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군사적 적대행위 중지와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위한 적십자 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그러나 숀 스파이서 미 백악관 대변인은 그러한 대화를 위한 분위기는 현 시점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제안에 찬물을 끼얹었다. 뉴욕타임스는 이 상황에 바로 달려들어 양국 간 의견 차이를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정부 간 “첫 가시적인 불화”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양국 간 균열이 실제로 얼마나 깊은지, 아니면 이를 언론에서 과장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어쨌든 지난 달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로 이루어진 정상회담의 결과로 양국 정부는 남북 양자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긴장상태를 완화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 자신도 지난 7월 19일 여야 4당 대표와 가진 회동에서 모든 대북대화의 초기 단계에서 인도적 대화가 초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한-미 간 이견이 노출됐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회동에 참석했던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는 올바른 여건 조성이 조건”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오찬회동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을 두고 한-미 간 이견이 존재한다는 이 같은 언론보도는 트럼프 정부가 평양과 직접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과거 미 국무부에서 근무한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 국장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협상을 해왔다는 것은 소문이 아니라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트랙 투 대화’로 알려진 미-북 비공식대화를 위해 북한 당국 관계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져 온 미국 전직 관료 및 전문가 그룹에 속해 있다.
미-북 간 대화의 존재는 17개월 간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사망하기 직전인 지난 6월부터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6월 18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 외교관들은 북한의 고위 핵협상 담당자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과 평양 및 유럽 등지에서 비밀리에 ‘트랙 투’ 회담을 가져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이후부터 “미국과 북한 간의 공식, 비공식 접촉이 통합되기 시작했다.”
5월에는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트랙 투’ 회담의 미국 측 참여자들의 주선으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최 국장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북한에 구금된 미국인 네 명의 처리방침을 논의하기 위해 만난 것이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최 국장은 노르웨이를 떠난 뒤 기자들에게 “여건이 무르익으면” 북한 당국이 미국 관계자들과 만나 북핵 회담을 가질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과정의 일환으로 윤 특별대표는 지난 6월 뉴욕에서 유엔 주재 북한 대사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특별대표는 당시 송환대상자로 고려되던 웜비어가 의식불명 상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윤 특별대표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지시에 따라 웜비어를 데려오기 위해 평양으로 향했다. 며칠 뒤 웜비어가 사망하자, 트럼프 정부가 숙고에 들어감에 따라 북-미 간 새로운 회담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시걸 국장은 “이것을 대화 중단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트럼프가 이 절차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트럼프 정부의 최근 발표를 토대로 볼 때, 양자 간 직접 대화의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 예를 들어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미국이 북한과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번 밝혔고, 오히려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7월 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니키 헤일리 미국 유엔대사가 미국이 북한에 대해 무력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하자, 매티스 국방장관은 기자들을 자신의 펜타곤 사무실로 불러모은 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문에 미국과 북한 간 전쟁 발발 가능성이 커진 것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부인했다.
▲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그는 위기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계획은 “전적으로 외교적”이라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이를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매티스 장관이 다른 사람들이 계속 그리려고 하는 금지선을 지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미국 내에서 북한과 협상을 해야 한다는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의 강경파는 모두 북한에 대해 강경 노선을 취할 것을 요구하고, 심지어 북한 정권 교체를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의 국가안보 관련 핵심 관계자들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 외에는 핵무장과 미사일에 대한 북한의 열망을 해결할 만한 선택지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여러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북 포용정책을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는 목소리 중 일부는 냉전 시기에 경력을 쌓은 전직 미국 정보부 고위관료들로부터 나왔다. 그 중 하나는 제임스 클래퍼 전 미국 국가정보부장으로, 2014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을 송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는 지난 몇 달 동안 수차례에 걸쳐 미국과 북한이 상대방 수도에 “이익대표부”를 설치할 것을 제안해 왔다. 이는 2015년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쿠바와 국교 정상화를 하기 전의 상황과 비슷하다.
1980년대에 한국에서 군사정보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클래퍼는 북한에 “대화와 평화 협정 체결 대가로” 미사일 실험을 ‘자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의 유일한 선택지는 외교다. 북한과의 대화가 최선이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서울의 한 포럼에서 2014년 자신의 평양 방문 일화를 소개하며 당시 자신과 같은 차에 탑승한 북한 정보부 고위관료로부터 분단의 아픔을 전해들은 사실을 애석해하며 말하기도 했다.
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 역시 협상을 통한 평화를 지지한다. 1991년부터 1993년 사이 CIA 국장을 지낸 그는 CIA에서 거의 27년간 근무했다. 그는 최근에 북한이 핵무기 일부를 보유하는 대신 미사일에 대한 엄격한 제한에 동의하게 하자는 포괄적 제안을 공개했다. 그가 7월 10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이 계획에 따르면, 미국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피델 카스트로와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정권 교체 정책을 포기”하고, 김정은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군의 구조에 대해 “부분적인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게이츠의 계획이 가진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전적으로 중국의 중재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게이츠의 제안에 따르면, 북한이 합의사항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무기시설에 대한 엄격한 검사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해야 한다. 게이츠는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중국에게 “그것이 당신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가 아니라면, 우리는 당신들이 싫어할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하면 된다고 밝혔다.
현재 워싱턴에서는 이 같이 “중국이 하게 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전략국제연구센터)에서 한국석좌를 맡고 있는 빅터 차 선임고문이다. 그는 부시 정부에서 북한과의 6자 회담에 미국 측 차석대표로 참여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부 정책기획과장을 지낸 제이크 설리번과 최근 공동으로 작성한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 “중국에 북한을 압박하여 미-북 간 협상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썼다. 이들은 “중국 또한 협상의 중요한 대상”이라며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축소하도록 하는 비용을 미국보다는 중국이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에서는 이러한 주장을 진심으로 지지하고 있지만, 많은 한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의 요구에 순순히 따를 것이라는 주장에 코웃음을 친다.
중국 및 구소련에 대한 북한의 외교정책에 정통한 역사가인 제임스 퍼슨은 “북한은 자신들을 비핵화시키려는 어떤 노력도 북한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는 강요 행위라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가장 분개할 일을 하라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대북정책을 중국에 위탁해서는 안 된다”며 “궁극적으로 우리는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퍼슨은 7월 10일 워싱턴 소재 정부 싱크탱크인 우드로 윌슨 국제센터에서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러한 실용주의적인 관점은 최근 몇 달 사이 전직 고위 관료들 사이에서 나타났다. 그 중 하나인 윌리엄 페리는 클린턴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내며 북한과 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협상을 했다. 페리는 지난 6월 문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과 어떠한 조건도 없는 협상을 시작할 것을 요청하는 서한문에 서명한 전직 고위 관료 중 하나였다. 페리는 지난주에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 장관
북한은 미치광이 국가가 아닙니다.
그는 샌더스 의원에게 말했다.
그들이 무모하고 무자비하긴 해도 미치진 않았습니다. 그들은 논리와 이성을 받아들입니다. 그들의 주된 목적은 바로 정권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그들에게 정권을 유지할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그들을 대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우리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윌슨 센터 기자회견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였다. 이 기자회견은 제인 하먼 전 캘리포니아주 연방 하원의원이 진행했다. 지난 가을, 그녀는 퍼슨과 함께 워싱턴포스트에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제안하는 기고문을 보냈다. 그는 “[북한의]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정당화시키는 실존적 위협으로 알려진 미국만이 안보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다”고 썼다. 윌슨 센터 기자회견에서 퍼슨이 이 제안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많은 분석가들과 마찬가지로 가장 최근에 발생한 북한의 미사일 실험이 판도를 바꿀 만한 ‘변수’는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오히려 그것이 “오랫동안 이어져 온 믿을 만한 방어전략”의 일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이제 북한이 더 큰 사정거리를 가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역량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미국과의 대화의 문이 열렸을 때 자신들의 영향력을 최대화시킬 때까지 미사일 실험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협상 테이블에 앉았을 때 자신들의 프로그램이 최대한의 역량을 확실히 갖도록 하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미국과 북한 간 직접적인 협상은 어떤 모습일까?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대신 미국과 한국의 연례 군사훈련을 줄이라는 제안을 하는 방식으로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윌슨 센터 브리핑에서 뉴욕타임스의 데이비드 생어 기자는 한미 군사훈련을 봄에 하기 때문에 미국이 그러한 제안을 할 ‘절호의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군사훈련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면 “지금부터 다음 봄까지 우리는 별로 잃을 게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을 20년 넘게 상대해 온 시걸 국장은 어떤 합의라도 미국 측에서 받아들여지려면 중국과 러시아가 제안하는 현행 프로그램 동결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생산뿐만 아니라, 핵 실험과 미사일 실험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 대가로 미국은 북한이 수십 년간 요구해 온 것처럼 ‘적대적인 정책’을 끝내겠다는 약속을 해야 할 것이다.
그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분열 가능 물질의 생산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지만, 돈이 아니라 적대적인 정책으로부터 멀어지는 의미에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그 중 일부는 군사훈련, 일부는 제재 해제, 그리고 일부는 평화 정착 절차와 관련된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해결해야 할 일이고, 그것이 현실성있는 첫 번째 단계”라고 말했다.
Last week, Moon Jae-in’s government made its first formal overture to North Korea, proposing military discussions on ceasing hostile actions and Red Cross talks on resuming reunions of divided families. But the proposals were quickly shot down by the White House, where presidential spokesman Sean Spicer said the atmosphere for such talks was “far away.” The New York Times leapt on the exchange, calling the disagreement the “first visible split” between Moon and the Trump administration.
But it’s not clear how deep this rift really is, or if the press was exaggerating it. After all, during Moon’s summit with Trump last month, the two governments signed a joint communique that strongly endorsed Moon’s desire to resolve North-South conflicts through bilateral dialogue and negotiation. Moon himself has played down any differences with Trump, explaining on July 19th to Korean lawmakers that the initial phase of any talks will focus on humanitarian issues. “Denuclearization talks require the right conditions,” he added, through a spokesman.
Ironically, reports of a US-ROK dispute over North Korea surfaced as the Trump administration itself is talking to Pyongyang. “The Trump administration has been negotiating with the North Koreans – that’s a fact, not a myth,” Leon V. Sigal, a former State Department official, told Newstapa in an interview. Sigal is part of a team of former US officials and experts who meet regularly with North Korean government officials for discussions that are called “Track 2 dialogues.”
The administration’s talks with North Korea came to light in June, shortly before the death of Otto Warmbier, the American college student held by Pyongyang for 17 months. According to a story published on June 18 by the Wall Street Journal, US diplomats have been holding secret talks in Pyongyang and Europe with North Korea’s top nuclear negotiator, Madame Choi Sun Hee, for “more than a year” as part of the “Track 2” process. Then, after President Trump’s inauguration in January, “the official and nonofficial American contacts with the North Koreans started to merge.”
In May, Joseph Yun, the State Department’s special representative for North Korea, met Choi in Oslo at a meeting organized by US participants in the “Track 2” process. Their purpose was to discuss the plight of four Americans in prison in North Korea. But after leaving Norway, Choi, whose title is director-general of the North American affairs bureau of North Korea’s Foreign Ministry, told reporters that her government would be willing to meet US officials for talks on the nuclear issue “if the conditions are set,” the Journal said.
In early June, as part of this process, Yun met in New York with Pyongyang’s ambassador to the UN. It was here that he was informed that Warmbier, who was being considered for release, was in a coma. Yun, on instructions from Secretary of State Rex Tillerson, then flew to Pyongyang to bring him back. Since his death a few days later, no new talks have been scheduled as the Trump administration considers its options. “The question is, is this a hiatus or is Trump rethinking the process?” asked Sigal.
Judging by the administration’s latest statements, the road to direct talks is still open. Secretary of Defense Jim Mattis, for example, has repeatedly said that the United States is not going to war with North Korea, and has instead emphasized negotiations. After Trump’s UN Ambassador Nicki Haley threatened the use of force against North Korea after its July 4 missile test, Mattis called reporters into his Pentagon office and flatly denied that the launch had brought the US and North Korea closer to war.
This does not mean, however, that a consensus has been reached in Washington for negotiations to proceed – far from it. Hawkish elements from both the Democratic and Republican parties continue to call for a harder line against North Korea, and even for regime change. But there are indications that key elements of the national security state are beginning to see that there is no viable option but re-opening direct talks with North Korea over its nuclear and missile ambitions.
Some of the strongest voices for engagement have come from former senior leaders of US intelligence who came of age during the Cold War. One of them is James Clapper, the former US 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 who flew to Pyongyang in 2014 to retrieve a US prisoner. Several times over the last month, he has proposed that the United States and North Korea open “interest sections” in each other’s capitals. This is similar to the US arrangement with Cuba before President Obama normalized relations in 2015.
Clapper, who was a military intelligence officer in Korea during the 1980s, has also proposed that North Korea “cap” its missile tests “in return for dialogue and a peace treaty.” In a recent interview on CNN, he said, “The only option is diplomacy. The best hope is to engage with them.” In his recent speech in Seoul about his 2014 visit to Pyongyang, he spoke almost wistfully about learning about the pain of national division from the senior North Korean intelligence officer who rode with him in his car.
He even wanted to talk about the tragedy that occurred when the peninsular was being split through these many years. In fact, he mentioned, I thought it was interesting, how the two languages have separated. The North Korean version of Korean was very different than the South Korean version. In many ways I thought that was a very telling comment.
Another advocate for a negotiated peace is Robert Gates, the former Secretary for Defense who spent nearly 27 years at the CIA, where he was the director from 1991 to 1993. He recently unveiled a sweeping proposal that would allow North Korea to keep some of its nuclear weapons while agreeing to hard limits on his arsenal of missiles. Under his plan, which he outlined in an interview with the Wall Street Journal on July 10, the US would “forswear a policy of regime change” as it did with Castro after the 1962 missile crisis, sign a peace treaty with Kim Jong Un and consider “some changes” in the structure of US military forces in South Korea.
But Gates’ plan has a fatal flaw: it would be brokered entirely through China. Under Gates’ proposal, Beijing would be required to bring North Korea to the talks and convince its government to accept invasive inspections of its weapons facilities to ensure compliance with the agreement. The US would tell China, “If that is not an outcome you can accept, we are going to take steps you hate,” Gates told the Journal.
This “let China do it” mentality is very strong in Washington at the moment. Its most prominent proponent is Victor Cha, the director of Korea programs at the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who was the deputy head of the US delegation to the six-party talks with North Korea in the Bush administration.
“It’s not enough to ask China to pressure Pyongyang to set up a U.S.-North Korea negotiation,” Cha wrote recently in the Washington Post with Jake Sullivan, the former director of policy planning for the Obama administration. “China has to be a central part of the negotiation, too.” They argued that “China, rather than the United States, should be paying for North Korea to halt and roll back its nuclear and missile programs.”
While this view is heartily endorsed in the media, many Korea specialists scoff at the idea that North Korea would let China push it around like that.
“Pyongyang will perceive any effort to get them to denuclearize as another overly intrusive move and lacking respect for North Korean sovereignty,” said James F. Person, a historian who has specialized in North Korea’s diplomacy with China and the former Soviet Union. “We can’t afford to outsource our policy to China because that’s asking North Korea to do what they most resent,” he said. “Ultimately, we will have to talk to the North.” Person spoke at a July 10 press briefing organized by the Woodrow Wilson International Center, a US government think tank in Washington.
This pragmatic view has emerged in recent months among former high-ranking officials, such as William Perry, who negotiated with North Korea on its missile program as Secretary of Defense in the Clinton administration. On the eve of President Moon’s visit to Washington in June, Perry was one of several retired senior officials who signed a letter to Trump urging him to begin negotiations without any preconditions with the North. This week, in an interview with Senator Bernie Sanders, Perry explained his position.
“North Korea is not a crazy nation,” he told Sanders. “They are reckless, ruthless, but they are not crazy. They are open to logic and reason. Their main objective is to sustain their regime. If we can find a way of dealing with them that they can see gives them an opportunity to stay in the regime, we can get results.”
That was the primary message at the Wilson Center briefing, which was led by former California congresswoman Jane Harman. Last fall, she and Person floated a proposal for direct talks with North Korea in the Washington Post. “Only the United States – the supposed existential threat that justifies [North Korea’s] nuclear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 can fully address Pyongyang’s security concerns,” they wrote. At the Wilson briefing, Person elaborated on their proposal.
He argued that the latest North Korean missile test was not a “game changer,” as many analysts have suggested, but is instead part of a “credible defensive rationale that goes back a very long time.” But now that they have the capability to launch ICBMs that can travel great distances, he said, North Korea will continue to test to give it the best possible leverage when the door opens for talks with Washington. “They want to make sure when they get to the negotiating table that they’ve pushed their program as far as they can,” he said.
So what would a direct US-North Korean negotiation look like? Most analysts believe it would have to begin with the North offering to freeze its nuclear and missile programs in exchange for the US and South Korea scaling down their annual military exercises. At the Wilson briefing, New York Times reporter David Sanger suggested that the US has a “window of opportunity” to offer such a deal soon because the main US-ROK exercises take place in the spring. “Between now and next spring, we wouldn’t lose much” if the US temporarily halted the exercises, he said.
Sigal, who has been talking to the North for over 20 years, cautioned that, for any deal to be accepted in Washington, a North Korean moratorium would have to go beyond the freeze of current programs as suggested by China and Russia. He said that would involve North Korea stopping its uranium enrichment and plutonium production as well as its nuclear and missile testing. That, in turn, would require the United States to pledge to end its “hostile policy,” as demanded for decades by North Korea.
“You’ve got to suspend the production of fissionable material too,” he told Newstapa. He said the US would “have to pay for that, not in money terms but in terms of moving away from the hostile policy. Some of that’s going to involve military exercises, some of that’s going to involve [lifting] sanctions, some of that’s going to involve starting the peace process. But that’s what’s got to be worked. That’s the first stage agreement that may be possible.”
지난 8개월 간 미국 트럼프 정권과 북한 김정은 정권의 대치 속에서 한국인들은 대체로 이번 북핵 위기 또한 과거의 경우처럼 지나갈 것이라고 여기며 일상을 유지했다. 하지만 필자는 이 같은 평온함이 어제(9월 20일)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계기로 끝나야 한다고 본다.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위협받으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키지 않는 방법 외엔 선택지가 없다”고 전세계에 선포했다.
인구 2500만의 북한에 대한 이같은 집단 학살 위협은 최근 몇 주 사이에 워싱턴에서 보편적인 의견으로 자리잡았다. 북한 주민 중 다수가 남한에 가족과 친척을 두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른바 ‘북한을 전멸’시킬 수 있는 ‘군사옵션’이란 발상은 현재 허버트 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부터 짐 매티스 국방부 장관까지 미 정부 내부에 견고하게 자리잡았고, 이는 미국 미디어와 케이블뉴스 채널 내에 포진한 다수의 전쟁 선동자들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필자는 트럼프와 그 일당이 이 같은 군사 위협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깨닫지 못한다면, 셀 수 없이 많은 목숨을 앗아갔던 한국전쟁 때보다 더한 위기를 겪게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하고 싶다.
9월 20일 트럼프의 유엔 연설은 이미 미국의 여러 반전평화단체의 분노를 샀을 뿐만 아니라, 이들 단체에 또 다른 동력을 제공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공격적인 발언 이후 불과 몇 시간 안에 미국 내 반전단체 세 곳은 그의 위협적 발언을 규탄하고 긴급 대책을 촉구했다. ‘크레도액션(Credo Action)’, ‘윈위드아웃워(Win Without War)’와 ‘무브온(MoveOn)’ 등 반전단체 세 곳은 성명에서 “미국 정부는 비극적인 전쟁으로 치닫는 상황을 막고, 외교적으로 북한 위기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또 “전쟁이 일어난다면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한-미-일 3국의 병력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갈 가능성이 크다”며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유례없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촉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내 몇몇 반전평화단체들은 현지시간 수요일 유엔 본부 앞에서 항의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5년 남북한 국경 비무장지대(DMZ)를 걸어서 건너 화제가 된 글로벌 여성평화단체 ‘위민크로스 DMZ(Women Cross DMZ)’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에게 북핵 위기를 풀어낼 외교적 방법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한국 특사를 임명하도록 촉구하는 서한을 작성 중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의 창립자 크리스틴 안(한국명 안은희)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남북한의 여성단체들이 이 서한을 지지해주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안 씨는 “우리 여성들이 단합하고 연대해야 할 시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명한 평화 연구단체인 미국 군축협회의 대릴 G. 킴벌 협회장 또한 미리 준비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킴벌 협회장은 “제재 압력과 미국의 호전적인 핵 위협이 북한으로 하여금 대미 전략의 방향을 바꾸도록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 상당히 순진한 발상”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트럼프가 대북 전략의 초점을 외교에서 전쟁으로 선회한 계기는 지난 8월 진행된 을지프리덤가디언(Ulchi Freedom Guardian, UFG) 한미합동군사훈련이었다. 이 훈련이 진행되기 전 김정은은 당초 계획했던 괌 미사일 발사 계획을 취소했다. (괌은 해당 연습 중 B1-B 전략 폭격기가 발사되는 곳이다.) 그리고 다음 군사 행동을 개시하기 전까지 ‘양키들’의 행동을 지켜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결정은 트럼프가 김정은에 대해 ‘현명하고 합리적인 결정’이었다는 칭찬의 메시지가 담긴 트윗을 날리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다. 아마도 이 때문에 미국방부가 UFG 연습에 동원된 미군 숫자를 지난해의 2만5000명에서 1만7500명으로 슬그머니 축소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북한 지도부에 대한 참수 공격 등 UFG 훈련의 핵심 요소는 여전히 진행됐다. 이 점이 북한이 일본 홋카이도 상공을 지나는 두차례 미사일 시험 발사를 촉발시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난 9월 2일 북한은 사상 최대 폭발력의 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이 핵 무기를 이용해 미국을 위협하는” 행동을 차단하는 목적의 이른바 “예방적 전쟁”의 가능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미국의 대북 정책이 중요한 변화를 맞이할 것을 예고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지난 2007년 이라크 반군과의 전쟁을 이끌어 유명해진 퇴역 장성이다.
북한 군사 전문가들이 수 개월간 예측해왔던 이번 6차 핵 실험 또한 트럼프의 도를 넘어선 발언을 촉발시킨 것으로 보인다. 핵 실험 소식을 듣고 몇 시간 동안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모욕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당시 트윗은 한국이 주장해왔던 “북한을 달래기 위한 대화 전략은 통하지 않을 것”이며 “대화는 해답이 될 수 없다”고 선언했다. 당일 트럼프와 회동을 가진 이후 매티스 국방장관 또한 발언 수위를 높여 북한이 어떠한 ‘공격’ 시도를 하든 미국이 “완전히 전멸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 같은 상황을 실제 ‘검토’하고 있진 않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옵션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나리오에서 북한의 선택지는 모든 핵 무기를 포기하거나, 미국의 분노에 맞서는 것 뿐이다.
심지어 과거 대북 협상을 담당했던 미국 인사들도 북한이 먼저 비핵화 선언을 하지 않는 이상 현재의 상황에서 대화는 소용 없다는 입장에 동의하는 모양새다. 비핵화는 과거부터 수차례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되어 왔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진행된 6자 회담에서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냈던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지난 9월 18일 워싱턴DC에서 미일연구소(US-Japan Research Institute) 주최로 열린 한 포럼에서 북한과의 대화 조건으로 비핵화를 내거는 것은 북한이 지난 2005년 대화 테이블에서 동의했던 현상 유지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2005년 6자 회담 공동성명에서 이미 북한이 “6자 회담 상대였던 5개국 모두와 비핵화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북한에 비핵화 선언을 또다시 요구하는 것은 “전제 조건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에 대한 힐의 유일한 비판은 “한국인들을 유화론자라고 비판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참석한 포럼 패널토론 모습.
같은 날 매티스 국방장관은 기자들에게 펜타곤이 “한국을 북한의 반격이라는 중대한 위기에 노출”시키지 않으면서도 전개할 수 있는 군사 옵션을 고려하는 중이라며, 북한에 대한 비핵화 압력을 강화하는 발언을 했다. 이는 그가 지난 5월 한반도에 또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큰 참사”가 될 수 있으며 “인류 역사상 최악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발언 등 수차례 해왔던 과거 주장과 크게 대치된다.
지난 주말, CNN의 펜타곤 출입기자 바바라 스타는 매티스 장관의 잠재적 북한 타격 계획에 대한 전현직 관료들의 분석과 전망을 종합해 보도했다. 스타 기자는 북한의 미사일 기지는 물론, DMZ 북단에 배치된 수천 문의 재래식 대포를 목표로 하는 일주일 정도의 공습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스타 기자는 “미국 관료들은 자신들이 김정은의 무기고 위치를 인지하고 있다고 믿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펜타곤 내부에서는 이번 공습 중 정찰 위성에서 포착되는 모든 무기를 파괴하기 위해서는 일주일 또는 그 이상 복잡한 공중 폭격과 크루즈(순항) 미사일 폭격을 지속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대부분의 공습은 일본 이와쿠니 미 해군기지에 대기 중인 스텔스 전투기 US F-35를 이용해 진행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스텔스 전투기는 북한에 대한 무력 시위의 일환으로 괌에 배치된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와 함께 한반도 상공을 비행한 적이 있다.
사실, 미국이 군사 옵션으로 돌아선 또 다른 요인은 일본과 트럼프의 관계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트럼프의 가장 친한 친구이고, 위기가 있을 때마다 트럼프가 가장 먼저 전화 통화를 하는 대상은 바로 일본 총리 아베 신조다. 일본 열도 너머로 지나간 북한 미사일에 놀란 아베와 그의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북한에 더욱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도록 촉구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필자가 워싱턴DC에서 관찰한 결과, 이들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배후에서 강력한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트럼프의 유엔 연설 전날, 아베는 여러가지 제재를 통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단념시킬 수 없다면 군사적 조치도 해법이 될 수 있다는 내용, 즉 미국의 군사 공격 옵션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취지의 다소 이례적인 기고문을 뉴욕타임스에 내보냈다. 해당 칼럼에서 아베는 “필자는 테이블에 모든 옵션을 올려두고 고려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일본 측의 주장은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참석했던 포럼에서도 등장했다. 해당 포럼의 발표자로 나선 미토지 야부나카 전 6자회담 일본 수석대표는 수많은 미국 국민들이 북한이 결국 비핵화에 나설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비현실적”인 발상이라고 보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미국은 북한의 무기 전반을 통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크리스토퍼 힐과 미토지 야부나카.
그는 대화가 “미국의 국익에는 충분”할지 모르지만 일본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일본은 이미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돼있기 때문에 그것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대북 협상의 “목적은 확실히 비핵화여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나는 트럼프가 군사 옵션 방침을 고수한다는 소식에 크게 고무됐다”고 덧붙였다. 야부나카의 이번 발표는 일본 단체인 미일연구소가 준비했고, 유명 싱크탱크인 ‘카네기 국제평화재단(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CEIP)’에서 진행됐다.
한국이 또다시 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고 싶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와 아베가 무력 옵션 카드를 고수해 실제 북한과 심각한 군사 충돌로 이어지기 전에 위기 상황에서 주도권을 잡기를 원할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전쟁은 남북한 모두에 재앙만 불러올 뿐이다.
During the past eight months of confrontation between the Trump administration and the Kim Jong Un government in Pyongyang, South Koreans have for the most part been going about their daily business with the thought that this crisis, like others before, will pass. But in the view of this American observer, that complacency should end after the speech Trump delivered today to the UN General Assembly, where he put the world on notice that, unless Kim (or “Rocket Man,” as he derisively calls him) gives up his nuclear weapons, “we will have no choice but to totally destroy North Korea.”
This threat of inflicting genocide against a country with 25 million people, many of them with family and relatives in South Korea, has in recent weeks become conventional thinking in Washington. From H.R. McMaster, Trump’s national security adviser, to Secretary of Defense Jim Mattis, the idea of a “military option” that could “annihilate” the North is now firmly entrenched within government and being echoed by the many war propagandists in the US media and cable news. I conclude that, unless the South Korean people and their government wake up to the fact that Trump and his gang are serious about their threats, they may face a crisis worse than the 1950-1953 war that took the lives of an untold number of Koreans.
Already, Trump’s speech today has angered and energized US peace groups. Hours after Trump’s belligerent appearance at the UN, three organizations condemned his threats and issued an urgent call for action. “We need to stop this slow roll toward a catastrophic war, and work towards defusing the North Korean crisis diplomatically,” said Credo Action, Win Without War and MoveOn. They warned that “war on the Korean peninsula would likely kill millions of Koreans, Japanese, and American troops stationed in the region” and “inflict a humanitarian crisis not seen since World War II.” Several groups plan to demonstrate at the UN on Wednesday.
Meanwhile, “Women Cross DMZ,” the global women’s peace organization that traveled across the North and South Korean border in 2015, is drafting a letter to UN Secretary-General Antonio Guterres urging him to appoint a special envoy to Korea to seek a diplomatic solution to the crisis. The group hopes to get North and South Korean women’s groups to endorse the letter, Christine Ahn, the organization’s founder, told Newstapa. “If there were ever a clarion call for us to get organized and mobilized, it is now,” she said. In a prepared statement, Daryl G. Kimball of the Arms Control Association, a prominent peace research group, criticized Trump as well. “It is naive to think that sanctions pressure and bellicose U.S. threats of nuclear attack can force North Korea to change course,” he said.
The shift in Trump’s focus from diplomacy to war began during the US-South Korean “Ulchi Freedom Guardian” war games in August. Shortly before they began, Kim Jong Un cancelled plans to shoot missiles towards the US military base on Guam (where the B1-B bombers that fly during the exercises are based) and declared that he would carefully watch the “Yankees” before making his next move. This elicited a positive response from Trump, who praised Kim’s “wise and well reasoned decision” in a tweet. Possibly in response, the Pentagon quietly reduced the number of US troops involved in the exercises, from 25,000 in 2016 to 17,500 this year.
But the key elements of the exercises, including training in “decapitation strikes” on the North Korean leadership, remained. That apparently triggered the North’s decisions to go ahead with another series of missile tests, including the two shots fired over the Japanese island of Hokkaido. Then, on September 2, it tested its sixth – and largest – nuclear bomb. With the situation escalating, McMaster, a retired general who became famous in 2007 for leading the US counterinsurgency war in Iraq, signaled a change in US policy by speaking openly of a “preventive war” aimed at stopping “North Korea from threatening the United States with a nuclear weapon.”
The nuclear test, which experts on North Korea’s military had predicted for months, also seemed to push Trump over the edge. A few hours after he learned of the explosion, he insulted President Moon Jae-in by tweeting that South Korea’s “talk of appeasement with North Korea will not work,” and declaring that “talking is not the answer!” After meeting with Trump that day, Secretary of Defense Mattis escalated the rhetoric, saying that any “aggression” from North Korea would end with its “total annihilation.” Although the US is “not looking” for that, he added, “we have many options to do so.” North Korea’s only option in this scenario is giving up all of its nukes, period; or face US wrath.
Even past US negotiators with North Korea seem to agree that talks with North Korea are useless unless Pyongyang first agrees to denuclearize – a precondition it has rejected many times in the past. On Monday, Christopher Hill, who was the chief US negotiator during the Six Party Talks from 2005 to 2009, told a Washington forum organized by the corporate-funded US-Japan Research Institute that imposing that condition was only natural because it would return North Korea to the status quo it agreed to in 2005. In the declaration that year, Pyongyang “agreed to denuclearization with all five partners,” he said. Therefore, demanding North Korea repeat that pledge is “not a precondition, he said (in his only criticism of Trump, Hill stated that “it’s not very helpful to call South Koreans appeasers.”)
Also on Monday, Mattis increased the pressure on Pyongyang to force denuclearization when he told reporters that the Pentagon was considering military options that somehow would not “put South Korea at grave risk of counterattack” from the North. This marks a significant difference from his past statements, including his assertion last May that a war on the peninsula would be “catastrophic” and “probably the worst kind of fighting in most people’s lifetimes.”
Last weekend, Barbara Starr of CNN, one of the Pentagon’s favorite correspondents, provided details from “current and former administration officials” about Mattis’ potential strike plan. She described a week-long air campaign that would not only target North Korean missile sites but the thousands of conventional artillery North Korea has placed just north of the DMZ.
“Internal Pentagon estimates calculate it could take a complex air bombing and cruise missile campaign a week or more to destroy whatever weapons can be found from satellite surveillance, although US officials believe they know where much of his weapons inventory is located,” she wrote. Many of the attacks, she said, would be carried out by US F-35 stealth fighter jets, which are based in the US Marine Base in Iwakuni, Japan. They often fly to Korea in formation with B1-B bombers from Guam as a show of force to Pyongyang.
Indeed, the Japanese connection to Trump may be another factor in the US tilt towards military force. Trump’s closest confidante on North Korea – and the man he inevitably calls first during every crisis – is Prime Minister Shinzo Abe. Frightened by the missile tests over their islands, Abe and his supporters have rallied behind Trump’s more militant posture towards Pyongyang and, as I observed this week in Washington, are making a strong, renewed effort behind the scenes to influence Washington’s policy on North Korea.
On Monday, one day before Trump’s speech, published an unusual op-ed in The New York Times tacitly endorsing the idea of a military attack if sanctions fail to dissuade North Korea from its nuclear program. “I firmly support the United States position that all options are on the table,” he wrote. Similar assertions were by Japanese speakers at the Monday forum where Mr. Hill spoke. Mitoji Yabunaka, the former Japanese negotiator at the Six Party Talks, noted that he has heard many Americans argue that it’s “not realistic” to think North Korea will denuclearize, and that the US should concentrate on managing North Korea’s arsenal.
That “might suffice US interests,” but is unacceptable to Japan, he said. “We are already being [threatened], so that doesn’t work for Japan.” “The objective” of any negotiations “must be clear – denuclearization,” Yabunaka said. “In that sense, I’m encouraged that Trump is sticking to that.” His presentation was organized by the Japanese organization but took place at the 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a well-established think tank.
If South Korea wants to avoid entanglement in a war, President Moon, in the opinion of this observer, may want to seize leadership of the crisis before Trump and Abe insist on a solution that could lead to a serious military confrontation with North Korea. Such a war can only lead to disaster for all Koreans, no matter which side of the DMZ they are on.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3년 5개월여 만에 고(故) 조은화, 허다윤 양의 이별식이 치러졌다. 서울대병원을 출발한 유해는 서울도서관 앞에서 시민들과 작별인사를 나눈 뒤, 안산 단원고로 이동했다. 수학여행을 떠난 지 1,259일 만이었다. 학교를 떠난 은화, 다윤 양의 유해는 수원시립연화장에서 화장을 한 뒤 화성 효원납골공원에 안치되었다.
세월호 참사로 아직까지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는 2학년 6반 남현철·박영인 군, 단원고 교사 양승진 씨, 일반 승객 권재근·권혁규 부자(父子) 등 5명이다.
고 백남기 농민의 유족들이 경찰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이 1년째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물대포를 운용했던 경찰관들이 유족 측의 청구를 받아들이기로 했으나 경찰청이 이를 저지한 사실이 드러났다.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를 맞고 쓰러질 당시 살수차를 운용했던 한 모 경장 등 두 명은 9월 26일 담당 재판부에 원고(백남기 농민 유족)의 청구 사항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청구인낙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들은 경찰청 법무담당관실로부터 청구인낙서를 제출하지 말라는 취지의 압력을 여러 차례 받았다.
한 경장 등의 소송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관계자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청구인낙을 하겠다고 경찰청에 최종 의사통보를 한 9월 25일 오후부터 청구인낙서를 (법원에) 제출한 26일까지 경찰청 관계자들로부터 수십 차례에 걸친 회유와 설득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25일은 이철성 경찰청장이 고 백남기 농민 1주기를 맞아 다시 한번 공식 사과를 한 날이다. 경찰청장은 공식적으로 사과를 한 시점에 경찰청은 내부에서 당시 살수차 운용 경찰관들을 상대로 사실상 잘못을 인정하지 말 것을 종용한 셈이다.
한 경장 등 두 경찰관은 지난 7월에도 이미 담당 재판부에 낸 기일변경신청서를 통해 백남기 농민 유족들의 청구취지를 전부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백남기 농민 유족들은 지난 2016년 9월 국가와 당시 경찰청장 강신명, 서울경찰청장 구은수, 4기동단장 신윤균, 그리고 한 경장 등 살수차 운용 경찰관 2명 등을 상대로 모두 2억여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국무총리가 청구인낙하라고 하지 않겠나, 그때 봐서 하면 되는 거 아니냐”
해당 법무법인 관계자는 이미 오래 전 한 경장 등이 유족 측의 청구를 받아들이겠다는 청구인낙 의사를 밝혔으나 경찰청 규제개혁법무담당관실 직원들이 자신에게 ‘청구인낙의 뜻은 알고 하는 거냐’, ‘청구인낙을 하게 되면 원고 측에서 형사재판에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원론적인 설득부터 ‘계속 버티면 국무총리가 청구인낙하라고 하지 않겠나, 그때 봐서 하면 되는 거 아니냐, 지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가야지 이게 뭐 하는 거냐’는 등의 내용으로 청구인낙서를 제출하지 말 것을 종용했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또 “외부 변호인인 제가 이렇게 시달렸을 정도면 내부에 있는 당사자들(한 경장 등)은 얼마나 시달렸겠냐”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당사자인 한 경장 등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두 경찰관은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법무과장 최현석 총경은 “두 경장 측에 연락을 한 건 사실이지만 압력을 행사한 것은 아니고, 공동피고인 신윤균 당시 서울청 4기동단장, 구은수 당시 서울청장, 강신명 당시 경찰청장과 같이 청구인낙서 제출 시기를 조율하자고 하려고 연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는 경찰청이 구은수 전 서울청장과 강신명 전 경찰청장에게는 아직 청구인낙서 제출과 관련하여 연락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 총경은 또 “경찰청은 이미 지난 7월부터 피고들에게 원고와 합의하라고 권유했다”며 “청구인낙이라는 것은 백프로 항복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한 경장 등이 청구인낙서를 제출한 다음날인 27일에는 백남기 농민 사건 발생 당시 서울청 4기동단장이었던 신윤균 총경도 재판부에 청구인낙서를 제출했다. 신 총경은 청구인낙서를 통해 “고인의 희생을 생각할 때, 저희 경찰은 사건의 경위여하를 막론하고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해야 할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무수한 갈등과 번뇌를 거듭한 끝에, 이 사건에서 청구를 모두 인낙하는 것만이 그동안 겪으셨을 고인과 유가족분들의 형언할 수 없는 고통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이자 인간된 도리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27일 신윤균 당시 서울청 4기동단장이 재판부에 제출한 청구인낙서
지난 9월 19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부를 대표하여 백남기 농민과 유족들에게 공식 사과를 했다. 이철성 경찰청장도 지난 25일 백남기 사건에 대해 두 번째 공식 사과를 했지만, 정작 같은 날 경찰청 관계자들이 살수차 운용 경찰관들에게 청구인낙을 하지 말 것을 종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청의 사과가 과연 진정성이 있는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I hope to talk to you 1 minute. I am missing my old son 40 years old. (1분만 이야기 하고 싶어요. 나는 40세의 나이든 나의 아들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상영 중인 영화 <I CAN SPEAK>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자신의 이야기를 해외에 알리기 위해 영어를 배우는 내용이다. 영화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광화문 광장에는 자신의 아들을 찾기 위해 영어를 배운 70세 아버지가 있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박성백 씨의 아버지 박홍순 씨다. 박 씨는 아들을 찾기 위한 서명을 한사람에게라도 더 받기 위해 못하는 영어를 줄줄 외웠다. 경비일을 하면서,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면서 틈틈이 영어공부를 했다. 이제는 외국인에게도 서명을 받을 수 있다.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한 지 6개월이 다 되어가는데, 일반 시민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한 사건이에요. 수색 촉구 서명란에 선뜻 손을 내미는 사람조차도 종종 ‘잘 몰랐어요’라고 말합니다. 배가 남대서양에서 침몰했기 때문에 외국사람들에게도 이 사건을 알려 협조를 구해야 해요. 제가 영어를 외우게 된 이유입니다.
추석을 앞두고 박홍순 씨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10만 명 서명’을 채울 생각 뿐이다. 지난 8월 20일 서명운동을 시작해 현재(9월 29일)까지 약 3만5천 명의 서명을 모았다. 명절 쇠러 고향에 가느라 텅 빌 ‘사람 없는 서울’이 걱정이다. 추석 때마다 지냈던 제사도 올해는 생략한다. 아들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가 없어 제사도 지낼 수 없다.
70살 아버지가 헬스를 시작한 이유
박 씨는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이후 헬스를 시작했다. 아들을 잃어버린 사람이 무슨 운동인가 싶겠지만, 2교대인 경비일과 서명운동을 같이하려면 체력이 중요하다. 격일로 새벽 4시30분에 지하철 첫차를 타고 일터에 가면 꼬박 24시간이 넘어야 일이 끝난다. 다음날 아침 6시에 퇴근한다. 그리고 집에 와 쪽잠을 자고 3시간 뒤 다시 짐을 챙긴다. 아침 9시30분이 되면 어김없이 광화문 광장에 나간다. 서명을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버틴지 한 달. 아들을 찾을 때까지 70세 아버지는 운동을 그만둘 수 없다.
대한민국 국민이 남대서양 한복판에서 실종됐습니다. 사람들은 생존가능성을 말하지 않지만, 침몰 지점 부근에는 우리나라 크기만한 무인섬과 유인섬들이 많아요. 섬들 중 어딘가에 아들은 표류해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아들은 아내의 꿈에 나와 “걱정마세요”라며 헛헛하게 웃어요. 분명 살아 있습니다.
박 씨는 평생 아들에게 못해준 말이 있다. 20년을 군인으로 살아 무뚝뚝함이 몸에 밴 아버지는 내일 당장 아들이 돌아온다면 ‘보고 싶었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지금까지 쑥쓰러워 못했던 말들을 꼭 해주고 싶다.
②“올해 추석은 꼭 같이 보내겠다더니, 언제 오니 아들아…”
-3등 기관사 문원준(26)의 아버지 문승용(59)
문승용 씨와 아들 문원준 씨가 올해 2월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 이 사진이 문승용 씨가 아들과 찍은 마지막 사진이다.
아들 원준이는 작년 추석에도 한국에 없었다. 그때도 브라질 어딘가를 항해하고 있었다. 올해 추석은 가족과 꼭 같이 보내겠다고 했다. 제주도에 있는 할머니의 수술을 걱정하며 올해 추석이 되면 할머니에게 맛있는 음식도 대접하고, 직접 운전해서 여행도 다니겠다고 약속했던 곰살맞은 손주였다.
“이번 추석 때는 원준이 오는 거지?” 아직 손자의 실종 소식을 모르는 할머니는 추석을 앞두고 전화를 걸어 손자부터 찾는다. 아버지는 거짓말을 했다. “원준이가 아직 브라질에 있어요. 그래서 올해도 못올 지 모른다네요.” 이 말은 거짓일 수도 있고 사실일 수도 있다. 아들이 브라질 어딘가에 있는지, 무인도에 있는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아직 아무것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 아들을 군대에서 잃은 어머니에게 손자마저 대체복무 중 실종됐다고, 그런 손자를 더이상 국가가 찾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를 아버지는 할 수가 없다.
아들은 한국해양대 68기 명예사관장(학생회장)이었다. 장래가 누구보다 촉망됐던 대학생이었다. 아들은 세월호 참사를 늘 가슴에 새겼다고 한다. 올해 1월 열린 해양대 졸업식에서 졸업생 2,000명을 대표해 연단에 올라 “세월호 같은 무참한 인명사고가 바다 위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실력은 물론 사명감을 갖기 바란다”며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무책임하게 회피하지 않는 68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만들지 않겠다던 아들. 아들은 군 대체복무 중 스텔라데이지호와 함께 바다에서 실종됐다.
스텔라데이지호 3등 기관사로 대체복무 중 실종된 문원준 씨. 그 옆으로 스텔라데이지호 선사인 폴라리스쉬핑의 한희승 회장이 앉아있다.
대체복무를 할 회사로 태영상선, 장금상선에도 합격했던 원준 씨가 스텔라데이지호 선사인 폴라리스쉬핑을 선택한 건 “신(新) 조선을 태워주겠다”고 했던 김완중 회장의 말 때문이었다. 하지만 회사는 이 말을 지키지 않았다. 원준씨는 선령 25년의 노후 선박, 스텔라데이지호에 올랐다가 지난 3월 31일 실종됐다. 스텔라데이지호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유조선을 2009년 철광석운반석으로 개조한 선박이다.
폴라리스쉬핑은 스텔라데이지호와 비슷한 선령의 스텔라유니콘호, 스텔라퀸호도 가지고 있다. 이들 선박도 심각한 균열이 생겨 지난 4월과 5월 회황했다. 스텔라데이지호 역시 침몰 직전 선장이 “2번 포트에서 물이 샌다”는 문자메시지를 남겼다. 아버지는 낡은 배를 무리하게 출항시키다 침몰시킨 선사가 원망스럽다. 위험천만한 노후선박의 도입을 규제하지 않고, 안전상태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정부가 죽도록 원망스럽다.
“그 큰 배를 인양해 달라고 떼쓰는 게 아니에요”
문 씨가 정부에 무조건 아들을 찾아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축구장 3개 규모의 큰 배를 인양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아닌다. 그저 생사만이라도 확인할 수 있게 정부가 노력해 달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망망대해에서 아들이 실종된 지 6개월, 이제는 포기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문 씨는 아직 희망을 버릴 수가 없다. 스텔라데이지호 안에 있었던 구명뗏목 4척 중 3척이 발견됐고, 그 중 1척에서 필리핀 선원 2명이 구조됐다. 하지만 나머지 1척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구명 뗏목에는 낚시도구 등 생존에 필요한 물품들이 있다. 그 곳에 실종자들이 타고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2012년엔 멕시코인 살바도르가 438일간 대서양을 표류하다가 발견됐고, 1973년엔 영국인 베일리 부부가 구명뗏목에서 117일간 표류하다 발견되기도 했잖아요. 우리 아들도 어딘가 표류하고 있을 지 몰라요.
지난 4월 9일 미 해군 초계기가 구명뗏목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해경 공문을 통해 확인한 사실이었다. 희망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다음날 부산일보에서 “스텔라데이지호 구명 뗏목 추정 물체는 기름띠”였다는 기사가 났다. 해당 기자가 정부가 아닌 선사를 통해 확인한 것이었다. 가족들은 믿을 수 없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미 초계기가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외교부에 요청했다. 자료를 받아주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외교부는 아직까지 미 초계기가 찍은 영상이나 사진, 기름띠로 분석한 근거 자료 등을 받아주지 않고 있다. 외교부 측은 “미국 측에서 한국과 공유할 자료가 없다고 전해왔다. 미국이 육안이든, 자료를 통해서든 제대로 분석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미국이 우리를 도와주는 차원에서 초계기 수색을 했던 것인데 계속 자료요청을 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기름띠 분석 자료에 대해서도 따로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미 초계기가 어떻게 구명뗏목과 기름띠를 헷갈릴 수 있는지, 어떤 자료를 분석한 건지 알고 싶어서 정부에 미국 측에 요청해 자료를 받아다 달라고 요구한 것인데 외교부는 그 조차도 들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눈으로 구명 뗏목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확인해야 포기라도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늦어지고 축소된 정부 수색…진정성 믿을 수 없어”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지 않는 이유가 있다. 수색 과정 내내 정부의 태도가 미온적이었기 때문이다. 사고해역의 해상촬영이 가능한 국내 위성이 있다는 사실을 실종자 가족들이 먼저 알아 외교부에 요청했고, 해류에 따라 바뀌는 수색구역을 재설정하기 위해 필요한 해류전문가도 가족들이 수소문해서 외교부에 소개했다. 전문가도 아닌 가족들이 모든 것을 일일이 조사해서 정부에 제안하는 동안 수색을 위한 시간은 정처 없이 흘러갔다.
스텔라데이지호가 문재인 정부 민원 1호로 접수되면서 청와대가 수색 재개를 지시해 지난 6월 24일 다시 수색이 이뤄졌다. 하지만 가족들의 기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가족들은 정부 수색선 2척 투입을 요구했지만, 1척만 투입됐다. 수색구역도 당초 가족들과 약속했던 것에서 대폭 축소됐다. (기존 가로 300km·세로 220km에서 가로 220km·세로 130km로 축소).
수색이 이뤄진 건 16일이었다. 비용 때문이었다. 외교부는 예산 10억 안에서 수색을 해야하기 때문에 수색구역 축소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중에 확인한 결과, 수색에 들어간 비용은 6억 가량이었다. 예산을 다 쓰지도 않았는데 수색을 중단한 것이다. 문 씨는 이 모든 과정이 정부의 생색내기로 느껴졌다. 최선을 다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수족은 하나도 바뀐 게 없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실종자를 찾으려고 노력했던 건지, 생색내기만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어요. 청와대가 아래 공무원에게만 맡겨두지 말고 직접 챙겼으면 좋겠어요.
문 씨는 아들이 실종된 후 매일 청운동 주민센터 앞 농성장에 나온다. 매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저녁 7시까지. 9월 말로 자신이 운영하던 무역회사도 정리한다. 추석에는 기도원에 들어간다. 5일간 단식을 하기로했다. 신앙의 힘을 빌려서라도 아들을 찾을 수만 있다면. 문 씨에게 이번 추석은 아들을 기다리는 하루 하루, 그 이상도 그 이하의 의미도 없다. 실종된 아들의 이야기를 참 씩씩하게도 말하던 문승용 씨. 아들이 돌아오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결국 눈물을 흘렸다.
“아들이 돌아오면…사랑한다고 말할래요. 그리고 우리는 너를 포기 하지 않았다고, 돌아올 줄 알았다고, 어렵게 살아 돌아왔으니 더 힘든 사람들에게 꿈을 주는 삶을 살라고 말하고 싶어요. 배를 또 탄다고 하면요? 정말 말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을 것 같아요. 아들은 해양대를 사랑했고, 바다를 사랑했고, 배를 타는 것이 평생의 꿈이었으니까요.”
③ 술로 지낸 6개월…“악플만이라도 달지 말아주세요”
-3등 항해사 윤동영(26)의 아버지 윤종률(54)
윤종률 씨가 아들 동영 씨의 2015년 목포해양대 졸업식날 찍은 사진
윤종률 씨는 아들이 실종된 날부터 매일 단 하루도 빠짐없이 술을 마셨다. 정신력만은 강하다고 자부하며 살았던 가장이었다. 하지만 술 없이 버틸 수가 없었다. 경북 영천에서 소를 키우고 농사를 짓던 윤종률 씨의 삶은 아들이 실종된 뒤 완전히 무너졌다. 건강하던 소들은 열사병을 앓았고, 4,000평 규모의 농사는 쑥대밭이 됐다. 추석 때 고향 사람들을 어떻게 만날 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주말에 한번 씩 시골 경북 영천에 내려가면, 이런 말을 합니다. ‘정부에서 수색을 그렇게 많이 하고 선사에서 그렇게 많이 하는데, 뭘 더 찾는다 말입니까’ 사람들은 정부와 선사가 엄청 수색한 줄 알아요.
3등 항해사로 스텔라데이지호를 탔던 윤동영 씨도 대체복무 중에 사고를 당했다. 원래는 한진해운의 배를 탔는데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폴라리스쉬핑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부가 한진해운의 관리 감독을 잘 했더라면 파산하지 않았을 테고, 아들이 스텔라데이지호를 탈 일도 없었을텐데… 윤 씨도 정부가 원망스럽다.
스텔라데이지호에서 아들 윤동영 씨가 찍어 보내줬던 사진. 윤 씨 옆은 구조된 필리핀 선원. 윤종률 씨는 취재진에게 “이 사진이 마지막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들이 실종됐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무너질듯 아픈데 윤 씨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이 있다. 인터넷 댓글이다. ‘이만하면 되지 않았느냐’, ‘보상금 더 받으려고 농성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 하는 댓글을 볼 때마다 두 번 죽는 심정이다.
모르면 차라리 아무말도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요. 어떤 부모가 보상금을 노리고 생계 버리고 이렇게 매일 농성을 하겠습니까. 댓글을 보다가 잠을 못 잡니다. 같은 부모의 심정으로 관심 갖지 않을 거라면, 악플이라도 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해양대 졸업생들은 또 낡은 배를 탈 텐데…”
현재 국내에는 스텔라데이지호와 같이 유조선에서 철광석 운반석으로 개조된 노후선박이 29척 더 있다. 선령은 최소 22년에서 27년에 이른다. 이중 18척이 폴라리스쉬핑 소속 선박이다. 문 씨는 자신의 해양대 졸업생들이 또 낡은 배에 올라 아들과 같은 비극을 맞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지금 스텔라데이지호만 불안한 게 아닙니다. 국가가 해기사를 양성하기 위해 만든 곳이 해양대인데, 그곳에서 교육을 받은 똑똑한 해양업계 인재들을 선사가 돈 벌이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거예요. 언제까지 애들을 바다 위의 시한 폭탄에 태울 겁니까. 이제라도 정부가 노후선박 도입을 규제해서 제2의 스텔라데이지호 사건을 막아야 합니다.
절망과 좌절 속에 버틴 6개월. 그나마 한국의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 것이 윤 씨에겐 희망이다. “한국이 추워지면 지구 반대편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해있는 남대서양의 날씨는 점점 따뜻해지고 있다는 뜻이에요. 아들이 버티기가 좀 수월해지지 않았을까요.”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이 찾고 있는 구명 뗏목의 모습.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 선원들이 생존도구가 구비돼 있는 이 뗏목을 타고 생존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지구 반대편 남대서양에서 초대형 철광석 운반선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한 지 6개월. 24명의 선원 중 필리핀 선원 2명만 구조된 뒤 아직 22명(필리핀 14명, 한국인 8명)은 찾지 못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청와대 앞 청운동 사무소 근처와 광화문 광장에서 서명운동과 농성을 벌이고 있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에 △외교부측의 미 해군이 촬영한 구명뗏목 영상 또는 사진 공개 △진상규명과 수색을 위한 정부 비상합동대책반 설치 △침몰 선박 인근 섬 수색 △선박 침몰 지점 심해수색 장비 투입 △폴라리스쉬핑에 대한 철저한 수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I hope to talk to you 1 minute. I am missing my old son 40 years old. (1분만 이야기 하고 싶어요. 나는 40세의 나이든 나의 아들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상영 중인 영화 <I CAN SPEAK>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자신의 이야기를 해외에 알리기 위해 영어를 배우는 내용이다. 영화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광화문 광장에는 자신의 아들을 찾기 위해 영어를 배운 70세 아버지가 있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박성백 씨의 아버지 박홍순 씨다. 박 씨는 아들을 찾기 위한 서명을 한사람에게라도 더 받기 위해 못하는 영어를 줄줄 외웠다. 경비일을 하면서,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면서 틈틈이 영어공부를 했다. 이제는 외국인에게도 서명을 받을 수 있다.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한 지 6개월이 다 되어가는데, 일반 시민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한 사건이에요. 수색 촉구 서명란에 선뜻 손을 내미는 사람조차도 종종 ‘잘 몰랐어요’라고 말합니다. 배가 남대서양에서 침몰했기 때문에 외국사람들에게도 이 사건을 알려 협조를 구해야 해요. 제가 영어를 외우게 된 이유입니다.
추석을 앞두고 박홍순 씨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10만 명 서명’을 채울 생각 뿐이다. 지난 8월 20일 서명운동을 시작해 현재(9월 29일)까지 약 3만5천 명의 서명을 모았다. 명절 쇠러 고향에 가느라 텅 빌 ‘사람 없는 서울’이 걱정이다. 추석 때마다 지냈던 제사도 올해는 생략한다. 아들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가 없어 제사도 지낼 수 없다.
70살 아버지가 헬스를 시작한 이유
박 씨는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이후 헬스를 시작했다. 아들을 잃어버린 사람이 무슨 운동인가 싶겠지만, 2교대인 경비일과 서명운동을 같이하려면 체력이 중요하다. 격일로 새벽 4시30분에 지하철 첫차를 타고 일터에 가면 꼬박 24시간이 넘어야 일이 끝난다. 다음날 아침 6시에 퇴근한다. 그리고 집에 와 쪽잠을 자고 3시간 뒤 다시 짐을 챙긴다. 아침 9시30분이 되면 어김없이 광화문 광장에 나간다. 서명을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버틴지 한 달. 아들을 찾을 때까지 70세 아버지는 운동을 그만둘 수 없다.
대한민국 국민이 남대서양 한복판에서 실종됐습니다. 사람들은 생존가능성을 말하지 않지만, 침몰 지점 부근에는 우리나라 크기만한 무인섬과 유인섬들이 많아요. 섬들 중 어딘가에 아들은 표류해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아들은 아내의 꿈에 나와 “걱정마세요”라며 헛헛하게 웃어요. 분명 살아 있습니다.
박 씨는 평생 아들에게 못해준 말이 있다. 20년을 군인으로 살아 무뚝뚝함이 몸에 밴 아버지는 내일 당장 아들이 돌아온다면 ‘보고 싶었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지금까지 쑥쓰러워 못했던 말들을 꼭 해주고 싶다.
②“올해 추석은 꼭 같이 보내겠다더니, 언제 오니 아들아…”
-3등 기관사 문원준(26)의 아버지 문승용(59)
문승용 씨와 아들 문원준 씨가 올해 2월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 이 사진이 문승용 씨가 아들과 찍은 마지막 사진이다.
아들 원준이는 작년 추석에도 한국에 없었다. 그때도 브라질 어딘가를 항해하고 있었다. 올해 추석은 가족과 꼭 같이 보내겠다고 했다. 제주도에 있는 할머니의 수술을 걱정하며 올해 추석이 되면 할머니에게 맛있는 음식도 대접하고, 직접 운전해서 여행도 다니겠다고 약속했던 곰살맞은 손주였다.
“이번 추석 때는 원준이 오는 거지?” 아직 손자의 실종 소식을 모르는 할머니는 추석을 앞두고 전화를 걸어 손자부터 찾는다. 아버지는 거짓말을 했다. “원준이가 아직 브라질에 있어요. 그래서 올해도 못올 지 모른다네요.” 이 말은 거짓일 수도 있고 사실일 수도 있다. 아들이 브라질 어딘가에 있는지, 무인도에 있는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아직 아무것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 아들을 군대에서 잃은 어머니에게 손자마저 대체복무 중 실종됐다고, 그런 손자를 더이상 국가가 찾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를 아버지는 할 수가 없다.
아들은 한국해양대 68기 명예사관장(학생회장)이었다. 장래가 누구보다 촉망됐던 대학생이었다. 아들은 세월호 참사를 늘 가슴에 새겼다고 한다. 올해 1월 열린 해양대 졸업식에서 졸업생 2,000명을 대표해 연단에 올라 “세월호 같은 무참한 인명사고가 바다 위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실력은 물론 사명감을 갖기 바란다”며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무책임하게 회피하지 않는 68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만들지 않겠다던 아들. 아들은 군 대체복무 중 스텔라데이지호와 함께 바다에서 실종됐다.
스텔라데이지호 3등 기관사로 대체복무 중 실종된 문원준 씨. 그 옆으로 스텔라데이지호 선사인 폴라리스쉬핑의 한희승 회장이 앉아있다.
대체복무를 할 회사로 태영상선, 장금상선에도 합격했던 원준 씨가 스텔라데이지호 선사인 폴라리스쉬핑을 선택한 건 “신(新) 조선을 태워주겠다”고 했던 김완중 회장의 말 때문이었다. 하지만 회사는 이 말을 지키지 않았다. 원준씨는 선령 25년의 노후 선박, 스텔라데이지호에 올랐다가 지난 3월 31일 실종됐다. 스텔라데이지호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유조선을 2009년 철광석운반석으로 개조한 선박이다.
폴라리스쉬핑은 스텔라데이지호와 비슷한 선령의 스텔라유니콘호, 스텔라퀸호도 가지고 있다. 이들 선박도 심각한 균열이 생겨 지난 4월과 5월 회황했다. 스텔라데이지호 역시 침몰 직전 선장이 “2번 포트에서 물이 샌다”는 문자메시지를 남겼다. 아버지는 낡은 배를 무리하게 출항시키다 침몰시킨 선사가 원망스럽다. 위험천만한 노후선박의 도입을 규제하지 않고, 안전상태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정부가 죽도록 원망스럽다.
“그 큰 배를 인양해 달라고 떼쓰는 게 아니에요”
문 씨가 정부에 무조건 아들을 찾아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축구장 3개 규모의 큰 배를 인양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아닌다. 그저 생사만이라도 확인할 수 있게 정부가 노력해 달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망망대해에서 아들이 실종된 지 6개월, 이제는 포기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문 씨는 아직 희망을 버릴 수가 없다. 스텔라데이지호 안에 있었던 구명뗏목 4척 중 3척이 발견됐고, 그 중 1척에서 필리핀 선원 2명이 구조됐다. 하지만 나머지 1척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구명 뗏목에는 낚시도구 등 생존에 필요한 물품들이 있다. 그 곳에 실종자들이 타고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2012년엔 멕시코인 살바도르가 438일간 대서양을 표류하다가 발견됐고, 1973년엔 영국인 베일리 부부가 구명뗏목에서 117일간 표류하다 발견되기도 했잖아요. 우리 아들도 어딘가 표류하고 있을 지 몰라요.
지난 4월 9일 미 해군 초계기가 구명뗏목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해경 공문을 통해 확인한 사실이었다. 희망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다음날 부산일보에서 “스텔라데이지호 구명 뗏목 추정 물체는 기름띠”였다는 기사가 났다. 해당 기자가 정부가 아닌 선사를 통해 확인한 것이었다. 가족들은 믿을 수 없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미 초계기가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외교부에 요청했다. 자료를 받아주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외교부는 아직까지 미 초계기가 찍은 영상이나 사진, 기름띠로 분석한 근거 자료 등을 받아주지 않고 있다. 외교부 측은 “미국 측에서 한국과 공유할 자료가 없다고 전해왔다. 미국이 육안이든, 자료를 통해서든 제대로 분석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미국이 우리를 도와주는 차원에서 초계기 수색을 했던 것인데 계속 자료요청을 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기름띠 분석 자료에 대해서도 따로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미 초계기가 어떻게 구명뗏목과 기름띠를 헷갈릴 수 있는지, 어떤 자료를 분석한 건지 알고 싶어서 정부에 미국 측에 요청해 자료를 받아다 달라고 요구한 것인데 외교부는 그 조차도 들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눈으로 구명 뗏목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확인해야 포기라도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늦어지고 축소된 정부 수색…진정성 믿을 수 없어”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지 않는 이유가 있다. 수색 과정 내내 정부의 태도가 미온적이었기 때문이다. 사고해역의 해상촬영이 가능한 국내 위성이 있다는 사실을 실종자 가족들이 먼저 알아 외교부에 요청했고, 해류에 따라 바뀌는 수색구역을 재설정하기 위해 필요한 해류전문가도 가족들이 수소문해서 외교부에 소개했다. 전문가도 아닌 가족들이 모든 것을 일일이 조사해서 정부에 제안하는 동안 수색을 위한 시간은 정처 없이 흘러갔다.
스텔라데이지호가 문재인 정부 민원 1호로 접수되면서 청와대가 수색 재개를 지시해 지난 6월 24일 다시 수색이 이뤄졌다. 하지만 가족들의 기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가족들은 정부 수색선 2척 투입을 요구했지만, 1척만 투입됐다. 수색구역도 당초 가족들과 약속했던 것에서 대폭 축소됐다. (기존 가로 300km·세로 220km에서 가로 220km·세로 130km로 축소).
수색이 이뤄진 건 16일이었다. 비용 때문이었다. 외교부는 예산 10억 안에서 수색을 해야하기 때문에 수색구역 축소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중에 확인한 결과, 수색에 들어간 비용은 6억 가량이었다. 예산을 다 쓰지도 않았는데 수색을 중단한 것이다. 문 씨는 이 모든 과정이 정부의 생색내기로 느껴졌다. 최선을 다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수족은 하나도 바뀐 게 없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실종자를 찾으려고 노력했던 건지, 생색내기만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어요. 청와대가 아래 공무원에게만 맡겨두지 말고 직접 챙겼으면 좋겠어요.
문 씨는 아들이 실종된 후 매일 청운동 주민센터 앞 농성장에 나온다. 매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저녁 7시까지. 9월 말로 자신이 운영하던 무역회사도 정리한다. 추석에는 기도원에 들어간다. 5일간 단식을 하기로했다. 신앙의 힘을 빌려서라도 아들을 찾을 수만 있다면. 문 씨에게 이번 추석은 아들을 기다리는 하루 하루, 그 이상도 그 이하의 의미도 없다. 실종된 아들의 이야기를 참 씩씩하게도 말하던 문승용 씨. 아들이 돌아오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결국 눈물을 흘렸다.
“아들이 돌아오면…사랑한다고 말할래요. 그리고 우리는 너를 포기 하지 않았다고, 돌아올 줄 알았다고, 어렵게 살아 돌아왔으니 더 힘든 사람들에게 꿈을 주는 삶을 살라고 말하고 싶어요. 배를 또 탄다고 하면요? 정말 말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을 것 같아요. 아들은 해양대를 사랑했고, 바다를 사랑했고, 배를 타는 것이 평생의 꿈이었으니까요.”
③ 술로 지낸 6개월…“악플만이라도 달지 말아주세요”
-3등 항해사 윤동영(26)의 아버지 윤종률(54)
윤종률 씨가 아들 동영 씨의 2015년 목포해양대 졸업식날 찍은 사진
윤종률 씨는 아들이 실종된 날부터 매일 단 하루도 빠짐없이 술을 마셨다. 정신력만은 강하다고 자부하며 살았던 가장이었다. 하지만 술 없이 버틸 수가 없었다. 경북 영천에서 소를 키우고 농사를 짓던 윤종률 씨의 삶은 아들이 실종된 뒤 완전히 무너졌다. 건강하던 소들은 열사병을 앓았고, 4,000평 규모의 농사는 쑥대밭이 됐다. 추석 때 고향 사람들을 어떻게 만날 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주말에 한번 씩 시골 경북 영천에 내려가면, 이런 말을 합니다. ‘정부에서 수색을 그렇게 많이 하고 선사에서 그렇게 많이 하는데, 뭘 더 찾는다 말입니까’ 사람들은 정부와 선사가 엄청 수색한 줄 알아요.
3등 항해사로 스텔라데이지호를 탔던 윤동영 씨도 대체복무 중에 사고를 당했다. 원래는 한진해운의 배를 탔는데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폴라리스쉬핑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부가 한진해운의 관리 감독을 잘 했더라면 파산하지 않았을 테고, 아들이 스텔라데이지호를 탈 일도 없었을텐데… 윤 씨도 정부가 원망스럽다.
스텔라데이지호에서 아들 윤동영 씨가 찍어 보내줬던 사진. 윤 씨 옆은 구조된 필리핀 선원. 윤종률 씨는 취재진에게 “이 사진이 마지막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들이 실종됐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무너질듯 아픈데 윤 씨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이 있다. 인터넷 댓글이다. ‘이만하면 되지 않았느냐’, ‘보상금 더 받으려고 농성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 하는 댓글을 볼 때마다 두 번 죽는 심정이다.
모르면 차라리 아무말도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요. 어떤 부모가 보상금을 노리고 생계 버리고 이렇게 매일 농성을 하겠습니까. 댓글을 보다가 잠을 못 잡니다. 같은 부모의 심정으로 관심 갖지 않을 거라면, 악플이라도 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해양대 졸업생들은 또 낡은 배를 탈 텐데…”
현재 국내에는 스텔라데이지호와 같이 유조선에서 철광석 운반석으로 개조된 노후선박이 29척 더 있다. 선령은 최소 22년에서 27년에 이른다. 이중 18척이 폴라리스쉬핑 소속 선박이다. 문 씨는 자신의 해양대 졸업생들이 또 낡은 배에 올라 아들과 같은 비극을 맞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지금 스텔라데이지호만 불안한 게 아닙니다. 국가가 해기사를 양성하기 위해 만든 곳이 해양대인데, 그곳에서 교육을 받은 똑똑한 해양업계 인재들을 선사가 돈 벌이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거예요. 언제까지 애들을 바다 위의 시한 폭탄에 태울 겁니까. 이제라도 정부가 노후선박 도입을 규제해서 제2의 스텔라데이지호 사건을 막아야 합니다.
절망과 좌절 속에 버틴 6개월. 그나마 한국의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 것이 윤 씨에겐 희망이다. “한국이 추워지면 지구 반대편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해있는 남대서양의 날씨는 점점 따뜻해지고 있다는 뜻이에요. 아들이 버티기가 좀 수월해지지 않았을까요.”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이 찾고 있는 구명 뗏목의 모습.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 선원들이 생존도구가 구비돼 있는 이 뗏목을 타고 생존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지구 반대편 남대서양에서 초대형 철광석 운반선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한 지 6개월. 24명의 선원 중 필리핀 선원 2명만 구조된 뒤 아직 22명(필리핀 14명, 한국인 8명)은 찾지 못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청와대 앞 청운동 사무소 근처와 광화문 광장에서 서명운동과 농성을 벌이고 있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에 △외교부측의 미 해군이 촬영한 구명뗏목 영상 또는 사진 공개 △진상규명과 수색을 위한 정부 비상합동대책반 설치 △침몰 선박 인근 섬 수색 △선박 침몰 지점 심해수색 장비 투입 △폴라리스쉬핑에 대한 철저한 수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고 백남기 농민의 유족들이 경찰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이 1년째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물대포를 운용했던 경찰관들이 유족 측의 청구를 받아들이기로 했으나 경찰청이 이를 저지한 사실이 드러났다.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를 맞고 쓰러질 당시 살수차를 운용했던 한 모 경장 등 두 명은 9월 26일 담당 재판부에 원고(백남기 농민 유족)의 청구 사항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청구인낙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들은 경찰청 법무담당관실로부터 청구인낙서를 제출하지 말라는 취지의 압력을 여러 차례 받았다.
이번 소송과 경찰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청구인낙을 하겠다고 경찰청에 최종 의사통보를 한 9월 25일 오후부터 청구인낙서를 (법원에) 제출한 26일까지 경찰청 관계자들로부터 수십 차례에 걸친 회유와 설득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25일은 이철성 경찰청장이 고 백남기 농민 1주기를 맞아 다시 한번 공식 사과를 한 날이다. 경찰청장은 공식적으로 사과를 한 시점에 경찰청은 내부에서 당시 살수차 운용 경찰관들을 상대로 사실상 잘못을 인정하지 말 것을 종용한 셈이다.
한 경장 등 두 경찰관은 지난 7월에도 이미 담당 재판부에 낸 기일변경신청서를 통해 백남기 농민 유족들의 청구취지를 전부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백남기 농민 유족들은 지난 2016년 9월 국가와 당시 경찰청장 강신명, 서울경찰청장 구은수, 4기동단장 신윤균, 그리고 한 경장 등 살수차 운용 경찰관 2명 등을 상대로 모두 2억여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 6월 16일 경찰개혁위원회 발족식. 이철성 경찰청장은 백남기 농민 유족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했다.
“국무총리가 청구인낙하라고 하지 않겠나, 그때 봐서 하면 되는 거 아니냐”
해당 관계자는 이미 오래 전 한 경장 등이 유족 측의 청구를 받아들이겠다는 청구인낙 의사를 밝혔으나 경찰청 규제개혁법무담당관실 직원들이 자신에게 ‘청구인낙의 뜻은 알고 하는 거냐’, ‘청구인낙을 하게 되면 원고 측에서 형사재판에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원론적인 설득부터 ‘계속 버티면 국무총리가 청구인낙하라고 하지 않겠나, 그때 봐서 하면 되는 거 아니냐, 지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가야지 이게 뭐 하는 거냐’는 등의 내용으로 청구인낙서를 제출하지 말 것을 종용했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또 “외부 변호인인 제가 이렇게 시달렸을 정도면 내부에 있는 당사자들(한 경장 등)은 얼마나 시달렸겠냐”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당사자인 한 경장 등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두 경찰관은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법무과장 최현석 총경은 “두 경장 측에 연락을 한 건 사실이지만 압력을 행사한 것은 아니고, 공동피고인 신윤균 당시 서울청 4기동단장, 구은수 당시 서울청장, 강신명 당시 경찰청장과 같이 청구인낙서 제출 시기를 조율하자고 하려고 연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는 경찰청이 구은수 전 서울청장과 강신명 전 경찰청장에게는 아직 청구인낙서 제출과 관련하여 연락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 총경은 또 “경찰청은 이미 지난 7월부터 피고들에게 원고와 합의하라고 권유했다”며 “청구인낙이라는 것은 백프로 항복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한 경장 등이 청구인낙서를 제출한 다음날인 27일에는 백남기 농민 사건 발생 당시 서울청 4기동단장이었던 신윤균 총경도 재판부에 청구인낙서를 제출했다. 신 총경은 청구인낙서를 통해 “고인의 희생을 생각할 때, 저희 경찰은 사건의 경위여하를 막론하고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해야 할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무수한 갈등과 번뇌를 거듭한 끝에, 이 사건에서 청구를 모두 인낙하는 것만이 그동안 겪으셨을 고인과 유가족분들의 형언할 수 없는 고통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이자 인간된 도리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27일 신윤균 당시 서울청 4기동단장이 재판부에 제출한 청구인낙서
지난 9월 19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부를 대표하여 백남기 농민과 유족들에게 공식 사과를 했다. 이철성 경찰청장도 지난 25일 백남기 사건에 대해 두 번째 공식 사과를 했지만, 정작 같은 날 경찰청 관계자들이 살수차 운용 경찰관들에게 청구인낙을 하지 말 것을 종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청의 사과가 과연 진정성이 있는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3년 5개월여 만에 고(故) 조은화, 허다윤 양의 이별식이 치러졌다. 서울대병원을 출발한 유해는 서울도서관 앞에서 시민들과 작별인사를 나눈 뒤, 안산 단원고로 이동했다. 수학여행을 떠난 지 1,259일 만이었다. 학교를 떠난 은화, 다윤 양의 유해는 수원시립연화장에서 화장을 한 뒤 화성 효원납골공원에 안치되었다.
세월호 참사로 아직까지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는 2학년 6반 남현철·박영인 군, 단원고 교사 양승진 씨, 일반 승객 권재근·권혁규 부자(父子) 등 5명이다.
지난 8개월 간 미국 트럼프 정권과 북한 김정은 정권의 대치 속에서 한국인들은 대체로 이번 북핵 위기 또한 과거의 경우처럼 지나갈 것이라고 여기며 일상을 유지했다. 하지만 필자는 이 같은 평온함이 어제(9월 20일)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계기로 끝나야 한다고 본다.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위협받으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키지 않는 방법 외엔 선택지가 없다”고 전세계에 선포했다.
인구 2500만의 북한에 대한 이같은 집단 학살 위협은 최근 몇 주 사이에 워싱턴에서 보편적인 의견으로 자리잡았다. 북한 주민 중 다수가 남한에 가족과 친척을 두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른바 ‘북한을 전멸’시킬 수 있는 ‘군사옵션’이란 발상은 현재 허버트 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부터 짐 매티스 국방부 장관까지 미 정부 내부에 견고하게 자리잡았고, 이는 미국 미디어와 케이블뉴스 채널 내에 포진한 다수의 전쟁 선동자들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필자는 트럼프와 그 일당이 이 같은 군사 위협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깨닫지 못한다면, 셀 수 없이 많은 목숨을 앗아갔던 한국전쟁 때보다 더한 위기를 겪게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하고 싶다.
9월 20일 트럼프의 유엔 연설은 이미 미국의 여러 반전평화단체의 분노를 샀을 뿐만 아니라, 이들 단체에 또 다른 동력을 제공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공격적인 발언 이후 불과 몇 시간 안에 미국 내 반전단체 세 곳은 그의 위협적 발언을 규탄하고 긴급 대책을 촉구했다. ‘크레도액션(Credo Action)’, ‘윈위드아웃워(Win Without War)’와 ‘무브온(MoveOn)’ 등 반전단체 세 곳은 성명에서 “미국 정부는 비극적인 전쟁으로 치닫는 상황을 막고, 외교적으로 북한 위기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또 “전쟁이 일어난다면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한-미-일 3국의 병력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갈 가능성이 크다”며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유례없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촉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내 몇몇 반전평화단체들은 현지시간 수요일 유엔 본부 앞에서 항의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5년 남북한 국경 비무장지대(DMZ)를 걸어서 건너 화제가 된 글로벌 여성평화단체 ‘위민크로스 DMZ(Women Cross DMZ)’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에게 북핵 위기를 풀어낼 외교적 방법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한국 특사를 임명하도록 촉구하는 서한을 작성 중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의 창립자 크리스틴 안(한국명 안은희)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남북한의 여성단체들이 이 서한을 지지해주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안 씨는 “우리 여성들이 단합하고 연대해야 할 시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명한 평화 연구단체인 미국 군축협회의 대릴 G. 킴벌 협회장 또한 미리 준비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킴벌 협회장은 “제재 압력과 미국의 호전적인 핵 위협이 북한으로 하여금 대미 전략의 방향을 바꾸도록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 상당히 순진한 발상”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트럼프가 대북 전략의 초점을 외교에서 전쟁으로 선회한 계기는 지난 8월 진행된 을지프리덤가디언(Ulchi Freedom Guardian, UFG) 한미합동군사훈련이었다. 이 훈련이 진행되기 전 김정은은 당초 계획했던 괌 미사일 발사 계획을 취소했다. (괌은 해당 연습 중 B1-B 전략 폭격기가 발사되는 곳이다.) 그리고 다음 군사 행동을 개시하기 전까지 ‘양키들’의 행동을 지켜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결정은 트럼프가 김정은에 대해 ‘현명하고 합리적인 결정’이었다는 칭찬의 메시지가 담긴 트윗을 날리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다. 아마도 이 때문에 미국방부가 UFG 연습에 동원된 미군 숫자를 지난해의 2만5000명에서 1만7500명으로 슬그머니 축소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북한 지도부에 대한 참수 공격 등 UFG 훈련의 핵심 요소는 여전히 진행됐다. 이 점이 북한이 일본 홋카이도 상공을 지나는 두차례 미사일 시험 발사를 촉발시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난 9월 2일 북한은 사상 최대 폭발력의 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이 핵 무기를 이용해 미국을 위협하는” 행동을 차단하는 목적의 이른바 “예방적 전쟁”의 가능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미국의 대북 정책이 중요한 변화를 맞이할 것을 예고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지난 2007년 이라크 반군과의 전쟁을 이끌어 유명해진 퇴역 장성이다.
북한 군사 전문가들이 수 개월간 예측해왔던 이번 6차 핵 실험 또한 트럼프의 도를 넘어선 발언을 촉발시킨 것으로 보인다. 핵 실험 소식을 듣고 몇 시간 동안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모욕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당시 트윗은 한국이 주장해왔던 “북한을 달래기 위한 대화 전략은 통하지 않을 것”이며 “대화는 해답이 될 수 없다”고 선언했다. 당일 트럼프와 회동을 가진 이후 매티스 국방장관 또한 발언 수위를 높여 북한이 어떠한 ‘공격’ 시도를 하든 미국이 “완전히 전멸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 같은 상황을 실제 ‘검토’하고 있진 않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옵션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나리오에서 북한의 선택지는 모든 핵 무기를 포기하거나, 미국의 분노에 맞서는 것 뿐이다.
심지어 과거 대북 협상을 담당했던 미국 인사들도 북한이 먼저 비핵화 선언을 하지 않는 이상 현재의 상황에서 대화는 소용 없다는 입장에 동의하는 모양새다. 비핵화는 과거부터 수차례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되어 왔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진행된 6자 회담에서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냈던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지난 9월 18일 워싱턴DC에서 미일연구소(US-Japan Research Institute) 주최로 열린 한 포럼에서 북한과의 대화 조건으로 비핵화를 내거는 것은 북한이 지난 2005년 대화 테이블에서 동의했던 현상 유지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2005년 6자 회담 공동성명에서 이미 북한이 “6자 회담 상대였던 5개국 모두와 비핵화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북한에 비핵화 선언을 또다시 요구하는 것은 “전제 조건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에 대한 힐의 유일한 비판은 “한국인들을 유화론자라고 비판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참석한 포럼 패널토론 모습.
같은 날 매티스 국방장관은 기자들에게 펜타곤이 “한국을 북한의 반격이라는 중대한 위기에 노출”시키지 않으면서도 전개할 수 있는 군사 옵션을 고려하는 중이라며, 북한에 대한 비핵화 압력을 강화하는 발언을 했다. 이는 그가 지난 5월 한반도에 또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큰 참사”가 될 수 있으며 “인류 역사상 최악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발언 등 수차례 해왔던 과거 주장과 크게 대치된다.
지난 주말, CNN의 펜타곤 출입기자 바바라 스타는 매티스 장관의 잠재적 북한 타격 계획에 대한 전현직 관료들의 분석과 전망을 종합해 보도했다. 스타 기자는 북한의 미사일 기지는 물론, DMZ 북단에 배치된 수천 문의 재래식 대포를 목표로 하는 일주일 정도의 공습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스타 기자는 “미국 관료들은 자신들이 김정은의 무기고 위치를 인지하고 있다고 믿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펜타곤 내부에서는 이번 공습 중 정찰 위성에서 포착되는 모든 무기를 파괴하기 위해서는 일주일 또는 그 이상 복잡한 공중 폭격과 크루즈(순항) 미사일 폭격을 지속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대부분의 공습은 일본 이와쿠니 미 해군기지에 대기 중인 스텔스 전투기 US F-35를 이용해 진행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스텔스 전투기는 북한에 대한 무력 시위의 일환으로 괌에 배치된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와 함께 한반도 상공을 비행한 적이 있다.
사실, 미국이 군사 옵션으로 돌아선 또 다른 요인은 일본과 트럼프의 관계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트럼프의 가장 친한 친구이고, 위기가 있을 때마다 트럼프가 가장 먼저 전화 통화를 하는 대상은 바로 일본 총리 아베 신조다. 일본 열도 너머로 지나간 북한 미사일에 놀란 아베와 그의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북한에 더욱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도록 촉구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필자가 워싱턴DC에서 관찰한 결과, 이들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배후에서 강력한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트럼프의 유엔 연설 전날, 아베는 여러가지 제재를 통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단념시킬 수 없다면 군사적 조치도 해법이 될 수 있다는 내용, 즉 미국의 군사 공격 옵션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취지의 다소 이례적인 기고문을 뉴욕타임스에 내보냈다. 해당 칼럼에서 아베는 “필자는 테이블에 모든 옵션을 올려두고 고려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일본 측의 주장은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참석했던 포럼에서도 등장했다. 해당 포럼의 발표자로 나선 미토지 야부나카 전 6자회담 일본 수석대표는 수많은 미국 국민들이 북한이 결국 비핵화에 나설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비현실적”인 발상이라고 보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미국은 북한의 무기 전반을 통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크리스토퍼 힐과 미토지 야부나카.
그는 대화가 “미국의 국익에는 충분”할지 모르지만 일본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일본은 이미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돼있기 때문에 그것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대북 협상의 “목적은 확실히 비핵화여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나는 트럼프가 군사 옵션 방침을 고수한다는 소식에 크게 고무됐다”고 덧붙였다. 야부나카의 이번 발표는 일본 단체인 미일연구소가 준비했고, 유명 싱크탱크인 ‘카네기 국제평화재단(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CEIP)’에서 진행됐다.
한국이 또다시 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고 싶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와 아베가 무력 옵션 카드를 고수해 실제 북한과 심각한 군사 충돌로 이어지기 전에 위기 상황에서 주도권을 잡기를 원할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전쟁은 남북한 모두에 재앙만 불러올 뿐이다.
During the past eight months of confrontation between the Trump administration and the Kim Jong Un government in Pyongyang, South Koreans have for the most part been going about their daily business with the thought that this crisis, like others before, will pass. But in the view of this American observer, that complacency should end after the speech Trump delivered today to the UN General Assembly, where he put the world on notice that, unless Kim (or “Rocket Man,” as he derisively calls him) gives up his nuclear weapons, “we will have no choice but to totally destroy North Korea.”
This threat of inflicting genocide against a country with 25 million people, many of them with family and relatives in South Korea, has in recent weeks become conventional thinking in Washington. From H.R. McMaster, Trump’s national security adviser, to Secretary of Defense Jim Mattis, the idea of a “military option” that could “annihilate” the North is now firmly entrenched within government and being echoed by the many war propagandists in the US media and cable news. I conclude that, unless the South Korean people and their government wake up to the fact that Trump and his gang are serious about their threats, they may face a crisis worse than the 1950-1953 war that took the lives of an untold number of Koreans.
Already, Trump’s speech today has angered and energized US peace groups. Hours after Trump’s belligerent appearance at the UN, three organizations condemned his threats and issued an urgent call for action. “We need to stop this slow roll toward a catastrophic war, and work towards defusing the North Korean crisis diplomatically,” said Credo Action, Win Without War and MoveOn. They warned that “war on the Korean peninsula would likely kill millions of Koreans, Japanese, and American troops stationed in the region” and “inflict a humanitarian crisis not seen since World War II.” Several groups plan to demonstrate at the UN on Wednesday.
Meanwhile, “Women Cross DMZ,” the global women’s peace organization that traveled across the North and South Korean border in 2015, is drafting a letter to UN Secretary-General Antonio Guterres urging him to appoint a special envoy to Korea to seek a diplomatic solution to the crisis. The group hopes to get North and South Korean women’s groups to endorse the letter, Christine Ahn, the organization’s founder, told Newstapa. “If there were ever a clarion call for us to get organized and mobilized, it is now,” she said. In a prepared statement, Daryl G. Kimball of the Arms Control Association, a prominent peace research group, criticized Trump as well. “It is naive to think that sanctions pressure and bellicose U.S. threats of nuclear attack can force North Korea to change course,” he said.
The shift in Trump’s focus from diplomacy to war began during the US-South Korean “Ulchi Freedom Guardian” war games in August. Shortly before they began, Kim Jong Un cancelled plans to shoot missiles towards the US military base on Guam (where the B1-B bombers that fly during the exercises are based) and declared that he would carefully watch the “Yankees” before making his next move. This elicited a positive response from Trump, who praised Kim’s “wise and well reasoned decision” in a tweet. Possibly in response, the Pentagon quietly reduced the number of US troops involved in the exercises, from 25,000 in 2016 to 17,500 this year.
But the key elements of the exercises, including training in “decapitation strikes” on the North Korean leadership, remained. That apparently triggered the North’s decisions to go ahead with another series of missile tests, including the two shots fired over the Japanese island of Hokkaido. Then, on September 2, it tested its sixth – and largest – nuclear bomb. With the situation escalating, McMaster, a retired general who became famous in 2007 for leading the US counterinsurgency war in Iraq, signaled a change in US policy by speaking openly of a “preventive war” aimed at stopping “North Korea from threatening the United States with a nuclear weapon.”
The nuclear test, which experts on North Korea’s military had predicted for months, also seemed to push Trump over the edge. A few hours after he learned of the explosion, he insulted President Moon Jae-in by tweeting that South Korea’s “talk of appeasement with North Korea will not work,” and declaring that “talking is not the answer!” After meeting with Trump that day, Secretary of Defense Mattis escalated the rhetoric, saying that any “aggression” from North Korea would end with its “total annihilation.” Although the US is “not looking” for that, he added, “we have many options to do so.” North Korea’s only option in this scenario is giving up all of its nukes, period; or face US wrath.
Even past US negotiators with North Korea seem to agree that talks with North Korea are useless unless Pyongyang first agrees to denuclearize – a precondition it has rejected many times in the past. On Monday, Christopher Hill, who was the chief US negotiator during the Six Party Talks from 2005 to 2009, told a Washington forum organized by the corporate-funded US-Japan Research Institute that imposing that condition was only natural because it would return North Korea to the status quo it agreed to in 2005. In the declaration that year, Pyongyang “agreed to denuclearization with all five partners,” he said. Therefore, demanding North Korea repeat that pledge is “not a precondition, he said (in his only criticism of Trump, Hill stated that “it’s not very helpful to call South Koreans appeasers.”)
Also on Monday, Mattis increased the pressure on Pyongyang to force denuclearization when he told reporters that the Pentagon was considering military options that somehow would not “put South Korea at grave risk of counterattack” from the North. This marks a significant difference from his past statements, including his assertion last May that a war on the peninsula would be “catastrophic” and “probably the worst kind of fighting in most people’s lifetimes.”
Last weekend, Barbara Starr of CNN, one of the Pentagon’s favorite correspondents, provided details from “current and former administration officials” about Mattis’ potential strike plan. She described a week-long air campaign that would not only target North Korean missile sites but the thousands of conventional artillery North Korea has placed just north of the DMZ.
“Internal Pentagon estimates calculate it could take a complex air bombing and cruise missile campaign a week or more to destroy whatever weapons can be found from satellite surveillance, although US officials believe they know where much of his weapons inventory is located,” she wrote. Many of the attacks, she said, would be carried out by US F-35 stealth fighter jets, which are based in the US Marine Base in Iwakuni, Japan. They often fly to Korea in formation with B1-B bombers from Guam as a show of force to Pyongyang.
Indeed, the Japanese connection to Trump may be another factor in the US tilt towards military force. Trump’s closest confidante on North Korea – and the man he inevitably calls first during every crisis – is Prime Minister Shinzo Abe. Frightened by the missile tests over their islands, Abe and his supporters have rallied behind Trump’s more militant posture towards Pyongyang and, as I observed this week in Washington, are making a strong, renewed effort behind the scenes to influence Washington’s policy on North Korea.
On Monday, one day before Trump’s speech, published an unusual op-ed in The New York Times tacitly endorsing the idea of a military attack if sanctions fail to dissuade North Korea from its nuclear program. “I firmly support the United States position that all options are on the table,” he wrote. Similar assertions were by Japanese speakers at the Monday forum where Mr. Hill spoke. Mitoji Yabunaka, the former Japanese negotiator at the Six Party Talks, noted that he has heard many Americans argue that it’s “not realistic” to think North Korea will denuclearize, and that the US should concentrate on managing North Korea’s arsenal.
That “might suffice US interests,” but is unacceptable to Japan, he said. “We are already being [threatened], so that doesn’t work for Japan.” “The objective” of any negotiations “must be clear – denuclearization,” Yabunaka said. “In that sense, I’m encouraged that Trump is sticking to that.” His presentation was organized by the Japanese organization but took place at the 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a well-established think tank.
If South Korea wants to avoid entanglement in a war, President Moon, in the opinion of this observer, may want to seize leadership of the crisis before Trump and Abe insist on a solution that could lead to a serious military confrontation with North Korea. Such a war can only lead to disaster for all Koreans, no matter which side of the DMZ they are on.
8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13년 2월부터 최근까지 4년 7개월여 동안 ‘개방형 직위’를 43회 공모한 가운데 뽑힌 민간인 수다. 18.6%에 지나지 않았다.
9명. 같은 기간 정부 기관 안에서 과기정통부의 ‘공모 직위’에 뽑힌 다른 부처 사람 수다. 64회 공모를 벌여 9명을 뽑았으니 14.06%였다.
지난 4년 7개월여 동안 방송통신위원회는 민간 개방형 직위와 정부 내 공모 직위를 각각 2회, 4회 모집했지만 모두 내부 출신을 뽑았다. 0%. 개방 공모 제도가 무색할 인사 철옹성을 쌓았다.
가벼운 자리만 민간에
과기정통부 정보화담당관. 2016년 3월 장국환 전 콤텍정보통신 이사가 뽑힌 과장급 자리. 그는 과기정통부 본부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는 민간 출신 과장이다. 국장급인 대변인과 감사관, 과장급 자리인 다자협력담당관, 거대공공연구협력과장, 연구제도혁신과장, 정보보호지원과장, 구주아프리카협력담당관도 민간 개방형 직위로 공모했으되 모두 과기정통부 출신을 뽑았다. 권한과 책임이 무거운 자리를 과기정통부 출신끼리 끌어안은 채 상대적으로 가벼운 직위 한 곳만 민간에 내줬다.
과기정통부 소속기관도 상황은 마찬가지. 정해용 우정공무원교육원 교육운영과장(2015년 10월), 이윤택 대전둔산우체국장(2015년 12월), 이영구 우정공무원교육원장(2016년 4월), 이욱희 우정사업본부 준법감시담당관과 이창규 대구우편집중국장(2016년 6월), 박태영 전주전파관리소장(2016년 7월), 노동환 부산사상우체국장(2017년 3월) 등 7명만 민간 출신이다.
소속기관장 가운데 첫 손가락에 꼽히는 우정사업본부장은 2013년 7월 김준호(행정고시 28회)와 2015년 8월 김기덕(행시 29회)처럼 옛 정보통신부 출신이 바통을 주고받았다. 국립중앙과학관장에도 2013년 7월 최종배(5급 특채), 2014년 11월 김주한(기술고시 20회), 2016년 8월 양성광(기시 21회) 등 옛 과학기술부 출신으로 이어졌다. 국립과천과학관장 자리도 2013년 10월 김선빈(5급 특채)과 2015년 10월 조성찬(기시 25회) 같은 옛 과기부 출신으로 채워 민간 개방 인선 체계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방통위에서는 홍보협력담당관을 개방형 직위로 두 차례 공모했으되 2014년 4월 배춘환(5급 특채)과 2016년 3월 진성철(5급 특채)처럼 옛 방송위원회 출신이 차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방형 직위
이 름
임용일
감사관
마창환
’16.03.09.
홍남표
’13.06.27.
대변인
전성배
’16.07.06.
조경식
’15.06.23.
구주아프리카협력담당관
최문기
’17.03.20.
다자협력담당관
이상훈
’13.03.29.
정보화담당관
장국환
’16.03.28.
거대공공연구협력과장
이충원
’15.11.23.
연구제도혁신과장
이재흔
’17.04.17.
김진형
’15.06.08.
정보보호지원과장
박준국
’16.07.01.
박철순
’16.01.15.
우정사업본부장
김기덕
’15.08.17.
김준호
’13.07.15.
우정공무원교육원장
이영구
’16.04.08.
박경수
’14.02.18.
강원지방우정청장
김태의
’16.01.15.
정용환
’13.12.01.
우정사업본부 준법감시담당관
이욱희
’16.06.20.
우정공무원교육원 교육운영과장
정해용
’15.10.14.
서울지방우정청 우정사업국장
천장수
’14.07.01.
하동용
’13.03.23.
서울성북우체국장
임호영
’15.01.01.
서울강동우체국장
정상준
’15.01.01.
부산사상우체국장
노동환
’17.03.20.
이주수
’14.01.01.
해운대우체국장
서동수
’13.08.23.
인천우체국장
안일선
’16.05.01.
정광화
’14.01.01.
김광호
’13.03.23.
대전둔산우체국장
이윤택
’15.12.21.
심규화
’13.03.23.
광주우편집중국장
황철연
’17.07.24.
임영일
’15.02.01.
대구우편집중국장
이창규
’16.06.20.
국립중앙과학관장
양성광
’16.08.29.
김주한
’14.11.28.
최종배
’13.07.18.
국립과천과학관장
조성찬
’15.10.30.
김선빈
’13.10.07.
전주전파관리소장
박태영
’16.07.01.
조관복
’15.03.30.
김창현
’13.03.23.
▲ 굵은 글씨가 민간 경력자. 장국환 정보화담당관은 콤텍정보통신, 이영구 우정공무원교육원장은 삼성전자, 이욱희 우본 준법감시담당관은 우리아비바생명보험, 정해용 우정공무원교육원 교육운영과장은 한화인재경영원 출신이다. 노동환 부산사상우체국장은 국민은행, 이윤택 대전둔산우체국장은 SC제일은행, 이창규 대구우편집중국장은 현대로지스틱스, 박태영 전주전파관리소장은 SK브로드밴드에서 일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개방형 직위
이 름
임용일
홍보협력담당관
진성철
2016.03.18.
배춘환
2014.04.14.
정부 내 공모 직위는 ‘떼어 둔 당상’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의 정부 내 공모 직위는 미리 정해 둔 자리에 가까웠다. 지난 4년 7개월여 동안 68명을 공모한 가운데 59명을 내부 사람으로 채웠다.
과기정통부 국립전파연구원장을 2013년 4월 서석진(기시 25회), 2014년 8월 최영진(행시 36회), 2016년 1월 유대선(행시 34회) 등 정통부 출신이 정기 인사 발령을 받듯 돌아가며 맡았다. 중앙전파관리소장도 2013년 3월 이정구(행시 35회), 2014년 10월 이동형(행시 33회), 2017년 1월 문성계(기시 22회) 같은 정통부 출신이 도맡았다. 국립중앙과학관과 국립과천과학관 전시연구단장, 정보통신산업과장‧융합기술과장‧지역연구진흥과장‧과학기술정책조정과장‧디지털콘텐츠과장‧미래인재기반과장 자리도 옛 과기부와 정통부 출신이 바통을 주고받았을 뿐이다.
방통위 핵심 직위 가운데 하나인 이용자정책국장은 옛 정통부 출신에게 떼어 둔 당상으로 보였다. 정부 내 공모를 했으되 2015년 1월 박노익(행시 35회)과 2017년 2월 김재영(행시 34회)처럼 정통부 출신을 잇따라 뽑았다. 이용자보호과장은 공모 없이 대통령 소속 합의제 행정기관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1 대 1 ‘계획인사교류’로 뽑았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사람으로 채워졌다. 2014년 6월 양기철은 옛 방통위, 2016년 3월 안근영은 정통부 5급 특채자였다.
과기정통부 연구개발투자심의관,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장과 예금사업과장에는 공개 모집한 취지에 동떨어진 채용이 이뤄졌다. 2013년 4월 유용섭(9급 공채), 2014년 4월 문성유(행시 33회), 2016년 4월 성일홍(행시 37회) 등 연구개발투자심의관 자리가 기획재정부 출신 고위공무원의 것으로 굳어졌다.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장과 예금사업과장 자리는 금융위원회 공무원들이 차지했다. 2013년 3월 이현철(행시 33회), 2014년 1월 윤창호(행시 35회), 2015년 6월 김정각(행시 36회) 등이 금융위와 우본을 차례로 오갔다. 2014년 12월 우본 예금사업과장을 맡았던 주홍민(행시 43회)도 2017년 1월 금융위 후배 조문희(행시 46회)에게 자리를 내준 뒤 본가로 돌아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 직위
이 름
임용일
연구개발투자심의관
성일홍
’16.04.01.
문성유
’14.04.18.
유용섭
’13.04.26.
국립전파연구원장
유대선
’16.01.15.
최영진
’14.08.14.
서석진
’13.04.26.
중앙전파관리소장
문성계
’17.01.31.
이동형
’14.10.01.
이정구
’13.03.23.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장
김정각
’15.06.29.
윤창호
’14.01.17.
이현철
’13.03.23.
국립과천과학관 전시연구단장
김선옥
’14.08.14.
김선호
’13.12.26.
국립중앙과학관 전시연구단장
배정회
’17.02.20.
한풍우
’13.08.26.
정보통신산업과장
박태완
’17.02.27.
조현숙
’16.05.11.
이은영
’14.10.01.
박윤규
’13.09.12.
융합기술과장
최미정
’16.07.04.
송경희
’14.09.29.
지역연구진흥과장
김보열
’17.02.28.
황성훈
’16.02.22.
이석래
’14.09.11.
과학기술정책조정과장
박정한
’16.07.05.
김유식
’15.10.15.
최성준
’15.03.16.
권병욱
’13.09.17.
디지털콘텐츠과장
김영문
’16.04.01.
김정삼
’14.05.15.
미래인재기반과장
장병주
’16.11.07.
이영미
’15.03.16.
조낙현
’13.09.12.
국립전파연구원전파시험인증센터장
성향숙
’17.03.28.
윤기환
’16.03.07.
김영찬
’15.02.18.
박인수
’14.02.18.
김영표
’13.09.12.
대전전파관리소장
최태호
’17.03.16.
강희석
’13.08.19.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과장
조문희
’17.01.09.
주홍민
’14.12.17.
우정사업정보센터 보험정보과장
정일환
’14.12.31.
김영희
’13.09.04.
서울동작우체국장
김훈웅
’17.01.01.
김재평
’15.01.01.
황규성
’13.03.23.
서울중랑우체국장
김용모
’16.07.01.
최석봉
’13.10.22.
인천계양우체국장
김종묵
’14.07.01.
독고무
’12.04.01.
울산우체국장
조한섭
’17.01.01.
정광화
’16.02.17.
유중환
’13.08.23.
대전우체국장
이완직
’15.01.01.
고용석
’12.04.01.
북광주우체국장
정경배
’15.07.01.
유재은
’13.01.01.
서대구우체국장
임동기
’15.07.01.
이상욱
’13.09.16.
북부산우체국장
변주용
’17.01.01.
이영오
’15.01.01.
이계양
’13.01.01.
▲ 굵은 글씨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자리로 고착된 직위
방송통신위원회 공모 직위
이 름
임용일
이용자정책국장
김재영
’17.02.16.
박노익
’15.01.09.
이용자보호과장
안근영
’16.03.30.
양기철
’14.06.09.
응모… 부질없다
개방형이라고 돼 있고, 공고도 내긴 하는데 자기들끼리 뽑고는 하잖아요. 우리 주변엔 그런 상황을 다 아니까, 아예 시도(응모)를 안 하죠.
한 방송통신 정책 전문가의 말. 민간 개방형 직위 공모 체계가 부질없음을 내보였다. 한 방송통신 전문 변호사도 “암암리에 임자를 정해 놓고 (공모)하잖아요. 개방형 공모직이라는 취지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공무원 중에 (개방형 직위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 퇴직해 지원하고, 개방형 직위 (임기가) 끝나면 다시 공무원으로 들어가고 한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일반 사람들은 자기 일 중단하고 (개방형 직위에) 가서 2, 3년쯤 일하고 끝날 수 있지 않습니까. 그 이후가 보장이 안 되기 때문에 우수한 사람들이 잘 안 가는 것 같습니다. 메리트가 없는 거죠”라고 덧붙였다. 공무원은 개방형 직위를 쉬 선택할 수 있지만 민간인에겐 ‘들어갈 때 비좁고 나올 땐 널찍해 매력 없는 자리’라는 뜻으로 읽혔다.
정부 안에서 적임자를 찾는 ‘공모 직위’도 본디 취지를 잃었다. 과기정통부 한 관계자는 기재부 자리로 고착한 연구개발투자심의관과 금융위 자리가 된 우본 보험사업단장을 두고 “인사 교류 형식으로 공모를 (해당 부처에) 일방(一方)으로 해서 전문성 있는 분을 추천 받아 직접 임용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내 모든 부처 공무원에게 기회를 열어 주는 게 공모 체계에 걸맞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다른 부처에서 올 수 있게 하는 게 최선의 방안이고, (제도에) 부합하는 거죠”라고 인정했다. 방통위 관계자도 ‘부처 간 1 대 1 계획인사교류’와 달리 연구개발투자심의관처럼 떼어 놓은 당상으로 굳어진 건 공모 직위 본래 취지에서 벗어난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예산을 가진 게 기재부이고 그 중에 연구개발을 하는 과기정통부 특징 때문에 예산 과정 속에서 고려해야 할 것들, 국가 세수 종합 판단을 기재부가 하니 그때그때 (공모 직위) 보직을 맞춰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교관이나 해외문화원은 부처 간 경쟁이고, 아예 민간에도 여는 자리 등을 인사혁신처에서 정해서 부처에 통보하는데 무늬만 그렇게 돼 있고 실질적으로는 공무원들이 독차지한다는 지적이 나와요. 그래서 비율을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부 안팎 공모 체계가 부실한 나머지 ‘공무원 독차지’에 가까운 상태임을 알게 했다.
국정감사 철이 다가왔습니다. 매년 이맘 때면 국회의원들은 자기 이름을 박아 정책자료집을 경쟁적으로 내놓습니다. 정책자료집은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뽑는 근거로도 쓰입니다. 그러나 과연 정책자료집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까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적폐청산 프로젝트-국회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정책자료집의 내용과 발간 비용을 분석하던 중 그 동안 감춰져 온 비밀을 발견했습니다. 뉴스타파는 그 결과물을 국회 국정감사 시기에 맞춰 차례로 보도합니다.
뉴스타파는 19대와 20대 국회의원 482명이 발간한 정책 자료집을 전수조사했다. 국회 도서관에서 열람 가능한 자료집 2,568건을 대상으로 했다. 정책자료집 발간에는 연구용역비와 인쇄비 명목으로 국회 예산이 들어간다.
뉴스타파가 지난 두달 동안 국회의원들의 정책자료집을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이상한 점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본문 중에 각주 표기가 있는데 각주 내용은 없는가 하면, ‘아래의 그림으로 나타내었다’라는 문구는 있는데 그 어디에도 해당 그림은 찾을 수 없는 경우가 있었다. 한 국회의원의 정책자료집에 작성 주체가 은행이라는 뜻의 ‘당행’이라는 단어가 나오기도 했다.
정책자료집 자체의 신뢰도에 의문이 생겼다. 본격적으로 내용을 검토했다. 한 현역의원의 정책자료집에는 “2000년대 초반 사회단체에서 일하던 시절 나는” 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해당 의원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당연히 2000년대 초반에도 국회의원 신분이었다. 자료집 표현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국회의원과 사회단체 활동가를 동시에 했다는 말이 된다.
또 2015년 정미경 전 의원이 발간한 ‘해양정책’이라는 제목의 정책자료집에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적 개최 지원’ 방안이 나온다. 3년 전 이미 끝난 박람회의 개최 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라도 지원해보겠다는 의지였을까?
▲정미경 전 의원의 2015년 정책자료집
서로 다른 국회의원 2명이 발간한 정책자료집을 비교해 보니 의원 보좌관 출신이 쓴 박사학위 논문과 영문제목은 물론 서론부터 결론까지 100% 일치하기도 했다. 같은 박사학위 논문을 두 의원이 그대로 베낀 것이다. 또 다른 두 의원은 1년 사이를 두고 제목과 내용이 같은 정책자료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식의 베끼기 정책자료집에 국민들의 혈세가 투입됐다는 점이다.
뉴스타파가 만난 한 보좌관은 이 같은 정책자료집의 베끼기 행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라며 “한번 쯤 논란이 크게 될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뉴스타파는 두 달여 동안 국회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정책자료집 표절 행위에 대해 물었다. 의원들은 크게 두 가지 유형의 반응을 보였다. “그게 무슨 문제냐?”와 “잘못을 인정한다”였다.
취재 : 박중석, 최윤원 촬영 : 김남범, 오준식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자료조사 : 김도희, 정혜원
국정감사 철이 다가왔습니다. 매년 이맘 때면 국회의원들은 자기 이름을 박아 정책자료집을 경쟁적으로 내놓습니다. 정책자료집은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뽑는 근거로도 쓰입니다. 그러나 과연 정책자료집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까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적폐청산 프로젝트-국회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정책자료집의 내용과 발간 비용을 분석하던 중 그 동안 감춰져 온 비밀을 발견했습니다. 뉴스타파는 그 결과물을 국회 국정감사 시기에 맞춰 차례로 보도합니다.
뉴스타파가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의 정책자료집을 분석한 결과, 자신이 속한 국회 상임위 피감기관의 연구보고서를 통째로 베낀 사실이 확인됐다.
홍문표 의원은 2012년 10월 정책자료집 “산지위판장 시설개선 방안”을 발간했다. 모두 73쪽 분량으로 수산물 유통과 위판장 시설 개선 방안을 다루고 있다. 정책자료집에는 전국 각지의 위판장 사진을 올려놓고 ‘현장방문 사진’이라고 명시했다. 마치 홍 의원이나 보좌관들이 직접 전국을 돌며 촬영한 사진인 것처럼 보였다.
▲ 홍문표의원 정책자료집과 수산경제연구원 연구보고서
하지만 조사 결과 홍 의원의 정책자료집은 2010년 수협중앙회 소속 연구기관인 수산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연구보고서의 내용과 판박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1장에서부터 7장까지 연구보고서 내용을 대부분 그대로 옮겨왔다. 도표와 ‘현장방문 사진’도 같다. 홍 의원은 그러나 출처 표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 연구보고서의 ‘현장방문사진’도 그대로 옮겨왔다.
홍문표 의원의 정책자료집과 수산경제연구원 연구보고서 전문 보기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국회 상임위의 피감기관 소속 연구기관의 보고서를 베껴 정책자료집을 만든 것이다. 홍문표 의원은 오랫동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서 활동해왔다.
그렇다면 홍문표 의원은 연구보고서 저자의 허락을 받고 정책자료집을 만든 것일까? 취재진은 수산경제연구원을 찾아가 확인했다. 연구보고서의 저자는 홍 의원 측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고, 홍 의원이 낸 정책자료집의 존재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해당 저자는 이처럼 자신의 연구가 통째로 도용당한 사실을 확인하더라도 국회의원을 상대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국회 피감 기관에 속한 연구자가 해당 상임위 소속 국회의원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등을 거론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고 했다. 그는 공식 인터뷰는 어렵다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알았다 해도 공식적으로 문제제기 하기는 쉽지 않겠죠. 괜히 노출됐다가는 저는 상관이 없는데 이제 조직적으로 시끄러워지니까, 게다가 저희 국정감사가 코 앞이라서요. 아시다시피 현재 권력관계가 그렇다보니까 현장이 있는 저희 입장은 조심스러워요. 국정감사 때 괜히 잘못 밉보이면 또 골치 아파져요.
연구보고서 저자
취재진은 9월 14일 홍문표 의원을 만나 피감기관 소속 연구기관이 발행한 보고서를 출처 표기 없이 베낀 경위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보좌관에게 설명 들으라고 했다.
며칠 후 홍문표 의원실을 찾아 보좌관을 만났다. 이 보좌관은 취재진이 이미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왔다는 것을 모르고, 저자의 허락을 받아 정책자료집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가 이미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하자 급히 말을 바꿨다.
홍문표 의원실은 “국회의원은 교수가 아니고 (정책자료집을) 상업적으로 판매할 목적으로 만들지도 않았으며, 연구기관과 암묵적인 묵인 하에 정책자료집을 제작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과연 ‘암묵적인 묵인’이란 어떤 묵인을 의미하는 건지 더 이상의 해명은 없었다.
뉴스타파는 홍문표 의원실에 피감기관 연구보고서를 베껴서 정책자료집을 내고 발간 비용으로 국회 예산을 얼마나 받았는지 공개할 것을 요청했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 3선의 홍문표 의원은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을 지냈으며, 오랫동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현재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취재 : 박중석, 최윤원 촬영 : 김남범, 오준식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자료조사 : 김도희, 정혜원
국정감사 철이 다가왔습니다. 매년 이맘 때면 국회의원들은 자기 이름을 박아 정책자료집을 경쟁적으로 내놓습니다. 정책자료집은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뽑는 근거로도 쓰입니다. 그러나 과연 정책자료집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까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적폐청산 프로젝트-국회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정책자료집의 내용과 발간 비용을 분석하던 중 그 동안 감춰져 온 비밀을 발견했습니다. 뉴스타파는 그 결과물을 국회 국정감사 시기에 맞춰 차례로 보도합니다.
뉴스타파가 국회의원들의 정책자료집을 전수 분석한 결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공직 후보자들의 논문표절 의혹을 질타하던 의원들도 정작 본인의 정책자료집은 다른 기관의 자료를 인용이나 출처 표시없이 베껴서 발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집중표절’ 지적 박덕흠 의원, 이사장으로 있던 연구원 보고서 베껴
후보자는 다수 저자의 논문에서 집중 표절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1999년하고 2001년인데요, 이게 단 한 단락도 완전 통으로 베낀 것 같다, 인용 부호도 출처 표시도 일체 없습니다. 각주 내용 및 출처 표시까지 그대로 표절했다는 것이 나와 있고요. 그래서 후보자님께서 논문 표절 인정하고 국민 여러분께 사과를 하는 게 도리가 아닌가.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7년 6월 15일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현미 장관 후보자에게 다수 저자의 논문을 집중 표절했다고 위와 같이 주장한 바 있다.
정부 연구보고서 2장 ‘연구개발의 목적 및 필요성’이라고 돼 있는 것을 ‘정책개발의 목적과 필요성’으로, 5장 ‘연구결과’를 ‘정책 연구결과’로 제목만 살짝 바꿔놨을 뿐, 본문의 내용을 그대로 베꼈다. 참고문헌과 부록까지 정확히 일치했다. 그러나 산림청의 연구용역보고서를 인용했다는 출처 표시는 없었다.
이종배 의원 보좌관은 “국감을 사전에 준비하면서 아이템을 잡아서 관련 기관하고 같이 공동으로 연구를 했다”고 해명했다. 또 “(정책자료집을) 어떻게 써야 한다, 이런 내용은 없기 때문에 그냥 의미있는 자료를 모아서 그냥 이렇게 편집해서 내는 그런 자료집도 있고, 자료집의 형태는 여러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배 의원은 2014년 12월 정책자료집 발간 명목으로 국회 예산 천 여만 원(10,015,400원)을 받았다.
석사 논문 표절 지적하던 이헌승 의원, 석사 학위 논문 베껴
현재 후보자 관련해서는 많은 분들께서 지적해 주셨고 언론에도 많이 보도된 바 있는데 석사논문 표절, 배우자의 연천군 토지 매입 문제 등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헌승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7년 6월 15일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현미 장관 후보자의 석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지적했다.
이헌승 의원은 2013년 10월 ‘철도 폐선부지의 관리제도 개선방안’이라는 제목의 정책자료집을 발간했다. 뉴스타파 조사 결과 이 자료집은 1년 전인 2012년 8월 나온 오 모 씨의 석사학위 논문 ‘철도폐선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개선방안 연구’를 베낀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단어만 바꿨을 뿐 본문 내용을 그대로 옮겨놨다. 역시 출처 표기는 없었다.
국정감사 철이 다가왔습니다. 매년 이맘 때면 국회의원들은 자기 이름을 박아 정책자료집을 경쟁적으로 내놓습니다. 정책자료집은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뽑는 근거로도 쓰입니다. 그러나 과연 정책자료집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까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적폐청산 프로젝트-국회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정책자료집의 내용과 발간 비용을 분석하던 중 그 동안 감춰져 온 비밀을 발견했습니다. 뉴스타파는 그 결과물을 국회 국정감사 시기에 맞춰 차례로 보도합니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이 2년 전 정부 보도자료와 연구보고서를 출처 표기 없이 통째로 베껴 자신의 이름으로 정책자료집을 발간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안 의원은 정부 보도 자료를 베껴서 만든 정책자료집의 발간 비용으로 국회 예산 890만 원을 청구해 받았다.
안상수 의원은 2015년 12월 ‘해양수산 정책의 새로운 대응 전략’이라는 제목의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그런데 정책 보고서 곳곳에서 정부 보도자료에서나 나올법한 ‘대통령지시’, ‘VIP 말씀’, ‘VIP 주재’ 등의 문구가 발견됐다.
어떻게 된 것일까? 뉴스타파는 정부 부처가 낸 비슷한 주제의 보도자료를 찾아서 비교했다.
▲ (왼쪽) 안상수 의원의 2015년 정책자료집 (오른쪽) 2013년 7월 정부 합동 보도자료
확인 결과, 2장의 내용 전체가 2013년 7월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보도자료와 정확히 일치했다. 글의 순서는 물론 도표, 그림까지 100% 같다. 2년 전 발표한 정부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낀 것이다.
또 3장과 4장은 2015년 5월 발표된 당시 해양수산부 보도자료를 통째로 옮겨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1장 내용 역시 2015년 8월 나온 해양수산부 정부 용역보고서의 내용을 모두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수산 정책의 새로운 대응전략’이라는 정책보고서 제목이 무색해진 것이다.
안상수 의원의 정책자료집과 정부 보도자료 및 연구용역보고서 전문 보기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안상수 의원은 정부 자료를 인용했다는 출처 표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정부 보도자료의 경우 공공저작물로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하지만 인용할 경우 반드시 출처를 표시해야 한다. 법을 만드는 의원이 스스로 정부의 공공저작물 사용 원칙과 규정을 어긴 것이다.
취재진은 9월 21일 안상수 의원을 만났다. 안 의원에게 2년 전 발표된 정부 보도자료를 베낀 행위가 국회의원 정책자료집 발간 취지에 부합하는지, 출처 표기를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베낀 자료집을 내면서 국회예산 890만 원을 청구한 것은 문제가 없는 것인지 등을 물었다.
그러나 안 의원은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쓸데 없는 소리 하지 마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출처 표기 없이 정부 자료와 연구보고서를 베낀 이유가 무엇인지 거듭 물어보자 안 의원은 취재진에게 정부와 연구보고서 저자들로부터 허가를 받아 정책자료집을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당 용역연구보고서 저자의 설명은 전혀 달랐다. 보고서의 저자는 안 의원이 낸 정책자료집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저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안 의원 측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상수 의원이 정부 보도자료를 베껴 정책자료집으로 만든 2015년에, 안 의원은 한 지역신문사로부터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안상수 의원은 인천광역시장을 지냈고, 3선 의원으로 자유한국당 전국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취재 : 박중석, 최윤원 촬영 : 김남범, 오준식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자료조사 : 김도희, 정혜원
지난 8월 출범한 국세청 국세행정개혁TF(이하 국세청개혁TF)가 김대중, 노무현 정부 당시 진행된 다수의 세무조사에 대해서도 재조사를 결정, 이미 조사에 들어간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결과 확인됐다. 조사대상에는 김대중 정부의 23개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 노무현 정부의 언론사 세무조사 6건 등이 포함됐다. 이번 재조사는 정치적 형평성을 문제삼은 국세청 내부의 제안과 요구를 국세청개혁TF가 격론끝에 받아들이면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동안 국세청개혁TF는 2008년 태광실업 세무조사 등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정치적 논란을 불렀던 세무조사에 대해서만 재점검 차원의 조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국세청개혁TF 구성 당시 국세청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위원 후보 명단에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국세청 업무에 관여한 인물이 다수 포함됐고, 이들 중 상당수가 청와대 검증 과정에서 탈락하거나 역할이 뒤바뀐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다. 국세청이 추천한 위원장 후보 중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과 뉴라이트 계열 시민단체에서 주로 활동한 인사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객관성을 위해 기존에 국세청에서 자문위원 등을 맡지 않은 분들을 중심으로 위원을 선정했다”고 한 국세청 스스로의 인사원칙을 어긴 것이다.
출범 두 달을 맞고 있지만, 국세청개혁TF에서 어떤 논의가 진행되고 결정됐는지는 지금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된 태광실업 세무조사의 정치적 배경을 조사한다는 정도만 알려진 정도. ‘깜깜이 TF’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뉴스타파는 출범 두 달째를 맞는 국세청개혁TF의 그간의 행적을 추적했다.
국세청개혁TF가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8월 17일. 한승희 신임 국세청장이 주재한 전국세무관서장 회의에서 처음 외부로 알려졌다.
과거 정치적 논란이 있었던 일부 세무조사에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해 나갈 계획입니다. 외부 전문가 중심의 별도 TF를 구성하여 객관적인 시각에서 세정집행의 공과(功過)를 평가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문제점에 대한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재발되는 일이 없도록 과감하게 고쳐 나가겠습니다.
8월 17일 한승희 국세청장 발언 / 전국 세무관서장회의
같은 날 국세청은 국세청개혁TF 명단을 발표했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장을 지낸 강병구 인하대 교수가 위원장을, 서대원 국세청 차장이 부위원장을 맡고 10명의 외부위원이 참여한다는 내용이었다. 국세청 내부 인사는 국세청 조사국장 등 총 8명이었다. 국세청은 올 연말까지 활동하는 국세청개혁TF가 월 2회의 분과회의, 총 3번의 전체회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총 2개 분과(세무조사 개선분과, 조세정의 실현분과)로 구성된 국세청개혁TF는 8월 31일 첫 회의를 가졌다. 이 회의에서 국세청은 9개 연구과제를 TF에 제시했다. ■과거 정치적 논란이 있었던 세무조사에 대한 점검, ■세무조사 운영방식 개선, ■역외탈세 근절방안 마련, ■세무조사 통계 공개 확대 등이었다. 그 중 가장 관심이 쏠린 과제는 ‘정치적 논란이 된 세무조사에 대한 점검 및 평가’와 ‘국세청의 정치적 중립성 제고를 위한 세무조사 개선방안 도출’이었다.
국세청이 DJ, 盧 정부 조사 요구…격론끝에 통과
8월 31일 첫 회의에서 국세청은 과거 정치적 논란을 빚은 재점검 대상 세무조사 목록을 국세청개혁TF에 보고했다. 국세청이 자체적으로 만든 목록이었다. 여기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이어진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포함한 노 전 대통령 관련 다수의 세무조사, 효성, 포스코 같은 이명박 정부 수혜 기업 관련 세무조사, 대원통산 등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기업조사 등이 포함됐다. 국세청이 제시한 재점검 대상 건수는 대략 10여건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9월 중순 열린 두번째 분과회의에서 국세청은 새로운 조사계획을 국세청개혁TF에 제시했다. 당초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간을 조사대상으로 했던 것을 4개 정권, 20년으로 확대하자는 안을 새롭게 들고 나온 것. 기간이 늘어난 만큼 재점검 대상 세무조사 건수도 대폭 늘리자는 제안이었다. 국세청이 새롭게 제시한 목록에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당시 진행된 29건의 언론사 세무조사가 들어 있었다. 국세청은 새로운 조사대상 목록을 제시하며 “이명박, 박근혜 정권만을 조사대상 기간으로 하는 것은 정치적 형평성에 어긋난다. 그 이전 정부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던 점을 감안해 조사대상 기간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진다.
국세청의 느닷없는 제안으로 국세청개혁TF 내부에선 격론이 벌어졌다고 한다. 무분별한 조사대상과 기간 확대가 오히려 과거정권에 대한 보복성 조사로 비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특정정권만을 겨냥한 재조사가 자칫 형평성 논란을 불러올 것이라는, 국세청 주장에 동조하는 의견이 동시에 제기됐다. 20년 전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그러나 결국 국세청개혁TF는 추석연휴 직전 열린 세무조사 개선분과 회의에서 국세청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 결정으로 국세청개혁TF의 재점검 대상에는 김대중 정부 당시 23개 언론사 세무조사, 노무현 정부 때 진행된 6개 언론사 세무조사가 포함됐다. 국정원개혁TF 활동으로 드러난 이명박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로 낙인찍힌 연예인 관련 보복성 세무조사 의혹 사례 6~7건도 추가됐다. 이로써 재점검 세무조사 건수는 당초 10여 건에서 3~4배 이상 불어나게 됐다.
국세청의 재조사 대상 확대 요구를 두고 국세청 안팎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세청이 태광실업 세무조사 같은 민감한 문제가 핵심쟁점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거나 “현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에 반대하는 야당의 눈치를 본 결과”라는 분석이다. 한 국세청개혁TF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명박근혜 정부 하에서 벌어진 정치적 세무조사 문제가 주로 부각되는 걸 희석시키기 위해 국세청이 물타기를 한 것은 분명합니다. 보수 정권 9년간 국세청 요직에 있던 사람들이 여전히 국세청을 장악하고 있는데, 이들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자신들과 관련된 문제를 희석시키고 싶었을 겁니다. 그러나 정치적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기 때문에 무작정 거부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재조사 대상을 선정하는 문제로 너무 많은 시간을 쓸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세청개혁TF 관계자
2008년 태광실업 세무조사와 관련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한승희 국세청장의 입장이 투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한 청장은 중요한 세무조사를 기획, 관리하는 국세청 조사기획과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한 전직 국세청 고위인사는 이런 입장을 피력했다.
태광실업 세무조사 문제가 국세청TF 활동의 핵심쟁점이 되는 것이 국세청으로서는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한승희 청장이 태광실업 세무조사 당시 조사기획과장 신분으로 일정부분 관여했던 것도 이유가 될 겁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야당눈치를 본 측면도 있을 것으로 봅니다. 여하튼 국세청 스스로 개혁의지가 없음을 자인한 것이다, 그렇게 생각됩니다.
전 국세청 간부
국세청 추천 TF 위원 후보 중 다수가 ‘이명박근혜 국세청 관계자’
국세청개혁TF와 관련된 논란은 재조사 대상사건 선정과정에서만 벌어진 게 아니었다. 지난 8월 국세청개혁TF를 구성하는 과정에서도 이미 상당한 논란이 있었다는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결과 확인됐다. 국세청과 국세청개혁TF, 그리고 청와대 측의 설명을 종합하면, 국세청개혁TF는 국세청이 2배수 가량의 위원장과 위원 명단을 청와대에 추천하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이들에 대한 인사검증을 한 뒤 확정됐다. 그런데 국세청이 최초 제안한 인사 중 상당수가 검증 단계에서 역할이 바뀌거나 탈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위원장의 경우 국세청이 추천한 인사 3명이 모두 탈락한 사실이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최근 국세청이 자체적으로 작성해 청와대에 인사검증을 의뢰한 국세청개혁TF 위원(장) 후보 명단을 입수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검증과정에서 문제가 된 건 주로 국세청 추천 인사들의 과거 전력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세청이 추천한 인사 중 상당수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국세청에 몸담았거나 현 정부의 정책기조와 반대되는 견해를 피력해 온 인사들이었기 때문. 국세청개혁TF의 활동이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맞춰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문제가 된 시기에 국세청 업무에 관여한 사람들이 TF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인사 추천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국세청개혁TF 구성 당시 국세청이 스스로 밝힌 인사 원칙에도 맞지 않는 것이었다. 국세청은 TF 구성 직후 다음과 같은 인사원칙을 밝힌 바 있다.
외부위원은 객관성을 위해 기존에 국세청에서 자문위원 등을 맡지 않은 분들을 중심으로 선정했다.
국세청 관계자 / 경향신문 8월 18일
국세청, 박근혜 싱크탱크 출신을 위원장 후보로 추천
확인 결과, 국세청이 TF 위원장 후보로 추천한 3명 중 가장 유력하게 추천된 인물은 서울 소재 대학 A교수였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던 국가미래연구원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는 사람이다. 게다가 A 교수는 뉴라이트 단체에서 주최하는 각종 토론회에 참여하며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와는 다른 주장을 전파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최근까지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 국세청 국세심사위원회 위원 등을 지낸 점도 국세청이 스스로 밝힌 인사원칙에 위배된다.
▲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한승희 국세청장
국세청이 추천한 인물 중에는 A 교수 말고도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국세청에서 여러 직함을 가지고 활동해 온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이들 상당수는 인사검증 과정에서 탈락했다.
조세정의 실현분과 위원 후보였던 서울소재 대학 B 교수는 국세청 출신으로 지난 정권에서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장, 조세심판원 심판관을 역임한 것으로 확인됐고, 지난해엔 새누리당 추천으로 국세청 관련 공청회에 참석한 전력이 있었다. 당시 그는 고소득자에 대한 세부담 증가를 이유로 소득세율 인상에 반대하는 등 현 야당(자유한국당)의 입장을 대변하는데 앞장섰다. 세무조사 개선분과 위원 후보였던 수도권 소재 대학 C교수도 이명박 정부 때부터 국세청 자체평가위원장, 국세청 세무조사감독위원회 위원 등을 맡아온 인물이었다.
뉴스타파 확인결과, 국세청이 추천한 국세청개혁TF 위원(장) 후보 23명 중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국세청에 적을 두고 활동한 전력이 있는 사람은 총 14명에 달했고, 이들 중 9명이 검증과정에서 탈락했다.
재조사 대상 세무조사도 철저 함구…사실상 깜깜이 TF
국세청은 국세청개혁TF 출범 직후 소속 위원들 모두에게 보안각서를 받았다. 국세청개혁TF에서 논의된 내용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국세청은 추석연휴 직전 결정된 재조사 대상 세무조사 명단에 대해서도 TF 위원들에게 철저한 함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달이 되어가는 국세청개혁TF 활동이 지금까지 외부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은 바로 이런 단속 때문이었다. 그러나 국세청의 이런 태도에 대해 국세청개혁TF 내에선 줄곧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사대상을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고 활동내용을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는 국정원 등과 비교할 때 너무 과도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다.
국세청은 회의자료조차 외부위원들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다. 회의가 끝나면 다시 회수해간다. 똑같이 임명장을 받고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외부 위원들에게만 과도한 보안을 요구하고 있다. 재조사 대상 세무조사에 대해서도 국세청 내부자료를 직접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국세청 개혁을 위한 활동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
국세청개혁TF 관계자
국세청개혁TF는 올해 말까지를 활동시한으로 하고 있다. 활동기한 연장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일단은 올해말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이달 말, 혹은 다음달 초까지 과거 정치적 논란이 됐던 세무조사, 세정운영에서 벌어졌던 잘못된 관행을 점검하고 늦어도 11월말까지는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마련한 뒤, 이를 정리해 연말에는 국세청에 권고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정이 촉박하다.
여타 기관에서 운영되고 있는 적폐청산TF(개혁TF)와 마찬가지로 국세청개혁TF도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확인하고 이를 개선할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데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과거사를 들춰내 특정인을 처벌하는 것이 주목적은 아니다. 한 국세청개혁TF 관계자는 “정치적 논란이 제기된 세무조사를 재점검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정치적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적인 TF가 되도록 노력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