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줘야겠다면 국민 편 가르지 않고 다 주는 게 낫다.” 최근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국민의 70%에게 지급하겠다고 발표하자 미래통합당 박형준 선대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재난지원금 자체에는 반대하지만 혼란이 생기는 측면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다.
자신이 70%가 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일반 국민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조만간 기준을 발표한다지만 현행 시스템에서 얼마나 유효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런 비판 때문에 전부 지급하는 것으로 바뀌었던 사례도 있다. 아동수당은 하위 90%만 지급하다가 10%를 골라내는 과정에서 막대한 행정비용이 발생했고, 결국은 전부 지급으로 바뀌었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을 가구당 선별지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재정승수가 낮아 내수 부양 효과가 의심되는 보편지급 방식은 정부의 방안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선별지급과 보편지급으로만 지급방식은 나뉘지 않는다. 선별환수 방안도 있다. 이는 전 국민 지급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재정개혁의 계기가 될 수 있게 해보자는 적극적 접근 방식이다.
왜 선별환수 방안이 좋은가. 우선 기준의 문제다. 현재 70%를 고르는 기준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대체로 재산 기준이 포함되는 건강보험 납부액 기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소득과 재산이 동시에 고려되는 기준이 건강보험이다.
그러나 건강보험 납부액 기준으로 선별한다면 문제가 발생한다. 작년 또는 재작년 소득 기준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납부액 기준을 100인 이상 사업자는 올해 소득 기준으로 변경할 수 있지만 100인 이하 사업자는 작년 소득 기준으로 적용해야 한다. 특히 자영업자 대부분이 속해 있는 지역 가입자는 작년도 아닌 재작년 소득 기준이다. 따라서 재작년 소득이 많은 자영업자는 올해 아무리 상황이 나빠도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반대 경우도 가능하다. 봉급생활자보다 타격이 더 큰 자영업자가 주된 고려대상이었던 정책의 기본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
이에 나라살림연구소는 보편지급·선별환수의 다양한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했다. 모든 국민에게 소득 등의 차별 없이 40만~50만원을 지급하고, 이를 2020년 소득 기준으로 2021년도에 세금으로 환수하는 방안이다. 세법상 기본공제를 정비하고 이를 기본소득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선별지원·보편지원 논쟁이 아닌 선별지원·선별환수 중 어느 방식이 효율적인지 논쟁해야 한다.
보편적으로 지원하고 선별적으로 환수하는 방안은 ▲2020년 소득 기준을 사후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가구 단위가 아닌 개인 단위로 보편적으로 지원할 수 있으며 ▲선별과정이 더 간단하며 ▲잠시 멈춰야 한다는 보건상 효과가 가능하고 ▲누진성 강화를 통해 재원을 아낄 수 있으며 ▲조세 인프라를 개선할 수 있으며 ▲전 국민이 정부와 소통하는 계좌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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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수의 ‘나라살림을 제대로 바꾸는 법’]재난지원금, 보편지급·선별환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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