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망법상 진실적시명예훼손죄 합헌결정 유감 이미지

 

헌재의 진실적시 명예훼손죄 합헌결정 유감

 

오늘(2/25) 헌법재판소가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줄여서 정보통신망법)제70조1항 <진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해 재판관 합헌 대 위헌 의견 7대 2로 합헌 결정내렸습니다.

 

정보통신망제70조1항은, “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조항입니다. 이 조항에 따르면, 

 

•4개강에 22조나 퍼붓고도 녹조라떼? 이러고도 니가 대통령이냐?라고 비난하는 트윗을 해도

•세월호침몰, 단 한명도 구하지 못한 박근혜 대통령은 무능의 극치라고 비판해도

•자신이 사는 아파트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입주민회의에서 있었던 문제를 알리는 글을 게시해도

•성접대 리스트에 오른 언론사 사주 이름을 거론한 기사를 블로그에 포스팅해도

 

모두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헌법소원의 청구인은,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홈페이지의 입주민공간 자유게시판에 “입에 담지 못할 욕설 그리고 폭행”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시하였다가 명예훼손죄로 고소당하여 재판에서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욕설도 비난도 하지 않고 다만 있었던 사실을 그대로 담담하게 스케치하듯 설명하는 게시글이 '비방목적'이 인정되어 명예훼손죄에 해당된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인터넷의 특성상 순식간에 "나쁜 평판" 이 퍼져나갈 수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고도 합니다. 물론 인터넷서든 일상생활에서든 상대방을 악의적으로 명예훼손하는 것을 잘한 일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 문제가 된다면, 형사처벌보다 먼저 취해 볼 수 있는 다른 수단- 임시조치, 명예훼손분쟁조정, 민사상 손해배상-들이 넘치게 있어요
  • 국민의 생명, 안전,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미치는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형사처벌의 위험성 때문에 공개가 어려워지게 돼요. 메르스사태 때를 떠올려 보세요. 천안함침몰 사건을 떠올려 보세요.
  •  판사들조차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는데 일반시민들은  “비방”과 “비판”을 어떻게 구분하나요?
  • 다른 민주주의 나라들은 적어도 진실한 사실로 인한 명예훼손죄를 형벌로 다스리지 않거나 폐지하는 추세에요

이번 합헌 결정은 그동안 헌법재판소의 입장과도 배치돼요.

 

  • 인터넷은 “가장 참여적인 시장 내지 표현촉진적 매체”(2010.2.25선고,2008헌마324) 로서, 인터넷을 규제하는 경우 “표현의 자유의 규제에 관한 판단기준에 따라 가장 최소한의 제한에 그치는 수단을 선택하였는지 여부를 보다 엄격히 심사하여야 할 것”(2010. 6. 24선고,2008헌바169)
  • “인터넷상의 표현에 대하여 질서위주의 사고만으로 규제하려고 할 경우 표현의 자유의 발전에 큰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2002.6.27선고,99헌마480)

 

진실적시 명예훼손죄는 ,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여 공적 사안에 대한 진실의 발견과 국민의 알권리를 제약하고 형사처벌로 국민을 위축시키고 자기검열을 강화하므로 폐지되어야 합니다 .

비록 이번에 합헌 결정이 났지만, 이후 다시 이 조항으로 기소되는 사례가 있으면  참여연대는 진실적시 명예훼손죄 위헌소송을 다시 제기할 것입니다.

 

끝까지 간다 전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