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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도피처의 김석기, 부인 윤석화 명의로 수백억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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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도피처의 김석기, 부인 윤석화 명의로 수백억 자산

익명 (미확인) | 수, 2016/04/20- 16:31

주가 조작으로 수백억 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검찰의 수배를 받고 해외 도피 중인 전 중앙종금 대표 김석기 씨가 지난 2013년 뉴스타파의 조세도피처 보도 이후에도 여전히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국내 투자를 계속해 왔으며 부인인 윤석화 씨 명의로 수백억 원대의 주식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2013년 조세도피처 보도 당시 자신은 수입이 없으며 건강 악화로 아무런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던 김 씨의 해명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김석기 씨가 여전히 국내외를 무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점에 미뤄 검찰 및 국세청의 수배나 조사가 형식적인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김석기 전 중앙종금 대표는 지난 2013년 5월 뉴스타파 보도 이후인 8월 자신이 대주주로 있던 RNTS MEDIA N.V.라는 해외법인을 통해 국내의 어린이용 교육 콘텐츠 업체인 빅스타글로벌을 972만 유로(당시 140억 원)에 인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김 씨는 자신이 만든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RNTS MEDIA N.V.의 지분 33%를 보유한 1대 주주였으며 한국 관련 사업을 직접 총괄했다.

▲ SYSK와 멀티럭 인베스트먼트는 김석기 씨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만들어 놓은 페이퍼컴퍼니다. 지주회사 RNTS N.V의 대주주이지만 김석기라는 실체는 페이퍼컴퍼니 속에 숨겨져 있다. 멀티럭 인베스트먼트의 등기이사는 부인 윤석화 씨와 자녀 등으로 구성돼 있다.

▲ SYSK와 멀티럭 인베스트먼트는 김석기 씨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만들어 놓은 페이퍼컴퍼니다. 지주회사 RNTS N.V의 대주주이지만 김석기라는 실체는 페이퍼컴퍼니 속에 숨겨져 있다. 멀티럭 인베스트먼트의 등기이사는 부인 윤석화 씨와 자녀 등으로 구성돼 있다.

RNTS MEDIA N.V.는 지주회사로 법인 사무실은 독일 베를린에 있으며 룩셈부르크 장외시장을 거쳐 현재는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 법인은 조세 리조트(Tax Resort)라고 불리는 네덜란드에 설립된 법인으로 직접세와 간접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나온 이 법인의 2015년 연차보고서를 보면 RNTS MEDIA N.V.의 2대주주는 지분 10.26%를 가지고 있는 SYSK이며 김 씨의 부인인 윤석화 씨의 이름이 함께 등재돼 있다. 현재 한국에서 연기활동을 재개한 배우 윤 씨의 이름이 버젓이 등장한 점은 다소 놀라운 일이다.

▲ RNTS MEDIA N.V. 2015년 연차보고서. 김석기 씨의 부인이자 배우인 윤석화 씨가 10.26%지분을 소유해 2대 주주로 올라 있다.

▲ RNTS MEDIA N.V. 2015년 연차보고서. 김석기 씨의 부인이자 배우인 윤석화 씨가 10.26%지분을 소유해 2대 주주로 올라 있다.

RNTS MEDIA N.V.는 2014년 연차보고서에서 김석기 씨가 SYSK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소유권을 부인인 윤석화 씨에게 양도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SYSK라는 페이퍼 컴퍼니의 실소유주가 원래 김석기 씨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아무런 사업도 하지 않았다는 김석기 씨의 기존 해명이 거짓말이었음을 확인해주는 것이다.

▲ RNTS MEDIA N.V. 2014년 연차보고서 32쪽.

▲ RNTS MEDIA N.V. 2014년 연차보고서 32쪽.

현재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서 RNTS MEDIA N.V.의 주식 시세(4월19일 현재가)는 2.3유로다. SYSK의 RNTS 보유 지분 10.26%, 주식 수 1,175만 주의 가치는 약 2천7백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350억 원에 이른다.

김석기 씨는 지난 2013년 5월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구상했던 사업이 진행되지 않아 이룬 것이 없으며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명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음이 이번에 다시 확인 된 것이다. (관련보도1: 김석기 전 중앙종금 대표, 유령회사 6개 설립, 관련보도2:김석기, 수배중 버젓이 사업)

▲ 지난 2013년 5월 조세도피처 보도 당시 김석기 씨의 해명.

▲ 지난 2013년 5월 조세도피처 보도 당시 김석기 씨의 해명.

김 씨는 또 페이퍼 컴퍼니인 SYSK를 통해 대주주 자격으로 RNTS에 지난 2013년 166만 유로, 2014년에 177만 유로를 빌려주고 연리 7%로 이자 수입 24만 유로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의 자금여력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013년 당시 역외탈세 문제를 담당했던 국세청 국제조사과 관계자는 “김석기 씨를 포함해 페이퍼 컴퍼니 관련자들에 대해 필요한 조사를 모두 했다”면서도 “조사결과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조세도피처 보도 이후 연기활동을 중단했다가 한국에서 활동을 재개한 윤석화 씨의 해명을 듣고자 수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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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비 3억 7천 8백여만 원을 자신과 관련된 소송 비용으로 사용해 횡령과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심화진 총장의 2차 공판이 계속 연기되면서 심 총장 측이 교육부가 추진 중인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심화진 총장에 대한 첫 공판은 지난 2월 25일에 열렸는데 불과 5분 만에 끝났다. 심 총장 측이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변론을 다음 공판으로 미뤘기 때문이다. 하지만 2차 공판은 3월 24일에서 4월 6일, 5월 18, 6월 1일로 세 차례나 연기됐다. 공판 연기 사유는 변호인 교체였지만, 진짜 이유는 교육부의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 추진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 1차 공판에 출석한 뒤 나온 심화진 총장

▲ 1차 공판에 출석한 뒤 나온 심화진 총장

교육부가 추진 중인 시행령 개정안의 핵심은 ‘교직원 인사 및 학교 운영과 관련된 소송 경비와 자문료’를 교비에서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심화진 총장 뿐 아니라 수원대 이인수 총장 등 대표적인 문제 사학의 총장들이 이와 관련된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사립학교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이들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행 사립학교법 29조는 법인 회계와 교비 회계를 명백히 구분하고 있고, 특히 교비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법인의 돈이 아닌 교비로 교직원 인사와 관련된 소송비를 쓴 두 총장이 횡령과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대법원도 지난해 3월 관련 재판에서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자체로 불법 영득의 의사를 실현하는 것이 돼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교육부는 <대학교육협의회>와<여대 총장협의회 >등의 요구를 반영해 회계 운영의 합리성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사립대교수회연합회 박순준 이사장은 “법인이 사립대학의 최종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데, 인사권자가 아닌 총장이 교비로 소송비와 자문료를 쓸 수 있게 해 준다면 부당 인사와 관련된 각종 소송이 줄을 이을 것이고, 법인의 돈으로 써야 할 인사 관련 소송비를 등록금인 교비에서 지출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셈”이라며 시행령 개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학부모들 역시 학생들이 낸 등록금이 아이들의 교육에 온전하게 쓰이지 않고, 사학 재단의 비리를 옹호하거나 공익 제보자들에 대한 소송 비용으로 사용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전국 시,도교육감 협의회도 교육부가 시,도 교육청에 공식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입법 예고만으로 밀어 부치고 있다며 시행령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은 전국 사립 초,중,고등학교에도 해당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사립대학교수회연합, 교육부앞 기자회견

▲사립대학교수회연합, 교육부앞 기자회견

교육부의 시행령 개정 추진 시기와 찬반 의견 수렴 과정에도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시행령 개정안을 3월3일 입법 예고한 뒤 4월 12일 의견 수렴을 마쳤는데, 이는 정확히 20대 총선 선거 운동 기간 등과 겹쳐 있어서 국회 공백기를 틈타 사립학교법은 제쳐두고 시행령을 고치겠다는 의도가 아니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더구나 찬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도 전국 20여 개 개별 사립 대학 교수회 뿐 아니라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교수 노조 등이 반대 의견을 접수했는데도, 5개 기관, 127명의 개인이 반대했다고 집계하는 등 반대 의견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육부의 시행령 개정안이 그대로 공포되면, 지난 수년 간 쌓여온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과 수원대 이인수 총장의 비리 혐의에 대해 법원에서 제대로 따져 보지 못하거나, 최소한 이들에 대한 형량 결정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취재:현덕수
촬영:김수영
편집:윤석민

수, 2016/05/0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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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의 유출 문서에서 발견된 한국인 54명의 명단을 추가 공개한다. 새롭게 공개되는 이 명단에는 대기업 회장 및 임원부터 중견 기업과 중소기업의 대표, 박물관 관장과 교회 목사까지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망라돼 있다.

장진호 전 진로 회장, 그룹 부도 직전 조세 도피처에 페이퍼 컴퍼니 설립

장진호 전 진로 회장은 진로 창업주 장학엽 전 회장의 아들로, 불과  36살이던 1988년 진로그룹 2대 회장에 취임한 인물이다. 장 전 회장의 취임 이후 진로는 사세 확장을 거듭하며 재계 19위까지 올라갔지만 1997년 9월 외환위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부도 사태를 맞고 말았다. 진로 계열사들은 공중 분해돼 분할 매각됐고 장 전 회장은 분식 회계와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출소한 이후  장진호 전 회장은 캄보디아와 중국 등을 떠돌며 재기를 위해 여러 사업을 벌였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지난해 4월 중국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 36살의 젊은 나이에 진로그룹 회장에 취임했지만 무리한 사세 확장 끝에 부도를 맞고 횡령 등의 혐의로 유죄를 받은 뒤 해외에서 재기를 모색하다 중국에서 사망했다. 모색 폰세카 유출 문서에서 장 전 회장과 연관된 페이퍼 컴퍼니가 나왔다.

▲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 36살의 젊은 나이에 진로그룹 회장에 취임했지만 무리한 사세 확장 끝에 부도를 맞고 횡령 등의 혐의로 유죄를 받은 뒤 해외에서 재기를 모색하다 중국에서 사망했다. 모색 폰세카 유출 문서에서 장 전 회장과 연관된 페이퍼 컴퍼니가 나왔다.

뉴스타파는 모색 폰세카의 유출문서에서 장진호 전 회장과 진로 전 임원들이 연관된 페이퍼 컴퍼니 3곳을 발견했다. 세 회사는 모두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됐다. 1997년 1월 설립된 Topson Mark  Ltd.와 같은 해 2월 설립된 Felliscon Investment, 그리고 역시 같은 해 8월 설립된 Super Ray International Holdings가 그 회사들이다.

장진호 전 회장은 Topson Mark의 주주이자 이사로 등록돼 있었다. 함께 주주 및 이사로 등재돼있는 사람은 김수인, 현명철, 김태섭, 송시한, 장민호, 그리고 미국 국적의 Walter Yanghoon Kim이다.  김수인 씨는 진로인더스트리즈 부사장, 송시한 씨는 진로 인터내셔널 부사장, 현명철 씨는 진로 모스크바 지사장 출신, 김태섭 씨 진로 임직원 출신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현명철 씨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화성을 선거구에 새누리당 예비 후보로 출마했으나 최종 경선에서  패배해 본 선거에는 출마하지 못했다. Topson Mark는 2007년 11월 1일 폐쇄된 것으로 나온다.

Super Ray International Holdings의 이사로는 장진호 전 회장과 김수인 전 부사장을 비롯해 이문성, 김윤기,  Walter Yanghoon Kim이 등재돼 있다. 김윤기 씨는 진로 인더스트리즈 상무 출신으로 확인됐다.  진로 그룹과 연관된 세 번째 페이퍼 컴퍼니인 Felliscon Investment에는 김수인 진로인더스트리즈 부사장과 Walter Yanghoon Kim, 그리고 러시아사람으로 보이는 Malivanov Serguei가 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 조세도피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Topson Mark 관련 서류에 기재된 장진호 전 회장과 진로 전 임원들의 자필 서명. 이 가운데 한 명인 현명철 씨는 서명이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조세도피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Topson Mark 관련 서류에 기재된 장진호 전 회장과 진로 전 임원들의 자필 서명. 이 가운데 한 명인 현명철 씨는 서명이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조세도피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Super Ray International의 이사 명부. 이 회사를 포함해 3개의 페이퍼 컴퍼니가 진로그룹의 부도 직전 설립되었다.

▲ 조세도피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Super Ray International의 이사 명부. 이 회사를 포함해 3개의 페이퍼 컴퍼니가 진로그룹의 부도 직전 설립되었다.

진로그룹이 부도 사태를 맞은 시점은 1997년 9월이다. 장진호 전 진로 회장과 진로의 임직원들이 조세도피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던 시점은 1997년 1월과 6월, 8월이다. 부도 직전에 잇따라 세 개의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것이다. 진로그룹 회장과 핵심 임직원들이 부도 직적 조세도피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뉴스타파는 진로그룹이 부도 직전 페이퍼 컴퍼니를 잇따라 만든 이유를 묻기 위해 페이퍼 컴퍼니 세 곳과 모두 연결된 김수인 전 진로 인더스트리 부사장의 자택을 찾아가 용건과 연락처를 남겼으나 끝내 연락이 오지 않았다. 현명철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페이퍼 컴퍼니 설립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명의를 도용당했다”고 주장했다. 현명철 씨는 당시 모든 임직원들이 여권 사본을 회사에 맡겨두었기 때문에 여권 사본 사용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서류에 기재된 자필 서명 역시 본인의 서명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세 회사와 모두 연관된 Walter Yanghoon Kim에게는 회사 설립 서류에 나와있는 이메일로 질의서를 보냈으나 응답을 받지 못했다.

장진호 전 회장은 2004년 구속 상태에서 풀려난 뒤 또 다른 비자금 의혹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해외로 도피했다. 기소중지 상태였다. 장 전 회장의 진로 지분은 2004년 4월 법원이 인가한 정리계획안에 따라 전량 소각됐다. 또 그의 나머지 재산도 대부분 법원에 의해 가압류됐다. 그런데도 장 전 회장은 해외 도피 생활을 하면서도 여러 차례 거액을 들여 차명으로 사업체를 설립하는 등 ‘실패한 사업가’가 아닌 ‘회장님’으로 생활했다. 장 전 회장이 재기를 위해 쏟아 부은 막대한 자금의 출처는 어디였을까, 혹시 장 전 회장이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와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닐까.

2. 대우 그룹 관련 조세 도피처 회사도 발견

모색 폰세카 유출 자료에서는 대우 임직원들이 다수 연관된 페이퍼 컴퍼니도 발견됐다. 이 회사의 이름은 Daewoo(Latin America) Ltd., 1991년 8월 26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됐다. 이 회사의 이사직은 민병성, 권용구, 서재경, 김영중, 유영진, 서병화 씨가 차례로 역임했다. 이들은 모두 대우 파나마 현지 법인의 법인장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해당 페이퍼 컴퍼니의 이사로 등록할 당시, 자신의 주소지로 파나마 수도인 파나마시티의 주소를 기재했다. 대우 파나마 지사가 있던 곳이다. 이 페이퍼 컴퍼니는 최소한 2009년까지 존속했으며 이후 존속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는 발견되지 않았다.

파나마에 이미 대우 지사가 있는 상황에서 왜 굳이 조세도피처인 버진 아일랜드에 따로 회사를 설립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이 회사의 이사 가운데 한 명이었던 서재경 씨는 현재 청년을 위한 사회 교육 단체인 ‘아름다운 서당’의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 이사장은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형식적으로는 파나마 법인장이 페이퍼 컴퍼니의 이사로 되어 있지만 본사가 재무 라인을 통해 직접 페이퍼 컴퍼니를 관리했기 때문에 그 실체에 대해 정확히는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다만 외환 관리가 엄격하던 시절 해외 법인 사이의 원활한 자금 교환을 위해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덧붙였다. 서재경 이사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대우가 이른바 ‘세계 경영’을 위해 해외 사업에 치중하던 시절 조세도피처의 페이퍼 컴퍼니를 그룹 차원에서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Daewoo (Latin America) Ltd.의 주주 명부. 당시 파나마에 따로 지사를 두고 있었던 대우가 왜 버진 아일랜드에 따로 법인을 만들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Daewoo (Latin America) Ltd.의 주주 명부. 당시 파나마에 따로 지사를 두고 있었던 대우가 왜 버진 아일랜드에 따로 법인을 만들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3. YBM이 주주로 등재된 페이퍼 컴퍼니도…YBM “명의 도용 의심”

지난 2005년 1월 31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The Training Company Limited라는 회사의 주주 명부에서 한국의 어학 교육 전문 기업인 YBM의 이름이 나왔다. 이 회사의 주식은 모두 10만 주 발행된 것으로 나오는데 이 가운데 649주는 YBM SISA.com 이, 433주는 YBM Education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돼 있다.

이 회사의 다른 주주는 다음과 같다. Education Traing Corportaion(버진아일랜드) 43,636주, Macro Enterprises ltd.(버진 아일랜드) 43,636주, Benesse Holdings Interantional (일본)  6,842주,  Kojen Corporation(타이완) 3,743주,  Tokyo Kobetsu Shido Gakuin (일본) 535주, Sharif Toufic Ossayran (개인, 미국) 274주, Perry S, Akins (개인, 미국) 252주. 이 가운데 Benesse Holdings는 일본의 교육 전문 기업이고, Kojen Corporation과 Tokyo Kobetsu Shido Gakuin은 타이완과 일본의 영어 교육 회사다. 그리고 Sharif Toufic Ossayran과 Perry S, Akins iTEP이라는 영어 시험의 창시자다. 단 이 주주 명단은 draft, 즉 초안이라고 되어 있어 확정된 것인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다른 주주들의 명단을 보면 이 회사는 YBM이 어학 교육 사업을 위해 해외의 파트너들과 공동으로 설립한 법인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순전한 사업 목적이라면 이 회사를 왜 조세 도피처인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했는지 의문이다. YBM은 어떤 자료에도 이 회사를 공시하지 않았다.

YBM은 뉴스타파의 질의에 대해 자신들은 조세 도피처에 어떤 회사도 만들지 않았고 투자도 하지 않았다며 회사 설립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공동의 주주로 등장하는  Benesse Holdings Interantional은 YBM의 해외 거래처가 맞다며, 이 회사가 명의를 도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회사들이 YBM의 명의를 도용할 합리적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못했다.

▲ 조세도피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The training Company의 주식 배분 확인서. YBM 시사와 YBM 에듀케이션도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나와있다. YBM은 이에 대해 회사의 명의를 도용당했다고 주장했다.

▲ 조세도피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The training Company의 주식 배분 확인서. YBM 시사와 YBM 에듀케이션도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나와있다. YBM은 이에 대해 회사의 명의를 도용당했다고 주장했다.

4. 보루네오 가구 위상식 전 회장 부자도 조세도피처에

지난 2006년 7월 17일에 버진 아일랜드에 Hyesung Asia Company Ltd.라는 이름의 페이퍼 컴퍼니가 설립됐다. 이 회사의 단독 이사 및 주주로 위준용이라는 한국인이 등재됐다. 위 씨는 한국이 아닌 홍콩 주소를 거주지로 기재해 놨는데, 그는 보루네오 가구 창업자인 위상식 전 회장의 아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위 씨와 함께 2009년 3월 김진철이라는 이름의 한국인이 새롭게 페이퍼 컴퍼니의 공동 이사 및 주주로 등기됐는데, 김 씨는 의자 제조업체인 혜성산업 대표로 확인됐다. 해당 페이퍼 컴퍼니는 2012년 해산된 것으로 나타난다.

▲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HYESUNG ASIA COMPANY LIMITED의 이사와 주주

▲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HYESUNG ASIA COMPANY LIMITED의 이사와 주주

김진철 대표는 취재진에게 처남의 지인인 위준용 씨가 찾아와 홍콩 시장에서 혜성산업 제품을 프로모션 하는 에이전트 역할을 하겠다고 해서 해보라고 한 적은 있지만 그 이후 “전혀 관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인이 회사의 주주로 등기돼 있는 등의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내용이라고 답했다.

위준용 씨는 Hyesung Asia Company Ltd. 외 3개의 또 다른 페이퍼 컴퍼니의 이사나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해당 페이퍼 컴퍼니들은 다음과 같다. 버진 아일랜드에 2005년 2월 설립된 Mobila Engineering Service Co. Ltd, 2005년 7월 설립된 Water Rich Development Limited, 2014년 9월 설립된 Nice Red Ltd. 이 중 Mobila Engineering Service Co. Ltd의 경우 아버지인 위상식 전 보루네오 회장도 위 씨와 함께 공동 이사와 주주로 등재돼 있다.

위 전 회장이 1966년 설립한 보루네오 가구는 한때 국내 가구업계 1위 업체로 명성을 떨쳤지만, 무리한 해외투자로 1991년 부도를 내고 1992년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위 전 회장은 1992년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고문직을 유지하다 2003년에 고문 계약도 해지됐다.

위 전 회장이 아들과 함께 공동 이사와 주주로 등기되어 있는 페이퍼 컴퍼니인 Mobila Engineering Service Co. Ltd가 설립된 2005년은 위 전 회장이 보루네오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있던 시점인데, 이 시기에 어떤 목적으로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취재진은 위 전 회장과 아들인 위준용 씨에게 페이퍼 컴퍼니들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접촉을 시도했지만, 이들의 소재 파악이 되지 않아 연락이 닿지 않았다.

▲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Mobila Engineering Service Co. Ltd의 이사 명부

▲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Mobila Engineering Service Co. Ltd의 이사 명부


취재 : 심인보, 이유정

월, 2016/05/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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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모색 폰세카의 유출 문서에서 발견된 한국인들 54명의 명단을 추가 공개한다. 새롭게 공개되는 이 명단에는 대기업 회장 및 임원부터 중견 기업과 중소기업의 대표, 박물관 관장과 교회 목사까지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망라되어 있다.

1. 조세도피처로 간 IT 업계 유명인들

조세 도피처에 세워진 페이퍼 컴퍼니에 이사 또는 주주로 이름을 올린 기업인 중에는 IT 업계 의 유명인들도 있었다.

(1) 형원준 SAP 코리아 대표

대표적인 사람이 형원준 SAP코리아 대표다. SAP는 ‘ERP’로 잘 알려진 기업용 자원 관리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글로벌 회사다.

▲형원준 SAP 코리아 대표. 형 대표는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페이퍼 컴퍼니 두 곳에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형원준 SAP 코리아 대표. 형 대표는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페이퍼 컴퍼니 두 곳에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형 대표가 주주 겸 이사로 이름을 올린 회사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세워진 Venno Trading Limited와 Canda Group Ltd., 두 곳이다. 주주 겸 이사로 이름을 올린 시점은 모두 2003년 6월 5일. 당시는 형 대표가 공급망관리(SCM) 업체인 i2테크놀로지코리아에서 사장을 지내고 있을 때였다.

Venno Trading Limited의 주소지는 버진 아일랜드의 아카라 빌딩으로 모색 폰세카 버진 아일랜드 지점이 위치한 건물이다. 이 곳에는 수천 개의 페이퍼 컴퍼니가 등록돼 있다. 다만 이 두 회사를 설립한 사람은 형 대표가 아닌 Ye Lan이라는 중국 국적인이었다. Ye Lan은 2001년 6월 4일 Canda Group Ltd를, 일주일 후인 2001년 6월 11일 Venno Trading Limited를 설립했다.

모색 폰세카 유출 자료에 따르면 형원준 대표는 Canda Group Ltd.의 주식 5만 주를 갖고 있다가 2006년 9월 25일 Yao Ying이라는 중국 국적인에게 양도하고 이사직을 사임한 것으로 나온다. Venno Trading Limited의 경우 주식을 1주만 발행하는 전형적인 페이퍼 컴퍼니였는데 형 대표가 주주 겸 이사직을 사임했는지 여부는 서류상으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형 대표는 본인의 이름이 이사 겸 주주로 올라가 있는 페이퍼 컴퍼니의 존재에 대해 처음에는 회사 홍보팀을 통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취재진이 형 대표의 개인 이메일로 재차 확인을 요청하자 “잠시 사외이사로 ERP, SCM 관련 자문 역할을 했던 중국 고객 회사”라며 “솔루션 영업을 위해 일부 자문 지도만 하고 이사직을 사임했을 뿐 재무적 관계나 거래는 없었다”고 밝혔다.

▲ 조세도피처인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Venno Trading ltd. 이사 명부. 형원준 대표는 2003년 6월 5일 이사로 선임됐다.

▲ 조세도피처인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Venno Trading ltd. 이사 명부. 형원준 대표는 2003년 6월 5일 이사로 선임됐다.

단지 ‘사외이사’였다는 주장에 대해 취재진은 서류상으로 형 대표가 ‘1인’ 주주 겸 이사였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재차 확인을 요청했다. 형 대표는 중국의 Ye Lan 대표와 통화를 했다며 “당시 현금 출자 없이 주식은 발행했었지만 회사의 가치는 사실상 ‘zero’였고 아무런 매출, 거래도 없었으며, 주식은 주고 받았어도 가치는 없었다”며 “Ye Lan이 경쟁사와 민사소송이 발생해 만일을 위한 경영권 보호를 위해 잠시 기간 동안 회사를 믿을 수 있는 본인(형 대표) 명의로 해 두겠다고 부탁했었다”고 밝혔다.

형 대표는 “당시 회사가 가치도 없는 시작 단계라 모양새를 만들려고 신뢰할 만한 인물을 이사 등재하는 서명 정도로만 이해했었다”며 “다국적 활동을 하고 싶은 회사들이 버진 아일랜드에 지주회사를 등록하는 일은 흔한 일이었고 제 입장에서는 등록처가 어딘지는 관심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2) 장병규 본엔젤스 파트너스 대표, 안승해 중국 LetYo 대표

지난 2008년 4월 11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TECHRACT INC.라는 이름의 페이퍼 컴퍼니 관련 자료에서 한국인 2명의 이름이 발견됐다. 설립 당시 1달러 짜리 주식 4만 5천 주를 가진 단독 주주로 등재된 안승해 씨, 그리고 같은 해 11월 24일 5천 주를 신규 매입해 2대 주주로 등재된 장병규 씨가 그들이다.

▲ 조세도피처인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Techract Inc.의 주주 명부. 이 회사는 중국 소셜커머스 포털사이트인 YetYo의 지주회사로 확인됐다. 안승해 대표가 4만 5천 주, 장병규 대표가 5천 주를 소유하고 있다.

▲ 조세도피처인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Techract Inc.의 주주 명부. 이 회사는 중국 소셜커머스 포털사이트인 YetYo의 지주회사로 확인됐다. 안승해 대표가 4만 5천 주, 장병규 대표가 5천 주를 소유하고 있다.

안승해 씨는 현재 중국에서 LetYo(来优网)라는 유명 소셜커머스(공동구매) 포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사업가다. LetYo는 지난 2010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뒤 2011년 일일 평균 방문자 20만 명 이상으로 중국 메타소셜커머스 사이트 순위에서 전체 2위에 오르며 그해 1분기에만 영업수익 102만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런데 버진아일랜드에 세워진 TECRACT INC.가 바로 이 YetYo의 지주회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 안승해 Techract 대표. 안 대표는 외국인 사업자에 대한 중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조세도피처에 회사를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 안승해 Techract 대표. 안 대표는 외국인 사업자에 대한 중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조세도피처에 회사를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 안대표가 중국에서 운영하는 소셜 커머스 포털 LetYo의 홈페이지

▲ 안대표가 중국에서 운영하는 소셜 커머스 포털 LetYo의 홈페이지

안승해 대표는 이에 대해 “2008년 당시 중국에서는 인터넷 사이트를 활용한 모든 사업이 ‘미디어 사업’으로 분류돼 외국자본의 참여가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었으며, 이에 따라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IT업체와 해외 자본들이 중국의 법규 틀 내에서 사업이 가능한 투자 방식을 고안한 결과, VIE(Variable Interest Entity)라는 구조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즉 “투자자를 모을 수 있는 해외 페이퍼 컴퍼니를 지주회사로 두고 이곳에서 100% 출자한 중국 현지 법인을 만든 뒤, 중국 현지인의 이름을 빌려 또 다른 회사와 계약관계를 맺고 실제 사업을 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해외 지주회사를 조세도피처 지역에 만들어야만 했는지를 묻자 안 대표는 “당시 사업을 시작하면서 중국 청화대 박사과정 재학 시 인연을 맺은 중국인 친구들과 함께 고민을 했다. 즉 중국인들과 함께 중국 내에서 하는 사업이었기 때문에 지주회사를 한국에 둔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웠다. 또한 당시 중국 현지 변호사가 버진아일랜드가 케이먼제도나 홍콩 등지보다는 페이퍼 컴퍼니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각종 비용이 가장 저렴하고, 향후 사업이 잘 됐을 때 나스닥 등에 상장을 하게 될 경우에도 유리한 점이 많다고 조언함에 따라 이를 그대로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TECHRACT INC.의 2대 주주인 장병규 씨는 현재 벤처 창업에 대한 컨설팅과 투자를 자문하는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의 대표이다. 뉴스타파는 장 대표 측에 조세도피처에 설립된 TECHRACT INC.의 주식 5천 주를 보유하게 된 경위를 물었다.

▲ 조세 도피처 회사 설립 서류 가운데서 발견된 장병규 대표의 여권

▲ 조세 도피처 회사 설립 서류 가운데서 발견된 장병규 대표의 여권

장 대표는 “안승해 대표와는 90년대 말 국내에서 IT 벤처 사업을 하던 당시 선후배로 친분이 있던 사이로, 안 대표가 중국에서 사업을 한다고 하자 ‘엔젤투자’(창업하는 벤처기업에 필요하는 자금을 대고 주식으로 그 대가를 받는 투자 형태로, 투자한 기업이 성공적으로 성장해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실패할 경우 투자액의 대부분이 손실로 확정됨) 형식으로 주주로 참여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2008년 첫 투자 당시 관련 법규에 따라 ‘해외직접투자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이 신고서에 따라 매년 종합소득세 산정 기간이 되면 국세청이 주식변동분을 반영한 세액을 매기고 있다”면서 해당 투자가 탈세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2. 자원개발 공시로 주가 폭등.. 부장판사 출신 수퍼 개미 배후에 조세 도피처?

2007년 4월 말 코스닥 상장업체인 대한뉴팜이 카자흐스탄의 유전을 개발한다는 소문이 퍼진다. 주가는 불과 10여일 만에 두 배 이상 뛰어올랐다. 그리고 5월 8일, 대한뉴팜은 카자흐스탄의 유전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를 공시한다. 이 유상증자에서 가장 큰 지분을 확보한 사람은 조연호 씨, 조 씨는 특수 관계인 1명과 함께 무려 126억 원을 투자해 13.22%의 지분을 확보한다. 주당 인수금액은 8,100원, 유상 증자 이후 주가는 2만원을 돌파한다. 조연호 씨는 부장 판사 출신의 변호사로 당시 개인 투자가로 활동하고 있었다. 일종의 ‘수퍼 개미’인 셈이다.

▲ 2007년 5월, 대한뉴팜의 유전개발과 관련한 급등소식과 유상증자를 전한 기사의 헤드라인. 유상증자에는 개인 투자가였던 부장판사 출신 조연호 변호사가 참여했다. 모색 폰세카의 유출문서에서는 조 변호사와 카자흐스탄이 연관된 페이퍼 컴퍼니가 발견됐다.

▲ 2007년 5월, 대한뉴팜의 유전개발과 관련한 급등소식과 유상증자를 전한 기사의 헤드라인. 유상증자에는 개인 투자가였던 부장판사 출신 조연호 변호사가 참여했다. 모색 폰세카의 유출문서에서는 조 변호사와 카자흐스탄이 연관된 페이퍼 컴퍼니가 발견됐다.

그런데 모색 폰세카의 유출 문서에서 조연호 변호사와 관련된 페이퍼 컴퍼니가 세 곳이나 발견됐다. 이 세 회사들의 다른 주주는 주소지가 카자흐스탄으로 되어 있다. 세 곳 가운데 두 곳은 대한뉴팜의 카자흐스탄 유전 개발설이 돌기 직전에, 그리고 한 곳은 유상증자 직후에 설립된 회사다.

첫 번째 회사는 Cody Star Investment Ltd.이다. 이 회사는 2007년 1월 2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됐다. 이 회사의 주주는 조연호 변호사와 장민석 씨, 전광수씨, 라혜정씨다. 장민석 씨와 전광수 씨는 주소가 카자흐스탄으로 되어 있다. 라혜정 씨의 경우 주소는 한국으로 되어있지만 장민석 씨의 아내인 것으로 확인됐다. 라혜정 씨 역시 2007년 5월 8일 있었던 대한뉴팜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두 번째 회사는 Galaxy Pearl Inestment Ltd.이다. 2007년 3월 13일 역시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됐다. 주주는 조연호 변호사와 장민석 씨다.

세 번째 회사는 Crown Rise Investment Ltd.이다. 이 회사는 유상증자 두 달 뒤인 2007년 7월 13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됐다. 이 회사의 주주 역시 조연호 변호사와 장민석 씨로 되어 있다.  2012년에는 윤순석이라는 사람이 새로운 주주로 등장해 장민석 씨와 50대 50으로 주식을 소유하게 된다.

▲ 2007년 5월 대한뉴팜 유상증자에 참여한 조연호 변호사와 카자흐스탄에 있던 그의 지인이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의 설립 확인증. 당시 카자흐스탄 유전 개발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한뉴팜의 주가는 급등했다.

▲ 2007년 5월 대한뉴팜 유상증자에 참여한 조연호 변호사와 카자흐스탄에 있던 그의 지인이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의 설립 확인증. 당시 카자흐스탄 유전 개발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한뉴팜의 주가는 급등했다.

카자흐스탄의 유전개발로 주가가 급등한 회사의 유상증자에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한 조연호 변호사가 유전개발설이 나돌기 몇 달 전에 카자흐스탄에 있는 사람과 함께 조세도피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대한뉴팜의 유전 개발 소식을 미리 입수하고 투자하기 전 자금 은닉이나 탈세를 할 수 있는 구조를 미리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닐까? 이 페이퍼 컴퍼니는  대한뉴팜과는 무관한 것일까?

조연호 변호사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카자흐스탄에 있던 지인 장민석 씨의 제안으로 새로운 사업을 하기 위해 조세 도피처에 법인을 설립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실제로 사용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대한뉴팜의 카자흐스탄 유전 개발이나 유상 증자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공시된 자료를 통해 확인한 결과, 조 변호사는 대한뉴팜의 주가가 떨어진 뒤에야 지분을 매각해 시세 차익을 올리지는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3. 자원개발하겠다면서 왜 페이퍼 컴퍼니?

코스닥 상장업체인 아큐픽스의 최대주주 이상엽 씨는 호주 국적의 한국인 허재원 씨와 함께 2010년 7월 29일 Openblue co.,Ltd.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회사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등록됐고 설립 시점에서 주식 5천 주를 발행해 이 씨가 2,500주, 또 다른 주주 유순열 씨가 나머지 2,500주를 갖게 됐다.

이들 세 사람은 원래 자원개발 사업에 종사하던 인물들이다. 세 사람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단서는 유순열 씨가 2008년경 한국에 설립한 원자재 수출입 업체 ‘오픈블루’에서 발견됐다. 세 사람이 설립에 관여한 페이퍼 컴퍼니와 이름이 같은 이 회사에는 설립 시점부터 이상엽 씨가 감사로, 허재원 씨가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었다. 세 사람이 조세도피처에 만든 Openblue co.,Ltd.가 수천 개의 페이퍼 컴퍼니가 등록된 ‘아카라 빌딩’에 주소를 둔 전형적인 페이퍼 컴퍼니임을 고려해 볼 때, 세 사람은 이 회사를 자원 사업 과정에서 세금 회피 등 특정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 Openblue co.,Ltd.의 회사 설립 증명서. 설립 시점부터 세 사람의 이름이 이사와 주주로 등재되어 있다.

▲ Openblue co.,Ltd.의 회사 설립 증명서. 설립 시점부터 세 사람의 이름이 이사와 주주로 등재되어 있다.

이상엽 씨는 2015년 7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아큐픽스의 주식을 대량 매입해 최대주주이자 경영지배인이 됐다. 원래 세화엠피에서 자원사업본부장을 지내는 등 이 분야 잔뼈가 굵은 이 씨는 유순열 씨를 사내이사로 불러들였다.  본업이 통신 장비 및 영상기기 제조업이었던  아큐픽스는 이 시점을 전후해  자원 수출입 업체로 주력 업종을 바꿨고, 올해 1월에는 인도네시아 유연탄을 중국에 공급하는 3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공시했다.

이상엽 씨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MB 정부 당시 자원 사업 붐이 일었을 때 해외 자원 사업을 잘 아는 동료들의 제안으로 회사를 만들었다”며, “이 회사를 이용해 특별히 진행한 사업은 없었고, 중간에 조세도피처 회사에 이사로 이름을 올려두고 있는 것이 추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유 씨와 함께 2012년 이름을 뺐다”고 설명했다.

4. 조세 도피처로 간 중소기업들

모색 폰세카 유출 문서에 등장하는 한국인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기업인들이었다. 뉴스타파가 앞서 보도한 아모레 퍼시픽과 포스코, 진로, 대우 등 대기업 뿐 아니라 직원 수가 수십 명 단위이거나 10명 이내인 중소기업의 대표들도 많았다.

(1) 이앤텍은 전자 부품 제조 업체로 한때 코스닥 상장 업체였다. 이앤텍 홍상민 대표의 아들 홍재찬 씨는 2005년 3월 30일 버진 아일랜드에 Stanwell Capital Ltd.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발행 주식은 단 2주였으며 홍재찬 씨와 그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홍진이 씨가 1주씩 소유했다. 홍재찬 씨는 또 2005년 5월 15일 Zephus Global Ltd.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이 회사의 주주로 앞서 만든 페이퍼 컴퍼니 Stanwell Capital Ltd.를 등록했다. 한 명 뿐인 이사는 홍재찬 씨였다. 이앤텍은 2005년 4월 14일 유상 증자를 했으며, 2008년 6월에는 홍상민 회장 일가의 지분 전량을 매도하고 경영권을 넘기게 된다. 이후 이앤텍은 본업과 무관한 금광 개발 이슈로 주가가 폭등했다가 2010년 상장이 폐지됐다. 버진 아일랜드의 페이퍼 컴퍼니가 유상 증자와 연관이 있는지, 혹은 이후 진행된 회사의 부실화 과정과 연관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2) 제지 원료 공급 업체인 에너셀의 박영욱 대표는 1998년 1월 2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Westwood Rich Finance Ltd.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뉴스타파는 에너셀 사무실에 찾아가 면담을 요청했으나 박 대표를 만나지 못했고, 추후 연락을 부탁했으나 연락이 오지 않았다.

(3) 의약품 수입 업체인 홍성 파마캠 송재현 대표는 2006년 6월 21일 조세도피처인 세이쉘에 Shin Hwa International co., Ltd.를 설립했다. 뉴스타파는 두 차례에 걸쳐 홍성 파마캠에 연락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4) 완구 제작업체인 블리츠웨이의 최승원 대표는 2011년 6월 2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Welltech Link Ltd.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최 대표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중국 회사와의 거래를 위해 홍콩에 회사를 설립하려고 했지만 버진 아일랜드에 회사를 만드는 게 세금 관계상 더 유리하다는 컨설턴트의 조언에 따라 버진 아일랜드에 회사를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 회사의 계좌로는 1년에 한 두 차례 밖에 거래를 하지 않았고 2013년 뉴스타파 보도 이후 회사를 폐쇄했다고 덧붙였다.

(5) 앨범 제작 업체인 산수실업 김희원 대표는 2008년 1월 2일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Fame Plus Trading Ltd.라는 페이퍼 컴퍼니의 이사와 주주로 등재돼 있다. 김 대표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유럽에 제품을 수출하는데, 바이어 요청에 따라 홍콩에 회사를 설립하면서 페이퍼 컴퍼니도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앨범이 사양 산업이다 보니 주문이 없어 페이퍼 컴퍼니를 통한 거래는 없었다고 밝혔다.

(6) 액세서리 수출 업체인 금보무역과 그 중국 현지 법인인 미보공예품유한공사의 전완식 대표는 2007년 11월 16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Mibo Industrial co., Ltd.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전 대표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7) 카지노 게임기 제작업체인 윈드폴스의 심보현 대표는 2007년 9월 5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Karry Sign Ltd.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2007년 11월 21일에는 회사 이름을 Redbox Holdings (HK) co., Ltd.로 변경했으며 본인과 미국 국적으로 보이는 김훈 다니엘,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Tsang Yan, 이렇게 세 사람을 이사로 올렸다. 이 회사는 320만 주의 주식을 발행한 것으로 나온다. 뉴스타파는 윈드폴스에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심 대표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8) 대구에 위치한 철강 수입업체 세한상사의 박희민 대표는 2009년 5월 13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Waywide Industrial co., Ltd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주식 5만 주를 발행했으며 박 대표가 100%를 소유하고 있었다. 박 대표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전시 및 행사 대행업체인 씨웨이브의 김남훈 대표는  조세도피처 세이셸(Seychelles)에 설립된 Kinlogy Trading  Ltd.라는 회사의 지분을 49%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2012년 9월 27일 Hui Keen Hoe라는 싱가폴인이 설립했으며, 김 대표는 2013년 6월 27일부터 지분을 소유한 이사로 등록됐다. 김 대표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9) 해운업체 예담해운의 대표 인후기 씨는 2010년 7월 5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Supergold Shipping limited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인후기 씨는 “외국 선주들과 용선 계약을 할 때 조세도피처에 등록된 법인을 이용해줄 것을 상대 선주들이 요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만든 것”이라며 “이후 여러 상황들로 인해 그 회사를 통한 용선 계약은 한 건도 하지 않았고, 결국 등록 갱신을 하지 않아 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15년 5월 4일 등록 해지됐다.

(10) 전남 나주 소재 오리가공품 생산업체 신촌자연오리의 지배인 강우식 씨는 2012년 8월 9일 Shinny Ocean Ltd.라는 회사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한 뒤 단독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의 주식 5만 주 중 2만 9천 주를 가지고 있었던 대주주는 신촌자연오리의 대표이사 곽재운 씨였고, 나머지 7천 주씩을 한국인 임부택, 이호인, 김광일 세 사람이 나누어 가졌다. 이듬해 4월 10일, 한국의 소규모 투자업체 KCB 인베스트먼트의 이민희 씨가 이 회사의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이 페이퍼 컴퍼니는 2013년 11월 25일 해산됐다. KCB 인베스트먼트도 2014년 초 폐업했다. 취재진은 페이퍼 컴퍼니 설립 이유를 듣기 위해 신촌자연오리 관계자에게 연락해 곽재운 대표의 회신을 약속받았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

(11) 2006년부터 2008년 사이 자동차 부품회사 대산이엔씨의 4대 주주였던 구종엽 씨는 2008년 7월 29일, 두 명의 중국인과 함께 조세도피처 세이셸에 GMC International Inc.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구 씨는 주식을 3주 발행해 중국인 공동 이사들과 한 주씩 나눠가졌다. 구 씨가 대산 이엔씨의 주식을 매각한 시점과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시점이 일치했다. GMC International Inc.는 2015년 초 청산됐다. 취재진은 구 씨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소재를 찾을 수 없었다.

(12) 중견 해운중개업체 네오스타 코퍼레이션 박수열 사장은 2002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Neostar Shipping Company Limited를 만들었다. 주식은 1주 발행한 것으로 나온다. 또 2006년 역시 버진 아일랜드에 World Tankers Co., Ltd.를 설립했다. 발행 주식은 10,000주. 두 회사 모두 수천 개의 페이퍼 컴퍼니가 등록돼 있는 BVI 아카라 빌딩을 주소지로 하고 있다. 두 페이퍼 컴퍼니의 단일 주주와 이사이던 박 사장은 이사직을 2010년 모두 캐나다 국적의 부인 박정아 씨에게 넘긴다. 또 두 회사의 주주 자리는 딸로 보이는 캐나다 국적의 90년 생 세리아 박(Seria Bag)에게 2011년 6월 동시에 양도한 것으로 나온다. 박 사장이 Neostar Shipping Company Limited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한 2002년은 박 사장의 부인과 딸이 캐나다에 이민을 간 해로 알려졌다.

5. 그 밖의 개인들 : 박물관 관장과 목사, 전직 금융인

한혜주 화정 박물관 관장은 2008년 9월 5일 파나마에 설립된 페이퍼 컴퍼니 Lenord Global Inc.의 대리인(Attorney-in-fact)으로 나타난다. 한 관장은 제약업체인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창립자인 고 한광호 회장의 딸이다. 한 관장은 대리인으로서 Lenord Global Inc.의 자산 취득, 처분 및 거래 활동 등에 대한 권한을 위임 받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 페이퍼 컴퍼니 운용에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미술 거래상들의 은밀한 거래에 조세 도피처가 이용됐다고 폭로했다. 부유층들이 유명 작가들의 고가 작품을 구매하는데 모색 폰세카를 통해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국내에서도 대기업 일가의 불법 비자금 수사 과정에서 미술품이 비자금 은닉이나 탈세 등의 용도로 악용된 사례가 드러난 바 있다. 취재진은 한 관장과 연관된  페이퍼 컴퍼니가 혹시 이런 용도로 쓰인 건 아닌지에 대한 의혹에 대해 설명을 듣기 위해 한 관장 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비서로부터 내용을 전달했다는 소식만 듣고 이후 답변은 받지 못 했다.

추상현 울산중부교회 목사는 2008년 6월 3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Titus-Justus Ltd.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주주는 추 목사를 포함해  권대윤 씨, 김광일 씨 등 세 명이다. 이 회사가 발행한 주식 1만 주 가운데 추 목사가 7,500주를, 권대윤 씨가 2,500주를, 그리고 김광일 씨가 500주를 소유하고 있다. 추 목사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해당 회사는 페이퍼 컴퍼니가 아니라 실제로 IT 분야의 사업을 하는 회사이며, 교회 신자가 회사의 수익금을 노인 사역에 기부한다고 해서 회사 설립에 동의했다”고 해명했다. 추 목사는 회사 운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왜 회사를 조세 도피처에 설립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답변했다.

캐나다로얄은행 한국 본부장을 지낸 김창남 씨는 2009년 5월 7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Ultra Goal International Ltd.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2주의 주식을 발행했는데 김 씨와 김혜경이라는 인물이 각각 한 주씩을 나눠 가졌다. 주소지가 같고 연령대가 비슷한 두 사람은 부부 사이로 추정되나, 김혜경 씨의 국적은 캐나다로 되어 있다. 취재진은 두 사람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소재를 찾을 수 없었다. Ultra Goal International Ltd.는 모색 폰세카 자료가 유출된 2015년까지 살아있는 것으로 나왔다.

뉴스타파 ‘조세도피처의 한국인들 2016’ 6차 명단 공개 대상자

 

이름

신원

관련 조세도피처 회사 이름

1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

Topson Mark, Super Ray International holdings (버진 아일랜드)

2

김수인

전) 진로 인더스트리 부사장

Topson Mark, Super Ray International holdings, Felliscon Investment (버진 아일랜드)

3

현명철

전) 진로 모스크바 지사장, 20대 총선 새누리당 예비후보

Topson Mark (버진 아일랜드)

4

김태섭

전) 진로 임직원

Topson Mark (버진 아일랜드)

5

송시한

전) 진로 인터내셔널 부사장

Topson Mark (버진 아일랜드)

6

장민호

 

Topson Mark (버진 아일랜드)

7

김윤기

전)진로 인더스트리 상무

Super Ray International holdings (버진 아일랜드)

8

이문성

 

Super Ray International holdings (버진 아일랜드)

9

민병성

전)대우 파나마 지사장

Deawoo(Latin America) Ltd (버진 아일랜드)

10

권용구

전)대우그룹 부사장

Deawoo(Latin America) Ltd (버진 아일랜드)

11

서재경

전) 대우증권 사장

Deawoo(Latin America) Ltd (버진 아일랜드)

12

김영중

전) 대우 파나마 지사장

Deawoo(Latin America) Ltd (버진 아일랜드)

13

유영진

전) 대우 파나마 지사장

Deawoo(Latin America) Ltd (버진 아일랜드)

14

서병화

전) 대우 인터내셔널 수단 법인장

Deawoo(Latin America) Ltd (버진 아일랜드)

15

YBM

어학 교육 전문 기업

The Training Company Limited(버진 아일랜드)

16

위상식

보루네오 가구 창업자

Mobila Engineering Service Co (버진 아일랜드)

16

위준용

보루네오 가구 창업자 아들

Hyesung Asia Company, Mobila Engineering Service Co., Water Rich Development, Nice Red (버진 아일랜드)

17

김진철

혜성산업 대표

Hyesung Asia Company (버진 아일랜드)

18

형원준

SAP 코리아 대표

Venno Trading , Canda Group (버진 아일랜드)

19

장병규

20

안승해

21

조연호

변호사, 개인투자자

Cody Star Investment, Galaxy Pearl Ivestment, Crown Rise Investment (버진 아일랜드)

22

장민석

카자흐스탄 거주자

Cody Star Investment, Galaxy Pearl Ivestment, Crown Rise Investment (버진 아일랜드)

23

라혜정

카자흐스탄 거주자

Cody Star Investment (버진 아일랜드)

24

전광수

카자흐스탄 거주자

Cody Star Investment (버진 아일랜드)

25

윤순석

 

Crown Rise Investment (버진 아일랜드)

26

홍재찬

전) 이엔택 대표 아들

Stanwell Capital, Zephus Global (버진 아일랜드)

27

홍진이

 

Stanwell Capital (버진 아일랜드)

28

박영욱

에너셀 대표

Westwood Rich Finance (버진 아일랜드)

29

송재현

홍성파마캠 대표

Shin Hwa International Co. (세이쉘)

30

최승원

블리츠웨이 대표

Welltech Link (버진 아일랜드)

31

김희원

산수실업 대표

Fame Plus Trading Ltd (버진 아일랜드)

32

전완식

금보무역 대표

Mibo Industrial co (버진 아일랜드)

33

심보현

윈드폴스 대표

Karry Sign, Redbox Holdings (HK) co. (버진 아일랜드)

34

박희민

세한상사 대표

Waywide Industrial.co. (버진 아일랜드)

35

김남훈

씨웨이브 대표

Kinlogy Trading (버진 아일랜드)

36

이상엽

아큐픽스 최대주주, 전 경영지배인

Openblue co.,Ltd, NEnT Co., Ltd. (버진 아일랜드)

37

유순열

아큐픽스 사내이사

Openblue co.,Ltd, NEnT Co., Ltd. (버진 아일랜드)

38

허재원

전) 오픈블루 이사

Openblue co.,Ltd, NEnT Co., Ltd. (버진 아일랜드)

39

구종엽

전) 대산이엔씨 4대 주주

GMC international Inc. (세이셸)

40

김창남

전) 캐나다로열은행 한국본부장

Ultra goal international Ltd. (버진 아일랜드)

41

김혜경

김창남 씨 부인 (추정)

Ultra Goal international Ltd. (버진 아일랜드)

42

한혜주

화정박물관 관장

Lenord Global Inc (파나마)

43

추상현

울산 중부교회 목사

Titius-Justus Ltd (버진 아일랜드)

44

권대윤

 

Titius-Justus Ltd (버진 아일랜드)

45

김광일A

 

Titius-Justus Ltd (버진 아일랜드)

46

강우식

신촌자연오리 지배인, 전) KCB 인베스트먼트 사내이사

Shinny Ocean Ltd. (버진 아일랜드)

47

곽재운

신촌자연오리 대표이사

Shinny Ocean Ltd. (버진 아일랜드)

48

이민희

전) KC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Shinny Ocean Ltd. (버진 아일랜드)

49

임부택

 

Shinny Ocean Ltd. (버진 아일랜드)

50

이호인

 

Shinny Ocean Ltd. (버진 아일랜드)

51

김광일B

 

Shinny Ocean Ltd. (버진 아일랜드)

52

박수열

네오스타 코퍼레이션 대표

Neostar Shipping Company Limited, World Tankers Co., Ltd.(버진 아일랜드)

53

박정아

박수열 대표의 부인

Neostar Shipping Company Limited, World Tankers Co., Ltd.(버진 아일랜드)

54

세리아 박

박수열의 대표의 딸(추정)

Neostar Shipping Company Limited, World Tankers Co., Ltd.(버진 아일랜드)


취재: 김성수, 심인보, 조현미, 이유정, 정재원

월, 2016/05/0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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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생활가전 부문 주요 부품 협력사들의 모임인 ‘협성회’를 통해 납품단가를 인하하라고 요구했다는 폭로가 나온 지 하루만에 당시 협성회 모임에 참석했던 전 삼성전자 구매팀 직원이 그런 사실이 있다고 시인했다. 이는 주요 부품 협력사들과 원가절감 방안을 협의했을뿐 200억 원의 협력기금 조성이나 납품단가 인하 요구 등은 하지 않았다는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현재 삼성전자를 떠나 타 회사로 이직한 전 삼성전자 구매팀 000씨는 11일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2014년 9월 삼성전자 구매팀의 김00 전무와 고00 상무가 삼성전자 생활가전 부문의 주요 협력사 모임인 ‘협성회’와 식사를 했던 자리를 기억한다며 당시 생활가전 부문의 적자 누적이 심해서 납품단가 인하를 협력사들에게 좀 무리하게 요구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매년 (납품단가 인하 요구는)하는데 그렇게 액수를 정해 놓고 하는 것은 특이한 경우였다. 생활가전부문의 누적적자가 심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는 그러나 당시 삼성전자가 협력사들에게 요구한 납품단가 인하 총액이 200억 원이었는지, 정확한 액수는 자신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협력사들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 요구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해마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갑을 관계가 얼마나 일상화됐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16051101_01

그는 또 대기업들이 협력사들에게 말하는 ‘원가절감’이 곧 ‘납품단가 인하’라며 대기업에서는 ‘납품단가 인하’라는 말은 하도급법 위반의 소지가 있어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삼성전자는 어제(10일)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해 “‘협성회’를 통해 원가절감 방안을 논의했을뿐 납품단가 인하 요구 등은 없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오늘(11일) 논평을 내고 뉴스타파의 보도(삼성전자 협성회 긴급 모임… “각사별로 협조하실 금액은…”)를 통해 ‘삼성전자의 갑질 의혹’이 제기됐다며 삼성전자의 하도급법 위반 혐의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즉각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 2016/05/1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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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성회. 삼성전자 생활가전부문의 주요 협력업체 모임이다. 20여 개의 업체가 가입돼 있다. 삼성전자 협력업체들의 모임은 협성회 이외에도 여러 단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목은 협력사 간의 우호 협력, 삼성전자와의 긴밀한 소통 등을 통한 각종 사업 협의다. 88년부터 27년 동안 삼성전자의 냉장고, 에어컨 등의 컴프레샤에 핵심부품을 납품해온 태정산업의 권광남 회장도 협성회의 오랜 멤버였다. 2014년 9월, 그는 협성회 회장단이 보낸 문자를 받았다.

협성회 생활가전사업부 회원사 긴급 현안사항이 있어 아래와 같이 회의를 공지하오니... 회의종료후 (삼성전자 구매팀)김00전무님,  고00상무님과 만찬이 있을 예정입니다.

긴급한 현안 사항이란 무엇이었을까? 권 회장의 말이다.

200억, 그날 구두로 (협성회) 김00 회장이 했죠. 200억을 모아서 삼성에 지원해 드려야된다. 그거를 삼성에서 요청을 받았다…저도 이런 얘기는 처음 들어가지고요. 이 얘기가 성토장이 됐습니다. 그 저녁 식사 그때까지. 삼성전자는 (저녁식사에는) 참여 안 했습니다. (협성회) 김00회장이 200억 모아서 삼성전자의 어려움을 좀 도와줘야 된다. 자기 뜻이 아니고 삼성전자가 자기를 시켜서 이렇게 이야기 하는데 여기 회원사들이 좀 이해해 주시고 들어주시면 고맙겠다고. 자기 괴롭다 이런 이야길 전달하는 것 자체가 괴롭다.

권 회장은 그 날 협성회의 저녁식사 자리가 삼성전자의 성토장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녁식사 이후 삼성전자 구매팀 임직원들이 등장하자 협력업체 대표이사들은 모두 입을 닫았다고 한다. 나중에 문제가 될 게 두려웠는지 삼성전자 임원도 200억 원을 모은다는 얘기나 납품단가 인하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모임 뒤 협성회 회장단이 보내 온 문자에는 권 회장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내용들이 있었다.

추석 연휴 잘 쉬셨는지요?전번 삼성과 협의한 협조사항에 대하여 오늘까지 답을 주어야 하는 사항입니다. 모든 협력사가 작금의 사항이 어렵고 힘들겠지만 생활가전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협력사 여러분의 용단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대표님(권 회장을 지칭)의 각별한 협조 부탁드립니다.
-2014. 9. 13 삼성전자 협성회 회장단이 권광남 회장에게 보낸 문자


“어렵고 힘들겠지만. . . 용단이 필요하다”. 이것은 결국 권 회장의 말처럼 돈을 내거나 납품단가를 낮춰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런데 같은 날 협성회 회장단은 또 한 통의 문자를 보낸다.

대표님! 각사별로 협조하실 금액은 올해 연말까지이므로 참고바랍니다. 내년부터는 원복합니다.

권 회장은 이 문자의 내용은 결국 각 사 별로 협조할 금액, 즉 삼성전자 납품단가 인하 금액을 알아서 적어내면 다음해부터는 원상회복시켜주겠다는 뜻이라고 취재진에게 설명했다.

결국은 그 돈을 (20여개사가) 10억 씩을 단가에서 깐 거에요, 납품가에서. 그때가 9월이었으니 연말 원가절감 실적을 하겠다고 200억을 갹출하라는 말을 (삼성전자)구매팀에서 협성회 부회장한테 한 거에요. 그리고 방법은 지금 (연말까지) 3개월 남았으니 3개월 동안에 10억을 분할해 까고 (나중에 납품가는) 원복을 시켜준다.

결국 삼성전자가 생활가전 부품 납품업체들에게 납품단가를 200억 원 정도 인하하라고 요구했다는 게 권 회장의 설명이었다.그러나 권 회장은 삼성전자의 요구에 응할 수 없었다. 회사가 법정관리인가를 신청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권 회장이 계속 확답을 하지 않자 협성회 부회장은 삼성전자 구매팀 고 모 상무에게 권 회장이 직접 답을 하라며 구매팀 고 상무가 자신에게 보낸 메일을 권 회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부회장님
다름이 아니라 지난번 협력사 모임 이후 아직도 회신이 없는 협력사에 대하여 다시 한번 저에게 회신을 줄 수 있도록 전달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미회신 협력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의사결정은 반드시 받아야 하니 부회장님께서 힘써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4. 9. 24
삼성전자 구매팀 상무가 협성회 부회장에게 보낸 문자


결국 권회장은 직접 삼성전자 상무에게 문자를 보냈다. 법정관리중인 회사라 요구에 응하기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태정산업 권광남입니다. 직접 찾아뵙고 말씀드려야 옳으나 이렇게 글월로 올리는 것 이해바랍니다.
저는 올해 법정관리에 들어가 이제 인가절차를 거치고 있습니다. . . 여러가지 일들을 법원판사님께 통제를 받다보니 삼성의 협조사항에 대책을 세우지 못했읍니다. 상무님 올해는 제가 운신할수 있는 폭이 거의 없습니다. 우선 회생인가를 받고 내년에는 삼성의 도움이 되는 협력업체로 거듭 나도록 하겠습니다. 죄송스런 마음 그지 없습니다. 너그럽게 용서 바랍니다.
-2014. 9. 24
권 회장이 삼성전자 구매팀 상무에게 보낸 문자


그러나 삼성전자에서 회신은 없었다. 만약 삼성전자의 상무가 협력업체 사장에게 200억 조성 등에 대해 회신했다면 그것 자체가 하도급법 위반 사실을 자인하는 법적 증거가 될 수 있다. 참여연대 김남근 변호사는 “하도급 업체들에게 일정한 기금을 만들도록 하고 그 기금만큼을 하도급 대금에서 공제하는 경우든, 또는 사실상 일방적 요구에 의해서 부당하게 납품단가를 인하하게 됐을 경우든, 두 경우 모두 사실이라면 하도급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삼성전자의 입장을 들으려 했으니 삼성전자는 대면이나 전화 인터뷰를 거절하고 서면인터뷰만 하겠다고 고집했다. 삼성전자는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서면을 통해 협성회 회원사들에게 협조기금을 요청한 사실이 없으며 이를 요구하는 행위는 있을 없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들은 협성회와 원가경쟁력 제고방안을 논의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모임을 주도했던 협성회 부회장도 삼성전자와 비슷한 대답을 했다. 원가절감만 논의했을뿐 구체적 금액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직접 보낸 문자 가운데 “여러분의 용단이 필요한 시점이다”라는 내용이 어떤 배경에서 나온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해명을 하지 못했다. 또 금액에 대한 논의는 결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협성회 회원사들에게 보낸 문자에는 “각사 별로 협조하실 금액은 올해 연말까지이므로…”라고 적시돼 있었다.

당시 협성회를 통한 삼성전자의 협조요청에 대해 법정관리 중이기 때문에 힘들다고 답변했던 태정산업은 이듬해인 2015년, 협성회에서 제명됐다는 통보를 삼성전자 측으로부터 직접 전달받았다. 2015년 삼성전자 수주물량도 큰 폭으로 줄어 매출이 전년대비 65% 수준으로 급감했다. 직원 400명 규모의 이 회사는 중국 2곳과 광주 한 곳 등, 모두 3개 군데 공장을 가동했으나 최근 삼성전자 납품이 어려워지면서 공장가동을 중단했다. 삼성전자는 태정산업이 법정관리 중이라 거래중단 사유가 발생했고, 태정산업이 제명된 것은 협성회 운영기준에 의한 것일뿐이라고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서면으로 답했다.


취재:최경영, 정재원
촬영:정형민
편집:박서영
C. G:정동우

화, 2016/05/1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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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페이퍼스’통해 포스코의 유령회사 인수 사실 확인

뉴스타파는 모색 폰세카 유출자료 분석을 통해, 2011년 2월 포스코가 인수한 해외 기업 두 곳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문제의 기업은 영국 법인인 ‘EPC 에쿼티스’와 ‘Santos cmi 컨스트럭션 트레이딩’. 모두 에콰도르 기업인 산토스 cmi의 관계회사다. 두 기업은 2009년 이후 지금까지 영국 국세청에 자산이나 현금 흐름이 전혀 없다고 신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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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은 이 두 기업을 포함한 산토스 cmi의 관계 회사 10여 개를 인수하면서, 남미 시장 진출 교두보 확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지주회사인 산토스 씨엠아이의 연간 매출액이 2000억 원에 달하며, 에콰도르 최대 엔지니어링 회사”라는 설명이었다.

포스코의 주장은 과연 사실일까.

뉴스타파는 산토스 cmi가 에콰도르 금융당국에 신고한 경영보고 자료를 입수, 포스코의 주장이 사실인지를 검증했다. 입수한 문서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산토스 cmi가 신고한 경영성과 보고서. 문서에는 산토스 cmi 대표의 서명이 들어 있다.

2016051001_02

신고서류에 따르면, 산토스 cmi는 2009년 3300여만 달러(약 360억 원), 2010년엔 4,04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포스코가 주장한 매출액 1920억 원의 5분의 1 수준. 신고 서류 어디에도 산토스 cmi가 연간 2000억 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었다. 포스코가 인수 금액 결정에 가장 중요한 근거인 기업 실적을 5배 가량 뻥튀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게다가 포스코가 산토스 cmi를 인수한 2011년에 산토스 cmi는 수백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인 김경율 회계사는 “문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일종의 사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포스코, 에콰도르 기업 실적 5배 부풀려 고가에 인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11년 포스코 인수 당시 산토스 cmi는 부실 공사 문제로 에콰도르 내에서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다. 60만 달러에 수주한 한 정유공장 보수공사에서 대형 부실이 발생한 것. 에콰도르 언론들은 발주기업이 “해당 시설이 붕괴 직전에 있고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고 항의하고 있다는 등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었다. 포스코가 산토스 cmi 인수를 결정하기 불과 3개월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포스코는 인수를 강행했다.

1000억 원 가까운 규모의 대형 인수 합병이었는데도, 불과 두 달만에 인수작업이 마무리됐다는 사실도 의문을 남긴다. 인수 당시 산토스 cmi측 법률대리인이었던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에서 유출된 이메일 등에 따르면, 산토스 cmi는 2010년 12월 모색 폰세카에 지분 매각 업무를 처음 의뢰했다. 그리고 불과 두 달만인 2011년 1월 모든 인수 작업이 마무리됐다. 모색 폰세카 유출 이메일에는 “급한 요청, 관련 서류를 빨리 보내라” 같은 문구가 곳곳에 들어 있다. 실적도 좋지 않고 사회적으로 논란을 빚고 있던 기업의 인수를 포스코가 왜 서둘렀을까?

뉴스타파는 당시 포스코의 의심스런 인수 과정을 추적하던 중,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활동에서 단서가 될만한 것들을 찾았다. 바로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에콰도르 대통령과의 수상한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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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전 의원은 특사 자격으로 전세계를 누비며 MB정부 자원외교를 진두지휘했다. 그는 특히 중남미 국가에 공을 들였다. 브라질, 페루, 볼리비아, 멕시코, 에콰도르, 콜롬비아 등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포스코는 이 전 의원의 들러리로 등장했다. 실패로 끝난 볼리비아 리튬 개발 사업은 대표적인 사례다.

산토스 cmi 인수 6개월 전인 2010년 6월, 이 전 의원은 에콰도르를 처음 방문했다. 그런데 다른 중남미 국가에서와는 달리, 그의 에콰도르 행에는 방문 목적이 하나 더 있었다. 2010년 3월 발생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조사 결과를 에콰도르가 지지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다른 남미국가 방문때는 한번도 입밖에 꺼내지 않은 일이었다. 2011년 이 전 의원이 낸 자서전 ‘자원을 경영하라’에도 이런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2010년 6월 14일, 페루를 떠나 에콰도르에 도착했다…방문 목적은 자원의 직접적인 확보보다 에너지 생산시설에의 우리 기업 참여와 천암함 사태에 대한 지지 성명을 끌어내는데 더욱 큰 비중일 두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하루에 불과했으나 해야 할 일은 많았다.

‘자원을 경영하라’ 170쪽

당시 에콰도르는 중남미의 대표적 사회주의 국가로 북한과 가까웠고, 라파엘 꼬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반미주의자였다. 이를 의식했는지, 이 전 의원은 자서전에서 “반미노선을 걷는 좌파 성향의 국가가 우리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면 국제사회의 동조를 끌어내는데 유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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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달성을 위해 이 전 의원은 에콰도르 대통령을 집요하게 설득했다. 라파엘 대통령이 지지자와 정부 관료의 반대를 이유로 머뭇거리자, 이 전 의원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 카드까지 꺼내 들며 협조를 부탁했다. 그리고 결국 라파엘 대통령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자서전에는 당시 상황이 이렇게 기술돼 있다.

EDCF 자금 지원을 설명하면서 다시 한번 지지를 요청하자 그(라파엘 에콰도르 대통령)는 한참을 생각한 뒤 물었다. 좋습니다. 그럼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이튿날 경제 4단체장 초청 조찬모임에 그가 참석했다…그 자리에서 천안함 사태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자원을 경영하라’ 181쪽

에콰도르 대통령 방한 직후 기업 인수 추진

라파엘 에콰도르 대통령의 방한(訪韓) 3개월 뒤, 포스코는 에콰도르 기업 산토스 cmi의 인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11년 2월 1일, 에콰도르 최대 일간지 ‘엘 꼬메르시오’는 포스코의 산토스 cmi 인수가 에콰도르 대통령의 한국 방문 성과라고 보도했다.

몇 달 전 에콰도르 대통령과 고위 인사 및 사업가들이 한국을 방문하였는데 그 결과가 바로 포스코의 투자이며 이는 국제 투자자들 간에 존재하는 에콰도르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에콰도르 일간지 ‘엘 꼬메르시오’ 2011년 2월 1일

포스코의 산토스 인수 합병이 포스코의 자체적인 판단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정권 차원에서 기획된 사업이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포스코의 산토스 인수 합병이 마무리된 뒤인 2011년 8월, 이 전 의원은 역시 특사 자격으로 에콰도르를 다시 방문해 라파엘 대통령을 만났다. 분위기는 이전 방문 때보다 좋았다. 라파엘 대통령이 특사 일행의 신청곡을 불러 큰 박수를 받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만남이 이어졌다.

MB정부의 목적 달성, 포스코의 몰락

그러나 정치적 목적이 개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포스코의 에콰도르 기업 인수는 이후 두고두고 골칫거리가 됐다. 연간 2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던 산토스 cmi는 인수 2~3년만에 500억 원 넘는 손실을 내며 포스코에 부담이 됐고, 관계회사인 영국법인 EPC 에쿼티스는 인수 3년 만에 두 번의 자산 감액을 거쳐 껍데기만 남았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우량기업 포스코는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됐다. 수조 원의 흑자를 내던 기업이 졸지에 적자에 허덕이는 신세로 전락했다. 무리한 기업 인수합병, 정치권 입맛에 휘둘린 경영이 부실의 원인이었다. 모색 폰세카에서 유출된 조세도피처 자료가 포스코 몰락 과정의 감춰진 진실을 들춰내는 계기가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취재 : 한상진
촬영 : 김남범, 김수영
편집 : 정지성
그래픽 : 정동우

화, 2016/05/10-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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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대선을 뒤흔든 BBK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던 조봉연 전 오리엔스캐피탈 회장이 관계된 페이퍼 컴퍼니가 파나마 법률회사 모색 폰세카 유출 자료에서 발견됐다. 오리엔스캐피탈은 BBK 김경준 대표로부터 투자금을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투자액과 회수액이 드러나지 않아 그 가운데 일부가 MB에게 흘러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회사다. 이번에 발견된 페이퍼 컴퍼니가 오리엔스캐피탈의 BBK 투자금과 연관이 있다면 당시 의혹을 푸는 새로운 실마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

BBK 사건과 오리엔스캐피탈

지난 2007년 대선은 ‘BBK 대선’으로 규정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에 재미사업가 김경준 씨와 당시 야인이던 이명박 씨가 공동 창업했던 투자자문회사 BBK의 후신인 옵셔널벤처스가 2001년 대규모 주가조작 사건을 벌였는데, 당시 이명박 씨가 관여했는지를 두고 여야의 난타전이 펼쳐졌다.

그러나 대선을 불과 2주 앞둔 2007년 12월 5일, 검찰은 BBK 주가조작 사건이 김경준 씨의 단독 범행이라고 발표한다. BBK 후신인 옵셔널벤처스의 주가조작 사건은 이명박 씨가 김경준 씨와 동업 관계를 청산한 이후에 벌어졌다는 것이 골자였다. 그리고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는 과반 득표율로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하지만 당시 검찰의 최종 수사 결과 발표로도 풀리지 않은 의혹은 여럿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김경준 씨가 2001년 미국 도피 전 일부 투자자들에게 반환했다는 투자금 가운데 일부가 MB 측으로 흘러 들어간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BBK 주가조작은 이미 2001년부터 검찰이 수사하고 있던 사건이었다. 검찰은 2004년에 미국 정부에 김경준 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서를, 여기엔 김경준이 도피 전 일부 투자자들에게 횡령금을 반환한 내역이 기재돼 있다. 이에 따르면 당시 오리엔스캐피탈이라는 회사는 2001년 7월 30일 50억 원, 10월 16일에 54억 원 등 두 차례에 걸쳐 투자금 104억 원을 돌려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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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07년 11월 4일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측은 10월에 반환됐다는 54억 원이 실제로는 오리엔스캐피탈이 아닌 동원증권 계좌로 송금된 내역을 확보해 공개했다. 이 계좌는 MB가 공동대표였던 LKe뱅크의 것이었고, 입금자는 당시 MB의 여비서로 훗날 청와대 비서관이 되는 이진영 씨였다. 결국 김경준 씨의 횡령금 가운데 일부인 54억 원이 MB 측으로 흘러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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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로부터 한 달 뒤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오리엔스캐피탈의 투자금 회수에 관한 기존 수사 내용을 일부 수정한다. 추가 수사 결과, 김경준의 횡령액 중 오리엔스캐피탈의 조봉연 회장에게 2001년 7월에 12억 원이, 10월에는 조 회장과 박 모 씨 앞으로 54억 원이 반환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따르더라도 오리엔스캐피탈 측이 BBK에 얼마를 투자했다가 얼마를 돌려받았다는 것인지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게다가 검찰은 이때까지도 문제의 동원증권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지 않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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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연 전 오리엔스캐피탈 회장, BBK 사건 당시 유령회사 이사 등재

그런데 바로 이 오리엔스캐피탈의 회장이던 조봉연 씨의 이름이 파나마 법률회사 모섹폰세카의 유출 자료에서 발견됐다. 그는 1999년 3월 15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메혼 홀딩스 그룹’의 이사로 등재된 4명 가운데 1명이었다. 나머지 이사들은 홍콩인 2명과 대만인 1명이었다. 메혼 홀딩스 그룹은 발행 주식이 단 한 주인 전형적인 페이퍼 컴퍼니로 싱가포르에 소재한 팬아시아 스페셜 오퍼튜너티스 펀드가 주주로 등록돼 있었다.

▲ 메혼홀딩스 설립인가증(왼쪽), 주주명부(오른쪽 위), 조봉연 서명(오른쪽 아래)

▲ 메혼홀딩스 설립인가증(왼쪽), 주주명부(오른쪽 위), 조봉연 서명(오른쪽 아래)

뉴스타파 확인 결과 당시 조 씨는 이 펀드를 운영하던 팬아시아 캐피탈 매니지먼트라는 홍콩 투자회사의 임원이었다. 조 씨는 취재진에게 “99년 당시 중국계 사람들이 동남아 각국에 투자하기 위해 운영했던 펀드에 이사로 참여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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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연 전 회장, 페이퍼 컴퍼니 설립 목적 해명 거부

취재진은 조 전 회장에게 해외 투자 펀드를 운영하면서 조세도피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이유를 물었다. 그는 처음엔 “그에 관해선 당시 공동 운영하던 중국계 사람들이 알고 있으며 나는 지금은 그들과 관계가 끊긴 상태”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다음날 다시 연락하자 “당시 중국계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그런 회사를 만든 사실이 없다고 한다”고 답변했다.

취재진은 파나마 법률회사의 유출 자료에서 조 전 회장의 서명이 담긴 페이퍼 컴퍼니 관련 자료도 나왔음을 설명하고 재차 해명을 요청했다. 그러자 조 전 회장은 그런 서류가 있다면 자신에게 문자 메시지로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관련 서류를 전송해 줬지만 그 순간부터 조 씨는 취재진과의 접촉을 완전히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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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투자’ 오리엔스캐피탈과 페이퍼 컴퍼니의 관계는?

조 전 회장이 해명을 거부한 이 페이퍼 컴퍼니가 BBK에 투자했던 오리엔스캐피탈과 어떤 관계였을까. 조 전 회장이 취재진과 연락을 끊기 전 주고받은 대화 속에서 몇 가지 단서들을 찾을 수 있다.

우선 조 전 회장은 오리엔스캐피탈이 홍콩 팬아시아 캐피탈 매니지먼트에서 한국에 투자를 할 때 자문을 해주는 역할을 했었다고 밝혔다. 즉 페이퍼 컴퍼니의 주주였던 해외 펀드의 투자자문 회사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 전 회장은 2001년 9월 오리엔스캐피탈을 청산한 뒤 아예 홍콩 투자회사와 동일한 이름인 팬아시아 캐피탈을 설립해 최근까지도 대표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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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회장은 또 자신이 97년부터 영국 시민권자였기 때문에 홍콩 투자회사에서 임원을 지내고 그와 연계된 페이퍼 컴퍼니에 이사로 등재되었다고 해도 크게 문제가 될 일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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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조 전 회장은 최근 한 신문기자가 펴낸 인터뷰집에 인터뷰이로 등장하는데, 여기서는 과거 일본 주택시장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세금을 줄이기 위해 페이퍼 컴퍼니를 활용했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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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회장의 발언들을 종합하면, 그는 90년대 말부터 동남아와 국내에서 투자금융사업을 해온 이른바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BBK에 대한 투자도 그 일환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 같은 투자 과정에서 투자금 출처나 투자 수익을 감추기 위해 다수의 페이퍼 컴퍼니를 활용했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그렇다면 오리엔스캐피탈을 통해 BBK에 투자된 자금의 원 출처와 나중에 회수했다는 자금의 행방도 이런 방식으로 감춰졌을 개연성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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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투자금, 한 번에 모두 회수했다”…나머지 금액은 어디로 갔나?

오리엔스캐피탈의 BBK 투자금 일부가 MB 측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에는 조 전 회장과 MB가 고려대학교 동문이었으며 BBK 주가조작 사건 당시 오리엔스캐피탈과 BBK의 사무실이 삼성생명 빌딩 18층에 나란히 위치하고 있었다는 점도 배경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전 회장은 당시 BBK 투자금 총액이 얼마였는지 아직까지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더구나 검찰 수사대로라면 조 전 회장은 BBK 투자금을 두 차례에 걸쳐 회수했어야 하고, 그 가운데 한 차례는 동원증권 계좌를 거쳐 받았을 수밖에 없지만, 조 전 회장은 취재진에게 “동원증권과는 평생 단 한 번도 거래한 적이 없으며 당시 투자금은 한꺼번에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검찰이 발표한 나머지 한 차례의 회수금은 어떤 과정을 통해 어디로 흘러간 것일까.

‘검은머리 외국인’이었던 조 전 회장 개인의 탈세, 그리고 여전히 의혹으로 남아 있는 BBK 투자 회수금의 실제 행방을 찾기 위해, 조 전 회장이 관계된 페이퍼 컴퍼니에 대한 국세청과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


취재 : 김성수
촬영 : 정형민, 최형석, 김남범
편집 : 윤석민

화, 2016/05/10-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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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의 외환은행 먹튀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유회원 전 론스타 코리아 대표가 조세도피처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홍콩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사실이 확인됐다. 유 전 대표는 지난해 장화식 전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에게 8억 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계좌에 수백억 원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검찰은 유 전 대표의 해외계좌까지 조사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 유출 자료에서 ‘Yoo Heo Won’이라는 이름을 발견했다. 유 씨가 1인 주주 겸 이사로 이름을 올린 회사는 Chance Ford International Ltd. 회사가 등록된 주소지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아카라 빌딩으로 모색 폰세카 버진 아일랜드 지점이 있는 곳이다. 이 주소에는 수천 개의 페이퍼 컴퍼니가 등록돼 있다.

모색 폰세카 유출 자료에는 유회원의 서명이 들어있는 문서가 있는데, 취재진은 이 서명이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관련 검찰 수사자료에 첨부된 유회원 전 론스타 코리아 대표의 서명과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 2006년 검찰이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하면서 압수한 자료(사진 왼쪽)의 유회원 전 론스타 코리아 대표의 서명과 모색 폰세카 유출 자료에 있는 유회원 전 대표의 서명이 같다.

▲ 2006년 검찰이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하면서 압수한 자료(사진 왼쪽)의 유회원 전 론스타 코리아 대표의 서명과 모색 폰세카 유출 자료에 있는 유회원 전 대표의 서명이 같다.

이 회사는 1996년 10월 8일 설립 당시 ‘M.O. Properties Ltd.’라는 회사가 유일한 이사 겸 주주로 등재돼 있었다. 그러다 1998년 9월 15일 유 씨가 이 회사의 유일한 주주 겸 이사가 된다. 같은 날 유 씨는 단독 이사회를 열어 홍콩은행(Hong Kong Bank)에 계좌를 개설하기로 결정했다. 이 계좌를 운용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 유회원 씨였다.

▲ 유회원 씨는 1998년 9월 15일 페이퍼 컴퍼니인 Chance Ford International Ltd.의 단독 이사회를 열고 본인만 운영할 수 있는 홍콩은행 계좌를 개설한다.

▲ 유회원 씨는 1998년 9월 15일 페이퍼 컴퍼니인 Chance Ford International Ltd.의 단독 이사회를 열고 본인만 운영할 수 있는 홍콩은행 계좌를 개설한다.

유 씨는 Chance Ford International Ltd.와 함께 Shinhan-Golden Faith International Development Ltd.라는 회사에도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 역시 버진 아일랜드 아카라 빌딩에 주소를 둔 페이퍼 컴퍼니였다.

이 회사는 당시 대우 계열사였던 신한이 업무상 목적으로 출자했던 회사로 보인다. 1976년부터 1993년까지 대우에 몸 담았던 유 씨는 1993년부터 1998년까지 신한 이사를 지냈다.

신한 관계자는 “2000년 대주주가 바뀌면서 지금은 전혀 다른 회사가 됐다”며 “법정 관리에 들어가기 이전의 일이라 현재로서는 조세 도피처에 세워진 회사에 대해 확인할 길이 없다”고 해명했다.

유회원 씨는 2000년 10월 허드슨어드바이저코리아 전무가 되면서 론스타와 인연을 맺는다. 유 씨가 페이퍼 컴퍼니 명의로 홍콩 계좌를 만든 것은 1998년 9월로 기간이 2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허스든 코리아는 론스타 코리아의 투자 자산을 관리하고 운용하는 회사다.

▲ 페이퍼 컴퍼니 명의로 홍콩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후 2년 뒤인 2000년 10월 유회원 씨는 허드슨어드바이저 코리아 전무가 된다.

▲ 페이퍼 컴퍼니 명의로 홍콩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후 2년 뒤인 2000년 10월 유회원 씨는 허드슨어드바이저 코리아 전무가 된다.

유 씨가 단독 주주 겸 이사였고 혼자 계좌 운영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페이퍼 컴퍼니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면 홍콩 계좌도 론스타 관련 업무에 이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2001년 1월 허드슨 코리아 사장이 된 유 씨는 이듬해인 2002년 1월부터 2009년 6월까지 론스타 코리아 사장을 지냈다. 2011년에는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을 선고 받고 2014년 만기 출소했다.

취재진은 유회원 씨가 당시 어떤 목적으로 페이퍼 컴퍼니와 홍콩은행 계좌를 운용했는지 묻기 위해 자택을 찾아갔지만 만날 수는 없었다. 취재 용건과 명함을 남겼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


취재 : 심인보 조현미
촬영 : 김기철 김남범
편집 : 박서영

화, 2016/05/1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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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대학교가 사학비리로 쫒겨난 김문기 전 총장을 우상화하는 교육을 학생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문기 전 총장이 쓴 책을 교재로 사용하는 인성교육 수업을 모든 신입생들이 듣도록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 사이에선 인성교육이 아니라 ‘김문기 종교’수업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상지대, 김문기 우상화한 책으로 신입생들에게 인성교육 강요

상지대는 올해부터 김문기 전 총장이 쓴 교재로 인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1학점 짜리 수업인 인성교육은 교양필수 과목은 아니지만, 대학 측이 일괄적으로 수강신청을 해 모든 신입생들이 듣도록 하고 있다. 인성교육 강의는 2005년부터 시행돼 왔지만 김문기 씨가 쓴 교재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 상지대와 상지영서대는 올해부터 김문기 씨가 쓴 책으로 신입생 모두에게 인성교육을 강제하고 있다.

▲ 상지대와 상지영서대는 올해부터 김문기 씨가 쓴 책으로 신입생 모두에게 인성교육을 강제하고 있다.

문제는 교재의 내용이다. 김문기 전 총장은 상지대 재단 이사장 시절 공금횡령, 부정입학 등 혐의로 기소됐고, 1994년 대법원에서 부정입학 비리가 인정돼 징역 1년 6월을 선고 받고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사학비리 전과자다. 2014년 8월 다시 총장으로 다시 상지대에 복귀했지만, 복귀한 지 11개월 만에 다시 교육부 감사에서 교육용 재산을 부당하게 사용한 점이 드러나 지난해 7월 총장직에서도 해임됐다

하지만 상지대 인성교육 교재인 <김문기 선생의 철학 ‘상지정신’>책은 김문기 전 총장을 마치 위인처럼 묘사했다. 상지대가 인성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김문기 선생의 철학 ‘상지정신’>이라는 책에는 아래와 같이 김문기 씨를 일방적으로 미화한 내용이 나온다.

김문기 선생은 평생을 살아오시면서 매사에 충실했다…김문기 선생은 젋은이들에게 교수 자리를 주선한 것이 부지기수이며 직장도 많이 잡아 주었으니 이 또한 남을 위한 충 아닌가? 열거하면 끝도 없다.13P

김문기 선생께서는 교육, 사회, 정치, 문화, 체육 모든 분야에서 커다란 업적을 남기셨고, 각 분야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되어 훈장과 큰 상을 수상하신 분이다.16p(책의 저자는 김문기 씨지만, 김문기를 선생으로 표현하고 경어체로 서술한 점을 봤을 때, 다른 사람이 써준 것으로 보인다)

김문기 전 총장을 일방적으로 미화한 이 교재에는 사실관계가 틀린 내용도 나온다. 책 곳곳에는 김 전 총장이 상지학원 설립자라고 표현돼 있지만 그는 설립자가 아니다. 2004년 대법원은 상지학원 설립 당초 임원과 관련한 소송에서, 상지학원 설립자는 상지학원의 전신인 청암학원의 고 원홍묵 선생이라고 판결했다. 또 2014년 교육부도 김문기 전 총장이 상지학원 정관에서 김문기 등 8명을 설립당초 임원으로 변경한 것에 대해 원래대로 원홍묵 등 8인으로 시정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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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이 사실관계도 다르고 김 전 총장을 일방적으로 미화한 책으로 인성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총학생회가 신입생 200명을 대상으로 의견서를 접수한 결과 187명이 인성교육을 반대한다고 표명했다. 신입생 의견서에는 “인성교육은 김문기 종교다”, “인성교육과 상관없는 쓰레기 수업”등등의 불만이 담겨있다. 실제 취재진이 만난 상지대 신입생 임홍렬(산업디자인과 1)씨는 “인성교육은 사학비리 전과자로 판명된 사람의 입장을 학생들에게 세뇌시키는 수업”이라며 “400만 원 넘는 등록금을 내면서 이런 수업을 필수로 들어야 한다는 게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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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영서대도 올해부터 인성교육 ‘교양필수 과목으로…김문기 책 1500권 교비로 구입

이같은 인성교육은 상지대와 같은 재단인 상지영서대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지영서대는 올해부터 인성교육을 교양필수 과목으로 지정했다. 교재는 상지대가 사용하는 <김문기 선생의 철학 ‘상지정신’>으로 동일하다.

취재결과, 상지영서대는 1500권에 달하는 교재를 구입하는 데 교비 90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 등록금을 김문기 전 총장을 우상화하는 교육에 사용한 것이다. 책의 저자가 김문기 전 총장인만큼 책의 인세도 김 전 총장에게 흘러갔을 것으로 보인다.

상지대는 교재 구입비의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있다. 언론 대응을 담당하는 상지대 언론홍보팀은 “인성교육은 특성화기초대학에서 모두 관리하는 것으로 타 부서에선 일체 내용을 모른다”고 말했다. 특성화기초대학 이제원 학장에게 인성교육 수업을 개설한 목적은 무엇인지, 교재는 어떤 비용으로 구입했는지 물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

이사장, 총장 자리에서 모두 쫒겨난 김문기…이사회 장악해 여전히 실권 행사

낯뜨거운 교재를 동원해 김문기 전 총장을 우상화하는 작업은 인성교육 말고도 학교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김문기 전 총장은 지난해 7월 총장에서 해임됐지만, 학교 본관에는 1층부터 5층까지 김문기 전 총장의 사진이 걸려있다. 상지대 대학원관 1층 입구에는 김문기 전 총장의 정치활동에 관한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 상지대 정문 옆에 세워진 김문기 기념관. 대저택을 방불케하는 이 곳에는 김문기 씨를 미화한 각종 게시물들이 진열돼 있다.

▲ 상지대 정문 옆에 세워진 김문기 기념관. 대저택을 방불케하는 이 곳에는 김문기 씨를 미화한 각종 게시물들이 진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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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대 정문 옆에는 대저택을 방불케하는 김문기 기념관도 세워져 있다. 기념관에는 김문기 전 총장이 쓴 책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자신을 미화한 게시물들로 가득하다. 이 곳은 학교역사를 제대로 알린다는 목적으로 지역주민들과 총동창회에 개방하고 있지만, 총학생회에 대해서는 주거침입이라며 방문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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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전 총장이 자신의 기념관에서 업무를 보며 여전히 학교운영에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방정균 한의예과 교수(전 상지대 비상대책위원장)는 “김문기 기념관에 보직교수들이 수시로 드나들면서 김문기 전 총장에게 허가받고 재가받고 그러고 있는 상황”이라며 “김문기 씨가 법적으로는 상지대와 관계가 정리됐다지만, 여전히 이사회와 학교행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취재 : 홍여진 연다혜
촬영 : 김수영
편집 : 윤석민

목, 2016/05/1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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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상지대 총장으로 학교로 복귀한 김문기 전 상지대 이사장.

지난해 7월, 김 씨는 상지대 총장에서 해임됐다. 그러나 김 씨는 총장에서 해임된 뒤에도 자신이 장악한 이사회를 바탕으로 학교의 절대 권력자로 군림하고 있다.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교수와 학생들 수십 명을 징계하는가 하면, 이사회와 학교의 주요 보직에는 자신의 친인척과 지인을 배치해 놓았다.

이렇게 김 씨가 학교를 좌지우지하면서 상지대는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D-를 받고, 지방대학 특성화(CK-1) 사업이 중단돼 교육부가 예산을 회수해가는 등 깊은 상처를 입고 있다.

끝나지 않은 ‘김문기와의 싸움’…이어지는 징계

2014년과 2015년도 총학생회에서 활동하며 김문기 총장 퇴진 운동을 펼쳐온 전종완 씨. 2015년에는 총학생회장을 맡아 김문기 반대를 외치며 삭발을 하고, 본관 옥상에 오르고 국회 앞 상경 집회를 이끌었다. 학교 측은 업무방해와 총장 집무실 무단 난입 등을 이유로 전 씨를 두 차례 징계한 끝에 올해 2월, 제적을 통보했다. 전 씨는 “김문기 씨 쪽에서 보기에는 내가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그래서 보복성, 징계성으로 제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재단과 김문기 복귀 반대 투쟁의 최전선에 섰던 정대화 교수. 2014년 12월, 상지대 이사회는 정 교수를 파면했다. 이어 박병섭, 공제욱, 방정균 교수가 2015년 7월, 나란히 파면당했다. 학교 비방과 선동, 명예훼손 등이 이유였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와 법원은 이들 4명의 교수에 대해 파면 무효를 결정했지만 복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 김문기 반대 투쟁을 하다 파면당한 상지대 방정균, 정대화, 공제욱, 박병섭 교수. (좌측부터)

▲ 김문기 반대 투쟁을 하다 파면당한 상지대 방정균, 정대화, 공제욱, 박병섭 교수. (좌측부터)

이렇게 지금까지 모두 40명이 넘는 교수와 직원, 학생들이 징계를 받거나 재계약, 재임용이 거부됐다. 김문기 전 총장을 반대하는 학교 구성원들이 쫓겨나는 동안 김문기, 그리고 구재단과 가까운 인물들은 하나 둘 학교의 요직을 차지했다.

이사회 장악한 김문기…요직 차지하는 측근들

지난 2014년 교육부 특별종합감사에서 부당 채용된 것으로 드러나 총장 해임 사유까지 됐고, 결국 직권면직 됐던 김문기 전 총장의 측근, 남 모 씨와 조 모 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각각 총무부장과 학생지원부 과장으로 다시 학교에 복귀했다.

김문기 반대 교수들의 징계 관련 소송에서 구재단 측, 즉 김문기 쪽을 대리해 온 정석영 변호사는 지난 해 11월, 석좌교수로 채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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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나 연구 활동은 전혀 하지 않고 있지만 급여로 매달 800만 원이 지급되고 있다. 정 변호사는 구재단을 대리한 소송의 수임료를 교수 급여로 받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부분도 감안한 것이다. 학교가 다른 소송 대리인을 선임할 경우 많은 비용이 드는데 내가 석좌교수로 있으면서 학교가 재정을 절감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소송 수임료를 급여 형태로 교비에서 변칙 지출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 김문기 전 총장의 친인척과 지인들로 구성된 상지대 이사회 현황.

▲ 김문기 전 총장의 친인척과 지인들로 구성된 상지대 이사회 현황.

김문기 씨는 정관에 상근 임원직을 신설해 자신의 장남 김성남 씨를 연봉 1억 3천 상당의 상임이사 자리에 앉히고 친척 관계인 최선용, 김일남 씨, 그리고 같은 문중 인사인 김길래 씨를 이사로 기용하면서 이사회를 완전히 장악했다. 총장에서 물러났지만 김 씨가 여전히 교내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배경이다.

김문기 체제 아래 무너지는 학교 운영

상지대가 이렇게 김 씨에 의해 좌지우지되면서 학교는 급속하게 망가지고 있다. 상지대는 3년마다 있는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지난해 D-를 받았다. 지난 7월 파면된 박병섭 상지대 법학과 교수는 “평가 지표를 보면 학생들의 취업 지원 예산 등이 일반 예산보다 훨씬 높은 점수가 부과돼 있다. 그런데 우리학교는 오히려 그 예산을 깎은 것이다. 바보가 아니면 점수를 안 받기로 작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지대는 2014년 김문기 씨가 총장이 되기 전, 지방대학 특성화(CK-1) 사업에 선정돼 95억 원의 국비 지원을 확보했지만 김 씨가 총장으로 들어온 후 교육부와 약속한 이행사항을 지키지 않아 사업이 중단되고 국비 지원금이 환수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지난 9일, 취재를 위해 찾은 상지대 캠퍼스 한가운데서 김문기 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현재 상지대 상임이사인 자신의 장남 김성남 씨와 함께 학교 부동산 관련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 총장에서 해임됐는데도 여전히 학교를 떠나지 않고 있는 이유를 묻자 “내가 설립자기 때문에 일이 있을 때마다 학교에서 좀 와달라고 한다. 오늘은 학교 부지 이런 것을 정리해 주려고 온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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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0일, 교육부에 상지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지난 2014년 교육부의 특별종합감사로 김문기 씨가 총장에서 해임됐지만 여전히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방정균 상지대 한의예과 교수는 “지난 교육부 감사에서 이사회에 대한 감사는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 김문기 전 총장 해임 후에도 사태가 악화되고 있으면 당연히 재감사를 나와야 한다. 교육부의 이사회 개편, 임시이사 파견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빨리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목, 2016/05/1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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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뉴스타파는 모색 폰세카 유출 문서에 등장하는 한국인 184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시민들과 함께 조세 정의를 세우자는 취지의 <파나마 페이퍼스 시민 참여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공개된 명단을 확인한 시민들로부터 의미 있는 제보가 여러 건 들어왔다. 뉴스타파는 시민들의 제보를 토대로 확인한 한국인들의 신원을 추가 공개한다.

몰락한 재벌사 사장, 검찰 수사 중 페이퍼 컴퍼니 설립

양갑석 전 고합그룹 사장은 2001년 3월 13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W & K chemicals technical and engineering limited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수천 개의 유령 회사가 등록된 ‘아카라 빌딩’에 주소지가 있는 전형적인 페이퍼 컴퍼니다. 한때 재계 21위(자산기준)까지 올랐던 고합그룹은 무리한 사세 확장으로 외환위기 때 역풍을 맞고 1998년 ‘1호 워크아웃 기업’으로 결정돼 시장에서 퇴출됐다.

주목해야할 것은 페이퍼 컴퍼니의 설립 시점이다. 양 사장이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2001년 3월은 양 사장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던 시점이었다. 당시 양 사장이 수사를 받은 이유는 고합그룹에 몸담고 있던 1997년 가짜 수출 서류를 꾸며 은행에서 받은 320억 원을 회사 자금으로 돌려 사용한 혐의 때문이었다.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지 불과 한 달 뒤 양 사장은 기소 당했고, 같은 해 7월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 양갑석 전 고합그룹 사장 ⓒ매일경제

▲ 양갑석 전 고합그룹 사장 ⓒ매일경제

양 사장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긴박한 시점에 조세도피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이 회사에는 양 사장과 중국인 왕싱천(Wang Xing Chun)이 공동 이사로 등재돼 있고, 주식은 총 10주를 발행해 왕싱천이 7주, 양 사장이 3주를 가지고 있다. 왕싱천은 작년까지 중국의 석탄 수출입 업체 윈즈웨이(WInsway)사의 회장이었다. 윈즈웨이는 몽골에서 석탄을 수입해 중국에 파는 사업을 했는데, 홍콩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다. 버진 아일랜드에 왕 씨와 양 사장이 설립한 회사의 이름 ‘W & K’는 ‘왕싱천(Wang Xing Chun)’의 이니셜 ‘W’와 양 사장의 영문명 ‘갑석(Kap Suk)’의 ‘K’를 따서 만든 이름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에서 드러나지 말아야 할 어떤 것을 숨기기 위해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는지, 아니면 단순히 재기를 위해 중국 업체와 동업을 하는 과정에서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는지, 현재로써는 확인하기 어렵다. 양 전 사장의 페이퍼 컴퍼니는 설립 후 1년 반 정도가 지난 2002년 11월 1일 등록 해지됐다.

뉴스타파는 검찰 수사를 받던 중에 조세 도피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기 위해 양 사장의 소재를 수소문했으나 최근 행적을 확인할 수 없었다. 양 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이었던 2008년 8월 15일, 다른 고합그룹 인사들과 함께 사면됐다.

▲ W & K chemicals technical and engineering limited의 이사 명부. 양갑석 전 고합그룹 사장과 왕싱천 회장이 공동 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 W & K chemicals technical and engineering limited의 이사 명부. 양갑석 전 고합그룹 사장과 왕싱천 회장이 공동 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새롭게 밝혀진 기업인들

1. ‘비타데이’라는 비타민워터 제조업체인 엠앤디글로벌의 박종표 대표는 2009년 5월 13일 조세도피처인 세이셸에 설립된 페이퍼 컴퍼니 Cellmark Inc.의 단독 이사로 확인됐다. 박 대표는 페이퍼 컴퍼니가 발행한 주식 1주를 보유하고 있는 단독 주주이기도 하다. 뉴스타파는 박 대표가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목적을 확인하기 위해 엠앤디글로벌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 Cellmark Inc. 주식 발행 증명서

▲ Cellmark Inc. 주식 발행 증명서

2. 2012년 3월 27일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페이퍼 컴퍼니 Oliver Shine Limited의 단독 주주이자 이사인 윤병호 씨는 게임 개발업체인 조이시티(전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전 부사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이시티는 모바일 보드게임 ‘주사위의 신’ 등으로 알려진 코스닥 등록업체다. 윤 씨는 페이퍼 컴퍼니가 만들어지고 약 2개월 후인 2012년 5월 30일 이사이자 주주로 등기됐는데, 이때는 윤 씨가 조이시티의 부사장으로 재임하던 시기였다. 윤 씨는 같은 해 12월 일신상의 이유로 부사장 직에서 사임했다. 이후 윤 씨의 행보는 알려진 바 없다. 뉴스타파는 윤 씨가 만든 페이퍼 컴퍼니가 혹시 조이시티와 연관이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조이시티 측에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 Oliver Shine Limited 이사 명부에 단독 이사로 등재되어 있는 윤병호 씨

▲ Oliver Shine Limited 이사 명부에 단독 이사로 등재되어 있는 윤병호 씨

3. 제조업 공장에서 사용하는 컨베이어 벨트의 롤러를 수입, 수출하는 (주) 태건의 금종규 대표는 2012년 7월 31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Taegun Agency.co.ltd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다. 이 회사의 발행 주식 5만주는 모두 금 대표가 소유하고 있으며 이사 역시 금 대표 한 명이다. 금 대표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수출입 물품의 중개 과정에서 2억 원 정도의 중개료를 입금받기 위해 조세 도피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지만 거래가 성사되지 않아 실제로는 자금 거래가 없었다. 문제의 페이퍼 컴퍼니는 1년 뒤 폐쇄했다.”고 해명했다.

▲ Taegun Agency co.의 회사 등록 증명서

▲ Taegun Agency co.의 회사 등록 증명서

<파나마 페이퍼스 시민참여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뉴스타파는 지금도 의미 있는 여러 건의 제보에 대해 취재를 벌이고 있으며 취재가 끝나는대로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시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제보를 부탁드린다.

※ <파나마 페이퍼스 시민참여 프로젝트> 바로가기


취재 : 심인보, 이유정, 정재원

월, 2016/05/1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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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들어온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 중에 16세 미성년자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통일위원회는 16일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구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리선미라는 여성 종업원이 99년 5월 18일생이라고 밝혔다. 채희준 변호사는 ‘종업원의 여권에 기재된 생년월일’이라고 했다. 실제로 뉴스타파는 민변 측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경욱 변호사는 “한국법에 의하면 19세가 성년이다. 미성년자가 부모 동의 없이 국외에 와 있는 상황이다. 법적으로 유인이 될 수 있다. 범죄가 될 수 있다”면서 국정원이 확인해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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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소녀가 부모 버리고 남으로 왔다?

16세면 북한의 기준으로도 미성년이다. 북한이 미성년자를 해외 식당 종업원으로 보내는데 어떤 법규를 적용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미성년인 것은 분명하다. 그 나이의 소녀가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자신이 살아왔고 부모가 있는 북이 아닌 남을 선택하는 엄중한 결정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했다는 판단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보다는 지배인과 언니들을 그냥 따라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좀더 상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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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오는 것도 모른 채 따라왔을 수 있다는 가정도 가능하다. 링보의 북한 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들 중에는 북한으로 간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CNN에 출연해 ‘종업원들은 지배인이 동남아시아로 식당을 옮긴다고 해서 속아 따라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CNN에 출연한 종업원은 ‘떠나기 직전 밖에서 차가 기다리는 상황에서 지배인이 한국으로 간다고 이야기해서 몇 명한테 밖에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7명의 종업원들은 북한으로 가고 지배인을 포함한 13명은 한국으로 왔다는 것이다.

북한 종업원, 항의 단식하다 사망했다?

북한 가족들은 CNN에 출연해 ‘딸이 자의로 남한으로 갔을 리 없다’고 했다. CNN과의 회견은 북한 당국이 주선한 것이고 선전의 의도가 있다고 봐야겠지만 갑자기 딸을 잃은 부모가 눈물로 호소하는 것이 당국의 주문에 따라 연극을 하는 것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인륜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다.

CNN은 북한 가족들이 ‘딸들이 독방에서 단식투쟁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당국이 그렇게 알려줬다는 것이다. 북한의 입장을 전해온 한 언론은 ‘종업원 중 한 명이 단식을 하다 사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물론 한국 정부는 이런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통일부는 “탈북민들은 자유의사에 따라 한국에 왔다. 건강은 좋고 단식한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다”라고 밝혔다. 한국 상황에서 종업원 중 한 명이 단식으로 사망한 것이 사실이라면 정부가 부인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 정부가 철저히 격리된 종업원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도 의문스럽다.

그러나 사망은 모르되 단식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돈을 벌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한국에 왔다는 김련희 씨는 2011년 합동신문센터에 도착하자마자 북으로 돌려보내 줄 것을 요구했다. 김 씨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단식을 했다고 한다. 김 씨의 이야기는 뉴스타파와 한겨레는 물론 뉴욕타임스, CNN 등을 통해 북한에도 알려졌다. 종업원들도 들어 알고 있을지 모른다. 만약 자의에 반해 온 종업원들이 있다면 김련희 씨와 같은 행동을 한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북한 가족, 민변에 인신 구제 청구 위임 가능

민변 통일위원회는 16일 단식 사망 등 의혹을 풀기 위해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을 접견하고 싶다고 신청했다. 통일부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외부인의 접견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거부했다. 그러나 정부의 입장은 법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있다. 대한민국 형사소송법상 변호인이 되고자 하는 자의 접견요청을 막을 수 있는 법 규정은 없다는 것이 민변의 설명이다. 실제로 유우성 씨의 동생 유가려 씨에 대한 접견 신청을 거부한 국정원은 변호인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만약 북의 가족들이 민변 변호사들에게 인신구제 청구를 위임한다는 의사를 밝힐 경우 새로운 국면이 될 수도 있다. 유가려 씨가 국정원 합동신문센터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유우성 씨는 변호인단에 동생에 대한 인신구제 청구를 해달라고 위임했다. 변호인단은 오빠를 대리해 인신구제청구를 했고 재판 당일 여동생은 풀려났다. 풀려난 여동생은 국정원이 오빠가 간첩이라는 허위자백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만에 하나 국정원 등 정부가 자유의사에 반해 온 북한 종업원들을 격리함으로써 그들의 불안정한 상태를 안정화시키고 정부의 뜻에 따르도록 만들 셈이라면 그것은 불가능에 도전하는 일이 될 것이다. 정부가 종업원들을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 격리할 수 있는 기간은 최장 6개월이다. 설사 그동안 성공적으로 그들을 격리시킨다 해도 그 뒤에는 세상에 내보낼 수밖에 없다. 독방에서 6개월 동안 담금질 되며 허위자백을 체화한 가짜 간첩들도 민변 변호사들을 만나면 예외 없이 ‘나는 간첩이 아니다’라고 고백했다. 잠깐은 거짓말 할 수 있지만, 영원한 거짓말은 불가능하다. 거짓은 진실을 만나면 허물어지게 마련이다.

선거에 써먹으려다 남북관계에 새로운 장애물 만들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 사건이 남북관계에 새로운 장애물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앞으로 이산가족 상봉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산가족 상봉을 요구하기 전에 이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소재라고 한다. 그것이 북한 조평통이 아니라 적십자사가 이 문제에 대해 대응을 하고 나선 이유라는 것이다. 그는 “선거에 써먹으려다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눈앞에 지나가도 잡을 수 없게 됐다”고 한탄했다.

화, 2016/05/1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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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장관 이준식)가 학교로 복귀하지 않은 전국교직원노조(이하 전교조) 전임자들에 대해 직권면직(해고) 처분할 것을 교육청에 요구한 시한(20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교조 출신 진보 교육감들도 예외없이 징계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여 전교조 교사들의 대량 해고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

17일 전교조와 각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현재 학교로 복귀하지 않은 전교조 노조 전임자는 35명이다.

지난 1월 21일 서울고등법원은 전교조 해직 교사 9명을 조합원으로 뒀다는 이유로 고용노동부가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한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그러자 교육부는 다음날 각 시도 교육청에 △노조전임자에 대한 휴직허가 취소 및 복직명령 △전교조 지원 사무실 퇴거 조치 및 사무실 지원금 회수 △단체교섭 중지 및 기존 체결 단협 효력상실 통보 △단협에 따라 위촉된 각종 위원회 전교조 위원 해촉 등 후속 조치를 이행하라고 통보했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인천, 세종, 제주 지역은 노조 전임자가 모두 복귀했으나 나머지 14개 지역은 적게는 1명, 많게는 9명의 노조 전임자가 복귀하지 않았다. 14개 지역 중 보수 교육감이 있는 대구, 대전, 울산, 경북에서는 지난 4월 5명의 교사가 직권 면직됐고, 진보 교육감이 있는 서울에서도 사립 교원이 4월에 직권 면직됐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 등 현안에 대해 기자회견 등을 통해 공동의 목소리를 냈던 진보 교육감들도 이번 전교조 노조 전임자 직권면직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공동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강원도 모처에서 모임을 가진 진보 교육감 정책 보좌관들은 19일 경 3차 징계위원회를 열고 24일께 인사위원회를 여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감은 교원징계위원회에 의견을 제출해줄 것을 요청하고 그 의견을 받아 인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각 교육청 사정에 따라 날짜는 다르지만 늦어도 5월 중에는 진보 교육감들이 있는 교육청들도 직권면직 절차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6명의 교사가 직권면직된 데 이어 29명의 교사가 추가로 직권면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원과 충북, 충남, 경남, 광주의 교육감은 전교조 출신이어서 전교조 출신 교육감이 전교조 교사를 해고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전교조 미복직 노조전임자 직권면직 관련 진행 상황

교육감 성향 미복직 인원 현재까지 조치(5.17기준) 교육청 입장
서울 진보 9 사립 교원 1명 직권면직, 5.17 3차 징계위에서 직권면직 의결 답변 없음
부산 진보 2 5.17 3차 징계위 개최 예정 5.17 징계위 개최 외에 정해진 입장 없음
대구 보수 1 공립 교원 1명 직권면직 직권면직 완료
광주 진보 1 5.16 3차 징계위 정족수 미달로 무산. 징계위 연기 교육감, 10일 이준식 장관 면담에서 “대법원 판결까지 미뤄달라”
의견 전달
대전 보수 1 공립 교원 1명 직권면직 직권면직 완료
울산 보수 1 공립 교원 1명 직권면직 직권면직 완료
경기 진보 4 5.16 3차 징계위에서 직권면직 의결, 조만간 인사위 예정 대법원 판결까지 기다려보려 했으나 교육장 징계 가능성 있어 조치 취할 수밖에 없음
강원 진보 2 3차 징계위, 인사위 날짜 미정, 5월 중 절차 마무리 예정 법외노조화는 정권의 정치 탄압, 그러나 현행 법률상 직권면직 피하기 어려움
충북 진보 2 5.19 3차 징계위 예정, 인사위 날짜 정해지지 않음 직권면직 여부에 대해 협의 중
충남 진보 2 5.10 3차 징계위에서 직권면직 의결, 5.24 인사위 예정 기본적인 문제 의식 갖고 있으나 전국적 공조를 맞춰 진행하고 있음
전북 진보 3 5.19 3차 징계위 개최 예정 교육부 의사 존중하면서 교사 신분에 대한 배려도 해야 함, 최선의 선택 고민중
전남 진보 3 5.19 3차 징계위 개최 예정 인사위 날짜는 정하지 못함. 대법원 판결까지 기다리기는 어려움
경북 보수 2 공립 교원 1명, 사립 교원 1명 직권면직 직권면직 완료
경남 진보 2 5.17 오전 3차 징계위 개최 예정이었으나 농성 대치 중 교육부 요구대로 징계 절차 처리 중
합계 35

▶ 13명의 진보 교육감 가운데 8명(강원, 충북, 세종, 충남, 경남, 제주, 인천, 광주)은 전교조 지부장 또는 지회장 출신이다.
▶▶ 인천, 세종, 제주는 노조 전임자 모두 복귀해 해당 사항 없음. 

진보 교육감 “교육감직 걸면서까지 직권면직 안 하긴 어려워”

경기도교육청은 당초 전교조 법외노조 관련 대법원 판결까지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을 취했다가 입장을 선회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지난주까지 다각도로 대법원 판결까지 유예를 해보려고 노력을 했지만 어렵게 됐다”며 “교육부가 우리(교육감)를 고발하는 것은 문제가 아닌데 교육 지원청의 교육장이 어려움을 당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참교육전교조지키기경기공동대책위원회는 17일 오후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공대위 제공)

▲ 참교육전교조지키기경기공동대책위원회는 17일 오후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공대위 제공)

실제로 5월 2일 황홍규 광주시 부교육감은 교육부 인사 담당자로부터 인사혁신처 산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3개월간 연수를 받으라는 통보를 받았다. 갑작스런 연수 통보에 대해 교육부가 누리과정 예산 편성, 시국선언 교사 징계, 전교조 법외노조화 후속 조치 등이 미비한 것에 대해 선출직이 아닌 부교육감에게 문책성 조치를 내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광주시 교육청은 장휘국 교육감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장휘국 교육감은 지난 10일 이준식 교육부 장관과 세종정부청사에서 면담을 갖고 전교조 노조 전임자 직권면직 처리에 대해 “대법원 판결까지 미뤄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지난 13일 서울정부청사에 부교육감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직권면직 처리를 시한 내에 할 것을 요구했다. 5월 20일까지 교육감들이 직권면직 처리를 하지 않을 경우 교육부는 직무유기 혐의로 교육감들을 고발하고 교육지원청 교육장 징계, 교육청 인사 감사, 직권면직 행정 대집행 등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헌법학자 출신으로 평소 교육부와 각종 현안에서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김승환 전북도 교육감도 교육감직을 걸면서까지 직권면직을 안 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교육감은 “교사들의 신분이 현행 법률상 국가공무원이어서 교육부가 내세우는 일정한 지침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며 “이것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교사의 신분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다만 “교육부가 군사작전을 하듯이 우리가 하라는 대로 따르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교육부의 의사를 존중하면서 최선의 결정을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해직자 발생이 예고된 서울의 경우 조희연 교육감에게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아무런 답변이 오지 않았다. 진보 성향 교육감이 있는 교육청 가운데 이번 직권면직 문제에 대해 어떠한 확인도 해주지 않은 교육청은 서울시 교육청이 유일하다.

전교조는 지난 1월 서울고등법원 판결 이후 대법원에 상고하고 법외노조 통보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4개월째 법원에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법외노조라 하더라도 노조의 주체성, 목적성, 자주성, 단체성을 가지고 있는 한 헌법상의 노동기본권은 보장된다”며 “교육부의 시도교육청에 대한 압박은 지방 교육 자치에 관한 법률에 의거한 교육감의 기본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화, 2016/05/1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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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발암물질 PM2.5… “황사와는 다른 물질”

미세먼지는 황사와는 성분이나 발생 원인이 다르다. 미세먼지는 황사보다 작은 10㎛이하로 입자의 크기에 따라 PM10과 PM2.5로 구분된다. 초미세먼지라고 하는 PM2.5는 입자가 매우 작아서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침투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고 혈관에 염증을 발생시키는 등 매우 위험한 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PM2.5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1군은 벤젠이나 석면과 같이 인체에 매우 위험한 물질들이다. 호흡기질환은 물론 심혈관계질환, 각종 암 등 심각한 질병을 유발한다. 특히 노인이나 어린이, 임산부나 심장질환, 순환기질환을 겪는 환자들은 더욱 심각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PM2.5는 심장과 혈관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당뇨병, 우울증 같은 만성질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단순한 먼지가 아니라 독성물질이라는 것이다.

수도권보다 지방이 더 심각

뉴스타파는 국립환경과학원이 공개한 일일 PM2.5데이터를 종합해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오염 정도를 분석했다(PM2.5에 대한 측정값 공개는 2015년부터 시작됐고 현재 1월에서 7월까지의 자료가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음). PM2.5 오염이 가장 심한 지역은 전북으로 34㎍/㎥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충남과 충북이 32㎍/㎥이었다. 그 뒤를 이어 대전과 인천이 29, 경기, 강원, 울산, 대구, 경남, 광주가 28㎍/㎥, 부산이 27, 전남과 경북이 26, 그리고 서울이 24㎍/㎥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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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25개 자치구별로 각각 PM2.5측정소가 설치돼 있다. 종로, 은평, 강서, 금천, 관악구 등 주로 서쪽 지역이 26㎍/㎥으로 오염이 심했던 반면 노원과 강북구는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지역 PM2.5 (㎍/㎥)
전북 34
충남 32
충북 32
대전 29
인천 29
강원 28
울산 28
경기 28
대구 28
경남 28
광주 28
부산 27
전남 26
경북 26
서울 24

▲ 전국 PM2.5 농도(2015년 1월 1일 ~7월 31일)

지역 PM2.5 (㎍/㎥)
강서구, 관악구, 금천구, 마포구, 은평구, 종로구 26
강남구, 동작구, 중구, 중랑구, 성동구,영등포구 25
구로구, 도봉구, 서초구, 용산구 24
강동구, 동대문구 23
광진구, 서대문구, 성북구, 송파구 22
강북구, 양천구 21
노원구 20

▲ 서울 25개 자치구 별 PM2.5(2015년 1월 1일 ~ 7월 31일)

누구를 위한 기준인가?

현재 우리나라의 PM2.5에 대한 대기환경기준은 연 평균 25㎍/㎥, 일 평균 50㎍/㎥이다. WHO 권고기준은 연 평균 10㎍/㎥, 일 평균 25㎍/㎥이다. 이 기준치가 유지되어야만 건강 상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연 평균15㎍/㎥, 일 평균 35㎍/㎥, 호주는 연 평균 8㎍/㎥ 일 평균 25㎍/㎥이다.

미국 암학회(AACR)에 따르면 PM2.5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는 수치가 10㎍ 증가할 때 사망률이 7% 증가하고 심혈관, 호흡기 관련 환자들의 사망률은 12%나 증가한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PM2.5 기준은 연 평균 기준으로 WHO의 2배가 넘고, 규제도 세계 주요 국가보다 훨씬 느슨하게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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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2.5 배출량이 영업 비밀?

PM2.5는 특히 공장의 굴뚝에서 배출되는 비율이 매우 높다. 2013년 4월, 환경부는 PM2.5에 대한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사업장에서 나오는 PM2.5 배출허용기준을 강화하고 배출원에 대한 규제를 하겠다고 밝혔다. 사업장의 배출량을 정확히 측정해 PM2.5 상승에 기여하는 정도를 산정해 관리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3년이 지난 지금도 사업장에서 PM2.5가 어느 정도 배출되는지 측정조차 되지 않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화학물질 배출량은 보고 되고 있지만 PM2.5 배출량은 ‘영업비밀’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며 이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WHO나 세계 주요 도시보다 우리나라 대기환경 기준이 느슨한 것도 업계의 상황을 고려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들의 건강보다 기업의 영업비밀이 우선시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수도권의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집행한 예산만 1차에 3조 814억 원이다. 2차 사업에도 4조 5581억 원이 계획돼 있다. 이렇게 많은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대기환경개선은 체감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대책에 대해 전반적인 대응이 늦었을 뿐 아니라 정책 자체가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지난 해부터 시작된 2차 수도권대기환경 개선사업이 성공할 경우 2024년에는 수도권의 PM2.5 농도가 연 평균 20㎍/㎥까지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감사원에 따르면 계획이 성공하더라도 수도권의 PM2.5 농도는 연 평균 30㎍/㎥으로 국내 기준치조차 충족하지 못할 정도로 계획 자체가 부실했다.

뉴스타파는 PM2.5와 관련해 정부가 세우고 있는 특별 관리 대책이 무엇인지 수차례 취재를 요청했지만 환경부는 답변을 회피했다. 정책을 검토 중이어서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취재 : 이보람, 연다혜
데이터 : 최윤원
촬영 : 최형석
편집 : 박서영

목, 2016/05/1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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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지역, 시멘트 공장 초미세먼지로 인한 건강영향 심각

사람이 초미세먼지 PM2.5에 장기간 노출되면 어떤 위험이 있을까?

지난 2013년 조선대학교 연구팀은 전라남도 장성군 시멘트 공장 주변 지역의 대기오염 상태와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조사한 후, 시멘트 공장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가 사람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라남도 장성군의 시멘트 공장

▲전라남도 장성군의 시멘트 공장

조사 결과, 시멘트 공장 주변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서 주로 호흡기계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이 발견됐다. 공장 주변 지역 주민 중 9.3%가 환기능 장애 중 제한성 폐질환으로 판별됐다. 고밀도컴퓨터단층촬영(HRCT)을 활용한 정밀 진단 결과, 분진 관련 직업에 종사한 적이 없는 주민 3명에게서 진폐증이 확인됐다. 또 폐정밀컴퓨터 촬영 과정에서 혈관에 협착 및 동맥경화를 보이는 석회반(plaque)이 주민 27%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공장 주변지역 주민들은 다른 지역 주민들에 비해 기침은 1.9배, 호흡곤란은 1.8배 많이 호소하는 등 호흡기계 증상이 많았다.

이 연구에서 시멘트 공장 주변 지역의 PM2.5 수치는 약 25µg(마이크로그램)으로 시멘트 공장에서 비교적 멀리 있는 대조 지역(비교 대상지역)의 20µg에 비해 높았다. 25µg은 우리나라 PM2.5 연간 기준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임종한 인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이 정도의 수치로도 “노약자 등 생물학적인 약자들에게 건강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대학교 연구팀도 주민들이 시멘트공장에서 배출된 초미세먼지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서, 장기간에 걸친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특히 ‘초미세먼지가 호흡기계뿐만 아니라 심혈관계질환 발생에도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호흡기 및 심장질환자에 대한 건강관리 대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예보와 경보는 60km 떨어진 목포 기준으로 받아

이러한 건강에 대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장성 주민들은 PM2.5의 위험성에 대해 거의 경고받지 못하고 있었다. 노년층에서는 초미세먼지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많았고, 젊은 층에서는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위험성이 인식되고 있었다. 취재진이 장성에서 만난 한 주민은 “작년에 어린이집에서 정보가 공유되면서부터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주로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 초미세먼지 정보를 확인한다고 했다.

▲포털사이트에서 ‘장성 미세먼지’로 검색한 결과

▲포털사이트에서 ‘장성 미세먼지’로 검색한 결과

한 포털사이트에서 ‘장성 미세먼지’로 검색하면 광주 건국동 측정소가 나온다. 장성에서 14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곳이다. 또 다른 포털사이트에서 같은 검색어로 검색하면 목포시 부흥동 측정소가 나온다. 이곳은 전라남도에서 장성과 가장 가까운 측정소지만 장성에서 자동차로 1시간, 직선거리로 60km 떨어져 있다. 장성주민들은 이렇게 멀리 있는 측정소의 PM2.5 정보를 참고할 수밖에 없다.

박찬오 전라남도보건환경연구원 주무관은 “PM2.5 측정장비가 설치가 안 됐는데도 (예경보) 발령을 하니까 실효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중부권에서도 4개 정도 시에 측정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환경부에 예산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PM2.5 측정소 수도권, 대도시 편중

초미세먼지 측정소가 특정 지역에 편중됨으로써 생기는 문제는 전라남도의 문제는 아니었다. 우리나라 전체 PM2.5측정소는 2016년 5월 초 기준 162곳이다. 이중 57개의 측정소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몰려 있었고 부산, 대전, 광주 등 비수도권 지역 대도시에도 48개의 측정소가 집중돼 있었다. 반면 화력발전소가 많은 충청남도는 PM2.5측정소가 3곳으로 가장 적었다. 경상북도가 5곳으로 뒤를 이었고, 강원도도 6곳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병욱 한국교통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충북만 해도 음성 등 새로 산업체가 많이 들어서는 지역에 PM2.5 측정소가 없다”며 측정망이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 사이트에 표시된 PM2.5측정소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 사이트에 표시된 PM2.5측정소

분류 광역 측정소 수
수도권 서울 25
경기 20
인천 12
대도시 부산 21
대구 9
울산 7
광주 6
대전 4
세종 1
시도
지역
경남 12
충북 10
전남 10
전북 8
강원 6
경북 5
충남 3
제주 3
총계 162

측정소 대부분 옥상에 설치돼, 설치기준 무의미해져

측정소가 비교적 촘촘하게 배치돼 있는 수도권 지역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환경부가 발행한 「대기오염측정망 설치·운영지침」을 보면 시료채취구는 “사람이 생활하고 호흡하는 높이인 지상 1.5m에서 10m 사이에 설치”하도록 정하고 있다. 조영민 경희대 환경학 및 환경공학과 교수는 “우리가 호흡하고 부딪치는 쪽이 중요하다”며 지상 10m 높이보다 우리 키 높이인 1.5m 정도에서 측정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취재한 수도권의 PM2.5 측정소 중 대다수가 10m가 넘는 곳에서 대기 측정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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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지침에도 부득이한 경우 30m 이내의 높이에 시료채취구를 설치하게 하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대부분의 측정소가 10m를 넘는 위치에 설치돼 기준이 사실상 무의미해졌다는 것이다.

감사원 감사로 측정 장비 신뢰도 문제 밝혀져

측정 장비 자체의 신뢰도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말 있었던 환경부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면, 수도권에 설치된 PM2.5 자동측정기 65대 중 49대가 등가성평가시험에 불합격했다. 평가대상 장비 4대 중 3대가 정확도 기준에 못 미친 것이다. 이런 장비들이 2015년 11월 감사원 감사가 있기 전까지 PM2.5의 측정과 예보에 활용됐다.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 연구진이 발표한 ‘환경성과지수’를 보면 우리나라의 PM2.5 오염도는 180개 국가 중 174위로 나타났다. 평가대상 국가 중 거의 최하 수준이다. 초미세먼지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측정 단계에서도 허점을 노출하고 있었다.


취재: 김강민, 최윤원, 최문호
촬영: 최형석, 정형민
편집: 정지성
C.G: 정동우

목, 2016/05/1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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