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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정보와 알 권리의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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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정보와 알 권리의 ‘가격’

익명 (미확인) | 금, 2017/06/09- 14:52

공공정보와 알 권리의 ‘가격’

글 | 민노씨(슬로우뉴스 편집장)

 

정보는 돈이다. 그리고 정보는 권력이다. 그리고 정보는 돈과 권력을 둘러싼 치열한 전쟁터다. 이 전쟁터에는 정부와 기업, 국민과 공무원, 이익집단과 언론 등 무수히 다양한 주체가 뒤섞여 때로는 연대하고, 때로는 대립하면서 매일매일 전투를 벌인다.

 

주체냐 객체냐 그것이 문제로다 

예를 하나 들자. 박근혜의 ‘세월호 7시간’. 그 시간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하는 ‘공공정보’다. 국민의 생명 수호가 제1의 의무인 대통령이 국민이 죽어가는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알지 못한다면, 그때 국민은 주권으로 불리는 권력의 주체가 아니라 통치의 객체로 전락한다.

박근혜의 절망을 통과해 촛불 명예혁명의 희망을 꿈꾸지만, 우리는 아직 박근혜의 세월호 7시간을 완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통치의 객체다.

박근혜가 세월호 7시간만에 나타나 했던 소리는 믿어지지 않을만큼 참담한 것이었다. (출처: YTN 당시 보도 화면) 박근혜가 세월호 7시간 만에 나타나 했던 일성은 믿어지지 않을 만큼 참담한 것이었다. (출처: YTN 당시 보도 화면)

또 하나 예를 들자. 2012년 말, 나도 일원으로 참여했던, 망중립성 이용자포럼은 미래부가 공개하지 않은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한다. 미래부는 그 요청을 거부했고, 결국 정보공개청구 소송까지 진행됐다. 소송 진행 중에 미래부는 정보공개를 결정했고, 더는 소송을 진행할 이유(소송의 ‘실익’)가 사라졌다.

망중립성

사필귀정이라고? 현실은 그렇게 ‘순진’하지 않다. 2014년이 되자 미래부가 ‘이용자 포럼’의 일원으로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진행한 진보넷에 소송비용 150여만 원을 내라고 요구했다. 이 “적반하장”을 한겨레는 생생히 기록한 바 있다(결국, 소송비용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최종 결론나긴 했지만).

 

알 권리의 ‘가격’ 

정부가 마땅히 자신이 해야 할 일(공공정보 공개)을 하면서 공익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와 개인을 ‘돈'(소송비용)으로 겁박하는 일은 그동안 꾸준히 발생했고, 또 앞으로도 발행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나는 질문한다. 누구나 마땅히 알아야 할 정부의 공공정보를 공개하라는 요청이 소송에까지 이르렀을 때 그때 그 (행정)소송에서 정보를 공개하라는 자가 패소했다면, 그때에도 그 소송비용을 내야할까? 현실에서 이 논의는 정보공개법 개정 문제와 연결되고, 정보공개법의 개정 방향은 다음 세 가지 요구 사항을 얼마나 포함할 것인가로 모아진다.

  1. 부당하게 정보공개 거부한 경우, 이를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을 넣을 것.
  2.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패소할 때에도 그 소송비용을 국가가 지원할 것.
  3. 정보공개청구 과정의 비용도 국가가 지원할 것.

현재 위 3항(청구 과정의 비용 국가지원)을 포함한 법안 개정안은 발의되어 있지만, 1항(처벌조항)과 2항(소송비용 지원)을 포함한 개정안이 입안된 적은 없다. 이 글은 우선은 ‘소송비용 지원’ 문제에 집중하고, 그 해법을 찾아보려고 한다. 우선 현장 공무원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이제 공공정보에 관한 알 권리에도 '돈'의 논리가 개입해도 좋은 걸까? 이제 공공정보에 관한 알 권리에도 ‘돈’의 논리가 개입해도 좋은 걸까?

 

행자부, “영업, 사익 목적… 심지어 심심풀이도 많다”

정보공개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공익을 위한 정보공개청구만 있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행정자치부 공공정보정책과 고준석 사무관은 흔히 공공의 이익을 위해 언론과 시민단체가 주로 정보공개청구를 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한다.

행정자치부

“정부 감시, 투명성 확보 목적의 정보 공개 청구도 있지만, 업자들이 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보험회사가 진료 정보 등을 청구한다든지, 제약회사가 보건소의 약품 구매명세를 청구하는 등이 그런 경우다. 재산권을 지키기 위한 개인 민원 차원의 청구가 훨씬 많다. 언론이나 시민단체의 공익적인 성격보다는.”

그러면서 고 사무관은 “일부 시민단체에서 소송비용 지원을 제안한 바 있지만, 사업상 영업활동의 일환이나 개인의 사익 목적의 정보공개청구까지 법으로 소송비용을 지원하기는 쉽지 않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보공개청구의 목적을 구별하고, 공익 목적 청구만 법을 통해 지원하면 되지 않을까. 그런데 이를 위한 사익 목적 청구와 공익 목적 청구을 분류하는 일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익 목적 청구와 공익 목적 청구를 분류한 통계는 없고, 체험적으로 볼 때 재소자의 취미 생활이나 사익 집단의 영업활동 일부로 활용되는 예가 많다.”

재소자의 취미 생활? 이건 무슨 소릴까? 고 사무관은 “교도소 재소자가 시간 때우기용 심심풀이로 정보공개청구를 많이 한다”면서, “(정작) 정보가 오면 받아보지도 않고 쓰레기통으로 버린다고 하더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극단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정보공개 제도를 입안할 때 공익성이 담기지 않은 청구의 남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경실련,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 

박경준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그럼에도 정보공개청구 소송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방안은 여전히 필요하고 또 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경실련 박경준 시민권익센터 운영위원장(사진)은 “공공 이익을 위해 필요한 정보라면 소송까지 가는 것도 거리낌이 없었지만, 소송 비용을 낸 뒤로는 ‘이거 소송까지 가면 이길 수 있나’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최근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패소했고, 결국 300여만 원을 소송비용으로 냈다. 박 위원장은 현 제도가 ‘정보 통제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지적한다.

“소송비용이 정당한 공익적 소송행위를 위축시키고, 정보를 통제하는 수단이 되어선 안 된다. 현재의 제도는 소송비용이 정보 통제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소송비용 청구가 박근혜 정부 들어서 크게 늘었다고 지적한다.

“승소한 국가가 공공기관이 패소한 시민단체나 개인에게 소송비용을 물리는 경우는 박근혜 정부 이전에는 드물었다. 국가가 법무공단을 만들고, 변호사는 공무원처럼 채용해 운용했는데, 법무공단에서 공익 소송의 패소자에게 소송 비용을 부담하게 한 것이 박근혜 정부 들어서 일상화한 것이다.”

"희망의 새시대를 만들겠다"던 박근혜는 '순실이의 봉건시대'로 회귀했다. 오늘(10월 4일) 대국민담화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768802.html 를 발표하면서,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했지만, 지금 대통령의 진정한 사죄는 '하야'밖에는 없습니다.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면서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패소한 시민단체에도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경실련 박경준 시민권익센터 운영위원장은 지적한다.

오히려 사익 목적의 정보공개청구가 많다는 일선 공무원의 이야기를 들려주자, “사익과 공익의 경계가 모호한 면이 있지만, 언론사나 시민단체가 공공정보를 공개하라는 정보공개청구를 하는 경우에는 사익이라는 것을 생각할 여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에게 끝으로 입법론에 관한 의견을 물었다.

“아주 간단하다. 정보공개법을 개정하는 것이 어려우면, 변호사 보수에 관한 대법원 규칙에 언론사나 시민단체 등이 행하는 공익을 위한 정보공개청구소송에서 그 소송비용을 면제한다고 예외 규정을 넣으면 된다.”

그렇다면 실현 가능성은? 박 위원장은 확고한 어조로 말했다.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공공정보와 알 권리, 그 해법은?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허광준 오픈넷 정책실장 오픈넷 허광준 정책실장(사진)은 원칙으로선 국가가 소송비용을 지원하되, 예외적인 경우에는 이를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정보공개를 활성화하고 정보공개법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 청구 비용이나 소송 비용을 국가가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제도를 남용하여 과도한 청구를 제기하는 등 법 취지에 맞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지원 대상과 지원 횟수에 제한을 두는 방식 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보공개청구 ‘소송’은 공공정보를 공개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다. 특히 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관계부처의 이해관계가 관련되고, 그러다보니 책임 소재 문제로 소극적일 수밖에 없으며, 거기에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려는 정부 부처의 관성까지 더해지니 문제가 복잡해진다고 진보넷 오병일 활동가(사진)는 지적한다.

오병일 그리고 이를 해소하려면 판단 기구를 독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보공개청구소송뿐만 아니라 공익소송에서 소송비용이 문제라면, 소송으로 가기 전에 해소하면 된다. 정보 공개 여부를 해당 정보와 이해관계 있는 행자부가 판단하니 문제가 생긴다. 정보 공개 여부를  독립적인 기구에서 판단하면 상당한 문제가 해결될 거다.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 정부 책임도 분명히 있다.”

그러면서 ”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적인 노력, 법률상 비공개 사유에 대한 검토, 또 판단기구의 독립성 등, 결국 이 문제는 공공정보를 둘러싼 주체들의 ‘협치 모델'(거버넌스)를 통해서 논의되어야” 한다면서, “정부 기록이 되어야 공개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텐데, 공식 기록이 없으면 아예 공개할 정보가 없어지는 셈이므로 어느 단계까지 공공정보로서 기록하고, 보관할지도 종합적으로 연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참고: 정보공개법 제17조와 이재정 의원안(개정안) 

정보공개법 제17조(비용 부담)

① 정보의 공개 및 우송 등에 드는 비용은 실비(實費)의 범위에서 청구인이 부담한다.
② 공개를 청구하는 정보의 사용 목적이 공공복리의 유지·증진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제1항에 따른 비용을 감면할 수 있다.
③ 제1항에 따른 비용 및 그 징수 등에 필요한 사항은 국회규칙·대법원규칙·헌법재판소규칙·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 및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참고로 현재 소송비용과 관련한 규정은 정보공개법 17조에 규정하는데, “정보의 사용 목적이 공공복리의 유지, 증진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는 “비용을 감면할 수 있다”고 한다. 1) 공공 목적으로 (아마도 국가기관이) “인정”해야 하고, 2) 이렇게 공공 목적이 인정될 때에도 “비용을 감면한다”거나 “비용을 감면해야 한다”가 아니라 “비용을 감면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바, 결국 국가기관 맘대로인 셈이다.

참고로 3월에 발의한 이재정 의원안은 제17조 2항에서 공공 사항은 비용 감면할 수 있다고 하긴 했는데 그걸 따지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니 아예 전체를 비용을 감면하자는 취지다.

“현행법은 정보공개 및 우송 등에 따른 비용을 실비의 범위에서 청구인이 직접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다만 공공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그 비용을 감면하도록 하고 있음. 이에 2015년 한 해 동안 약 45만 8천 건의 정보공개청구에 따라 발생한 수수료 총액은 약 3억 8천만 원으로, 개별 공공기관별로 살펴보면 수수료 징수액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며, 오히려 해당 정보공개청구가 수수료 감면 대상인 공공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인지를 판단하기 위한 행정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음. 따라서 정보공개청구 비용은 개인이 아니라 공공기관에서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알 권리와 국정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정보공개청구제도를 더욱 활성화하려는 것임(안 제17조).”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게재하고 있습니다. (2017.06.09.)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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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처럼 보다 투명한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어느덧 창립 1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정보공개센터는 한국 사회와 시민들에게 정보공개제도를 더 넓게 소개하고, 직접 정보공개를 통해 뉴스와 유익한 콘텐츠들을 만들고, 정보공개제도가 더 민주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제도와 행정을 점검하고 끊임 새로운 제안을 하며 쉼 없이 10년이라는 시간을 달려왔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지난 10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기 위해 그간 정보공개센터가 걸어온 길을 한국 사회의 변화와 연결지어 되짚어보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모색하기 위해 심포지움을 기획했습니다. 많은 시민분들이 함께 참여해서 지혜를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창립 10주년 심포지움


정보공개운동의 길을 보다:

성과와 한계 그리고 과제



ㅁ 일시 및 장소


- 2018년 9월 14일(금) 오후 2시 ~ 6시

- 안국역 한국걸스카우트연맹 걸스카웃회관 10층





ㅁ 문의


-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강성국 사무국장

   02-2039-8362 / [email protected]


    *  공문이 필요하신분은 꼭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월, 2018/09/0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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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혐오표현 모니터링 의무화 법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오픈넷은 지난 2018. 8. 10.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위험이 높은 ‘혐오표현 모니터링 의무화 법안’(박선숙 의원 대표발의,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국회에 반대의견을 제출하였습니다.

– PDF: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박선숙 의원 대표발의)에 대한 의견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박선숙 의원 대표발의)에 대한 반대의견서>

사단법인 오픈넷은 2018. 7. 24. 발의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박선숙 의원 대표발의안, 의안번호 : 2014522 , 이하 “개정안”이라 합니다)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제출합니다.

 

1. 개정안 개요

개정안은 제안이유에서 “부가통신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관련하여 불법정보 및 혐오·차별·비하 표현을 내용으로 하는 정보가 유통되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음“을 이유로,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정보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혐오·차별·비하 표현(이하 ”혐오표현“이라 합니다)을 내용으로 하는 정보에 대하여 부가통신사업자에게 ① 차단수단을 제공할 의무 부과하는 한편, ② 이러한 정보가 유통되지 아니하도록 모니터링하고, 발견시 지체없이 삭제 및 유통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2. 개정안은 규제 대상인 혐오표현의 개념 정의가 전혀 구체화되어 있지 않아 헌법상 명확성 원칙을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안입니다.

– 헌법상의 명확성의 원칙은 법률을 명확한 용어로 규정함으로써 적용대상자에게 장래의 행동지침을 제공하고, 집행자에게는 객관적인 판단지침을 제공하여 차별적이거나 자의적인 집행을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불명확한 규범에 의하여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게 되면 헌법상 보호받아야 할 표현까지 망라하여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규제하게 되므로 …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경우에 일반적으로 명확성의 요구가 보다 강화된다고 할 것이고, 표현의 내용에 의한 규제인 경우에는 더욱 더 규제되는 표현의 개념을 세밀하고 명확하게 규정할 것이 요구된다”고 천명한 바 있습니다. (헌재 2002.06.27 결정, 99헌마480)

– 혐오표현 규제를 위해서는 최소한 표적집단의 설정부터 국가의 개입이 정당화될 만한 내용상 폭력성, 선동성의 정도 등이 규정되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개정안은 규제 대상 표현을 “혐오·차별·비하 표현”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만연히 정의하고 전혀 구체화를 하지 않은 채 규제 대상의 설정을 대통령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하고 있습니다. 본 개정안만으로는 규제 대상인 혐오표현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표현주체인 국민도, 감시 및 차단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사업자도, 사업자가 의무를 이행하였는지 판단하여야 하는 국가기관도 알 길이 없습니다. 결국 개정안은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을 위반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안입니다.

 

3. 온라인 서비스 사업자(정보매개자)에 대하여 정보에 대한 모니터링 및 차단 의무 를 부과하는 것은 사기업의 과검열을 부추겨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높습니다.

– 개정안은 부가통신사업자에게 불법정보 및 혐오표현에 대한 모니터링 및 차단을 의무화하고 위반시 시정명령, 과태료 부과, 사업 정지 등의 각종 제재 대상이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 이와 같이 온라인 서비스 사업자, 즉 정보매개자에게 모니터링 및 차단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시 제재하는 규율은 사업자가 제재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논란의 소지가 있는 표현물을 차단하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합니다. 이는 결국 사업자들의 과차단, 과검열을 부추기고 합법적인 표현물들까지 차단되어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 같이 정보매개자에게 정보에 대한 일반적인 감시(모니터링) 및 차단 의무를 부과하는 형식의 규율은 금기시되는 것이 정보매개자의 책임 원칙의 국제적 기준입니다. (https://www.manilaprinciples.org/)

– 본 개정안은 이러한 원칙과 기준을 위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욱이 개념 정의도 명확히 되지 않은 ‘혐오표현’에 대해서까지 사업자에게 모니터링 및 차단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사업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른 표현물 검열을 부추겨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심대하게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안입니다.

– 본 개정안을 최근 독일에서 제정된 ‘네트워크집행법’과 비교하며, 해당 법이 사업자로 하여금 혐오표현을 삭제하도록 하는 법안이라고 강조하는 의견이 있으나, 본 개정안과는 전혀 다릅니다. 독일의 네트워크집행법은 가짜뉴스나 혐오표현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불법’정보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독일 형법상 혐오표현은 구체적으로 정의되어 불법행위로 규율되고 있기 때문에 혐오표현도 그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사업자에게 일반적인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신고’가 되어 사업자가 구체적으로 인지한 특정 정보가 불법으로 판단되는 경우에서야 비로소 삭제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마저도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위헌적인 법률이라는 비판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무궁무진한 양과 형식의 정보가 유통되는 인터넷 플랫폼의 특성상 특정되어 신고되지 않은 정보까지 일반적인 감시 및 차단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규범적으로도 부당한 측면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내용의 입법례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 한편, 개정안과 같이 온라인 서비스 사업자에게 정보의 유통·관리에 대한 과중한 의무를 부담시키는 법안은 인터넷 서비스의 발전 역시 위축시킵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차단수단의 제공이나 모니터링 시스템의 의무화는 이러한 인적, 기술적 여력이 없는 스타트업이나 중소사업자들에게 과도한 부담이며 높은 시장진입장벽으로 작용합니다. 이는 곧 인터넷 서비스 전반의 발전을 저해하고 국내외 소수 대기업의 독점만 공고히 하게 될 위험이 크며, 결과적으로 이용자인 국민의 피해로 귀결될 것입니다.

 

4. 결론

본 개정안은 규제 대상인 혐오표현을 전혀 구체화하지 않은 채 온라인 서비스 사업자들에게 이용자들의 표현물에 대한 모니터링 및 차단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자의적인 판단에 따른 과검열을 부추겨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높은 위헌적인 법안입니다. 국회는 혐오표현이나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터져 나오는 각종 사회 문제 해결에 있어 규제 만능주의적인 시각을 버리고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여, 자유로운 비판과 토론을 통해 시민의식이 근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정책을 고려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끝>

2018. 8. 10.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02-581-1643, [email protected]

월, 2018/08/1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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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 16. 국회 언론공정성 실현모임, 국회입법조사처, 한국언론정보학회가 공동주최한 ‘방송법제 개편과 OTT 정책 세미나’에서는 방송법 체계에 OTT 사업자를 포함하는 내용을 포함한 김성수 의원 발의 방송법 전부개정안(일명 통합방송법)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오픈넷의 손지원 변호사는 이날 세미나에 참여하여 ‘방송은 인터넷은 근본적으로 다른 매체이기 때문에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방송 서비스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를 방송법으로 포섭시켜 강력한 규제내로 편입시키는 것은 다양한 서비스의 발전을 저해하여 인터넷 이용자들에게도 불이익하고 창작자들, 소규모 미디어, 개인 크리에이터, 1인 미디어 등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켜 미디어 산업과 문화 전반의 발전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OTT에 대한 방송 규제, 필요한가

손지원(사단법인 오픈넷 변호사)

1. 방송이란 무엇인가.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콘텐츠를 방송으로 규제할 수 있는가.

(1) 방송 규제의 근본적 이유

법과 정책에 있어 규제 대상을 확정하는 일보다 중요한 일은 없을 것이다. 또한 이는 결국 법의 근본적인 목적과 연결된다. 방송법을 논의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역시 결국 ‘방송’이란 것이 무엇인지, 방송을 다른 표현물과 달리 엄격하게 규제하는 이유를 되물어야 한다.

방송콘텐츠도 원래는 표현주체가 표현물의 내용을 결정하고 유통 방식을 결정하는 데에 있어서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는 표현물이다. 다만 방송콘텐츠가 일반적인 표현물과 다른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엄격한 각종 규제가 정당화되는 표현물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송콘텐츠를 일반 표현물과 다르게 만드는 그 ‘무언가’는 무엇일까. 이것은 곧 방송 규제의 근본적 이유와 연결된다. 방송콘텐츠와 다른 표현물의 구분은 표현물 자체의 특성이 아니라 ‘표현물이 유통되는 경로, 즉, 전달 매체의 특성’에서 비롯된다. ① 표현물이 공중에 동시적, 일방향적으로 침투시키는 구조의 매체를 통해 유통되었는가 (공중에 대한 일방향적 침투성) ② 이러한 매체를 이용하여 표현물을 유통할 권리가 제한적으로 부여되었는가 (채널의 제한성), ③ 이로 인하여 수신자인 일반 국민들의 선택권, 통제력이 제약되는가가 ‘방송’을 정의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방송을 규제하는 이유는 그러한 특성의 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일방적으로 침투하는 표현물의 영향력, 그러한 매체를 이용할 권리를 부여받은 한정된 소수들이 콘텐츠 시장 혹은 사상의 시장에서 발휘할 수 있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이러한 무기를 쥐여준 국가가 방송사업자에게 공적 책임을 함께 부여하고 이들을 통제하기 위함이다. 쉽게 말해 TV나 라디오처럼 각 방송사들의 일방적 편성에 따라 프로그램이 송출되고 채널은 제한되어 있어 시청자들은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이 그 소수의 메세지를 일방적으로 전해들을 수밖에 없는 매체라야 규제가 정당화되는 것이다.

(2) 동일서비스-동일규제, 규제 형평성? 인터넷은 방송과 동일한가.

통합방송법은 인터넷동영상서비스, 즉, OTT가 방송 서비스와 동일하다는 전제하에 이를 방송법 규제 내로 포섭시키는 내용이다. 동일서비스-동일규제, 규제 형평성, 수평적 규제를 입법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터넷동영상서비스와 방송서비스가 과연 같은 것인가.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양방향적 매체이며, 누구나 자유롭게 이 매체를 이용하여 표현물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셀 수 없이 다양한 서비스, 플랫폼, 채널이 존재하는 매체다. 이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만을 적극적, 능동적으로 취사선택해서 보고, 또다른 수많은 콘텐츠, 채널, 나아가 다른 수많은 플랫폼과 서비스들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권이 상시적으로 보장된다. 한편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들은 국가로부터 어떠한 매체 사용권이나 시장에서의 독점력을 부여, 보장받은 바도 없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인터넷 매체는 근본적으로 방송 매체와는 다르고, 동일한 콘텐츠라도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경우와 방송 매체를 통해 유통되는 경우는 ‘다른 서비스’로 보아야 한다. 기존 방송사업자와 동일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동일서비스’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인터넷은 방송과는 전혀 다른 매체로,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표현물을 ‘방송’과 같은 층위에서 규제할 수 없다.

물론 실시간으로 콘텐츠를 편성하여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으나, 이 경우에도 IPTV처럼 특정 망과 단말기, 장기 수신계약을 통해 이용자들의 콘텐츠 선택이나 방식을 크게 제한하는 것은 아니고, 또한 이용자들은 다른 수많은 채널, 수많은 플랫폼과 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그들의 편성에 구속된다고는 볼 수 없다. 이러한 매체에 규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는지가 의문이나, 만에 하나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기존의 ‘방송’ 층위가 아닌 다른 개념 단위에서 논의되어야 한다고 본다.

(3) 해외의 사례

같은 이유에서 미국과 일본의 경우에는 방송과 통신을 구분하여 별도의 수직적 규제 체계하에 있으며, 방송은 지상파, 케이블, 위성방송 등만을 규제하고, 인터넷동영상서비스는 통신서비스로 규제되고 있다.[1]

콘텐츠를 기준으로 한 수평적 규제체계를 도입했다고 알려진 EU의 경우, OTT 서비스는 ‘시청각미디어서비스’로 분류되며, 실시간/비실시간을 기준으로 다른 규제를 받고 있다. 2010년 ‘시청각미디어서비스지침’에 따르면, ‘텔레비전 방송’은 ‘편성 스케줄에 따라 일반 대중의 동시 시청을 위해 일방향으로 제공되는 시청각미디어서비스’를 의미한다. 즉, 이에 해당하는 경우만 방송 규제를 받고 있다. 이는 기존의 ‘텔레비전 방송’을 ‘유선이나 위성대역을 포함한 공중파를 통해 일반 대중의 수신을 목적으로 텔레비전 방송프로그램을 전송하는 것‘으로 정의함으로써 지상파나 위성, 케이블 TV와 같은 전통적인 텔레비전 서비스에 한정되도록 했던 ’국경없는 텔레비전 지침‘의 ’텔레비전 방송‘ 개념을 확대한 것이다.[2] 이와 같은 EU의 결단이 옳은 방향인지, 이들에게 적용되는 규제 정도가 기존 방송 매체에 적용되었던 것과 동일한 수준인지는 더 연구해보아야 할 사항이지만, 최소한 ‘편성’, ‘실시간 송출’, ‘동시성’, ‘일방향성’ 등을 방송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2. 법안상 방송정의 규정의 모호성과 문제점

통합방송법안상 ‘방송’의 정의는 너무 모호하고 광범위하다. ‘방송’이란 ‘방송프로그램을 공중에게 송신하는 것’이고,[3] ‘방송프로그램’이란, ‘방송편성의 단위가 되는 방송콘텐츠’를 의미하고, ‘방송콘텐츠’는 ‘전기통신설비를 이용하여 시청자에게 송신되는 영상, 음성, 음향 데이터’를 의미한다. 문언만 가지고 보면 방송 매체의 특성이 정의되지 않기 때문에, 일체의 모든 시청각 콘텐츠가 방송프로그램으로 해석될 수 있다. 기존 방송법상 ‘방송’ 정의 규정에서 ‘기획, 편성, 제작하여’라는 요건을 삭제하고, ‘방송프로그램’을 구성하는 ‘편성’ 개념도 ‘화면에서의 배치’를 추가시키는 등 ‘실시간성’을 명시적으로 배제하려는 듯이 보인다.

OTT 규제 부분을 보면 부가유료방송사업자는 ‘이용자와의 계약에 따라 정보통신망에서 방송프로그램을 이용자에게 판매‧제공하는 자’이고, 이 부가유료방송사업자에게 방송프로그램 또는 개인창작영상물을 활용한 콘텐츠를 공급‧판매하는 자는 ‘인터넷방송콘텐츠제공사업자’로 분류되어 ‘방송사업자’로서 진입규제, 광고규제, 내용규제 등의 방송 규제를 받게 된다.

위에서 이미 말했듯 법안상 ‘방송프로그램’ 개념이 불명확하여 일체의 모든 시청각 콘텐츠가 이에 해당할 수 있고, 시청각 콘텐츠를 유료로 판매하는 플랫폼과 이 플랫폼에 자신의 시청각 콘텐츠를 판매하는 모든 자들을 방송사업자로 포섭하여 방송 규제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표현물의 유통 방식, 영리성만을 이유로 규제가 정당화될 수는 없으며, 통합방송법 역시 이러한 결과를 의도한 것은 아닐 거라고 믿는다.

입법의도를 최대한 선해하여 해석하면, ‘방송프로그램’은 현행 방송법상 기존 방송사업자들이 제작한 프로그램(이하 ‘기존 방송프로그램’으로 부른다)을 의미하고, 이 기존 방송프로그램을 인터넷상 유료로 판매하고 있는 자에게 방송사업자와 같은 지위를 부여하기 위해 ‘부가유료방송사업자’ 개념을 만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그렇게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지금 법안처럼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이 없으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기존 방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와 또 다른 서비스를 중복적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이 많은데, 이들에게 개인창작콘텐츠를 판매한 개인 크리에이터들 역시 ‘인터넷방송콘텐츠제공사업자’로 ‘방송사업자’가 되고, 이들이 만든 콘텐츠 역시 ‘방송프로그램’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개인 크리에이터들이 기존 방송프로그램을 유료로 제공하는 ‘부가유료방송사업자’ 플랫폼이 아닌 다른 플랫폼에 콘텐츠를 판매하는 경우, 그 콘텐츠도 내용규제, 심의 대상으로 해석될 수 있고, 그 다른 플랫폼도 방송사업자가 만든 방송프로그램을 유통하는 플랫폼으로써 ‘부가유료방송사업자’로 해석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3. ‘인터넷콘텐츠제공사업자에 대한 방송 규제는 과도

또한 어떠한 조건으로든 ‘인터넷콘텐츠제공사업자’를 ‘방송사업자’로 편입시키는 부분은 과도하다.

법안 설명자료에서는 개인방송은 원칙적으로 그 대상이 아니라고 하나, 아프리카TV와 같이 별풍선을 받는 것, 유튜브와 같이 광고 수익을 배분 받는 것 모두 추후 플랫폼에게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다고 해석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갑자기 부가유료방송서비스가 아니었던 OTT가 기존 방송프로그램도 제공하는 서비스를 일부 제공하기로 결정하며 부가유료방송서비스사업자가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OTT의 성격에 따라 여기에 콘텐츠를 판매하던 개인 크리에이터의 성격도 바뀌어야 한다는 부당한 결과도 생길 수 있다. 유통 매체가 방송사업자이기 때문에 대중에 대한 영향력이 우려되는 것이라면, 매체 운영자인 방송사업자를 통해 최종 배포 단계에서 규제하면 될 일이지, 콘텐츠공급자를 방송사업자로 규제할 필요와 근거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방송사업자가 만든 방송콘텐츠는 심의규정에 따른 심의, 즉, 내용규제를 받고, 위반시 방통위, 방심위의 행정제재의 대상이 되며, 행정제재 미이행시에는 벌금형까지 처할 수 있다. 자신의 표현물을 유력한 매체에 돈을 받고 판매했다는 이유만으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근거는 되지 못한다. 자신의 표현물을 널리 배포하면서 수익까지 내는 것은 모든 표현 주체의 욕망이다. 재미있는 동영상 콘텐츠로 수익을 내고자 하는 크리에이터들, 혹시 정치 논객으로 활동하면서 생활도 영위하고자 하는 개인 크리에이터들에게 이러한 공공성과 공정성을 요구하며 심의, 즉 내용검열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타당한가. 이러한 규제는 크리에이터들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경직시킨다. 사람들이 이들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방송과 달리 보다 자유로운 표현을 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규제는 미디어 시장과 문화 전반의 성장을 저해할 뿐이다.

4. 결론

통합방송법안의 OTT 규제 부분은, ‘영향력’있는 동영상 콘텐츠와 서비스는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영향력, 유료 거래 여부만을 기준으로 방송의 범주로 포섭하여 무리하게 규제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영향력’이란 객관적 산정이 불가능한 개념으로서 규제 기준으로 삼을 수 없고, 표현 형식이 동영상이라는 이유만으로, 혹은 표현물을 돈을 주고 사고 팔았다는 이유만으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대통령령 등을 통해 기존 방송과 규제 수준을 다르게 정비할 것이라는 유보는 적절하지 않다. 법률 단계에서 최소한의 기준과 원칙을 설정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법안은 내용규제, 제재조치 등이 모든 ‘방송사업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전반적인 재고가 필요하다.[4]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규제 강화는 일반 이용자에게도 불이익으로 돌아온다. 해외 서비스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 국내 콘텐츠를 유통시키지 않게 되면 이용자들은 국내 콘텐츠를 보기 위한 서비스에 별도로 가입하여 이용료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 사업으로의 진입장벽이 높아져 서비스 다양성이 줄어들고 소수의 통신사, 방송사와 연계된 플랫폼들이 유통을 독점하게 될 경우의 폐해도 생길 수 있다.

최근 각종 인터넷 서비스 규제 법안들이 제안이유로 내세우는 ‘규제 형평성’은 정당한 입법 목적이 될 수 없다. 기존의 규제 자체가 적정한 것인지, 적정하다면 기존의 규제를 새로운 매체에 적용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을 만한 동일성이 있는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매체의 발달로 콘텐츠의 유통 경로가 다양화되어 기존 방송사업자들의 영향력도 분산되고 있는 오늘날에는, 오히려 기존의 불필요한 방송 규제를 완화하여 국내 콘텐츠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을 모색하여야 한다. 다양한 형식의 매체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시대에, 국회는 기존의 매체와 성격이 다른 새로운 매체를 기존의 개념에 무리하게 포섭하여 규제를 통해 해결해야만 한다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1] 국회입법조사처 ,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쟁점과 개선과제’ (NARS 현안보고서, 제287호, 2015)

[2] 이향선, ‘스마트미디어 환경에 따른 유사방송 콘텐츠 규제체계 정비 방안’, (스마트미디어 확산에 따른 유사방송 콘텐츠 규제 체계정비 방안 모색 토론회. 2016)

[3] ‘방송’의 정의규정에서 ‘방송’이란 용어를 그대로 쓰고 있어 명확히 정의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은 현행 방송법도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4] 법안 설명 보도자료에서는 결격사유 규정 등이 OTT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발의 법안 원문 제17조 제2항에서는 외국인이나 미성년자 등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가유료방송사업자와 인터넷방송콘텐츠제공사업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는 등, 구체적인 설명과 수정이 필요한 부분도 많다.

목, 2019/01/1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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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상반기 화학사고 보고서 분석결과.jpg


- 화학물질안전원 <2015 상반기 화학사고 보고서> 분석결과 -

 

일과건강

 

화학사고대응 골든타임 30분 지키기는 먼나라 얘기...

화학사고 중 40%는 현장대응팀 출동조차 하지 않아...

여전히 관계기관끼리만 신고하고 정작 주민들에겐 통보없어...

 

효과적인 사고예방과 비상대응을 위한 지역통합적 관리체계

화학물질관리와 지역사회알권리법시급히 제정되어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은수미 의원실(새정치민주연합)에서 환경부 소속기관인 화학물질안전원으로부터2015년 상반기(1.1~6.30) 접수·조치한 화학사고 상황보고서50건을 제출받아 화학물질감시네트워크 사무국 <일과건강>이 분석을 진행한 결과,

화학사고대응 골든타임 30분 지키기는 현실에선 현장출동하는데만 1시간 30분 소요

50건의 화학사고 중 환경부 소속 대응팀이 출동조차 하지 않은 사고는 20

사고가 발생해도 사업장 위해관리계획서에 따른 주민대피메뉴얼은 무용지물

1건의 사고도 주민들에게 통보된 사실이 없이 관계기관끼리만 유선소통

1개의 언론에 조차 보도되지 않은 사고가 26건으로 전체 52%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전체 인명피해는 사망자 11, 부상자 63명으로, 사고유형은 누출사고가 35건으로 대부분(70%)을 차지하였고 폭발,누출 12, 기타(이상반응) 3건 순으로 집계되었다.

 

1. 화학사고는 최초 발생해서 30분 이내에 사고를 수습해야만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30분은 화학사고대응을 위한 골든타임으로 환경부도 골든타임 30분지키기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 최초 사고발생 후 관계기관에 신고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50, 접수 후 환경부소속 대응팀이 현장출장하는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40분이었다. 사고대응은커녕 현장까지 출동하는데만 1시간 30분이 걸리는 것으로 골든타임 30분은 전화하거나 도로 위에서 보내는 시간인 셈이었다.

 

2. 더욱 큰 문제는 상반기 발생한 50건의 화학사고 중 40%에 해당하는 20건의 사고는 해당지역 소방관과 경찰관, 지자체 공무원들의 사고대응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결과 환경부소속 대응팀이라고 할 수 있는 각 지역환경청, 화학물질안전원, 6개 산단지역의 화학재난합동방제센터가 직접 출동하여 현장수습과 대책활동을 진행한 것은 30건에 불과하였다. 20건의 사고는 유선 상으로만 보고받고 상호 기관끼리 상황전파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3. 화학사고 발생 시 가장 중요한 인근 지역주민을 대피시키거나 행동지침을 고지하는 등의 사업장 위해관리계획서 상 사업주 의무사항이 현실에선 전혀 적용되지 않고 있다. 관계기관기리만 소통하면서 50건의 상반기 화학사고 중 단 1건도 주민들에게 통보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적절한 대피가 중요함에도 통보시스템이 없다보니 주민들의 불안과 분노는 사고 때마다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시민들이 사고소식을 듣는, 언론보도 또한 부족한 현실이다. 전체 사고의 절반이 넘는 사고인 26(52%)의 사고는 단 1개의 언론에 조차 보도되지 않았다.

 

4. 한편, 여전히 지역주민들이 주변에 어떤 업체에서 어떤 화학물질을 취급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위험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전혀 알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사고발생시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문제점은 남아 있다. 이와 관련하여 시민단체인 <화학물질 감시네트워크>에서는 현재 우리동네 위험지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제작, 무료배포한 상황이다. 환경부는 국민의 알권리를 우선적으로 보장한다는 관점에서 조속히 화학물질 정보공개 가이드라인 기준을 정하고 사업장 통계조사결과를 국민에게 보다 손쉽게 알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5. 마지막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은수미의원실에서 대표발의하고 53명의 국회의원이 공동발의한 화학물질관리와 지역사회알권리법(화학물질관리법 개정안)’이 이번 10월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

세계 화학물질사고의 교훈은 정부나 기업주도만의 정책으론 화학사고 예방도 비상대응도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의 응급계획과 지역사회 알권리법(Emergency Planning and Community Right-to-Know Act, EPCRA) (1986)과 캐나다 토론토시의 지역사회알권리 켐트랙(ChemTARC)’ 조례(2008) 등의 선진국 사례처럼 지역사회의 알권리 보장을 위한 정보공개의 확대와 주민의 참여가 보장되는 지역통합적 관리체계가 현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목, 2015/09/1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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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한국 이용자들의 권익 보호 절차를 제대로 마련하라

 

얼마 전 페이스북이 블록체인 기반의 공유경제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는 한 웹사이트(bluewhale.foundation)의 링크를 차단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제보에 따르면 페이스북 게시물에 링크 주소를 입력하는 것은 물론, 페이스북 개인 메시지에서의 링크 공유도 금지되었다. 경고문에는 해당 링크가 페이스북의 보안 시스템에서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탐지되었다는 내용이 있었으나, 위 웹사이트는 보안에 위협적인 요소가 전혀 없었다. 위 웹사이트를 소개하려던 이용자는 페이스북의 이러한 링크 차단 조치가 잘못된 것으로 보고, 경고문이 제공하고 있는 이의제기 링크에 접속하여 차단 해제를 여러 차례 요청하였으나 묵묵부답이었다. 해당 링크는 2주일 가량이 지난 뒤에서야 차단이 풀렸다.

페이스북의 잘못된 조치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비영리 재단이 운영하는 공정무역 쇼핑몰 ‘아름다운 커피’의 웹사이트 링크 역시 스팸이라는 이유로 차단되었고, 해당 링크를 포함하고 있는 개인의 기존 게시물들마저 타임라인에서 모두 삭제 처리되었다가 아름다운 커피 측의 여러 차례에 걸친 이의제기 후에야 복구되었다. 또한 한 이용자는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을 추모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가 해당 게시물이 페이스북의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24시간 동안 계정 활동을 정지당한 사례도 있었다. 당시 페이스북은 이해하기 어려운 조치들을 이어가면서 이용자들로부터 ‘블루일베’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그 외에도 페이스북의 자의적인 커뮤니티 약관 적용 혹은 자동화 시스템의 오류로 인한 부당한 링크 차단, 게시물 삭제 및 계정 조치 사례는 부지기수로 발견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페이스북이 이와 같이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면서도, 어떠한 사전 고지나 구체적인 기준과 경위를 설명하지 않고 ‘커뮤니티 약관 위반’, ‘보안 문제’ 등의 추상적인 이유만을 들며 일방적인 조치 후 통보만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링크나 게시물, 계정 활동을 차단당한 이용자들은 페이스북이 제대로 커뮤니티 약관을 적용한 것인지, 어떻게 항변을 해야 하는 것인지도 알 수가 없어 황당함과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링크를 제공하고는 있으나, 이에 대한 검토는 페이스북 본사의 소관으로 미루고 있기 때문에 한국 이용자들과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나 빠른 대응을 기대하기 어렵다. 페이스북 코리아는 한국 이용자들의 관련 요청과 항의에 대하여 한국 지사는 이용 제한 조치에 대한 권한이 없다는 대답만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지난 4월, 약관 위배를 이유로 삭제된 게시물에 대해 이용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를 확대하면서, 신고 접수와 콘텐츠 심의는 40개 이상의 언어로 24시간 콘텐츠를 살펴보는 약 7,500명으로 구성된 커뮤니티 오퍼레이션(Community operations) 팀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히며, 이용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발전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여전한 페이스북의 잦은 조치 오류는 글로벌 기업인 페이스북이 수많은 웹사이트들의 성격, 수많은 나라의 언어와 사회적 맥락을 고려할 충분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채 무리하게 콘텐츠 검열을 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이의제기에 대한 검토와 결정이 본사 팀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도록 하는 정책으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이용자들은 이의제기를 하여도 오랜 시일 동안 답변조차 받지 못한 채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등, 이용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절차가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의 게시물이나 계정을 조치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임은 물론, 대중의 신뢰가 중요한 기업, 기관의 웹사이트 링크를 함부로 차단하는 것이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비록 큰 규모의 소셜 미디어 안에서 조치상의 오류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적어도 잘못된 조치로 발생할 수 있는 각국 이용자들의 피해를 최대한 신속하게 회복하기 위한 절차와 창구를 제대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각국 이용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곧 세계 시장을 독점하는 글로벌 IT 공룡 기업의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일 것이다.

2018년 8월 7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18/08/0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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