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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대구는 ‘진보도시’였다 | 총선 특집 ‘대구 정치’ 뜯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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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대구는 ‘진보도시’였다 | 총선 특집 ‘대구 정치’ 뜯어보기

익명 (미확인) | 금, 2016/03/25- 16:36

[팟캐스트] 대구는 ‘진보도시’였다 | 총선 특집 ‘대구 정치’ 뜯어보기

‘보수의 도시’ 대구.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치적 반전이 넘치는 도시다. 우리가 몰랐던 대구의 숨은 진실에 대해 팟캐스트 <서복경의 정치생태보고서 시즌3> 1화 ‘대구, 와카는데? ─ 대구 지역주의 다시보기’의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해 보았다.

1. 대구는 한때 ‘저항의 도시’였다

그렇다. 이승만 정권의 독재를 타도하자는 움직임의 시작은 대구였다. 1960년 2월 28일, 대구에서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2.28 대구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4.19 혁명은 대구의 민주화운동이 도화선이 됐다. 2.28 대구민주화운동으로 달아오른 분위기에 3.15 부정선거가 기폭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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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민주운동 직후 학생들이 대구 중앙로에서 시위하는 모습 (사진 출처:연합뉴스)

이런 움직임은 1956년 3대 대선에서도 맥을 찾아볼 수 있다. 대구 시민들은 전국적 분위기와 반대로 좌파성향의 후보에게 대거 투표했다. 당시 경쟁관계에 있던 후보는 이승만과 조봉암이었다. 전국적으로 이승만은 70%, 조봉암은 30%를 얻어 이승만 후보가 당선됐다. 하지만 대구의 득표율은 정반대였다. 조봉암이 72.3%, 이승만은 27.7%를 득표했다.

2. 젊은 박정희는 진보적이었다

그렇다. 민주화에 앞장섰던 대구 시민들이 어떻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지지하게 됐는지 의아해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시각으로 당시 ‘젊은 박정희’를 바라보면 이런 흐름을 이해할 수 없다. 당시 대구 시민들은 박 전 대통령을 진보 인사라고 생각했다.

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그 이유를 1961년 5.16 쿠데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내건 공약에서 찾는다. 공약 일부가 좌파적 면모를 띠었다는 것. 실제로 혁명공약의 네 번째 항목에는 ‘국가자주경제 재건’이라는 말이 있다. 자주경제는 말 그대로 세계 자본주의 체제로부터 거리를 두겠다는 뜻으로, 사회주의적 성격이 짙다. 물론 이 주장 역시 여러 가설 중 하나일 뿐이지만, 현재 대구의 정치성향 형성에 이러한 역사적 맥락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하다.

3. 대구에도 야당 의원이 4명이나 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다. ‘깃발만 꽂으면’ 지역 우세 정당이 당선되는 지금의 영∙호남 대립구도는 30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 이전인 1985년 12대 총선에는 대구에서 야당 국회의원이 4명이나 당선됐다. 전두환 정부의 집권당인 민주정의당에서는 2명이 당선되는 데 그쳤다.

대구지역에서 특정 정당의 국회 의석 독점현상은 1990년 3당 합당 이후 생겨났다. 3당 합당 이후 영남은 김영삼 전 대통령을 내세운 민주자유당을, 호남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필두로 한 평화민주당을 지지했다. 영남은 민자당 계열 정당을, 호남은 평민댱 계열 정당을 지지하는 현재의 모습은 이때부터 이어진 것이라 볼 수 있다.

4. 영∙호남은 같은 대통령 후보를 민 적이 있다

그렇다. 3당 합당 이전의 지역구도는 일시적인 성격이 강했다. 선거 때마다 바뀌었다. 심지어는 영∙호남이 한 마음으로 선거에서 같은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1963년 제5대 대선 때다. 이때는 남북으로 지역구도가 갈려 남쪽으로 묶인 영∙호남이 함께 박정희를 지지했다. 윤보선은 북쪽인 경기∙충청∙강원에서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 구도는 다음 대선에서 동∙서로 바뀐다. 강원도를 포함한 동쪽은 박정희, 서쪽은 윤보선 지지세가 뚜렷했다.

변영학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시 지역구도가 일시적이었던 이유를 ‘여촌야도’ 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여촌야도 현상은 농∙어촌 지역은 여당을, 도시 지역은 야당을 지지하는 걸 의미한다. 변 교수는 지역구도가 형성되면 그 다음 선거에 영향력을 발휘해 지역구도를 소멸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지적한다. 1963년 10월 5대 대선 때 생긴 남북지역주의는 1963년 11월 6대 총선에서 여촌야도에 의해 소멸했다. 1971년 4월 7대 대선 때 생긴 영호남 지역주의는 한 달 뒤인 1971년 5월 8대 총선에서 여촌야도로 인해 자취를 감췄다.

그렇다면 여촌야도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는 군부 정권에 의해 정치활동이 자유롭지 못했던 야당 정치인은 여당에 비해 농∙어촌의 유권자들을 만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맥락을 간과하면 농∙어촌 유권자가 독재정부에 더 친화적이고 도시의 유권자가 반대라고 해석할 위험이 있다.여촌야도는 정보에서 소외된 농∙어촌 유권자들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5. 다 이유가 있다

대구 정치도 그렇다. 모든 사회현상에는 이유가 있다. 서 교수는 지역주의도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말한다. ‘나쁜 지역주의’ 틀 안에서만 보면 정치적 입장이 다른 타자를 이해하기 어렵다. 칭찬을 들은 고래가 춤을 추듯, 해석을 다르게 하기 시작하면 변화가 일어난다. 유권자에게 항상 ‘너는 문제다’라고 하면 듣는 입장에서는 화만 날 뿐이다. 욕먹지 않으려고 아예 투표를 ‘포기’할 수도 있다. 대신 유권자의 정치행위에 대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왜 그랬을까’, ‘이유가 뭘까’, ‘어떤 생각으로 그런 결정을 했을까’라고 질문이 필요하다. 더 많은 이야기는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방송 링크: http://www.podbbang.com/ch/9418)

글 | 정치발전소 팟캐스트 제작팀 백윤미 최승민 한주홍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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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최사 / 활동명

 

▷ 활동내용

  • <서복경의 정치생태보고서> 팟캐스트를 제작/운영할 3기 팀원 모집

 

▷ 모집 기간

  •   ~ 2017. 03. 17 (금)

 

▷ 모집 인원

  • 0명

 

▷ 모집 대상 및 우대사항

  • 전사회적 ‘정치’ 어그로에 지치신 분
  • 지나친 완벽주의로 디테일에 목숨 거시는 분
  • 평소 방송제작에 관심이 많은 언론고시 준비생
  • 서복경 쌤의 인사이트 폭격에 몸을 맡기고 싶으신 분

 

▷ 졸업생 가능 여부

  • 가능

 

▷ 참가 비용

  • 없음

▷ 활동 지역 및 기간

  • 서울
  • 2017년 4월부터 4개월간(월 4회 오프라인 모임)

 

▷ 활동 혜택

  • 정치에 대한 풍부한 식견을 키울 수 있다
  • 서복경 선생님의 인사이트 폭격을 맞을 수 있다

 

▷ 참가신청

 

▷ 공식 카페/블로그 및 SNS

월, 2017/03/0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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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이다 27회 / 나의 소울푸드를 찾아서

 

책사이다 9월의 주제는 '나의 소울푸드를 찾아서'입니다. 

처음 먹었던 외식 혹은 정말 좋아하는 음식 한 두개 쯤은 있겠죠?

책사이다와 함께 그 때 그 맛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

 

* 팟빵에서 듣기 : http://bit.ly/2QEVpmD

* 아이튠즈로 듣기 : https://apple.co/2QEkihU

* 유튜브로 듣기 : https://youtu.be/ejyIOL_cfDI

 

[책사이다] 목록

1회. 일에서 재미를 찾아도 될까요?

2회. 우리는 왜 떠나는 걸까요?

3회. 책은 왜 읽어야 할까요?

4회. 왜 지금 기본소득인가?

5회. 시 읽기 좋은 계절, 당신에게 맞는 시는? 
6회. 혼자살기와 함께살기, 당신의 취향은?

7회. 여러분, 죽을 준비 했나요?

8회. 재난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세

9회. 책에서 만난 나의 멘토

10회. 선거와 민주주의, 그리고 선택

11회. 나와 글쓰기 - 내가 글쓰는/글안쓰는 이유

12회. 나를 '대화'로 이끈 책들

13회. 여름휴가 하면 생각나는 책은?

14회. 납량특집 : 나를 '소름'끼치게 한 책

15회. 자서전, 회고록 특집

16회. 책으로 사랑을 배우면, 돼요 안 돼요?

17회. 2017 책사이다 어워드

18회. 원작소설과 영화, 드라마

19회. 2018년, 우리가 바라는 히어로!

20회. 새로운 시작을 위한 작심삼책!

21회. 잠을 부르는 책, 잠을 쫓는 책

22회. 이거 실화냐?

23회. 결혼, 새드엔딩이라 괜찮아?!

24회. 내가 사랑한 도시

25회. 내가 가장 많이 선물한 책

 
토, 2018/09/1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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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시장에 사연 없는 물고기는 없다

경남지역 1월의 어업 금지 어종
[caption id="attachment_196847" align="aligncenter" width="640"] 말린 대구                                                                                                                                    ⓒ환경운동연합[/caption] 환경운동연합은 1월의 마지막 동해어업관리단의 육상지도단속에 동행했다. 현장에서 만나는 어민, 지도 단속하는 단속 공무원 그리고 잡히는 물고기까지 사연이 없는 이는 없었다. 처음으로 둘러본 어시장에서 설 대목을 앞둔 어민과 상인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소비자 역시 명절에 더 좋은 물고기를 구매하려 빠른 걸음으로 시장을 누볐다. 경남지역 1월의 대표 금어어종인 대구가 여러 곳에서 보였다. [caption id="attachment_196845" align="aligncenter" width="640"] 어시장에 널린 대구                                                                                                                ⓒ환경운동연합[/caption]
건강한 알을 산란하기 위해 영양분을 섭취한 대구(大口)의 사연
대구(大口)는 이름답게 머리와 입이 큰 특징을 가지고 있는 물고기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양한 나라에서 즐겨 먹는 어종으로 알려져 있다. 산란기가 1월에서 3월이고 수심이 얕은 연안에 알을 낳는 이유로 부산과 경남도에서는 1월 1일부터 31일까지 금어기다. 이외 지역에선 3월 1일부터 31일까지 금어기다. 산란기에 맛이 가장 좋다고 소문이나 금어기에도 찾는 사람이 많다. 입소문이 퍼지는 만큼 많이 포획했다가 개체 수를 조정할 수 있도록 금어기를 정하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장에서는 금어기에 살아있는 대구를 발견했다. 금어기에 살아있는 대구를 포획하는 것은 수산자원관리법 제14조 위반사항이며, 이를 유통하는 것은 같은 법 제17조 위반으로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있었다. 어업관리단 단속이 시작되자마자 시장에서 살아있는 대구를 발견했다. 시장 입구에서 시작된 단속을 보고 상인들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금어기에 살아있는 대구를 받아 유통을 준비하는 집들이 빨간 고무통에 나무판을 얹어 가리거나 대나무 발을 이용해 물고기를 덮어놓고 있었다. 단속 인력이 적다 보니 한 번에 모든 가게를 단속할 수 없고 주인과 실랑이를 하며 단속과 조서를 꾸미는 사이 다른 가게들이 포획 위반 물고기를 숨길 시간을 벌 가능성이 보였다. 그나마 대구가 큰 물고기인지라 다량으로 살아있는 어획물을 가진 상점에서 단속을 피하기엔 부족해 보였다. [caption id="attachment_196841" align="aligncenter" width="640"] 금어기 유통되는 살아있는 대구                                                                                           ⓒ환경운동연합[/caption] 살아있는 대구의 크기는 매우 컸다. 큰 대구가 좁은 빨간 고무통 힘없게 꼬리로 물장구를 키거나 배를 뒤집고 숨 가쁘게 아가미를 펼치고 오므렸다. 힘이 빠진 알이 찬 대구 배가 빵빵하게 부풀어 뒤집어 있었다. 경남지역 대구 금어기에 대구를 포획할 수 있는 어업방식은 호망 어업이다. 대구 알을 채취해 인공수정한 뒤 어린 대구를 방류하는 사업이 목적이었지만 목적과 다른 사업으로 변질했다. [caption id="attachment_196846" align="aligncenter" width="640"] 단속으로 인해 급하게 처리된 대구                                                                                   ⓒ환경운동연합[/caption] 살아있는 대구의 유통이 금지되다 보니 살아있는 대구를 잡아 망치로 가격해 죽인 뒤 유통하는 항변도 들렸다. 실소가 나오는 법의 취약성이었다. 단속에 동행하면서 확인된 대구 판매점에서는 단속팀을 보고 살아있는 대구를 죽여 손질하고 있었다. 대구는 건강하게 산란하기 위해 열심히 먹고 알을 품었지만 의도치 않게 맛있는 생선이 됐다. 산란을 위한 영양분 축적이 산란을 막게 되는 모순된 상황을 대구가 인지할 수 있다면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caption id="attachment_196844" align="aligncenter" width="640"] 선별 작업 된 보리새우                                                                                                               ⓒ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96840" align="aligncenter" width="640"] 혼획물을 선별하는 간이 보리새우 작업장                                                                             ⓒ환경운동연합[/caption]
김장철에 많이 잡히는 보리새우가 연안 복합어선에 잡히는 사연
경남에서 보리새우는 김장철에 인기 있는 수산물이다. 김장철 부산 해역에서 많이 잡히는 보리새우는 새우 조망 어업 선박이 잡는다. 품귀가 일어나는 시기에는 1kg당 도매가가 만원 정도에 거래된다. 더 많이 잡기 위해서는 새우 조망의 그물이 넓고 커야 하지만 법령으로 새우 조망의 망구에 설치된 막대는 8m 이하여야 한다. 연안 어선들에 대개 3개의 어업 허가를 하고 있다. 그 중 연안 복합어선은 주로 낚시인들에게 배를 빌려주는 용도로 사용하였는데 미끼를 구매하여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줄여주기 위해 새우 조망어업을 허가해 줬다. 보리새우가 김장철에 인기를 얻고 사람들의 구매가 많아지면서 낚시 미끼보다는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커졌다. 연안 복합어선이 보리새우를 포획할 수 있는 보리새우의 슬픈 사연이다. [caption id="attachment_196843" align="aligncenter" width="640"] 보리새우 세목망                                                                                                                      ⓒ환경운동연합[/caption] 새우 조망은 16mm의 그물코를 사용하는 세목망 어업방식이다. 법령으로 혼획률을 20%로 정해놨다. 육상지도단속 중에 발견한 새우 조망 선별작업 통에는 20%는 아니지만 혼획된 작은 물고기가 담겨있었다. 성어가 되면 비싼 값에 팔리는 어린 꽃게도 확인됐다. 보리 새우어업은 금어 어종은 아니지만 세목망으로 혼획이 유발되고 망구 막대도 개조가 되고 있어 걱정되는 어종이다. 어종마다 다 잡히는 사연이 있다. 물고기는 귀여운 포유류처럼 지켜주고 싶은 마음보다는 밥상에서 만나고 싶은 생각이 일상적이다. 다만 종을 잇기 위해 재생산의 목적으로 알이나 새끼를 밴 동물에 대해 ‘우리의 일상적인 생각을 바꿔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물고기 역시 아직 성체가 되지 못한 어린이’라는 생각을 가져보면 우리 바다의 생물 종들의 개체 수가 더 확보될 수 있지 않을까?
금, 2019/02/0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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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

 

우리 사회는 2016년 가을부터 시작되어 현직 대통령의 해임으로 이어진 긴박한 시간을 지나, 다음 정부를 구성하는 또 다른 긴박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금 우리가 지나고 있는 역사적 시간을 해석하고 대안을 논하는 공론장을 보면서, 한국 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설명하는 민주주의자의 언어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된다.

일례로, ‘적폐 청산’이라는 언어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이 다층적인 문제들과 해결 방안을 담은 언어로 적당한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행해진 일련의 위헌·위법행위가 여태 드러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여 온전히 밝혀져야 하는가? 당연히 그렇다. 그들이 행한 범죄들이 법적 처벌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 또한 그렇다.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적절한 제도적, 실천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는가? 물어 무엇하랴.

그런데, 이런 사회적 동의가 ‘적폐 청산’이라는 언어에 담겨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가 되지 않는다. 이 언어가 공식 정치담론으로 등장한 것은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대통령의 언어에서였다. 당시 그가 무엇을 ‘적폐’로 지목하고 어떻게 ‘청산’하고자 했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 언어가 가져다준 충격은 생생히 기억한다. 민주주의자의 언어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말뜻 그대로 풀이하자면 오랫동안 쌓여온 폐해를 일거에 해결한다는 것인데, 무엇이 ‘적폐’이며 어떻게 ‘일거에’ 해결할 수 있을까? 누가 ‘적폐’의 내용을 정의하는 권한을 가질 것이며, 또 누가 ‘일거에’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박 전 대통령은 아마도 자신이 ‘문제’라고 생각한 어떤 제도나 관행을 ‘적폐’로 정의했을 것이고, 본인 스스로가 그것을 해결할 권한을 갖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주체는 주권자인 시민들이어야 한다. 시민적 공론장이 자유롭게 작동하고 그곳에서 문제가 정의되면 법 앞의 평등 원리를 적용하여 해결해가는 과정이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는 것, 그 자체가 민주주의다.

민주주의에서 법 앞의 평등, 법치의 원리는 언제나,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적용되어야 하는 일반규범이다. 이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태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으므로, 지금부터라도 이 원리가 작동하게 만들어야 함은 당연하다.

아마도 지난 정부가 저지른 온갖 위헌, 위법행위들을 제대로 조사하고 처벌하는 과정은 다음 정부 내내 진행되어야 할 만큼 긴 시간을 요할 것이다. 우리는 그 과정을 한 단계, 한 단계 집요하게 밟아나가는 것으로부터 ‘법 앞의 평등’이라는 원리를 우리 사회의 굳건한 규범으로 세워야 한다. 정치·경제 권력을 가진 자라고 하여 수사와 처벌을 피해갈 수 없으며 평범한 시민들과 똑같은 지위로 그들 또한 법 앞에 서야 한다는 것을 실천으로 확인해나가는 긴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그리하여 그들은 몽땅 처벌받았다’가 아니라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감시하면서 ‘법 앞의 평등’ 원리가 작동되도록 만들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라는 과정적 규범을 세우고 함께 확인하는 것이다. 그들이 몽땅 조사받고 처벌받는 동안에도 누군가는 민주주의 제도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들을 할 것이다. 그러나 과정과 실천으로 확인하는 ‘법 앞의 평등’ 원리가 작동한다면, 그 누군가의 수는 좀 더 줄어들 것이다. 그렇게 우린 네버엔딩 스토리를 계속해서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87587.html#csidx65d2ec46b477f3aa30d4758625fc34f

수, 2017/03/2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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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와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가 함께하는 ‘사회혁신가성장아카데미 in 대구 – 사회혁신가의 길을 찾는다’ 1회차 교육이 지난 7월 4일 진행됐습니다. 사회혁신가성장아카데미는 함께 배우고 성장하기 위한 교육과정이며, 새로운 시각과 방법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이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희망제작소 사회혁신센터 오지은 팀장은 인사말로 “이 과정은 원래, 사회혁신가를 위한 소셜리빙랩 교육과정에 관한 논의로 시작했다. 하지만 ‘사회혁신가’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감을 덜어내고, 시작 단계에 있거나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는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으로 꾸리게 됐다”며 프로그램을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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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프로그램은,
1) ‘생각의 전환 : 절실한 필요를 가진 나’
2) ‘일하는 방식의 전환 : 큰 그림 그리기, 디자인싱킹 혁신로드’
3) ‘일하는 도구의 전환 : 새로운 기획, ZEN모델, 지역사회 네트워크’
4) ‘삶의 방식 전환 : 직접 기획&실행’
5) ‘함께 사회 전환 : 공유&연결, peer to peer 소셜파티’ 등
총 다섯 가지 ‘전환’으로 꾸려집니다.

우선 어색함부터 없애야겠죠?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선 3가지 키워드를 적어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나를 가장 잘 표현하는 한 단어는?’, ‘내가 불리고 싶은 애칭은?’, ‘이번 교육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은?’이라는 질문에 각자 열심히 적어 발표했습니다. 또한 개인과 우리가 해보고 싶은 것, 그룹별 규칙 등도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며 정했습니다.

‘교육 중에 생방송 하기’, ‘친한 활동가 만들기’ 등이 이번 교육에서 꼭 해보고 싶은 것으로 꼽혔습니다. 또한 ‘시간 잘 지키기’, ‘모르는 사람과 조 꾸리기’, ‘시작과 마침 시간 잘 지키기’ 등이 그룹별 규칙으로 나왔습니다. 쉬는 시간에도 다들 열심입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조 구성원분들께 인사를 하고 연락처를 묻기도 합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만큼은 이미 ‘함께’한다는 교육의 취지에 부합했네요!

이어진 강의에서는, 워크시트로 ‘나’에 대해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나의 절실한 필요를 찾기 위해 각자가 가진 개인적, 사회적 고민을 살펴보았습니다. 단순히 키워드를 적는 것에서 나아가 ‘왜?’라는 질문을 3번씩 던지며 심층적인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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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 메이커(change maker)의 자질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조별로 여러 키워드 중 몇 가지를 골라 정의를 내리고 다른 의견에 관해 토론도 했습니다. 어떤 조는 인내심을 ‘하나의 문제 해결을 위해 처음과 중간, 끝까지 긴 호흡을 갖고 견디는 것’이라고 정의했으며, 어떤 조는 ‘연민’이라는 단어에 대해 ‘단어 자체에서 부정적인 뉘앙스를 준다’며, ‘연민이라는 단어는 주체가 우위에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공감이라는 단어가 더 좋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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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가지 자질 중 내가 가지고 있는 자질과 강화해야 할 자질을 적고 발표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첫 번째 시간을 마무리했습니다. 1회차 교육은 나의 상황과 상태를 살피고 나누는 시간으로, 화기애애하면서도 심도 있게 진행됐습니다. 모든 과정이 끝난 후의 참가자들의 모습이 궁금해지네요!

– 글·사진 : 대구광역시 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http://www.dgpublic.org)

월, 2018/07/0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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