이사회 내용에 대해 개인자격으로 언론에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를 자제하라는 내용으로 마무리 발언을 해 주십시오.

그러나 뉴스타파가 취재에 들어가자 KB사태에 책임이 있는 관련 당사자들은 제대로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박지우 당시 부행장은 김중웅 의장에게 보낸 이메일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감찰과 감사를 다 받았다”며 답변을 거부했고 현대증권 회장 출신의 김중웅 당시 사외이사, 조폐공사 사장을 지낸 강희복 사외이사, 오갑수 사외이사도 역시 인터뷰를 거부했다.

금감원 검사 결과 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임원 23명이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징계 수위는 높지 않았다. 금감원은 사태의 주역인 박지우 부행장과 KB지주 윤웅원 부사장, 부정행위를 확인한 정병기 감사에게 같은 수준의 징계를 결정했다. 자체감사를 지시하고 금융감독원에 부정행위를 알렸던 이건호 행장은 오히려 이들보다 높은 중징계를 받았다. 금감원 검사결과가 나온 뒤 관련자들은 모두 시차를 두고 국민은행을 떠났다.

그렇게 끝난 줄 알았던 KB사태, 그러나 끝나도 끝난 것이 아니었다.

올해 3월, 금융감독원 징계를 받았던 박지우 전 부행장은 자회사인 KB금융지주의 자회사인 KB캐피탈 대표로 화려하게 복귀한다.은행을 떠난 지 불과 3개월만의 일이었다.어떻게 된 것일까?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졸업한 서강대학교 금융인들의 모임인 이른바 ‘서금회’의 초대 회장이었다.

올해 1월 KB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민은행 상임감사에서 물러났던 정병기 전 감사는 이렇게 말했다.

KB사태는 비정상의 문제가 아니다. 부패의 문제다. 상임감사의 감사보고서를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핵심인물이 사퇴 3개월만에 복귀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잘못을 했으면 저런 처벌을 받는구나. 나쁜 짓 안 하면 기본적인 권리는 보장을 받는다는 교훈을 얻었어야 하는데, 우리는 KB사태에서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목, 2015/07/09- 21:14
418
0

지난해 ‘KB 사태’는 금융감독당국의 검사 결과, 지주사와 은행의 일부 경영진들이 사외이사들을 동원해 감사를 무력화하는 등 은행의 건전성 수호를 위해 마련된 경영 시스템을 완전히 무력화시킨 금융권 초유의 사건이었다.

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임영록 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은행장이 동반 퇴진했고, 지난 연말 윤종규 회장을 새 사령탑으로 맞은 KB그룹은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윤종규 회장은 취임 후 첫 조치로 금융감독당국으로 부터 징계를 받은 임원들을 모두 물러나게 하고 사외이사들 역시 주주총회를 통해 교체했는데, 그것은 KB 사태의 상처를 씻고 시장과 고객의 신뢰를 회복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2015070902_01

하지만 ‘KB 사태’와 관련해 징계를 받고 사퇴했던 박지우 전 수석부행장이 불과 석달 뒤 자회사인 KB캐피털 대표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그는 검증되지 않은 자료를 사외이사들에게 설명하고, 특별감사 결과 보고를 거부했으며 이사회 의장에게 행동지침까지 전달해 가며 잘못을 밝히려는 은행장을 방해한 사실이 감독당국의 검사를 통해 드러났다. KB 사태의 핵심 책임자 가운데 한 명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그의 복귀는 시장과 고객에 대한 윤종규 회장의 약속을 스스로 뒤집는 것에 다름 아니었다.

하지만 금융업계에서는 박지우 대표의 출신과 배경에 더 주목했다. 박대표는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75학번으로, 지난 2007년 서금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맡고 6년 여 동안 회장을 역임하는 등 서금회 핵심 멤버로 활동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서금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학교를 나온 금융인 모임을 말한다. 따라서 그의 복귀는 서금회와 같은 금융권 비선 라인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많았다.

2015070902_02

공교롭게도 LIG가 KB금융그룹으로 인수돼 지난 달 출범한 KB 손해보험 사장에, 김병헌 LIG 손보 대표가 그대로 유임됐다. 김병헌 사장도 서강대 경영학과 76학번으로 서금회의 일원이다. 이에 앞서 지난 연말 윤종규 회장의 첫 취임 인사에서는 KB시스템스 대표로 김윤태 전 산업은행 부행장이 선임됐는데, 그 역시 서강대 경영학과 75학번, 서금회 멤버다. 이처럼 KB금융 그룹 자회사 대표에 서금회 멤버들이 잇따라 선임되면서 또다시 금융계 인사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KB금융지주 측은 결과적으로 그런 오해를 살 수는 있지만, 능력과 조직의 안정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인사였다고 밝혔다.

2015070902_03

서금회 논란은 이미 지난 연말 우리은행장 인선 등에서 뜨겁게 달아오른 적이 있다. 당시 연임이 유력했던 이순우 전 은행장을 제치고, 서금회 멤버였던 이광구 부행장이 은행장에 선임됐기 때문이다. 이광구 은행장은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서금회에 대한 해명에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해야만 했다. 하지만 경쟁에서 밀려난 이순우 전 행장은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부행장을 위에서 찍어서 냈는데, 행장 추천위원회에서 안 되면 난리가 나지 않겠느냐”며 고민 끝에 물러날 수 밖에 없었던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KDB 대우증권 홍성국 부사장도 서금회 멤버로, 전임 대표가 중도 사퇴하면서 사장에 선임돼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금융권 비선 인사 논란에 불을 지폈다.

2015070902_04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내세운 관피아 척결 바람에 모피아, 즉 경제 관료들의 금융계 진출은 다소 주춤해졌다. 하지만 어느덧 그 자리에 서금회를 비롯한 특정 인맥들이 비집고 들어왔다. 서금회는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조심스러웠던 모습에서 벗어나 집권 중반을 넘어서면서 노골적으로 금융계 자리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정홍원, 이완구, 황교안 총리를 연이어 배출하고 있는 성균관대 출신 금융인 모임인 이른바 ‘성금회’도 4대 금융 지주사 중 국민과 하나, 농협 등 3곳의 수장을 맡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가 나온 연세대 금융인 모임인 ‘연금회’의 경우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경제 금융정책과 감독 라인에 포진해 있다. 서금회와 성금회,연금회가 우리나라의 금융과 경제정책을 주무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5070902_05

이에 대해 금융계에서는 금융기관의 경우 주인이 없고, 금융업이 규제 산업이기 때문에 정치 실세와 관련된 사람들의 입김이 인사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특정 인맥과 학맥을 중심으로 한 인사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금융 산업은 시장과 고객에 대한 신뢰와 투명성이 그 무엇보다도 우선돼야 한다.특정 학맥과 정치권 비선을 통해 이루어지는 후진적 인사 관행이 고쳐지지 않는 한 우리 금융 산업의 발전은 요원할 따름이다.

목, 2015/07/09- 21:09
459
0

-3년 간 시스템 도입 및 유지비로 한화 8억 원 지급
-10월엔 해킹팀 관계자 직접 한국 방문 교육 예정
-뉴스타파 확보 이메일에 ‘2016년 유지비용은 67,700유로’

이탈리아의 인터넷 감시프로그램 제작 및 서비스 업체인 ‘해킹팀’(Hacking Team)의 내부 정보가 해킹으로 인터넷에 유출돼 전세계적인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국가정보원도 2012년 이 업체의 감시프로그램을 구매해 현재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뉴스타파 취재결과 드러났다.

해킹팀의 프로그램을 구입한 국가들은 대부분 인권 탄압이 심하다고 지목된 나라들인데다 실제 이 감시프로그램을 반정부 단체나 인물을 감시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국정원이 어떤 목적으로 이 감시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월5일(미국현지시각) 해킹돼 인터넷에 공개된 해킹팀의 내부정보는 400기가바이트(GB) 분량이다. 여기에는 각 국 고객과의 계약사항과 주고받은 이메일, 해킹팀의 직원정보, 감시프로그램에 대한 설명 등이 포함돼 있다.

계약서와 요금청구서의 결제정보 자료에는 ‘한국 정부의 5163부대(The 5163 Army division)’라는 고객 이름이 나오는데 이 ‘5163부대’는 국정원이 외부와 업무연락을 할 때 사용하는 명칭이다. 5163부대와 맺은 계약서에 찍힌 주소도 국정원이 사용하는 사서함 주소(P.O. Box 200)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 해킹팀이 작성한 RCS 대금 청구서와 해킹팀 내부 보관자료

▲ 해킹팀이 작성한 RCS 대금 청구서와 해킹팀 내부 보관자료

이 자료를 보면 국정원은 2012년 1월 27만3천 유로를 지불하고 원격감시시스템을 구입했으며 1년에 두번 정도 유지비용을 냈고, 가장 최근인 지난 1월에도 약 3만3천850유로를 유지비용으로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시시스템 첫 구입 후 지금까지 지금한 총 금액은 68만6천410 유로, 우리 돈으로 모두 8억 6천만 원에 이른다.

국정원이 구입한 감시프로그램은 RCS(Remote Control System)로 불리는 원격감시프로그램이다. 자료에 따르면 국정원은 2014년 업그레이드 버전인 ‘다빈치’(Da Vinci)도 구입해 지금까지 유지보수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상태다.

▲ 해킹팀에서 유출된 ‘다빈치’ 소개자료.

▲ 해킹팀에서 유출된 ‘다빈치’ 소개자료.

RCS는 스파이웨어를 원하는 목표물에 설치해 정보를 빼가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감청하는 것은 물론이고 단말기의 카메라와 녹음기까지 원격조정할 수 있는 막강한 감시프로그램이다. 이때문에 해킹팀은 전세계의 민간 정보보호단체들과 시민기구로부터 ‘인터넷의 적’이란 표현을 얻을 만큼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 해킹팀이 소개자료에 담은 RCS로 수집가능한 정보.

▲ 해킹팀이 소개자료에 담은 RCS로 수집가능한 정보.

해킹팀의 프리젠테이션 자료에는 감시 대상 목표물이 문서나 웹페이지를 열 때 감시프로그램이 작동하도록 용량이 작은 스파이웨어를 심거나 SMS을 이용한다는 등의 설명이 들어있으며 기존 백신으로는 추적이 불가능하다고 적혀있다.

▲ 오른쪽 화면이 감시프로그램이다. 원하는 장치를 선택해 스파이웨어를 심을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다. 출처 : 해킹팀 소개 자료

▲ 오른쪽 화면이 감시프로그램이다. 원하는 장치를 선택해 스파이웨어를 심을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다. 출처 : 해킹팀 소개 자료

캐나다의 연구팀 ‘시티즌랩’이 지난해 2월 해킹팀의 감시프로그램을 추적해 확보한 IP(인터넷주소)를 공개한 적이 있다. 아래 표처럼 당시 발견된 21개 국가 가운데 한국의 IP도 포함이 돼 있어서 한국에서도 해킹팀의 감시프로그램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는데 이번 자료유출은 그 사용자가 국정원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 IP 발견 기간이 국정원의 RCS 구입 및 운용 기간과 일치한다. 위 자료는 2014년 2월에 공개됐다. 출처 : 시티즌랩

▲ IP 발견 기간이 국정원의 RCS 구입 및 운용 기간과 일치한다. 위 자료는 2014년 2월에 공개됐다. 출처 : 시티즌랩

국정원은 ‘나나테크’라는 국내 보안업체를 통해 해킹팀과 감시시스템 구입 및 운용 계약을 했다. 아래는 뉴스타파가 확보한 나나테크의 대표와 해킹팀의 담당자가 주고받은 이메일이다. 불과 9일 전 작성된 이 이메일을 보면 국정원은 지금도 이 감시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지난 7월1일 나나테크 대표가 해킹팀에 보낸 메일. 다른 나라의 정보기관들도 국정원처럼 민간보안업체를 중개업체로 내세우고 있다.

▲ 지난 7월1일 나나테크 대표가 해킹팀에 보낸 메일. 다른 나라의 정보기관들도 국정원처럼 민간보안업체를 중개업체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7월 1일자 이메일에서 나나테크 관계자는 해킹팀이 제안한 고객 교육에 대해 ‘10월에 교육이 이뤄지길 고객이 희망’하며 ‘2차 송금은 고객이 8월말까지 할 것’이라고 회신했다.(올해 유지 비용에 대한 1차 송금은 1월에 이뤄졌다. 1, 2차 각각 33,850 유로씩이다.) 이후 이메일에서는 양측이 해킹팀 교육관계자의 10월 한국 방문 계획을 확정한다. 유출자료를 보면 해킹팀은 감시프로그램 첫 구매 계약 직후인 2012년 1월에도 우리나라를 방문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들은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 숙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나나테크는 지난 2003년 3월 설립된 정보통신서비스업체로 서울 공덕동에 위치해 있다. 공시된 기업정보에 따르면 대표는 허손구 씨(60세) 등 2명이고, 직원 수는 6명이다. 2012년도 매출액은 5억7천만 원, 영업이익은 6천9백만 원이었다. 뉴스타파는 국정원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9일 나나테크를 찾아갔으나 업무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무실은 굳게 닫혀진 상태였다.

2015070900_09

이번 내부 정보 유출 사고가 없었다면 국정원과 해킹팀과의 관계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나나테크와 해킹팀이 주고받은 이메일을 보면 국정원이 직접 송금하던 유지 비용을 내년 1월부터는 나나테크를 통해 지불하겠다는 내용이 나온다. 국정원이 이 감시프로그램을 2016년에도 계속 사용하겠다는 뜻이다.

▲ 4월 9일 나나테크가 해킹팀에 보낸 메일. ‘고객’이 내년에 보내겠다는 67,700유로는 국정원이 올해 지불하는 유지관리 비용과 일치한다.

▲ 4월 9일 나나테크가 해킹팀에 보낸 메일. ‘고객’이 내년에 보내겠다는 67,700유로는 국정원이 올해 지불하는 유지관리 비용과 일치한다.

문제는 국정원이 이렇게 구입한 감시프로그램을 어떤 용도로 운용하고 있는가이다. 북한이나 중국의 해킹 조직과 싸우는 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혹시라도 국내에서 자국민을 상대로 사용하고 있다면 또다시 정보기관의 사찰 문제와 개인의 사생활 보호 같은 인권 문제가 불거질 수 밖에 없다. 국정원 측은 감시프로그램 구입과 사용여부, 목적 등에 대한 질문에 “어떤 질문에도 확인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이해해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런데 해킹팀으로부터 감시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으로 드러난 멕시코와 모로코, 이집트, 수단,이디오피아 등의 국가들은 대부분 모두 언론이나 시민단체를 사찰하거나 인권을 탄압해 문제가 불거졌던 나라들이다.

모로코의 경우 이번에 유출된 자료로 2010년 이전부터 지금까지 모로코 정부가 해킹팀으로부터 감시프로그램을 구입해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따라 지난 2012년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을 상대로 했던 해킹사건도 정부 소행이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또 에티오피아의 경우도 지난해 발생한 언론인에 대한 해킹 사건에 정보기관이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이번에 유출됐다.

우리의 경우 국정원이 감시프로그램을 처음 구입한 2012년 1월은 대선을 앞두고 심리전단이 SNS 전담조직을 확대했던 시기와도 일치하고 있어서 국정원이 왜 이 프로그램을 당시에 구입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목, 2015/07/09- 17:24
387
0

pyo_20150708

■ 8일 만에 사망 2명 추가…신규 확진은 사흘째 ‘0’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8일 만에 추가 발생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어제(7월 7일) 177번째 확진자인 50세 여성이, 오늘(7월 8일) 오전 133번째 확진자인 70세 남성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누적 사망자는 35명으로 늘었다.

사망한 177번째 환자는 5월 27일~30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감염된 뒤 최장 잠복기를 12일이나 넘긴 6월 23일에 확진 판정을 받아 논란이 됐었다. 또 133번째 환자는 76번째 환자(여, 75세, 6월 10일 사망)를 이송하던 민간구급대 소속 구급차 운전자로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첫 4차 감염자로 분류됐다.

신규 확진자는 사흘째 발생하지 않으면서 누적 확진자는 186명으로 유지됐다.

퇴원자는 1명 늘어 모두 119명이 됐다. 신규 퇴원자는 167번째 환자(남, 53세)이다.

※ 현재까지 감영경로가 불확실한 119번째, 175번째, 178번째 확진자와 구급차에서 감염된 133번째, 145번째 확진자를 제외한 모든 메르스 환자는 병원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타파는 메르스 발병병원과 경유병원 등 메르스 관련 정보를 정부의 공식 발표(6월 7일)보다 앞선 지난 6월 5일부터 공개하기 시작했다.

목, 2015/07/09- 10:29
245
0

정부의 메르스 관련 병원 명단 공개 당시 “환자들이 경유한 병원은 감염 우려가 없다”는 최경환 부총리의 황당 발언이 청와대가 전달한 이른바 쪽지를 그대로 읽은 것이었다는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해당 쪽지가 청와대 비서관과 협의한 복지부 대변인에 의해 작성됐으며 ‘BH 요청’ 문구는 잘못 표기한 것이라는 엉뚱한 해명을 내놨다. 청와대의 잘못을 감싸주기 위해 복지부 대변인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15070803_01

“복지부 대변인이 작성해 전달”… ‘BH 요청’ 문구는 잘못 쓴 것?

뉴스타파는 지난 6월 7일 정부 브리핑 당시 최 부총리에게 전달된 쪽지에 ‘BH(청와대) 요청’이라는 메모가 적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해 보도한 바 있다. “환자들이 단순 경유한 18개 의료기관은 감염 우려가 없으니 마음 놓고 이용해도 된다”는 내용은 애초부터 병원명 공개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 비상식적 정보였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발표 직후 거짓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당시 이 쪽지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직접 최경환 부총리에게 전달했다.

8일 국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대책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뉴스타파가 보도한 ‘BH 쪽지’의 배후에 대한 집중 추궁이 이어졌다. 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문형표 장관에게 “경유병원이 안전하다는 판단은 누가 한 것이냐, 그 내용이 담긴 쪽지 밑에 ‘BH요청’이라고 적혀 있었었는데, BH요청은 청와대가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문형표 장관은 “안전하다는 판단은 실무진이 했다. 그 실무진은 복지부 대변인이다”라면서 “경유 병원은 확진자 발생 병원과 달리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대변인이 작성한 쪽지를 최 부총리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정 의원이 “그렇다면 대변인이 청와대를 사칭한 것이냐, 쪽지에 BH는 왜 적었느냐”고 재차 질문하자 문 장관은 “왜 ‘BH요청’을 적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청와대 실무진과 상의한 결과를 대변인이 작성해 전달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쪽지를 작성한 것으로 지목된 복지부 대변인에 대한 추궁이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이 류근혁 복지부 대변인을 불러내 “BH쪽지를 누구의 요청으로 작성했느냐”고 묻자, 류 대변인은 “요청은 따로 없었다. 다만 메르스 확진자 발생 병원과 단순히 환자들이 경유한 병원을 어떻게 공개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과 둘이서 논의했고 그 결과를 직접 작성한 것”이라며 “최 부총리 브리핑 자료에 그 내용이 빠져있길래 급히 작성해 전달했다”고 대답했다.

이어 김 의원이 “청와대 비서관과 대변인이 전문가도 아닌데 둘이서 생각한 내용을 모든 언론 앞에 서 있던 최 부총리에게 전달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대변인이 직접 작성했는데 쪽지 밑에 ‘BH요청’은 왜 적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류 대변인은 “확진자 병원과 경유 병원은 서로 다른 관점에서 봐야된다는 생각에 급히 전달했고, ‘BH요청’은 생각해 보니 잘못 적은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2015070803_02

문형표 장관 “경유 병원 안전한 건 상식…쪽지 내용 뭐가 문제?” 황당 답변

특히 이날 문형표 장관은 이미 거짓말로 드러난 “경유 병원은 안심해도 된다”는 쪽지 내용에 대해 “문제가 없는 내용”이라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남인순 의원은 문 장관에게 “지난 6월 7일 최 부총리가 발표했던 ‘경유병원은 감염우려가 사실상 없는 병원이다’는 말은 바로 다음날 거짓말로 드러났다. 그 병원에서 바로 다음날 메르스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쪽지 전달하고 최 부총리에게 혼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정진후 의원도 “최경환 부총리에 이어 문 장관도 같은 날 오후 브리핑에서 ‘경유 병원은 안심해도 된다’는 똑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콘트롤 타워가 잘못된 판단을 하니까 방역에 혼선이 생기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문 장관은 “그 쪽지 내용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 오히려 경유 병원이 안전하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대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바로 다음날 경유 병원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나왔는데 어떻게 아직도 그렇게 말을 하느냐”고 지적했다.

실제로 6월 7일 최경환 부총리가 “환자가 단순히 경유한 18개 의료기관은 메르스 감염 우려가 사실상 없는 병원”이라고 발표한 바로 다음날 경유 병원들 중 여의도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동탄성심병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최 부총리 발언이 거짓으로 확인된 바 있다.

수, 2015/07/08- 20:23
528
0

내가 메르스에 걸릴 거라고는 1%도 생각하지 않았어요. 아직도 어디서 메르스에 감염된 건지 모르겠어요. 정부도 모른다고 해요. 그나마 내가 걸렸으니 천만다행이지, 암 환자인 아내가 걸렸으면…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166번째 메르스 확진자 62살 이 모 씨는 지난 7월 2일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그러나 아직도 마음이 개운치 못하다. 도대체 어쩌다 메르스에 감염된 것인지 짐작도 되지 않고 보건당국도 설명해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겪은 일들도 돌아볼수록 아찔하다. 몸에서 열이 나자 자진 신고했는데도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이 아닌 일반병실에 있었다는 이유로 검사를 거부당한 뒤, 암환자인 아내가 감염되면 어쩔 것이냐며 사정하다시피 해서 간신히 검사를 받은 끝에 결국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씨는 뉴스타파 취재진과 만나 한 달여 동안 겪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을 자세히 증언했다.

2015070801_01

“의심 증상 자진 신고했지만 응급실 체류 안 했다며 검사 거부해”

이 씨는 지난 5월 25일부터 6월 5일까지 12일 간 삼성서울병원 일반병실에 머물렀다. 난소암 수술을 위해 입원한 아내(산부인과 관련 암환자들은 암병동이 아닌 일반병동에 입원한다)를 간병하기 위해서였다.

이 씨는 무사히 수술을 마친 아내를 집으로 데려와 간병을 계속했다. 그런데 1주일 뒤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했다. 단순 감기로 여겨 약을 사먹었지만 잠시 가라앉았던 열은 다시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6월 12일 관할 보건소에 메르스 검사를 요청했다.

사실 메르스라고는 전혀 생각도 안 했어요. 삼성서울병원 일반병실은 메르스와 관련이 없다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열이 쉽게 가라앉지 않길래 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건소에 전화를 걸었어요. 내가 삼성서울병원을 다녀왔고, 37.4~9도의 열이 난다고요. 하지만 보건소에선 삼성서울병원 일반병실은 메르스 감염 구역이 아닌데다 증상도 미약하다며 우선 더 기다리며 지켜보라고만 했어요.

그러나 불안은 가라앉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사이트에 들어가 메르스 의심 신고서를 작성해 보냈다. 메르스 콜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그러나 답변은 보건소와 똑같았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다녀오지 않았고 열이 좀 나지만 기침과 객담 증상이 없어 검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오히려 콜센터는 열이 계속되면 동네 의원을 찾아가라고까지 했다. 그러나 꺼림칙한 기분을 떨칠 수 없던 이 씨는 집에서 해열제 만으로 버텼다. 그게 천만다행이었다. 콜센터의 권고대로 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을 감염시켰을지 모를 일이다.

자신의 증상이 메르스 때문일 수 있다고 생각한 이 씨는 이 기간 동안 집에서도 의식적으로 아내와 떨어져 거실에서만 지냈다. 간병은 아들이 도맡도록 했다. 그러나 아내의 항암치료를 위해 다시 삼성서울병원에 동행해야 하는 날짜가 다가오자 불안감이 극도로 커졌다. 어떻게든 메르스 검사를 받겠다고 마음 먹고 다시 보건소에 연락을 취했다.

그 날이 6월 18일이었어요. 다음날 집사람 항암치료 받으러 삼성서울병원에 가야 하는데 제가 동행해야 했거든요. 그런데 만약 제가 메르스에 걸린 상태라면 큰일 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다시 보건소에 전화해서 통사정을 했어요. 암투병 중인 아내가 위험할 수 있어서 그러니 저를 꼭 검사해 달라고요.

그날 오전 안양시 동안구 보건소에서 이 씨 집을 방문해 검체를 채취해 갔다. 그리고 저녁 6시쯤 1차 양성 판정이 나왔다. 이 씨는 곧바로 수원의료원 격리병동으로 옮겨졌고 다음날인 6월 1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영상의학과 안 갔고 격리대상 통보도 못 받았다”… 보건당국 발표 정면 반박

도대체 이 씨는 어디서 어떻게 메르스에 감염된 것일까.

이 씨가 확진 판정을 받았던 6월 19일,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공식브리핑에서 이 씨의 감염경로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추가 역학조사를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다음날, 이 씨가 14번째 환자가 방문했던 영상의학과에 갔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씨는 자신의 동선을 상세히 밝히면서 정부의 발표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영상의학과에 갔던 것은 제가 아니라 아들이었어요. 저는 아내가 난소암 수술을 한 직후인 5월 말까지 대부분을 본관 7층 일반병실 주변에서만 머물렀습니다. 6월 1일부터는 본관 1층 로비와 지하 푸드코트, 의료품점, 지하주차장 등을 이용했고요.

보건당국 발표와 어긋나는 이 씨의 증언은 또 있다. 중대본은 “이 씨의 아내가 137번 환자인 삼성서울병원 이송요원이 거쳐간 병동에 있었기 때문에 능동감시대상자에 포함돼 있었으며, 자연히 이 씨 가족들에게 이같은 사실이 문자로 공지된 상태였다”면서 “이에 따라 이 씨가 발열 증상을 느낀 즉시 보건소에 신고하게 된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씨는 이 내용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능동감시대상자요? 그건 정말 황당한 소리에요. 내가 스스로 메르스 신고를 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스스로 이동을 자제했어요. 격리병원에 이송된 6월 18일 이전까지 우리 가족은 물론 암 환자였던 아내한테 어떤 공지도 온 것이 없어요. 내가 확진 받고 나서야 우리 가족이 격리대상자가 돼 2주간 격리됐었죠. 그 전까지는 보건당국에서 아무런 공지나 통보가 없었어요.

▲ 보건당국은 공식브리핑에서 이 씨가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에 방문,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며 부인이 보건당국 능동감시대상자로 지정, 관리되고 있었다며 이 씨의 증언과 다른 발표를 했다.

▲ 보건당국은 공식브리핑에서 이 씨가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에 방문,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며 부인이 보건당국 능동감시대상자로 지정, 관리되고 있었다며 이 씨의 증언과 다른 발표를 했다.

다행히 이 씨는 완치됐고 다른 가족들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앞으로도 아내의 항암치료를 위해 삼성서울병원을 주기적으로 방문해야 하는 이 씨의 불안은 여전하다. 지난 7월 4일, 삼성서울병원 암병동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온 50세 여성(186번 환자)이 메르스에 감염됐기 때문이다.

불안한데, 정말 불안한데 어쩌겠어요. 그렇다고 항암치료를 안 받을 수도 없고요. 저희처럼 암환자가 있는 가족들은 메르스도 무섭지만, 당장 치료를 못 받는 상황이 더 두려워요. 하루하루 치료가 절박한 환자들이 모여있는 대형병원들에 대해서 정부가 더 책임감을 가지고 관리해줬으면 했는데, 지금으로서는 아쉬움이 큽니다.

일반병동에 머물렀던 이 씨에 이어 암병동을 방문했던 186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자 일각에선 삼성서울병원 내에 알려지지 않은 메르스 감염원이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건당국은 즉시 삼성서울병원 내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14명의 메르스 환자들 전원을 타 의료기관으로 이송시키도록 조치했다. 과연 삼성서울병원은 이제 메르스 안전지대가 됐을까?

수, 2015/07/08- 19:17
302
0

0708_pyo

■ 신규 확진 이틀째 ‘0’…사망자도 7일째 없어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신규 감염자가 이틀째 발생하지 않으면서 누적 확진자 숫자가 186명으로 유지됐다.

신규 사망자도 7일째 발생하지 않았다. 누적 사망자는 33명이다.

퇴원자는 1명 늘어 모두 118명이 됐다. 신규 퇴원자는 1800번째 환자(남, 55세)이다.

※ 현재까지 감영경로가 불확실한 119번째, 175번째, 178번째 확진자와 구급차에서 감염된 133번째, 145번째 확진자를 제외한 모든 메르스 환자는 병원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타파는 메르스 발병병원과 경유병원 등 메르스 관련 정보를 정부의 공식 발표(6월 7일)보다 앞선 지난 6월 5일부터 공개하기 시작했다.

수, 2015/07/08- 10:04
149
0

메르스 사태 초기 삼성서울병원이 보건당국의 역학조사를 사실상 방해했다는 일부 언론의 의혹 제기에 대해 보건당국이 직접 부인하고 나선 가운데, 뉴스타파가 삼성서울병원에 파견됐던 한 역학조사관으로부터 당시 현장 상황을 직접 들었다. 이 역학조사관은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환자 접촉자 명단을 제대로 넘겨주지 않아 초기 역학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2015070702_01

“삼성서울병원, 14번·35번 환자 자료 제출 제대로 안 해”

역학조사관 A씨는, 평택성모병원에서 1번 환자와 같은 병동에 머물다 삼성서울병원로 옮겨 5월 27일~29일 동안 응급실에 입원했던 35세 남성(14번 환자)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직후 현장으로 파견됐다.

이어 6월 1일엔 삼성서울병원 의사인 38세 남성도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조사관은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당시 현장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날 삼성서울병원에선 난리가 났다. 35번 환자가 이 병원 의사였던 데다, 확진 직전에 격리되지 않은 채로 서울 시내를 돌아니면서 1천5백여 명과 접촉했다는 사실도 있다는 것이었다. 이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었다.
– A 역학조사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당국은 35번 환자의 확진 사실을 숨기다가 뉴스타파 등이 관련 사실을 보도한 이후인 6월 4일에야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그때도 ‘D병원 의료진’으로 표기해 삼성서울병원의 실명을 감춰줬다. (관련기사 : 정부, 메르스 확진 ‘삼성서울병원 의사’ 누락 발표)

A조사관은 6월 1일부터 35번 환자의 감염 경로와 동선을 파악해 추가 감염 의심자들을 추적하는 일을 맡았다. 그러나 역학조사 업무는 곧 한계에 부딪혔다. 35번 환자를 감염시켰을 것으로 추정된 14번 환자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감염경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지만, 삼성서울병원 측에서 넘겨준 14번 환자와의 접촉자 명단이 너무나 부실했기 때문이다. 당시 현장 역학조사관들이 확보한 명단은 환자와 의료진을 포함해 190여 명으로 나중에 삼성서울병원 측이 밝힌 893명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주소와 연락처가 없이 입퇴원 날짜만 덩그러니 기록돼 있었다.

나보다 앞서 파견됐던 선임연구원의 말을 들어보니, 삼성서울병원으로부터 14번 환자 접촉자 명단을 당장 받으려 했지만 그게 안 됐다고 한다. 명단이 있어야 뭐라도 조사를 시작할 텐데 도통 넘겨주질 않더라고 하더라.
– A역학조사관

A조사관은 자신도 앞서 파견된 조사관들과 똑같은 일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나도 35번 환자와 접촉한 환자와 의료진 명단을 넘겨받긴 했는데 범위가 너무 좁았다. 삼성서울병원 실무자에게 명단을 더 달라고 요구하고, 왜 안 주는 거냐고 따져도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35번 환자가 병원 내에서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에 한계가 있다보니 병원 밖에서 만났다는 1천5백 명을 추적하는 것이 당시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었다.
– A 역학조사관

평택 파견 역학조사과장이 삼성에 ‘자료 제출하라’ 공문 지시

2015070702_02

삼성서울병원에 파견된 역학조사관들이 기본적인 접촉자 명단조차 넘겨받지 못하고 있던 상황. 그러나 당시 삼성서울병원 현장에는 이같은 문제를 통제하고 대응할 보건당국 책임자가 나와 있지 않은 상태였다는 것이 A조사관의 증언이다.

삼성서울병원이 접촉자 명단을 계속 안 넘겨주는 것에 대해서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과) 과장님도 알고 계셨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본부 차원에서 어떻게 조치하겠다거나 현장에서 어떻게 대응하라는 지침이 전혀 오질 않았다. 당시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던 다른 병원에는 보건당국의 국장 또는 과장급 책임자가 현장 책임자로 파견됐던 것으로 안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 파견자 중 선임은 책임연구원 한 명뿐이었다.
– A 역학조사관

뉴스타파 취재 결과 보건당국은 6월 3일에야 삼성서울병원에 접촉자 명단 제출에 협조라하는 정식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공문 발송을 지시한 것은 배근량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과장. 그런데 당시 그는 이같은 업무를 지시할 위치에 있던 당국자가 아니었다.

배 과장은 당시 평택성모병원에 파견돼 있었다. 5월 20일 첫 환자 발생 직후엔 역학조사관들을 파견하고 통제하는 역할 전반을 맡았지만 5월 28일 중앙메르스대책본부가 출범한 뒤로는 평택지역 현장대응팀만 이끌도록 역할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평택지역 책임자였던 배 과장이 삼성서울병원에 공문을 보내는데 관여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삼성서울병원에 나가있던 역학조사관들이, 접촉자 명단이 제대로 넘어오지도 않고 주소와 연락처가 빠진 명단만 온다며 나에게 불만을 제기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꾸려진 5월 28일 이전까지는 내가 직속 상관이었으니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그 당시엔 나도 지휘부가 아니라 중앙대책본부의 지시에 따라 일하는 현장대응팀 책임자에 불과했다. 평택성모병원에 파견 중이었으니, 사실 삼성서울병원에 대해선 내가 가타부타할 권한은 없었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에 나가 있는 조사관들이 아무리 기다려도 명단이 오지 않는다고 나에게 계속 토로하길래, 보다 못해 6월 3일에 질병관리본부 연구원에게 지시해 삼성서울병원 측에 주소와 연락처가 제대로 적힌 명단을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라고 했던 것이다.
– 배근량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과장

결국 삼성서울병원은 현장에 파견된 역학조사관들의 기본적인 명단 제출 요구에 비협조로 일관했고, 평택성모병원에 파견돼 있던 역학조사과장이 삼성서울병원에 정식 문서를 보내도록 사실상 ‘비선 지시’를 할 수밖에 없었을 정도로, 중앙대책본부 차원의 삼성서울병원 통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던 셈이다.

배근량 과장을 통해 공문이 발송된 후 삼성서울병원은 14번 환자와 응급실에서 접촉한 600여 명의 명단을 보건당국에 추가로 제출했다. 14번 환자를 조사하기 위해 역학조사관 3명이 파견된 지 5일 만의 일이었다.

2015070702_03

그렇다면 5월 29일부터 6월 3일까지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통제를 담당한 책임자는 누구였을까. 그리고 삼성서울병원 측의 접촉자 명단 제출이 계속 늦어지는데도 보건당국 의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뉴스타파는 A조사관과 배근량 과장의 증언을 토대로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측에 이에 관한 해명을 수 차례 요구했으나 끝내 답변이 오지 않았다.

화, 2015/07/07- 16:34
378
0

0707_pyo

추가 확진·사망 ‘0’…확진자 186명 유지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전체 확진자 숫자가 186명으로 유지됐다.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지난 7월 1일 이후 닷새 만이다.

추가 사망자도 엿새째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퇴원자는 1명 늘어 모두 117명이 됐다. 신규 퇴원자는 30번째 환자(남, 60세)이다.

※ 현재까지 감영경로가 불확실한 119번째, 175번째, 178번째 확진자와 구급차에서 감염된 133번째, 145번째 확진자를 제외한 모든 메르스 환자는 병원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타파는 메르스 발병병원과 경유병원 등 메르스 관련 정보를 정부의 공식 발표(6월 7일)보다 앞선 지난 6월 5일부터 공개하기 시작했다.

화, 2015/07/07- 11:41
104
0

0705_pyo

열흘 만에 ‘일반인 감염자’ 1명 발생…삼성서울병원서 노출 추정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가 또 1명 늘어 모두 186명이 됐다. 신규 확진자는 50세 여성으로 지난 6월 29일 진료를 받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세부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밝혔다. 이 여성은 앞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감염됐다가 퇴원한 132번째 환자(남, 55세)의 아내로, 남편이 확진 판정을 받았던 6월 12일부터 26일까지 자택격리 됐다가 해제됐다. 의료진이 아닌 일반인 감염자가 발생한 것은 6월 24일 확진 판정을 받은 180번째 환자 이후 열흘 만이다.

신규 사망자는 닷새째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퇴원자는 5명이 늘어 모두 116명이 됐다. 신규 퇴원자는 54번째(여, 63세), 110번째(여, 57세), 122번째(여, 55세), 148번째(여, 39세), 182번째(여, 27세) 환자이다.

※ 현재까지 감영경로가 불확실한 119번째, 175번째, 178번째 확진자와 구급차에서 감염된 133번째, 145번째 확진자를 제외한 모든 메르스 환자는 병원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타파는 메르스 발병병원과 경유병원 등 메르스 관련 정보를 정부의 공식 발표(6월 7일)보다 앞선 지난 6월 5일부터 공개하기 시작했다.

월, 2015/07/06- 10:01
213
0

0704pyo

■ 삼성서울병원 의사 1명 또 감염…확진 185명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가 또 한 명 늘어 모두 185명이 됐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어제(7월 3일) 삼성서울병원 의사인 24세 여성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확한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로써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메르스 환자는 모두 90명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은 13명이다.

신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퇴원자는 2명이 늘어 모두 111명이 됐다. 신규 퇴원자는117번째(여, 25세)와 156번째(남, 66세) 환자다.

※ 현재까지 감영경로가 불확실한 119번째, 175번째, 178번째 확진자와 구급차에서 감염된 133번째, 145번째 확진자를 제외한 모든 메르스 환자는 병원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타파는 메르스 발병병원과 경유병원 등 메르스 관련 정보를 정부의 공식 발표(6월 7일)보다 앞선 지난 6월 5일부터 공개하기 시작했다.

일, 2015/07/05- 11:14
158
0

0703pyo

■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1명 또 감염…확진 184명, 퇴원 109명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가 또 한 명 늘어 모두 184명이 됐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어제(7월 2일) 삼성서울병원 간호사인 24세 여성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확한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로서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메르스 환자는 모두 89명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은 11명이다.

신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퇴원자는 9명이 늘어 모두 109명이 됐다. 신규 퇴원자는 16번째(남, 41세), 127번째(여, 76세), 132번째(남, 55세), 147번째(여, 46세), 149번째(여, 84세), 166번째(남, 62세), 178번째(남, 29세) 환자이다.

※ 현재까지 감영경로가 불확실한 119번째, 175번째, 178번째 확진자와 구급차에서 감염된 133번째, 145번째 확진자를 제외한 모든 메르스 환자는 병원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타파는 메르스 발병병원과 경유병원 등 메르스 관련 정보를 정부의 공식 발표(6월 7일)보다 앞선 지난 6월 5일부터 공개하기 시작했다.

토, 2015/07/04- 09:36
185
0

방송쟁이로 근 30년을 살아왔지만 이렇게 기구한 삶을 보는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도대체 이런 인생을 만들어내는 한반도는, 대한민국은 어떤 곳인지 참담합니다.

김련희, 그녀는 탈북을 원하지 않은 탈북자입니다. 북한 평양에서 군의관의 아내로 잘살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간 질환에 걸렸고, 치료하기 위해 2011년 중국으로 갔습니다.

2015070401_01

사촌 언니의 집에 머물던 그녀는 치료비를 벌기 위해 식당일을 하던 중 탈북 브로커와 선이 닿았습니다. 브로커는 한국에 들어가면 몇 달 만에 큰돈을 버는데 무엇하러 중국에서 고생하느냐고 했습니다. 김 씨는 한국에 가서 몇 달만 돈 벌고 다시 중국으로 나와 치료를 받은 뒤 북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치명적인 실수였습니다. 동족이 사는 땅인데도 그 경계선을 넘는 순간 다시 되돌아가는 것은 범죄가 되어버리는 현실을 몰랐다는 게 그녀의 실수였습니다.

탈북자 대열에 합류한 뒤 자신이 순진한 생각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그때는 이미 여권을 뺏긴 뒤였습니다. 브로커들은 일단 대열에 들어온 탈북자들을 묶어두기 위해 여권부터 빼앗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한국에 들어왔고 국정원 중앙 합동신문센터에 입소했습니다.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국가라면 2011년 6월 그녀를 심사해 북으로 돌려보냈어야 합니다. 그녀는 북한이탈주민보호법이 규정하는 ‘보호 요청’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자신을 북으로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단식까지 하면서 질기게 요구했지만, 국정원은 ‘북으로 보낼 제도적 장치가 없다’며 전향서를 쓰라고 강요합니다. 쓰지 않으면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말에 그녀는 전향서를 썼습니다. 6개월 뒤에 나온다는 여권을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여권이 나오면 중국을 통해 조국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이것이 대한민국에서의 그녀의 마지막 희망이었습니다.

2015070401_02

짐작하시다시피 국정원은 그녀를 신원특이자로 분류했습니다. 북으로 보내달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 김련희 씨는 대한민국 밖으로 나갈 권리를 박탈당한 채 절망 속에 유배됐습니다. 밀항을 시도하고 여권을 위조하려 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마저 모두 수포로 돌아갔을 때 그녀는 ‘다섯 차례’ 자살을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간첩이 됐습니다. 김련희 씨가 받은 판결문은 그녀가 북한 심양 영사관의 영사로부터 지령을 받아 탈북자 정보를 수집해 넘겼다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정말 웃기는 대한민국입니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7월 21일 남북한 여자 축구경기가 열렸을 때, 그녀는 92명의 탈북자 신원정보를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북한 공작원에게 넘겼습니다. 문제는 그 날 아침 김련희 씨가 자신의 신변보호를 담당하는 경찰관들에게 경기를 함께 보러 가자고 제의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 경찰관들과 술을 마신 김 씨가 ‘나 오늘 탈북자 정보를 넘겼어, 몰랐지?’라고 했습니다.

2015070401_03

제가 수사팀장에게 물어보니 그도 이 혐의에 대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혐의에서 빠져야 할 텐데 버젓이 판결문에 들어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수준이 이렇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김 씨는 탈북자 정보를 실제로 수집하긴 했는데, 수집하면서 계속 경찰관에게 ‘나 지금 수집하고 있거든요. 나를 좀 멈춰줘요’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그녀를 구속시켜서 멈춰주었습니다. 그녀는 왜 그랬을까요? 저는 한참 동안 그녀를 따라다닌 끝에 이제 이해하게 됐습니다. 궁금하시면 프로그램을 보십시오. 이 말만 할게요. 대한민국 경찰, 검찰, 법원 모두 정말 진실과는 담 쌓은 ‘겁나는’ 집단입니다.

이 프로그램에는 김련희 씨가 북한의 딸과 통화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피붙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김련희 씨 딸의 목소리를 듣고 마음이 편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딸은 엄마가 아직 중국에서 돈 벌며 치료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엄마가 언제 올 것인지, 딸은 묻고 또 묻습니다.

뉴스타파가 신경민 의원실을 통해 정보당국(정보당국이 어딘지 아시죠?)에 물어봤습니다. ‘도대체 브로커에 속아 들어온 사람이 북으로 다시 돌아가려면 어떡해야 하느냐’고. 갈 방법이 없다고 할 줄 알았는데, 정보당국은 ‘북한이탈주민대책협의회’에서 논의해 결정하는 게 좋겠다’는 다소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습니다.

2015070401_04

4년 전 김련희 씨가 북으로 보내 달라고 요구했을 때 그렇게 답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물론 정부가 김련희 씨를 보내줄 것이라고는 전혀 확신할 수 없습니다. 아마도 김 씨는 한국 정부보다 북한 정부가 나서주기를 기대하는지 모릅니다.

분단 70년이 가깝습니다. 이제 서로 헷갈려서 상대 땅으로 들어간 사람들 정도는 돌려보내는 합의를 할 만한 때도 되지 않았나요?

우리 이제 그만 김련희 씨를 딸에게 돌려보냅시다. 네?

토, 2015/07/04- 06:29
574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