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20대 총선 정책과제] 평화교육 확산과 군 인권 보장

지역

[20대 총선 정책과제] 평화교육 확산과 군 인권 보장

익명 (미확인) | 수, 2016/03/09- 13:54

e6405084eac78b080603a079607c5400.jpg

“우리는 희망에 투표한다”

2016총선에서 다뤄져야 할 52개 정책과제 중 '외교국방통일 분야'

민생·평화·민주주의·인권을 위한 제안

 

<한반도 평화와 미래를 위한 정책과제>

 

정책과제26.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등 평화체제 논의 재개
정책과제27. 군비경쟁 가중시키는 공격적 군사훈련과 무기배치 중단
정책과제28. 졸속체결된 약정 합의 폐기 및 조약 비준절차법 도입
정책과제29. 탄저균 반입 진상규명과 전작권 환수 등 한미동맹 정상화
정책과제30. 위헌적 파병 철군 및 해외파병 요건 엄격히 제한
정책과제31. 국방획득과정에서 국방부 독점 해체 및 주요무기도입 타당성 재검토
정책과제32. 군복무기간 단축과 대체복무 인정
정책과제33. 평화교육 확산과 군 인권 보장

 

정책과제33. 평화교육 확산과 군 인권 보장

 

1) 현황과 문제점

 

- 현재 ‘나라사랑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전쟁과 폭력을 정당화하고, 적대심을 키우는 안보교육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음. 2016년 국가보훈처 예산 중 <나라사랑정신계승발전>이라는 명목의 안보교육 예산 100억 원이 편성되어 있으며 유치원 안보교육도 신설되었음. 그러나 이러한 안보교육의 폐해는 2014년에는 초등학교 나라사랑교육 시간에 군 장교가 잔인한 장면이 다수 포함된 영상을 상영하여 학생들이 정신적 충격을 받거나 교실을 이탈하는 사건이나, 2015년 을지연습 기간 중 군에서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총기 사용 시범을 보이는 체험행사를 운영하여 시민들의 항의를 받은 바 있음. 이는 15세 미만의 아동․청소년들이 적대 행위에 직접 참여하지 않을 것을 명시한 「유엔아동권리협약」을 위반한 것이기도 함.
- 19대 국회에서 「군인의지위및복무에관한기본법」이 통과되었음. 해당 법은 군 인권특위와 시민사회단체에서 요구했던 근본적인 개혁방안을 담지 못한 미흡한 수준이긴 하지만, 군 인권보호관 설치의 근거를 마련함. 군 인권실태를 감시할 독립적인 군 인권보호관의 설치와 운영, 관련 예산 등이 뒷받침되어야 함.

 

2) 실천과제

 

① 적대적 안보교육에서 평화인권교육으로 전환

- 적대적인 안보관과 맹목적인 애국관, 상명하복 질서를 주입시키는 군 중심의 안보교육을 중단해야 함. 안보교육 대신「유엔아동권리협약」에 명시된 평화, 존엄, 관용, 자유, 평등, 연대의 정신을 교육받도록 법제화해야 함. 전문성을 갖춘 교육기관의 평화인권교육을 확대하고 정부와 각 교육청, 교육기관과 시민사회가 협력하여 평화교육을 확산시킬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함.

 

 ② 군 인권보호관 설치

- 국방부로부터 독립된 군 인권보호관 설치 법안을 제정해야 함. 군 인권보호관이 어느 누구의 외압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감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위상과 권한, 예산을 부여해야 함.

 

 

3) 담당부서 : 평화군축센터(02-723-4250)

 

※ <2016총선에서 다뤄져야 할 52개 정책과제> 보도자료 및 정책자료는 [기자회견] 20대총선 참여연대 정책과제 발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첨부파일을 참고해 주세요.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여기 우리와 8000km이상 떨어져 있고, 미국, 일본, 중국처럼 직접적인 영향을 말하기도 어려운 유럽의 한 나라가 있다. 데면데면할 수밖에 없는 그런 나라의 정치와 선거에 대해 말하는 것은 자칫 호사가들의 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그런데 그 나라가 이런 나라라면, 아마도 우리는 생각을 바꿔야 할 것이다.
‘유럽의 운명을 (미국에서 벗어나)유럽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는 것을 이제 막 깨닫고'(메르켈 독일 총리의 말이다) 유럽의 지도적 역할을 자임한 나라, 난민 100만 명을 수용함으로써 대륙 간 갈등을 줄이고 평화를 이끄는 나라, 남유럽 경제위기를 진정시키고 세계 최대의 경제권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나라, 강대국 중 최초로 탈핵을 선언한 나라라면 말이다.
우리에게 케인즈 전기 작가로 잘 알려진 로버트 스키델스키((Robert Skidelsky) 워릭대 교수는 국내 한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독일이 EU를 지배한다’고 썼다. 독일의 권력분립형 통치체제가 EU의 구조와 체제에 그대로 복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주1) 이제 독일 모델은 독일만의 예외가 아니라 보편적 통치 모델로 등장하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번 독일 여행은 민주적 다원주의를 활력 있고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통치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였다. 사소한 차이도 내전을 방불케 하는 적대적 대립으로 귀결되고, 평화에 대한 일관된 시야를 갖지 못한 채, 미국의 뒤에서 그리고 강경한 여론에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다, 이제 급기야 전쟁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한국 정치의 문제를 더 도드라지고 아프게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다.
“독일의 선거에는 세상의 모든 의견이 다 있다” 
독일에서 놀라는 것은 정치적 목소리의 다양함과 자유로움이다. 총선 중 베를린 거리는 다양한 정당의 선거 포스터로 가득 찬다. 기민당(CDU)나 사민당(SPD), 녹색당(Grüne), 자민당(FDP) 등 독일정치에 과문하더라도 한번은 들어봤음직한 정당들은 물론, 포스터에 레닌을 등장시킨 독일 마르크스-레닌주의당(MLPD), 극우정당들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민족민주당(NPD), 동물생명권 보호를 내세우는 동물보호당(Tierschutzpartei), 시민권 강화와 정보 인권을 주장하는 해적당(Piratenpartei) 등 반자본주의 사회주의 혁명 내세우는 극좌부터 나치와 다름없는 극우까지 수많은 정당들을 만나게 된다. 베를린에서만 24개의 정당이 정당 명부에 이름을 올렸고, 독일 전역에서 42개 정당이 이번 총선에 명부를 제출했다.(주2) 물론, 이러한 다양성은 정당의 기초가 되는 시민들의 자율적 결사체와 이념, 사상이 그 만큼 자유롭고 풍부하다는 반증이라 할 수 있다.

▲ 독일 총선 기간 중 만나는 다양한 정당 포스터 ⓒ(사)정치발전소

▲ 레닌의 얼굴을 모델로 활용한 극좌정당 독일 마르크스-레닌주의당 포스터 ⓒ(사)정치발전소

우리나라는 국가보안법이나 정당법 등으로 시민의 자유로운 결사와 정당 설립을 엄격하게 규제한다. 독일과 같은 많은 정당은 대번에 ‘정당 난립’, ‘국론 분열’로 문제가 될 법도 하다. 그러나 독일은 유럽 민주주의 위기가 거론되는 지금도 여전히 정치적으로 매우 안정되고 강력하다. 무엇보다 독일이 이처럼 풍부한 정치적 자유와 다양한 정당들 속에서 안정되고 활력 있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는 까닭은 다원성과 안정성을 조화시키는 통치의 유능함과 책임성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의 경우, 선거가 끝나면, 집권세력은 권력을 전리품쯤으로 손쉽게 사유화한다. 통치권력은 청와대를 중심으로 야당들은 말할 것도 없고, 집권여당조차도 밀어내고 위계적으로 초집중화 된다. 적폐청산 같은 상대를 절멸시키고자 하는 전투담론이 정치공간을 메워버린다.
독일에서 정당과 노조 관계자를 만나면서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은 권력과 통치를 다루는 그들의 생각이었다. 정치와 사회(기업 & 노동)의 관계, 정당과 정당 사이의 관계가 작동하는 방식은 차이가 존중되면서도 책임성을 공유한 폭넓은 분권과 자율, 공동통치에 기초하고 있었다. 이것은 ‘이긴 놈이 다 먹는다’는 천박한 권력과 통치관을 뛰어 넘는 것이다.
“누가 독일을 지배하는가”
폭스바겐은 독일이 자랑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메이커이며 세계적 거대기업이다. 년 매출만 263조(2016년), 웬만한 국가의 1년 예산 규모다. 이 거대기업이 2015년 불거진 배기가스조작사건(디젤게이트)으로 마틴 빈터콘(M.Winterkorn)회장이 물러나는 홍역을 치렀다.
“누가 폭스바겐 신임 회장을 지명했는지 아느냐?”
독일 금속노조(IG-Metall) 지도부의 일원으로 연방의회 및 정당 관계를 책임지는 콘라드 크링겐부르크(Konrad Klingenburg : 자신을 3천명의 로비스트들이 득실대는 독일 금속산업계에서 노동자를 대표하는 단 5명뿐인 로비스트 중 한명이라고 했다)가 물었다. “대주주가 결정하는 것 아니냐?” 일행 중 한명이 말을 받았다. 그는 “폭스바겐의 신임 회장을 지명한 것은 이사회의 노동자 대표였다”고 말했다.
물론 폭스바겐 사례는 감독이사회의 주주 이사들이 잇달아 사임했던 디젤게이트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긴 하지만 주주가 지배하는 영미식의 기업이나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우리나라의 재벌기업과 달리, 독일의 대기업들은 공동결정의 가치에 따라 주주와 노동자 대표로 균등하게 구성된 감독이사회에서 회사의 전략적 결정을 함께 내린다. 공동결정제도를 통해 노동자는 기업의 공동경영의 주체로 인정받고, 그에 상응하는 영향력을 행사한다. 노조와 노동자대표가 산업계의 단순한 이해관계자를 넘어, 독일의 사회경제를 지탱하는 공동 통치자의 반열에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독일노총(DGB)의 국제담당 프랑크 차흐(Frank Zach)는 “노조는 다양한 자율적 협약과 협상을 통해 독일의 산업정책과 사회경제정책 전반에 필요한 결정권을 행사한다”며 지난 연정은 물론이고 “이번 총선에서도 AfD와 협상을 거부한 자민당을 제외한 주요정당의 선거강령에 노조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노조의 역할과 권위에 대한 사회적 동의와 신뢰는 확고해 보였다. 보수정당인 기민당의 당원이자 JU(기민/기사련 청년 조직)의 국제담당인 크리스티안 크라이저(Christian Kreiser)는 “독일에서 노조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호의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젊은 사람들도 노조에 많이 참여하고, 전반적으로 봤을 때, 나의 친구나 당원(기민당원) 등을 포함해 주변사람들이 노조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노조는 어떤 책임성을 갖고 있을까. 금속노조의 크링겐부르크는 아웃사이더 정당인 좌파당과의 관계를 설명하며 자신들이 가진 통치자로서의 책임성을 말한다. “서독지역의 좌파당은 사실 금속노조의 조합원들이 만들었다.(주3) 좌파당의 선거강령은 금속노조의 노동정책을 많은 부분 담고 있고 지향점도 같다. 그러나 그외 부분들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 특히, EU정책과 외교안보정책 등은 우리와 전혀 상반된 내용을 갖고 있다. 솔직히 우리는 정치적 현실주의자다. 좌파당을 정치적 파트너로 보지 않는다”라고 잘라 말했다. 같은 지향을 갖고 있다하더라도 책임성을 구현할 수 없는 정당과 전략적 연대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AfD에 대해서는 더 단호했다. 그는 “연합노조(United Union)인 금속노조는 사민당, 기민당, 자민당, 녹색당 등의 당원도 모두 조합원이 될 수 있지만, AfD는 수용하지 않는다”며 “(AfD의 이념인)극우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것은 금속노조의 강령”이라고 강조했다.

▲ 금속노조의 슬로건. “더 많은 협약을 통한 정의 실현(Gerechtigkeit durch mehr Tarfverträge)”이라는 슬로건이 인상적이다. ⓒ(사)정치발전소

인사이더 정당과 아웃사이더 정당의 조화
이번 독일 방문에서 느낀 것은 다양한 정당들이 경쟁하고 있지만, 통치하는 인사이더 정당과 문제를 제기하는 아웃사이더 정당이 비교적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고, 이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독일 민주정치에 기여한다는 점이다.
통치하는 정당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발전시키면서도, 동시에 유럽정치(국제정치)의 리더십을 가진 독일의 통합과 안정에 대한 확고한 책임성을 공유하고 있는 정당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연정을 통해 언제든 집권세력이 될 수 있는 정당이다. 기민당과 사민당, 녹색당, 자민당이 이런 정당들이지만, 특히 기민당과 사민당이라는 보수-진보의 두 주축정당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 지난 8년간 대연정을 했던 두 당 모두 지지율과 의석이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두 주축정당을 포함한 통치하는 인사이더 정당체제의 지위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독일에서 의석배분 기준은 정당 득표율이다. 지역구 의석이 없어도 정당투표에서 5% 진입장벽을 넘으면 받은 표만큼 의석으로 환산된다. 주요한 아웃사이더 정당으론 12.6%(95석) 득표로 최초로 연방의회에 진출한 AfD와 9.2%(69석)를 득표한 좌파당이 있다. 그러나 전체 지역구 의석 299석 중 290석(97%)을 기민-사민당이 석권했고, 전체 709석 중 77%(546석)를 차지한 인사이더 정당의 지배력은 여전히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 유럽의 다수 국가가 극우 포퓰리즘의 발호 속에서 기존 정당체제가 붕괴하는 혼돈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유럽의 가장 강력한 국가인 독일이 보여주는 통치체제의 예외적 안정성은 유럽의 미래를 위한 청신호라 할 만 했다.

▲ 2017년 독일 총선 득표율 ⓒ 독일연방선거관리위원회www.bundeswahlleiter.de

▲ 2017년 독일 총선 의석 현황 ⓒ 독일연방선거관리위원회www.bundeswahlleiter.de

▲ 2017년 독일 총선 지역구 현황 ⓒ 독일연방선거관리위원회www.bundeswahlleiter.de

인상적인 인사이더 녹색당(Bundis`90/Grüne)
비록 6당으로 내려앉기는 했지만 인상적인 것은 녹색당이다. 녹색당은 1980년에 반핵·환경·평화운동 세력과 신좌파 사회운동 세력이 만든 급진적 이념정당으로 당시에는 가장 강력한 체제비판 정당이었다. 녹색당은 1983년 연방 총선에서 처음 원내에 진출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 1998년에는 사민당의 후견을 받는 좌파연정으로 최초로 집권당이 되었다. 2000년대 들어 그들의 환경의제가 사민당이나 좌파당, 심지어 기민당으로부터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당의 기반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정치적 현실주의를 수용해 통치능력 역시 발전시켰다.
특히 녹색당은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크고 영향력 있는 주인 바뎀-뷔르템베르크(Baden-Württemberg)에서 2011년 이래 현재까지 두 차례 연속 집권했다. 현재 녹색당은 연방차원에서 최초로 기민/기사-자민-녹색의 자메이카 연정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반체제적 아웃사이더 정당이 37년간 꾸준히 스스로를 성장시켜, 이제 통치할 수 있는 인사이더 정당으로 진보-보수 모두로부터 신뢰받게 된 과정은 드라마틱한 감회마저 느끼게 했다. 당 안팎의 난관을 뚫고 정체성과 기반, 능력을 함께 발전시켜 온 녹색당의 사례는 침체한 한국 진보정당들이 좋은 참고가 될 만하다.

▲ 녹색당의 선거파티(Wahlparty)에 초대된 정치발전소 독일기행단 일행이 녹색당 로고 앞에서 찍은 기념사진. ⓒ(사)정치발전소

인사이더 못지않게 중요한 아웃사이더 정당들
안정적 통치에 있어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인사이더 정당들의 능력과 책임성은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다고 아웃사이더 정당들이 독일정치의 ‘문제아’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인사이더 정당들 못지않게 아웃사이더 정당 역시 독일 민주주의에 중요했다. 이번 총선에서 반체제적 투표층을 목표로 캠페인한 아웃사이더 정당들은 의회에 진출한 좌파당과 AfD를 포함해 수십 개에 이르고, 이들 정당이 대표한 유권자의 규모는 약 20%선으로 적지 않은 비중이다. 큰 쟁점이 없이 메르켈과 대연정 체제에 대한 찬반 평결의 의미가 컸던 이번 선거에서, 수렴적 경쟁을 하는 인사이더 정당들이 포괄하지 못한 시민층을 좌우 아웃사이더 정당들이 대표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극우 AfD의 연방의회 진출은 우려가 컸지만, 아웃사이더 정당들은 정치경제적으로 소외된 계층들을 대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더 많은 시민들을 독일 정치 안으로 통합시켰다. 특히 통독 이후 30여 년 동안 동서독 격차가 많이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생활수준이 서독의 70~80% 수준인 동독지역 주민의 소외감과 2005년 하르츠 개혁 이후로 경제적 불안과 위험이 커진 빈곤층을 정치적으로 대표하는데 이들 정당의 역할은 무시할 수 없었다. 또한 소수의 극우정당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아웃사이더 정당이 선명한 진보적 이념과 가치, 이슈를 대표하는 정당이라는 점도 다원주의에 긍정적 요소로 보였다.
녹색당 사례에서 보듯 아웃사이더 정당 역시 그들의 선택과 노력에 따라 통치 능력을 갖춘 인사이더 정당으로 변화할 수 있는 길은 열려있다. 독립적으로 잘 분권화된 연방체제는 아웃사이더 정당들에게는 주의회와 주정부를 통해 협력정치의 경험과 통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일종의 ‘작은 독일들’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적 다원주의를 이끄는 또 하나의 기반 – 언론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고 통합해 내는데 공론장을 구성하는 언론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독일은 전 세계에서 미디어 집중도가 가장 높고 언론 다양성이 가장 잘 나타나는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주한 독일대사관의 설명에 따르면 “독일 전역에는 350개 일간지가 있고, 구독률 71.4%로 각각 수백만 명의 독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신문들의 독립적이지만, 그렇다고 기계적 중립성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각 언론은 정치적으로 다양한 견해를 대표할 뿐 아니라 지역마다 특색있고 차별화되어 있어 연방체제에 부합하는 다양한 정치적 공론장이 형성된다. 베를린만 보더라도 TAZ라고 불리는 진보지 타게스차이퉁(Tageszeitung), 베를리너차이퉁(Berliner Zeitung), 베를리너몰겐포스트(Berliner Morgen Post), 타게스슈피겔(Tagesspiegel) 등 베를린에서 발행되는 다양한 유력 일간지가 있다. 추구하는 정치적 가치도 특색있게 나뉘어져 있어 몇 개의 주류 언론이 나라 전체의 공론장을 장악하고, 일률적인 보도만을 쏟아내는 우리의 현실과 크게 대비되었다.
또한 특징적인 것은 독일 언론이 가진 책임성이다. 베를린에서 만난 한 유학생은 “독일 언론은 좌우를 떠나 기본적으로 온건하다”고 말한다. 매체가 가진 정치적 견해는 다양하지만, 그렇다고 정치적 싸움을 부추기는 선동적인 기사를 거의 찾아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쟁점을 다룰 때에도 심층적인 분석과 다양한 견해가 충분히 소개되어 “흥분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게 하는” 보도의 비중이 크다는 것은 또 하나의 특징이라고 했다.
질 좋고 다양한 공론장 없이 민주적 다원주의를 생각할 수 있을까? 정치적 책임성 없이 정체도 불분명한 진영간 내전(內戰)에서 선무대를 자처하는 한국 언론과 이들에 포획된 공론장의 현실은 분명 독일과 크게 대비되는 것이었다.
 
“Wir schaffen das(우리는 그것을 해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해낼 수 있습니다.” 난민 위기가 발생했을 때, 메르켈 총리가 한 말이다. 메르켈이 언급한 ‘우리’는 모호한 말이지만, 그 속에 독일이 어떻게 통치되고 있는지를 담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우리나라에서라면 노동조합은 국가의 관리와 통제를 받는 피지배자라는 데 이견을 달기 어렵다. 그러나 독일의 노동조합은 독일을 끌어가는 중요한 통치 주체이다. 노조만이 아니다. 여성, 청년, 중소사업가 등 다양한 시민들이 결사체와 정당을 통해 통치에 관여한다. 이렇게 정치와 사회는 정당과 자율적결사체로 이루어진 수많은 공동통치 공간들로 연결되어 있었다. 이들이 독일을 통치하는 ‘우리’이다.
독일은 책임성을 가진 진보와 보수가 함께 통치하는 나라이다. 집권한 정당이 모든 것을 다 갖고 나머지는 배제되는 정치가 아니라 상이한 정체성을 갖지만 통치의 책임성을 공유하는 정당들 사이에서 연정과 협력은 다양하고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독일은 ‘박근혜 정권이나 문재인 정권’ 같은 하나의 통치집단이 아니라 책임 있는 정당과 결사체들의 “통치의 그물망”을 가진 사회이다. 자율적이며 분권화된 통치의 그물망은 이를 뒷받침하는 질 좋고 다원화된 공론장에 의해 뒷받침된다. 책임 있는 정당들과 언론은 독일을 통치하는 ‘우리’이다.
물론, 독일은 완벽한 사회가 아니다. 또 우리와 직접 비교할 수도 없다. 이민자 문제, 동서문제 등 다양한 사회 문제가 있으며, 유럽이 몸살을 앓는 극우 포퓰리즘의 완벽한 안전지대도 아니다. 그러나 이를 다루기 위해 독일의 통치 주체들-정치지도자와 정당들, 노조들, 자율적 결사체들-이 전개하는 노력은 평가되어야 한다.
혹자는 제도 때문이라고 말할 것이다. 물론 제도는 독일 정치의 장점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그러나 민주주의라는 측면에서 프랑스나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의 제도가 독일만 못하다고 할 수는 없다. 왜 비슷한 제도에서 상반된 결과가 나오고 있는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다양한 정치적 가치와 갈등 위에서 거대한 선단을 이끌 듯 독일 사회를 조율하고 조정하는 일, 그 일에 성과를 내기 위해 정치지도자는 물론이고 평범한 당 활동가부터 정치인, 노조지도자 등이 보여주는 통치에 대한 책임성은 무엇보다 강렬하고 인상적이었다. 이것은 우리 정치에 명백히 결여된 부분이다.
우리는 현재 외교안보 문제를 비롯해 양극화 등 수많은 위기적 문제들 앞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불모의 적대적 대립과 갈등, 우왕좌왕하는 외교안보적 대처 등 우리 공동체의 안정과 안전을 위한 ‘통치’가 작동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우리가 할 수 있을까? 좋은 통치관과 이를 위한 집요한 노력은 역시 타협할 수 없는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가 문제라면 그 해결책 역시 정치에서 찾아져야 한다. 역시 다시 메르켈을 인용하며 마무리할 해야 할 것 같다.
“WIR SCHAFFEN DAS”(우리가 그것을 해낼 수 있습니다.)
주2)  독일연방선거관리위원회(www.bundeswahlleiter.de) 자료 참조.
주3)  좌파당(Die Linke)은 동독지역의 민주사회당(PDS-동독집권당인 독일 통일 사회주의당의 후신)과 서독지역에서는 오스카 라퐁텐 등 사민당 이탈파와 일부 노조를 중심으로 형성된 ‘노동과 사회정의를 위한 선거대안(WASG)이 2005년 통합해 창당되었다.
목, 2017/10/19- 14:06
247
0

2015년, 정치발전소에서는 독일과 이탈리아로 민주주의 기행을 다녀왔습니다.
2017년, 정치발전소에서 다시 한 번 독일로 민주주의 기행을 떠납니다.

올해 9월 24일, 독일 총선을 앞두고 ‘독일총선기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당, 노조, 정치학자들을 만나고 현지의 선거운동을 직접 보러가는 이번 기행을 준비하면서 독일을 좀 더 이해하고자 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정치발전소에서 <독일 민주주의 세미나>를 진행합니다.
‘역사’파트의 강독과 독일의 정치/정당/노사관계를 주제로 한 세미나로 구성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참가신청 : http://bit.ly/democracy_of_germany
참가비 : 2만원(비회원 4만원)
참가비 입금계좌 : 1005-203-267406 우리은행 사단법인정치발전소

○ 커리큘럼
#1. 독일의 ‘역사’ 온종일 강독
일시 : 7월 29일(토) 오후 1시~6시
교재 : 새로 쓴 독일역사(하겐 슐츠, 지와사랑)
진행 :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

#2. 독일의 ’정당’
일시 : 8월 7일(월) 오후 7시
발제 :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

#3. 독일의 ‘의회와 선거제도’
일시 : 8월 14일(월) 오후 7시
발제 :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

#4. 독일의 ‘노사관계’
일시 : 8월 21일(월) 오후 7시
발제 : 천관율 시사IN 기자

#5. 독일의 ‘2017년 총선’
일시 : 8월 28일(월) 오후 7시
발제 : 김성희 정치발전소 상임이사

* 2017 독일총선기행의 참가자는 사전에 모집되었습니다. 실험적으로 진행되는 파일럿 프로그램인만큼 공개모집하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수, 2017/07/26- 10:54
246
0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비한 독일 정치 : 독일 총선기행 결과 발표회>

독일 총선기행팀이 직접 보고 느낀 독일의 선거와 정치에 대해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기행팀의 발표 뿐만 아니라 독일의 정치와 민주주의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시간으로 구성해보려 합니다.

알아두면 쓸데 있는 신비한 독일 정치 이야기!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1부. 독일 총선 기행팀의 결과 발표
2부. 독일 정치에 대한 아무 질문 대잔치

일시 : 2017년 11월 1일 수요일 저녁 7시30분
장소 : 정치발전소(마포구 신촌로14 황해빌딩 3층)
사회 : 정인선 Deepr 기자
발표 : 김성희, 김희서, 서복경, 최필경 등 독일 총선기행팀
참가신청 : bit.ly/알쓸신독
(참가 인원에 따라 조기 마감될 수 있습니다.)
참가비 : 무료

수, 2017/10/18- 16:27
246
0

세월호 진상규명 약속, 국회에서 휴지 조각 됐다

[우리는 희망에 투표한다 13] 세월호 특별법 개정과 특검이 필요하다

16.03.31 17:26l최종 업데이트 16.03.31 17:26l 글: 이태호(pspd1994)

[참여연대-오마이뉴스 공동기획] 금수저와 흙수저로 대변되는 불평등과 양극화, 총체적 경제위기. 군사적 충돌마저 걱정해야 하는 한반도. 국민의 기본권을 위협하는 테러방지법. '참여연대'와 <오마이뉴스>는 20대 총선에서 민생과 평화, 민주주의와 인권보장을 위한 공약을 촉구하기 위해 정책 제안을 연재합니다. [편집자말]
IE001942458_STD.jpg
▲  [20대 총선 정책제안]우리는 희망에 투표합니다.
ⓒ 고정미  


세월호 참사 2주기가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는 아직 차디찬 바다 속에 있다. 수습되지 못한 9명이 아직 거기에 있다. 

정부가 세월호 인양을 약속했지만, 인양 과정과 절차가 불투명하고 피해자 가족들의 참여와 모니터링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아 세월호 선체가 중대한 훼손 없이 온전히 인양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양 과정에서 미수습자의 신체와 희생자들의 유품 등이 유실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크다. 더구나 정부는 세월호 인양과 미수습자 수습을 비롯한 정밀조사 이후 세월호 선체를 어떻게 할지 계획을 전혀 제시한 바 없다.

인양 이후 대책 없다
 

IE001941147_STD.jpg
▲  416세월호참사 특조위 제2차 청문회 두번째 날인 지난 29일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세월호 인양 관련 청문회를 참관하던 미수습자 다윤양의 엄마 박은미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이희훈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도리어 진실을 밝히려는 모든 노력들이 핍박당하고 있다.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과 국민 650만 명의 서명으로 제정된 특별법에 따라 구성된 특별조사위원회의 독립적인 조사활동은, 조사대상인 해양수산부의 체계적인 비협조와 방해에 직면해 왔다. 

정부는 2015년 예산을 8월에나 지급하는가 하면, 특별조사위원회의 2016년 조사활동 예산 중 2/3를 삭감하여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는 집권여당 주도 아래 이를 수정 없이 통과시켰다. 

삭감된 예산중에는 가장 중요한 증거인 세월호를 정밀조사하기 위한 예산도 포함됐다. 특별법에 보장된 조사기간은 총 1년 6개월(12개월+6개월 연장가능)이지만, 예산지급이 늦어지면서 실제 조사기간은 고작 총 10개월 안팎(2015년 9월~2016년 6월)으로 반토막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6~7월 중에 세월호 선체가 예정대로 인양된다 하더라도 특별조사위원회는 이를 조사할 권한도, 예산도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직접적인 조사방해 행위도 도를 넘어서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대응방침' 문건을 작성하여 특별조사위원회 여당추천 위원들에게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한 조사를 거부하고,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사퇴 기자회견을 열라고 지시하는 등 특조위의 활동을 노골적으로 방해해왔다. 

또한 특별조사위원회 파견 해수부 공무원은 세월호 가족들이 추천한 특별조사위원장을 고발한 보수단체 대표에게 세월호 유가족도 고발하라고 사주했다는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관련기사: "해수부 공무원이 세월호 유가족 고발 사주했다")

부디 20대 국회는...
 

IE001844515_STD.jpg
▲  지난해 6월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개정 및 조속한 선체인양촉구 국민대회가 유가족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행사를 마친 참석자들이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묵념하고 있다.
ⓒ 권우성  


아직 주요 책임자들은 아무도 처벌되지 않았고 책임지지도 않았다,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벌였던 123정장을 제외하고는. 구조 실패에 책임이 있는 윗선 중 어느 누구도 기소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유죄 판결문에서 "해경 지휘부나, 함께 출동한 해양경찰관에게도 공동책임이 있는 만큼 김 전 경위(123정장)에게만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강조했다. 

123정장만 기소한 검찰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최근에는 참사 당일 국정원이 청해진 해운 측과 최소한 7차례나 통화한 사실이 언론에 의해 뒤늦게 밝혀졌다. 하지만 검찰과 감사원은 국정원도, 청와대도, 조사하거나 수사한 바 없다. 

검찰이 윗선을 수사하지 않거나 기소하지 않은 점을 바로잡기 위해 특별조사위원회가 특별검사 임명요청안을 발의했지만 집권여당의 비협조 속에 19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되었다. 

또한 세월호특별법 제정 당시 여야는 특별조사위원회가 기소권과 수사권을 갖는 대신 특별검사의 수사를 두 번까지 요청하여 기소가 이뤄지도록 제정했다. 가족이 반대하는 인물이 특별검사가 되는 일을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러한 여야의 합의는 휴지조각이 되어가고 있다.  

정부는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에게 약속한 대로, 미수습자의 신체와 희생자들의 유류품을 온전하게 수습해야 한다. 또한 가족들의 참여 아래 세월호 선체를 대형재난 예방과 시민안전을 위한 시민교육 시설로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20대 국회는 특별법을 개정하여 특별조사위원회가 조사활동 기간과 예산을 차질 없이 확보하여 독립적인 진상규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특조위가 요청안 특별검사 임명안을 의결하여 성역 없이 독립적인 수사와 기소가 가능하게 해야 한다. 

특히 세월호 선체는 세월호 참사의 가장 중요한 증거물인 만큼, 인양 즉시 조사대상인 해양수산부가 아닌 특별조사위원회와 특별조사위원회가 요청한 특별검사가 각각 조사권과 수사권을 행사하도록 정부와 국회가 보장해야 한다.  

참여연대가 제안하는 정책과제는 크게 3대 분야 52개로 서민 생존권과 경제민주화를 위한 정책과제, 한반도 평화와 미래를 위한 정책과제,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정책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해당 정책제안은 참여연대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입니다.

수, 2016/03/30- 09:35
245
0

선거운동 하는 검사, 우리도 볼 수 있다

[우리는 희망에 투표한다 2] 권력자 간택이 아니라 주민이 뽑는 검사장

16.03.09 17:35l최종 업데이트 16.03.09 17:35l 글: 서보학(pspd1994)

[참여연대-오마이뉴스 공동기획] 금수저와 흙수저로 대변되는 불평등과 양극화, 총체적 경제위기. 군사적 충돌마저 걱정해야 하는 한반도. 국민의 기본권을 위협하는 테러방지법. '참여연대'와 <오마이뉴스>는 20대 총선에서 민생과 평화, 민주주의와 인권보장을 위한 공약을 촉구하기 위해 정책 제안을 연재합니다. [편집자말]
IE001932145_STD.jpg
▲  [20대 총선 정책제안]우리는 희망에 투표한다
ⓒ 고정미


현재 한국의 법치주의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법치주의란 '법의 지배'(rule of law)가 이루어진다는 의미이다. 권력자와 공권력이 법에 구속됨으로써 자의적인 권력행사와 권력남용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명목은 법치주의를 표방하지만 실상 권력자는 법위에 군림한다. 법을 도구로 이용해 주권자인 국민을 다스리면서 스스로는 법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다. 그 결과 이 땅에는 정의와 공평을 핵심으로 하는 '법의 이념'이 사라지고 기득권자를 위한 법, 가진 자를 위한 법, 승자를 위한 법이라는 냉소주의가 강하게 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사이비 법치주의의 도래에 가장 큰 책임 있는 조직이 검찰이다. 검찰은 한국의 대표적인 법집행기관이다. 검사는 '공익의 대변자'라는 영광스러운 위상까지 부여받고 있다. 그러나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현재의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검찰은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받들고 공익의 실현에 봉사하기보다는 정권안보의 전위대 역할에 충실하면서 자신들의 기득권 확대에 골몰해 오고 있다. 

검찰하면 '정치적 편향성', '권력의 시녀', '무소불위의 통제 받지 않는 권력', '국민에 대한 무책임성'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데, 이는 한국 법치주의의 불행이다. 검찰을 개혁하지 않고 이 땅에서 올바른 법치주의를 회복하기란 요원한 일이다.

권력자 간택이 아니라 주민이 뽑자 
 

10zzung_268600_1[408554].jpg
▲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앞 검찰 깃발.
ⓒ 오마이뉴스 권우성  


'검사장 주민직선제'는 검찰의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고 검찰조직을 바로 세울 수 있는 훌륭한 개혁방안이다. 그 요체는 전국 18개 검찰청의 수장인 검사장을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투표하여 뽑도록 하는 데 있다. 각 지방검찰청은 직접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하는 검찰조직의 핵심단위이다. 검사장 주민직선제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첫째, 주권자인 국민에게 검찰권력에 대한 통제권을 돌려줄 수 있다. 현재는 법무부장관이 (사실상 청와대) 검사장 인사권을 통해 검찰을 통제한다. 그러다 보니 출세를 지향하는 검사들은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주민들이 직접 검사장 인사권을 행사하게 되면 검찰권에 대한 주민들의 직접 통제가 가능해지고 검사장도 권력자가 아닌 지역주민에게 책임을 지게 된다. 이는 검찰권력의 민주적 정당성을 제고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또한 검찰의 구성과 운영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게 됨으로써 검찰조직을 민주적인 체제로 전환시키는 효과를 낳게 될 것이다. 

둘째, 검찰을 중앙정치에서 독립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검사장이 직선되면 일선 검사장이나 부장검사들이 더 이상 인사권자가 아닌 대통령, 법무부장관, 검찰총장의 눈치를 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검사장은 인사권자인 지역주민들의 의사에 따른 검찰권 행사에 주력하게 될 것이다. 

셋째, 검찰권력을 18개의 작은 권력으로 쪼개고 분산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국가검찰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권력기관이 18개의 작은 권력기관으로 분화되는 것이다. 전국 18개 검찰청이 병렬적인 기관으로 바뀌어 서로 다른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게 되면 고질적인 검사동일체의 원칙도 깨어지게 될 것이다. 검찰총장은 전체 검찰조직을 지휘하지 못하고 큰 틀에서 검찰정책을 수립하는 역할에 만족하게 될 것이다. 

넷째, 장기적으로 사법의 지방분권화를 가져올 수 있다. 중앙집권적인 국가검찰의 성격 보다 지역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자치검찰의 성격이 더욱 강조되면서 검찰권력의 지방분권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것은 나아가 지방법원장의 주민선거제로 이어져 사법의 지방분권화를 가져오는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다섯째, 지역 주민들의 현안과 지역의 형사정책수요에 맞는 검찰권의 행사가 이루어 질 것이다. 

충분히 가능한 제도

'검사장 주민직선제'가 전혀 낯선 제도는 아니다. 미국에서는 주 또는 카운티의 검사장이 주민들의 직접투표로 선출되고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독일에서는 연방검찰청과는 독립된 16개의 주검찰청이 각각 따로 존재하여 검찰조직은 사실상 작은 권력기관으로 쪼개져 병립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지난 1960년 헌법이 대법원장과 대법관에 대한 투표선출제를 도입한 바 있다. 벌써 56년 전에 사법영역에 대한 국민주권주의의 실현을 선언한 것이다. 현재에도 교육자치를 위해 주민들이 각 지방의 교육감을 스스로 선출하고 있지 않은가. 

이제 우리도 검사장 주민직선제를 주저할 이유가 전혀 없다. 원칙에 합의한다면 선거에 따른 세부적인 문제들은 얼마든지 합의를 이루어 낼 수 있다. 국민들의 손으로 망가진 검찰조직을 바로 잡고 왜곡된 이 땅의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검사장 주민직선제는 즉각 시행되어야만 한다. 

미국 뉴욕의 명 검사장이었던 로버트 모겐소는 지역 주민들의 지지와 선택이 있었기에 무려 35년(1976-2009)간 뉴욕 맨하튼 검찰청에서 500명의 검사들을 이끌 수 있었다. 이제 우리도 권력자의 간택이 아닌 지역주민들이 지지하고 손으로 직접 선출하는 검사장을 가질 때가 되었다.

참여연대가 제안하는 정책과제는 크게 3대 분야 52개로 서민 생존권과 경제민주화를 위한 정책과제, 한반도 평화와 미래를 위한 정책과제,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정책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해당 정책제안은 참여연대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경희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자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입니다.

금, 2016/03/11- 09:55
243
0