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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총리, 조세도피처 회사 통해 수백만 달러 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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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총리, 조세도피처 회사 통해 수백만 달러 소유

익명 (미확인) | 월, 2016/04/04- 03:00

아이슬란드 총리, 질문을 회피했지만 대답은 계속 그를 따라다니고 있다.

그는 아이슬란드 은행이 발행한 수백만 개의 채권을 역외에서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숨긴 채 금융 붕괴 이후 총리가 되었다.

기사 : 라이언 치툼(Ryan Chittum), 요하네스 Kr 크리스탠슨( Jóhannes Kr. Kristjánsson), 배스티안 오버메이어(Bastian Obermayer), 프레드릭 오베르마이어(Frederik Obermaier)

레이캬비크 – 2014년 5월 15일, 아이슬란드 총리는 의회에서 정부가 비밀 역외 회사를 이용하는 사기꾼들과 탈세를 찾아내기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변했다. 과연 아이슬란드도 독일처럼 역외 탈세 지역의 내부 고발자들로부터 폭로 데이터를 구매할 것인가?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릭손 총리는 이에 대해 모호하게 말을 흐렸다.

“사람들이 이에 대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말했지만 이러한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유용할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당시 알려져 있지 않던 사실은, 아이슬란드가 구매를 검토했던 역외 탈세 지역 데이터들에는 귄릭손 총리 자신과 최소한 2명의 현정부 고위급 인사와 연계된 조세 도피처 회사들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국제 탐사보도언론인 협회, 독일신문 쥬트도이체 차이퉁 Süddeutsche Zeitung 그리고 그 외 여러 제휴 언론사들이 입수한 수백만 개의 비밀 파일들을 통해서 나온 것이다. 천 백만 개 이상의 문서들(1977년부터 2015년 12월까지의 이메일, 현금 지급, 회사 설립 정보 등)을 통해서 우리는 역외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페이퍼 컴퍼니 등록 에이전트 가운데 하나인 파나마의 법률회사 모색 폰세카의 내부 활동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파일들은 2007년에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서 설립된 ‘윈트리스’라고 불리는 회사를 포함, 20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서 개인과 회사로 등록된 약 214,488개 법인에 관한 비밀 정보를 밝혀주고 있다.

귄릭손 총리의 역외 활동

귄릭손 총리는 2008년 10월에 총리가 되었다. 3개의 주요 아이슬란드 은행들이 지난 수 년간 행했던 투기와 사적 금융거래의 결과 불과 며칠 만에 붕괴되었던 금융 위기의 여파로 은행들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했던 시기였다. 저널리스트이자 라디오-TV 방송인(그는 2004년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섹시한 남성 순위에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이었던 귄릭손은 인디펜스(InDifence)라고 불린 그룹을 이끌었는데, 이 그룹은 금융 붕괴 이후 은행에 예치되어 있는 수십억 달러를 국제 채권자들에게 지급하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는 캠페인을 펼쳤다. 그 이후 두 차례의 국민투표에서 유권자들은 인디펜스 그룹을 지지했고 성공적인 선거운동으로 귄릭손과 그의 당이 정권을 차지했다.

2009년 1월, 진보당은 민족주의자인 귄릭손(그는 한 때 아이슬란드 음식만으로 구성된 식사를 하기도 했다)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아이슬란드의 과거 농업에 뿌리를 두고 있는 정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였다. 38살이었던 2013년, 그는 해외 채권자들에 단호히 맞서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택 보유자들의 채무를 구제해주며 긴축 프로그램을 끝내겠다는 약속과 함께 아이슬란드 역사상 최연소 총리가 되었다. 2015년 귄릭손 정부는 채권자들과 합의를 도출했으나 그의 그룹인 인디펜스는 이 합의가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비판했다.

모색 폰세카 문서는 귄릭손의 가족이 (당시 합의에 따라) 채권자들이 얻게 되는 결과 덕분에 상당한 이권을 얻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부유한 아이슬란드 도요다 대리점주의 딸인 귄릭손 총리의 부인이 2015년에 서명한 문서에 따르면, 귄릭손과 그의 부인은 2007년 12월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큰 3개의 은행 중 하나인 Landsbanki의 룩셈부르크 지점을 통해서 모색 폰세카로부터 ‘윈트리스’(Wintris)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인수했다. 이들은 이 회사를 이용해 상속받은 돈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

“예를 들어 아이슬란드 은행들은 룩셈부르크와 영국에서 지점을 설립했으며 이곳에서 이들이 한 일은 고객들이 여러 자산들을 보관할 수 있는 역외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역외 회사들은 탈세 기회를 제공해 주었으며 아마도 몇몇 사람들이 이러한 기회를 이용했을 것입니다.” 금융위기로 붕괴된 한 소규모 은행에 대한 청산을 주도했던 레이캬비크의 변호사, Rob Jonatansson은 윈트리스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말했다.

모색 폰세카 파일에는 ‘윈트리스’가 이 돈을 어디에 투자했는지 안 나오지만, 법원 기록에 의하면 ‘윈트리스’는 3개의 주요 아이슬란드 은행들이 발행한 채권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법원 기록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은행들이 파산할 때 수백만 달러를 청구한 채권자였다.

2009년 11월 Landsbanki 은행을 청산할 당시 이사진은, 윈트리스를 1억7천4백만 크로나(16억 원)를 청구한 채권자로 등록했다. 또한 윈트리스는 2010년 1월에 Kaupthing 은행의 청구 목록에도 세 차례 언급되었으며 액면가로 2억2천1백만 크로나(20억 원)에 해당되는 채권을 보유했다. 그리고 윈트리스는 1억1천4백만 크로나(10억 6천만 원) 에 달하는 Glitnir 채권을 보유했다.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윈트리스는 금융 붕괴 이후 이 채권을 한 아이슬란드 투자자에게 매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귄릭손은 “벌처”와 같이 이러한 채권을 매입하는 해외 펀드들을 비판했다). 결국 윈트리스는 현재의 환율로 은행에 있는 자산 4백만 달러(금융 붕괴 이전 환율로는 8백만 달러)를 청구했다. 그리고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은행들의 파산 기록에 등장하는 채권 외에도 주식과 같은 다른 자산들을 보유했을 수도 있다.

ICIJ가 입수한 파일에 따르면 귄릭손은 2009년 4월 의회에 입성했을 때 부인과 함께 윈트리스를 공동 소유했으며 그가 총리가 되었을 때 이 회사의 존재를 계속 숨겨왔다. 귄릭손 총리는 오직 상업적 활동을 하는 회사들에 대해서만 보고 의무가 있다며 아이슬란드 윤리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을 부인했다. 그러나 의회 사무 총장은 모든 회사에 대해 보고 의무가 있다고 반박했다. 윈트리스의 채권은 여전히 액면가의 15%에서 30% 정도에 해당되는 상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모색 폰세카 문서에 따르면 귄릭손은 2009년 12월 31일 윈트리스 지분의 절반을 1달러에 자신의 부인에게 매각했다.

2016년 3월 15일에 총리 부인 Pálsdóttir는 처음으로 이 조세 도피처 회사를 공개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포스팅했다. 그녀는 “이 회사의 존재는 절대로 비밀이 아니었다”라고 언급했다. Pálsdóttir는 지난 2007년 귄릭손과 그녀가 해외에서 거주할 것인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을 때 자신이 윈트리스를 설립했으며 그녀의 집안 사업체를 매각해서 받은 자금을 투자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해명했다.

이 글에 게시된 것은, ICIJ 제휴사인 레이캬비크 미디어와 SVT(스웨덴 공영 텔레비전)가 카메라 인터뷰에서 귄릭손 총리에게 윈트리스에 대해 질문하고 난 지 4일 뒤의 일이었다. 이 인터뷰에서 SVT는 귄릭손에게 조세 도피처 회사를 소유한 적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제가요? 없습니다. 저와 함께 일했던 아이슬란드 회사들은 조세 도피처 회사들과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노동조합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이 회사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항상 제가 가진 모든 자산과 제 가족의 자산에 대한 모든 세금을 납부했습니다. 따라서 어디에도 숨겨진 자산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이슬란드 정치가가 이러한 질문을 받는다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입니다. 이것은 마치 뭔가에 대해서 비난을 받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절대로 숨겨진 자산이 없다는 것에 대해 자신 있게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윈트리스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귄릭손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이 회사는, 제 기억이 정확하다면 제가 이사로 활동했던 여러 회사들 중 하나와 관련되어 있으며 제가 언급했듯 이 회사는 설립 이래 계속해서 세금 계정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질문들이 점점 이상하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당신이 제 세금 신고서에 있는 회사에 대해 저에게 질문을 할 때 마치 뭔가 잘못을 저질렀다는 듯이 저를 비난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나서 귄릭손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인터뷰장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로부터 4일 후에 Pálsdóttir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 윈트리스에 있는 자산이 오로지 자신의 것이며 귄릭손이 공동 소유자로 등록된 것은 은행의 실수였다고 밝혔다. 그리고 2009년 이 실수를 확인한 뒤 실수를 바로잡아 그녀가 이 회사의 단독 소유자가 되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모색 폰세카 문서는 귄릭손이 자신의 지분을 Pálsdóttir에게 매각하는 문서에 서명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Pálsdóttir는 이 자산이 그녀의 집안 사업체를 매각해서 얻은 자금 중 일부이며 부과되는 모든 세금을 항상 납부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 귄릭손의 대변인은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공개적으로 설명된 것처럼 귄릭손 총리와 그의 부인은 이 회사를 설립하면서 자산과 증권, 2008년 이후의 세금 환급 등에 대해 모두 신고하는 등 아이슬란드 법을 준수했습니다.

귄릭손의 정치적 입장이 이 채권의 가치를 높여주었는지 혹은 손상시켰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아이슬란드 대학교의 경제학자인 Þórólfur Matthíasson은 이것이 매우 어려운 문제이며 총리 그 자신 이외에 아무도 대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역외 회사를 운영하는 정치가들

이 문서는 다른 아이슬란드 정치가들의 자산 운용에 대해서도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그들이 국민들을 분노케 했던 기업가들과 똑같은 형태로 자산을 운용해서 이득을 얻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귄릭손 총리의 정치적 동료이자 아이슬란드 금융경제 장관인 Bjarni Benediktsson은 2015년 2월 텔레비전으로 방송된 인터뷰에서 “저는 조세 도피처 같은 곳에 자산을 보관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Benediktsson은 지난 2005년, 다른 2명의 아이슬란드 사업가들과 함께 인도양의 악명 높은 비밀 조세 도피처인 세이셸에 모색 폰세카가 설립한 ‘팰슨’(Falson & Co)이라는 이름의 페이퍼 컴퍼니에 대해 “위임권”이라고 알려진 권한을 함께 소유했다. 위임권은 이 3명이 회사의 거래를 승인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팰슨’은 무기명 주식을 발행했다. 무기명 주식은 누구든 주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부여해주는 주식이다. 누군가의 이름으로 등록되지 않기 때문에 기밀 보안에 더 유리하다. 무기명 주식은 사기와 탈세에 널리 이용되기 때문에 많은 국가들에서 불법이 되었다. 모색 폰세카 문서에 따르면 팰슨은 2012년 세이셸의 기업등록부에서 삭제될 때까지 페이퍼 컴퍼니로 이용되었다. Benediktsson은 이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회나 일반 대중에 공개하지 않았다.

ICIJ와 제휴 언론사인 쥬트도이체 차이퉁 (Süddeutsche Zeitung)이’팰슨’에 대해 물었을 때 Benediktsson은 이 회사가 두바이에서 건설 중인 4개의 아파트를 보유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자신이 회사의 지분 3분의 1을 소유했었다고 대답했다. “모든 문제를 하나의 법인을 통해서 처리할 수 있는 편의성을 위해서 지주회사를 설립합니다. ‘팰슨’의 소유자들이 2008년 이 회사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아파트가 완공되기도 전에 이 자산이 매각되었고 결국 이 자산은 손실을 안고서 매각되었습니다. 이 자산의 처분에 제가 관여했다는 점은 지난 수년 동안 공개된 정보였습니다.”

이 두바이 부동산에 대해서는 지난 2010년 아이슬란드 신문사인 DV가 입수한 이메일을 근거로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Benediktsson은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소유권을 숨기고자 하는 의도나 필요가 전혀 없었습니다. 저는 이 회사에 대한 소유권을 아이슬란드의 세무 당국에 신고했습니다.” ‘팰슨’에 대한 자신의 지분을 의회에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묻자, Benediktsson은 “(공개) 규정은 2009년 5월에 시행되었으며 당시에 저는 운영 중인 사업체나 신고해야 할 부동산을 전혀 소유하고 있지 않았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 뒤 Benediktsson은 Falson의 제휴자 중 1명으로부터 이 회사의 사업이 2009년 9월까지 청산되지 않았음을 언급한 서신을 받아 이를 ICIJ에 제출했다. Benediktsson은 이 회사가 2008년 11월에 인수 합의를 취소한 이후에 운영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 이후부터 ‘팰슨’은 이 재산을 통제하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소유자가 확인될 때까지 이 회사의 유일한 목적은 상환을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조세 도피처에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했던 지난해의 인터뷰와 관련해 Benediktsson은 “저는 조세 도피인는 세이셸에 이 회사가 등록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것을 룩셈부르크 회사로 알고 있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내각 구성원인 Ólöf Nordal 내무부 장관 역시 2006년 11월에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서 설립된 비밀 회사를 운영했다. 그는 ‘둘리 시큐어리티 SA’라는 회사를, Landsbanki 은행의 룩셈부르크 지점을 통해 모색 폰세카로부터 사들였다. ‘윈트리스’나 ‘팰슨’과 마찬가지였다. 이 문서에 따르면 Nordal은 그녀의 남편 Tomas Mar Sigurdsson(미국의 거대 알루미늄 업체인 ‘알코아’의 글로벌 고급 제품 사업부의 최고 운영 책임자다.)과 함께 둘리 시큐어리티에 대한 위임권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 회사의 주식은 Landsbanki 은행의 룩셈부르크 지점 이름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2007년 8월 Sigurdsson은 Landsbanki 은행으로부터 받은 융자의 담보로서 둘리의 주식을 내놓기도 했지만 이 은행은 1년 후에 붕괴되었다.

ICIJ로부터 ‘둘리 시큐어리티’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Sigurdsson은 Landsbanki 은행이 알코아 스톡 옵션 매도와 관련한 과정에 대비해 이 회사를 설립하라고 조언해 주었다고 대답했다. 그는 그 함의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고 언급하면서 “실제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옵션을 실행하지 않았고 이 회사로 전혀 자금을 보낸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명확하게 저와 제 아내 모두 이 당시에(혹은 그 이후에도) 둘리 시큐어리티의 지분을 소유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어떠한 조세 도피처 회사도 갖고 있지 않으며 가진 적도 없습니다.

유출된 문서에는, 귄릭손 총리가 속해있는 진보당의 이사이자 총리의 고문을 맡고 있는 Hrólfur Ölvisson이 이 데이터에 언급된 2개의 회사(‘셀코 파이낸스’와 ‘카밀레 마케팅 SA’)와 관련을 맺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나 있다. 2005년, Ölvisson은 진보당의 간부를 지냈던 Finnur Ingólfsson에게 셀코 파이낸스에 대한 지배권을 양도했다. Finnur Ingólfsson은 Kaupthing 은행이 민영화되었을 때 이 은행의 인수를 지휘하는 데 도움을 준 인물이다.

Ölvisson은 이 회사가 보험이나 다른 상품들을 아이슬란드에 판매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 회사들이 수년간 운영되지 않았다고 언급한 Ölvisson은 “저와 관련된 모든 일은 합법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와 관련된 모든 일은 회계사가 모두 처리했으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Ingólfsson은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가 ‘셀코’를 인수했으며 그 과정에 어떤 조세상의 이득도 없었다고 말했다.

바이킹 침입자

아이슬란드는 비교적 최근까지도 금융 분야에서 매우 뒤처져 있었다. 아이슬란드에는 1985년까지 주식시장이 없었고 이곳의 거대 은행들은 국가 소유였다. 아이슬란드는 1990년대에 국가소유로 인한 왜곡을 없앰으로써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경제 자유화를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아이슬란드 정부는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에 은행들을 민영화했고 밀려드는 해외자본은 아이슬란드 금융산업의 급속한 확장을 부추겼다. 2008년에 3개의 주요 은행인 aupthing 은행, Landsbanki 은행, Glitnir 은행의 자산은 국가 경제 규모보다 11배 더 큰 1천8백억 달러까지 팽창했으며 이것은 역사상 가장 거대한 금융 버블 중 하나였다.

언론은 아이슬란드의 거대 기업과 은행들을 새로운 바이킹 침입자라고 칭찬했다. 아이슬란드의 경제 엘리트들은 수십 억 달러 규모의 해외 사업을 유치했고 개인 파티에 엘튼 존이나 50센트와 같은 뮤지션들을 초청하기도 했다. 그리고 과거의 어부들은 이제 투자자가 되었다. 아이슬란드 주식시장은 2001년에서 2007년 사이에 800% 상승했다.

그리고 2008년 10월, 불과 3일만에 이 모든 것이 붕괴되었다.

아이슬란드의 거대 은행 3개가 붕괴됨으로써 국가 경제가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주식시장은 97% 폭락했고 아이슬란드 통화인 크로나 가치는 절반으로 하락했다.

아이슬란드는 거대 은행들을 국유화했고 해외 투자자들의 예치된 자금에 대해 지급 정지를 선언함으로써 영국 및 네덜란드와의 외교적 마찰이 발생했다. 수천 명이 의회 앞에서 시위를 했고 건물에 돌과 폭죽을 집어 던졌다. 결국 이로 인해 아이슬란드 정부도 붕괴되었다. 의회는 당시의 총리였던 Geir Haarde를 과실 혐의로 기소했고 법원은 상징적인 조치로서 자신의 내각에 위기 상황을 알리지 못한 것에 대해 총리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 혼란 속에서, 아이슬란드의 고위급 은행가들 중 상당수는 조세 도피처 회사를 통해 가까운 동료들에게 돈을 보냈고 실제보다 은행이 더 건전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시장을 조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은행 내부자들은 서로 간에, 그리고 은행 소유자들과 주요 관계자들에게 수백억 크로나(몇 억 달러)를 융자해 줌으로써 아무런 위험 없이 아이슬란드 은행들의 지분을 소유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과 규제 기관들은 아이슬란드 은행 지분에 대한 수요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오인하게 되었다.

엉킨 실 풀기

서구 국가들 중 오직 아이슬란드 정부만이 은행 간부들을 엄격하게 기소했고 최소 20여 명이 구속됐다. 최상위 은행 임원 7명 중 4명, 3개 거대 은행들의 주요 주주들이 모색 폰세카를 통해서 등록된 조세 도피처 회사들을 지배했다. 그러나 모색 폰세카와 그 외 다른 중개인들로 인해서 이러한 거래는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었기 때문에 금융 붕괴 이후 7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법 행위와 보상 등이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중 일부는 밝혀내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금융 붕괴 이후에 구성된 특별검사 팀을 지휘했던 Olafur Hauksson은 ICIJ와 쥬트도이체 차이퉁(Süddeutsche Zeitung)이 입수한 정보가 공개되기 이전에 이루어진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틀림 없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뭔가가 진행되고 있을 것입니다” Hauksson은 특별 검사로 임명되기 전에는 인구 6,600여명의 어촌 마을인 아크라네스의 건장한 경찰서장이었다. 당시에 그는 특별 검사직을 원했던 유일한 아이슬란드인이었다.

핵심 인사들을 구속시키는 데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Hauksson은 조세 도피처 회사 때문에 숨겨진 기밀로 인해서 자신이 알아채지 못한 것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먼이나 토르톨라 등과 같은 곳에 있는 회사 그리고 룩셈부르크에 지점을 두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이슬란드에 위치해 있는 은행들을 보십시오. 이로 인해서 사건의 전체 그림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여러 군데에 분산돼 있는 조각들을 하나로 맞추는 것은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무엇을 찾아야 할 것인지 파악하려면 여러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과 지식이 필요합니다.

은행 부채

ICIJ가 입수한 문서들은 부자들과 권력자들이 사업 거래를 은폐하고 돈을 더 많이 보유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다른 납세자들로 하여금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하게 하는 글로벌 비밀 장치에서 모색 폰세카가 수행하는 상당히 폭넓은 역할에 대해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또한 이 문서들은 인구 329,000명의 작은 섬에서 형성된 엘리트들 간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밝혀주고 있다.

아이슬란드 은행들의 패스트-앤-루스 관행에 대해 가장 먼저 경고했던 학자이자 국회의원인 Vilhálmur Bjarnason은 “아이슬란드는 매우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그 가족들까지도 알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총리의 자산 운용 시점을 보면 그 중의 일부는 논란을 일으킨 아이슬란드 사업가들이 지배하는 기업들의 일정과 일치하는 것이 발견된다.

‘윈트리스’와 다른 두 개의 무기명 회사(이 회사들도 아이슬란드인들이 통제한다.)는 2008년 3월 같은 날에 런던의 크레딧 스위스에서 별도의 은행 계좌를 개설했다. 이 3개의 회사들은 각각 동일한 지명 이사들을 두고 있었다(이들은 모색 폰세카가 여러 결정들을 승인하고 소유자들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제공한 허수아비다). 이 3개의 회사(윈트리스, 잘 유니버설 SA, 제이드 트레이딩 서비스) 모두 Landsbanki 은행의 룩셈부르크 지점을 통해서 인수되고 운영되었다.

이중에서 ‘제이드 트레이딩’과 ‘잘 유니버설’은 평범한 회사가 아니다. 이 두 회사는 아이슬란드를 혼란에 빠뜨렸던 시장 조작 스캔들에서 조사(기소되지는 않았지만)를 받은 막강한 Landsbanki 은행 임원들을 통해서 지배되고 운영되었다.

제이드 트레이딩 서비스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Andri Sveinsson이 지배했는데, 이 인물은 Landsbanki 은행의 회장인 Björgólfur Guðmundsson과 아이슬란드에서 최고 부자인 Guðmundsson의 아들인 Björgólfur Thor Björgólfsson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이다.

2008년 1월 ‘제이드 트레이딩’은 아이슬란드 투자자인 Sigurdur Bollason에게 위임장을 발급해 주었다. Sigurdur Bollason은 2008년 여름 동안에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Landsbanki 은행, Kaupthing 은행, Glitnir 은행으로부터 무담보 대출로 1억4천4백만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서 다른 회사들을 이용했던 인물이다. 그 뒤 Bollason은 집단 소송에서 공동 피고로 지목되었고 시장조작 스캔들에 대해서 룩셈부르크의 Hauksson 특별검사 팀의 타깃이 되었다. Bollason은 기소되지 않았다.

‘잘 유니버설’ 역시 Bollason이 지배했다. ‘잘 유니버설’은 그가 지배했던 다른 회사들과 연계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는 Landsbanki 은행이 정부에 넘어가기 4일 전, Landsbanki 은행의 룩셈부르크 계좌로 622,000달러의 배당금을 보낸 회사도 포함되어 있다.

모색 폰세카 파일을 통해서 공개된 정보조차도 이 회사들이 정확히 어떠한 활동을 했는지 밝혀주지 못하고 있다. 이 파나마 법률 회사는 아이슬란드 은행 제도에서 사용된 기밀 체인의 핵심적인 고리이다. 이에 대한 전체 그림을 보기 위해서는 은행, 투자 자문 그리고 페이퍼 컴퍼니와 연계된 다른 법률 회사의 내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Hauksson 특별검사는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일부 사례들은 너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실제로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펴보기가 어렵습니다. 과연 이것의 배후 실세는 누구일까요? 앞으로 수사관들과 자금을 숨기고 싶어하는 사람들 간에 전투가 펼쳐질 것입니다.

아이슬란드 세무 당국은 탈세자들을 찾아 미납된 세금을 회복하기 위해서 내부 고발자들로부터 모색 폰세카와 관련된 문서들 중 일부를 구입했다. 이렇게 구입한 문서들에는 현재 귄릭손의 부인이 단독으로 소유하고 있는 페이퍼 컴퍼니인 ‘윈트리스’에 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현재까지 당국은 알아낸 사실들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 기사 원문 보기(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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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견지동 32-3번지. 이 곳에는 필방, 승복점, 표구사, 찻집 등 네 가게가 세들어 있다. 짧게는 20년, 길게는 30년 넘게 이 건물에 터를 잡았다. 건물과 이웃해 있는 조계사에 오가는 스님과 불자들이 주요 손님이다.

네 가게 중 하나인 대흥동필방. 모필 장인인 고 권영진 씨가 시작한 가게는 그의 며느리 김용태 씨로 이어져 30년 째 운영되고 있다. 가게 진열장에는 장인의 솜씨가 느껴지는 각양각색의 붓들이 걸려 있다. 칡뿌리로 만든 붓에서부터 소뿔에 무늬를 새긴 붓까지, 털이 귀했던 시절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붓들이 작은 가게를 빼곡히 채우고 있다. 김 씨는 “가게에 들어온 외국인들이 붓을 보고 신기해 한다. 사람들이 작지만 오래된 붓 박물관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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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년 6월이 되면, 30년 전통의 이 필방은 문을 닫게 된다. 이웃해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이 이 건물을 사들였기 때문. 조계종은 조계사 일대를 한국 불교의 중심지로 확장한다는 마스터플랜에 따라 일명 ‘성역화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필방이 세들어 있는 건물부지가 이 사업에 포함된 것이다. 필방이 있는 자리 인근에는 앞으로 기념관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10.27 법난기념관이 ‘조계종 성역화 사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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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성역화 사업의 핵심은 10.27법난기념관 건립이다. 10.27법난은 지난 1980년 10월 27일, 권력을 찬탈한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이 종교계 정화사업을 명목으로 전국의 사찰 수백 곳을 수색해 스님과 불자 등 1,776명을 감금, 고문한 사건을 말한다. 불교계는 오랫동안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해 왔고, 결국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를 거쳐, 지난 2009년 10.27법난피해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아래 10.27법난위원회)가 만들어졌다. 10.27법란기념관 건립은 법난위원회의 중요 사업 중 하나다.

그러나 법난기념관 건립을 두고 불교계 안팎에선 수년째 논란이 거듭돼 왔다. 10.27법난기념관 사업에 1500억 원의 세금이 투입되기로 결정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지원규모가 유사한 사업과 비교해 너무 크고 진행과정도 매끄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10.27법란기념관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유사한 형태의 부산민주항쟁기념관(160억 원), 거창난민학살추모공원(192억 원), 동학농민기념공원(383억 원)보다 적게는 4배, 많게는 10배 가까이 크다.

10.27법란기념관 사업 비용이 이렇게 큰 이유는 기념관 부지가 서울시내 한복판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부지 매입에만 사업비의 절반에 가까운 710억 원이 사용되도록 설계돼 있다. 예정 부지의 토지가액은 3.3세제곱미터당 8,000만 원을 넘는다. 게다가 지주들의 비협조로 3년이 넘도록 예정 부지의 13%밖에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상태라면 언제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사업 진행 방식도 논란을 빚고 있다. 국가가 나서 특정 종교와 관련된 사업을 위해 토지를 사주는 방식이 이례적일 뿐 아니라 비정상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015년 정부와 조계종은 사업 추진방식에 대해 합의한 뒤 협약서를 맺었다. 조계종이 토지 매입을 진행, 정부가 비용을 지원한 뒤 조계종이 이 부동산을 다시 정부에 기부채납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비록 사업 부지가 정부 소유가 된다고 해도 조계종이 사실상의 영구적 사용권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개별 종단인 조계종에 땅을 사 주는 방식으로 사실상 특혜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조계종이 정부 돈으로 부동산 중개업소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도 비판을 받고 있다.

법난기념관을 만든 뒤 국가에 기부 채납하면 국가가 법난기념관을 처분하거나 다른 데 쓸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조계종이 계속 사용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하면, 소유권이 설사 국가에 있다고 할지라도 사실상 조계종의 것이죠. 제가 볼 때는 조계종을 위한 특혜인데 한번 시작된 것을 조계종이라는 종교 세력 때문에 회수하지도 못하고 계속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10.27법난이라는 엄청난 유린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조계종은)오히려 지금하는 행태는 그런 특혜를 바라고 있고 정치권력은 종교에 지원을 함으로써 적절한 표를 획득하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석만 불교닷컴 대표

그러나 조계종은 교계 안팎에서 제기된 특혜 의혹을 극구 부인했다.

신군부의 불교계 정화 사업 작전명이 조계사가 있던 견지동 45번지를 따 ‘작계 45’였다. 이같은 상징성 때문에 사업 부지를 조계사에 정한 것이지 조계종의 성역화 사업을 위해서 법난기념관과 같은 부지를 정했다는 주장은 포인트가 안 맞다. 조계종이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가 없다.

조계종 공식 입장

매입 부지 세입자들, “정교분리 위배” 헌법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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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조계사 앞에 선 김용태 씨 등 세입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부지 매입을 철회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조계종이 추진하고 있는 사실상의 성역화 사업이 헌법에 명시된 정교분리의 원칙을 위배했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조계종이 대책이 없이 저를 내쫓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에 다 저희의 원통함을 호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주대책을 세워주시기를 촉구하는 바입니다.

김용태 /대흥당필방

(조계종측에서) 12월 중에 이주를 할 경우에 이사비 정도 준다고 하여 우리는 그 소리를 들었을 적에 청천병력같은 소리였습니다. 12월이면 한창 추울 때고 더이상 갈 데가 없고, 이사갈 데가 없고요. 길거리에 나앉으라는 소리와 똑같았습니다.

김성규 /부산승복

뉴스타파는 10.27법난기념관 사업 담당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 불교계 안팎에서 제기된 특혜의혹, 영세 사업자들에 대한 이주대책이 있는지 등을 물었다. 문체부는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법난기념관 사업은 특정 종교나 종단에 대한 특혜가 아니며 인권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토지 매입으로 인한 보상비용으로 17억 원이 책정돼 있어 세입자들이 일정부분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취재: 강민수
편집: 윤석민
촬영: 오준식

금, 2017/12/22-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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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이’ 대표·바탕 상품 값 똑같아
03년 이후 “이통 가격 경쟁 전무”

한국 이동전화 시장의 88%를 지배하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엘티이(LTE)’ 대표 상품 값은 모두 월 6만5890원이다. ‘엘티이’ 바탕 상품 값도 3사 모두 월 3만2890원, 가격차는 0원이다. 소비자가 관련 상품들을 두고 값을 견줘 볼 여지가 없다. 한국에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전화를 사들인 5612만4217명(2017년 11월 기준 점유율 88.2%) 가운데 ‘엘티이’를 쓰는 4811만9087명의 상당수가 고르나마나한 선택을 한 셈이다.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방송통신정책센터장은 “비슷한 류 (3사) 서비스를 보면 (값이) 똑같다”며 “2003년 이후 (3사의) 3G 및 엘티이 이동통신 요금이 사실상 동일한 수준으로 가격 경쟁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2002년 ~ 2017년 4월 이동전화 요금 비교 (출처: 미디어미래연구소)

▲2002년 ~ 2017년 4월 이동전화 요금 비교 (출처: 미디어미래연구소)

요금제 많다지만

2018년 1월 소비자가 살 수 있는 이동전화 3사 ‘엘티이’ 주력 상품은 27개. 인터넷을 살피거나 TV·영화를 볼 때 쓰일 데이터를 내주는 양에 따라 상품 값을 9개씩 나눠 뒀는데 3사 모두 ‘월 3만2890원’부터다.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세이브’, KT ‘LTE 데이터 선택 32.8’, LG유플러스 ‘데이터 일반’이 3만2890원짜리. 이 상품에 돈을 치르기로 한 소비자는 다달이 데이터를 300메가바이트(MB)까지, 음성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제한 없이 쓸 수 있다. 3사가 내주는 게 똑같다. 상품 바탕이 같다는 얘기. 손에 3만2890원을 들고 ‘엘티이’를 쓰려는 소비자에게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사이 값을 견줘 더욱 알뜰하게 선택할 기회가 없다.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세이브’ 요금 안내. KT ‘데이터 선택 32.8’과 LG유플러스 ‘데이터 일반’도 주요 내용이 같다.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세이브’ 요금 안내. KT ‘데이터 선택 32.8’과 LG유플러스 ‘데이터 일반’도 주요 내용이 같다.

데이터를 제한 없이 쓰는 ‘엘티이’ 값(2018년 1월)도 3사 모두 ‘월 6만5890원’부터 시작한다.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퍼펙트’, KT ‘LTE 데이터 선택 65.8’, LG유플러스 ‘데이터 스페셜 A’가 6만5890원짜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다달이 기본 데이터로 11기가바이트(GB)와 매일 2GB씩, KT는 10GB와 매일 2GB를 내주며 관련 상품을 ‘무제한 서비스’라고 광고한다. 정해 둔 용량을 넘어서면 데이터 전송속도를 3메가(M)bps(bit per second) 아래로 떨어뜨리는 것도 3사가 똑같다. 이 또한 상품 바탕이 거의 같다는 뜻. 소비자에겐 3사 상품 값을 견줘 본 뒤 사들일 여지가 없다.

▲LG유플러스 ‘데이터 스페셜 A’ 요금 안내.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퍼펙트’와 주요 내용이 같다. KT ‘LTE 데이터 선택 65.8’는 SK텔레콤·LG유플러스 상품보다 월 데이터 사용량이 1GB 적지만 값이 같다.

▲LG유플러스 ‘데이터 스페셜 A’ 요금 안내.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퍼펙트’와 주요 내용이 같다. KT ‘LTE 데이터 선택 65.8’는 SK텔레콤·LG유플러스 상품보다 월 데이터 사용량이 1GB 적지만 값이 같다.

3사는 모두 6만5890원짜리 상품을 가장 많이 팔리거나 인기 있는 ‘엘티이’로 꼽았다. SK텔레콤은 “90만 원에서 100만 원대 프리미엄 휴대폰을 쓰는 사람의 60 ”, KT가 “엘티이 데이터 선택 전체 가입자의 39%”, LG유플러스는 “이동전화 새 가입자의 30% 후반이 선택한다”고 밝혔다.

3사의 나머지 ‘엘티이’ 상품은 데이터 사용량 0.1GB~0.6GB 차이를 두고 월 110원~2090원씩 값이 달랐다. 기본 데이터 사용량을 바탕으로 삼아 가격을 따로 정했으되 서로 큰 차이를 두지 않아 소비자 선택권이 넓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되풀이되는 ‘단순 비교 불가’ 장단

2017년 12월, 한국 이동전화 3사의 ‘엘티이(LTE)’ 데이터 바탕 값이 얼마나 되는지에 소비자 눈길이 모였다. 핀란드에 본사를 둔 모바일 전략 컨설팅업체 리휠이 지난해 12월 1일 내놓은 ‘모바일 접속가능성 경쟁력(mobile connectivity competitiveness) 제8차 모니터링’ 결과 때문. 한국에서 ‘엘티이’ 데이터 1GB를 쓰려면 13.4유로(1만7100원쯤)가 드는데 41개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비쌌다고 발표했다. 나라마다 30유로(3만8300원쯤)로 살 수 있는 기가바이트가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본 결과였다.

한국은 캐나다·미국·일본·독일 사업자들(operators)과 함께 “기가바이트 가격을 여전히 지나치게 (많이) 매긴다(charge)”는 게 리휠의 분석. ‘여전히(still) 지나치게(exorbitant)’ 비싸다고 본 건 2017년 5월 공개된 7번째 모니터링 결과에서도 한국이 캐나다·독일·미국·벨기에·일본과 함께 데이터 요금이 높은 나라였기 때문으로 보였다.

▲리휠 모니터링 결과. 화살표가 가리킨 곳에 한국이 언급됐다(출처 : 리휠 홈페이지)

▲리휠 모니터링 결과. 화살표가 가리킨 곳에 한국이 언급됐다(출처 : 리휠 홈페이지)

한국 언론계는 이 리휠 모니터링 결과에 뜨겁게 반응했다. 2017년 12월 5일과 6일 ‘한국 스마트폰 데이터 요금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소비자 반응도 뜨거워 기사마다에 이동전화 3사와 정부 가격 정책을 비판하는 댓글이 잇따랐다.

역류도 일었다. 이동전화 3사 쪽에서 나라마다 서비스 환경이 달라 요금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며 리휠 모니터링 결과를 깎아내렸다. 3사 관계자가 “(한국에는 25% 선택약정할인제가 있어 더 싸다”거나 “(값싼) 알뜰폰 사업자가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반론을 폈다는 기사가 이어졌다.

몇몇 매체는 이동전화 3사 쪽 반응을 전하며 리휠 모니터링이 아예 ‘엉터리 논란’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기사 제목에 물음표(?)를 붙여 이른바 ‘엉터리 논란’에 살을 덧댄 매체도 있었다.

▲리휠 모니터링 결과가 ‘엉터리 논란’에 빠져들었다거나 물음표를 붙여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보도

▲리휠 모니터링 결과가 ‘엉터리 논란’에 빠져들었다거나 물음표를 붙여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보도

특히 중앙일보는 2017년 12월 5일 ‘세계에서 데이터 요금 가장 비싼 나라, 한국’이라고 보도했다가 이레 뒤인 12일 ‘한국이 세계에서 데이터 요금 가장 비싸다고?!?!’로 제목과 내용을 바꿨다. 12일 보도에는 5일 자 기사에 없던 ‘우리나라 데이터 요금이 진짜 비싼지 이동전화 3사 직원들에게 물어본 결과’를 담았다. 답변은 “비싼 것이 아니”고, 많은 사용자와 서비스 속도 때문에 “장비를 많이 설치해야” 하며,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면 더 올려야 하는 게 정상”이라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5일과 12일 보도가 백팔십도로 달라진 것이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5일(왼쪽)과 12월 12일 자 카드뉴스. 12일 자(오른쪽)에선 제목과 내용이 바뀌었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5일(왼쪽)과 12월 12일 자 카드뉴스. 12일 자(오른쪽)에선 제목과 내용이 바뀌었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12일 자 카드뉴스 주요 내용. 5일 자와 달리 이동전화 3사 쪽 입장과 직원 답변을 덧댔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12일 자 카드뉴스 주요 내용. 5일 자와 달리 이동전화 3사 쪽 입장과 직원 답변을 덧댔다.

나라마다 시장 환경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이동전화 3사 쪽 주장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사이 가계통신비 차이를 알아볼 때로부터 되풀이됐다. 2014년과 2011년 ‘OECD 커뮤니케이션스 아웃룩(communications outlook)’에서 한국이 1인당 가처분소득 대비 통신비 비중 1위를 기록했을 때마다 불거진 반발이었다.

언뜻 일리 있는 주장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리휠 모니터링을 ‘엉터리’로까지 몰아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50달러로 맥도널드 햄버거를 몇 개나 살 수 있는지를 견줘 보는 빅맥지수처럼 ‘30유로를 들여 쓸 수 있는 이동전화 데이터 사용량’을 얼마든지 알아볼 수 있기 때문. 세세한 비교 기준을 두고 얼마간 논란이 있더라도 나라 사이 가격차를 견줘 본 뒤 ‘한국이 서 있는 곳’을 가늠하고, 정부 정책을 짤 때 참고할 만하다는 뜻이다.

열쇠는 결국 기본료 폐지

수렴하는 현상은 있습니다.

전영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이 한국 이동전화 3사 주력 상품 값을 두고 한 말. 한국 이동전화 시장이 “아무래도 과점적이다 보니까 요금제가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소비자는 실질적으로 3사 이동전화 상품을 비교해 더 싸되 질 좋은 걸 골라 뽑을 여지가 많지 않다는 얘기. 더구나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가계 통신비 부담(OECD)과 가장 비싼 데이터 요금(리휠)까지 짊어져야 한다. 이런 흐름을 살핀 끝에 가장 효과가 좋을 정책으로 제시된 게 ‘기본료 폐지’다. SK텔레콤과 KT 데이터 요금에 포함된 1만1000원, LG유플러스 상품 안에 녹아 있다는 1만900원을 없애면 가격 관련 골칫거리 여러 개를 한꺼번에 풀어낼 것으로 보였다.

2017년 8월 31일 전성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은 기본료 폐지 정책이 살아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없어진 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검토한다”고 밝혔다. “기본료가 정확하게 규정되어야(defined) 폐지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어렵고 법률적인 절차를 거쳐야 돼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대안으로 빨리 (인하)할 수 있는 걸 먼저 한 다음에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사회적 논의 기구를 통해 추가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20일 정책 실무 책임자인 전영수 통신이용제도과장도 “공식적으로 기본료 폐지를 추진 안 하는 것으로 결정된 건 없다”며 “사회적 논의 기구를 통해 계속적으로 논의하자고 해 놓은 상황”이라고 확인했다.

문재인 정부가 ‘기본료 폐지’ 열쇠를 여전히 손에 쥐었다. 문제는 시간. ‘언제 없앨 것이냐’다.


취재 : 이은용

 

목, 2018/01/0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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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철이 되면 시중은행에서는 ‘눈치게임’이 벌어진다. 예고된 시각에 인사 결과가 발표되는 일은 드물다. 1~2시간 늦어지는 것은 예사이고, 그보다 더 늦어지면 이미 승진 축하연이 벌어진 후에야 인사 결과가 나오는 헤프닝도 왕왕 있다.

암묵적인 승진 통보를 미리 받았지만 정작 최종 인사 발표에서는 누락되는 경우도 있다. 항의를 하려해도 불가능하다. 누가 어떤 기준에 의해 인사를 결정했는지는 ‘경영권자의 재량’이라는 명목 하에 철저히 불문에 부쳐지기 때문이다. 인사 평가 담당자인 지점장은 ‘좋은 평가를 했는데도 결과가 이상하게 나왔다’는 말을 반복한다. 문제는 어떤 직원을 만나도 같은 대답을 한다는 것이다.

은행가 ‘깜깜이 인사’가 빚어낸 인사철 촌극이다. 이른바 ‘줄대기’ 이외에는 확실한 승진 방법이 없다는 은행 직원들의 자조적인 말이 떠돈다.

최근 불거진 우리은행 채용비리를 두고 은행권에서 ‘빙산의 일각’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외부 청탁과 줄대기가 힘을 발휘하는 곳은 비단 채용 단계 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채용 비리가 은행권의 좁은 문을 통과하려는 취업준비생들의 기회를 뺏는 것이라면, 인사 비리는 우리 금융의 공공성 전반을 흔드는 고질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KB국민은행 내부 감사 문건 입수…30명 중 1명은 부당 인사

뉴스타파는 시중은행 인사의 내막을 들여다볼 수 있는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 2014년 11월 KB국민은행 경영감사부에서 작성한 ‘감사 관련 주요 이슈’ 문건이다. 2014년 상반기 인사에 대해 이뤄진 특별감사 결과를 담은 이 문건은 당시 KB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한 윤종규 회장에 보고할 목적으로 작성됐다.

▲ '감사 관련 주요 이슈' 문건(2014년 11월 KB국민은행 경영감사부 작성)

▲ ‘감사 관련 주요 이슈’ 문건(2014년 11월 KB국민은행 경영감사부 작성)

이 문건에 따르면, 특별감사를 통해 4개 유형의 규정 위반 행위가 적발됐다. 가장 많이 적발된 유형은 본부장이 개인평가점수를 임의로 조정한 것이다. 51개 본부 가운데 31개 본부장이 총 376건의 위반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본부장이 부점장이 평가한 개인평가점수에 대해 ±5점 이내에서 조정할 수 있다는 인사 규정을 위반하고 5~10점의 점수를 임의로 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인사부서가 사전에 중요인사기준을 결정해야한다는 내부 지침을 위반하고 사후적으로 이를 결정해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임의적인 변동이 있을 경우에는 은행장에 보고해 별도의 결재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조차도 지키지 않았다.

이같은 임의적인 인사를 통해 부당하게 승진·승격하거나 이에 제외된 사례는 총 215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서를 바꿔 승진·승격한 사례가 48건, 부당하게 승진·승격에서 제외된 사례는 167건에 이르렀다. 기준에 따라 승진·승격 대상, 기준을 정하도록한 내규를 위반한 것이다.

자격이 없는 대상자가 다른 후보자들의 승진 기회를 뺏는 일도 있었다. 내규에 따라 승진·승격 대상 제외자로 분류됐던 135명이 추천후보군에 임의로 포함됐고, 이 가운데 29명은 본부장의 추천까지 받았다. 특별감사에 나선 경영감사부가 어느 본부장이 누구를 추천했는지 확인하려하자 관련 명단은 비밀 유지라는 명목 하에 전산DB에서 삭제됐다.

2014년 말 당시 국민은행 전체 일반직원의 수는 약 16000명. 직원 30명 중 한 명은 2014년 상반기 인사에서 부당한 이익을 보거나 손해를 본 셈이다.

“은행 비리의 시작과 끝은 인사, 임기동안 이것 하나 바꾸려했지만…”

취재진은 당시 이 문건의 작성 책임자였던 정병기 전 KB국민은행 상임감사를 통해 이 문건의 내용을 확인했다. 정 전 감사는 2014년 초 당시 인사시스템에 대한 특별감사를 시행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014년 초 상임감사 취임했을 당시 KB국민은행의 상황은 참담했다. 일본 동경지점 부당대출로 사람이 자살하고, 내부 통신 전산망 관련 문제가 불거졌고, 카자흐스탄 은행에 대한 투자로 1조 원을 날렸다. 개인 직원들의 일탈 문제로 보지는 않았다. 조직 내부 비리의 시작과 끝은 인사와 관련돼 있다고 판단했다. 인사에서 비리가 발생했다는 제보도 많이 있었다. 그래서 취임하자마자 상임감사 3년간 인사시스템 하나만은 개선하자고 마음먹었다. 아마 은행의 인사시스템을 손보겠다 했던 것은 내가 역사상 최초였을 것이다.

정병기 / 전 국민은행 상임감사

특별감사 결과를 토대로 2개월간 인사시스템 개선을 위한 내부 태스크포스팀(TFT)도 가동됐다. 정 전 감사가 강조한 인사시스템의 개혁 방향은 ‘투명성’ 확보였다.

정작 직원들은 평가 결과를 모른다. 인사팀에 평가 결과를 알려주자고 하면 ‘시끄러워진다’고 하더라. 그것이 문제라고 본다. 투명하지 않으니까 한번에 수백 건씩 외부 청탁자들에 의해 기준과 순서를 바뀌는 것 아닌가. 그렇게 되면 직원들 입장에선 맹목적 충성을 할 수 밖에 없다. 무조건 밖으로 가서 일단 뛰는 것 밖에 없다.

정병기 / 전 국민은행 상임감사

정 전 감사는 당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인사 관련 개혁과제를 이어받아 추진하겠다 약속했지만 자신의 퇴임과 함께 백지화됐다고 말했다.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내부 장치도 없어졌다. 윤 회장 임기인 지난 3년간 상임감사직은 공석으로 유지됐고, 문건을 작성한 경영감사부는 해체됐다. 윤 회장은 지난 20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연임을 확정지었다.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측은 인사시스템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에 대한 문제제기를 수렴해 올해 상반기 인사부터는 희망직원에 한해 업무 평가 내용을 ‘최우수’, ‘우수, ‘보통’으로 분류해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고경영진이 뽑겠다하면 시스템은 그저 시스템일뿐”

‘깜깜이 인사’는 KB국민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다.

KEB하나은행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인사시스템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바 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청와대의 청탁을 받고 조직 개편을 단행해 최순실 씨의 조력자를 위한 자리를 만들어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인사시스템의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올 초부터 실적이 우수한 퇴직 지점장을 재채용하는 인사를 시행하고 있다. 함영주 행장의 ‘인사 파격실험’으로 불리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실상 사적 금전 대차, 성추행 사건 등으로 물러났던 문제적 인물들이 복귀한 것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성추행 사건으로 퇴직했던 이 모 전 지점장이 적정한 검증 절차없이 재채용된 사실이 금감원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 KEB하나은행 재채용 건 민원에 대한 금융감독원 회신 (전국금융산업노조 KEB하나은행지부 제공)

▲ KEB하나은행 재채용 건 민원에 대한 금융감독원 회신 (전국금융산업노조 KEB하나은행지부 제공)

금감원 조사 결과에 대해 김정한 전국금융산업노조 KEB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은 두 최고경영진 김정태 회장·함영주 행장에서 비롯된 인사 적폐라고 지적했다. 전국금융산업노조 KEB하나은행지부 등은 지난 2일 ‘하나금융지주 적폐 청산을 위한 공동투쟁본부’를 출범하고 김정태 회장·함영주 행장에 대한 퇴진 운동에 나선 상태다.

검증을 철저히 하느냐, 안하느냐 여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고경영자가 채용하겠다는 지시가 내려오면 인사채용 시스템은 단순히 시스템일뿐이다. 이런 지시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은 회장과 행장 밖에 없다. 이것 자체가 KEB하나은행에 만연한 인사적폐고, 이들 최고경영진부터 청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정한 / 전국금융산업노조 KEB하나은행지부 위원장

“은행가 인사 난맥상, 피해자는 국민”

전문가들은 은행의 고질적인 인사 비리가 단순히 한 민간기업의 내부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기준과 원칙없는 인사가 은행을 부실하게 만들고, 그 부실은 결국 국민들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결국 인사가 만사다. 승진해야할 사람이 승진하지 않고 엉뚱한 사람이 승진하면 근로 의욕이 저하될 수 밖에 없다. 금융인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해 소비자를 위한 새로운 상품, 새로운 정책, 새로운 아이디어를 담은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코드에 맞추기, 줄서기에 나설 수 밖에 없다.

조연행 / 금융소비자연맹 대표

은행의 부실이 이전돼서 사회로 갈 것이 두렵다. 일반 기업같으면 자금 경색이 일어나 시장에서 도태되지만, 은행은 망하지 않고 부실이 계속 쌓이기 마련이다. 그러다 경제위기 오면 내부의 부실을 안고 있다가 한번에 그 핑계로 다 넘겨버리지 않겠나. 그것이 IMF였다. 엄청나게 많은 금융 비리가 드러났지만 그때가서 책임질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결국 국민들이 다 떠안는 것이다.

정병기 / 전 국민은행 상임감사

[11월 28일 추가]

기사가 나간 뒤 KB국민은행은 뉴스타파에 뒤늦게 해명문을 보내왔다. 국민은행 측은 “2014년 특별감사 이후 인사시스템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본부장의 개인평가점수 조정권한은 제한됐으며, 사후 결재가 문제가 된 인사 세부심사기준은 은행장 사전 결재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승진·승격 대상자와 제외자 선별 절차는 혼선이 없도록 명단을 미리 확정해 통보하는 방식으로 변경됐으며, 전산DB에서 삭제돼 문제가 됐던 추천인 관련 자료도 현재는 누적 보관 중이라고 말했다. 또 전 직원을 상대로 인사 기준을 고지하고 있으며, 희망자에 한해 자신의 인사 평가 내용을 조회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취재 : 오대양
촬영 : 오준식
편집 : 정지성
CG : 정동우

월, 2017/11/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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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부터 제2차 세월호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어느덧 700일이 지났다.

이번 총선 국면에서 세월호 참사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가고 있다. 2016년 현재,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이 생활했던 ‘416교실’의 존치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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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불러온 아픔과 그 의미를 잊지 않기 위해 수많은 시민들이 찾았던 ‘교실’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이번주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한국 사회가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옮겨졌는지 ‘416 교실’을 통해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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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은 ‘416연대 미디어위원회’의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여섯개 작품 중 하나다. 연출은 영화 ‘어머니’ ‘슬기로운 해법’ ‘당신과 나의 전쟁’ 등 다수의 시사 다큐멘터리 영화를 연출한 태준식 감독이 맡았다.

목, 2016/03/2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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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출근을 했더니 옷이며, 마네킹, 돈까지 모두 사라졌어요. 심지어 옷을 다리던 스팀다리미까지 없어졌어요. 제 가게에서는 다른 업체가 영업을 하고 있고, 너무나 황당하고 억울합니다.

쇼핑의 메카인 서울의 명동. 명동 한복판에서 하루아침에 가게가 사라지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명동에 있는 대형쇼핑몰 ‘DI몰’의 지하1층에서 벌어진 일이다. 현재 이곳에선 (주)패션인터내셔널에서 운영하는 ‘세일50’이라는 업체가 영업 중이다. ‘세일50’은 지하1층 전체공간(450평 규모)을 사용하고 있다. ‘세일50’은 전국 25개 매장을 둔 대형 악세사리 제조, 판매업체다.

▲ 명동에 있는 대형 쇼핑몰 ‘DI’

▲ 명동에 있는 대형 쇼핑몰 ‘DI’

20여 일 전인 7월 7일까지는 DI몰 지하1층 한쪽에 ‘데어’라는 작은 의류매장이 입점해 있었다. 데어는 동대문과 명동에서 의류판매를 하는 소규모 업체다. ‘데어’는 7월 8일 갑자기 사라졌다. 12평 규모의 매장을 채우고 있었던 옷가지와 마네킹, 옷걸이, 행거, 심지어 스팀다리미까지 모두 사라졌다. ‘데어’의 장기웅 대표의 계산으로는 8천 만 원 상당의 물품들이었다. 7월 8일 출근 했던 직원들은 황당했다. 건물 관리회사인 ‘DI엠앤유’ 측에 이 사실을 알리고 경찰에 신고했다.

CCTV를 확인해보니 물건을 치운 사람들은 같은 층에 입점한 ‘세일50’ 측이었다. ‘세일50’은 7월 8일 새벽까지 인테리어 작업을 했다. CCTV를 살펴보면, 7월 8일 새벽 4시 경, ‘세일50’ 측에서 매장 리모델링을 위해 고용한 작업자들이 ‘데어’ 매장의 옷가지와 각종 물건들을 모두 철거하는 모습이 찍혀있다. 일사분란하게 ‘데어’의 물품을 치우고 그 자리에 ‘세일50’의 물품을 세팅했다. ‘데어’ 측에는 사전논의나 통보도 없었다. 그리고 20일이 넘도록 철거했던 물건들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 현재 ‘데어’의 자리에는 ‘세일50’ 측이 영업을 하고 있다.

‘데어’의 장기웅 대표는 “하루아침에 가게에 있던 모든 것이 사라졌다. 물건을 절도한 사람들은 사과는 커녕 아직까지 물건도 돌려주지 않는다. 자신의 영업을 위해 소규모 업체는 그냥 없애버려도 된다는 것인지 너무 화가난다”고 토로했다.

▲ 명동 DI몰 지하1층에서 2015년 4월부터 영업을 해왔던 의류업체 ’데어’(좌측). 7월8일 새벽 데어의 옷가지와 현금, 각종 물품들은 모두 철수됐고, 다음날 아침 세일50의 악세사리 매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 명동 DI몰 지하1층에서 2015년 4월부터 영업을 해왔던 의류업체 ’데어’(좌측). 7월8일 새벽 데어의 옷가지와 현금, 각종 물품들은 모두 철수됐고, 다음날 아침 세일50의 악세사리 매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갑자기 사라진 12평 의류매장…누가, 왜 없앴을까?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월 1일 대형 악세사리 업체 ‘세일50’이 DI몰에 입점하면서부터다. 당초 DI몰 지하1층에는 10여 개의 소규모 매장들이 모여 있었다. ‘세일50’측은 지하1층 전체를 임대하기를 원했다. 건물 관리회사인 ‘DI엠앤유’ 측도 해당 층을 통으로 임대하는 편이 더욱 수익이 높기 때문에 소규모 업체들을 설득해 보상금을 주고 계약기간 이전에 철수시켰다.

하지만 의류업체 ‘데어’는 매장 철수에 동의하지 않았다. 계약기간이 2018년 4월까지 남은 데다, 매장이 쇼핑몰 입구쪽에 위치해 매출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계속 영업하고 싶었다. 매장을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DI엠앤유’ 측에 밝혔다. 결국 건물관리회사 ‘DI엠앤유’는 ‘데어’의 영업 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만을 ‘세일50’에 임대했다. ‘DI엠앤유’ 측은 “‘세일50’과 계약할 때, ‘데어’의 매장을 승계해야한다고 분명히 고지했고, ‘세일50’ 측이 동의했다”고 말했다. 두 업체가 한 공간에서 함께 영업을 하면 되는 일이었다.

문제는 리모델링을 하면서 발생했다. ‘세일50’은 가게 오픈에 앞서 7월 초 리모델링을 했다. ‘DI엠앤유’ 측은 ‘데어’ 측에 ‘세일50’이 7월1일부터 일주일간 인테리어를 해야하기 때문에 잠시 영업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데어측은 당장 영업 피해가 예상됐지만 장기적으로 악세사리 업체가 들어오면 의류매장 영업에 시너지가 될 것 같아 요청을 받아들였다. 해당 기간 동안 ‘데어’의 장 대표도 자신의 의류매장 인테리어를 다시 했다. 가게 오픈 예정일은 7월 7일이었다. 하지만 ‘DI엠앤유’ 측에선 ‘세일50’이 리모델링 작업을 완료하지 못했다며 오픈 날짜를 하루만 연장하자고 했다. 장 대표는 그것도 동의했다. 그리고 7일 밤 9시까지 ‘세일50’ 인테리어 작업자들 틈에 끼어 자신의 매장 물품 정리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날 새벽 ‘데어’의 물건은 모두 사라졌고, 매장도 없어졌다.

영문을 몰랐던 ‘데어’의 장 대표가 경찰서에 절도사건으로 고소장을 접수하고 있는데, ‘세일50’ 대표로부터 전화가 왔다. ‘세일50’의 이OO 사장은 “고의적으로 (물건을) 치운 것은 아니다. 야간 공사업자가 실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믿을 수 없었다. “사건 전날 밤에 ‘세일50’ 작업자들 사이에서 우리도 같이 매장 정리를 하고, 오픈 준비를 하는 것을 다 봤는데 갑자기 실수로 우리 물건을 치운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이 사장은 “고의적인 게 아니었다고 하면 어떤 여지가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네요. 법대로 하세요.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그 뒤로 20일 넘도록 연락이 없었다. 물건도 돌려주지 않았다. 그리고 ‘데어’의 매장에선 ‘세일50’이 계속 영업을 하고 있다.

장 대표가 실수로 치웠다는 ‘세일50’ 측의 말을 믿을 수 없는 이유는 CCTV화면 때문이다. 장 대표는 “당시 CCTV를 보면 의류매장 물건이 철거되던 현장에 ‘세일50’ 사장이 있었고, 물건을 트럭에 싣는 과정을 지시하는 듯한 사장의 모습도 보인다”며 “당시 사장이 현장에 있었고 작업자들에게 지시하는 듯한 장면까지 찍혔는데 이제와서 고의가 아니었다는 말을 어떻게 믿느냐”고 말했다. 장 대표는 “고의든 아니든, 형사절차와 별도로 우리 물건을 돌려주고, 다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매장을 비워줘야 하는데, 우리 매장에서 ‘세일50’이 계속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게 제일 문제”라고 말했다.

▲ 7월8일 새벽 4시경 찍힌 ‘DI몰’ 지하1층 CCTV화면. 매장 안에선 ‘세일50’ 측 작업자들이 일사분란하게 ‘데어’의 옷가지와 각종 물품들을 치우고, 그 자리에 ‘세일50’의 악세사리를 진열하고 있다

▲ 7월8일 새벽 4시 30분 경 찍힌 ‘DI몰’ 외부 CCTV화면. 세일50의 이OO 대표가 ‘데어’의 물품(행거)을 옮기는 작업자들에게 지시하는 듯한 장면이 찍혀 있다.

▲ 7월8일 새벽 4시 30분 경 찍힌 ‘DI몰’ 외부 CCTV화면. 세일50의 이OO 대표가 ‘데어’의 물품(행거)을 옮기는 작업자들에게 지시하는 듯한 장면이 찍혀 있다.

쇼핑몰 관리회사도 “지켜보는 상황”…영세업체만 발동동

‘세일50’ 이OO 사장은 뉴스타파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말 고의로 치운 게 아니었다. 당시 현장에 있었지만 철수되는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물건을 돌려주고 싶어도 우리가 보유한 물류창고가 7개인데, 그 중 한 곳에 물건이 들어가 있는지 혹시 폐기된 것은 아닌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정확한 것은 알아봐야 할 것 같다. 조만간 전 직원을 풀어서 어디에 물건이 있는지 찾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물건의 행방을 알아보지 않았다는 뜻이다. ‘데어’의 물건이 없어진지는 20일이 넘게 지났다.

그러면서 이 사장은 “사실 우리 매장을 무단 점유하고 있던 쪽은 의류매장인 ‘데어’”라며 “우리는 ‘DI몰’ 측과 지하1층 전체를 사용하기로 임대계약을 맺고 입주했는데, ‘데어’가 무단 점유했던 것이다. 그래도 워낙 작은 공간이라 그대로 놔두려고 했는데 실수로 치워버렸다. 물건은 어딨는지 모르지만 손해배상은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세일50’ 측 주장대로라면, 건물관리회사인 ‘DI엠앤유’에서 데어와의 계약기간이 2018년 4월까지로 9개월 가량 남은 상황에서 세일50에 전체 매장을 내어주는 이중계약을 체결한 셈이다

이에 대해 건물관리회사 ‘DI엠앤유’측은 “‘데어’가 사용했던 12평 공간을 무단 점유하고 있는 쪽은 명백히 ‘데어’가 아닌 ‘세일50측”이라며 정반대의 이야기를 했다. ‘DI엠앤유’ 측은 “우리도 황당하다. 분명히 ‘세일50’과 임대계약을 맺으면서 ‘데어’ 매장의 영업권한을 승계하기로 구두로 합의했다. 그런데 갑자기 새벽에 철거를 했더라”며 “이번 문제가 생기면서 추가약정서를 통해 데어 매장의 계약을 승계하는 것으로 다시 한 번 문서로 못 박았다. 만약 구두합의가 없었다면 ‘세일50’ 측에서 추가약정서를 체결할 이유가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일50’ 측에 누차 ‘데어’의 영업권을 보장하고 사태를 해결하라고 얘기했다. 세일50측에서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해 일단 그 말을 믿고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세일50’과 ‘DI엠앤유’가 체결한 원래 임대차기본거래계약서를 보면, 데어의 영업권 승계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사건발생 3일 뒤인 7월 11일 체결한 추가 약정서에는 분명히 “‘데어’와의 특정매입 계약을 인정, 승계하는 데 합의한다”고 적혀있다.

▲ 세일50과 건물관리회사 DI엠앤유가 7월11일 체결한 추가약정서 내용. 제2조1항에는 협력사인 ‘세일50’이 쇼핑몰 ‘DI엠앤유’가 기존 체결한 ‘데어’와의 계약을 인정, 승계하는데 합의한다고 적혀있다.

▲ 세일50과 건물관리회사 DI엠앤유가 7월11일 체결한 추가약정서 내용. 제2조1항에는 협력사인 ‘세일50’이 쇼핑몰 ‘DI엠앤유’가 기존 체결한 ‘데어’와의 계약을 인정, 승계하는데 합의한다고 적혀있다.

요약하면 이렇다. 쇼핑몰 측은 대형 업체에 입점을 위해 기존의 소규모 업체들을 정리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쇼핑몰과 대형 업체의 임대차 계약에는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소규모 업체의 영업을 보장하는 내용이 빠져있다. 대형 업체는 ‘고의인지 실수인지 모르겠지만’ 소규모 업체의 매장을 일방적으로 정리했다. 소규모 업체의 물품은 현재 행방불명 상태다. 대형 업체는 영업을 하고 있지만, 소규모 업체는 영업도 못하고, 물건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이 대형 업체 대표를 입건해 조사 중이지만 언제 해결 될 지는 기약이 없다.

건물관리회사인 ‘DI엠앤유’와 ‘세일50’의 엇갈리는 주장 속에 소규모 의류업체 ‘데어’의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월 매출을 3천만 원 이상 올렸다던 ‘데어’는 현재 아예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자신들이 직접 제작한 행거 등 8천만 원 상당의 물품의 행방도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다. 인력 피해도 크다. ‘데어’에서 일했던 직원은 정직원 3명과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생 6명이었다. 아르바이트생들은 일터를 잃었다. 사태를 해결해야할 건물관리회사 측은 “이번 사건은 회사 간에 해결해야할 일이다. 지켜봐달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데어’의 장기웅 대표는 “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수 년의 시간이 걸린다. 그때까지 ‘세일50’은 지금처럼 계속 우리 자리에서 영업을 할 것”이라며 “세일 50은 전국적으로 세를 확장해가는 회사인데, 우리가 침묵하면 어디선가 또 우리처럼 하루 아침에 내쫓기는 작은 업체가 생길지 모른다. 그런 마음에 뉴스타파에 알리게 됐다. 이번 사건을 방치한 관리회사, 우리 물건을 마음대로 치워버린 ‘세일50’ 측으로부터 진정성있는 사과를 받고, 다시 영업을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월, 2017/07/3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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