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경선 2차 발표…안홍준·정문헌·이에리사 낙천
2017년이 밝았다. 두 번째 87년이다. 첫 번째 87년에 비해 6개월 정도 시간이 빨리 가고 있다. 이번 두 번째 87년의 새해는 이미 절반은 승리한 채 시작되었다.
현 상황은 87년 6.29 직후와 매우 흡사하다. 절반의 승리에 결코 안심할 수 없는 형국이다. 그러나 30년 전에 비해 유리하다. 이유는 역설적이다. 30년 전, 첫 번째 87년의 실패의 기억이 아직도 뼈저리게 아프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파서, 올해의 귀결에 대해 기본적으로 낙관한다. 물론 87년 패배의 이유에 대한 철저한 반성, 그 패배로 인해 고통스러웠던 지난 30년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전제하는 것이다.
지난 30년을 철저히 복기해야 한다. 이 복기는 이세돌-알파고 5국 복기보다 훨~~씬 중요하다.
첫 87년에 그렇듯 어이없이 패배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수준, 위상과 국격은 크게 달랐을 것이다. 박근혜 제2유신 정권도 헬조선도 없었다.
30년 지각했다. 이번에도 제대로 시작하지 못한다면, 그 패배감은 아마도 좀처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한민국은 자기쇄신의 동력을 잃고 장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기본적으로 낙관한다고 했다. 왜 그런가. 길이 보이기 때문이다. 한 번 가본 길이다. 30년 전의 상황과 비슷한 국면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어렵지 않게 지키려는 쪽(여권)이 어떻게 나오리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바꾸려는 쪽(야권)의 대응에 무엇이 문제인지도 쉽게 짚어 볼 수 있다. 차례로 살펴보자.
여권의 플랜: 위장 이혼 후 재결합
먼저 천만 촛불의 위력으로 제2의 12.12(노골적인 친위 쿠데타)의 가능성이 영영 소멸된 이상, 기득권세력에게 남은 방법은 빤하다.
그들의 선생은 노태우다. 노태우가 했던 것처럼 혁신적인 7.7선언까지도 필요하다면 불사할 것이다. 그들은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 잠시 죽어(=죽은 척하고) 영원히 살자는 것이다.
지금 그들에게 최선의 부활의 길은 박근혜 때리기, 박근혜 버리기다. 그럴수록 점수가 올라간다. 신분세탁이다.

그 제1진은 소위 ‘개혁보수신당’이었다. 그들은 끝까지 망설였다. 탄핵, 찬성할 것인가, 말 것인가. 그러나 천만 촛불의 위력 앞에서 그들은 지극히 현실적으로 움직였다. 그로써 루비콘 강을 건넜다.
이제 그 길, 박근혜 끊어내기로 일로매진이다. 이들이 창당도 하기 전에 이미 정당 지지율 2위로 올라선 것에 주목해야 한다. 민심에 항복한 시늉을 한 탓이다.
그것이 다는 아니다. 제2진이 있다. 새누리당이다. 지금 욕먹고 있다고 얕보면 안 된다. 다 죽지 않았다. 내부 ‘개혁’ 소동으로 한동안 언론의 이목을 잡아 끌 것이다.
내부 ‘친박 끊어내기’를 길게 끌수록, 요란스럽게 할 수록 최후의 극적 효과는 그만큼 높아진다. 9회 말 만루 홈런을 치는 드라마를 연출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온갖 소동 속에서 결국 그들은 친박 핵심 몇을 축출하는 데 성공할 것이다, 그리고 감동스럽게 선언할 것이다. 국민 여러분! 이제 우리도 국민 앞에 항복했습니다. 이제 우리도 ‘친박’이 아닙니다. ‘탈박’입니다! 라고.
이로써 그들도 ‘박근혜 끊고 신분세탁’하는 대열에 의기양양 합류한다. 소동을 일으킨 만큼, 주목을 끈만큼, 이들의 지지율도 조금은 더 올라갔을 것이다.
남은 것은 위장 이혼했던 신분세탁 제1진, 제2진이 재결합하는 것이다. 그리 되면 서로 다를 게 없으니 재결합 안 할 이유도 없다. 그쯤 되면 꽤 덩치를 불린 후일 것이고, 반기문 등 꽤 쓸 만한 후보군도 확보한 상태일 것이다.
이쯤 되면 재결합한 신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제1야당을 위협하거나 혹은 능가할 수도 있다. 이것이 그들이 바라는 바다.
야권의 상황: 양金 행세하는 정치인들
야권은 어떨까. 우리의 선생은 당연히 87년의 YS, DJ다, 라고 생각한다. 그들처럼 행세하려 한다. 그들의 이름을 불러 그들의 후광과 권위를 뒤집어쓰려고 한다.
DJ, YS는 카리스마적 리더였다. 둘을 허용하지 않았다. 오직 하나, 나뿐이다, 나만을 따라라! 라고 외치던 지도자들이었다. 이제 30년 후 야권 후보들도 모두 그들을 흉내 내려 한다.
그러나 야권의 이 따라하기에는 두 가지 치명적인 착오가 있다. 첫째, 87년 6.29 이후 노태우는 성공했던 반면, YS, DJ는 실패했다. 기득권이 ‘노태우 따라하기’ 한다고, 야권도 양김 따라하다가는 필패다.
둘째, 양김씨는 87년 민주항쟁 과정에서 커다란 역할을 했다. 명실 공히 항쟁의 지도자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민심의 거대한 파도를 일으키고 이끌었다. 반면 작년 촛불혁명에서 야당들과 그 지도자들은 거의 한 일이 없다.
천만 촛불이 앞장섰고 야당은 민의의 뒤를 따랐을 뿐이다. 오히려 야당과 그 지도자들이 헷갈리고 망설일 때마다 촛불이 방향을 제시했다. 대중과 지도자의 관계, 이 점에서 첫 87년과 두 번째 87년은 완전히 거꾸로 뒤집어져 있다. 이런 마당에 YS, DJ 흉내 내다가는 망신만 당한다.

이 두 가지 차이점, 착오가 말해주는 바는 간단하다. 제2의 87년, 특히 제2의 6.29 이후의 상황에서 야권은 DJ, YS 따라하기를 하면 안 된다. 반드시 실패한다.
30년전 야권의 대선 전략을 지배했던 DJ-민통련 플랜이든, YS-단일화 플랜이든, 그런 방식은 더 이상 야권이 배울 모델이 못된다. 버려야 한다.
야권연대로 연합정부 만들어야
DJ, YS를 훌쩍 넘어서는 큰 전망을 품어야 한다. 다음 정부는 역사 앞에 큰일을 하게 된다. 30년 지각을 만회하고, 한국 현대사 최초로 압도적인 다수의 진정한 민의 위에서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일이다.
헌정사에서 원년(元年), ‘Year One’이라 부르는 역사적 시간을 열어야 한다. 이것이 지난 해 천만 촛불 민의, 그 거대했던 주권적 국민의 의지였다.
다음 정부의 역할이 그만큼 크고 중요하다. 어느 정당 하나가, 어느 대선 후보 한 사람이 홀로 이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천만 촛불의 힘을 굳게 믿고, 야3당이 힘을 합쳐야 한다. 속 좁은 당리당략, 대선 캠프정치를 버려야 한다.
이런 합의 위에 세워진 정부를 무어라 부르는가? 연합정부다. 어려울 것 없는 말이다. 87년 YS와 DJ가 손을 맞잡고 공동정부를 구성했다면, 그것이 바로 연합정부였다. 87년 대선으로 그런 연합정부가 들어섰더라면 그 동안 우리 역사는 얼마나 달라져 있을 것인가.

‘Year One’의 핵심은 나라의 등뼈를 확실히 세우는 일이다. 헌법 조항 속의 문자만이 아니라, 실제로 국민이 주권자가 되는 것이다.
이미 천만 촛불은 스스로 모여 스스로를 조직하기 시작했다. 경향 각지에서 주민들이, 시민들이, 직장동료들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에서 스스로 모여 Year One의 모습, Year One으로 가는 길에 대해 토론하기 시작했다. 민주주의 국민주권의 최신 버전, 시민사회4.0의 나라다.
앞으로 혹시라도 만일 헌재가, 또는 새누리 잔당이, 혹은 또 무엇이 ‘Year One’으로 가는 이 길을 틀어막고 나선다면, 천만 촛불은 다시금 주저 없이 그 거대한 몸체를 광장에 드러낼 것이다.
작년에 보았던 어떤 모습보다 더 거대할 것이다. 단죄할 것이다. 역사의 쟁기는 더욱 더 깊게 들어가 갈아 부칠 것이다. 이렇듯 놀랍고 역동적인 주권적 시민, 주권적 국민이 현존하고 있는 나라는 지금 이 순간 지구상에 오직 하나, 대한민국 밖에 없다. 야권은 오직 이 힘을 절대적으로 믿고 나가야 한다.
여권의 개헌정치
기득권측의 노회한 ‘노태우 따라하기’에 대해서 야권은 소심하게 움찔거리지 말고 대범하고 자신있게 대응해야 한다.
노태우 따라하기, 그리하여 제2의 87년에 다시 한 번 승리하기, 이 목표의 달성을 위한 기득권 측의 2017년 판 작전명은 ‘개헌론’이다. 국민의 뜻을 따르는 척하면서, 그 뜻을 소매치기하겠다는 수법이다.
야권은 이들의 기만적 개헌론에 신경질적으로, 피동적으로, 피해의식적으로 반응할 필요가 없다.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 다수가 개헌을 바라고 있다. 동시에 현재 여권의 개헌론이 기만적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다음 정부에서 개헌하자고 한다. 그렇다. 개헌은 임시변통으로 하는 게 아니다. 초세대적이고, 시대정초적인 일이다. 철저히 준비해서 가장 공정한 방법으로 해야 한다.

기득권측 개헌론의 목표는 개헌 자체가 아니다. 산술적으로 개헌 정족수를 채울 수 없다는 것을 그들 자신이 잘 안다. 그들의 목표 역시 연합정부의 창출이다. ‘보수연합정부’다(결국 ‘수구재탕정부’다). 그들은 개헌론을 ‘박근혜 끊기’의 연장으로 활용하려 한다. 내각제든, 2원집정제든, 여러 카드를 흔들면서 이 길이 제2의 박근혜, 제2의 제왕적 대통령, 제2의 국정농단을 막는 방법이라고, 지상파에서, 종편에서, 신문지상에서, SNS에서 쉴 새 없이 떠들어댈 것이다.
경제민주화도 하고, 복지국가도 하고, 헬조선도 없애고, 금수저도 없애고 ·… 모든 달콤한 약속을 다 할 것이다. 민심을 훔치려 할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의당 보수파를 끌어당기고, 김종인, 손학규, 정운찬을 끌어당길 것이다. 진정한 보수, 건강한 보수가 결집해야 한다고 호소할 것이다. 반기문도 곧 합류할 것이다.
야권의 개헌정치
야3당은 팔짱끼고 바라보고 있을 것인가. 연초 임시국회에서부터 개헌 특위가 가동된다. 특위위원 36인(민주 14, 새누리 12, 국민 5, 개혁보수 4, 정의 1) 중 야3당 20인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그저 기만적 개헌 논의를 중단하자, 대선 이후 논의하자, 라고 버틸 것인가? 여러 안이 나오고 논의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
개헌특위를 제대로 된 개헌에 이르기 위해 거쳐 갈 중간역의 하나로 보면 된다. 각 당, 정파들이 여러 안들을 내놓을 것이다. 국회 내의 여러 안들을 한번 정리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개헌 아젠다 설정의 일환이다.
시민사회에서도 같은 작업이 왕성하게 진행될 것이다. 최종 결정은 또 다른 문제다. 어짜피 결정은 다음 정부에서 시민의회와 같은 방식을 통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야만 초다수의 합의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은 시민참여 개헌, 포괄적 개헌을 공약하고 그 구체적 경로를 제시해주기 바란다. 이 역시 야3당이 함께 해주면 더욱 좋다. 그때 국민은 안심한다. 믿는다.
야3당은 공동행동을 시작해야 한다. 결선투표제 합의는 좋은 출발이다. 야3당이 합심한다면, 개혁보수신당도 같이 갈 수 있다. 명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차기 민주연합정부는 그러한 작은 공동행동으로부터 시작된다. 야3당이 이미 제안해 놓은 여러 개혁 법안들이 있다. 그 입법화를 위해 공동행동하라. 그 중 중요한 몇 개 법안부터 반드시 입법화시켜 국민의 믿음을 확실하게 얻어라.
민주연합정부의 기획이 보수연합정부의 기획을 이끌어야 한다. 지금 위대한 주권적 국민이 그 뜻을 신탁해 준 쪽은 민주연합정부 쪽이다. 네 점을 깔아주었는데도 진다면 국민은 야권을 영영 외면할 것이다.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이후 줄기차게 시민의회를 주창해온 김상준 다른백년 이사가 지난 19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시민의회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촛불 시민 헛수고하지 않게 할 최강대안)
시민의회 저작권자인 김상준 교수의 육성을 통해 시민의회의 이모조모를 살펴봅니다.

◇ 정관용> 87년 6월항쟁으로 민주주의는 이루었다고 했지만 그 해 연말 대통령 선거에서는 노태우 후보가 당선이 됐습니다. 그러면 지금 우리가 뭔가 이룬 것 같은데 이것이 다시 또 5. 16이나 노태우의 당선과 같은 걸로 되지 말라는 보장이 있을까요?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촛불 들게 했던 민심이 제대로 정치에 반영되어야 한다, 그게 가능한 방법이 있다, 바로 시민 의회라고 주장하시는 국내의 시민의회에 대한 개념을 가장 먼저 제기하고 지금 계속 전파하고 계신데요. 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에 김상준 교수를 오늘 초대했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김상준> 안녕하세요.
◇ 정관용> 교수님은 4.19와 87년하고 지금을 비교하는 것에 동의하세요?
◆ 김상준> 비슷하지만 큰 차이가 하나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어떤 겁니까?
◆ 김상준> 지난 토요일까지 8차 촛불집회가 있었죠. 도합하면 800만이 넘는다. 800만이 그렇게 움직이면서 커뮤니케이션 내용이 굉장히 높다, 그러니까 대통령, 어떤 대통령이어야 되냐? 국회? 어떤 국회여야 되냐? 검찰. 검찰은 어떤 검찰이 되어야하는가? 다시 말하면 어떤 나라가 되어야 되냐? 이런 생각으로 모아지는 대중이었다는 말이죠.
◇ 정관용> 그러네요.
◆ 김상준> 저희가 광화문 나갈 때 특히 많이 합니다만 SNS. 저는 별로 하는 편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날이 되면 좀 많이 하죠. 10번 하다가 20번, 30번 하고. 그런데 800만이 모인. 나온 사람들만 계산하더라도 그걸 10번씩 했다고 하면 8000만 개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잖아요? 나오지 않은 분들.
◇ 정관용> 전부 또 그걸 퍼 나르기 해서 또 갑니다. 몇 억 개가 되는 거예요.
◆ 김상준> 빅데이터로 하면 엄청난 양의 의견, 커뮤니케이션이 그것도 아주 국가권력의 핵심문제, 헌법 핵심문제. 즉 주권 문제를 가지고 논의를 했다는 사실. 11월 넘어선 순간부터는 저는 국회에서 탄핵을 가결시킬까? 부결시킬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만약에 그게 부결이 된다면 더 깊게 들어갑니다. 국민의 주권의지가요. 그렇다면 현재의 국회의 정당성을 의심하고 지금 헌재 문제 남아있습니다만 모르죠, 그것을 헌재가 그걸 인용을 안 할지, 기각시킬지.
◇ 정관용> 그럼 또 헌재.
◆ 김상준> 기각시키면 헌재의 정당성이 깊게 의심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국민의 무섭고 또 굉장히 진화된 형태의 굉장히 스마트하고 앞서 있는 intelligent. 이런 국민의 의지라고 하는 것은 점점 더 그 쟁기는 깊게 들어간다. 정치권이나 헌재가 이상하게 움직일수록 더 깊게 들어갈 것이다. 저는 그 점에 대한 어떤 믿음 같은 것을 느꼈어요. 현장을 쭉 보면서.
◇ 정관용> 그래도 불안하잖아요? 헌재가 혹시 이걸 또 기각시켜버리면 어떻게 할까라는 불안함. 아니, 그건 좋다. 그러면 헌재에서 인용이 돼서 탄핵이 성사되면 두 달 후 대통령 선거 치르는데 또 저당한테 권력 줄 거 아니야? 야당 또 분열해서 싸울 거고. 이런 불안함들이 있잖아요. 그 분들한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습니까?
◆ 김상준> 제가 말씀드리는 시민의회라고 하는 것은 그러니까 제도, 법 밖의 국민들의 직접행동을 넘어서서 제도, 법 안에서도 국민들의 직접행동이나 의지를 모을 수 이것은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겁니다. 그게 저는 시민의회라고 2005년부터 이름 붙였습니다마는 사실은 지금 세계적으로도 이런 제도가 법 안에서 국민들의 의지를 직접 어떤 형태로 반영하면서 개헌도 하고 또 선거법을 바꾸었던 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
◇ 정관용> 어떻게 하는 거예요? 민주주의 정당성 근거는 하나는 선거다. 그러나 또 하나가 있다. 그 하나가?
◆ 김상준> 추첨입니다. 그러니까 옛날 그리스 고대 아테네에서는.
◇ 정관용> 추첨했어요, 맞아요.
◆ 김상준> 공직자의 10%는 선거했습니다. 그런데 90%는 추첨했습니다.
◇ 정관용> 재판의 배심원단도 무작위 추첨?
◆ 김상준> 그렇죠. 추첨했었죠. 사실은 우리 역사도 보면 마찬가지예요. 그러니까 왕이 잘못하면 우리나라 사람들 모여서 천인소, 만인소 이런 거 올리잖아요. 그러면 동네 사람들 이랬습니다, 100명 모였다 그러면 거기서 이따 봐서 저기 최 생원, 자네가 제일 초를 잘 잡을 것 같네. 이런 식으로 결정한단 말이에요. 이런 방식은 사실은 어떻게 보면 모든 나라에 상당히 익숙한 겁니다.
◇ 정관용> 그래서요. 어떻게 추첨한다는 거예요. 누구로?
◆ 김상준> 그래서 현대국가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했죠. 우리는 사실 추첨 굉장히 많이 합니다. 그러니까 여론조사 할 때 보면 전부 그런 거거든요. random sampling.
◇ 정관용> 무작위 표본추출.
◆ 김상준> 그렇죠. 그러니까 이런 방법을 실제로 제도화하자. 그러니까 이번에 촛불민의라고 하는 것도 그런 방식으로, 지역, 성별, 연령 이런 것들을 고르게 반영하는.
◇ 정관용> 지역, 성별, 연령 반영해서.
◆ 김상준> 반영하는 random sampling을 하자.
◇ 정관용> random sampling. 추첨을 하자. 몇 명 추첨하는 거예요?
◆ 김상준> 저는 국회의원과 동수로.
◇ 정관용> 300명?
◆ 김상준> 그렇죠. 우리 같은 경우에는.
◇ 정관용> 일반 시민을 지역, 성별, 연령 별로 300명 추첨하자?
◆ 김상준> 300명을 추첨하자.
◇ 정관용> 그래서 본인이 싫다고 그러면?
◆ 김상준> 한 2배수 정도합니다.
◇ 정관용> 600명 정도 추첨해서?
◆ 김상준> 그래서 저는 도저히 못하겠습니다, 바빠서. 그러면 이제 거기서 하나하나 2배수 뽑은 수로 넘어가는 거고요. 그리고 그 안에서는 걸려야 될 대상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문제에 대해서 말하자면 최순실 회사 직원을 거기다 넣을 수는 없잖아요. 이런 방식이 있죠.
◇ 정관용> 제척사유가 있으면 빼고?
◆ 김상준> 직접적인 인과가 관계가 되어 있는 부분들을 제하는 거죠. 이게 다른 나라에서 하는 그런 시민의회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 정관용> 한 600명 정도를 이렇게 지역, 성별, 연령별로 뽑아서 몇 가지 제척사유가 있는 사람들을 빼고 또 동참하겠다고 하는 사람들로 시민의회를 구성한다? 이렇게 구성한다는 걸 국회에서 법으로 만들어서 법적 권위를 부여한다?
◆ 김상준>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시민의회의 권한은 뭐예요, 그러면?
◆ 김상준> 국가의 중대한 사안에 대해서 시민들이, 그런 방식으로 모인 시민의원들이 공정하고 또 공개적이고 합리적인 토론 과정을 통해서 의견을 모아서 그 방향을 결정한다는 게 되겠죠.
◇ 정관용> 의견 모아서 방향을 결정하면 예를 들어서 선거법개정안을 만들면, 개헌안을 만들면 그러면 어떻게 돼요?
◆ 김상준> 그건 우리가 법을 만들기 따름인데요. 대체로 지금까지 했던 사례들은 그렇습니다. 그렇게 합의가 되면 흥미로운 것은 시민의회에서의 논의과정은 처음에는 늘 그렇습니다. 아젠다가 선거법이다. 그러면 선거법도 지금 우리 현행 선거법이 있고 또는 그보다 나은 A, B, 이런 식으로 세 개 처음에는 병립을 합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쭉 해가다 보면 점차 두 개로, 나중에는 하나로 다수가 모아집니다.
◇ 정관용> 그래야지 결론이라고 할 수 있죠.
◆ 김상준> 그리고 실제로 이렇게 합니다. 모든 사례가 다 그래요. 그래서 이런 방식으로 모아지잖아요. 우리가 크게 아이템이 세 개가 있었다, 네 개가 있었다. 이 아이템으로 하나씩 모아지게 되면 이 결정된 것을 다른 나라들은 지금까지 그래 왔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게 좋을 거라고. 이걸 바로 국회에 보내는 겁니다, 그 안을. 권고사안일수도 있고 아니면 준결정사항일 수 있고. 그러면 국회 안에서는 이걸 놓고 논의를 하겠죠. 그러나 시민의회와 같이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논의과정을 거쳐서 된 의견을 국회에서 그대로 거부해 버리기는 어려울 겁니다. 특히 현재 우리 국회 구성과 같이 야당이 더 다수인 그리고 또 비박계열도 소위 많이 흔들리고 있고. 이러한 상황에서 시민의회에서의 논의 결과, 결정된 사항들을 국회가 뒤집기는 정말 어려울 것이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이렇게 되면 또 한 번 국회의 정당성을 의심 받을 수 있다.
◇ 정관용> 외국의 사례는 대체로 그런 시민의회에서 결론을 내려서 국회로 보내면 국회는 그대로 시행을 했습니까?
◆ 김상준> 거의 그대로 합니다.
◇ 정관용> 자꾸 외국의 사례, 외국의 사례 그러는데 진짜 이렇게 하는 나라가 있어요?
◆ 김상준> 지금도, 현재도 아일랜드는 시민의회가 구성돼서 활동 중인데요.
◇ 정관용> 그것도 법적으로 권한이 있는 시민의회? 추첨을 통해서?
◆ 김상준>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요, 또?
◆ 김상준> 아일랜드 조금 더 말씀드리면 거기도 의원 수하고 비슷한 100명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일랜드 모델을 굉장히 주목해야 된다라고 생각하는데 시민의원들뿐만 아니라 여기에서는 그런 아젠다들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을 할 수 있는 시민, 주요한 시민단체들이라든지 여러 조직들의 대표자들 그리고 주요 정치 세력의 대표자들이 충분히 참여해서 자신의 입장을 시민들 앞에서 충분히 개진하라고 했습니다.
◇ 정관용> 그래야죠, 그래야죠.
◆ 김상준> 그래서 두 개가 결합된 형태의 시민의회로 지금 진행하고 있고요. 그 논점이 이를 테면 낙태문제가 있는데 아일랜드 같은 경우에는 가톨릭 국가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국시에 해당하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들이죠. 이런 중요한 사안들을 지금 논의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언제 만들어졌어요, 아일랜드는?
◆ 김상준> 이번에 소집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대체로 모든 시민의회가 소집됐던 사례들을 보면 그 전에 총선에서 시민의회를 내겁니다, 어떤 의제를 가지고. 이런 정당들이 수권을 하면서, 수권 정당이 되면서 시민의회가 소집되는 그런 프로세스를 거쳐왔죠. 그리고 아일랜드는 이미 2012년에도 한번 이런 과정을 거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 개헌 후 주요한 조항들을 몇 개 고친 적이 있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 정관용> 2012년에 개헌을?
◆ 김상준> 한 적이 있습니다.
◇ 정관용> 성공까지 갔다?
◆ 김상준> 성공했습니다. 이번에게 그 개헌 조항들이 통과되려고 합니다.
◇ 정관용> 또 다른 나라 사례들도 있어요?
◆ 김상준> 아이슬란드하고 그렇게 했고요. 그리고 또 시민의회가 했던 주요 사례들은 선거법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선거법 얼마나 문제가 많습니까?
◇ 정관용> 선거법 개정에 성공한 시민의회 사례가 어느 어느 나라입니까?
◆ 김상준> 지금은 선거법 사례에 대해서는 논의중입니다
◇ 정관용> 결론까지 난 건 아니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 김상준> 그렇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개헌사항도 그렇습니다만 특히 선거법 같은 경우도 보면 우리가 보통 그래요. 선거법 우리 문제 많다, 문제 많다 하지만 지금 선거법이 그렇지 않습니까? 사표는 너무 많이 나오고 또 지역주의를. 반드시 지역주의가 나올 수밖에 선거제도입니다. 그런데 제가 재미있게 생각했던 것은 옛날에 탄핵 이후에 열린우리당이 다수당이 됐어요. 그런데도 선거법을 안 고치더라고요.
◇ 정관용> 못 고쳤죠, 또.
◆ 김상준> 그러니까 그게 두 개 다지만 사실은 보면 그런 열린우리당도 의원들이 생각할 때는 이 선거법은 내가 당선됐는데.
◇ 정관용> 자기 기득권이죠.
◆ 김상준> 그렇죠, 그걸 왜 고치려고 하겠습니까? 그러니까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사실은 그런 방식으로 대안적으로 시민의 의지를 모아서 그 논의를 가장 합리적으로 진행할 때 실제로 변화고 가능하더라는 걸 보여주는 거죠.
◇ 정관용> 우리나라의 정치나 이런 쪽에 전문가들은 모두가 합리적인 선거제도,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기본적으로 비례대표 숫자가 지금보다 훨씬 많아야 된다. 당선인 소선구제 문제 많다, 이 말을 공통적으로 합니다. 그리고 조금 아까 언급하신 2004년 총선 이후 선거법 개정 논의, 제가 그때 특집 사회를 제가 어마어마하게 많이 봤는데요 국회의장 직속으로 걸핏하면 전개특위 만들고 전개특위 옆에 시민사회단체니 뭐니. 전문가들 모아서 권고안 만드는 위원회 또 만듭니다. 그 위원회는 반드시 의원 수 절반은 비례대표로 합시다. 이런 안을 내요. 그러나 다 어디로 갔는지 사라져요. 저는 그걸 여러 번 경험하면서 다른 건 몰라도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선거법만큼은 어떻게 시민의 힘으로 바꿀 수 없을까 했는데 방법이 이거네요?
◆ 김상준> 그렇습니다. 저는 그것이 현재로는 현실적이기도 하고 또 가능하고요, 우리도.
◇ 정관용> 지금 정당들이 이 시민의회를 만듭시다라는 이 법 개정을 할까요? 법 제정을 할 수 있을까요?
◆ 김상준> 그걸 제가 처음 제기했을 때부터 많은 분들이 고개를 흔드셨죠. 에이, 그걸 주겠어요? 그런데 제가 이번에 11월 한 후반부터 그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여러 군데 하기 시작했는데 불과 20여일 정도지만 분명히 변화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 정관용> 반응이 확 와요?
◆ 김상준> 일단은 그 문제들을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일단 외곽부터 시작이겠습니다마는 이를 테면 제가 며칠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마는 민주당 정책위원장, 국회의원 이름을 잘 모릅니다마는 윤호중 의원인가 그렇습니다. 시민의회법을 제정하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 정관용> 언급하더라고요.
◆ 김상준> 그래서 이게 이제 듣는 사람들이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 정관용> 우선은 말이죠. 더 좀 김상준 교수가 많이 다니셔야 될 것 같아요. 우리 이 방송 들으시는 청취자 분들 가운데도요, 뭐라고? 무작위 추첨으로 해서 무슨 의회를 뽑아?
◆ 김상준> 처음에는 낯설죠.
◇ 정관용> 그게 말이 돼? 그런데 거기서 뭐 선거법 개정을 논의한다고? 아니, 뭘 안다고 선거법 개정을 논의해? 이런 반응이 금방 나올 겁니다. 그런데 된다는 거죠.
◆ 김상준> 된다는 거죠. 그리고 제가 처음에 이걸 궁리했을 때는 철학이나 이론이나 이런 것까지 많이 이야기해서 참 어려워했지만 이제는 이미 그 뒤로 아주 여러 나라들에서 이런 게 있었고. 저는 당장 여러 언론들에서, 당장 아일랜드에서 하는 그런 시민의회, 많이 취재하고 말이죠, 방송도 나가고 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일반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것 같아요. 그게 전혀 낯선 게 아니네라고 말이죠.
◇ 정관용> 그리고 그렇게 추첨일반 시민을 뽑았지만 제대로 된 논의가 되더라?
◆ 김상준> 충분히 되더라.
◇ 정관용> 그리고 정말 좋은 안이 나오더라.
◆ 김상준> 네, 그렇죠.
◇ 정관용> 국회에 맡겨놓는 것보다 더 좋은 안이 나오더라.
◆ 김상준> 맡겨놓는 것보다 국회는 문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그럴 듯한 이야기가 나옵니다만 결국은 결정을 못 합니다. 이해관계가 서로 너무나 갈라지기 때문에 결정을 못 하거든요. 그런데 시민의회라고 하는 방식을 통해서는 어떤 하나의 결론에 도달을 합니다. 그런데 그걸 다시 국회로 넘겼을 때 국회에서 거부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거죠. 그래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 정관용> 네. 어찌 보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고도 볼 수 있네요?
◆ 김상준> 저는 아주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여소야대 상태이면서 비박계 아까 언급하신 국회 내의 정치구도로 보면 일단 시민의회법 제정까지는 좀 어떻게 밀어붙여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 김상준> 그렇게 되지 않겠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만.
◇ 정관용> 누가 지금 확실히 총대 메고 나섰으면 좋겠네요. 오늘 새로운 공부를 했고요. 이 공부가 귀중한 것은 아까 처음은 우리 시작했던 4. 19 이후, 87년 이후 그런 일들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이번에 우리가 만약에 조기 대선이 치뤄진다고 그냥 멍하니 각 후보 공약만 쳐다보고 있지 맙시다. 우리도 이런 방법이 있습니다. 그걸 배우게 되네요. 좀 더 자주 다니세요. 여기 저기.
◆ 김상준> 노력하겠습니다.
◇ 정관용> 오늘 시민의회에 대해서 아주 흥미로운 공부를 했습니다. 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의 김상준 교수 고맙습니다.
◆ 김상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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